전체기사

바이든 사퇴, 트럼프 ‘하위호환→안티테제’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매치업이 주목 받고 있다.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을 대신해 선거에 나선다는 점은 현 정부를 계승한다는 측면에서 차별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전혀 다른 국면을 연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선거전에서 주요 화두는 '나이', '개혁' 등이었다. '고령 백인 남성 리더'라는 공통점 위에서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81세 바이든 대통령보다 월등한 정정함을 보여 '상위호환'적 입지를 점했다. 대표적인 장면이 지난달 말 첫 TV토론과 이달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바이든 대통령 코로나19 재감염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TV토론에서 타인의 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주제와 무관하게 두서없는 말로 얼버무리는 장면을 보이면서 큰 충격을 낳았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설 중 오른 쪽 귀를 관통한 아찔한 총격을 당하고도 결연한 표정으로 연신 하늘에 주먹을 내지르면서 강한 리더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설상가상으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주 코로나19에 재감염 돼 격리까지 하게 되면서 민주당 '전의'가 사실상 완전히 상실됐다. 이렇게 고령, 암살, 질병 등 인간의 힘으로 예측·통제가 불가능한 변수로 인해 대선이 진행되자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말까지 종종 언론을 탔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조인이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자 출신인 39세 J.D. 밴스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선택하면서 '개혁적 면모'도 갖췄다. 밴스 의원은 '가난한 백인의 성공 신화'에 있어 대표적인 인물로, 그 일대기로 영화로까지 제작된 베스트셀러를 쓰기도 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50여년이나 정치판에 몸 담아온 '뼛속까지 정치인'으로 개혁보다는 '안정성'에 강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국면을 앞두고는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사망할 수 있다는 의구심까지 꾸준히 제기돼왔다. 결국 변화 없이 늙어가는 바이든 정부와 변함없는 강인함과 더 참신한 개혁으로 무장한 트럼프 진영 구도로 대선판이 짜여 졌던 셈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다시없을 수준의 '안티테제'(antithesis, 정반대)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할 경우 구도 자체는 완전히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아프리카계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 부통령은 2017년 중앙 정치로 본격 진출해 50대 나이로 부통령까지 올랐다. 검사 출신인 그가 정치에 도전한 시기는 기업가 출신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도 한참 늦다. '고령 백인 남성'을 기준으로 비교됐던 바이든 대통령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상징성을 지닌 셈이다. 당장 바이든 대통령에 '나이 공격'을 가해왔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반대로 '나이 방어' 프레임을 준비해야 할 상황이 됐다. 소수인종·중년·여성에 바이든 정부 부통령이라는 배경은 2010년대 이후 민주당 리더십 '축약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전 장관, 바이든 대통령까지 모두 포괄되기 때문이다. 이는 '중도층 공략'에도 유리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인도계 여성이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중도층 지지를 배경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가장 마지막까지 맞선 바 있다. 특히 2019년 민주당 대선 경선 출마 당시 TV 토론으로 본격 얼굴을 알린 해리스 부통령은 날카로운 언변이 주요 강점으로 꼽힌다. TV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선전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보였던 '패착' 이미지를 완전히 뒤집게 될 수도 있다. 물론 당장 현실은 '장미빛 전망'만 꿈꾸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정치 경력이 짧은 해리스 부통령은 부통령에 오른 뒤에도 자신만의 '지도자 색'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비록 대선 캠패인을 전개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가정적 여론조사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최근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우위를 보이지도 않았다. 이렇게 역량은 안개 속이지만 과제는 다소 분명한 상태다. 시간상 온전한 경선으로 선출될 수 없다는 '결함', 당의 분열과 혼란, 대통령 결점을 보완할 부통령 후보 모색 등을 사실상 향후 1~2개월 안에 모두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바이든, 후보 결국 사퇴…美 대선 레이스 다시 원점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지난달 27일 TV토론에서 참패한 이후 민주당 안팎에서 사퇴 요구 압박을 받은지 약 3주 만이다. 미국 대선(11월 5일)이 108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 속에서 대선 후보가 중도에 사퇴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자 대선판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지난 3년 반 동안 우리는 국가로서 큰 진척을 달성했다"며 “현재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를 자랑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이 모든 것은 미국인들인 여러분 없이는 불가능했음을 알고 있다"며 “우리는 100년만에 한 번 발생하는 팬데믹과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극복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의 대통령으로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인생에 가장 큰 영광이었다"며 “재선에 도전할 계획이었지만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임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민주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 사퇴를 결정하게 된 가장 직접적인 계기이자 시발점은 지난달 27일 열린 첫 대선 후보 TV 토론 참패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토론에서 노쇠한 모습을 온 국민에 적나라하게 드러냈고, 그동안 민주당 모두가 인식했지만 공개적으로 입 밖으로 꺼내기 조심스러워했던 고령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타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완주 의지를 강조해왔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잇따라 공개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 민주당 내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낸시 펠로시 전 하원 의장,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워내대표 등도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등을 돌리기도 했다. 엎친 데 덮친 격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3일 총격에도 살아남으면서 '영웅'으로 떠오른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7일 코로나19에 걸려 선거 유세를 하루 만에 중단하고 자가 격리하는 신세가 됐다. 이 과정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급속도로 이탈하자 결국 백기를 들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일찌감치 결정됐던 '바이든 대 트럼프' 리턴매치 대결구도가 백지화되면서 미 대선은 당분간 일대 혼돈의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민주당으로서는 혼란을 겪게 된 동시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및 건강 저하 논란 등으로 밀리던 양상의 대선판을 다시 한번 흔들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사퇴를 선언함과 동시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차기 대선 후보로 지지하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별도의 올린 X의 글에서 “2020년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후 첫 결정은 부통령으로 카멀라 해리스를 택하는 것이었다"며 “이는 내가 내렸던 결정 중 최고였다"고 밝혔다. 이어 “카멀라가 우리 당의 후보가 될 수 있도록 전격적인 지지를 표명하고자 한다"며 “민주다 여러분, 힘을 합쳐 트럼프를 이겨야 할 때다. 해내자"라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제 의도"라고 말했다. 공화당의 경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주장하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이날 X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이 대통령에 출마할 자격이 없다면 대통령으로 직무를 수행하는 것도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바이든)는 즉각 대통령직에서 사임해야 한다"며 “11월 5일(미국 대통령 선거일)이 오기를 아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는 않지만 내년 1월 20일까지는 대통령직 임기를 수행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 포기를 선언한 직후 CNN과 통화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해리스는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사퇴, 對 트럼프 지지율‧나이 공격 리셋…교체 후보는 누구?

81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고령 논란으로 점화됐던 당내 후보 사퇴론을 넘지 못하고 11월 대선을 106일 앞둔 21일(현지시간) 대선 후보직을 내려놨다. 대선 후보 공식 지명 절차만을 남겨둔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는 미국 역사상 초유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교체되는 후보 역시 바이든 대통령과 상징성에서 극명하게 다른 입지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캠패인 전략 등 미국 대선판이 크게 요동치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사퇴 성명을 전격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재선 도전이 내 의도였으나, 물러나 남은 임기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결정에 대해 금주 후반 더 구체적으로 국민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0년에 걸친 그의 정치 경력에 상한선을 두는 일이자 미국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정치적 붕괴(collapse)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전당대회를 개최하기에 앞서 다음 달 초 온라인으로 미리 후보 선출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이미 해리슨 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날 성명에서 "11월에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뽑기 위해 투명하고 질서 있는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후보 선출 절차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1순위 후보로는 거론되는 후보는 바이든 캠프 인프라를 그대로 물려받을 수 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당 후보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 지지에 감사를 표하면서 "대선 후보가 돼 트럼프를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CNN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보다 이기기 쉽다“며 견제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선캠프도 성명을 내고 "해리스는 그동안 부패한 바이든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면서 "해리스는 미국 국민에게 바이든 보다 훨씬 나쁜 선택이 될 것“이라면서 공격했다. 50대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전 장관 등에 더 가까운 상징성을 지닌다. 실제 클리턴 전 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즉각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인도계 흑인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이번 대선은 사상 처음 흑인 여성과 백인 남성 간 대결로 치러진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을 겨냥한 '고령 프레임'을 짜왔던 79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운동 전략을 완전히 정반대로 짜게 됐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를 막을 새 후보를 찾는 노력 속에 대선 구도가 뒤집히게 됐다“고 평했다. 그러나 문제는 해리스 부통령 역시 30%대 지지율에 그치는 '인기 없는' 바이든 정권 한 축이라는 점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잠룡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가장 나은 경쟁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러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보다 크게 나은 경쟁력을 보이지 못했다. 아울러 지난 4년간 별다른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지도자로서 능력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상당한 게 사실이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신고가 또 찍은 국제금값, 전망은?…투기세력 “더 오른다”

오는 11월 미 대통령선거에 따른 불확실성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에 국제금값이 최근에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자 향후 시세 전망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21일 뉴욕상품거래소에 따르면 국제 금 8월 선물가격은 지난 16일 온스당 2467.80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음날인 17일엔 장중 2483.73까지 오르면서 신기록을 다시 썼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처럼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배경엔 대선이 다가오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안전자산인 금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점 또한 이자를 내지 않는 금에게 가격 상승의 호재로 여겨진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와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에서는 9월에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1.9%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다만 지난 19일에는 금값이 전 거래일 대비 2.33% 하락한 온스당 2399.10달러를 기록했다. 금이 과매수 구간에 들어가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영향으로 보인다고 금속전문매체 킷코는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헤지펀드를 비롯한 투기세력들의 금에 대한 순 롱포지션(매수) 규모가 4년래 최고 수준까지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최악의 글로벌 IT 대란, 완전복구는 언제?…“길게는 몇주”

유례 없는 최악의 IT 대란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전 세계에서 발생한 가운데 완전 복구를 위해서는 많게는 몇주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이버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운영체제(OS)와 충돌해 기기·서버 850만대가 영향을 받은 이번 사태에 대해 20일 이같이 전했다. 블루스크린이 뜨며 먹통이 된 기기를 고치기 위해서는 일일이 컴퓨터를 재부팅하고 문제가 된 업데이트를 삭제해야 하는데, 피해 업체에 컴퓨터가 수천 대 있거나 해당 업무를 할 IT 직원이 부족할 경우 며칠에서 몇주가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업체 위드시큐어의 미코 휘푀넨은 “컴퓨터 수백만 대를 수동으로 고쳐야 할 것"이라면서 “최고경영자(CEO)용 컴퓨터를 비롯해 가장 중요한 기기는 이미 고쳤지만 일반 직원들의 기기는 수리 직원이 올 때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연방수사국(FBI) 출신 보안 전문가 에릭 오닐은 “문제가 해결되려면 3∼5일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의 피해가 컸던 것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사용자들 가운데 대기업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지난해 말 기준 기업 고객 2만9000곳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포천 500대 기업 가운데 절반 이상이 고객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조지타운대학 맥도너경영대학원의 마셜 럭스 객원 연구원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대기업이기는 하지만 이 회사가 세계를 멈추게 할 수 있다니 놀랍다"면서 상호 연결성과 집중화에 따른 문제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IT 컨설팅업체 가트너의 닐 맥도널드 애널리스트는 “기기를 보호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보안업체가 실제 기기를 고장 낸 것은 처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기꾼들이 이번 사태를 악용해 MS나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직원을 사칭한 피싱 사기에 나설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피싱이란 실제와 비슷한 가짜 웹사이트 링크에 접속을 유도한 뒤 개인정보를 빼내 금융 범죄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사이버 보안업체 시큐어웍스 측은 이번 사태 이후 몇시간 만에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관련된 웹사이트 도메인이 여러 개 만들어진 것을 확인했다면서 범죄용으로 의심된다고 전했다. 미 CNBC방송은 현 사이버보안 시스템의 과도한 집중화를 지적하는 동시에 “다음 IT 대란이 이미 형성되고 있는 중"이라고 경고했다. 보안업체 블랙포인트사이버의 닉 하이엇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이번 업데이트가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 자동으로 이뤄진 것이며 이러한 기능은 다수 소프트웨어가 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사이버 보안업체들이 위협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업데이트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업데이트를 점진적·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최악의 IT 장애의 완전 복구에 몇주가 소요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들이 서비스를 재개하기 시작했지만 서비스를 완전히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리는 상황이어서 승객들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항공편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20일 오후 2시(미 동부시간) 기준 전 세계 항공편 1992편이 취소됐고, 2만5079편이 지연됐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오가거나 미국 내에서 이동하는 항공편은 1432편 취소됐고, 4281편이 지연됐다. 미국의 주요 항공사인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각각 이날 성명에서 자사의 항공 서비스 대부분을 재개했다고 밝히면서도 이번 대란의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전 세계적인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소프트웨어 마비 사태 이후 우리 시스템 대부분이 복구됐다"며 “하지만 항공편 지연과 취소를 포함해 일부 운영에 차질이 지속될 수 있다"고 알렸다. 델타항공도 “온라인 체크인과 공항 체크인, 탑승 수속, 항공편 예약이 모두 다시 가능하다"며 “그러나 글로벌 IT 장애의 범위가 상당한 탓에 승객들에게는 여전히 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으로 600여편의 델타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IT 시스템 복구 작업이 일부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취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최악의 글로벌 IT 대란…MS 등 ‘클라우드 빅3’ 집중에 경고등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발생한 장애로 최악의 글로벌 IT 대란이 발생한 가운데 급성장하는 클라우드 시장에 경고등이 커졌다. 클라우스 시장을 장악하는 소수 빅테크 기업에 치중된 집중이 자칫 대란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6630억달러(약 922조원)로, 작년보다 약 2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인터넷을 통해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 컴퓨팅 자원과 서비스를 원격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20% 가까이 성장해 오는 2027년에는 1조3400억달러(18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마다 늘어나는 클라우드 시장은 그러나 일부 빅테크에 집중돼 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아마존웹서비스(AWS)가 31%로 가장 높고 MS 클라우드 서비스인 '애저'가 25%로 뒤를 잇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도 11%를 차지한다. 이들 기업 3곳의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셈이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 센터에는 설치와 관리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반 기업들은 엄두도 내지 못하지만, 빅테크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일반화되면서 이제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해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사고와 같이 클라우드 업체에서 발생하는 장애는 자칫 전 세계를 마비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전에도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사고는 여러 차례 발생했다. 2017년에는 AWS가 4시간여 동안의 서비스 장애로 전 세계 수만개의 웹사이트가 먹통이 됐다. 2020년에는 구글 클라우드가 1시간여 동안 장애가 발생해 일부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IT 대란으로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 세계 3만편이 넘는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금융, 보건 등 부문에 걸쳐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시장이 커지면서 일부 기업에 집중된 영향이 큰 탓이다. 한국에서도 2022년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이 중단되면서 메시지 송수신뿐 아니라 이 플랫폼에 기반한 운수, 금융 등 서비스가 일제히 마비돼 일상이 멈춰 서는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테크는 화재나 재난 등 만일의 사태에 대한 2중, 3중의 대비를 갖추고 있다. 최소 3개의 데이터센터가 서로 연결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주고받으며 서로 간 백업 역할을 한다.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예상치 못한 영향으로 장애가 생기면 다른 두 데이터센터가 즉시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데이터센터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생기면서 이에 따라 대규모 마비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이에 이들 빅테크와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에 또 다른 과제를 남기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젤렌스키와 통화…“우크라 전쟁 끝내겠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를 가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또다시 강조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이날 통화했다면서 “그는 매우 성공적인 공화당 전당대회와 내가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는 지난 토요일의 악랄한 암살 시도를 규탄했으며, 이런 시기에 미국인들이 통합의 정신으로 단합하는 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어 “난 젤렌스키 대통령이 연락을 해와서 고맙다"면서 “난 여러분의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서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고 너무 많은 생명과 셀 수 없이 많은 무고한 가족을 파괴한 전쟁을 끝낼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쪽(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은 함께 와서 폭력을 끝내고 번영을 향한 길을 닦는 합의(deal)를 협상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계획이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에 반대하며 자신이 대통령이 다시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바로 끝낼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이길 수 있어” 바이든 완주 재확인…속내는 ‘엑시트’?

미국 대선 후보 사퇴 압박을 받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또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 여론 및 후원자들이 지지 대열에서 이탈해 후보 사퇴 압박에 가세하고 있어 민주당의 내홍은 한층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세 도중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고 델라웨어 사저에서 요양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투표소에서 트럼프를 이길 수 있고 이길 것"이라며 “내주 선거운동에 복귀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사퇴 압박에 또 다시 거부 입장을 분명히 한 셈이다. 젠 오말리 딜론 바이든 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MSNBC 방송의 '모닝 조'에 출연해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 의사를 거듭 피력했다. 오말리 딜론 위원장은 “대통령 스스로 여러 차례 언급했듯 그는 이기기 위해 출마했으며 그는 우리의 후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레이스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바이든 선거캠프는 '대체 후보에 대한 계획은 없다'고 밝힌 메모를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주변에서는 이 같은 공개적 반응과 별도로 바이든 대통령이 내부적으로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거취 문제에 대한 숙고에 들어갔다고 분위기를 전한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개적으로는 바이든 대통령과 선대위 모두 물러서지 않고 있다"면서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사퇴 요구에 한층 심각하게 귀를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동선대위원장인 민주당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도 이날 애스펀 안보포럼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누가 11월 대선에서 이길 최선의 후보인지 숙고하고 있는 중"이라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 주변 참모들은 이미 그의 결단에 대비해 구체적인 세부 사항 준비에 들어간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의 완주를 완강하게 설득해 온 가족들 역시 그의 사퇴와 관련한 논의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NBC 방송은 보도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날도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침없이 터져나왔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가 모두 사퇴 불가피 입장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전달했고,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직접 설득에 나섰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요지부동인 상황에서 압박이 한층 강도를 더하는 셈이다. 오하이오가 지역구인 셰로드 브라운 상원의원에 뉴멕시코가 지역구인 게이브 바스케즈 하원의원까지 가세하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의원의 수는 모두 34명으로 늘어났다. 세스 몰턴 하원의원은 보스턴 글로브 기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최근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행사에서 만났다"며 “그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후보 자리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계할 것으로 보고 그를 중심으로 전열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AP통신과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가 지난 11~15일 미국의 성인 125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자 10명 중 6명은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후보로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급하게 잡힌 핵심 후원자들과 회의에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며 “우리는 이 선거에서 누가 국민을 우선하는 후보인지 알고 있다. 우리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라며 불안한 지지층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일부 민주당 핵심 후원자 가운데 일부는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모금에 나선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주당 여성 기부자들을 중심으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서약이 이미 진행되고 있으며, 한 여성 정치 단체는 해리스 캠페인에 대한 조기 기부금 확보를 위한 활동에 착수했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의 전당대회 이전 후보 사퇴를 결단하면 전대 투표를 통해 새로운 후보를 선출하는 절차를 거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을 후계자로 지명하고 당에서 여기에 반기를 드는 후보가 없다면 전대 대의원 투표를 통해 자연스러운 승계가 마무리된다. 만약 복수의 후보가 출마하면 전대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한 후보가 나오기까지 여러 차례 투표가 이뤄질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당대회 이후 후보 자리에서 내려올 경우 제이미 해리슨 공화당 전국위 의장이 당 소속 주지사 및 의회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 전국위원회 투표로 새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 전국위원회 산하 규칙위원회는 당초 결정대로 내달초 화상투표를 통해 후보를 확정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펠로시 전 의장은 이와 관련해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새로운 후보 선출을 위해 공개적인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규칙위는 이날 화상회의를 열어 최근 서한을 통해 위원들에게 전달한 내용과 현재 계획중인 절차에 대해 알렸으며 구체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NBC 방송은 전했다. 규칙위는 오는 26일 다시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 자리에서 대선 후보 공식 선출 방안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역시 경력직은 다른가…93분 간 읊은 ‘마스터플랜’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후보직을 수락하며 미국 주요 정당 대선후보 가운데 가장 긴 수락 연설을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려 93분에 걸쳐 자신이 추진할 가치와 정책 등을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수락 연설에서도 나타난 트럼프 전 대통령 국정 철학은 '미국 우선주의'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한 연설 전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아메리카(America)를 34번, 아메리칸(american·americans)을 18번 거론한 것으로 집계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전당대회장)을 가득 메운 당원들 앞에서 “미국의 절반이 아닌 미국 전체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믿음과 헌신을 가지고 여러분의 미국 대통령 후보 지명을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모든 인종, 종교, 피부색, 신조를 가진 시민들을 위한 안전과 번영, 자유의 새로운 시대를 시작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 사회의 불화와 분열은 반드시 치유되어야 한다. 그것을 빨리 치유해야 한다“며 '통합'을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하나의 운명과 공유된 운명에 함께 묶여 있고, 함께 흥하거나 함께 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밤, 여러분이 과거에 나를 지지했든 지지하지 않았든, 나는 아메리칸 드림을 되살릴 것이기 때문에, 여러분이 미래에 나를 지지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가 지지자 등 일부 미국인이 아닌 전체 미국인을 포괄한다고 역설한 셈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초 후보 수락 연설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강력 비판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총격 사건 이후 내용을 대폭 수정해 통합 강조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정책 면에서도 타국에 차가운 트럼프 전 대통령 특유의 '미국 우선주의'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동차 제조업을 다시 미국으로 신속하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른 나라들이 와서 우리 일자리를 뺏어가고 우리나라를 약탈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품을 팔려면) 미국에서만 만들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중국에 대해 "우리에게 동의하지 않으면 자동차마다 약 100%에서 2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취임 첫날 전기차 확대 정책을 폐지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시추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혀 국제적 기후변화 대응 흐름과 엇박자를 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만 집권 1기 때 3차례 만났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잘 지냈다고 소개한 뒤 "많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하고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재집권하면 나는 그와 잘 지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현 정부(바이든 행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고 "세계에서 평화와 안정, 화합을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취임 첫날 남부 국경을 봉쇄해 불법 입국자들 미국행을 차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리티코는 이날 연설을 포함해 가장 긴 미 대선 후보 수락 연설 3위까지 모두 트럼프 전 대통령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처음으로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할 때 75분간, 2020년 재선에 도전할 때는 70분간 말했다. 이는 2020년 후보 수락 때 24분간 연설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특히 대조된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역대 대선후보 중 1시간 넘게 수락 연설을 했던 사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두 명뿐이었다.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선 출마 때 66분간 발언했고,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4년 62분간 연설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MS 클라우드 오류로 국내도 피해 발생…일부 항공·게임 서버 ‘먹통’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세계 곳곳에서 정보통신(IT) 차질이 일어난 가운데 국내에서도 피해가 현신화했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의 항공권 예약·발권 시스템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이들 3사가 사용하는 독일 아마데우스 자회사 나비테어(Navitaire) 시스템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기반으로 운영됨에 따라 이러한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온오프라인을 통한 항공권 예약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으며, 공항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수기로 발권해 체크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속 대기 시간도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인천국제공항은 자체 구축 클라우드를 사용하고 있어 공항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다. 공항 내 셀프 체크인 서비스 등도 정상 운영 중이다.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일부 온라인 게임도 영향을 받았다. 펄어비스 '검은사막' 운영진은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갑작스러운 장비 이상으로 '검은사막' 서버 불안정 현상이 발생했다"며 “사용 중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의 전 세계 동시 장애로 확인되며 정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검은사막' 서버를 내리고 7시까지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라그나로크 온라인'·'라그나로크 오리진' 등 PC·모바일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 그라비티도 이날 오후부터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한 게임 접속에 장애가 발생했다. 그라비티는 이날 “타사에서 제공받고 있는 시스템 오류로 홈페이지 및 게임 접속이 불가한 현상이 확인돼 임시 점검 진행 중"이라고 공지하고 오후 2시부터 시스템 점검에 들어갔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MS가 엑스박스(XBOX) 콘솔과 PC 게임 패스를 통해 서비스하는 일부 게임도 이날 오전부터 서버 장애가 발생해 원활한 게임 이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은 현재까지 이로 인한 영향은 없는 상태다. 또 자동차, 배터리, 정유·화학, 철강, 조선, 상사, 방산, 건설 등 주요 업계도 현재까지 보고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도 MS 클라우드를 사용하지 않아 이상이 발생하지 않았다. 증권가는 아예 클라우드를 쓰지 않는다는 전언이다. 국내 은행 또한 자체 데이터 서버를 이용하고 망 분리를 시행해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G마켓·11번가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업체는 MS 클라우드가 아닌 아마존웹서비스(AWS)를 기반으로 서비스가 운용된다. 통신 3사도 아직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IT 당국은 MS 클라우드 기반 국내 정보기술 서비스에 끼칠 피해 여부를 예의주시하면서 상황을 파악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은 아마존웹서비스(AWS) 비중이 60.2%로 가장 높다. 2위는 문제가 발생한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애저로 24.0%를 차지한다. 공공기관들은 국가정보원 인증 등을 거쳐야 해 네이버, KT 클라우드 등 국내 업체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혼란이 빚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윈도 PC를 사용하는 직장인, 학생 등 일반인들 가운데 장애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