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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주식] 증시, 또 기술주 ‘어둠’…MS·엔비디아·메타·알파벳·AMD·퀄컴 등 주가↓

25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혼조로 마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1.20p(0.20%) 오른 3만 9935.0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7.91p(0.51%) 밀린 5399.22, 나스닥종합지수는 160.69p(0.93%) 내린 1만 7181.72에 마쳤다. 이날 증시는 단기 낙폭 과대라는 인식 속에 저가 매수로 들어온 투자자와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여전히 많이 올랐다고 보는 투자자 간 힘겨루기 양상을 보였다. 나스닥지수는 전날 하루에만 3.64% 급락했고 지난주에도 3.65% 떨어졌던 만큼 저가 매수를 노리는 투자자에겐 매력적인 여건이 조성됐다. 하지만 나스닥지수는 올해 전체만 놓고 보면 여전히 14% 넘게 오른 상태라 충분히 조정받았다고 보긴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에 따라 나스닥지수는 이날 수익률이 장중 1.17%까지 올랐다가 -1.78%까지 내려가는 등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S&P500도 나스닥지수보다는 덜했지만 변동폭이 컸던 것은 마찬가지다. 펀드스트랫의 마크 뉴턴 기술 전략 책임자는 “전날 폭락장은 전반적인 강세장에 아무런 피해를 주지 못했다"며 “기술적 면에서 우려할 만한 것은 없고 낙폭도 양호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기술주 조정을 자연스러운 순환매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여전히 나온다.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사르한은 “월가에서 경비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상승세를 이끌던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이제 하락세를 이끄는데 이는 대규모 강세장에서 나타나는 '미니 로테이션'으로 드문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은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돌며 대폭 개선됐다는 소식이다. 미국 상무부는 계절 조정 기준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연율 2.8% 증가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0%를 상회하고 지난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1.4%와 비교해도 크게 개선된 수치다. 경제성장률은 개선되면서 물가상승률은 완만해진 점은 투자자들이 원하는 그림이었다. 경제 성장세는 견고하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는 '골디락스' 시나리오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개인소비지출(PCE)은 2분기에 2.3% 증가해 1분기 1.5%에 비해 0.8%p 높아졌다. PCE 가격지수는 2분기에 전기 대비 2.6% 상승했다. 1분기 3.4% 대비 상승률은 둔화했다. 미국 경제 약 70%를 차지하는 PCE의 가격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지표다. 고용시장도 되살아나는 조짐을 보였다. 미국에서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는 전주 대비 급감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전주대비 1만명 감소한 23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망치 23만 7000명을 하회한 것이지만 여전히 가장 낮은 수준이다. 비앙코 리서치의 짐 비앙코 대표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에 “여전히 50년 만 최저치에 가깝다"고 적었다. 그는 지금은 과거 경제침체 시기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는 테슬라를 제외하면 이날도 모두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2%, 엔비디아, 메타플랫폼스 등도 1% 넘게 하락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도 A주와 C주 모두 3% 안팎 낙폭을 보였다. 반면 테슬라는 이날 2% 가까이 반등했다. 메가캡 기술주 외에 AMD와 퀄컴 등 AI 및 반도체 관련주는 이날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AMD는 4.36%, 퀄컴은 3.14% 내렸으며 Arm홀딩스는 5.42% 급락했다. 위기의 지역은행 뉴욕 커뮤니티 방코프(NYCB)는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뒤 장중 낙폭이 16.73%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저가 매수세에 힘입어 3.02% 하락률로 장을 마쳤다. 미국 내구재(3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제품) 수주는 급감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보다 6.6% 급감한 2645억달러로 집계됐다. 내구재 수주는 다섯 달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이달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향후 인하에 신호만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 “7월 (인하에 대한) 약간의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 성장률 수치로 이 가능성은 없어졌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업종이 1.47% 올랐고 금융과 산업, 재료도 소폭 상승했다. 이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하락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는 1.86%, 기술은 1.14% 떨어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씩 3회 인하할 확률도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42p(2.33%) 오른 18.46에 마쳤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엔화 환율 급락세 지속, ‘역대급 엔저’ 끝?…일본은행·연준이 분수령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최근들어 급락세(엔화 강세)를 이어가자 역대급 엔저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음주 예정된 일본은행의 금융정책결정회의는 물론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엔/달러 환율 전망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20분 현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52.56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은 이달초 달러당 161엔 후반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만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1일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마자 158엔 수준으로 급락하더니 2주에 걸쳐 지금까지 하락세를 추가로 이어간 것이다. 엔/달러 환율은 이달에만 5% 가량 떨어졌다. 이처럼 엔화가 이달들어 강세를 보이기 시작한 배경엔 엔화 가치 부양을 위한 일본 당국의 시장개입, 헤지펀드들의 엔화 매도 포지션 축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의 요인들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조달해 매도한 자금으로 고금리 통화를 운용하는 기법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나타난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의 위 리앙 창 거시경제 전략가는 “미국 기술주 매도로 인한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지고 엔화 숏 포지션이 여전히 투기적 단계인 상황 속에서 캐리 트레이드 청산으로 엔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무라의 미야이리 유스케 외환 전략가도 “2주 전까지만 해도 모든 사람들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사람들이 지금은 이를(캐리 트레이드) 완전히 잊은 채 청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투기 세력들도 엔화 약세 베팅을 축소시키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헤지펀드들이 1주일 동안 축소한 엔화 순 숏포지션의 규모가 2011년 3월 이후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사들도 엔화 약세에 대한 베팅을 1년 만에 가장 많이 줄였다. 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아문디의 안드레아스 코에니그 글로벌 외환 총괄은 “엔화가 좀 더 매력적일 것 같아서 숏 포지션을 줄였다"며 “최근에도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을 목격하면서 엔화 숏 포지션을 보유하는 데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이어 “미국에서도 조만간 통화 완화 사이클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엔화 환율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인지, 또는 본격적인 추세 전환인지에 대한 여부는 다음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BOJ 워처(일본은행 통화정책 분석가)의 90%는 일본 기준금리가 이달에도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에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창 전략가는 “연준의 금리 인하에 이어 다음 주 일본은행의 추가 긴축 가능성으로 엔화 약세론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일본은행의 7월 회의를 앞두고 엔화 환율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바이든, 사퇴 후 첫 대국민연설…“새 세대에 횃불 넘겨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과 관련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행한 대국민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코로나19 확진으로 델라웨어 사저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간 지 일주일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자신의 충심을 역설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자신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후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녀는 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우리나라를 위한 리더였다"면서 “선택은 여러분, 미국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가 지금 내릴 결정이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상 드문 변곡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전진과 퇴보, 희망과 증오, 통합과 분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구체적인 소임으로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아이들 보호, 연방 대법원 개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및 인질 귀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저하 의혹을 증폭시킨 뒤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다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지난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 이후 56년만이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후보 선출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상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과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의 오벌오피스 연설은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매우 나빴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과 거짓말하는 해리스는 미국에 대한 거대한 골칫거리"라고 적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회의론에서 구원등판으로…48시간내 ‘해리스 대세론’ 굳어진 배경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이후 민주당 지지층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빠르게 결집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각각 '카멀라 해리스는 어떻게 48시간 내에 민주당을 장악했나', '카멀라 해리스는 어떻게 이틀 안에 지명을 못 박았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뒷얘기를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바통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을 때까지만 해도 회의론이 적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장 피격 이후 대세론을 굳힌 데다 해리스 부통령 재임 기간 존재감이 미미했고 여론 조사상으로도 열세라는 점 등에서다. 그러나 본선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인 것이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NYT와 WSJ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선언이 있었던 21일 오전 바이든으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워싱턴DC 해군천문대(USNO) 내 부통령 관저로 최측근들을 소집했다. 바이든에게서 사퇴하겠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지체없이 행동에 나섰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날 오후 1시 46분께 바이든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사퇴 선언문을 올린 그 순간부터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미리 준비해 놓은 명단에 따라 민주당내 핵심인사들에게 빠짐없이 연락해 바이든을 대신할 대선후보로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해리스는 모교인 하워드대 체육복에 스니커즈 차림으로 밤까지 끊임없이 전화를 돌리면서 “당신이 내 전화를 받지 않은 채 오늘이 지나가도록 하지는 않을 것"이란 말을 반복했다고 전화를 받은 인사들은 털어놨다. 해리스의 전화를 받은 민주당 인사 중에는 민주당 출신의 전직 대통령은 물론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와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등 잠재적 경쟁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NYT는 “이런 대대적 공세(blitz)는 최근 몇주간 바이든에게 결여됐던 종류의 활력과 에너지를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첫 TV 토론에서 참패한 뒤 10여일간 의회내 의회 내 민주당 인사들에게 겨우 20통의 전화를 하는데 그친 반면 해리스는 이날 10시간 동안에만 무려 100통의 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해리스가 전화를 돌리는 사이 최측근들도 최종적으로 누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지 결정할 대의원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작전에 돌입했다. 기존 바이든 선거본부의 대의원 관리를 이어받아 해리스를 지지하도록 설득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한 것이다. 해리스와 측근들은 앤초비를 곁들인 피자와 샐러드를 시켜먹으면서 밤을 꼬박 새웠고 바이든 사퇴로부터 약 36시간이 지난 이튿날 밤 마침내 민주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매직넘버'(단순과반)인 대의원 1968명의 지지를 확보했다. AP 통신 집계에 따르면 이틀이 지난 23일에는 해리스를 지지하는 대의원의 수가 전체 4000여명의 대다수인 3100명 이상으로 늘어났고, 해리스 선거본부에는 1억 달러(약 1380억원)가 넘는 기부금이 쇄도했다. 이때 해리스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출격에 나섰고 유세현장에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진행했던 유세에 모였던 인원보다 훨씬 많은 35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몰렸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몇달간 했던 것보다 더 선명한 메시지를 발신했다고 전했다. 속도감 있는 상황 정리로 바이든 대통령이 휘청거리는 동안 이완됐던 지지층은 빠르게 해리스를 중심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NYT는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이 괄목한만한 해리스의 조기 장악 및 열정의 조직적 분출로 이어졌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불편할 정도로 어눌했던 토론 이후 집단적으로 숨을 죽여왔던 민주당이 마침내 숨을 내쉬게 됐다고 평가했다. 해리스의 막힘 없고 활력 넘치는 행보를 두고 그의 정치적 능력을 의심하던 민주당내 일각을 침묵시키는 것을 넘어 백악관 내에서조차 81세의 고령인 바이든과 대비되는 신선한 변화라는 '고백'이 나오는 실정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의장은 “이건 매우 잘 조직된 폭포처럼 이어지는 일련의 움직임이었다"면서 “일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는지 나 스스로도 놀랐다"고 말했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로비 무크는 해리스가 바이든 사퇴 이후 이틀간 보인 움직임을 “완벽한 48시간"으로 평가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지구촌 갈수록 더워지는데…선진국 기후목표 달성 ‘빨간불’

세계 곳곳에서 폭염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들의 기후목표 달성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유럽 싱크탱크 T&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 대국들이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EU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로 2030년까지 지구온난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 대비 40%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T&E 조사결과, 에너지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독일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10% 미달할 것으로 분석됐고 이탈리아가 7.7%의 미달률로 뒤를 이었다. 프랑스는 아주 근소한 차이로 감축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친환경 정책이 후퇴하거나 혹독한 겨울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할 경우 달성이 실패할 것이라고 T&E는 지적했다. 영국의 경우 집권 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 2030년까지 전력부문에서 탈탄소를 달성하고 이를 위해 육상풍력과 해상풍력을 각각 2배, 4배씩 확대하고 태양광도 3배로 늘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럴 경우 영국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지난해 34.3%에서 2030년 44%까지 오르는데 이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고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콘월 인사이트가 지난 22일 지적했다. 콘월 인사이트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이 67%까지 급등해야 기후목표가 달성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을 통해 1조6000억달러의 예산이 친환경 에너지 산업에 지급되고 있지만 기후목표 달성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민간연구소 로듐그룹은 “에너지와 운송 부문의 탈탄소를 위한 경로를 마련하는 데 IRA가 도움이 되었지만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2030년까지 최대 43%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주요 경제국들의 기후목표 달성이 실패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배경은 각국 정부가 현실을 지나치게 무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로듐그룹은 “미국은 목표가 지나쳤음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목표 달성 목표에 전기차 확대가 중요한 부분으로 차지하고 있는데 현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수요둔화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점이 주요 사례로 지목된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2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내면서 4개 분기 연속으로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앞으로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독일의 경우 재생에너지 과잉공급으로 전력 도매가격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때 보조금 지급 중단 시기를 2027년에서 내년으로 앞당겼다고 블룸버그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 승리하면 친환경 정책들이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시대의 대두로 데이터 센터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는 점도 기후목표 달성의 주요 장애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구글은 이달 발표한 연례 환경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넷제로(탄소중립)를 달성한다는 기존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AI가 미래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복잡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EU 기후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 변화 서비스(C3S)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 세계 지표면의 평균 기온이 섭씨 17.09도로 기록됐다. 이는 C3S가 1940년 기후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따뜻한 기온이다. C3S는 “지구는 최근 가장 따뜻한 날을 경험했다"며 “기후가 계속 따뜻해짐에 따라 앞으로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새로운 기록이 세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새 세대에 횃불”, “IQ 낮은 나라 파괴 미치광이”…해리스 관심 폭주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로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슈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을 띄우려는 민주당과 그를 저지하려는 공화당 모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표현 수위를 강하게 끌어올리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후보직을 넘기는 데 대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 샬럿에서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후 첫 유세를 갖고, 상당 시간을 해리스 부통령 비방에 할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을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하고 가장 좌익인 부통령", “미국을 파괴할 극단적 좌파 미치광이"(lunatic)라고 불렀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에서 불법 이민 문제를 담당했던 해리스 부통령이 “국경 차르"(border czar)라며 “카멀라가 건드리는 모든 게 완전한 재앙으로 변한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세금으로 불법 입국자에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안을 지지했다며 “이런 멍청한 IQ 낮은 사람들" 때문에 불법 입국이 계속되고 있다고 공격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적으로 쇠약하다는 사실을 숨기려고 뻔뻔스럽게 거짓말을 한 “미국 정치 역사상 최대의 스캔들"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지난 총격 사건 이후 발언 수위를 낮추는 듯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상대가 바이든 대통령에서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꾸자 이를 '인신 공격' 수준까지 끌어올린 것이다. 이는 팽팽한 국면에서 해리스 부통령 상승세가 심상찮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현재까지 나온 각종 여론조사들은 대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과 팽팽하거나 아주 근소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 '실점'이 회복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양측 충돌은 앞으로 있을 후보 간 TV 토론 등에서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이 소유한 '우파 언론' 뉴욕포스트는 이날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능력이 부족하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등 문제에 대해 말실수하고 멍청한 언급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 역시 승기를 선점할 수 있게 해준 TV 토론에서 또 한 번 수확을 거두겠다는 기세다. 반면 이든 대통령 인지력 논란과 사퇴 계기였던 TV 토론에 대해 민주당은 해리스 부통령 토론 실력으로 '반전' 이미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첫 TV 토론이 9월 보수 매체인 폭스뉴스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폭스뉴스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9월 17일 열릴 후보 토론회 초청장을 발송했다. 양측은 이 제안에 대한 코멘트 요청에 아직 응답하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양측 캠프는 지난 6월 27일 CNN과 오는 9월 10일 ABC방송의 주관으로 총 두 차례의 TV 토론을 벌이는 데 합의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합의를 이어받아 ABC방송 토론을 성사시킬지는 불투명하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최애’ 테슬라에 ‘최악’ 전망, 韓 개미들 어쩌나…전기차株 주가 급락

미국 전기차 업체들 전망에 가시밭길이 예고됐다.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주식 중 하나인 테슬라와 그 뒤를 쫓는 포드 등 전기차 관련주는 실적 쇼크에 의한 최악 하루를 만났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12.33% 폭락한 215.99달러에 마쳤다. 이날 하루 만에 10% 넘게 급락한 주가로 시총 약 969억달러(약 133조 7000억원)가 증발했다. 이달 들어 플러스로 전환했던 연중 주가 수익률도 이날 다시 마이너스(-) 13%로 돌아섰다. 이런 급락 배경에는 결국 '정공법'인 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날 증시 마감 후 내놓은 실적 발표에서 테슬라 2분기 주당순이익은 0.52달러(약 721원)로 월가 예상치인 0.62달러를 밑돌았다. 투자자들이 주시한 자동차 매출총이익률도 규제 크레딧을 제외한 수치가 14.6%였다. 전 분기(16.4%)보다 하락했을 뿐 아니라, 월가 예상치(16.3%)에도 크게 모자란 수치다. 이에 테슬라 실적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에 못 미치는 '어닝 미스'를 기록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지난 4월 22일 138.80달러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다음날 1분기 실적 발표에서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밝힌 로보택시 사업 계획 등 '미래 가치'에 주목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후 11주간 주가는 74% 올라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머스크 CEO가 향후 계획과 관련해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했다. 그는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자율주행 로보(무인)택시 공개 시기를 종전에 예고한 '8월 8일'에서 '10월 10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그는 로보택시를 출시해 처음으로 승객을 태우는 시점이 언제쯤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도 “내년에 할 수 없다면 나는 충격 받을 것"이라는 정도로 답했다. 이외에 투자자들 우려를 달랠 구체적인 계획이나 전망도 밝히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월가의 캔터 피츠제럴드, CFRA, 뉴스트리트 리서치 등이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단기적으로 테슬라 주가를 올릴 수 있는 강력한 촉매제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테슬라 주가는 이미 선행 주가수익비율 80배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다른 자동차업체나 대형 기술주들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공개될 로보택시 역시 현재 주가에 내재한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의 댄 레비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2분기 어닝 미스 핵심은 자동차 매출총이익률 하락인 만큼, 이제 초점은 펀더멘털(사업의 근본)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고 썼다. 테슬라뿐 아니라 포드 역시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2분기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락했다. 특히 포드는 전기차 부문에서 2분기 중에만 1조 500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 전기차 부문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손실(EBIT)은 11억 4000만 달러(약 1조 5700억원)로 집계됐다. 상반기 누적 이자·법인세 차감 전 영업손실은 24억 6000만 달러(약 3조 4000억원)에 달했다. 전기차 부문 손실 지속은 사업전략 수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포드는 당초 전기차 생산기지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공장에서 내연기관 모델인 '슈퍼듀티' 픽업트럭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 않다. 미국 대선 레이스에서 다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현지 전기차 시장이 더 위축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2기 정부가 연비 규제나 전기차 보조금, 수입품 관세 정책 등 부분에서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에서 이긴다면 당선 첫 해 바이든 정부 연비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실제 트럼프 집권 1기 때인 2019∼2020년 2년간 미국 전기차 시장이 역성장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19년 미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5% 줄어든 31만 9000대였고, 2020년에는 3.8% 감소한 30만 7000대가 팔렸다. 전반적인 경제 상황도 너무 오래 지속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금리에 '골든 패스'(golden path)를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전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칼럼 기고문에서 “연준은 되도록 다음 주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나는 그동안 연준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higher for longer) 유지해야 한다는 편에 서 있었다"면서도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고, 견해를 바꿨다“고 말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금리인하로 경기침체를 막는 게 이미 너무 늦었을지도 모른다“고까지 우려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경제를 추락시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잡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라며 미 기준금리가 충분히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최악 폭락’…테슬라·엔비디아·알파벳·메타·브로드컴·애플·MS 등 주가↓

24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모두 급락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504.22p(1.25%) 내린 3만 9853.8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28.61p(2.31%) 급락한 5427.13,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654.94p(3.64%) 폭락한 1만 7342.41에 마쳤다. 나스닥과 S&P500은 올해 들어 최악 하루를 보냈다. 나스닥은 지난 2022년 10월 7일 3.80% 급락 이후 하루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S&P500도 2022년 12월 15일 2.49% 급락 이후 최대 하락폭을 찍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약 2주 만에 종가 기준 4만 선을 내주게 됐다. 기술주 위주로 집중적인 투매 현상이 나타났다. 기술주 위주 나스닥은 상위 10개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 중에선 테슬라가 12.33% 급락하며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이 실망감을 주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월가에선 테슬라 실적을 혹평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태이 미카엘리 씨티그룹 분석가는 “2분기 자동차 부문 마진과 전망은 2분기 테슬라 인도량 선방에 따른 주가 상승 추진력을 일부 훼손한다"며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274달러에서 258달러로 낮췄다. 마크 델라니 골드만삭스 분석가도 테슬라 목표주가를 기존 248달러에서 230달러로 내렸다. 올해, 내년, 내후년 테슬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델라니 분석가는 “테슬라가 내년 상반기에야 예상되는 저가형 모델을 생산하기 전까지, 가격 정책 등은 테슬라 순익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 실적은 4개 분기 연속으로 예상치를 밑도는 '어닝 미스'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았지만, 기술주를 던지는 시장 흐름에 휩쓸렸다. 알파벳 A주와 C주 모두 5%대 하락률을 이날 기록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도 투매를 비껴가지는 못했다. 엔비디아는 6.80% 급락했고 메타플랫폼스도 5.61% 떨어졌다. 브로드컴(7.59%), ASML(6.44%), AMD(6.08%), 퀄컴(6.35%)까지 올해 '잘 나가던' AI 및 반도체주도 물량 정리 대상이 됐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들도 애플 2.88%, 마이크로소프트 3.59%, 아마존 2.99% 등으로 내렸다. 바이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투자 전략가는 “이날 투매는 과매수와 실적에 대한 높은 기준, 계절적으로 주식이 약세인 기간까지 모두 겹친 '퍼펙트 스톰'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조정이 투자자들에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이벤트는 아닌 이유"라고 말했다. 다만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가 1%대 조정을 겪었고 중소형주 위주 러셀2000지수도 1.5% 하락한 만큼 전방위적인 주식 투매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테슬라가 시장에 실망감을 주면서 투매를 촉발했지만, 기업들 2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S&P500 소속 기업 중 25% 이상이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중 약 80%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성과를 보여줬다. 이날 투자심리를 짓누른 또 다른 요인은 미국 제조업 업황 부진과 서비스업 활황이 꼽힌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7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6.0을 기록해 전월 대비 상승했다. 반면 7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전월 51.6에서 49.5로 내려앉았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 확장과 위축을 나타낸다. 7월 수치는 미국 서비스업이 확장되는 동안 제조업은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점을 보여줬다. 그간 미국 인플레이션은 뜨거운 서비스업이 상당 부분 기여해왔다. 서비스업 경기 확장과 제조업 경기 위축 흐름은 투자자들이 바라는 그림이 아니다. 미국 6월 신규 주택 판매는 전월과 비교해 소폭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는 6월 신규 주택 판매(계절 조정치)가 전월 대비 0.6% 감소한 연환산 61만 7000채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5월 수치는 62만 1000채로 수정됐다. 한편 캐나다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감을 자극했다. 업종별로는 기술주가 4.14% 급락했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3.76%, 임의소비재가 3.89% 떨어졌다. 산업은 2.17% 내렸고 재료와 부동산, 금융도 1%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1% 이상 상승한 업종은 유틸리티밖에 없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씩 3회 인하할 확률도 59.6%로 전일보다 10%p이상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32p(22.55%) 급등한 18.04에 마쳤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러우 전쟁 막막한 전황, 드디어 종전 국면?...우 “러와 이야기 원해”

2년 6개월째 계속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침략당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여전히 자국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협상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히고 나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24일 중국 광저우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났다. 쿨레바 장관은 이 자리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대화·협상을 하기를 원하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그럴 조짐은 없지만 러시아가 선의로 협상할 준비가 됐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다. 이런 전제에도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통하는' 중국에 대화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자체는 관심을 끌었다. 이는 결국 '시간은 러시아 편'이라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간 성과 없는 전쟁을 지속하며 국내 여론이 돌아서는 가운데, 미국 대선 불확실성까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에 실린 인터뷰에서 자국군이 최전선에서 “매우 어렵다"며 전황을 평가했다. 다만 “대체로 적들은 어떠한 큰 진전도 보이지 못한 상황"며 러시아군 역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병력과 자원 측면에서는 러시아가 우위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2022년 2월 24일 처음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었을 당시 러시아군이 동원한 병력은 10만명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은 52만명이 됐고 예정대로라면 올해 말엔 69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러시아는 병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해 평균 월급이 13만 9000루블(약 220만원)이었던 모스크바는 이날 모집병에게 징집 첫해 520만루블(약 82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장비 측면에서도 “그(러시아군) 쪽이 1대 2에서 1대 3 비율로 우세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점차 늘고 있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가 지난 5∼6월 우크라이나 국민 3075명에게 설문한 결과, 응답자 32%가 '가능한 빨리 평화를 달성하고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영토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쟁이 더 오래 계속되더라도 영토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은 55%로 집계됐다. 영토를 일부 포기할 수 있다는 답변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지난해 5월까지 1년 넘도록 10% 이하에 그쳤으나 지난해 5월 10%에서 12월 19%, 올해 2월 26%로 급증했다. 포기할 수 없다는 응답 비율은 지난해 5월 84%에서 1년 새 29%p 줄었다. 특히 러시아와 직접 협상을 둘러싼 우크라이나 기류 변화는 지난 13일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이후 본격적으로 두드러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틀 뒤인 15일 제2차 평화회의를 추진한다며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스위스에서 1차 평화회의를 열었지만 러시아는 초청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밀착을 강화하는 중국도 불참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루저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점령지를 내주는 종전협상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정황을 종합하면 2차 평화회의 개최를 서두르는 이유도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국제사회 여론전에서 우위를 확실히 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2020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에 당선되면 1월 취임 이전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장담해왔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기 지원을 볼모로 현재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영토를 포기하는 종전협정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결국 우크라이나가 껄끄러울 수도 있는 러시아 우방 중국까지 찾아가 평화협상 의지를 밝힌 것은 아직 자국을 전폭 지지하는 서방에 더해 중국 영향력까지 끌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지난 9일 미국이나 중국·유럽연합(EU)은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중국이 중재에 더 적극 나서더라도 정작 러시아가 응할지는 미지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대화 제안에 “그 메시지 자체는 우리 입장과 일치한다고 할 수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2차 평화회의 초청 계획에는 “그가 무엇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거리를 뒀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젤렌스키 대통령 초청에 “무엇보다 아무도 그를 믿지 않는다. 그가 거짓말한다는 걸 모두가 다 안다"고 일축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美 대통령 지지율 전쟁, 해리스 對 트럼프 전략 ‘尹 VS 李’ 닮은 꼴?

미 대선 국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직 사퇴로 등판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초반 기세를 올리는 가운데, 한국 대선 당시와 유사한 프레임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검사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직격하고 '자유와 법치'를 강조한 전략을 내세우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위스콘신주를 찾아 밀워키 교외 지역인 웨스트 엘리스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렸던 경합주를 첫 유세 현장으로 삼고 전략 방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검사 출신임을 언급했다. 그는 “나는 여성을 학대하는 (성)착취자, 소비자를 등쳐먹는 사기꾼,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규칙을 깨고 속임수를 쓰는 사람 등 모든 유형의 가해자들을 상대해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트럼프 같은 스타일을 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는 성적 학대를 저지른 것에 대해 책임을 인정받았으며 (입막음 돈을 지급하고 회사 장부를 조작한 것과 관련) 34개 사기 혐의에도 유죄가 인정됐다"고 상기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울러 '자유와 법치'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자유와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과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이 질문에 답변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은 국민에게 있다"며 투표로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날 해리스 부통령 등장 음악도 비욘세 '프리덤'(자유)이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억만장자 및 대기업 지지에 기대고 있으며 선거 자금 기부금을 대가로 거래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람 중심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으며 우리는 사람이 우선인 대통령직을 만들 것"이라며 자신과 비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직 포기를 선언한 지난 21일 이후 110만 명 이상 개인 후원자로부터 후원금을 기부받았다. 그는 이 기간 1억 달러(1386억 원) 이상을 모금하는 등 후원금 측면에서도 '위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위력은 지지율 측면에서도 나타난다. 로이터통신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4%, 트럼프 전 대통령은 42%를 기록해 오차범위(±3%p) 내 격차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은 앞서 이달 1~2일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p 우세했고 15~16일 조사에서는 양측이 44% 동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러닝메이트인 차기 부통령 후보조차 지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얻고 있는 성적표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율의 양' 뿐 아니라 '지지율의 강도'에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제3 후보까지 포함한 다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2%, 트럼프 전 대통령은 38%,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8% 등을 기록했다. 로이터 통신은 다자 가상대결 오차범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오차 범위 밖' 우위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이는 결국 외부 변수에 의한 지지층 이탈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에서 더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도 '해리스 결집' 현상 자체는 긍정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캠프가 언론에 공개한 '해리스 허니문' 제목의 내부 문건에서, 캠프 여론조사 담당자 토니 파브리지오는 “해리스에 대한 주류 언론 보도는 대부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이는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민주당 및 민주당 진영 일부를 활기차게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바이든·해리스 일체론 등 자신들의 선거 전략으로 해리스 부통령 지지율을 꺾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파브리지오는 "단기적으로 여론조사가 변화하고 해리스가 당 지지기반을 더 공고하게 할 수 있으나 그가 누구인지는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허니문은 끝나고 유권자들은 다시 바이든의 부조종사로서 해리스 역할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로이터 조사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1018명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전날부터 이날까지 실시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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