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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울고 웃는 구리 가격, 바닥 찍었나…“수요회복 조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후 20% 가량 폭락했던 구리 가격이 마침내 바닥을 찍었다는 기대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로 구리값이 단기간에 폭락하자 그동안 관망세를 이어왔던 중국 구매자들이 구리 매입에 조금씩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2일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월 톤당 1만1000달러였던 구리가격이 최근 9000달러 밑으로 폭락하자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구매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기 시작한 것으로 전문가들이 보고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광해광업공단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국제 구리 현물가격은 종가 기준 지난 5월 20일 톤당 1만857달러로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30일 8809달러로 순식간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지난 1일에는 톤당 8988달러로 장을 마감하면서 구리 시세가 저점대비 소폭 회복한 상황이다. 이처럼 구리 가격이 약 2개월만에 20% 가량 폭락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중국 경기가 다시 위축되자 구매자들이 구리 매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구리는 경기 흐름을 선행해 '닥터 코퍼'로도 불린다. CRU그룹의 로버트 에드워즈의 선임 애널리스트는 “구매자들의 매입 중단으로 수요가 꺾였기 때문이라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 경제성장률은 작년 3분기 4.9%, 4분기 5.2%와 올해 1분기 5.3%를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오다 2분기에 4.7%로 크게 꺾였다. 이에 '5% 안팎'이라는 올해 성장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49.4로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PMI는 통상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낮으면 경기 수축·위축 국면을 의미한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 5월부터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을 이어왔다. 이를 의식한 듯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5월 중순부터 200억달러가 넘는 구리 강세 베팅을 청산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구리 가격 흐름과 관련해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국부펀드 중국개발투자집단(SDIC)의 샤오 징 수석 비철금속 애널리스트는 “현재 가격은 국내 펀더멘털을 잘 반영하고 있다"며 “재고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 수요는 천천히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드워즈 역시 “올해 수요는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며 “전기자동차, 재생에너지는 물론 전통 소비재 등 부동산을 제외한 본야는 여전히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중국 내 수입 구리의 수요를 반영하는 '양산 구리 프리미엄' 또한 지난 5월·6월 사상 처음으로 0 밑으로 떨어졌지만 최근들어 3개월래 최고치까지 반등했다. 아울러 글로벌 광산 기업 리오 틴토의 야콥 스타우스홀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중국 수요가 견고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기관들의 대량 매입 기대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전망도 구리 가격 상승의 호재로 꼽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전력망공사는 전력망 추가 구축을 위해 올해 지출을 6000억위안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대비 13% 증가한 수준이다. 이에 블룸버그는 이런 내용을 종합했을 때 구리뿐만 아니라 철광석, 알루미늄, 리튬, 니켈 등의 가격이 앞으로 수직낙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부정선거 논란’ 베네수엘라, 온라인 득표율 보니…“마두로 완패”

베네수엘라 대선을 둘러싼 부정선거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야권 측이 '마두로 당선'이라는 선거관리위원회(CNE)의 발표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의 득표율 취합 자료를 온라인으로 공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야권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1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제 모든 베네수엘라 국민과 전 세계는 대선 투표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며 관련 홈페이지 링크를 게시했다. 해당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득표율 그래프상으로는 민주야권의 에드문도 곤살레스 후보가 717만3152표(67%)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25만424표(30%)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표시돼 있다. 이 수치는 지난달 28일 대선일에 설치됐던 전체 투표함 3만26개 중 2만4576개에서 “전산화한 자료 중 81.85%"를 추출해 분석한 것으로 설명돼 있다. 투표율은 60.15%로 집계된 것으로 민주야권 측은 추산했다. 홈페이지는 또 '전국 주(州)별 취합 자료' 항목에서 세분화한 지역별 득표수와 득표율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제시했다. 이런 득표율 현황은 CNE 발표와 완전히 딴판이다. 앞서 엘비스 아모로소 베네수엘라 선거관리위원장은 공식 투표 종료 후 6시간가량 후인 지난달 29일 0시 10분께 “80%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마두로 51.2%, 곤살레스 44.2%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면서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를 볼 때 1위 후보 당선은 불가역적 추이"라며 마두로 대통령의 3선 당선을 공식화했다. 이에 대해 민주야권 측은 “우리가 확인한 수치와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CNE에서 내놨다"며 개표 부정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다만 수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추가 증거는 해당 홈페이지에서는 확인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날 오후 6시 현재 베네수엘라 CNE 홈페이지는 접속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지난달 29일 일부 개표 시스템에 장애가 있었다며, “북마케도니아에서의 해킹 시도를 포착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민주야권은 이에 대해 “투표 종료 후 48시간 이내에 개표 결과를 공개하도록 돼 있지만, 선관위가 자체 웹사이트를 폐쇄했다"고 반박했다. 민주야권 측은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곤살레스"라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독려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국내·외에서 개표 부정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마두로 대통령은 집권당 지지자들에게 자신의 당선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위자들을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적으로 1062명을 폭력·재물손괴 등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야권 측은 체포된 이들 가운데 당내 인사 및 선거일 투표소 감시에 참여했던 자원봉사자 등도 껴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식 가격 올라도 내려도...비트코인 시세↓, 섣부른 전망 주의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일(현지시간) 지표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3시 35분(서부 낮 12시 3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19% 내린 6만 3247달러(8671만원)에 거래됐다. 한때 6만 2200달러대까지 하락하며 6만 2000달러선이 위협받기도 했다. 7만 달러선을 터치했던 지난 29일 이후 3일 만에 10%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 가격은 5.56% 하락했다. 이날 하락에는 경기 침체 우려가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된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집계한 7월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8로 시장 예상치(48.8)를 밑돌았다. 전월까지 51.6을 기록하며 확장세를 유지했던 S&P 글로벌 제조업 PMI도 49.6으로 위축세를 보였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약 1년 만에 최다를 기록하면서 불안을 키웠다. 해당 소식에 영향 받은 뉴욕증시도 이날 나스닥종합지수가 전장보다 405.25p(2.30%) 급락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시세와 뉴욕증시 주가가 엇갈린 흐름을 보인 '디커플링'이 적지 않았던 만큼, 원인 분석에 주의도 당부된다. 가령 전날에는 나스닥이 전장보다 451.98p(2.64%) 급등했지만 비트코인은 6만 5000달러선을 내줬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리면서 가격 상승을 기대했던 롱포지션(가격 상승을 기대한 매수)도 대량으로 청산(강제 매도)됐다.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지난 24시간 동안 청산된 3억 달러 가운데 롱포지션은 2억 7700만 달러에 달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어제 그 증시 맞나…테슬라·엔비디아·브로드컴·ASML·AMD·퀄컴 등 주가↓

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가 제조업 불황 공포감으로 급락했다. 하루하루 1% 이상 급변동하는 장세가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심리도 강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4.82p(1.21%) 내린 4만 347.97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5.62p(1.37%) 밀린 5446.68,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405.25p(2.30%) 급락한 1만 7194.15에 마쳤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고조된 후 급반등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하루 만에 급락했다. 미국 제조업 업황이 예상보다 나빠졌다는 소식에 이날 투자심리가 무너졌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지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8을 기록하며 업황 위축과 확장 가늠선인 50을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48.8을 하회하는 수치다. 7월 수치는 전월치인 48.5도 밑돌았다. 특히 ISM 제조업 PMI 하위지수인 고용지수가 43.4로 전달 대비 5.9p 급락한 점이 공포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수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직후인 2020년 6월 이후 최저치다. 고용시장 냉각 자체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주목하고 있다고 전날 밝힌 만큼 금리인하 명분을 더하는 요소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 가파른 고용 냉각 속도가 시장 공포심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약 1년래 최대치를 기록한 점도 고용 불안을 가중시켰다. 미국에서 지난달 2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 조정 기준 24만 9000명으로 직전 주보다 1만 4000명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8월 이후 거의 1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런 요소들은 연준이 더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어야 했다는 불만을 유도하고 있다. 바이털놀리지의 아담 크리사풀리 전략가는 “ISM PMI의 예상치 하회는 국내 경제 성장 여건이 냉각되고 있다는 또 다른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한 연준이 9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전날 금리인하를 시작했어야 한다는 또 다른 신호이기도 하다"고 짚었다. FWD본즈의 크리스 러프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올해 3차례 금리인하를 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기침체 바람이 거세다"고 평했다. 이어 “증시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앞서 전날에는 '삼의 법칙'으로 잘 알려진 클로디아 삼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은 7월에 금리인하를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주요 기술기업 실적은 대체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침체 공포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애플은 이날 장 마감 후 2024년 회계연도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대비 4.9% 증가한 857억 77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LSEG가 조사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수치다. 주당순이익(EPS)도 전년 동기 대비 11.1% 증가한 1.40달러를 기록해 예상치 1.35달러를 상회했다. 아마존도 2분기 EPS가 1.26달러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1.03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매출은 1479억 8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 1485억 6000만달러에 못 미쳤다. 이런 소식에 시간 외 거래에서 애플은 소폭 상승한 반면 아마존은 4% 넘게 하락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업체 인텔은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19% 급락하고 있다. 인텔 2분기 조정 EPS는 0.02달러로 시장 예상치 0.1달러 5분의 1에 불과했다. 소셜미디어 업체 스냅도 3분기 매출 가이던스가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20% 넘게 급락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주는 이날도 투매 파도에 휩쓸렸다. 엔비디아는 이날 6% 넘게, 브로드컴도 8.50% 급락했다. ASML은 5%, AMD는 8% 넘게 떨어졌고 퀄컴은 9.37% 굴러떨어졌다. 이밖에 대형 기술주 중에서는 테슬라가 6% 빠졌다. UBS는 “단기적으로 주가 하락 가능성이 더 커졌다"며 “다만 증시에 대한 펀더멘털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은 3.36% 급락했고 임의소비재와 에너지도 2%, 금융과 산업도 1% 넘게 하락했다. 반면 부동산은 금리인하 기대감에 1.58% 올랐고 유틸리티도 1.85% 상승했다. 제조업 업황 공포감에 시장은 연준이 금리인하 속도를 더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9월 50bp 금리인하 확률은 이날 마감 무렵 전장 대비 13%p 이상 급등해 27.5%까지 뛰었다. 이에 따라 12월까지 연준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할 확률도 32.9%로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2.23p(13.63%) 오른 18.59에 마쳤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파월, 트럼프 경고에도 ‘9월 금리인하 깜빡이’…시장은 빅스텝도 기대

미국 대선 전 금리인하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고에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예고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치 일정과 같은 경제 이외의 요인은 연준의 정책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서 “연준은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 혹은 어떤 정치적 결과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해 우리의 정책을 도구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이 미국의 11월 대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9월에 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만 이는 정치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연준은 이날 금리를 동결하면서 물가 지표가 완화돼 향후 몇 달 안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내릴 경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에도 통화정책을 두고 파월 의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는 연준이 과거 2019년 10월 기준금리를 1.5~1.75%로 인하한 것과 관련해 “사람들은 연준 의장에 매우 실망했다"며 “중국이 아닌 연준이 문제다“라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는 11월 대통령 선거 전 금리 인하는 “그들(연준)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파월 의장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2028년까지 임기를 마치도록 두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금리가 내려가는 것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회견에서 연준의 금리인하 시점 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경제지표뿐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번이 내가 연준에서 일하면서 맞는 네 번째 대통령 선거"라면서 “통화 정책 결정은 데이터와 경제 전망, 리스크의 균형에 기반할 것이며 다른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1월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지, 그래서 국가의 정치적 방향이 어떻게 바뀔지 등은 연준이 정책 결정에서 고려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다양한 잠재적 정책에 대해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해볼 수는 있지만 이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실제 통화정책을 바꾸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다"면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든 정치에 관여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선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스텝'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9월에 빅스텝을 밟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로서는 0.50% 포인트 인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9월 빅스텝 가능성은 5%에서 17%로 크게 올랐다. 시장에서는 올 연말까지 금리가 총 0.7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가장 높은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올해 남은 9·11·12월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내리려면 0.25%포인트씩 세 차례 인하하거나 빅스텝 한번과 동결을 해야 가능해진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기후변화 없었다면 파리올림픽 기온 지금보다 3도 낮았을 것”

올림픽이 한창인 프랑스 파리에서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는 등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파리의 기온이 현재보다 3도가량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국적 기후 연구자 모임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등 지중해를 접한 국가의 올해 7월 폭염의 원인을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초 동유럽에서 기온이 치솟은 후 한 달 내내 극심한 더위가 지중해 국가들을 강타했다. 모로코에선 최고 기온이 48도에 오르는 폭염으로 최소 21명이 사망하고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지에서 대규모 산불이 잇따랐다. WWA는 이들 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열파(폭염·heat wave)가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로 기온이 1.3도 상승한 오늘날 기상 여건에서 평균 1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WA는 또 “ERA5(5세대 국제 기후대기 재분석)에 따르면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워 지구를 따듯하게 하지 않았다면 7월의 극한 기온은 사실상 불가능했다"며 “기후변화가 없는 세상에서는 10년에 한 번 발생하는 7월의 극한 더위가 3도(2.5∼3.3도) 더 낮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의 공동 창립자인 기상학자 프리데리케 오토는 “기후변화로 올림픽이 망가졌다"며 “대기가 화석 연료 연소로 인한 배출물로 과부하 되지 않았다면 파리는 약 3도 더 시원했을 것이고 스포츠를 하기에 훨씬 더 안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폭염은 더 이어질 기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최고기온이 40도를 찍어 42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그리스 일부 지역에선 산불 경계령이 내려졌다. 그리스에선 지난달 30일 오후 6시 30분 기준 지난 24시간 동안 산불 43건이 발생했다. 아테네와 크레타, 에비아 등 많은 섬이 최고 수준의 산불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북부 여러 마을 주민은 산불로 대피할 준비 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오는 2일 그리스 본토의 낮 기온은 최고 43도에 육박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이란, 하마스 지도자 피살에 보복 천명했지만…“마땅한 선택지 없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 이란이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지만 이를 둘러싼 이란의 속내는 복잡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의 핵심 세력인 하마스와 헤즈볼라가 잇달아 치명상을 입은 상황에서 이란이 당장 취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는 없다면서, 중동 강국을 자처해 온 이란 정권의 입지가 이번 대응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자국 안방에서 벌어진 이번 공격을 막아내지 못한 이란 정권과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는 '저항의 축'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그간의 명성에 치명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일단 성명에서 “하니예의 피 값을 치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강력한 보복을 지시했다. 하지만, 불과 4개월 전엔 지난 4월 이스라엘 본토 공습이라는 강수를 뒀던 이란 입장에서 당장 꺼내 들 수 있는 보복의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CNN의 분석이다. 이란은 당시 이스라엘의 시리아 영사관 폭격으로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가 사망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300여기의 드론과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그러나 이 중 99%가 이스라엘 방공망에 가로막히며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진 못했다. CNN은 이란이 앞서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가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됐을 당시에도 혹독한 보복을 천명했지만 실제로는 일부 미군 기지에 대한 제한된 타격에 그친 바 있다고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이 이번 하니예 암살에 대한 대응에서도 충분히 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중동 내 이란의 입지가 흔들릴 위험이 있으며, 대응이 너무 늦어지거나 수위가 약할 경우에도 이미 금이 간 혁명수비대의 명성을 복구하지 못할 수 있다고 CNN은 관측했다. 현재 이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手)로는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를 동원하는 방안 등이 꼽힌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국경 지대에서 이스라엘과 충돌하고 있는 헤즈볼라는 이란의 대리 세력 중 가장 군사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본격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세에 나선다면 이는 레바논에서의 전면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이는 이란 입장에서는 함부로 꺼내 들기 어려운 카드이기도 하다. CNN은 오랜 서방의 제재로 인해 이란의 핵 개발과 혁명수비대의 전투력이 미진한 상황에서 헤즈볼라는 가장 적절한 시점에 꺼내써야 하는 '에이스' 수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헤즈볼라마저 하니예 암살 직전에 이스라엘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인 고위급 지휘관 푸아드 슈크르를 잃는 등 치명타를 맞으면서 이란의 수 계산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여기에 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헬기 추락 사고로 급사하고 갑자기 치러진 대선에서 개혁파 마수드 페제시키안이 예상을 깨고 승리하는 등 급변하는 이란 정세도 이란의 보복을 어렵게 만드는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에 취임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어 권력서열 1위인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위기에 처했다면서 '개혁파'인 페제시키안 대통령도 이번에는 무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내부의 목소리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日 피벗에 엔화 환율 150엔 붕괴…‘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본격화?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들이 금리정책 방향을 바꾸는 피벗으로 역대급 엔저(円低) 시대가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 과정에서 글로벌 자산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엔/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면서 크게 주목받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대거 청산될 수 있어서다.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다수 국가들이 금리인하에 속도를 올리는 가운데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자 투자자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방향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조달해 매도한 자금으로 고금리 통화를 운용하는 기법으로, 엔화 약세가 지속되거나 주요국 간 금리 차이가 벌어질 때 나타난다. 엔 캐리 트레이드가 그동안 인기를 끌었던 배경엔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달러당 최대 161.9엔까지 급등하면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만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행은 전날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 정책금리를 0~0.1%에서 0.25%로 4개월만에 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08년 12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은행은 또 지난 6월 회의에서 예고한 장기채 매입을 내년 1분기까지 현재 6조엔에서 3조엔으로 절반 가량 줄이는 등 '양적 긴축'도 결정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지만 9월에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르면 9월부터 금리인하 여부를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연준이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서 마침내 벗어나고 일본은행이 긴축에 본격 시동을 걸자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저의 주요 요인이었던 미국과 일본의 큰 금리차가 앞으로 좁혀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결과 발표 무렵 달러당 152엔대에서 1일 오전 장중 148.51엔까지 급락했다.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선을 밑돈 것은 지난 3월 이후 약 5개월만이다. 이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거세질 수 있다. 싱가포르 메이뱅크 증권의 타렉 호차니는 “헤지펀드들이 엔 캐리 트레이드 전략을 재평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본과 주요국 간 금리차 축소는 엔화 숏(매도) 포지션에 대한 매력도를 떨어트려 캐리 트레이드 또한 덜 매력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엔화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도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을 부추길 수 있는 또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본 엔화는 환율 변동성이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선호하던 통화였다. 노무라의 미야이리 유스케 외환 전략가는 “변동성이 낮을 때 캐리 트레이드가 통한다"며 “변동성이 커질 경우 투자자들은 포지션을 청산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엔/달러 환율의 내재변동성이 27%까지 급등했는데 이는 올해 최고수준이었다. 여기에 지난달 일본 금융당국의 외환시장 직접 개입, 엔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판,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엔화 환율이 크게 움직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프랭크 벤짐라 전략가는 “전날 일본은행의 결정으로 변동성이 증폭됐다"며 “케리 트레이드의 반전이 목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렇듯 엔화 강세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 파장을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들은 캐리 트레이드의 실패로 손실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이 최근 뉴욕증시 기술주 폭락을 가속화했다고 설명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아타나시오스 밤바키디스 글로벌 외환 총괄은 “엔 캐리 트레이드가 올해 가장 인기 있었던 투자기법 중 하나였다"며 “청산이 진행되면 다른 위험자산 포지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주식 가격 뛰는데 비트코인 시세↓, 이유 ‘이것’ 맞나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31일(현지시간)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6만 5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져 약세를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미 동부 시간 이날 오후 5시 36분(서부 오후 2시 36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31% 내린 6만 4762달러(8882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1.62% 내린 3223달러에 거래되고 솔라나는 3.62% 하락하는 등 주요 암호화폐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29일 한때 7만 달러선을 터치한 이후 약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코인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에 대해 미국 기준금리와 중동 리스크 등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9월 금리 인하에 대해 예상보다 신중한 입장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파월 의장은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도 “이르면"과 “조건이 만족하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이런 코인데스크 분석과 다르게 자산 시장 전반에서는 파월 의장 발언을 '강력한' 금리 인하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회의 후 회견에서 “최근 지표를 보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로 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월에 대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넓은 의미에서 금리 인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도 이날 마감 무렵 9월 금리 인하 확률을 100%로 반영했다. 12월 말까지 기준금리가 25bp씩 3회 인하할 확률도 63%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12월까지 기준금리가 100bp 하락할 확률도 11.2%로 상승한 게 눈에 띈다. 또 한편으로는 중동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려를 키웠다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날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자국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것과 관련한 조치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에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다는 소식에 7% 급락하기도 했다. 당시에는 기술주 중심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급락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나스닥과 코인 가격이 정반대로 움직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은 전장보다 451.98p(2.64%) 급등한 1만 7599.40에 마쳤다. 특히 인공지능(AI) 관련주에서 엔비디아가 12.81%, 브로드컴이 11.96%, ASML이 8.89%, 퀄컴이 8.39%, Arm홀딩스가 8.43%, AMD가 4.36% 상승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 이밖에 시장에서는 시장에 비트코인이 더 많이 풀릴만한 요인 등이 주목 받고는 있지만, 뚜렷한 인과 관계에 대한 설명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제도권에 안착하지 못한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시세 변동에 의구심과 혼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이 전황으로는’…러우 전쟁 종전 의제 현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시작된 전쟁에서 우크라이나 '영토 포기'라는 결론이 부상하고 있다. 전황에 뚜렷한 반전이 없는 가운데, 대내외 여건은 차츰 종전을 바라는 분위기가 고조되면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공개된 일간 르몽드 등 프랑스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는 절대 영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정부는 영토를 포기할 공식적 권리가 없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원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은 제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영토 보전과 관련된 모든 문제는 우크라이나 국민 뜻 없이는 대통령이나 특정인, 또는 전 세계 다른 대통령들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거꾸로 '영토 포기' 종전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아지면 대통령도 그 뜻에 따라 종전을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특히 최근 우크라이나 내부에서 종전을 바라는 여론이 뚜렷하게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의도에 더 힘이 실린다. 키이우국제사회학연구소(KIIS) 여론조사에서 '종전을 위해 영토 일부를 포기할 수 있다'고 답한 우크라이나 국민은 지난해 5월 10%에서 올해 5∼6월 32%로 늘었다. 다만 아직은 '전쟁을 더 오래 하더라도 영토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55%로 여전히 많았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여론 전환과 마찬가지로 메시지에 변화를 주고 있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11월 제2차 우크라이나 평화회의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 회의에 러시아 대표단도 초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울러 최근 중국을 방문한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을 통해 러시아와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의 직접 협상 움직임에 “나는 11월에 열리는 2차 평화회의에 러시아 대표들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실현 가능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위한 정의로운 평화는 우리의 영토를 온전히 회복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다만 “그것이 오로지 무기를 통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며 유연한 접근법도 열어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가 전쟁을 원하는 한 최전선에 있고, 러시아가 원한다면 외교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결과가 전선에 미칠 영향에는 예측이 어렵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한다면 민주당의 대표가 되겠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평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 해도 어떤 대화가 이뤄질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11월 5일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알 수 없지만, 나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가 미 의회에서 다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AP 통신은 이날 미국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그간 간절히 기다려 온 서방 F-16 전투기가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제공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전투기 수는 소수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공격을 격퇴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그동안 서방 국가들에 F-16 전투기 지원을 호소해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총 128대의 F-16 전투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현재까지 서방이 지원하기로 약속한 규모는 60여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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