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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공주택 공급 일정 줄줄이 연기…당첨자들 ‘발동동’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일부 공공주택 공급 일정이 파행을 겪으면서 입주 예정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공공분양 사전청약 단지 10곳 중 7곳에서 본청약이 지연되고 있지만 LH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LH '사전청약 입주자모집공고'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본청약이 예정됐던 사전청약 단지 45개 중 32개(71.1%)가 원래 발표했던 일정을 연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공급이 지연된 총 지연 물량은 약 1만7913채 규모로, 6개월부터 길게는 4년까지 일정이 미뤄졌다. LH가 지연 예정일을 공개한 단지로만 따져도 평균 지연 기간이 1년 2개월에 달했다. 올해 본청약이 예정됐던 18개 단지에서도 10개 단지가 공급계획서에서 빠지며 평균치에 반영되지 않았다. 때문에 실제 지연 기간은 더 길 것으로 추측되며, 앞으로 본청약이 지연되는 단지들 숫자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본청약 일정이 지연되는 이유에 대해 LH는 “기존 주민들의 이주 반대, 보상 거부, 오염토 발견, 법정 보호종 및 문화재 발굴 등 돌발적인 상황에 따른 불가피한 사태"라고 해명했다. LH는 또 “사전에 본청약 및 입주예정시기 등이 추후 사업추진 여건에 따라 변경 및 지연될 수 있다는 내용을 입주자공고 당시 안내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사전 청약 당첨자들은 불만을 털어 놓고 있다. LH가 거론한 지연 사유, 즉 주민 보상, 감리 업체 선정, 주민 이주 반대 등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문제로 일정 지연의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실망감에 포기까지 고려하고 있다. 한 LH 사전청약 단지 당첨자는 “입주 일정에 맞춰 자금 및 자녀 계획을 세웠는데 본청약 일정 연기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다"며 “아직까지 명확한 발표도 없어 청약을 포기해야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전청약은 본청약 1~2년 전 청약을 진행하는 제도다. 2009년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제로 처음 도입됐지만 사업지연 등의 이유로 당첨자들이 제 때 입주하지 못하자 폐기된 바 있다. 정부는 이후 2021년 7월 '패닉바잉' 등으로 집값이 폭등하자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매수세를 진정시키고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사전청약 제도를 부활시켰다. 당시에도 일부 전문가들은 주민 보상 및 기반 시설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시점에서의 사전청약 제도는 부동산시장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LH의 무성의한 대응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불만이 고조된 당첨자들에게 뚜렷한 대안·입장을 밝히거나 사과하지 않아 '매를 벌고 있다'는 것이다. LH는 다만 국토교통부와 사전청약 단지 전수조사 등을 통해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LH 관계자는 “국토부 주관으로 지연된 본청약 일정을 다시 짜고 있지만 아직 정리가 다 되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은 일정 및 안내 시기를 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전청약 관련 제도 개선이 검토되고 있으며, (결정되면)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수조사 완료되는대로 구체적 지연사유와 지연기간을 당첨자에게 개별 안내할 예정"이라며 “당첨자가 사전청약지구 사업현황을 직접 조회할 수 있는 소통체계도 구축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이미 많은 문제가 발견된 제도를 무리하게 끌고 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사전청약에서 보이는 문제점들은 과거 이에 대해 이미 지적됐었던 문제들이 현실화된 것"이라며 “애초부터 문제가 지적됐던 제도를 무리하게 끌고 갈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선분양 제도를 활용하는 것이 사전청약에서 나오는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전셋값 상승에도 갭투자 ‘실종’…“빚내서 사도 남는 게 없어”

서울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자 갭투자가 고개를 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오히려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로 '빚'을 얻기 꺼려지게 된 데다, 최근 10년새 서울 주택값이 2~3배 이상 오르면서 필요한 자금 규모도 커졌다. 또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적다. 한마디로 고비용에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을 통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갭투자를 분석한 결과, 11월부터 12월까지 갭투자 비중은 평균 10%대였으나 2월은 6.47%, 3월은 3.73%까지 떨어졌다. 월별로 보면 11월 중엔 총 1930건 매매 중 갭투자는 212건(10.98%), 12월에는 1897건 중 216건(11.38%), 1월은 2635건 중 277건(10.51%) 등 10%대를 유지했다. 그러다가 2월부터 2450건 중 157건(6.40%)으로 대폭 감소했고, 지난달에는 2798건 중 87건(3.10%)에 그쳤다. 지역 별로는 최근 갭투자가 상대적으로 많았던 노원구의 경우 2022년에는 매매 중 29% 정도가 갭투자였지만, 올해는 1월부터 3월까지 7%, 6%,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갭투자와 깊이 연동돼 있는 전세가율(매매가와 전세가의 비율)도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예컨대 노원구 중계주공5단지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2월 기준 매매가 6억7000만원에 전셋값 3억5000만원으로 전세가율이 52.2%에 그쳤다. 서울 전체적으로도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달 기준 54.4% 수준이다. 전국 67.1%, 경기 64.3%, 인천 65.0%, 지방이 72.5%인 것과 크게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의 지속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갭투자가 사라진 것은 우선 전세사기의 영향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수도권에서 1만여 건 이상 전세사기가 불거진 이후 갭투자가 크게 줄었다. 특히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었던 역전세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지면서 전세를 끼고 여러 채를 소액투자하는 갭투자가 사회 전체적으로 '퇴출 대상'으로 여겨지게 됐다. 특히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하면서 갭투자를 통한 시세 차익 실현이 어려워진 점도 작용했다.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0.58%(2024년 3월 18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하락하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기준 금리 .3.50%)가 유지되고 있고, 아파트가격이 최근 급상승해 전세가율이 높아지더라도 갭투자에 필요한 자금 규모도 커지는 등 '고비용'이 불가피한 현실도 갭투자 열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가 비율이 오른다고 무조건 갭투자가 성행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걸로 보인다"며 “집값이 오른다는 수요자의 기대와 수요대비 부족한 주택 공급, 저금리 등 갭투자를 유발하는 제반 조건이 맞물릴 때 투기적 가수요가 움직이게 된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금처럼 갭투자가 지속 위축되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 좋은 영향만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과거 집값과 전셋값이 동시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이 80% 이상이었거나, 무자본 갭투자 등이 성행했을 때는 갭투자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으나 건전한 갭투자마저 실종하게 되면 시장의 거래량을 크게 감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가 '2023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발표한 전용 85㎡ 이하 아파트 10년 장기 임대 등록 부활도 관심사로 여겨지고 있다. 현재는 비아파트만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으나 이를 아파트까지 확대하는 법안이다. 다만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관련법인 '민간임대주택특별법 개정안'은 국회서 계류 중이고, 여당의 총선 패배로 부활 가능성은 낮은 실정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와 투자수요자가 동시에 활성화 돼야 시장이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며 “취득세 등 세금 장벽을 낮춰줌으로써 어느정도 건강한 갭투자는 활성화할 있는 허들은 낮춰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소형아파트 분양가 1년 새 20.5%↑…중소형보다 빨리 올라”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의 분양가가 중소형 아파트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올해 3월 기준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당 평균 분양가는 114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월 949만원 대비 20.5% 상승한 것이다. 이를 전용면적 60㎡ 기준으로 평균 분양가를 환산하면 2023년 3월 5억 6940만원에서 올해 동월 6억 8580만원으로, 1년 새 1억 1640만원 상승한 수치다.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작년 3분기 이후 인기 평형인 중소형아파트(60㎡ 초과~85㎡ 이하)보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3분기 소형아파트와 중소형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2022년 3분기 대비 각각 9.2%, 12.8% 상승했으나, 2023년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10.6% 오르며 분기별 상승률이 역전됐다. 이어 올해 1분기에도 2023년 1분기 대비 각각 19.7%, 16% 상승해 소형아파트 평균 분양가의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소형아파트의 ㎡당 평균 분양가는 2023년 9월 이래 7개월 연속 상승하는 중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2023년 9월 958만원 △2023년 10월 965만원 △2023년 11월 1027만원 △2023년 12월 1041만원 △2024년 1월 1116만원 △2024년 2월 1138만원 △2024년 3월 1143만원으로 나타났다. 다방 관계자는 “건축비 인상, 빌라 기피로 인한 아파트 수요 증가, 특례 대출 시행과 고금리 기조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특히 수요가 몰리는 소형아파트의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소형아파트의 경우 실수요자가 상대적으로 주거 취약층인 청년, 신혼부부, 1인 가구 등인 만큼 부담이 더 크게 느껴질 것으로 우려된다"라고 밝혔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갑질 or 억울”…공정위 칼날 위에 선 ‘준공 후 잔금 지급’

공정거래위원회가 유보금 명목으로 하도급 대금 일부를 지연 지급한 건설사들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면서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하도급법상 위반이긴 하지만 정해진 기간을 준수하고 하자 보수를 위해 어쩔 수 없다는 '현실론'도 나오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이달 초 대우건설 등 건설사 4곳에 조사관을 보내 하도급 대금 지급 내역서 등 자료를 확보했다. 공정위는 이들 건설사가 하도급 대금 일부를 유보금으로 정해 지급을 미룬 부분에 대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보금은 건설사가 공사 완성 및 하자 보수 의무 이행을 이유로 잡아둔 보증금 성격의 돈이다. 약속된 공사대금의 일부를 준공 후나 하자 보수 기간 이후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유보금은 통상 전체 공사대금의 5∼10%로 책정된다. 건설업계 일각에서 이같은 대금 지급 조건을 특약에 넣거나 '관행'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시장 침체기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겹친 상황에 중소 건설사 유동성을 악화시킬 수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일단 이같은 유보금 제도는 하도급법 위반이 명백해 보인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목적물의 인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수급 사업자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기 때문이다. 만약 이를 어기면 지연 이자를 줘야 하며, 적발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 수사 대상으로 지목된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제 막 조사를 시작해 드릴 수 있는 얘기가 별로 없다. 결과를 기다리고 그에 따르겠다"면서 “너무 단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만 보지 말아주시길 바란다.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정위의 유보금 지급 관행 조사에 대해 건설업계에선 '잘못된 행태'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현실적 필요성 등을 들어 '엄벌의 대상'이 되어야 할 '갑질'인지 여부에 대해선 이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잘못된 관행이므로 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보금과 같이 대금을 묶어놓는 형태의 계약은 잘 보지 못했다. 요새는 협력업체와의 거래가 워낙 투명하게 진행되기 때문에 유보금이라는 것은 조금 철 지난 얘기"라며 “협력업체들도 예전처럼 주먹구구식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고 절차가 잘 적립돼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유보금 얘기는 부적절한 관행"이라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유보금은 건설업계 관행이긴 하지만 지양해야 할 낡은 시스템"이라며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하거나 불리하기 때문에 공정위에서 지적을 한 것이고 앞으로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큰 문제'는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한 건설사 하청업체 관계자는 “공정에 따라 하자가 나오는 부분이 일정하지 않고 마감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유보금은 공사를 잘 마무리 지으라는 차원에서 받는 것"이라며 “통상적으로 업체를 선정할 때 완공 후 유보금을 주겠다는 협의를 하고 공정을 시작하기 때문에 갑질이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했디. 그는 이어 “대기업이 하청업체에게 하도급 대금을 지연 지급했다면 갑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갑질이냐 아니냐를 판단하기가 애매하다"면서 “조사 대상 기업들도 억울한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겹겹이 쌓인 악재…총선 후 부동산시장 ‘총체적 난국’

4.10 총선 이후 건설부동산 시장의 대내외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미국발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중동발 유가 급등 등 원자잿값 상승 압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고조, 미분양 확산, 여당 패배에 의한 부동산 규제 완화 동력 상실 등 악재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금리 인하 여부 등 시장의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할 때라고 조언하고 있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4.10 총선을 전후로 건설부동산 분야에 각종 악재가 산적하면서 일각에서 전망했던 '4월 위기설'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고조되고 있다. 우선 공사비 급등, 미분양 적체 등으로 건설업체들의 수주 실적이 급감했다. 최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지난 2월 국내 건설수주 실적에 따르면 10조 2000억원에 그쳐 전월 대비 2.9%, 전년 동월 대비 24.2% 감소했다. 공사비가 급증하다 보니 수익성을 보장할 수 없어 건설사가 일감을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간 수주는 재개발과 건축수주가 각각 45.3%, 16.2% 줄었다. 재건축시장만 봐도 유찰이 거듭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서초구 신반포12차, 송파구 가락삼익맨숀과 우성4차 등은 지속 유찰을 겪으며 건설사가 수주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이란간 충돌로 중동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고물가, 고금리에 유가까지 들썩이고 있다. 원자잿값 인플레이션 압박이 공사비 상승을 더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원화 환율까지 10년래 최고치인 1400원대를 넘나 들면서 가뜩이나 불안한 수입 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PF도 다시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착공에 따라 전 단계인 '브릿지론'에서 '본 PF'로 전환하지 못하는 사업장들이 많아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 금융권 입장에선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많아지다 보니 추가 자금 대출보다는 회수가 안전한 상태다. 건설사들도 부실 비율이 높아지면서 신용도 하락 위험에 직면해 있다. 해외 부문도 악재가 겹쳤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근 대형프로젝트 수주로 잭팟을 터뜨렸지만 이스라엘-이란간 전쟁 국면으로 장밋빛 전망을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사우디 정부의 역점 사업인 네옴시티 프로젝트의 중기 목표가 대폭 축소됐다. 전체 170km 가운데 2030년까지 겨우 2.4km만 건설하기로 했다. 연간 400억달러 수주라는 올해 해외 수주 목표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좋아질 것이란 지표는 안 나오고 악재만 겹치다 보니 건설업계가 힘든 시기를 장기간 감내해야 할 것"이라며 “단기 악재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하반기 금리인하까지 잘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택 시장도 조기 금리 인하, 규제 완화가 어려워지면서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정부는 그간 1.10대책 등을 통해 대대적인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약속했지만 총선 패배로 대부분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특히 주택 수요 자극의 관건인 금리 인하 여부가 점점 불투명해지면서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때 공급된 과잉 유동성 때문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현재 기준금리 5.25~5.50%)를 유지하자 어쩔 수 없이 따라가고(3.5%) 있으며, 이는 부동산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 이에 부동산 업계에선 미국의 금리 인하 시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당초 미국은 지난해 말부터 인플레가 어느 정도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자 경기 부양을 위해 올 하반기 3차례 정도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측됐었다. 이에 우리나라도 늦어도 9월 이후엔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최근들어 금리 인하 시기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강한 인플레가 지속되는 반면 3월 소매판매지수가 호조를 보이는 등 경기가 견조하다는 점을 들어 단기간 내 금리 인하 조치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하반기 우리나라의 금리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주택담보대출금리 인하가 불가능해 가뜩이나 어려운 부동산 시장의 경색 국면을 장기화시킬 전망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총선이 야당의 승리로 끝나면서 수요자 입장에선 심리적인 기대감이 떨어지고 있다"며 “중동 긴장감으로 투자 위축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올해 말 금리인하마저 없다면 2차 하락기를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인구감소와 부동산시장]④ 개인은 ‘영끌족’ 피하고, 건설사들 ‘패러다임’ 바꿔야

지난해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이 0.72명으로 기록됐다. 올해 합계출산율은 0.6명대로 추락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출산율이 1.58명인 것과 비교하면 한국의 출산율은 재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인구감소가 필연이라면 개인와 기업은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1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오래 전부터 예견된 인구감소 신호가 이제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출산율과 혼인율이 저하되면서 1인 가구가 증가해 당분간 주택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는 가구수가 유지 또는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최소한 2040년부터는 이마저 감소할 수 밖에 없어 시장의 구조적 변동이 불가피하다. 특히 실거주자 입장에선 주택을 매매해야 할지 장기임대로 가야 할지 고민이 많은 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서울 등 주요 도심의 1주택자는 빚을 내서라도 똘똘한 한채를 매입해 가격이 상승하면 팔아 더 큰 주택으로 옮기거나, 평생 보유하고 있다가 팔아서 노후 자금으로 쓸 수도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택 가치의 장기적 하락이 불가피해 이런 전략은 쓸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영끌'을 피하라고 권하고 있다. 소득의 50% 이상을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 이자 지급에 쓰지 말라는 것이다. 실거주를 위해 집을 사고 싶다면 청약시장을 지속 두드리거나, 저렴한 경매매물로 안전 마진을 확보하는 게 좋다. 또 노후 대비를 위한 주택 매수 후 향후 주택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다. 주택이 투자 가치가 없다고 판단하는 실거주자는 주식이나 기타 대체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도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주택은 월세 등 임대로만 거주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하고, 남는 돈을 주식, 채권 등 다른 분야에 투자해 자산을 불릴 수 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선별 투자가 강조될 것으로 전망됐다. 거주 인구 규모에 따라 특정 지역은 초고층 밀집 개발이 진행되고 나머지 지역은 슬럼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등 재개발로 수익을 크게 낼 수 있는 '알짜배기' 땅을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지역이나 실버주택 등 임차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 곳이 주요 투자처로 떠오른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정부가 저출산과 인구감소를 인지하고 세제 혜택이나 대출관련 규제완화 대책을 내놓으며 상황 악화를 막고 있다"며 “다만 결국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만 가격 상승 요인을 부추길 수 있어 향후 쏠림 현상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구조가 변화하는 만큼 건설업 부문의 대내외적 환경도 확 달라진다. 신규 주택 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국내 건설업체들의 주요 업무 영역이 임대 주택 공급, 주택 리모델링이나 인프라 건설, 해외 부문으로 변화될 수 있다. 또 현재 초기 단계인 프로젝트매니지(PM) 방식을 활성화해 리스크는 최소화하고 효율성·비용 절약은 극대화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의 제도 개선도 요구되고 있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주택공급 활성화 세미나에서 “하나의 공간에 주거와 업무, 상업활동 등 수요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가변성을 높인 리모델링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건설업계에선 또 인구 감소 시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민간 장기임대주택 보급 활성화를 위해선 일정한 수익성 보장이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민간 사업자들이 임대 주택 사업에 뛰어들려면 그만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며, 그래야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 공급이 원활하다는 것이다. 지방의 빈집 해소도 향후 과제다. 지방 관급공사를 주로 하는 C 대표는 “앞으로 지방 소도시나 농촌은 디트로이트처럼 빈집으로 가득찰 것"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도시철도망을 좀 더 촘촘하게 구축해서 소멸되는 공간의 빈집을 문화 및 관광산업과 연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에 나서면 변화하는 인구감소를 대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건설업계의 변신도 요구된다. 신기술을 활용한 비용 절감·제로 탄소 시대 개막·시간 단축·인력 투입 최소화 등이 과제다. 구체적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설계 최적화 솔루션이나 3D설계인 BIM과 가상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 사물인터넷(IoT), 모듈러건축, 3D프린터 등 신기술 개발과 활용에 적극 나서야 한다. 또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 확대도 필수다. 해외건설 관계자는 “해외진출에는 정부의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면서 “개발도상국 등 정부가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이나 각국 인프라 건설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현지 발주자 협업 및 금융지원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여의도 재건축 ‘2차전’…대교아파트 수주전 개막

1970년대 건축된 서울 여의도 일대 아파트들의 재건축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여의도 1호' 재건축 단지인 한양아파트가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첫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두 번째인 대교아파트 시공사 선정에도 삼성물산·롯데건설 등 대형 건설업체들이 뛰어들면서 '2차전'의 막이 올랐다. 대교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지난달 21일부터 영등포구청 주관으로 트 재건축 정비계획(안)이 주민공람 절차에 들어갔다고 17일 밝혔다. 주민공람은 30일간 진행된다. 이 사업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과 정비계획을 동시에 진행하는 첫 번째 사업장이다. 6.3빌딩, 여의도 한강공원이 지척인 한강뷰 아파트다.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9호선 샛강역 등이 가깝다. 단지 바로 옆에 여의도 초·중·고가 있어 학군도 좋다. 1975년 준공된 노후 단지로 4개동, 576가구로 구성됐으며 전용면적은 95.5㎡부터 151.74㎡까지다. 조합은 주민설명회 및 구의회 의견 청취 이후 오는 5월 정비계획안 서울시 상정 및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6월 정비계획 결정 및 고시를 목표로 정비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교아파트는 현재 약 469.79%의 용적률을 적용받아 지하4층~지상 최고 49층 총 4개 아파트 단지로 바뀌는 계획안을 수립 중이다. 조합은 오는 2025년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입주 예정 시기는 2030년이다. 대형 건설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3~4개의 대형 건설사가 조합과 지속적인 접촉을 하고 있으며, 가장 큰 관심을 보이는 곳은 삼성물산과 롯데건설로 알려졌다.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은 올해 초 대교아파트 조합설립 인가 당시 단지 외벽에 대형 축하 현수막을 내걸며 관심을 드러낸 바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지금은 시기가 너무 빨라 구체적으로 정해진 계획은 없다. 더 단계가 나가야 정확한 계획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확실한 것은 삼성물산이 대교아파트 재건축사업 입찰에 관심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건설 관계자 또한 “해당 사업장은 롯데건설의 중점사업장으로,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사업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합측은 부동산시장 침체기에도 지금이 적기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시장이 상승기로 돌아서면서 일반 분양이 수월히 진행돼 조합원들의 부담이 덜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대내외적 여건상 추가분담금 급증 및 사업 기간 연장 등 회의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입지적 우위가 있는 것은 확실하지만 사업성이 얼마나 나올 지가 문제다. 분양가를 올리지 못하면 추가분담금이 올라갈텐데, 조합원들이 이를 수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공사비 인상 이슈가 발생해 빠른 사업 진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현재 시장 분위기 및 금리를 고려해보면 2035년 정도 입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아파트시장 침체기, 강남-非강남 격차만 더 벌어졌다

부동산시장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남과 비강남,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간 매매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2015년 3.3㎡(평)당 1457만원에 불과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그 외 서울 지역 아파트의 매매가 간극은 지난 3월 기준 3372만원까지 확대됐다. 앞서 2015년 당시 강남3구 아파트 평당 매매가는 2918만원이었으며 그 외 서울 지역은 1461만원이었다. 그러나 강남3구 아파트 매매가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면서 지난달 6606만원까지 올라갔다. 강남3구 집값이 지속 상승세를 이어간 데에는 부동산시장 침체기에 나타난 빠른 회복세와 규제 완화 대책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남3구는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으로 묶여있고 저리 대출인 신생아특례보금자리론 이용(매매 9억원 이하 5억원 한도 내 대출 등) 등에 제한이 있지만, 집값 조정기 급매물 매입수요 유입과 시장 회복기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선반영돼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여기에 더해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담은 '1.10대책'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에 대한 개정에 이어 최근 신규 분양시장에서의 청약열기가 강남권 매입 선호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 3.3㎡당 강남3구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은 집값 호황기였던 2020~2022년 1.9배로 배율이 감소했지만 집값이 하향조정세를 탄 지난해부터는 2배로 증가했다. 이는 강남3구 아파트 1채로 기타 서울 내 지역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집값 대세 상승기에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아 받은 대출) 및 패닉바잉 등으로 서울 대부분의 집값이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침체기로 돌아서며 수요자의 자산선택이 제한되고 대기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차별화 양상이 커지는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강남3구 아파트에서는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강남구 압구정동 구현대 7차 전용면적 245㎡는 지난달 27일 115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거래(80억원) 대비 무려 35억원 높은 가격이다. 반면 강북 대표 재건축 단지 중 하나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 전용면적 31㎡의 지난 6일 매매가는 5억원으로 2019년과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강남-비강남과 더불어 서울-수도권(경기·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또한 격차가 꾸준히 벌어지고 있다. 2015년 792만원이었던 서울-수도권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 격차는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며 지난달 기준 2261만원까지 벌어졌다. 서울과 수도권의 평당 아파트 매매가격 배율 또한 2015년 1.8배에서 지난달 2.3배까지 확대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이같은 현상이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현재 인구 절반이 거주하는 수도권의 밀집도가 지속되며 수도권 주택시장 또한 지역 내 부동산 업황과 개별 호재 및 수급에 따라 가격 편차가 끊임없이 변주하고 있다"며 “당분간 서울을 중심으로 한 집값 양극화와 수요 쏠림이 택지 구득난과 신축 분양 선호에 힘입어 조금 더 지속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안 팔리는 전세사기 경매주택...HUG 대항력 포기가 관건

주택 경매시장에서 비(非)아파트인 오피스텔, 다세대 주택 등의 매각률이 10% 초반 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UG가 인수한 주택도 경매시장에서 쉽게 팔리지 않는 실정이다. 15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021년 1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평균 28.82%였던 낙찰률을 보였으나, 이후부터 지난 3월까지는 평균 11.54%의 낙찰률을 보이고 있다. 비아파트 경매 매물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7월까지 빌라 진행건수는 약 800여건 정도였으나 이후부턴 900건에서 1400건까지 지속 1000건대로 물건이 쌓이고 있다. 매매가격을 웃돌거나 그보다 비싸게 전세를 줬던 갭투자자의 깡통전세 물건이 지속 나오고 있고, 여기에 전세사기 여파로 나온 물건까지 겹치면서 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증보험에 가입한 세입자의 빌라를 인수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물건마저 매각율이 10%대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3개월(1~3월)을 보면 비아파트 매각율은 19.07%로 기록됐다. 이 중 경매 낙찰자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대항력 있는 물건은 12.39%,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인수한 물건은 10.54%의 매각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HUG의 인수조건변경 물건은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한 세입자가 HUG를 통해 보증금을 먼저 받고, HUG는 그 집을 경매에 신청하는 경우를 말한다. 지지옥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89건까지 매각됐던 HUG 물건은 올해 1월 76건, 2월 72건까지 매각됐더니 3월에는 46건만이 매각됐다. 저조한 매각율이 반복되는 것은 빌라 등 비아파트 주택시장의 거래가 활성화되지 않아 경매로서도 매력을 잃어서다. 또한 대항력이 있는 선순위 보증금이 있는 깡통주택은 유찰이 10회는 우습게 넘기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HUG가 대항력(묶여있는 보증금)을 포기한 물건은 곧 팔릴 수 있다는 희망도 공존하고 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빌라 시장이 녹록치 않다 보니 유찰이 반복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고, 신통기획이나 모아타운에 지정된 물건들만 그나마 팔리는 실정이다"며 “그럼에도 자체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HUG가 인수한 물건들이 많아지면서 지난해 한 자릿수였던 낙찰율이 10%대로 다시 반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지옥션은 HUG가 채권자로 있는 경매 진행물건을 대상으로 진행물건과 예정물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월 기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채권자로 있는 경매 진행물건 약 2000여건, 경매 예정물건 약 3000여건의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한편, 향후 제보를 통해 수집된 전세피해 소명 물건들을 추가 공개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준현 기자 kjh123@ekn.kr

서울 분양가·전세가 ‘쌍끌이 상승’에 탈서울 심화

올해도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이 매달 최고가를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거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여기에 전세가도 덩달아 오르고 있어 세입자들의 자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렇듯 서울 입성 문턱이 높아지자, 수요자들의 탈서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1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서울 민간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지난 2월 3780만8100원으로 나타났다. 전달 대비 1.99%(73만5900원) 상승했고, 전년 동월보다는 24.18%(736만2300원) 오른 가격이다. 서울 분양가는 매월 발표될 때마다 거침없이 오르고 있어 조만간 4000만원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새집 뿐만 아니라 전세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는 지난해 6월 3.3㎡당 1865만원에서 7월 1869만원으로 반등에 나서 올해 3월 1921만원으로 9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이에 같은 기간 서울 평균 전셋값은 5억9822만원(2023년 6월)에서 6억1613만원(2024년 3월)으로 1791만원 올랐다. 일각에서는 올해도 전세 강세가 이어지면서 가격은 더욱 가파르게 오를 거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탈서울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타 도시로 이동한 전출인구 46만1409명 중 경기권으로 이동한 인구는 27만9375명으로 60.5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전입 사유 7가지(직업·가족·주택·교육·주거환경·자연환경·기타) 중 주택 문제로 전입한 인구가 8만9636명으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서울 분양가격과 전세가격이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탈서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경기 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들은 서울과 연접한 경기 지역의 신규 분양 단지를 눈여겨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현주 기자 zoo10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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