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사들이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을 다각도로 지원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연초부터 금융당국이 금융사를 향해 상생금융 확대를 거듭 주문한데다 금융사 역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측면에서 금융지원을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겉으로 보이는 상생금융 숫자를 늘리기보다 취약계층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 지방은행 등 국내 은행이 가계,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가동 중인 상생금융은 총 70개다. 신한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지만 성실상환을 위해 노력 중인 비외감 중소법인에게 별도의 신청 없이도 연체이자 수납시 연체 가산금리 2%포인트(p)를 인하해준다. KB국민은행은 취약차주 중소법인 금리인하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법인이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대출금리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2%포인트(p) 금리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대출금리 7% 초과부분에 대해서는 최대 3%포인트(p) 대출원금을 자동 상환하는 대출원금 자동감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우리은행은 개인사업자에 5%대 고정금리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는 ‘우리 사장님 생활비 대출’을 출시하며 ‘우리상생금융 3·3패키지’를 완성했다. 우리은행이 3월 말 발표한 우리상생금융 3·3 패키지는 가계대출 금리 인하, 소상공인 생활안정자금 5000억원 긴급대출, 대출 성실 상환고객 대상 대출원금 1% 감면, 고령층 이체수수료 전액 면제 등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연간 2050억원 규모의 고객 혜택을 제공하고자 했다. KB국민카드는 다음달부터 중소, 영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KB국민 개인사업자 대출 적용금리를 1.5%포인트(p) 인하하고, 연체채권이나 특수채권을 보유한 차주 대상 채무 감면 비율을 확대하기로 했다. 최근 삼성금융네트웍스가 발표한 상생금융 방안은 청소년 자살 예방과 같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고 시각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지원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은 청소년 자살 문제 해결을 위한 청소년 생명존중사업에 20년간 300억원을 지원한다. 삼성생명은 청년 비영리단체를 응원하는 지역청년 지원사업에 3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삼성화재의 안내견사업에는 20년간 6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금융사들이 연초부터 다양한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하면서 혜택을 본 소비자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출 원리금 상환부담 경감 등 상생금융으로 소비자들이 받은 혜택은 총 1조1479억원으로 추산됐다. 8월 말까지 집행된 실적은 4700억원, 혜택을 본 소비자 수는 은행권 기준 약 174만명으로 추산됐다. 작년부터 대출금리 상승, 경기 둔화 등으로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확대되면서 금융당국의 주문 아래 금융사들이 다양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영향이다. 다만 금융사들이 내놓은 상생금융 방안 가운데 아직 홍보가 되지 않아 대상자임에도 신청을 못하거나 기존 부채가 많은 탓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에 걸려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지원 규모를 부풀리기보다는 실제 취약계층이 체감할 수 있는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는데 주력하고 있다. 또 금융사 입장에서 상생금융 방안은 금리인상기 대출 연체 등 리스크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내놓은 금융지원 방안 가운데 소비자들이 신청하지 않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상품도 많고, 여신 관련 규제로 은행이 금융지원을 적용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며 "또 은행, 보험, 카드 등 금융사별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각 회사가 현실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지원방안을 발표하는 한편 지원대상자로 분류되는 이들에게는 문자 등으로 최대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별로 상생금융 지원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책을 확대하겠다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다"며 "상생금융은 금융사들이 ESG 경영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ys106@ekn.kr금리 인상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금융사들이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을 다각도로 지원할 수 있는 상생금융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사진은 시중은행 영업점.(사진=에너지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