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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주총 대전 ‘캐스팅 보트’ 쥔 IBK기업은행

IBK기업은행 전직 행장들이 금융권 이사회에 핵심 멤버로 발탁되면서 기업들의 지배구조 강화에 일조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기획재정부가 최대주주인 국책은행이면서도 시중은행들과 포트폴리오가 유사하다. 이에 금융사들은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기업은행 전직 행장들을 사외이사로 발탁해 정부와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이사회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는 KT&G의 최대주주로, 경영진 감시 및 견제의 역할을 수행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취지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전직 행장들은 현재 주요 금융사 사외이사진의 멤버로 활동 중이다. 대표적인 곳이 KB금융지주다. 권선주 전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발탁됐다. 권 전 행장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제24대 기업은행장을 재임하며, '우리나라 최초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했다. 2020년 3월부터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합류했으며, 현재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권 전 행장은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으로, 이사회를 견제, 균형의 원리에 따라 원활하게 운영하고자 KB금융 경영진 및 사외이사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도진 전 IBK기업은행장은 올해 3월 하나은행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김 전 행장은 1985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권선주 전 행장에 뒤를 이어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제25대 기업은행장을 역임했다. 하나은행은 김도진 전 행장이 신입 행원부터 은행장까지 역임하며 축적한 은행 산업, 업무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이사회 주요 안건에 현실적인 조언과 함께 객관적이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했다. DB손해보험은 최근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 제24대 외환은행장, 제22대 기업은행장을 지낸 윤용로 전 행장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윤용로 사외이사가 금융 분야의 풍부한 감독행정 경험과 금융경제에 대한 높은 이해, 폭넓은 금융지식을 보유한 만큼 대주주, 다른 이사로부터 독자적으로 경영감독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게 DB손해보험의 분석이다. 통상 금융사 주요 요직을 지낸 인물들이 금융지주사 이사회 멤버로 선임되면 현 금융지주사 최고경영자(CEO)나 경영진에 대한 통제, 감독, 감시의 역할을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나 IBK기업은행의 경우 국책은행이면서도 수출입은행, KDB산업은행 등 다른 국책은행과 달리 리테일 영업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 전직 기업은행장이 타 국책은행장보다 시중은행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정부와의 네트워크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공통된 평가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 입장에서 금융권 경영진에 회사가 처한 상황, 향후 대응방안 등을 조언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이사진 스스로) 금융업에 대한 풍부한 인사이트, 현장 경험을 보유해야 한다"며 “CEO를 역임한 분들은 (교수 등 다른 후보군보다) 이사회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최적의 인물"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은 전직 행장들의 사외이사진 발탁과 별개로 KT&G 최대주주(지분율 7.11%)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달 말 열린 KT&G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손동환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KT&G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손동환 교수는 대법원 재판연구원,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역임하며 경제법, 공정거래법, 상법 등 전문가로 불린다. 기업은행은 KT&G와 같은 소유분산 기업의 경우 이사회의 역할과 견제 기능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 주주들의 의견을 대변할 이사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기존 KT&G 사외이사진은 모두 KT&G가 추천한 사외이사로, 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전무한 상황이었다. 이 가운데 기업은행이 제안한 손동환 교수가 KT&G 사외이사로 최종 선임된 것은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아가 기업은행의 이번 주주 제안 사외이사 선임은 현재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사회 역할을 거듭 주문하는 와중에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할 때는 이사회 구성의 전문성, 다양성 등 모든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적의 인물을 추천한다"며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타 금융사 입장에서 전직 기업은행장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새마을금고중앙회, ‘양문석 편법대출’ 의혹 현장 검사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대학생 자녀가 사업자대출을 명목으로 11억원의 대출을 받았다는 논란과 관련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대출을 내준 대구 수성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1일 새마을금중앙회 검사팀은 이날 오전 8시 20분께부터 수성새마을금고에서 현장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사가 시작된 후 수성새마을금고는 취재진 출입이 통제되고 고객 입장만 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수성새마을금고는 양 후보의 대학생 자녀에게 2021년 4월 11억원의 사업자대출을 내준 것으로 파악된다. 양 후보는 이 돈을 당시 30여억원 수준이던 서울 서초구 아파트 구매를 위해 한 캐피탈·대부업체로부터 받은 또 다른 대출금 등을 갚는 데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성새마을금고는 양 후보 자녀가 '통신 판매업' 사업자에 등록했으며, 대출에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상태다. 또 양 후보가 구입한 서초구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내줬고, 양 후보의 자녀는 사업자 관련 증빙 서류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후보 측은 전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새마을금고의 현장검사를 환영한다"며 “이 대출이 사기대출인지 아닌지 분명히 밝혀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막 내린 카드사 주총…올해 키워드는 ‘관료 출신·외국인’

카드업계의 정기 주주총회 시즌이 막을 내렸다. 이사진에 새롭게 영입된 사외이사들은 예년과 같이 경제분야와 법조분야에서 전문성을 지닌 한편 올해는 다수의 관료출신이 등장했고 외국인을 선임해 이목을 끌었다.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삼성카드를 시작으로 21일 우리카드, 하나카드가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25일은 신한카드, 27일은 현대카드, 29일은 롯데카드와 BC카드가 주총을 마무리 했다. 8개 전업카드사 중 가장 먼저 주총을 개최한 삼성카드는 사외이사로 임혜란 사외이사를 재선임하고 문창용 저축은행중앙회 전문이사를 신규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김태선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은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새로 영입한 문 사외이사는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도 활동 중이다. 앞서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기획재정부 세제실 실장을 거쳐 법조분야와 관료출신으로서의 경력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우리카드는 새로운 선임을 통해 사외이사 4인 모두가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면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 선임 기조가 짙게 나타났다. 우리카드는 올해 주총을 통해 장재형 법무법인 율촌 조세부문 부부문장을 새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장 신임 사외이사는 35회 행시 출신이며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과장 등을 지냈다. 안진회계법인 조세자문본부 전무와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법학과 겸임교수를 거친 바 있다.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실 선임행정관도 거쳤다. 김영섭, 유재한, 신현택 사외이사는 재선임해 1년 더 임기를 연장했다. 기존 박래수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떠나게 되며 우리카드 사외이사진은 전원 행정고시 관료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하나카드는 박재식, 전선애, 권숙교 사외이사가 임기만료에 따라 모두 재선임됐다. 박 사외이사는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과 금융정책국, 대통령경제정책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도 활동했다. 또한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저축은행중앙회 회장직을 두루 거쳤다. 권 사외이사는 김&장 법률사무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맡은바 있으며 지난해 하나카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신한카드에서는 신규 사외이사 자리에 외국인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오노 마사미치와 히라카와 유타다. 오노 사외이사는 카모치노상사 운영과 도쿄히가시 신용금고 대의원 등의 이력으로 상생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히라카와 사외이사는 히라카와상사가 부동산 개발을 비롯해 호텔, 레저, 골프장, 친환경에너지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 고령화 유통시장 전반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한카드는 이 외에 최준선, 성영애 기존 사외이사의 재선임도 결의했다. 대표이사의 거취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대카드는 정태영 대표이사의 연임에 대한 안건을 상정해 의결했다. 롯데카드는 주총을 통해 조좌진 대표 연임을 확정했다. 한편, 이번 주총을 통해 카드사들은 최대 2000억원에 달하는 배당 논의도 진행했다. 삼성카드는 이번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2500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삼성카드의 최대주주는 지분 71.86%를 보유한 삼성생명으로 이번 배당을 통해 2081억원 가량을 수령한다. 우리카드는 보통주 1주당 123원을 배당하는 안건을 결의해 220억4974만원의 배당금이 우리카드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로 흘러가게 됐다. 하나카드는 보통주 1주당 105원을 배당하는 안건 결의에 따라 하나카드 지분 100%를 보유한 하나금융지주가 이번 배당을 통해 280억원 가량을 수령하게 됐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작년에 웃은 토스뱅크…인뱅 판도변화 전초전

지난해 토스뱅크가 적자 폭을 크게 줄이며 실적 반등에 시동을 걸었다. 케이뱅크는 대규모 충당금에 발목이 잡혀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인터넷은행의 희비가 갈린 가운데,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이라고 자신한 토스뱅크의 질주가 이어질 지 주목된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해 17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적자(-2644억원) 대비 15분의 1로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토스뱅크는 지난해 3, 4분기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86억원, 4분기 순이익은 124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128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전년(836억원) 대비 85% 순이익이 줄었다. 이자이익(4504억원·16.9%↑)과 비이자이익(338억원·420%↑)이 모두 늘었지만 역대 최대 충당금을 쌓으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충당금 규모는 2927억원으로, 전년(1361억원) 대비 2배 이상(1566억원) 증가했다. 단 토스뱅크의 경우도 지난해 2000억원 이상의 충당금을 쌓은 만큼 실적 개선 속도는 토스뱅크가 더 빨랐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토스뱅크의 원화대손충당금 잔액은 3012억원으로, 전년(906억원) 대비 2106억원 더 증가했다. 이자이익 규모도 토스뱅크가 더 컸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이자이익은 5548억원으로, 전년 동기(2174억원) 대비 155% 더 늘었다. 반면 토스뱅크는 수수료 이익이 -508억원으로 전년(-477억원) 대비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두 은행 모두 여·수신 잔액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의 수신 잔액도 케이뱅크를 앞서 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3조7000억원으로, 케이뱅크(19조700억원) 대비 4조원 이상이 더 많다. 토스뱅크가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 '자유적금', '굴비적금' 등 다양한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토스뱅크의 저축성예금 잔액은 5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3600억원)에 비해 15배 성장했다. 여신 잔액의 경우 케이뱅크 13조8400억원, 토스뱅크 12조4000억원으로, 케이뱅크가 1조4400억원 더 많은 상태다. 고객 수는 케이뱅크가 더 많지만 토스뱅크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케이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는 953만명인데, 지난 2월 말 기준 1000만명을 돌파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가입자 수는 888만명이며, 지난달 말 기준 983만명까지 가입자가 늘어 1000만명 돌파를 앞두고 있다. 케이뱅크가 아직 실적 등의 부분에서는 토스뱅크를 앞서고 있으나 토스뱅크보다 출범 시기가 4년 이상 빠르다는 점을 고려하면 토스뱅크의 성장세가 케이뱅크를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2017년 4월부터, 토스뱅크는 2021년 10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토스뱅크는 올해를 흑자 전환의 원년으로 선포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는 것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공식 선임된 이은미 토스뱅크 행장은 “올해를 첫 연간 흑자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고 동시에 1000만 고객 은행으로서 고객 신뢰를 제고하기 위해 재무적 안전성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강화해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겠다"고 말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후 지난해의 성장세를 지속한다면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많은 순이익을 내는 것도 가능한 상황이다. 한편 인터넷은행의 경우 대환대출 인프라 출시에 따라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는 만큼 은행권 내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대환대출을 주도하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말 당기순이익은 35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4.9%나 늘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말 이자이익은 2조481억원으로 전년 대비 58.3% 증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은행장 만난 김주현 금융위원장 “책무구조도, 내부통제 실질적 해결책”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요 시중은행장들과 만나 “7월부터 시행되는 책무구조도가 내부통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도록 많은 고민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1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지주계열 은행(NH농협, 신한, 우리, 하나, KB국민) 은행장 및 광주은행(지방은행협의회 의장) 은행장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주요 은행장들과 작년 7월 발표한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방안' 과제 이행 상황 등 은행권 혁신 추진현황을 공유하고, 최근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해 은행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 개선방안'은 △ 은행권 경쟁 촉진 및 구조개선, △ 고정금리 비중 확대 등 금리체계 개선, △ 손실흡수능력 제고, △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 성과급·퇴직금 등 보수체계 개선 및 주주환원정책 점검, △ 사회공헌 활성화 등 6개 과제를 골자로 한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발생한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이번 ELS 사태는 소비자보호 제도 자체의 보완 필요성 외에 은행들의 영업행태와 소비자보호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7월부터 금융권의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책무구조도'가 시행된다"며 “책무구조도가 형식적으로 운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만약 이번 ELS 사태 상황에서 '책무구조도'가 있었다면 어떤 결과가 나타났을지 생각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대상 업무의 범위와 내용을 금융회사가 스스로 각자의 특성을 고려해 사전에 정하도록 하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당시 상황에 '책무구조도'가 있다고 가정했음에도 ELS 사태가 동일하게 발생했을 것으로 생각된다면 그 책무구조도의 실효성에는 물음표를 붙여야 할 것"이라며 “아무쪼록 '책무구조도'가 법령에 따라 마지못해 도입하는 제도가 아니라 내부통제 문제의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을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2월에 약 1조5000억원 규모의 개인사업자 이자환급 프로그램을 차질없이 집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1조5000억원 규모의 이자환급 프로그램 외에 소상공인과 취약계층을 위한 6000억원 규모의 지원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은행장들을 향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금융권의 노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부수·겸영업무 규제 개선 등 금융제도 개혁도 적극 추진하겠다"며 “기업 경영환경이 유례없이 급변하는 가운데 우리 은행들이 변화와 혁신을 이룰 수 있도록 여러분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부수·겸영업무 규제개선 등 금융제도를 과감하게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은 앞으로도 사회적 가치 증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며 “은행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이 국민 편익 관점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관점에서 신탁, 자문 등 기존 자산관리 관련 제도를 국민의 자산 형성에 유익한 방향으로 어떻게 개선할지, 은행은 종합적인 금융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어떤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민관이 함께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은행권은 앞으로 새로운 제도 도입 시 '소비자보호'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면밀히 살피고,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제도 개선사항이 은행 조직 전체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은행권의 소비자보호를 보다 두텁게 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변화 쉽지 않아”...상장보험사, 올해 여성 신규 사외이사는 0명

국내 보험사들이 '주총 시즌'을 속속 마무리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새로 선임한 신규 사외이사 중 여성 인력은 한 명도 투입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여성인력 풀이 기존 남성들 수준 만큼 넓지 않은 점이나 타 업권보다 젊은층 유입이 적은 분위기 등 업계 특징을 변화가 더딘 이유로 들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보험사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지난 21일 삼성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을 시작으로 22일 DB손해보험, 현대해상, 교보생명이 주총을 진행했다. 28일에는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이, 29일에는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주총을 마쳤다. 이번 주총을 통해 업계에 선임·재선임된 사외이사는 13명으로, 주요 관심사 중 하나인 이사진 구성에 올해도 이목이 모였다. 삼성화재는 이번 주총에서 이문화 대표를 신규 사내이사로, 홍성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삼성생명은 홍원학 대표를 사내이사로, 이주경 부사장과 김우성 부사장은 각각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삼성화재 신규 사외이사로는 성영훈 전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선임됐다. 한화생명은 박순철 변호사와 정순섭 서울대 로스쿨 교수 등을 신규 선임했다. DB손해보험은 김철호 분당서울대병원 의사를, 삼성생명은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영입했다. 법조계, 의료계, 관료출신 등 각 영역 전문가들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보험신사업이나 법률 리스크 대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올해 보험업계에서는 새로 합류하는 사외이사진 중 여성이 한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금융지주사를 포함해 금융권 전반이 여성 인재를 전진배치하고 있는 행보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올해 금융지주사는 여성 사외이사 수가 대폭 확대되면서 '여풍'이 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전년 대비 여성이 2명에서 3명으로 늘면서 여성 비중이 22.2%에서 33.3%로 늘었다. 하나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도 여성이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늘어 비중은 전년 대비 각각 12.5%에서 22.2%로, 16.7%에서 28.6%로 증가했다. KB금융의 경우 올해 여성인 권선주 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신한금융은 윤재원 현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함과 동시에 3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두게 됐다. 최근 금융권 내에선 여성 대표이사가 나오기도 했다. 토스뱅크는 지난 28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이은미 신임 대표 선임의 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김륜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술경영학부 부교수를 여성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보험업권은 이 같은 흐름에 다소 뒤처지는 듯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지만 속도감 있는 변화를 주는 것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여성 인재가 남성 대비 많지 않을 뿐더러 보험업계가 특수한 전문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타 금융업보다 접근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며 타 업종과 비교해서는 기존 이사진 연령층이 높은점 등 여러 난관이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여성 인재를 모시기 위해 자리가 나기 전부터 미리 적합자를 찾고 준비해오고 있다"며 “그러나 먼저는 기본적으로 남성보다 인력풀이 적고, 소비자감시나 금융전문 경험이 있으면서도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 등 회사에 어울리는지에 대한 검증도 따르기에 영입에 어려움이 있다. 사외이사 선임을 두고 적합하지 않은 경력이라는 비판도 많기에 후보선정부터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여성 사외이사로 제안할 만한 인물이 금융업 전반에 고루 분포돼있지만 은행이나 IT로 먼저 유입되는 등 더 볼륨이 크고 접근성이 좋은 업계로 먼저 향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IT업종의 경우 이사진이 젊은데 보험업계는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아 사외이사 추천이 원활하게 되지 않거나 영입 후의 분위기 등 알게모르게 작용하는 요소나 다양한 관계가 영향을 주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성 인력을 늘리는 노력을 점점 키워야 함에 대다수 보험사가 공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이 여성인력 채용이나 여성관리자 발탁 등을 늘려가는 분위기는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방향성에도 공감하고 있고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어 이제부터는 변화가 더 많이 체감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연체율 급등’ 새마을금고, 내달 첫 금감원 공동검사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올 들어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다음 달 8일부터 개별 금고에 대한 첫 공동검사를 실시한다. 행정안전부로의 관리·감독을 받는 새마을금고를 대상으로 금융당국이 검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다음 달 8일부터 2주간 예금보험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 등과 함께 새마을금고에 대한 현장 검사를 실시한다. 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개별 금고 4곳이 대상이다. 이는 금융위원회와 행안부가 지난달 맺은 '새마을금고 건전성 감독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금감원·예보·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검사협의체를 구성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과 행안부는 지난해 7월 새마을금고 뱅크런 위기 이후 금고 감독 과정에 금융당국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용해 이 같은 공동 검사를 처음 실시한다. 이번 검사에서는 연체율 관리 등 건전성 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 들어 새마을금고 연체율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여파 속에 급등해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의 전체 연체율은 5.07%였는데, 올해 1월 기준 6%대로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7%대까지 추가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PF와 유사한 성격의 관리형토지신탁이나 공동대출 부실화가 연체율 상승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금감원의 첫 검사 후 새마을금고 건설 관련 부실채권 정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금감원은 새마을금고와 함께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저축은행에 적극적인 경·공매를 유도하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홍콩ELS 배상안 백기 든 은행권...“본게임은 이제 시작”

주요 시중은행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면서 향후 파장에 관심이 쏠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중은행을 향해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하라고 압박한 것이 이번 은행권의 자율배상 결정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배상안과 관계없이 이달(4월)부터 ELS 손실 관련 제재 절차, 제도 개선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인데 은행권의 분쟁조정기준안 수용이 과징금과 판매사 최고경영자(CEO) 제재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지가 관건이다. 은행권이 홍콩 ELS 관련 투자자 배상을 결정했지만 4월부터 투자자 배상 절차, 금융사 제재 등이 본격화되는 만큼 이번 배상 결정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ELS 최다 판매사인 KB국민은행은 이달 29일 이사회에서 홍콩H지수 기초 ELS 손실 관련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기준안에 따른 자율조정안을 결의하고, 투자자에 대한 자율 배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금융감독원이 이달 11일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한 직후인 이달 13일부터 200명이 넘는 직원들을 투입해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 판매한 ELS 계좌 8만여개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이 기간 판매잔액은 5조2000억원이다. 국민은행의 전체 ELS 판매 잔액은 8조원이다. 국민은행은 투자자들의 불확실성 해소, 신뢰 회복을 위해 만기 손실이 확정 또는 현재 손실 구간에 진입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속하게 보호조치를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다른 은행권도 최근 이사회를 열고 ELS 자율배상을 결정했다. 가장 먼저 ELS 분쟁조정기준안을 수용한 곳은 우리은행이었다. 우리은행은 이달 22일 이사회를 열고 ELS 투자자에 대한 자율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의 자율조정 대상 ELS 금액은 415억원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작년 말 기준 홍콩H지수 ELS 잔액은 약 2조300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만기도래분 가운데 손실구간에 진입한 금액은 약 7500억원 수준이다. SC제일은행은 홍콩H지수 관련 고객 손실에 대한 자율배상안 승인 건을 의결했다. SC제일은행은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 고객 배상 절차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 회사의 ELS 판매 잔액은 1조1600억원이다. 한국씨티은행은 ELS 판매 잔액이 370억원으로 다른 은행보다는 적은 편이다. 주요 은행권이 ELS 분쟁조정안을 모두 수용하기로 하면서 이러한 결정이 금융감독원의 제재 감경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금융감독원은 은행권이 투자자들에게 ELS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위법부당행위에 대해 관련법규 및 절차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특히 금감원은 기관 및 임직원 제재, 과징금, 과태료 등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판매사의 고객 피해 배상, 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해 관련 기준 및 절차에 따라 참작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은행의 배상안과 상관없이 제재를 원래 생각했던 속도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제재 절차와 제도 개선은 4~5월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소비자나 이해관계자에게 적절한 원상회복 조치를 한다면 제재, 과징금 감경 요소로 삼는 게 당연하다"고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과거 사모펀드 손실 사태 당시 금융사 최고경영자(CEO)에게 중징계를 내렸던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ELS는 공모펀드이고, 홍콩H지수 급락으로 대규모 손실 사태가 발생한 만큼 특정 금융권 CEO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금감원장이) 과징금 감경을 직접 언급한 상황에서 은행권에 과도한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금감원 입장에서는 총선 전에 은행권이 ELS 배상을 결정하도록 하는 게 우선이었기 때문에 (1차적인 목표는) 달성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과거 사모펀드 사태에서도 금융사들이 투자자들에게 배상을 결정했음에도 CEO에게 중징계를 내린 사례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번 ELS 사태 역시 CEO나 금융사 제재 수위를 예측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CEO 제재 수위나 과징금은) 정성평가 항목으로 들어가서 미리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며 “온전히 금융감독원 손에 달린 일"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국내은행 BIS 총자본비율 15.66%...전년 대비 0.37%p 올라

지난해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이 전년 대비 개선됐다. 국내 주요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상회하며 안정적이라는 게 금융감독원의 진단이다. 2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은행지주회사 및 은행 BIS 기준 자본비율 현황'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5.66%로 전년 말 대비 0.37%포인트(p) 상승했다. 보통주자본비율은 13.01%, 기본자본비율은 14.29%로 전년 말 대비 0.40%포인트, 0.38%포인트 올랐다. 단순기본자본비율은 6.59%로 전년 말 대비 0.39%포인트 올랐다. BIS 기준 자본비율은 총자산(위험자산 가중평가)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다. 은행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금융감독원의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비율 7.0%, 기본자본비율 8.5%, 총자본비율 10.5%다. 작년 말 현재 모든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은 규제비율을 상회하는 등 양호한 수준이다. 총자본비율 기준으로 모든 금융체계상 중요한 은행(KB·신한·하나·농협·우리은행) 및 씨티·카카오·SC제일은행이 15%를 상회하며 매우 안정적인 모습이다. 보통주자본비율 기준으로는 씨티·카카오·SC가 14% 이상, KB·하나·신한 13% 이상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감원은 “작년 말 국내은행의 자본비율은 모든 은행이 규제비율을 크게 상회하는 등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며 “지난해 당기순이익 증가 등으로 자본증가율이 위험가중자산증가율을 상회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다만 올해도 주요국 통화정책 불확실성 및 부동산 경기 부진 등으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국내은행의 자본적정성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손실흡수능력 제고를 위해 은행 건전성 제도를 지속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모니모에 ‘은행’ 들여오는 삼성카드…존재감 확대 되나

삼성카드가 은행과의 협력에 나서면서 삼성금융계열사의 집약체인 '모니모' 키우기에 팔을 걷었다. 삼성금융 브랜드와 은행권의 새로운 협업으로 파생될 시너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양쪽 모두에 어떤 이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29일 카드사와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카드, 삼성증권 등이 모인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난 26일 통합 앱(애플리케이션) '모니모'와 협업할 은행들과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마쳤다. PT에 나선 곳은 최종 참여의사를 밝혔던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다. 삼성금융은 이후 손잡게 될 은행에 모니모 내 삼성계열사만의 핵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은행 계좌와 연계한 예금 상품 등을 선보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산 개발이나 인프라 구축 등 개편 비용은 양측이 분담한다. 프레젠테이션 이후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최종적으로 협업할 은행 발표를 앞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 은행이 가진 기능과 삼성금융 계열사간 디지털 플랫폼 운용상 협업 모델을 통해 양 측이 누릴 이점을 다양하게 따져봐야하기 때문이다. 모니모 대표 운영사인 삼성카드 측은 “아직 서비스가 구체화된 게 아니고 일정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시일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금융과 은행권이 손을 잡게 될 경우 향후 양 측이 낼 시너지를 두고선 전망이 엇갈린다. 우선 모니모에 은행 역할이 부재했기에 이를 엮어주는 은행 기능을 바탕으로 파생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현 체제에선 증권사, 보험사, 카드사 만으로는 자금의 수시 유출입을 유도하지 못하기에 은행 필요성이 확실하단 것이다. 은행입장에선 기존 삼성금융인프라를 사용하는 고객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보험사와 카드사에 결제하는 계좌로 사용되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고 보험료와 카드결제가 되는 계좌에 머물러있는 돈은 일반 유동성 예금이며 앱 MAU도 높일 수 있는 방법" 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서비스 연계나 관련 상품의 추가가 모니모의 흥행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와 관련해 의구심도 따른다. 현재 소비자가 앱을 통해 금융거래를 하는 경우는 은행 비중이 높은데, 모니모에 은행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추가되더라도 삼성금융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겐 충분한 유인 요소가 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당장 은행앱과의 이용자 수 차이 등으로 인해 모니머니 사용층 유입으로 인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현재까지 모니모는 은행이 주축이 된 타 통합앱과 비교해 견줄만한 성적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 모니모는 지난 2022년 4월 보험상품 가입과 보험료 청구, 주식투자, 간편결제 등 삼성금융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한데 모은 앱을 비은행권 금융사 중 처음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은행 핵심 서비스가 담긴 KB금융, 신한금융의 슈퍼앱과 비교할 때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의 차이나 대중적인 인지도 면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선불충전금 '모니머니'를 활용한 전용 계좌 상품이 나온다고 해도 모니머니가 가진 자체 경쟁력이 크게 힘을 쓰지 못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플랫폼 서비스에 강점이 있는 카카오뱅크, 토스 등과도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모니모의 MAU는 290만명 수준으로 카카오페이(2410만명)와 비교해 대조적이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유동성 확보로 조달 원활에 있어 좋은방향으로 작용하겠지만 그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은행 측이 모니모에 당장 큰 수익성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며 삼성과의 연계를 통한 부수적인 이득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어찌보면 모니모에 은행 기능이 추가되기에 은행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황인데 은행이 스스로 경쟁피티에 참여하는 것이나 개편비용에 자금을 대야하는 게 다소 매끄럽지 않은 모양새다"며 “삼성은 글로벌 기업으로 각 업권에 뻗어있는 브랜드가치와 시장점유율이 크기 때문에 은행측도 모니모를 통한 당장의 수익보다 삼성과의 연계를 통해 삼성 기업고객 유치나 간접적으로 얻어가는 부가가치에 기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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