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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전력산업 세미나] “2050년 전력시장 600조원 규모…데이터 독점 깨 혁신기업 키워야”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너지산업의 양적, 질적 성장으로 에너지 혁신이 일어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전력시장 규모도 현재 약 100조원에서 2050년까지 600조원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혁신을 앞당기기 위해선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독점하고 있는 관련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한규·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 에너지경제신문이 주최하고 경제더하기연구소 후원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AI시대, 우리의 전력산업과 시장은 준비가 되었는가?' 토론회가 열렸다. 발제자로 나선 김선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은 'AI 시대가 가져올 전력수요 증가 현실과 대응전략' 발표에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약 33~43%는 미국, 20~22%는 유럽, 20~25%는 중국에 위치하는 등 AI의 에너지 수요는 매우 지역화 돼 있다"며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나 2030년까지 AI로 인한 에너지 수요는 현재보다 2배가량 증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AI뿐만 아니라 전력 수요를 증가시키는 요인은 많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대비 2030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 요인은 △산업화 1959TWh △빌딩전력화 1219TWh △전기차 854TWh △냉방 697TWh △난방 486TWh △중공업 484TWh, 데이터센터 383TWh 등이다. 김 교수는 “세계는 지금 전력화와 전력부분의 탈탄소화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전환은 기회가 되고 전력산업은 혁신산업으로 바뀌고 있다"며 대표적 에너지 혁신기업으로 영국의 옥토퍼스 에너지를 소개했다. 이 기업은 설립한지 10년밖에 안됐지만 2023년 매출 172억달러를 기록하며 영국 최대 에너지기업으로 성장했다. 옥토퍼스 에너지는 AI 및 클라우드 기반의 에너지 플랫폼 '크라켄'을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맞춤형 전력을 공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기업은 관련 서비스를 독일, 호주, 일본 등 18개국에 공급하고 있다. 김 교수는 AI시대에는 에너지산업 혁신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선 우선 에너지 데이터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데이터가 제대로 개방돼 있지도 않고 신뢰성도 없다. 국내 전력 분야 연구진들은 항상 미국과 유럽 사례를 토대로 연구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전과 전력거래소가 다 알아서 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산업이 나오기 어렵다. 전력데이터를 공개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내 전력산업 규모가 현재 약 100조원에서 2050년에는 6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분석하며, 지금 국내 혁신기업을 육성하지 못하면 추후에 해외 혁신기업이 국내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도 전력시장의 혁신적 변화를 주문하는 전문가들의 바람이 이어졌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한전은 전력시장의 수요와 공급 양방향을 독점하고 있다. 과연 누군가 새로운 기술과 알고리즘을 제안하더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민간에서 훨씬 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온다. 어디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데이터가 공개되지 않으면 연구도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규종 대한상공회의소 그린에너지센터장은 “지난 60여년간 한전의 중앙집중형 전력공급시스템은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지만 AI 첨단산업 시대에서도 한전 시스템이 지속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며 “향후 시장이 개방되면 기업들은 전기 조달을 선택할 수 있게 돼 중요한 경쟁력 요소가 된다. 기업이 선택역량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정책 마련, 전문기업 육성, 신사업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력시장의 개방, 혁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지만, 역시 정부 측은 보수적 입장을 견지했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재생에너지를 도입한 독일, 이탈리아의 전기요금은 우리나라의 세 배에 달한다. 우리와 산업용 전기요금이 비슷한 미국에서는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발전소를 선점하려는 경쟁을 벌이며 전력요금이 폭등하기도 했다"며 “우리가 하는 제도는 장점과 단점이 있다. 한전은 공공이 주도하면서 글로벌 변동성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시스템으로 가려면 우리가 가진 장점을 포기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론은 △조영탁 한밭대 교수(좌장)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21대 국회의원) △김윤수 GIST 에너지융합대학원 교수 △이보람 삼성전자 DS 지속가능경영사무국 상무 △최규종 대한상의 그린에너지센터장 △이성규 한전 재생E 대책실장 △문양택 산업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플라스틱 국제협약 ‘생산규제’ 뺀 의장 선택지 제시

종료를 이틀 앞둔 부산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의 의장이 '플라스틱 생산 규제' 내용을 포함하지 않는 선택지를 내놨다.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이 29일 내놓은 새 '제안문'을 보면 최대 쟁점인 '1차 플라스틱 폴리머'(화석연료에서 추출한 플라스틱 원료)에 대해 2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자신이 내놓은 제안문 6장(공급과 지속가능한 생산)에 '첫 번째 협약 당사국 총회 때 1차 플라스틱 폴리머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한 전 세계적 목표를 담은 부속서(annex)를 채택한다'고 규정하는 방안이다. 당사국은 목표를 준수하기 위해 플라스틱 전(全) 주기에 대해 조처를 취하고 1차 플라스틱 폴리머 생산·수입·수출량을 보고해야 한다는 조항도 첫 번째 선택지에 담겼다. 또 다른 선택지는 이 6장을 아예 협약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글로벌 감축목표를 설정하자는 이른바 '플라스틱 소비·피해국'과 생산 규제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산유국을 비롯한 '플라스틱 생산국'의 입장을 모두 반영한 것이다. 앞서 의장이 협상 촉진용으로 내놓은 문서인 '논페이퍼'에는 구체적인 문안 없이 6장에 '플라스틱 전 주기에 걸쳐 1차 플라스틱 폴리머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줄이기 위해 공급을 관리할 필요성을 인정하는 내용을 넣을 수 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5일 부산에서 시작한 5차 협상위는 다음 달 1일 종료된다. 그러나 쟁점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약을 법적 효력이 있는 문서로 다듬는 '법률초안작성그룹'(LDG)에 전달된 문구가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협상 자체가 더딘 셈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전, 2024년 빅데이터 공기업 브랜드평판 1위

한국전력공사가 공기업 브랜드평판 2024년 11월 빅데이터 분석결과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한전KPS 3위 한국도로공사 순으로 분석됐다. 공기업(公企業)이란 국가 또는 지방 자치 단체가 출자했거나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는 기업을 말한다. 즉, 공기업은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가 수행하는 사업 가운데 기업적인 성격의 것을 수행하는 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기업적인 성격이란 정부가 물품, 또는 그 서비스를 국민에게 제공할 때에 그 대가(對價)를 받아들이는 경우를 가리킨다. 이것은 넓은 의미에서 일반 행정적인 사업과는 구분되고 있다. 공기업 브랜드평판에 분석한 공기업 브랜드는 직원 정원이 50인 이상이고, 자체수입원이 총 수입액의 2분의 1이상인 공공기관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정한 기관이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는 공기업 32개 브랜드에 대해서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여 2024년 11월 브랜드 평판조사를 실시했다. 2024년 10월 29일부터 2024년 11월 29일까지의 브랜드 빅데이터 4413만 2494개를 분석했다. 지난 10월 공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4362만 550개와 비교하면 1.17% 증가했다. 브랜드평판지수는 소비자들의 온라인 습관이 브랜드 소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찾아내서 브랜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만들어진 지표이다. 브랜드에 대한 긍부정 평가, 미디어 관심도, 소비자끼리 소통량, 소셜에서의 대화량, 커뮤니티 점유율을 측정하여 분석했다. 공기업 브랜드평판 분석은 참여지수, 미디어지수, 소통지수, 커뮤니티지수, 사회공헌지수로 구분하여 브랜드평판지수를 산출했다. 브랜드의 마케팅 시장지표 분석과 한국브랜드모니터의 정성평가도 포함했다. 2024년 11월 공기업 브랜드평판 순위는 한국전력공사, 한전KPS, 한국도로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부동산원, 한국철도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주택도시보증공사, 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강원랜드, 한국중부발전,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한국마사회, 한국가스기술공사, 한전KDN,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남동발전, 해양환경공단, 한국동서발전, 주식회사 에스알,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한국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 순으로 분석됐다. 공기업 브랜드평판 1위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 브랜드는 참여지수 117만 7117 미디어지수 162만847 소통지수 150만 5453 커뮤니티지수 184만 7564 사회공헌지수 1만 1736이 되면서 브랜드평판지수 616만 2717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지수 354만 4123과 비교해보면 73.89% 상승했다. 2위인 한전KPS 브랜드는 참여지수 89만 3535 미디어지수 156만 654 소통지수 136만 8420 커뮤니티지수 113만 8377 사회공헌지수 7090이 되면서 브랜드평판지수 496만 8075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지수 239만 7115와 비교해보면 107.25% 상승했다. 3위인 한국도로공사 브랜드는 참여지수 74만 3913 미디어지수 105만 8224 소통지수 96만 6050 커뮤니티지수 110만 65 사회공헌지수 1만 8160이 되면서 브랜드평판지수 388만 6413으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지수 503만 7929와 비교해보면 22.86% 하락했다. 4위, 한국가스공사 브랜드는 참여지수 59만 7088 미디어지수 87만 5763 소통지수 79만 810 커뮤니티지수 104만 5544 사회공헌지수 3만 923이 되면서 브랜드평판지수 334만 128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지수 245만 5034와 비교해보면 36.05% 상승했다. 5위, 한국부동산원 브랜드는 참여지수 33만 2803 미디어지수 48만 3221 소통지수 40만 2243 커뮤니티지수 183만 825 사회공헌지수 4,327이 되면서 브랜드평판지수 305만 3419로 분석됐다. 지난 10월 브랜드평판지수 249만 7953과 비교해보면 22.24% 상승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 구창환 소장은 “2024년 11월 공기업 브랜드평판 결과, 한국전력공사 ( 대표 김동철 ) 브랜드가 1위로 분석됐다. 공기업 카테고리 브랜드 빅데이터분석을 해보니 10월 공기업 브랜드 빅데이터 4362만 550개와 비교하면 1.17% 증가했다. 세부 분석을 보면 브랜드소비 0.57% 상승, 브랜드이슈 25.10% 상승, 브랜드소통 6.83% 상승, 브랜드확산 11.84% 하락, 브랜드공헌 1.13% 상승했다."라고 평판 분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日의 발빠른 트럼프 대응…美 LNG 수입 대폭 늘린다

일본이 내년 1월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를 맞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를 대거 수입해 대미 무역흑자 폭을 낮추고, 이를 통해 아시아 LNG허브도 구축하는 '일석이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29일 한국석유공사 스마트데이터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 트럼프 정부 2기를 맞아 향후 미국산 LNG를 대거 수입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고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일본의 대미 무역흑자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570억달러에서 올해는 700억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흑자 규모가 전년대비 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과도한 흑자는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의 눈에 절대 좋아 보일리가 없다. 트럼프는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아무리 우방국이라도 봐주지 않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발표를 통해 취임 직후 대미 무역흑자가 많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에도 10% 추가관세를 매길 계획이다. 이 추세라면 일본도 고관세를 피해갈 수 없다. 일본은 2022년 기준 총 7200만톤의 LNG를 수입했다. 수입국 비중은 호주 42.7%, 말레이시아 16.7%이며 미국은 5.7%에 불과했다. 이는 심지어 러시아 9.5%보다도 적다.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보고서는 “한국과 일본 모두 미국의 새 정부로부터 무역 역조에 대한 시정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일본은 적극적으로 미국산 LNG 도입을 늘릴 계획"이라며 “일본의 LNG 도입은 미쓰이, 제라 등 민간 상사 또는 에너지업체에 의해 이뤄지고 있기에 일본 정부의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일본 기업도 미국산 LNG를 선호하고 있어 정부 방침에 적극 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일본 정부는 미국산 LNG 수입 확대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 폭을 줄이면서 또 다른 경제적 효과도 노리고 있다. 판매가 자유로운 미국산 LNG를 통해 아시아 LNG 허브국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LNG 허브는 일종의 LNG 중간 물류기지로, 생산국과 소비국 사이에서 트래이딩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트래이딩을 하려면 취급 물량이 언제든지 사고 팔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중동산 LNG는 3자 판매금지 조항이 있어 사고 팔 수가 없다. 반면 미국산 LNG는 이러한 조건이 없어 트래이딩에 적합하고, 특히 미국 현지 가스가격(헨리허브)에 연동되기 때문에 가격도 저렴해 허브를 꿈꾸는 일본한테는 적합하다. 일본은 2020년 이전까지 카타르산 LNG를 12% 비중까지 수입했는데, 현재 비중은 4%밖에 안된다. 카타르산 물량은 재판매 금지 조항이 있어 비중을 줄인 것이다. 보고서는 “일본은 미국으로부터 LNG를 대량으로 도입 후 이를 동남아 국가와 대만에 재판매해 차익을 남기려는 것이다. 실제로 동남아 지역의 LNG 소비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일본은 LNG 시장의 '큰 손'으로 구매 시 강력한 가격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아시아 시장에서 LNG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차익 거래의 기회도 커질 것으로 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의 전략적인 미국산 LNG 구매 확대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 역시 트럼프 행정부에서 고관세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2023년 444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며, 올해는 1~10월까지 벌써 443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2023년 총 4412만톤의 LNG를 수입했다. 수입국별 물량은 호주 1042만톤, 카타르 860만톤, 말레이시아 611만톤, 미국 511만톤, 오만 497만톤 등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플라스틱 국제협약 중반 넘었으나 제자리 걸음 반복”

지난 25일부터 12월 1일까지 부산에서 열리는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가 중반부를 넘어섰지만 의미있는 협상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히로타카 코이케 그린피스 대외협력 및 국제정책 담당은 “협상이 중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의장이 제시한 비공식 문서(Non-Paper3)는 새로운 제안에 묻혔고, 협상은 다시 불필요하게 논의할 사항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재정 문제와 상류 단계(원료 추출과 생산단계) 통제 조치에 대한 의도적인 지연으로 인해, 현재 상황에서는 INC5가 강력한 협약을 이끌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본회의에서 의장은 논란이 적은 요소들조차 법률 초안 작성 그룹(LDG)에 전달하지 못했다. 이는 절대적 합의 방식이 협상 진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히로타카 담당은 “단 한 줄의 문구도 법률 전문가에게 제출되지 않았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협상단은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된다. 앞으로 남은 며칠 동안, 시민과 우리의 미래를 위한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을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이릭 린데뷔에르그 세계자연기금(WWF) 플라스틱 정책 책임자는 “이번 주 중간 점검 본회의에서 협상이 지금까지 얼마나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22년 케냐 나이로비에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협상 방식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여러 국가들이 열정적으로 발언하는 가운데, 소수의 국가가 협상의 진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이곳 부산에, 플라스틱 전체 생애주기를 포괄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 질서를 마련하기 위해 모였다. 이제 회원국들은 필요하다면 투표를 포함한 모든 절차적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며 “협상을 방해하려는 일부 국가들은 단지 약화된 협약을 원하고 있다. 그들이 협상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도록 내버려둬선 안 된다. 비협조적인 일부 국가들을 배제해서라도 강력한 협약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인터뷰] 박정음 서울환경연합 활동가 “플라스틱 생산 감축 반드시 관철돼야…韓정부 역할 아쉬워”

“이번 협약이 단순한 형식적 결과물로 끝나지 않고, 알찬 내용을 담은 실질적인 협약이 되길 바랍니다." 서울환경연합에서 자원순환팀장을 맡고 있는 박정음 활동가는 지난 26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플라스틱 협약 논의 현장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박 활동가는 이번 협약 논의에 대해 긍정적 요소와 한계점을 동시에 언급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서 초안이 너무 길었던 상황을 고려해, 의장이 발표한 논페이퍼를 기반으로 협약을 협상해 나가자는 합의가 이뤄졌다"면서도 “다만 논페이퍼에서 생산 감축과 같은 중요한 핵심 내용이 빠져 있어 우려된다"고 평가했다. 논페이퍼란 비공식 외교문서를 뜻하는 것으로, 이번에는 이견이 3000개 넘게 달려 있는 77쪽짜리 협약문 초안을 17쪽으로 줄인 문서를 뜻한다. 특히 박 활동가는 협상 과정에서 러시아와 인도의 태도를 지적하며 “이들 국가는 첫날 기존 초안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의사결정을 만장일치로 하자는 주장을 하며 협상을 지연시켰다"며 “첫날에도 오전 중에 끝날 예정이던 회의가 오후까지 이어졌다. 진전과 난항이 혼재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워했다. 박 활동가는 “현재 한국은 논페이퍼를 지지한 정도의 움직임만 보였고, 이번 협약에서 주최국으로서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며 주최국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회의장 공간 부족 문제로 옵저버들이 참여하지 못하고 줄을 서서 대기하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는 한국 정부가 시민사회 참여를 확대할 전제 조건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의 핵심으로 그는 '생산 감축'을 꼽았다. 박 활동가는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면 단순히 쓰레기 관리 차원에서 접근할 게 아니라 생산 감축을 포함한 플라스틱 전주기로 관리해야 한다"며 “생산 감축이라는 단어가 강하게 들릴 수 있지만 포장재를 대체하는 구체적인 방안은 이미 현실에서 논의되고 있다. 포장재 감축 필요성에 대해 산업계도 일부 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약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이번 협약에서 생산 감축 목표와 구체적인 수치가 명문화되면, 이후 한국 정부가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정할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적 합의를 통해 명확한 목표가 설정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의 재활용 시스템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박 활동가는 “정부가 열분해 재활용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물질 재활용보다 에너지 소비가 크다"며 “화학적 재활용이 모든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비춰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질 재활용을 중심으로 하고, 열분해 재활용은 보조적인 수단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 오염의 책임과 관련한 질문에 그는 “플라스틱 오염은 주로 생산국에 책임이 있다. 국제사회가 생산국 중심으로 재정적 부담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재활용 시스템 확립과 노동자 보호를 포함한 정의로운 전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활동가는 이번 협약 이후에도 활동을 이어갈 계획을 밝혔다. 그는 “시민들에게 협약의 소식을 전달하고, 한국 정부에 변화를 압박하는 활동을 지속할 것이다. 국내에서는 일회용품 규제와 재활용 확대 등 실질적인 정책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이번 협약이 형식적 결과물로 끝나지 않고, 알찬 논의와 내용을 담아내길 바란다. 생산 감축과 전주기 관리를 포함한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거북이 90%가 플라스틱 먹고 있어”…심각한 해양 플라스틱 오염 문제

매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 플라스틱은 미세하게 쪼개져 거북이 등 해양 생물에 섭취되고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해양 플라스틱 유출 규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생태계에 어떤 악영향을 미치는지 연구조차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가 협력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와 한국해양수상개발원은 28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2전시관에서 플라스틱 오염 대응을 위한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의 부대행사로 '동아시아 해양 플라스틱 오염대응'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등 개발도상국과 관련 연구기관 관계자들이 참여했다. 이날 패널 토론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해양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하고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인프라는 물론 지금 플라스틱이 해양에 얼마나 흘러가는지 데이터조차 부족하다.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은 재활용하는데 품질이 떨어지는 만큼 애초에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지난해 기준 35만9061톤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에서 바다에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연간 6만7000톤으로 추정했다. 글로벌적으로는 연간 800만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해양으로 버려지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렇게 바다로 버려진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에 섭취되거나, 미세플라스틱으로 잘게 쪼개져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홍상희 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은 주제발표에서 “약 90%의 거북이가 실제로 플라스틱을 섭취했고 거북이의 수명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어망, 어구가 가장 큰 악영향을 주고 있어 해양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양플라스틱을 감시하기 어려워 규제가 쉽지 않다. 선박 표면의 미세플라스틱 유출을 분석한 결과 전 세계 미세플라스틱 유출량의 5%가 선박에서 나온다"며 “이는 통계학적으로 추정한 것으로 실제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 책임연구원은 “해양에 유입되는 플라스틱 자체를 줄일 필요가 있다. 과학에 기반한 데이터는 효과적인 정책을 입안하는 데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해양 플라스틱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양플라스틱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해야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개발도상국들이 해양 플라스틱을 관리할 예산이 부족하다며 국제사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해양플라스틱은 버리는 나라와 피해를 받는 나라가 구별 없는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미나 발표 내용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전 세계에서 1950년 이후 2017년까지 총 92억톤이 생산됐다. 만약 INC-5에서 별다른 규제가 생기지 않으면 2050년이면 누적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누적 플라스틱 생산량이 늘어 날수록 바다에 흘러 들어가는 플라스틱 양도 크게 늘어 나게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민의힘 김소희 의원, 기후위기 대응 강화 위한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 발의

김소희 의원(국민의힘, 환경노동위원회)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 개정안을 28일 대표발의 했다. 정부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퍼센트 감축하는 중장기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매년 연도별 감축목표의 이행현황을 검검하는 등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국가비전 및 중장기감축목표 등을 달성하기 위하여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ㆍ교육청,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를 운영하고 있다.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제에 참여하는 공공기관 등은 기관별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하며, 환경부장관은 매년 이행실적을 검토하고 이행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개선을 명하고 있다. 그러나 개선 명령만으로는 공공기관 등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담보하기 어려워, 공공기관 등의 관심과 이행력을 제고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김소희 의원이 대표발의 한 법안은 정부가 정부업무평가 등의 기관 유형별 평가를 주관하는 기관의 장에게 공공부문 온실가스 목표관리 이행실적을 반영하도록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요청을 받은 평가 주관 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협조하도록 했다. 김소희 의원은 “공공부문의 기관들이 기후변화 문제에 보다 관심을 갖고 온실가스 감축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해 공공부문이 탄소중립 달성을 선도하고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법취지를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117년 만의 11월 폭설…도심 마비, 항공기 결항 등 비상 속출

수도권에 이틀 동안 최대 40㎝가 넘는 눈이 쌓이면서 나무가 쓰러져 사망자가 발생하고, 도로가 통제돼 아침 출근 대란이 벌어지는 등 도심 마비가 발생했다. 수도권 눈은 이날 밤에 멈출 것으로 예상되지만, 29일에는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적설을 보면 경기 용인(처인구 백암면) 47.5㎝, 수원 43.0㎝, 군포(금정동) 42.4㎝, 서울 관악구 41.2㎝, 경기 안양(만안구) 40.7㎝ 등 경기남부와 서울 남부권을 중심으로 곳곳에 성인 무릎 높이만큼의 눈이 쌓였다. 수원은 11월뿐 아니라 겨울을 통틀어 1964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많은 눈이 쌓인 상태다. 수원은 전날 이미 30㎝가량 눈이 쌓인 상태에서 밤사이 눈이 더 쏟아지면서 적설이 40㎝를 넘겼다. 서울 지역 적설량 기준인 종로구 서울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적설은 오전 8시 현재 28.6㎝이다. 이는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후 가장 많은 11월 적설량으로 기록됐다. 또한 이 정도 적설량은 겨울을 통틀어서도 3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역대 서울 적설량은 △1922년 3월 24일 31.0㎝ △1969년 1월 31일 30.0㎝ △1969년 2월 1일 28.6㎝로 3위 기록 수준이다. 강원에서는 평창(대화면) 30.30㎝, 원주 치악산 27.8㎝, 횡성(청일면) 25.7㎝ 등의 적설을 기록했다. 충청 적설은 진천(국가기상위성센터) 39.1㎝, 음성(금왕읍) 23.9㎝ 등이다. 호남은 진안 24.2㎝, 장수 23.6㎝, 무주 덕유산 22.8㎝ 등으로 집계됐다. 아직 중부지방 대부분과 경북북부에 내려진 대설특보가 해제되지 않았다. 서울·인천·경기북부는 오후 들어, 경기남부와 강원내륙·산지는 밤에 각각 눈이 멎겠다. 내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권, 제주도에 비 또는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갑작스런 폭설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교통정체로 출근길이 매우 혼잡해지는 등 비상상황이 속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의 단독주택 인근에서 갑자기 나무가 쓰러지면서 집 앞의 눈을 치우던 60대 A씨를 덮쳐 사망했다. 인천시는 염화칼슘 3819t을 도로에 뿌리는 등 제설작업을 벌였으나 쌓인 눈을 모두 치우기엔 부족해 대부분의 차들이 거북이 운행을 했다. 인천시는 초·중·고교 74곳의 등교 시간을 조정했다. 경기도 수원, 군포 등 남부지역에도 폭설로 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등 극심한 교통정체가 발생하면서 아침 출근하는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경기도는 비상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했다. 비행기 결항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날 김포공항 등 전국 14개 공항에서 예정된 항공편 가운데 국내선 28편, 국제선 3편 등 31편이 기상 악화를 사유로 취소됐다. 또한 인천국제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 기준 기상 악화로 국제선 111편 운항이 취소됐으며, 지연된 항공편은 31편에 이르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눈·비 오늘도 내린다…“버스 일부 운행 중단”

28일에도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전날까지 내린 폭설로 버스 운행이 일부 중단되면서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전 지역에는 대설경보가 발효됐다. 전날에 이어 많은 눈이 쌓이면서 누적 적설량은 최대 40㎝에 이른다. 오후에는 서울·인천·경기 북부에, 밤에는 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산지 등에서 눈·비가 대부분 그칠 예정이다. 28일 하루 예상 적설량은 경기 남부 5∼10㎝(많은 곳 경기 남부 내륙 15㎝ 이상), 서울·인천 3∼8㎝, 경기 북부·서해5도 1∼5㎝다. 이날 경기도는 재난 문자로 “대설특보로 일부 버스노선의 운행이 지연 및 중단되고 있으니 가급적 전철 등 다른 대중교통 수단 이용을 권장한다"고 알렸다. 오산시에선 “관내 모든 학생 통학버스 운행 중단 중, 시내 마을버스, 자차 등 대체 교통수단을 이용 바란다"고 당부했다. 수도권을 관통하는 수인분당선과 지하철 1호선 역시 제설작업 문제로 양방향 지연 운행되고 있다. 이틀간 경기남부지역 누적 적설량은 이날 오전 6시 기준 용인 백암 43.9㎝, 군포 금정 41.6㎝, 수원 41.2㎝, 의왕 이동 39.3㎝, 안양 만안 38.6㎝, 과천 36.2㎝ 등이다. 현재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파주·양주·포천·동두천·연천 등 5개 시군을 제외한 26개 시군에 대설특보가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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