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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선거운동 중단하고 트럼프 지지”…대선 판세 영향은?

미국 무소속 대선 후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23일(현지시간)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공식 선언하자 대선 판세에 어떤 변화가 따를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케네디 후보는 이날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대언론 입장 표명을 통해 “나는 선거 승리에 대한 현실적인 길이 있다고 더이상 믿지 않는다"며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자신이 과거 몸담았던 민주당을 긴 시간에 걸쳐 요목조목 비판한 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 10개 경합주 투표용지에서 자신의 이름이 빠지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학이 이달 들어 7개 경합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선 최대승부처인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 경합주에서 케네디가 투표용지에 남을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비해 더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주에서 다자 구도시 케네디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들(전체의 약 5%)에게 해리스와 트럼프 중 택일할 것을 요구했더니 트럼프를 찍겠다는 사람이 44%, 해리스를 찍겠다는 사람이 25%로 각각 나타났다.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이른바 '선벨트' 4개 경합주의 경우 케네디가 4% 가량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데, 케네디 지지 응답자 중 양자 구도라면 트럼프를 찍는다는 이들이 38%, 해리스를 찍는다는 이들이 36%로 박빙이었다. 결국 트럼프 측으로선 케네디를 주저앉히고 자기 편으로 끌어오는 것이 경합주 승부에 의미있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해리스 대 트럼프의 대결 속에서 케네디 지지 표심이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모두 쏠릴지가 향후 관건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시 케네디의 바람대로 입각 등을 확약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는 가운데, 그가 하차하면 해리스를 찍으려던 유권자들까지 케네디의 '손끝'을 따라 트럼프 지지로 돌아설지가 중요하다. 반대로, 민주당 명문가 출신 인사의 '트럼프 진영' 투항이 민주당 유권자들을 결집하게 만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해리스 “트럼프 옹호하는 김정은 비위 안 맞춘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경쟁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을 싸잡아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민주당 시카고 전당대회 행사에서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그(트럼프)가 아첨과 호의로 조종하기 쉽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들은 트럼프가 독재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왜냐하면 트럼프 자신이 독재자가 되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는 미국의 이상과 안보를 수호하는 데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어 “계속되는 민주주의와 독재 간 투쟁 속에서 나는 내가 어디에 서 있고 미국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는 해외에서 우리의 안보와 가치를 진전시키는 데서도 확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부통령으로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에 맞섰으며 외국의 지도자와 협상했고 동맹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총사령관으로서 나는 미국이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치명적인 전투력을 보유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주와 인공지능(AI) 분야 성과와 더불어, 미국이 중국을 누르고 21세기를 위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미국 글로벌 리더십을 포기하지 않고 강화하도록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포기하겠다고 위협했다"고도 비판했다. 올해 2월 유세에서 국내총생산(GDP) 2%를 자국 방위비로 부담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에 “그들(러시아)이 원하는 것을 내키는 대로 하라고 격려할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을 거론한 것이다. 이어 자신은 부통령으로서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고 비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는 하마스 테러 공격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항상 이스라엘 방어권을 옹호할 것이며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10개월간 가자지구에서 벌어진 일은 참혹하다"면서 “무고한 수많은 사람이 생명을 잃었으며 고통의 규모에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에는 “이란 및 이란의 지원을 받는 테러리스트로부터 미군과 미국의 국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에서 신차 같은 테슬라 중고 2천만원대

미국에서 전기차업체 테슬라 중고차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최근 중고차 매장 카맥스에 테슬라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곳은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소재 테슬라 공장 인근에 위치한 매장이다. 카맥스 총괄 매니저는 “우리는 최근 고객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그들은 항상 전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전기차) 가격이 저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 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고 전기차 소매 판매는 작년보다 70% 증가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아이씨카스닷컴(iSeeCars.com)은 지난 6월 중고 전기차 평균 가격이 3만달러(3989만원) 아래로 떨어져 내연기관차보다 저렴해졌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거듭된 테슬라 신차 가격 인하로 중고차 거래 가격 자체가 떨어졌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전기차를 중고로 구매할 때 제공되는 정부 보조금도 최근 테슬라 중고차 판매 증가세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신차뿐 아니라 2만 5000달러 이하 전기차 모델에도 4000달러 세액 공제를 주고 있다. 자동차 정보 사이트 에드먼즈의 제시카 콜드웰은 테슬라가 오랫동안 제품군을 새롭게 출시하지 않는 것도 중고차 인기에 한몫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슬라는 출시한 지 4년 된 모델Y를 크게 업데이트하지 않았다. 7년 전에 나온 모델3 신형 모델 역시 외관을 크게 바꾸지는 않았다. 콜드웰은 소비자들이 모델3 중고차를 2만 2000달러(약 2925만원)에 구매할 수 있고 “이 중고차는 신차와 그리 다르지 않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중고 전기차 구매에 “좋은 거래"(good deal)라고 평가했다. 다만 블룸버그는 전기차 시장 전반에 늘어난 생산량을 따라잡지 못하는 수요 침체가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중고 전기차 시장 전체 재고는 2021년 대비 4배 수준으로 늘어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금리인하 개시’ 확인시킨 파월…“통화정책 조정될 시기 왔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개시하겠다는 확실한 발언을 내놨다. 이번 금리 인상기가 시작됐던 2022년 3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공식화한 셈이다. 파월 의장은 23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통화정책이 조정될 시기가 왔다"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명확하고 들어오는 경제지표, 변화하는 경제전망, 리스크 균형에 따라 인하 시점과 폭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경제 여건 변화에 인하 폭을 결정하겠다는 뜻으로,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않았다. 파월 의장은 또 물가 안정에 대한 연준의 성과를 부각하면서 노동시장 둔화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의 상승 리스크는 줄었다"며 “고용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증가했다"고 했다. 이어 “인플레이션은 상당히 하락했고 노동시장은 더이상 과열되지 않았다"며 “공급망 차질은 정상화됐고 우리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 최대 고용)에 대한 리스크 균형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견고한 노동 시장을 유지하면서 물가 안정을 회복시키는 것"이라며 “임무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그 결과를 얻기 위해 상당히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안정적으로 돌아갈 것이란 내 확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어 “노동시장 여건이 추가로 냉각되는 것을 추구하거나 반기지 않는다"며 “정책입안자들은 가격 안정을 향한 추가 진전을 이루면서 강한 노동시장을 지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또 미국 실업률이 증가한 이유로는 해고 증가, 노동시장의 전반적 둔화에 따른 결과라기보다는 노동력 공급 증가와 고용 속도의 둔화가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연준 피벗이 공식화된 셈이다. 연준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하면서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낮췄다. 그러나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 최악의 수준까지 치솟자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금리를 0.0~0.25%에서 5.25~5.5%로 끌어올렸고 지금까지 이대로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전날 발표된 FOMC 의사록과 고용 지표를 토대로 9월 금리 인하를 확실시하는 분위기였다. 7월 FOMC 의사록은 다수(vast majority) 위원들이 지표가 지속해서 예상대로 나온다면 다음 회의에서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미 노동부는 작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연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에 발표된 수치보다 81만8000명(약 30%) 줄었다고 발표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은 “다음(9월) 회의 이후 정책 경로에 대한 가이던스가 적다"면서도 “이날 연설 어조가 비둘기파적인 점을 봤을 때 각 회의마다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를 최소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이 40년 만 최악 수준으로 치솟았던 이유와 연준의 대응으로 경기 침체 없이 물가가 진정됐던 배경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계 교토국제고의 기적…‘꿈의 무대’ 日고시엔 첫 우승

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본선 결승전에서 도쿄도 대표 간토다이이치고에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교토국제고는 한신고시엔구장 건설 100주년에 열린 여름 고시엔 우승팀이자 교토부 대표로는 68년 만에 정상에 오른 팀으로도 기록되게 됐다. 경기는 1회부터 '0'의 행진이 이어지며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흘러갔다. 교토국제고는 5회 초 2사 1, 3루, 6회 초 1사 2, 3루 찬스를 잡았으나 후속타가 나오지 않아 득점하지 못했다. 간토다이이치고도 6회 말 2사 2루, 7회 말 2사 2루 기회에서 타자가 땅볼로 물러나 선취점을 내지 못했다. 교토국제고와 간토다이이치고는 마지막 정규 이닝인 9회에 각각 선두 타자가 출루하며 득점을 노렸으나, 모두 점수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교토국제고는 이어진 연장 10회 초 무사 1, 2루에 주자를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에서 안타와 볼넷, 외야 뜬공 등을 묶어 2점을 냈다. 이어 10회 말 구원 등판한 니시무라 잇키가 간토다이이치고에 1점만 내주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 직후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되는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공영방송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출전학교 교가가 연주되며 NHK는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고마키 노리쓰구 교토국제고 감독은 우승 인터뷰에서 “대단한 선수들에게 감탄했다"면서 “전원이 강한 마음을 갖고 공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으로 승리한 뒤 2차전부터 8강전까지 세 경기 연속 4-0으로 이겼다. 지난 21일 펼쳐진 준결승전에서는 아오모리야마다고교를 상대로 2점을 내준 뒤 3점을 올리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둬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불린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3441개 팀)가 참가했지만 49개 학교만 본선에 올랐다. 1999년 야구부를 창단한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정상에 선 것은 기적으로 평가된다. 학교 규모가 작은데다가 야구부 역사도 20여 년에 불과해 짧은 편이기 때문이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교토국제학원이 운영하는 교토국제고는 중·고교생을 모두 합해 학생 수가 160명가량인 소규모 한국계 학교다. 재적 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해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으며 고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박철희 주일 한국대사는 시합 직후 발표한 축하 메시지를 통해 “한일 협력을 상징하는 교토국제학원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한일 양국 국민에게 가슴 깊이 간직될 빛나는 감동을 선물했다"며 “우승을 발판으로 삼아 앞으로도 교토국제학원이 더욱 큰 영광의 역사를 계속해서 만들어 주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해리스-트럼프 ‘상극의 대결’ 확정…75일간 대선 경쟁 시작

75일 앞으로 다가온 오는 11월 5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결구도로 확정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대통령 후보직을 수락했다.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도전 포기 선언 이후 32일만에 집권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수락 연설을 통해 “이번 선거에서 우리 나라는 분열과 냉소의 과거로 돌아가느냐, 아니면 신세계로 나아가는 새 장을 여는 기회를 잡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면서 “이는 당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인으로서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다양한 견해의 미국인들이 연설을 지켜보고 있음을 안다"면서 “나는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될 것을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15∼18일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3회 연속 공화당 대통령 후보 자리를 일찌감치 차지했다. 이번 대선은 두 후보 중 누가 승리해도 미국 현대사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되면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여성 대통령, 최초의 아시아계 대통령이라는 새역사를 쓰게 된다. 반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를 내세우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외 개입을 자제하는 신고립주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간 승부가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극의 대결'이란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동부 뉴욕을 주무대 삼아 막대한 부를 쌓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의 백인 남성으로서 강성 우파인 반면 진보 정치인 해리스 부통령은 인도계 모친과 자메이카계 부친 사이에서 태어난 아시아계 흑인 여성으로 서부 캘리포니아에서 검사로서 경력을 쌓아왔다. 양측이 그동안 소속 정당 정강 등을 통해 밝힌 정책은 ▲'부자와 대기업을 포함한 보편적 감세'(트럼프) 대(對) '중산층 이하 감세·대기업 증세'(해리스) ▲'동맹의 안보비용 부담 확대'(트럼프) 대 '동맹 중시 및 강화'(해리스) ▲'총기 규제 강화 반대'(트럼프) 대 '찬성'(해리스)' ▲'화석 에너지원 시추 확대'(트럼프)와 '친환경 에너지원 중시'(해리스) 등으로 선명하게 대립된다. 두 후보는 내달 10일 예정된 첫 TV토론 이후 본격적인 대선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체후보로 나선 시점부터 현재까지 약 1개월간 언론 심층 인터뷰나 기자회견 등을 통해 대통령 후보로서의 능력과 자질, '정치적 역량'을 보여준 적이 없어 TV 토론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가능성도 이번 대선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때 10% 이상의 지지율을 기록했던 케네디 주니어는 이르면 23일 후보 사퇴를 선언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든-트럼프 전현직 대통령의 리턴매치에 환멸을 느껴 케네디 후보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이번 판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또 내달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선 때까지 물가 등 경제지표와 중동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흐름도 선거국면에서 중대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잭슨홀 파월 연설 임박…비둘기 발언으로 9월 금리인하 쐐기박나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이 개막한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9월 기준금리 인하와 관련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전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파월 의장은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후 11시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전례대로 기조연설을 한다. 잭슨홀 심포지엄은 경제 정책을 다루는 고위급 인사들이 모여서 세계 경제와 정책 현안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학술행사다.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22일부터 사흘간 진행되며, 파월 의장 연설 외엔 모두 비공개로 진행된다. 올해 심포지엄 주제는 '통화정책의 효과성과 전달에 대한 재평가'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연준 의장의 연설은 통상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가 집계한 결과 2000년 이후부터 잭슨홀 심포지엄이 끝난 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주간 평균 상승률은 0.4%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리 인상기이던 2022년엔 파월 의장이 '매의 발톱'을 드러내면서 S&P500 지수는 당일 3.4% 급락했고 그 다음 주에도 3.3% 추가 하락했다. 2022년 7월 미국 물가 지표가 우호적으로 나오면서 연준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을 이어가면서 인플레이션에 강경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감이 커지면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전날 공개된 7월 FOMC 의사록과 고용 지표를 토대로 9월 금리인하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 선물시장에서는 다음달 금리가 0.25%포인트, 0.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각각 76%, 2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파월 의장이 이번 잭슨홀 연설에서 금리인하 경로와 관련해 어떤 가이던스를 제공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2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이 7월 FOMC 때보다 인플레이션 전망과 관련해선 더 많은 자신감을 내비치고 노동시장의 하방 리스크를 더욱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예상하는 대로 미국 금리가 향후 3차례의 FOMC 회의에서 0.25%포인트씩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티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 솔루션의 잭 자나시에비츠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핵심은 파월 의장의 어조인데 비둘기파쪽으로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플레이션은 2%를 향해 진정되고 있고 노동시장은 둔화되고 있어 매파적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에는 앞으로 몇 달간 두 가지 경로가 있다고 제시했다. 하나는 다음 달부터 0.25%포인트씩 몇차례 내린 뒤 내년 초 경제 상황에 따라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다. 하지만 경기가 급격히 침체하면 0.5%포인트씩 낮춰서 현재 연 5.25∼5.5%인 금리 수준을 내년 봄에 3% 가까이 만들 수도 있다. WSJ은 파월 의장이 이번에 선명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지나가면 9월 6일로 예정된 8월 고용 보고서 발표 후의 상황에 여유 있게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많은 이들이 다음 달 0.25%포인트 인하는 준비가 돼 있지만 그 후에 얼마나 빨리 내려야 할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일화 기대 트럼프 ‘해리스 추월’ 글쎄? 지지율 어떻길래

11월 미국 대선을 두 달여 앞두고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사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목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이르면 23일(현지시간) 사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율 자체는 한 자리수로 저조하다. 그러나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대결이 박빙으로 진행되면서 작은 표심 변화도 판세에 결정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관측과 지지율 변동이 미미할 것이란 전망이 같이 나오고 있다. 이는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층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 중 어느 쪽에 더 가까운 성향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사정이 작용한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지난 18일 공개한 여론조사 다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47%, 트럼프 전 대통령은 44%,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5%를 기록했다. 이에 NBC 방송은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양당 후보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유권자 3%,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응답자 2%를 흡수했다고 전했다. 해당 양자 대결은 해리스 부통령 49%, 트럼프 전 대통령 45%로 나타났다. 경합주인 애리조나, 조지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를 대상으로 진행된 뉴욕타임스(NYT) 조사에서도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비슷한 비율로 지지를 가져왔다. 주니어 후보는 가상 대결에서 4% 지지를 기록했다. 이는 양자 가상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3%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3%가 케네디 주니어 후보에게 지지를 준 결과다. 결국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 선언으로 기존 양자 대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 케네디 주니어 지지층이 얼마나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전환될 수 있을지가 관건인 셈이다. NBC는 “케네디 후보를 지지하는 비율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그것은 박빙 선거에서 여전히 결정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기 전 NBC가 실시한 여론조사 다자 가상 대결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는 10% 지지를 기록한 바 있다. 당시 양당 후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 40%, 바이든 대통령 37% 지지율을 기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이날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나를) 지지할 것이란 소문이 있다"며 “그것은 내게 큰 영광"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AP통신은 최근 조사에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가 양당 후보 지지에 큰 영향을 줬다는 명확한 신호는 없다고 보도했다. 통상 제3 후보 지지가 실제 대선 때 투표로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다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율도 하락세였다는 게 이유다. 이밖에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가 이른바 '더블 헤이터'(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모두 싫어하는 유권자)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후보 사퇴 시 영향 분석에서 고려 요소로 꼽힌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이 등판, 이번 대선 성격 자체가 바뀌면서 케네디 주니어 후보 입지가 더 좁아졌다는 분석에 기인한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케네디 주니어 후보 퇴장이 눈에 띄는 차이를 만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푸트니크에 따르면, 해리스 대선 캠프 측은 “(케네디 주니어 후보 지지자 중) 많은 사람이 (트럼프 전 대통령) 관점과 정책을 공유하기 때문에 우리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미국주식] 증시, AI·반도체가…MS·엔비디아·테슬라·아마존·ASML·AMD·퀄컴·인텔 등 주가↓

22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떨어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7.71p(0.43%) 내린 4만 712.78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0.21p(0.89%) 밀린 5570.64, 나스닥종합지수는 299.63p(1.67%) 급락한 1만 7619.35에 마쳤다. 이날 나스닥지수 낙폭은 지난 8월 5일 이후 최대다. 종가 기준으로는 8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8월 급반등 과정에서 수익이 쌓인 시장에서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도 보인다. 매도 심리를 자극할 만한 재료는 눈에 띄지 않았다.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 수가 증가했지만, 증가 폭이 크진 않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7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수는 계절 조정 기준 23만 2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주보다 4000명 증가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제조업 업황은 위축 국면을 이어갔으나 서비스업 업황 또한 확장세를 이어가 서로 상쇄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8월 제조업 PMI 예비치는 48.0을 기록해 시장 예상치 49.5를 하회했다. 7월 수치 49.6도 밑돌았다. 반면 8월 미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55.2를 기록했다. 7월 수치 55와 비교해 업황은 더 확장됐다. 그러나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해 주식 매도 심리도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8.60bp 오른 3.862%를 기록했다. 2년물과 10년물 금리도 8bp대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에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연설을 앞둔 경계심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핵심 이벤트인 잭슨홀 심포지엄이 이날 개막된 가운데 시장은 파월 의장이 23일 연설에서 금리인하 신호를 얼마나 줄지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 연설을 앞두고 시장은 9월 '빅컷(50bp 인하)' 베팅을 다시 빠르게 거둬들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기준금리가 25bp 인하될 확률을 마감 무렵 75.5%로 반영했다. 이는 전날 마감 때 62%에서 급등한 것으로, 그만큼 50bp 인하 확률이 위축됐다. 울프리서치도 “앞으로 발표될 4가지 주요 경제지표를 고려하면 25bp 이상의 인하폭은 어렵다"고 짚었다. 연준 인사들은 대체로 비둘기파 입장을 드러냈지만, 잭슨홀 회의를 주관하는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다소 매파적 입장을 견지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CNBC과 인터뷰하며 “금리가 제약적이지만 과도하게 제약적이진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9월 전에 들어올 데이터 셋이 좀 있기 때문에 생각해 보고 싶다"고 전했다. 반면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통화완화는 곧(soon)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9월 금리인하를 지지한다고 시사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9월에 금리를 내리는 과정을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25bp 혹은 50bp 중 어디에도 있지 않고 몇 주간 경제지표를 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매도 주문이 쏟아졌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중 엔비디아는 3.7% 밀려 시총 3위로 다시 내려갔다. 테슬라는 5% 넘게 급락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도 2%대 하락률을 보였다. ASML과 AMD가 3.8%, 퀄컴도 3% 하락했다. 램리서치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4% 안팎 하락률을 찍었다. 인텔은 6% 넘게 급락했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3.44% 급락했다. 소프트웨어 회사 스노우플레이크는 비용 상승으로 운영 마진이 줄어들었다는 소식에 15% 가까이 급락했다. 가정용 헬스 기구 전문업체 펠로톤 인터랙티브는 '깜짝 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35% 급등했다. 줌비디오도 2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자 주가가 13% 뛰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와 금융, 부동산이 강보합을 보였을 뿐 나머지는 모두 하락했다. 임의소비재가 1.87% 떨어졌고 기술은 2.13% 내려앉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8p(7.87%) 오른 17.55를 기록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해리스 지지하는 월가 유명 인사들…“트럼프, 인플레 더 자극”

미국 월가의 유명 인사들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줄줄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전 최고경영자(CEO) 켄 셔놀트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강력히 지지했다고 CNN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셔놀트는 해리스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시장 경제에 강력하고 효과적인 정부가 필요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선진국 경제에는 물가를 올리고 소비자와 기업에 피해를 주는 광범위한 관세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버코어 수석 회장인 로저 올트먼은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말했고, 블랙스톤 조너선 그레이 회장은 지난달 말 해리스 측에 41만3000달러를 기부했다.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아들인 알렉스 소로스는 지난달 X에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고, 애비뉴 캐피털 그룹의 CEO 마크 라스리는 이미 3월에 10만달러를 기부했다. 예일대 최고 경영자 리더십 연구소 회장인 제프리 소넌펠드는 해리스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월가와 관계가 좋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계급 투쟁' 수사의 톤을 낮췄고,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 시절에 기업을 공정하게 다룬 이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은 기업의 규모 자체를 나쁜 일로 보지는 않았으며, 기업이 번창하면 경제와 평범한 근로자에게 좋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월가 인사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두 후보의 정책이 모두 인플레이션을 다시 되살릴 가능성이 있는데 그중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큰 위험이라는 분석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맥쿼리 그룹의 글로벌 외환 및 금리 전략가 티에리 위즈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이 물가 상승률을 연 1%포인트 높일 수 있다고 본다고 WP가 전했다. 맥쿼리는 이번 주 고객들에게 “트럼프의 감세, 보편적 관세, 반이민 정책이 물가 상승 속도를 높이고 금리 인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NFJ 투자그룹의 임원인 번스 매키니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시한 세금 인하는 더 큰 적자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세의 경우 기업들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두 가지 모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를 외국에서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서는 관세는 미국인이 지불하는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정책 또한 물가를 더 높일 소지가 있다. 그는 중산층과 저소득층 가정 세금 감면 등을 통해 주택, 식료품, 육아 등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데, 가처분 소득이 늘어나면 상품과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고 결과적으로 물가가 오를 수 있다고 CNN이 말했다. 초당적 기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 위원회'(CRFB)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중산층 세금 감면과 신규 주택 구매자 2만5000달러 지원에는 10년간 1조7000억달러가 든다. 최저임금 인상과 팁 수입 연방 차원 소득세 폐지에는 1000억∼2000억달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법인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고 부유층 세금을 확대해서 거둔 수입으로 정책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중 법인세율 인상으로 약 1조달러가 해소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연준 독립성에 관한 견해도 월가 인사들의 지지를 가르는 요인이라고 CNN이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 기준금리 결정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달리, 해리스 부통령은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며 대통령으로서 연준 결정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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