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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흥행, 높아진 ‘분상제’ 선호도…건설업계 ‘노심초사’

지난 15일 수도권에서 인접한 두 아파트 단지가 동시에 분양됐는데, 한 쪽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반면 다른 한 쪽은 미달됐다. 분양가상한제(분상제) 적용 여부에 따라 가격이 큰 차이가 나면서 흥행 결과도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분상제 폐지 논란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16일 청약홈에 따르면, 15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김포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1∼3블록)'는 교통 입지나 실거주 인프라가 뛰어나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총 1435가구 일반분양에 287명만 접수해 경쟁률이 0.2대 수준에 그치게 됐다. 흥행 저조 원인으로는 민간 택지에 건설되면서 분상제가 적용되지 않은 탓에 인근 단지 대비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블록 7억5400만~7억7000만원 △2블록 7억~5500만~7억7200만원 등이었는데, 인근에 위치한 '풍무자이2단지' 전용 133㎡(약 49평형)가 최근 5억8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해도 부담되는 가격이었다는 평가다. 반면 인접한 검단신도시에서 같은 날 청약을 받은 '호수공원역 중흥S-클래스'는 흥행에 성공했다. 1순위 청약 접수 결과, 522가구 모집에 총 6831명이 몰려 평균 13.0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분상제가 적용되면서 전용 84㎡ 기준 △5억5570만~6억1700만원 △112㎡ 기준 6억4300만~7억3400만원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됐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근 대장주 '풍무 푸르지오' 전용 84㎡가 6억52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고려해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다. 부동산 업계에선 이번 두 청약의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은 지난달 27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시행하면서 분상제 선호도가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돈을 빌릴 수 있는 액수가 적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싼 아파트를 더 찾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분상제 적용 단지는 주변 시세의 60~80% 수준에 공급되는 경우가 많아 당첨 즉시 수억 원의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어 '로또 청약'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었던 상황이기도 하다. 실제로 부동산 플랫폼 직방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분상제 적용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비적용 단지보다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상제가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억제하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 유리한 제도라는 지적도 여전하다. 실제 윤석열 정부가 2023년 1·3 부동산 대책을 통해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을 분상제 적용 대상에서 해제하자, 서울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가 빠르게 상승한 전례가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서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4401만7000원으로, 약 5년 전인 2018년 2월(2192만1000원)과 비교해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건설업계에서는 분상제 폐지 논란이 사그러들까 노심초자하고 있다. 분상제는 원자재·인건비 상승을 분양가에 반영하기 어려워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특화설계 적용이 어렵고 공사비 산정도 낮게 책정돼, 완공 후 주택 품질까지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대한건설협회를 비롯한 건설업계는 분상제 폐지를 요구해왔다. 최근 서울 용산구 내 재개발·재건축 조합 26곳도 폐지를 촉구한 바 있다. 분양 관계자는 “층간소음 규제 강화, 제로에너지 건축 의무화 등으로 공사 조건이 까다로워져 비용도 따라서 오르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대부분 지역은 신축이라는 장점이 있더라도 최대 110% 수준 분양가가 현실적인 수요선이다. 실제로 수원, 용인 등 다수 지역에서 상반기에 미달이 속출한 만큼, 분상제 적용 단지이거나 민간 아파트도 그 수준의 분양가를 맞추지 않으면 한동안 청약 성공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이재명-김윤덕 ‘LH’ 겨눈 쌍끌이 칼날…대수술 신호탄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출근 첫 일성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면서 LH의 미래에 관심이 쏠린다. 대수술을 앞에 둔 LH 내부 분위기는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처분을 기다리는 모양새다. 16일 부동산시장 등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전날 정부과천청사로 첫 출근을 하면서 “LH에 대해 능동적, 적극적인 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데뷔전의 첫 상대로 LH를 지목한 것은 그만큼 이 대통령이 LH에 대해 가지고 있는 문제의식이 크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LH가 토지를 매입하고 이를 민간 업체들에 팔아 이득을 보는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고 전해진다. LH가 결국 땅 장사를 하고 있고, 이는 투기의 일종이라고 보는 시각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국무회의에서 LH가 택지를 조성해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이 사실상 LH의 전통적인 사업구조에 대해 전면적인 검토 지시를 내리면서 LH의 개혁은 확정된 상황이다. 문제는 방향이다. 이 대통령 문제의식이 'LH의 땅 장사'에 꽃혀있는만큼 해당 기능을 덜어내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LH가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의 합병으로 인해 탄생한만큼, 다시 이를 쪼개는 것이 유력하다. 전통 수익구조인 민간 대상 토지 매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선 기존 조직을 유지한 채로는 LH가 수행하는 토지사업 행태가 획기적으로 전환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다. 결국 조직을 아예 해체하고 LH의 토지업무 부문 조직 및 인력은 자체 공공개발에 집중하는 한편으로, 기존 공공주택 업무는 새로운 조직이 전담해 공급확대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국토부는 김 후보자의 발언이 나온 당일 후보자의 일성이 LH의 조직 분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는 아직 명확하게 대통령의 LH 개혁방안이 공표되지 않은 상황에서 LH 관할 정부 부처인 국토부가 서둘러 진화에 나서 선을 그은 상황일 뿐이다. 이 대통령이 LH에 대해 가진 문제의식의 심각성을 고려하면 LH의 분리는 아직도 충분히 예상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2021년 LH 직원 땅 투기 사건으로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질타를 받은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여론도 아직 몇 년 전의 투기 사태로 LH에 대해 우호적이지 않다. 이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에야말로 LH 대개혁을 확실하게 이루기 위한 방안으로 조직 해체 카드까지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새 정부 들어 대통령과 국토부장관이 연이어 메스를 들고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하면서 LH 내부 분위기는 사기 저하와 함께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체념하는 분위기까지 감지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LH 직원은 “투기 사건으로 인해 공사 차원에서 여론을 상대로 할 말도 크게 없는데다, 새 정부 들어 개혁의 최우선 타깃이 되면서 내부 분위기도 침체된 것 같다"며 “그냥 일반 직원들은 하루하루 맡은 업무를 하면서 새 정부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는 “LH가 혁신을 이루려면 먼저 솔선수범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기존의 전통적인 민간 대상 토지 매각 사업이 아닌 자체 사업을 통해 공공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LH의 공공 기능 강화를 위해선 재원 확보가 최우선 사항"이라며 “국민 리츠를 통해 국민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공공성을 확보한다던가, LH의 주식시장 상장을 통해 자금을 확보해 공공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개포우성7차 분담금 ‘무이자’ 파격 조건…대우건설 수주 총력전

대우건설이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의 대어로 꼽히는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부담금 일부 무이자 융자 조건을 내거는 등 총력전에 나섰다. 수익성을 양보한 채 파격적 조건을 제시해 공사를 따내겠다는 각오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최근 개포우성7차 재건축 수주전에서 필수사업비에 한해 CD(양도성예금증서)+0% 금리를 제시했다. 사실상 무이자 수준이다. 다만 조합원 분담금 전체가 아닌 법령상 허용된 필수사업비 범위에서만 적용되는 조건이다. 여기에 공사비 외에 민원 대응비, 청소·쓰레기 이송 등 각종 부대비용까지 모두 견적에 포함해 '보이는 수치보다 실질 혜택'을 강조했다. 이는 단기 수익보다 장기 포지셔닝에 무게를 둔 전략이다. 개포우성7차는 대우건설이 리뉴얼한 고급 주거 브랜드 'SUMMIT(써밋)'이 강남권에 처음 적용되는 사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강남권에 당사 랜드마크가 적은 상황에서 이번 사업은 압구정·성수·목동 등으로의 시장 진입을 위한 전략적 거점"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이 내세운 설계 콘셉트는 조망과 개방감에 방점을 뒀다. 전체 1130가구 중 622가구(약 55%)에 3면 개방형 평면을 적용했고, 대모산·탄천·양재천 조망이 가능한 창호 설계도 반영했다. 동(棟) 간 간격을 넓히고, 남측 단지와의 간섭을 줄이는 배치를 통해 사생활 보호 효과도 극대화했다. 단지명은 '써밋 프라니티(Summit Pranity)'로, '고요한 정점'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물산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했다. 삼성은 1만4000㎡ 규모의 커뮤니티 시설과 AI(인공지능) 주차, 스카이 커뮤니티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면, 대우건설은 실사용 면적과 조망·통풍 등 주거의 본질에 초점을 맞췄다. 대우건설의 최근 실적은 녹록치 않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4031억 원으로 전년 대비 39.2% 감소했고, 매출도 9.8% 줄어 10조5036억 원에 머물렀다. 올해 1분기 매출도 전년보다 16.5%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36.6% 감소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회사 측은 “해외 수주는 늘고 있으나 실적으로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이 때문에 국내 정비사업에서 전략적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대우건설이 수익성 보다는 수주 자체를 목표로 정하고 총력전에 나선 배경에는 강남권 하이엔드 시장에서 브랜드 존재감을 각인시키겠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정비사업이 사실상 서울의 유일한 주택공급 통로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랜드마크 재건축 단지를 수주하면 다른 곳에서도 경쟁력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노출을 택한 수주전'으로, 대우건설이 하이엔드 이미지 구축에 전사적으로 나선 셈"이라며 “삼성·현대에 비해 강남권에서의 선호도가 비교적 낮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이번 개포우성7차 수주전을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분양탐방]김포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 인프라·교통·설계 호평, 분양가 ‘걸림돌’

15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한 김포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 견본 주택을 찾았다. 주말 동안 1만5000여 명이 방문해 북적였였고, 이날도 여전히 관람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졌다. 관람객들은 교통 입지, 유휴 부지 등 실거주 인프라를 고려할 때 입지가 준수하다는 평가를 내놨지만, 다소 높은 분양가로 인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날 직접 찾은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는 김포골드라인 풍무역에서 약 800m 거리로, '역세권'으로 분류된다. 인근 대장 아파트인 '풍무푸르지오'를 제외하면 이 일대에서는 비교적 지하철역과 가까운 단지로 꼽히기도 한다. 다만 도보로 풍무역까지는 15분 안팎이 소요되며, 아파트 인근을 운행하는 버스 노선이 없어 일부 불편이 예상되는 면이 있었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5호선, 9호선, 공항철도, 김포한강선 등으로 환승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는 게 분양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기에 이달 중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인 5호선 연장 노선(한강선)이 추진되면 마곡, 여의도, 광화문, 종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 이동도 쉬워진다. 직접 둘러본 단지 주변에는 자이 등 다수의 아파트 단지가 이미 형성돼 있고 풍무초등학교 등 학교도 인접해 있었다. 특히 양도중학교는 단지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났다. 인근에는 상가, 도서관, 교회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실거주 여건은 전반적으로 양호한 편이었다. 실제로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이라는 한 주민은 지역 장점으로 “생활 인프라가 괜찮고 녹지도 많아 공기가 좋은 편"이라고 자랑했다. 반면 김포공항과 인접해 '공항소음피해지역'으로 지정된 것은 단점으로 지적했다. 견본주택 내 분양관에서는 전용면적 74㎡A, 84㎡A, 84㎡B 등 3개 유닛을 관람할 수 있었다. 총 3개 블록 구조인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는 △1블록(1BL) 전용 74·84㎡ 866가구 △2블록(2BL) 전용 74·84㎡ 664가구 △3블록(3BL) 전용 59·74㎡ 239가구를 공급할 계획으로, 대다수를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평형으로 구성했다. 전용 84㎡A를 둘러본 한 중년 부부는 “현재 거주하는 집과 비교했을 때 구조가 트여 있어 개방감이 있고, 공간을 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호평했다. 또 다른 젊은 부부는 “최근 분양한 롯데캐슬보다 역과 가까운 데다 유휴 부지와 수로 등도 인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며 “설계나 인프라는 마음에 들지만, 주변 시세 대비 1억~2억원 정도 비싼 분양가가 부담돼 청약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남성 관람객도 “분양가가 높은 편인데, 내부 구조나 타운형 설계가 높은 가격을 감안했을 때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이 단지의 분양가는 △전용 59㎡ 5억8200만~5억9600만원 △전용 74㎡ 6억7900만6억9800만원 △전용 84㎡는 7억5400만~7억7200만원으로 책정됐다. 단, 베란다 확장이나 부엌 옵션 등을 선택하면 실질 분양가는 8억원을 웃돌 수 있다. 이달 거래된 인근 아파트의 경우 풍무푸르지오 전용 59㎡(25평형)가 5억4000만원, 풍무자이2단지 전용 133㎡(49평형)가 5억8000만원에 거래된 걸 감안하면, 가격대가 만만치 않다. 최근 분양한 인근 아파트인 '김포 풍무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도 고분양가로 인해 1순위 청약에서 612가구 모집에 468명만 접수돼 전 타입(65~84㎡)이 미달된 바 있다. 해당 단지의 전용 84㎡ 기준 최고가는 7억8400만원으로 '해링턴 플레이스 풍무'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6월 서울 집값 상승폭 대폭 확대…강남3구·마용성 2%대 급등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던 전국 집값이 지난달 다시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비롯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 상승폭이 대폭 확대되며 전국 집값 반등을 견인한 것이다. 그러나 6.27 부동산 대책 이전의 통계치로, 정확한 최신 흐름을 알기 위해선 다음달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0.14% 올랐다. 5월 0.02% 하락에서 흐름이 반전된 것이다. 올해 들어 집값이 다시 오름세로 접어들며 전국적인 회복 흐름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서울은 0.95% 상승해 전월(0.38%)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0.37% 올라 전월(0.10%)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고, 지방은 -0.09%로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낙폭은 다소 줄었다. 지역별 편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락 흐름은 둔화되고 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뚜렷해지는 추세다. 서울 내에서는 송파구가 2.38%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잠실과 신천동의 대단지 아파트들이 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강남구는 압구정·개포동을 중심으로 2.20% 상승했고, 서초구는 반포·잠원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2.11% 올랐다. 강동구는 명일·고덕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1.70%, 동작구는 흑석·대방동 위주로 1.17% 상승했다. 강북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뚜렷했다. 성동구는 행당·옥수동을 중심으로 2.17% 올랐고, 마포구(1.66%)는 대흥·공덕동, 용산구(1.62%)는 이태원·이촌동 일대에서 상승세가 나타났다. 광진구는 0.77%, 서대문구는 0.55% 각각 상승했다. 이 가운데 강남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의 상승률은 2% 안팎에 이르며 서울 전체 집값을 끌어올리는 중심축 역할을 했다. 이들 지역은 지난 3월 24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집값 강세는 꺾이지 않았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기도는 0.11% 상승하며 전월(-0.05%)에서 반등에 성공했고, 인천은 -0.08% 하락해 전월(-0.07%)보다 낙폭이 다소 커졌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전반에서 상승세가 나타난 반면, 지방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서울·수도권의 신축 및 재건축 단지는 여전히 수요가 높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면 비역세권이나 구축 단지는 수요가 줄며 상승폭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건축 기대감과 개발사업 호재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전국 집값이 상승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도 매매 흐름과 유사하게 반등했다. 전국 전세가격은 전월 보합(0.00%)에서 0.03% 올라 상승 전환됐다. 서울은 0.24%, 수도권은 0.11% 상승하며 전월보다 오름폭이 확대됐고, 지방은 -0.04%로 하락폭이 줄었다. 전세 수요는 여전히 지역별 격차가 크지만, 수도권 중심으로는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월세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국 월세는 0.06% 올라 전월(0.05%)보다 소폭 상승했다. 수도권은 0.12%, 서울은 0.24% 오르며 전세 흐름과 유사한 양상을 보였다. 지방은 전월(0.01%)에서 0.00%로 보합 전환됐다. 부동산원은 “외곽 지역이나 노후 단지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제한적이지만, 역세권이나 학군 등 정주 여건이 우수한 지역을 중심으로 임차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매매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전세·월세 모두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이상한 ‘국토부 도시대상’ 시상 기준…“공정성 의문”

국토교통부가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도시의 지속 가능성과 생활 인프라 수준을 평가해 실시하는 '대한민국 도시대상'의 시상 기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수원시와 고양시가 각각 1등상과 2등상을 받았는데, 비슷한 시기 다른 평가 결과와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국토부를 상대로 '홍보'를 잘 한 지자체들이 주로 수상했다며 심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5일 국토부와 정책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국토부 주관으로 열린 '2025년 대한민국 도시대상' 시상에서 1위인 대통령상에 경기 수원시, 2위인 국무총리상에 경기 고양시를 선정해 각각 시상했다. 수원시와 고양시가 '도시의 자생력 확보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도시재생 정책' 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그런데 다른 연구기관의 평가는 전혀 달랐다. 지난 1일 한국정책연구원이 현역 국회의원 18명과 함께 여의도 국회에서 실시한 '제2회 대한민국 지속가능도시 평가 공동세미나'에서 발표된 지속가능도시 평가 결과에서 두 도시는 중하위권에 처져 있었다. 연구원이 평가한 올해 시민행복도시 1위 지차체(이하 75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자치시 기준)는 경기도 과천시다. 평가 점수는 100점 만점에 82.897점이었다. 이어 2위는 경기 화성시(82.568점)가, 3위엔 경기 이천시(81.846점)가 올랐다. 그런데 국토부가 1위로 평가한 수원시가 7월 연구원의 시민행복도시 평가에선 13위(78.978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국토부 평가에서 2위인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경기 고양시에 대해 국토부는 안전, 교통, 복지, 환경, 행정 5개 분야의 스마트 기술을 적극 활용해 도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점에 주목했다고 선정 근거를 들었다. 즉, 차상위상을 받은 고양시가 생활 인프라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국토부 설명이다. 연구원의 지속가능도시 평가에서 이에 해당되는 평가 영역은 혁신미래도시 평가 결과다. 연구원이 올해 혁신미래도시 1위로 꼽은 지자체는 경기 과천시로, 84.602점을 받았다. 그리고 국토부가 생활 인프라 측면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준 고양시가 정작 연구원의 올해 혁신미래도시 평가에선 37위(74.514점)에 그쳐, 평가 대상에 오른 75개 지방 자치시 가운데 중위권에 위치했다. 이에 일각에선 실제 잘하고 있는 지자체보다는 국토부를 상대로 정책 홍보를 잘한 지자체가 우수 평가를 받은 게 아니냐며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하철호 국토부 도시정책과 사무관은 “예년의 경우엔 공식 통계 수치 등 정량적인 요소를 중점 평가했다면 올해 평가부터는 현장 발표를 통한 정성적 평가 요소를 더했다"며 “정량적 요소에 집중한 국회 발표(정책연구원 평가 결과)와 달리 국토부 현장 발표에선 고양시장을 비롯해 수원시 고위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정책 홍보에 나서 평가위원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정천우 국토부 도시정책과장도 “국토부 평가는 연구원의 도시 지속가능성 평가에 더해 공식 통계 수치 외에도 얼마나 우수한 실무 정책을 시행했는지 여부도 중요시 한다"며 “평가 기준과 요소가 다르기에 같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데도 순위는 다르게 나올수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용인 SK하이닉스 효과,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견본주택 오픈에 수요자 운집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SM그룹 계열사인 삼라와 SM스틸건설부문이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에 공급하는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이 지난 11일 견본주택을 오픈한 이후, 주말 내내 관람객들로 붐비며 본격적인 분양 열기를 예고했다. 실제 주말 동안 견본주택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다양한 계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현장에서는 상담석이 대부분 만석일 정도로 분양 상담이 활발하게 이뤄졌으며 일부 방문객들은 대기 후 상담을 진행해야 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현장을 찾은 한 방문객은 “요즘 분양가가 너무 높아 엄두가 안 났는데이 단지는 상품에 비해 가격이 정말 합리적이라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게다가 용인 일대가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되는 만큼 이 단지는 최대 수혜 아파트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지가 들어서는 용인시 처인구에는 총 480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개발 투자가 진행되면서 부동산 시장에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처인구 타 분양 단지 대비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와 가깝고 해당 단지의 입주 예정 시기가 1기 팹 준공 시점(2027년 예정)과 맞물려 관련 종사자 등의 풍부한 배후수요가 기대된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양지리 713번지 일원에 위치하는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은 지하 3층~지상 29층, 13개 동, 총 997세대 규모로 조성되며, 선호도 높은 전용면적 84㎡와 희소가치 높은 전용면적 123㎡로 구성된다. 특히 계약금은 총 5%이며 1차 계약금 500만원 정액제로 초기 자금 부담을 덜었다. 2차 계약금은 1차 계약 후 30일 이내 납부하면 된다. 중도금 60%는 전액 무이자 혜택을 마련해 계약금 5%만 내면 입주 시까지 추가 금액 부담이 없다. 또한 청약 및 정당계약 시 일부 유상옵션을 무상으로 제공해 실질적인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금융혜택뿐만 아니라 일부 유상옵션의 무상 제공 등 실질적인 혜택이 많아 방문객들의 반응이 뜨겁다"며 “반도체 조성 배후주거지이자 수혜단지로 떠오르면서 더욱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분양일정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서 오는 16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17일 1순위, 18일 2순위 청약 접수를 실시한다. 당첨자는 24일 발표하며 정당계약은내달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진행한다. 1순위 청약은 청약통장 가입기간 12개월 이상, 지역·면적별 예치금액을 충족한 만 19세 이상이면 세대주·세대원 누구나 청약 가능하다. 용인시뿐만 아니라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거주자는 모두 청약 자격이 주어지며 유주택자 및 배우자 중복 청약도 가능하며 재당첨 제한도 적용받지 않는다.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의 견본주택은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 607-1에 위치한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40년 삼성물산맨’ 오세철 사장, 도시정비사업 1위 되찾는다

오세철 삼성물산 대표이사 사장은 국내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5년째 이끌고 있다. 오세철 사장은 1962년 부산에서 출생해 1981년 부산 해동고등학교를 거쳐 1985년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을 마친 그해 곧바로 삼성물산에 입사한 오 사장은 올해로 삼성물산 한 회사에서만 40년의 커리어를 유지하고 있다. 오 사장은 해외 플랜트 현장 전문가로 통한다. 1994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시티센터(KLCC)의 랜드마크인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프로젝트 현장소장으로 일한 데 이어 1998년 싱가포르의 산업단지 개발을 담당하는 정부기관인 JTC 현장소장을 역임했다. 2001년엔 상무로 승진하면서 임원이 됐다. 오 사장의 임원 첫 해 근무처는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였다. UAE 정부의 주권투자기금을 관리하는 기관인 UAE ADIA에서 현장소장 겸 프로젝트매니저(PM)로 일하면서 삼성물산의 중동 텃발을 일궜다. 2008년엔 UAE 최대 도시인 두바이로 터를 옮겨 현지 국제행사장이자 비즈니스 허브인 엑시비션월드 현장소장과 PM을 겸직하면서 UAE의 주요 컨벤션센터 건설을 담당했다. 중동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은 오 사장은 2009년 중동지원팀장을 맡았고 2013년 전무로 승진하면서 글로벌조달센터장이 됐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삼성물산 해외 사업장에 들어갈 자재와 장비를 최적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이끌어 내는 중책을 맡았다. 해외 현장 공로를 인정받은 그는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플랜트사업부장으로 삼성물산 플랜트 현장을 총괄했다. 부사장 당시 바레인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인수기지 계약을 체결하고, 울산 새울 3·4호기 주설비 시공 사업을 수주하는 등 국내외 굵직한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사장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2020년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건설부문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35년전 신입 엔지니어로 입사했던 회사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특히 오 사장은 2024년 1차 임기 만료 후, 삼성 사장단 정기 인사에서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유임에 이례적으로 성공했다. 한때 세대 교체를 명분으로 교체설이 돌았지만 1차 임기 동안 매출엑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4배가 넘게 성장하는 등 뛰어난 실적으로 연임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실제 오 시장 1기 시절엔 코로나19 여파와 건설비 폭등 등 외부 악재에도 불구하고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이 2021년 10조9890억원→2022년 14조5980억원→2023년 19조3100억원으로 지속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2510억원→8750억원→1조340억원으로 상승했다. 2023년에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면서 안정적 성장 기조 원칙에서 오 사장은 연임에 성공해 2027년 3월까지 삼성물산 건설부문을 이끌게 됐다. 본인의 실력으로 삼성의 전통을 극복한 오 사장이지만 2기 임기 첫 해인 2024년 한 해는 만만치 않았다. 더욱 거세진 외부 여파에 고전하면서 만족하지 못할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1기 임기 3년 동안 큰 폭의 상승세를 그리던 실적이 2024년엔 하락세로 전환했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등 계열사 간 일감 수준이 예전같지 않았고, 2024년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연 매출 18조 655억원, 영업이익 1조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자 오 시장은 도시정비사업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삼성물산은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재건축 사업(현 서초그랑자이)에서 GS건설에 시공권을 내준 이후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었다. 일각에선 '래미안'이 주택 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돌았다. 실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에 분양된 래미안 아파트는 단 5곳에 그쳤고, 2021년엔 도정사업 수주액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해 10위에 겨우 턱걸이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지난해부터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반포와 한남 등 주요 도정사업지에서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 경쟁사를 차례로 제치고 수주에 성공햇다. 지난해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에 이어 도정사업 수주액 3위를 기록하더니 올해 상반기엔 5조원 이상을 수주해 단숨에 1위에 등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상반기에 올해 목표로 한 도정사업 수주 5조원을 돌파한만큼 '래미안' 브랜드를 대표로 한 안정적인 브랜드 파워 1위를 배경으로 선별과 집중 전략을 통해 국내외 주요 프로젝트 수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장·차관 인사 끝낸 국토부…김건희 특검 ‘압색’에 당혹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국토·교통 관리를 책임질 국토교통부 수뇌부 인선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정치인 출신 김윤덕 장관에 실무 전문가인 이상경 1차관, 강희업 2차관 체제가 들어서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 상황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가 하면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삼부토건 주가 급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통계 조작 사건을 조작한 의혹 등에 휘말려 안팎이 뒤숭숭한 형편이다. 특히 김건희 특검의 본격 수사 대상에 올라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4일 정치권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토부는 양평 고속도로 사업 관련 압수수색, 삼부토건과의 수상한 연루 의혹 등으로 연일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날 오전 김건희 특검이 서울~양평간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와 해당 용역업체 등을 압수수색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2017년 국토부의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포함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다. 윤석열 정부 시절 기존 예비타당성조사(A안)가 통과됐지만, 2023년 5월 국토부가 전략환경영향평가에 김건희 일가의 땅을 통과하는 '강상면 종점안(B안)'을 제시하며 특혜 논란이 불거졌고, 원희룡 당시 장관이 갑자기 전면 백지화했다. 김건희 특검은 세종시에 있는 국토교통부 장관실,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양평고속도로 사업 당시 용역을 맡았던 동해종합기술공사와 경동엔지니어링 사무실 등에 수사관을 보내 내부 보고서와 결재 문건, PC 내 파일 등을 확보했다. 지난 5월에도 국토부는 경찰에 의해 도로정책과가 압수수색을 당한 바 있다. 원 장관이 연루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도 국토부를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당시 원 전 장관이 참석하며 급격한 관심을 받은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을 계기로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국토부는 이 과정에서 담당 차관이 포럼 나흘 전에 이응근 전 삼부토건 대표를 면담하는 등 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데 동원됐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의 문재인 정부 시절 통계 수치 조작 사건이 다시 불거진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감사원이 올해 초 김현미 당시 장관 등 고위 관계자들이 통계를 조작하도록 지시내렸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최근 당시 부동산원 직원들의 진술이 감사원의 회유와 협박에 의해 허위로 조작했다는 증거가 제시되면서 사태가 '조작의 조작' 의혹으로 번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부가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 등에 따른 부동산 대책 과정에서 소외된 것도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후 단순 규제를 넘어 근본적으로 집값을 잡기 위해 부동산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부동산 정책 주무 부처'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 부처가 국정 기조 전환의 선봉에 서기 위해선 일관된 정책 추진력과 내부 사기가 필수적이지만, 국토부는 그 점에서 가장 취약한 부처로 꼽혀왔다는 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정권교체 이후 정책급변에 관한 공무원의 인식 탐색(한승주 명지대 교수) 논문에 따르면, 국토부는 정권 교체 시 정책 기조 변화율이 가장 높게 나타난 부처로, 평균 51.4%에 달했다. '소극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려는 경향'에 대한 부처별 평가에서도 국토부는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최하위권(평균 5점)에 포함됐다. 이는 전 정부의 핵심 정책들이 다음 정부에서 홀대받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정부가 출범한 후 전담 조직이 해체되거나 격하되는 사례가 반복돼, 실무진 사이에서 '지난 정권의 일을 빌미 삼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는 흐지부지된 정책의 대표 격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이뤄진 공공재개발·공공주택복합사업, 공공분양 활성화 정책 등을 꼽았다.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당시 모아타운을 키우면서 소규모 정비구역의 원래 의도였던 가로주택이나 소규모 개발은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고, 문재인 정부 대표 안건 중 하나인 3기 신도시 공급 역시 윤 정부가 들어오며 민간 건설사를 위하다 보니 늦춰진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시간=돈, 건설업은 주4.5일제는 커녕 주5일도 어렵다”

정부가 주 4.5일제 도입을 공식화하면서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고 있지만, 건설업계는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정해진 공사 기간과 밀접한 현장 여건상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14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주 4.5일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무회의에서 “주 4.5일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시간 단축을 핵심 국정과제로 삼아 '생산성 기반 유연근무'의 제도화를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도 실무조율에 착수했다. 그러나 건설업계의 반응은 다소 상반된다. 수도권 주요 건설사 관계자 A씨는 “근무시간 단축이 본사 차원에서는 가능하더라도, 현장 적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공사 공정을 맞추기 위해 이미 '주 5일제'조차 완전히 정착되지 않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2시간제 시행 이후에도 금요일 오후는 사실상 '놀러가는 분위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효율 저하 문제가 있었는데, 4.5일제가 현실화되면 일부 현장은 공기를 맞추기 위해 되레 야간근무나 휴일 근무가 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 B씨는 “현장 여건상 정해진 기간 내에 건물을 지어야 하니, 하루라도 손해 보면 그만큼 이자가 늘고 원가도 오른다"며 “결국 시공사가 아니라 발주처가 부담을 지게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또 “현장에선 인력을 더 뽑아야 하는데, 단순 야근 수당이 아니라 국민연금, 퇴직금까지 포함한 고정비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현재 대부분의 건설사들은 정부의 구체적 실행 방안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제도 시행을 가정한 조직 개편이나 인력 구조 조정에 들어간 곳은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근무시간 단축 자체가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건설은 공기 내 준공을 못 하면 지체상금 등 패널티가 있어 주 4.5일제 도입이 어려운 업종"이라며 “일정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원가 상승이 수반되는 구조상 탄력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도 “우리나라 경제가 제조·건설업 기반인데, 현장 중심 산업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건설노동자는 '일 더 하고 돈 더 벌고 싶다'는 분들도 많은 만큼, 업종별·선택적 제도화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업계는 일단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주 4.5일제가 장기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다만 현장 현실과 괴리를 좁히기 위해선 업종별 유연한 설계와 중장기적 로드맵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본사-현장 간 근무 이원화, 전임직원 대비 현장 근로자의 상대적 박탈감 등도 고려돼야 한다"며 “생산성 향상과 안전을 병행할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 없이는 현장에서는 도입 효과가 체감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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