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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보좌관이 본 한국 석유산업의 미래…‘K-석유의 미래를 묻다’[책소개]

미국과 이란 간의 중동 전쟁이 한달을 넘어가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인한 석유 공급 중단으로 전 세계가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탄소중립 흐름에 묻혀 낡고 퇴출될 운명의 에너지라는 평가를 받던 석유는 이번 전쟁으로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드러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일차에너지 공급량은 2억9878만TOE이며, 이 가운데 석유는 1억899만TOE로 36.5% 비중을 차지해 전체 에너지원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석유는 한국 에너지산업에서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이다. 하지만 최근 탄소중립 흐름에 묻혀 그 중요성이 뒤전으로 밀린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중동 전쟁으로 석유의 중요성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석유제품 중 하나이자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의 수급 차질로 종량제봉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석유는 연료뿐만 아니라 원료로서도 우리가 결코 놓칠 수 없는 에너지라는 사실을 깨닫게한다. 이러한 상황은 지난해 9월 발간된 'K-석유의 미래를 묻다'라는 책을 다시 주목하게 만들고 있다. 이 책은 마치 석유가 전 세계 이슈의 핵심으로 떠오르게 된다는 것을 알기라도 한듯, 석유 자체의 특성부터 한국 역사와 산업에서 석유가 갖는 중요도를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기존의 석유 저서들은 대부분 산유국 중심의 역사와 정책을 다루고 있다면, 이 책은 한국처럼 비산유국이면서도 석유 대국으로 성장한 사례를 본격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책은 석유의 도입, 시추·정제 기술의 발전, 석유화학 산업과 농업 혁명, 교통·운송의 변화, 품질 경쟁력과 국제 수출 전략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이와 동시에 석유가 우리 사회의 생활양식, 문화, 정치 구조에 남긴 흔적을 탐구하며, 석유를 단순한 자원이 아닌 근대사의 숨은 주역임을 보여준다. 또한 AI 시대라는 새로운 프레임 속에서 석유를 다시 묻고 있다. 인공지능이 주도하는 산업 혁신과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석유는 계속 전략적 자산인가, 아니면 퇴출시켜야 할 유물인가를 곰곰히 살펴본다. 'K-석유'라는 네이밍은 단순히 한국의 석유산업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비산유국임에도 세계적 석유 대국으로 성장한 경험, 그 과정에서 드러난 의존과 자립의 양면성을 담아내는 상징이다. K-팝이나 K-컬처가 한국적 정체성을 세계적 담론으로 확장하듯, K-석유는 한국의 에너지 경험이 가진 보편적 의미를 세계와 공유하려는 제안이다. 책의 저자 중 한명인 류근식 보좌관은 오랫동안 국회에서 자원을 담당하는 상임위를 전문으로 맡으며, 에너지 관련 입법과 정책을 도맡아 온 전문가이다. 1980년대 13대 국회에서 당시 상공부와 동력자원부가 분리되어 있을 때부터 산자위를 맡기 시작해 17대 4년, 19대 2년, 20대 2년, 22대 국회 시작부터 현재까지 산자위 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는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의원을 보좌하고 있다. 책의 저자는 류근식 보좌관, 유연백 대한석유협회 상근부회장, 주재인 대한석유협회 전문위원, 송민호 서울대 AI미디어콘텐츠실 실장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중동 사태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탄력받는다

정부가 미국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안보 위험이 커지자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공기열 히트펌프를 확대할 계획이다. 히트펌프는 전기를 이용해 난방과 냉방을 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설치비 지원 및 전기요금 누진제 면제 등을 통해 지원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올해 기후에너지환경부 추가경정예산 5245억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편성된 예산이다. 이 가운데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을 위해 주택 대상 난방 전기화 사업에 56억원, 사회복지시설 전기화 사업에 13억원을 편성했다. 보급 초기인 점을 감안해 온난지역(제주·경남 등)과 태양광이 설치된 단독주택을 대상으로 히트펌프 설치비의 70%(국비 40%, 지방비 30%)를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편성된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관련 정규 예산이 583억원이므로 여기에 추경까지 더하면 총 예산은 652억원이 된다. 국내 대부분의 가정은 난방 에너지를 도시가스와 집단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두 에너지원 모두 천연가스를 기반으로 한다. 정부는 중동발 에너지 수급 위기에 대응하고, 화석연료 의존도도 낮추는 차원에서 냉난방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히트펌프를 적극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제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제주의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하게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며 “예를 들면 전기차로 바꾸고 집 난방 같은 것도 히트펌프로 바꿔야 한다. 잘하고 있지만 속도를 내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2035년까지 히트펌프 3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2022년 기준 국내 히트펌프 보급량은 약 36만대 수준이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 518만톤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 건물 부문에서 난방 등을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이 4360만톤임을 감안하면 히트펌프만으로 건물 부문 배출량을 약 12%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들어 히트펌프 지원 정책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지난달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며 공기열 히트펌프도 지열·수열과 함께 재생에너지로 공식 인정됐다. 하지만 공기열 히트펌프의 문제점이 있다. 냉방과 난방을 전기로 하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가정용 전기요금에는 누진제가 있다. 일정 구간 이상으로 소비하면 전기료는 대폭 올라 간다. 히트펌프로 자칫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기후부는 지난달 13일 주택용 히트펌프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소비자가 선택할 경우 히트펌프에 사용된 전력을 별도로 계량해 일반용 요금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요금제는 4월 1일부터 시행된다. 히트펌프는 아직 비용이 높아 가스 기반 난방과 비교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2025년도 연구성과 발표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현실적 조건에서 공기열 히트펌프의 균등화열생산비용(LCOH)은 기가칼로리(Gcal)당 19만5643원으로, 가스보일러(11만4145원), 열병합발전(11만2547원)보다 크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에경연은 히트펌프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출권 가격 정상화와 전기요금 누진제 미적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재 배출권 가격은 톤당 1만5000원대로, 분석 당시 1만원대보다 약 50% 상승했고 히트펌프에 대한 전기요금 누진제 적용도 완화됐다. 다만 해당 연구에서는 배출권 가격이 톤당 5만원 수준에 도달해야 경제성이 확보될 것으로 분석돼, 히트펌프의 경제성 확보까지는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UG, 본사 인근 카페에 친환경컵 사용…4만개 일회용컵 사용 줄여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일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은 에너지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복지 제공에 기여한 우수 기관을 발굴해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HUG는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HUG본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옥 인근 지역 카페 12곳과 협업해 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을 제공받고 사옥 내 전용 반납함에 반납하면 임직원이 1건당 3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적립 받는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인 'Habit Using Green CUP(허그컵)'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앞서 2024년 사내 '일회용컵 ZERO'를 달성한 HUG는 이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자 이번 사업을 시행했고, 지역 사회와 함께 친환경·탄소중립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HUG는 탄소중립 실천과 이재명 정부의 친환경 정책 지원을 위해 공사 직원들과 일회용품 사용저감을 위한 지역구성원과 다회용컵 업체, 공사 직원등 3자가 적극 참여하는 허그컵(다회용컵) 순환 이용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시켰다. 특히 HUG는 다회용컵 이용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참여유인을 명확히 제공해 공사와 다회용품 공급업체, 지역카페 등 3자간 협력 기반의 역할을 분담했다. 또 정부 탄소중립 포인트제 연계를 통해 ' 다용도컵 사용-반납-포인트 적립'을 통합한 순환형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지역 카페에서 음료를 신청하면 허그컵이 제공됐고, 각층에 위치한 반납함에 컵을 빠짐없이 반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공사직원도 탄소중립 포인트 가입 홍보를 통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저감과 지역상생을 모두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HUG의 탈플라스틱 활동사업으로 인해 연간 4만1000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였다. 이는 이산화탄소 1톤 저감 및 플러스틱 폐기물 615kg의 감축 효과를 가쟈왔다. 공사는 현재 424명 전 직원이 허그컵 사용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이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 공기업으로써 지역과 상생하는 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허그컵 사업으로 소나무 231그루 식재 효과는 물론, 지역 카페의 일회용컵 사용이 줄고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 비용도 절감되는 등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2028년 지속가능성 의무 공시…30조 자산기업부터 시작[환경포커스]

지난달 3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는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 도입을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기준 이행지원 세미나'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회계기준원(KAI)과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최하고 금융위원회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후원했다. 세미나에서는 정부의 단계적 공시 의무화 로드맵과 함께 지난 2월 공개된 구체적인 공시 기준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다. 발표에서는 2028년 초대형 상장사를 시작으로 공시 의무를 확대하는 일정과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방식, 기후 시나리오 분석, 재무제표와의 연계성 확보 등 기업 실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핵심 사항들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단순한 공시 대응을 넘어 경영 전략과 내부 관리 체계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기준실 유하은 3팀장은 “이번 공시기준서는 기업이 여건과 능력에 맞춰 공시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준 대신 공시 내용에 대해서는 책임이 따르도록 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 발표 내용을 질문과 대답 형태로 정리했다. Q. 지속가능성 공시는 언제부터 시작되고, 어떤 기업부터 적용되는가? 전체 확대 일정은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국내 지속가능성 공시는 2028년(2027회계연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최초 적용 대상은 연결자산총액 30조원 이상인 초대형 코스피 상장사(58개사, 약 6.9%)이고, 이후 단계적으로 범위가 확대된다. 정책 방향은 초기 충격을 줄이면서 제도를 안착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2030년 이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될 예정이기 때문에, 현재 대상이 아닌 기업도 사실상 준비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시 의무화는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구조의 변화라는 점에서 중장기적으로 모든 기업에 영향을 미친다." Q. 공시는 어디에 제출하고, 재무제표와는 어떤 관계를 갖는가? 기업 내부 프로세스에는 어떤 변화가 필요한가? “지속가능성 공시는 원칙적으로 재무제표와 동일한 일반목적 재무보고서의 일부로 제공돼야 한다. 즉, 재무정보와 별개의 보고가 아니라 하나의 통합된 정보 패키지로 취급된다. 다만 초기 단계에서는 기업 부담을 고려해 거래소 공시 형태로 먼저 시행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사업보고서에 포함되는 법정공시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공시는 재무제표와 동일한 시점에 제출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기업은 재무 결산 일정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 비재무 데이터 확정 시점을 맞추는 구조적 변화를 겪게 된다." Q. 공시는 어떤 구조로 작성해야 하는가? 핵심 구성 요소는 무엇인가? “공시는 거버넌스, 전략, 위험관리, 지표 및 목표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거버넌스에서는 이사회와 경영진이 지속가능성 이슈를 어떻게 관리하는지를 설명하고, 전략에서는 해당 이슈가 사업모형과 가치사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기술한다. 위험관리에서는 식별·평가·관리 체계를 보여주고, 지표 및 목표에서는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정량적 성과와 목표 달성 수준을 제시한다. 중요한 점은 이 네 요소가 서로 연결된 구조를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단순한 체크리스트식 공시가 아니라 기업의 의사결정 체계를 설명하는 보고가 요구된다." Q. 어떤 정보를 공시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가? '중요성(Materiality)'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공시 대상 정보는 투자자 등 주요 이용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즉, 해당 정보가 기업의 현금 흐름, 자금조달 능력, 자본비용 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면 중요 정보로 간주된다. 기업은 기준서뿐 아니라 산업 관행, 글로벌 프레임워크 등을 참고해 정보를 식별하고, 단계적으로 선별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중요성 판단은 일회성 작업이 아니라 매 보고기간마다 재평가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해 공시를 생략하는 경우에도, 생략하게 된 그 판단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Q. 지속가능성 정보와 재무제표는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가? “지속가능성 공시는 재무제표와 강하게 연결돼야 한다. 동일한 데이터와 가정을 가능한 한 일관되게 사용해야 하고, 차이가 발생할 경우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또한 기후 변화나 환경 규제와 같은 요인이 자산 손상, 투자 계획, 현금 흐름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현재와 미래 관점에서 설명해야 한다. 가능하면 정량적 정보로 제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측정이 어려운 경우에는 질적 설명으로 대체할 수 있다. 핵심은 지속가능성 정보가 재무 성과를 설명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다." Q. 온실가스 배출량은 어떤 기준으로 산정하는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제 기준인 온실가스 프로토콜(GHG Protocol)을 기본으로 산정한다. 스코프(Scope) 1은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배출원에서 발생하는 직접 배출이며, 스코프 2는 구매한 전기나 열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이다. 모든 배출량은 CO₂ 환산량으로 통합해 산출하게 되고, 지역 기반 방식(해당 지역 전력생산의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이 기본 공시 형태로 요구된다. 기업은 지분율 접근법 또는 통제 접근법 중 하나를 선택해 적용해야 하며, 그 선택 근거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 이는 글로벌 비교 가능성과 기업별 특수성을 동시에 반영하기 위한 구조다." Q. 기존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규제와 충돌하지 않는가? “제도 설계는 이중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되어 있다. 배출권거래제 등 국내 규제에서 요구하는 산정 방식이 있는 경우, 일정 범위 내에서는 해당 방식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기업 내에서 서로 다른 기준이 혼용될 경우에는 각각의 방식에 따라 배출량을 구분해 공시해야 한다. 또한 지구온난화지수(GWP) 등 일부 기준도 국내 규정을 따를 수 있도록 허용된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기준을 지향하면서도 국내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인 기업의 실무 부담을 완화하는 절충적 구조라고 볼 수 있다." Q. 스코프 3, 즉 공급망 배출은 언제부터 공시 의무가 발생하는가? “스코프 3는 기업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발생하는 간접 배출로,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모두 포함한다. 원칙적으로는 15개 카테고리를 고려해 공시해야 하므로 데이터 확보 어려움이 크다. 이를 고려해 최초 적용 이후 3년간 공시가 유예되며, 2028년 적용 기업은 2031년부터 공시하게 된다. 이 유예 기간은 단순한 면제가 아니라 준비 기간으로 이해해야 한다. 기업은 이 기간 동안 협력업체 데이터 확보 체계를 구축하고, 내부 산정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 Q. 기후 시나리오 분석은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가? “기후 시나리오 분석은 의무 사항이다. 기업은 기후 변화에 따른 위험과 기회에 대해 자신의 전략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 다만 모든 기업에 동일한 수준의 정교한 분석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기후 위험 노출도가 높고 자원이 충분한 기업은 정량적 모델 기반 분석을 수행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기업은 질적 분석부터 시작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일회성 분석이 아니라 반복적 개선 과정이라는 점이고, 매 보고기간마다 분석을 업데이트해야 한다." Q. 모든 정보를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가? “원칙적으로 중요한 정보는 모두 공시해야 하지만, 지속가능성 '기회'와 관련된 정보 중 상업적으로 민감한 경우에는 제한적으로 공시를 생략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면제 적용 사실은 반드시 밝혀야 하고, 매 보고기간마다 계속 면제 요건을 충족하는지 재검토해야 한다. 반면 '위험' 정보는 면제 대상이 아니며 반드시 공시해야 한다. 또한 중요한 정보가 없다고 판단해 공시를 생략하는 경우에도, 단순히 침묵하는 것이 아니라 그 판단 근거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비축유 208일의 의미와 나프타 비축 과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다시 세계 에너지 안보의 급소가 됐다. 일부 선박 통항이 재개됐지만 전체 물동량은 전쟁 전보다 크게 줄어든 상태이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회원국들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 비축유 반출을 결정했다. 한국도 2,246만 배럴 방출에 참여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에서 가장 자주 호출되는 숫자가 “208일"이다. 그러나 이 숫자를 곧바로 “한국 경제가 208일 버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비축유 규모는 얼마나 쌓아두었느냐의 문제이고, 비축일수는 그 물량이 며칠 분이냐의 문제다. 같은 재고도 무엇을 하루 기준 유량으로 잡느냐에 따라 비축일수는 크게 달라진다. 실제로 정부 설명과 해외 보도도 208일이 곧바로 체감할 수 있는 생존 일수는 아니라고 짚고 있다. 한국이 2002년 이후 하루 기준 유량을 하루 평균 소비량에서 하루 평균 순수입량으로 바꾼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국제 기준이 묻는 것은 “평소 얼마나 쓰느냐"보다 “외부에서 석유가 끊기면 얼마나 버틸 수 있느냐"이기 때문이다. IEA가 회원국에 요구하는 90일 비축 기준 역시 순수입을 기준으로 한 비상 대응 능력을 본다. 하지만, 한국의 비축 일수 논쟁에서 더 본질적인 변수는 나프타다. 나프타는 휘발유·경유 같은 최종 연료가 아니라 석유화학 원료다. 그런데 한국처럼 나프타 수입 비중이 큰 나라에서는 나프타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같은 재고도 전혀 다른 비축일수로 보일 수 있다. 특히, IEA에 보고할 때 적용되는 기준처럼 수입 나프타가 원유와 석유제품 하루 평균 순수입량 계산 과정에서 사실상 양쪽에서 두 번 다 빠지는, 이른바 '이중 공제' 구조가 생기면 숫자는 실제보다 더 넉넉해 보이게 된다. 결국 IEA 기준으로 208일은 연료 공급의 비상 지표로는 의미가 있어도, 석유화학 공장까지 정상 가동되는 산업 안보의 숫자로 읽기는 어렵다. 반대로 정부가 민간 의무 비축분을 제외하고, 실제 전략비축유 규모를 짤 때 더 현실적으로 붙들어온 기준은 60일이다. 요지는 단순하다. 외부로부터 석유 유입이 끊겨도 원유와 제품을 합쳐 한국 경제가 60일은 지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 전략비축 약 1억 배럴은 정책 설계상 약 “110일짜리 창고"가 아니라 “60일짜리 비상 버팀목"으로 이해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제도도 원유 45일분과 석유제품 15일분을 합쳐 60일을 맞추는 방식으로 짜여 왔다. 문제는 이 60일 체계에서도 나프타를 제품으로 따로 쌓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금의 방식은 원유 비축 속에 나프타 생산분이 들어 있다고 보고, 원유를 더 보유하는 방식으로 나프타 약 10~11일분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다. 평상시에는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위기 국면에서 원유 속에 “들어 있는" 나프타와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제품 나프타는 대응 속도도 기능도 다르다. 더욱이 지금은 그 한계가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은 원유의 약 70%, 수입 나프타의 54%가 호르무즈를 통과한다. 실제로 나프타 조달 차질로 국내 나프타 분해 공정(NCC) 가동이 중단되는 사례까지 나왔다. 한국처럼 석유화학산업 비중이 큰 나라에서 물어야 할 질문은 “주유소가 얼마나 버티느냐"만이 아니다. “석유화학 공장이 얼마나 버티느냐"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나프타 제품 비축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때다. 한국은 그동안 나프타를 원유 속 간접 비축으로 처리해 왔지만, 그것만으로는 산업 안보를 설명하기 어렵다. 더구나 나프타는 정제공정에서 휘발유 생산과 맞물려 운용되는 경질유분이어서, 저장과 운용의 실무적 가능성 자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원유 총량만 보는 비축 정책에서 벗어나, 연료 안보와 산업 안보를 함께 보는 나프타 비축 체계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208일이라는 숫자의 안도감보다 중요한 것은, 위기 때 실제로 돌아가는 경제를 기준으로 한 비축이다. ekn@ekn.kr

고용 제자리인데…대기업 인건비 증가 가파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인건비 증가 속도가 연구개발(R&D) 투자액 확대보다 더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적은 인원으로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원재료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도 R&D 비용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의 작년 말 기준 고용 인원은 총 44만5820명으로 파악됐다. 전년(43만8563명)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조사는 각사 연결 실적·공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직원 수와 급여는 별도 기준으로 계산했다. 금융지주, 증권사, 보험사, 공기업(한국전력) 등은 제외했다. 중복상장 상황 등을 감안해 HD현대(30위)도 배제했다. 2024년 말보다 작년 말 임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총 8곳이었다. 삼성SDI(1만3441명→1만2826명, 3.9%↓), LG화학(1만3857명→1만2869명, 7.1%↓) 등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업체들 통계가 눈길을 끌었다. HD현대중공업(1만4537명→1만8880명, 29.9%↑), HD한국조선해양(1141명→1543명, 35.2%↑), 한화오션(1만202명→1만1178명, 9.6%↑), 삼성중공업(1만112명→1만589명, 4.7%↑) 등 조선 분야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가 뚜렷했다. 30대 기업의 급여 지불액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등기임원 제외 총급여가 2024년 51조8345억원에서 지난해 59조3578억원으로 14.5% 뛰었다. 삼성전자는 이 시기 직원 수가 12만9430명에서 12만8881명으로 줄었지만 인건비는 16조2711억원에서 19조7998억원으로 21.7%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임직원이 3만2390명에서 3만4549명으로 6.7% 늘어날 동안 연간 급여는 3조6896억원에서 6조1480억원으로 66.6% 급등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이 평균값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고용 인원이 7만5137명에서 7만2598명으로 3.4% 감소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9조3343억원에서 9조5203억원으로 2%가량 커졌다. 30대 기업의 원재료 매입액은 2024년 593조1489억원에서 작년 625조2억원으로 5.3% 늘었다. 업종 특성에 따라 상품의 판매 또는 매입, 재고자산의 변동, 저장·소모품 사용액 등을 합산해 집계했다. 자회사 상황 등을 감안해 일부 회사는 '사업의 내용' 항목에서 별도 기준 원재료 항목 매입액을 별도 게재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시기 삼성전자의 원재료비는 104조3364억원에서 113조67억원으로 8.3% 증가했다. 현대차(92조5158억원→101조3999억원, 7.3%↑), 기아(73조2713억원→80조1097억원, 9.3%↑), 두산에너빌리티(7조6879억원→8조9276억원, 16.1%↑) 등의 자재 비용 증가폭이 평균보다 높았다. 대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총 투자액이 70조3542억원으로 전년(62조5400억원)보다 12.5% 올라갔다. SK스퀘어를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집행 금액을 늘린 것이다. 총급여 지출액과 비교하면 R&D 투자액이 18.5% 더 많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이익이 상승해 급여를 더 많이 지급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고효율을 추구하다 보니 고용은 정체된 현상이 나타났다"며 “AI 시대 '고용 역습' 현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임금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해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주총 시즌'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거나 배당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이사 정원 수를 줄이는 등 상법 개정안 시행에 보폭을 맞춘 행보가 주를 이뤘다.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구독·렌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정관 변경에 나서 에너지 사업 진출 활로를 열었다. 사업 목적에 △천연가스·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등 에너지의 자원개발·생산·수출입·유통 및 트레이딩 사업 △에너지 유통 인프라(액화·기화·압축, 정제·저장·운송)의 투자·개발·운영 및 관련 기자재 사업 △전력·집단에너지·구역전기사업 및 전력 중개사업과 이에 대한 투자·건설·운영 사업 △항공기 및 우주선 발사 서비스업 △기계설비·가스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등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 △기타 정보서비스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주총을 통해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양홀딩스 “공정거래 이슈 재발 방지할 것” [주총 현장]

엄태웅 삼양홀딩스 대표가 “자회사(삼양사)의 공정거래 이슈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룹 차원에서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도입, 전 사업부문의 영업 관행 및 거래 프로세스 전수조사 등을 추진해 다시는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엄 대표는 31일 서울 종로구 삼양그룹 본사에서 열린 삼양홀딩스 제75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삼양홀딩스의 계열사인 삼양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설탕 담합 조사를 거쳐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밀가루와 전분당도 담합 혐의를 받고 있다. 밥상 물가를 올리는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 같은 사과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엄 대표는 “기업소명(Purpose) 체계 내재화를 통해 글로벌∙스페셜티 기업 도약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지주회사로서 그룹의 전략과 실행을 연결하고, 변화의 속도를 높이는 중심축 역할을 수행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도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고부가 사업 중심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글로벌∙스페셜티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 △현금 흐름 중심 경영 강화 △인공지능 전환 가속화 등 그룹 3대 경영방침으로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고도 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제75기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총 5개 안건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보통주 1주당 3,500원을 현금 배당하기로 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4월 발전용 가스요금 4% 상승…전기요금 인상 압박

4월부터 민수용(가정용)을 제외한 발전용, 상업용, 도시가스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이 모두 올랐다. 다만 오름 폭은 약 4%로 그리 크지 않다. 가스요금은 중동 전쟁 영향으로 단가가 오른 물량이 도착하는 5,6월로 갈수록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전기요금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한전은 상반기까지 전기요금을 동결한 터라 손실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31일 한국가스공사는 4월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을 전월보다 4.1%(658원) 오른 GJ당 1만6706원으로 정했다. 또한 △업무난방용은 3.4% 오른 1만9401원 △냉난방공조용은(기타월) 3.8% 오른 1만7481원 △산업용은 3.9% 오른 1만7092원 △수송용은 4% 오른 1만6611원 △열병합용은 4.1% 오른 1만6301원 △연료전지용은 4.5% 오른 1만4779원 △열전용설비용은 3.4% 오른 1만9186원으로 정했다. 다만 민수용(주택용, 일반용)은 동결했다.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 1만6706원은 지난해 같은 달 요금인 1만9914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직은 중동 전쟁 이전에 들여온 가스 비용이 반영되면서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발전용 천연가스는 1개월 단위로 산정된다. 매월 1일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이 바뀌며 이에 따라 전력도매가격(SMP)에도 영향을 준다. SMP는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는 가격이다. SMP는 가장 비싼 발전원의 연료비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그래서 연료비가 가장 비싼 LNG가 대부분의 SMP를 정한다. SMP는 전력 수요의 영향도 받는다. 전력 수요가 적으면 그만큼 낮은 단가의 LNG 발전이 가동돼 SMP도 내려가고, 반대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 그만큼 높은 단가의 LNG 발전까지 가동돼 SMP가 올라간다. 4월에 발전용 가스요금이 4% 올랐지만, 중동 전쟁 영향이 본격적으로 미쳤다고는 볼 수 없다. 정부에 따르면 국제 연료가격은 운송 등의 영향으로 SMP에 반영되기까지는 대략 2~3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이란 전쟁 발발 2개월 후인 오는 5월부터 발전용 가스요금이 본격적으로 오르고, 이에 따라 SMP도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전쟁이 4월 말 종결되면 국내 LNG 도입단가는 8월에 MMBtu(열량 단위)당 15~16.7달러 수준까지 오른 뒤 점진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 직전 LNG 도입단가는 10~11달러 수준이었다. 전쟁이 6월 말까지 이어질 경우 도입단가는 9월에 MMBtu당 17.4~20.2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월 1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은 올해 2분기까지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오는 5월부터 SMP가 본격 상승한다면 한전은 큰 적자를 볼 수 있다. 이는 한전으로서는 떠올리기 싫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가스가격 폭등을 떠올리게 한다. 러-우 전쟁 두 달 후인 2022년 4월 월평균 SMP는 1킬로와트시(kWh)당 200원을 넘겼고, 같은 해 12월에는 267원으로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윤석열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기요금을 거의 올리지 않으면서, 한전으로서는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지속됐다. 현금이 떨어진 한전은 천문학적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야 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한전 부채는 205조7000억원에 이르렀다.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5월 이후 가스요금과 3분기 전기요금의 큰 폭의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햇빛소득마을 계통 우선접속 법안, 상임소위 상정…처리 속도전

햇빛소득마을에 전력망에 우선 접속을 허용하는 법안이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빠른 처리를 지시한 만큼 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31일 국회 기후환노위에 따르면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전력망 우선 접속을 허용하는 전기사업법과 분산에너지법 개정안 다수가 다음달 1일 법안심사소위 심사에 오른다. 해당 법안은 기후환노위 위원장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이 대표 발의했다. 본래 전기사업법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의 전력망 접속을 선착순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주민참여형 사업에 대해서는 이 원칙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개정안은 이 대통령 공약 사업인 햇빛소득마을의 빠른 보급을 위해 추진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햇빛소득마을 확대를 지시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500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총 2500개로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전국 행정리가 3만8000개인데 2500개만 하는 것이냐"라며 정부 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게 아니라 금융기관 자금조달에 보증료로 편성해 더 많은 지원금을 확보함으로써 지원 대상을 대폭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직접 태양광 발전설비를 운영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사업이다.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관련 법안의 소관 상임위를 묻고 “빠르게 처리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상임위에서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30일 제주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로 난리가 났는데, 저도 잠이 안 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관심을 가지고 있는 법안인 만큼 이번 기후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여러 법안을 통합하고 통과시키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햇빛소득마을에 전력망 우선 접속 기준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후 기존 전력망 연결 대기 사업자들이 햇빛소득마을에 밀려 접속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일부 재생에너지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후환노위 법안심사소위에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폐지와 계약시장으로의 전환 내용을 담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법률안'도 상정됐다. RPS 폐지법안은 계약시장 신설과 함께 햇빛소득마을 등 전용시장 개설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전해진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롯데 상생경영, 아이돌봄·청년지원·환경보호에 ‘선한 영향력’ 발산

롯데그룹의 '상생경영'이 주목받고 있다. 영유아부터 군 장병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며 미래 가치 창출을 지속하고 있다. 유통 계열사를 중심으로 환경보호 캠페인에도 적극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발산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전 계열사 차원의 비전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로 정하고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롯데가 지난 2017년 시작한 'mom(맘) 편한' 사업은 재계 안팎의 호평을 받고 있다. '엄마가 편안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활동이다. 이 사업에서 파생한 'mom편한 꿈다락'은 방과후 돌봄 기관인 지역아동센터의 환경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2017년 전북 군산시 회현면에 1호 센터를 조성한 이후 지난해 12월 부산 동구에 100호점을 개소하며 전국 15개 시·도로 확대됐다. 전체 센터의 60% 이상을 비수도권에 만들어 지역 간 돌봄 환경 격차 해소에도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 조성과 교육 환경 불평등 완화를 위한 'mom편한 놀이터' 프로젝트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경북 칠곡군 호국평화기념관에서 'mom편한 실내 놀이터' 준공식을 개최하며 전국 32호점까지 문을 열었다. 롯데그룹은 해당 사업을 통해 지역 아동 돌봄 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4년 11월 '제13회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회사는 최근 '롯데 mom편한 가족상'도 신설했다. 출산·양육, 가족나눔, 가족다양성 등 3개 부문 개인과 단체를 발굴해 격려하기 위해서다. 보건복지부, 초록우산과 함께 총 6개 팀을 선정해 수상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미래 세대를 이끌 청년들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2년부터 청년들과 ESG 관점에서 사회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밸유 for ESG'를 운영 중이다. 청년들이 지역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활동이다. 지난해 11월 '밸유 for ESG 4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참가자들은 다음달까지 ESG 관련 사회공헌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군 장병들을 위한 '청춘책방' 조성도 계속하고 있다. 2016년 시작된 이 사업은 장병들이 복무 기간 동안 독서를 통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독서카페 형태의 병영 도서관 조성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 계열사 차원 ESG 활동도 적극 장려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루프'(Project LOOP) 캠페인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자원순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ESG센터 운영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제공하고 교육 및 컨설팅을 통해 폐플라스틱 수거와 원료화 체계가 지역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004년 '그린 롯데'(Green LOTTE)를 선포하며 유통업계 최초로 환경 캠페인을 도입했다. 이를 발전시켜 2022년부터 '리얼스(RE:EARTH)'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리얼스 마켓과 업사이클링 브랜드 팝업스토어 운영 등을 통해 친환경 브랜드를 고객에게 소개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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