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예상일(X-데이트·6월 5일)을 9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잠정 합의했다. 이를 통해 협상이 최종 타결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27일(현지시간) 오후 6시부터 1시간 반가량 전화 통화를 하고 부채 한도 상향과 정부 지출 감축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AP·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양측은 부채한도를 상향하는 조건으로 2년간 정부 지출을 제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오늘 저녁 매카시 의장과 원칙적으로 예산안 합의에 도달했다"고 말했다.구체적으로 2024년 회계연도는 지출을 동결하고 2025년에는 예산 증액 상한을 부과하는 내용이라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2024년 회계연도에는 비(非)국방 분야 지출이 전년과 똑같이 유지되며, 2025년 이후에는 정부 지출 제한 규정이 없다고 전했다.막판 쟁점이 됐던 푸드스탬프(식량 보조 프로그램) 등 연방정부의 복지 수혜자에 대한 근로 요건도 공화당 요구대로 강화하기로 했다.또 미사용 코로나19 관련 예산 환수,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허가 절차 신속화 등도 포함됐다.앞서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까지 실무협상을 통해 내년 대선을 감안해 2년간 연방정부 지출을 삭감하고 대신 31조4000억 달러(약 4경2000조원) 규모의 부채한도를 올리는 큰 틀에서 의견 접근을 이뤘다.매카시 의장도 이날 오전 의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협상) 진전을 봐왔고, 오래전에 느꼈던 것보다 지금 타결에 더 가까이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그러나 근로조건 강화 등 세부 항목에서는 여전히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막판 난항이 계속됐다.공화당 협상팀 일원인 패트릭 맥헨리 하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하원의장 간 전화 통화 전에 기자들과 만나 "크고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남아 있다"면서 "남은 문제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 레벨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전화 담판을 통해 잠정 합의를 이룬 것이다.백악관은 28일 오후 5시에 화상회의를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협상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라고 NBC 방송이 전했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잠정 합의의 의미를 적극 부각하면서 소속 의원들의 지지를 당부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잠정 합의에 대해 "일하는 사람들과 모두를 위해 경제를 성장시키기 위한 핵심 프로그램을 보호하는 동시에 지출을 줄이는 중요한 진전"이라고 말했다.매카시 의장도 "여기에는 역사적인 정부 지출 감축, 국민들이 빈곤에서 벗어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개혁, 정부의 과도한 권한 통제 등이 담겼다. 새로운 세금이나 정부 프로그램은 없다"고 강조했다.매카시 의장은 ‘72시간 법안 숙려’를 거친 뒤에 31일에 하원에서 합의안을 처리할 예정이다.그는 "백악관에 확인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다시 이야기한 다음에 내일 오후에 법안 작성을 마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의원들에게 내일 합의 문안이 제공될 것이며 수요일(31일)에 이를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공화당과 민주당 내에는 강경파들도 적지 않아서 각 내부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사진=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