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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재판 ‘무죄’ 선고, 외신 반응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과 관련한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에 1심 재판 무죄 선고를 받자, 해외 언론에서도 빠른 반응이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외신들은 대체로 사법 리스크 해소로 인한 삼성전자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이 회장 무죄 선고를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 회장이 중요한 승리를 거뒀고, 이 억만장자를 10년 이상 괴롭혔던 징역형의 위협을 마침내 제거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무죄 선고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스마트폰 분야 애플, 인공지능 분야 SK하이닉스의 거센 도전에 고생하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디스플레이 제조사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특히 이번 판결은 글로벌 스마트폰·메모리칩 침체에서 탈출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고무적인 소식"이라며 삼성전자가 앞서 4분기 연속 이익 감소를 기록한 사실도 전했다. AFP 통신은 “이 회장에 대한 무죄 판결은 전 세계 메모리 칩의 약 60%를 공급하는 삼성전자가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분석을 전했다. AP 통신은 “이번 판결로 전 정부를 무너뜨린 부패 스캔들에서 별도의 뇌물수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삼성 상속자를 둘러싼 법적 문제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일부 외신은 한국 사회에 재벌에 대한 불신이 있는 상황에서 나온 유리한 판결에 주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에서) 대부분의 재벌 스캔들은 (창업주) 일가가 다음 세대에 경영권을 물려주려는 시도에서 비롯됐다"며 “한국의 경제 전문가들은 이 판결에 놀랐고, 한국 시장의 공정성과 사법부 신뢰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판결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한국의 정치권과 사법당국이 재벌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를 보여줬다"는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결정을 '깜짝 판결'로 표현, 수년간 법적 문제에 휘말려온 이 회장에게 큰 안도감을 줬다며 “전문가들에게는 '뜻밖의 놀라운 소식'(surprise)으로 인식된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이 항소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보도했다. CNN은 “완전히 충격적인 판결로, 이번 결정은 한국 법 제도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 신뢰와 한국 자본시장 건전성을 저하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박상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의 언급을 전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에서 가장 큰 대기업들은 여전히 창업 가문이 소유하고 운영하고 있는데 대중은 창업 가문 관련 스캔들에 대한 분노와 그들이 나라의 경제적 성공에 많은 책임이 있다는 인식 사이에서 오랫동안 고민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최소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회사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각종 부정 거래와 시세 조종, 회계 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서울중앙지법은 3년 5개월 만에 1심 무죄를 선고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中, 지준율 0.5%p 인하…“188조원 유동성 공급”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해 당초 예고대로 5일부터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중앙은행인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오전 공고문을 통해 “5일부터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내려 시장에 장기 유동성 약 1조위안(약 188조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24일 판궁성 인민은행장이 기자회견에서 예고한 것을 그대로 시행한 것이다. 인민은행은 앞서 2022년 4월과 12월, 작년 3월과 9월에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다. 4개월여 만에 다시 이뤄진 이번 조정은 지준율 인하 폭을 종전보다 한층 키웠다. 이로써 중국 금융권의 가중 평균 지준율은 약 6.9%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민은행은 또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금리(1.95%)를 통해 1000억위안(약 18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만기가 돌아오는 5000억위안 가운데 4000억위안만 회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은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벗어난 뒤로도 부동산시장 침체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기 회복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물가까지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러나 인민은행은 지난달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 연속으로 동결하면서 금리 조정에는 신중한 모습을 보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단행된 지준율 인하는 다양한 통화정책 도구를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침체한 경기를 반등시키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월 “3월에 금리 안내려…인하 폭도 작을 것”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금리를 내리는 시기에 대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금리인하 폭 또한 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CBS의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해 “경제가 강하기 때문에 우리는 금리를 언제 내려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지속가능한 식으로 내려가는 증거를 더 확인하고 싶다"며 “우리의 자신감은 더 높아지고 있지만 금리 인하란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더 많은 자신감을 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신중히(prudent)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더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2%로 내려가고 있음을 지표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너무 빨리, 혹은 너무 늦게 움직일 때의 위험에 대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면서 “우리는 경제가 좋은 상황이고 인플레이션이 내려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또 선물시장의 예상대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3월에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1일 FOMC 회의 기자회견에서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해 시장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그는 또 연준이 올해 금리 전망치를 “극적으로" 바꾸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연준은 지난해 12월 FOMC 당시 점도표를 통해 올해 0.25%포인트씩 세 차례의 금리인하가 예상된다고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선물 시장에서는 올해 미국 기준금리가 총 1.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어 “3월 FOMC에서 전망치를 업데이트할 것"이라면서도 “연준이 전망치를 극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1월 FOMC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우리는 실물 경제에 집중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와 미국인들을 위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며 “물가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정치적인 요인을 반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 달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으며, 지정학적 위기 등 외부 충격으로 경제가 궤도를 벗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중국 경기 둔화에 따른 미국 경제 여파가 예상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빅오일보단 빅테크”…역대급 실적·주주환원에도 외면받는 美석유공룡

미국의 빅오일(거대 석유회사)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지난해 역대급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투자자들에게 여전히 외면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못지 않은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주가 상승률은 이들에 비해 한참 뒤쳐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주식 시장에서 실리콘밸리 기업들과 경쟁하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빅오일은 국제유가 하락장에도 10여 년 전 전성기 이후 볼 수 없었던 수익을 내고 있는 동시에 올해는 주주환원 정책 강화로 더 많은 현금을 투자자들에게 돌려줄 것을 예고했지만 주가 상승률은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슨모빌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36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2022년도 연간 순이익 557억달러보단 감소했지만 2012년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셰브런의 지난해 순이익은 214억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전년도(355억달러)보다 줄었지만 201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이 두 회사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펼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지난해 주주환원을 통해 587억달러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줬다. 그 결과 두 회사의 주주환원 규모는 S&P500 상위 10대 기업(엑슨모빌 4위·셰브런 7위)에 속하기도 했다. 애플, 알파벳, 마이크로소트프가 1~3위를 차지한 것을 고려하면 빅테크를 제외할 경우 엑슨모빌은 S&P500 상장사 중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실시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셰브런은 실적발표에서 올해 분기 배당률을 8%로 늘리겠다고 발표했고 엑슨모빌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지난해 175억달러에서 올해 200억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수익성 또한 안정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엑슨모빌과 셰브런은 현재 미국 퍼미안 분지와 남미 가이아나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어 국제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배럴당 최대 40달러 떨어져도 채산성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을 통해 유가하락에 대비할 수 있고 엑슨모빌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트레이딩 사업을 늘리고 있다. 그럼에도 엑슨모빌과 셰브런 주가는 지난 2일 각각 0.41% 하락, 2.94% 상승 마감했다. 같은날 주가가 각각 20%, 8% 치솟은 메타플랫폼(메타), 아마존과 대조적이다. 블룸버그는 “이들의 뛰어난 성과는 빅테크로부터 밀리는 것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특히 엑슨모빌과 셰브런이 원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면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에 오른 점, 석유 소비가 최소 2030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점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섹터가 S&P 500 지수에 차지하는 비중이 고작 3.7%에 불과하다. 반면 기술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육박하다. 4400억달러를 운용하는 누버거 버먼의 제프 윌 선임 애널리스트는 “(주가 상승에 대한) 그린라이트여야 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이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석유공룡이 증시에서 외면받는 배경엔 투자자들이 빅테크를 미래 산업을 주도할 기업들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컴퓨팅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잠재적인 이익 성장을 제공하는 반면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빅오일에 위협적인 요인이라는 것이다. 미국 석유기업들의 증산 드라이브로 글로벌 원유시장이 과잉공급에 빠질 수 있으며 사우디 또한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물량을 풀 리스크도 존재한다. 실제 사우디는 과거 2014년, 2020년에 원유 공급을 대폭 늘려 유가를 폭락시킨 바 있다. 석유사업이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한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피커링 에너지 파트너스의 댄 피커링 창립자는 “메타가 발표한 자사주 매입 규모는 데본에너지와 다이아몬드백 에너지를 합친 것으로 이는 투자자들로 주목을 받는다"며 “셰브론은 '퍼미안 분지에서 사업을 잘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사람들은 이부분에 눈길을 돌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석유기업들이 마침내 투자자들로부터 주목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윌 애널리스트는 “석유의 희소성이 부각돼야 에너지 섹터 주가가 더 높은 수준에 거래될 수 있다"며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안에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이크 워스 셰브런 최고경영자(CEO)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에 필수적인 산업이며, 오래 전부터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존재할 것"이라며 “인내심이 있는 주주들에겐 가치투자의 진정한 기회가 여기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들어 엑슨모빌과 셰브런 주가는 각각 0.38% 하락, 1.85% 상승한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당선될라”…미 대선결과에 벌벌 떠는 중국 투자자들

중국이 경기 둔화, 증시 하락, 부동산 침체 등 다양한 악재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투자자들은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지난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뮤추얼펀드, 사모펀드, 보험사 자산운용 담당자 등 중국 내 고객들과 접촉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투자노트를 통해 “현지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이 될 경우 중국에 미칠 영향이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중국에 대한 새로운 대규모 경제 공격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동안 대(對)중국 최혜국 대우 폐지에 대한 지지입장을 표명해왔다. 이에 중국 수입품에 40% 이상의 연방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참모들과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60%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아마도 그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중 관계 재단의 데이비드 파이어스타인 회장은 미국 대선이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미국의 투자, 기술이전, 무역 등에서 중국에 대한 접근법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정책을 수용했을 뿐 아니라 이를 더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히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중국이 만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관세부과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약이 얼마나 이행될지는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현지 투자자들은 이와 함께 올해 중국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가 10점 척도(0은 코로나19 봉쇄로 어려웠던 2022년, 10은 중국 경제 회복세로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였던 지난해 1분기)를 사용해 올해 전망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한 데 대해 응답자 12명 가운데 절반이 0점이라고 답했으며 나머지도 평균 3점을 줬다. 중국 내 투자자들은 이외에도 중국 정부의 공격적인 추가 부양책을 촉발할 수 있는 요인이 무엇인지와 중국 증시에 대한 역외 투자자들 견해를 알고 싶어 한다고 골드만삭스는 전했다. 이에 비해 역외 투자자들은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쳤는지와 중국 당국의 디플레이션 대처 방안 등 경제 펀더멘털에 집중돼 있었다고 골드만삭스는 덧붙였다. 한편 중국 CSI 300 지수는 지난 한 주에만 4.6% 하락했는데 이는 2022년 이후 최대 낙폭이다. 같은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6.2% 급락해 2018년 이후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대통령’, 재선 확실시

'비트코인 화폐화'로 널리 알려진 중미 엘살바도르에서 나이브 부켈레(42) 대통령이 '재선 절차'를 밟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 대통령선거 투표가 4일(현지시간) 오전 7시 개시돼 유권자들이 1670여곳에 마련된 각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번 대선에는 총 6명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부켈레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80%에 육박하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해 손쉽게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켈레 대통령은 강력한 갱단 척결 의지로 살인사건 발생률(2015년 105.2건→2023년 2.4건·인구 10만명당)을 극적으로 떨어트리면서, 레임덕은커녕 아이돌 같은 인기몰이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2019년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 제3당 후보로 출마해 30년간 이어진 양당 체제를 깬 그는 소셜미디어로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설파하거나, 취임 첫해 유엔총회 연단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셀피를 찍는 등 독특한 행보를 보였다. 취임 초반 좌우 양당이 장악했던 국회에 출석할 때는 무장 군경을 대동하고, 수감자들을 속옷만 입힌 채 빼곡히 포개 앉힌 모습의 사진을 수시로 공개하는 등 때론 선을 넘는 모습도 서슴지 않았다. 해외에 특히 잘 알려진 행보는 국가 예산을 동원한 비트로인 투자다.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까지 지정하는 등 경제난 극복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친 암호화폐 정책을 피고 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를 보면, 이 나라는 투자액 약 1% 이득을 보고 있다. 다만 구금 중 사망과 고문, 무고한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 부켈레 대통령 정책 추진 과정에 대한 비판도 크다. 재선 도전도 각종 논란 속에 진행됐다. 이 나라 헌법에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은 10년 이내에 다시 출마할 수 없다"는 대통령 연임 금지 조항이 있어서다. 부켈레 대통령은 그러나 친(親) 부켈레 성향 대법원 헌법재판부로부터 “재선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다. 이어 임기 만료 6개월 전 휴직이라는 '꼼수' 같은 전략을 꺼내 들었다. 여대야소 국회 역시 부켈레 대통령에 유리한 쪽으로 선거법 조항을 폐지하기도 했다. 대선과 함께 국회의원 총선거도 이날 함께 치러졌다. 앞서 지난해 엘살바도르에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기존 84명에서 60명으로 30%가량 줄였다. 대통령 임기는 5년, 국회의원 임기는 3년이다. 이 때문에 엘살바도르에서는 15년 만에 대선과 총선을 같은 날 진행하게 됐다. 엘디아리오엘살바도르를 비롯한 현지 매체는 총선에서도 여당이 승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선거 결과는 투표 종료 시각(오후 5시) 이후 2∼3시간 뒤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바이든, 민주당 첫 경선에서 압승…“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민주당의 첫 공식 경선이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압승했다. 이번 결과로 바이든 대통령이 사실상 후보직을 확정하는 수순에 들어가면서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매치로 재편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우스캐롤라이나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개표율 65% 기준, 바이든 대통령은 96.3%를 득표했다. 다른 후보인 작가 메리앤 윌리엄슨 후보와 민주당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각각 2%, 1.7%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당 전국위는 이번에는 첫 경선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진행키로 결정했으나 뉴햄프셔주는 이에 불복해 자체 일정대로 지난달에 프라이머리를 진행했다. 이번 결과는 바이든 대통령의 본선 경쟁력에 대한 당 일각의 회의론을 잠재울 수 있게 됐다는 측면에서 의미있는 승리로 분석된다. 특히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전체 유권자의 26% 정도가 흑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흑인 유권자의 지지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난 여러분이 우리를 다시 대선 승리로,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를 다시 패배자로 만드는 길에 올려놨다는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 절대적 대세를 확인하면서 남은 경선도 기존 예상대로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을 확정하기 위한 절차 차원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오는 11월 대선 본선 전망은 전반적으로 밝지 않다. CNN과 여론조사기관 SSRS이 지난 1일 공개한 미 전역 유권자 대상의 가상 양자 대결 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49%의 지지율로 바이든 대통령(45%)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블룸버그와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31일 애리조나·조지아·미시간 등 7개 주요 경합주를 대상으로 한 양자 가상 대결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42%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에 오차범위를 벗어나 6%포인트나 뒤졌다. 더욱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절반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고, 갤럽이 전날 공개한 결과에선 응답자의 61%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자격이 없다'고 답변했다. 유권자들은 중동 사태가 대표적인 이슈로 가자지구에서 무고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데도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계속 지지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입국자 문제도 바이든의 약점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긍정적인 경제 상황이 지지율 반등 동력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이 낮아지는 가운데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는 늘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 민주당은 아직 11월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과를 적극 내세우며 공화당 대선후보가 유력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反)법치·반(反)민주적 행태를 부각해 등돌린 기존 지지세력은 물론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조작 천국’ 일본차 또 부정···신뢰 타격에 국산차 반사이익 기대

토요타 연이은 '인증 스캔들'···79만대 리콜 미쓰비시 연비 조작 등 여파 지속···현대차·기아 이미지 상승 글로벌 1위 자동차 생산 업체인 일본 토요타가 '조작 기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면서 일본차 브랜드들이 신뢰도에 타격을 입고 있다. 연비를 포함한 각종 인증에 부정을 저지른 사실이 끊임없이 드러나고 있어 국산차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도요다 아키오 토요타자동차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객 신뢰를 배신하고 인증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엄중한 일로 받아들인다"며 “고객을 비롯해 이해관계자 여러분에게 심려와 폐를 끼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도요타자동직기(도요타 인더스트리즈), 다이하쓰, 히노자동차 등 그룹사의 잇따른 품질 인증 부정 문제가 발생하자 회장이 직접 고개를 숙인 것이다. 앞서 토요타 그룹사 토요타자동직기는 부정행위를 저지르다 적발됐다. 이들이 생산하는 디젤엔진 품질인증을 위한 출력시험 등을 허위로 통과한 것이다. 토요타 측은 이에 따라 문제의 엔진이 탑재된 랜드크루저 프라도 등 10개 차종의 출하 중단을 결정했다. 다른 자회사 다이하쓰도 작년 4월 부정한 품질인증 문제가 불거져 아직 조사를 받고 있다. 추가 조사를 거쳐 1989년부터 64개 차종의 충돌·배기가스·연비 시험 등 과정에서 174건의 부정이 이뤄진 사실이 밝혀져서다. 작년 12월부터 다이하쓰의 일본 내 4개 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토요타의 다른 자회사인 히노자동차도 지난 2022년 배출가스·연비 조작이 드러나 형식 지정이 취소됐다. 토요타 그룹사들이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형식의 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다른 일본차 브랜드들 분위기도 비슷하다. 지난 2016년 일어났던 미쓰비시 연비조작 사태는 아직도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미쓰비시는 당시 경차 4개 차종의 연비를 부풀리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했다.한당국이 조사에 들어가니 1991년부터 법령을 따르지 않는 측정법을 사용, 2006년 이후 판매한 모든 차종을 조작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쓰비시는 결국 닛산에 매각됐다. 안전 문제에 따른 리콜도 계속되고 있다. 토요타는 에어백이 폭발해 운전자가 사망할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에서 5만대를 최근 리콜하기로 했다. 작년 12월에는 에어백 센서 문제로 아발론, 캠리, 라브4 등 112만대를 리콜하기로 했다.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저마다 해법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기는 힘들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장기 저성장이 계속되며 경영과 회계 분야에서 각종 거짓말이 난무하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그동안 고베 제강, 도레이, 히타치 등 굵직한 기업들이 스캔들을 일으켰다. KYB와 가와킨 홀딩스 등은 기준치를 충족하지 못한 지진 대비 장치를 건물에 그대로 사용하기도 했다. 요리우리신문에 따르면 토요타는 일단 궁여지책으로 현지 완성차 공장 가동시간 상한을 원칙적으로 30분 단축하기로 했다. 생산 현장에서 여유를 갖고 작업할 수 있게 해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특히 토요타는 신차 개발과 생산 일정도 조율할 생각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세계 신차 생산량의 10%를 줄일 수 있다는 보도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국산차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브랜드들이 전세계에서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와중 신뢰도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09년 토요타가 미국에서 380여만대 가량 대규모 '안전 리콜'을 실시했을 당시 판매가 늘어나는 효과를 본 적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국, 이번엔 예멘도 공습…시리아·이라크 공습 하루만

미군이 이라크와 시리아를 공습한 지 하루만에 예멘의 후티 반군 시설을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란의 후티 반군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영국, 호주, 바레인, 캐나다, 덴마크, 네덜란드, 뉴질랜드도 작전에 참여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번 공습은 후티의 공격 능력을 저하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제 선박 등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부 장관도 성명을 내고 “홍해에서 후티 반군이 선박들을 공격하는 것은 불법이며 용납할 수 없다"며 “무고한 생명을 보호하고 항행의 자유를 지키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했다. 이번 공격은 예멘 13개 지역에 위치한 후티 반군 36개 시설을 겨냥했다. 무기저장고, 미사일·방공 시스템, 레이더 기지 등이다. 이번 공격은 최근 36시간 동안 홍해와 인근 해역에서 후티 반군과 미군이 제한된 공격을 주고받은 후 나왔다. 연합군이 지난달 11일 후티 반군을 처음 공습한 이후 두 번째로 강력한 공격이라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공격은 미군 USS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에서 발진한 FA-18 전투기들이 수행했다. 영국 전투기 타이푼 FGR4와 홍해상의 미군 구축함 USS 그래블리호, USS 카니호에서 발사한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도 동원됐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번 주 초에 이날 공격을 승인했다고 CNN이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미 미국은 전날 시리아와 이라크 내 이란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및 관련 민병대를 공습했다. 공습은 7개 지역 85곳 이상의 목표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이틀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 단체들을 때린 것이다. 다만 성격은 조금 다르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공격이 지난달 27일 요르단 주둔 미군 기지 '타워 22'를 겨냥한 드론 공격에 대한 본격적인 보복 차원이라면, 이날은 항로 불안을 부른 후티 반군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의 연장선이라는 평가다. 미 정부 관계자는 CNN에 이번 조치가 전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한 보복 조치와는 별개이며, 홍해에서 미국과 국제 상선을 보호하려는 조치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사태 확대를 원하지 않으며, 이번 공습은 후티 반군의 행동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후티 반군에 초점을 맞춘 공격이라는 설명에도 이미 중동 곳곳에서 여러 차례 공습이 이뤄짐에 따라 중동 전역에서 긴장 고조는 피할 수 없어 보인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후티에 대한 공격이 요르단 미군 사망 보복 작전과 병치 되는 것이라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동으로 갈등이 확산하는 최신 징후라고 평가했다. 후티 반군은 이날 공격에 “(긴장) 고조에는 고조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을 이어갔다. 후티 최고정치위원회의 무함마드 알부하이티는 엑스(X·옛 트위터)에 “미·영 연합군의 예멘 지역 폭격은 우리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희생을 치르더라도, 가자지구의 대량학살 범죄가 중단되고 주민들에 대한 포위 공격이 끝날 때까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시리아·이라크 공격은 다수의 인명 피해를 냈다. 양국과 이란은 잇따라 미국을 비판했다. 시리아는 민간인과 군인이 다수 사망했고 공공·개인 재산 피해도 있었다고 밝혔다. 시리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미국의 공격으로 23명이 숨졌으며 민간인 사망자는 없다고 전했다. 이라크도 미국의 공격으로 민간인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죽고 23명이 부상했다며 미국을 비난했다. 이라크는 자국 주재 미 대사 대리를 불러 항의할 방침이다. 이란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시리아·이라크 공격은 역내 긴장과 불안을 키우는 또 다른 모험이자 전략적 실수"라고 비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글로벌 증시전망] ‘연준·은행 위기’ 악재에도 계속 오르는 뉴욕증시…닷컴버블 우려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뉴욕증시 지수들이 이번 주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각각 3만 8654.2, 4958.61에 거래를 마감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한 주를 마무리했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각각 9번째,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만 5628.95를 기록해 역대 최고치였던 2021년 11월(1만 6212.23)과 3% 정도의 차이가 있다. 지난 주는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았던 이벤트들로 가득했다.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에 고무된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우리는 승리를 선언할 시점이 아니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다"고 강조했다. 1월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올라 미 국채금리가 덩달아 급등한 점도 주식투자자들에겐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이 35만 3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18만 5000명)를 두 배 가까이 웃돌았다. 지난해 말 비농업 부문 고용 수치도 대폭 상향 조정됐다. 증가 폭이 전문가 예상치의 2배에 달하면서 뜨거운 노동시장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웠고, 이는 채권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졌다.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미 증시 마감 무렵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4.02%로 하루 전 같은 시간보다 14bp(1bp=0.01%포인트) 상승했다. 채권 수익률 급등은 증시 상승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여기에 미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화로 미국 지역은행들이 줄줄이 실적 악화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 한 주에만 주가가 42% 가량 폭락한 미국 지역은행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는 대출 부실화에 대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지난해 4분기 2억5200만달러의 순손실을 봤다고 최근 밝혔다. 이 은행은 직전 분기까지만 해도 1억7200만달러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위기가 은행 재무제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사업 구조가 유사한 다른 지역은행들의 주가도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이에 따른 지역은행 불안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빅테크들이 예상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발표한 것이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 모습이다. 메타는 작년 4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계획을 발표해 지난 2일 하루에만 주가가 20% 이상 치솟았다. 아마존도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에 주가가 8% 가까이 올랐다. 이런 요인들을 고려해 뉴욕증시가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갈지 주목되는 와중에 블룸버그통신은 빅테크간 실적이 엇갈린 점을 고려해 증시 분위기가 2000년 닷컴버블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주 빅테크 실적발표에서 메타와 아마존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은 모두 예상보다 낮은 실적을 내놓았다. 실적 부진은 기대감이 현실을 앞서는 위험을 부각시킬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뉴욕증시를 대표하는 7대 빅테크인 '매그니피센트7'의 현재 주가는 수익 대비 48배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S&P 평균을 두 배 넘게 웃돌고 있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전략가들도 빅테크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과거 닷컴버블과 비슷하다며 기술주들의 추가 상승이 지속가능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나스닥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에 지난 2일까지 6주 연속으로 자금이 유입됐는데 이는 과거 2022년 4월 이후 최장 기간이다. 한편, 이번 주에는 기술업종 외 다른 업종의 기업실적이 예고됐다. 미국 산업군 전반적으로 골고루 성장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다. 레인메이크 정권의 그레그 마틴 공동창립자는 빅테크 실적과 관련해 “결론짓기 이르지만 침체를 피할 수 있다는 관측이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기업들도 호실적 발표에 참여해 전반적인 랠리를 보고싶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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