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9일(월)

전체기사

[기자의 눈] 아시아나항공 경영진과 조종사 노조, 당신들에게 눈치를 선물하고 싶습니다

“WHOOP! WHOOP! PULL UP! WHOOP! WHOOP! PULL UP!" 항공기가 조종사에게 지상 충돌 경고 차원에서 울리는 지상 접근 경보 장치(GPWS, Ground Proximity Warning System) 경고음들 중 하나다. 비행 고도가 낮아 기체가 땅에 처박혀 모두 죽기 싫으면 즉시 조종간을 당겨 상승하라는 강한 의미를 담고 있다. 듣기만 해도 섬뜩하고 불쾌한 이 소리가 귀에 들릴 상황이 절대 발생해선 안 된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시아나항공 경영진과 조종사 노동조합(APU)은 이 상태에 익숙하다 못해 타성에 젖은 탓인지 6년째 이 경고음을 듣고 있으면서도 별 생각이 없어보인다. 시작은 조종사 노조가 먼저 했다. 최도성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 이하 조합원들은 지난해 2022년 임금 인상률을 두고 사측과 대립 끝에 18년 만에 파업 직전의 국면까지 끌고갔다. 사측은 조종사 노조와의 줄다리기 협상 끝에 기본급과 비행 수당 2.5% 인상에 합의해 노사 갈등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올해 3월 1일자로 아시아나항공 사측은 원유석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10명 규모의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이 같은 인사의 배경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도 “이해 할 수도 없고, 망해가는 회사에서 이게 대체 말이나 되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심지어 원 사장은 3년 연속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이후 현 직급으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셀프 진급'을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코로나19를 이겨내며 나름대로 호실적을 냈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대표이사들도 갈아치웠다. 이런 판국이니 조종사 노조가 작년에 이어 올해에는 더 높은 임금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어도 이를 거부할 명분도 없어 경영진의 면도 서지 않게 됐다. 조종사 노조는 기본급 5%와 기타 수당을 합쳐 8.5%를, 사측은 기본급 인상과 비행 수당 인상까지 총합 7.5%를 제시하며 샅바 싸움을 하고 있는데 도대체 사실상 망한 회사에서 억대 연봉자들끼리 뭐하는 짓들이란 말인가. 실로 난파선에서 보물 나눠먹기를 하는 꼴로 심각한 모럴 해저드에 빠졌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이처럼 경영진과 조종사 노조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행위를 이어갈 때 이들을 제외한 사무직·객실 승무원·정비사 등 타 직군 구성원들은 아무런 과실도 누리지 못한 채 줄퇴사를 하고 있다. 2019년 8815명이던 직원은 2023년 7951명으로 급감했다. 2019년 3월 22일, 삼일회계법인은 아시아나항공 회계에 대해 '한정' 감사 의견을 내놨다. 리스 항공기 정비 의무 충당 부채가 이유였다. 이후 4월 15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선언하며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에 수정 자구 계획안을 냈다. 이 때부터 아시아나항공은 돈을 벌어도 번 게 아니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한계 기업'으로 전락했고, 산업은행의 '하드 캐리' 덕에 지금까지 살아남아 좀비 공기업인 상태로 연명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022년 대비 소폭 줄어들기는 했으나 2023년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부채 총계와 비율은 각각 12조2064억원, 1506.32%이다. 항공기 리스 비용을 감안해도 고도 비만인 상태인데, 보통의 회사 같았으면 애저녁에 파산했을 것이다. 지난 19일 아시아나항공의 시가 총액은 7836억원으로 집계됐다. 한편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앞둔 대한항공의 시가 총액은 7조4565억원으로 9.51배나 차이난다. 그런 대한항공의 부채 총계는 20조5765억원, 부채 비율은 209.63%로 각종 자산·사업부 매각을 통해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당신들의 구세주로 나선 대한항공도 매년 재무 다이어트에 도전해 성공을 이루고 있을진대, 아시아나 경영진과 조종사 노조는 위기 속에서도 오히려 승승장구하며 밥그릇 투쟁을 벌이는 이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눈치 좀 챙기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가성비 갖춘 우주 플랫폼, 뉴 에어로스페이스 시대 기반”

우주항공청 오픈을 앞두고 '뉴 에어로스페이스' 시대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한 노력을 가속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항공우주산업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1%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유창경 인하대 교수는 19일 서울 오크우드 프리미어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상반기 '항공우주 전문가 포럼'에서 “사업성을 확보한 우주 플랫폼을 개발해야 민간 주도 우주 경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통의 우주 강국 뿐만 아니라 아랍에미리트(UAE)·인도 등도 성과를 내는 가운데 향후 우리나라의 입지 확보를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개발 비용 절감 및 이윤 창출이 가능한 사업 모델로 민간의 지속가능한 우주 개발 참여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재사용 발사체 △공중 발사체 △재사용 우주 비행선 등의 플랫폼을 토대로 우주 서비스 산업 활성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경쟁력 있는 발사체가 위성·서비스·우주 모빌리티 등 우주 비즈니스 분야의 기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우주 탐사 분야에서는 “'라그랑주 점'을 비롯한 심우주 탐사 도전으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고 우주 데이터 축적·외교 수단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그랑주 점은 2개 이상의 천체에서 받는 인력이 상쇄되면서 중력이 0이 되는 지점을 말한다. 연료 소모 없이 제 자리에서 정지 가능해 우주 탐사에 용이한 장소로도 불린다. 유 교수는 “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eVTOL) 시장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며 “국내와 동남아 등에서 활용 가능한 기체로도 시장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최근 브라질 Eve 에어모빌리티와 체결한 구조물 공급 계약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ve가 '현실적인' 기체를 만들고 있다는 논리다. 유 교수는 “50~100인승급 하이브리드 민항기 국제 공동 개발로 글로벌 중·단거리 저비용 항공사(LCC)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며 “K-배터리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사천·고흥 지역 정주 여건 개선 등 우주항공청의 성공을 위한 과제들도 논의됐다. 허환일 충남대 교수는 “우주항공청이 선거 이슈와 엮였던 만큼 향후에도 관련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며 “학령 인구 감소·공대 기피 현상으로 인해 인력 수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 교수는 “항공 분야는 산업화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우주 분야는 아직 연구 중심"이라며 “우주항공청을 통해 일관된 정책을 이행하고 산학연 역할을 정립하는 등 민간 주도 상용 우주개발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위험·고비용 우주 개발 특성을 반영한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적용 대상이 미확정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산업체 투자·손실이 지속되는 구도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허 교수는 “위성체 대량생산을 위한 일괄 제조 라인을 확보하고 생산 일정·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며 “개발 자금 지원·구매 보장 등으로 산업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구영 KAI 사장은 “학계와 연구 기관이 우주항공청의 전략 목표 달성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고 세부 과제 이행을 위한 핵심 기술과 수단을 연구해야 한다"며 “인재의 질적 향상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은 “기업들도 하늘·우주 공간 산업화를 위한 전투력을 제공해야 한다"며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퍼스트 무버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KAI가 유·무인 복합 체계(MUM-T)가 적용된 6세대 전투기와 독자 위성 플랫폼·재사용 발사체 및 인공지능(AI)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미래 사업을 추진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LG전자, 2024년도 연구·전문위원 26명 선발…“사내 ‘1%’ 공인 전문가”

전문 분야 핵심 인재 육성 차원…임원급 처우·보상, 고심도 직무 수행 LG전자는 탁월한 역량과 전문성을 갖추고 미래 준비 경쟁력 확보를 주도할 인재를 연구위원과 전문위원으로 발탁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전문위원은 LG전자가 연구·개발(R&D)·디자인·품질·IT·생산 등 다양한 전문 분야의 커리어 비전 제시와 핵심 인재 육성 차원에서 운영 중인 제도다. 이들은 임원급에 준하는 처우와 보상을 받으며 각자의 전문 분야에 보다 몰입해 심도 깊은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 LG전자는 최근 2024년도 연구·전문위원 인사를 단행하고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임명식을 가졌다. 올해는 연구위원 18명과 전문위원 8명 등 총 26명이 선발됐다. 임명식에는 조주완 대표이사(CEO)를 포함, 최고기술책임자(CTO)·최고인사책임자(CHO) 등 최고 경영진은 물론,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수석 연구·전문위원으로 승진한 6명도 참석해 축하와 격려를 건넸다. 조 대표이사는 신임 연구·전문위원에게 임명패와 꽃다발을 전달하며 “이는 LG전자에서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공인받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연구·전문위원들이 미래 경쟁력 확보는 물론이고, LG전자의 고성과 조직 전환에 앞장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아 줄 것도 재차 강조했다. 앞서 조 대표는 최근 진행한 구성원 소통 프로그램 '펀톡'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고성과 조직 전환과 이를 위한 리더십의 중요성을 역설한 바 있다. LG전자가 정의하는 고성과 조직은 '끊임없이 탁월함을 추구해 경쟁 대비 뛰어난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그 과정 속에서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LG전자는 각 분야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는 연구·전문위원들이 △목표의 명확함 △실행의 신속함 △과정의 완벽함 등을 갖추고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과 성과를 견인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연구위원 가운데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10명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나왔다. CTO부문 인공지능연구소에서 근무중인 배건태 박사는 올해 최연소 연구위원이 됐다. 배 위원은 강화 학습 기반 AI 능동제어 분야의 높은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AI 가전 등 고객 행동과 맥락을 이해하며 진화하는 공감 지능 구현을 위한 R&D 과제를 주도하고 있다. 전문위원 가운데서는 SCM·특허분석·품질·디자인·고객 경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들이 선발됐다. 역대 최연소 전문위원으로 선발된 신성원(44) 위원은 CX센터 산하 LSR 고객 연구소에서 미래 라이프 스타일 기반의 사업 기회 발굴을 담당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직무 전문성, 성과·역량의 전략적 중요도를 감안해 매년 연구·전문위원을 선발해 오고 있다. 연구위원은 미래 준비 차원의 핵심 기술 역량을, 전문위원은 해당 조직뿐 아니라 전사 차원의 과제를 주도할 수 있는 전문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선발한다. 후보자 추천부터 전문성·역량에 대한 심층 리뷰·최고 경영진 주관 선발 위원회 심의가 이뤄진다. 직무별로는 전체의 1% 수준에 해당하는 소수 인원만이 연구·전문위원의 영예를 얻는다. 올해 새롭게 선발된 인재를 포함하면 LG전자에서 총 230여 명이 연구·전문위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HD현대오일뱅크, 현대백화점 폐 비닐 1000톤 수거해 돌려준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대백화점과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현대백화점에서 수거한 폐비닐 1000톤은 열 분해유 공정을 거쳐 HD현대오일뱅크의 친환경 소재 생산에 투입된다. 여기서 나온 친환경 소재는 새 비닐로 재탄생해 전국 현대백화점에 공급돼 순환 경제 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HD현대오일뱅크는 현대백화점과의 폐비닐 재활용 협력으로 안정적인 열 분해유 원료 확보와 친환경 소재 생산이 가능하고, 현대백화점은 폐비닐 재활용이 가능하다.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대표는 “폐비닐 수거량을 지속적으로 늘려 폐기물 감축에 앞장서겠다"며 “폐타이어·폐식용유·폐플라스틱 재활용 사업 역시 전사 역량을 투입해 순환 경제 사업 영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오일뱅크는 2022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열 분해유를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순환 경제 구축을 본격화 한 데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국타이어와 함께 폐타이어 순환 경제 모델 구축을 위한 '한국형 블랙 사이클' 컨소시엄에 참여 한 바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24 빌려드려요”…삼성전자, 에버랜드 내 갤럭시 스튜디오 포토 마련

삼성전자는 갤럭시 S24의 AI 기반 카메라 성능을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 포토'를 경기 용인 에버랜드에서 내달 26일까지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이색적인 사진 체험부터 갤럭시 S24 대여 서비스까지 1020세대의 관심사를 반영한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테마 파크 콘셉트로 마련된 포토 스튜디오에서는 우산과 꽃, 비눗방울 등의 소품과 함께 갤럭시 S24로 사진 촬영 후, '갤럭시 AI'의 '생성형 편집'을 활용해 사진을 완성할 수 있다. '포시즌스 가든'을 포함한 다양한 에버랜드 사진 명소에서는 AI 전문 사진 작가가 갤럭시 S24로 사진을 촬영해준다. 갤럭시 포토 박스가 설치된 '라이브 나비 체험관'에서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을 활용해 다양한 종류의 나비와 꽃을 검색해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에버랜드 전역에서 자유롭게 '갤럭시 AI' 기능을 즐길 수 있는 갤럭시 S24 대여 서비스도 운영하며, 에버랜드 내 포토 스팟에서 인증 시 삼성월렛으로 모바일 쿠폰을 증정한다.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기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월 원 UI 6.1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AI'를 지원하는 'Z 폴드5·플립5', 'S23 시리즈', '갤럭시 탭S9 시리즈' 등을 전시한다. 삼성월렛의 다양한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했다. 삼성월렛에 에버랜드 티켓·멤버십·모바일 신분증 등을 등록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스낵 교환권을 제공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S전선, IRA덕 美 에너지부 1365억 지원 받는다…해저 케이블 사업 박차

LS전선은 전날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9906만달러(약 1365억원) 규모의 투자 세액 공제를 받게 됐다고 21일 밝혔다. 에너지부는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48C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총 100억달러(약 13조790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LS전선의 미국 해저 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가 지원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번 지원은 신재생 에너지·전기차 공급망 구축·배터리·희토류 등 주요 자원의 제조·재활용·탄소 감축 등에 관련된 100여건의 사업에 대해 이뤄진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부사장)은 “이번 결정으로 미국 해저 사업 투자에 본격 나설 수 있게 됐다"며 “공장 부지와 투자 규모 등에 대해 막바지 검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인공지능(AI) 개발·반도체·전기차 공장 건설·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해상 풍력 시장의 성장으로 해저 케이블 시장은 향후 10년 간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해 미국은 유럽·중국과 함께 3대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 관계자는 “미국에는 해저 케이블 공장이 유럽 업체 단 한 곳만 운영 중"이라며 “시장 수준에 비해 공급망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선제적으로 진출하면 선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LS전선은 LS에코에너지를 통해 유럽과 베트남 내 해저 케이블 공장 건설을 검토하는 등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LG전자 “복합 가전이 뜬다” 신제품 경쟁 치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다양한 형태의 기능을 한 제품에 모아 제공해 편리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도록 하는 '복합 가전' 신제품을 선보이며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고 고객들의 니즈도 다양해지면서 앞으로 획기적인 신제품들이 계속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 2월 국내에 선보인 '비스포크 AI 콤보'는 지난 10일 기준 판매 1만대를 넘어섰다. 이 제품은 출시 3일만에 1000대, 12일만에 3000대가 팔려나갔을 정도로 초반 흥행 돌풍이 거세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를 '올인원 세탁건조기'라고 홍보하고 있다. 세탁기와 건조기 기능을 하나로 모은 제품이기 때문이다. 세탁물 이동 없이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가능하며 이들을 각각 설치할 때보다 설치 공간을 약 40%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또 지난 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스팀 살균 기능이 탑재된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 청소기를 출시했다. 청소기 한 대로 먼지 흡입은 물론 물걸레 청소와 자동 세척, 스팀 살균까지 해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기능을 한 제품에 모으면서 여기에 스팀 살균 기능을 더했다. 물걸레 냄새와 세균 번식을 우려하는 소비자의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물걸레를 1차로 고온의 스팀과 물로 '자동 세척'한 뒤, 2차로 100℃ '스팀 살균'을 통해 물걸레의 대장균 등 각종 세균을 99.99% 없애준다고 업체 측은 소개했다. 더불어 55℃의 '열풍 건조'로 물걸레를 또 말려준다. LG전자 역시 복합 가전 마케팅에 적극적이다. 회사는 올해 LG 베스트샵에서 세탁기나 건조기를 구입한 고객 10명 중 8명은 세탁과 건조를 하나의 제품에서 해결하는 복합형 세탁건조기를 선택했다고 최근 밝혔다. 복합형 제품의 뛰어난 공간 활용성, 차별화된 디자인, 고객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편리함 등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LG전자는 2020년 국내 최초로 원바디(One Body) 세탁건조기 '트롬 오브제 컬렉션 워시타워'를 출시하며 복합형 세탁건조 시장을 열었다. 세탁기와 건조기를 타워형으로 직렬 결합한 워시타워는 뛰어난 공간 효율성과 편리함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시작 버튼 하나로 세탁 후 세탁물을 꺼내지 않고 건조까지 마치는 국내 최초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올인원 세탁건조기다. LG전자 '올 뉴 스타일러'는 기존 스타일러에 핸디형 스팀 다리미를 탑재해 구김 효과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게 특징이다. 의류 관리기에 고압 스티머 기능을 더한 복합가전인 셈이다. 특히 사용법이 간단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다. 관리하고 싶은 옷을 스타일러 문 안쪽에 걸고, 내장된 스티머를 꺼내 스팀 버튼을 누르면 된다고 LG전자는 설명했다. 옷감과 구김 정도에 따라 스팀양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가습기와 공기 청정기를 하나로 모은 'LG 퓨리케어 오브제 컬렉션 하이드로 타워'도 주목받고 있다. 이 제품은 1차로 정수 필터를 통해 물 속 미네랄 등 스케일 원인 물질을 99.9% 제거한다. 이후 정수된 물을 가열 수조에서 100℃로 끓여 고온 살균한다. 마지막으로 청정 필터를 거쳐 가습과 공기청정을 동시에 제공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사용이 편리하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복합 가전이 앞으로도 많이 출시될 것으로 본다. AI 기술이 발전하며 한 가지 제품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다양해질 전망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길덕신 SK하이닉스 부사장 “기술력 바탕 ‘소재 주도 통합 혁신’ 이룰 것”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주도의 통합 혁신'을 이루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길덕신 SK하이닉스 소재개발 담당 부사장이 한 말이다. SK하이닉스는 2024 임원 인사에서 '기반기술센터' 조직을 신설하면서 센터 산하 소재개발 담당 길 부사장을 수석 연구위원으로 승진시켰다. 길 부사장은 “과거 소재는 공정의 특성을 개선하는 보조적인 역할에 머물러왔다"며 “최근 소재의 혁신이 라인에서 1시간당 생산하는 제품의 수량(UPH, Unit Per Hour) 개선 또는 공정 재정비를 통한 투자비 절감 등에 큰 기여를 하며 D램과 낸드 제품의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 소재는 최근 제품 개발 및 생산 전 과정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 혁신의 키(Key)로 평가받으며 원가 경쟁력 확보와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서도 소재는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길 부사장은 1999년 입사 후 '소재 혁신'이라는 한 길만 걸으며 이 분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기여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작년에는 100% 해외 수입에 의존했던 '극자외선 감광액'(EUV PR)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 그 공적을 인정받으며 'SUPEX추구상'을 받기도 했다. EUV PR은 웨이퍼에 회로 모양을 새기는 포토(노광) 공정에서 사용되는 핵심 소재다. 길 부사장은 이를 두고 자신의 경력 중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꼽았다. 그는 “4~5년 전 외산에만 의존해오던 소재를 공급받지 못해 한때 위기를 맞았지만, 회사가 발빠르게 대처함으로써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 돌아봤다. 길 부사장은 2021년부터 SK그룹 멤버사인 SK머티리얼즈 퍼포먼스와 협업해 반도체 공정 필수 소재인 EUV PR을 국산화하며 소재 수급 정상화에 기여했다. 그는 “이 때의 성공으로 여러 신규 소재를 개발하는 데 큰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길 부사장은 당시의 어려움을 반면교사 삼아 '소재 리스크 관리 시스템'(mRI, material Risk Index)을 구축했다. 이는 모든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별로 위험도를 산출하고 별도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또 길 부사장은 협력사와 함께 '고위험 소재 대응 상생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길 부사장은 “앞으로 신규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소재 수급 관련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반도체 소재는 기술 구현뿐만 아니라 장비 가동 등 양산 공정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며 “국제 정세와 규제 등을 잘 살피며 불확실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소재 운영 생태계를 구축해 가겠다"고 덧붙였다. 길 부사장은 앞으로 반도체용 소재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 소재가 성능 개선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탄소 배출을 줄이며 인체에 무해한 특성을 지닌 방향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새로운 대체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 기술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을 명확히 파악해 실용적이면서도 차별화된 솔루션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며 “우리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만큼 앞으로 '소재 개발의 르네상스'를 이루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길 부사장은 구성원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앞으로도 끊임없이 한계에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길 부사장은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계속 도전하고, 여러번 경험하며 역량을 쌓으면 다시 한번 장밋빛 미래가 찾아올 거라고 본다. 구성원 모두 그런 꿈을 실현하는 올 한해가 되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화오션, 해군 무인 잠수정·수상정 개념 설계 사업 수주

한화오션이 경쟁사를 압도하는 최고의 함정 건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인 잠수정과 무인 수상정 개발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우리 해군이 발주한 '정찰용 무인 잠수정'과 '기뢰전 무인 수상정 개념 설계 사업'의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대한민국 해군이 미래 핵심 전력으로 추진하는 해양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네이비 시 고스트'를 향한 첫 걸음이다. 네이비 시 고스트는 수상·수중·공중 등 전 영역에서 초연결·초지능을 기반으로 유·무인 전력을 통합 운용해 작전·임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하는 체계를 말한다. 해군은 현재 '국방 혁신 4.0'과 연계해 해양 전투력 우위 확보를 위한 해양 유·무인 복합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 한화오션은 무인 잠수정과 수상정 두 사업 모두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을 압도하는 평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해양 무인 체계 기술도 HD현대중공업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이번 사업의 수주 결과로 재차 입증했다“고 말했다. 특히 보안 감점 적용 여부로 논란이 있었던 HD현대중공업과의 승부였지만 이번 입찰은 그와는 무관하게 얻은 결과라는 점에서 한화오션의 탁월한 기술 역량이 다시 한번 검증됐다는 평가다. 이번 사업은 한화시스템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해 얻은 결과로 계열사 간 시너지와 함께 향후 미래 무인 함정 수출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올해 국내 최초 대형 무인 수상정 형상 설계에 들어갔고, 2022년부터 △전투용 무인 잠수정 개념 설계 △무인 잠수정용 에너지원 시스템 △초대형급 무인 잠수정 체계 기술 검증 시작품 사업 등 미래 함정 개발을 위한 각종 사업을 수행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당사 만의 국내 최고 함정 설계·건조 기술과 무인 체계 기술력이 이번 수주의 또 다른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번에 개념 설계에 들어가는 '정찰용 무인 잠수정'은 미래 대한민국 해군 핵심 전력으로 자리잡게 된다. 작전 지역에 은밀하게 접근해 지속적인 감시 정찰 임무를 수행한다. 전력화가 이뤄지면 함께 기동하는 모함의 해상 정찰 업무 영역 확대에 일조하게 된다. '기뢰전 무인 수상정'도 다양한 목적을 수행하게 될 무인 함정이다. 평시에는 정보 수집과 분석 업무를 수행하지만 전시에는 기뢰 탐색·해체(소해) 임무를 수행하며 우리 함정의 안전한 출입 항로를 확보하는 첨병 역할을 하게 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인구 감소 문제는 결국 군 병력의 유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무인 무기 체계 기술로 흔들림 없는 국방력 유지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