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NH투자증권 강민훈 대표 “AI ‘주식 비서’ 첫 공개…매매까지 맡길 시대 온다”](http://www.ekn.kr/mnt/thum/202507/news-p.v1.20250714.54d8bf1565de4547bf8a18e7350d6906_T1.png)
“앞으로는 고객이 앱에 들어오지 않아도 주식 거래가 가능합니다." 강민훈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대표는 2일 와의 인터뷰에서 “오는 9월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향후에는 앱 없이도 자연어 기반 명령만으로 매매가 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현재 '엔투 에이전트(N2 Agent)' 프로젝트를 통해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검색창 하나만으로 차트를 보고 종목을 진단하며,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제공받는 '비서형 AI'가 1차 목표다. 이후에는 고객의 지시에 따라 매매까지 자동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강 대표는 “이제 고객은 GPT 같은 플랫폼에 '테슬라 100주 사줘'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도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기대하게 된다"며 “앱이 아닌 API, 즉 핵심 기능 모듈만 살아남는 구조로 증권 플랫폼이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 대표는 AI 비서 기능의 핵심을 '개인화'로 꼽았다. 현재 NH투자증권은 세 가지 AI 보조 기능을 중심으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차트 분석을 담당하는 '차분이', 공시 분석을 준비 중인 '공분이', 잔고를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진단하는 '잔분이'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세 줄 요약' 기능은 최근 한 달간의 종목 뉴스를 AI가 요약해주는 서비스다. 예컨대 두산에너빌리티를 클릭하면, 실적 동향과 상승 배경, 투자 포인트 등이 3문장으로 압축돼 나타난다. 강 대표는 “요즘 고객은 모든 걸 다 읽지 않는다. 핵심만 빠르게 파악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차분이'는 AI가 차트를 분석해 간단한 해석을 제공한다. 공시 기반의 '공분이'는 올 하반기, 늦어도 10월 이전 출시가 목표다. 잔고 기반 분석 도우미인 '잔분이'는 기획이 완료된 상태다. 강 대표는 “잔분이는 고객 포트폴리오를 진단해주는 기능인데, 각 종목에 대한 AI 등급과 분석 역량이 뒷받침돼야 완성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AI 비서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궁금할 만한 정보를 미리 제안하는 '가이드 질문 추천' 기능도 탑재할 예정이다. 강 대표는 “예를 들어 테슬라를 클릭한 고객은 다음 질문으로 'NVIDIA는 어때요', '최근 테슬라 주가의 최고와 최저 가격은 얼마였나요' 같은 문장을 자연스럽게 제안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이번 AI 서비스 기능이 '완성형'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먼저 핵심만 구현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시장에 먼저 내고, 고객 반응에 따라 추가 기능을 확장하는 방식이다. 실제 NH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는 '그로스 조직'를 따로 두고 있으며, 기능이 출시되기 전 최소 단위 실험부터 먼저 진행한다. 처음부터 거대한 기능을 만들어서 실패하는 것보다, 가볍게 실험하고 잘되면 붙이는 방식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AI가 고객의 시간을 단축시키는 '비서' 역할은 곧 도달할 수 있지만, 매매까지 자동으로 수행하는 '에이전트' 기능은 규제 이슈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HTS·MTS 규정은 AI를 통한 거래를 명시적으로 허용하고 있지 않다. 강 대표는 “법적으로 AI가 고객 인증 없이 주문을 넣는 것은 현재 불가능하다"며 “기술적으로는 이미 가능하지만 제도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에 대해선 “설명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약점"이라며 “수익률이 높아도 고객이 왜 그렇게 운용되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신뢰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소액 투자자, 특히 IRP·DC계좌처럼 장기 운용에 적합한 계좌에는 로보어드바이저가 유효하다고 봤다. “7% 수익률만 10년 유지돼도 충분한 성과가 된다"며 “언젠가는 시장의 티핑포인트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명확한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체적인 전략을 말하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법만 정비된다면 증권사도 충분히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초고액 자산가와 패밀리 오피스들은 이미 디지털 자산을 포트폴리오 구성 수단으로 보고 있다"며 “법적으로만 허용된다면 이 시장은 폭발적으로 열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튜브나 GPT 등 외부 채널과의 차별점에 대해선 “정형 데이터를 해석하는 역량은 여전히 전통 증권사가 앞선다"며 “유튜버들은 확실하고 선명한 멘트를 던질 수 있지만, 우리는 규제를 받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기술·데이터 기반의 깊이 있는 분석은 오히려 우리 같은 플랫폼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