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3월 30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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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빌 존스턴 서호주 장관 "서호주,

[에너지경제신문 김아름 기자] 리튬과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보유국들이 자원에 대한 국유화를 선언하며 빗장을 잠그기 시작했다. 자원 확보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자원 무기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자원 부국’이라 꼽히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는 오히려 광물 세일즈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서호주주(州)’의 움직임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서호주는 ‘열린 경제’를 지향한다는 국정운영 철학에 따라 한국 기업에 핵심광물 공급을 약속하며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은 최근 조선웨스틴호텔 서울에서 방한 중인 빌 존스턴(Hon Bill Johnston MLA) 서호주 광물·석유 및 에너지 총괄 장관을 만나 서호주만이 지닌 강점과 향후 계획,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 방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존스턴 장관은 서호주의 강점으로 "이차전지 소재는 물론, 핵심 광물을 추가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엄청난 매장 잠재력을 지녔다"며 "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태양광 및 풍력 자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재생 에너지 부품 제조와 전해질 및 전해질 부품 제조, 조립 및 유지 보수부터 수소 운반체 생산 및 저장에 이르기까지 재생 수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제조 및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정치적 안정성까지 더해져 신뢰할 수 있는 무역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이 서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인 만큼, 서호주-한국의 강력한 유대를 공고히 하고자 새로운 한국전 기념비 공개와 서호주 내 학교 교육과정에 한국어 도입을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빌 존스턴 장관과 일문일답. ▲최근 경제안보를 둘러싸고 자원안보를 위해 리튬 보유국들이 주정부 단위로 자원 국유화를 선언하고 있다. 반면, 호주는 각 주별로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유가 궁금하다. -서호주는 ‘개방형 경제’, 다시 말해 ‘열린 경제’를 추구한다. 열린 경제가 모두에게 혜택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재원 조달이 불가능한 프로젝트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이 있으면 실행 가능하다. 유치국 입장에선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반대로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도 유치국으로부터 혜택이 발생한다. 즉, 개방형 경제가 투자자와 유치자 모두에게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의미다. ▲서호주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징 또는 장점이 궁금하다. -서호주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큰 리튬 공급망이며, 코발트와 니켈에선 5대 생산국, 망간의 경우 10대 생산국 중 하나다. 여기에 구리, 알루미늄, 리튬, 바나듐, 백금, 팔라듐 등을 포함한 중요한 광물들이 매장돼 있다. 이들 모두 전기 네트워크, 전해질, 연료 전지, 배터리, 전기 자동차 및 탈탄소 제품을 포함한 재생 가능한 수소 가치 사슬 전체에 걸쳐 필요한 광물이다.다음으로 태양광 및 풍력 자원 그리고 토지 가용성이다. 서호주는 풍부한 태양광과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소 생산 비용을 자랑한다. 또 재생 에너지 부품 제조, 전해질 및 전해질 부품 제조, 조립 및 유지보수 활동부터 수소 운반체 생산 및 저장에 이르기까지 재생 수소 공급망 전반에 걸쳐 세계적 수준의 제조 및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리튬 생산 비용 역시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으며 높은 수준의 연구 개발과 고도로 숙련된 인력도 지녔다. 마지막으로, 해안선을 따라 있는 18개의 항구와 서호주 전역의 도로 화물 네트워크 및 1600km의 파이프라인, 여기에 정치적으로 안정돼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많은 광물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차전지 소재 부문에서 서호주 내 개발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있다. 향후 발전 여부와 핵심광물 육성 방안이 궁금하다. -서호주는 2019년 서호주 미래 배터리 및 핵심 광물산업 전략을 발표한 이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에 필수적인 배터리급 수산화리튬 생산 분야에 대한 글로벌 투자를 포함해 부가가치 활동에 대한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한 이력이 있다. 일례로 세계 3대 리튬 생산업체인 Tianqi Lithium(중국), Albemarle(미국), SQM(칠레)는 배터리 등급 정제소를 건설 및 운영하고자 호주 기업인 IGO, 미네랄리소스, 웨스파머스와 협력하고 있다. 오는 2024년까지 전세계 수산화리튬 정제 용량의 최대 10%, 2027년까지 20%까지 공급할 예정이다. 또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두 가지 주요 공급 원료 화학물질인 황산니켈 및 황산코발트를 갖고 있다. 이에 현재 BHP 니켈 웨스트에선 황산코발트 생산을 목표로 하는 몇 가지 새로운 프로젝트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 기업과 진행하는 사업 현황은 어떻게 되고 있는가. -서호주는 오랜 기간에 걸쳐 한국 및 외국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투자 환경을 제공하며 관계를 맺어왔다.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서호주와 한국 기업의 배터리 및 중요 광물 산업 현황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은 2019년 4월 톈치리튬퀴나나와 2019~2024년 수산화리튬 5만t 판매계약을 체결했다. 포스코는 2021년 레이븐소프의 지분 30%를 인수했으며, 필바라미네랄과 한국 광양에 4만3000tpa 규모의 수산화 리튬 시설 건설을 위한 합작사도 설립했다. 최근엔 핸콕(hancock)과 수소 기반 제철 공정 및 탄소 중립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서호주에 HBI 공장을 건설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물산 등도 서호주에서 여러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 정부 및 기업과 협력 관계 강화를 위한 서호주의 계획이 궁금하다. -앞서 언급한 사례를 통해 서호주가 강력한 파트너로서 자격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서호주에서 세 번째로 큰 교역 상대국이므로 서호주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이에 올해부터 서호주 내 학교 교육과정에 한국어를 도입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또 메고완 수상이 지난 1월 방한해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포스코 회장 등 정부 및 산업계 고위 인사들을 만나 에너지와 자원 분야에서 강력한 유대를 재확인했다. 서호주 정부는 앞으로 한국 기업과 보다 긴밀하게 일하고자 서울 사무소 직원들을 통해 서호주를 홍보하고, 배터리 및 중요 광물 프로젝트 구축을 촉진하며, 배터리 소재 및 기술 연구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 호주한국기업협의회 및 주한 호주상공회의소를 통해 한호 간 협력관계를 활성화할 것이며 오는 7월 27일엔 퍼스에서 새로운 한국전 기념비를 공개할 예정이다.빌 존스턴 서호주 광물, 에너지 총괄 장관이 지난 14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터뷰]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 "365 빼기 1은 0…단 하루만 정전 발생해도 국가 재난"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태양광 발전설비가 빠르게 늘면서 기상상황에 따른 전력수요 변동성이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전력공급의 안정성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이에 대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거나 추진중에 있습니다."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은 지난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전력수급상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태양광 발전량이 가장 많아지는 봄이 다가오면서 전력 수급 관리 및 안정적인 계통운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력관제센터는 전국에 있는 발전기와 송전망의 정보를 분석해 실시간으로 전기를 유통할 수 있도록 감시·제어하는 전력망 컨트롤 타워다. 심현보 센터장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시대에서 전력수급 시스템도 새롭게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래 전력수급 상황이 위태로운 시기는 전력 수요량이 폭증하는 여름과 겨울로 알려졌다. 하지만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늘면서 전력수급은 봄과 가을에도 위기를 맞았다. 봄과 가을의 맑은 날씨로 태양광 발전량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심 센터장은 "여름과 겨울 뿐 아니라 봄과 가을에도 전력수급 안정운영방향을 검토하고 있다"며 "태양광이 많이 나올 때 전력수급 안정운영방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실상 1년 내내 전력수급이 위기라는 의미다. 그는 전력수급에서 365 빼기 1은 0이라고 강조했다. 단 하루만 정전이 발생해도 국가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어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심 센터장은 "봄이나 가을에는 전력수요는 낮지만 일사량이 좋아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게 된다. 그만큼 출력조절이 가능한 발전기들은 가동을 중지하거나 최소출력으로 운영해야 한다"며 "특히 전력수요가 아주 낮은 주말의 경우에는 일부 필수설비를 제외하고 정지할 수 있는 화력발전기를 정지할 수밖에 없어 전력수급 안정을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전기를 자주 가동 정지하면 발전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심 센터장은 "전력거래소는 어떠한 경우에는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그는 변하고 있는 전력수급 상황에서 전문 인력충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심 센터장은 "기상의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전력수요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올해 1월 기상분야 박사급 전문가 2명을 신규 채용해 총 3명의 박사급 기상전문가를 확보했다"며 "자체 미니기상청을 운영하는 등 에너지기상 분야 선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태양광뿐 아니라 풍력도 발전량을 예측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 센터장은 "풍력발전 설비의 높이는 보통 80m 이상이기 때문에 지상 1.5m 기준인 자료를 활용하면 오차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기 위에 기상정보를 측정하는 장비를 설치해 발전량을 예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양광 인터버 기능이 전력수급에 불안을 줄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그는 "전력망의 고장이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전압이 내려간다. 이때 계통연계 유지 기능(LVRT)이 없는 태양광 설비도 함께 정지된다"며 "태양광 인버터는 LVRT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인버터란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을 전력망으로 전송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공사, 전력거래소 등은 태양광 사업자의 인버터 교체를 지원하고 있다. 심 센터장은 "계통 고장 시 태양광의 동시 정지에 따른 정전을 예방하기 위해 LVRT가 없는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가 불가피하다"며 "사업자들의 적극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wonhee4544@ekn.krKakaoTalk_20230315_212345275_05 심현보 전력거래소 중앙전력관제센터장이 지난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원희 기자

[인터뷰] 이종영 전기위원회 위원장 "법률대로라면 1분기 전기요금 인상 인가했으면 안됐다"

"전기요금은 생산단가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서 결정돼야 한다고 법으로 돼있습니다. 법률대로 하면 지금의 전기요금을 인가해줬으면 안 됐습니다.이종영(67)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전기위원회의 위상과 전기요금에 대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전기위원회는 전력산업의 공정한 경쟁환경 조성과 전기사용자의 권익 보호, 전기사업자간 분쟁 조정, 전기사업의 허가, 전기요금 등에 관한 심의·의결 등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내에 설치된 합의제 행정기관이다. 위원장을 포함 위원 총 9명 중 3년 임기를 마친 외부 비상임 위원 5명이 교체돼 지난해 11월 28일 새롭게 출범, 이튿날 첫 회의를 가졌다. 이 위원장은 중앙대학교 법학교수와 초대 한국에너지법학회 회장을 맡는 등 에너지법학 전문가다. 그는 국내 에너지법 발전을 위해 ‘에너지법학’을 집필했다. 국회에 계류 중인 분산에너지특별법과 풍력발전특별법 설계에 참여하기도 했다.그는 국내 에너지법 선진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에너지법 선진화란 국민의 기본권과 에너지 사업자의 자유를 얼마나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갈린다.전기위원회에 적응한 이 위원장은 전기요금 결정권에서 위원회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정상화를 이뤄야 송전망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산업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전기위원회가 전기요금을 얼마나 올릴지 결정하게 해줘야 한다"며 전기위원회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전기위원회 위상 커져야…에너지법 선진화 중요"- 취임 100일 소감이 어떤지.▲ 전기위원회에 오니 가장 많은 업무 분야가 발전사업 인·허가 건이다. 업무가 많은데도 전기위원회가 다른 정부의 자문위원회처럼 비상임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건지 의문이 들었다. 전기위원회에 들어오자마자 위원회의 위상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지금 전기위원회는 전통 발전원인 화력과 원자력 발전소 위주로 생각해 구성됐다. 2001년 2월 24일 발족해 20년이 넘었는데도 바뀌지 않았다. 재생에너지와 같은 발전소들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취임 이후 다룬 전기위원회 안건 100건 중 태양광과 풍력, 연료전지 등 발전사업 인·허가 건이 한 70건이다. 대부분 신재생에너지가 대상이다.나머지 30건은 전력시장 운영 규칙 개정이다. 태양광이 늘면서 전력 운영에 필요한 규칙을 수시로 변경해야 한다.- 법학자 출신인데 에너지 쪽으로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에너지는 법도 알아야 한다. 에너지 분야는 조 단위 사업이다. 법해석에 대한 수요가 엄청나게 커졌다. 지난해 창립한 에너지법학회에도 사람이 많다. 국내 에너지 관련 법률만 35개다. 35개 법률이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안전과 효율성을 높이는가 한다면 그렇지 않다. 국회에서 분산에너지특별법과 풍력발전특별법 등이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질 예정이다. 하지만 법률을 만드는 거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우리나라가 에너지강국이 되려면 에너지법 자체가 선진화돼야 한다.선진화된 법이라 하면 국민의 기본권을 얼마나 향상시키고 에너지 사업자의 자유를 얼마나 신장시키느냐에 갈린다. 특정 사업자의 자유만이 아니다. 모든 사람들이 얼마든지 사업을 할 수 있으면서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는 게 좋은 법이다.선진국의 에너지 관련법이 훨씬 발전돼 있다. 독일에서 공부했는데 그곳의 장점은 대학이 에너지법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점이었다. 연구소에 있는 도서관이 웬만한 학교 도서관보다 크다. 모든 에너지법 관련 정책 서적을 모아놨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에너지법 관련해 교과서 하나 없다. 대학에서 강의와 시험과목도 없다.이 분야에 한번 기여를 해보자 해서 에너지법학이라는 책도 썼다.- 발전사업 인·허가에 가장 큰 고민거리가 있다면. ▲ 재생에너지 확보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런데 지난 정부에서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 발전사업 인·허가를 너무 많이 해줬다.문제는 발전사업 인·허가를 해줘도 사업 진행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풍력 발전만 하더라도 원자력 20개 규모인 20기가와트(GW)가 인·허가를 받았는데 실제로 설치된 건 2GW도 안 된다. 사업 역량이 없는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받고 허가권으로 장사한다.풍력 발전은 돈이 많이 드는데 자본금 100만∼1000만원짜리 회사에 1조원 규모의 발전사업 허가를 내줬다. 이들 기업이 어떻게 대규모 사업을 하겠는가.이런 사업자가 발전사업허가를 받으면 제대로 사업을 하려는 사업자는 허가를 못 받는다.그러다 보니 발전사업허가를 미리 받은 사업자가 사업을 하려는 사업자에게 사업허가권을 더 비싸게 팔려고 한다.발전사업허가라는 게 정성적으로도 평가할 게 많다. 실제 사업을 이행할 능력이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위원회에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다양한 관점에서 평가하고자 한다.지난번 위원회에서는 사업자 쪽에서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하지만 사업을 하려는 사람이 발전사업허가를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외부 지적이 나와 사업자는 이번 위원에서 제외됐다.◇ "위원회에 전기요금 결정권 줘야…데이터센터 집적화 단지 필요"- 발전사업 인·허가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할 묘안이 있는가▲ 발전사업 인·허가 과정은 이미 상당히 투명하고 공정성을 담보했다. 새만금 풍력사업에서 나타난 문제는 공정성과 상관 없다. 역량이 없는 사업자에게 발전사업허가를 주다 보니 나타난 태생적 문제에 가깝다. 언론에서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허가 기준을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발전사업 허가를 해주는 기준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또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못하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전기위원회는 법률을 집행하는 기관이다. 국회서 만든 법률을 명확하게 한 고시를 토대로 집행한다.기준을 선진화하는 건 위원회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발전사업 인·허가에서 정부 개입은 없는지.▲ 발전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정부는 개입하지 않는다. 다만 정부 입김이 강한 분야는 시스템적으로 전기요금을 결정할 때다. 전기위원회를 조금 더 독립시켜서 전문성을 가지고 전기요금을 결정하게 해주길 바란다.- 강원도 송전망 부족 문제 해결이 중요해졌는데.▲ 참 어려운 문제다. 민간에서 발전소를 많이 지었는데 발전을 하려면 송전망과 연결돼야 한다. 하지만 송전망이 부족하다 보니 가동도 못 하고 수천억원 적자를 보는 문제가 생겼다. 한국전력공사도 송전망을 짓고 싶지만 주민수용성 문제가 있다. 기술이 없어서 못하는 게 아니다. 국민들 권리를 무시하고서는 송전망 건설을 못 한다.우리나라만큼 전기 품질이 좋은 나라가 없다. 그런데 전기는 싸다. 한편으론 송전망 주변 주민들의 희생으로 얻은 대가라는 생각이 든다.분산에너지특별법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수도권은 전기가 부족해서 난리다. 핵심은 전기를 많이 쓰는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옮기는 것이다. 국가가 해줘야 할 역할이다.- 기업 데이터센터를 지방으로 옮기려면 파격적인 유인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분산에너지특별법을 통해 강원도 강릉 같은 곳에 데이터센터를 설치하면 전기를 인근 발전소에서 직접 사오도록 할 수 있다. 그러면 데이터센터의 전기요금이 확 떨어진다. 또 동해안과 전남 쪽에 특별 데이터센터 집적화 단지를 만들면 오지 않겠는가. 기지국도 설치해주고 운영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면 말이다. 앞으로 수도권 데이터센터가 쓸 수 있는 전력 공급이 도저히 안 될 것이다. 전기차도 늘어나면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전기요금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건 어떤가.▲ 송전망으로만 따지면 지방의 전기요금이 싼 게 맞다. 하지만 배전망도 고려해야 한다. 서울에서는 한 배전망에 1000가구가 사용하지만 지방에선 10여가구만 사용한다. 배전망으로 따지면 강원도가 전기요금이 비쌀 수도 있다.◇ "전기위원회 독립 연구용역 6월쯤 종료…전기요금 인상 골든타임은 2분기"- 전기위원회가 정치에서 어떻게 독립될 수 있는지.▲ 전기위원회 독립과 관련된 연구용역이 6월에 나올 듯하다. 전기위원회는 전기요금에 대해 독립성이 없다.일반국민은 전기요금을 세금이라 생각한다. 기획재정부가 꽉 잡고 있다.시장경제에서는 물가를 통화위원회에서 이자율 조정으로 통제한다. 개별 물가를 통제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전기요금도 마찬가지다.전기요금은 생산단가에 적절한 이윤을 붙여서 결정해야 한다고 법으로 돼 있다. 법률대로하면 지금의 전기요금을 인가해 주면 안 된다. 원가보다 싸니까 말이다. 전기요금 결정이 독립되지 않으면 단순 한전의 32조 적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파급효과가 크다. 전기요금이 싸니 송전망을 건설한 돈이 없다. 주민들에게 보상하거나 지하에 송전망을 설치하는 건 돈이 많이 든다.전기요금은 쉬운 게 아니다. 항목별로 기본요금도 다르고 발전량 요금, 기후환경요금도 있다. 일반사람들은 전기요금이 올라도 어디가 올라갔는지 알기 어렵다.전기요금을 용도별 요금이 아니라 전압별 요금제로 하는 게 전기요금의 독립성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용도별로 해놓으니 농어촌 전기요금을 건드린다면 농어촌 정책을 건드리게 된다.- 전기요금이 지난 1분기 kWh당 13.1원 올랐다. 한전은 작년 적자를 고려하면 올 한 해 kWh당 51.6원을 올려야 한다고 했는데.▲ 전기위원회는 전기요금을 얼마나 올릴지를 결정하지 않는다. 한전에서 얼마나 올릴지 제안하고 그 제안에 대해 산업부와 기재부가 회의하고 결정한 안을 전기위원회에 준다.전기위원회는 그 요금이 적절한지 아닌지만 심사한다.전기위원회는 힘이 없다. 전기요금을 얼마나 올릴지도 결정하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독립성이 생긴다.사무국이 있는데 전기요금을 산정하려면 인원이 최소 50명은 있어야 한다.전기위원회가 전문성을 내세워 전기요금을 정하면 되지 않겠는가. 매를 맞아도 정부보다는 민간인으로 구성된 전기위원회가 맞는 게 낫다.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나가는 지표 중에 중요한 것이 전기요금을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국민들이 더 좋은 품질의 전기를 쓰면 거기에 대한 대가로 전기요금을 납부해야 한다.- 국민 입장에선 한전의 적자 감축 자구노력이 충분치 않다고 볼 수도 있는데.▲ 전기위원회에 독립성을 주면 얼마든지 전문성을 가지고 어떤 비용이 많이 늘었으니 전기요금을 이 정도 올려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한전에서 전기를 산 비용이 얼마인지 딱 나온다. 거기에 운영비용을 추가해 전기요금을 정하는 것이다.운영비용에서 방만 경영에 대한 요소가 들어가 있을 수도 있다. 전기위원회가 운영비에 대해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전기요금 인상이 어렵자 정부는 민간의 많은 비판에도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 상한제를 1년 운영하는 것을 조건으로 도입했다. 일단 작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3개월간 시행했고 이달에는 중단됐다. 내년에도 또 시행할 것 같나.▲ 쉽지 않을 거다. 연장할 수는 있다. 하지만 SMP상한제를 해도 (한전 적자 해소 등) 별로 나아진 게 없다. 피해를 보는 사업자는 많다. 두 번 시행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확정됐다.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전체의 21.6%까지 늘려야 하는데 가능하다고 보는지.▲ 그것을 하려고 풍력발전특별법안을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금수강산이다. 태양광은 많이 설치하기 어렵다. 발전시간도 하루에 3시간 정도다. 할 수 있는 건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 허가가 나오면 실제로 돌리는 데 8년 정도 걸린다. 좀 빠르게 하면 6년이다. 2030년 목표를 채우려면 풍력발전특별법안이 빨리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현재 해외업체들이 해상풍력 사업에 많이 진출했다. 해외업체들이 해상풍력 사업서 수익을 가져가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들은 해상풍력 사업에 왜 더 진출하지 않나 싶다.대담=구동본 정치경제부장(부국장)정리=이원희 기자, 사진=송기우 기자■ 이종영 위원장 프로필 ◇약력 △1956년 출생 △부산혜광고·중앙대 법학과, 중앙대 대학원 법학과 석사, 독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 대학원 법학 박사 △2000년 중앙대 교수 △2008년 한국제품안전학회장 △2010년 한국환경법학회 회장 △2013년 유럽헌법학회 회장 △2015년 산업통상자원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2016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 △2021년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22년 한국에너지법학회 회장 △2022년 전기위원회 위원장이종영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이종영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이종영 전기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송기우 기자

[에너지시장 게임체인저 SMR] 정동욱 교수 "정부가 민간 사업자의 참여 적극 유도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력 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이 모두 정부 주도 공공 개발로 이뤄졌다. 다만 SMR의 경우 다양한 기술들과 아이디어가 요구되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가 필수적이다."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민간 사업자들의 참여를 꼽았다.이어 정 교수는 "정부는 다양한 기술들이 민간 사업자들에 전파될 수 있도록 기술적 배려를 낮춰야 한다"며 "개발자와 규제자 간의 체계적인 협력모델도 적극 수립해야 한다"고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도 강조했다.다음은 정 교수와 일문일답이다.▲탄소중립에서 SMR의 역할이 있다면.SMR은 탄소중립을 달성함에 있어서 기존 대형 원전보다 유리하다. 원자력 없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재생에너지는 가용성이라는 문제를 가지고 있기에, 원자력 같은 무탄소 전원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잘 혼합해서 사용해야 한다.▲SMR을 산업군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SMR은 탄소 배출을 줄이면서 전기를 자가 공급하고자 하는 산업체가 있다면 안성맞춤이다. 산업체는 대형 원전급 대용량 전력까진 필요없다. SMR은 수요지 근처에 구축해 산업체가 필요한 전력량 만큼만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소 경제 구축에도 유리하다. 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물을 전기분해 해야 한다. 전기 분해는 물의 온도가 올라갈수록 효율이 좋아진다. SMR 같은 경우는 여러 개의 원자로 구성되기 때문에, 한 원자로에서 나오는 열을 이용해서는 물을 가열하고 또 다른 원자로에서 나오는 전기를 가지고는 전기분해를 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화학 공정 상에서도 상당한 열이 필요하기 때문에 SMR을 활용할 수 있다. 현재 경수로를 이용한 SMR은 포화증기(대략 280℃)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 포화증기는 전기 가열하게 되면 더 높은 온도의 증기도 뽑아낼 수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미국·유럽은 민간 주도, 중국·러시아 등은 정부 주도로 SMR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가.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원자력 산업 육성과 기술 개발이 모두 정부 주도 공공 개발로 이뤄졌다. 여태까지 민간이 스스로 기술 개발을 하거나 특정 산업을 독자적으로 보는 케이스는 없었다.다만 SMR의 경우 다양한 기술들과 아이디어가 요구되기 때문에 민간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정부 주도로 개발된 기술들이 민간에 전파되고 민간이 사업자로 나타나야만 한다.우리나라는 현재 한수원이 유일한 원자력 발전 사업자다. SMR은 한수원이 유일한 발전사업자가 되란 법은 없다. 민간도 SMR에 투자하고 기술을 흡수해 자기 목적에 맞는 용도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SMR이 대형원전에 비해 투자 규모가 작은 것도 장점이다.▲민간 참여에 전제돼야 되는 조건이 있나.SMR에 투자할 민간 사업자가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건설·제작·운영 상 기술을 습득해야만 한다. 그런데 그 기술들은 공기업들이 다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운영 기술은 한수원, 설계기술은 KEPCO ENC라는 한전의 자회사가 가지고 있는 식이다.정부는 다양한 기술들이 민간 사업자들에 전파될 수 있도록 기술적 배려를 낮춰야 한다. 기술적 배려를 낮춘다는 것은 정부가 가지고 있는 기술을 무상으로 주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런 기술 공유 정책이 첫 번째로 필요하다고 본다. 원자력 기술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해서 투자 세액 감면 같은 혜택도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는 규제다. SMR은 소형 원전으로 기본적으로 안전 여유도가 커서 대형원전과 차별화된 안전성을 갖기에 대형원전에 적용하는 현재 규제기준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안된다. 안전규제에 SMR의 설계특성을 반영할 수 있도록 안전규제 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새로운 원자로 개발에 상호 정보교환과 기준수립을 위해 개발자와 규제자 간의 체계적인 협력모델도 정부에서 적극 수립해야 한다.세 번째는 SMR에 대한 PPA제도 도입이다. PPA는 발전 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수요자에게 전기를 파는 제도다. 현재 법에 의하면 재생에너지만 PPA가 가능하다.만약 SMR에 PPA제도가 도입된다면 탄소국경조정세(CBAM)에 영향을 받는 기업체에 상당한 메리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무탄소 에너지를 자기가 필요한 만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줘야 우리나라가 탄소 감축 규제를 피할 수 있다고 본다.▲ SMR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모델’은 어떤 것들이 있나.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혁신형 SMR은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SMR을 도입하려는 국가들은 해당 제품이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운영되고 있지 않은 최초의 원전을 해외에 수출하기는 쉽지 않다.비즈니스 모델 중 첫 째는 ‘리스크 공유’가 있겠다. 외국에 SMR을 지으면서 국내에 같은 모델을 같이 짓게되면 리스크를 쉐어(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어떤 문제가 생기면 상호 의견 교환도 가능하고, 부품도 교환도 논의할 수 있는 원플러스원 모델이다.민간 기업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SMR을 이용해 수소 생산 사업을 한다든지, 발생한 열과 전기를 통해 사업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우리날 제철 산업은 전기를 굉장히 많이 필요로 한다. 그 중에서도 포스코의 자체 발전 용량은 대단히 크다. 다만 이 자체 발전은 가스나 석탄을 사용하고 있기에 유럽연합(EU)의 CBAM과 같은 규제에 걸린다. 포스코가 굳이 SMR을 가지고 발전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업자가 SMR로 제철 전용 전력을 생산해 공급하면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더 나아가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조화시키는 것 역시 중요하다. SMR과 재생에너지를 결합하면 굉장히 안정적인 전력 생산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앞서 말한 PPA 제도가 완화되면 무탄소 발전 사업자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SMR의 경제성 확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이 있나.정부가 민간 사업자들이 원전 기술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정부가 비전을 제시해주는 것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길이고 기업들이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이다. SMR의 가격이 저렴해지는 방법은 ‘소품종 대량’ 생산이다.현재 기술 설계와 운영은 공기업이 하지만, 부품 제작은 민간 기업이 한다. 그렇다면 이 민간 기업들이 더 싸고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정부가 과제를 해봤자 소용이 없다. 정부가 돈을 조금 준다고 해서 민간기업이 기술 개발에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다. 정부가 SMR 구축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 많은 부품 수요가 발생하고, 이 때 뛰어들 기업들이 나타날 것이다.■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약력 △1961년 출생 △서울대학교 원자력공학 학사 △한국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 석사 △MIT 원자력공학 박사 △ 전) 한국원자력학회장 △전) 국가과학심의위원회 에너지환경전문위원장 △ 전)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 △ 전)한국연구재단 원자력 단장 △ 현) 중앙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현) 국회 경제외교자문위원회 위원 △현) 혁신형 SMR 개발 운영위원장lsj@ekn.kr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과 교수. 사진=이승주

[인터뷰]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부동산 전문가보단 실전투자자라는 자부심"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시간싸움입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반드시 인지해야 합니다. 쉽게 접근하면 안 됩니다. 성공과 실패 사례를 살피며 입지분석과 입주권 공부 등 끊임없이 학습해야 합니다."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난 10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제경 소장은 언론사 부동산부 기자들에겐 기사의 마무리를 짓는 ‘멘트’ 전문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전망 전문가로도 빼놓을 수 없는 단골 인물이기도 하다.김 소장은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프로젝트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후보지를 족집게처럼 맞추며 재개발·재건축 전문가로서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그는 어린 시절부터 부동산 전업을 하는 부모님(현 투미공인중개사사무소 법인대표)을 따라 임장 심부름 다니며 지금은 추억이 된 ‘코닥’ 카메라로 재개발의 메카 서울 성동구를 담아왔다고 한다. 이같이 부모님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한 경험들과 귀동냥은 현재의 부동산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보통 부동산 투자는 경험과 연륜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러나 김 소장은 30대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로서의 뛰어난 감각을 보여주는 동시에 도시재생학 박사과정까지 밟으며 스스로를 담금질하고 있다.투자자산운용사에 합격하기도 하고, 리츠협회 자산운용전문인력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2·4대책 중 공공재개발사업인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연구결과를 발표해 최우수 석사논문으로 인정받기도 했다.김 소장은 "부동산 전문가는 특별할 것이 없다. 내가 그 분야를 파고 들어가는 사람이 전문가다"며 "업력이 짧지는 않지만 길다고도 볼 수 없어 정체하기 보단 무언가를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전했다.김 소장의 핵심 역량은 부동산 유튜브 ‘투미TV’다. 영상을 통해 재개발과 재건축 지역을 소개하는 동시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의 복잡한 정책을 쉽게 풀어주기도 한다. 또한 세금 중과에 대한 해석, 전세사기 예방에 관한 법률, 입주권에 대한 이해도 돕고 있다.구독자 약 14만명을 보유한 투미TV 채널을 통해 매주 적게는 2개, 많게는 3개의 영상을 올린다. 영상 시청시간은 15분에서 길게는 40분에 달한다.김 대표는 "2017년도에 드문드문 올리다가 2019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영상을 업로드 해왔다. 일주일 영상을 3개씩 올리는 날이면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며 "다만 임대차 분쟁이나 전세사기 예방법, 세제 관련한 유익한 영상은 품을 많이 들였는데 다소 조회수가 낮은 것이 아쉽다"고 귀띔했다.이러한 노력에도 부동산 시장에선 김제경 소장에게 고운 시선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전망을 맞추지 못했다는 것도 있고, 집 사라고 부추긴다는 ‘투기꾼’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김 소장은 적어도 행동하는 투자자임을 증명하며 지지자들의 신뢰를 두텁게 형성했다.그는 "일부 말만 하는 전문가나 ‘끼워팔기’ 사기꾼, 강의로만 돈을 버는 전문가들과 달리, 스스로 자신하는 것 중 하나가 실전 투자자라는 점이다"며 "2022년도 상승을 이어갈 줄 알았던 부동산 경기전망을 틀리긴 했지만 적어도 내 말에는 책임을 질 줄 아는 투자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투자는 지양이다. 재개발 예정지 투자는 늘 신중해야 한다.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을 통해 재개발 후보지가 나오고 있지만, 2002년 ‘뉴타운’이 여전히 지금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을 참고해야 한다. 신통이나 모아타운 역시 동의율을 얻지 못한 후보지는 중간에 좌초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그는 "재개발 예정지 투자는 실제로 진행된 곳이 있는지, 사건사고는 없었는지 주변 사례를 잘 살펴보고, 정비사업 절차에 대한 이해 등 학습을 많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또한 "재개발 투자를 할 때 과연 이 지역에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입지적으로 괜찮은가 미래를 그려보는 입지분석 능력이 필요하다"며 "여기서 더 발전하면 현금청산이 발생하는 이른바 ‘물딱지’ 위험성이나, 무허가 건축물 기준요건 등 입주권에 대한 공부를 철저히 해야 리스크관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투자에 보수적 접근을 요구하는 김 소장은 정부 정책에 대해선 과감히 지적하기도 했다. 재건축의 대못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안전진단 등의 과도한 규제, 정비사업 공공 주도 대책에 대한 비판 등이다.그는 "재건축 사업절차 중 안전진단 등급이 마치 재건축 허가 자격증처럼 축하의 의미로 쓰인다거나, 사익 추구 프레임 시각으로 보면 안 된다"며 "건축물 안전도가 낮기 때문에, 또한 노후했기 때문에 D등급이나 E등급을 받은 것이니 서둘러 정비해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야 한다"고 항변했다.아울러 "정부가 정책의 방향을 공급량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데, 무분별한 용적률 상향과 과도한 기부채납 등을 우선으로 내세우면 안 된다"며 "정부는 정비사업을 심판의 역할로서만 관리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언했다.kjh123@ekn.kr서울 성동구 투미부동산 상왕십리점에서 김제경 소장이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준현 기자투미부동산 상왕십리점 전경. 사진=김준현 기자

[에너지시장 게임체인저 SMR] 이태호 연구소장 "SMR 보편화, 대중의 수용이 전제돼야 가능"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SMR이 보편화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에 대한 대중의 수용, 정부의 지원과 민간 자본의 투입이 있겠다. 우리나라는 대형원전 수출 및 운영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을 좀 더 가속화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은 지난 3일 진행한 인터뷰에서 우리나라에서의 SMR 보편화를 위해 전제돼야 할 조건으로 대중의 수용과 정부의 지원·민간 자본의 투입을 꼽았다. 그러면서 "국내 원자력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SMR이 새로운 블루오션인 소형원전 시장에 주역으로 우뚝 설날을 기대하며, 관련 기관과 협력해 향후 시장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는 SMR을 빠른 시간 내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소장과 일문일답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력연구소는 어떤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인지 궁금하다. 선진원자력연구소는 SMR 시스템 및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SMART, 혁신형 SMR 같은 경수형 SMR을 비롯해 소듐냉각고속로, 고온가스로, 용융염원자로 형태의 SMR을 정부 지원 및 산·학 협력을 통해 개발하고 있다. ▲SMR이 기존 대형원자로와 비교해 무엇이 다른지 설명해달라. SMR은 주요기기를 모듈형으로 설계한 전기출력 300MWe 이하 원자로를 의미한다. 주요기기를 원자로 용기 안에 모두 설치하는 일체형 원자로를 도입해 소형화하고, 대형 배관파단사고 발생 가능성을 없앴다. SMR은 대형 원전에 비해 설비 유지에 필요한 전력과 출력이 작기 때문에 사고 시에도 전력이나 운전원의 조치 없이 장기간 노심을 안전하게 냉각하는 피동형 안전계통을 도입,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피동형 안전계통은 중력과 같은 자연적인 힘을 활용해 외부의 도움 없이 원자로를 안전하게 냉각하고 유지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모듈 형태로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건설이 용이하며 건설 기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설치 지역에 제약이 없어 대형원전 대비 다목적 활용에 있어 유연성이 뛰어나다. ▲SMR의 경제성 확보 방법인 ‘대량생산’은 어떻게 가능한지 궁금하다. 대량생산은 공장내 제작과 수송이 가능한 기기 크기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 대형 원전은 원자로 공사의 많은 부분이 현장 조립, 제작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많은 시간과 자금이 소요된다. 반면 SMR은 표준생산 공정을 만들면 공장 내 제작이 가능하며, 연중무휴 설비운영을 가능하게 할 수 있다. ▲SMR이 탄소중립 및 각종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고 들었다. SMR은 전력망에 전기를 공급할 뿐만 아니라, 열과 수소를 생산하며 물을 담수화하는 등 다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SMR은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및 기타 저탄소배출 발전원을 보완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대표적인 SMR 활용 분야는 △전력 △산업 △지역난방 △수소 △해수담수화 △해양 상선 등이 있다. 먼저 전력 부문은 탈 탄소화를 하려면 많은 수의 석탄 화력 발전소를 교체해야 하며, 발생된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하기 위한 추가 설비가 필요하다. SMR이 노후화된 석탄 화력 발전소를 대체한다면 기술적·비용적 이점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역의 경제 활동과 기술을 유지함으로써 상당한 지역 경제 및 사회적이익이 보전된다는 장점도 있다. 산업분야에서도 SMR은 저탄소배출 발전원 대안이 될 수 있다. SMR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산업에는 화학·제강·해운·암모니아가 포함된다. 특히 50~500 MWe 등의 출력을 갖는 소형 SMR은 석탄 화력 발전 용량의 일부를 대체하기 적합하다. 지역난방은 잠재적인 SMR 응용분야다. 많은 나라에서 화석 연료에 기반한 열병합 발전소의 지역난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SMR이 상업적으로 성숙 단계에 도달한다면 저탄소배출 지역난방을 촉진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수소 기반 합성 연료와 저탄소 수소에 대한 수요 충적에도 SMR은 적합하다. 대용량 수소 공급이 필요한 산업 거점 인근에 SMR을 배치할 경우, 수소 운송 및 유통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따라서 SMR 기반 수소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SMR은 해수담수화 및 해양 상선을 위한 저탄소배출 추진력을 제공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특히 대형 선박 운송으로 인한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해양용 SMR 수요는 앞으로 크게 증가할 것이다. ▲원전에 항상 따라오는 이슈는 핵 폐기물이다.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궁금하다. 스탠포드 대학 PNAS란 학술지에 SMR의 사용 후 핵연료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대형 원전 대비 작은 크기의 노심으로 인한 중성자 손실이 SMR의 연소도를 저하시키고 사용 후 핵연료 배출량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이다. 대형 원전 대비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이 어느 정도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나, 스탠포드 대학의 정략적 결과가 상당 부분 과장된 측면이 있고, 장점은 배제한 채 단점만을 강조한 면이 있다. 기술적으로 사용 후 핵연료 발생량을 줄이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다. 현재 5% 이하 수준인 경수로의 핵연료 농축도를 올려 연소도를 증가시키는 방법, 중성자 손실을 저감하는 방법, 사고저항성 피복재 도입으로 핵연료의 건전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방법 등이다. 또 소듐냉각고속로 형태의 SMR은 경수로의 사용 후 핵연료를 재순환해 연료로 사용해 이를 크게 감소시킬 수 있다. ▲경제성을 입증한 SMR이 전체 원전 시장을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연구개발이 진행된 상태인지 궁금하다. 국내에서 개발한 SMR인 SMART는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 그 이후 경제성과 안정성을 한층 향상시킨 SMART-100을 개발했으며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표준설계인가 획득을 기대하고 있으며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SMART와 기술 개발 수준이 비슷한 노형은 뉴스케일(NuScale)이다. 뉴스케일은 12개의 50MWe 용량 모듈로 구성된 발전소에 대해 지난해 7월 미국 NRC로부터 설계인증을 받았다. 이후 경제성 향상을 위해 77MWe로 상향 조정했으며 올해 1월 462MWe(77MWe SMR 6기)규모의 SMR에 대한 설계승인신청서를 제출했다. 발전소의 첫 번째 모듈은 2029년 가동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올해부터 혁신형 SMR(i-SMR) 개발에 착수한다고 들었다. 어떤 사업인지 궁금하다. 혁신형 MSR 개발 사업은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과기부·산업부 공동 주관으로 2023년부터 2028년까지 약 3992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정부·산업계·연구계·학계가 모두 참여해 진행되며 2028년 표준설계인가획득을 목표로 설계기술, 혁신기술, 혁신제조 3개 내역사업으로 구성돼 있다. ▲SMR이 분산에너지(전력 수요지 인근 설비를 갖춰 송배전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전원) 포함을 놓고 말이 많다. 이 부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SMR의 분산에너지 포함에 있어서 가장 큰 이슈는 ‘안정성 담보’와 ‘사용 후 핵연료’다. 안정성 담보와 관련된 문제는 SMR이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본인 집 옆에 이를 구축하려하면 짓게 하겠냐는 문제다. 적극적인 소통과 홍보 과정을 통해서 대중을 설득할 수만 있다면, 현재 같은 정치적 논란도 없어질 것이다. 대형 원전의 경우 비상계획구역으로 16km 내 인구 밀도를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SMR의 경우 비상계획구역이 별도로 필요 없다. 뉴스케일이 사고 발생 시 방사선 노출량을 평가하고 계산해보니, 발전소 인근 230m 외에서는 인구 밀도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SMR은 내진 설계 및 화재·홍수에 대비한 설비를 모두 갖춰야만 인허가를 받을 수 있다. 사용 후 핵연료 역시 마찬가지로 대중의 인식 개선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사용 후 핵연료 처리 시설을 만들 수 있는 땅도 충분하고 알맞은 지질과 기술도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들의 반대로 이를 허용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 아쉽다. ▲우리나라에서의 SMR 보편화를 위해 전제돼야 될 것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원전에 대한 대중의 수용, 그 다음으로 정부의 지원과 민간 자본의 투입이 있겠다. SMR이 어떤 산업 분야에 쓰일 때 안정성은 기본이다. SMR이 시장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경제성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 등 공산국가에서는 정부 주도로, 미국 등 서방국가는 민간 주도로 SMR에 대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은 정부의 매칭 펀드 방식으로 SMR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지원 금액만 따지면 14억달러에 달한다. 그 중에 가장 가시적으로 나타난 것이 뉴스케일이다. 우리나라는 ‘혁신형 SMR 개발 사업’이 지난해 예타를 통과하면서 올해부터 본격 개발에 돌입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경제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 비용이 예타 과정에서 일부 감액됐다. 인허가 과정에서는 경제성보단 안정성을 중점으로 보기 때문이다. 현재 소형 원전 시장은 진출이 빠른 쪽이 굉장히 큰 기득권을 가지는 속도전 양상을 띈다. 우리나라는 대형원전 수출 및 운영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을 좀 더 가속화한다면 세계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국내 원자력 기술을 집대성해 독자기술로 개발한 SMR이 새로운 블루오션인 소형원전 시장에 주역으로 우뚝 설날을 기대하며, 관련 기관과 협력해 향후 시장에서 탁월한 경쟁력을 갖는 SMR을 빠른 시간 내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로연구소장 ◇약력 △1965년 출생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 학/석/박사 △1992년 한국원자력연구소 입사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 계통설계 △소듐냉각고속로 계통설계 △SFR원형로 유체계통설계 과제책임자 △SFR원형로 설계검증 대과제 PM △사용후 핵연료 독성저감 기술 개발 대과제 PM △2019년 한국원자력연구원 SMART 개발단장 △2023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로연구소장DSC09585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력연구소장이 지난 3일 대전 유성구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진행한 과의 인터뷰에서 SMR과 관련한 연구 진행 상황 등을 설명하고 있다. 바탕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원자로연구소장이 지난 3일 과 인터뷰에서 SMR과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파워 인터뷰] 조용돈 가스기술공사 사장 "에너지산업 선도하는 기술 플랫폼 전문기업 도약"

[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기술 솔루션 제공으로 탄소중립사회 실현에 기여하겠습니다."조용돈 한국가스기술공사 사장이 1일 가스기술공사 대전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통해 내놓은 임기 3년차 경영 다짐이다.조 사장은 지난 2021년 5월 임기 3년 기관장으로 취임해 올해 가스기술공사의 ‘제2 창업’ 선포를 앞두고 있다. 가스기술공사가 ‘에너지산업을 선도하는 기술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는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조 사장은 모회사인 한국가스공사에서 약 30여 년간 근무하며 국내외 가스 플랜트 건설·운영 및 해외사업 분야를 총괄한 자타공인 에너지 산업 전문가다.그는 가스공사에서 우즈벡, 이라크 프로젝트 등을 맡아 해외사업 확장을 위한 토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가스기술공사 사장 취임 전인 지난 2019년 1월부터는 가스기술공사 기술사업단장을 역임하며 에너지 사업을 총괄했다.지난 1월에는 대한민국 정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국빈방문 경제사절단의 일원으로 선정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한-UAE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광폭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조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대내외 어려운 경영여건 속 ‘위기를 기회 삼아’ 도약해 나가고자 하는 마음이 절실했다.조 사장은 우선 UAE 국빈 방문 결과에 대해 "공사가 주관 기관으로 추진하는 ‘해외 수소기반 교통인프라 구축사업’ 관련 장관급 양자 회담을 통해 UAE 교통부와 협력방안을 구체화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국가에서 유사사업 발굴을 위한 영업 활동을 강화하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앞으로 ‘경영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확보’와 ‘신사업 확대를 통한 미래성장동력 기반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실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실제 가스기술공사는 조 사장 취임 후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 및 미래성장동력 확대를 바탕으로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내고 있다.대규모 쿠웨이트 알쥬르(Al-Zour)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설계를 성공적으로 완료해 해외경쟁력을 더욱 강화했다. 국내에서는 통영 LNG터미널 상세설계 수행을 통한 사업역량 확보 등을 통해 지난해 엔지니어링사업 매출액 약 530억 원을 달성했다.조 사장은 "기존 전통적 사업 수행으로 확보한 강점과 비교우위 요소를 기반으로 지속해서 신규 시장에 참여해 나가고 신시장 개척을 통해 공사의 기술 플랫폼을 넓히며 혁신성장을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앞으로 그린수소, 액화수소, 냉열, CCUS(이산화탄소 포집·이용·저장), 친환경에너지 O&M(운영&유지), 건설사업 관리 등에 보다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다.특히 정부의 수소산업에 대한 선제적 육성정책 기조에 대한 맞춤 대응전략을 통해 수소사업 분야 시장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조 사장은 "수전해, 연료전지, 수소선박, 수소터빈 및 고부가가치 소재·부품 등 정부의 수소 5대 신산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육성하는데 기여하기 위해 민간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수소 생태계 전반에 대한 체계적 분석으로 전략적으로 중장기 사업에 대한 포지셔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가스공사로부터 수주하는 경상정비 사업 축소에 대한 해결방법도 모색 중이다.그는 "우리의 최대고객인 가스공사도 민간 도입사들과의 생존 경쟁에 내몰리게 됨에 따라 경상사업에서도 성장둔화와 경쟁체제 도입이 예상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상정비 사업 분야 경쟁력 제고를 위한 기술력 향상을 지속하는 한편, 민간 LNG인수기지 정비사업 참여 확대 등 사업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공공기관 최대 과제로 꼽히는 강도 높은 체질 개선과 경영혁신도 지속할 계획이다.조 사장은 "정부는 경상경비 절감과 수익성 확보 등 공공기관의 자구노력을 통해 민간수준의 높은 재무성과와 생산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민간·지자체 경합 기능 및 비핵심 업무 축소와 조직·인력 슬림화, 경상경비 절감, 생산성 제고 등 혁신계획의 체계적 이행을 통해 성과를 창출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요 역점사업에 대한 추진동력 강화를 위해서는 인력, 예산 등에 대한 중점 지원이 필요하다"며 "효과적인 성과 창출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자원배분에 나설 방침"임을 밝혔다.조 사장은 "조직이 변화와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큰 힘은 바로 구성원들의 응집력에 있고, 조직응집력의 원천은 구성원 간의 신뢰와 믿음"이라며 "‘할 수 있다’는 자기실현적 믿음과 서로에 대한 신뢰를 통해 가스기술공사의 창의적인 조직경쟁력을 지속 창출해 내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youns@ekn.kr

[인터뷰] 배우 박진희씨 "편리함 멈추지 않는다면 작은 변화 생길 수 없어요"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지금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것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일입니다." "저는 직업이 배우다 보니 많은 분께 노출될 기회가 많아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뷰를 통해 심각한 환경문제를 알리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배우 박진희(45)씨는 지난 21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전화인터뷰를 갖고 최근 기후환경 활동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재 가족들과 오스트리아 빈에 거주 중으로 촬영 일정이 있으면 한국으로 오곤 한다.박 씨는 1996년 데뷔한 27년 차 베테랑 배우다. 지난해 5월 종영한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서 원경왕후 민씨로 명품 연기를 보여주며 ‘KBS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연기로 커리어를 쌓을 만큼 쌓은 박 씨는 지난달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며 1인 시위를 통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그는 기후위기에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배우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개인의 노력으로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부와 기업에 적극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 살날 창창한데 뭐라도 해야겠다고 생각…오스트리아서 에너지 위기 실감"박 씨는 예전부터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적극 활동하게 된 계기는 딸 하나, 아들 하나인 두 아이를 생각해서다.박 씨는 "어릴 때부터 기후환경에 관심은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심각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무엇보다 관심을 갖게된 큰 계기는 두 아이다. 아이들이 살날이 창창한데 환경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으니 뭐라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그는 "한 달 전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었던 건 한겨울에 만개한 개나리를 보고 깜짝 놀랐기 때문"이라며 "날이 이렇게 추운데 개나리가 핀 것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조금 더 많은 분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밝혔다.그는 현재 오스트리아서 겨울의 에너지 위기를 실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박 씨는 "오스트리아 사람들은 우리나라 집보다 기온을 5도 정도 더 낮게 유지해 춥게 사는 거 같다. 집에서 가디건이나 스웨터를 입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습관과 문화가 있어 보인다"며 "특히 이번 겨울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난방비가 올랐다. 오스트리아 난방에너지 소비량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줄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밝혔다.박 씨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사람들이 비싸거나 불편하더라도 기후환경을 위해 감수해야 한다면 받아들이는 분위기"라며 "식당에는 비건(채식)메뉴가 늘 있고 비건 식 재료를 살 수 있는 마트도 따로 운영된다. 비건이 일반화돼 있어 놀랐다"고 덧붙였다.◇ "환경을 위해 의견 주저 없이 표현해야…많은 분들 동참해주길"박 씨는 환경을 위해 기업과 정부에 적극 의견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환경을 위해 지키고 있는 실천사항도 공유했다.그는 "개인이 환경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건 개인적으로 실천하고 기업과 정부에 요구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현해야 한다"며 "기업은 엄청난 자연자원을 고갈해 얻은 원료로 제품을 만들어 팔고 정부에서는 환경 관련된 정책을 다음 해로, 다음 세대로 미루고 있다. 더는 개인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그는 환경을 위해 실천 사항으로 다회용품 사용과 샴푸·린스·주방세제 비누로 대체, 세탁세제 대신 소프넛 열매 사용을 꼽았다.박 씨는 "일회용품은 편하긴 하다. 하지만 편리함을 멈추지 않는다면 작은 변화는 생길 수 없다"며 "비누를 사용하면서 플라스틱 용기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그는 소프넛 열매의 장점을 칭찬하며 "소프넛 열매를 세탁할 때 세탁기에 넣어 세제로 사용하고 정원이나 흙이 있는 곳에 뿌리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며 "열매를 세탁 감 1kg당 한 개를 넣으면 된다. 많게는 5∼6번 정도 재사용할 수 있어 세탁 세제보다 훨씬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요즘은 너무나 다양한 매체에서 여러 의견으로 기후위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기후문제에 대해 알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다"며 "앞으로 기후환경을 위해 더 목소리를 낼 예정이다. 할 수 있는 방법을 다하고 싶다"고 다짐했다.그는 "환경관련 캠페인에 많은 연예인들이 동참하고 공감하는 분위기"라며 "앞으로 연예인들이나 유명인들이 기후위기에 대해같이 목소리를 내줬으면 하는 바라며 많은 사람들이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배우 박진희는 1996년 KBS 드라마 ‘스타트’로 데뷔 후 1998년 영화 ‘여고괴담’에 출연해 배우로서 이름을 날렸다.지난 2007년엔 SBS 드라마 ‘쩐의 전쟁’에 출현, S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지난해엔 KBS 연기대상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받았다.박진희는 그간 영화 등 연기 외에도 기후환경 및 에너지 관련 홍보대사 또는 캠페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 2006년 제3회 서울환경영화제를 시작으로 2010년 ‘체인지 환경지킴이’, 2010∼2011년 ‘에너지나눔’(한국에너지재단), 2011년 ‘2012 세계자연보존총회’ 및 ‘에코캠페인’ 등 홍보대사로 지속 활동하고 있다.wonhee4544@ekn.kr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 6일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샵’을 둘러보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달 14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후비상시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배우 박진희 씨가 지난해 3월 서울에 있는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방문해 제로웨이스트 제품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박진희 씨 제공

[인터뷰] "정부와 민간 힘 합쳐 부동산 위기 이겨내야"…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최소화와 시장 연착륙을 위해 정부의 규제완화를 통한 시중은행 참여 유도 및 공적기관의 역할 확대가 필요하고, 미분양 주택에 대한 일시적인 세금 감면 적용과 미분양 펀드 등을 통한 사업자·건설사의 유동성 공급책 또한 병행돼야 합니다."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부동산 PF 부실 위기 해결과 부동산 시장 연착륙 방안에 대해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장기 호황을 이어왔다. 하지만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금리 인상 등 글로벌 이슈에서 비롯된 건설공사비 상승·자금시장 경색으로 최근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된 상황이다. 특히 PF 조달금리 상승으로 분양시장 등 실물 경기가 위기에 봉착했다.신 대표는 유수의 대형 증권회사에서 부동산 PF 업무를 담당해왔다. 2012년부터는 NH투자증권 부동산 PF 분야에서 11년째 근무하고 있는 자타공인 PF 분야 전문가다. 대한민국 부동산 PF 1세대로서 신 대표는 현 부동산 시장 위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밝혔다.◇ "건설업계부터 금융업계까지 연쇄 붕괴 우려돼"부동산 PF에서 프로젝트의 현금 흐름은 재원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로 인한 현금흐름의 저하는 부동산 PF에 직접적인 위협요소가 된다. 부동산 PF 시장은 브릿지론·PF·분양·상환 등 단계별 과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는 이러한 개발금융의 선순환이 막힌 상황이다. 특히 제2금융권의 주도로 이뤄진 브릿지론이 사업성·분양성 악화·시공사의 수주 지양·부동산 PF 대주 금융위축 등의 사유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브릿지론 연체 등 부실이 가속화되고 새로운 대출이 제한돼 단기적으로는 제2금융권 전체의 부실화를,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수급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결국 브릿지론의 조속한 정상화로 부동산 PF 부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분석이다.신 대표는 "브릿지론은 ‘시장의 뇌관’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부동산 PF 위기가 굉장히 걱정스럽다"며 "부동산 PF는 브릿지론 및 PF를 거치고 또다시 분양해서 상환 받는 선순환 흐름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최근 미분양 및 금융시장 위기로 모든 과정이 막혀 시장 붕괴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브릿지론은 주로 제2금융권에 의해 주도돼 시중 은행은 대부분 참여하지 않는데 그 규모가 PF 시장 전체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다. PF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PF 부실로 이어질 수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신 대표는 이어 "현재 일각에서는 지표상으로 연체율이 10% 미만이기 때문에 아직 괜찮다고 하지만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앞서 수많은 기한 연장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들이 터지게 된다면 부동산 업계부터 금융 업계까지 연쇄적으로 붕괴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신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공기업·민간의 협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자금 유통이 가능한 1금융권 은행들의 PF 시장 참여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정부와 금융당국은 규제완화를 통해 시중은행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고 주택도시보증공사(HUG)·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공적기관에서 브릿지론 및 PF 시장에 참여하는 역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대주단협약을 통한 일괄연장으로 브릿지론과 PF 사업장에 시장이 되살아날 때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 있는 선별적인 조치 또한 효과적일 것"이라고 제안했다.그는 여기에 더해 아파트 미분양 증가에 대한 대책으로 취득세·양도세·보유세 등 미분양 주택에 대한 세금 감면을 일시적으로 적용하고 미분양 펀드 등을 통한 사업자 및 건설사의 유동성 공급책 또한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개발사업 최고의 ‘Platform Player’를 목표로 시장 위기 해결에 앞장서야"신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는 토지 매입 초기 단계부터 매각 단계까지 개발사업 전 단계를 지휘·감독하는 ‘리드 매니저’를 목표로 운영 중이다. 조직 내 전문인력과 외부 전문가를 통해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기존 금융부문에 한정돼있던 영역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가 사업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업계 내 ‘플랫폼 플레이어(Platform Player)’가 되기를 바란다"는 포부를 전했다.또 앞서 말한 위기 대책 방안의 실현을 위해 NH투자증권을 포함한 대형 증권사들이 앞장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및 공적기관들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신 대표는 "기업은 이익을 위한 집단이지만 꼭 돈을 번다는 측면보다는 대형 증권사로 이러한 위기 해결에 앞장서고 구조를 형성하며 정부 및 공적기관과 협력해야 한다"며 "NH투자증권과 같은 대형 증권사가 자본주의 시장에서 최소한의 ‘안전핀’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daniel1115@ekn.kr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신재욱 NH투자증권 부동산금융본부 대표가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다니엘 기자

[인터뷰] 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본부장 "투자 선택지 다양화…혁신 테마형 주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업계 최초 상품 출시’ 라는 수식어가 붙는 운용사는 단연 ‘한화자산운용’이다. 그만큼 상품 개발에 진심이라는 뜻이다. 한화자산운용은 올해도 첫 신규 ETF이자, 국내 방산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 최초 ETF를 상장시켰다. 지난해 총 14개의 신규 ETF를 출시했는데, 이 중 13개가 국내 최초 상품이기도 했다. 한화자산운용이 ETF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2년이 채 되지 않았다. ETF사업본부는 2021년도 9월 신설됐지만, ARIRANG(아리랑) ETF 순자산이 급증하면서 순식간에 업계 5위로 뛰어 올랐다. 한화자산운용의 ETF를 이끌고 있는 김성훈 ETF사업본부장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거쳐 2012년 자산운용사로 자리를 옮겨 ETF 분야만 담당하고 있는 전문가다. 김 본부장을 만나 한화자산운용의 성장비결과 올해 중점 전략 등을 들어봤다. 김 본부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화자산운용은 올해도 투자자들의 선택지를 넓히고, 투자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인 신규 ETF 상장에 집중할 예정"이라면서 "상품출시와 투자 상황 변화를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웹세미나 진행과 뉴스레터 제작은 물론, 찾아가는 ETF 상품 설명회와 ETF 연금투자 체험 존, ETF 투자 대회 등 온 오프라인 마케팅을 확대·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한화자산운용은 이미 이달 ‘ARIRANG K방산 Fn ETF’와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를 출시한 상태다. ‘ARIRANG K방산Fn ETF’는 국내 상장기업 중 방위산업을 영위하는 대표기업 10종목에 투자한다. 특히 최근 방산주가 단기적 하락세를 보이면서 고방산주 주가에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 본부장은 "방산주의 코로나19 이전 밸류에이션과 지금의 밸류에이션을 비교해봤을 때, 현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에도 도달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앞으로 지정학적 요인으로 세계적인 국방비 증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국내 방산 대표 기업들도 기술력의 발전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출을 중심으로 재평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화자산운용은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는 채권투자에 발맞춰 접근성을 높인 ETF를 출시했다.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ETF’는 국고채와 통안채, 금융채, 회사채 등 다양한 국내 발행 채권에 분산 투자하는 ETF다. 신용등급이 높은 AA- 등급 이상의 국내 우량채권에 투자함으로써 안정성을 추구하고, 액티브 전략으로 초과 성과를 추구한다. ‘ARIRANG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는 순자산만 2300억원으로 올해 한화자산운용의 ETF 순자산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상품이기도 하다. 김 본부장은 "채권형 ETF는 기관과 개인 모두에게 좋은 상품"이라면서 "직접 개인들이 매수 매입을 하기에는 제약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채권 ETF를 통해 금리 인상에 대비하거나 안정적인 자산을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기관은 기존의 보유하고 있는 채권 종목을 ETF로 전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자산운용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 운용제도) 시행에 맞춰 TDF(생애주기형 펀드)를 ETF인 ‘ARIRANG TDF액티브 ETF’를 출시해 MZ(밀레니엄+Z)세대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수수료가 저렴하고 거래가 편리한 ETF가 더 상품성이 높다"며 "은퇴가 오래남은 MZ세대의 경우,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에 대한 비중을 가장 적절하게 조절해주는 TDF액티브 ETF를 이용해도 좋다"고 설명했다.특히 김 본부장은 개인투자자들에게 "투자에서 멀어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개인은 시장이 조정을 받고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에서 멀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 속에서도 투자를 꾸준히 이어나가야 한다"며 "올해는 안전자산 유형에서는 채권 투자도 주효하며, 혁신 성장에서는 우주·항공뿐 아니라 방위산업, 반도체 관련 테마를 눈 여겨 볼 만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올해 제 6대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했는데, ETF 시장 활성화나 상품 개발 등에서 바람이 있다면 무엇인지 질문에 김 본부장은 "ETF쪽에선 운용사와 증권사 경험이 모두 있으신 만큼 감독당국이나 금융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굉장히 잘해 주실 것이라 믿는다"며 "ETF 상품 관련된 것은 계속해서 완화되고 있는데, 액티브ETF에서 상관계수 관련된 규정 등이 좀 더 개선이 된다면 다양하고 액티브한 전략을 반영한 상품들이 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yhn7704@ekn.kr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김성훈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한화자산운용 본사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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