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06월 27일(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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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권 바뀔때 마다 되풀이되는 ‘공기업 때리기’

[기자의 눈] 정권 바뀔때 마다 되풀이되는 ‘공기업 때리기’

‘에너지공기업, 잇따라 성과급·임금인상분 반납’. 최근의 뉴스 제목이 아니다. 9년 전인 2013년에 나온 기사다. 당시 에너지 공기업들은 "향후 경영성과가 미진할 경우 2014년에도 성과급과 임금 인상분 반납 등을 통해 책임경영을 실천하겠다"며 "경영성과 향상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해 국민에게 신뢰 받는 에너지 공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약속 드린다"고 강조했다. 2022년에도 정확히 같은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 ‘주인 없는 회사’의 특성 때문일 것이다. 공기업 사장, 비상임이사 등은 정부가 임명하며 3년의 임기가 보장된다. 즉 임기가 끝나면 잘했든 못했든 그 회사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이들이 회사를 운영한다. 이들의 성과급 반납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자구노력도 과거에 발표했던 ‘자산 매각, 복지 축소’다. 임기만 채우면 억대 연봉이 보장되는 사람들이 성과급이 뭐가 아쉽겠으며, 얼마나 진정성 있는 대책을 내 놓을까. 그러면서 공기업의 경쟁력은 더욱 약화된다. 기존 직원들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사장이 교체되고, 무리한 정부 정책 이행 후 여론의 뭇매 맞기를 되풀이하는 ‘쇼’의 희생양이 될 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국전력공사 그룹사들은 채용 규모를 역대 최대로 늘렸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까지 성실히 수행했다. 지금은 다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탈원전으로 발전원가가 상승했음에도 정부가 전기요금을 무리하게 통제하고, 한전 공대 설립·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책비용 부담을 늘려 적자 폭이 커졌지만 불만 토로는 언감생심이다. 현 정부 입장에서는 ‘그건 네 사정’일 뿐이다. 더불어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 필요할 땐 써먹고 불리할 땐 탓하기 쉬운 대상이 바로 공기업이다.정부는 공기업 개혁을 선언했다. 출발점은 인사 혁신이 돼야 한다. 정부가 임명하는 것이 아닌 전문성을 갖춘 혁신의지가 있는 사람이 경영을 책임져야 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공기관 인사에서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는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보기 좋게 어겼다. 비금융 공기업 36곳의 비상임이사 가운데 25%가 감사·회계 전문성이 떨어지는 시민단체·정치인 출신이다. 상임감사는 무려 60%나 된다. 캠코더(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출신이 사실상 공기업을 접수했다. 이들의 임기는 아직도 남아있다. 윤석열 정부는 상투적인 공기업 때리기로 끝내지 않고 진정한 혁신과 근본적 문제해결에 나서길 기대해 본다.

[이상호 칼럼] 부쩍 커진 한국 방위산업의 명과 암

[이상호 칼럼] 부쩍 커진 한국 방위산업의 명과 암

최근 한국의 방위산업이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전 세계를 대상으로 명품이라고 칭찬받는 K-9 자주포, 경전투기인 FA-50과 같은 대형 무기체계는 물론 천궁-II와 같은 첨단 광역 지대공 미사일방어체계, 대전차 미사일인 현궁과 휴대용 대공 미사일인 신궁 같은 최신 정밀 무기 체계를 수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아시아 지역 중소국가들이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겸비한 한국 무기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UAE·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중동 국가, 호주·노르웨이·핀란드 같은 선진국은 물론 폴란드나 슬로베니아 같은 구동구권 국가도 한국 무기를 구매하고 있다.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후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나라가 군비 확충에 나서면서 한국 무기는 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과거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소련으로부터 큰 피해를 겪고, 이후 소련 위성국으로 탄압받았던 폴란드의 경우 한국 무기 도입에 적극적이다, 현재 폴란드는 FA-50 경전투기, K2 전차, 천궁-II 미사일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언젠가는 러시아와 충돌할 것이라는 우려가 폴란드의 군비확장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문제는 독일 등 유럽의 주요 방위산업 수출국의 생산 능력 부족으로 폴란드가 필요로 하는 무기와 장비를 빠르게 공급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한국 무기의 가장 큰 인기 비결은 가성비이다. K-9 자주포는 세계 1등은 아니지만 확실한 2등이다. 소위 1등이라는 독일제 자주포에 비해 성능은 약간 뒤지지만, 가격은 반 이상 저렴하다. 또한 한국군이 1000문 이상 대량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간 부품 수급에 문제가 없어 장비 운용 효율이 높고, 유지관리비가 저렴하며, 지속적인 기술지원을 받을 수 있다. 성능 향상과 개량도 계속 이루어져 향후 일부 업그레이드를 통해 독일제 자주포 못지않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 제품의 매력은 단지 가성비만 아니다.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국가이다. 외국이 필요한 무기와 장비를 주문만 하면 빠르게 대량 생산하여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또한 기술 이전에 적극적이다. 단지 무기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파격적인 기술 이전을 통해 수입국에 자체 생산 기반을 마련해 준다. 심지어 수입국이 한국 기술이 들어간 무기를 자체 개량하여 다른 국가로 수출하는 것도 허락해 준다. 수입국은 필요한 무기를 도입하면서 자국의 산업 기반도 강화하는 다양한 혜택을 누린다. 매우 매력적인 조건이다. 대표적으로 터키가 한국의 자주포와 전차를 도입하여 자체 개량 후 해외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수출 방식은 한국의 산업 발전 모델의 복사판이다. 한국은 부족한 원천기술을 선진국에서 수입하고, 이를 바탕으로 한국의 산업 생산 능력을 동원하여 제품을 국산화하고, 여러 단계의 개선과 개량을 거치면서 우수한 제품을 생산했다. 한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반도체·자동차 등 산업 분야가 이에 해당하고 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한국의 주요 기업이 이런 길을 걸어왔다. 1등 제품은 아닐 수 있지만 확실한 1.5등 또는 2등 제품을 1등보다 더 많이, 빨리, 싸게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1등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는 한국의 방위산업은 한국의 국방을 완벽히 책임지지 못한다는 딜레마에 직면했다. 최근의 많은 성과에 고무된 방산 업체는 군이 요구하는 거의 모든 무기체계를 자체 개발하려고 한다. 이 중에는 조기경보기, 정보수집기 등 아직은 한국 독자 능력으로 개발하기 어려운 장비들도 포함된다. 물론 외국 제품이 비싸고, 후속지원도 안 좋아서 유지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국산화가 만능은 아니다. 예를 들어 현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으로 여겨지는 공군력의 경우 선진국에서는 이미 F-35 등 5세대 전투기가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고, 일본은 6세대 전투기를 개발 중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개발하고 있다. 우수한 4.5세대 전투기는 전 세계적으로 소요가 많은 매력적인 제품이다. 그러나 최신·최고 성능의 무기와 장비로 무장한 중국· 러시아·일본, 그리고 핵으로 협박하는 북한 등에 포위된 한국은 순수 국산 장비로만 국가를 지키기 힘들다. 특히 5·6세대 전투기 및 관련 기술, 첨단 드론과 정찰·감시 장비 등은 과감하게 수입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필요한 1등 제품을 외국에서 구입하는 게 부끄러운 것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절충교역을 통해 필요한 기술을 획득할 수도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한국도 곧 1등 제품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오히려 국방을 약화할 수 있는 지나친 국산 무기 만능주의를 경계하고 국익을 위해 절충점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이상호 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 전공 교수

[EE칼럼] 우크라戰이후 에너지공급망 재편 대비해야

[EE칼럼] 우크라戰이후 에너지공급망 재편 대비해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은 최근 독일 언론 인터뷰에서 "전쟁이 수년간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마치 한반도 상황처럼 ‘종전’ 없이 초장기 대치 상태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물론 올 10월 무렵 전쟁 종식과 관련된 협상이 다시 재개되어 겨울이 시작되기전 마무리 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이런 관측은 그간 유럽이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려고 노력했지만 북아프리카와 중동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이 한계가 있다는 현실론을 배경에 깔고 있다. 실제 2006년 러-우크라 가스분쟁이 처음 발생한 이후 유럽은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추구하였지만 유럽의 LNG 터미널 규모는 에너지 수요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독일과 동유럽 국가들은 근거리 에너지 운송망으로 값싼 PNG를 수입할 수 있었기에 러시아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입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결과이다.전쟁이 장기화되든지, 아니면 올해 안에 마무리 되든지 지정학적 갈등 요인으로 인해 유럽과 러시아 간 협력은 전쟁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하고 이로 인해 푸틴 체제가 붕괴되어 러시아를 정치경제적으로 바꾸는 것이겠지만 이렇게 전쟁이 끝날 가능성은 아주 낮다. 오히려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지역을 독립시켜 우크라이나를 분할하거나 러시아 영토에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전쟁의 결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은 불가피할 것이다. 전쟁 이후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부분적으로 복원할 수 있겠지만 다른 지역으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늘릴 전망이다.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고 원전 건설을 늘리거나 석탄 사용비중도 늘릴 수 있을 것이고 동시에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가속화하여 에너지 독립을 추구할 것이다. 러시아 역시 유럽중심의 에너지 협력을 아태지역으로 바꾸려고 할 것이다. 전쟁이전에도 러시아는 이미 에너지 전략 2020, 2030, 2035를 수정보완하면서 아태지역으로 에너지 공급을 늘리려는 계획을 실천하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OPEC 산유국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국산 에너지 자원의 가치를 최대화하고 동시에 자국의 인보 여건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국가와 협력을 모색할 것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중국도 포함되어 있다. 미국은 국내적으로 셰일 가스 생산을 늘리고 국제적으로 이란 핵협상, 베네주엘라 제재 완화 등을 추진할 것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팬데믹 시기 달라진 투자기준 ESG로 인해 미국내 셰일가스 개발에 새로운 자본유입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이란과 베네주엘라 등의 에너지 생산이 원유가격을 낮출 수 있을 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을 수 있다. 이처럼 에너지 주요 공급국과 수요국은 각자의 셈법에 따라 전쟁이후 변화될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구도에 맞추어 협력을 추진할 것이다.우크라이나 전쟁을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기 위해 우리가 대러 제재에 참여하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한국 경제의 성장 뿐 아니라 생존의 관점에서 러시아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것보다 균형을 갖춘 협력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가 유럽으로의 에너지 공급을 줄이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상승으로 이와 연동된 상품의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수반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이에 우리 정부는 유류세 인하, 에너지 수요 관리, 에너지 믹스 탄력적 운영 등을 통해 단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지만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도 모색해야 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식으로 종식되더라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재편될 것이며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 간 격차는 벌어질 것이기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지금부터 서둘러 준비한다고 해도 빠르다고 할 수 없다. 우리의 에너지 공급선 가운데 변동성 높고 취약한 곳이 있다면 보완해야 할 것이고 새로운 공급망 구축이 필요하다면 민관이 협력하여 추가적인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일본이 대러 제재에 적극 참여하고 있지만 야말과 사할린 에너지 프로젝트에 지분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제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면 방침을 세운 점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크다. 한편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탄소중립으로의 대전환을 모색해야 하지만 시간과 노력 더 필요하다. 한국경제가 에너지 독립을 달성하기 이전까지 탄소 배출이 적은 원전 및 수소 등 청정에너지 사용을 늘리는 방안도 동시에 고려해야 할 것이다.이상준 국민대학교 유라시아학과 교수

[부고]신권식(삼성물산 고문)씨 부친상

[부고]신권식(삼성물산 고문)씨 부친상 ▲신홍조씨 별세, 윤경자씨 남편상, 신남숙(대학 강사)·권식(삼성물산 고문)·현숙(삼성서울병원 간호사)·민숙(오금고 행정실장)·신희숙(화가)씨 부친상, 이미영씨 시부상, 박상만(나라아이넷 연구위원)·윤종순(스마트모션 사장)·조한서(삼성전기 근무)씨 장인상, 신유경(호텔신라 근무)씨 조부상 = 26일 오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9호실, 발인 29일 오전 8시30분, 장지 용인공원.(02)3410-6919

[데스크 칼럼] 尹실용주의, 구두선(口頭禪) 그쳐선 안된다

[데스크 칼럼] 尹실용주의, 구두선(口頭禪) 그쳐선 안된다

28일이면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정부 출범 50일을 맞는다.대통령 임기 5년에 해당하는 총 1825일에서 보자면 이제 두, 세 발걸음을 뗀 것에 불과하다.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정부의 50일이 중요한 이유는 이제 시작한 첫 걸음마가 얼마나 땅바닥(국민 지지)을 잘 딛고 튼튼하게 버티느냐, 그리고 한 데로 빠지지 않고 제대로 옳은 길(정책 방향)로 가느냐가 이 시기에 정해지기 때문이다.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운영할 대통령실과 국무위원 인사가 단행됐고, 여러 분야의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다. 여느 정부때와 마찬가지로 구설수와 잡음, 기대와 실망이 나오고 있다. 굳이 50일 동안 드러난 윤석열식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를 살펴보려면 여론조사를 인용할 수밖에 없다. 여러 여론조사기관들이 매주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한국갤럽의 최근 조사 결과(6월 24일)에 따르면, 윤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 하고 있다’(47%)가 ‘잘못하고 있다’(38%)보다 앞선다.긍정 평가는 취임 직후(5월 2주) 52%에서 떨어졌고, 부정 평가는 취임 직후 37%와 비슷하다.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0대 대통령선거 결과 실망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적극 참여하지 않은 점을 들어 윤대통령 긍정평가 하락을 중도층의 이탈로 분석하고 있다.취임 초반인데다 윤 대통령의 ‘거침없는 과단성’ 스타일로 본다면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출범과 함께 맞닥뜨린 난제들이 한 둘이 아닌 엄중한 위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매주 오르락내리락 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좌고우면할 처지가 아니다.일상회복 수준으로 돌아왔다고 하나 코로나19 팬데믹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코로나19로 야기된 글로벌 공급망과 국제 원자재 수급 문제, 코로나 대처를 위해 풀린 과잉 유동성(인플레이션) 문제, 그리고 앞의 두 요인들이 복합작용한 전세계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 공포가 국가와 국민의 경제생활을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엎친데 덮친 격이랄까, 북한의 무력시위에 따른 한반도 긴장 상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미국과 중국간 ‘G2 헤게모니 갈등’ 악화로 국민들 불안지수도 높아가고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0일 용산대통령실 출근길에서 경제와 정치 위기상황의 정부 대책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근본적으로 대처할 방도는 없다", "(국회가) 초당적으로 대응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얼버무렸다. 적절하지 않았고, 매우 실망스런 발언이었다.윤 대통령은 대선후보나 대통령당선인 시절에 자신의 정치(국정)철학 하나로 ‘실용주의’를 내세웠다."새 시대의 정치는 실사구시·실용주의 정치다. 국민의 삶, 공동체의 통합이라는 대의 앞에 지역과 세대, 성(性)과 정파의 차이는 큰 의미를 갖기 어렵다."(지난해 12월 13일 국민의힘 새시대준비위원 출범 관련 개인 페이스북 글)"정부를 출범하면서 가장 중시해야 하는 것은 실용주의, 그리고 국민의 이익이다."(올해 3월 26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워크숍 발언)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취임 이후 드러난 윤 대통령의 용인술이나 경제정책은 실용주의와는 거리가 먼 것 같다. 비록 능력주의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자신의 친정인 검찰측 인사, 그것도 개인적 친분이 있는 사람들 10여명을 국정요직에 앉혔다.경제정책도 시장주의에 근거한 ‘규제 철폐’를 내세웠지만 이전 보수·진보 정부에서 구축해 놓은 ‘사회적 합의’를 뒤집는 퇴행 성격이 강하다.실용주의는 좋게 말하면 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책을 얻기 위해 반대세력의 힘을 이용한다는 것이다.이같은 실용주의의 대표사례로 중국 사회주의를 개혁·개방으로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흑묘백묘(黑猫白猫)론’이다.마오쩌둥(毛澤東) 사후 집권한 덩샤오핑은 수억의 중국 인민들을 미국과 같은 물질적 풍요를 안겨주기 위해 자본주의 경제정책을 도입했다. 즉, 흰 고양이(백묘·자본주의)든 검은 고양이(흑묘·사회주의)든 쥐(가난)을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논리다.덩사오핑의 실용주의는 결국 중국을 미국과 맞먹는 ‘G2‘의 반열에 올려놓았고, 그 후예인 시진핑(習近平)은 ’G1의 중화몽‘을 꿈꾸고 있다.윤 대통령이 실용주의로 대한민국을 부국강병, 공정과 상식의 나라로 만들려면 반대편인 ‘검은 고양이’만 예뻐할 게 아니라 ‘흰 고양이’도 적극 포용하고 이용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식 21세기 ‘흑묘백묘’를 기대해 본다.

[기자의 눈] 산은 지방이전 강행, 아쉬운 이유

[기자의 눈] 산은 지방이전 강행, 아쉬운 이유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지키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움직임에 은행권 반발이 격렬해지고 있다. 산은 노동조합은 지난 7일 임명된 강석훈 산은 회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였고, 강 회장은 그동안 정상적으로 출근하지 못하다가 지난 21일에야 산은 본점에 들어가 취임식을 열었다. 강 회장이 집회 시간을 피해 본점으로 들어간 만큼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을 회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산은 노조는 강 회장의 취임식이 열린 날 성명서를 내고 "강 회장 퇴진과 본점이전 저지 투쟁을 위해 분연히 일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뿐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산은의 부산이전을 당장 서둘러야 하는 것인 지에는 의구심을 가지는 분위기다. 먼저 코로나19 사태가 끝나지 않았고 경제 위기 모습도 나타나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는데, 향후 금융지원 종료 등으로 부실기업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되면 기업 지원과 구조조정 기능을 하는 산은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산은의 부산이전은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동안 서울에서 쌓아온 네트워크와 데이터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산은이 발빠르게 움직여야 하는데 부산으로 본점을 옮겨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하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게 되면 그만큼 효율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경제 위기 국면에서 서울에서 주재되는 긴급회의에 참여하기 위해 산은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줄곧 서울을 오가야 하는 상황은 상상만 해도 어떤가. 산은의 전문 인력 유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일하는 곳이 어디에 있는지는 노동자들에게 중요하다. 직장의 위치가 바뀌게 되면 가족 모두가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터전을 바꿔야 하거나,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실제 산은 지방이전 소식에 상반기에만 산은 임직원 40명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방이전의 불안감이 지속된다면 산은 임직원 이탈은 더 많아질 수 있다. 새 정부에서 공약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내용이 많은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면 과연 바람직한 방향인지 다시 한 번 논의를 거치는 용기 있는 자세도 필요하다. 특히 산은의 지방이전은 정부가 내세우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인 지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아 반발이 더욱 크다. 산은 지방이전을 강행하기에 앞서 여론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최선의 방법은 무엇인지 합의점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dsk@ekn.kr

[김성우 칼럼] 기후위기, 대응 미룰 수 없는 심각성 인식해야

[김성우 칼럼] 기후위기, 대응 미룰 수 없는 심각성 인식해야

지난 4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주목할 만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기후 변화로 동물의 서식지 이동이 빈번해지고, 이로 인해 2070년까지 포유류 내에서 다른 종간 새로운 접촉이 12만 3000회, 병원체 공유가 4600건 추가로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즉, 지구가 더워지면서 동물간 더 많이 접촉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병원체가 대략 3~4일에 1건 꼴로 추가 공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사스·메르스·코로나19까지 박쥐에서 바이러스가 넘어온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종간 새로운 접촉을 하게 되는 동물 중 90%가 박쥐라는 점이 눈에 띤다. 앞으로 더 덥고 더 아픈 미래가 도래하는 것에 반박할 여지가 없는 증거라고 연구진은 밝혔다.우려를 키우는 것은 벌써 많이 덥고 아프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발표된 세계기상기구(WMO)의 ‘2021년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농도 및 해수 온도 등 주요 지표가 지난해 모두 나쁜 방향으로 기록을 경신했다. 주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난해에 신기록 수립에 이어 올해까지도 지속 상승하고 있고, 해수 온도도 수백~수천년 시간 단위에서는 비가역적일 만큼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7년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더운 것 만큼 아픈 것도 문제인데, 방역 선진국인 이스라엘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부터 급등세로 돌아서 여섯 번째 유행 국면에 재진입했다고 밝혔고,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독일·영국·스웨덴·스페인·포르투갈 등 유럽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난 22일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원숭이두창도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동물과 사람간 바이러스가 공유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보고된 사례는 42개 국가에서 2103명으로 이처럼 단기간에 수십 개국에서 환자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한다.우리는 과연 상술한 현황의 원인인 기후변화를 얼마나 심각하게 느끼고 있을까. 과거나 지금이나 설문조사를 실시하면 사람들은 기후변화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다. 그러나 막상 현실에서 급한 현안을 만나면 심각성은 뒤로 밀린다.이는 지난 5월 한 언론사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1년 안에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경제성장이 압도적인 비율로 1순위 과제로 꼽혔고, 기후변화는 후순위 그룹에 놓였다. 이는 3년 전 조사와 같은 결과다. 그러나 기한을 변경해 ‘10년 안에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묻자, 기후변화가 저출산고령화, 경제성장에 이어 3위에 꼽혔고, 기한을 30년으로 늘리자 기후변화가 1위로 등극했다. 기후변화가 심각하다고 인식하지만 장기 위험으로 생각하는 것이다.그럼 장기 위험 인식을 단기 대응 행동으로 연결시킬 수는 없을까. 글로벌 기업들이 평가보상체계를 활용해 장기위험을 단기행동과 연계하려는 노력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환경 및 사회 성과를 임원 보상과 연계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런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벅스의 최고경영자 케빈 존슨은 플라스틱 사용 및 공급망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등 2021년 친환경 경영 활동을 실행해 200만달러의 보너스를 받았다. 애플도 2021년 평가보상부터 환경 및 공급망책임 등과 연계해 임원보수를 최대 10% 증가하거나 삭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장기위험을 단기행동과 연계시켜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은 투자자도 적극적이다.글로벌 자산운용사인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는 지난 1월 ESG(환경·사회·투명경영) KPI(핵심성과지표)를 이사/경영진 보수정책에 반영하지 않은 유럽대기업에 대해 2023년 주주총회 때부터 보수정책에 반대투표하겠다고 발표했고, 은행감독 국제공조기구인 바젤위원회는 지난 15일 발표한 ‘기후관련 금융 리스크 관리·감독을 위한 원칙’에서 기후변화를 임원 보상 정책에 고려할 것을 권고했다.현대차 및 SK 등 국내기업도 ESG등급이나 기후변화대응을 경영자평가와 연계하기 시작했다. 평가보상연계가 주요 해결책까지는 못 되더라도, 덜 덥고 덜 아픈 미래를 위해 지금 해야 할 최소한의 행동을 촉진하는 역할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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