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李 대통령 띄운 ‘설탕세’, 반대 49.6% vs 찬성 40.7%

李 대통령 띄운 ‘설탕세’, 반대 49.6% vs 찬성 40.7%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개인 X(옛 트위터)를 통해 언급한 '설탕부담금' 도입에 국민의 절반 가까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세 또는 물가인상 원인으로 인식돼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지만 건강 증진 효과·재정 활용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공론화 및 토론·숙의를 통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상대로 '설탕부담금' 관련 긴급 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9.6%는 반대(매우 반대 30.0%,..

[김병헌의 체인지] 다주택자 중과세, 로드맵으로 답할 때

정책은 철학에서 출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연장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발언은 단순한 세제 언급이 아니다. 부동산 정책을 더 이상 임시처방이 아닌 원칙의 영역으로 돌려놓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문제는 그 선언이 너무 늦게 나왔다는 점이다. 그 사이 시장은 이미 정부의 말을 믿지 않는 법을 배웠다. 이 발언이 나오자 야당 일각에서는 즉각 반발했다. “청와대와 여권 참모들부터 집을 팔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다주택자 과세를 말하려면 먼저 권력 핵심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논리다. 정치적으로는 설득력이 있다. 그러나 정책의 옳고 그름을 개인의 보유 자산 문제로 환원하는 순간, 논의의 초점은 흐려진다. 세금은 누구를 겨냥한 도덕적 응징이 아니라, 사회가 합의한 규칙이기 때문이다. 특정 인사의 주택 보유 여부가 아니라, 제도가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게 작동하느냐가 핵심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원래 시장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시작됐다. 세 부담을 줄여 매물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유예는 한 차례로 끝나지 않았고, 세 번이나 연장됐다. 그 결과 시장에는 “이번에도 결국 연장될 것"이라는 기대가 뿌리내렸다. 팔아야 할 이유는 사라졌고, 버티는 전략이 합리적 선택이 됐다. 정책이 의도한 행동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해외 사례는 이런 혼선을 경계하라고 말한다. 영국은 2016년 이후 다주택자와 투자 목적 주택에 대해 취득세 추가 부담과 양도차익 과세를 일관되게 유지해 왔다. 경기 침체기에도 원칙은 흔들리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줄고 반발도 있었지만, 시장은 빠르게 새로운 규칙에 적응했다. “정부가 바꾸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가 형성되자, 세금은 투기 억제라는 본래 기능을 회복했다. 반면 캐나다의 일부 도시들은 다른 길을 걸었다. 외국인과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강화했다가, 가격 조정 국면이 오면 완화하는 조치를 반복했다. 그때마다 시장은 출렁였고, 정책 발표 자체가 투기 신호로 작용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세율보다 중요한 것은 일관성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세금 정책의 기본은 예측 가능성이다. 오늘은 유예하고 내일은 연장 여부를 두고 논쟁하는 구조에서는 합리적 의사결정이 불가능하다. 더 큰 문제는 법과 행정의 불일치다. 소득세법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정이 그대로 있는데, 시행령으로만 과세를 미뤄왔다. 이는 입법의 책임을 회피한 채 불확실성을 방치한 결과다. 정부 개입 역시 원칙이 필요하다. 개입은 최소한으로 하되, 신호는 명확해야 하고, 방향은 일관돼야 한다. 다주택자를 악마로 몰 필요도 없고, 보호 대상처럼 다룰 이유도 없다. 시장 참여자로서 정해진 규칙을 따르게 하면 된다. 문제는 규칙이 계속 바뀌어 왔다는 데 있다. 결론은 분명하다. 다주택자 과세를 둘러싼 논쟁을 끝내려면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언제 유예가 종료되고, 어떤 세율이 적용되며, 예외는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필요하다면 단계적 시행과 한시적 보완 장치를 병행하되, 방향 자체는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7월 세법 개정안은 그 첫 시험대가 될 것이다. 정책은 선언이 아니라 반복되는 행동으로 신뢰를 얻는다. 이번에도 원칙이 흔들린다면, 시장은 또 한 번 정부의 말을 학습 대상으로만 여길 것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문제는 부동산 정책의 일부가 아니라, 국가 정책 신뢰의 바로미터다. 이제는 정말로,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줄 차례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무너질 때 피해는 특정 계층이 아니라 시장 전체로 확산된다는 사실이다. 실수요자는 관망하게 되고, 거래는 얼어붙으며, 가격 신호는 왜곡된다.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투명한 정보가 아니라 소문과 기대, 그리고 정치 일정이다. 세제가 이렇게 흔들리면 주택은 거주의 수단이 아니라 정책 변화에 베팅하는 자산이 된다. 정부가 개입을 최소화하라는 말은 손을 떼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개입할 때는 더 분명하고, 더 오래 유지하라는 요구다. 이번 다주택자 과세 정상화가 단기 처방으로 끝나지 않고 제도의 복원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시장은 정책을 신호가 아닌 규칙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187억달러…반도체 수출 힘입어 역대 최대

반도체를 비롯한 품목의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12월 경상수지 흑자가 역대 최대로 올라섰다. 이를 토대로 연간 경상수지도 전년 대비 확대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경상수지는 약 187억달러 흑자로 전월 대비 58억달러, 전년 동월 대비 59억6000만달러 가까이 증가했다. 상품수지는 188억500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수출은 716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수입(528억달러)은 1.7% 늘어났다.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 뿐 아니라 기계류의 의약품 수출도 확대됐다. 금 수입이 461.9% 급증하고 승용차 수입도 24% 늘었지만,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가 소폭 감소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과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36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견조한 해외여행 수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본원소득수지는 배당소득수지(37억1000만달러)를 중심으로 47억3000만달러 흑자를 내며 역대 3위에 올랐다. 금융계정을 보면 순자산은 237억7000만달러 늘어났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는 64억9000만달러, 외국인 국내 투자는 51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 해외투자가 주식을 중심으로 143억7000만달러, 외국인 국내 투자는 채권을 비롯해 56억8000만달러 커졌다. 파생금융상품은 25억4000만달러 확대됐다. 기타투자의 경우 자산이 대출을 중심으로 175억8000만달러, 부채는 현금과 예금 등 19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준비자산은 44억4000만달러 줄었다. 연간 경상수지는 1230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0억8000만달러 상승했다. 상품수지는 1109억1000만달러에서 1380억7000만달러, 본원소득수지도 267억8000만달러에서 279억2000만달러로 늘었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294억3000만달러에서 -345억2000만달러, 이전소득수지도 -82억9000만달러에서 -84억2000만달러로 악화됐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설 앞두고 김천산 샤인머스켓, 산지의 약 5배

비싸게 사는 소비자·헐값에 파는 농가…유통 구조 괴리 다시 도마에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설 명절을 앞두고 김천에서 생산된 샤인머스켓 포도가 대형마트에서 산지 경매가의 최대 약 5배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잉생산 여파로 산지 가격은 급락했지만, 소비자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농산물 유통 구조의 고질적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5일 김천 지역 농가와 유통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근 출하된 샤인머스켓 특상품의 산지 경매가는 4㎏ 한 상자 기준 1만5000~2만 원 선에서 형성됐다. 생산량 증가와 소비 둔화가 겹치며, 농가들은 사실상 '원가 이하' 수준의 가격을 감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설 대목을 앞둔 대형마트 매대의 분위기는 다르다. 이마트 온라인몰에서는 2.3㎏ 특상품 샤인머스켓이 5만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를 4㎏ 기준으로 환산하면 8만 원대로, 산지 가격과 비교해 약 4~ 5배에 이른다. 이렇게 가격 격차가 커지자 농민들의 허탈감도 커지고 있다. 김천에서 샤인머스켓을 재배하는 한 농가는 “과잉생산으로 가격이 떨어졌다는 말은 이해하지만, 매장 가격을 보고 나니 허탈했다"며 “농가는 제값을 못 받고, 소비자에게는 비싸게 사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포장·선별·물류비를 감 안 하더라도 약 5배 차이는 상식적이지 않다"며 “명절만 되면 농민이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비춰지지만, 실제로는 유통 단계에서 대부분의 가격이 붙는다"고 토로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가격 구조는 비싼 값을 치르는 소비자와 낮은 소득에 시달리는 농민 모두에게 불만을 남기고 있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과일값 폭등' 논란이 단순한 체감 물가 문제가 아니라, 산지와 소비지를 잇는 유통 단계 전반의 불투명성과 직결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이마트 측은 “판매가격은 개별 매장이 아닌 본사 차원에서 전국적인 가격으로 결정된다"며 “지방매장에서는 가격 산정 과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기획] 포항시,100억짜리 유령 마리나 형산강 계류장은 왜 멈춰 섰나 (1)

“준공 1년 반, 단 한 척도 못 댄 계류장" “100억 들여 지었지만, 문조차 못 연 마리나" “철문 닫힌 강변, '유령 시설'이 된 마리나" ​ ​포항시가 해양관광도시 도약을 내걸고 추진한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조성 사업이 준공 이후 장기간 활용되지 못하면서 행정 효율성과 정책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총사업비 100억 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현재까지 정상 운영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에너지경제신문은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조성 사업의 추진 배경과 운영 지연의 원인, 그리고 행정적 과제를 3회에 걸쳐 점검한다. ​글싣는순서 1:'100억짜리 유령 마리나' 문제의식 선명화 2:“여긴 마리나가 설 자리가 아니다" 3:“책임은 없고 시설만 남았다" ​◇준공 1년 반, 정상 운영은 아직 포항=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도와 포항시가 공동으로 추진한 남구 송도동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이 준공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정상 운영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총사업비 100억 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현재까지 요트·보트 정박 실적이 없는 상태로, 운영 주체와 관리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채 사실상 가동이 중단돼 있다. 포항시는 수상레저산업 육성과 해양관광 기반 확충을 목표로 2019년 1월 형산강 하구 일대에 마리나 계류장 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해상60척, 육상 14척 등 총 74척 규모의 요트·보트 수용이 가능한 시설로, 사업은 2024년 3월 준공됐다. 하지만 준공 이후 운영을 담당할 부서와 관리 체계가 정리되지 않으면서, 개장 일정조차 잡히지 못한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 ◇“지어졌지만 쓰이지 않는 시설"… 시민 체감은 냉랭 현장을 찾은 시민들 사이에서는 시설 활용 부진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다.“세금이 투입된 시설이 장기간 사용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운영 계획 없이 건설부터 이뤄진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현재 계류장 출입구는 통제돼 있으며, 안내문 외에는 시설 운영과 관련한 구체적인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관광·레저 인프라로 조성된 시설이 사실상 관리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 요트 이전 기대도 현실화되지 못해 포항시는 계류장 조성 당시 동빈교 인근과 두호동·연암마을 어항 등에 분산 정박하던 요트들이 형산강 마리나로 이전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소규모 계류 난립 문제를 해소하고, 보다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전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요트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안전성과 접근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론이 적지 않다. ◇하천형 마리나, 입지 적합성 논란 이용자들과 전문가들은 형산강 하구라는 입지 조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태풍이나 집중호우 시 수위 변화와 유속이 큰 하천 특성상, 계류 선박의 안전 관리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홍수기에는 선박 안전 확보와 시설 유지 관리에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로 인해 “장기 계류를 전제로 한 마리나 운영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수요·운영 검증 충분했는지 의문 이 같은 상황은 마리나 계류장 조성 과정에서 실제 이용 수요와 운영 가능성에 대한 검토가 충분했는지에 대한 문제로 이어진다. 이용 대상, 예상 수요, 운영 비용과 관리 주체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사전에 마련됐는지에 대해 행정 안팎에서 다양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행정 절차상 위법 여부와는 별개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타당성 검토와 사후 운영 계획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는 대목이다. ​◇ 해양관광 전략에도 과제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은 포항시가 추진 중인 해양관광도시 전략과 마이스(MICE) 산업 육성 구상의 한 축으로 거론돼 왔다. 그러나 핵심 인프라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면서, 관련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준공 이후 장기간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 이 시설이 실제 해양레저 기반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운영 주체 확정과 안전성 확보, 수요 재검토 등 후속 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포항시 “안전 고려해 운영 방안 검토 중" 포항시 관계자는 “형산강 마리나 계류장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운영 준비를 진행 중"이라며“안전진단 결과와 부서 간 협의를 거쳐 향후 운영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입지와 운영을 둘러싼 다양한 의견을 인지하고 있다"며“시설 활용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기획]경주 풍력발전단지, 안전은 문제없는가(3)

소음·저주파 논란 속에 드러난 운영 관리의 빈틈 기준은 있지만 신뢰는 없다…주민 불안은 현재진행형 '친환경'의 이름 아래 남겨진 관리 공백과 책임 논란 ​재생에너지는 지속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지속 가능성의 전제는 안전과 주민 수용성이다. 경북 경주 풍력발전단지를 둘러싼 논란은 이제 '사고 가능성'을 넘어 '일상의 불안'과 '관리 책임'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3회에서는 주민 체감 안전과 소음·저주파 논란, 그리고 운영 단계에서 드러난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를 집중 점검한다. ​ 글싣는순서 1:산 위의 거대한 바람개비…입지부터 안전한가 2:강풍·낙뢰·화재…사고 가능성은 '가정'이 아니다 3:소음·저주파·관리 공백…'친환경'의 마지막 조건 ​ ◇ “귀로는 들리지 않아도 몸은 느낀다"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풍력발전단지 인근 주민들이 가장 빈번하게 제기하는 문제는 소음이다. 특히 야간 시간대 반복적으로 들리는 회전음과 저주파성 진동이 수면을 방해하고, 장기간 노출 시 피로감과 불편을 유발한다는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 A씨는“창문을 닫아도 '웅웅'거리는 느낌이 계속된다"며“공식 측정에서는 기준치 이내라고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느끼는 불편은 다르다"고 말했다. 공식 소음 측정 결과와 주민 체감 사이의 간극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갈등은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저주파 소음의 특성상 일반적인 소음 기준만으로는 주민 불편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단순한 데시벨 수치가 아니라 주파수 특성, 소음의 지속성, 야간 노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기준은 있지만, 신뢰는 부족하다 사업자 측은 관련 법령에 따른 소음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논란의 핵심은 기준 준수 여부 자체보다 측정 과정과 결과 공개 방식에 대한 신뢰 문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음 측정은 시점과 위치, 기상 조건 등에 따라 결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지만, 주민들이 측정 과정에 직접 참여하거나 결과를 충분히 설명받을 수 있는 구조는 제한적이다. 일부 주민들은“측정 결과를 종이 한 장으로 통보받는 것이 전부"라며“언제, 어디서, 어떤 조건으로 측정했는지 알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전문가들은 단발성 측정만으로는 주민 불안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장기적이고 상시적인 모니터링과 데이터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운영 단계 관리, 사실상 '사업자 중심' 풍력발전단지는 설치 이후 20~30년 이상 장기간 운영되는 시설이다. 그러나 취재 결과, 운영 단계에서의 안전 점검과 관리·감독은 상당 부분 사업자 자율에 맡겨져 있는 구조로 파악됐다. 지자체는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기적인 현장 점검을 수행할 전문 인력과 예산이 충분하지 않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점검 결과 비공개△ 문제 발생 이후 사후 대응 △유사 민원 반복이라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제도적 구조가 있다"며“운영 단계 관리에 대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 없으면 안전'이라는 인식의 한계 전문가들은 풍력발전단지 안전 관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인식으로'지금까지 큰 사고가 없었다'는 안도감을 꼽는다. 대형 설비일수록 사고는 예측 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기후 변화의 영향을 직접 받는 풍력발전 시설의 특성상 과거의 안전 기록이 미래의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주민 참여형 감시 체계, 정기적인 정보 공개, 사고를 가정한 대응 훈련 등이 수반되지 않는 안전 관리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환경은 '신뢰'로 완성된다 경주 풍력발전단지는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시대적 과제를 상징하는 시설이다. 그러나 안전과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친환경 정책은 지속 가능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저주파 소음을 포함한 통합 소음 기준 재검토△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주민 참여형 관리위원회 도입△운영 단계에서의 지자체 감독 권한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바람은 미래를 향해 분다. 그러나 그 바람이 지역 사회의 불안 위에 세워져서는 안 된다. 경주 풍력발전단지가 '논란의 시설'이 아닌 '신뢰의 에너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이제 선택의 공은 행정과 사업자, 그리고 정책 결정자들에게 넘어가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풍력발전단지와 관련한 소음·안전 문제에 대해 주민 불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관련 법령과 기준에 따라 사업자 관리·감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추가 점검과 보완 조치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풍력발전 시설은 장기간 운영되는 만큼, 운영 단계에서의 관리 체계와 주민 소통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앞으로도 관계 기관, 사업자와 협의해 주민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덧붙였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이재용, 내달 주총서 등기임원 될까 ‘권한과 책임 일치’ 과제

삼성그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계열사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조가 확립된 상황이다. 아직 등기이사 자리에 오르지 않아 경영권 및 책임 관련 행보가 오히려 소극적이다. 승계 관련 변수는 지배구조 큰 그림에서 금산분리가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생명법' 등 입법 여부에 따라 전체적인 판 자체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앞날은 '안갯속'이다. 이재용 회장이 자녀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약속해서다. 삼성은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이사회 중심 경영으로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 '소유와 경영' 관련 모범답안을 마련해주길 재계는 기대하고 있다. ◇ 지배구조 정점에 삼성물산…'핵심 계열사'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포인트 삼성그룹은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수직적 지배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점에 서 있는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도 광범위하게 보유 중이다. 중간에 있는 삼성생명도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이 상당하다. 결론적으로 삼성그룹에 지배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삼성물산 지분을 가져야 한다. 작년 말 기준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재용 회장(21%)이다.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6.86%),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6.15%) 등 총수 일가도 이 회사 주식을 들고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1.18%), 삼성문화재단(0.67%), 삼성복지재단(0.05%) 등을 모두 더한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36.38%다. 이재용 회장 일가가 과반을 보유하지는 못한 모습이다. 대신 KCC(10.01%), 국민연금공단(8.19%), 자사주(4.59%) 등을 제외하면 의미 있는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사실상 없다. '소수 지분 + 분산 주주'라는 전형적인 재벌 지배 방식을 따른 것이다. 이 중 자사주는 전량 소각이 예정돼 있다. 보통주 약 780만주다. 예정일은 다음달 13일이다. 이후에는 이재용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KCC,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 지분율이 조금씩 상승하게 된다. 범현대가 기업인 KCC는 삼성그룹의 '백기사'로 분류된다. 주요 비즈니스 파트너인데다 앞서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2011년 에버랜드 지분 처분이나 2015년 헤지펀드 엘리엇의 공격 때 KCC는 삼성그룹의 우군 역할을 수행했다. 삼성물산을 '지배회사'로 둔 체제 자체에는 큰 위협이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당초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는 비상장사인 에버랜드가 있었다. 이재용 회장→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의 고리였다. 이후 에버랜드가 제일모직 사명을 가져왔고,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며 현재 모습이 됐다. 다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한 '꼼수 합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은 양사 합병 비율이 불공정하다고 문제 삼았다.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기 위한 주가조작, 삼성바이오로직스 몸값을 올리기 위한 회계 부정 등 각종 논란이 뒤따랐다. 10년간 이어온 법정 공방은 작년 7월 대법원이 이재용 회장의 모든 혐의에 무죄 판결을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형사 재판이 완전히 끝난 상황이라 삼성그룹 지배구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사법리스크'는 완전히 사라졌다. ◇ '삼성생명법' 예의주시…삼성물산, 자산 팔아 삼성전자 지분 추가 매입할 듯 사법리스크를 벗은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에는 또다른 '입법 리스크'가 남아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지나치게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리스크로, 업계와 정치권에서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에 지배력을 가진다면 다양한 계열사 지휘에 대한 고민은 사라진다. 일단 1000조원에 육박하는 시가총액을 지닌 삼성전자를 보면 최대주주가 삼성생명(8.51%)이다. 삼성물산(5.05%), 삼성화재(1.49%) 영향력도 크고 이재용 회장(1.65%)이나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1.49%) 등도 주식을 가지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19.83%다. 중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은 최대주주가 삼성물산(19.34%)이다. 이재용 회장(10.44%), 이부진 사장(5.76%),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43.56%에 이른다. 이밖에 형제사인 신세계·이마트가 8.07%, 국민연금공단이 6.87%를 보유 중이라 경영권 방어에 대한 고민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른 계열사들은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흘러가는 구조 안에 대부분 흡수된다. 시가총액 약 80조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은 삼성물산(43.06%), 삼성전자(31.22%) 등이 74.31%를 가지고 있다. 30조원 수준 몸값을 지닌 삼성SDI의 경우 삼성전자(19.44%) 포함 특수관계인이 지분 20.31%를 들고 있다. 삼성화재는 삼성생명(15.43%) 등이 19.05%, 삼성증권은 삼성생명(29.39%)을 포함한 계열사가 29.62% 지분율을 확보 중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22.58%), 삼성물산(17.08%) 같은 회사 영향력을 합산하면 48.93%에 이른다. 이재용 회장이 9.2%를 들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삼성전기 최대주주도 삼성전자(23.69%)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3.8%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전자(15.23%)외 7인이 지분 20.86%를 확보하고 있다. 삼성E&A는 삼성SDI(11.69%), 삼성물산(6.97%), 이재용 회장(1.54%) 등 7인이 20.63%를 보유 중이다. 호텔신라 주식은 삼성생명(7.3%), 삼성전자(5.11%) 등이 17.34%를 가졌다. 제일기획은 삼성전자(25.24%) 등이 28.44%를 들고 있다. 주요 비상장사들도 지배력에 대한 고민은 없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지분율이 84.8%에 달한다. 삼성웰스토리는 삼성물산이 지분 전량을 들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삼성생명이 주식 100%를 소유 중이다. 핵심은 매우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팔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국회에서 현재 논의 중인 보험업법 개정안은 소위 '삼성생명법'으로 불린다. 보험사가 고객 돈으로 계열사 주식을 너무 많이 들고 있지 못하게 규제하는 게 골자지만, 사실상 타깃이 삼성생명이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에는 '보험사는 계열사 주식을 총자산의 3%까지만 가질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8.5%나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해당 계산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이 1980년대 삼성전자 주식을 살 때 가격은 주당 1000원 가량이었다. 개정안은 이 기준을 '현재가'로 바꾸자는 것이다. 법이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식 중 약 30조원 어치를 팔아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자체에 큰 변화의 파도를 몰고 올 수 있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정점이 있는 삼성물산이 결국 나서야 한다고 본다. 삼성생명이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사들여 총수 일가→삼성물산→삼성전자 고리 중간에 삼성생명의 영향력을 줄이는 시나리오다. 물량을 감안하면 이 주식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여기서 대두되는 게 삼성바이오로직스다. 바이오 및 의약품위탁생산은 삼성그룹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밀어주고 있는 신사업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를 10년 주기로 바라보면 18만원대였던 게 170만원대로 뛰었다.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74.31%에 달하는 상황이라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보통주 1993만2350주(43.06%) 중 일부를 현금화해 삼성전자 지분 매입에 쓰는 방안이 주요 대안으로 거론된다. ◇ 상속세 부담에 형제간 갈등 가능성↓…세 증여 타이밍도 아직 삼성그룹 지배권을 소유 측면에서 보면 '이재용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삼성물산은 유통 주식 측면에서, 삼성전자는 몸집과 사회적 위상 등 관점에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여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에서 흔히 변수로 떠오르는 '형제간 갈등'이 부각될 확률도 낮다. 삼성그룹 총수 일가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의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상속세 부담을 안았다.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올해 4월까지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홍라희 명예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은 이를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지분을 수차례 시장에 매각했다. 최근 공시만 봐도 홍라희 명예관장이 지난 5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약 2조원)를 처분했다. 작년 10월에는 세 모녀가 함께 삼성전자 주식 1771만6000주(약 1조8400억원)를 팔았다. 이전에도 이들은 상속세 납부를 삼성전자,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보유 주식을 꾸준히 팔아왔다. 이런 와중에도 이재용 회장은 보유 주식을 단 한 주도 처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달 2일자로 홍라희 명예관장의 삼성물산 주식을 증여받는 등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이재용 회장이 낮은 비용으로 삼성전자 지배력을 확대하는 수단이라고 해석한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S △삼성E&A △삼성화재 △삼성전자 우선주 등 주식을 다수 보유 중이다.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021년 4월 약 15조6000억원에서 지난달 21일 약 30조2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리며 주력사 주가가 뛴 여파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 가치가 약 14조5000억원, 삼성물산이 약 10조67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나 삼성생명법 입법 변수 등을 감안했을 때 이재용 회장이 이 두 회사 지분을 매각할 확률은 거의 없다는 분석이다. 자녀들 나이도 아직 어리다. 2000년생인 장남 이지호씨는 현재 해군 장교로 복무 중이다. 2004년생 이원주씨는 발레를 배워 무대에 서거나 미국 NGO 단체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는 모습 등이 포착되고 있다. 향후 이들 4세에게 지분 승계 작업이 진행될 경우 삼성물산이 '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지주사 체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복잡하게 엮여있는 지분을 간소화해 삼성물산에 집중할 여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사회적으로 논의되는 사안 중 눈여겨볼 포인트는 상속·증여세 개편이다. 우리나라 상속세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대비 지나치게 높다는 사실은 이미 공감대를 이룬 사안이다. 다만 특유의 '재벌 문화' 아래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 아직 정부·국회가 뚜렷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연구 보고서를 통해 “현행 상속세 제도가 유지될 경우 상속세수가 2024년 9조6000억원에서 2072년 35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연부연납 기간 연장, 상장주식 현물납부 허용, 주식평가 장기화 등 납부방식을 다양화하면 세수 감소를 최소화하면서도 기업 승계를 원활하게 해 사회적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3차 상법 개정'에 포함되는 자사주 소각은 파장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삼성물산 등 주력사가 이미 모범을 보이며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거나 시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미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며 '자사주 마법' 카드도 스스로 버렸던 상황이다. 계열사간 지배구조가 허술한 구간도 많지 않다. 오히려 삼성물산 등에서 총수 일가 지분율이 상승하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 이사회 중심 '글로벌 표준' 지배구조 구축 중…준감위가 선봉 삼성그룹 지배를 경영권 측면에서 보면 아직 앞날이 불투명한 상태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작업은 중장기적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뚜렷한 해법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은 처지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를 했다. 경영권 승계 의혹 등이 불거졌을 당시 “삼성이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법과 윤리를 엄격하게 준수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과 심려를 끼쳤다"며 반성한 것이다. 이재용 회장은 당시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다.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선언했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이 이같은 발언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 삼성그룹 총수 자격으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재용 회장은 부회장 시절이던 2015년 6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공개 사과를 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관련 삼성서울병원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전에는 1966년 이병철 창업회장이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2008년 차명계좌 의혹으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인 적이 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이사회 중심 지배구조를 완성하며 투명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전 포인트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의 행보다. 이 조직은 이재용 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당시 '총수도 무서워할 정도로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를 마련하라'는 재판부 권고에 따라 2020년 2월 출범했다.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을 감시하고 노동조합이나 경영권 승계 관련 준법 감시 및 개선을 권고하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준감위는 삼성그룹 전반을 앞으로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에 대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계열사를 거느리는 수직적 지배구조 체제 아래에서 콘트롤타워 등을 어떤 형태로 세워 운영할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 삼성그룹을 전문 경영인과 이사회 중심 '글로벌 표준'대로 경영하는 해법을 어떤 형태로 제시할지 주목된다. 준감위 4기는 이찬희 위원장을 필두로 5일 공식 출범한다. 당장 급한 경영 관련 이슈는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에 선임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재용 회장은 글로벌 주요 사업장에서 '현장 경영'을 펼치고 임직원들에게 혁신을 주문하는 등 실질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다만 10년여간 '사법리스크' 족쇄를 차고 있다는 이유로 삼성전자 등 주력사 등기임원 자리에 오르지 않은 상태다. 경영권은 행사하되 책임은 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물론 보수 또한 받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 '이재용 체제'가 성숙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등이 다음달 정기주주총회에서 이재용 회장 등기이사 선임 안건을 다룰 것으로 재계는 예상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에너지경제 여론조사] 李 대통령 띄운 ‘설탕세’, 반대 49.6% vs 찬성 40.7%…“증세 NO, 건강 OK”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개인 X(옛 트위터)를 통해 언급한 '설탕부담금' 도입에 국민의 절반 가까이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세 또는 물가인상 원인으로 인식돼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하지만 건강 증진 효과·재정 활용 등에 대해선 긍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공론화 및 토론·숙의를 통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상대로 '설탕부담금' 관련 긴급 현안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9.6%는 반대(매우 반대 30.0%, 반대하는 편 19.6%)한다고 답했다. 찬성 의견은 40.7%(매우 찬성 20.3%, 찬성하는 편 20.4%)에 그쳤다. 반대 의견이 오차범위 밖에서 8.9%p 앞섰다. 연령·지역·이념 등에 따라 찬반 여론이 엇갈렸다. 연령별로는 젊은 층인 20대(찬성 26.6% vs. 반대 68.5%)와 30대(찬성 32.4% vs. 반대 58.0%)에서 반대 의견이 강했지만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세대간 시각차가 드러났다. 지역별로는 반대 의견은 서울(63.4%)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62.2%)과 대전·세종·충청(60.5%) 순으로 반대가 많았다. 찬성 의견은 광주·전라(56.4%), 인천·경기(48.0%), 부산·울산·경남(41.1%) 등의 순으로 높았다. 이념성향별로 보면, 보수층(반대 73.6%)에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반면 진보층(65.7%)에서는 찬성 의견이 크게 앞서 이념별로 지지 경향이 뚜렷했다. 중도층(찬성 41.5% vs 반대 50.3%)은 반대 의견이 더 높았다. 예상되는 긍정 효과로는 '국민의 당류 소비 감소 및 건강 개선'(25.3%)이 1순위로 꼽혔다. 이어 '저당 식품 개발·생산 유도'(18.4%), '질병 예방을 통한 건강보험 재정 절감'(15.2%), '공공의료 재원 확보'(14.6%) 순이었다. 반면 우려하는 이유로는 절반 이상인 52.7%가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 가중'를 꼽았다. 이어 △'개인 자유 침해 등 소비자 선택권 제한'(17.0%) △'대체품 증가 등 당류 소비 억제 효과 미미'(10.3%) △'기업 부담 증가로 인한 고용 감소·산업 경쟁력 약화'(6.1%) 순이었다 국민 건강 증진(비만, 당뇨 예방 등)에 기여할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45.9%가 '도움 될 것'(매우 도움 17.2%, 대체로 도움 28.8%)라고 답한 반면,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응답은 48.9%(전혀 안 됨 21.7%, 별로 안 됨 27.2%)로 나타났다. 두 의견의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0%p에 불과하다. 연령별로는 20대(도움 됨 35.4% vs. 도움 안 됨 58.9%)와 30대(31.4% vs. 65.4%)가 설탕부담금이 건강 개선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당 음료와 디저트 소비가 많은 세대로서 정책의 실효성보다는 가격 인상 등의 부작용에 더 주목한 결과로 리얼미터는 해석했다. 반면, 건강 관리에 민감한 40대(도움 됨 56.7% vs. 도움 안됨 40.0%)와 50대(56.6% vs. 40.4%)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응답이 앞섰다. 60대 이상 고령층에서는 양쪽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도움 됨 60.4% vs. 도움 안 됨 31.0%)와 인천·경기(56.4% vs. 38.5%)에서는 건강 증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응답이 과반을 넘었다. 반면, 그 외 대부분의 권역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더 우세해 지역별로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차가 뚜렷했다. 이념별로도 보수(25.2% vs 69.1%)와 중도(47.9% vs 49.0%)는 반대 의견이 더 높았다. 진보(59.2% vs 27.9%)에서만 긍정적인 답이 우세했다. 설탕부과금으로 마련된 재원을 공공의료 강화 및 건강증진 사업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응답자 절반 이상인 57.3%이 찬성 의견을 밝혔다. 반대는 34.4%로 오차범위 바깥에서 긍정 의견이 우세했다. 리얼미터는 “국민들이 설탕부담금을 세금 확충이 아닌 국민 건강을 위한 목적으로 활용한다고 인식할 때 정책에 대한 수용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100%) RDD 자동응답조사(ARS)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어차피 강남은 與 안 찍어 vs 죽어가던 野 살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방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 부동산 이슈를 정면으로 주도하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특히 보유세 강화 등 세제 개편을 포함해 수도권 집값을 안정화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면서 여야의 지방선거 표심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정치권에선 “어차피 강남 3구 유권자들은 안 찍는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불리할 것이 없다는 주장과 유주택자들의 불만을 고조시켜 “분열과 '윤 어게인'으로 다 죽어가는" 국민의힘이 유리해 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는 수도권, 그중에서도 서울이다. 특히 지방선거는 주거처럼 시민 생활과 밀접한 이슈가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특성상 수도권 민심의 핵심 변수로 부동산이 꼽힌다. 따라서 당초 이 대통령의 '부동산 개혁'도 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정권 초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통상 여당이 우세를 점하는 상황에서 굳이 '벌집'을 건드릴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예상보다 일찍 지방선거를 100여일 앞둔 상황에서 “다주택자는 무조건 집을 팔아라"라는 등 사실상 '부동산 불로소득과의 전쟁'을 선포하자 여권이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은 진보 진영에 '아픈 지점'으로 평가된다.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정부 등 진보 성향 정권에서 강력한 집값 안정화 의지를 표시하고 세제 강화 등의 정책을 실천해왔지만 대규모 양적 완화 등 대내외 환경으로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켜 집값 급등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경우 이로 인해 코로나19 방역 성공이라는 성과와 40%대 중반의 꾸준한 국정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양극화라는 치명적 실책으로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부동산 메시지를 내놓는 배경에는 다주택자 정조준이 선거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수도권 다주택자 비율은 14% 안팎에 그친다. 나머지 집값 폭등으로 고통받는 86%의 표심을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득표 전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유리한 전략이라고 봐야 한다"며 “집값이 많이 오른 강남에 대한 다른 지역의 반감이 상당히 존재하는 만큼, 표가 많은 쪽을 겨냥하는 것이 정치적으로는 자연스러운 선택"이라고 말했다. 강남 표심에 대한 현실적 판단도 작용했다. 지난해 6월 대선 결과를 보면 강남권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이 대통령 득표율은 매우 낮았고, 압구정동 6~7%대, 도곡동 8~9%대 등 한 자릿수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여권 일각에서는 “어차피 강남은 안 찍는다"는 냉정한 판단이 퍼져 있다. 한 현역 의원은 “강남 부동산은 이미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이 대통령이 그 정서를 건드린 측면이 있다"며 “지선 앞 이슈를 주도하는 것이 지지층 결집에도 유리하다고 본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기조가 개혁 이미지를 강화해 지지층 결집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지난 2일 공개된 리얼미터의 조사(오차 범위 95% 신뢰 수준에 ±2.0%,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은 54.5%로 3주 만에 반등했다. 리얼미터는 “양도세 중과 부활과 부동산 대책 발표가 맞물리며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전반으로 지지세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진보 성향 원로 경제학자로 꼽히는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이 대통령에 대해 “부동산 기득권층과 맞서고 있는 모습에서 사이다 같은 시원함을 느낀다"고 평가했다. 반대로 야권은 이번 부동산 전면전을 '호재'로 본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부각시켜 그동안의 수세를 반전시킬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장담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집 가진 국민을 갈라치고 공격해서 표 얻으려고 하니 집값은 더 오르고 집 없는 서민들의 절망만 더 커지는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을 향한 분노는 지방선거용"이라고 비판했다. 야권이 노리는 핵심은 '문재인 정부 시즌2' 프레임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시작으로 보유세 인상,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등 추가 세제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문재인 정부 시즌2' 프레임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역시 출범 초 수도권 집값 안정을 내세워 강도 높은 세제 개편을 밀어붙였지만, 결과적으로 집권 5년간 서울 아파트값이 약 119% 급등하며 민심 이반을 겪은 바 있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각종 정치 현안이 있지만 결국 국민이 체감하는 것은 민생이고, 그 중심에 부동산이 있다"며 “부동산 문제가 커질수록 야당에는 사실상 죽어가는 지지세를 되살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사안을 집중적으로 제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변수는 집값의 향방이다. 집값 상승으로 서울 유권자 구성이 보수 성향 위주로 변화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서울 주민등록 인구는 2020년 966만 명에서 올해 11월 930만 명으로 감소했다. 그런데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관악구 인구는 같은 기간 49만5000명에서 47만7000명으로 줄어든 반면, 국민의힘 텃밭인 강남구는 53만9000명에서 55만600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이 평론가는 “만약 부동산을 잡지 못하고 문재인 정부 때처럼 다시 가격이 오른다면 그것 역시 득표 전략에 매우 나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GH, 31개 시·군 산단 공급체계 구축...‘경기 31 파트너스’ 본격 가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5일 도내 31개 시·군의 산업 수요를 직접 파악하고 지역 맞춤형 산업용지를 적기에 공급하기 위한 '경기 31 파트너스'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GH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지자체의 요청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GH가 선제적으로 산업 수요를 발굴하고 지역 실정에 맞는 산업단지를 공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오는 4월까지 3개월간 도내 시·군 전체를 대상으로 산업입지 수요, 추진 계획 및 주요 현안에 대해 전수 조사한다. 그동안 도내 산업단지는 지자체 요청방식에 의한 추진으로 경기도 전체를 아우르는 공공 공급자 역할에 한계가 있었고 또 산업·기업 수요 및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단지를 적기에 공급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에 GH는 '경기 31 파트너스'를 통해 △시·군별 산업입지 수요 및 규모 △개발 병목요인(인허가·민원·규제 등) △주요 현안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조사한다. 조사 결과는 향후 GH의 단·중·장기 산업단지 마스터플랜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되며 권역별·유형별 특화방안 마련에 적극 반영될 예정이다. 특히 GH는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제적 산업입지 확보 전략 △GH형 산업단지 포트폴리오 구성 △노후 산단 재생 및 고도화 모델 △시범사업 실행계획 등을 포함한 종합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달 고시된 「제5차 경기도 산업입지 수급계획」에 맞춰 계획입지 공급 물량과 시기, 권역 배치를 구체화함으로써 산업용지 공급의 안정성과 사업 추진의 일관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김용진 GH 사장은 “31개 시·군의 실질적인 수요를 정확히 파악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산업단지를 공급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 발전 및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경기도 산업용지 공급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세종 어반아트리움 공실의 원인, ‘임대료’가 아니라 ‘이자’…대환대출로 풀리나

세종=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세종 대표 중심상권으로 조성된 나성동 어반아트리움(P1·P2·P3·P5)이 평균 공실률 43.6%를 기록한 가운데, 상인들은 공실 문제의 핵심 원인으로 '임대료'가 아닌 '금융 이자 부담'을 지목했다. 세종시의회 김효숙 부의장은 어반아트리움활성화협의회와 함께 공청회를 열고 고금리 상가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하는 '세종형 상생 금융 지원 모델(대환대출+이차보전)' 등 해법을 논의했으며, 세종시와 행복청, LH에 정책 건의를 추진하기로 했다. 5일 열린 공청회에서는 어반아트리움 4개 구역의 공실 현황과 설문조사 결과가 공유됐고, 상권 정상화를 위한 정책 제안이 이어졌다. 공청회에는 김효숙 세종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어반아트리움 상인회·관리단 관계자, 세종시 도시과·소상공인과, 김종민 국회의원실 정운몽 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현장 의견을 수렴해 세종시와 행복청, LH에 정책 건의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청회 자료에 따르면, 2026년 2월 2일 기준 어반아트리움(P1·P2·P3·P5)의 평균 공실률은 43.6%로 집계됐다. 어반아트리움 퍼스트원(P1)은 전체 460호실 중 222호실이 공실로 공실률 48.2%를 기록했다. 어반아트리움 더센트럴(P2)은 전체 315호실 중 69호실이 공실로 공실률 21.9%였다. 어반아트리움 마크원에비뉴(P3)은 전체 378호실 중 235호실이 공실로 공실률 62.1%로 가장 높았다. 어반아트리움 가로수길(P5)은 전체 256호실 중 109호실이 공실로 공실률 42.5%였다. 자료는 한국부동산원 2025년 4분기 기준 중대형상가(3층 이상 또는 연면적 330㎡ 초과) 전국 평균 공실률이 13.5%로, 어반아트리움 평균 공실률이 전국 평균의 약 3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종시 중대형상가 공실률 24.1%와 비교해도 약 2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설문조사도 함께 공개됐다. 조사는 2026년 1월 5일부터 2월 4일까지 진행됐으며, 어반아트리움 수분양자와 입점 상인 등 총 151명이 참여했다. 응답자의 93%(141명)는 상가 공실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고, 84%(127명)는 어반아트리움 및 인근 지역 상가 공급이 “매우 과다"하다고 응답했다. 상권 안정을 위해 상가 공급을 줄이고 기타 용도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도 87%(132명)에 달했다. 상권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복수 응답)로는 '유동 인구 증가시설 도입'이 39%(107명)로 가장 많았고, '공실 상가 해소' 27%(98명), '상가 공급 조절' 24%(87명) 순으로 나타났다. 공청회 현장에서는 공실 문제의 구조적 원인으로 '고금리 이자 부담'이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어반아트리움 관계자들은 고가에 분양받은 수분양자들이 매달 막대한 이자 비용을 감당하면서 임대료가 높아지고, 이는 공실을 유발해 상권 침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기존 '착한 임대인 제도'가 임대인의 희생만을 강요해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금융 지원을 통한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세종시가 시중은행과 협약을 맺어 수분양자의 고금리 상가 대출을 2~3%대 저금리 정책자금으로 전환하는 '협약 대환대출' 시행이 제안됐다. 또 저금리 혜택을 받는 소유주는 임대료 인하에 서약해 실질적으로 임차인이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건도 함께 제시됐다. 아울러 세종시가 대출 금리의 일정 부분(1~1.5%)을 직접 보전하는 이차보전 지원 방안도 제안됐다. 관계자들은 대환대출(2~3%)과 이차보전 지원(1~1.5%)을 결합하면 실질적인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실제 사례로 분양가 10억 원, 대출금 6억 원, 연 금리 5% 조건에서 3년째 공실 상태인 사례가 제시됐다. 해당 사례에서는 매월 대출 이자 약 210만 원과 공실 관리비 약 25만 원이 발생해 월 235만 원의 고정 지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은 정책 지원을 통해 대출 금리가 연 2.0%(대환+이차보전)로 낮아질 경우 월 이자 비용이 84만 원으로 줄어 월 126만 원의 여유가 생기며, 그만큼 임대료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는 협상력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김효숙 부의장은 “네 곳의 중대형 상가마다 입점이 특색 없이 이뤄지며 시너지가 나고 있지 않다"며 상권 특성에 맞춰 마케팅을 지원하는 쇼핑몰 공동MD(Merchandiser)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집객이 되기 위해서는 확실한 타겟층이 필요하다"며 세종시의 아동·청소년 관련 시설 부족 문제를 언급하고, 어린이 소극장 및 청소년 소공연장 등 문화시설 조성 필요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어반아트리움 4곳이 공동으로 상가공실박람회를 개최해 특화된 마케팅 방식으로 접근하고 성과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부의장은 어반아트리움 주변 개발이 수년째 미뤄지면서 펜스 설치와 쓰레기 투기지역으로 변모하는 등 분위기가 침체되고 접근성이 하락해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행복청과 LH세종본부가 도시완성의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매년 개발 지연에 따른 기금을 조성해 주변 상권 활성화에 사용하도록 건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공청회에서는 버스 노선 추가 등 유동인구 증가 대책, 세종시 관광 인프라를 통합한 투어 노선 발굴, 상권 활성화 협의기구 운영 필요성, P4 공사 재개를 통한 어반아트리움 완성 필요성 등이 함께 제기됐다. 공청회 주최 측은 이날 현장에서 나온 의견을 수렴해 행복청과 LH세종본부, 세종시에 정책건의서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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