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지원금’ 시작됐는데…5월초 ‘국민 70%’ 선별 지급 어떻게?

‘고유가 지원금’ 시작됐는데…5월초 ‘국민 70%’ 선별 지급 어떻게?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되면서 나머지 70% 국민에게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지급될지 주목된다.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를 가려내 대상자를 5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재산세 과세표준 및 금융소득 합계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자산가는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차상위계층 포함 취약계층은 소득 등 관련 데이터를 이미 확보해 먼저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국민은 소득 70%에 해당되는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범정부 태스크포스(..

‘고유가 지원금’ 시작됐는데…5월초 ‘국민 70%’ 선별 지급 어떻게?

27일부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대상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 1차 지급이 시작되면서 나머지 70% 국민에게는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지급될지 주목된다. 현재 정부는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를 가려내 대상자를 5월 초 발표할 예정이다. 재산세 과세표준 및 금융소득 합계액이 일정 금액을 초과하는 고액 자산가는 제외된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차상위계층 포함 취약계층은 소득 등 관련 데이터를 이미 확보해 먼저 지급하기로 했고, 나머지 국민은 소득 70%에 해당되는지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며 “현재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서 기준안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고, 일단 올해 납부한 건보료를 기본적으로 보되 작년 2차 소비쿠폰 때와 비슷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득 하위 70% 국민 대상 고유가 지원금도 지난해 소비쿠폰과 유사한 건보료를 토대로 선정돼 2차 지급이 시작될 전망이다. 소비쿠폰 때와 마찬가지로 고유가 지원금도 건보료를 기준으로 삼은 데는 모든 국민이 가입돼 있어 대상을 빨리 선정할 수 있고, 신속 지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작년 정부는 2차 소비쿠폰 대상자로 소득 하위 90%를 선별할 때도 건보료 기준으로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뒤 대상자를 선정했다. 고액 자산가는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 금융소득 합계액을 기준으로 구분해 걸러냈다. 당시 가구원의 2024년 기준 재산세 과세표준 합계액이 12억원을 초과하거나, 이자·배당 등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해당 가구의 가구원 모두 지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대로 소득 90% 대상자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기준 1인 가구의 경우 건보료 22만원(연소득 7500만원) 이하로 납부한 경우 해당됐다. 당시 청년층과 고령층 비중이 높았다. 또 외벌이 4인 가구로 건보료 51만원(연소득 1억7300만원) 이하 납부도 지급 대상자였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고유가 지원금도 올해 납부한 건보료 기준으로 1인 가구부터 9인 가구까지 금액 기준을 설정한 뒤, 직장 가입자와 지역 가입자를 나눠 별도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특히 맞벌이 등 다소득원 가구에는 2차 소비쿠폰 때처럼 비슷한 특례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도 다소득원 가구는 가구원 수를 1명 추가한 선정 기준을 적용했다. 직장 가입자 2명이 포함된 4인 가구의 경우 직장가입자 건보료 기준인 51만원이 아닌 5인 가구 건보료 60만원 이하 기준을 적용해 소비쿠폰을 지급했다. 정부는 소득 하위 70% 대상자 선정이 끝나면 오는 5월 18일부터 7월 3일까지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지원 금액은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주민은 10만원, 지방 등 비수도권 주민은 15만원을 받는다. 인구감소지역에 거주한다면 20만~25만원 받을 수 있다. 이날부터 1차 지급이 시작된 취약계층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는 1인당 55만원,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은 1인당 45만원이다. 지원 대상자가 비수도권이거나 인구감소지역 주민인 경우 1인당 5만원씩 추가 지급한다. 1차 지급 대상자는 5월 8일까지 2주간 카드사 등 온라인과 콜센터, 관할 주민센터에서 신청가능하다. 대상자는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해 지급받을 수 있다. 피해지원금의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 이때까지 사용되지 않은 지원금은 소멸된다. 정부 관계자는 “작년 소비쿠폰 대상자 90%와 달리 이번 고유가 피해 지원금은 대상자가 70%로 범위가 줄어 정확한 지급 대상자 선정에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소득이나 가구원 수 변동 여부 등에 따라 70% 소득 기준 해당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부는 2차 지급이 시작되는 5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두 달 간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할 예정이다. 피해지원금 대상 선정 과정에서 소득이 생긴 시점과 실제 건보료에 반영되는 시점이 달라 생기는 소득 차이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실직이나 폐업으로 소득이 줄어든 경우 관련 증빙 서류를 제출하면 정부는 현재 소득 상황을 반영해 지원 여부를 다시 심사할 방침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여성기업–대학 연계로 ‘K-MEDI 실크로드’ 가속

여경협 경북지회–대구한의대 협약…수출·인재·산학협력 '3축' 동시 강화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한국여성경제인협회 경북지회와 대구한의대학교가 지역 산업의 외연 확장을 겨냥해 손을 맞잡았다. 여성기업과 대학의 결합을 통해 'K-MEDI 실크로드'라는 특화 산업 축을 본격 가동하겠다는 구상이다. 27일 여경협 경북지회에 따르면 양 기관은 지난 24일 경산 오성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K-MEDI 실크로드 특화산업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박수진 산학부총장과 남영남 지회장을 비롯한 양측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연결'이다. 대학이 보유한 연구·인재 자산과 지역 기업의 생산·유통 역량을 접목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구조다. 특히 K-MEDI 실크로드를 매개로 한방·바이오 기반 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협약에 따라 양 기관은 △경북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원 체계 구축 △산학협력 기반 지역 산업 진흥 △청년 정주를 위한 취업·현장 교육 활성화 △기업협의회 참여 및 정책 정보 공유 △지속 가능한 교류 사업 확대 등에 협력한다. 단순 교류를 넘어 수출·인재·기술을 하나로 묶는 '입체형 협력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과제가 동시에 제기된다. 대학 중심의 연구성과가 실제 기업 매출과 수출로 이어질 수 있느냐, 그리고 산학협력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구조화될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박수진 산학부총장은 “연구 역량과 현장 경험의 결합은 지역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핵심 동력"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이어지는 실질적 협력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남영남 지회장은 “여성기업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체감 가능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산업계는 이번 협약이 '인재 유출→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는 구조를 끊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산학협력이 선언을 넘어 실적과 고용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단독] 최고 5억, 절반은 100만원 미만…공정위 포상금 뜯어보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의 절반 이상이 100만원 미만 소액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5억원 이상 고액 포상금을 받은 신고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27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소관 법률 위반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4년 36건, 2025년 34건으로 총 70건이었다. 건당 평균 지급액은 2024년 3823만2000원, 지난해 3962만원으로 파악됐다. 금액대별로 보면 전체 중 100만원 미만 소액 지급이 2024년 22건, 2025년 18건으로 각각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은 2024년 4건, 2025년 11건이었다. 반면 5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2024년 3건, 2025년 0건이었고, 1억원 이상~2억원 미만은 두 해 모두 1건씩에 불과했다. 2억원 이상~5억원 구간은 2024년·2025년을 합쳐 3건에 그쳤다. 최고액인 5억원 이상은 2025년 단 1건뿐으로 2024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포상금이 가장 많이 나가는 건 담합 사례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2025년 5억원 이상 지급 건도 담합 사례"라고 확인했다. 신고는 넘쳐나지만 포상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같은 기간 공정위 소관 법률 신고 접수 건수는 2024년 1224건, 2025년 1116건으로 연간 1000건을 웃돌았다. 반면 실제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4년 36건, 2025년 34건으로 연간 30건대에 불과했다. 신고 100건 중 포상금을 받은 경우는 3건꼴에 그친 셈이다. 하도급법이 2024년 622건, 2025년 514건으로 신고가 가장 많았지만, 포상금 지급은 2025년 1건(400만원)뿐이었다. 공정거래법은 2024년 266건·2025년 274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포상금 지급은 각각 21건·16건이었다. 가맹사업법(131건·128건)은 포상금 지급이 13건·14건으로 상대적으로 연계율이 높았지만 지급액은 각각 2430만원·3997만4000원으로 소액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제재 조치 건수는 2024년 1415건, 지난해 1428건으로 신고 접수 건수를 웃돌았다. 현행 포상금 산정은 담합으로 부과된 과징금 규모에 연동한 구간별 누진 방식이다. 과징금 50억원 이하 구간은 10%, 50억~200억원은 5%, 200억원 초과분은 2%를 각각 적용해 합산한 뒤 증거 수준에 따라 지급률을 다시 조정한다. 최종 지급액은 3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고하면 인생, 팔자 고치게 포상금을 확 주라"며 “포상은 놀랄 만큼 많이 줘야 한다. 수백억 원 줘도 괜찮다. '악' 소리 나게, '로또 하는 것보다 담합을 뒤지자'라고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과징금이 1조면 몇 퍼센트인가"라고 이 대통령이 묻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상한 없이 10%"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담합행위, 불공정행위, 독과점 지위남용에 10% 포상금이 주어지면 신고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수백억 포상금이 주어지는데 안 할 리가 없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 대통령 지시 이후 포상금 상향 검토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원장이 상한을 10% 정도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그 정도 선"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을 상한 없이 부당 이득금의 30%까지 지급하도록 올린 것처럼, 공정위도 기업이 불법으로 챙긴 부당 이득금 기준으로 포상금 산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시 개정 시점에 대해서는 “지시사항인 만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지만 규제 심사 등 내부 절차가 있다"고 했다. 예산 문제도 변수다. 공정위는 2021~2023년 신고자에게 줘야 할 포상금이 부족하자 연구 용역 등 다른 사업 예산을 줄이기도 했다. 2023년 하반기 의결된 포상금 1건은 예산 부족으로 이듬해 이월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기획예산처는 신고 포상금 재원 확대를 위한 별도 기금 설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은 예산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포상금 상한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포상금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재원 마련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현재는 한 부처에서 포상금 예산이 소진되면 다른 부처 예산을 쓸 수 없지만, 공통 기금이 마련되면 이 같은 칸막이도 허물 수 있다. 다만 기금 신설에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 기획예산처는 오는 8월까지 법안을 마련해 국회를 통과시킨 뒤 내년 예산안에 기금을 반영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신고 관련 기금을 만들어 재원을 모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은 “현재의 포상금 지급 기준은 위험을 무릅쓰고 내부 부정의를 고발하는 공익 제보자들에게 실질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급 한도액을 상향하는 등 보상을 현실화하는 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성장률 떨어지는데 연금은 급증…韓 경제 ‘이중 압박’

한국 경제가 성장 여력은 둔화되는 반면 연금 지출은 빠르게 늘어나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경제 체력은 약해지는데 의무지출은 확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1.57%로 0.14%p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을 말한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세는 경제 시스템의 기초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OECD는 특히 내년 4분기 잠재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1.52%에 그치며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셈이다. 미국과의 격차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에 2023년(미국 2.44%, 한국 2.41%) 처음 뒤처진 이후 다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격차는 △2024년 0.13%포인트 △2025년 0.28%포인트 △올해 0.31%포인트 △내년 0.38%포인트로 점차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역시 방향성에는 같은 판단을 내놓고 있다. 2026~2027년 잠재성장률 2% 미만, 중장기적으로 1%대 진입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하락세 지속을 공식화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노동 투입이 줄어들고, 투자 및 생산성 개선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 활력을 뒷받침할 구조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연금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 4월호를 보면, 한국의 연금 지출은 2025∼2030년 5년 사이에 GDP의 0.7%만큼 증가해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연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한국은 IMF가 GDP 대비 연금 지출 변동을 집계한 36개 국가·지역 가운데 안도라(1.5%), 홍콩(0.9%)에 이어 세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고령 인구 비중 확대와 함께 연금 제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급자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재정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금은 구조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지출'이라는 점에서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번 늘어난 지출은 되돌리기 쉽지 않고, 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증가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성장 둔화와 연금 지출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정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수 기반이 약화되는 반면, 연금을 비롯한 이전지출은 자동적으로 늘어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성장은 둔화되는데 연금·의료비 등 의무지출만 늘어나는 구조"를 지적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세대 간 부담 전가 문제로도 연결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조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활력 저하와 재정 부담 확대가 맞물리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IMF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연금과 건강관리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고령화가 주원인이 돼 높은 수준의 장기 지출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연금 개혁 등이 장기 재정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환의 조건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최근 미국∙이란간 전쟁의 방향이 점점 불확실해지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한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실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격하며, 지정학적 충격이 수급안정이라는 기본 전제를 허물고 에너지 시장의 전후방 공급망과 가격을 단숨에 교란시킨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성 중에 추가로 더해진 금번 에너지안보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며, 자국내에서 생산∙통제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등으로의 전환이 공급망 수급 및 가격 충격을 완화하는 근본적 해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E3G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특정 해협이 물리적으로 막히지 않더라도 전쟁 위험 고조로 해상 보험이 거부되어 수급 경색을 초래하는 '페이퍼 초크포인트(paper chokepoints)'를 새로운 위협으로 꼽았다. 마두라 조시 E3G 글로벌 청정전력 외교 프로그램 책임자는 “한국처럼 LNG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은 장기간 시장 경색을 흡수할 여지가 제한적이어서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가장 지속가능한 회복탄력성의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술한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에너지 전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에너지 전환이 지속가능하게 실행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라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아무리 국내산에너지가 안보 위기를 완화하더라도, 너무 비싸면 전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은 주로 기술가격과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태양광 발전단지를 에너지저장장치와 함께 건설할 경우를 가정하면,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가 얼마나 비싼지와 이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이자가 얼마인지에 따라 해당 투자의 경제성이 결정된다. 다행히 그 동안 기술가격의 하락은 괄목할 만하다. 태양광 패널의 가격은 2007년 이후 95% 하락했고, 배터리 전력저장장치는 2010년 이후 93% 하락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가 지난 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에너지 전환 투자는 2.3조 달러로 전년 대비 8% 성장해 역대 최고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대규모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기술가격의 하락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차의 경우도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가격이 얼마인지가 중요한데, 배터리 가격하락 등이 전기차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내 전기차 가격은 이미 내연기관차 대비 약 15% 정도 저렴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리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고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켜 정부가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우 전쟁 이후에도 지금처럼 에너지안보 이슈가 부상했고 이는 대규모 에너지 전환을 예고했었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에너지 전환이 기대에 못 미쳐 관련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던 사실을 시장은 기억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우드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금리가 2% 상승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약 20% 상승하는 반면, 가스발전의 단가는 11% 상승에 그친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초기투자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 조달 금리 상승시 경제성에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란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위기는 과거 에너지 수급 차질과는 차원이 다른 복합위기로, 에너지 공급망 수급차질이나 장기가격 상승 위기에 산업경쟁력 위기로까지 번지다 보니 근본적 해법에 여느 때 보다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그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여겨 온 국내산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이 실제로 실행되고 지속가능하려면 기술가격과 금리라는 경제성 조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과거 교훈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ekn@ekn.kr

[재벌승계지도] GS그룹 ‘홍들의 전쟁’ 지분보다 경영 능력이 중요

GS그룹은 재계에서 '승계지도'를 그리기 가장 어려운 곳이다. 수십명의 친척들이 지분을 나눠 가진 구조 속에서도 경영권은 철저히 역량 중심으로 이양되고 있기 때문이다. 출범 당시부터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해 지배구조는 단순하다. 대신 총수 일가가 지분을 보유한 계열 외 회사들이 상당히 많다. 대부분 각자 '실탄 마련' 창구로 쓰이고 있다. 균형이 무너질 경우 그룹 전체 소유권에 변수를 만들 여지도 있다. 재계 이목은 일선에서 뛰고 있는 경영인들의 행보에 쏠린다. 허태수 GS 회장의 뒤를 누가 이을지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서다. 돌림자로 '홍'을 사용하는 4세 경영 시대가 임박하며 '홍들의 전쟁'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GS그룹 지배구조는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모순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모양 자체는 깔끔하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주)GS 지분 과반 이상(53.33%)을 확보했다. 문제는 해당 특수관계인 범위에 개인·법인이 59개나 포함됐다는 점이다. GS건설을 비롯해 계열 외 회사들도 많다. 4세대에 걸친 가족들이 지분을 보유한 채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그룹의 '리더십 리스크'를 키우는 요소다. GS그룹은 지난 2004년 LG그룹과 이별할 때부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로 출범했다. 지주사는 (주)GS다. 현재(이하 각사 2025년도 사업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기준) 최대주주는 허용수 GS에너지 부회장(5.26%)이다. 허창수 GS 명예회장도 4.68%를 들고 있다. 이외 (주)GS 지분 보유자 중 '허씨'만 46명이다. 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태수 GS 회장의 지분율이 2.12%에 불과할 정도로 여러 사람이 주식을 나눠가지고 있다. 동일인으로 지정된 이는 허창수 명예회장이다. 공정거래법에서는 동일인의 4촌까지를 가족으로 분류하지만 GS그룹의 경우 이를 넘어선 방계들도 '총수 일가'로 분류하는 게 적합하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허연수 전 GS리테일 부회장도 5촌 조카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소유 관점에서 핵심은 (주)GS 지분 확보다. 총수 일가 가계도를 보면 허만정 GS그룹 창업주와 그 아들 세대(2세)까지는 모두 별세했다. 3세부터는 경영 측면에서 '조력자' 위치로 전환하거나 계열 외 회사를 맡고 있는 경우가 상당수다. 허창수 명예회장이나 허연수 전 부회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주)GS 주식은 들고 있다. 1943년생인 허동수 GS칼텍스 명예회장(1.79%), 1950년생 허정수 GS네오텍 회장(0.12%)뿐 아니라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1946년생, 1.65%),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1957년생, 2.10%) 등도 지주사 지분을 보유했다. 1938년생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은 지난해 두 자녀에게 지분을 전량 증여하며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4세로 넘어가면 허남각 회장의 아들 허준홍 삼양통상 사장 지분율이 4.71%로 높은 편이다. 개인으로 따지면 허용수 부회장과 허창수 명예회장에 이어 세 번째다. 허광수 회장의 아들 허서홍 대표(2.69%), 허정수 회장의 아들 허청홍 GS엔텍 대표(1.37%) 등도 1% 이상 지분을 지녔다. 이밖에 총수가 4세 중 현재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이는 허윤홍 GS건설 사장, 허세홍 GS칼텍스 부회장, 허치홍 GS리테일 전무, 허진홍 GS건설 부사장, 허주홍 GS칼텍스 전무, 허태홍 GS퓨처스 대표 등이 있다. 이들의 연령대는 1969년생부터 1985년생까지 다양하다. 활동 중인 4세를 중심으로 '가족 지분율'을 보면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는다. △허준홍 4.71% △허세홍+허동수 4.16% △허서홍+허광수 4.34% △허윤홍+허창수 5.21% △허철홍+허정수 1.49% △허치홍+허진홍+허진수 2.95% △허주홍+허태홍+허명수 1.78% 등이다. 지분을 증여받아 한 사람에게 몰아주더라도 '가족 방계 경영' 힘의 균형이 깨지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특정인들끼리 합종연횡을 펼치거나 외부 자금을 끌어와 분란을 일으킬 여지가 있지만 외부에서는 이를 예측하기 힘들다. (주)GS 아래로는 핵심 계열사들이 자리했다. 총수 일가가 하위 계열사들 주식을 보유한 사례는 거의 없다. (주)GS는 GS EPS(70%), GS스포츠(100%), GS리테일(58.62%), GS에너지(100%), GS글로벌(50.78%), GS E&R(89.67%), GS P&L(58.62%) 등의 최대주주 지위를 지니고 있다. GS에너지는 GS칼텍스(50%)와 GS파워(51%) 주식을 소유했다. 핵심 회사인 GS칼텍스는 미국 셰브론(Chevron) 측이 나머지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3년간 매년 42조~45조원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또 다른 축인 GS리테일은 매출액 12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 수준의 실적을 꾸준히 유지 중이다. 계열 외 회사가 많다는 점도 GS그룹 지배구조에 불확실성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다. 대표적으로 연매출 12조원 안팎을 기록 중인 GS건설이 (주)GS와 지분관계가 없다. GS건설 최대주주는 허창수 명예회장(5.95%)이다. 허윤홍 사장(3.89%)과 허진수 GS칼텍스 고문(3.55%) 등 특수관계인 합산 지분율은 23.64%다. 남촌재단(1.4%) 등이 여기에 포함됐지만 (주)GS를 중심으로 한 그룹과는 연결고리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GS를 소유한다 해도 GS건설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한때 'GS건설은 GS그룹 계열사가 아니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GS건설이 2023년 검단 주차장 붕괴 사고로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였을 때다. 승계지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회사들도 있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회사 중 삼양인터내셔날(100%), 삼양통상(57.32%), 승산(100%), 위너셋(100%), 삼정건업(100%), GS네오텍(100%) 등이 대표적이다. 이 중 GS네오텍(0.08%), 승산(0.30%), 삼양통상(0.12%) 등은 (주)GS 주식도 소량 보유하고 있다. 서울컨트리클럽을 운영 중인 경원건설의 경우 총수 일가(12.08%), 삼양통상(24.69%), 삼양인터내셔날(8.32%) 등이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다. 삼양통상, 삼양인터내셔날 등은 창업주의 장남인 고(故) 허정구 회장의 독립 법인들이다. 삼양통상은 나이키 등에 가죽을 공급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삼양인터내셔날은 총수 일가의 '실탄 마련처'로 꼽힌다. 윤활유 유통 등 사업으로 수익을 내 이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당기순이익이 44억4973만원인데 배당금은 50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그룹 내 일감을 총수 일가 사익편취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지점이기도 하다. 삼양인터내셔날 지분은 허준홍(37.33%), 허서홍(33.33%), 허세홍(11.20%) 등 4세 경영인들이 들고 있다. 승산과 위너셋 일부 등은 창업주의 막내인 허완구 회장계 법인이다. 물류 및 레저업 등을 영위하는데 마찬가지로 그룹 일감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GS건설을 제외하면 몸집 자체가 큰 회사는 없다. 삼양통상이 연매출 1700억~1900억원을 올리는 수준이다. 삼양인터내셔날처럼 높은 배당성향을 바탕으로 총수 일가가 (주)GS 지분을 매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정도다. 총수 일가가 보유한 GS건설이나 비상장사들이 사건 사고에 휩싸이면 여론의 비판 수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부실 시공이나 내부 거래 논란 등 후폭풍이 불 경우 지주사 체제 밖에 있는 회사들의 지배구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곧 '가족 경영'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승계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단계에서는 총수 일가 중 누가 (주)GS를 비롯한 주력사 지분을 많이 확보하게 될지 판단하기 힘들다. 증여 등 각종 수단을 활용해 특정인이 최대주주 자리에 올라선다 해도 그룹 전체를 장악하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같은 회사에서 조카가 삼촌에게 경영 수업을 받고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가족 경영' 전통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스럽게 GS그룹 승계지도는 '소유'보다는 '경영' 측면에 초점이 맞춰지게 된다. 세대 교체는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홍자 돌림자를 쓰는 4세 경영인이 현재 40~50대고 △15년간 그룹을 이끌던 허창수 명예회장이 70대가 된 뒤 용퇴했으며 △허창수 명예회장의 동생이자 현재 리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허태수 회장이 현재 68세라는 점 등을 감안한 결과다. '허태수 체제'가 공식 출범한 것도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허태수 회장은 LG투자증권 IB사업부 총괄상무, GS홈쇼핑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그룹 역시 허태수 회장을 (주)GS 대표로 선임하면서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해 질적 성장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4세 주요 인물들은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에서 역량을 쌓아나가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 허서홍 대표, 허윤홍 사장 등은 이들 3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허세홍 부회장의 경우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승진하며 보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다. 전쟁 등 여파로 글로벌 정유·석유화학 업황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 에너지 산업 구조 개편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해야 할 전망이다. 허서홍 대표는 인공지능(AI) 시대 유통업 전환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열린 GS리테일 주총에서 “모든 판단과 실행의 기준을 고객 경험에 두겠다"며 “AI와 디지털 도구에 대한 투자와 활용을 지속 확대해 운영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허윤홍 사장 입장에서 건설업 불황은 위기인 동시에 기회다. '정도 경영' 기치를 내걸고 본업 경쟁력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앞으로 신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작업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태수 회장이 AI를 활용한 역량 강화를 수차례 주문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그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새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AI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와 에너지 전환, AI·반도체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인구 구조 변화는 새로운 사업 지형도를 형성하고 있다"며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GS그룹 총수 일가는 가족 모임을 자주 개최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승계지도에서는 지분율 싸움보다 '가족 간 합의'가 승계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얼마나 갖고 있느냐'보다 '누가 더 잘하느냐'가 권력을 결정짓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소유에 대한 고민이나 쟁점은 5세 시대에 접어들어 본격 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변수는 육촌 경영인들 사이에서 '아름다운 이별'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점이다. 당장 (주)GS의 영향력 밖에 있는 GS건설이 대표적이다. 허윤홍 체제가 안착될 경우 합의를 통해 지분을 교환하고 독립할 가능성도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부, 지역 ‘창업도시’ 10곳 선정…‘2조 펀드’ 조성

정부가 지역 내 창업도시 10곳을 선정해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한다. 우선 4대 과학기술원이 있는 대전·대구·광주·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 뒤 내년에 지역 6곳을 추가한다. 창업도시에는 지역성장펀드를 올해 4500억원 이상,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조성해 투자를 뒷받침한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는 창업도시 10곳 중 5곳을 세계 창업생태계 100위권 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타트업 블링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20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 2위 영국, 3위 이스라엘, 4위 싱가포르 순이었다. 중국(13위)과 일본(18위)에도 뒤처졌다. 특히, 도시 순위로는 서울만 20위에 들었고, 대전(366위), 부산(393위) 등으로 비수도권과의 격차는 매우 컸다. 또 국내 벤처캐피털(VC) 10곳 중 9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역 대학·연구소의 기술 인재와 공공기관의 데이터·실증 인프라, 사업화 연구개발(R&D), 투자 등 창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지역 거점 중심의 글로벌 창업 생태계 100위권 창업도시 5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4대 과기원 중심으로 인재 양성이 가능한 대전과 대구, 광주, 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다. 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딥테크 창업중심대학'을 새로 지정하고, 과기원 내 창업원을 신설한다. 창업 휴직이나 겸직 기간을 연장하거나 창업 휴학 기간을 폐지하는 등 교수와 학생의 창업에 방해되는 규정이나 학사제도도 대폭 손본다. 정부는 나머지 창업도시 6곳은 벤처금융, 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내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는 창업도시 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예산과 사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창업기업에 연구개발(R&D), 사업화, 투자, 판로 등 패키지 지원에 나선다. 창업도시 내 신기술에 대한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고, 지역 창업기업에 규제특례를 주는 '메가특구'도 추진한다. 여기서 규제특례 권한은 지방정부에 위임한다. 창업도시에는 오는 2030년까지 2조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지원한다. 우선 올해 4500억원 이상 펀드 조성에 나선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도 준다. 지역 이전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정부는 또 국·공유재산을 사무와 네트워킹 공간, 공동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창업도시로 선정된 지역은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비수도권 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입찰 평가에 '지방우대 가점' 제도를 도입한다. 물품과 용역의 입찰·낙찰 평가에서도 비수도권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물품·용역 적격 심사와 다수공급자계약(MAS) 평가 항목인 신인도 가점에 비수도권 기업 우대 항목을 새로 넣기로 했다.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과 인구감소지역 기업, 비수도권 기업 순으로 가점을 차등 부여하되, 수도권과의 거리를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정부는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는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기업이 우선 낙찰되도록 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지역 중심의 방산,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등 분야별 딥테크를 육성하는 스타트업 열풍으로 국가창업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글로컬 상권 17곳과 로컬 테마상권 50곳을 조성해 지역 상권의 활력을 찾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4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언제까지 계속하나” 논란도

정부가 4차 석유 최고가격도 2~3차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4차 최고가격은 24일 0시부터 2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아래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수요 관리 필요성, 생업용 소비자와 취약계층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최고가격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통해 1차 때(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지만 국제유가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어 3차에 이어 4차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실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2척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22일(현지 시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은 또 다시 100달러선을 넘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91달러로 전장보다 3.5%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92.96달러로 전장보다 3.7% 올랐다. 산업부는 석유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요 관리 측면도 고려했다. 석유 제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고유가로 3월 생산자 물가가 4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한 점도 이번 동결 결정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앞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는 125.24로 전월(123.28) 대비 1.6% 올랐다. 지난 2022년 4월 1.6% 상승 이후 4년여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석탄 및 석유 제품이 31.9% 급등했는데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가 전년 대비 59.5%, 경유는 24.4% 각각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으로 통상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최고가 상한선을 다시 올리면 시장 혼란과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도 함께 고려했다"며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 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정부는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정유사의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정유사 손실 보전 예산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 손실보전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고, 각 정유사가 3월 13일 최고가격제 시행일 이후 6월 말까지 손실액을 자체 계산한 후 회계법인 검수를 거쳐 정부에 제출하면 된다"며 “정부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세밀히 검증한 후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고가 동결 결정으로 소비자 부담은 줄게 됐지만,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의 재정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현재 국제유가와 주유소 판매 가격과의 괴리는 사실상 정유사가 부담하고 있다. 최고가격제로 정유사 공급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눌러놓고 있는데,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 연속 동결이 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지속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 유지 시 재정 부담과 함께 유류 소비 증가 논란, 물량 축소에 따른 시장 왜곡 등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 역시 최고가격을 올리면 고유가에 민생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최고가격제 운용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를 들어 중동전쟁 관련 정책 대응 효과를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유 최고가격제 조치로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p) 낮췄고, 소비 위축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최고가격제는 정부의 인위적 가격 억제책인만큼 시한을 두고 종료(일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가 지속될수록 국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란 생각에 당장 가서 연료를 가득 채우다보니 공급은 줄고 수요는 급증하는 왜곡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언제까지 시행하겠다는 기한, 일몰에 대한 메시지를 미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신고가 경신’ 코스피 7000 목전…“5월 하락장 임박” 경고도 [머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7천피'(코스피 7000) 돌파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증시가 이미 고점에 도달했을 수 있다는 비관론도 동시에 제기된다. 23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90% 오른 6475.81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중에는 6557.76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65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이후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지만 결국 상승 마감에 성공했다. 이번 상승세는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8%, 405% 증가한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 역시 이달 초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하며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및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대폭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AI 관련주 중심의 강세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2.72% 상승하며 1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장 대비 3.22% 오른 22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2만9500원까지 오르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SK하이닉스는 0.16% 상승한 122만5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3.6% 오른 126만7000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재료 노출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그러나 반도체를 중심으로 이어진 글로벌 증시 상승 랠리가 정점에 근접했다는 경고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확전 가능성은 낮지만 종식 기미 역시 보이지 않는 데다,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봉쇄된 상태여서 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휴전이 무기한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약 두 달간 이어진 전쟁의 종식을 위한 협상에 진전이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캐럴 콩 외환 전략가는 “시장은 전쟁의 빠른 해결과 에너지 공급 정상화를 기대하며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며 “그러나 지속 가능한 합의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에너지 가격은 안정되기 전에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해협 통행 선박 수는 전쟁 이전 하루 평균 130척에서 지난 21일 1척으로 급감했다. 22일에는 일부 선박이 통행을 시도했지만 이란이 상선 3척에 발포하고 이 중 2척을 나포하면서 선박들이 일제히 회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행이 정상화되는데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하원 군사위원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보고서를 제출했다. 이란 전쟁이 끝날 때까지 기뢰 제거 작전이 시행되기 어렵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해협에 20개 이상의 기뢰가 설치됐고 일부는 GPS 기술을 이용해 원격 부설됐기 때문에 미군이 탐지하기 어렵다는 보고도 이뤄졌다.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기뢰 제거 작업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기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도 거짓인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 기뢰제거 작전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발표하던 지난 17일에는 “이란은 미국의 도움으로 모든 기뢰를 제거했거나 제거 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이 조기에 종전 합의에 도달하더라도 기뢰 제거에만 수개월이 소요될 경우 국제유가 상승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종전 협상 재개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에너지 위기가 오히려 본격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기술주 랠리의 끝이 가까울 수 있으며 '셀 인 메이(Sell in May)' 전략이 조기에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의 에너지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 단계에 가깝다"고 경고했다. 셀 인 메이는 통상 5월에 하락장이 펼쳐져 매도로 대응해야 한다는 월가의 오랜 격언이다. 콜라노비치는 또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는데 6개월이 걸릴 수 있다는 WP 기사를 두고 “대규모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간달프'라는 별칭을 얻었던 콜라노비치는 지난달부터 '코스피 거품론'을 강하게 제기해 왔다. AI 기대감에 기반한 글로벌 증시 상승이 과열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MLIV 전략가는 “MSCI 세계 지수(WI)가 이달 들어 8% 이상 상승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설 유인이 충분하다"며 “다음주 주요 중앙은행 회의 일정이 예정돼 있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수요 초호황에 대한 기대감 역시 시장에서 광범위하게 인식되기 시작했다"며 “일반적으로 특정 테마가 대중적으로 확산될 시점은 오히려 차익 실현을 고려해야 할 때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나흘 연속 상승 중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오후 5시 7분 기준 전장 대비 1.18% 오른 배럴당 94.05달러를 기록 중이다. WTI 가격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는 소식에 지난 20일부터 연속 상승세다. 같은 시각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1.41% 오른 배럴당 103.35달러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영등포를 ‘여의구(區)’로 바꾼다…강남 위에 ‘당산~대림’ 라인”

영등포구청장 선거판에 낯선 이름이 뛰어들었다. 조유진(60)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다. 화려한 선출직 경력도, 유명세도 없다. 대신 그에겐 두 가지가 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행정관으로 국정 현장을 직접 본 경험, 그리고 신길동에서 나고 자란 5대째 영등포 토박이라는 뿌리다. 그가 꺼내 든 핵심 카드는 '여의구(汝矣區)'다. 영등포구라는 이름 자체를 바꾸자는, 지방선거 공약치고는 파격적인 구상이다. IFC, 한국거래소, 파크원이 들어선 여의도가 여전히 '영등포구'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현실이 그에게는 40년 묵은 숙제처럼 보인다. 영등포는 1960~70년대 산업화의 엔진이었다. 공장 굴뚝과 철도 물류가 이 동네를 먹여 살리던 시절의 이름이 '영등포'다. 그 시절 이미지가 지금도 지워지지 않은 채 세계 금융 인프라 위에 그대로 얹혀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펀드 리포트에서 '영등포구(Yeongdeungpo-gu)'를 마주치는 동안, 여의도는 강남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금융 중심지가 됐다. 이름만 제자리걸음이다. 본지는 23일 조 예비후보와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유진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왜 하필 영등포구청장인가. “'선택'이라는 표현이 오히려 어색하다. 증조할아버지 대부터 신길동에 정착했으니 5대째 영등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토박이다. 도림초등학교 16회로 이 동네 골목을 뛰어다녔고 지금도 영등포에서 자녀를 키우고 있다. 영등포는 해방 직후 대한민국임시정부 정진대가 여의도비행장에 처음 내린 땅이고, 산업화의 엔진이었으며, 1987년 직선제 개헌안이 완성된 곳이기도 하다. 이 역사적 자산이 아직도 '과거 공업도시'라는 이미지에 묶여 있다는 게 안타깝다. 영등포를 대한민국 강남권의 새 중심, '여의구 시대'로 만들겠다는 목표는 5대에 걸친 가족의 염원이기도 하다." -핵심 공약인 '여의구' 명칭 변경, 왜 해야 하나. “세 가지다. 첫째, 브랜드 격차 해소다. IFC 서울, 파크원, 한국거래소의 공식 주소가 지금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는 펀드 리포트에 'Yeongdeungpo-gu'가 찍혀 있는 게 현실이다. 1960~70년대 공업도시 이미지가 고착된 명칭이 세계 금융 인프라 위에 그대로 얹혀 있는 셈이다. 둘째, 단절된 공간 통합이다. 경부선 철도가 여의도와 영등포 본동을 물리적으로 분리하고 있다. 경부선 지중화와 '여의 파크웨이' 조성으로 동서를 통합할 때 '여의구'라는 이름이 그 마지막 마침표가 된다. 셋째, 투자 유치 한계 극복이다. 국제금융중심지 조성 사업을 '영등포구'라는 낡은 명칭으로 홍보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명칭 하나가 뭘 바꾸나. “2024년 공시가격 기준으로 성남시 수정·중원구 대비 분당구의 ㎡당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2.1배 차이가 난다. 같은 생활권, 같은 도시 안에서 행정구역 명칭 하나가 만들어낸 격차다. 영등포구 안에 여의도 재건축 대상 단지만 15개다. '여의구 대림동', '여의구 신길동'이라는 주소가 붙는 순간 그동안 소외됐던 지역의 자산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친다. 브랜드 낙수효과는 여의도에서 대림·신길 방향으로 흐른다.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여의구'라는 프리미엄 지명 마케팅을 활용해 상권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객과 소비자 유입 증대를 기대할 수 있다." -세입자는 어떻게 되나. 전월세 부담으로 이어지지 않나. “두 가지를 병행한다. 여의도 재건축 기부채납 물량을 최대한 공공임대로 전환하도록 서울시·사업시행자와 협상하겠다. 동시에 이주대책 기준 준수 여부를 구청이 능동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주비 지원 상담 창구를 원스톱 민원실에 상설 운영하겠다. 브랜드 가치 상승의 과실이 기존 임차인을 내쫓는 방식으로 분배되어선 안 된다." -오세훈 시장도 여의도를 '서울의 맨해튼'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차이가 뭔가. “오 시장 구상은 여의도 일대의 물리적 개발에 집중한다. 반면 '여의구 대전환'은 행정구역 명칭이라는 법적 틀 자체를 바꿔 영등포구 전역, 당산·양평·문래·도림·신길·대림까지를 여의 브랜드로 편입시키는 구조다. 여의도만의 랜드마크가 아니라 영등포 전체의 자산 가치 상향 평준화가 목표다. 뉴욕 맨해튼은 독자적 행정 단위다. 여의구가 완성될 때 비로소 '서울의 맨해튼'은 행정적으로도 완결된다." -임기 4년 안에 가능한가. “완료가 아니라 되돌릴 수 없는 단계까지의 진입을 약속한다. 당선 후 6개월 내 구민 공론화위원회 구성, 1년 내 구의회 명칭 변경 의결, 2년 내 행안부 건의, 임기 4년 내 대통령령 개정 완료가 목표다. 구의회 의결과 행안부 공식 건의서 제출까지는 반드시 완수하겠다. 이 단계가 완료되면 다음 구청장이 누가 되더라도 프로세스는 멈추지 않는다." -간판·서식 교체 비용이 50~100억 원이라는데 재원은. “소모성 지출이 아니라 도시 리브랜딩 투자다. 여의도 오피스 공실률이 1%포인트만 줄어도 임대소득세·재산세·지방소득세 증가분으로 상당 부분 상쇄된다. 행안부와 국비 지원 연계 방안도 협의하겠다. 단계별 비용을 임기 내 예산에 분산 편성해 특정 연도에 집중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 -청와대 경험이 실제 현안 협상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경부선 지중화를 예로 들겠다. 특별법은 통과됐지만 실제 사업은 기재부 예산 반영, 국토부 사업계획 승인, 서울시와의 상부 공간 활용 협약이 맞물려야 한다. 이 세 기관이 어떻게 내부 의사결정을 하고 어느 시점에 접근해야 하는지를 청와대 안에서 직접 봤다. 외부에서 공문을 넣는 것과 그 테이블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아는 사람이 협상하는 건 결과가 다르다." -경쟁 후보들과의 차이는. “세 가지다. 지역 연고, 경험의 크기, 정책 설계 능력이다. 영등포 핵심 현안은 모두 서울시·중앙정부와의 협상이 전제된다. 청와대 행정관 출신 후보는 나뿐이다. 다른 후보들이 요구할 때 나는 설계한다." -4년 뒤 영등포가 어떤 모습이길 바라나. “당산에서 대림까지, 안양천에서 한강까지, 영등포 구민 모두가 같은 자부심으로 살아가는 도시다. 여의도만의 프리미엄이 신길동 골목, 대림동 상가, 도림천 수변까지 흐르는 도시를 만들겠다. 5대를 이 땅에서 살아온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진솔한 약속이다." 1966년생.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출생으로 도림초, 서울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노무현 정부 참여정부 1기 청와대 홍보수석실·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이후 문희상 의원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서 당무와 정책을 담당했다. 처음헌법연구소를 설립해 헌법 대중화와 지방행정 정책개발에 전념했으며, 2019년 국방부 발주 '계엄의 민주적 통제방안 연구' 과제를 수행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영등포구청장 예비후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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