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추경 협력 부탁”…연설 끝나자 국힘석으로 ‘직행’

李 대통령 “추경 협력 부탁”…연설 끝나자 국힘석으로 ‘직행’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중동 전쟁이 야기한 중차대한 위기 앞에 우리 국민의 삶과 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총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 처리에 초당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14분간 진행한 추경 시정연설에서 “중동 전쟁이 시작된 지 오늘로 34일째"라며 “최악의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평가받는 이번 사태는 글로벌 경제에 충격을 주고 있고,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은 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현 경제 상황..

중견기업 “2분기 경기 부정적”…美관세·중동전쟁 영향 지속

중견기업들은 체감 경기가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최근 발생한 대외 변수 때문에 올해 상반기 수출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2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발표한 '2026년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견기업 경기전망지수가 82.8로 집계돼 직전 분기 대비 0.7포인트(p) 상승했다. 100보다 크면 다음 분기에 관해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77.0으로 1.0p 증가하며 상승 전환했다. 특히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이 6.3p 상승한 74.4를 기록하며 큰 상승폭을 보였다. 비제조업 부문은 0.5p 오른 88.1로 조사됐다. 건설 업종이 80.4로 12.5p 상승하며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다만, 수출 시장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했다. 수출전망지수는 전분기 대비 1.4p 하락한 89.9로 집계됐다. 제조업 부문에서 2.9p 감소한 89.4을 기록했고, 비제조업은 1.2p 오른 90.8로 나왔다. 중견련 관계자는 “미국 연방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혼란, 중동 분쟁으로 인한 자원 수급 불안정 등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 불확실성 증대가 제조업 부문 수출 전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내수전망지수는 1.3p 오른 86.9로 조사됐다. 2.0p 하락한 비제조업(87.9)과 달리 제조업 분야(85.9)에서 5.0p 상승했다. 1차금속·금속가공 업종(85.3)이 14.3p 상승하며 전체 상승세를 이끌었다. 생산전망지수와 영업이익전망지수는 각각 84.0과 88.8로 전분기 대비 3.8p, 2.3p 상승했다. 박양균 중견련 정책본부장은 “급격한 대외 여건 악화에도 소폭이나마 상승세를 기록한 중견기업계의 경기 인식을 산업 경쟁력 강화의 돌파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위기경보 ‘경계’…정부, ‘비축유 맞교환’에 ‘생활필수품 생산’ 명령도

2일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정유사에 비축유를 먼저 제공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를 시행한다. 비닐 등 생활필수품 부족에 대비해 제조 기업에 품목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산 원유를 포함한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양기욱 산업통상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4월 대체 물량이 현재 5000만 배럴 내외로 판단된다"며 “5월 물량도 변동은 있지만 상당한 물량이 확보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축유 스와프로 해결 가능할 것으로 보이고, 상황을 모니터링하면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유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가 '경계'로 격상된 것은 지난 18일 '관심'에서 '주의'로 상향된 지 불과 2주 만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봉쇄될 위험이 커지면서 원유 도입에 비상이 걸린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국내 기름값이 치솟고, 나프타 수급에도 차질이 생기면서 산업현장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자원안보 위기 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 생활 및 국가 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산업부는 위기경보 격상의 주요 배경에 대해 “지난달 초 호르무즈 해협을 마지막으로 통과한 유조선이 지난달 20일 국내에 들어온 뒤로, 열흘 넘게 호르무즈발 원유 도입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 지역에 발이 묶인 국내 초대형 원유운반선은 7척, 총 1400만배럴 규모로 파악됐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도 조달 차질이 발생하고,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면서 산업 전반에 영향이 가사회되기 시작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여기에 친이란 무장세력 예멘 후티 반군의 참전 선언으로 홍해도 봉쇄될 위험에 놓였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후 원유 대체 수송로였던 홍해가 막히면 유가 상승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 현지 원유 생산·수송시설에 대한 공격이 지속되면서 국제유가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5월 두 달간 '비축유 스와프'를 운영해 원유 수급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정유사가 확보한 대체 도입 물량을 전제로 정부가 비축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해당 물량이 국내에 도착하면 이를 상환받는 방식이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국내 정유업계의 도입 차질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또 해외 공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거치지 않는 대체 물량도 확보하기로 했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특히 미국산 원유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실장은 “정부 비축유 중 중동산 비중이 높지만 2000만 배럴 이상 확보돼 있어 6월까지 비축유 방출을 포함한 원유 수급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기업들이 얼마나 대체 물량을 확보하느냐, 중동 사태가 언제 정리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비닐봉투·수액제 포장재 등 생활필수품과 보건·의료제품의 공급 차질도 막기 위해 민간 기업에 필수품 생산 명령도 내릴 방침이다.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천재지변, 긴급한 재정·경제상의 위기로 물가 급등, 공급 부족 등의 현상이 나타날 때 정부가 민간 기업에 물품 생산을 명령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코로나19 때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필수품 생산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원유와 함께 수급 차질을 빚고 있는 나프타와 석유제품에 대한 공급망 관리도 강화된다. 석유화학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수출 물량을 국내로 돌리는 방안도 추진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27일 나프타를 수출 제한 품목으로 지정한 뒤 기업의 생산과 도입, 판매, 재고 등 모든 사항을 정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정부는 고위급 등의 해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원유·나프타 대체 수입선 발굴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인도 상공부 장관을 만나 나프타 수입 긴급 확대를 요청했다. 대체 공급선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을 받지 않는 중동 국가를 비롯해 미국, 카자흐스탄, 그리스, 알제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수급 영향이 6월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며 “미국산 원유 도입을 포함해 다양한 에너지 대체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GH, 공사채 31조 확보…“더 많고 더 빠른 공급” 주택정책 엔진 본격 가동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공사채 발행 제도 개선을 통해 확보한 31조원 규모의 재정 여력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GH는 2일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기도 주거 정책의 중장기 비전을 담은 'GH Bridge 2030 행동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 정책을 뒷받침하고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끌어올리기 위한 실행 전략으로 마련됐다. 특히 GH는 향후 2~3년을 주택시장 정상화의 '결정적 시기'로 판단하고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사업 추진 속도 혁신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용진 GH 사장은 “제도 개선으로 확보된 31조 원의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주택 공급의 속도와 규모를 동시에 확대하겠다"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착공과 입주 성과로 정책 실행력을 증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동계획의 가장 큰 기반은 재원 조달 구조의 변화다. 지난달 행정안전부의 공사채 발행 승인 제도가 개정되면서 GH는 2030년까지 약 31조원 이상의 자금 여력을 확보하게 됐다. 이는 그동안 지방 공기업의 사업 추진을 제약해온 재정 한계를 크게 완화한 조치로 평가된다. GH는 이런 재정 기반을 토대로 조직 체계도 전면 개편했고 사업 추진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전사적 컨트롤타워를 구축하며 현장 중심의 의사결정 체계를 강화했다. 특히 권한과 책임을 현장에 대폭 위임하는 방식으로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는 'GH형 패스트트랙' 체계를 도입해 사업 추진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GH는 확보된 재정과 조직 혁신을 기반으로 '2030 GH형 주택공급 패스트트랙'을 본격 가동한다. 이를 통해 하남교산 등 5개 우선 사업지구 약 7000가구의 입주 일정을 평균 1년 이상 앞당길 계획이다. 보상과 지장물 철거 등 선행 공정을 병렬로 추진하고 인접 지역의 기반시설을 임시 활용하는 등 행정 절차를 혁신해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공공주택 공급 규모도 대폭 확대돼 기존 5만호 계획에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화성 진안지구 등을 포함해 약 2만호 이상을 추가해 총 7만호 규모의 건설형 공공주택을 공급한다. 여기에 수요 맞춤형 공공임대주택 3만호를 더해 전체 공공주택 공급 규모를 10만호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공사 기간을 약 30%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을 매년 1000호씩 공급해 기존 계획 대비 약 5배 수준으로 확대한다. 이같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국민의 주거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GH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구조 혁신에도 나선다. GH는 판교테크노밸리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일자리(직), 주거(주), 여가(락)가 결합된 '경기도형 기회타운' 모델을 확산할 계획이다. 북수원 테크노밸리와 용인 플랫폼시티, 안양 인덕원 등 주요 개발 사업에 이 모델을 적용해 자족형 미래 도시를 조성하고, 첨단 산업 기반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무주택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사다리 복원을 위해 '지분적립형 주택'을 확대 공급한다.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적금처럼 지분을 늘려 내 집 마련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광교신도시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매년 약 1000호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도시계획 단계부터 제로에너지빌딩(ZEB)을 넘어 2050 제로에너지 시티를 목표로 친환경 도시 모델을 구축하고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커뮤니티 중심 공간혁신 모델인 'AIC(Aging in Community)'도 도입한다. 김용진 GH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31조원의 재정 여력 확보는 GH가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결정적 전환점"이라며 “3기 신도시 등 핵심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국민이 체감하는 주거 안정 성과를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GH는 정부 정책을 실행하는 강력한 정책 엔진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경기도민과 국민에게 실질적인 주거 안정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박영범의 세무칼럼] 제과점인가 카페인가… 가업상속공제 둘러싼 업종 판정 전쟁

우리 경제의 눈부신 성장을 이끌어온 창업 세대의 고령화로, 안정적인 가업승계는 중소·중견 기업 창업주들의 가장 큰 관심사다. '가업승계'란 기업이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상속이나 증여를 통하여 그 기업의 소유권 또는 경영권을 승계자에게 이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가업승계 지원제도에는 가업상속공제가 대표적이다. 이는 창업주의 사망 시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가업 영위 기간에 따라 10년 이상은 300억 원, 20년 이상은 400억 원, 30년 이상은 600억 원 한도로 공제해 주는 제도다. 예를 들어 30년 이상 경영한 중소기업으로 가업상속 재산만 700억 원이며, 상속인은 자녀 1명이고 가업상속공제와 일괄공제만 있는 경우를 가정해 보자.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아니면 납부할 상속세는 332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절반에 달하지만, 가업상속공제 600억 원을 모두 공제받는다면 상속세는 41억 원으로 상속재산의 5%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생전에는 가업승계 자녀에게 600억 원을 한도로 10억 원 공제 후, 120억 원까지는 10%, 120억 원 초과분은 20%의 증여세율을 적용하는 가업승계 증여세 특례 제도가 있다. 주식 증여재산 가액이 70억 원이면 일반적인 증여 세액은 29억 원이지만, 특례 적용 대상인 경우 증여세 6억 원만 내고 상속인끼리 생전에 다툼 없이 주식을 증여받아 안정적으로 가업승계를 할 수 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업종은 대부분 제조업, 건설업, 도소매업, 사회 복지, 서비스업, 광업 등이 해당한다. 그중 음식점 및 주점업 내 음식점업에 해당하는 제과점인 대형 베이커리를 차려 놓고, 실제로는 음료점업에 해당하는 커피전문점인 카페를 운영하며 가업상속공제 제도의 업종 기준 허점을 노린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하여 국세청은 3월부터 전수 확인 조사에 들어갔다.이는 가업상속공제 제도를 악용하여 수백억 원대의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려는 소위 '꼼수 상속'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해당 업종으로 가업승계를 준비 중인 사업자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가장 큰 쟁점은 해당 사업장이 '제과점'인가 '커피 전문점'인가 하는 것이다. 세법상 음식점업에 속하는 제과점업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이지만, 음식점업이 아닌 비알코올 음료점 커피전문점은 공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많은 자산가가 이를 악용해 실제로는 커피 판매가 주력임에도 사업자등록만 제과점으로 해두는 경우가 많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에서 제과 시설 없이 케이크 완제품만 매입하거나, 음료 원재료 매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경우를 집중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또한 커피의 마진율이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매액 비중이 비슷하더라도 매출액 비중에서 음료가 월등히 높다면 이는 제과점이 아닌 카페로 간주해 공제 혜택이 부인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자는 실제 제조 공정과 매출 구성을 자세히 따져 '주된 사업'의 실질을 입증해야 한다. 두 번째 검증 포인트는 가업상속 재산에 포함되는 '사업용 자산'의 범위다. 교외형 베이커리 카페는 넓은 부지를 자랑하는데, 이 부지 내에 사업주 일가가 거주하는 전원주택이 포함된 경우가 빈번해 주의가 필요하다. 가업상속공제의 핵심 요건 중 하나는 피상속인(부모)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세청은 다른 사업을 영위하거나 은퇴한 70~80대 고령의 부모를 바지 사장(명의상 대표)으로 앉히고, 실제로는 자녀가 운영하는지를 현장 검증한다. 국세청은 대형 베이커리 카페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하여, 가업상속공제가 편법 상속·증여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공제 요건에 대한 사전·사후 검증을 강화하고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대형 베이커리 카페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신청 시 실태조사를 통해 확인된 혐의점은 더욱 면밀히 살피고, 공제를 적용한 이후에는 업종 및 고용 유지, 자산 처분 제한 등의 사후관리 요건 이행 여부를 철저히 검증할 예정이다. 또한 실태조사 과정에서 창업 자금 증여, 자금 출처 부족 등 탈세 혐의가 확인될 때는 엄정하게 세무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라면 '절세 혜택'뿐만 아니라 ①업종의 실질(제조 여부) ②자산의 업무 연관성 ③경영의 진정성이라는 3대 요건을 유지할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이제 '형식'만 갖춘 절세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실질'을 갖춘 진정한 가업승계만이 국세청의 현미경 검증을 통과할 수 있다. ekn@ekn.kr

주병기 공정위원장 “담합 등 반경제적 행위 제재 강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민생 밀접 분야의 담합을 적극 제재하고, 불공정 거래와 착취적 법 위반 행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선진국 표준에 가까운 수준으로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지난 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25회 '공정거래의 날' 기념 행사에서 “우리 경제 곳곳에 만연해 있는 비시장적, 반경쟁적 부조리와 관행이 일어나는 유인구조를 원천 차단하고, 반복적 법 위반 행위가 시장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경제도 부당하게 경제적 이득을 누리려는 반칙 행위를 차단하고 시장의 독과점 구조, 경제력 집중과 불균형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올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시행 45주년이다. 공정거래법은 1980년 12월 31일 제정돼 다음 해 4월 1일 시행됐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공정경쟁연합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2002년부터 이날을 공정거래의 날로 정해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주 위원장은 독과점 시장 개선과 함께 사익편취·부당내부거래·계열사 누락 행위 등에 대한 엄정 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는 “법 위반행위에 대한 사후적 제재와 더불어 시장 구조 자체를 보다 경쟁적으로 전환해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독과점이 고착화된 주요 산업 분야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적극 개선해 나가는 한편, 시장 구조를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정부만의 노력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기업의 자율적인 준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거래자율준수 제도(CP) 도입 후, 공정위에 평가를 신청한 기업이 지난 2023년 28곳에서 2025년 78곳으로 증가했다. 주 위원장은 “이들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최근 식품기업의 자발적인 가격 인하, 중동전쟁 이후 다수 기업들이 원가 부담에도 불구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공정거래 유공자 29명이 공정거래제도 발전, 상생협력, 자율 준수 문화 확산 등에 기여한 공로로 정부포상을 받았다. 공정위 비상임위원을 지낸 정재훈 이화여대 교수와 경제개혁연구소장으로 활동했던 김우찬 고려대 교수가 홍조 근정훈장을 수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정부, 원유 위기경보 ‘경계’ 격상…천연가스 ‘주의’

정부가 2일 자정부터 원유에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한다. 천연가스에 대한 위기경보도 '관심'에서 '주의'로 올라간다. 산업통상부는 1일 김정관 장관 주재로 '제5차 자원안보협의회'를 열어 자원안보 위기경보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로 운용된다. '국가자원안보특별법' 제23조에 따라 위기 상황의 심각성, 국민생활 및 국가경제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한다. 정부가 위기경보를 3단계로 격상한 데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수준을 넘어 국제 석유 시장에서 석유 조달에 일부 차질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원유 재고가 20% 이상 감소하는 등 실제 경제·산업에 영향에 주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앞서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지속 등 수급 여건 악화로 지난달 18일 '주의'로 격상했다. 천연가스도 지난달 5일 '관심' 단계로 발령됐다. 위기경보가 3단계인 경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석유, 나프타 등 수급 관리 조치를 강화한다. 원유의 경우, 해외 공관 상무관과 코트라 무역관 등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항하지 않는 대체 물량 확보에 나선다. 한국석유공사의 해외 생산분도 본격 도입한다. 기업이 중동산 원유 대체 물량을 확보하면 비축유로 바꿔주는 '비축유 스와프(SWAP)' 제도도 시행한다. 석유화학의 기본 원료인 나프타는 매점매석 금지와 수출 물량의 내수 전환을 추진한다. 대체 수입에 따른 수입단가 차액 지원을 추경안에 반영하는 등 해외 물량 도입도 지원한다. 석유화학 제품도 필수재 생산 차질이 없도록 수급 점검과 공급망 관리를 강화한다. 천연가스는 지난달 5일 카타르의 '불가항력 선언'(Force Majeure) 직후 발 빠르게 현물구매, 해외자원개발 물량 등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수급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동아시아산 천연가스의 국제가격이 급등하면서 국내 전력 및 난방 요금에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천연가스에 대해서도 위기경보를 격상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19일’ 역대 최단 추경 편성…직접 지원금 ‘돈풀기’ 물가 자극하나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26조원이 넘는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히 편성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금성 민생지원금이 5조원에 달하는 등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추경발 물가 상승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1일 정부에 따르면, 26조2000억원 규모의 이른바 '전쟁 추경안'은 단 19일 만에 마련됐다. 통상 40일 걸리던 기존 추경 편성 기간과 비교하면 역대 최단 수준이다. 정부는 중동 사태 장기화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 부담에 선제 대응하고, 경기 회복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신속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세부 사업을 보면 고유가 피해지원금, 석유 최고가격제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 등 고유가 대응에 총 10조1000억원이 배정됐다. 이 가운데 4조8000억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 형태의 직접 현금 지원으로 편성돼 전체 추경의 18%를 차지한다. 단일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 국민으로, 1인당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60만원까지 지급한다. 특히 지방 거주자나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더 많은 금액을 지원하는 구조다. 당초 취약계층 중심의 '핀셋 지원'이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중산층까지 지원 범위가 확대됐다. 조용범 기획예산처 예산실장은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및 경기 둔화가 저소득층뿐만 아니라 중산층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어 지원하는 게 맞지 않느냐는 문제 인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쉬었음' 청년 등 일자리 사업에 1조9000억원, 숙박, 공연 등 문화·관광업계 지원에도 1000억원이 추가로 배정됐다. 아파트 베란다 태양광 설치 250억원,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800억원도 각각 편성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쟁 추경이라 하지만 사실상 경기 부양 목적의 소위 돈 풀기 성격이 강해 '중동전쟁과 무관한 사업들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기본적으로 경기 전체가 침체될 수 있는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추경을 통해 0.2%포인트(p)의 성장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재원은 추가 국채 발행 없이 마련됐다는 점을 정부는 강조하고 있다. 초과세수 25조2000억원과 기금 자체재원 1조원 등을 활용해 충당했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법인세·증권거래세 등 초과세수로만 편성했고, 우리 경제의 수요가 공급에 못 미친다는 점을 들어 추경 편성에 따른 물가 상승 우려를 일축했다. 조 실장은 “추경 재원을 초과세수로 국채 발행 없이 마련했다는 점, 취약계층을 타킷 지원하는 점까지 포함한다면 물가 자극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다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추경으로 대규모 현금성 지원이 이뤄질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침체 속에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마저 제기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의 재정 확장 기조에 따라 추경은 예상됐지만, 직접 지원 등으로 규모가 커져 기름값, 먹거리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며 “고유가로 수입 물가가 오르고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높아지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단순히 취약계층 지원을 넘어 사실상 경기 부양 성격이 강한 추경"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재정을 풀면 단기적 효과는 볼 수 있겠지만,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HUG, 본사 인근 소상공인과 친환경 상생 경영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1일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제4회 기후에너지복지문화대상 시상식은 에너지경제신문사가 주최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후원하는 행사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복지 제공에 기여한 우수 기관을 발굴해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HUG는 부산광역시 남구 문현동 HUG본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사옥 인근 지역 카페 12곳과 협업해 음료 주문 시 다회용컵을 제공받고 사옥 내 전용 반납함에 반납하면 임직원이 1건당 300원의 탄소중립 포인트를 적립 받는 다회용컵 순환 시스템인 'Habit Using Green CUP(허그컵)'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 앞서 2024년 사내 '일회용컵 ZERO'를 달성한 HUG는 이를 지역 사회에 전파하고자 이번 사업을 시행했고, 지역 사회와 함께 친환경·탄소중립 문화를 조성한 공로를 높이 평가 받아 장관상을 수상했다. HUG는 탄소중립 실천과 이재명 정부의 친환경 정책 지원을 위해 공사 직원들과 일회용품 사용저감을 위한 지역구성원과 다회용컵 업체, 공사 직원등 3자가 적극 참여하는 허그컵(다회용컵) 순환 이용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폐기물 처리비용을 절감시켰다. 특히 HUG는 다회용컵 이용 절차를 간소화 시키고, 참여유인을 명확히 제공해 공사와 다회용품 공급업체, 지역카페 등 3자간 협력 기반의 역할을 분담했다. 또 정부 탄소중립 포인트제 연계를 통해 ' 다용도컵 사용-반납-포인트 적립'을 통합한 순환형 인센티브 구조를 구축했다. 그 결과 지역 카페에서 음료를 신청하면 허그컵이 제공됐고, 각층에 위치한 반납함에 컵을 빠짐없이 반납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아울러 공사직원도 탄소중립 포인트 가입 홍보를 통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 저감과 지역상생을 모두 실천했다. 결과적으로 이 같은 HUG의 탈플라스틱 활동사업으로 인해 연간 4만1000개의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줄였다. 이는 이산화탄소 1톤 저감 및 플러스틱 폐기물 615kg의 감축 효과를 가쟈왔다. 공사는 현재 424명 전 직원이 허그컵 사용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있고, 이를 지역사회와 함께 해 공기업으로써 지역과 상생하는 환경 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HUG 관계자는 “허그컵 사업으로 소나무 231그루 식재 효과는 물론, 지역 카페의 일회용컵 사용이 줄고 소상공인의 일회용품 구매 비용도 절감되는 등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라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이슈&인사이트] 중동 사태와 우리나라의 대응방안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폭격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압도적인 화력에도 불구하고 이란의 반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이란은 다양한 유형의 미사일과 드론 등을 동원하여 중동 지역 내 미군기지와 이스라엘을 타격할 뿐만 아니라 걸프 국가의 석유 및 가스 시설, 심지어 식수원인 담수화 시설까지 타격하였다. 중동 사태가 악화하면서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게 되었다. 우선 안정적인 원유 수급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전체 원유 수입 중 중동산 원유 의존도는 70%를 상회하며, 그중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비중이 65%에 달한다. 원유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국제유가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었으며 심지어 150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또한 카타르는 가스관이 이란의 공격을 받아 LNG 공급을 정상화하는데 최대 5년이 걸릴 전망이며 불가항력을 선언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카타르에서 14%의 LNG를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그만큼 현물 구매 부담 커질 전망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였고 유류세 인하를 검토 중에 있다. 유류세 인하는 결국 정부의 세수입을 감소시키고 전기, 가스 요금 동결은 한전, 한국가스공사 등 공기업 부채를 증가시키게 된다. 또한 원유나 가스 외에도 반도체 생산에 사용되는 헬륨 수급에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카타르산 헬륨 수입 비중은 65% 정도인데, 장기간 수입이 어려워지면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삼성전자가 헬륨 재사용을 검토하기에 이르렀다. 그 외에 요소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과거 중국이 요소 수출을 통제하여 운송용 차량이 타격을 입은 정도는 아니더라도 농업용 요소 비료 생산이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직접적인 중동 수출이 원활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원유와 관련된 석유화학, 자동차 등 산업의 대외 수출 전반에 타격이 올 수 있다. 이 경우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어야 할 수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면서 수입 물가가 상승하여 국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다. 뉴욕 증시가 하락하면서 코스피도 급락하는 등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 그 동안 증시 상승의 한 동력이었던 외국인투자자들이 주식을 팔면서 환율 불안정은 더 심화할 수 있다. 결국 경기둔화와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타파하기 위해 동맹국에 군대 파견을 요청하였다. 한편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트럼프 정부는 인도에 한시적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허용하고 심지어 이란산 원유 제재를 30일간 면제하기로 하였다.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가 이란과 협상하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도 하였다. 정부는 엄중한 상황에서 신중한 선택과 대안을 찾아가야 할 시점이다. 호르무즈 항해를 위해 군사력을 파견할 경우 이란의 적으로 간주되어 통항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여타 걸프국과 이란의 원유를 가져오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정부는 일본이 이란과 협상을 통해 일본 선박의 통과를 보장받으려는 노력을 참고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러시아산 원유 제재가 느슨해진 시점에 러시아와 원유 수입 협의를 진행하고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수입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구기보

고용 제자리인데…대기업 인건비 증가 가파르다

국내 주요 대기업의 인건비 증가 속도가 연구개발(R&D) 투자액 확대보다 더 빠른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업들이 적은 인원으로 높은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원재료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는 상황에도 R&D 비용을 적극적으로 집행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31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30개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해당 업체들의 작년 말 기준 고용 인원은 총 44만5820명으로 파악됐다. 전년(43만8563명)과 비교해 1.6% 늘어난 수치다. 조사는 각사 연결 실적·공시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직원 수와 급여는 별도 기준으로 계산했다. 금융지주, 증권사, 보험사, 공기업(한국전력) 등은 제외했다. 중복상장 상황 등을 감안해 HD현대(30위)도 배제했다. 2024년 말보다 작년 말 임직원 수가 줄어든 곳은 총 8곳이었다. 삼성SDI(1만3441명→1만2826명, 3.9%↓), LG화학(1만3857명→1만2869명, 7.1%↓) 등 업황 부진을 겪고 있는 업체들 통계가 눈길을 끌었다. HD현대중공업(1만4537명→1만8880명, 29.9%↑), HD한국조선해양(1141명→1543명, 35.2%↑), 한화오션(1만202명→1만1178명, 9.6%↑), 삼성중공업(1만112명→1만589명, 4.7%↑) 등 조선 분야에서는 고용 창출 효과가 뚜렷했다. 30대 기업의 급여 지불액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등기임원 제외 총급여가 2024년 51조8345억원에서 지난해 59조3578억원으로 14.5% 뛰었다. 삼성전자는 이 시기 직원 수가 12만9430명에서 12만8881명으로 줄었지만 인건비는 16조2711억원에서 19조7998억원으로 21.7% 상승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임직원이 3만2390명에서 3만4549명으로 6.7% 늘어날 동안 연간 급여는 3조6896억원에서 6조1480억원으로 66.6% 급등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성과급 지급 등이 평균값을 끌어올렸다. 현대차는 고용 인원이 7만5137명에서 7만2598명으로 3.4% 감소했지만 인건비 부담은 9조3343억원에서 9조5203억원으로 2%가량 커졌다. 30대 기업의 원재료 매입액은 2024년 593조1489억원에서 작년 625조2억원으로 5.3% 늘었다. 업종 특성에 따라 상품의 판매 또는 매입, 재고자산의 변동, 저장·소모품 사용액 등을 합산해 집계했다. 자회사 상황 등을 감안해 일부 회사는 '사업의 내용' 항목에서 별도 기준 원재료 항목 매입액을 별도 게재한 것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 시기 삼성전자의 원재료비는 104조3364억원에서 113조67억원으로 8.3% 증가했다. 현대차(92조5158억원→101조3999억원, 7.3%↑), 기아(73조2713억원→80조1097억원, 9.3%↑), 두산에너빌리티(7조6879억원→8조9276억원, 16.1%↑) 등의 자재 비용 증가폭이 평균보다 높았다. 대기업들은 미래를 위한 R&D 투자를 적극적으로 집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총 투자액이 70조3542억원으로 전년(62조5400억원)보다 12.5% 올라갔다. SK스퀘어를 제외한 모든 기업들이 집행 금액을 늘린 것이다. 총급여 지출액과 비교하면 R&D 투자액이 18.5% 더 많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국내 대기업 이익이 상승해 급여를 더 많이 지급했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고효율을 추구하다 보니 고용은 정체된 현상이 나타났다"며 “AI 시대 '고용 역습' 현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기업 임금 증가 속도가 가파른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해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주총 시즌' 집중투표제 배제 조항을 삭제하거나 배당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관을 개정했다. 이사 정원 수를 줄이는 등 상법 개정안 시행에 보폭을 맞춘 행보가 주를 이뤘다.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자동차 대여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단순한 차량 판매를 넘어 구독·렌탈 등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정관 변경에 나서 에너지 사업 진출 활로를 열었다. 사업 목적에 △천연가스·수소·암모니아·바이오연료 등 에너지의 자원개발·생산·수출입·유통 및 트레이딩 사업 △에너지 유통 인프라(액화·기화·압축, 정제·저장·운송)의 투자·개발·운영 및 관련 기자재 사업 △전력·집단에너지·구역전기사업 및 전력 중개사업과 이에 대한 투자·건설·운영 사업 △항공기 및 우주선 발사 서비스업 △기계설비·가스공사업 △산업환경설비공사업 등을 추가했다. 카카오는 △인공지능 개발 및 이용업 △기타 정보서비스업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업 등을 영위하기로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주총을 통해 '디지털 엔지니어링·매뉴팩처링 플랫폼 개발 및 공급업'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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