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하정우 “고향에 AI 생태계 만들 것…검사 출신은 못해”

[단독 인터뷰] 하정우 “고향에 AI 생태계 만들 것…검사 출신은 못해”

16일 오전 7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후보는 이른 아침 산책객이 찾는 구포 무장애숲길 입구를 찾았다. 검정색 경찰 단화를 신고 나타난 하 후보는 팔각정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성큼 올라가 인사를 돌렸다. 데크길에서 마주치는 주민은 한 명도 놓치지 않았다. 길을 틀어서라도 쫓아가 악수를 건넸다. 하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을 “지상전"이라고 했다. 하루 걸음 수는 2만 보다. 구포 무장애숲길에서만 7200보를 찍었다. 이날 아침은 선식으로 때웠다. “살 빼야 한다, 뱃살도 많다"고 스스로 웃었다. 이동 중에는 방울토마토로 끼니..

삼성전자 노사, 18일 ‘대화 재개’…극적 합의 나올까

평행선을 달리던 삼성전자 노사가 18일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을 재개하기로 해 대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지 주목된다. 앞서 16~17일 이틀 사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대국민사과를 통해 노조에 대화 메시지를 전하자 노조가 추가 협상에 응하면서 극적으로 노사 대화 재개의 물꼬가 트인 것이다. 하지만 올해 임금협상을 놓고 성과급 규모, 상한 폐지 및 명문화 등 첨예한 쟁점을 놓고 노사 양측은 아직 입장 변화가 없는 상태다. 어렵게 조성된 대화 국면의 결과를 쉽게 예단할 수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2차관건은 노사가 접점 마련을 위해 얼마나 성숙한 태도를 보일 지 여부이다. 올해 성과급 지급 액수에서 사측이 한 발 물러서는 대신 '제도화' 등 쟁점에서 노조가 양보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부도 노사간 타협을 적극 지원한다는 입장이지만, 국가 및 국민 경제에 파급력이 심대한 파업 사태만은 절대 안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노사 양측에 보내고 타결을 압박하고 있다. ◇ '운명의 한 주' 삼성전자 파업사태 해결 최대 분수령 이같은 정부의 태도는 17일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발표한 삼성전자 파업 관련 대국민담화문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김 총리는 “삼성전자 파업으로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부는 국민 경제 보호를 위해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노사 협상 결렬 시 정부가 긴급조정을 발동할 것임을 시사했다. 종전까지 대통령실이나 노동당국은 긴급조정 발동에 가급적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으나, 어렵사리 삼성전자 노사가 다시 대화 테이블에 앉은 만큼 기회를 놓치고 파업에 치달을 경우 정부로선 불가피하게 강제 개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셈이다. 아울러 김 총리는 18일 노사정 사후조정 재개와 관련해 “정부는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18일 교섭은 파업을 막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로, 노사 모두 이 자리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며 노사가 한발씩 양보를 통한 타협을 거듭 촉구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맞댄다. 사실상 마지막 중재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 종결시간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번 2차 사후조정의 무게감은 종전 대화 당시와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전 국민이 삼성전자 파업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추가협상 자리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16일 연이어 노사와 만나 가까스로 마련했다.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 사측은 파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전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한 점에는 업계 안팎 이목이 쏠렸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또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귀국 일정 역시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염려해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도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들은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대표교섭위원도 바꿨다.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2차 사후조정 관련 사측 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12일 사후조정 결렬 이후에는 “파업 이후 대화에 나서겠다"며 사측 의견을 묵살했지만 전날 이 회장 발언이 나온 이후에는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조정을 앞둔 노사 미팅 관련해서도 “사측이 노사 신뢰 훼손에 대해 사과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며 협상 재개 입장을 밝혔다. ◇ '제도화' 등 얼마나 양보할지 쟁점…성과급 재원·기준도 관건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삼성전자는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차 사후조정에서도 결국 성과급을 둘러싼 △재원 수준 △지급 기준 △제도화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최근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원하는 '제도화'는 특별포상을 통해 유연하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도체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의 경우 실적 개선 시 연봉의 75%로 성과급 상한을 올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내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7:3으로 배분하자고 요청했다.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원하는 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의 15%다. 올해 회사 실적 전망치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직원 일인당 6억원가량씩 가져가는 구조다. 사측이 제시한 안대로라면 일인당 4억원 안팎씩 받게 된다. 업계는 당장 올해 성과급 지급액에선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영업이익 배분율을 낮추더라도 주식보상제도 등을 통해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제도화' 논의는 한동안 공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조 내부에서 회사가 과거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여론이 조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도 미래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고 자본주의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노조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다”…코스피, 고금리 공포에 흔들릴까 [머니+]

인공지능(AI) 기대감 속에 고공행진을 이어온 글로벌 증시가 최근 급격히 흔들리면서 향후 시장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증시 전반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중심의 성장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채권시장을 향후 증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한 주간 모두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3% 상승하는 데 그쳤고, 나스닥종합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7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세게 나타났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넘게 하락했고, 엔비디아(-4.42%)를 비롯해 마이크론(-6.69%), 인텔(-6.18%), AMD(-5.69%)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 증시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하며 7500선마저 내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61%, 7.66%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의 장중 고점(8046.78)과 저점(7371.68) 차이는 675포인트로 역대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3월 4일의 612.67포인트였다. ◇ 美·英·日 국채금리 급등…“미중 정상회담 실망" 시장에서는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위험자산 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에만 11bp(1bp=0.01%포인트) 급등한 5.128%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각각 13.8bp, 9bp 상승해 4.597%, 4.08%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8%를 넘어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고,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97년 이후 최고치인 2.7%대까지 상승했다. 독일과 스페인, 호주에서도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정치 불안, 재정악화 우려 등 각 시장별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미국 4월 물가지표들이 잇따라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반영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이란 전쟁과 관련해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코 유럽 주식전략 총괄은 “인플레이션 재확산이 이미 타격을 입은 채권시장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영국의 정치 위기가 채권시장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올렸고, 이런 스트레스가 선진국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케이 허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지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될 때 국채를 대거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 'AI 낙관론' 안 끝났지만…채권 금리가 최대 변수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지, 아니면 금리 상승을 반영한 본격적인 자산 재평가의 시작이 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AI 낙관론 자체는 여전히 강한 분위기다. 블룸버그가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자산운용사 3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는 향후 3~6개월 동안 주식이 채권이나 원자재 등 다른 자산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절반가량은 최근 S&P500 상승세를 이끈 초대형 기술주와 AI 관련주를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러나 응답자 응답자 대다수는 3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선 위에 계속 지속될 경우 증시 상승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 역시 현재 증시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위험 요소로 꼽혔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마저 5%까지 오를 경우 증시에 대한 강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 수준의 금리가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해왔다고 설명했다. 나틱시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브누아 펠루아 CIO는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은 결국 현실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실적이 증시 향방을 좌우는 핵심 변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는 “현재 투자자들의 핵심 투자 논리는 결국 기업 실적"이라며 “만약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경우 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27% 넘게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을 제외하면 2004년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다. ◇ 한은, 공격적 금리인상 예고?…韓 채권시장도 흔들 한국 역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한때 3.77%까지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저점 대비 상승 폭은 86bp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를 글로벌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 흐름과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향후 1년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25bp씩 두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iM증권과 신영증권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각각 4%, 3.8%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더들 역시 향후 1년간 한국은행이 약 120bp 수준의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소 4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바 있다. iM증권의 김명실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 중반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한은이 기존에 제시했던 1.8% 성장률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채권시장에는 핵심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대만, 일본과 함께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투자 확대가 한국 경제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면서 현재 금리 수준만으로는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채권시장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의 손범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AI 투자 지출의 폭발적 증가가 한국 수출에 혁신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며 “반도체와 AI 호황이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마치 새로운 유전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6%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2.0%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씨티그룹 역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0%로, 2027년 전망치는 2.4%에서 2.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강한 반도체 수출은 세수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한국 정부의 추가 법인세 수입이 올해 하반기 약 20조원, 2027년에는 1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 재정지출 확대 여력을 키워 성장률과 채권 금리를 동시에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영증권의 조용구 연구원은 “채권 금리 상승세가 아직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유가의 2차 파급 효과와 강한 성장세, 세수 증가에 따른 추가 재정지출 가능성 모두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네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나치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금리도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단독 인터뷰] 하정우 “고향에 AI 생태계 만들 것…검사 출신은 못해”

16일 오전 7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후보는 이른 아침 산책객이 찾는 구포 무장애숲길 입구를 찾았다. 검정색 경찰 단화를 신고 나타난 하 후보는 팔각정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성큼 올라가 인사를 돌렸다. 데크길에서 마주치는 주민은 한 명도 놓치지 않았다. 길을 틀어서라도 쫓아가 악수를 건넸다. 하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을 “지상전"이라고 했다. 하루 걸음 수는 2만 보다. 구포 무장애숲길에서만 7200보를 찍었다. 이날 아침은 선식으로 때웠다. “살 빼야 한다, 뱃살도 많다"고 스스로 웃었다. 이동 중에는 방울토마토로 끼니를 대신한다. “1분 1초가 소중하고 아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와대 근무 시절에도 점심 후엔 내부 산책길을 걸었다고 했다. 주민 이야기를 들을 때면 수첩과 펜을 꺼내 빼곡히 받아 적었다. 부산에 내려온 뒤 수첩 한 권을 다 썼고, 지금은 두 번째 수첩, 반을 넘겼다. 벤치에 앉아 있던 주민이 “부산 사람이잖아요"라고 하자 사투리가 나왔다. “제가 사상에서 나고 자랐다 아입니까. 덕천동에 학원 다니고 그랬다 아닙니까. 이 동네 너무 잘압니데이." 손이 차갑다는 주민의 말에는 웃으며 “제가 따뜻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지름길이 나오자 농담도 던졌다. “숏컷이 있지만 원래 길로 가겠습니다. 꾸준함이 중요하니까요"라고 했다. 하늘바람전망대에 오른 하 후보는 불쑥 스마트폰을 꺼내 북구 전경을 파노라마로 찍었다. 이내 말없이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북구를 내려다봤다. “여기가 만덕이고, 구포1동이고, 낙동강이 보이고." 손가락으로 북구 이곳저곳의 위치를 짚더니 “여기도 저기도 다 AX(인공지능 전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구 주변 강서·김해·양산 일대 공장들에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북구에 AI 기술 기업 댐을 만들고, 그 기업들이 인근 공장들에 AI를 도입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뿐만 아니라 생태계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도 있고, 국가도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검사 출신은 못 하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하 후보와의 일문일답 -오늘 아침 끼니는. “선식 먹고 나왔다. 살 빼야 한다, 뱃살도 많다. 1분 1초가 소중하고 아깝기 때문에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방울토마토 같은 거 먹는다. 한 분이라도 더 만나야 한다." -하루에 얼마나 걷나. “이만 보씩은 다니는 것 같다." -힘들지 않나. “걷는 걸 좋아한다. 청와대에서도 점심 먹고 나면 내부 산책길을 걸었다. 이런 공원을 잘 관리해서 주민의 삶의 질에 도움이 돼야 한다. 지금도 좋지만 더 오고 싶은 북구를 만들기 위해선 발전 동력이 있어야 하니 더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 -구포 주민들의 지역 애정이 높던데. “프라이드가 높다. 그런데 경제·민생이 안 좋고 발전에는 소외되어 있다가 이제 두 개가 같이 있는 거다. 프라이드는 높은데 우리가 왜 소외되어야 하느냐. 도로 환경은 좁고 차도 밀리지만 입지 자체는 굉장히 좋다. AI나 첨단 기술로 다 연결해서 시너지를 내게 만드는 게 기본 전략이다. 그걸 하기 위해선 당연히 중앙정부·부산시와 함께 투자해야 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롤모델이라던데. “우리나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연구 꿈나무들이 많다. 그런데 졸업했을 때 어떤 연구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환경이 굉장히 부족하다. 국제 AI 학술대회에 가면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가 부스를 크게 열고 학생들에게 연구를 설명한다. 당시 한국 기업은 R&D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 회사를 간다면 부스 하나 하겠다고 결정했고, 실제로 권한이 생긴 2017년 연구팀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회사를 설득해 한국 기업 최초로 부스를 설치했다." -마음먹은 건 다 하시는 것 같다. “그렇다. 이렇게 밭을 만드는 건 지난 20년 동안 계속 해왔다. 그 토양에서 성장하고 성공 사례들이 나오는 건 인재 육성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 북구가 딱 그런 상황이다. 잠재력은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상대적으로 덜 투자되고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다. 밭을 더 풍성하게 만들면 되는데, 그건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다. 경험도 있고 힘도 있다." -AI의 밭을 말하는 건가. “중동이 언제부터 부자 나라가 됐나. 오일이 발견되고 개발하면서 시작했다. AI 시대에 오일 역할을 하는 건 데이터와 산업 환경이다. 북구 내 제조업체는 200~700개 정도밖에 안 된다. 전체 업체 2만여 개 중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북구 주위 강서·김해·양산의 공장들은 굉장히 많다. 이 공장들에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북구에 AI 기술 기업 댐을 만들고, 그 기업들이 인근 공장들에 AI를 도입하게 한다. AI 기업들이 모여들고, 인재들이 창업하고, 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들 데리고 와서 활성화시킨다. 저는 기술뿐만 아니라 생태계 경험이 많고 인적 네트워크도 있다. 국가도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검사 출신은 못 하는 일이다." -'AI 원툴(AI 만능주의)'이라는 지적이 있다. “과학기술·첨단산업·에너지·기후·인구 정책까지 모두 관장했는데, 그건 아예 모르고 하는 소리다. AI 원툴이라 가정하더라도 지금 AI는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AI를 글로 배우면 그렇게 된다. 소버린 AI를 처음 얘기할 때도 욕을 많이 먹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가 소버린 AI를 하고 있다. 기술이 어떻게 갈지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왜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나. “그 시간에 주민분들을 더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안 나온다." -전망대에서 북구를 내려다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할 일이 많구나,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사상에서 20년을 살았고 북구가 옆에 붙어있어 한동네다. 속속들이 다 보이고 알죠. AX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하나. “실제로 발전하기 위해 돌아가는 구조가 돼야 한다. 저도 야구장 만들겠다 하면 되죠. 그런데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인가, 돈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서 여기가 발전할 수 있는 건가를 봐야 한다. 회사도 투자 대비 수익이 숫자로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북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실현 가능한지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 -청와대를 떠나 북구까지 온 이유는. “AI는 속도전이다. 2년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저는 정치인이 되는 게 목적이 아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게 목적이 되면 되고 나서 목적이 사라진다. 진짜 가치 있는 목적이 있고, 그걸 달성하는 방법으로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 북구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 되지 않았었다. 여기라면 제 모든 걸 다 집어넣을 수 있다." -청와대에서 내려올 때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고민 많이 했다. 큰 사업들을 유치하고 확정한 상태였고, 내려오고 나서도 메일이 왔다. 당장 도와주실 분들은 마련하고 내려왔다. 그렇게 벌려놓은 일들이 있는데도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지금은 북구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에서는 제 고향만 집중할 수 없다. 국가 전체에 대한 거고, 북구에만 넣는 건 하면 안 되죠. 근데 여기라면 제 모든 걸 다 집어넣을 수 있다. 하나라도 성공 사례가 빨리 나와야 하고, 그래야 다른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언론보다 주민 만나기를 우선하는 이유는. “제 생각엔 어떤 후보보다 준비는 많이 돼 있는데, 그래도 제한된 시간에 지금은 주민분들을 더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선순위다. 본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공중전도 많아지겠지." -그래도 언론이나 방송에 더 나와야 하지 않나. “공중전이라고 표현하더라. 당분간은 공중전을 통해 많이 말씀드릴 예정이다. 지상전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가깝게 다가갔으니까, 이제 밖에도 말씀드려야죠." -선거운동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방금 만난 축구 국가대표 옷 입은 분, 지금 세 번째 만나는 거다. 구포역에 처음 내려왔을 때도 따님과 같이 반겨주셨다. 가는 곳마다 계신다. 굉장히 큰 힘이 된다. 구포시장에서 초중고 친구들 만났을 때도 너무 반가웠다. 그냥 제가 고향에 돌아온 거니까. 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경청을 다시 배우고, 다른 관점으로 살아온 분들의 의견과 지식을 배운다." -경찰 단화를 신고 다니는 후보는 처음 본다. “단화 신고 다니면서 경찰분들이 진짜 많이 걸어 다니시면서 고생하시는구나 하는 것도 배우게 된다." -고향에 돌아오니 어떠나. “몸도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 집에 있는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 -아이 전입신고 문제로 고민한다던데.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지 않나. 4학년이고 학기 중인데 옮기는 건 아이한테 안 된다고 본다. 부모의 직업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데 적합한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어린이날에도 얼굴 못 보고 2주째 못 봤다. 보고 싶지만 참아야죠."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중국이 짠 새 질서…시진핑, ‘대등 관계’로 트럼프 압박 [이슈+]

9년 만에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3~15일 국빈 방중은 단순한 관계 개선을 넘어 중국이 미국과 '세계 양강(G2)' 위상을 굳히려는 무대로 활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 충돌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어 양국 관계가 실제 안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중난하이에서 진행된 차담에서 “우리는 함께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지위를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간 충돌 가능성을 뜻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하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G2 국가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대규모 투자·구매 약속이 나오지 않은 것 역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트럼프 임기까지 안정"…중국이 노린 것 이번 회담은 중국이 미중 관계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체결된 무역 휴전 이후 확보한 성과를 공고히하는 동시에 미국의 추가 '깜짝' 대중 제재나 첨단기술 규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측이 새롭게 규정된 미중 관계가 “최소 3년", 즉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시점까지 유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향후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경우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의 자 이안 총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이 제시한 표현은 향후 갈등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기 위한 명분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이자 국제사회에서 불안을 야기하는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리처드 맥그리거 선임연구원도 “양국 정상이 이제 전략적 데탕트(긴장 완화)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양국 간 힘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이제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 시진핑 치켜세운 트럼프…“중국이 더 여유 있어 보여"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시 주석이 제시한 새로운 미중 관계 구상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대단한 지도자", “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치켜세웠고,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방중 일정에 동참한 것에 대해서도 “시 주석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정학 리스크 자문업체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찰스 마이어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시 주석에 비해 훨씬 더 공손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더 안정적이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 모두 관계 안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은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직후부터 무역 문제를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했지만,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이후에는 확전을 자제하며 갈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태다. 관세 전쟁과 희토류 수출 통제 역시 이후 사실상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 이란 전쟁 이후 지지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라는 부담을 안고 있고, 시 주석 역시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 경제 안정이 필요한 상태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완전히 양립할 수 있으며 서로의 성취는 세계를 이롭게 할 것"이라며 양국 공존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 주요 뇌관은 대만…트럼프 “무기 판매 논의했다" 다만 이러한 안정 기조가 실제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는 향후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분쟁으로 이어져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면전에서 '충돌'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라는 평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내내 공개석상에서 대만 문제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는 “그(시 주석)가 분명히 무기 판매 문제를 이야기했다"며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한 논의가 매우 상세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2년 '대만 6대 보장(Six Assurances)'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중국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대만 방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담은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NBC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판매 논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2월에 대만에 111억 달러(16조5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으며, 여기 더해 최소 140억 달러(20조9000억원) 규모의 또 다른 무기 판매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중국이 제시한 새로운 미중 관계 개념을 미국 정부가 실제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중국이 미중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 주석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정상회담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신형 대국 관계'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중국을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으려 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이런 표현 사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념을 해석해 관계를 주도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미국이 반드시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르포] “한동훈·하정우 오면 고맙지예”…구포시장 흔든 ‘팬덤’ 경제

“주말 매출의 40%는 지지자들이 한다." 15일 오전 11시 부산 북구 구포시장 중앙골목. 족발·돼지국밥·반찬집 간판이 빼곡한 아케이드 지붕 아래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걷고 있었다. 골목 안쪽에는 '맛있는 전통 식혜 3500원', '찹쌀꽈배기 1개 1500원'. 골목 안쪽 손글씨 안내판 옆에서 검정 앞치마를 두른 '못난이 꽈배기' 사장 조주현(56) 씨는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원래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다녀간 영상 한 편이 쇼츠에 올라간 뒤 가게가 달라졌다. 그는 “영상 보고 왔다는 분들도 꽤 생겼다"며 “서울 대구 대전에서 많이 온다"고 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구포시장이 때아닌 선거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박민식 국민의힘 후보·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자 구도로 맞붙으면서 후보들이 민심 잡기에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고, 팬덤을 등에 업은 외지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다. 구포시장 상인회장은 “매출이 30% 늘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몇 천은 더 벌었다"고 했다. 그는 “지지자들뿐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오는 분들도 많다. 부산에서도 구포에 한 번도 안 와봤던 분들이 와보고, 좋다며 재방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 달 선거가 끝나도 특수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재방문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고, 상인들도 매출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골목 안쪽 '로타리 즉석오뎅' 사장도 “저번 주에 한 후보가 드시고 가셨어요"라며 반색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원래 한동훈 팬이 아니었다고 했다. "근데 하는 거 보니까 달라. 한동훈이 오고 나서 사람이 엄청 왔어. 자꾸 오니까 고맙잖아. 매출이 엄청 올라. 구포시장을 살리고 있어.“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오나봐. 아침저녁으로 매일 오는 건 한동훈밖에 없어. 박민식은 한 번 오고 안 왔어“라고 말했다. 전 상임회장이자 구포시장에서 통닭가게와 부동산을 운영하는 설무호(65) 씨는 “계속 돌아다님서 이 집 저 집 팔아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교"라며 “지지자들이 시장에 투어를 함서 물건 팔아주고 가뿌는 게 아니라 방을 얻어가 숙소랑 식당도 팔아주니까, 한동훈 당선되믄 구포가 뜨는 거 아이가 하는 얘기가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좌판마다 슬리퍼와 샌들이 수북이 쌓인 시장 초입 신발 골목. '다모아 신발나라'를 운영하는 신은숙(49) 씨는 “하정우 후보가 와서 신발을 사 갔다"며 “2만3000원짜리 신발을 2만원에 팔았다. 이 근방에 구덕고 동문이 있으니까 그나마 자주 온다"고 했다. 다만 “그 뒤로 더 많이 팔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한동훈 지지자들이 와서 신발 하나씩 사가면서 '한 후보 잘 부탁한다'고 하고 간다. 박민식은 안 온다"며 “크진 않아도 매출에 도움 되는 건 한동훈"이라고 했다. 구포시장에서 '미화당이불'을 운영하는 부산 토박이 박호철(47) 씨는 47년째 이불 장사를 해온 집안의 2세다. 그는 “하정우 후보가 이불이 없다 하셔서 혼자 봄가을 이불 한 번 사가시고, 사모님이랑 와서 여름이불도 한 번 사가셨다"라고 말했다. 봄가을 이불 13만5000원, 여름 이불 7만5000원어치였다. 박씨는 하 후보 지지자들도 가게를 찾긴 하지만 “표시가 잘 안 난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지지자들은 티를 내잖아요. 그래도 하 후보 지지자들도 사가긴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벗어나 주변 상권도 온기가 돌기는 마찬가지였다. 구포시장 정문에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나오는 편의점 점주 남모(60) 씨는 “난리가 났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평소보다 60~70만원 매출이 더 나왔다"고 했다. 시장 정문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의 카페 관계자도 “손님들이 와서 '한동훈 보러 왔다'고 하고, 시장 안쪽 상인들은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경찰 인력 배치도 달라졌다. 부산 북부경찰서 구포지구대 소속 전모(30대) 씨는 “한 후보가 구포시장에 오면 인파가 많이 몰려 기동대를 동원하기도 했고, 주말에는 따로 보행자 인도·교통 정리 인력을 배치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참여연대 “MBK, 홈플러스 노동자 단식 내몰아”

참여연대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4차 단식 돌입과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MBK는 기업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투자와 자구노력 대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만 반복했다"며 “자산과 현금을 끝까지 짜내고 사회적 비용만 남기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약탈적 경영"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역시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MBK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납품업체의 물품 공급 중단과 협력업체 철수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회생 개시 당시 127개였던 매장이 이제 67개 매장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홈플러스 사태 악화에 대해 MBK의 '무책임한 회생 운영'을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홈플러스는 전국 37개 점포 운영을 중단됐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협의와 현실적인 보상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휴점이 통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MBK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MBK가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와 물류창고 매각을 통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에게 떠넘기는 약탈 경영"이라고 말했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삼전·하이닉스 너무 올랐나”…코스피 강세론자도 돌연 ‘신중론’ [머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 역사를 썼지만, 장중 급락 반전해 7500선마저 무너졌다.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12% 급락한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37% 내린 7951.75로 출발한 뒤 장 초반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한때 8046.78까지 치솟았다. 이달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7거래일 만에 8000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7371.68(-7.64%)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코스피 급락 여파로 이날 오후 1시 28분 49초께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8.61%, 7.66%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상위 5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승 마감한 종목은 LG전자(10.83%), 삼성화재(2.97%), LG(7.69%) 등 3개에 불과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6042억원, 1조73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장중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7조22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을 115억달러(약 16조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상 최대 순매도가 나타났던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매도 규모까지 합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20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 기준 MSCI 신흥국 지수는 전장 대비 2.49% 급락한 1673.99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하락이 약 6주 만에 최대 낙폭이며 한국 증시가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 오른 배럴당 107.42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중동 전쟁 종전 협상 역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퍼스트이글 인벤스트먼트의 크리스티안 헤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코스피는 미국 증시에 비해 저렴하지만, 한국 시장의 역사와 비교하면 비싼 수준"이라며 “더 중요한 점은 현재 코스피가 사실상 지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베팅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년간 한국 증시에 투자해온 헤크 매니저는 대표적인 코스피 강세론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급락했던 지난 2월 6일에도 “강세장 이후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했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9년만의 방중 일정 마무리…“시진핑은 정말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국빈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의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산책과 차담 형태의수규모 회담과 업무 오찬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곳은 나를 포함해 중국 공산당과 중앙정부 지도자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중난하이는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옛 황실 정원으로, 현재는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를 비롯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등 중국 권력 핵심 기관이 밀집한 곳이다. 외국 정상의 중난하이 초청은 중국 측의 각별한 예우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마오쩌둥을 만나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물꼬를 튼 역사적 장소로도 유명하다. 시 주석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202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중난하이에서 접견했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를 차담 장소로 정한 데 대해 2017년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여준 환대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원의 장미를 둘러본 뒤 “누구도 본 적 없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들"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미 씨앗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거 정말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양국 모두에 훌륭하고 환상적인 합의를 이뤄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많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란 전쟁을 끝내는 방식에 대해 매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은 이제 정말 친구가 됐다"며 양국 정상 간 친밀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며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다만 이처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여러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전날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룰 경우 양국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이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결과 자료를 통해 양측이 에너지 공급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반드시 개방돼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미국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500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차담과 업무 오찬을 마치면서 2박 3일간의 정상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오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파업 끝내고 협의하자는 삼성전자 노조, 벼랑끝 전술?

삼성전자 사측이 노조와 추가 대화를 시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노조가 번번이 퇴짜를 놓고 있다. 주무부처 장관이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부 역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는 모습임에도 이른 시일 내 노사가 접점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사측도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15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에 공문을 보내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며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조 측은 “다음달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거부 의사를 내비쳤다. 이날은 노조가 예고한 파업 종료일이다. 양측이 극적으로 의견 차이를 좁히기는 힘들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측은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과급 제도화와 상한 폐지 요구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노사가 지난 11~12일 정부 중재로 협상에 나설 당시 사측이 노조에 제시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노조는 당시 협상 결렬을 선언하며 성과급 상한을 폐지하고 영업이익의 15%를 지급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인다고 예고한 상태다. 최대 5만여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노사간 대화 물꼬가 좀처럼 트이지 않는 가운데 삼성전자 사장단은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노조 측에는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은 이날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어 “지금보다 내실 있는 경영과 끊임없는 기술 혁신, 과감한 미래 투자로 국가 경제의 흔들림 없는 버팀목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사장단은 또 “지금은 매 순간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다.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며 “사장단도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보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당부했다. 정부도 양측 대화를 촉구하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노조가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긴급조정권 발동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장관은 전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에 “산업부 장관으로서는 만약 파업이 발생한다면 긴급조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글을 올렸다. 김 장관은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파급효과를 생각할 때 어떠한 경우에도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사측은 합당한 보상을 제시하고, 노측은 회사의 미래와 지속가능성을 해치지 않는 합리적인 배분을 요구해 달라"고 호소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조건 없이 대화하자” 제안에…노조 “파업 후 협의하겠다”

삼성전자 사측은 노조와 추가 대화를 위해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을 담으면서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제안했다. 노조는 파업이 끝난 뒤 대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삼성전자는 오전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이하 초기업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회사는 지난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 제도는 재원을 영업이익 10%와 경제적부가가치(EVA) 중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가 요구한 성과급 제도화 및 상한 폐지와 관련해서는 “기존 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등 보다 유연한 제도화 방안을 제안했다"며 “협상 타결을 바라는 임직원과 주주, 국민의 바람에 부응해 조건 없이 다시 만나 대화할 것을 거듭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회사는 열린 자세로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노조 측은 회사의 제안이 기존에 공개된 것과 변함이 없다고 보고 있다. 초기업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6월 7일 이후 협의할 의사가 있다"며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이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6월 7일은 노조가 예고한 총파업 종료일이다. 그는 또 “우리에게 보낸 공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교섭은 언제든지 할 수 있으니 (파업이 끝난 뒤인) 6월에 하면 된다"고도 했다. 앞서 사측은 전날 공문을 통해 추가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노조는 이날 오전 10시까지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표명을 들어본 뒤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는 OPI 투명화·상한 폐지·제도화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사측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추가 대화를 요청하자 노조는 파업 입장을 밝혀 노사 추가 협상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며,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실제 총파업이 벌어질 경우 피해액이 100조원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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