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코스피 3800 돌파…비생산적 투기 철저히 억제해야”

李 대통령 “코스피 3800 돌파…비생산적 투기 철저히 억제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코스피 지수 3800선 돌파를 계기로 “가용한 정책 수단 역량을 집중 투입해서 경고등이 켜진 비생산적 투기 수요를 철저히 억제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투자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6차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3800선을 돌파하며 주식 시장이 정상화 흐름을 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이 과도하게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경우 집값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이 가팔..

보유세 논란 진화 나선 민주당…“재건축·재개발로 공급 늘린다”

더불어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 속에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에 선을 긋고 공급 확대 입법에 당력을 쏟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워 부동산 민심 관리에 나선 모양새다. 민주당은 21일 한정애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주택시장 안정화 TF를 출범시켰다. TF에는 국토교통위 복기왕·천준호·안태준 의원, 기획재정위 정태호·김영환 의원, 행정안전위 이해식 의원, 정무위 박상혁 의원 등 유관 상임위 재선 이상 의원들이 참여한다. TF는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통한 공급 확대를 핵심 과제로 삼고, 올해 정기국회 내 후속 입법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중점 법안에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일몰 연장을 담은 공공주택특별법 △재정비촉진계획 절차를 간소화하는 도시재정비촉진특별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등이 포함됐다. 이 밖에 토지주택공사법 개정을 통해 LH 주택용지 매각을 제한하고, 모듈러 주택 활성화 특별법, 노후 공공청사·학교 용지 복합개발 제정법 등도 추진한다. 내년도 관련 예산 확보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반면 부동산 보유세 개편과 관련해서는 선을 그었다. 정부와 여권 일각에서 보유세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당 공식 기구인 TF에서는 세제 개편을 논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정애 의장은 TF 출범 브리핑에서 “아직 대책이 나온 지 일주일도 안 된 상황에서 또 다른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논리적으로 합리적이지 않다"며 “10·15 대책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 우선이고, 정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당정이 논의할 게 마련됐다고 하면 그때 가서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 말했다.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맞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이 10·15 대책을 “청년·서민 주거 완박(완전 박탈) 정책"이라 비판한 데 대해, 민주당은 “사실 왜곡이자 가스라이팅"이라고 반박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 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생애 최초(구매)라든지 청년과 관련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은 기존처럼 70% 그대로 유지돼 있다"며 “투기 세력 때문에 실수요자 주택 마련이 힘든 상황인데도 국민의힘이 오히려 청년과 서민에 무한 계단을 올라가라고 가스라이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의장도 야당의 공세를 겨냥해 “청년·서민·신혼부부가 '영끌'하지 않아도 내 집을 마련하도록 돕는 건 정부의 당연한 책무로, 천정부지로 솟는 주택 가격을 컨트롤하지 말라는 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안 하는 것"이라며 “정부 정책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부동산 정책을 총괄하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을 둘러싼 고가 아파트 매입 논란도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 차관은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정부 정책을 통해 시장이 안정되면 그때 집을 사면 된다"고 발언했으나, 과거 갭투자 방식으로 고가 아파트를 매입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이에 대해 한 의장은 “국민이 받아들이기에 이렇게까지 주택 가격 상승이 된 결과적 상황에서 보면 그다지 보기 좋은 상황이 아닌 것은 맞는다"며 말을 아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韓 기업 57% “15년새 中에 기술 따라잡혔다”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았던 중국이 기술혁신을 거듭하며 양질의 제품으로 한국산 제조경쟁력을 빠르게 추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K-성장 시리즈(4) 한·중 산업경쟁력 인식 조사와 성장제언' 조사에 따르면 중국 경쟁기업과의 기술경쟁력 수준을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국내기업의 32.4%만이 '중국보다 기술경쟁력이 앞선다'고 답했다. 조사는 국내 제조기업 370개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한-중 기업간 기술경쟁력 차이가 없다'(45.4%) 거나 '오히려 중국이 앞선다'(22.2%)는 응답도 상당수였다. 2010년 동일한 조사에서 '한국기업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높다'는 기업은 89.6%였다. 중국제품의 가격경쟁력은 압도적이었다. 한국제품의 상대적 단가 체감도를 물은 질문에 응답기업의 84.6%가 '우리 제품이 중국산에 비해 비싸다'고 답했다. 이 중 '중국산 제품이 국산보다 30%이상 저렴하다'고 응답한 기업이 절반 이상(53%)을 차지했다. 업종별로 '30%이상 저렴한 중국산' 응답은 디스플레이에서 66.7% 나왔다. 제약·바이오(63.4%), 섬유·의류(61.7%)에서도 이같은 답변 비중이 높았다. 한국이 강점으로 여겨온 제조 속도에서도 중국이 소폭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생산 속도와 중국 경쟁기업의 생산속도를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중국이 빠르다'는 답변이 42.4%로 '한국이 빠르다'(35.4%)는 답변을 앞질렀다. '비슷하다'고 생각한 경우는 22.2%였다. 중국 산업의 성장이 3년내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한국산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감소할 것'이란 답변이 69.2%를 차지했다. '한국기업의 매출도 줄어들 것'이란 응답 비중도 69.2%로 나왔다. 대한상의는 한·중간 기술역전의 원인을 중국의 정부 주도 막대한 투자 지원과 유연한 규제에서 찾았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미흡한 정부지원, 성장을 가로막는 폐쇄적 규제환경, 기업성장에 따른 역진적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산업정책에 한해 인센티브 구조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중국은 1조8000억달러 규모 정부 주도 기금 등 막대한 보조금을 쏟아 붓는 반면 한국은 세액공제에 의존하고 있다"며 “이마저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공제율이 낮아지는 역진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짚었다. 대한상의는 또 중국의 양·질적 지원을 따라갈 수가 없다며 지원형태를 '나눠먹기 식' 재정투입에서 벗어나 '성장형 프로젝트'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감 이후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도 성장형 프로젝트나 성장형 기업에 더 많은 재원이 투입되도록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해 나가야 한다"며 “글로벌 파이를 더 이상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들이 더 많이 투자하고 기술력을 키울 수 있게 성장지향형 정책으로의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 대통령 “코스피 3800 돌파…비생산적 투기 철저히 억제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21일 코스피 지수 3800선 돌파를 계기로 “가용한 정책 수단 역량을 집중 투입해서 경고등이 켜진 비생산적 투기 수요를 철저히 억제해,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투자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46차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3800선을 돌파하며 주식 시장이 정상화 흐름을 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기성 자금이 과도하게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경우 집값 상승세가 걷잡을 수 없이 가팔라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이야말로 강력한 대응책이 요구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특별한 성과 때문이라기보다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본다"며 “이제 정책 효과가 더해지면 더 나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추세가 굳건히 뿌리내리려면 일관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사회 전체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며 “정부 각 부처는 국민 경제를 왜곡하는 투기 차단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해제된 의료 위기경보 '심각' 단계와 관련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1년 8개월 만에 비상 진료 체계가 종료됐다"며 “묵묵히 환자 곁을 지킨 의료진과 공직자, 그리고 불편을 감내한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안을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국민이 입은 피해가 컸다"며 “다시는 이런 우를 범하지 않도록 소통과 참여, 신뢰를 바탕으로 지역 필수 공공의료 강화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의료개혁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의료개혁은 필요하다"며 “이제 새로운 토대 위에서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의료개혁을 다시 준비해야 한다.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의료 인력 양성 방안에 대한 사회적 중지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가을철 안전 관리와 관련해 “전국적으로 축제와 행사가 늘고 있고, 다음 주에는 경주 APEC 정상회의와 핼러윈 데이도 있다"며 “다중 인파가 몰리는 행사에 대한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산불 등 계절적 재난에도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 안전에 대해서만큼은 언제나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는 것이 맞다"며 “국가의 부재 때문에 국민이 이유 없이 생명을 잃는 일은 다시는 반복되어선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10.15 대책’ 정무위서 뭇매...“실효성 의문” 집중 질타 [2025 국감]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금융당국이 지난 15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두고 질타가 쏟아졌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현재 고가주택 위주로 가파르게 치솟는 집값을 먼저 잡기 위한 처사라며 시장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도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감 현장에서 이 위원장에게 “이번 금융규제만으로 과연 부동산 가격이 잡힐 수 있을지에 대해 굉장한 의문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6·27 대출 규제 이후 한 달간 집값이 조금 잡혔지만 9월 29일 기준으로 보면 거의 상승률이 회복됐다"며 “한국은행에서 6·27 대책에 따른 집값 억제효과가 문재인, 윤석열 정부보다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듯이 (정책 실효성에)굉장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번 제재 이후 집값 안정세가 나타나지 않으면 보유세 증가와 같이 더 강력한 금융규제가 도입될 수 있음을 예상하며, 사실상 서민과 중산층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박탈될 수 있는 현상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서울 23평 아파트 소형 평수의 평균 거래가격이 10억5000만원인데, 서울 2가구의 평균 가구소득이 547만원으로 집을 사려면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거의 10년을 저축해야 가능하다. 여기에 보유세까지 부대비용까지 더하면 (주택 매수가)가능하다고 보느냐"고 이 위원장에게 질의했다. 그러면서 “부모에게 증여나 상속을 받아서 현금을 쥐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집을 살 수 없는 구조"라며 “부모를 잘 만나서 현금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만 집을 사는 이 구조가 정말로 바람직한 사회인가에 대한 상당한 의문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급 확대에 대한 금융위의 고민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유 의원은 “공급 확대에 대해서는 고심한 흔적이 잘 안 보인다"며 “공급을 확대하려면 시장에서 말하는 재건축이나 재개발, 그린벨트 완화와 같은 대책이 있어야 하고, 양도세 완화 또는 다주택자가 집을 풀 수 있는 그런 유인책이 있어야 하는데 그게 전혀 마련되지 않았기에 이번 규제 효과도 매우 단기적일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의 결과는 집값의 107% 상승이었다"며 “전세대출 규제 강화 역시 월세로 가야 하는 가구들은 가처분소득이 줄어 집값 상승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부동산 과열을 안정시키는 게 궁극적으로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더 길게 보장해 줄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택 구매를 대출로 뒷받침해 주면 주거안정도 이루지 못하고 부동산 불안도 자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가 국민 반발에 의식한 땜질식 처방을 내렸다는 점과 실수요자들의 부동산시장 내 혼란을 부추겼다고 질타했다. 그는 “LTV를 40%까지 낮췄다가 부작용을 우려한 비판이 쏟아지니 서민 실수요자와 저소득층 대상 LTV는 60%, 정책대출은 55~70%를 적용한다고 발표한 것이 땜질식 처방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금리 부담에 대출을 갈아타려고 계획을 세웠던 사람들이 은행에서 안된다는 답변을 듣고 있고, 아기가 태어나서 18평에 살다가 26평으로 이사하려는 사람은 오히려 넓은 평수에 대한 대출이 줄어 돈을 모아놨어도 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금융 관료들의 주택 보유 현황을 자료로 제시하며 국민들의 공분을 살 수 있음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대통령실 비서관의 36%가 강남에 부동산을 가지고 있는데, 본인들은 이미 사두고 국민들은 못 사게 하는데 대해 국민들이 어떤 단어로 반응하고 있는지 보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실 참모진인 김상호 비서관이 강남 대치동 등 아파트를 수 채 가지고 있는데, 집 없는 사람들은 박탈감을 느낀다"며 “보통은 지역구에 본인 집을 보유하는 게 정상인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경우 강남에 집을 보유하고 지역구에는 전세를 살고 있다. 집값이 또 오를까 봐 그러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대출규모는 지난 6·27 대책으로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고가주택 중심으로 신고가를 갱신하면서 주변 지역 아파트로 불이 번지는 상황"이라며 “이를 방치하면 그야말로 부동산 양극화가 일어나고 주거 불안 혹은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는 상황이 발생하기에 비상조치로써 토지거래가허가구역 등과 같은 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서민층의 주거 사다리를 치운다는 지적이나 땜질식 처방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선 “제도 설계 단계부터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부분만큼은 LTV 70% 그대로 가고, 서민 실수요자나 청년 및 신혼부부들이 사용하는 보금자리론, 디딤돌 등 정책성 금리도 한도나 대출 비율을 건드리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與, 부동산 TF 띄운다…“10·15 대책 흔들림 없이 추진”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공급 대책 마련과 공세 대응을 위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기로 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청래 대표가 한정애 정책위의장에게 내일까지 TF 구성 완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10·15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입만 열면 거짓말인 국민의힘 공세로 불안 심리가 가속하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며 “현장 간담회와 국민 의견 수렴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TF는 국민의힘 공세에 대응하는 동시에 10·15 대책 후속 조치로 정부와 공급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고, 필요 시 보완 입법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보유세 논란과 관련해선 선을 그었다. 박 수석대변인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보유세 응능부담(납세 능력에 따른 과세)' 발언과 관련, “보유세 강화와 양도세 인하가 민주당의 오래된 방향이지만, 당에서 구 장관이 얘기한 방안을 중심으로 논의했다거나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예컨대 50억 원짜리 집 한 채를 가진 경우보다 5억원짜리 집 세 채를 가진 경우 보유세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한국 1인당 GDP, 1년 새 3계단 하락…대만에 22년 만에 역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보다 세 계단 떨어지며 세계 37위로 하락할 전망이다. 반면 대만은 세 계단 상승하며 22년 만에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5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5962달러로 예상됐다. 지난해(3만6239달러)보다 0.8% 줄어드는 수치다. 이에 따라 IMF 통계에 포함된 197개국 가운데 한국의 순위는 작년 34위에서 올해 37위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IMF는 한국이 2028년에는 1인당 GDP 4만802달러로 '4만달러 시대'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4월 전망(2029년 돌파 예상)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그러나 순위는 올해 37위에서 내년 38위로 더 밀리고, 2028년 40위, 2029년 41위로 계속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대만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IMF는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를 3만7827달러로 제시했다. 작년(3만4060달러)보다 11.1% 늘어 세계 순위가 38위에서 35위로 오를 것으로 봤다. 내년에는 4만1586달러로 한국보다 2년 먼저 4만달러를 돌파하고, 순위도 31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만의 성장세는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 전망에서도 확인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5.3%로 집계됐다. 노무라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만 경제가 3분기 들어 성장 속도를 더 높이고 있다며, 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7.6%로 대폭 상향했다. 노무라는 내수와 투자 둔화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중심의 제조업이 경기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IMF는 대만이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가며 2030년에는 1인당 GDP가 5만252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해 한국의 예상치는 4만4262달러로, 격차가 더 벌어질 전망이다. 일본의 경우 올해 1인당 GDP가 3만4713달러로 작년보다 약 7% 늘겠지만, 세계 순위는 여전히 40위에 머물 것으로 IMF는 봤다. 일본은 2029년에야 4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순위는 2027년 이후 42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1인당 GDP 1위는 리히텐슈타인(23만1071달러)으로 예상됐다. 뒤이어 룩셈부르크, 아일랜드, 스위스, 아이슬란드, 싱가포르, 노르웨이, 미국, 덴마크, 마카오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슈&인사이트] 보이스피싱이 만든 모두의 지옥

기나긴 추석 연휴가 끝나갈 무렵 충격적인 기사가 보도되었다.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에 납치된 대학생이 고문을 받다가 사망했는데 시신을 한국으로 옮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국내에서 기존에 보이스피싱으로 많은 피해 사례가 발생했기에 기사를 접한 국민의 관심도 뜨거웠다. 이런 국민적 관심을 인식해서인지 정치권에서 나오는 타국 영토에 군대를 파견하자는 도를 넘어선 주장은 차치하고라도 왜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차분한 성찰이 필요하다. 국내에선 2000년대 중반 무렵부터 이른바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으로 인한 피해가 본격적으로 발생했다. 음성(voice), 개인정보(private data) 및 낚시(fishing)가 결합해 미리 파악한 개인정보와 전화를 이용한 사기라는 의미로, 현대적 의미의 보이스피싱은 대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도 겪었던 1997년 외환위기가 아시아를 휩쓸 당시 대만에서 실업률이 급증하자 취업할 곳을 잃은 청년들이 쉽게 이익을 얻는 범죄에 빠져들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대만 경찰의 단속을 피해 한국, 중국 등 주변 국가로 도피한 사기범들이 보이스피싱 기법을 전파했고, 시대 변화와 각국의 환경에 맞춰 진화를 거듭했다. 일본에서는 이른바 '오레오레 사기'라는 친인척 빙자 사기가 지속됐고, 한국에서는 경찰, 검찰, 금융감독원 등 관공서 사칭부터 투자 정보 링크를 포함한 문자 메시지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연애 사기로 발전했다. 중국에서도 2010년대 이후 피싱 사기가 증가했는데 발신자 전화번호 변경,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얼굴, 목소리 변조 등 첨단기술까지 동원한 사기 기법이 활용되고 있다. 보이스피싱이 점차 사회적으로 큰 피해를 양산하자, 2020년대 들어 한국, 중국, 일본 정부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엄중히 처벌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강경 엄벌 기조에 따라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은 본거지를 감시의 눈이 소홀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옮기며 세를 확장했고, 그렇게 기업화된 범죄 조직이 이번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보이스피싱으로 인한 피해는 사실 이전부터 많이 있었으나 정부의 대책은 항상 한 발짝 늦곤 했다. 피해자들이 보이스피싱임을 깨닫고 피해금을 이체한 계좌 정지를 신청해도 실제 정지까지는 시간이 소요되어 환급이 어렵거나 심지어 추가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수사기관이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은 해외에 있고, 검거되는 것은 주로 현금 인출책이나 통장 명의자에 불과해 발본색원이 되지 않았다. 수사기관에서도 국제형사사법 공조를 통한 주범을 검거하는데 한계가 있다 보니, 피해 신고를 받아도 현실적으로 처벌이 어렵다는 말만 해줄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수사기관이 잡지 못한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을 개인이 직접 검거하는 영화까지 나올 정도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국가 공권력에 대한 신뢰가 어느 정도나 추락했는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또 다른 문제는 이렇게 해외에 있는 총책 등 주범은 처벌하지 못하면서 국내에서 검거된 방조범들만 엄벌에 처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장 명의를 빌려주거나 현금을 대신 인출해 보이스피싱 범죄를 돕는 것은 분명 비난받을 행위다. 하지만 속았거나 협박을 당하는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그런 행위에 이르게 된 경우도 보게 된다. 차명 계좌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나 대출 컨설팅으로 위장해 피해금을 자금 세탁하는 등 나날이 사기 기법이 발전한다. 이런 과정에 연루되어 상품권 거래나 대출 컨설팅을 통해 계좌를 개설했다고 보이스피싱의 고의를 인정해 보이스피싱 범죄로 처벌되고 있다. 주범을 처벌할 수 없으니, 종범들이라도 최대한 대신 엄벌하겠다는 정책적 고려로도 보이지만 형사 정책이 형법의 자기 책임원칙을 넘어서서는 안 된다. 가해자가 동시에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 소위 '피라미드'란 유사수신행위 범죄와 비슷한 상황도 생긴다. 이렇게 보이스피싱이 만연하다 보니 실제 수사기관이나 은행이 전화해도 믿지 못하는 일도 종종 생긴다. 앞으로 딥페이크를 활용한 보이스피싱이 더 빈번해지면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전화나 메시지도 신원 확인을 해야 할 판이다. 결국 사회 전체의 신뢰가 저하되게 되고, 그로 인한 비용은 우리 사회 전체가 부담하게 된다. 정부는 더 늦기 전에 현지에 전담 수사팀을 파견하는 등 범죄의 뿌리를 뽑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도 왜 젊은 피해자가 멀리 캄보디아까지 갔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양희철

집값 잡아도, 못 잡아도 고민…민주당 ‘부동산 딜레마’

서울 전역을 규제지역으로 묶는 이재명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책 성패와 관계없이 부담을 떠안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대책이 약발을 발휘해 집값이 잡히면 “왜 우리 집만 안 올리느냐"는 서울 시민의 박탈감이, 반대로 효과가 없으면 “문재인 시즌2"라는 실정론이 전국 판도를 뒤흔들 것이라는 우려도 감지된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민주당은 겉으로는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내세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복잡한 속내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일단 당 지도부에서는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있다. 김병기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아무런 근거 없이 주거 사다리를 걷어찼다고 비난한다"며 “투기 수요를 막은 것이지 실수요자에게 문을 닫은 게 아니다. 수억, 수십억 빚을 내 집을 사게 하는 게 맞느냐"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고육지책", “최후의 수단"이라는 표현을 반복하며 불가피성을 부각시키고 있다.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진성준 의원도 같은 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빚을 내 집을 사도록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집값을 안정시키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이고, 그래야 현금이 부족한 서민들도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규제 지역으로 묶인 수도권 의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특히 정부의 초강도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시장 후보군은 난처한 처지에 몰렸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4개월 동안 이어진 서울 집값 상승세로도 민심 부담이 컸는데, 한층 강한 규제가 더해지면서 반발이 확산될 조짐이기 때문이다. 여당 소속인 만큼 정부 정책을 공개 비판하기는 어렵고, 공급 확대 요구 정도만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 1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최후의 수단으로 내놓은 고강도 대책"이라며 엄호하면서도 “마용성·강남권 등 인기 지역 주택 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공급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예비후보들의 표정은 더 복잡하다. 박주민·서영교·김영배·박홍근 의원 등 후보군들은 침묵을 유지하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 표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식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양새다. 실제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상대적으로 집값이 정체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지역까지 규제 지역으로 일괄 지정하자 지역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마포·성동은 수억씩 뛰는데, 우리 집은 1억도 안 올랐다. 왜 안 오른 집값만 옥죄느냐"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33개월 동안 서울 21개 구 가운데 8개 구는 아파트값이 오히려 하락했다. 이들 지역 구청장 상당수가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둔 여권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한 민주당 의원은 “규제의 방향성은 공감하지만, 서울 전역을 한꺼번에 묶어버린 건 선거에 치명적"이라고 토로했다. 반대로 대책이 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에는 전국 지방선거가 흔들린다. 문재인 정부가 28차례 넘는 대책에도 집값 상승을 막지 못해 결국 정권을 내준 전례가 있다. 야권은 이번 대책을 두고 “문재인 시즌2"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강벨트가 지역구인 한 의원실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자주 나오는 것 자체가 시장 불신을 키운다"고 전했다. 실제 현 정부는 출범 4개월 만에 세 번째 대책을 내놨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안태준 민주당 의원은 “단기적으로는 불만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이어질 정책은 아니다"라며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된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전에 공급 부족 등 구조적 문제가 누적돼 있었다. 정권 출범 4개월여 만에 집값을 단숨에 안정시키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주유소 휘발윳값 4주 만에 꺾여…앞으로 더 떨어질 듯

국내 주유소 휘발유의 주간 평균 가격이 4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셋째 주(13∼16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는 지난주보다 L당 0.5원 내린 1662.7원이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제주는 전주 대비 2.1원 하락한 1723.1원, 가격이 가장 낮은 대구는 0.4원 내린 1633.2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상표별 가격은 SK에너지 주유소가 L당 평균 1672.3원으로 가장 높았고, 알뜰주유소가 1636.0원으로 가장 낮았다. 경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 대비 0.2원 오른 1535.8원을 기록했다. 경유는 4주 연속 상승세를 보인다. 이번 주 국제유가는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 조짐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관련 미러 회담 추진 보도 등으로 하락했다. 수입 원유 가격 기준인 두바이유는 지난주보다 3.0달러 내린 62.7달러였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0.8달러 하락한 75.9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는 2.8달러 내린 85.6달러로 집계됐다. 국제유가 변동은 통상 2∼3주가량 차이를 두고 국내 주유소 가격에 반영된다. 연합뉴스

현대제철, 노조와 임금 협상 난항...경제 불황은 뒷전

현대제철이 포스코, 동국제강과 달리 올해도 노사 간 임금 협상에서 입장 차이를 못 좁히고 있다.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데 이어 사측이 제시한 안에 불만을 드러내며 파업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노사가 파업과 직장 폐쇄로 맞서다 생산 차질에 따른 타격을 입었던 지난해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한발씩 양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충남지부·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를 비롯한 현대제철 노조는 사측과 오는 23일 9차 임금 공동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루 전인 22일에는 노조 쟁의대책위원들이 경기도 성남 현대제철 판교 사옥 앞에서 결의대회를 연다. 포스코는 지난달, 동국제강은 4월 각각 임금 협약 교섭을 끝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8월 임금협상 상견례를 시작으로 8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단체협상까지 갱신해야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임금만 다룬다. 노조는 지난달 11일 5차 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한 이후 조합원 투표를 거쳐 쟁의권을 확보했다. 사측은 지난 9일 7차 교섭에서 첫 교섭안으로 기본급을 6만5000원 인상하고 성과급은 기본급의 100%에 200만원을 더해 지급하는 안을 내놨다. 이에 대해 노조는 사측의 진정성이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이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현대제철 노사 교섭이 길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 측은 근로자 1명당 영업이익이 늘어난 점과 현대자동차의 임금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성과급 추가 지급이 노조 측의 요구사항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노사는 지난달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성과금 450%+1580만원 지급 등을 포함한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협상을 마무리했다.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현대자동차가 어려울 때 현대제철 근로자들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현대차 임금 인상 수준에 맞췄다"며 “당시 기준과 달리 지금은 사측이 시황 악화를 이유로 낮은 임금 인상폭을 제시하는데다 국내 생산 규모를 줄이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사측은 철강 시황 악화로 임금을 대폭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은 국내 철강재 수요 감소에 더해 미국 고관세율과 중국산 저가 물량 유입이 더해져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이 23조226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80% 줄어든 159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제철 노무팀은 최근 노조원들에게 서신을 보내 “현실을 외면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위기를 자초하는 행위"라며 “가용 가능한 최대 금액을 성과급으로 제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 간 원만한 교섭을 진행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극심한 갈등을 겪다 7개월 만에 이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9월 임단협 교섭을 시작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협상 결렬 이후 노조는 파업 등 쟁의행위를 반복했고, 사측은 당진제철소 냉연라인 일부를 대상으로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초강수로 대응했다. 이후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과 '기본급 450%+1050만원'의 성과급으로 합의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각각 458억원과 190억원의 영업적자를 내는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담화문을 내고 “지금은 갈등을 심화시킬 때가 아니다. (노사가) 하나가 되어 어려움을 헤쳐가야 할 절체절명의 시점"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조속히 단체교섭을 마무리하자"고 호소하기도 했다. 부분적으로는 현대제철의 단조 부문 자회사 현대IFC를 매각하는 문제도 원만히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은 2020년 물적 분할로 설립한 현대IFC를 사업 체질 개선의 일환으로 매각을 추진했다. 한 사모펀드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현대IFC 노조는 16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현대제철은 2020년 단조사업부를 물적 분할하며 '매각이나 청산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불과 몇 년 만에 약속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노사 양측 모두 이번에는 연말까지 협상 타결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극심한 대립을 벌이며 교섭이 길어졌던 선례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다. 2023년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교섭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악화된 실적이 협상 근거라는 점도 변수다. 이에 노조가 새 집행부 선출에 나서는 다음 달 중순이 교섭 장기화를 피할 '데드 라인'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기업들의 실적이 좋지 않았다는 점은 노사가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며 “양측이 조율 과정을 이어가며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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