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과감히 시행”

李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과감히 시행”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경제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9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지역 위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무역과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협력 국가들과 공조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

노란봉투법 내일 정식시행…산업계 ‘하청 쟁의’ 긴장

10일부터 '노란봉투법'을 불리는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법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끝내고 정식 시행된다. 노란봉투법은 하청(수탁)기업 노조의 원청(위탁)기업과 임단협 교섭권 허용, 정당한 노조활동으로 발생한 기업 손해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노동쟁의 대상에 구조조정·정리해고·배치전환 포함 등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는 법 시행에 따른 새로운 교섭 및 쟁의 양상을 가늠할 수 없는데다 시행 전 반년 유예기간에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빗발치고 있어 후폭풍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영계는 불법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노동계에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노동위원회에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 달라고 당부하며 노란봉투법 부작용 최소화에 힘쏟고 있다. 9일 재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노란봉투법의 핵심 쟁점은 사용자 범위를 재정의했다는 점이다. 노동자의 교섭 대상이 기존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급증할 전망이다. 기업들은 이미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주요 대기업 대부분이 수많은 협력사들과 대화 테이블에 앉아야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8월 국회의 노란봉투법 통과 이후 하청 노동자의 단체행동을 통해 합법적 권리를 관철시킨 사례가 나왔다. 한국지엠은 세종물류센터 하청노동자들을 해고하려 했다가 홍역을 치렀다. 세중물류센터의 1차 벤더(협력업체)인 우진물류 직원들이 노란봉투법을 앞세워 사측에 고용을 승계하라고 압박했고, 결국 한국지엠은 지난달 6일 이를 수용하며 갈등이 일단락됐다. 현대제철도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일부가 지난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중심으로 뭉쳐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단체행동을 벌인 끝에 최근에 파업권을 따냈다. 한화오션 역시 협력사 직원 상당수도 금속노조를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내며 지난해 12월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아냈다. 한화오션이 비정규직 조합원의 실질적 사용자에 해당한다는 점을 노동중재기관이 확인시켜준 셈이다. 반면에 하청과 원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면서 총파업 돌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사례도 있다. 네이버 산하 6개 자회사 노조는 지난해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원청에 직접 교섭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었다. IT기업 NHN 노조는 고용안정을 촉구하며 사측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자회사 NHN에듀 등을 대상으로 '깜깜이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모회사가 전환 배치 등을 실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원들은 지난 4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간접고용노동자 원청교섭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주로 농협 자회사, 택배업 종사자, 공공기관 콜센터 근무자, 대형마트 판매 및 배송 담당자 등이 단체행동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 자회사 노조들은 노란봉투법 시행에 맞춰 10일 오전 원청에 대화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노총은 하청 업체의 요구를 회피하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강경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경우를 미리 염두에 두고 7월15일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청과 원청 간 노사 갈등이 아닌 노동조합간 '노노 갈등' 분위기도 감지된다. 인천공항공사와 한전KPS 등 정규직 노조들은 비정규직 직원들의 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여 노동자간 이해관계 충돌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계는 노란봉투법이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벌써부터 갈등을 빚고 있는 삼성전자나 해외투자·로봇도입 등으로 기싸움을 벌이는 현대자동차 등은 노조의 투쟁 강도가 평소보다 더 높아지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다. 경영계는 법 시행 이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용자 범위와 교섭 의제를 두고 노사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노동계는 원청 기업과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하며 교섭절차를 준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시에 경총은 “정부와 노동위원회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매뉴얼에서 벗어나는 노동계의 교섭요구나 쟁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엄정한 판단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李대통령 “석유 최고가격제 과감히 시행”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경제 충격 가능성에 대비해 9일 “정부는 최악의 상황까지 염두에 두고 비상한 각오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각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중동 상황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지역 위기가 심화되면서 글로벌 무역과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에너지 수급 안정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략적 협력 국가들과 공조해서 호르무즈 해협을 경유하지 않는 대체 공급선을 신속하게 발굴해야 한다"며 “정유사와 주유소의 담합, 매점매석, 사재기 등 불법 행위는 철저하게 단속하고, 위반 시 부당 이익의 몇 배에 해당하는 엄정한 제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석유 제품 가격 안정을 위한 최고가격제 도입 필요성도 다시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과도하게 인상된 석유 제품에 대해서는 최고가격제를 신속하게 도입하고 과감하게 시행해야 한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부담이 서민들에게 가장 먼저, 또 가장 크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세심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시장 조치와 관련해서는 “필요한 경우에는 100조원 규모로 마련되어 있는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정부와 중앙은행 차원의 추가 조치도 선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시장 환경을 악용해서 부당 이익을 취하려는 세력에 대해서는 엄단해야 한다"며 “이번 상황을 계기로 우리 자본시장의 체질 개선을 위한 개혁 과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 참모진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을 비롯해 외교부·행정안전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부·기후에너지부 등 관련 부처 장관들이 참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경상수지·환율 ‘동시 압박’...韓경제 변수 되나 [오일쇼크 공포]

이란을 겨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 이후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고유가 충격이 환율 상승과 증시 급락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3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온 한국의 경상수지 역시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와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다음 달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가격은 각각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이 차질을 빚고, 카타르·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의 감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원유 수급 불안이 커진 영향이다. 이란이 주요 지도자들의 잇따른 사망에도 불구하고 주변국 공격을 이어가며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시장 불안을 키우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 역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국제유가 상승은 한국의 경상수지에 직접적인 부담 요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0.02% 감소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등 자본재 수입이 늘었음에도 에너지 수입액이 13.4% 줄어든 덕분이다. 반대로 고유가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수입액이 다시 늘어나며 무역수지를 악화시키고, 이는 곧 경상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무역수지가 포함된 상품수지는 한국 경상수지의 핵심 축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세계 7위 수준의 원유 소비국이지만 도입 물량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동 지역 정세 불안은 수출과 수입 양 측면에서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유가 급등으로 우리 기업 수출품의 생산비용과 운송비가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므로 수출은 감소하는 반면, 고유가로 에너지 수입액은 증가해 경상수지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연평균 국제유가가 100달러 안팎에서 형성될 경우 한국의 경상수지가 약 260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확대된 무역수지 증가분(262억달러)을 사실상 모두 상쇄하는 수준이다. 이 경우 경제성장률도 0.3%포인트 이상 낮아져 잠재성장률(1.8%)을 밑돌 수 있다는 분석이다.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경우 경상수지 감소폭은 58억달러 수준으로 완화되겠지만, '오일쇼크' 시나리오로 평가되는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충격 규모는 76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고유가 장기화 시 물가는 오르지만 소비 여력과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스크루플레이션'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를 고려하면 내수 침체와 경기 둔화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시장 역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93.4원까지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동시에 작용하며 달러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주요 통화 대비 원화의 절하 폭도 상대적으로 큰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한다면 한국 교역조건이 악화될 수 있다"며 “이번 사태가 경상수지 흑자 폭을 줄여 원화의 평가절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피는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따라 발동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간 '불장'을 이끌었던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등 주요 대형주 주가도 10% 이상 하락했다. 특히 국내 증시가 반도체 업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취약성도 동시에 드러났다는 평가다. 여기에 삼성전자 노조가 성과급 문제 등을 둘러싸고 파업 투표에 돌입하면서 투자 심리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반도체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며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시장 충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자 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한국은행은 이날 유상대 부총재 주재로 '중동 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중동 정세 전개 양상과 국제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한편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논의했다. 유 부총재는 중동 지역 리스크로 인해 금리와 환율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며, 필요할 경우 적절한 시장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공정위, ‘담합 과징금’ 더 쎄진다…매출의 ‘최소 10%’로 상향

이르면 4월부터 기업 담합이 한 번이라도 적발되면 과징금 부과기준 하한이 관련 매출액의 10%로 대폭 상향된다. 매우 중대한 담합 행위는 과징금을 18% 밑으로 낮추지 못하도록 강화된다. 기업의 부당지원이나 사익편취 관련 과징금도 하한은 현재 20%에서 100%로 상향된다. 상한도 160%에서 300%로 오른다. 반복적 법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1회 위반 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될 예정이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회라도 과징금 처분을 받았다면 100%까지 가중되도록 강화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과징금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오는 10일부터 30일까지 행정예고 한다고 밝혔다. 설탕과 밀가루, 전분당 등 먹거리를 비롯해 최근 기름값까지 관련 업계들의 담합 행위가 지속되고 있어 현행 과징금 제도가 실효적 제재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김근성 공정위 심판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행 과징금 적용 비율이 너무 낮게 설정돼 있다보니 기업들이 소송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과징금 감경 혜택만 받는 행위를 고민해 왔다"며 “반복적 법 위반 시 부당이득 넘어서는 과징금을 부과, 엄벌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선 담합의 경우 현행법상 과징금 상한은 20%로 정해져 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하한은 중대성이 약한 위반행위는 현행 0.5%~3%에서 10%~15%로 상향된다. 중대한 위반행위는 3%~10.5%에서 15%~18%로, 매우 중대한 위반행위 10.5%~20%에서 18%~20%로 각각 오른다. 부당지원,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에 대한 부과기준율도 대폭 상향된다. 부과 기준율 하한이 현행 20%에서 100%로 높아지고, 상한도 160%에서 300%로 높아진다. 반복 위반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은 보다 가중된다. 현재 과거 5년간 1회 위반 전력이 있는 경우 10%, 위반 횟수에 따라 80%까지 가중됐다. 개정안에 따라 1회 위반만으로 최대 50%,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100%까지 가중된다. 특히, 담합은 과거 10년간 1번이라도 과징금 조치를 받았다면 100% 가중된다. 공정위 조사에 협조한 기업들의 과징금 감경 요소도 삭제 또는 감경 비율이 축소된다. 현재 공정위 조사 및 심의 단계에서 협조한 사업자는 각 단계별 10%, 총 20%까지 감경받을 수 있다. 앞으로는 조사 및 심의 전 단계에 걸쳐 협조한 경우에 한해 총 10%까지만 감경된다. 자진시정에 따른 감경률도 최대 30%에서 10%로 축소된다. 가벼운 과실에 따른 10% 감경 규정은 삭제된다. 아울러 과징금을 감경받은 뒤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하고, 진술내용을 번복할 경우 감경혜택이 직권 취소될 전망이다. 공정위가 과징금 강화란 칼을 꺼내든 데는 법 위반으로 부당이득을 얻은 기업들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 범죄 예방 효과가 적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김 심판관리관은 “법 위반에 부과되는 과징금을 단순한 사업비용의 일환으로 인식하는 등 법 위반이 기업의 전략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민생 침해 담합에 대해 대·중소기업을 불문하고 더 이상 시장에서 용납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에 제출된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검토한 후 전원회의 의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4월 말까지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계획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단 없는 한국시리즈”...국힘, 지선 ‘인물난’에도 반전 끌어낼까

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유력 후보들이 줄줄이 불출마하면서 '구단도, 선수도, 관중도 없는 3무(無) 한국시리즈'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조차 공천 신청이 저조해 경선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 신청을 받은 결과, 수도권과 충청 등 주요 지역에서 중량급 인사들의 불출마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고,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나경원, 신동욱, 안철수 의원 등도 불출마를 선언했다. 충남 역시 김태흠 지사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대진표가 확정된 더불어민주당의 수도권 경선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민주당은 서울에서만 김영배·박주민·전현희 의원과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 김형남 전 군인권센터 사무총장 등 총 5명의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6·3 지선에서 이른바 '한국시리즈 경선'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현역 단체장이 출마하는 지역의 경우, 현역을 제외한 후보들끼리 먼저 예비경선을 실시한 뒤 최종 경선에서 현역과 1:1로 맞붙는 구조다. 현역에 비해 인지도와 조직력이 약한 도전자들의 불리함을 보완하고, 비현역 간 예비경선을 먼저 실시해 도전자의 기회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다만 당 안팎에서는 형평성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당권파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한 이른바 '찍어내기'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오 시장을 겨냥한 서바이벌 경선은 공정한 기회가 아니라 힘 빼기 경선"이라며 “인위적인 찍어내기 인상을 주는 오디션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은 지난 8일 “결정된 룰은 따르겠지만 현역과 도전자 모두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상한 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도권 등 최대 승부처에서 공천 신청이 저조하면서 '한국시리즈식 경선' 자체가 성립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 경선 방식은 구단도 없고, 선수도 없고, 관중도 없는 이른바 '3無 한국시리즈'가 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최 평론가는 “당내 사정이 하도 엉망이다 보니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여러 경선 방식을 고안하는 것 같은데 한국시리즈 방식도 인적 자원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며 “그나마 승산이 있는 서울시장에도 오 시장을 비롯한 나경원, 안철수 의원 모두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 지도부가 지금 '절윤'으로 노선을 바꾼다고 해도 늦어도 많이 늦은 상황"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이번 지방선거는 2018년 이상으로 국민의힘이 참패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6·3 지방선거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었다. 오 시장이 당 지도부를 향해 '절윤' 등 당의 노선 변화를 요구한 만큼 의총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 K-프랜차이즈 생존경제학

프랜차이즈 산업을 평가할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올해 브랜드가 몇 개 늘었나, 가맹점은 얼마나 오픈했나"를 묻는다. 하지만 국부(國富)는 간판 숫자의 팽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장 자영업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의 명암은 정반대의 지표에 있다. “얼마나 덜 망했나, 그리고 얼마나 오래 살아남았나." 이제 프랜차이즈의 재정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K-프랜차이즈의 진정한 국부 기여는 맹목적인 '점포 수 확장'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생존율'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자영업 실패는 '개인 탓' 아닌 '구조 격차'… 프랜차이즈가 좁혀야 : 자영업 폐업을 가맹점주의 개인 역량 부족으로만 돌리면 해답이 없다. 현장의 참사는 대개 구조적 격차에서 비롯된다. 무엇이 돈이 되는지 아는 '정보 격차', 원가와 서비스 품질을 통제하는 '운영 격차', 임대료와 플랫폼 수수료를 방어하는 '협상력 격차'다. 이 지점에서 프랜차이즈의 본질적 가치가 드러난다. 프랜차이즈는 단순한 매장 복제업이 아니라, 초보 창업자의 '실패 확률을 낮추고 생존율을 높이는 시스템'이어야 한다. 폐업이 줄어들면 재창업 비용, 가계 부채, 상권 공실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방어된다. 나아가 표준화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고용을 창출하고, K-브랜드의 로열티라는 지속 가능한 해외 수익까지 창출한다. 이것이 프랜차이즈가 창출하는 진짜 국부다. “가맹점이 망해도 본사는 번다?"… 인센티브 구조부터 뜯어고쳐야 : 프랜차이즈 업계의 끝없는 갈등은 '나쁜 본사' 때문이 아니라 '어긋난 수익 구조(인센티브)'에서 출발한다. 본사의 수익이 가맹점의 매출 성장이 아니라, 과도한 필수품목 마진이나 인테리어 리베이트에 의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상생 선언문 백 번보다 치명적인 것이 바로 이 왜곡된 구조다. 업계 스스로 '상생'이라는 모호한 선언 뒤에 숨지 말고, 투명한 수익 구조와 현장의 '폐업 방어 시스템'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깜깜이 필수품목에 과도한 마진을 붙이거나 잦은 인테리어 리뉴얼로 본사 배만 불리는 낡은 관행은 버려야 한다. 대신 품목과 마진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가맹점이 돈을 벌어야 본사도 수익을 내는 '로열티 중심'으로 본사와 가맹점의 생존 궤도를 완벽히 동기화해야 한다. 현장 운영은 철저히 '데이터와 예방'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주먹구구식 감(感)에 의존한 오픈 대신 엄격한 상권 데이터 룰을 적용하고, 문을 연 뒤에는 '조기경보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매출 급감이나 원가율 급등 같은 폐업의 시그널을 4~8주 전에 미리 포착해 본사가 즉각 코칭하는 구명줄을 던지는 식이다. 여기에 광고·판촉비의 사전 협의를 제도화하고, 분쟁 발생 시 쉬쉬하기보다 패스트트랙으로 신속히 해결해 재발률을 낮춘다면 어떨까. 불필요한 의심과 갈등에 낭비되던 에너지는 오롯이 점포의 자생력을 키우는 데 쓰일 것이다. 중기부·공정위·산업부, '규제 vs 진흥' 멈추고 '생존율 KPI'로 통합하라 : 정부의 정책 렌즈도 달라져야 한다. 현재 프랜차이즈를 바라보는 시각은 공정위의 '규제', 중기부의 '민생', 산업부의 '수출 진흥'으로 파편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 세 가지는 결코 다른 길이 아니다. 공정한 룰이 현장에 내장되면 민생 지표(폐업률 감소)가 개선되고, 튼튼해진 내수 경쟁력이 곧 강력한 글로벌 K-프랜차이즈 수출 동력(산업 진흥)으로 이어진다. 가맹점 1년 생존율, 조기경보 개입 및 회복률, 본사 수익원 공시율 등 명확한 지표를 기준으로 삼자. 협회가 이를 바탕으로 '신뢰 브랜드'를 인증하고, 중기부와 산업부, 지자체가 합심해 이들에게 정책 자금, 디지털 전환, 해외 진출 지원 등 압도적인 혜택을 몰아주면 된다. 시장의 룰을 바꾸는 자가 국부를 만든다 프랜차이즈 국부 기여의 핵심은 확장이 아니라 '신뢰 기반의 생존'이다. “점포가 망해도 본사는 돈을 버는 구조"를 방치한 채 글로벌 도약을 논할 수는 없다. 폐업률 방어를 본사의 최우선 KPI로 삼고, 정부가 이를 단일화된 정책으로 강력히 지원하는 순간, 나쁜 본사는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좋은 본사만이 살아남아 국가 경제의 진정한 기둥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bienns@ekn.kr

이재준의 민선 8기 수원시, 25번째 첨단기업·투자 유치...생산유발 효과 7226억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가 9일 방산기업 ㈜케이에스(KS)시스템과 지난 4일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민선 8기 출범 후 25개 기업·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첨단과학연구 중심도시'를 목표로 설정한 수원시는 정보기술(IT),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응용·게임 소프트웨어, 스마트팩토리 자동화 등 첨단 분야 강소·중견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며 수원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25개 기업의 총투자액은 3755억원으로 예상된다. 수원시정연구원이 기업·투자 유치가 미치는 지역경제 파급 효과를 분석했는데 생산유발효과 722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 2562억 원, 취업유발 효과는 2727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시는 첨단기업·투자 유치로 기업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첨단기업의 본사와 연구·개발(R&D) 시설 위주로 유치 활동을 해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해서 창출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연구는 수원에서, 제조는 지방에서'라는 혁신적인 상생 전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인 '5극 3특' 실현에 수원시가 앞장설 것"이라며 “수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이날 정부 국정과제와 민선 8기 공약 사업을 연계한 '2026년 적극행정 중점 과제' 8건을 최종 선정했다. 정부의 규제혁신 기조와 민생 안정 정책에 맞춰 시민 편익을 높이고 행정 절차를 개선할 과제를 중점적으로 발굴했으며 지역 현안 해결과 취약계층 지원 등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되는 사업을 우선 반영했다. 전 부서 공모로 총 42건을 접수했고 주요 현안과 반복 민원, 규제 개선 필요 과제를 검토해 8건으로 압축해 선정했다. 선정된 과제는 △공적 항공마일리지 활용 기부 활동 △세외수입 체납 고지서 7개 언어 서비스 제공 △상권-지역연계 유용자원 순환체계 구축 △빌라 가꿈관리소 확대 추진 △'교통약자의 발걸음을 잇다' 스마트 보행지도 구축 △수원시 주민자치형 동평생학습센터 운영 △여권 민원서식 작성 도우미 구축 △'물값의 정석' 상수도 원인자부담금 부과 체계 정비다. 시는 시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모바일 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으로 선호도 조사를 했고 1740명이 참여했다. 이 가운데 △스마트 보행지도 구축 △상권-지역연계 유용자원 순환체계 구축 △주민자치형 동평생학습센터 운영 등 3개 사업은 시민 관심도가 높았다. 해당 사업에는 적극행정 마일리지를 추가 부여한다. 시는 과제별 세부 추진 계획을 실행계획에 반영하고, 반기별로 이행 실적을 점검하며 우수 성과를 낸 공무원에게는 포상과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적극행정은 시민의 불편을 해결하는 실천 행정"이라며 “선정된 과제를 책임 있게 추진해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송인호 기자 sih31@ekn.kr

[미-이란 전쟁] 경유>휘발유 ‘가격 역전’…중동 정유설비 타격에 多소비 경유 ‘껑충’

미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의 여파로 국내 경유 판매가격이 휘발유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3년여 만에 재현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설비가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 중동산 원유 운송뿐 아니라 경유 생산까지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 국제 경유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유가 휘발유보다 공급이 상대적으로 빠듯한 구조라 일반적으로 더 비싸고 국제 정세의 영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유류세로 경유가 더 저렴한 가격 구조가 고착화된 만큼 이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Opinet)에 따르면, 이날 국내 휘발유와 경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리터(ℓ)당 각각 1893.3원과 1915.37원(오전 10시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 6일 1871.82원과 1887.33원으로 역전 현상이 나타난 이후 사흘째다. 상승 폭도 경유가 더 가팔랐다. 이란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미국이 제거하기 전날인 지난달 27일과 이달 7일을 비교하면 휘발유는 11.6%, 경유는 19.6% 올랐다. 이 같은 경유 가격 역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2022년 5월 11~27일과 같은 해 6월 13일~2023년 2월 22일 발생한 뒤 처음이다. 해외 원유시장에선 기본적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싸다. 지난해 싱가포르 석유시장 기준으로 평균 경유 가격은 배럴당 87.73달러로 휘발유보다 8.7% 높았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와 경유 제품에 붙는 세금 때문에 결과적으로 휘발유의 판매 가격이 경유보다 더 낮아지는 구조다. 휘발유와 경유에는 관세 3%와 수입부과금 16원이 추가되고, 정유사 공급 가격에는 유류세가 붙는다. 경유에 매기는 유류세는 리터당 528.75원으로 휘발유보다 217.14원 낮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이란 혁명수비대가 인근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면서 중동산 원유와 석유제품 수급이 거의 막혔다. 봉쇄 장기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석유시장 가격이 출렁였다. 두바이산 원유 가격은 6일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석유제품 공급 가격 산정 기준 중 하나인 싱가포르 석유시장에서는 휘발유(95RON)와 경유(0.001%) 가격이 각각 배럴당 121.33달러, 155.74달러로 47.8%, 67.6% 급등했다. 국제 경유 시장이 더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경유가가 더 빠르게 오른 것이다. 이번에 경유 시장 가격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중동에서 생산하는 원유뿐 아니라 역내 정유사들의 경유 생산과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가령,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에 이어 원유 생산 2위 국가이자 정유제품 생산 6위 국가다. 사우디 아람코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당장 정유제품 생산이 멈췄다. 정비 후 재생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해졌고, 중동 내 다른 정유설비도 공격을 입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되면서 불안이 가중되는 것이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공급 자체가 어려워졌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장(연구위원)은 “중동지역 정유사들이 유종과 설비 특성에 따라 경유 제품을 많이 생산, 공급하는 편"이라며 “이번에 정유 시설이 공격받은 데다 수출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 통행까지 멈추면서 세계 경유시장에서 가격이 더 크게 반응했고, 그 영향이 국내 시장에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시장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비싼 이유는 경유 생산 과정과 쓰임새 때문이다. 휘발유는 분자 한 개당 탄소 개수가 8개 안팎, 경유는 12개 안팎으로 이뤄진다. 끓는점은 각각 30~200℃, 250~350℃로 경유가 더 높다. 같은 양의 연료를 태우면 경유가 더 많은 열 에너지를 낸다. 연료라는 용도 기준으로 보면 휘발유보다 경유가 대형 운송이나 산업용 발전에 훨씬 더 많이 쓰이므로 찾는 곳이 더 많다. 반면에 정유 과정에서 경유가 휘발유보다 더 적게 나온다. 원유 열분해·증류 과정에서 끓는점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중유, 아스팔트 등 다양한 제품이 나온다. 정제된 원유 중 휘발유는 40~50%가량, 경유는 20% 미만이 차지한다. 그럼에도 국제 시장과 달리 한국에서 낮은 유류세로 경유 가격이 더 낮아진 구조는 20세기 후반기 산업 육성책에 따른 결과이다. 우리 정부는 석유제품 가격고시제도를 1997년까지 운영하면서 경유에 더 낮은 가격을 매겨왔다. 산업화를 시작한 1960년대 경유가 산업용, 휘발유가 사치재로 구분된 결과다. 가격 고시제 폐지로 정유제품 가격 책정이 시장 원리를 따르게 됐지만, 경유가 휘발유보다 저렴한 구조만큼은 유류세 도입으로 고착화됐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경유에 더 낮게 매기는 유류세 부과 구조로 경유가 저렴한 기름이라는 인식이 확산했지만, 세계 시장에서 경유 가격이 더 높은 이유는 생산량 대비 소비량이 큰 데 따른 시장 원리"라며 “전체 경유 소비를 줄이려면 유류세가 초래하는 시장 왜곡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정유4사를 회원사로 둔 대한석유협회는 한국석유유통협회, 한국주유소협회 등 유관단체와 함께 6일 입장문을 내고 “중동 정세 악화로 급등하는 국제유가가 국내 주유소 가격에 급격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경유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하지만이러한 인상 요인이 국내 가격에 일시 반영될 경우 물가상승 등 국민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어 주유소 가격에 분산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기름값 급등에 정부 ‘화들짝’…월 ‘2000회’ 특별 단속

최근 중동 사태로 국내 석유류 가격이 들썩이자 정부가 이달부터 월 2000회 이상 특별 단속 등 전방위 대응에 나섰다. 일부 주유소의 과도한 가격 인상과 담합, 생필품 사재기 행위까지 감시망이 확대될 전망이다.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산업통상부·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합동으로 지난 6일부터 석유 유통시장에 대한 월 2000회 이상 특별기획검사에 착수했다. 전국의 불법 석유유통 위험군 주유소가 집중 점검 대상이다. 산업부는 석유관리원과 함께 수급 상황 불일치, 과다·과소 거래, 소비자 신고가 많은 주유소 등을 고위험군으로 선정해 검사 중이다. 구체적으로 석유제품을 매점매석하거나 판매 기피 행위, 유통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석유 혼합 판매 등 불법 행위들이다. 정부 합동으로 비노출 검사 차량을 활용한 암행 점검 방식으로 월 2000회 이상 검사와 단속을 병행한다. 공정위는 중동 지역 불안에 편승해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행위와 생필품 가격 담합 등 시장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현재 공정위는 전국 지방사무소 인력을 총동원해 전국 주유소 판매가격을 실시간 모니터링 중이다. 가격 담합, 비용 전가 등 시장 교란 행위 적발시 신속, 엄중하게 제재할 방침이다. 아울러 정부는 석유 외 다른 민생 밀접 품목도 집중 점검하고, 위법 행위가 포착되면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6일 열린 국회 당정 협의회에서 “정부합동반이 주유소를 직접 방문해 점검하고, 폭리를 취하는 문제에 대해선 공정위까지 다 포함해 대응하고 있다"며 “단기간 급등한 석유 가격이 곧 정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가 석유류 관련 집중 점검에 나선 데는 업계가 중동의 정세 불안을 악용, 실제 원가가 오르기 전에 급격한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우리 국민들은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엄청 빨리 오르고, 내릴 때는 천천히 조금 내린다고 한다"며 “중동 사태를 이용해 돈을 축적하는 행태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서울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이 3년여 만에 리터(ℓ)당 1900원 선을 넘었고, 일부 지역에서는 2000원대를 육박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했지만, 국내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약 2주 가량 소요된다. 유류값 폭등은 정유업계가 선제적으로 과도한 인상 가격에 나섰기 때문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 국가데이터처가 6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2.4% 하락하며 작년 8월(-1.2%) 이후 6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휘발유(-2.7%), 경유(-0.8%) 등이 모두 감소했다. 지표로 보면 최근 중동 사태로 나타난 석유류 가격 인상은 아직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달 28일 중동상황 이후 최근 3∼4일동안 휘발윳값이 크게 상승했다"며 “이는 3월 물가지표(4월 발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산업부 주관으로 석유 최고가 지정제를 검토 중이다. 다만 석유류 가격은 지역마다 달라 전국 단위 일률 적용이 어려워 지역별·유종별로 차등을 둘 것으로 보인다. 석유 최고가 지정제가 현실화될 경우 지난 1997년 석유제품 가격 완전 자유화 이후 약 30여년 만에 다시 조치되는 사례가 된다. 1997년 이후부터 정부가 유가 안정을 위해 가격 상한을 설정한 적은 없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5일 석유·가스에 대해 '관심' 단계의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특히 석유 관련 위기경보 발령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동 의존도가 높은 원유·가스 등 핵심자원 수급 위기 가능성이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정류업계, 주유소들이 단기간에 가격을 너무 빨리 올린 상황"이라며 “시장 상황과 국제유가 움직임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들을 추가로 검토,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김정관-여한구, 방미...“한미 간 관세합의 실효적으로 보장돼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을 방문해 기존 한미 간 관세 합의 사항이 실효적으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설득했다. 이번 방미는 최근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해 부과한 관세정책에 대해 위법하다고 판결한 이후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을 완화하고자 추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무효가 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고자 무역법 122조에 따라 150일 동안 10~1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이 기간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별, 품목별 관세 부과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김정관 장관과 여한구 본부장은 이달 6일(현지시간) 미국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각각 만났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과의 면담에서 우리 측 관세 합의 이행 현황을 설명하고, 양국 간 전략적 투자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여 본부장은 김 장관의 방미 일정에 맞춰 비공개로 미국을 찾았다. 여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를 만나 통상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우리는 (글로벌 관세 부과가 가능한) 최장 5개월의 기간을 갖고 있고, 그동안 (최대치인) 15%로 갈 수 있다"며 “우리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고, 각국에 서로 다른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관세 부과가 무효가 됐음에도 세계 각국은 상호관세를 낮추는 조건으로 대규모 대미 투자, 미국산 제품 구매 등 기존에 약속한 무역 합의를 이행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글로벌 부과를 비롯해 무역법과 무역확장법에 규정된 관세 부과 권한을 직권으로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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