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헌금’ 강선우 1심 징역 2년 6개월…김경과 함께 법정구속

‘공천헌금’ 강선우 1심 징역 2년 6개월…김경과 함께 법정구속

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1억원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강선우 무소속(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돈을 건넨 혐의를 받는 김경 전 서울시의원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춘근 부장판사는 14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 등의 1심 선고공판에서 강 의원에게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을 선고했다. 김 전 시의원에게는 징역 1년을, 강 의원의 전 보좌관 남모씨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강 의원에게..

“이달 동결 뒤 다시 긴축”...한은 기준금리, 내년 초 3.5% 찍는다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통화긴축의 고삐를 늦추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경기가 살아나고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다음 달부터 금리 인상 행보가 재개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와 한국씨티은행은 한은이 내년 초까지 기준금리를 연 3.50%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의 캐슬린 오 연구원과 한국씨티은행의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2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연 3.00%로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두 차례 연속 금리 인상에 따른 정책 효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만큼 이달에는 숨 고르기에 나서겠지만, 물가와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추가 긴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금통위 내부에서 인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소수의견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소수의견이 2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1명이 인상 의견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동결 결정에도 금리 인상 주장이 힘을 얻는다면 시장의 관심은 다음 통화정책 회의로 빠르게 옮겨갈 수 있다. 양 기관은 추가 인상의 시점과 속도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모건스탠리는 11월 기준금리가 연 3.25%로 올라선 뒤 2027년 1분기 최종금리인 연 3.5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씨티은행은 11월과 내년 2월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려 연 3.50%까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긴축 재개의 핵심 근거는 물가다. 김진욱 이코노미스트는 9월 소비자물가 흐름에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그동안 누적된 비용 부담이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번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호조가 성장 전망을 끌어올리는 점도 추가 금리 인상을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짚었다. 주택가격 상승세의 진정 여부와 원화 가치의 회복 속도 역시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가를 주요 변수로 꼽았다. 캐슬린 오 연구원 역시 물가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고착할 위험을 경계했다. 근원물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 대응이 늦어질 경우 물가 안정에 더 큰 비용이 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경기 부담보다 물가 억제를 우선하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수출 경기의 회복이 경제 전반의 체력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대목이다. 반도체 등 수출 산업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중소기업은 높은 금융비용과 채무 상환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경기 회복의 혜택이 산업과 계층별로 고르게 확산하지 못하면서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도 취약 부문에 집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모건스탠리가 제시한 연체율 통계에서도 이런 부담이 드러난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2021년 1분기 0.67%에서 올해 1분기 2.13%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간 소득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1.08%에서 3.64%로 상승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도 올해 7월 0.856%를 기록해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그럼에도 국내 경기의 회복세가 추가 금리 인상을 감내할 여력을 제공한다고 판단했다.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4월 전년 동월 대비 3.5%에서 올해 8월 4.6%로 상승했다. 서비스업과 건설업의 경기 심리도 2025년 초 저점을 찍은 뒤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출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만큼 물가 안정에 필요한 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논리다. 통화정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재정정책의 역할도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캐슬린 오 연구원은 물가를 억제하기 위한 통화긴축은 유지하되, 부채 부담과 부실 위험이 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 등에는 재정을 활용한 선별 지원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2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금리 인상에 따른 취약 차주의 부담을 고려해 통화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재정 지원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가 상승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긴축을 이어가면서도 금리 부담이 큰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완화할 정책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 ‘1호 사건’은 먹거리 담합

올해 다시 출범한 공정거래위원회 중점조사기획단이 첫 번째 사건으로 식품업체 담합 사건을 조사 중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대상, 오뚜기, CJ제일제당 등에 조사관을 보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들 업체가 수년 동안 가공식품 김치, 두부, 유지류, 선물세트, 즉석밥류, 장류 등 식품을 담합한 정황을 포착하고 조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민생 물가와 서민 경제에 부담을 주는 먹거리 담합 관련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중 대응으로 풀이된다. 공정위 중점조사기획단은 이달 초 출범했다. 민생 담합과 플랫폼 독과점 등 중대 불공정 행위를 전담해 2년간 한시 운영된다. 공정위는 기존 7명 규모의 중점조사팀을 3개 담당관, 약 40명 규모의 국 단위 조직으로 확대 개편했다. 한때 '재계 저승사자'라고 불렸던 공정위 조사국이 폐지된 지 21년 만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반도체 다음 ‘K-뷰티’, 외국인 의료·미용 목적 비자도 간소화

인공지능(AI)을 활용, 피부를 진단하고 맞춤형 화장품도 개발하는 등 이른바 AI를 입힌 'K-뷰티 서비스 산업'이 본격 추진된다. 의료·미용 관광 목적으로 방한한 외국인 대상 비자 발급도 간소화하고, 피부·성형 등 의료서비스와 쇼핑, 관광도 연계한다. 정부는 반도체에 이어 K-뷰티 서비스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할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할 방침이다. 정부는 14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I·융복합 K-뷰티 서비스 지원방안'을 밝혔다. 최근 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화장품 제조 중심의 'K뷰티'를 AI·데이터·디바이스 등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으로 확장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다. 정부는 피부 관련 데이터를 기업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학습에 적합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기로 했다. 18개국 1만7000여 명의 피부 특성 정보를 보유한 '피부 데이터뱅크'는 내년까지 19개국으로 확대한다. 기업들은 관련 데이터를 활용, AI 피부 진단과 분석을 통해 화장품 내용물과 원료를 추가한 개인 맞춤형 화장품을 개발·상용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모든 매장마다 1명씩 상주해야 하는 맞춤형 화장품 조제 관리사가 AI·자동화기기를 활용해 여러 매장을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올해 말까지 진행하는 실증 특례와 산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제도화와 함께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한다. AI·자동화기기가 일정한 품질을 유지하는지 검증할 수 있도록 관련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 비자 간소화 등 입국 문턱도 낮춘다. 비자 신속 발급이 가능한 지방의원급 우수 유치기관을 늘려 의료 미용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산한다. 의료·웰니스 관광 목적의 비자가 쉽게 발급될 수 있도록 심사 요건과 절차도 개선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관계부처 합동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의료관광 유치기관의 초청을 받고, 국내의료기관에서 진료 또는 요양할 목적으로 입국, 재정 능력 등이 입증된 외국인 대상으로 비자를 발급하고 있다. K-뷰티 서비스와 관광·쇼핑을 연계해 지역 활성화도 도모한다. 정부는 내년 경주와 제주에 K-뷰티 홍보·체험, 바이어 상담 등을 결합한 'K-뷰티 클러스터'를 조성해 마케팅과 전문인력, 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충북 오송에는 내년 상반기까지 'K-뷰티 아카데미'를 열어 내·외국인 대상 헤어·메이크업 등 서비스 전문인력을 매년 1900명 양성한다. 서울 홍대와 명동, 부산에는 'K-뷰티 체험·홍보관'을 둬 AI 피부 진단과 가상 메이크업 등을 제공한다. 외국인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표준 QR코드 설치 업장도 현재 4만개에서 내년 8만개로 늘린다. K-뷰티 기업의 해외 진출을 늘리고, 정책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챗봇으로 화장품 규제 정보를 제공하는 'AI 코스봇'은 기존 주요 수출국 10개국에 싱가포르와 멕시코, 베트남 등 10개국을 추가한다. 무슬림 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원료 공급사 DB 구축, 컨설팅 등 할랄 인증도 지원한다. 위조가 의심되는 화장품 정보 공유, 구매검사, 정품 인증을 실시하고, 위조 상품 추적과 국제공조 수사 등 지식재산권 보호도 강화한다. 아울러, 정부는 뷰티테크 등 스타트업과 기업형 벤처캐피탈 간 협업 지원 목적의 '오픈이노베이션 벤처펀드'를 25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우수 기술 보유 화장품 기업에는 보증 비율을 85%에서 최대 95%로 높이고, 보증료율도 0.2%포인트(p) 낮춘다. 이 부총리는 “반도체와 함께 성장을 이끌 제2, 제3의 주자가 K-뷰티 등 서비스산업"이라며 “서비스산업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크고, K-콘텐츠 등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발의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연내 제정될 수 있도록 국회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은행 문 닫는 30분, 포용금융과 일자리도 닫힌다

은행의 문이 열리는 시간이 늦어진다. 금융산업 노사는 최근 은행 점포의 개점 시간을 오전 9시에서 9시 30분으로 늦추고, 폐점 시간은 오후 4시로 유지하는 방안에 잠정 합의했다. 내년 4월부터 대면 영업시간을 하루 30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직원의 노동시간을 줄이고 일과 생활의 균형을 개선하려는 취지는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직원의 근로시간과 고객의 금융서비스 이용 시간을 반드시 함께 줄여야 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은행은 일반적인 소매점과 다르다. 민간기업이지만 예금과 지급결제, 신용공급이라는 국민경제의 핵심 기능을 수행한다. 은행의 준공공성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과 사회적 책임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영업시간은 노사의 근로조건인 동시에 국민의 금융 접근성을 결정하는 요소이다. 은행 내부의 편익만으로 변경의 타당성을 평가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은행 창구가 30분 늦게 열린다고 모든 고객이 같은 불편을 겪는 것은 아니다.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고객에게는 영향이 작을 수 있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이 어렵거나 복잡한 거래에 대면 설명이 필요한 고령층과 장애인 등에게 창구는 대체하기 어려운 통로이다. 고령자 모두가 디지털 취약계층은 아니지만, 금융서비스를 스스로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에게 '앱으로 처리하면 된다'는 안내는 충분한 해결책이 아니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소비자 후생은 금리와 수수료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이동시간과 대기시간, 재방문 비용, 업무를 처리하지 못해 발생하는 기회비용도 포함된다. 은행 방문 때문에 일을 늦게 시작하거나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면 해당 시간 역시 경제적 비용이다. 은행이 창구 운영비를 절감하더라도 고객의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난다면 개별 은행의 효율화가 국민경제 전체의 효율화라고 할 수 없다. 영업시간 단축은 은행의 고용에도 역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면 접점 축소로 점포 이용과 실적이 감소하면 중장기적으로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의 근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얻은 근로조건 개선이 장기적으로 일자리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대면 상담이 줄면 예금 고객에게 필요한 연금이나 대출 서비스를 연결하는 교차판매 기회도 축소될 수 있다. 디지털 채널이 일부를 대체하더라도 복잡한 설명과 신뢰 형성이 필요한 상담까지 같은 방식으로 대체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해외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는 영국의 '뱅킹 허브'이다. 이는 여러 은행이 공동으로 지역 금융 창구를 제공하는 Cash Access UK가 소유한다. 통상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문을 열며 현금 입출금과 잔액 확인 등 기본서비스를 제공한다. 개별 은행의 운영비 부담을 나누면서 지역의 대면 금융 접근성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허브에는 은행별 담당자가 정해진 날 방문해 별도 공간에서 계좌 관리와 지급·이체, 온라인뱅킹 이용 등을 상담한다. 담당자의 방문 일정과 서비스 범위는 지역 수요에 따라 달라지므로 모든 은행의 모든 업무를 매일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비용 절감과 금융 접근성 보장을 양자택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국내에서도 고령층 밀집 지역과 점포 부족 지역에 공동점포를 설치하고 참여 은행이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은행별 상담 인력을 순환 배치하면 기본업무와 전문 상담을 연결할 수 있다. 우체국 등 기존 지역망을 활용할 경우에는 업무 위탁의 법적 근거와 개인정보 보호, 사고 책임, 처리 가능 업무를 명확히 해야 한다. 비용을 공유하더라도 소비자에 대한 책임까지 불분명해져서는 안 된다. 탄력 점포와 시차 근무도 대안이다. 모든 직원이 같은 시간에 출퇴근하고 모든 점포가 같은 시간에 문을 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오전 수요가 많은 지역에는 이른 시간 창구를 유지하고 직장인 밀집 지역에는 늦은 시간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시간을 분산할 수 있다. 예약 상담과 디지털 이용지원은 보완책이지만, 예약이나 앱 사용 자체가 어려운 고객을 위한 비예약 창구도 남겨야 한다. 영업시간 변경에 앞서 지역별 고령인구, 대체 점포까지의 이동시간, 시간대별 방문 수요와 예상 대기시간을 평가해야 한다. 은행 노사의 합의를 존중하지만, 금융소비자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일률적인 시간 규제만 고집하기보다 접근성 저하가 예상되는 지역에 실효성 있는 보완 조치가 마련됐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포용금융은 취약계층에 금융상품을 공급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필요한 순간에 거래하고 설명을 들으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은행의 문을 닫아 얻는 효율이 고객의 비용 증가와 대면 금융의 쇠퇴로 이어진다면 지속 가능한 혁신이 아니다. 직원의 노동시간은 줄이되 고객의 금융 접근성은 지키는 운영 설계가 필요하다. 은행의 경쟁력은 문을 여는 시간을 줄이는 데서가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더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bienns@ekn.kr

[EE칼럼] 공급망에서 핵심기술이 중요한 이유

핵심기술은 공급망 확보에서 최종 지배력을 결정할 만큼 매우 중요하다. 광산을 많이 가진 나라가 반드시 공급망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광물을 고순도 소재로 전환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과 국가가 공급망의 주도권을 갖는 시대가 됐다. 고려아연 사례로 설명하면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고려아연의 미 테네시주 핵심광물 공급망을 위한 진출은 단순한 해외 투자가 아니라 한.미 경제안보 협력과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재편의 상징적인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미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한국을 가장 핵심 파트너로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광물 채굴뿐 아니라 제련·정련 능력을 자국 내에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비철금속 제련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을 갖고 있는 고려아연은 미국 테네시주에 대규모 제련.정련 시설을 건설해 미국내에서 갈륨. 게르마늄. 인듐 등 반도체의 핵심 소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미국 행정부가 이 프로젝트에 전략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핵심광물 공급망은 보통 여러 단계로 짜진다. 광산(채굴·확보)->제련.정련(고순도화)->소재화(전구체.양극재)->완제품(배터리·반도체)이다. 여기서 가장 진입 장벽이 높은 구간이 제련·정련과 소재화이다. 광산은 자본과 자원 보유가 중요하고, 제련·정련은 수십 년간 축적된 공정 기술이 필요하다. 소재는 고객 인증과 품질 관리 능력이 요구된다. 즉 기술이 없는 기업이나 국가는 광물을 캐도 부가가치를 남이 가져가는 꼴이 된다. 고려아연의 핵심기술은 광석을 전략 자산으로 바꾸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리튬 광석 1톤을 확보했다고 해서 바로 배터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광물에서 배터리까지 고순도 정련과 소재화가 핵심이다. 고려아연은 특히 고순도 정련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갖고 있다. 이 능력이 있으면 여러 국가에서 원료를 조달하고 불순물을 제거하며, 배터리, 반도체급 순도로 만들고 고객사 요구 규격에 맞춰 공급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공급망의 실질적 통제력이다. 미국이 왜 한국의 제련 기술을 원하는지 답은 분명하다. 미국은 리튬, 희토류 매장량이 있지만 정련 능력은 중국에 비해 부족하다. 따라서 미국 입장에서 고려아연의 의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니라 중국 대체 정련 파트너로 평가하고 있다. 즉 기술이 동맹의 전략 자산이 된 것이다. 기술이 있으면 가격이 아니라 조건을 정할 수 있다. 광산만 가진 경우 국제 시세에 따라 판매하기 때문에 가격 결정권이 약하다. 하지만 핵심 기술을 가진 경우 장기 계약, 프리미엄, 우선 공급 협상 등이 가능하다. 즉 조건 결정권이 강해지는 것이다. 실제 배터리, 반도체 업체들은 가격보다 안정성과 품질을 더 중시한다. 그래서 고순도 소재 기업은 장기 공급 계약(5~10년), 선급금 투자, 공동 투자, 우선 공급권 등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이 핵심광물 공급망에서 강한 이유도 바로 이런 점이다. 많은 사람들은 중국이 광산을 많이 가져서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제련과 정련 능력이다. 중국은 리튬, 코발트, 희토류의 상당 부분에서 정련과 가공 점유율을 장악하고 있다. 즉 광산 보유부터 시작하여 정련 기술로 핵심 지배력을 갖추고 소재. 배터리 산업 등 최종 산업의 지배력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이 배워야 할 점이 여기에 있다. 우선 광산보다 제련.정련·소재 인재를 키워야 한다. 제련 공정 엔지니어, 고순도 소재 전문가, 재활용·도시광산 기술자, 공급망·트레이딩 전문가 등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고려아연의 미국 진출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한국이 미국에 제공한 것은 광물 자체가 아니라 중국을 대체할 수 있는 고순도 제련·정련 기술과 공급망 운영 능력이다. 이러한 기술력 때문에 미국이 핵심광물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고려아연을 선택했으며 반도체, 배터리, 방산 공급망에서 매우 중요한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것이다. 고려아연은 올해 상반기 매출 12조 4446억원, 영업이익 1조 3332억원으로 사상 최대 반기 실적을 올렸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6조 5879억원, 영업이익 1조 2319억원으로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올린데 이은 호실적 행진이 계속되고 있다. 고려아연이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핵심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bienns@ekn.kr

외국인 5대 지방공항에 바로 온다…2029년 500만명 입국 기대

정부가 5대 관광권을 선정, 수도권에 편중된 외국인 관광객이 지방공항으로 바로 입국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2029년까지 5대 관광권 입국자 500만명 달성을 목표로 내년 4100억원을 지원한다. 소비 진작을 위해 이달 29일부터 국가단위 할인 행사인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과 함께 농축수산물 최대 50%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서비스산업발전 태스크포스(TF)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인천공항 입국 후 수도권 위주로 방문하는 편중된 방한관광 구조를 지방공항을 통해 바로 입국하도록 확대·개편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김해공항권, 대구공항권, 청주공항권, 양양공항권, 무안공항권 등 5개 지방공항 중심으로 초광역 5대 관광권을 선정했다. 5대 관광권에는 내년 국비와 지방비 등 약 41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 조만간 발의 예정인 메가특구법과 연계한 규제 특례도 검토한다. 교통·언어 등 방한 관광객이 겪는 문제를 인공지능(AI) 기술로 해결하는 AI 실증 사업도 추진한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가·지역 대표 전시회도 5개 이상 육성할 계획이다. 이 부총리는 “수출 1조 달러에 걸맞은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AI와 연계하는 다양한 첨단산업 전시회를 올해 처음 열고, K-푸드·뷰티 대표 전시회도 육성하겠다"며 “전시산업 발전 지구를 지정, 지역 생태계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민생 부담을 덜고 소비 촉진을 유도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도 지속한다. 국가 단위 할인축제인 '코리아그랜드페스티벌' 행사가 이달 29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열린다. 이 기간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을 7%에서 10%로 상향한다. 총 17억원 규모의 당첨금을 지급하는 '상생소비복권'도 운영한다. 농축수산물 최대 50% 할인 행사도 지속한다. 정부는 행사 관련 세부 사항은 관계부처 논의를 거쳐 이달 중 발표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부가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11차 석유 최고가격제는 오는 17일 0시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이 부총리는 “그간 최고가격제 등 정책 노력에 힙입어 9월 물가상승률은 2%대를 기록했지만, 최근 호르무즈해협·홍해 등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11차 석유 최고가격은 국제유가 상황과 국민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달 16일 오후 6시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팩트체크] 외국인 가족공제는 ‘세금 유출’? 따져보니…

외국인 근로자가 본국에 있는 가족을 부양한다는 이유로 세금 공제를 받고 환급을 신청하는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세금 유출' 논란이 일고 있다. 국세청은 국내 거주자 요건과 소득·부양 요건을 충족하면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논란은 블라인드에 지난 9일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국세청 직원이라고 밝힌 A씨는 '외국인노동자한테 세금 환급해 줄 때마다 현타옴'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본국의 배우자와 부모·자녀를 대상으로 기본공제와 자녀세액공제를 신청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국의 세금이 외국에 수십수백만원이 유출되는데, 이거 거부할 명분도 없고 해서 할 때마다 환장한다"고 썼다. 글은 X 등으로 퍼지며 1만회가량 조회됐다. 본국 가족 공제는 현행 소득세법이 허용하는 제도다. 소득세법 제50조는 요건을 갖춘 거주자가 배우자와 부양가족 등에 대해 1명당 연 150만원을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한다. 배우자는 소득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직계존속은 60세 이상, 직계비속은 20세 이하여야 한다. 부양가족의 연간 소득금액은 100만원 이하여야 한다. 장애인 등 일부 대상은 나이 제한의 예외가 적용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한국에 거주하며 소득세 신고를 한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며 “공제 대상과 지급 기준도 외국인과 내국인 모두 동일하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세법상 거주자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비거주자는 본인 외 인적공제를 받을 수 없다. ◇ 단일세율 선택하면 가족공제 적용 안 돼 외국인 근로자는 일정 요건 아래 최초 근로 제공일부터 20년간 19% 단일세율과 기본세율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단일세율을 적용받으면 인적공제 등 각종 소득공제와 세액공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본국 가족에 대한 기본공제는 기본세율을 선택한 근로자가 관련 요건을 충족했을 때 받을 수 있다. 기본공제에 따른 실제 절세액은 적용 세율에 따라 달라진다. 과세표준에 적용되는 한계세율이 15%라면 기본공제 150만원에 따른 소득세 감소액은 22만5000원이다. 24% 세율이 적용되면 36만원이다. 지방소득세 감소분은 별도다. 예컨대 배우자와 부모 2명, 자녀 1명 등 4명이 모두 기본공제 요건을 충족하고 15% 한계세율이 적용되면 과세표준은 총 600만원 줄고 소득세는 90만원 감소한다. 지방소득세 감소분까지 포함하면 99만원이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귀속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 총급여는 3278만원이었다. 자녀세액공제는 기본공제와 별도로 적용된다. 2025년 귀속 기준 8세 이상 자녀에 대한 세액공제는 1명일 때 25만원, 2명일 때 55만원이다. A씨는 서류 부담도 문제로 들었다. 외국인은 본국 행정기관이 발급한 가족관계·소득 관련 서류와 한글 번역본 등을 준비해야 해 업무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국가별로 서류 형식은 다르지만 실제 부양 여부 등을 입증해야 한다는 원칙은 같다고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공제 대상이 된다는 서류만 제출하면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며 “외국인이라고 해서 차이를 두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세금 유출'이라는 주장에도 국세청은 거주자 요건에 따라 세금 신고와 공제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거주자 요건이 되면 더 낸 세금이 있으면 돌려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덜 낸 세금이 있다면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연말정산에서 공제를 누락했다면 법정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5년 이내에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 경정청구는 세금을 실제 내야 할 금액보다 많이 신고·납부한 납세자가 세액 정정과 환급을 요청하는 절차다. ◇ 경정청구 환급 26조원…내외국인 구분 없어 경정청구 환급 통계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다. 지난 1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2025년 과오납 환급금은 총 42조1845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경정청구에 따른 환급액은 26조3096억원으로 전체의 62.4%를 차지했다. 경정청구 환급액은 2020년 3조9995억원에서 2025년 5조7744억원으로 4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구 건수는 39만1000건에서 137만9000건으로 약 3.5배 늘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외국인 청구 건수는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자료상 2023년 귀속 외국인 근로자의 연말정산 결정세액은 1조1657억원이다. 일본은 국외 거주 친족에 대한 부양공제 요건을 강화했다. 2015년 국외 거주 친족에 대한 친족관계·송금 관련 서류 제출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30세 이상 70세 미만 친족의 경우 유학생이거나 장애인이거나 연간 38만엔 이상을 송금받는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공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해당 규정은 국적에 따른 구분이 아닌 국외 거주 친족의 연령과 부양 관련 요건을 기준으로 적용된다. 이상무 기자·김가현 인턴기자 rokmc@ekn.kr

IMF도 올해 한국 3%대 성장 “선진국 중 최고” 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3%로 또다시 대폭 올려 잡았다. 7월에 이어 10월에도 0.7%포인트(p) 상향한 것으로 조정 비율만 보면 선진국 중 가장 높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했다는 평가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에 이어 IMF도 한국의 3%대 높은 성장률 전망에 합류했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는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10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한국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3.3%로 지난 7월(2.6%) 대비 0.7%p 상향 조정했다. 7월 0.7%p 올린 데 이어 석 달 만에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는 올해 세계 평균 성장률 전망치 3.1%, 선진국 2.1%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성장률 상향폭도 세계(0.1%p), 선진국(0.4%p) 평균을 모두 상회했다. IMF는 중동 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하는 강력한 반도체 중심 대외수요와 이로 인한 수출 호조세가 한국의 성장률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한국은 대만과 함께 AI 하드웨어 핵심 교역국"이라며 “원자재 수출국 및 제조업 거점국에 파급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3%대로 상향 조정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월 올해 한국 성장률을 3.7%로 무려 1.1%p 올려 잡았다. 주요 기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높고, 주요 20개국(G20) 국가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었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같은 달 3.2%로 상향했다. 국내에서도 정부 3.0% 전망에 이어 한국은행 3.3%, 한국개발연구원(KDI) 3.2% 등 3%대 성장으로 상향 조정됐다. IMF는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5%에서 2.8%로 0.3%p 끌어올렸다. IMF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3.0%에서 3.1%로 0.1%p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7월과 같은 3.4%로 유지했다. IMF는 “세계 경제에 여전히 중동 긴장·무역 분절 등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지만 7월보다는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IMF는 국가별 성장 경로가 중동 전쟁 노출도와 AI 기술 밸류체인 참여 정도에 따라 양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 양극화·잠재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문제도 상존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AI 인프라 투자를 올해 3%대 세계 경제 성장률의 핵심 동력으로 봤다. 특히,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아시아 주요국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고 평가했다.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고령화가 심화하는 한국과 중국, 일본 아시아 주요국들은 AI 생산성 증대가 인구절벽으로 인한 경제적 압박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IMF의 성장률 상향 조정에 “한국의 강력한 AI 하드웨어·반도체 관련 수출 호조의 영향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지속된 중동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 고유가와 고물가, 고금리 등을 성장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재경부 관계자는 “중동 전쟁 장기화, 물가·금리 상승으로 민생 부담이 지속되고 양극화와 잠재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문제도 상존한다"며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민생 안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춘천 미래산업 대전환②] AI·바이오·반도체 잇는 춘천…‘연결 전략’ 성과로 증명해야

춘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춘천시가 춘천시가 지난 30년간 축적한 바이오산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의료·웰니스 분야로 확장하는 한편, 반도체와 데이터 산업을 연계한 미래산업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바이오산업의 AI 전환이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다음 단계는 연구성과를 실제 사업화로 연결할 산업시설과 기업 투자 기반을 확보하는 일이다. 춘천시는 대규모 생산시설 유치보다 반도체 설계·검증과 AI 실증, 데이터 활용, 전문인력 양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원대 반도체공동연구소와 기업혁신파크, 수열에너지클러스터 등을 연계해 연구개발 성과를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 생산보다 설계·검증…541억원 공동연구소 착공 춘천시 반도체산업의 핵심 기반이 될 강원대학교 반도체공동연구소가 지난 달 9일 착공했다. 연구소는 강원대 춘천캠퍼스에 연면적 4124㎡, 지상 4층 규모로 들어서며, 국비 474억3000만원을 포함해 총 541억9000만원이 투입된다. 1~2층에는 웨이퍼테스트실과 설계측정실, 장비실을 배치하고 3~4층에는 강의실과 연구실을 조성한다. 반도체 설계·측정·테스트 분야의 연구개발과 기업 기술지원, 전문인력 양성을 담당하게 된다. 이 연구소는 전국 대학 반도체공동연구소 가운데 설계 분야에 특화된 시설이다.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며, 2028년까지 설계·측정·테스트 장비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예정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반도체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업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확대하고, 설계·테스트 분야의 공동연구와 전문인력 양성을 추진하겠다"며 “연구소의 장비와 연구 역량을 기업의 기술개발과 검증에 활용하고, 기존 바이오·의료 분야와의 융합 연구도 사업화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후속 사업으로 반도체 설계지원센터 구축도 추진한다. 강원대 캠퍼스혁신파크에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총 240억원을 투입해 설계·검증 프로그램과 서버, 계측장비 등을 구축한다. 시제품 제작과 기업 기술지원, 설계 전문인력 교육을 지원하는 시설로 2027년 사업비가 정부 예산안에 반영됐다. 춘천시는 두 시설을 연계해 반도체 설계부터 검증, 시제품 제작까지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기존 바이오·의료 분야와 AI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접목한 융합 연구를 추진하고, 대학 연구성과를 창업과 기업 기술개발로 연결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다만 연구시설 구축 이후 기업의 실제 활용도와 공동연구 실적, 전문인력의 지역 취업 여부 등이 사업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1조471억원 기업혁신파크…바이오·정밀의료 산업거점 조성 연구개발 성과를 기업 투자와 산업화로 연결하기 위한 바이오·정밀의료 기업혁신파크 조성사업도 남산면 광판리 일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업 면적은 363만㎡다. 더존비즈온을 앵커기업으로 총사업비 1조471억원을 민간투자로 조달해 첨단산업과 주거·상업 기능을 갖춘 자족형 기업도시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춘천시는 2025년 11월 국토교통부에 통합개발계획과 사업승인을 신청한 데 이어 올해 5월 수정안을 제출했다. 현재 중앙부처 및 관계기관 협의와 사업성 분석이 진행 중이다. 시는 오는 12월 도시개발위원회 통합심의와 사업 승인 고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토지보상과 단지 조성에 착수해 2029년 1단계 준공을 추진하고, 2033년 하반기 전체 사업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기업혁신파크에는 바이오·정밀의료와 AI·데이터 산업을 연계한 기업 및 연구시설 등을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를 주요 기반시설로 활용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데이터 기반 산업의 집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 승인과 토지 보상, 민간투자 확보 등 후속 절차가 남아 있다. 앵커기업을 중심으로 실제 입주기업과 투자 규모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사업 추진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4223억원 수열에너지클러스터…AI 데이터 기반 확충 AI 산업을 뒷받침할 데이터 인프라 구축도 진행되고 있다. 춘천시는 동면 지내리 일원에 총사업비 4223억원을 투입해 수열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집적단지와 수열에너지 공급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소양강댐 심층수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2월 수열에너지 공급시스템 공사에 착수했으며, 2027년 3월까지 데이터센터 부지 분양을 마치고 2028년 말 부지 조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수열에너지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관련 기업의 입주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춘천시는 기업혁신파크와 수열에너지클러스터 등 데이터 인프라를 기존 바이오·의료산업과 연계해 AI 기술개발과 실증, 기업 지원에 활용할 방침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부지 조성과 공급시설 구축만으로 기업 유치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입주계약과 투자 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에 따른 지역 산업 연계 효과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지역 바이오·의료기업의 연구개발과 AI 서비스 실증에 얼마나 활용될 수 있을지도 주요 과제다. 연구·산업·인재 잇는 '연결 전략'…강원권 협력과 사업화가 관건 춘천이 추진하는 미래산업 사업은 시설별 기능과 추진 주체, 일정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연구시설과 산업공간, 기업 지원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정부 재원이 국가 전략과제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국비 확보를 위한 사업 간 연계를 강화하고 지역의 산업적 강점을 구체화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특히 대학의 연구개발과 인재 양성, 기업의 기술 사업화,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협력체계 구축이 중요해졌다. 춘천시는 이러한 연계를 강원권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춘천의 바이오 신소재·연구 기반에 원주의 디지털 헬스케어, 강릉의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을 연결해 강원연구개발특구를 중심으로 공동연구와 기술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육동한 춘천시장은 “이제는 서로 경쟁만 해서는 변화와 발전을 만들 수 없고, 강원 전체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춘천에 강점이 있는 연구·산업 기반을 중심으로 강원 전역의 산업·연구·의료·창업 생태계와 연결해 강원특별자치도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결국 춘천 미래산업 전략의 성과는 개별 시설의 준공이나 사업비 확보를 넘어 연구개발과 기업 투자, 인재 양성이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는지에 달려 있다. 반도체공동연구소와 기업혁신파크, 수열에너지클러스터 등이 실제 기업 유치와 기술 사업화, 지역 고용으로 이어질지가 향후 평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민주 김승원 의원, 코트라 “청년·기업 수요 연결 못 하면 행사를 위한 행사 실제 취업 성과로 평가해야”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글로벌 취업박람회에서 채용 실적이 있는 기업이 참가기업의 3 분의 1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이 원하는 해외 일자리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제대로 연결했는지,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친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김승원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시갑)이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2025년 글로벌 취업박람회의 행사별 참가기업은 총 596개사, 채용기업은 195 개사로 채용기업 비율이 32.7%에 그쳤다. 이는 동일 기업의 반복 참가를 포함한 수치다. 연도별 채용기업 비율은 2022년 34.7%, 2023년 33.3%, 2024년 28.8%, 2025년 32.5%로 30% 안팎에 머물렀다. 취업인원도 2023년 101명에서 2024년 93명, 2025 년 73명으로 감소했다. 문제는 청년과 해외기업의 국가·직무별 수요가 제대로 연결됐는지다. 코트라의 기업별 명단에서 2022~2025년 참가 이력이 있는 402개 항목을 분류하면 아시아 267개, 북미 68개, 오세아니아 37개, 유럽 29개, 기타 1개였다. 국가별로는 일본 196 개, 미국 45 개, 호주 32 개, 중국 23 개 순이었다. 이는 행사별 중복 참가를 합산한 596 개사와는 다른 기업 명단 항목 기준이다. 그러나 코트라의 통계만으로는 청년의 희망 국가·직무·임금·근로조건과 참가기업의 채용요건이 얼마나 일치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기업이 요구하는 전공·경력·어학 역량을 갖춘 청년을 연결했는지, 채용 불발이 인재 부족 때문인지 근로조건 차이 때문인지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복 참가에도 채용 실적이 없는 기업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 일본 도소매업 O사는 2022~2025년 네 차례 참가하고도 채용 실적이 없었으며, 올해 다시 자비로 참가했다. 일본 IT· 정보업의 한 기업도 네 차례 참가해 채용인원이 0명이었다. 2024 년 국정감사에서는 이미 낮은 채용기업 비율과 구인기업 검증, 구인지역 다양화 문제가 지적됐다. 코트라는 이후 구인기업 승인요건을 강화하고 3회 이상 미채용 기업의 추가 참가를 제한했지만 , 자비 참가에는 예외를 두고 있다. 참가비 지원 여부와 관계없이 실제 채용계획과 과거 미채용 사유를 확인하고, 청년의 희망조건과 기업의 구인요건을 사전에 대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용 불발 원인과 국가·직무별 취업 실적을 다음 행사에 반영하는 관리체계도 필요하다. 코트라는 대학별 취업설명회와 현지 멘토링을 확대하고 올해 AI 취업도우미 부스를 시범 도입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채용·취업 실적은 아직 집계 중으로, 2027년 5월 말까지 결과를 취합할 예정이다. 김승원 의원은 “청년이 원하는 일자리와 기업이 필요한 인재를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행사를 위한 행사에 불과하다"며, “코트라는 참가기업과 면접 숫자가 아닌 실제 취업 성과를 기준으로 박람회를 전면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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