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표류한 수원 군 공항 이전…특별법으로 돌파구 찾나

11월 2일 국회서 정책토론회…수원지역 국회의원 5명 공동 주최 이전지역 지원·사업 추진 절차·종전부지 개발 등 제도적 해법 논의 특별법 제정 공감대 확산 추진…이전 후보지역 주민 수용성이 최대 관건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장기간 답보 상태에 놓인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이 특별법 제정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특례시와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이전사업의 제도적 한계와 지원체계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사업 추진 절차를 정비하는 동시에 이전지역 지원과 기존 공항 부지 개발 문제까지 함께 다루겠다는 구상이다. 수원시는 오는 11월 2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수원 군 공항 이전 특별법 제정 정책토론회'를 개최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김영진·백혜련·김승원·염태영·김준혁 등 수원지역 국회의원 5명이 공동 주최하고 수원특례시가 주관한다. 장기간 진전을 이루지 못한 군 공항 이전사업을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로 연결하려는 자리다.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은 단순한 군사시설 이전을 넘어 도시개발과 지역경제, 주민 생활환경, 군사시설 운영 등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현안이다. 특히 이전지역에 대한 지원과 주민 수용성 확보가 사업 추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한국항공학회 김한용 고문이 발제자로 나서 군 공항 이전사업의 추진 방향과 주요 정책과제를 제시한다. 이어 고려대학교 김세용 교수를 좌장으로 인하대학교 최정철 교수, 서울대학교 권영상 교수, 유신 허태성 부사장, 경기남부국제공항 화성유치위원회 이재훈 회장이 참여하는 전문가 토론이 진행된다. 논의의 중심은 특별법 제정 필요성이다. 수원시는 특별법을 통해 사업 추진 절차와 지원체계를 보다 체계적으로 마련하고 장기간 지연된 이전사업에 새로운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전 주변지역에 어떤 지원책을 마련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군 공항 이전은 이전 대상지역의 생활환경과 토지이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 방안과 지역 발전계획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 기존 군 공항 부지의 활용 방안도 중요한 논의 대상이다. 공항 이전 이후 확보되는 종전부지를 어떻게 개발하느냐에 따라 도시공간 재편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법 제정이 곧바로 사업 추진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법률을 통해 절차와 지원 근거를 보완하더라도 이전 후보지역과의 협의, 주민 의견 수렴, 사업비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남는다. 특히 이전을 희망하는 지역과 부담을 우려하는 지역 사이의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가 관건이다. 이전지역의 동의와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추진 절차만 앞당길 경우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 수원시는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특별법 제정에 대한 공감대를 국회와 지역사회로 확산하고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실질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토론회는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을 더 이상 장기간 답보 상태로 두지 않고 실질적인 추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라며 국회와 전문가, 지역사회와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회 토론회의 성과는 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전지역 지원과 주민 수용성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해법을 얼마나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수원 군 공항 이전사업이 장기 표류를 끝내기 위해서는 입법 논의와 함께 이해당사자 간 실질적인 협의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정부 요소수·주사기 매점매석 금지 10월 종료 왜?

차량용 요소수·요소와 의료용 주사기·주사침에 적용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가 이달 말 종료된다. 정부는 중동전쟁으로 불안했던 국내 수급 상황이 안정세로 돌아섰고, 재고도 충분하다 보고 있다. 정부는 28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서 '요소수·요소 및 주사기·주사침 매점매석 금지 고시 종료' 방안을 밝혔다. 요소수는 경유차 배기가스 저감장치 촉매제다. 경유차의 경우 요소수를 공급하지 않으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필수 요소로 꼽힌다. 정부는 중동전쟁에 따른 원료 수급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3월 27일부터 요소수·요소의 매점매석을 금지해왔다. 이후 이달까지 고시를 세 차례 연장했다. 고시에 따라 현재 요소수·요소 수입·제조·판매자 등은 전년도 월평균 판매량의 200%를 초과하는 물량을 7일 이상 보관할 수 없다. 이후, 중국이 5월 말 한국에 요소수·요소 수출 쿼터로 약 200만t을 배정했다. 국내 기업의 중국산 물량 도입 계약도 진행되면서 수입 여건이 개선됐다. 정부는 현재 국내 요소 재고량이 공공 비축분과 민간 보관분을 합해 4∼5개월분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4월 14일부터 매점매석 행위가 금지됐던 의료용 주사기·주사침도 이달 말 해당 조치가 종료된다. 지난 6월부터 제조업체 재고가 늘어 공급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주사기 제조업체의 재고량은 4월 4770만개에서 이달 8158만개로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고시상 주사기·주사침 제조·판매자는 같은 기준을 초과한 물량을 5일 이상 보관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매점매석 동향이 나타나지 않고, 시장 질서도 안정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시 종료 이후에도 재고와 가격 등 수급 상황은 계속 점검할 방침"이라며 “수급 차질 우려가 발생하면 필요한 대응 방안을 신속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8년 퇴직급여 사외적립 의무화…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정부가 오는 2028년 100인 이상 사업장부터 퇴직급여 사외적립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한다. 사업장의 퇴직금 체불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을 밝혔다. 현재 근로자 개인이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회사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고 있다. 정부는 퇴직연금을 국민연금과 같은 기금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을 통해 전문적 자산운영으로 수익률을 높이고, 엄격한 수탁자 책임을 규정해 근로자 수급권도 보호한다는 취지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는 연금성·수익률 중심으로 개편한다. 정부는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 적용 시기도 앞당길 방침이다. 디폴트옵션은 가입자가 퇴직연금 적립금의 운용 방식을 별도 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운용하는 제도다. 정부는 “퇴직연금의 인가·관리·감독은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금융당국이 협업해 안정적으로 운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직연금 기능 강화 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29일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당정 협의를 거쳐 발표될 예정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복권판매점 경쟁률 26대 1…로또가 따로 없네

앞으로 참전유공자의 배우자, 공무수행 중 다치거나 사망한 지원공산군경과 그 유족도 복권판매점 운영이 가능해진다. 복권판매점 우선계약 대상자가 장애인, 기초생활수급자 등에서 확대되서다. 다만, 대상자가 늘어도 판매점 수는 9530개로 유지돼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동행복권은 전자복권의 1등 당첨권 분산 배치 구조를 알고도 복권위원회에 보고하지 않고, 관련 메일까지 삭제하다 위약벌 3000만원이 추가됐다. 기획예산처 복권위원회는 27일 이 같은 내용의 복권판매인 우선계약 대상자 확대안, 수탁사업자 위약벌 부과안 등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안에 따라 참전유공자 배우자 약 13만명과 지원공상군경 및 유족 약 1만명 등 총 14만명가량이 우선계약 대상자로 추가된다. 현재 복권판매점 우선계약 대상자는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한부모가족 세대주, 국가유공자와 독립 유공자 및 그 유족 또는 가족 등이다. 보훈대상이 참전유공자 배우자도 포함됐고,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도 늘리기 위해 우선계약 대상자를 확대했다는 게 복권위 설명이다. 복권위는 10월 말 입법예고를 거쳐 2027년 2월 공포를 추진한다. 실제 적용 시점은 최종 개정 내용에 따라 안내할 예정이다. 우선계약 대상자가 늘어도 전체 복권판매점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대상자 가운데 무작위 추첨해 판매인을 뽑는다. 지난해 경쟁률은 26대 1에 달했다. 복권위는 판매점 수를 9530개로 유지하고, 폐점 등으로 공석이 생기면 추가 모집할 방침이어서 판매점 문턱은 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내년도 온라인복권 판매인 재계약 대상은 9169명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아울러, 복권위는 즉석식 전자복권 '트리플럭'의 1등 당첨권 배치 구조를 보고하지 않고, 은폐한 복권 수탁사업자 동행복권에 위약벌 3000만원을 추가로 부과했다. 관련 책임자의 인사 조치와 함께 복권 발행·관리의 투명성 확인을 위해 감사원에 감사도 청구했다. 트리플럭은 인터넷에서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1등 당첨권이 전체 판매 물량의 특정 구간에 몰리지 않도록 분산 배치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예컨대, 1500만장을 4등분해 각 구간에서 1등이 하나씩 나오도록 했다. 복권위 사무처는 지난해 7월부터 배치 제한을 없애고 완전 무작위로 바꿨다. 이후 현장 점검 결과 동행복권은 시스템 개선 지연 등을 이유로 복권위에 보고하지 않고, 관련 메일 삭제 등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 복권위는 지난해 9월 위약벌 3000만원 부과에 이어 3000만원을 추가, 총 6000만원을 다시 부과했다. 복권위 관계자는 “동행복권은 위·수탁계약서상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거듭 위반해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했다"며 “올해 말 전자복권 개편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전자투표가 바꾸는 재개발·재건축의 민주주의

요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는 주택 매매가 상승과 전세 물량 급감으로 주거 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런 우려에 대응해 다양한 정책 수단으로 주택 수요 조정과 공급 확대를 통한 해결책을 찾고 있다. 다만, 기존 신도시 개발처럼 신규로 대규모 택지 개발을 하기에는 이미 수도권에 개발할 나대지, 임야, 농지가 별로 없다. 국공유지 중 일부 시설을 철거하고 주택 건설 부지를 확보할 수는 있겠지만, 이미 특정 용도로 이용되고 있거나 이용 계획이 있는 경우 반대 의견을 설득해야 하는 또 다른 노력과 시간이 요구된다. 결국 현재 상황에서 수도권에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민간 주택과 상업시설 등을 철거하고, 그 부지에 신규 주택을 건설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가 통상 재개발·재건축 사업이라고 부르는 민간의 도시정비사업이 바로 그 주된 해결 수단이다. 이런 현실을 인식해서인지 최근 들어 정치권을 비롯한 정부에서는 재개발·재건축 조합 설립이나 공공 시행자 지정 동의 요건을 완화하거나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절차와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지원책의 하나로 서울시에서도 정비사업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조합 총회의 전자투표와 온라인 총회 비용을 최대 100%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총회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사업 진행 과정에서 수시로 개최가 필요한 총회 개최 준비 기간을 단축해 궁극적으로 정비사업 기간 단축까지도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시정비사업 조합의 총회 개최와 운영 관련해서는 비단 사업 기간 단축이란 이유 외에도 종래 개선을 요구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조합 총회일 전에 홍보요원들, 일명 OS를 통해 징구하는 서면결의서로 사실상 이미 총회 안건을 통과시킨 후 총회 개최 일자에 요식행위로 조합 총회를 진행한다는 비판이었다. 이렇게 홍보요원들이 조합원 대다수를 상대로 서면결의서를 걷어 총회 의결이 이루어지면, 사실상 도시정비법과 실무를 잘 알지 못하는 조합원들은 총회 자료집만 보고 제대로 된 토론도 없이 투표하게 된다. 사실 총회 자료집도 전문적이고 축약된 내용이 많아 일반 조합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실제 현장으로 조합운영 실태점검을 나가 보면 조합 집행부가 큰 비용을 들여 홍보요원들을 고용한 후 총회 안건에 대해 조합 집행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설명하거나 안건 찬성을 유도하는 경우들이 있어 조합원들의 불만이 많다. 또한, 총회에 참관해 총회 진행 절차를 보다 보면 미리 걷어 둔 서면결의서를 넣어 둔 봉투를 총회 일자에 개봉해 개표하는 것이 원칙인데도 미리 서면결의서를 개봉해 개표하기 쉽게 봉투와 분리해 모아 두거나, 심지어 편의를 위해 집계까지 미리 해둔 경우도 보게 된다. 이런 경우는 조합원들로부터 그 서면결의서의 위조 여부까지도 의심을 받게 될 수 있음에도, 조합 집행부는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별다른 문제의식이 없을 때도 있다. 이런 점에서 도시정비법령 개정으로 오프라인과 병행으로라도 온라인 총회 개최가 가능해지고, 전자투표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조합원 입장에서도 바람직하다. 구조적으로 보면 도시정비사업 조합은 자기 재산을 출자한 조합원이 주인인데도, 실제 운영에 있어서는 조합원들이 소외된 경우가 많다. 주주자본주의도 아직 제대로 관철하지 못한 우리 경제의 구조와 인식이 도시정비사업에서도 동일하게 드러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렇게 도시정비사업에서 온라인 총회와 전자투표가 가능하게 되면 기존의 서면결의서 제출 방식보다 많은 조합원들이 총회 개최일에 총회에 참석해 상정된 안건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고 논의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더불어 도시정비법 시행령에서 정한 것처럼 총회 개표 전에는 전자투표 결과에 대해 집계 결과를 알 수 없도록 제한을 두어 공정성도 확보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조합 집행부의 전횡 역시 적절히 제어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듯 정치적 영역에서만 참여권과 공정한 투표 등 절차권 보장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도시정비사업이란 경제적 영역에서도 조합의 주인인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한 조합 운영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신속한 도시정비사업 추진을 통한 주거 안정이라는 국가 정책적 필요성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향하는 재산권 보호와 적법 절차에 따른 권리 행사라는 이상을 실현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양희철

‘AI 의사가 보증’·‘AI 샴푸’ 알고 보니 거짓 광고…과징금 부과될까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의사가 건강식품을 보증하거나 AI 맞춤형으로 출시된 기능성 샴푸 등을 과다 홍보하면 거짓·과장 광고로 적발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AI 거짓·과장 광고 관련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앞으로 법적 기준과 제재 절차가 마련되면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AI 관련 표시·광고 가이드라인' 초안을 마련해 기업과 소비자, 전문가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취합하고 있다. AI를 사용하지 않은 상품을 AI 제품처럼 홍보하는 'AI 워싱', AI로 생성한 가상 인물과 후기, 얼굴을 합성한 딥페이크 등이 AI로 위장한 허위·과장 광고로 분류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AI가 첨단성과 정확성, 객관성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활용되면서 소비자가 AI 적용 상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실제보다 높게 평가하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AI 허위·과장 광고로부터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1월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7.9%가 AI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면 일반 제품보다 비싸더라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공정위 가이드라인에는 사업자가 AI 기술을 활용한 상품 등을 표시·광고를 하는 경우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표시광고법상 표시·광고의 판단 기준 등이 담겨 있다. 현행 표시광고법이 금지하는 거짓·과장 광고와 기만 광고, 부당한 비교 광고, 비방 광고 등 4개 유형의 판단 기준을 제시한다. 전기·생활용품과 식품·화장품·생활화학제품, 교육·법률·금융 서비스 등 소비자 피해 가능성이 큰 품목별 사례 16건의 개선 전후 광고 예시도 담았다. 예컨대, AI로 생성한 성형외과 원장이 비타민C가 함유된 가공식품 판매 목적으로 추천·보증하면 소비자 기만 광고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AI 생성 가상인물'이란 사실을 표시하고, 전문가 추천·보증 표현은 삭제해야 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AI 사물인식 탑재 로봇 청소기', 'AI 맞춤형 샴푸' 등을 광고할 때 최상급 표현을 쓰거나 작동 조건 등을 표시하지 않아도 허위 광고로 분류될 수 있다. 다만, 이번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과징금 등 제재가 적용되지는 않는다. 아직 AI 관련 거짓·과장 광고란 판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다. 반면, 최근 온라인 거래와 디지털 광고에 AI를 활용한 광고로 소비자 피해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과징금 부과 등 법적 제재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행 표시광고법에 따라 공정위는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해칠 우려가 있는 표시·광고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과징금 규모는 관련 매출액의 100분의 2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다. 매출액이 없거나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최대 5억원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과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AI를 활용한 부당 표시·광고로 소비자 피해 등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며 “전문가 의견 조회와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이후에도 법적, 제도적으로 보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반도체 둔화 세수펑크나면, 박홍근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부채, 적절 관리”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3일 반도체 경기 둔화 시 세수 감소 우려에 “매년 의무지출 포함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 대응 방침을 밝혔다.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63조 초과세수에도 다시 업황이 악화되면 세수가 덜 걷힐 수 있다는 지적에 재정 지출을 보다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2030년 1700조원 이상 국가채무 증가 우려에도 박 장관은 “적절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중기재정계획상 세수 증가 전망의 불확실성, 의무지출 확대로 재정 건전성 악화 등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증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며 “반도체 사이클이 안 좋아졌을 때 세수가 펑크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무지출 증가액이 2028년 45조1000억원, 2029년 39조9000억원으로 총수입 증가액보다 훨씬 많다"며 “의무지출을 늘리는 것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의무지출 부분도 절차를 엄격히 적용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매년 의무지출을 포함해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해나가면서 재원을 계속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미래대응기금을 만들어 세수가 안 좋을 때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내년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 등에 투자하고, 남는 자금은 향후 세수 감소에 대비 '재정 저수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부는 국회에 제출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에 따라 초과세수를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국가채무 급증에 따라 초과세수가 생겼을 때 국채 상환 등 나라빚을 갚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국가채무는 올해 1413조8000억원에서 지속적으로 늘어 2030년에는 17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행 국가재정법상 초과세수는 국채를 우선 상환하거나 국채 발행 축소에 쓰고, 당해 연도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활용할 수 있다. 박 장관은 “국채는 경제 상황이나 세입 여건, 다른 나라와의 비교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며 “올해도 6조원 적게 발행했고 내년도 12조5000억원 적게 발행하고 있어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취약계층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에 박 장관은 초과세수를 활용한 서민금융 지원책을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최근 초과세수 등을 활용해 취약차주와 서민금융 등 고금리로 타격을 받을 분야와 계층에 대한 보완책을 더 마련하라고 요청했다"며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소방 예산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그는 “소방 예산의 국가·지방의 분담 원칙과 기준을 어떻게 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행정안전부나 소방청 또는 지방정부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듣고 당장 내년에 반영할 수 있는 부분과 중장기적으로 제도 개편 필요성까지 다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미래기금 재경부 패싱? 박홍근 “실무협의 거쳐, 국회 추가 논의”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23일 미래대응기금의 재정경제부 패싱 논란 관련 “국회에서 양 부처 의견을 더 협의하기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경부의 미래대응기금에 대한 수정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에 국회 추가 논의 계획을 들어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법의 입법예고 기간이 짧았다는 지적에는 “예산안 제출 시한에 맞추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박 장관은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당정 협의를 두 차례 진행하면서 재경부 장관은 참석하지 않고 기획처 장관만 참석해 결론을 내렸다"며 “재경부에서 국가재정법 3건, 미래대응기금법 7건 등 총 10건의 수정 의견을 냈지만 단 한 글자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5일 동안 관계부처 협의 기간을 거쳤는데 재경부가 마지막 날 의견을 줬다"며 “실무적 협의를 거쳐 향후 국회 심의 단계에서 양 부처의 의견을 추가로 협의해 반영하기로 합의한 뒤 정부안을 제출한 것"이라고 답했다. 미래대응기금법의 경우 입법예고 기간이 행정절차법상 40일보다 짧은 5일에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장관은 “입법예고가 짧은 것은 사실이지만 법제처를 통해 관련 규정에 따라 예외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대응기금법을 예산과 연계해 제출하다 보니 예산 제출 시점을 맞추기 위해 8월 말에 집중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래대응기금의 법적 절차 준수 여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의원은 “각 부처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신청하면 기획처가 재정투자평가위원회를 열어 심의·의결한 뒤 국무회의에 제출해야 하는데 관련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국무회의 의결 이후에 평가위를 열도록 규정돼 있다"며 “법적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답했다. 미래대응기금의 장기적 운용이 가능하냐는 질의에 그는 “향후 불황기를 대비해 미리 적립해 놓고 또 투자해서 주기를 단축할 수도 있고, 세입 기반을 확충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이형일 “가상자산 과세 최대한 숙고해서 판단”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과세 관련 “업계와 국회 의견을 모아 최대한 숙고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이미 세 차례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 방침이 또다시 미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 확답을 피했다. 최근 서울 중심의 아파트값 상승세에 대해 그는 오는 2028년 이후 3기 신도시 중심 주택 공급 확대를 들어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가상자산 과세 시행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 여야 간 합의해서 본회의장에서 의결한 법률에 대해 다른 의견을 내면서 유예하거나 폐지하는 건 대한민국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감에 앞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이날 가상자산 과세 관련 “연내 결론을 내려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최근 업계 간담회와 국회, 여야 의견들을 종합해 과세 관련 최종 판단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내년 1월 시행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미룬 것으로 해석된다. ◇年 250만원 넘는 차익에 22% 분리과세가 골자 가상자산 과세는 2020년 제도 신설 후 지금까지 세 차례 유예됐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얻은 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연 250만원을 넘는 차익에 지방세를 포함 22%를 분리과세 하는 게 골자다. 다만 업계에서는 명확한 과세 기준이 없고, 과세 인프라도 미비해 유예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국내와 해외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조세 형평성이 붕괴되고 있다"며 “국내 거래소는 우리가 과세할 수 있지만 해외 거래소는 우리에게 거래명세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총리는 “지난번 국감에서도 여러 지적을 받아 전문가나 업계 의견을 더 들어보고 판단해 보겠다"며 “업계 의견과 국회 의견을 다 모아 최대한 숙고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의 역대 최장 기간 상승세에 전월세 가격도 오르면서 서민 주거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은 “앞으로 최소 2년 이상 주택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며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 같냐"고 물었다. 이 부총리는 “현재 입주 물량을 예상해보면 어려움이 있는 것은 맞다"며 “단기적으로는 상방과 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시장 동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이 부총리는 최근 인허가나 착공 등 주택 공급 선행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3기 신도시 물량을 보면 2028년 이후부터 공공주택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공급 확대 노력을 더 열심히 하면 시장도 안정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주거안정플랜'을 통해 2030년까지 공적주택 119만호를 공급하고, 이중 77%인 92만호를 수도권에 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26 국감] ‘결정적 한방’ 없는 국민의힘 또 맹탕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실질적인 첫 국정감사가 종착역을 향하고 있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정부·여당을 견제할 현안은 적지 않았으나, 정국을 흔들 '결정적 한방'은 나오지 않은 모습이다. 21일 국회 운영위원회는 전체회의에서 '운영위 국정감사 계획서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원안은 29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 오후 국회사무처, 30일 하루 청와대 대상이었다. 그런데 이날 갑자기 29일 오전 인권위, 오후 청와대, 30일 하루 국회사무처로 변경됐다. 청와대 국정감사를 반나절만 진행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국민의힘이 요구한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용범 전 정책실장, 김현지 제1부속실장 등은 증인 명단에서 제외됐다. 말로는 '김현지 비선 의혹'을 추궁하겠다면서도 이를 무기력하게 합의해 준 국민의힘을 두고 일각에선 검증에 자신이 없거나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에서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손실, 부동산 정책, 농지 전수조사, 대북 정책 등을 주요 공세로 삼았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과 맞물려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할 기회였다. 하지만 여론의 관심을 끌거나 정부의 책임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성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무위원회에서는 레버리지 ETF 투자 손실을 두고 금융당국의 책임을 추궁했다가 금융위원회의 해명에 막혔다. 다른 상임위에서도 부동산 정책과 농지 전수조사, 대북 정책도 정부를 압박할 소재로 활용했는데 정부가 나름대로 예상 답변을 준비해 방어하면서 정국의 흐름을 바꿀 만큼 파장을 키우지 못했다. 후속 대책은 끌어냈지만 정책 실패의 책임을 분명하게 부각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 증인 채택 난항도 발목을 잡았다. 야당이 의혹과 정책 실패를 파고들려면 관련 당사자를 국회로 불러 직접 답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주요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검증 기회가 제한됐다. 증인 채택을 둘러싼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대체 자료와 후속 질의로 공세를 이어가는 전략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민주당 “국민의힘 비판은 앞뒤가 맞지 않아" 당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개별 의원들의 질의 수준은 크게 나쁘지 않다. 상임위별로 현안을 파고드는 의원들의 노력도 눈에 띄었다"면서도 “정부의 정책적 리스크를 정조준하려면 철저히 함께 준비했어야 했는데 밋밋하게 흘러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를 하나의 정치적 메시지로 묶어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 당 차원의 전략과 조직력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팀워크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개별 의원이 주목받아도 당 전체가 같은 목표와 메시지로 움직이지 못하면 야당의 견제 효과를 키우기 어렵다. 외부 변수도 있었다. 여당의 공세가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집중되면서 국민의힘이 제기한 국감 이슈들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주변부로 밀려났다는 분석이다. 국감 직전 강행한 장외집회를 두고도 전략적 판단이 적절했느냐는 비판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국회 안에서 정부 정책을 검증하고 성과를 보여줘야 할 시점에 당의 역량을 분산시켰다는 시각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감이 정부·여당의 실책을 부각하기보다 소모적인 정쟁으로 흘렀다는 평가에 무게가 실린다. 야당의 국감 성과는 정부의 잘못을 얼마나 구체적인 자료와 사실로 드러내고 당황하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의기양양하다. 김윤 민주당 원내부대표는 국감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의 비판은 앞뒤가 맞지 않다"며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리밸런싱을 유예한 조치에 대해서는 증시 부양에 국민연금을 동원한다고 비판하더니 이제 주가가 하락하자 왜 증시 안전판 역할을 하지 않느냐고 다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요즘 국민의힘은 제1야당다운 투지도 실력도 준비도 부족한, 야당에 최적화된 집단이라는 느낌마저 준다"며 “국감 후반전에도 국민의힘이 결정적 한방을 터뜨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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