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18일(토)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원 전년 대비 13.8% 증가…5년새 2배 늘어

퇴직연금 적립금, 382조원 전년 대비 13.8% 증가…5년새 2배 늘어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가 382조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5년 새 총 2배나 늘었다. 퇴직연금을 연금 수령하는 비율은 점차 늘어 지난해 전체 계좌 중 10%, 금액 기준으론 절반가량이 일시금이 아닌 연금 수령을 택했다. 16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총 38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조5000억원(13.8%) 증가했다. 지난 2018년 190조원에서 해마다 10% 이상씩 증가해 5년 만에 2배 규모로 늘었다. 유형별로는 사전에 정해진 퇴직금을 지급받게 되는 확정급여형(..

“뉴진스 차별” vs “가스라이팅을 미화”…하이브-민희진 법적공방 감정싸움으로

어도어 대표직을 두고 분쟁 중인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측이 법정에서 감정싸움을 재현하면서 공방을 이어갔다. 1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제기한 의결권 행사금지 가처분 소송 심문기일을 열었다. 이번 가처분 사건엔 민 대표의 대표직이 걸려 있다. 그룹 뉴진스의 소속사이자 하이브 산하 레이블인 어도어는 오는 31일 임시주총을 열고 민 대표 해임을 골자로 하는 '이사진 해임 및 신규선임안'을 상정한다. 하이브는 어도어 지분의 80%를 가진 최대주주인 만큼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 민 대표 해임이 확실시된다. 민 대표의 대리인은 “민 대표 해임은 본인뿐 아니라 뉴진스, 어도어, 하이브에까지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초래할 것이어서 가처분 신청 인용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주간계약상 하이브는 민 대표가 5년간 어도어의 대표이사·사내이사 직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어도어 주총에서 보유주식 의결권 행사를 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돼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하이브 측이 주장한 해임 사유를 보면 어도어의 지배구조 변경을 통해 하이브의 중대 이익을 침해할 방안을 강구한다고 하는데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 대리인은 “사건의 본질은 주주권의 핵심인 의결권 행사를 가처분으로 사전 억지하는 것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임무 위배 행위와 위법 행위를 자행한 민 대표가 어도어의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로, 가처분 신청은 기각돼야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주주간계약은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배임·횡령 등의 위법행위를 한 경우 등에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돼 있다"며 “해임 사유가 존재하는 한 대표이사 직위를 유지할 계약상 의무가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그동안 언론을 매개로 벌였던 원색적인 감정싸움도 법정에서 재현했다. 민 대표 측은 하이브가 약속을 어기고 르세라핌을 첫 걸그룹으로 선발했으며, 뉴진스는 성공적인 데뷔 후에도 차별적 대우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도 뉴진스가 성공한 것은 “멤버 노력뿐 아니라 민 대표의 탁월한 프로듀스 감각, 멤버들과 깊은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먼저 데뷔 순서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요구했으며, 무속인 코칭을 받아 '방시혁 걸그룹이 다 망하고 우리는 주인공처럼 마지막에 등장하자'며 뉴진스의 데뷔 시기를 정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민 대표 측은 “설마 무속경영까지 내세우며 결격사유를 주장할지 예상하지 못했다"며 “어도어 설립 전 사용한 노트북을 포렌식해서 확보한 지인과의 대화 내용을 통해 비난한 것은 심각한 개인 비밀 침해"라고 했다. 하이브 산하 다른 그룹인 아일릿의 '카피' 논란에 대해 민 대표 측은 “법적 표절 여부는 별론으로 봐도 지나치게 유사한 것은 부인할 수 없고 전문가들도 이를 지적한다"고 했다. 이에 하이브 측은 “프로모션 방식은 표절 대상이 될 수 없음을 알면서도 '아류', '카피' 같은 자극적인 말로 깎아내리다가 슬쩍 발을 빼며 의미가 불명확한 '톤 앤드 매너가 비슷하다'며 후퇴한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이미 1000억원 이상의 현금 보상을 확보한 민 대표가 어도어의 경영권을 영원히 장악하려는 부당한 목적으로 분쟁을 촉발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는 뉴진스가 수동적 역할에만 머무르길 원하며 일종의 가스라이팅을 '모녀 관계'로 미화하고 있다"며 “민 대표의 관심은 자신이 출산한 것과 같은 뉴진스 그 자체가 아니라 뉴진스가 벌어오는 돈"이라고 직격했다. 아울러 “민 대표는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하이브의 주요 주주인 두나무와 주요 협력사인 네이버의 고위직을 만났다"며 “이들에게 하이브를 비난하며 접근했으나 두 회사 모두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도록 민 대표를 차단하고, 민 대표가 불순한 의도로 접근했다고 하이브 측에 알렸다"고 말했다. 민 대표 측은 이에 “외부 투자자를 만나 투자 의향을 타진한 적 없고 조언을 받지도 않았다"며 “민 대표의 대화 메시지 내용을 짜깁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31일 주총 전까지 결정이 나야 할 것"이라며 “양측은 24일까지 필요한 자료를 제출하면 그 내용을 보고 31일 전에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지역사회의 따뜻한 손길을 나누는 만수무강 잔치 열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이하 사보원)은 17일 가정의 달을 맞아 광진노인종합복지관과 함께 '2024년 효사랑 나누기 한마당-제19회 사례관리 어르신 만수무강 칠·팔순 잔치'를 열었다고 밝혔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가족의 해체, 단절 등의 이유로 생신조차 챙길 수 없는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지역사회의 따뜻한 나눔의 손길을 함께하고, 이를 통해 사례관리 어르신들이 삶의 희망을 유지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기 해 마련한 이날 행사에는 광진구 사례관리 어르신들과 축하객 등 60명을 초청하여 사보원 임직원들의 축하공연과 함께 소담한 생일상을 겸한 저녁식사를 어르신들에게 대접했다. 재능기부로 축하공연을 선보인 사보원 음악동아리 '정음동'의 김정수 본부장은 “지역사회 어르신들을 위한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했는데, 어르신들이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더욱 벅차다."라며 “영광스러운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이날 참석한 한 어르신은 노래 공연과 전통공연 등 흥겨운 잔치에 즐거워하시며 “뜻밖에 이런 잔치가 열려 너무나 감사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행사를 추진한 사보원 엄재성 ESG 추진단장은 “외롭고 힘들게 지내시는 어르신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라며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 계시는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행복하고 건강하며 즐거운 일상을 보내실 수 있도록 효도하는 광진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했다. 사보원은 광진구 내 어르신들을 위해 명절 만두 빚기, 스마트폰 교육, 배식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해 오고 있으며 만 65세 이상 노인 등에게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인맞춤돌봄시스템'과 독거노인·장애인 가정에 화재, 응급호출 등이 발생할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디지털돌봄시스템'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정순한 기자 jsh@ekn.kr

국세청-한국세무사회, 급증한 부실 경정청구 공동 대응키로...

국세청(청장 김창기)은 한국세무사회(회장 구재이)와 함께 부실 경정청구로 인한 납세자 피해를 막고 국세행정의 효율적 수행을 위해 공동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16일 한국세무사회와 간담회를 갖고 지난 3월 세무사회가 경정청구 전문 업체의 무분별한 경정청구로 인한 납세자와 세무사들의 피해를 막아달라는 건의에 따른 경정청구 현황을 공유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논의했다. 경정청구란 법정 신고기한 내에 세금을 납부했지만 부당하게 세금을 더 냈거나 잘못 낸 경우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법정신고기한 경과 후 5년 이내에 관할 세무서장에게 세액을 결정 또는 경정해 줄 것을 청구하면 된다. 최근 고용증대세액공제 등 유도 광고를 통한 기획성 경정청구가 대폭적으로 증가하고 부실한 경정청구로 인한 업무 폭증으로 세무당국의 행정부담이 늘어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 기관은 우선 무분별한 경정청구를 막기 위해 경정청구 내용에 대하여 가장 정확하게 알고 있는 세무사가 경정청구 신청 전에 세액공제 요건을 꼼꼼히 확인하는 한편, 국세청이 제공하는 상시근로자 입력 서식(엑셀)을 고용계약서 등 근거서류와 함께 제출하여 세무서의 추가자료 요청 등 불필요한 행정력 낭비를 최소화하고 부실 환급으로 인한 추징 등 납세자 피해도 방지할 수 있도록 세무사 회원에게 사전 안내 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조세지원정책이 무분별한 기획성 경정청구나 부실자료 제출 등으로 과세관청의 행정부담을 야기하고, 납세자의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세무 신고의 90%를 담당하는 세무사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라고 밝혔으며, 세무사회도 “세무사는 납세자 권익보호와 국세행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항상 노력을 하고 있고, 무분별한 허위‧과장 광고로 인한 경정청구를 막기 위한 자정 노력으로 2024. 1. 5.부터 '세무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제정‧시행하고 있는 만큼 적극 협조하겠다."라고 했다. 또한, 세무사회는 “필요하다면 경정 청구서를 제출한 세무사와 당초 신고인 과세표준 신고를 수행한 세무사가 서로 다른 경우 당초 신고대리한 세무사의 확인을 받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하며 “세무대리를 하는 회계사나 변호사의 경우 일체의 규제가 없어 업무개선을 위해서는 세무대리 기본법인 세무사법에 무분별한 허위‧과장 광고를 제재할 수 있는 법률 근거를 두도록 입법 개선도 도와달라"라고 요청했다. 장만식 기자 plan@ekn.kr

정부 “사법부 현명한 판결 감사…의료개혁 성공적 완수”

정부가 의사들의 '의대 증원·배분 효력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각하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해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이한경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17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공정하고 현명한 판결을 내려준 사법부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법부의 뜻을 존중해 의료현장의 갈등을 조속히 매듭짓고 의료시스템 개혁을 위한 사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의료개혁) 4대 과제에 대한 추진동력을 확보한 만큼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해 의료개혁 추진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겠다"며 “국민의 뜻에 따라 의료개혁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보다 나은 의료환경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증원은 의료개혁의 출발점으로, 27년간 증원하지 못한 의대 정원을 이제라도 늘려서 무너져가는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고 지역 간 격차를 줄여가겠다"며 “지역에서 배출한 의사가 지역의 필수의료 분야에 몸담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본부장은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이 돼간다"며 “환자단체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본인의 진로를 생각해 지금이라도 환자 곁으로 돌아와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하고 수련의 질을 높여나갈 것을 분명히 약속한다"며 “과도한 수련시간을 줄여나가고 수련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 지원방안도 함께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전날 의료계가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배분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와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에 의대 증원 확정이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지난 2월 말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은 돌아올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들의 복귀를 독려하는 한편 비상진료체계 운영에 역량을 모을 방침이다. 이 본부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비상진료체계가 종료될 때까지 범정부적인 가용 자원을 총동원하겠다"며 “지자체 역시 상황이 악화할 것에 대비해 지역별 여건에 맞게 대책을 마련해 비상진료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경륜] 한국 경륜 30년, 베스트5 명승부는?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1994년 10월 개막한 한국 경륜은 1기 112명을 시작으로 28기까지 선수 수가 은퇴 선수까지 총 1187명에 달한다. 과거 서울 잠실경륜장과 현재 광명스피돔에서 시행된 경주가 무려 6만 경주에 육박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전문가, 경륜선수, 경륜 팬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한국 경륜 30년, 역대 최고의 명승부 5선'을 선정했다. 예상지 '최강경륜' 박창현 발행인은 “다섯 경주는 모두 역대 최고 명승부로 꼽을 만큼 경기 내용이 훌륭하다"며 “지금도 매주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는 명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많은 분이 광명스피돔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륜경정총괄본부는 '경륜 30년 최고의 명승부 5선' 영상을 제작 중이며, 오는 6월경 장내 방송 및 경륜경정총괄본부 유튜브 등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1. '10년 앞서간 경주'라 평가받는 1998년 경륜 올스타전 1994년 말 개막한 경륜은 1995년 3월부터 본격적인 경주가 시작됐다. 이때 경륜 2기로 아마추어에서 프로로 직행한 김보현(은퇴), 원창용(은퇴), 정성기(2기, B3, 일산)는 단숨에 잠실경륜장을 점령했고, 경기 흐름을 바꿔놓았다. 당시 지역 최강은 창원팀이고, 경륜 일인자는 '국가대표, 중앙대학교, 기아자동차 실업팀' 출신 선수들 몫이었다. 이런 흐름은 2008년 조호성이 은퇴하기 전까지 무려 13년간 이어졌다. 하지만 그 아성을 잠시이지만 깨트린 선수가 있으니, 바로 경륜 4기 엄인영(은퇴)이다. 엄인영은 상대 선수들보다 2년 늦게 입문한 탓에 초반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실력을 키워가며 1998년 마지막 경주인 경륜 올스타전에서 이들 선수와 정면승부를 선포했다. 출발 총성이 울리고, 타종 전부터 원창용 선행이 시작되고, 엄인영의 젖히기 반격으로 주도권 다툼이 펼쳐졌지만 두 선수가 경주 막판에 체력적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뒤에서 참고 기다린 김보현이 추입, 역전에 성공했다. 이 경주는 당시 경륜을 대표하는 간판급 선수가 총출전한 점, 개인전 못잖게 팀전 양상까지 더해진 점, 당대 최고 맞수이자 가장 인기가 많던 엄인영, 원창용의 첫 정면 승부, 선행 대 젖히기에 이은 막판 추입까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 전개 등 경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매력을 발산한 경주로 손꼽힌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경주를 당시에는 보기 힘든 '10년 이상 시대를 앞서간 경주'로 평가한다. #2. 조호성-홍석한 첫 맞대결(2004년 11월28일 결승 14경주) 2004년 혜성과 같이 벨로드롬에 등장한 조호성선수는 당시 '신인은 첫해 그랑프리 경주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으로 11월 마지막 경주를 끝으로 일찌감치 한 해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이때 마지막 경주에서 조호성은 당시 경륜 1위 홍석한(8기, A2, 인천)을 마주했다. 홍석한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스프린터 종목에서 최고 선수라 평가받았고, 이와 유사한 경륜 종목에도 최적화된 선수였다. 그런 명성에 걸맞게 2002년과 2003년 그랑프리 2연패, 성적 1위, 상금 1위를 독식했다. 이런 두 선수 대결은 연말 그랑프리 못잖게 화제가 됐고, 아마추어 학생들까지 관심을 가질 정도였으며 구름관중이 잠실경륜장에 몰려들었다. 경륜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창과 방패 대결에서 우승은 조호성이 차지했다. 당시 신인 조호성이 홍석한을 상대로 심지어 선행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점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반전이었다. 하지만 조호성은 홈스트레치부터 선두로 나서며 적절하게 완급조절을 했고, 나머지 선수들을 견제용으로 활용하며 시종일관 홍석한을 괴롭혔다. 그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신인이던 조호성은 첫해 홍석한이란 어마어마한 대어를 낚았고, 이 경기로 인해 두 선수 위상은 크게 바뀌었다. 이후 엄청난 인지도를 얻은 조호성은 경주마다 유리한 위치를 점령하며 승승장구했고, 그랑프리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3. 조호성을 무너뜨린 김민철(2007년 스포츠조선배 대상 경륜) 홍석한을 무너뜨린 조호성은 그랑프리 3연패를 비롯해 연승 기록 등 경륜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경륜 황제로 군림하게 됐다. 그런데 이런 조호성에게도 뜻밖에 천적이 나타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특선에서 준 강자 정도로 평가받으며 어찌 보면 평범했던 선수에 불과한 8기 김민철이다. 이날 대상경주에서 조호성을 만난 김민철은 당시 같은 팀 선수인 정점식(6기, 은퇴)과 송경방(13기, A3, 동광주) 뒤를 따르며 거리를 크게 벌리는 일명 '차 간 두기' 전술을 시도했고, 뒤따라오던 조호성 속력을 올렸다 내렸다가 하는 완급조절로 타이밍을 빼앗아 막판 추입에 성공했다. 처음 1승은 이변 또는 운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후 김민철과 조호성의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김민철이 결승선을 먼저 통과했다. 경륜 황제 조호성을 상대로 연승을 거둔 유일한 선수이고, 특히 대상 경륜이나 조호성이 연승 중일 때마다 조호성 발목을 잡아 더 큰 인상을 남겼다. #4. 경륜 춘추전국시대 평정한 이명현(2012년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2008년 올림픽 메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돌연 은퇴를 선언한 조호성이 떠난 경륜은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했다. 힘 좋은 신예들이 등장하자 어느덧 선임이 되어버린 또 다른 경륜 강자 홍석한도 노쇠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수도권 황태자로 꼽히는 이국동(15기, A1, 신사)이 그랑프리를 접수하며 이전 지역 최강인 수도권 명맥을 이어가나 싶었지만 그 꾸준함이 이전 선배들 명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지역 패권도 수도권과 경상권으로 양분화됐지만, 두 지역 모두 화력이 예전과 같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런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대혼란을 평정하는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는데 바로 이명현이다. 그가 특별했던 점은 큰 경기이거나 편성이 불리해도 당황하는 모습 없이 항상 편안하게 경기를 펼치고 또 우승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경기가 2012년 제18회 스포츠서울배 대상 경륜 결승 경주다. 경주 초반 대열 두 번째에 있던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최순영(13기, A2, 양주), 이욱동(15기, A1, 신사), 김영섭(8기, S1, 서울 개인), 김현경(11기, S3, 대전 도안)이 마지막 반 바퀴 남은 시점까지 가둬놓았는데도, 마지막 4코너에서 그의 전매특허인 '이단 젖히기'를 선보이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 경기를 통해 이명현 위상은 하늘을 찔렀고, 독보적인 위치에 오르며 진정한 경륜 1인자로 등극했다. 유독 큰 경기에 강했던 이명현은 대상 경륜 7회 연속 우승이란 대기록을 남겼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란 표현은 경륜에선 이명현 몫이었다. #5. 그랑프리 5회 우승, 정종진 등장(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 스포츠는 물론이고 어느 분야에서 최고 인물은 성장과정만 보더라도 드라마 같은 감동 요소가 가득하다. 경륜에서 이에 걸맞은 대표적 선수를 찾는다면 바로 정종진(20기, SS, 김포)이다. 정종진은 넉넉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어렵게 사이클에 입문했고, 아마추어 시절 노력형 선수였지만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한 선수였다. 경륜 입문 전 생활고로 옷가게 아르바이트도 했고, 경륜훈련원 재수 등 온갖 시련을 겪었다. 이런 정종진이 그랑프리 5회 우승이란 금자탑을 쌓은 대형 선수로 성장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정종진이란 걸출한 선수가 화려하게 등장하는 서막을 알리는 경주가 2015년 이사장배 대상 경륜(네티즌배) 결승 경주다. 이 경주에서 경륜에 입문한지 얼마 되지 않은 정종진은 혈혈단신으로 박용범(18기, S1, 김해B), 박병하(13기, S1, 창원 상남), 이현구(16기, S2, 경남 개인), 이명현(16기, S3, 북광주)을 상대해야만 했다. 이들 선수는 역대 그랑프리 우승자로 당시 기세가 절정이다. 정종진이 이런 선수를 1:1로 상대해도 우승을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무려 4명이나 만난 것 자체가 압박감이 상당했을 것이고, 경륜 팬도 정종진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종진은 대열 후방에 자리 잡은 후 2코너에서부터 폭발적인 속력으로 네 명의 선수를 모두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이 경기를 통해 정종진 위상이 크게 바뀌었고, 본인은 물론 김포팀을 사실상 최고의 지역팀 반열에 올려놓게 됐다. kkjoo0912@ekn.kr

‘법정 패배’ 의사들, 판사 겨냥 “대법관 회유 있었을 것” 맹비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의대 정원 2000명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정부 손을 들어준 법원을 강하게 공격했다. 임 회장은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전날 판결을 내린 서울고법 행정7부 판사를 겨냥 '대법관 회유설'을 주장했다. 그는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특히 이런 주장이 자신의 “개인 의견이 아니"라며 “의대 교수님들 집단지성에서 '이분(판사)이 어느 정도 본인 이익을 찾으려는 부분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의견들이 상당수 있다"고 전했다. 임 회장은 재판부가 '공공복리'를 근거로 의대 증원·배분 처분이 계속돼야 한다고 판단한 데 대해서도 “재판부가 완전히 그 공공복리에 오히려 반하는 판결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재판부가 완전히 정부와 동일한 입장을 취해서 결국에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자체를 철저히 망가뜨리는, 마지막 사망 선고일이 어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이제 전공의들은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며 “의대생들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그는 의대 정원에 대한 의사 단체 반대를 의사 개개인 수입 문제와 연관 짓는 일각 시각에는 “폴리페서인 김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 그리고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대표적인 괴벨스식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대략 100시간 넘게 일하면서 굉장히 적은, 거의 최저시급에도 못 미치는 급여를 받고 있다"며 “심지어 전임의들은 예전에는 무급 펠로우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경정] 김지현 경정여왕 등극…메이퀸 특별경정 6명 접전

하남=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15일 하남 미사리경정장에서 새로운 경정여왕이 탄생했다. 이날 열린 메이퀸 특별경정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지현 선수(11기, A2)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4월 펼쳐진 올해 첫 번째 대상 경정(스포츠월드배 대상 경정)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비가 오던 미사리 수면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궈졌다. 5월의 경정여왕을 뽑는 메이퀸 특별경정이 열렸기 때문이다. 작년과 같이 20회차에 열린 메이퀸 특별경정에는 올해 평균득점 상위 6명 선수인 반혜진, 김지현, 안지민, 문안나, 박정아, 이주영이 출전했다. 출전 선수 모두가 기량이 뛰어나 누가 우승을 차지할지 예상하기 힘들었으나 이날 대회에선 올해 4월 스포츠월드배 대상 경정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김지현이 왕관을 차지했다. 올해 초반부터 물오른 기량으로 현재까지 8승을 기록 중인 김지현은 그동안 메이퀸 특별경정에는 총 3회 출전했다. 2019년과 2022년에 아쉽게도 각각 3위를 차지했던 김지현은 올해 메이퀸 특별경정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우뚝 서며 비상의 날개를 펼쳤다. 전년 못잖게 올해 메이퀸 특별경정도 상당히 치열했다. 2번을 배정받은 김지현이 0.03초라는 가장 빠른 출발 속도를 활용해 차분하게 찌르기 전개를 펼쳐 우승을 차지했고, 안지민과 이주영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년과 올해 두 번의 대회 모두 5번을 배정받은 선수가 출발 위반으로 실격됐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김인혜, 올해는 박정아가 출발 위반으로 실격됐는데 그만큼 왕관을 향한 갈망을 컸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고객과 선수들 모두 아쉬움이 남는 순간이었다. 현재 경정선수는 총 141명으로 이 중 여자선수는 24명이다. 모든 선수가 최고 기량을 선보이기 위해 훈련에 매진하고 있지만 김지현 훈련은 유독 남다르다. 시청각 교육을 통해 항상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훈련장에서는 자세 훈련과 출발 훈련에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정전문가들은 그래서 김지현 장점을 안정적인 출발에서 이어지는 차분한 전개로 보고 있고, 기록으로 보더라도 전체 평균 출발시간은 0.26초, 출발 위반은 단 3회만을 기록하며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서범 경정코리아 분석위원은 “올해 김지현은 경정선수가 된 이후 대상 경정에서 첫 준우승을 차지하고, 이 여세를 몰아 메이퀸 특별경정에서도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면, 올해는 개인 통상 최다승인 17승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지현 선전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kkjoo0912@ekn.kr

[오늘날씨 예보] 전국 여전히 기온 급변…서울 출근길 11도 수준

금요일인 17일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다가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아침 기온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10도 안팎(강원 내륙·산지 5도 이하)이 되겠다. 그러나 낮 기온은 25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내륙을 중심으로 낮밤 기온 차가 15∼20도로 매우 크겠다. 이날 오전 5시 기온은 서울 11.1도, 인천 12.6도, 수원 11.6도, 춘천 6.5도, 강릉 14.2도, 청주 13.6도, 대전 14.5도, 전주 13.1도, 광주 13.4도, 제주 18.7도, 대구 10.5도, 부산 15.7도, 울산 10.3도, 창원 12.6도 등이다. 낮 최고기온은 22∼28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원활한 대기 확산으로 전국이 '좋음'∼'보통' 수준이겠다. 동해안에는 너울에 의한 높은 물결이 갯바위나 방파제를 넘는 곳이 있겠다. 해안가 안전사고와 시설물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0.5∼2.5m, 서해·남해 앞바다에서 0.5∼1.5m로 일겠다. 안쪽 먼바다(해안선에서 약 200㎞ 내 먼바다) 파고는 동해 1.0∼3.5m, 서해 0.5∼2.0m, 남해 0.5∼2.5m로 예상된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尹·이재명에 법원까지 15건 넘게 줄줄이…의사들 ‘활로’ 없는 전선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회담 이후 정치권에서 사법부로 옮겨간 의사단체 '주 전선'이 정부 완승으로 끝나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 배상원 최다은 부장판사)는 16일 의대생, 교수 등이 보건복지부·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을 항고심에서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의대교수·전공의·수험생 신청은 1심과 같이 이들이 제3자에 불과하다며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란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의대 재학생들의 경우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며 원고 적격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집행정지를 인용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는 사유를 들어 기각했다. 현재까지 의대생 등이 '2000명 증원'과 관련해 제기한 행정·민사소송은 총 19건이다. 이 가운데 집행정지와 가처분 등으로 증원 일시 정지를 신청한 사건이 16건이다. 16건 중 8건은 의대생·교수·전공의·수험생 등이 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2025학년도 의대 2000명 증원을 취소하라"며 낸 집행정지 신청이다. 나머지 8건은 8개 국립대학교 의대생들이 국가와 각 학교 총장,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상대로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을 멈추라"며 낸 가처분 신청이다. 집행정지 사건의 경우 8건 중 7건이 1심에서 '신청인 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돼 항고심에 들어갔다. 이날 서울고법 각하·기각 결정 사건이 이 중 하나다. 나머지 1건은 아직 1심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가처분 사건 8건도 모두 1심에서 기각, 혹은 이송 결정이 나와 신청인 측이 항고한 상태다. 결론적으로 16건 중 15건이 적어도 1심에서 기각·각하된 셈이다. 소송 쟁점이 대동소이한 만큼 아직 1·2심 결정이 나오지 않은 사건에서 의사단체들이 승소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대학별 증원이 이달 말 최종 확정되는 점을 고려하면 결과 뒤집기도 물리적으로 어렵다. 통상 대법원이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재항고이유서 등을 검토한 후 대법관 합의를 통해 결정을 내는데 짧아도 2달은 걸린다. 다만 이론적으론 본안 재판부가 정부 처분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공공복리에 현저히 적합하지 않아 청구를 기각하는 '사정판결'을 내릴 순 있다. 이 경우 의료계는 사정판결에 근거해 정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와 별도로 내후년도 이후의 증원에 불복하는 소송을 새로 제기할 수도 있다. 의사단체들도 이날 서울고법 선고가 나오자 즉시 대법원에 재항고하겠다고 밝히는 등 투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대생 등의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대법원은 기본권 보호를 책무로 하는 최고법원이고, 정부의 행정처분에 대해 최종적인 심사권을 가지므로 재항고 사건을 5월 31일 이전에 심리, 확정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이 변호사는 법원 결정 자체에 대해선 한쪽이 이겼다기보다는 '무승부'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고법의 결정은 부산대 의대생의 원고 적격을 인정한 점, 나아가 회복할 수 없는 손해와 긴급성을 인정한 점에서 의료계의 승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증원 필요성이라는 정부 측 공공복리를 우선한 점에서는 정부의 승리"라며 “일단 무승부라고 평가한다"고 했다. 반면 정부는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깊이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정부는 사법부의 현명한 결정에 힘입어 더 이상의 혼란이 없도록 2025학년도 대학입시 관련 절차를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면서 “먼저 대학별 학칙 개정과 모집 인원 확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의료 발전과 환자 보호에 대한 마음은 의료계나 정부나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면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향해 사법부 판단과 국민 뜻에 따라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한 총리는 “모든 개혁이 고통스럽지만, 의료 개혁은 특히 고통스럽다"면서 “지금까지 그랬듯이 앞으로도 오직 국민만 바라보겠다"고 강조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

고등법원 의대증원 ‘각하·기각’ 결정에 ‘27년만 의대증원’ 확정되나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 효력에 대한 의료계의 집행정지 신청에 각하·기각 결정을 내리면서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16일 수험생·의대생·전공의·의대교수 등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보건복지부 조규홍·교육부 이주호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정원 배정 처분 취소'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이 같이 판결했다. 법원 결정에 반발해 의대 교수들은 휴진 확대 등에 나설 가능성이 여전히 있지만, 현재로서 정부를 압박할 카드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주장하는 전공의들은 법원 결정에도 복귀할 가능성이 크지 않아, 이들의 복귀를 끌어낼 정부의 방안에 이목이 쏠린다. 여론의 지지에 더해 법원의 우호적인 결정까지 등에 업은 정부는 계획대로 이달 말까지 의대 증원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 2일 전국 의대가 제출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의 의대 모집인원을 취합해 증원 규모가 1469∼1509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 대학들은 의대 증원을 반영해 학칙을 개정했지만, 일부 대학은 법원 결정 이후로 개정을 미뤘다. 각하·기각 결정이 난 만큼 미뤘던 대학들이 개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학칙 개정과 함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심의위원회가 기존에 대학들이 제출했던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승인해 각 대학에 통보하면 이달 말 각 대학의 '수시모집요강' 발표와 함께 정원이 확정된다.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증원'이 실현된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 의대 증원을 시도했지만, 의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번번이 뜻을 접어야 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줬지만, 의료계에서 항소심에서 질 경우 재항고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대법원의 판단까지 갈 것으로 예상된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의대생 등의 법률 대리인인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이날 서울고법의 기각·각하 결정이 나온 직후 “대법원 재항고 절차를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동안 예고했던 대로 재항고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알리면서, 대법원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법원은 기본권 보호를 책무로 하는 최고법원이고, 정부의 행정처분에 대해 최종적인 심사권을 가지므로 재항고 사건을 5월 31일 이전에 심리, 확정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전국의대교수 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의대 증원이 확정되면 '매주 1회 휴무', '1주일간 휴무' 등 집단행동을 예고한 바 있다. 다만 의대 증원 최종 확정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의료계가 정부를 압박할 수단이 더는 없는 평가가 나온다. 의대 교수들은 지난 3월 말부터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실제 사직이 이뤄진 사례는 드물었다. 의대 교수들이 그동안 몇차례 휴진하긴 했지만, 환자를 떠난 사례가 많지 않아 큰 혼란은 없었다. 개원의 중심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경우 집단행동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데다, 집단행동을 하더라도 파급력이 클 만큼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을 공산이 크다.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 또한 크지 않아 의정 갈등은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말 총선을 앞두고 정부가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가진 합리적인 제안을 통일된 목소리로 내놓으면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의료계는 의대 증원의 전면 백지화만 계속해서 주장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정부는 법원의 이번 결정을 계기로 강경책과 유화책을 함께 쓰면서 전공의들의 복귀를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총선을 앞두고 대화를 제의한 뒤 전공의에 대한 행정적·사법적 제재 절차를 중단한 상태인데, 이탈 전공의들에 대해 그동안 중단했던 '3개월 의사면허 정지' 행정절차를 다시 밟으며 압박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동안 행정처분 압박에도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이 미미했다는 점을 생각할 때, 강경책이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인하지 못한 채 의료계의 반발만 키울 수 있다는 신중론이 정부 내에 많다. 따라서 정부는 대대적인 전공의 지원책 등 '회유책'을 내놓으며 복귀를 유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한 전공의 중에서는 복귀하고 싶어도 동료들의 눈길이 부담되거나, 행동을 되돌릴 명분이 없어 병원에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부는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30시간으로 줄이는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 시범사업을 진행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달 말로 이탈 3달째여서 전문의 시험을 보지 못할 위기에 처한 고연차 레지던트들을 구제하거나, 수업거부 장기화로 수업일수가 부족한 본과 4학년 학생들의 의사 국가고시 원서 접수를 늦춰주는 등의 조치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상당수가 끝내 복귀하지 않는 상황도 고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는 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에서는 당장 올해부터 의사 중 전문의 비중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도록 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는 전임의(펠로)들의 수련병원 복귀도 계속 독려할 방침이다.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2월 말 30%대였던 것이 최근에는 전역한 군의관과 복무를 마친 공보의의 계약, 병원을 떠난 전임의의 복귀 움직임 등이 맞물리며 70%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수차례 의료계에 대화를 요청했고, 합리적인 제안을 통일된 목소리로 하면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겠다는 생각도 여전하다"며 “다만 지금의 의료공백 상황을 계속 놔둘 수는 없는 만큼, 전공의들의 복귀를 유도할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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