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일가 대부업체들에 3000억 저리 대여…공정위 명륜당에 148억 과징금 폭탄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이 가맹점 창업자금 지원 시 회장 일가 소유 14개 대부업체에 약 3000억원 자금을 저리로 빌려주는 등 부당 지원하다 거액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륜당과 이종근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명륜당에 과징금 104억7200만원, 가맹희망자에게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 은폐·허위 정보 제공 행위 관련 과징금 44억원 등 총 148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명륜당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3개월간 가맹점주에게 이자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 일가가 지배하는 14개 대부업체를 자금 지원 구조에 편입했다. 명륜당은 정상적인 자금 조달 금리보다 낮은 연 2.3% 또는 4.6%의 저리로 총 2983억원을 대여했다. 해당 자금에는 산업은행으로부터 연 3~4% 저금리로 대출받은 790억원의 정책 자금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조사로 산정한 정상 금리는 8.73~13%로 대부업체들이 부담해야 할 이자는 합산 약 316억원이었지만 대부업체들이 실제 지급한 이자는 99억원에 불과했다. 이순미 공정위 상임위원은 “이종근 회장이 관여한 대부업체들이 저리 자금 지원, 조달 비용 절감 등으로 약 217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명륜당은 또, 가맹점주가 대부업체에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명륜당이 대신 갚도록 약정했다. 이 과정에서 대부업체가 부담해야 할 대손 위험도 줄여준 것으로 조사됐다. 명륜당은 명륜진사갈비 리모델링 사업 추진 과정에서 기존 가맹점주와 신규 창업자의 자금 수요가 늘어나자 대부업체도 14개로 늘렸다. 이 회장 주도로 설립한 대부업체는 이 회장 또는 친족이 각각 75~100%의 지분을 보유했다. 대부분 별도의 상주 직원이 없었고, 명륜당이나 계열사 펜플의 전·현직 직원이 대표를 맡았다. 이들 업체는 대부업의 최소한 등록 요건을 맞추기 위해 1평 남짓의 공유 오피스를 빌려 운영했다. 이 상임위원은 “14개 대부업체는 자체적인 자금 조달이 곤란해 당초 시장에 진입하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 같은 부당 지원 행위로 경쟁 사업자보다 상당히 유리한 경쟁 조건을 확보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실제 14개 업체의 대부채권 잔액을 합산하면 2025년 기준 전체 8203개 대부업체 가운데 27위에 해당하는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4개 대부업체는 명륜당에서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을 가맹점주에게는 더 높은 금리로 대출해줬다. 리뉴얼할 경우 연 12%, 신규 사업자에게는 연 15%의 이자를 적용했다. 2024년 말 이후에는 연 18%로 이자율을 더 높였다. 아울러, 명륜당은 가맹점 개설을 결정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대부업체와의 특수관계, 대출조건 등도 가맹희망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명륜당은 가맹희망자에게 창업자금 대출을 알선하면서 정보공개서에 신용 제공 관련 사항을 '해당사항 없음'으로 허위 기재했다. 대부업체가 명륜당 회장과 친족 등이 지분을 소유한 특수관계 사실과 대출금리, 가맹계약과 대부계약의 연계 구조 등도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희망자가 제대로 된 사실을 모르거나 허위 정보로 가맹계약을 체결해 가맹점 개설 여부와 개설 자금 조달 방식의 적정성을 충분히 판단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추가 부과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충남도, 복지부터 산업까지 AI 입힌다…219개 과제 발굴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복지와 산업, 농축산업, 재난 대응, 행정 등 도정 전반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한다. 도민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219개 과제를 발굴하고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 구상을 구체화한다. 충남도는 28일 도청 대회의실에서 박수현 충남지사와 홍종완 행정부지사, 구본영 정무부지사, 실·국·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실국별 AI 과제 발굴 보고회'를 열었다. 보고회는 도민의 삶과 산업 구조를 바꿀 중장기 AI 과제를 찾고 내년 본예산에 반영할 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총괄 보고와 실·국·원별 보고, 토론이 진행됐다. 도는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을 목표로 △사람 중심 AI 기본사회 △첨단산업 AX 선도 △지역 기반 산업 AX 등 3개 균형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할 공공 AX 완성 정책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이번에 발굴한 과제는 모두 219건이다. 사람 중심 AI 기본사회 분야에는 보행 약자를 위한 웨어러블 로봇 지원사업과 사회복지시설 AI 기반 상담 업무 지원 시스템 구축, AI 기반 섬 주민 돌봄케어 서비스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첨단산업 AX 분야에서는 충남형 중소기업 AX 모델 구축과 충남형 AX 스타트업 발굴·육성 패키지, 중소기업 지원 정책 'AI 충남통(通)' 플랫폼 구축 등이 제시됐다. 지역 기반 산업 AX 분야에는 충남형 스마트 농기계 안심알림 앱 구축과 사회연대경제조직 AI 역량 강화, AI 기반 충남 역사문화 콘텐츠 구축, AI 기반 축산 악취 관리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공공 AX 분야에서는 충남형 AI 인프라와 AI 행정혁신 플랫폼 구축, AI를 활용한 행정 부담 경감, AI 리터러시 교육 등이 제안됐다. 스마트 풍수해 재난 대응 시스템과 AI 화재 위험 예측·예방 관리체계도 발굴 과제에 포함됐다. 도는 우선순위 과제를 선정해 내년 본예산 편성을 지원할 계획이다. 대규모 국비 사업은 정부 부처에 건의하고 관련 공모 준비도 추진한다. 박수현 지사는 “충남형 AI 대전환의 핵심은 산업과 사람,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3대 균형'"이라며 “산업은 발전하는데 사람은 어디 갔느냐는 이야기가 나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교육·문화·돌봄부터 농수산업과 중소기업까지 함께 챙겨야 한다"며 “정책과 사업 설계 단계부터 AI를 전제로 하는 'AI 네이티브 지방정부'로 체질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청에서 시작한 변화가 도민의 삶과 산업 현장으로 이어져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덧붙였다. 충남도는 이번 보고회를 시작으로 '대한민국 AI 수도 충남'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이후 체계적인 실증을 거쳐 성과를 확산해 나갈 방침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이슈&인사이트] 테슬라가 간과한 생명의 무게

자동차로 이동하는 건 현대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속한다. 이 이동은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자동차로 이동하려면, 마차를 이용해도 마찬가지겠지만, 무엇보다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한다.너무 당연한 얘기를 정색하며 말하는 게 우습지만, 오늘날 도로 위를 질주하는 첨단의 전동화 차량 중 일부는 때로 이 단순한 전제를 충족하지 못하기에 정색하지 않을 수 없다. 문을 열어야 할 때 열지 못하면 치명적 상황이 열릴 수 있다. 최근 테슬라를 비롯한 주요 완성차 업체가 중국에서 총 400만 대가 넘는 차량을 리콜한 사태는, 매끄러운 디자인과 혁신이라는 미명 아래 무엇인가 매우 중요한 것이 망각되고 있음을 일깨운다. 이 사태의 중심에 선 테슬라의 리콜 규모는 약 300만 대이다. 리콜이라는 익숙한 말로 퉁치기엔 현대 기술주의의 폐해가 너무 심각해 보인다. 논란의 핵심은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대중화한 이른바 '매립식 도어 핸들(Flush Door Handle)'이다. 차체와 완벽하게 밀착되어 공기저항을 줄이고 미래지향적인 미니멀리즘을 완성한다는 이 손잡이는, 차량 전원이 차단되는 비상 상황에서 차를 운전자나 탑승자를 가두는 철창으로 바꿔버린다. 사고로 전기가 끊겼을 때 내부의 기계식 비상 개방 장치를 직관적으로 찾지 못해 화마 속에서 생명을 잃거나 구조의 손길이 차단되는 참사가 잇따르고 있다. 전통적인 기계식 손잡이와 달리, 전자식 매립 핸들은 비상용 레버가 도어 포켓 안쪽이나 보이지 않는 패널 아래 숨겨져 있어 절체절명의 순간에 탑승자를 패닉으로 몰아넣는다. 기술혁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 감각적 디자인은, 역설적으로 인간의 생존이라는 가장 본질적인 가치를 뒷전으로 밀어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태가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는 점이다.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을 둘러싼 과장 광고와 끊이지 않는 소송 속에서, 줄곳 안전 검증보다 시장 선점과 주가 부양을 우선시하는 태도를 보였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라는 현대적 기술을 내세워 물리적 리콜 비용과 사회적 책임을 교묘하게 축소하려는 모습은, 테슬라의 혁신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근본적 의문을 품게 한다. 인류문명의 발전보다는 특정인을 세계 최고 부자를 만드는 게 유일한 목적 같다. 지금도 FSD는 홍보되고 있고, 교묘한 방어장치로 눈가림하면서 우리가 상상하는 자율주행이 실제로 가능할 것처럼 과장한다. '매립식 도어 핸들'을 리콜하게 한 중국은 FSD란 용어도 금지했다. 테슬라가 제공하는 '보조주행' 정도의 용어를 쓴다. 타당한 조치다. 테슬라가 FSD라는 말을 쓴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한 번도 FSD가 구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FSD가 아닌 차량을 FSD로 착각하며 몰다가 실제로 사고가 나고 소송이 이어지고 사법당국이 나서는 등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소비자는 소프트웨어 오류와 복잡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실험 대상이자 위험을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 이상한 존재로 전락했다. 오늘날 빅테크와 결합한 모빌리티 자본은 인간을 존엄한 주체가 아니라, 실험실의 데이터이자 이윤 창출을 위한 도구로 보는 듯하다. 종종 잊히지만, 인간의 생명은 최상위 가치다. 머스크의 행보는 그가 말하는 혁신이 CEO 개인의 과시욕과 거대한 자본의 탐욕이 결부된 자본주의의 추한 괴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디자인의 미려함이나 자율주행의 환상 속에서, 비상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공포에 떨어야 하는 인간의 목소리는 소음처럼 지워진다. 이제 쟁점은 한국 정부가 이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이다. 한국인의 생명이 중국인보다 덜 소중하지는 않지 않을까. bienns@ekn.kr

5년 내 2회 담합 영업정지 “시장퇴출 법제화”…당정 “국감후 입법”

앞으로 5년 내 두 번 이상 반복 담합하다 적발되면 영업정지 처분까지 가능하도록 법제화될 전망이다. 민생 분야 반복적, 고질적 담합 가담자는 시장에서 퇴출되도록 제재 수위가 높아진다. 의약품·석유·폐기물·여객·화물 운송 등 민생 밀접 17개 업종이 대상이다. 담합 적발도 강화하기 위해 처분 시효도 최대 15년으로 연장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반복 담합 근절 입법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이번 방안을 통해 민생 밀접 분야의 반복·고질적인 담합에 대한 적발률을 높이고, 시정조치의 실효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민생 밀접 17개 업종에서 5년 이내 2회 이상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나 영업정지까지 가능하도록 법제화해 제재 수위를 높인다. 공정위가 반복 담합 사업자를 적발해 관계 부처에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을 요청하면 해당 부처가 시정조치하는 방식이다. 대상 업종은 의약품 제조·수입업과 소방시설업 등 안전·생명 분야, 석유정제·판매업 등 에너지·산업 분야, 폐기물처리업 등 환경 분야, 여객·화물 운송업 등 운송 분야다. 공정위는 올 상반기 설탕과 밀가루, 고추장 등 서민 먹거리 분야 담합을 엄정 제재했다. 적발된 담합 관련 매출액만 20조원대에 달한다. 올 하반기에도 조사 중인 식품과 교육, 에너지, 생필품 분야 등의 담합을 시정조치할 예정이다. 담합 처분 시효도 최대 15년까지 늘려 적발을 강화한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경우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7년, 조사를 시작한 경우 조사 개시일부터 5년의 시효를 두고 있어 최대 12년까지 처분할 수 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조사를 시작하지 않은 경우 처분 시효를 7년에서 10년으로 늘려 전체 처분시효도 최대 12년에서 15년으로 늘어난다. 공정위가 담합 이후 가격 인상 등 왜곡된 가격을 바로잡기 위해 실시하는 '가격재결정' 명령도 법적으로 명문화한다.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해당 사업자들은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다시 결정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담합 자진신고자에 대한 가격재결정명령 등 시정조치 감면 혜택도 없애기로 했다. 다만, 자진 신고시 과징금과 고발 감면 혜택은 유지한다. 앞으로 교복과 교육용 기자재 등 교육 분야 입찰담합 감시도 강화된다. 당정은 공정위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교육청을 의무적인 정보 제공 협조기관으로 명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이날 당정협의에서 “그동안 담합 사례가 지속되던 업종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며 “반복 담합 사업자의 등록취소, 영업정지 제도 도입 등 5개 입법 제도를 마련, 국민 생활 밀접 분야의 담합을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 박상혁 의원도 “국정감사가 지나면 본격적으로 예산과 입법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며 “담합 근절은 소비자들의 민생과 복리후생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 빠르게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김성우 시평] 글로벌 ESS 성장과 우리의 전략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상반기 글로벌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이온 배터리 출하량이 461GWh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270GWh) 대비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이 609GWh로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한 수치와 비교해 봐도 ESS의 괄목할 만한 도약이다. 속도와 안정성이 중요한 AI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와 간헐성 보완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가 도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전력망 안정화를 위한 ESS는 347GWh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전력시스템 안정화는 단기간내 멈추지 않을 대세적 흐름이므로 앞으로 ESS 성장의 동인도 견조해 보인다. 연간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984GWh에서 내년에는 1150GWh로 증가하고, 2035년에는 올해의 2배 수준인 1870GWh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잇는 ESS시장도 중국이 선점하고 있다. 글로벌 1위부터 4위까지 전부 중국 회사인데, 이들의 시장 점유율만 합쳐도 55%에 육박한다. 한국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과 절대량에서 격차가 너무 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의 유의미한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정부도 다양한 정책으로 국내 ESS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우선, 기술 측면에서는 산업통상부가 지난 9월 22일 '배터리 산업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정부와 배터리 업계가 나트륨·전고체 배터리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기 위해 정부는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2500억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하고, 국내 셀제조 3사는 비경쟁 영역에서 공동 연구와 표준화에 나서며, 산업 전체가 제조공정 혁신과 소재 국산화 등에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기존 국내 업체들이 고성능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기술 중심으로 경쟁력을 쌓아온 만큼, 나트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보급형 배터리와 고성능 차세대 배터리를 동시에 확보해 중국과의 격차를 좁힘으로서 K-배터리가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둘째, 생산 측면에서는 세제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8월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국내생산세액공제를 신설했는데, 대상 품목에 이차전지를 포함시켰다.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 대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를 지원함으로서 국내 생산기반 확충 및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취지다. 셋째, 보급 측면에서는 중앙계약시장 입찰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9월 23일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을 개설하고 총 1180㎿ 규모의 ESS 발전사업자를 선정한다고 전해졌다. 중앙계약시장은 전력거래소가 계통 안정화에 필요한 ESS 용량을 경쟁입찰로 선정하고 낙찰자와 15년 장기계약을 체결하는 시장이다. 주목할 점은 이번 한 차례 공고 물량이 앞선 두 차례 누적 낙찰량을 넘어선다는 점이다. 정부가 ESS 구축에 속도를 내면서 국내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춤한 시장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배경은 고무적이다. 결국 상술한 정부의 지원들이 더욱 빛을 발하려면, 기술개발에 성공하고 국내생산 및 보급을 확대하는 우선 목표 달성에 추가로, 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글로벌 ESS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기 지원정책들을 구체화할 때 글로벌 경쟁구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술 경쟁을 예로 들면, 나트륨 배터리의 경우 중국은 이미 400GWh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운영 및 계획하고 있는 반면, 중국 외 전 세계를 합친 수치는 11GWh에 그쳐, 우리의 기술개발 성공이 곧 글로벌 경쟁력 확보로 연결될 수 있는 전략이 지금부터 고려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배터리는 전기차용에서 ESS용으로 이미 빠르게 확대·성장하고 있고, 앞으로도 로봇, 드론, 위성 등 새로운 시장 축이 계속 더해질 가능성이 높다. 올 상반기 글로벌 ESS 시장 성장을 예지적으로 해석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우리의 전략이 더 없이 중요한 이유이다. bienns@ekn.kr

[미리보는 국감 2026] 인권위 권고 수용률 5년째 90% 밑돌아…국민 만족도 40점대로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수용률이 2021년 이후 5년째 90%를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민 만족도 지수도 크게 낮아졌다. 관계기관이 권고를 실제로 이행했는지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할 법적 근거도 없다. 다가오는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권위 권고의 실효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의 운영위원회 분야에 따르면 인권위 출범 이후 2020년까지 진정사건 권고 수용률은 대부분 90% 이상을 유지했다. 흐름은 2021년부터 바뀌었다. 수용률은 2020년 93.7%에서 2021년 89.1%로 떨어졌다. 2022년 88.0%, 2023년과 2024년에는 각각 85.6%를 기록했다. 2025년에는 88.5%로 소폭 올랐지만 90%선은 회복하지 못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불수용률이 14.4%까지 올랐다. 2025년에도 11.5%로 10%대를 유지했다. 10% 이상의 불수용 흐름이 수년째 이어지는 셈이다. 권고를 통해 권리를 구제받지 못한 피해자들은 시간과 비용이 더 드는 사법 절차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건 처리 성과 지표도 함께 낮아졌다. 전체 처리건수 대비 인용률은 2021년 6.1%에서 2025년 2.9%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인용과 조사 중 해결을 합친 구제율도 같은 기간 12.7%에서 10.2%로 낮아졌다. 처리 내역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각하와 기각이었다. 국민 체감도를 보여주는 만족도 지표의 하락 폭은 더 컸다. 상담·민원 서비스 종합만족지수는 2021년 66.0점, 2022년 66.9점이었다. 이후 2023년 61.3점, 2024년 49.3점으로 떨어졌고 2025년에는 48.1점을 기록했다. 진정 서비스 만족도 역시 2023년 62.2점에서 2024년 43.0점으로 급락한 뒤 2025년 45.1점에 그쳤다. 권고의 실효성을 둘러싼 제도적 공백도 국정감사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현행 인권위법에는 인권위가 내린 권고의 이행 실태를 직접 확인하거나 점검하도록 한 규정이 없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로 인해 권고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법 개정을 통해 권고와 의견의 이행상황을 점검하도록 하는 방안을 질문으로 제시했다.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은 기관에 대한 후속 절차도 쟁점이다. 불수용 사례에 대해 국무조정실이 면밀히 검토하고 관계 부처 간 협의나 재고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에 대해 인권위의 입장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게 국회입법조사처의 설명이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이 밖에도 여러 개선 방안을 질의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 부처 기관장 평가에 인권위 권고 수용 여부를 반영해 범정부 차원의 수용률을 높이는 방안, 정책과 제도 시행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인권영향평가 제도 도입 계획, 파리원칙에 입각해 정부 내 조언자로서 인권위의 위상을 재정립하고 종합만족도를 끌어올릴 대책 등이다. 인권위가 2025년까지 처리한 진정사건은 19만9352건에 달한다. 국회입법조사처 관계자는 “인권위 권고 수용률 저하와 만족도 하락은 인권위의 존재 의의와 직결된 문제"라며 “국민의 권리구제 최후 보루로서 위상을 확립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제도적 결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암보다 무서운 ‘자살’, 10대만 늘었다…“가정불화에 정신과 문제”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가 줄었지만 유독 10대 자살률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불화로 생긴 정신적 문제, 극심한 학업 스트레스 등이 어린 10대들의 생을 마감하는 비극으로 내몰고 있는 상황이다. 10대부터 40대의 사망원인 1위도 자살이 암을 제치고 차지했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4144명으로 1년 전보다 728명(4.9%) 줄었다. 자살 사망자 수는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증가한 뒤 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 수 비율인 자살률도 27.8명으로 1.4명(4.7%) 감소했다. 다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0.9명에 비해 3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2위 리투아니아(18.1명)와 비교해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자살률이 인구 10만명당 8.6명으로 전년보다 7.5% 증가했다. 10대만 보면 자살률은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다. 다른 연령대에서 자살 사망자가 모두 감소한 것과 달리 10대만 유일하게 늘었다. 10대의 자살 원인은 가정 문제가 가장 많았고, 정신과적 문제, 학업 진로 문제 등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 사망원인도 자살이 10대부터 40대까지 1위를 차지했다. 40대는 202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자살이 암을 제치고 1위였다. 50대는 암에 이어 자살이 2위였고, 60대는 4위였다. 성별로는 10대에서 여성의 자살률이 높았고, 20대 이상에서는 남성이 높았다. 박현정 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자살통계연보 자료를 보면 10대의 경우 정신과적 문제와 가정 문제 등으로 자살이 많았다"며 “지난해 40대 사망 1위가 암에서 자살로 바뀐 후 이번에도 되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주된 사망 원인으로는 이번에도 암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암 사망자는 9만203명으로 처음 9만명을 넘어섰다. 암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24.9%였다. 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77.1명으로 전년보다 2.8명 높아졌다. 암에 이어 심장 질환과 폐렴, 뇌혈관 질환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전체 사망자 수는 코로나19 직후인 2022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지난해 총사망자 수는 36만2968명으로 전년보다 4399명(1.2%)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사망자가 큰 폭으로 늘었던 2022년(37만2939명) 이후 3년 만에 최다고, 2022년에 이어 역대 2위다. 특히, 80세 이상 사망자가 전체 사망의 54.7%를 차지했다.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80~90세 고령층 사망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영향으로 분석됐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미리보는 국감 2026] 노후원전 계속운전 심사 ‘불허 0건’…“허가 먼저, 설비는 나중”

노후 원전의 계속운전 심사가 사실상 '불허 없는 심사'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오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이 문제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2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6 국정감사 이슈 분석' 보고서의 과방위 분야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된 원전 계속운전 심사에서 불허되거나 중단·반려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정부의 원전 활용 확대 기조에 따라 계속운전 대상 원전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현행 심사체계가 안전성을 독립적으로 판단하는 제도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현재 계속운전 심사가 진행 중인 원전은 고리3·4호기, 한빛1·2호기, 한울1·2호기, 월성2·3·4호기 등 9기다. 고리3·4호기는 2023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6차 질의가 이어졌다. 한빛1·2호기와 한울1·2호기는 5차 질의를 거쳤다. 월성2·3·4호기는 4차 질의가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계속운전 허가를 받아 재가동된 고리2호기는 2022년 4월 주기적안전성평가(PSR) 제출 이후 허가까지 3년7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9월 원안위에 처음 상정된 뒤 자료 보완 요구로 두 차례 재상정된 끝에 허가가 결정됐다. 입법조사처가 주목한 대목은 허가 시점과 실제 설비 개선 시점의 차이다. 고리2호기의 안전여유도 관련 설비 226개 품목과 케이블 22개 라인 교체 작업은 계속운전 허가 이후인 지난해 12월에야 완료됐다. 입법조사처는 “현행 절차가 심사 당시의 설비 상태를 확인하고 허가하는 방식이 아니라 향후 설비 개선을 전제로 먼저 허가하고 사후에 기준을 맞춰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현재 심사 과정에서는 결함이 발견될 경우 서류와 자료 보완을 요구하고, 이를 충족하면 허가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 자료 보완 요구 횟수의 상한이나 심사 종결 기준은 없는 상태다. 사업자의 보완이 계속되는 한 심사가 사실상 무기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사 독립성도 쟁점으로 꼽힌다. 계속운전 심사는 원안위와 산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심사와 사전검토, 의결이 모두 원안위 관할 체계 안에서 이뤄진다. 외부 독립기관의 교차검증이나 별도의 이의제기 절차는 제한적이다. 입법조사처는 “증가하는 심사 물량에 맞춰 제3기관 교차분석 등 독립성과 객관성을 강화할 절차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사용후핵연료 문제도 이번 국감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전국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평균 저장률은 83.3%에 이른다. 원전별로는 고리 원전 저장률이 93.4%로 가장 높다. 한빛은 85.3%, 월성은 83.2%, 한울은 73.5%다. 저장시설 포화 시점도 임박했다. 고리 원전은 2028년부터 포화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빛은 2030년, 한울은 2031년, 월성은 2034년부터 순차적으로 포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포화 시점을 늦추기 위해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한빛은 2030년, 고리와 한울은 2031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올해 안에 인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신청부터 심사, 건설 완료까지 남은 기간은 3년 안팎에 불과하다. 일정이 지연되면 저장시설 포화와 맞물릴 가능성이 있다. 더 큰 문제는 중간저장시설과의 시간 차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상 중간저장시설은 2050년 이전, 영구처분시설은 2060년 이전 운영이 목표다. 하지만 현재 부지 선정조차 착수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이 포화되는 시점과 중간저장시설이 운영되는 시점 사이에는 최소 16년에서 최대 20년 이상의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입법조사처는 전망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조밀저장대와 건식저장시설이 장기 저장시설로 굳어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고리2호기에 조밀저장대를 설치하면 포화 시점이 2028년에서 2032년으로 약 4년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간저장시설이 2050년 이전에 운영되지 못하면 원전 부지 내 임시저장시설을 최대 20년 이상 활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월성 2단계 맥스터의 사고관리계획서 문제도 별도 쟁점으로 제시됐다. 해당 시설은 2020년 1월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5년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사고관리계획서의 보완·승인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다. 입법조사처는 저장조가 실제 포화될 경우 원전 가동 중단까지 상정하고 있는지, 조밀저장대 추가 설치와 원전 간 사용후핵연료 이동, 발전소 출력·가동 조정 등의 대안이 검토됐는지도 국정감사에서 확인해야 할 사항으로 제시했다. 이번 국감에서는 노후원전 계속운전 허가가 실제 안전성 검증을 거친 결과인지, 원전 확대에 맞춰 사용후핵연료 저장 대책이 충분히 준비돼 있는지가 주요 질의 대상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정부 “추석 차례상비 9년 만 하락” 보니…대형마트 할인 ‘착시효과’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31만3000원이란 조사 결과에 정부는 “2017년 이후 9년 만에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인 1900억원 농축수산물 할인지원, 성수품 공급 확대 등 정부의 추석 민생안정대책이 물가 안정 효과를 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취지로 풀이된다. 반면, 성수품 가격 하락은 대형마트 중심의 할인 행사 영향이 커 전통시장과는 가격 차이가 나고, 체감 물가와도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 가격이 다시 오르면서 정부가 막대한 재정으로 일시적 물가를 눌러놨던 영향이란 분석도 나온다. 최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추석을 1주일 앞둔 17~18일 제수용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형마트의 제수용품 비용이 전년보다 9.0% 하락한 반면, 일반 슈퍼마켓은 6.9%, 전통시장은 3.8% 상승했다. 대형마트만 유일하게 비용이 내려간 셈이다. 이는 대형마트에서 할인가 비중이 전년보다 늘어났는데 정부의 농축산물 할인 지원 등이 가격에 반영됐다는 게 소비자단체협의회 설명이다. 실제 대형마트에서 진행된 한우 할인 행사로 쇠고기 산적용 가격은 22.7% 내렸고, 달걀과 명태살 등의 가격도 하락했다. 정부가 비축물량을 풀고, 성수품 공급을 늘리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정부는 추석 민생안정대책으로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에 1930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900억원) 보다 2배 이상 늘린 규모다. 성수품 공급도 18만5000톤(t)으로 평시보다 1.6배 늘렸고, 가격 상승 품목에는 정부 비축 물량을 추가 공급 중이다. 이후, 재정경제부는 지난 21일 '추석 차례상 비용 자료'를 통해 올해 구매비용이 31만3089원으로 지난해보다 2.3% 하락했다고 밝혔다. 소비자단체협의회가 추석 3주 전인 지난 3~4일 4인 가족 기준 추석 제수용품 25개 품목 구매비용 조사한 결과를 인용하며 “2017년 이후 9년 만에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재경부는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차례상 비용 부담이 더욱 크게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조사로 -5.0%,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조사로 –7.6%란 수치도 밝혔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가격 하락이 대형마트에 집중된 할인 행사 영향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재경부 관계자는 “차례상 비용 하락세는 정부가 추석 민생안정대책 보완 방안으로 추진 중인 역대 최대 규모의 농축수산물 할인지원과 적극적인 성수품 공급 확대 등이 일부 기여했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정부 대책이 물가 안정 효과를 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22일 취임한 이형일 신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이 출사표로 밝힌 첫 번째 과제도 물가 안정이었다. 지난 1일 열린 국무회의 추석 민생안정대책 보고 때 후보자 신분이었던 그는 이 대통령의 “추석 물가 자신 있냐"는 질문에 “확실하게 잡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절이 다가올수록 사과와 배, 돼지고기 등 주요 성수 과일 가격이 다시 치솟으면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추석 1주 전 조사에 따르면 사과는 5개 기준 11.8%, 배는 3개 기준 11.1%, 돼지고기는 5.0% 각각 올랐다. 추석을 코앞에 두고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3주 전 조사 때보다 가격이 올랐다는 분석과 함께 정부 발표와 실제 체감 물가와의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막대한 돈을 풀어 일시적으로 가격을 누른 것이어서 효과가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다"며 “대형마트 중심으로 할인이 커 전통시장 등에서는 가격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시장은 온누리상품권 환급 등 할인 혜택이 가격에 반영되지 않아 실제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유통업태별로 할인 품목과 할인율이 달라 구매 전 가격을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 글로벌 양자산업 거점 시동…미국 IonQ·SDT와 ‘양자 파운드리’ 구축

경북도·구미시·IonQ·SDT 4자 MOU 구미산단에 양자 부품 제조·패키징 거점 추진 반도체·방산 이어 차세대 성장동력 확보 나서 IBM·MS·D-WAVE 등 글로벌 기업과 네트워크 확대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시가 반도체와 방위산업에 이어 차세대 핵심 기술인 양자(Quantum) 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글로벌 행보에 나섰다. 24일 구미시는 21일부터 24일까지 미국 메릴랜드주 칼리지파크에서 열리는 '2026 양자 세계 회의(Quantum World Congress·QWC)'에 투자유치단을 파견하고, 글로벌 양자기업 IonQ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양자 파운드리 구축을 위한 협력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이 이끄는 투자유치단에는 이정희 구미시의회 문화환경위원장이 동행했다. 경북도에서도 양금희 경제부지사와 경제혁신추진단장 등이 참여해 양자산업 투자 유치와 기업 네트워크 확대에 힘을 보탰다. 가장 주목되는 성과는 경상북도·구미시·IonQ·SDT㈜ 간 4자 업무협약(MOU)​이다. 투자유치단은 현지시간 23일 오후 이온트랩 방식의 양자컴퓨팅 기술을 보유한 미국 IonQ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구미산단에 양자 부품 제조와 패키징을 담당할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IonQ와 국내 양자기술 기업 SDT는 구미의 제조업 기반과 지역 공급망을 활용해 양자 부품 제조·패키징 공장인 '양자 파운드리' 설립을 추진​한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사업 일정은 향후 협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확정할 예정이다. 경북도와 구미시는 기업 투자와 함께 양자산업 생태계 조성, 전문인력 양성, 지역기업 공급망 참여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양자산업은 원자와 전자 등 미시세계에서 나타나는 양자역학의 원리를 활용해 컴퓨팅·센싱·통신 등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미래 기술 분야다. 양자컴퓨터는 신약과 신소재 개발을 비롯해 물류·금융·국방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아 세계 주요 국가와 기업들이 기술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구미시는 특히 국내 최대 수준의 전자·반도체 제조 기반과 부품·소재 기업 공급망을 양자산업과 접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투자유치단은 QWC 행사장에서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D-WAVE 등 글로벌 양자기업들의 전시 부스를 찾아 기술과 시장 동향을 파악했다. 기업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통해 구미의 산업 인프라와 투자 지원 제도도 알렸다. 정성현 구미시 부시장은 “양자기술은 상용화까지 시간이 필요하지만 다양한 산업에 적용될 가능성이 큰 차세대 핵심 기술"이라며 “IonQ의 생산 거점이 구미에서 출발할 수 있는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가 보유한 제조업과 첨단산업 역량을 바탕으로 양자산업이 실제 기업 투자와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양금희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양자기술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제조 기반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협력이 실제 사업과 투자로 이어지고, 지역 기업의 일감과 청년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윤지원 SDT 대표는 “이번 협약은 SDT가 글로벌 양자산업 제조 생태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계기"라며 “구미를 기반으로 IonQ와 협력해 양자 제조와 시스템 통합 역량을 확보하고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구미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기존 반도체·방산·AI 중심의 첨단산업 구조에 양자산업을 추가해 산업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특히 단순한 연구개발 유치를 넘어 실제 부품 생산과 패키징을 담당하는 제조 거점을 확보할 경우, 구미가 국내 양자산업의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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