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본 코인 ‘이월공제’ 3년 허용, 올해분도 가능할까

정부가 코인 등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면서 손실 이월공제를 3년간 허용하는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오는 2029년 1월 과세 시행과 함께 손실 이월공제가 적용되면 가상자산 투자로 본 손실을 나중에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게 된다. 2029년에 손실이 나면 이를 3년간 이월해 2032년 수익에서 공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보유하고 있던 가상자산을 팔아 생긴 확정된 손실은 이월해 공제받을 수 없다. 조만희 재정경제부 세제실장은 “손실 이월공제를 3년만 운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손실을 이월하는 기간을 3년으로 하는 것"이라며 “(가상자산 투자 관련) 2029년 손실이 나면 2032년 이익까지 공제할 수 있는데 이월된 손실을 이익에서 차감해 다음 해 5월 신고·납부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2029년 1월부터 과세가 시작되면 그해 이후 발생한 손실을 이월공제할 수 있다. 올해 갖고 있던 가상자산을 팔아 확정된 손실은 이월공제 대상이 안 된다. 다만, 올해와 2027년 가상자산을 매수했을 때 생긴 손실은 의제취득가액 제도를 활용하면 된다는 게 재경부 설명이다. 조 실장은 “2029년 과세가 시행되면 2028년 12월 31일 시가를 취득가액으로 보면 된다"며 “2026년이나 2027년에 2028년 12월 31일 시가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샀다면 그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손실액을 계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과세 형평성 차원에서 가상자산뿐 아니라 주식도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주식 관련 손실 이월공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상장 주식의 경우 소액주주는 과세 대상이 아니고, 대주주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면 비과세된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주식으로 벌어들인 소득에 과세하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를 통해 3년 간 손실 이월공제를 허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투세법이 폐지되면서 손실 이월공제도 수포로 돌아갔다. 현재 손실금 이월공제는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와 개인 사업자의 사업소득세에 적용 중이다. 기업과 사업자는 손실이 발생하면 이후 15년간 이월해 소득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은 손실을 과거 연도에 소급 적용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는 소급 공제도 가능하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주요국은 디지털 등 가상자산 과세에 손실금 이월공제를 적용 중이다. 디지털 자산에 투자했을 때 생긴 손실을 다른 자산의 이익과 상계하는 손익 통산을 허용한다. 손실을 다음 해로 넘겨 향후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는 이월 공제가 가능하다. 이웃나라 일본도 손실 이월공제를 3년간 허용하고 있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미국, 영국 등 주요국도 인정하는 손실 이월공제를 우리나라에도 3년 간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2030 지지율 20%대’ 민주당 가상자산 논란 자초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행 시점이 다시 2년 미뤄지게 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정책 기조 변화를 두고 정치권의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내년 1월 과세 시행을 전제로 한 정부 세제개편안에 별다른 이견을 내지 않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석 달 만에 김민석 대표가 직접 유예를 공식 제안하며 당정 방침이 변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명분으로 내세운 가운데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청년층 여론과 향후 선거를 고려한 판단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조치가 확정될 경우 가상자산 과세는 지난 2020년 소득세법 개정 당시 2022년 시행을 목표로 한 이후 네 번째 연기 수순을 밟게 된다. 당초 2025년에서 2027년으로 한 차례 미뤄졌던 시점이 다시 늦춰지는 셈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연구소장은 6일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과세 시점을 반복적으로 바꾸면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 신뢰가 훼손되고, 가상자산에만 과세를 유예하는 것은 다른 금융상품과의 조세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며 “8년 넘게 준비한 제도를 아직도 시행하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 역량과 행정 책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인 청년층에게 과세 부담을 지우는 것이 타당한지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장의 높은 변동성과 해외 거래소 이용에 따른 과세 형평성 문제 등도 논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 국내외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우려 한국갤럽이 지난 3~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36%였다. 연령별로 18~29세와 30대에서는 각각 24%, 25%로 저조한 수준이다. 가상자산이 주식과 함께 청년층의 주요 투자 수단 중 하나로 꼽히는 만큼, 민주당은 과세 시행 시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을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앞선 금융투자소득세 관련 논의와 유사한 흐름으로도 해석된다. 민주당은 야당 시절이던 2024년 말 주식시장 상황과 투자자 반발 등을 고려해 국민의힘과 금투세 폐지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에도 과세 원칙보다 시장 여론을 우선시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제기됐는데 가상자산 과세 유예 논의 역시 자산시장 참여자들의 상황을 감안해 시점을 조정한 사례로 분류된다. 이번 유예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 간 암호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가 가동되더라도 미국은 2029년부터 참여할 예정이어서 해외 거래정보 확보와 취득가액 산정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을 경우 국내외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행법상 과세 체계와 이월 공제 방안 등이 마련되어 있음에도 과세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2029년 시행을 목표로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향후 과세 형평성과 정책 신뢰성을 어떻게 확보할지가 주요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갤럽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접촉률은 40.8%, 응답률은 9.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오세훈 “정부 현금성 복지 확대로 서울시 부담 3조6000억”

국민의힘과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국비 확보와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섰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의 현금성 복지사업 확대로 서울시의 추가 재정 부담이 3조6000억원대에 이른다며 국고보조율 개선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비판하는 동시에 서울시의 교통·안전·주거 분야 핵심 사업에 필요한 국비를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6일 국회에서 서울시와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국비 지원 사업과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임이자 정책위의장, 오 시장 등이 참석했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확대에 따른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을 가장 먼저 문제 삼았다. 4대 기초급여와 저출산 대응 사업에 더해 소비쿠폰, 고유가 피해 지원금 등 현금성 정책이 늘면서 서울시가 감당해야 할 몫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현금성 복지정책이 확대되면서 서울시의 재정 부담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추가 부담만 3조6000억원대"라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민의 부담은 최고 수준인데 국비 지원은 최하 수준"이라며 아동수당과 통합돌봄사업 등에 적용되는 국고보조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의 162조원 규모 미래대응기금 신설에도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말로는 중앙·지방 협력을 내세우면서도 재정 여력이 충분한데 지방정부 지원은 극도로 제한하고 있다"며 현 정부를 '재정 놀부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서울의 노후 기반시설 개선과 대중교통 운영에 대한 국가 지원도 요구했다. 오 시장은 30년 이상 된 공공시설이 많은 서울의 특성을 고려해 노후 하수관로 정비와 지하철 시설 개선에 국비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철도 무임수송으로 발생하는 손실 역시 지방정부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국가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한 규제 개선도 협조를 요청한 주요 과제다.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2.0을 통해 2031년까지 주택 31만호 착공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비사업 과정에서 이주비 대출과 용적률 규제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와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개선, 이주비 대출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상향 등을 제안했다. 그는 “당과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며 “서울시도 당과 긴밀히 소통해 글로벌 톱3, 삶의 질 특별시 서울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의 요구에 힘을 싣는 한편 정부의 재정 운용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장 대표는 서울시와의 정책 공조를 강조하며 “국민의힘과 서울시는 한 팀"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정부가 편성한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을 겨냥해 “정부는 초팽창 예산을 편성한 것도 모자라 대통령 쌈짓돈인 미래대응기금에 162조원을 넣어놨다"고 비판했다. 반면 서울시의 재정 운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장 대표는 “오 시장은 채무를 올해 수준으로 엄격히 묶으면서 시민을 위한 실질적인 사업 예산은 늘렸다"며 “이것이 국민의힘이 말하는 책임 있는 재정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쁜 예산은 과감히 걷어내고 꼭 필요한 곳에 재원이 쓰이도록 하겠다"며 “서울에 필요한 국비는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중앙정부가 정책을 추진하면서 그 비용을 지방정부와 시민에게 떠넘기는 구조도 바로잡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 간 책임 공방에도 가세했다. 장 대표는 서울 집값이 90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전세와 월세는 대란 수준인데 이재명 대통령은 오 시장 탓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남 3구의 일부 하락을 서울 전체의 집값 하락으로 해석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취지다. 정점식 원내대표 역시 미래대응기금 신설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당 기금을 '미래파탄기금'이라고 규정하며 “국회의 정당한 예산 심사권을 무력화하는 재정 블랙홀인 데다 미래세대에 빚을 떠넘기고 지방자치단체에 돌아갈 재원까지 줄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심성·전시성 확장재정과 기금의 꼼수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반드시 막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견제와 별개로 서울의 교통·재난 예방·돌봄·주거 안정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된 사업은 차질 없이 추진할 수 있도록 국비 확보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대통령을 비판하는 정치와 대통령이 될 정치

지난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보수 야권의 시선이 쏠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세계유산 보존과 도시의 미래를 논의하는 토론회에,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정당개혁 토론회에 나섰다. 두 행사에는 각각 수십 명의 의원이 몰렸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별도 행사에 참석한 뒤 오 시장의 토론회장을 찾았다. 의원들의 발길이 행사장을 오가는 사이 관심은 정책보다 세 사람의 거리와 정치적 무게중심에 쏠렸다. 차기 대권 경쟁의 예고편 같은 풍경이었다. 세 사람의 무기는 제각각이다. 오세훈은 서울시정 경험과 중도 확장성, 한동훈은 개혁 이미지와 대중적 인지도, 장동혁은 제1야당 대표라는 조직을 갖고 있다. 오 시장은 통합을, 한 의원은 상향식 공천을, 장 대표는 당원 중심의 결속을 강조한다. 같은 보수의 미래를 이야기하지만 가는 길은 다르다. 협력은 필요하지만 주도권을 양보하기 어려운 3인 3색의 경쟁이다. 최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오 시장은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 20.4%로 앞섰다. 한 의원 14.3%, 장 대표 12.7%였다.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선고 이후 나타난 변화다. 그러나 여론조사의 순위가 국정운영 능력의 순위는 아니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고 대통령이 될 준비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시험대는 이미 국회에 놓여 있다. 여권은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탄핵 가능성까지 거론한다. 사법부에 제기된 의혹은 검증할 수 있다. 그러나 탄핵은 정치적 불만을 해소하는 수단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 위반을 따지는 엄중한 절차다. 야권도 사법부 독립을 외치는 데 그칠 일이 아니다. 법관의 책임성과 사법권 독립을 함께 지킬 제도적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여권의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 추진은 더욱 민감하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법안의 수사 대상 12개 항목 가운데 6개는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이다. 공소취소 권한의 명시적 근거는 삭제됐지만 기존 재판에 미칠 영향을 둘러싼 논란은 남아 있다. 검찰의 위법이 있었다면 당연히 밝혀야 한다. 동시에 특검이 특정인의 사법적 이해관계를 위한 수단이 되지 않도록 독립성과 절차적 통제를 확보해야 한다. 야권 역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의혹을 검증할 대안적 절차를 내놓아야 한다. 821조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도 마찬가지다. 장 대표는 미래대응기금을 비판하며 채무 상환과 민생 예산 확대를 주장했다. 재정 건전성을 따지는 것은 야당의 책무다. 하지만 정부 투자를 줄이겠다면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포기할지 설명해야 한다. 빚을 줄이는 일도 중요하지만 성장동력을 키우지 못하면 재정의 내일 역시 어둡다. 숫자에 맞서는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정교한 숫자여야 한다. 부동산은 더욱 절박하다. 대통령은 강남 3구 등 일부 지역의 집값 하락을 강조하지만 서울 전체의 가격지수는 여전히 상승 흐름이다. 야권도 세제 개편을 비판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과 주거비 안정이라는 행정 성과를, 한 의원은 세금과 공급을 아우르는 정책 대안을, 장 대표는 당 차원의 실행 가능한 주택정책을 보여줘야 한다. 비판은 함께할 수 있지만 대안은 각자의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영국 보수당의 경험은 참고할 만하다. 2005년 당대표가 된 데이비드 캐머런은 노동당 정부를 비판하면서도 당의 이미지와 정책 노선을 바꾸려 했다. 2010년 총선에서 단독 과반에는 실패했지만 연립정부를 출범시켰다. 정권 반대에 머물지 않고 집권을 준비하는 정당으로 전환을 시도한 사례다. 지금 야권에도 필요한 것은 그런 변화다. 오세훈의 통합이 세력 결집을 넘어설지, 한동훈의 개혁이 제도 변화로 이어질지, 장동혁의 조직력이 민생 대안으로 구체화할지가 관건이다. 세 사람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상대의 지지층을 빼앗는 경쟁보다 국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 경쟁이 먼저여야 한다. 여권 역시 사법 갈등을 정치적 승패로만 다루지 말고 합리적 비판에 귀를 열어야 한다. 정권을 비판하는 정치는 오늘의 박수를 얻는다. 대통령이 될 정치는 내일의 책임을 준비한다. 오세훈·한동훈·장동혁이 경쟁해야 할 대상은 서로의 지지율만이 아니다. 국민 앞에 내놓을 국가 운영의 설계도다. 대통령의 잘못을 찾아내는 능력과 대통령의 일을 해낼 능력은 다르다. 야권의 미래는 누가 더 크게 반대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설득력 있게 나라의 내일을 그리느냐에 달려 있다.

‘블루 쓰나미 쇼크’ 이형일 “증시 지나치게 반응 않도록 하겠다”

정부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증시 급락 등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비, 필요 조치를 적기 시행하기로 했다. 기존 한미 무역 합의에 대한 안정적 이행, 미국 포함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도 점검할 방침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어 “우리 증시가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도록 관계기관이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강구하고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대외경제 영향과 국제금융시장 동향 등이 다뤄졌다. 지난 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다수를 차지하며 압승했다. 이후 미국 주요 데이터센터 등 인공지능(AI)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미 증시가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위축됐다. 코스피는 전날 5.28% 하락한 5383.80, 코스닥은 5.11% 내린 678.41로 마감했다. 이 부총리도 “AI 산업 규제 강화에 대한 우려로 어제 미국 증시가 큰 폭 하락했고, 글로벌 증시에 대한 파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AI 투자 지속될 것이란 전문가들 전망과 우리 경제의 견고한 기초체력(펀더멘털) 등을 들어 향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증시의 변동성 확대, 금융시장 과잉 등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에도 자국 산업과 공급망 강화 등 핵심 정책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게 정부 판단이다. 다만, 정부는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미국 포함 글로벌 산업·통상정책 변화도 면밀히 살펴 대응하기로 했다. 이 부총리는 “관세·수출 통제 등 행정부의 통상 조치와 의회의 입법·예산 심의가 필요한 산업 지원 정책의 변화를 살피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을 선제적으로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관계부처 간 긴밀한 협력을 통해 기존 한미 무역합의를 안정적으로 이행하는 한편, 미국 행정부·의회·주정부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며 “우리 기업의 안정적인 수출·투자 여건을 뒷받침하고, 조선·에너지 등 전략산업 협력 기회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부연했다. 그는 “좋은 성과를 거두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성과를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일"이라며 “정부는 다가올 도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우리 경제가 어떠한 대외환경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더욱 다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총리는 긴급 시장상황 점검회의(F4)를 열어 코스피 급락과 서킷브레이커 발동, 외국인 매도세 등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이 부총리와 함께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해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시장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71.89포인트(8.76%) 급락한 4911.91을 기록했다. 장중 5000선이 무너지면서 20분간 매매거래를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참석자들은 외환·채권시장 동향과 대외 위험 요인을 점검하고,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경우 필요한 안정 조치 등을 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전남광주 미래에너지 1조4천800억 사업 시동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에 들어설 인공태양(핵융합에너지) 연구시설 구축사업이 국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국내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과 미래 에너지산업 육성이 본격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국비 1조4천800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가 프로젝트로, 연구시설 조성을 넘어 관련 기업과 전문인력, 연구기관이 집적하는 에너지산업 거점 구축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나주시 왕곡면 일원에 조성될 인공태양 연구시설 구축사업이 5일 국가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나주가 사업 부지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1월 예타 대상 사업에 이름을 올린 뒤 약 9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국가 차원의 사업 추진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번 사업은 100MW급 한국형 혁신핵융합 실증로 건설에 필요한 설계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관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시설은 2036년까지 조성될 예정이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필요한 고온 플라즈마 제어와 핵심 부품 기술 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리를 지구에서 구현하는 기술이다. 중수소와 삼중수소 등 수소 동위원소의 원자핵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기존 화석연료를 대체할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핵융합 발전을 실제 전력 생산에 활용하려면 초고온 플라즈마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반응에 필요한 핵심 장치와 부품의 성능을 검증하는 기술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이번 연구시설은 이러한 상용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가 연구 기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핵융합에너지 분야 7대 핵심기술을 고도화하고 실제 실증 단계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데 연구 역량이 집중될 전망이다. 연구시설 자체가 곧바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소는 아니며, 향후 실증로 구축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사업 부지는 나주시 왕곡면 일원으로,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연구시설 건립 부지는 당초 구상보다 조정된 53만㎡ 규모로 구체화됐다. 나주시는 연구시설 부지에서 제외된 약 50만㎡도 핵융합 관련 연구기관과 기업을 유치하는 별도 산업단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연구개발과 기술사업화를 연계한 산업 기반 확장도 기대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예타 통과에 따른 후속 절차로 토지보상과 부지 정지 작업을 진행해 2028년까지 시설 구축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연구시설은 2028년 착공을 목표로 2036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지역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연구시설이 본격 운영되면 연구인력 2천 명 이상이 상주하고, 국내외 연구자 2천~3천 명이 매년 나주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인력 유입에 따른 주거·교육·교통·생활서비스 수요 확대와 함께 지역 내 소비 및 관련 서비스 산업 성장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특히 나주에는 한국전력공사 본사와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를 비롯한 에너지 분야 연구·산업 기반이 자리 잡고 있어 연구시설과의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과 공공기관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핵융합 관련 기업 유치와 기술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과제로 꼽힌다. 다만 대형 연구시설이 지역 산업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부지 조성과 시설 구축뿐 아니라 핵심 연구기관 유치, 기업 참여 확대, 전문인력 양성 등 후속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연구개발 성과가 지역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용석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에너지산업본부장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는 인공태양 연구시설이 국가 핵융합에너지 기술 개발의 거점으로 나아가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2028년까지 부지를 적기에 제공하고 관계 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민석 요청에 정부 “가상자산 과세 2년 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코인 등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가 2년 더 미뤄진다. 과세 기준과 과세자료 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 국내외 투자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 등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정부가 또 한발 물러섰다. 전날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에 과세 유예를 요청했고,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결정됐다. 2020년 제도 신설 후 세 차례 유예됐던 가상자산 과세는 또 다시 미뤄지게 됐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가상자산 소득 과세를 2년간 유예하는 방안을 국회와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시행 유예 이유로 “'소득 있는 곳에 과세'라는 조세의 기본 원칙을 견지하되, 국내외 거래에 대한 과세의 실효성과 납세자 간 형평성을 높이고 신뢰할 수 있고 안정적인 과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대표의 과세 유예 기간을 분명하게 정하고, 해외 거래 정보 활용과 전산 검증, 납세 안내 방식 등 선행 과제 준비가 필요하다는 공식 요청을 정부가 받아들인 모양새다. 당초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대여로 발생한 연간 소득에서 기본공제 250만원을 뺀 금액에 기타소득세·지방소득세를 합산한 22%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과세는 2029년 1월로 다시 미뤄졌다. 네 차례 유예다. 정부는, 우선 해외 거래에 대한 과세정보 확보를 다시 점검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암호화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를 적용하지만 미국은 2029년부터 시행한다. 해외 거래소에서 발생한 소득 파악 시점과 국내 과세 시행 시점이 달라지면 국내와 해외 거래소 이용자 간 과세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 이 부총리는 “미국과의 가상자산 정보 교환이 2029년부터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장 과세하게 되면 해외에 비해 국내 시장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과세의 근간이 되는 디지털자산법 제정과 손실 이월공제 도입 등 과세 제도도 손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디지털자산법에는 가상자산 발행·유통과 사업자 규율 등 시장 전반의 규칙 등이 담겼다. 정부는 디지털자산법 제정 작업을 마친 뒤 과세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 부총리는 “디지털자산법 제정에 따라 디지털 자산의 법적 정의와 사업자 규율 체계가 변화될 것"이라며 “새로운 시장 변화에 맞춰 과세 제도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가상자산 투자로 본 손실을 나중에 생긴 이익에서 차감할 수 있도록 한 손실 이월공제 도입도 추진한다. 이 부총리는 “미국, 영국 등 주요국도 인정하는 손실 이월공제를 우리나라에도 3년 간 허용하는 제도 개선을 국회와 협의 중"이라며 “가상자산의 높은 가격 변동성을 고려할 때 일정 기간 손익을 통산해 과세하는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유예 기간 전문가·업계·관계부처가 참여하는 '디지털자산 과세 민관합동 워킹그룹'도 출범한다. 이들 그룹은 과세제도 합리화와 세부 과세기준 마련, 과세 인프라 확충 등 준비 과제들을 수행한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까지 과세 제도개선 방안, 개정안 등을 마련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2028년 상반기 세부 과세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소방관 또 잃지 않도록…경기도, 위험물 관리부터 현장 안전까지 전면 혁신

부천 공장 화재 순직사고 계기 6개 분야 TF 가동…12월 10일까지 종합대책 수립 위험물 취급 사업장 842곳 긴급단속서 248곳 위반 적발…관리 사각지대 드러나 보호장비·인력·처우개선과 31개 시군 협업체계 구축…현장 중심 안전대책 추진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소방관이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잃는 비극을 막으려면 무엇부터 바꿔야 할까. 위험물질에 대한 사전 정보가 충분했는지, 현장 대응절차와 보호장비는 적절했는지, 소방대원들이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할 근무환경을 갖췄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경기도가 이 같은 문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는 소방안전 혁신에 착수했다. 경기도는 지난달 16일 부천 공장 화재로 소방대원 1명이 순직한 사고를 계기로 화재 예방부터 현장 대응, 소방관 보호장비와 처우개선까지 아우르는 종합대책을 오는 12월 10일까지 마련한다고 5일 밝혔다. 하종목 경기도 행정1부지사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소방 현장 안전 확보와 근무환경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의 추진 상황과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사고 이후인 지난달 21일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철저한 원인 조사와 소방관 안전 확보, 위험물 화재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하면서 본격화됐다. 도는 지난달 27일 행정1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TF를 구성했다. 경기도와 31개 시군, 소방·경찰 등 관계기관, 민간전문가, 소방노조가 참여하는 범기관 협의체다. TF는 총괄 조정, 불법·위험물질 대응, 소방 현장안전 혁신, 보호장비·인력·처우 혁신, 법·제도 혁신, 31개 시군 안전관리 혁신 등 6개 반으로 운영된다. 이번 대책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위험물질 관리의 사각지대를 줄이는 일이다. 경기도가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도내 7개 지역의 사업장 842곳을 긴급 특별단속한 결과, 248곳에서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점검 대상의 약 29.5%에 해당한다. 도는 입건 48건, 과태료 18건, 조치명령 184건, 관계기관 통보 74건 등 총 324건의 조치를 취했다. 적발 사업장 수보다 조치 건수가 많은 것은 한 사업장에 여러 조치가 내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단속 결과는 위험물질 저장·취급에 대한 관리 강화 필요성을 보여준다. 특히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이 건물 내부에 어떤 위험물질이 있는지 충분히 알지 못한다면 진압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경기도는 불법 위험물질 저장·취급 실태조사와 관계기관 합동점검, 위험정보 공유체계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출동대원에게 위험물질 관련 정보를 사전에 전달하는 방안도 주요 추진과제로 다루고 있다. 부천 공장 화재의 원인 규명도 진행 중이다. 소방대원 순직 사고는 소방청 소방합동조사단이 조사하고 있으며, 화재 원인은 소방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 현재까지 화재 원인 조사에는 6차례에 걸쳐 총 52명이 참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국립소방연구원은 발화 가능성 검증과 용제 성분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도는 조사 결과와 별개로 아파트형 공장과 소규모 위험물 취급 사업장 등 지역 산업시설의 특성을 고려한 화재 예방 및 대응체계 개선 과제도 발굴하고 있다. 소방관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장비와 인력 운영 개선도 중요한 축이다. 경기도는 소방장비와 개인 보호장비의 보유 현황 및 노후도, 소방인력 운영 실태, 근무환경과 건강관리 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특히 현장대원과 소방노조의 의견을 수렴해 당장 개선할 수 있는 사항과 예산·제도 정비가 필요한 중장기 과제를 구분할 방침이다. 현장 안전은 장비 확충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위험을 판단할 충분한 정보와 대응절차, 적정한 인력 배치, 대원의 건강을 보호하는 근무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는 점에서 종합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법과 제도 정비도 병행한다. 도는 소방 현장안전 관련 법령과 매뉴얼, 인력 운영 및 근무제도를 점검해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과제와 중앙정부에 건의할 사항을 구분할 계획이다. 31개 시군과의 협업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도와 시군, 소방 등 관계기관의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위험정보를 연계해 지역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기도형 위험물 안전관리 서비스 모델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위험물 관리와 화재 예방, 현장 대응이 여러 기관의 업무에 걸쳐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기관별로 보유한 정보가 실제 출동 현장까지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되는지가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지난 3일 열린 TF 제2차 전체회의에서 분야별 추진 실적과 과제를 점검했다. 앞으로 발굴된 과제를 즉시·단기·중기·장기로 나누고 현장대원과 전문가, 소방노조, 관계기관의 의견을 반영해 최종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하종목 행정1부지사는 “이번 대책이 일회성 개선에 그치지 않고 31개 시군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지속가능한 종합대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화재 예방부터 현장 대응, 소방관 처우개선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대책을 12월 10일까지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종합대책의 성패는 계획의 규모보다 현장에서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위험물 정보가 출동대원에게 제대로 전달되는지, 보호장비와 인력이 충분히 확보되는지, 개선된 제도가 실제 근무환경의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한 소방대원의 희생을 계기로 시작된 안전 혁신이 또 다른 사고를 막는 실질적인 예방체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경기도의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李대통령 수능 앞두고 ‘특단의 대책’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스마트안경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시험 부정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오는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감독관 교육과 현장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국가·공공기관과 각급 학교가 주관하는 모든 시험으로 대책을 확대하라는 주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마트 안경 같은 첨단 기기를 활용해서 부정 행위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데, 이를 차단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되겠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관들의 역량 교육을 강화하고, 또 현장 대응 체계를 빈틈없이 정비해 부정 행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겠다"고 강조했다. 수능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와 공공기관, 각급 학교가 주관하는 시험 전반의 관리체계를 손보라는 지시도 내렸다. 이 대통령은 “국가와 공공, 또 각급 학교들이 주관하는 모든 종류의 시험에서 스마트 기기 등을 활용한 부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종합 대책을 마련해 주기 바란다. 좀 신속하게 준비해야 될 것 같다"고 당부했다. 시험 감독관 보호 대책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 감독관들이 부당한 민원에 위축되지 않고 정당한 업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도 충실하게 마련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성실한 노력의 가치가 부정당하지 않도록 작은 부분, 구석구석까지 공정성을 확고하게 유지해 나가야겠다"고 덧붙였다. ◇ “복지는 기다리는 게 아니라 먼저 찾아가는 것" 이날 회의에서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확산에 따른 고용구조 변화와 창업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기술 발전으로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을 지적하며 기존의 성장 중심 고용 모델에서 벗어나 창업을 통한 일자리와 산업 창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성장이 일자리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재 상황에서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직접 새로운 산업, 기업, 시장을 만들어내는 창업 사회로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거대한 창업 인큐베이터가 되어 국민 모두가 성장의 주체가 되는 국민 창업 시대로 나아가야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창업과 재도전이 자유로운 환경을 조성하고 교육과정 개선과 재정 지원 확대, 규제 혁신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다. 유망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과 기술, 판로 개척을 아우르는 다층적 지원체계 구축도 주문했다. 소상공인의 날을 맞아 성장의 성과를 내수와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 확산하는 경제구조 마련도 강조했다. 수출과 대기업 중심의 성장 성과가 국내 소비와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우리 대한민국 경제가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도약을 이루려면 성장 방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겨울철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민생 대책도 회의 의제로 올랐다. 이 대통령은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유가와 물가 불안으로 취약계층의 겨울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난방비 지원제도를 재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쪽방촌과 고시원 등 주거 취약시설의 안전점검과 한파 대응을 강화하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위기 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하라는 주문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복지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먼저 찾아가는 것"이라며 “제도를 잘 모르거나, 또는 복잡한 절차 때문에 필요한 국가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국민이 없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겠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고흥·사천,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공동전선’

고흥=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고흥군과 사천시가 우주항공산업의 국가적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았다. 우주발사체 산업 기반을 갖춘 고흥과 항공산업 중심지인 사천이 지역의 경계를 넘어 국가 우주항공산업의 성장 기반을 함께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흥군은 5일 국회 중앙잔디광장에서 개막한 '2026 국회 입법박람회'에 참가해 사천시와 공동 홍보부스를 운영하고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및 지원 특별법' 제정의 필요성을 알렸다. 국회사무처가 주최한 이번 박람회는 6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국민의 정책 제안을 입법과 제도 개선으로 연결하기 위해 경제·산업, 문화·예술, 미래세대, 입법 등 4개 분야의 전시와 참여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양 지자체는 '영호남이 함께하는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 제정 및 우주산업 홍보'를 공동 주제로 내걸었다. 각 지역의 산업 기반과 주요 사업을 소개하는 영상을 상영하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번 공동 대응의 핵심은 산업적 상호보완성이다. 고흥은 우주발사체 산업 기반을, 사천은 항공산업 역량을 갖추고 있다. 두 지역의 강점을 연계하면 우주항공 분야의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 산업 집적화를 함께 추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우주항공산업은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의 기술개발이 필요한 국가 전략산업이다.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노력만으로는 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안정적인 국가 지원과 제도적 뒷받침이 중요하다. 고흥군과 사천시는 특별법을 통해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남해안권을 우주항공산업의 주요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특별법 제정이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려면 두 지역의 역할 분담과 공동사업 추진체계, 기업 투자 유치 전략 등이 구체화돼야 한다. 고흥군 우주항공전략실 관계자는 “이번 박람회는 우주항공복합도시 특별법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직접 알리고 공감을 구하는 자리"라며 “사천시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특별법 제정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양 지자체는 6일까지 공동 홍보와 서명운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영호남의 협력이 국회 입법 논의로 이어져 국가 우주항공산업 육성의 제도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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