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대미투자 1호’, 텍사스 가스발전소 유력…정부 “확인된 바 없다”

한국과 미국이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미국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발전소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양국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7일 관계부처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재정경제기획위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 등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정 회의에서 이 같이 논의했다. 당정은 양국이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투자 관련 1호 사업으로 텍사스주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를 의결했다. 다만, 사업 투자 규모는 기존 논의되던 198억 달러에서 223억 달러 수준으로 증액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에서는 250억 달러까지 증액을 요구했지만, 양국이 최종 223억 달러로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미투자 1호 사업으로 거론된 텍사스 가스복합화력발전소는 설비용량 총 6.3기가와트(GW)에 달하는 발전소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텍사스주 엔시날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대비해서다. 다만, 산업부는 이날 설명자료를 통해 대미투자 1호 관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현재 한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며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른 국회 보고 등 국내 절차 및 미측과의 협의를 거쳐 프로젝트를 확정·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물가 잡겠다’던 이형일 부총리 후보자 “추석 민생대책, 이번주 추가”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7일 “물가 부담을 낮추도록 이번 주 추석 민생안정대책 보완 방안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지난달 30일 부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뒤 첫 민생현장 행보로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잇달아 찾았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강서구 까치산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 “추석 성수품 확대 공급과 할인 지원을 통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존 추석 민생안전대책을 추가로 보완하겠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치솟은 가운데 이 후보자가 오는 15일 예정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선제적 물가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 후보자는 지난 2일 기자들을 만나 “물가 관리가 경제팀의 성적표"라며 “물가 안정은 민생경제의 기본이자 양극화 해소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추석 성수품을 역대 최대 규모인 18만3000톤(t) 공급하고, 할인 지원도 1030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로 늘리는 내용의 추석 민생안전대책을 지난 1일 발표한 바 있다. 이 후보자는 “공급을 더 늘리거나 할인을 더 하는 방안을 찾아 추가 대책을 발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시장 내 주요 점포를 둘러보며 평소보다 3배 이상 공급한 채소·과일류 가격을 살펴봤다. 정부 비축물량 2만톤을 시중가보다 최대 40% 저렴하게 공급한 고등어·명태 등 대중성 어종 6종의 가격도 점검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소상공인들도 만나 “우리 경제의 양극화 완화를 위해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과 성장 지원이 중요하다"며 “성장의 온기가 모든 소상공인에 전달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대통령 “권력분산 필요” 언급한 날…김민석 “개헌, 국민 원하는 선까지”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 개혁 과제로 개헌 추진을 공식 제안했다. 87년 체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정치권의 판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현행 헌법과 법률의 절차적 정신을 지키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 현실 가능한 개헌을 추진하겠다"며 “5.18, 부마항쟁 등의 헌법 전문 수록은 개헌의 출발이고, 권력구조 개편은 국민이 원하는 선까지 가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을 향해 “전두환, 노태우를 단죄하고 하나회를 척결하고 5·18을 문민정부의 정체성으로 삼은 김영삼 대통령의 사진을 걸어놓은 국민의힘도 결국 선택해야 할 것"이라며 “5·18을 인정할 것인가, 모욕할 것인가. 김영삼과 5·18을 부정하는 반(反)역사와 한편이 될 것인가. 역사적 성찰을 마치고 함께 개헌의 길에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개헌 필요성에는 이재명 대통령도 뜻을 같이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와 서면 인터뷰에서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얻은 민주주의가 다시는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대통령의 책임을 강화하고, 권력을 더욱 적절하게 분산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최태원도 '한일 경제공동체' 제안"… 실용적 대일관 촉구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미·중 경쟁의 파도에 한·일 협력의 방파제를 쌓자"며 '한·일 경제공동체' 구상을 핵심 카드로 내놓았다.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기존의 이념적 대일관을 넘어 실용주의적 대일관을 바탕으로 경제·외교 주도권을 잡겠다는 취지다. 김 대표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해지고 있다"며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법륜스님도 한·일 경제협력과 한·일 경제공동체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등의 수요를 맞출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에 미·일 간 해저케이블을 활용하는 현실론부터 한·일 문화관광 연계망 필요성까지 제시하며 “과거를 지키되 미래도 지키는 관점에서 한·일 관계를 보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한·일 경제공동체 제안은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맞아 '뉴이재명'의 실용주의 가치를 입법과 당정 정책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일 정상회담 등에서 AI·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서의 실리적 한·일 협력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北 두 국가론, 무시보단 평화 위해 지혜 모아야" 김 대표는 급변하는 국제정세에 대비해 대(對)미국·중국·북한 전략을 새롭게 설정하고 안보와 기술적 측면에서 국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대표는 “미국만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은 지났다"며 “미국 스스로 중국의 추월에 긴장하고, 미국 스스로 관대한 맏형이 아닌 빡빡한 거래 상대를 자처하고, 미국 스스로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제안하고, 미국 스스로 한국에 자주국방을 권하고, 미국 스스로 북한의 핵무기 숫자를 언급하며 기정사실화하는 세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압도적 패권은 줄었고, 한국의 자주 역량은 늘었다"며 “(이것이) 한미 관계 변화의 본질"이라고 역설했다. 대중국 전략과 관련해서는 “반도체, 로봇, 우주기술, 희토류 정제, 자율주행, 모바일결제, 철강 등 전 분야에서 중국이 앞서나간 지 오래"라며 “인구 감소와 체제의 경직성 때문에 중국이 미국에 밀릴 거라는 전망도 있지만, 적어도 앞으로 몇십 년간 우리는 미·중 박빙 경쟁의 소용돌이를 헤쳐갈 국가전략과 의지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중·러와의 협력으로 경제력을 회복하고 4대째 승계까지 시사하는 북한의 현실을 생각하면 '두 국가론' 역시 완전히 무시하기보다는 평화공존에 활용할 수 있을지 지혜를 모아야 한다"면서도 “북·미 양국이 전격적 관계 개선을 이루고 만에 하나 북핵의 '선 동결 후 해결' 방식이 채택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대한민국은 독자적 안보 역량을 미리 강화해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엔 “국민 세금으로 인프라 제공… 초과수익 배분 필요" 김 대표는 지방 주도 성장과 AI·반도체 초과수익 공유를 위한 대내 해법으로 '3대 메가프로젝트'와 '미래대응기금'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해 “수도권 근처에 국한되던 반도체를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대한민국 살리기 프로젝트이고, 호남에서 시작해 충청과 영남으로 확산되는 모든 지역 살리기 프로젝트"라며 “생산지에서 소비하는 '지산지소'(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그 지역에서 소비) 에너지 체제와 가격 시스템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관련해서는 지난 5월 국무총리 재임 당시 삼성전자 파업 예고 상황을 거론하며 “다행히 파업은 없었고 성과급 지급은 타결됐지만, 거대 초과수익 배분에 대한 공론화가 필요해졌다. 국민의 세금으로 인프라가 제공됐기 때문"이라면서 “AI 혁명의 수요가 창출할 초과수익은 앞으로도 몇 년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저는 지난 6월 중국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발제에서 이 수익을 기본소득으로도 검토해보자고 제안했다"며 미래대응기금은 성장과 공존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증시 정책과 관련해서는 “3차 상법 개정에 이어 공시 강화와 증거개시제도(디스커버리) 도입 등 시장 제도 혁신을 계속하겠다"고 했고,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공급 확대와 주거정책 공론화를 위해 야당 및 서울시와도 적극 만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끝으로 여야의 극한 정쟁을 끝내기 위해 본회의장 여야 '섞어 앉기'를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소박하게 본회의 자리부터 섞어 앉자. 당별로 말고 가나다순으로 앉으면 어떻겠냐"며 “각 당 의원총회는 밖에서 하면 되고, 마주 보고 싸우는 건 상임위원회에서 하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결국 ‘사람’이 관건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전략위원회와 교육청, 한국폴리텍대학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대비한 맞춤형 인력 양성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는 지난 3일 대학본부 2층 대회의실에서 서남권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지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반도체전략위원회 정은승 위원장과 손경종 부위원장,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최승복 부교육감을 비롯해 학교법인 한국폴리텍 이철수 이사장, 전략기획·직업교육국장, 광주캠퍼스 학장, 3처 1단장, 반도체시스템제어과 학과장 등 15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서남권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이번 회의는 반도체전략위원회 지도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청 관계자들이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를 직접 찾아 개최한 첫 공식 협의 자리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회의 이후에는 반도체시스템제어과를 직접 둘러보며 교육시설과 실습환경을 확인하고, 현재 운영되고 있는 반도체 분야 교육과 현장 맞춤형 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도 공유했다. 한국폴리텍대학 광주캠퍼스는 이미 지역 산업 수요에 맞춘 교육체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지역 유관기관과 산업체가 참여하는 종합교육협의체를 운영하면서 산업 현장의 요구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에너지재료과와 지능형에너지설비과, 반도체시스템제어과를 새롭게 개설했다. 전기과 교육과정 역시 최신 신기술 중심으로 개편했으며, 기계시스템과에는 신중년 과정을 도입해 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뿐 아니라 중장년층의 직업 전환도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 인프라를 바탕으로 광주캠퍼스는 앞으로 반도체 관련 교육과정을 더욱 강화하고 지역 산업체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철수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을 위해서는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는 전문인력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한국폴리텍대학의 실무 중심 교육 역량을 바탕으로 지역 반도체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는 서남권 반도체 산업을 뒷받침할 인력 양성을 놓고 반도체전략위원회와 교육청, 한국폴리텍대학이 협력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되는 가운데 산업 현장에 필요한 실무형 인재를 지역에서 어떻게 확보하고 양성할지가 향후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KDI “가계소비 꺾여” 임금 증가율 고작 0.3%…3%대 물가 상승도 우려

최근 증가세를 보이던 가계 소비가 꺾이고, 3%대로 오른 물가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나왔다. 실질임금 등 가계 소득 정체로 구매력이 낮아져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년층 중심으로 일자리 부진도 지속되는 등 고용 회복세도 더딘 모습이다. 다만, KDI는 인공지능(AI) 관련 인프라 투자가 늘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보였고, 관련 부문 생산도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봤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AI 관련 투자와 밀접한 부문 중심으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경기 개선이 가계 전반의 소득으로 충분히 파급되지 못하면서 소비 개선세를 제약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표로 보면 소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3.9%에서 7월 –0.8%로 감소세 전환했다 승용차와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판매가 모두 감소하면서 내구재 판매가 10.3%에서 –4.1%로 크게 감소했다.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주요 업체 판촉 행사의 종료 등과 함께 작년 통신사의 번호이동 위약금 면제로 상승 폭이 컸던 기저효과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특히, KDI는 경기 개선세에도 임금 등 가계 구매력 회복이 제한돼 소비 여력이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상반기 전체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0.3%에 머무는 등 가계 구매력의 회복이 제한되면서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살제 7월 서비스업 생산을 보면 3.5%로 전월(5.4%)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는데 소비와 밀접한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의 지표가 나빠진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업은 4.1%에서 0.1%로, 숙박·음식점업은 1.1%에서 –1.0%로 각각 줄어들었다. 3%대로 다시 오른 소비자 물가도 가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로 전월(2.8%)보다 0.3%포인트(p) 확대됐다. 공공서비스 부문이 1.4%에서 6.5%로 큰 폭 상승했는데 지난해 통신비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반영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통신비 기저효과가 소비자물가 상승률 변동의 대부분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지속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석유류 가격도 14.2% 오르며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KDI는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90달러 선까지 치솟으면서 향후 석유류 가격의 상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6%에서 3.4%로 상승했다. 김 부장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다"며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노동시장도 청년층 중심으로 고용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7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10만8000명 늘었지만 증가 폭만 보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는 게 KDI 설명이다. 김 부장은 “20대 고용률이 59.1%로 전월과 같은 낮은 수준으로 정체돼 있고, 실업률도 0.5%p 상승하며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반도체 포함 AI 관련 투자와 생산이 늘며 수출과 설비투자는 증가세가 이어졌다. 8월 수출은 정보통신기술(ICT) 품목 중심으로 68.7% 늘어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7월 설비투자는 24.9% 증가해 전월(22.5%)보다 증가 폭이 커졌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가 66.0% 증가했고, 기계류 21.3%, 전기·전자기기 11.0% 등으로 늘었다. 김 부장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 금속가공 등 AI 인프라 투자 관련 부문의 생산이 비교적 양호한 모습"이라며 “다만, 경기 개선세에도 중동 정세 불안과 미국의 통상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구미시, 김장호 시장 ‘산업·도시외교’ 광폭 행보 대만 반도체에서 독일 산업유산까지…

세미콘 타이완서 구미기업 수출 지원 점검 타오위안 우호 10년, 첨단산업 협력으로 확대 독일선 파독간호사 60주년 기념식 참석 산업유산 재생 현장 찾아 '문화산단' 해법 모색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김장호 구미시장을 단장으로 한 구미시 대표단이 대만과 독일을 잇따라 방문해 지역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첨단산업 협력, 산업유산 재생 방안 모색에 나섰다. 파독간호사 60주년 기념행사에도 참석해 산업화 세대에 대한 예우에도 힘을 실었다. 6일 구미시에 따르면 대표단은 지난 3일부터 4박 7일 일정으로 대만과 독일을 방문하고 있다. 이번 일정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지역기업 통상 지원과 해외 도시 간 산업협력, 독일 산업유산 재생 사례 조사 등을 한꺼번에 묶은 것이 특징이다. 대표단은 4일 대만에서 열린 '세미콘 타이완 2026' 전시장을 찾았다.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집결한 이번 전시회에는 고순도 쿼츠웨어와 실리콘 정밀부품 등을 주력으로 하는 구미지역 기업 6개사도 참가했다. 김 시장 일행은 구미기업과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의 전시 부스를 둘러보며 기술 수준과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점검했다. 이어 구미기업 6개사와 지역기업 8개사로 구성된 무역사절단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중소기업이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해외 전시회 참가 기회를 확대하고 현지 바이어를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구미시는 기업들의 현장 의견을 토대로 해외전시회 참가와 바이어 매칭 등 통상지원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해외 방문이나 전시회 참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수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사후 지원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대표단은 이날 타오위안시청을 찾아 장산정(張善政) 시장과도 만났다. 구미시와 타오위안시는 올해 우호결연 10주년을 맞았다. 타오위안시는 이를 기념해 시청 내 특별전시회를 마련했다. 두 도시는 지난 10년간 문화와 축제, 스포츠, 청소년 분야를 중심으로 교류를 이어왔다. 이번 만남에서는 기존 교류를 반도체와 전자정보 등 첨단산업 분야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구미가 반도체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전자·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대만의 대표적인 첨단산업 도시인 타오위안과의 협력이 향후 기업 교류와 투자로 이어질지가 관심사다. 대만 일정을 마친 대표단은 독일로 이동했다. 5일에는 독일 보트로프 벨하임 종합학교에서 열린 파독간호사 6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행사에는 주독일 대한민국 대사를 비롯해 독일 정부 관계자, 파독간호사와 가족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구미시새마을여성합창단도 특별 파견돼 '모정'과 '고향의 봄' 등 4곡을 공연했다. 구미시는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에서 파독간호사들이 보내온 외화와 헌신이 경제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 산업화의 대표 도시인 구미와도 의미가 깊다고 보고 있다. 오는 10월에는 재독한인간호협회 회장단이 구미를 방문할 예정이다. 구미시는 이들의 산업화 기여를 재조명하고 후대에 기록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대표단의 마지막 일정은 독일의 산업유산 재생 현장이다. 6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졸버레인 탄광 산업단지와 뒤셀도르프 메디언하펜을 방문해 산업시설을 문화와 관광, 디자인 공간으로 전환한 사례를 살펴본다. 졸버레인 탄광은 폐광 이후 기존 산업시설을 철거하는 대신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박물관과 공연장, 문화·관광시설 등을 결합해 대표적인 산업유산 재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메디언하펜 역시 항만과 창고 중심의 공간을 업무·문화·디자인 기능이 결합된 지역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구미시는 독일 사례를 현재 추진 중인 문화산단과 노후 산업단지 재생 정책에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세계시장에 도전하는 구미기업의 기술력과 기업인들의 요구를 현장에서 확인했다"며 “타오위안과 쌓아온 10년간의 우정을 미래산업 협력으로 확대하고 지역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파독간호사들의 헌신을 기억하고 독일의 산업유산 재생 경험도 구미의 산업·문화 정책에 접목해 산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글로벌 혁신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윤석헌 시평] 레버리지 ETF 사태의 교훈

작년 6월 하순 3000선 수준의 코스피가 1년 2개월 반 만인 지난 9월 4일 종가 기준 6687을 찍어 당초 목표 5000 달성은 물론이고, 두 배 이상 성장을 기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지방선거 직전인 지난 5월 27일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leverage) 상장지수펀드(ETF)'(레버리지 ETF)가 문제를 일으켰다. 도입 후 코스피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9000선을 넘더니 6월 하순 하락하기 시작하여 7월말 5000대 중반까지 떨어졌고, 그 과정에서 일반투자자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거졌다. 정부는 코스피 목표 5000 달성에 성공했으나 추진 비용을 일반투자자에게 떠넘긴 셈이 되었다. 결국 레버리지 ETF가 변동성 확대의 주범으로 몰리면서 청와대 정책실장이 물러났다. 한국증시의 특징으로 박스권과 변동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변동성은 한국경제의 역동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한편 박스권은 변동성 기조 위에 재벌과 규제가 각각 상방향 및 하방향을 제약하여 형성한다. 상방향 제약은 재벌과 대기업의 물적분할과 중복상장 등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간 괴리를 초래하여 발생하는데, '코리아디스카운트'의 주요 부분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하방향 제약은 규제, 감독과 보호가 제공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작동하고, 기업 형편이 악화되더라도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등의 적용은 유연하다. 이제 주가부양과 변동성의 관계를 살피기 위해, 지수 8000을 가정하자. 한달 기준 변동성을 15%로 가정하면, 지수는 6800~920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다. 그러나 변동성을 30%로 키우면, 지수는 5600~10400 구간에서 움직일 것이다. 결국 지수 10000 달성이 가능해졌는데, 변동성 확대가 주가부양 수단임을 알려준다. 게다가 이번 사태에서 한국증시는 레버리지 ETF의 레버리지(지렛대) 특성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하는 것을 경험했다. 레버리지 목표 배수 2배를 전제로, 운용사는 매일매일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면 100%를 추가 매수하고 내리면 50%를 매도하는 리밸런싱(re-balancing)을 시행함으로써 변동성 확대에 기여한다. 변동성은 긍정적 영향이 크지만 부정적 영향도 많다. 긍정적 영향은 가격의 움직임이 정보를 전달하여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이끄는 부분이다. 부정적 영향은 우선, 위험을 키워 주식의 투자 상품 매력도를 낮춘다. 다음,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상품이나 제도의 레버리지 특성으로 변동성이 내생적으로 확대되어 경기순응성(procyclicality)을 촉발하는 문제가 있다. 즉, 주가 하락시엔 경기침체를 그리고 주가 상승시엔 경기과열을 초래하여 경기순환 확대를 초래할 수 있다. 한국증시 시총에서 삼전닉스가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감안할 때 이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효과가 클 것이고 따라서 시스템리스크 우려가 생기는 것이다. 도입을 서두른 책임이 가볍지 않은 이유다. 레버리지 ETF 사태 이후 지난 7월 말 정부는 기본 예탁금을 3000만원으로 인상하고 기본 매매수량을 20주로 늘렸다. 그 결과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으나 이러한 수요억제 방안은 단기 미봉책에 불과하다. 이에 한국증시 위험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정부는 주가 부양이나 변동성 조정 등 직접 개입을 지양하고 금융사 스스로 위험관리 강화에 나서도록 이끌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여 공정한 주주환원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발행시장 활성화로 생산적 금융의 생태계 지원에 나서야 한다. 둘째, 레버리지 ETF의 리밸런싱 과정에서 생성되는 경기순응성 완화를 위해, 리밸런싱 물량의 관리, 장 마감 주문 구조 개선, 알고리즘 거래 감시 등이 필요하다. 이는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예상되는 한국증시의 삼전닉스 의존도 심화에 사전 대비하는 의미도 있다. 마지막으로, 레버리지 ETF 도입 당시 코스피가 8000을 넘었다. 감독당국이 브레이크를 밟아야 했는데 가속페달을 밟았다. 금융의 산업정책이 감독정책을 압도한 것으로, 금융정책의 실패 사례다. 이 정부 출범시 시작한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 마무리가 필요하다. bienns@ekn.kr

[EE칼럼] 산업용 전기요금 지역 차등 제도 시행에 대한 기대

허은녕 서울대학교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 전 세계에너지경제학회(IAEE) 부회장 정부가 지난 8월 26일에 전력 공급 시설이 집중된 영호남 등 남부 지역의 산업용 전기요금을 최대 10% 정도 낮추는 지역별 차등요금제 설계안을 발표하였다. 2024년 6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시행으로 지역별 요금제에 대한 시동을 건지 2년 2개월 만에 구체적인 지역별 요금 체계가 제시된 것이다. 지역별 구분은 전력 계통을 고려하여 수도권 남부(서울 남부 및 경기 남부)와 수도권 북부(서울 북부, 경기 북부 및 인천), 중부권(강원 및 충청), 남부권(경상 및 전라) 등 4개 광역권으로 구분했으며, 여기에 균형성장 요소를 반영한 4개 권역을 다시 조합해 전국을 11개 지역으로 세분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는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이고 지역 균형발전도 유도한다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비수도권 요금만 낮춘다고 한다. 수도권 남부는 현행 수준을 유지하는 반면 남부권은 kWh당 13~18원, 중부권은 10~15원, 수도권 북부는 6~10원 낮아진다. 이렇게 되면 남부 지역의 제조업 시설은 연간 최대 1백억 원 이상 전기요금을 적게 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러한 인센티브로 기업의 지방 이전과 투자를 촉진하고 특히 반도체 등의 3대 메가프로젝트의 시행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를 위한 추가 부담은 약 2조 8천억원으로 추산하였다. 사실 서울에는 일부 재생에너지 시설을 제외하면 발전시설이 없어 사용 전력의 거의 전량을 중부 및 남부지역의 발전시설과 전력망에 의존하고 있으며 경기도 역시 상당량을 타 지자체의 발전시설에 기대고 있다. 수도권 중 인천은 그러나 수요보다 많은 발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수도권이 절반에 가까운 전기를 소비하고 있기에 오래전부터 전력 요금의 차등화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산업 분류에서 전기는 수도, 가스와 함께 산업(industry)이 이니고 공공(utility)로 분류된다. 이들의 서비스는 가격(price)이 아닌 요금(fare)으로 매겨진다. 그런데 이미 수도 요금은 오래전부터 지역별로 다르게 운영되고 있다. 상수도 요금의 경우 일단 상수도 시설이 광역상수도외 지방상수도 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지방정부 별로 별도의 규정과 조례로 요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가스(도시가스)요금 역시 한국가스공사가 수입한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각 지역별 도시가스 회사에 의하여 별도로 관리되고 있다. 배관망 및 운송 비용의 차이 등을 고려한 것이다. 도시가스 요금의 경우 배관망이 잘 구축된 수도권이 지방보다 저렴하며 상대적으로 배관망이 적고 운송비용이 높은 강원도 영동 지역 및 제주, 충북 지역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전기요금은 각 지역별 전력 공급 시설과 수요량, 그리고 전력망 비용 등이 크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전국 단일 요금 체계로 운영되어 왔다. 그것이 이번에 변경되는 것이다. 늦었지만 크게 환영할 만한 조치이다. 무엇보다 전력 인프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영남과 호남 등 남부 지역에서는 곧바로 적극적인 환영을 표시하였다. 국가 전체적인 송전망 건설 부담을 근본적으로 덜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이다. 지역요금 차등 제도의 효과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다. 수도권에서 인천은 발전시설이 상당히 많이 있음에도 서울과 경기에 묶여 있다는 점, 현재 제시된 최대 10% 수준의 인하 폭으로는 기업의 입지 선택을 바꾸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 장기적인 예산 반영이 없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마침 (사)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가 8월에 발표한 국내 반도체 및 데이터 센터 재직자 80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에 대한 혜택만으로는 기업의 입지 선택을 이끌어내기는 어려우며, 그 조차도 30% 정도의 요금 차등은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보고서는 추가적인 지원은 지역별 제도에서 더 나아가 실제로 지역에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에 맞추어 맞춤형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새로운 제도로 인하여 전력 분야의 비효율을 크게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하며 더 많은 새로운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의 세밀한 추가 검토와 보완을 기대한다. bienns@ekn.kr

중동 리스크에, 다시 ‘비상경제’ 태세…“비축유 교환 재가동, 취약차주 지원”

최근 미국, 이란 간 무력 충돌 재개 등 중동 불안이 다시 고조되자 정부가 비축유 스와프(SWAP) 재가동, 원유·나프타 대체물량 확보 등 '비상경제' 태세에 들어갔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고물가에 금리 상승으로 취약차주 등 민생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서다. 정부는 비상경제본부회의와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잇달아 열어 주요 공급망 수급 상황, 채권시장과 금리 동향 등을 점검했다. 앞서 지난 3일 예정에 없던 비상경제본부회의가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 주재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중동전쟁 거시경제·물가대응반, 에너지 수급반, 금융안정반, 민생복지반, 해외상황 관리반 5개 반별로 중동 상황과 각 부문 관련 대응 상황에 대해 치밀한 점검이 이뤄졌다. 정부는 지난 4~6월 시행했다 중단했던 비축유 스와프를 다시 가동하기로 했다. 비축유 스와프 제도는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정유사에 먼저 빌려주고, 정유사가 해외에서 확보한 대체 원유가 국내에 도착하면 동일한 양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우려 등으로 정유사들은 우회 운송을 통해 원유를 도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유 운송 기간이 길어지고, 비용도 증가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유가도 중동 정세가 악화되면서 다시 급등하고 있다. 최근 브렌트유 선물은 배럴당 95.52 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91.30 달러 등으로 90달러 선을 넘어섰다. 정부는 원유 대체 물량 도입 촉진과 함께 항로 우회에 따른 수급 공백을 메우기 위해 비축유 스와프를 지난달 24일 다시 시행했다. 정부는 최근 나프타와 석유화학제품의 수출 제한, 수급안정 조치도 내년 1월까지 5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 수급 상황에 따라 관련 조치를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9~10월 원유와 나프타를 전년 평균 대비 90% 수준으로 확보 중이어서 공급에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고조돼 국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비축유 스와프 등 가용한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며 “나프타 등 석유제품과 원유 수급 상황, 에너지 물류 동향도 지속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유가 상승과 함께 각국의 국채발행 증가, 주요국들의 잇따른 정책금리 인상 움직임 등으로 국내 금리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다녀온 바로 다음날 4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다. 중동 긴장 재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에 금리 인상까지 이어져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커질 우려가 커서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3%로 올린데 이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의 장기 국채금리 상승이 국내 시장 금리에도 상승 압력을 주고 있다. 정부는 향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 취약차주 어려움이 가중되고, 상호금융권의 건전성도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9월 1일부터 정책금융 지원프로그램 18조7000억원, 채권·자금시장 안정프로그램 10조5000억원 등을 집행한데 이어 취약차주 금융 지원을 추가할 방침이다. 또, 복지 사각지대 발굴을 위해 금융 위기가구 포함 16만명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재경부 관계자는 “미국의 이란 제재 상황 등 중동 리스크가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칠 효과를 최소화하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며 “주요 원자재 수급과 가격 변동 상황도 철저히 점검하고, 취약차주 지원 등 민생 안정 방안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호르무즈 파병 검토에 공공기관 통폐합… 李정부 정책은 ‘우클릭’, 인사는 ‘좌클릭’

집권 2년 차를 맞은 이재명 대통령이 외교·안보 및 공공 개혁 분야에서 보수 진영의 핵심 의제인 이른바 '우클릭' 정책을 과감히 꺼내 들어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6개 부처 중폭 개각과 청와대 인선에서 진보적 색채를 강화하는'좌클릭'을 단행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야권에서는 “보수의 위기"라는 탄식이 나왔다. 靑 “파병, 군사적 기여 포함해 검토중" 기조 바뀌어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정부가 꺼내 든 대표적인 우클릭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공공기관 109곳 통폐합'이다. 한미동맹 강화라는 안보 축과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구조개혁이라는 내치 축을 동시에 가동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 파병에 대해 “검토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복수의 언론에서 전날(3일) 우리 군이 파병을 위해 구체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동안 정부는 이란 전쟁이 끝나야 항행 안전 차원의 파병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기조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해 실질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호르무즈에서의 자유 통항은 우리 국익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한 데다, 전쟁으로 항행이 금지되면 초래될 경제·안보적 타격이 크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만 군사적 기여에는 “전투뿐 아니라 비전투와 수색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한반도 대비태세에 손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파병 논의는 한미동맹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관계자는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영국 측과도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고 전했다. 마침 이 대통령이 오는 6일부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초청으로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는 만큼 양국 정상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안보 공조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공공기관 과감히 개혁"…양대노총 반발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이어 정부는 공공부문 구조개혁도 꺼내 들었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급변하는 정책 환경에 대응해 공공기관의 기능을 과감하게 개혁하겠다"며 “전략적 구조 개혁,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 소규모 기관 통합 등을 통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9개 공공기관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우선 발전 5사를 '한국발전'(가칭)으로, 4개 항만공사를 '한국항만공사'(가칭)로 각각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도 '에너지자원공사'(가칭)로 합친다. 모든 광업소가 폐광된 대한석탄공사는 폐지한다. 이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부의 일방 발표"라며 반발했다.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는 같은 날 성명을 통해 “당사자와의 실질적 협의나 사회적 공론화를 배제한 정부의 비민주적 밀실 행정"이라며 “총정원과 총고용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예산 지원과 총인건비 조정 등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정부는 일단 “정책 방향의 목표를 비용 절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며 노동계 진화에 나섰다. 친장계 인사도 “보수의 위기" 당혹감 이처럼 보수 진영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작은 정부와 한미동맹 강화라는 핵심 의제를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수용하며 정국 주도권을 쥐고 나가자 야권에서는 심각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친장동혁계 인사로 분류되는 주현철 전 국민의힘 외신대변인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공공기관 100여 곳 통폐합은 원래 보수 진영이 해야 할 일"이라며 “공공기관이 줄면 결국 쓸데없는 비용은 줄고, 효율화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관련해서는 “파병을 하면 노무현 정부 때처럼 하는 건데 진보 쪽에서는 굉장히 어려운 결정일 것"이라며 “미국에 한국이 참전했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큰 의미와 상징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주 전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가 저런 걸 할 수 있다는 부분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비판을 할 땐 비판하지만 잘한 건 잘했다고 해야 한다"며 “보수의 위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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