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④ 속도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첫 시험대 오른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대규모 1000조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서남권 반도체 산업단지 부지로 광주 군공항이 선정됐다.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로 이미 평탄화가 되어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민간 토지를 사들일 필요가 없는 국유지라는 점도 선정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됐다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6일 “오늘 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산업지도를 바꾸는 일은 선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이처럼 발빠른 정부의 지원외에 기업의 투자와 통합특별시의 행정, 지역사회의 준비가 하나로 맞물릴 때 비로소 새로운 산업축은 현실이 된다. △ 정부가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와 통합특별시의 첫 시험대 정부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기반시설 구축이다. 반도체 공장은 막대한 전력과 산업용수, 도로와 철도, 폐수처리시설, 송·배전망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정부는 대통령 주재 반도체 특별위원회와 범정부 지원체계를 통해 인허가를 단축하고 전력과 용수 공급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역시 산업단지 조성 기간을 줄이고 정주 여건을 함께 구축하는 '속도전'을 예고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출범과 동시에 가장 큰 시험대를 맞고 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행정체계로 통합된 이후 처음 추진하는 국가 전략사업이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정의 일관성과 신속성이다. 과거처럼 여러 기관을 오가며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투자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통합특별시가 원스톱 행정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광역 통합형 산업지원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 기업이 원하는 것은 '예측 가능한 행정', 지역도 준비해야 글로벌 기업은 투자할 때 세 가지를 가장 중요하게 본다. 첫째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둘째는 충분한 산업용수, 셋째는 예측 가능한 행정이다. 기업은 정책보다 행정을 믿는다. 인허가가 늦어지거나 기반시설이 제때 공급되지 않으면 투자 일정 전체가 늦어질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행정 속도가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사회 역시 산업 변화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 전문인력 양성. 협력기업 육성. 주거환경 개선. 교통망 확충. 교육과 의료 인프라 확대. 지역 중소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역 대학 역시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 AI 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시장이 바뀌는 대표적인 속도 산업이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고성능 반도체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산라인을 얼마나 빨리 구축하느냐가 시장 점유율과 직결된다고 분석한다. 정부가 산업단지 조성과 전력망 구축에 '속도전'을 선언하고 실행에 나선것도 이러한 산업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AI 시대에는 기술 경쟁뿐 아니라 행정의 속도 역시 국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 “기업이 성공해야 지역도 성장, 좋은 일자리" 광주와 전남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단순한 기업 유치가 아니라 산업 체질을 바꾸는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에 집중됐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송배전망과 산업용수, 교통망 등 기반시설을 적기에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역 기업들도 반도체 장비와 소재, 물류, 유지보수 등 연관 산업 참여를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역 금융권도 첨단산업 투자 확대에 맞춰 기업금융과 정책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는 등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긍정적인 기대를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고용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강조한다. 지역 인재 채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함께 이뤄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에서는 “청년들이 더 이상 고향을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진정한 성공 기준"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896조 프로젝트는 정부는 기반시설을 책임지고, 통합특별시는 신속한 행정을 제공하며, 기업은 과감한 투자로 응답해야 한다. 대학은 전문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 기업은 새로운 산업 생태계에 참여해야 한다. 이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프로젝트는 속도를 잃을 수밖에 없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전분당 담합 4곳, ‘사상 최대’ 1조 이상 과징금 오명 쓰나…입찰담합까지

4개 제당업체들이 과자나 빵, 음료 등 식품 원재료로 쓰이는 전분당 가격을 7년 넘게 담합하다 역대 최대 규모인 과징금 7476억원을 물게 됐다.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으로 7개 업체에 부과된 671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여기에 전분당 입찰 담합과 부산물 가격 담합 혐의에 따라 과징금이 추가되면 1조원을 넘길 가능성도 있다. 이들 업체가 담합에 가담했던 2022년 전분 가격은 담합 이전보다 70% 넘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7년 5개월간 13차례 담합으로 이들 업체가 거둔 관련 매출액만 6조원 가량에 달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 사조CPK, 삼양사, CJ제일제당 등 4개 제당사들이 지난 2018년부터 7년 5개월에 걸쳐 식품업체와 제지사 등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 및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원재료로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해당된다. 제과·제빵·제면, 음료, 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와 철강 등 다양한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사용돼 가격 변동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연쇄효과가 상당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4개 업체는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3차례에 걸쳐 전분당 판매가격의 인상 및 인하 폭과 시기 등을 사전 합의한 뒤 실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담합이 시작됐던 2022년 11월 전분 가격은 담합 전 2018년 5월보다 최대 7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가격이 급등했을 때 옥수수 가격 변동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해 영업 이익을 내는 방식이었다. 또 옥수수 가격이 하락했을 때는 원가 인하 폭보다 판매 가격의 인하 폭을 줄여 이익을 냈다. 더구나, 4개 업체는 정부 정책에 따라 평균보다 낮은 관세로 전분당의 주원료인 수입 옥수수를 수입하고도 가격을 전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전분당이 국민 물가, 산업 경쟁력 등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2021년 4월부터 매년 200만t 내외의 가곡용 옥수수에 0%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아울러, 이들 업체는 가격이 바뀌는 과정에서 거래처 저항을 차단하기 위해 가격 변동의 근거가 되는 환율, 원료가 등을 공문에 적고, 발송 시기도 합의했다. 또, 전분당 품목별로 목표 가격을 합의한 뒤 이보다 높은 금액을 거래처에 알려 가격대로 거래할 것을 압박했다. 합의한 가격대로 거래처에 공문을 보내면서 발송 날짜와 품목별 인상 폭과 시기, 공문 수신처 주소 등의 내용도 공유했다. 이후, 거래처가 실제 그 가격대로 이행하는지 여부도 꼼꼼히 점검했다. 특히, B2B 전분당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4개 업체의 가격 담합으로 전분당 물가가 오르고, 이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나아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가격 부담이 전이됐다"고 설명했다. 4개 전분당 업체의 13차례에 걸친 담합 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은 총 6조525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해당 매출액을 근거로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규모로는 올해 5월 밀가루 담합 6710억원, 지난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6689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다. 공정위는 과징금과 함께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도 내렸다. 4개 업체가 담합 이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결정하고, 앞으로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공정위에 보고토록 했다. 공정위는 앞서 전분담 담합 사건을 수사한 검찰의 요청에 따라 이들 4개사 법인과 임직원들도 고발했다. 남 부위원장은 “최근 설탕과 밀가루, 인쇄용지 담합에 이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민생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엄정 제재했다"며 “시장 전반에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4개 업체는 전분당 입찰 시장에서도 가격 담합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상·사조CPK·삼양사 3곳은 단백피, 글루텐 등 전분당 부산물 가격 담합에도 가담했다. 이날 공정위는 이들 업체에 검찰의 공소장 격인 심사보고서를 송부하고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심의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추산한 관련 매출액은 전분당 입찰 담합으로 9400억원, 부산물 가격 담합 1조5500억원이다. 공정거래법상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이미 총 7476억원 과징금이 부과된 상황에서 공정위 제재가 더해지면 이들 업체의 부담은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과자·빵값 오른 이유 보니, 전분당 4곳 담합…과징금 7400억 ‘역대 최대’

과자나 빵 등 식품 원재료로 쓰이는 전분당 가격 담합에 7년 넘게 가담한 4개 제당업체 대상 과징금 7476억원이 부과됐다.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5월 밀가루 가격 담합으로 7개 업체에 부과된 6710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상·사조CPK·삼양사·CJ제일제당 등 4개 제당사들이 지난 2018년 5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7년 5개월에 걸쳐 식품업체와 제지사 등 사업자 간 거래(B2B)에 적용되는 전분 및 전분당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과징금 7476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전분당은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으로 만든 원재료로 물엿, 과당, 올리고당 등이 해당된다. 제과·제빵·제면, 음료, 맥주 등 식품뿐 아니라 제지, 철강 등 제조업 분야에서 원재료로 사용돼 가격 변동이 전체 산업에 미치는 연쇄효과가 상당하다. 공정위 조사 결과, 담합이 시작됐던 2022년 11월 전분 가격은 담합 전인 2018년 5월보다 최대 73%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옥수수 값이 급등했을 때 가격 변동 부담을 거래처에 전가해 영업 이익을 내는 방식이었다. 또 옥수수 가격이 내렸을 때는 원가 인하 폭보다 판매가의 인하 폭을 줄여 이익을 남겼다. 특히, B2B 전분당 시장에서 이들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 95.7%, 전분당 86.4%에 달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컸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4개 업체의 가격 담합으로 전분당 물가가 오르고, 이는 실수요처와 대리점, 나아가 최종 소비자인 국민에게 가격 부담이 전이됐다"고 설명했다. 4개 전분당 업체의 13차례에 걸친 담합 행위로 인한 관련 매출액은 총 6조525억원에 달했다. 공정위는 해당 매출액을 근거로 총 7476억원의 과징금을 산출했다고 밝혔다. 과징금 규모로는 올해 5월 밀가루 담합 6710억원, 지난 2010년 액화석유가스(LPG) 담합 6689억원을 넘어서는 역대 최대다. 남 부위원장은 “최근 설탕과 밀가루, 인쇄용지 담합에 이어 국민들의 체감도가 높은 민생 분야에서 독과점 사업자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가격 인상을 엄정 제재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슈&인사이트] 유가가 진정됐는데도 원화가 무너지는 이유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1,500원을 넘긴 원화 환율을 “에너지와 지정학의 위험"을 반영한 가격이라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단층선으로 남는 한, 코스피가 아무리 높아도 원화의 발목은 풀리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시장은 얼마가지 않아 곧바로 그 진단을 시험대에 올렸다. 6월 17일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에 서명했고, 호르무즈 통항 재개 소식에 국제 유가는 4% 가까이 빠졌다. 필자의 논리대로라면 에너지 부담이 걷히며 원화도 숨통이 트였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였다. 원/달러 환율은 6월 5일 야간시장에서 1,562원까지 치솟았고, 7월 1일에도 장중 1,559원을 찍었다. 원-유로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1,800원을 넘어섰다. 유가는 진정됐는데 원화는 오히려 무너진 것이다. 이러한 환율의 움직임은 하나의 분명한 사실을 전해준다. 에너지는 이번 원화 약세의 방아쇠였을 뿐, 약한 원화라는 병의 본체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병의 본질는 무엇인가. 첫째는 금리와 자본이라는 구조다. 한·미 금리 역전은 2022년 중반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의장은 물가에 단호한 고금리, 금융에는 관대한 규제완화라는 '강달러 설계'를 밀어붙이고, 미국은 AI 인프라 투자와 기술주로 세계 자본을 빨아들이며 달러는 스스로 수요를 만들고 있다. 그 반대편에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첫 금융통화위원회는 “인플레이션 대응에 걸림돌이 적다"는 매파적 동결이었다. 성장을 위해 금리를 내리고 싶어도 1,560원 환율과 수입물가가 한은과 금통위의 손발을 묶고 있다. 결국 원화는 금리 측면이나, 성장 기대로도 방어막을 갖지 못한 채 홀로 강달러의 바람을 맞고 있는 셈이다. 유가가 오르내리든 말든, 이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환율의 중력은 위쪽을 향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는 정책적 불확실성이다. AI 고점론이 번지자 외국인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20조 원 넘게 순매도했고, 그 위에 '국민배당금' 논쟁이 기름을 부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AI 산업에서 나온 세수를 국민에게 환원하자는 구상을 던지자, 블룸버그는 한국이 'AI 수익 국민배당금' 구상을 띄우며 시장을 흔들었다고 제목을 뽑았다. 취지의 옳고 그름을 떠나, 외국인 투자자에게 이 신호는 “한국이 반도체·AI 호황의 과실을 어떻게 다룰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으로 읽혔을 수 있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흔들리면 자본은 먼저 떠나고, 떠나는 자본은 원화를 팔아 달러를 사들인다. 증시의 정책 충격이 곧바로 외환시장의 매도 압력으로 전이되는 것이다. 지금의 환율은 유가의 잔향이라기보다, 국내 정책 예측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조용한 채점표에 가깝다. 셋째는 시장의 골격 자체가 얇다는 점이다. 개인 신용융자, 이른바 '빚투'는 62조 원 시대에 들어섰고, 증권사는 그 이자만으로 1조 4천억 원을 벌었다. 상승장의 상당 부분이 빚으로 지어졌다는 뜻이다. 외국인이 팔고 환율이 오르면 레버리지에 묶인 국내 자금은 강제로 청산되며 낙폭을 키운다. 여기에 지난 반년간 코스피가 두 배 뛰는 동안 코스닥은 제자리걸음을 했다. 정부가 뒤늦게 코스닥 활성화와 규정 강화로 체질 개선에 나선 것 자체가, 우리 증시가 사실상 두세 개 반도체 종목의 시장이었음을 자인하는 대목일 수 있다. 통화가치는 결국 경제 전체의 폭과 건강을 비춘다. 소수 챔피언의 시가총액이 아니라, 시장의 넓이와 가계·기업의 체력이 환율의 진짜 기초체력이다. 이 세 가지를 겹쳐 보면, “호르무즈만 열리면 유가가 내리고 원화 가치가 회복된다"던 스스로의 위안은 이미 틀린셈이다. 유가 안정이 무역수지 개선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나, 자본수지의 출혈을 막지는 못했다. 우리가 원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한, 국제 유가가 안정되어도 환율 상승애 따라 원화 기준 수입 에너지 가격은 상승한다. 즉 약한 원화는 우리가 벗어났다고 안도의 숨을 내쉬는 현재에도 여전히 물가압력 요인으로 남게 된다. 1,560원이라는 환율은 지정학적 불확실성의 남은 여진이 아니라, 한국 거시·금융 구조에 대한 경고로 해석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 환율에 대한 처방은 분명하지만 쉽지 않다. 2025년 외환보유고와 국민연금 스와프로 버티다 결국 방어선이 뚫린 경험이 말해주듯, 곳간만으로 환율을 잡을 수는 없다. 지속 가능한 해법은 둘 중 하나다. 하나는 금리 격차를 줄이는 것인데, 성장을 감안하면 이는 매우 험난한 길이며, 현재와 같이 경제의 기초체력이 저한된 현재 고금리가 국민과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다른 하나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시장의 폭을 되살리는 것이다. 국민배당금 논쟁은 방향의 정당성과 별개로 시장에 던지는 신호를 정교하게 관리해야 하고, 62조 빚투의 과열은 식혀야 하며, 코스닥 개혁은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시장의 저변을 넓히는 성과로 이어져야 한다. 그때까지 우리가 정독해야 할 성적표는 지수 전광판이 아니라 환율 전광판이다. 유가가 잠잠해진 지금에도 심화되는 원화약세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는 지정학적 위험과 같은 외부요인이 아니라 결국 우리 자신의 내부적이고 구조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bienns@ekn.kr

靑 “호남권 반도체 산단, 광주 군공항 부지에 조성”

이재명 정부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부지를 '광주 군공항'으로 확정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6일 '3대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기업들은 호남권 입지 후보지 중에 광주 군공항이 가장 적합한 부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광주 군공항 부지에 호남권 반도체 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서남권에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Fab·반도체 생산시설) 4기를 건설하기로 했다. 강 실장은 “광주 군공항 지역은 약 250만평 규모의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공항 특성상 이미 평탄화가 완료되어 있는 만큼 부지 공사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광주 도심과 KTX 역에 인접해 있어 인력 확보와 정주여건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으며 도로, 공항, 항만 등과 연계한 물류 접근성도 우수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조속히 후보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고 산업단지 개발을 위한 후속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강 실장은 “기업들은 전력과 용수 등 핵심 인프라뿐 아니라 우수 인력 확보 방안과 주거, 교통, 교육 등 정주여건 개선에 대해서도 다양한 건의를 제시하였고 관계 장관들은 이를 지속 검토해 나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신속 추진을 위한 전담 체계도 구축한다. 강 실장은 “당분간 오늘과 같은 대통령 주재 민관 합동 점검 회의를 매달 개최하기로 했다"며 “특히 대통령께서 청와대에 전담 기구를 두고 직접 챙기겠다고 한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를 임명해 메가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과제별 진도 점검과 부처 간 이견 조정 등을 총괄하게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메가프로젝트는 이제 시작으로 기업의 투자 계획이 실제 완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끝까지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홍천 국가 항체 클러스터, 연구단지 넘어 산업화 시험대 오른다

홍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홍천 국가 항체 클러스터가 연구 기반 구축 단계를 넘어 실제 산업화 가능성을 검증받는 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항체 연구 인프라 조성 이후 입주기업들이 잇따라 정부 연구개발 과제에 선정되면서 지역 바이오산업 생태계 조성의 첫 성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6일 홍천군에 따르면 국가 항체 클러스터 입주기업인 싸이런테라퓨틱스와 엘앤피솔루션이 각각 정부 지원사업에 선정돼 신약 개발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에 나선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산업통상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추진하는 '지역 혁신클러스터 육성(R&D)' 기회발전특구 과제에 이름을 올렸다. 회사는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과 함께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 개발을 진행한다. 오는 2028년까지 27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가 투입된다. ADC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에 치료 약물을 결합하는 기술이다. 기존 항암치료의 한계로 꼽히는 약물 전달 효율과 정상 세포 영향 문제를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싸이런테라퓨틱스는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항체 설계와 효능 검증, 비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향후 기술 사업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분야에서도 성과가 나왔다. 엘앤피솔루션은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협업 프로그램 '엔 업(N.UP)' 2단계 과제에 선정됐다. 회사는 인공지능과 계산화학 기술을 접목한 신약개발 플랫폼 'LNP AI Smart Bench'를 개발하고 있다. 연구자가 신약 후보물질을 찾는 과정에서 필요한 분석 절차를 줄이고 개발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이번 과제를 통해 AI가 연구 데이터를 분석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자동화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 기업의 정부과제 선정은 홍천 국가 항체 클러스터가 연구시설 중심에서 기업 성장과 기술 사업화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다만 바이오산업 특성상 연구 성과가 실제 투자 유치와 제품 개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아 있다. 홍천군은 스크립스코리아항체연구원 등 지역 연구기관과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하고 항체·AI 신약개발 기업 육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홍천군 관계자는 “입주기업들이 보유한 기술이 성장할 수 있도록 연구 인프라와 기업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특별기획-서남권 반도체]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 ② AI가 키우고, 반도체가 완성한다

최근 정부와 삼성, SK그룹의 전남·광주권 1000조 대규모 투자 계획을 둘러싸고 지역사회의 기대와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투자 규모와 입지, 파급효과를 놓고 다양한 전망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본지는 독자들에게 보다 깊이 있는 시각을 전하고자 5부작 특별기획 '대한민국 산업지도가 바뀐다'를 마련했다. 이번 기획은 왜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무게중심이 서남권으로 이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화가 지역과 국가의 미래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를 함께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이재현 백준 기자 광주는 오랫동안 '자동차 도시'로 불렸다. 하지만 앞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산업은 자동차가 아니라 AI와 반도체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서남권을 국가 반도체 제2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하고, 국민보고회에서 삼성전자가 광주권 대규모 투자 계획을 제시하면서 광주의 산업 구조는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번 변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광주는 지난 10여 년간 인공지능 산업 기반을 차근차근 구축해 왔다. 여기에 연구개발 역량과 전문 인력, 반도체 후공정 산업이 결합되면서 'AI와 반도체가 함께 성장하는 도시'라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산업계에서는 “광주는 이제 연구만 하는 도시가 아니라 생산과 연구, 인재 양성이 동시에 가능한 산업도시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국가전략의 중심에 선 광주. 정부는 광주를 중심으로 국가 AI 집적단지를 조성해 왔고, AI 기업과 연구기관, 창업 생태계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이 더해질 경우, 광주는 AI 연구와 산업화가 동시에 이뤄지는 국내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산업은 이제 AI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생성형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산업이 확대될수록 고성능 반도체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결국 AI를 키우기 위해서는 반도체가 필요하고,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AI 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이다. 결국 AI 산업은 사람을 키우는 도시가 경쟁력을 갖는다. 광주에는 GIST를 비롯해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등 연구와 교육 역량을 갖춘 대학들이 자리하고 있다. 국민보고회에서 전남대학교는 반도체와 미래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한 첨단융합대학 설립과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한 학과 신설이 아니라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 기업에서 일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많은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떠났지만, 대규모 첨단기업이 들어설 경우 지역에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와 생산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 앰코가 보여준 '광주의 가능성' 광주의 경쟁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글로벌 기업은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였다. 앰코는 30년 전 광주에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현재는 국내 대표 반도체 패키징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민보고회에서는 광주 사업장 확장을 위한 1조 원 이상 투자와 신규 고용 계획이 발표됐다. 반도체 산업은 설계와 웨이퍼 생산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패키징과 테스트를 거쳐야 최종 제품이 된다. 앰코의 존재는 광주가 이미 반도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산업계에서는 전공정과 후공정이 함께 성장할 경우 광주가 보다 완성도 높은 반도체 생태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주가 가진 또 하나의 경쟁력은 정주 여건이다. 기업은 공장만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전문 인력이 가족과 함께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도시인지도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정부는 국민보고회에서 교육과 의료, 문화시설을 포함한 '직주락(職住樂)' 도시 조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양질의 주택, 교육환경, 문화시설을 패키지로 구축해 수도권 수준의 정주 여건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광주는 이미 의료와 교육 인프라가 비교적 잘 갖춰진 도시로 평가받는다. 향후 교통망과 생활환경이 더욱 개선된다면 첨단기업의 인재 유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광주 경제계는 이번 프로젝트를 지역 산업구조를 바꿀 전환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와 가전 중심이었던 산업 기반이 AI와 반도체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 기업들의 사업 영역도 크게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광주상공회의소는 수도권 중심의 첨단산업이 광주·전남으로 확장되는 국가균형발전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하며, 청년들이 더 이상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고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기대했다. 광주경영자총협회 역시 AI집적단지와 반도체 생산시설이 결합하면 소재·부품·장비 기업까지 동반 성장하는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구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주은행도 입주기업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특례보증과 정책금융 지원을 검토하는 등 지역 금융권도 발맞추고 있다. 그러나 지역 경제계는 성공의 조건으로 안정적인 전력망과 산업용수 확보, 신속한 인허가,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을 꼽고 있다. 투자 규모보다 실제 착공과 생산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 청년들이 가장 기대하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 노동계 “좋은 일자리로 이어져야" 광주지역 청년층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업 유치를 넘어 지역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그동안 지역 대학을 졸업한 상당수 청년들은 원하는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반도체와 AI 산업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연구개발과 생산, 설계, 소프트웨어, 장비, 데이터센터 운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청년층에서는 대규모 투자 발표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에서 안정적인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지역 인재를 우선 채용하는 체계가 마련돼야만 지방소멸 문제 해결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지역 노동계에서도 첨단산업 유치 자체에는 기대감을 보이면서도,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고용이라고 보고 있다. 반도체 산업이 단순한 생산시설 확충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고용과 기술인력 양성, 협력업체와의 상생으로 이어질 때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역에서는 청년층이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산업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아직 넘어야 할 산도 있다 기대만큼 과제도 적지 않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초순수 용수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 교통망 확충과 산업단지 조성, 전문 인력 공급 체계도 함께 구축돼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이 계획한 투자가 실제 착공과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특별시가 신속한 행정 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계에서는 “기업은 약속보다 실행을 본다"며 사업 추진 속도가 향후 투자 규모를 결정할 중요한 변수라고 지적한다. 광주는 '선택'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 광주는 오랫동안 미래 산업을 준비해 왔다. AI 집적단지와 연구기관, 대학, 반도체 후공정 기업이 하나둘 모이면서 기반을 다졌고, 이제 그 위에 대규모 생산시설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출 기회를 맞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광주는 연구개발과 AI, 반도체 생산이 융합된 새로운 산업도시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지금부터의 실행력이다. 민형배 전남광주특별시장은 “이번 프로젝트는 지역 산업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기업의 결단이 지역의 성장, 국가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지역 주도 성장 모델을 전남광주특별시가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강국으로 AI 시대를 선도하는 길에 전남광주가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분간 가장 집중해야 할 과제는 반도체 산업 육성과 통합의 실질적 완성"이라며 “기업이 투자하기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명륜진사갈비’ 정책자금을, 대부업체 싸게 대출…공정위, 제재 착수

명륜당이 저리로 정책자금을 받아 자사 대부업체에 빌려준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또, 외식업체 명륜진사갈비를 운영하는 명륜당의 대부업체들은 가맹점을 상대로 연 최대 18%의 고리 대부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는 6일 명륜당과 계열회사인 대부업체 14곳의 공정거래법상 부당 지원행위 혐의에 대한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피심인들에게 송부했다고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공정위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그에 대한 조치 의견을 기재한 문서로, 검찰의 공소장과 유사하다. 심사보고서 심의가 시작되면 공정위는 제재 절차에 돌입한다. 공정위 심사관은 명륜당이 2021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년 3개월간 자사 대부업체에 정상 금리보다 상당히 낮은 금리로 자금을 대여해 과다한 경제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봤다. 조사 결과, 명륜당은 2021~2024년 총 14개 대부업체를 순차적으로 설립한 뒤 산업은행의 정책자금 등을 받아 업체당 100억원 한도로 대여했다. 이후, 대부업체는 저리로 받은 자금을 가맹점주에게 높은 이율로 빌려줬다. 심사관은 “당시 14개 대부업체는 신생 업체로서 독자적인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명륜당으로부터 연 4.6% 수준의 저금리로 자금을 제공받았다"고 설명했다. 14개 대부업체는 정상보다 상당히 적은 이자를 부담하게 돼 약 217억원의 경제상 이익을 지원받았다는게 공정위 판단이다. 아울러, 명륜당을 통해 저금리 대출을 받은 대부업체들은 인테리어 비용 등이 필요한 가맹점주에게 연 12∼18%의 고금리로 대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5월 10일 명륜당을 가맹사업법 위반 행위로 소회의에 회부했다. 심사관은 명륜당의 대부업체 저리 대출을 매우 중대한 위법 행위로 판단했다. 심사관은 심사 보고서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개인에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업체들의 서면 의견 제출, 증거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의견진술 기회 제공 등의 절차를 통해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며 “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계열회사에 부당하게 저금리로 자금을 지원하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경북 북부권, 민선 9기 혁신부터 문화·먹거리·의정 새 출발

◇황병직 영주시장 “시민이 불편을 감수하는 행정은 끝"…민선 9기 첫 혁신 과제는 '관행 깨기' 영주=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시민이 행정의 불편을 감수하는 시대가 아니라, 행정이 시민의 편의를 위해 먼저 바뀌어야 한다." 민선 9기 영주시정이 대규모 신규 사업보다 시민 생활 속에 남아 있는 불편한 행정 관행을 걷어내는 데서 변화의 첫발을 뗀다. 영주시는 7일 시청 강당에서 황병직 시장 취임 이후 첫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부서별 업무 관행과 반복 민원을 시민의 시각에서 다시 점검하는 행정혁신에 착수한다. 이번 회의는 민선 9기 시정 비전인 '시민을 봅니다, 영주를 엽니다'를 행정 현장에 구체화하는 첫 간부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상적인 업무보고 형식에서 벗어나 별도의 회의자료 없이 간부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논의의 출발점은 행정 내부에서는 익숙하지만 시민에게는 불편할 수 있는 업무 방식이다. 각 부서는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민원과 불필요한 절차, 오랜 기간 '원래 그렇게 해왔다'는 이유로 유지된 관행을 꺼내놓고 실제 개선 가능성을 함께 찾는다. 황 시장은 특히 새로운 사업을 만드는 것만큼 현재 시행 중인 정책과 업무를 시민 중심으로 다시 설계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행정 편의를 기준으로 유지돼 온 절차를 시민의 시간과 비용, 접근성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이는 취임 당시 제시한 행정혁신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황 시장은 오래된 관행과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은 다르며, 정책은 만들어지는 순간이 아니라 시민이 변화를 체감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점을 민선 9기 시정의 핵심 가치로 제시해 왔다. 세 차례의 권한대행 교체 속에서도 시정을 유지해 온 공직사회에 대한 격려도 전했다. 행정 공백 우려 속에서 현장을 지킨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면서 동시에 새 시정 출범에 맞는 변화도 주문했다. 영주시는 앞으로 부서별 행정혁신 과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추진 상황을 관리할 계획이다. 거창한 구호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직접 느낄 수 있는 불편을 먼저 찾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혁신에 무게를 둘 방침이다. 민선 9기 영주시정의 첫 시험대는 새로운 사업의 규모가 아니라 시민이 “행정이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는 변화의 속도가 될 전망이다. ◇흙과 불로 태어난 청송백자, 사진 속 빛을 입다…작은미술관 첫 전시 '빛에 머문 기억' 청송=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청송의 흙과 물, 불 그리고 장인의 손끝에서 태어난 청송백자가 사진예술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관람객과 만난다. 청송문화관광재단은 2026년 작은미술관 조성 및 운영 지원사업의 첫 전시로 청송백자 사진연출전 '빛에 머문 기억'을 오는 9일부터 30일까지 남관생활문화센터 1층 작은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백자의 아름다움만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흙을 빚고 유약을 바르고 가마의 불을 기다리는 제작 과정, 장인의 손길, 청송백자전수관의 공간과 풍경까지 사진에 담아 한 점의 백자가 완성되기까지 축적되는 시간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관람객은 사진 속 빛과 질감, 공간의 분위기를 따라가며 청송백자 특유의 맑고 절제된 미감을 만날 수 있다. 사물을 기록하는 사진을 넘어 청송이라는 장소와 사람, 전통기술이 함께 만든 지역의 정서를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청송백자는 지역의 자연환경과 생활문화, 장인의 기술이 오랜 시간 축적된 대표 문화자산이다. 재단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전통 공예를 과거의 유산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현대적인 전시 언어로 다시 해석해 관광객과 지역민에게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전시가 열리는 남관생활문화센터 작은미술관 역시 주목된다. 작은미술관 사업은 지역의 유휴공간과 생활문화시설을 활용해 주민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청송문화관광재단은 앞으로 이 공간에서 청송의 문화자원과 지역 정체성을 담은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지역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넓히고, 관광객에게는 청송을 기억하게 하는 또 하나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번 '빛에 머문 기억'은 청송백자를 전시하는 자리를 넘어 지역의 전통문화가 사진과 공간을 만나 어떻게 새로운 문화 콘텐츠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첫 무대가 될 전망이다. ◇어수리가 술빵으로, 곰취가 쌀도넛으로…영양 산나물, 디저트 시장 문 두드린다 영양=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나물과 반찬으로 익숙했던 영양 산나물이 술빵과 버터떡, 쌀도넛으로 변신하며 새로운 먹거리 시장에 도전한다. 영양군농업기술센터는 우리음식연구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2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모두 5차례에 걸쳐 '산나물 디저트'를 주제로 지역특화식품 개발 교육을 진행한다. 이번 교육의 핵심은 산나물의 활용 범위를 전통 한식에서 디저트 분야까지 넓히는 데 있다. 산나물이 가진 건강성과 지역성을 유지하면서 젊은 소비층과 관광객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시도다. 교육 과정에서는 어수리술빵과 어수리버터떡, 곰취쌀도넛 등 지역 산나물을 활용한 다양한 디저트를 직접 만들고 상품화 가능성을 살펴본다. 영양은 전국적인 산나물 주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소비 방식은 주로 생채와 건나물, 반찬류에 집중돼 왔다. 디저트 개발은 기존 농산물의 소비 범위를 넓히고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지역 농산물을 단순히 생산·판매하는 데서 벗어나 가공과 체험, 관광을 결합할 경우 농가 소득과 지역 브랜드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색 있는 디저트가 개발되면 축제와 관광지, 카페, 로컬푸드 매장 등 다양한 유통·소비 공간으로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교육에 참여하는 영양군우리음식연구회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과 특화음식을 연구해 온 여성학습단체다. 그동안 교육과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지역 식문화 확산에도 참여해 왔다. 영양군은 이번 교육에서 나온 아이디어가 일회성 체험에 머물지 않고 실제 지역 대표 먹거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나물 디저트의 상품화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전통 산나물이 젊은 감각의 디저트로 변신하는 이번 도전이 영양의 새로운 미식 관광 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초심은 군민에게, 의정은 현장으로"…제10대 영양군의회 4년 항해 시작 영양=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제10대 영양군의회가 '소통과 화합'을 전면에 내걸고 앞으로 4년간의 의정활동에 들어갔다. 영양군의회는 6일 본회의장에서 개원식을 열고 군민 복리 증진과 지역 발전을 위한 제10대 의회의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오도창 영양군수를 비롯한 공직자와 내빈들이 참석했다. 개원에 앞서 실시된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는 홍점표 의원이 의장, 신승배 의원이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됐다. 새 의장단 출범과 함께 제10대 의회의 운영 방향도 제시됐다. 핵심은 '신뢰', '정책 역량', '현장 소통'이다. 영양군의회는 원칙을 지키면서 집행부와 상생하는 '신뢰받는 의회', 지역 현안을 연구하고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는 '역량 있는 정책 의회', 군민의 생활 현장과 가까이 호흡하는 '소통 중심의 밀착형 의회'를 의정 운영의 세 축으로 삼았다. 제10대 의회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 지역경제 침체, 생활 기반 확충 등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 현안에 대해 집행부를 감시하는 역할을 넘어 실현 가능한 정책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집행부와의 관계 역시 중요한 시험대다. 의회 본연의 견제와 감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면서도 지역 발전이라는 공동 목표 앞에서는 협력할 수 있는 균형 있는 관계 설정이 요구된다. 홍점표 신임 의장은 지난 제9대 의회가 쌓은 자치 역량을 바탕으로 이제는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라며, 소속과 정파를 넘어 군민을 중심에 둔 합리적인 의회를 만들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의원들은 선거 과정에서 군민에게 약속했던 초심을 되새기고, 민생 현장의 목소리를 의정활동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영양군의회는 오는 28일 제314회 임시회를 열어 군정 주요 업무보고를 청취하고 시급한 안건을 처리한다. 개원 선언을 넘어 실제 민생 현안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제10대 의회의 첫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외환시장 24시간’ 돌입, 환율 변동성 낮추나…구윤철 “원화 매력 높일것”

6일 서울 외환시장이 24시간 운영 체제에 돌입했다. 정부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외환거래가 가능해 한국 자본시장의 매력도가 커지고, 원화 가치도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했다. 최근 1500원대 중반으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24시간 결제가 가능한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구축 등의 추가 조치도 필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외환시장 24시간 개장 첫날, 서울 하나은행 본점 외환 딜링룸을 찾아 “24시간 외환시장 개장은 원화의 글로벌 도약을 위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단순 거래시간 확장 조치를 넘어 외환 거래에 있어 선진시장 수준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추기 위한 핵심 인프라가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 등 한국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자신감과, 세계 국채지수(WGBI) 편입 등 한국 외환·자본시장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높은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당초 우리 외환시장은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까지 문을 여는 시스템으로 시작됐다. 이후 2016년부터 폐장 시간이 오후 3시 30분까지 연장됐다. 이어 2024년 7월부터 오전 9시에서 자정까지로 거래 시간이 더 늘어났고, 이날부터 24시간 거래 운영 체제에 들어갔다. 주말과 1월 1일만 제외하고, 한국 공휴일에도 거래가 가능하다. 하나은행과 해외지점 외환딜러, 수출기업 등 참석자들은 “우리 은행과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외환시장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권민수 한국은행 부총재보도 “24시간 개장으로 우리 외환시장의 폭과 깊이가 확대될 것"이라며 “관련 시장 영향 및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개장한 오전 6시 1527.6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9시 경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1.8원 오른 1537.4원을 기록했다. 현재 1530원대 안팎에서 등락 중이다. 정부는 24시간 개장 체제로 국내 수출입기업의 실시간 환리스크 대응이 가능해지고, 국내 금융기관·중개사의 영업 확대 등 시장 참여자에게 새로운 편익과 기회가 제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원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을 국내 외환시장으로 흡수하고,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을 높여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선물환 거래 중 NDF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에 속한다. 국제결제은행에 따르면 원화 선물환 거래에서 NDF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약 80%에 달해 전 세계 평균(21%)보다 크게 높다. NDF 시장은 실제 달러를 주고받지 않고 차액만 정산하는 장외 거래소를 의미하는데, 원·달러 환율의 가격 결정에도 영향을 준다. 과거처럼 외환시장이 야간에 문을 닫았을 때는 런던, 뉴욕 등 해외 시장 변수가 다음 날 개장과 함께 환율 변동성으로 반영되는 구조였다. 예컨대, 중동전쟁 발발 등의 영향으로 다음 날 한국의 외환시장은 높아진 NDF 환율에 대응해야 했다. 하지만, 24시간 거래 체제로 바뀌면서 시간 제약으로 역외 NDF 시장에 머물던 거래 수요가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달러 공급 확대로 이어져 원화 가격을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야간 개장으로 이뤄지는 정보가 역내 시장에서 연속적으로 가격에 반영되면 개장 환율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거래시간이 야간으로 연장돼 수시로 가격이 반영되면서 개장 직후 환율이 급격히 뛰는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전과 달리 야간에 발생한 대외 충격이 실시간으로 가격에 반영될 경우 환율이 일시적으로 급등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거래시간 연장과 함께 24시간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구축도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동안 국외 투자자들은 그동안 역외 외환시장이 없어 원화 환전의 불편함을 호소해왔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원화 국제화를 하려면 24시간 개장과 동시에 역외에서도 원화가 실시간 안전하고 불편함 없이 거래될 수 있는 인프라가 완비돼야 한다"며 “NDF 시장 야간 변동성에 대비, 충분한 유동성 확충과 모니터링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시범 운영에 들어가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24시간 공백없는 모니터링과 원활한 24시간 거래를 지원하는 한편, 결제도 24시간 가능하게 하는 역외 원화 결제시스템 등 다른 외환시장 개혁 조치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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