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확대 권고’ 비웃은 전력거래소…주요 위원회서 ‘사업자 전원 배제’ 추진 논란 [이슈]

권익위 ‘확대 권고’ 비웃은 전력거래소…주요 위원회서 ‘사업자 전원 배제’ 추진 논란 [이슈]

국민권익위원회가 민간 발전사업자의 전력시장 핵심 위원회 참여 확대를 권고한 가운데 한국전력거래소가 오히려 한전과 발전공기업, 민간발전사를 모두 위원회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익위 의견과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미국·일본 등 주요 전력시장 운영 사례와도 역행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차단한 채 전문가 중심 위원회로 재편할 경우 오히려 전문성과 현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1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전력거래소는 최근 규칙개정위원회에서 민간 발전사업자의 비..

[EE칼럼] 산을 푸르게 만든 것은 식목일이 아니라 석탄이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3%가 산림으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산림국가다. 오늘날의 울창한 산림은 흔히 식목일이나 산림녹화 정책의 성과로 설명되지만, 에너지 전환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5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가정용 연료의 대부분은 땔나무였으나, 태백 탄전 개발과 연탄 보급 확대에 따라 난방 연료가 나무에서 석탄으로 전환되었다. 산림이 회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림 사업뿐 아니라, 나무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널리 보급되면서 산림 훼손 압력이 감소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 에너지 전환이 환경 개선으로 이어진 사례는 해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지난 20년간 탄소배출량은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발전 연료의 변화였다. 셰일혁명을 통해 공급된 저렴한 천연가스가 석탄 발전을 대체했고, 동시에 여러 주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 향상 정책을 추진했다. 정책과 시장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작동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이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이 사례는 탄소중립이 단일한 해법만으로 달성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환경단체들은 천연가스 역시 화석연료라는 한계를 지적했고, 반면 재생에너지 중심 전환의 현실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그러나 실제 변화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기술, 정책 수단이 상호 경쟁하고 조정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 미국의 경험은 탄소 감축이 이상적인 해법보다는 현실적인 선택과 점진적인 변화의 축적을 통해 가능해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중국의 사례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동시에 세계 최대 태양광·배터리 생산국이다.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흐름이 거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점을 일찍 인식하고, 제조 경쟁력을 기반으로 관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 왔다. 그 결과 중국은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국가로 자리매김했으며, 청정에너지 산업은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했다. 중국의 역할은 단순히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난 10여 년간 태양광 발전 비용이 크게 하락한 배경에는 중국의 대규모 생산 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있었다. 국제사회가 정책을 통해 시장을 형성했다면, 중국은 제조 역량을 통해 기술 보급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이다. 이는 에너지 전환이 환경정책인 동시에 산업정책이라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유럽 역시 주목할 만하다.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해 온 지역이지만, 최근에는 산업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2024년 발표된 마리오 드라기 전 ECB 총재의 보고서는 높은 에너지 비용이 유럽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탈탄소화와 산업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탄소중립의 성공이 목표 선언 자체보다 실현 가능한 이행 경로를 마련하는 데 달려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탄소중립은 환경정책인 동시에 산업정책이자 에너지정책이다. 그러나 국내 논의는 여전히 감축 목표나 특정 기술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탄소중립이 새로운 성장 기회보다는 비용과 규제로 인식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미국, 중국, 유럽의 경험은 공통적으로 탄소중립이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산업, 기술, 공급망, 에너지 안보가 복합적으로 연결된 전략적 과제임을 보여준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탄소를 얼마나 감축하느냐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어떠한 산업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느냐에 있다. 지방정부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탄소중립을 단순한 감축 사업의 나열로 볼 것이 아니라, 지역 산업과 일자리, 에너지 체계와 연계된 발전 전략으로 설계해야 한다. 지역의 여건과 비용 부담, 산업 구조를 고려한 현실적이고 지속 가능한 전환 경로가 요구된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논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사회는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균형을 이루는 과정 속에서 발전한다. 탄소중립 역시 이상과 현실, 환경과 산업, 규제와 성장 사이의 균형점을 모색하는 과정이다.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에너지 전환은 하나의 정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주체가 지속 가능하게 수용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는 데서 출발한다. bienns@ekn.kr

“25조 美 원전 공급망 시장 열렸다”...K-원전, 대미투자 기회 선점해야

미국 정부가 자국 원전 공급망 재건을 위해 175억달러(약 25조원) 규모의 대규모 금융 지원에 나서면서 한국 에너지 기업들에도 새로운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미 양국이 합의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연계해 원전·전력망·가스 인프라 분야에 한국 기업들이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에너지지배금융(EDF)은 지난 23일(미국시간)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전 10기 건설에 필요한 장기 납기 기자재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175억달러 규모의 조건부 대출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미국이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목표로 공급망 재건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넘어 미국 내 원전 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국가 전략 사업으로 평가된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에서는 지난 18일 시행된 대미투자특별법과 맞물려 이번 발표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미 양국은 관세 협상 과정에서 3500억달러 규모 전략투자에 합의했으며, 정부는 이를 집행하기 위한 한미전략투자공사와 투자기금 설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원전이 대미 투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분야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원전은 AI 시대 필수 인프라인 전력을 공급하면서도 탄소 배출이 적고, 한국 기업들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는 AP1000 원전 핵심 주기기를 제작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직접적인 수혜 기업으로 거론된다. 창원 공장의 대형 단조 설비와 원전 제작 역량은 미국이 단기간에 구축하기 어려운 경쟁력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단순한 투자 의무가 아니라 한국 에너지 산업의 글로벌 도약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지금 미국 시장에는 엄청난 기회가 열리고 있다"며 "에너지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사실상 1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라고 평가했다. 그는 "송전망, 가스망, 원전, ESS, 재생에너지 등 대부분의 투자 대상이 에너지 분야와 연결돼 있다"며 "어차피 우리가 부담하게 될 투자라면 한국 기업들이 실제 사업 기회를 확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점"이라며 "정부와 기업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본도 최근 대미 투자 확대를 계기로 원전 산업 재도약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미국 시장 진출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이 현재의 원전 경쟁력을 당연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이번 기회를 활용해 미국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진입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원전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원하는 것은 단순 자금이 아니라 실제 공급망과 제조 역량"이라며 "한국이 원전 기자재와 전력기기, 가스 인프라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대미 투자 자금을 사업 기회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DOE 발표가 단순한 금융 지원을 넘어 향후 수십 년간 이어질 미국 원전 르네상스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 이 시장을 선점할 경우 단순 수출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 핵심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물 흐름 막히니 녹조 창궐”… 낙동강, 세계 녹조 연구의 ‘거대 실험실’ 됐다

지난 17~18일 경남 창원에서는 칠서정수장이 수돗물을 공급하는 성산·의창지역 등을 중심으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집중적으로 접수됐다. 이는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상수원을 취수하는 낙동강에서 남세균(시아노박테리아)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창원시 수돗물에서도 남세균이 만든 냄새 유발 물질 '지오스민'이 검출된 탓이다. 지오스민은 인체에 독성은 없지만 흙·곰팡이 냄새 등 악취를 풍긴다. 이처럼 매년 녹조가 창궐하는 낙동강이 세계에서 녹조 연구가 가장 많이 된 강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수가 아닌 강에서 발생하는 녹조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는 얘기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낙동강에 주목하는 이유는 아름다운 생태계나 우수한 수질 때문이 아니라, 대규모 토목공사 이후 녹조가 어떻게 발생하고 변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잘못된 개발이 환경을 얼마나 파괴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낙동강은 오늘날 세계 녹조 연구의 중심 무대가 됐고, 과학 연구 결과가 축적될수록 결론은 하나로 모이고 있다. 낙동강 녹조의 핵심 원인 가운데 하나는 보 건설로 인한 물 흐름의 정체라는 것이다. ◇하천 녹조 연구자들이 낙동강을 찾는 이유 최근 국제 학술지 '워터 리서치 (Water Research)'에는 독특한 내용의 논문이 발표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소속 연구진은 1975년 이후 50년 동안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에서 4000편 이상의 논문을 찾아내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적으로 하천 녹조 모델링 연구 162편을 선정해 그 내용을 분석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수리모형 등 다양한 기법을 활용한 하천 녹조 연구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 162편 가운데 한국 강과 관련된 내용이 26%(42편)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유럽이 25%, 미국이 21%, 중국이 12%를 각각 차지했다. 한국의 강을 다룬 논문의 상당수는 낙동강에 관한 논문(29편, 전체 162편의 18%)이었다. 사실상 낙동강이 녹조에 관한 한 세계에서 가장 연구가 많이 된 강이 됐다. 국내외 연구자들이 낙동강을 주목한 이유는 명확하다. 대형 보가 연속적으로 설치된 이후 강의 흐름과 녹조 발생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장기간 관측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환경학자들에게 낙동강은 거대한 자연 실험실이 된 셈이다. 여기에다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장기간 모니터링 자료를 축적했기 때문이다. ◇미국 연구진이 꼽은 녹조 핵심 변수는 '체류시간' USGS 연구진이 검토한 162편의 논문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녹조 발생 요인은 영양염류와 수온, 유량, 유속이었다. 특히, 연구진은 하천에서 물이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뜻하는 체류시간이 녹조 발생의 핵심 변수라는 결론을 내렸다. USGS 연구진은 논문에서 “유속 감소와 체류시간 증가가 녹조 예측 모델의 핵심 변수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체류시간이 녹조 발생의 핵심 원인이라는 점은 낙동강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라 전 세계 하천 녹조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다만 낙동강은 보 건설 이후 체류시간이 크게 증가한 대표 사례로, 이러한 과학적 원리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보여주는 세계적인 연구 현장이 됐다. 강물이 빠르게 흐르면 녹조 원인 생물인 남세균은 충분히 증식하기 전에 떠내려간다. 그러나 물이 정체되면 남세균은 안정적으로 번식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강이 강처럼 흐를 때보다 호수처럼 고여 있을 때 녹조가 훨씬 잘 발생한다는 의미다. ◇낙동강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졌나 2009년부터 추진된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는 8개의 대형 보가 설치됐다. 그 결과 강의 흐름은 크게 느려졌다. 실제로 연세대 박준홍 교수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공학 연구 (Environmental Engineering Research)'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낙동강 주요 구간의 유속은 보 건설 이후 과거보다 최대 8배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녹조 발생 요인을 분석한 결과 유속이 감소할수록 남세균이 증가하는 뚜렷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 이 논문은 보 건설로 인한 유속 감소가 녹조 증가에 기여했다고 결론 내렸다. 또한 보를 철거하거나 수문을 상시 개방할 경우 유속이 회복되면서 녹조 발생도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사실 이런 결과는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2017년 국제학술지 '워터 리서치'에 발표된 서울시립대 연구는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의 유량 조절하천을 분석한 결과, 체류시간과 수온이 남세균 발생의 핵심 변수이며, 특히 체류시간이 녹조를 설명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1년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된 연구는 낙동강 8개 보 구간에서 보 설치 이후 유해 남세균 녹조 발생 기간이 점차 길어졌음을 확인했다. 두 연구는 공통적으로 강의 흐름을 바꾸는 수리학적 조건이 녹조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해외 연구자들의 객관적 분석 결과도 같은 방향 최근의 인공지능 모델 연구들도 같은 결과를 보여준다. 사용한 방법은 서로 다르지만 결론은 놀라울 만큼 일관된다. 물이 느려질수록 녹조가 늘어난다. 물이 오래 머물수록 녹조가 심해진다. 보가 만들어낸 정체 수역은 남세균 번성에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의미 있는 점은 최근의 연구들이 한국 내부 논쟁이 아닌, 해외 연구자들의 객관적 분석에서도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 연구진이 전 세계 하천 녹조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체류시간과 유속이 핵심 변수로 나타났고, 낙동강을 대상으로 한 다수의 실증 연구 역시 보 건설 이후 유속 감소와 녹조 증가의 관계를 확인했다. 정치적 평가와 별개로, 환경과학의 관점에서 보면 강의 흐름을 늦추는 구조물이 녹조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점점 더 강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가 낙동강을 연구하는 슬픈 이유 낙동강은 이제 세계 녹조 연구의 대표 사례가 됐다. 미국의 환경과학자들, 유럽의 수생태학자들, 중국과 호주의 모델링 전문가들이 모두 낙동강 연구를 인용한다. 낙동강이 가장 건강한 강이어서가 아니다. 대규모 하천을 인위적으로 느리게 만들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 사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낙동강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연구된 '아픈 강'인 셈이다. 그리고 50년 가까이 축적된 국내외 연구들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강이 흐르지 못하면 녹조는 늘어난다. 세계 연구자들이 정치적 논쟁과 무관하게 오랜 시간 축적된 과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얻어낸 교훈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단독] 햇빛소득마을 ‘표준 사업비’ 만든다…주민 부담 낮추고 가이드라인 제시

정부가 '햇빛소득마을' 사업 확대를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의 사업비 산정에 나선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마을과 시공업체 간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주민들의 사업 참여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정부가 제시하는 사업비가 향후 중소규모 태양광 사업의 기준 가격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에너지공단은 햇빛소득마을 사업에 적용할 태양광 발전사업 표준비용을 추산 중에 있다. 에너지공단은 협회와 재생에너지종합서비스기업(RESCO),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의 자료를 활용해 적정 사업비 범위를 산정하고 있다. 이는 햇빛소득마을을 추진하는 마을 주민들이 태양광 사업의 적정 설치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정부는 올해 1000개 마을 신청을 목표로 햇빛소득마을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햇빛소득마을은 마을 주도로 최대 1메가와트(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인 만큼 해당 기준 이하에서 표준 사업비가 마련될 전망이다. 현재 1MW급 태양광 발전사업의 사업비는 약 16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부는 항목별 적정 비용과 총 사업비 범위를 제시해 주민들이 사업성을 보다 쉽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번 조치는 햇빛소득마을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혀온 초기 투자비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부 지원책의 연장선상에 있다. 현재 기후부와 공단은 기존 지원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햇빛소득마을 사업비의 최대 85%를 금융 지원하는 한편, 상환 구조 개선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에는 5년 거치 10년 상환 방식이 기본이었지만 안정적인 현금 흐름 확보를 위해 '1년 거치 19년 상환'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주민들이 초기 부담 없이 발전 수익으로 장기간 대출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자기자본 부담도 낮아질 전망이다. 전체 사업비의 15% 수준인 자기자본은 정부·지방정부 보조금과 각종 수계기금 등을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에너지저장장치(ESS) 지원 방식도 대폭 변경된다. 당초에는 마을별 ESS 설치를 검토했으나 주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전망 연계형 ESS로 방향을 바꿨다. 이에 따라 기존 10% 수준이던 마을 부담금을 사실상 없애고 정부 40%, 지방정부 30%, 가상발전소(VPP) 사업자 30%가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추진되고 있다 배전망 ESS를 통해 5~6개 마을의 태양광 설비를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된다. 기존 마을 단위 ESS가 1메가와트(MW) 규모 태양광 설비와 연계됐다면, 배전망 ESS는 약 5.7MW 수준의 태양광 설비를 통합 운영할 수 있게 된다. 배전망 ESS를 통해 계통 접속 여력을 넓혀 햇빛소득마을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부가 제시하는 표준 사업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민들이 정부가 제시한 가격을 기준으로 사업성을 판단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RESCO 등 시공업체 입장에서는 사업비를 정부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야 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한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표준 사업비는 주민들에게는 유용한 참고자료가 되겠지만 시장에서는 사실상 가격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업자들의 적정 이윤을 보장하는 방안도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데스크칼럼] ‘깜깜이 사후정산’ 깬 정유업계, 신뢰 회복의 첫발 뗐다

유가가 요동칠 때마다 국내 석유 시장에서는 어김없이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주유소 판매 가격이 치솟으면 소비자는 의문을 제기한다. “왜 올릴 때는 번개처럼 빠르고, 내릴 때는 거북이처럼 굼뜨냐"는 불만이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가 내놓는 해명은 늘 비슷하다. 국제 제품 가격의 변동성, 환율, 그리고 유통 시차 때문이라는 논리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복잡한 수식과 설명은 정작 매일 기름을 넣는 소비자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 핵심은 가격의 절대적인 높고 낮음이 아니다. 그 가격이 도대체 어떤 경로와 기준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소비자 눈에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점, 즉 '과정의 불투명성'에 있다. 시장은 가격의 등락은 견딜 수 있어도, 설명되지 않는 등락에는 참지 못하는 법이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SK에너지가 발표한 주 단위 공급가격 사전 확정과 사후정산 폐지 조치는 정유업계의 뿌리 깊은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로 눈여겨볼 만하다. 그동안 정유사와 주유소 간의 거래는 제품을 먼저 공급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시장 시세를 반영해 뒤늦게 값을 매기는 '사후정산' 구조가 관행처럼 유지돼 왔다. 국제유가 변동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장치였다고는 하나, 유가 급등기에 주유소가 미래의 정산 리스크를 소비자 가격에 선반영해 가격을 빠르게 올리는 빌미로 지목돼 온 것 또한 사실이다. 정유사 공급가격 사전 확정이라는 새로운 체계에서는 주유소들이 매입 가격을 미리 알고 판매가를 세울 수 있게 된다. 가격 결정 과정 자체가 시장과 소비자에게 한결 읽기 쉬워지는 셈이다. 이는 단순히 값을 직접 깎아주는 단기적 처방을 넘어, 값이 만들어지는 구조 자체를 투명하게 여는 본질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지난 4월 국회에서 정유사·주유소 간 체결된 상생협약의 후속 조치로서, 약속을 이행하려는 선제적 결단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원가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있다. 원유라는 하나의 원자재에서 휘발유, 경유 등 여러 제품이 동시에 쏟아지는 정유 공정 특성상, 품목별 원가를 칼로 자르듯 완벽하게 공개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완전한 원가 공개가 차단되어 있다면, 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은 가격이 정해지는 규칙과 절차를 시장이 납득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제시하는 것이다. 이번 조치는 바로 그 최선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국내 정유업계는 세계 5위권의 정제 역량을 바탕으로 평시에는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를 떠받치고, 위기시에는 국내 에너지 공급망을 사수하는 중추 역할을 해왔다. 이번에 함께 발표된 영세 운수 사업자를 위한 경유 리터당 50원 한시 할인이나, 중동산 원유 비중을 70%에서 50%로 낮추겠다는 도입선 다변화 계획 역시 민생 안정과 에너지 안보라는 책임감의 발로일 것이다. 번번이 불거지는 기름값 논란 앞에서 그동안 정유업계는 해명과 방어에 급급했다. 그러나 이번처럼 거래 구조 자체를 손보겠다고 나선 것은 시장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뚜렷한 첫걸음으로 평가할 만하다. '설명할 수 있는 가격'만이 소비자의 납득을 이끌어내고 정유업계를 향한 고질적인 색안경을 벗길 수 있는 유일한 열쇠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美 태양광 업체들, 한화큐셀 겨냥 관세 우회 조사 청원

미국 태양광 패널 제조업체 3곳이 한국산 태양광 셀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를 우회하고 있다며 미국 상무부에 조사를 청원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나디언솔라, SEG솔라, 헬리에네 등 미국 내 태양광 패널 공장을 운영하는 3개 업체는 지난 18일 미국 상무부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한화큐셀의 미국 법인 큐셀스(Qcells)가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생산기지를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태양광 셀은 태양광 모듈(패널)의 핵심 부품을 말한다. 이들 업체는 중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제품이 한국에서 제한적인 가공만 거친 뒤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관세 회피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미국 무역법은 제3국에서 이뤄진 가공이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판단될 경우 해당 국가 수입품에도 기존 관세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조사 여부가 결정될 경우 한국 내 생산 공정이 독자적인 제조 활동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아니면 중국산 제품의 단순 우회 가공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번 청원은 그동안 미국의 태양광 무역 규제 강화를 주도해 온 큐셀스가 오히려 조사 대상이 됐다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큐셀스 대변인 마르타 스토엡커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 내 태양광 제조업 리쇼어링(국내 복귀)을 주도해왔으며 강력한 무역 집행을 지지해온 10년의 기록을 갖고 있다"며 “증거를 통해 이번 주장이 근거 없다는 점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중부 구름 많고, 남부·제주 비 소식

오는 24일은 중부지방은 가끔 구름이 많겠고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23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24일 제주도 일부 지역에서는 비가 내리겠고, 새벽부터 전남 남해안과 경남권 해안·동부 내륙에 비가 시작되겠다. 비는 오전부터 강원 남부 동해안과 경북 동해안으로 확대된다.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남부 동해안과 전남 남해안 5∼10㎜다. 제주는 전날부터 이틀간 5∼40㎜의 비가 내리겠다. 전국 최저기온은 14∼20℃(도), 최고기온은 22∼29도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존 발전 중심 규칙 바꿔라”…풍력·태양광, 전력시장 개정 공동 행동

재생에너지 업계가 발전설비 출력제어(발전량 제한) 조치와 전력시장 운영 방식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동안 태양광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돼 온 문제 제기에 풍력 업계까지 가세하면서 업계 전반의 공동 대응 움직임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국풍력산업협회,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전국태양광발전협회, 기후솔루션은 23일 전남 나주시 한국전력거래소(KPX) 본사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전력시장·계통운영규칙 관련 3대 개정안을 공식 제출했다. 이들 단체는 현행 전력시장과 계통 운영 체계가 화력발전과 원전 등 기존 발전원을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전남과 전북, 제주 등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는 봄과 가을 등 전력수요가 낮은데 발전량이 많을 경우 전력망을 교란시킬 수 있어 이를 막기 위해 전력생산을 중단하는 조치다. 양진영 한국풍력산업협회 팀장은 “특정 발전원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전력시장과 계통운영 규칙이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운영되고, 재생에너지 사업자들의 목소리도 정당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전달하기 위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양 팀장은 풍력발전 사업이 수년간의 준비 기간과 수천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장기 산업인 만큼 제도 변화 과정에서 사업자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업계도 반복되는 출력제어가 사업성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곽영주 대한태양광발전사업자협회 회장은 “정부는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실제 전력시장 운영 과정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우선 수용되지 못하고 희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룡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 역시 “정부 정책을 믿고 투자한 사업자들이 출력제어로 경영난과 경제적 손실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단체들은 공동 기자회견문을 통해 현재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계통 수용 한계를 이유로 제한되는 과정에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화력발전기의 최소발전용량 산정 기준과 관련 정보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전력시장 규칙을 결정하는 위원회에도 재생에너지 업계를 대표하는 인사가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들은 화력발전기의 경우 발전 여부와 관계없이 설비 투자비 회수 등을 목적으로 용량정산금을 지급받고 있다며, 이러한 제도가 전력시장 내 형평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업계와 기후솔루션은 △발전기별 최소발전용량 및 적정성 검토 내용 공개 △자기제약 발전량에 대한 추가 정산금 지급 폐지 △전력거래소 위원회·실무협의회에 재생에너지 대표 위원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이번 공동행동의 배경에는 최근 추진 중인 재생에너지 시장 제도 개편에 대한 업계의 불확실성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에서는 최근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 폐지 법안이 상임위원회를 통과했으며, 정부는 내년부터 장기고정가격 계약 중심의 새로운 시장 체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RPS 제도는 발전사업자들이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하는 구조였지만, 앞으로는 정부가 필요 물량을 경매 방식으로 선정해 장기 계약을 체결하는 체계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의 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일부 사업자들은 향후 입찰 물량과 계약 단가, 사업성 확보 여부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후솔루션과 재생에너지 단체들은 이날 제출한 규칙 개정안에 대한 전력거래소와 정부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으며, 향후 논의 결과에 따라 추가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유리 산업계, ‘친환경 바이오중유’로 탄소배출 50% 줄인다

국내 유리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친환경 '바이오중유' 도입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회장 안정범)와 유리산업 탄소중립 컨소시엄, 한국유리산업협동조합, 한국판유리창호협회 등은 서울 소재 유리병 전문 생산업체인 ㈜금비 대회의실에서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 도입과 사용 활성화를 위한 실증연구 수행 상호 협력 및 상생에 관한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현재 진행 중인 '용융로 탄소배출 50% 저감을 위한 바이오연료 적용 기술개발 사업'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연구개발 사업은 1단계(2024년 7월~2026년 12월)를 거쳐 2단계(2027년 1월~2028년 12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재 판유리 공정의 이산화탄소(CO2) 배출 감축을 위한 연구에는 KCC글라스, 한국세라믹기술원, 슈가엔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세라믹 산업군은 그동안 효과적인 CO2 감축 방안을 모색해왔으며, 영국의 'Glass Futures' 바이오연료 적용 실태를 벤치마킹하여 바이오중유를 이용한 실증연구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한국석유관리원의 분석에 따르면, 유리 산업계가 기존에 사용하던 벙커씨유(BC유)를 액화천연가스(LNG)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나 LNG는 실질적인 CO2 감축 효과가 미미하다. 반면 바이오중유는 CO2 감축 효과가 확실해 해당 산업의 균형적인 발전을 위한 효율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지난 2017년 기준 유리 산업계의 탄소 배출량은 약 400만 톤으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 업계는 이번 기술개발 및 바이오연료 사용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30~50% 감축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이날 협약식에 참석한 사업 참여자들은 국가 온실가스 감축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제도적 지원을 촉구했다. 정부가 6년 주기로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와 신재생연료 혼합의무제도(RFS)를 도입해 법제화를 완료한 것처럼, 이제는 산업용 바이오연료와 지열·태양열 등을 포괄하는 '재생열의무화제도(RHO, Renewable Heat Obligation)' 도입 추진이 필요한 단계라는 주장이다. 유리산업을 비롯한 열에너지 소비 산업군이 바이오중유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지난 2014년 국내 4대 발전소를 통해 세계 최초로 시범 보급된 이후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아 2019년 하반기부터 상용화됐다. 최근에는 정부 실증연구를 통해 선박용 바이오연료로서의 가능성도 입증되어 올해 중 법제화를 앞두고 있으며, 이미 외국의 메이저 대형 선사로 수출되는 등 미래 산업용 핵심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 역시 기존 발전용 시장에서 검증된 대규모 생산설비와 품질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성공적인 도입이 전망된다. 다만 이를 산업용 연료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중유의 탄소 감축 기여도를 정식으로 인정하는 제도와 구체적인 범위 규정이 선결 과제로 남아있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친환경 유리 산업용 바이오중유의 국내 도입과 사용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며 “지속 가능한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확립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AI 시대 반도체 공장 경쟁력은 전력 품질”…슈나이더일렉트릭, 전력안정•효율 솔루션 제시

“AI 반도체 시대에는 깨끗한 전기가 깨끗한 공정만큼 중요합니다." 글로벌 에너지 관리·자동화 기업 슈나이더 일렉트릭이 23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 '이노베이션 데이 2026' 행사장에서는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한 '전력 품질(Power Quality)'이 하루 종일 화두로 떠올랐다. AI 확산과 함께 반도체 공장이 대형화·고도화되면서 단순히 충분한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넘어 얼마나 안정적이고 깨끗한 전기를 공급하느냐가 수율과 생산성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전력 관리와 디지털 전환 기술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디지털 트윈, AI 기반 예지보전, 스마트 전력 관리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반도체 공장 운영 전략을 소개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세션은 존 청(John Cheng) 동아시아 디지털에너지 부문 전력품질 솔루션 총괄의 발표였다. 그는 “반도체 공장의 전력 품질 문제 가운데 약 80%는 외부 전력망이 아니라 공장 내부 설비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반도체 공장에는 인버터, 모터, 고효율 설비, 전력변환 장치 등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전압 왜곡과 고조파(Harmonics)가 발생하며 설비 오작동이나 생산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존 청 총괄은 “반도체 장비는 갈수록 정밀해지고 있으며 순간적인 전압 강하나 전력 왜곡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전력 품질은 더 이상 설비 관리 문제가 아니라 직접적인 수익성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산업계의 전력 품질 관련 손실 규모가 연간 수천억 달러에 달하며, 전력 장애의 절반 이상이 전력 품질 문제와 관련돼 있다고 소개했다. 슈나이더 일렉트릭은 이날 자사의 에코스트럭처(EcoStruxure) 플랫폼을 활용한 전력 모니터링 기술도 공개했다. 행사장에 마련된 데모 공간에서는 공장 전체 전력 흐름을 디지털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 솔루션이 시연됐다. 전력 이상 현상이 발생하면 시스템이 자동으로 원인을 추적해 문제 발생 위치를 표시하고 엔지니어가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엔지니어들이 공장 전체를 돌아다니며 원인을 찾아야 했다면 이제는 대시보드만 보고도 문제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한 상태 진단과 예지보전 기능도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슈나이더 일렉트릭 관계자들은 최근 국내 사업에서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엔지니어는 “예전에는 석유화학이나 발전소 비중이 컸다면 최근에는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핵심"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 증설이 이어지면서 고신뢰 전력 솔루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행사장에는 전력 모니터링 플랫폼(PME), UPS, 디지털 몰드변압기(Trihal), 자동화 솔루션, ESS 등 반도체 특화 설비가 전시돼 참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성동준 슈나이더 일렉트릭 본부장은 개회사를 통해 “반도체 산업은 앞으로도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 증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과 안정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과 전력 관리 역량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기술력과 국내 고객 밀착 서비스를 결합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공정 기술뿐 아니라 전력 인프라와 전력 품질 관리 역량이 새로운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행사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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