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전력은 국가안보”…대통령실, 전력계통 안정 직접 챙긴다

“AI 시대 전력은 국가안보”…대통령실, 전력계통 안정 직접 챙긴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전력계통 운영의 핵심 기관인 전력거래소를 직접 방문하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무게중심이 '탄소중립'에서 '전력·AI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력거래소는 27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전남 나주 중앙전력관제센터를 찾아 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대통령실 이유진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재식 전력망정책관도 함께 참석했다. 특히 대통령실 AI 정책을 총괄하는 수석이 전력계통 운영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산업용만 올린 전기요금…한전 흑자가 드러낸 구조적 모순

한국전력공사가 1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전기요금 정책의 구조적 문제는 오히려 더 선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자가 나면 요금 인상이 어렵고, 흑자가 나면 인상 명분이 사라지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결국 산업용 전기요금에만 부담이 집중되는 왜곡된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전력업계에서는 이번 한전 실적이 단순한 경영 회복을 넘어 한국 전기요금 체계의 근본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한다. 그동안 전기요금 조정은 경제 논리보다 정치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아왔다. 물가 부담과 선거 일정 등의 이유로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은 제한적으로 이뤄진 반면, 한전 재무 부담이 커질 때마다 산업용 요금이 사실상의 조정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특히 최근 수년간 연료비 급등으로 한전 적자가 확대되자 산업용 전기요금은 여러 차례 인상됐지만, 주택용 요금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조정되며 용도별 요금 격차가 확대됐다. 한전 실적 개선 이후 산업계에서는 산업용 전기요금 부담 완화 기대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최근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실적이 개선되는 가운데 석유화학·철강 등 일부 업종은 여전히 구조적 침체를 겪고 있어 전력비 부담 조정 필요성이 함께 거론되는 상황이다. 다만 정부 내부에서는 전면적인 요금 인하보다는 추가 인상 중단이나 일부 요금군 미세 조정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력 수요 증가와 대규모 송배전망 투자 부담을 고려할 때 산업용 요금을 정책적으로 낮추기보다는 요금 체계 개편을 통해 부담 구조를 재조정하는 방향이 현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27일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한전이 적자를 내도, 흑자를 내도 요금 정상화가 이뤄지기 어렵다"며 “정치 일정이나 경기 상황에 따라 부분적으로 산업용 요금만 조정하는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연료비와 계통 투자 비용을 자동으로 반영하는 요금 연동 체계를 강화하고, 가정·산업·상업용 간 교차보조 구조를 단계적으로 해소해야 전력시장 왜곡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조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시장가격이 아니라 정책 수단처럼 운영되면서 비용 부담이 산업계로 이동해 산업경쟁력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코스피 지수가 6000선을 넘어서는 등 반도체·자동차·조선·배터리 산업의 실적 개선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전력 다소비 업종의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석유화학·철강 등 구조적 침체 산업까지 겹치면서 전기요금 부담 완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업용 요금만 반복적으로 조정되는 구조가 지속될 경우 투자 위축과 생산기지 해외 이전 압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에 단순한 요금 인상이나 인하 논쟁을 넘어 전기요금 체계 자체를 재설계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논의되는 방향은 △연료비 연동제 실질 정상화 △시간대별 요금 확대 △지역별 전기요금 도입 △대형 전력수요자 맞춤 요금제 △용도별 교차보조 단계적 축소 등이다. 즉 특정 용도 요금을 올리고 내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력 생산비와 계통 비용을 반영하는 시장형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기요금 논쟁과 함께 전력시장 구조 개편 논의도 동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업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 한전 중심 공급 구조만으로는 대응이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송전망 투자를 국가 인프라 차원에서 확대하는 한편, 대규모 전력 수요자의 직접구매(PPA) 확대와 전력시장 유연성 강화 방안이 함께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전력정책의 핵심이 '요금 인상 여부'가 아니라 송전망 확충, 민간 전력거래 확대, 계통 투자 재원 마련 등 전력시장 구조 개편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결국 한전의 흑자 전환은 '요금을 올릴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전기요금 체계를 언제 개편할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의 전기요금 논쟁은 한전 경영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산업 경쟁력과 전력시장 구조의 문제"라며 “이번 흑자 국면이 구조개편의 마지막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긴급 분석] 중동 충돌, 한국 에너지시장 흔드나…‘가격 충격’ 가능성 커져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으로 중동 정세가 다시 불안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국내 에너지 시장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원유와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많지만, 국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은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가장 먼저 주목되는 변수는 국제유가 움직임이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 실제 공급 차질 여부와 관계없이 시장 불안 심리가 확대되며 유가가 선제적으로 상승하는 흐름이 반복돼 왔다. 원유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 자체가 곧바로 수입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사태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를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이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물리적 봉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선박 보험료 상승과 항로 우회가 현실화되며 에너지 도입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과거 중동 위기 때도 실제 공급 중단보다 운송 비용과 시장 불안이 먼저 가격을 밀어 올린 사례가 반복됐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 때문에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발생하면 실제 봉쇄가 없더라도 운임 상승, 항로 우회, 보험료 급등 등이 동시에 발생해 사실상의 공급 비용 상승 효과가 나타난다. 과거 이란-미국 갈등 국면에서도 물리적 수송 차질보다 가격 급등이 먼저 발생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 역시 '공급 위기'보다 '가격 충격' 가능성이 더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가 상승은 곧바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장기 계약 구조가 많은 한국의 특성상 단기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국제 현물 LNG 가격이 상승하면 아시아와 유럽 간 물량 확보 경쟁이 다시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겨울철이나 수요 변동기에 국내 가스 조달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전력 시장 역시 변수에서 자유롭지 않다. LNG 가격 상승은 전력도매가인 계통한계가격(SMP) 상승과 한전의 전력구입비 증가로 연결된다. 최근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던 한국전력에도 다시 비용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유와 석유화학 업종은 단기적으로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원재료 부담이 확대되며 제조업 전반의 비용 구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 위험이 '공급 부족'보다는 '가격 충격'에 있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물량이 끊길 가능성보다 시장 심리 변화가 가격을 움직이는 국면"이라며 “중동 긴장이 장기화되면 에너지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한국 에너지 안보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한다. 원유와 가스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지정학적 긴장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에너지 가격과 산업 비용이 동시에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단기적인 수급 위기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충분한 비축 물량과 공급선 다변화 체계가 일정 수준의 완충 장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중동 리스크가 일회성 충격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에너지 질서 재편으로 이어질 경우, 에너지 조달 전략과 전력·가스 시장 안정 정책 전반의 재점검 필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력시장의 미래 下] “전력가격 마이너스면 배터리에 돈 받고 저장, 오르면 판매”

“전력가격이 마이너스일 때 배터리에 최대한 담고 가격이 다시 오를 때 방전해 팔아 차익을 얻는 것이 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27일 제주 월령리 월령신재생에너지시범단지에서는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전력 차익거래가 한창이다. 마치 주식처럼 가격이 내려갈 때 사서 오를 때 파는 구조다. 전력도 실시간 가격 변화에 따라 차익을 얻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특히 제주에서는 전력가격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질 수 있어 더 큰 차익을 얻을 수 있다. 돈을 내고 전력을 사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돈을 받으면서 전력을 얻는 효과다. 이 같은 거래는 제주에서만 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덕분에 가능하다. 입찰제도에서는 재생에너지 공급량이 수요보다 많을 경우 전력도매가격(계통한계가격·SMP)이 마이너스로 형성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태양광과 풍력 발전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발전량이 수요보다 많으면 전력망에 과부하를 일으켜 설비 고장과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마이너스 전기가격은 공급을 억제하고 수요를 늘리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다. 반면 육지에서는 아직 마이너스 가격이 허용되지 않으며 ESS를 활용한 차익거래도 제한돼있다. 에너지 IT기업 VPP랩은 해당 단지에서 가상발전소(VPP)를 활용해 총 1MWh 규모의 배터리를 운영하며 전력 차익거래를 실현하고 있다. 아직 용량은 크지 않아 수익이 제한적이지만 향후 시장 확대를 대비해 사업 역량을 축적하는 단계다. VPP는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와 배터리를 하나로 묶어 마치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IT 기반 통합관리 기술을 말한다. 이들은 VPP에 속한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예측하고 SMP 흐름에 따라 ESS에 전력을 저장할 준비를 한다. 예컨대 지난해 5월 25일 오후 12시부터 3시까지 SMP는 1MWh당 -7만2150원까지 떨어졌다. 태양광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이기에 SMP가 마이너스로 나타났다. 이후 오후 3시부터는 태양광 발전량이 줄면서 12만5750원으로 급등했다. 이 경우 12시부터 3시까지는 1MWh당 7만2150원을 받으면서 전력을 배터리에 충전하고 3시 이후에는 이를 12만5750원에 판매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이번 달에는 마이너스 가격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SMP가 0원까지 하락한 사례가 있었다. SMP가 0원이면 전력을 공짜로 충전할 수 있어 차익거래에는 충분한 환경이 조성된다. 해당 사업이라고 무조건 가격에 따라서만 전력을 팔 수 있는 건 아니다. 배전망 내 전력수급 상황을 어느 정도 고려하고 그에 맞춰 전력을 판매한다. VPP랩 관계자는 “이 사업은 배전망 연계 사업으로 한국전력과 실시간 배전망 내 계통 상황을 공유하며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에는 총 16개의 변전소가 있어 크게 16개 배전구역으로 나뉜다. 월령리 ESS는 해당 배전구역 내에서 전력을 거래하고 차익을 실현한다. 반면 제주시 조천읍 북촌리에 위치한 140MWh 규모 '제주 북촌 BESS 발전소'는 운영 방식이 다르다. 해당 발전소는 변전소가 아닌 송전망에 직접 연결돼 있다. 제주 전체 전력망과 하나로 연계된 설비다. 월령리 배터리보다 140배 큰 규모로 변전소 단위가 아닌 송전망 단위에서 운영된다. 이곳은 제주 전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주도적으로 결정해서 차익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해당 발전소는 ESS 중앙계약시장 경쟁입찰을 통해 시장에 참여하며 제공 가능한 전력량과 가격을 사전에 정한다. 이후 전력거래소가 충·방전을 직접 지시하고 통제한다. 작동 원리는 비슷하다. 전력거래소는 재생에너지 공급이 과도하면 충전을, 부족하면 방전을 지시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익은 사업자가 직접 취하는 구조라기보다 제주 지역 한전이 간접적으로 확보하는 형태에 가깝다. ESS 사업자는 계약에 기반한 정해진 수익을 얻는다. ESS 사업자 입장에서는 전력거래소의 지시가 효율적인 ESS 운영 방식은 아닐 수 있다. 현장 관계자는 “전력 변환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잦은 충·방전은 효율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규모 ESS는 사업자가 ESS 효율까지 감안해 운영할 수 있지만 대규모 설비는 전력거래소 지시 이행이 우선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패널티가 부과될 수 있어 수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이처럼 대규모 BESS는 제주 전체 전력망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전력거래소 지시를 따르도록 입찰제도가 설계돼 있다. 제주도에서 이 같은 신사업이 활발히 추진되는 배경에는 높은 재생에너지 비중이 있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제주도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24.3%에 달했다. 육지는 10% 수준으로 비중만 놓고 보면 제주도가 두 배 이상 높다. 지난해 4월 14일에는 전국 최초로 4시간 동안 일시적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을 달성하기도 했다. 전기차 보급률도 10.7%에 이른다. 제주도는 전국보다 15년 빠른 2035년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에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가동중단(출력제어)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제주 전역은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됐다. 현재 신규 발전소 인허가는 잠정 보류된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분산에너지 특구다. 분산에너지는 지역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구조를 뜻한다. 특구 지정으로 분산에너지 사업자와 전력소비자 간 직접 전력거래가 허용되는 등 다양한 특례가 적용된다. 재생에너지 전력을 ESS 저장, 전기차 충전, 수소·열에너지 전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주도에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가 더 들어올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26일 제주 엠버퓨어힐호텔에서 열린 '제2회 분산에너지 × VPP 비즈니스데이'에서도 제주형 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이 논의됐다. 오경섭 제주도청 에너지산업과장은 “ESS와 V2G(전력망과 전기차 연결) 자원이 전력계통에 기여하는 만큼을 보상하는 전용시장 설계가 필요하다"며 “열과 수소의 가치도 반영해 요금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옥기열 전력거래소 에너지시스템혁신본부장은 “현재 전력도매시장은 구조가 단순하다"며 “제주도 분산특구에서 소비자가 전력시장에 참여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육지에서도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도입이 예고돼 있다. 제주에서 실험을 이어온 에너지 IT 기업들은 육지 시장 개방을 대비해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미·이스라엘 이란 타격…산업부 “석유·가스 수급 이상 없어, 비축유 방출 준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군사 타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정부가 에너지 수급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8일 김정관 산업부 장관 주재로 '제1차 비상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석유·가스 수급 상황과 국내 산업 영향 점검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한국시간 28일 오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주요 군사·핵 관련 시설을 타격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데 따른 조치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 공격 이후 이란이 보복 대응에 나서면서 역내 군사 충돌 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부와 관계기관 긴급 점검 결과 현재까지 국내 원유 및 LNG 수송 과정에서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일부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예정하고 있어 향후 상황 악화 시 해상 운송 차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에너지 수송로다. 업계에서는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선박 보험료 상승, 우회 항로 전환 등 물류 비용 증가가 먼저 나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에너지 시장 역시 즉각 반응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사태 확전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수개월분 비축유와 법정 의무량을 상회하는 천연가스 재고를 확보하고 있어 단기적인 수급 위기 대응 능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중동 지역 공급 차질이 실제 발생할 경우에는 △중동 외 지역 물량 도입 확대 △해외 생산 원유 국내 반입 △비축유 방출 등 단계별 대응 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부는 상황이 악화될 경우 자체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전국 9개 비축기지에 저장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김정관 장관은 회의에서 “국내 가격 동향과 중동 정세, 유조선 및 LNG선 운항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석유공사에 해외 생산분 도입과 비축유 방출 준비태세 점검을 지시했다. 산업부는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을 단장으로 산업부 관련 부서와 석유공사, 가스공사, 한국전력공사, 발전사 등이 참여하는 긴급 대책반을 즉시 가동했다. 정부는 향후 사태 전개 추이를 일일 단위로 점검하면서 상황 변화에 맞춰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나갈 방침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의 핵심 리스크가 실제 공급 중단보다는 국제 가격 급등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과 LNG 현물 가격 동반 상승이 나타나면서 국내 정유·가스·전력 시장 전반에 비용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 부족 가능성은 아직 낮지만 시장 불안 심리가 먼저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며 “중동 정세가 단기간 내 안정되지 않으면 에너지 수입국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신임 산림청장에 박은식 산림청 차장 임명

신임 산림청장에 박은식 현 산림청 차장이 임명됐다. 28일 임명된 박은식(56) 신임 산림청장은 지난 2001년 기술고시(36회)로 공직에 입문해 25년간 산림정책 전반을 경험한 산림 전문가다.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 기획재정담당관, 산림환경보호과장, 산림정책과장, 산림자원과장, 산림산업정책국장, 산림청 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박 신임 청장은 1970년생으로 광주 숭일고와 서울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산림자원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강유정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박 청장은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과 국제산림협력관 등 주요 보직을 두루 역임해 산림정책에 대한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전문가"라며 “철저한 산불 예방 대책과 신속한 산불 진화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등 산림청의 혁신을 이끌 적임자"라고 설명했다. 박 신임 청장은 지난 21일 김인호 전 청장이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돼 직권 면직된 데 따라 청장 직무대리를 해 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녹색 대전환의 관건은 탄소 가격… “가격 낮으면 혁신 신호 약화시켜”

탄소 가격은 단순한 환경 규제가 아니라, 기업과 시장에 보내는 가장 강력한 '혁신의 신호'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국내 탄소 가격이 너무 낮으면 탄소 감축을 위한 기술 혁신이 어려워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의 조셉 알디(기후경제학) 교수는 27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지속가능대학원의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넷제로 인텔리전스 국제포럼(Net Zero Intelligence International Forum)'의 기조 강연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조셉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탄소중립으로 가는 과정에서 탄소 가격(carbon pricing)이 갖는 결정적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국의 배출권거래제(ETS)를 사례로 들며, 제도 설계 자체는 상당히 진전돼 있지만 탄소 가격 수준이 지나치게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알디 교수는 “한국 ETS는 발전·산업 등 주요 부문을 폭넓게 포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출권 가격이 2019년 이산화탄소 1톤당 4만 원 수준에서 최근에는 1만 원대까지 하락했다"면서 “이러한 가격 수준은 기업의 장기적인 기술 전환과 설비 투자를 자극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학계에서 추정하는 탄소의 사회적 비용이 세계적으로 톤당 약 190달러 수준임을 언급하며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실제 탄소 가격은 기후 피해 비용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진단했다. 이날 포럼은 '녹색 대전환을 위한 기술과 시장의 도전과 혁신'을 주제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책·시장·기술이 어떻게 결합되어야 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국내외 정책 전문가와 학계, 금융 및 산업계 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탄소 가격제의 역할, 배출권거래제와 자발적 탄소시장의 관계, 정부 지원과 민간 금융의 역할 등이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탄소 가격은 가장 저렴한 감축 수단을 찾게 만드는 '시장의 나침반' 알디 교수는 탄소 가격이 기술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인 사례로 설명했다. 탄소 가격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으면 가스 복합화력 발전이 태양광이나 풍력보다 저렴해 보일 수 있지만, 탄소 가격이 도입되거나 상승하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시스템이 더 경쟁력 있는 선택지가 된다는 것이다. 탄소 가격은 기업이 가장 낮은 비용으로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유도하는 '시장의 나침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격이 낮거나 불안정하면 기업은 기존 화석연료 기반 설비를 유지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게 되고, 이는 결과적으로 혁신을 지연시킨다"고 강조했다. 또한 탄소 가격제가 본격화된 이후 저탄소 기술 관련 특허와 연구개발(R&D) 활동이 눈에 띄게 증가한 유럽연합(EU)의 사례를 언급하며 “탄소 가격은 규제가 아니라 혁신을 촉진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알디 교수가 반복적으로 강조한 키워드는 '시장 안정화(market stability)'였다. 그는 탄소 가격이 지나치게 낮은 것도 문제지만, 가격 변동성이 클 경우 기업의 장기 투자가 더욱 위축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은 5년, 10년을 내다보고 설비와 기술 투자를 결정하는데, 배출권 가격이 급등락하면 시장의 방향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이럴 경우 기업은 투자를 미루거나 최소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역할로 ▶투명하고 일관된 규칙 운영 ▶가격 하한선 설정 등 합리적인 가격 범위 관리 ▶시장 안정화 예비분(market stability reserve)의 전략적 활용 ▶배출권 공급 조절에 대한 명확한 신호 제공 등을 제시했다. 알디 교수는 “정부가 가격의 방향성과 안정성을 보장해야만 탄소 가격이 제대로 된 혁신 신호로 작동한다"고 말했다. ◇일본 GX 전략 조명… “기술과 시장 결합한 산업 전환" 이날 포럼에서는 일본의 녹색전환(Green Transformation, GX) 전략도 소개됐다. 일본 경제산업성 나카하라 히로미치 GX그룹 부국장은 “일본의 GX 정책은 탄소 감축과 에너지 안정적 공급, 경제 성장 등 세 가지를 동시에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나카하라 부국장은 일본 정부가 GX를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에너지·산업·금융 정책을 통합한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산업 구조 전환과 성장 전략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대규모 재정 지원과 민간 투자를 결합해 수소와 암모니아, 차세대 전력망 등 전략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명확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함으로써 기업의 투자 불확실성을 낮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은 초기에는 정부 주도로 시장을 형성하되 점진적으로 민간의 자율성과 경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GX를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국회 입법을 거쳐 오는 4월부터 전국적으로 ETS를 시행할 예정이다. 10만톤 이상 배출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며, 300~400개 정도 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전체 탄소 배출량의 60% 정도가 ETS 제도에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배출권거래제와 자발적 탄소시장, “대체재 아닌 보완재" 포럼에서는 정부 주도의 배출권거래제(ETS, 준수 시장)와 민간 중심의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관계도 핵심 논제로 다뤄졌다. 알디 교수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0%만이 ETS와 같은 탄소 가격제의 적용을 받고 있다"며 “나머지 70%를 포괄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자발적 탄소시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발적 탄소시장이 기업의 자발적 감축 목표를 확대하고, 산림 보호, 재생수소, 신기술 실증과 같은 영역에서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 검증, 투명한 기준, 신뢰성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형나 경희대 국제학부 교수는 “VCM과 ETS는 상호 보완 관계"라면서 “ETS는 정부 할당을 통해 배출권을 공급하기 때문에 공급도 비탄력적이고, 배출을 피할 수 없는 대기업의 배출권 수요 역시 비탄력적"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ETS에서 가격 변동성은 피할 수 없고, 불확실성은 기업의 결정을 미루도록 한다"면서 “가격이 높아도 불안적하다면 탄소 저감 활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VCM이 완충작용을 한다면 ETS 탄소 가격의 불확실성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지원과 민간 금융 “마중물 역할이 중요" 정부와 금융의 역할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알디 교수는 “공공 재정은 민간 투자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의 특허 활동이 30%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는 이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상엽 소풍벤처스 대표는 녹색 전환을 위한 민간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K-GX 기획단의 김병훈 부단장은 “지난해 마련한 2035년 온실가스 감축계획(NDC) 달성을 위해 '종합 팩키지' 형태로 기업을 지원할 필요가 있음을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부단장은 오는 6월 K-GX 전략을 수립해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신산업을 성장 동력화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모두가 참여하며 ▶법과 제도를 마련하고 민간투자 확대를 유도해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는 등 세 가지를 축으로 하는 전략을 마현하겠다고 밝혔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바이와알이·한국제지, 경북지역 육상풍력 추가 개발 나서

재생에너지전문기업 바이와알이가 한국제지와 경북지역에 육상풍력발전 사업을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바이와알이는 지난 25일 한국제지와 경북지역 2단계 풍력사업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양사가 앞서 협력해 온 60메가와트(MW)급 육상풍력사업에 이은 후속 단계로, 약 40MW 규모의 추가 풍력단지를 공동 개발하기 위해 추진됐다. 사업은 약 1200억원 규모로 추진되며 한국제지는 본 사업을 위해 토지를 제공하고 바이와알이는 사업개발부터 건설 및 운영까지 전 과정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에 따라 바이와알이는 기존 1단계 사업과 기존 개발중인 사업을 포함해 경북지역 내 약 240MW 규모의 육상풍력 사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AI 시대 전력은 국가안보”…대통령실, 전력계통 안정 직접 챙긴다

대통령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전력계통 운영의 핵심 기관인 전력거래소를 직접 방문하면서 정부의 에너지 정책 무게중심이 '탄소중립'에서 '전력·AI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력거래소는 27일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이 전남 나주 중앙전력관제센터를 찾아 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에는 대통령실 이유진 기후에너지환경비서관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이재식 전력망정책관도 함께 참석했다. 특히 대통령실 AI 정책을 총괄하는 수석이 전력계통 운영 현장을 직접 찾은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력망을 단순한 에너지 문제가 아닌 AI 시대 국가 핵심 인프라로 인식하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8일부터 6월 14일까지 107일간 봄철 전력수급 안정화 대책을 시행한다. 봄철은 냉·난방 수요가 줄어 전력 수요는 낮아지는 반면 태양광 발전량은 증가하는 '저수요·고발전' 구조가 나타나는 시기로, 공급 과잉과 계통 불안정 가능성이 동시에 커지는 시기다. 실제 올해 설 연휴 기간에는 역대 최저 수준의 전력수요가 기록되는 등 계통 운영 난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이날 하 수석은 “전력은 산업 활동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 기반 인프라"라며 “지능을 생산하는 시대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전력공급은 국가 경쟁력과 기술 주권을 좌우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 정책 총괄 인사가 전력망 운영을 직접 점검한 것은 데이터센터·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중요성이 정책 최상위 의제로 올라섰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전력거래소는 대책 기간 동안 발전량 조정과 수요자원 활용, 재생에너지 연계 설비 운영 최적화 등을 통해 전력수급 균형을 관리할 계획이다. 필요 시 출력제어 등 단계적 대응도 시행한다. 최근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분산형 전원 증가로 계통 운영 복잡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전력망 안정성이 에너지 정책의 핵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김홍근 전력거래소 이사장 직무대행은 “설 연휴 기록적 최소 수요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했다"며 “봄철 대책기간에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계통 안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현장 방문의 의미를 단순한 계절 수급 점검 이상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전력정책이 요금·발전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데이터 산업 확대에 대응하는 전력망 운영 능력 자체가 국가 경쟁력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실 AI수석이 전력관제센터를 찾았다는 것은 앞으로 전력망 문제가 산업·안보·기술 정책과 직결되는 국가 핵심 의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AI·데이터 기반 계통 운영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고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 체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대통령은 공직기강 강조하는데...전례없는 한전KPS 사태 언제까지

위법성 논란 속에 27일 소집된 한전KPS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 변경 구성안'이 또다시 보류되면서 사장 인선 문제가 장기 표류 국면에 접어들었다.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한전KPS 이사회는 신임 대표이사 관련 임추위 변경 구성안을 논의했으나 최종 의결에 이르지 못하고 재차 보류 결정을 내렸다. 지난달에 이어 동일 안건이 다시 미뤄지면서 기관 정상화 시점이 더욱 불투명해졌다. 대통령실이 최근 공직기강 확립과 조직 안정 강화를 강조하며 공공기관 인사 관리에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정작 한전KPS 사장 인선 문제만 장기간 표류하며 예외적으로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일부 기관에서는 신속한 면직과 인사 정리를 단행하는 것과 달리, 한전KPS에서는 이사회 보류가 반복되며 인선 절차가 사실상 멈춰선 상태가 이어지면서 공기업 인사 운영의 일관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이사회를 앞두고 허상국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와 관련된 사안이 전남 나주경찰서에 고발되면서 논란이 확대됐다. 업계에 따르면 경찰은 물론 정부에서도 2024년 당시 사장 공모 절차를 담당했던 한전KPS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일부 인사들까지 고발 대상에 포함되면서, 인선 갈등이 법적 공방 양상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같은 움직임이 신임 대표이사 임명 과정에 영향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미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 후보 선임 절차가 진행됐고, 공식적으로 내정 철회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사장 공모를 위한 임추위 구성 문제만 반복 논의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상장 공기업 이사회에서 동일 안건이 계속 보류되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사회 의사결정 기능 자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독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역할론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기후부는 해당 사안을 회사 이사회 권한 영역으로 보고 직접 개입을 자제해 왔지만, 인선 공백이 반복되자 정부 차원의 정리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절차적 정당성을 갖춰 선출된 인사 문제를 언제까지 이사회 내부 갈등에 맡겨둘 것인지 의문"이라며 “산하 기관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정책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부 내부에서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다른 공기업 인선에도 부정적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관계자는 “합법적으로 주주총회를 통과한 최종후보자에 대한 인선이 반복적으로 보류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 공직 인선 전반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대통령실이 공직기강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해당 기관 정상화와 공직 사회 안정을 위해 조속한 사장 임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전KPS 사장 인선 문제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가스연맹 정기총회 개최…LNG 국제협력·에너지안보 활동 강화

한국가스연맹이 정기총회를 열고 올해 사업계획과 예산안을 확정하며 글로벌 LNG 협력과 에너지안보 활동 강화에 나선다. 한국가스연맹은 27일 서울 강남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2026년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2025년 사업실적 및 수지결산 △2026년 사업계획 및 예산 △임원 선출 안건 등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해 연맹의 주요 활동 성과가 보고됐다. 연맹은 글로벌 LNG 시장 정보 제공 확대와 회원사 협력 강화에 주력하며 간행물 구독자를 14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에너지 정보 플랫폼 기능을 강화했다. 또한 LNG 시장 전망 웨비나, 에너지안보 포럼, 국제 세미나 등을 통해 가스 산업 정책 논의와 산·학·연 협력 기반을 확대했다. 특히 국제 가스산업 협력 확대를 위해 세계가스총회(WGC) 및 국제가스연맹(IGU) 활동 참여를 강화하고 해외 가스협회와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한 점이 주요 성과로 평가됐다. LNG 국제행사 'LNG2029' 국내 유치에도 도전했으나 개최지는 호주로 결정됐다. 연맹은 올해에도 글로벌 네트워킹 확대와 LNG 국제행사 유치 기반 조성에 지속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LNG2026 및 차기 LNG 행사 참여를 통해 국제 협력 기반을 유지하고 향후 LNG2032 유치 가능성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국내 에너지안보 논의 활성화와 회원사 지원 기능 강화를 위한 세미나·포럼 운영, 국제 정책 대응 역량 확대도 주요 사업 방향으로 제시됐다. 가스업계에서는 에너지 안보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민간·공기업·학계가 참여하는 협력 플랫폼으로서 한국가스연맹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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