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 절반도 못 건지는 하수도 사업…정부, 요금 현실화 재추진

원가 절반도 못 건지는 하수도 사업…정부, 요금 현실화 재추진

정부가 원가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하수도요금 현실화에 다시 나선다. 하수도 사업의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노후 시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체계 개편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 요금 현실화 유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수도처리장 에너지자립률은 현재 18.7%에서 30%로 높이는 계획도 마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26~2035)'을 공시하고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가하수도종합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하수도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법..

‘전력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 갈등 세계 각국으로 확산 [기후신호등]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생산성과 경제를 혁신할 미래 기술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서는 거대한 환경 비용이 자리잡고 있다. AI 혁명의 심장부인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전력과 물을 소비하면서 전력망과 수자원 체계, 나아가 지역사회와 기후에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14개 주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거나 일시 중단하는 이른바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Data Center Moratorium)' 법안을 추진하거나 검토하고 있다. 아일랜드와 싱가포르, 네덜란드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확장을 제한하는 정책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여기에 인간이 AI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할 우려끼지 겹치면서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Anthropic)조차 “AI 개발 자체에 국제적 모라토리엄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는 실정이다. AI 혁신을 지탱하는 인프라가 역설적으로 AI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상황이 전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AI는 거대한 산업시설 위에서 작동 많은 사람들은 AI를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안에서 작동하는 '가상의 기술'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AI는 수많은 서버와 반도체, 냉각설비가 집적된 거대한 산업시설 위에서 움직인다. 사용자가 챗GPT 같은 AI에 질문을 입력하거나 AI 이미지 생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순간, 세계 곳곳의 데이터센터에서는 수만 개의 그래픽 처리장치(GPU)가 동시에 작동하며 막대한 전력을 소비한다. 최근 UN대학 물·환경·보건연구소(UNU-INWEH)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2030년 945TWh(테라와트시, 1TWh=10억kWh)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현재 프랑스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두 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도 엄청나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가 2030년에는 연간 약 9조3000억 리터(93억㎥)의 물을 소비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국내 소양호 저수량(29억㎥)의 3배가 넘고,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주민 약 13억 명의 연간 생활용수 사용량에 맞먹는다. 전자폐기물도 빠르게 늘고 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연간 250만 톤 규모의 전자폐기물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카베 마다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AI는 단순히 가상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적 실체를 가진 인프라"라며 “우리가 사용하는 기기는 깨끗해 보일지 몰라도 그 환경 비용은 다른 지역의 사람들이 대신 치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센터 붐은 어떻게 시작됐나 현재의 데이터센터 건설 열풍은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배경에는 AI 패권을 둘러싼 국가와 기업의 무한 경쟁이 있다. 특히 2022년 말 챗GPT 등장 이후 상황은 급격히 변했다. 오픈AI·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아마존을 비롯한 미국 기업들은 물론 바이두·알리바바그룹·텐센트 등 중국 기업들까지 초거대 AI 모델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 큰 모델, 더 많은 데이터, 더 강력한 연산 능력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이어지면서 수만~수십만 개의 GPU를 수용할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이 폭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와 여러 연구기관들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의 상당 부분이 AI 때문일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오늘날 데이터센터 문제는 AI 산업이 만들어낸 환경적 외부효과의 상징, 즉 AI 산업이 사회 전체에 환경 비용을 떠넘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됐다. ◇미국에서 시작된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이 때문에 AI의 환경 비용이 줄이려는 시도는 다양하게 벌이지고 있다. 가장 먼저 제도화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 주(州) 의회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비영리 기관인 미국 주의회 협의회(NCSL)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최소 14개 주에서 데이터센터의 건설 제한 또는 모라토리엄(Moratorium, 신규 건설 유예)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뉴욕주다. 뉴욕주는 20MW 이상 전력을 사용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를 일정 기간 중단하는 '책임 있는 데이터센터 개발법(Responsible Data Center Development Act)'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크리스텐 곤잘레스 뉴욕주 상원의원은 기후 전문매체 인터뷰에서 “공공요금 인상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보호하고 환경 자원을 지키며 뉴욕의 에너지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버지니아주 역시 비슷한 문제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집적지인 북버지니아에서는 전력망 연결 신청이 폭증하면서 신규 시설에 충분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졌다. 이에 버지니아 의회는 전력망 상호연결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 주와 버몬트 주는 영향 평가 연구가 완료될 때까지 허가를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고, 사우스캐롤라이나는 포괄적 감독체계가 마련되기 전까지 신규 허가를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유럽·아시아·남미, 한국에서도 같은 고민 미국 외에 유럽과 아시아 국가에서도 규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아일랜드다.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은 유럽 최대 데이터센터 허브 중 하나다. 하지만 전력망 수용 능력이 산업 성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데이터센터들이 국가 전체 전력 사용량의 약 21%를 소비하는 상황에 이르자 아일랜드 국영 전력망 운영기관인 에어그리드(EirGrid)는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망 연결을 사실상 제한했다. 네덜란드에서는 초대형 데이터센터가 농업지역과 충돌했다. 특히 미든메이르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이 농업용수와 전력망에 부담을 준다는 비판이 커졌다. 결국 네덜란드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하이퍼스케일(수십만 대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초대형 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을 제한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싱가포르는 2019년부터 약 3년 동안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국토가 좁고 물과 에너지 자원이 제한된 상황에서 늘어나는 데이터센터를 더는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금은 재생에너지 활용과 고효율 설비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만 선별적으로 허가하고 있다. 우루과이에서는 가뭄 속에 추진된 데이터센터 계획이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구글 데이터센터의 대규모 물 사용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주민 식수보다 데이터센터가 우선시되고 있다"고 반발하며 시위를 벌였다. 한국 역시 데이터센터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다. AI 산업 육성과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이 추진되는 가운데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하다. 용인·하남·김포·부천 등 여러 지역에서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둘러싸고 주민 반대가 발생했다. 주민들은 전자파와 소음, 비상발전기 운영, 송전선로 증설, 경관 훼손 등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전력 당국도 걱정이 많다.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 송배전망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결국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역시 이제 데이터센터를 국가 에너지 정책 차원에서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AI 자체를 규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최근에는 더 근본적인 질문이 등장하고 있다. 정말 규제해야 할 대상이 데이터센터인가, 아니면 데이터센터를 끝없이 필요로 만드는 AI 개발 경쟁 자체인가 하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한 지역에서 건설을 막으면 기업들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뉴욕에서 막히면 텍사스로, 미국에서 막히면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식이다. 결국 근본 원인은 AI 산업의 끝없는 규모 경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기업 앤트로픽의 공동창업자인 잭 클라크는 여러 공개 발언에서 “현재 AI 산업에는 가속 페달은 있지만 브레이크 페달은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부 환경학자들과 시민단체들은 과거의 국제 환경 규제를 떠올린다. 1987년 체결된 몬트리올 의정서는 성층권 오존층을 파괴하는 염화불화탄소(CFC)의 생산과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했다. 현재 협상 중인 국제 플라스틱 협약 역시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이는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AI 역시 언젠가는 국제적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까. 일부 연구자들은 AI 개발 경쟁이 결국 에너지와 물, 광물 자원을 과도하게 소비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경우 국제사회가 개발 속도를 조절하는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반면 AI 모라토리엄의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지적도 많다. 염화불화탄소는 특정 산업과 특정 물질을 규제하는 문제였지만 AI는 국가 경쟁력과 군사력, 경제 성장의 핵심 기술로 인식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연합, 중동 국가들까지 AI를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무엇보다 AI 연구는 핵시설이나 대형 화학공장처럼 쉽게 감시할 수 없다. 어느 한 국가가 규제를 거부하면 다른 국가들은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도 존재한다. ◇ 'AI의 환경 한계'에 대해 본격 논의 오늘날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논쟁은 단순히 서버 건물을 더 지을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AI 무한경쟁이 초래한 환경적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 그리고 인류가 AI 발전에 어떤 브레이크를 걸 수 있는가를 둘러싼 논쟁이다. 미국 14개 주의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추진, 아일랜드의 전력망 제한, 싱가포르의 건설 중단, 네덜란드의 입지 규제, 우루과이의 물 갈등, 한국의 전력망 문제는 바로 “AI 혁신의 속도를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가"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당장 글로벌 AI 모라토리엄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 논쟁 자체가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AI 논의가 저작권, 가짜뉴스, 일자리 감소 같은 사회적 문제에 집중됐다면, 이제는 물과 전기, 토지와 광물을 소비하는 거대한 AI 산업 시스템이 가져온 문제로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한 것이다. 20세기 환경정책이 석탄과 석유, 자동차와 공장을 규제하는 과정이었다면, 21세기 환경정책은 데이터센터와 AI를 규율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UN과 각국 정부도 이제 'AI의 환경 한계'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전력 사용량과 물 사용량 공개, 재생에너지 의무화, 가뭄 지역 입지 제한, 폐열 재활용, 통합 환경영향평가 도입 등과 같은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지금 벌어지는 논쟁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그렇지만 인류가 미래의 생존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는 있다. 어쩌면 긴 논쟁의 끝에는 “AI에 관한 몬트로올 의정서", “파리 AI 협정" 같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원가 절반도 못 건지는 하수도 사업…정부, 요금 현실화 재추진

정부가 원가의 절반도 회수하지 못하고 있는 하수도요금 현실화에 다시 나선다. 하수도 사업의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하고 노후 시설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요금체계 개편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 요금 현실화 유도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하수도처리장 에너지자립률은 현재 18.7%에서 30%로 높이는 계획도 마련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 11일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2026~2035)'을 공시하고 오는 22일까지 의견 수렴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가하수도종합계획은 향후 10년간 국가 하수도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법정계획이다. 중앙정부의 도시개발·기후변화 대응·탄소중립 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하수도 정비계획 수립의 기준이 되는 하수도 분야 최상위 계획으로, 유역하수도정비계획과 하수도정비계획의 상위 계획 역할을 수행한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하수도요금 현실화다. 현재 전국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45.3%에 불과하다. 주민이 내는 하수도요금으로 실제 처리 비용의 절반도 충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특·광역시는 73.4% 수준이지만, 일반 시·군 지역은 32.2%에 그쳐 지역 간 격차도 크다. 정부는 이미 제2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에서도 요금 현실화를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매년 요금 인상에 나섰음에도 주민 반발과 물가 부담, 정치적 요인 등으로 인상 폭이 제한됐고, 같은 기간 하수처리 원가도 상승하면서 현실화율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실제로 전국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은 2015년 40.4%에서 2019년 47.9%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다시 하락해 지난해 45.3%를 기록했다. 정부가 제2차 계획에서 제시했던 80% 목표와는 차이가 크다. 이처럼 하수도 요금 수입만으로 운영이 어려운 만큼 부족한 재원은 지방재정과 국고 지원으로 충당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하수도 관련 국고 투자비용은 2조5685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2035년까지 특·광역시 요금 현실화율을 80%, 시·군은 5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오는 2028년까지 가정용·일반용·대중탕용·업무용·산업용 등 업종별 요금체계 개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누진제 구간 조정과 업종 통합 여부 등을 포함한 연구용역을 내년까지 추진한다. 또 요금 현실화율이 높은 지자체에는 국비를 우선 지원하는 인센티브 제도도 검토한다. 정부는 국고 지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지자체의 자발적인 요금 현실화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계획에는 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는 방안도 포함됐다. 현재 전국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에너지 자립률은 18.7%에 그친다. 수질 기준 강화와 노후 시설 증가로 전력 사용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에너지 생산 확대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정부는 하수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를 활용하고 태양광 발전을 확대해 2035년 에너지 자립률 30% 달성을 추진한다. 슬러지를 활용해 만드는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연간 3억9000만N㎥, 태양광 발전량은 연간 125기가와트시(GWh)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바이오가스 활용 고도화, 하수처리장 유휴부지 태양광 설치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은 지난달 15일 열린 제3기 국가물관리위원회 첫 회의에서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위원회는 제3차 국가하수도종합계획안을 포함한 물관리 법정계획 4건이 국가물관리기본계획과 부합한다고 의결한 바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격 신호 정상화, 전력감독원 신설 필요”…전력시장 개편 한목소리

재생에너지 확대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등 새로운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행 전력시장 구조를 개편하고 에너지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산업계와 학계에서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자원경제학회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와 전력시장 세미나'를 개최하고 전력시장 제도개편 방향과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조홍종 한국자원경제학회장(단국대 경제학과 교수)은 이날 개회사에서 “전기화(Electrification)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지만 우리 전력시장은 아직 그 변화에 걸맞은 시장 구조를 갖추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재생에너지와 분산 전원이 대거 계통에 진입하는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시장제도와 규제체계, 전력망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며 “이 과정은 결국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인 만큼 시장 활성화를 통한 해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학회장은 이어 “에너지 저장 장치(ESS), 가상발전소(VPP), 양수발전 등 새로운 유연성 자원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체계와 사업환경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며 “에너지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장제도를 발굴하고 사업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세미나가 새로운 전력시장 제도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생산적인 논의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조발표에 나선 주성관 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는 “현행 비용평가발전시장(CBP)이 발전량 중심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향후 전력시장은 생산·소비·거래를 아우르는 종합 에너지 서비스 시장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분산형 전원 증가에 따라 기존의 단순 발전량 중심 보상 체계만으로는 계통 안정성과 유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실시간 시장, 보조서비스 시장, 가격입찰제 도입 등을 포함한 시장 개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력시장 감시와 규제 기능을 담당할 독립적 규제 거버넌스 구축 필요성을 제기하며 전력감독원 신설 논의에도 힘을 실었다. 정구형 전기연구원 본부장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요소로 가격, 거버넌스, 계통, 기술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정 본부장은 “신산업이 성장하려면 단순히 기술을 개발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전력시장이 시간·지역·유연성 가치를 반영하는 가격 체계를 갖추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계통 인프라가 함께 구축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철 전력거래소 팀장은 전력시장 운영 현황과 신사업 활성화 장애요인을 설명하며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 확대, 분산자원 참여 확대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팀장은 “에너지신사업의 핵심 키워드는 분산화와 양방향성"이라며 과거 중앙집중형 전력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 사용자는 더 이상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전력을 생산·저장·거래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후변화 대응과 분산에너지 확대가 이러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에너지신사업이라는 용어가 정부 정책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14년 '에너지신산업 창출방안'부터"라며 수요관리(DR), 태양광 대여사업, ESS, 전기차 충전 인프라 등에서 시작된 신사업이 최근 분산에너지특별법과 전기사업법 개정을 계기로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제도는 마련됐지만 실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냉정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신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력시장이 제공하는 가격 신호가 보다 정교해져야 한다"며 “시간·지역·유연성 가치가 시장 가격에 반영돼야 사업자들이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또 실시간시장, 보조서비스시장, 분산자원 통합시장 등 새로운 시장제도 확대 필요성을 소개하며 “에너지신사업은 단순한 보조정책이 아니라 향후 전력계통 안정성과 탄소중립을 뒷받침할 핵심 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는 가격 신호 정상화와 정책 일관성이 에너지신산업 활성화의 핵심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허윤지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는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문제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이 필요로 하는 가치를 시장에서 어떻게 보상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시장에서는 자원 배분 왜곡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이어 “제도가 완전하지 않은 과도기일수록 민간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이라며 “정책 변화가 반복되면 특정 산업뿐 아니라 신산업 전반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서진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 역시 가격 신호 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소비자 수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에너지신산업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는 결국 가격 신호가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며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신호와 함께 요금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도 중요한 가치인 만큼 두 요소를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력감독원 신설 논의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 교수는 미국 등 해외 사례를 언급하며 “규제기관의 독립성은 인사의 독립성, 예산 자율성, 규제 권한의 독립성에서 나온다"며 “향후 전력감독원 논의 과정에서도 이러한 요소들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주성관 교수는 “전력감독원이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인사와 예산의 독립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공무원식 순환보직이 아닌 전문성을 축적할 수 있는 인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효석 인코어드 부사장도 “에너지신산업은 정권 변화에 따라 사업 환경이 크게 흔들려 왔다"며 “전력감독원이 만들어진다면 정치적 영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장기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 정도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사업자들은 시장 개혁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염성오 그린에너지 대표는 “지난 20여 년 동안 전력시장과 금융시장은 다양한 제도 변화에 적응해 왔다"며 “재생에너지 비중이 20~30% 수준으로 확대되는 시대에는 기존 CBP 체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만큼 유연성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은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문제"라며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사업자들이 실시간 시장과 보조서비스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철 전력거래소 팀장은 “전력시장 제도 개편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전기요금이 오르느냐', '한전이 동의하느냐'는 것"이라며 “시장 개편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은 있지만 이해관계자 조정과 사회적 수용성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질의응답에서는 AI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과 전기요금 인센티브 문제도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수도권 전력망 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남 등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성관 교수는 “송전망 건설 회피 편익과 지역별 차등요금제 등을 활용해 지방 이전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가격 기능 정상화, 정책의 일관성 확보, 독립적 규제 거버넌스 구축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데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세미나 사회를 맡은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누구나 에너지전환의 아름다운 결과를 이야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전환 과정에서 어떤 제도와 시장을 만들어 가느냐 하는 것"이라며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가격 신호 정상화 논의가 10년 넘게 이어져 왔지만 이제는 실제 제도화에 나설 시점"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귀뚜라미그룹, 경북 의성군·칠곡군서 장학금 1억 전달

귀뚜라미그룹(회장 최진민)은 경북 의성군과 칠곡군 관내 중·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귀뚜라미 장학금'을 지난 10일 후원했다고 12일 밝혔다. 장학금은 총 1억원으로 의성군 장학생 50명과 칠곡군 장학생 45명의 학업 장려를 위해 두 지방자치단체에 5000만 원씩 전달됐다. 41년간 이어진 귀뚜라미 장학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혜택 받은 장학생은 약 7만명에 달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지역난방공사, 여름철 대비 특별 안전점검 시행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하동근)는 12일 이른 무더위와 기온 급증이 예상되는 여름철을 앞두고 집단에너지 시설의 안정적인 운영과 현장의 재난·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한 'CEO주관 현장 특별 안전점검'을 최근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동근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전국 19개 지사를 모두 방문해 전사적인 현장 경영 활동을 추진했다. 하 사장은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는 '무사고·무재해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임직원 모두가 긴장감을 유지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가스공사, 천연가스 주배관 140㎞·공급관리소 12곳 추가 확충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를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주배관과 공급관리소를 추가로 구축했다고 12일 밝혔다. 가스공사는 이달 1일 기준 전국 가스 공급용 주배관 5346㎞, 공급관리소 445개소를 운영중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해 주배관 길이는 140㎞, 공급관리소는 12개소가 증가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경북 구미 복합발전소 공급을 위한 배관을 건설한 것을 비롯해 전남 보성군 권역(장흥∼보성) 가스 공급용 주배관 건설, 충청권(청주∼사리) 배관망 연장 등으로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에 따라 현재 34개 도시가스 업체를 통해 전국 216개 지자체, 2039만9000세대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있다. 보급률은 83.5%에 달한다. 가스공사는 올해 충남 당진·서산 2개 시군의 4천100가구와 4개 산업단지에도 추가로 천연가스를 공급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퍼시피코에너지, 하나은행·하나증권과 3.2GW 해상풍력 추진

미국에 본사를 둔 재생에너지 기업 퍼시피코에너지 코리아가 국내 금융 기관인 하나은행·하나증권과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퍼시피코에너지는 3.2기가와트(GW) 규모의 진도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의 개발·건설· 운영에 필요한 재원조달과 해상풍력 상생 금융 모델 개발을 위해 국내 대표 금융기관인 하나은행·하나증권과 상호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양해각서에 따라 퍼시피코에너지와 하나은행·하나증권은 퍼시피코에너지 코리아가 전남 진도에서 개발 중인 3.2GW 해상풍력 발전단지 클러스터의 개발·건설·운영 전 과정에 필요한 금융 솔루션과 재원조달 방안을 공동으로 모색하게 된다. 세 회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금융자문·투자유치 등 금융 분야에서, 그리고 국내 해상풍력 산업 및 공급망 활성화를 위한 상생 금융 모델 개발과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클러스터가 위치한 진도군 및 전라남도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최승호 퍼시피코에너지 코리아 대표는 “GW급 대규모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경쟁력 있는 공급망뿐 아니라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금융 파트너십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퍼시피코에너지 코리아가 하나은행·하나증권과 맺은 이번 협력은 국내 금융기관과 미국계 해상풍력 개발사가 함께 한국 해상풍력 산업의 성장 기반을 구축하는 최초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양이원영, 한수원 비상임이사 지원 철회…한전기술 감사 공모 집중

양이원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비상임이사 지원을 철회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양이 전 의원은 최근 한수원 비상임이사 공모 지원을 취소했다. 양이 전 의원은 한수원 비상임이사직에 지원한 데 이어 지난달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 공모에도 참여한 상태로, 남은 한전기술 감사 선임 절차에 집중하기 위해 지원을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수원 임원추천위원회는 지난 4월 비상임이사 2명 선임을 위한 공모를 실시했으며, 최근 후보자 10명을 추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양이 전 의원이 후보군에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원전 업계와 노동조합은 탈원전 정책을 주도적으로 주장해 온 인사가 국내 최대 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의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발했다. 한수원 노조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내용증명을 보내고 법령 위반 여부 검토와 함께 형사고발을 포함한 법적 대응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9일 기자회견에서 “평생 원전 퇴출에 앞장서 온 인사가 한수원 비상임이사로 진입하는 것은 상법상 충실 의무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심각한 이해상충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역시 “원전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한수원 이사회에 탈원전 인사를 앉히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양이 전 의원은 업계와 정치권의 반발 때문에 지원을 취소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주말 날씨] 전국 30도 안팎 초여름 더위…일요일 소나기 ‘주의’

주말에 전국적으로 구름이 많은 가운데 낮 기온이 30℃ 안팎까지 오르며 초여름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일요일에는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12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3일 토요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거나 구름이 많겠다. 최저기온은 13~20℃(도), 최고기온은 26~32℃로 예상된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 안팎까지 오르며 다소 덥겠고, 강수 예보는 없어 야외 활동에는 무리가 없겠다. 일요일인 14일에는 전국에 가끔 구름이 많겠고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오후부터 저녁 사이에는 대기 불안정의 영향으로 전국 내륙 곳곳에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최저기온은 15~20℃, 최고기온은 25~31℃로 예보됐다. 14일 예상 강수량은 경기동부와 강원내륙, 충북, 대전·세종·충남내륙, 전북동부, 전남동부내륙, 경북서부내륙, 경남서부내륙 등에서 5~30㎜ 수준이다. 제주도에는 오후부터 밤 사이 비가 내리겠고, 예상 강수량은 5㎜ 미만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획 ] ③ 뜨거워지는 바다, 발전소 온배수의 경고

기후위기로 바다 수온이 상승하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발전소 온배수 문제가 새로운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여수국가산단 일대에서 추진 중인 LNG복합화력발전소 건설을 계기로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와 어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는 반세기 넘게 발전소 온배수를 직접 규제하는 법적 기준조차 없는 실정이다. 본지는 여수 LNG발전소 논란을 계기로 전국 온배수 문제의 실태와 제도적 허점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주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발전소 온배수 논란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는 이를 직접 규제하는 법적 장치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국내 발전소들은 관류냉각 방식으로 사용한 해수를 주변 수온보다 7~8도 높은 상태로 바다에 방류하고 있다. 그러나 별도의 온배수 배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현행법상 온배수는 물재이용법상 배출수로만 분류된다. 방류 허용 온도 기준은 40도지만 실제 해양생태계 영향을 고려한 규제라고 보기 어렵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온배수 영향이 검토되지만 강제성은 제한적이다. 발전소 운영 이후 장기간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도 실질적인 제재 수단은 부족하다. 반면 해외는 상황이 다르다. 미국은 연방수질오염관리법에 온배수 관련 규정을 두고 있으며 환경보호청은 인위적 열 배출로 인한 평균 수온 상승 폭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냉각탑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폐쇄순환 냉각방식 도입을 조건으로 발전소 재허가를 내주고 있다. 국내에서도 냉각탑 도입 필요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냉각탑은 냉각수를 반복 사용해 온배수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초기 투자비가 높다는 이유로 대부분 발전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관류냉각 방식을 선택해 왔다. 최근에는 온배수 속 화학물질 문제도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발전소들은 냉각수 설비에 해양생물이 부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차아염소산나트륨 등 염소계 약품을 사용한다. 환경단체들은 이 물질이 해양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관련 연구와 규제는 미흡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온배수 문제와 관련해 “배출 온도와 배출 물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히며 제도 점검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수 LNG발전소 논란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값싼 전력 생산을 위해 해양생태계 부담을 감수할 것인가, 아니면 보다 엄격한 환경 기준과 관리체계를 마련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반세기 동안 사실상 방치돼 온 온배수 문제가 이제는 국가 차원의 환경·에너지 정책 의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수 앞바다에서 시작된 논란이 대한민국 에너지 정책 전반의 변화를 촉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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