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 개선의 역설: 공기 깨끗해지면 ‘강한 태풍’ 만들어진다

대기오염 개선의 역설: 공기 깨끗해지면 ‘강한 태풍’ 만들어진다

인류의 건강을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태풍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동안 미세먼지와 같은 에어로졸이 온실가스로 인한 태풍의 위력을 억눌러왔으나, 공기질이 개선되면서 이러한 '방패'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중국 난징 정보과학기술대학교, 중국 국가기상센터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인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인위적 에어로졸이 태풍 발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게..

전기차 충전요금 논란 키운 ‘리베이트 영업’…업계 근절 선언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요인으로 아파트 충전사업자의 '리베이트 영업' 문제가 국회 토론회에서 제기됐다. 전기차 충전사업자들이 아파트 단지 수주 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 등에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고 이 비용이 결국 충전요금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논란 속에 전기차 충전사업자들은 리베이트를 근절하겠다고 선언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 주최하고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가 주관한 '전기차 완속 충전요금 급등, 지속 가능한 해법은 무엇인가' 세미나가 27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 회장은 “충전 인프라 구축에 매년 수천억원의 세금이 투입되고 있음에도 현장에서는 과도한 리베이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런 비용 구조가 소비자 충전요금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한 전기차 충전 영업사 관계자는 “충전사업자가 급증한 2021~2022년 이후 아파트 단지 수주 경쟁이 과열되며 리베이트 관행이 전국적으로 확산됐다"며 “대규모 단지일수록 수억원대 영업비가 오가는 사례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 아파트에서는 충전기 설치 대가로 사업자에게 먼저 금전 제공 규모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요금 인상 문제가 제기된 배경에는 최근 아파트 완속 충전기가 민간 사업자의 '스마트충전기'로 교체되며 요금이 많게는 두 배 이상 오른 사례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스마트충전기에는 플러그앤차지(PnC), 전력선통신(PLC), 차량 전력을 전력망으로 보내는 V2G 기술 등이 적용됐다. 다만 일부 전기차 이용자들은 실제 사용하지 않는 기능까지 포함되며 요금 부담만 커졌다고 반발했다. 이에 기후부는 최근 전기차 공공 충전요금 체계를 개편하며 완속 부문은 일부 인하하고 급속 부문은 인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한 전기차 공공 충전시설 충전요금 개편안을 지난 19일까지 행정예고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기존 100킬로와트(kW) 미만 단일 구간이었던 완속 충전요금은 △30kW 미만 kWh당 294.3원 △30~50kW 미만 306원 △50~100kW 미만 324.4원으로 세분화됐다. 기존 요금은 324.4원이었다. 이에 따라 50kW 미만 구간은 사실상 요금 인하 효과가 발생한다. 이날 박판규 기후부 탈탄소녹색수송혁신과장은 “충전사업자들이 수익을 충분히 거두지 못하는 구조적 어려움이 있지만, 리베이트 문제를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며 “충전요금 개편안을 검토하면서 실제 사업자 비용 구조도 함께 분석했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충전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요금을 합리화해야 전기차 보급 확대와 충전 빈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 이후 전기차 충전사업자들과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는 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클린 서약식'을 진행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재생에너지 시대 ‘숨은 전력저장고’…중부발전, 양수발전 확대 나선다

국내 재생에너지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면서 전력 계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유연성 자원'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풍력 발전량이 급증하는 낮 시간대 남는 전력을 저장했다가 저녁 피크 시간대에 공급할 수 있는 양수발전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분위기다. 27일 한국중부발전에 따르면 회사는 전남 구례군 문척면과 경북 봉화군 소천면 일원에서 신규 양수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해당 사업들은 지방자치단체 협의와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공공기관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양수발전은 전력 수요가 낮은 시간대 남는 전력을 활용해 하부 저수지의 물을 상부 저수지로 끌어올린 뒤,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시간대 물을 다시 떨어뜨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사실상 대규모 전력 저장장치(ESS)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최근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양수발전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은 낮 시간대 발전량이 집중되고, 풍력 역시 기상 조건에 따라 출력 변동성이 크다. 이에 따라 계통 안정화를 위해서는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 시 즉각 공급할 수 있는 설비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부발전 역시 기존 화력발전 중심 사업 구조를 점진적으로 무탄소 전원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양수발전 사업 확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회사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협력해 전국 다목적댐을 활용한 신규 양수발전 입지 조사도 진행 중이다. 기존 댐을 하부 저수지로 활용할 경우 신규 댐 건설에 따른 환경 훼손 우려와 주민 반발을 줄일 수 있고, 건설 비용 절감과 공사 기간 단축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양 기관은 경제성과 기술적 타당성 검토를 거쳐 향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반영도 추진할 계획이다. 양수발전 사업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건설 사업 특성상 장기간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하고,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을 통해 도로·복지시설 등 지역 인프라 개선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 영향 최소화와 주민 수용성 확보는 사업 추진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실제 양수발전은 대규모 산지 개발과 송전설비 구축 등이 동반되는 만큼 지역사회와의 충분한 소통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영조 중부발전 사장은 “양수발전은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계통 안정을 위한 필수 인프라"라며 “진행 중인 구례·봉화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주민 소통을 바탕으로 한 지역 상생 모델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유니슨, 10MW급 국산 해상풍력터빈 실증기 설치

풍력발전 전문기업 유니슨이 자체 기술로 개발한 10메가와트(MW)급 국산 해상풍력터빈 실증기 설치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유니슨은 경남 사천 공장에서 10MW 터빈의 조립과 인증시험을 완료한 뒤, 핵심 구성품인 나셀, 블레이드, 타워를 전남 영광 풍력 테스트베드로 전량 출하했다. 현재 영광 현장은 토목 공사를 마무리하고 실증기 설치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번에 실증에 돌입한 10MW급 터빈(모델명: U210)은 설계부터 제작까지 전 과정을 국내 자체 기술로 수행한 순수 국산 모델이다. 정부 국책과제 사업비와 민간 투자금 등 총 700억 원의 대규모 재원이 투입됐다. 지난 2018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국제 공인 설계 인증을 획득했으며, 한국에너지공단과 국제인증기관의 제조 평가까지 마쳤다. 실증기 설치는 오는 7월 완료될 예정이다. 유니슨은 이후 실제 해상 환경에서 계통 연계와 성능 검증을 위한 시운전, 사용전검사를 거쳐 발전기의 성능과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운전 데이터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UL 형식 인증 및 KS 인증을 취득하고 내년 상반기 중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해당 10MW 터빈은 저풍속 등 한국의 삼면 해상 환경에 최적화되어 높은 효율을 낼 수 있도록 개발됐다. 특히 운전 시 고장률이 높은 기어박스를 제거한 직접구동형 '기어리스(Gearless)' 방식을 채택하고 주요 부품을 이중화해 내구성을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설계 수명을 기존 25년에서 30년으로 5년 늘려 사업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또한, 국내 공급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였다. 이는 해외 터빈 도입 시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유지보수(O&M) 비용을 크게 절감할 뿐만 아니라, 최근 침체한 국내 풍력 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슨은 이번 영광 실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여 정부의 해상풍력 확대 정책에 발맞추는 한편, 향후 대규모 공공주도 해상풍력 사업 입찰과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방침이다. 나아가 이번 10MW급 모델을 기반으로 일본 등 글로벌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 진출도 타진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경찰, 자원순환기업 엘디카본 본사 압수수색

경찰이 임상준 전 환경부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엘디카본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자곡동 소재의 엘디카본 본사와 황용경 엘디카본 대표, 임 전 차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황 대표는 임 전 차관에게 향응을 제공했단 혐의(청탁금지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임 전 차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2023년 7월부터 2024년 6월까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을 통해 임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엘디카본은 폐타이어를 열분해해 재생카본블랙과 열분해유 등을 생산하는 자원순환 기업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공단,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 준정부기관 부문 대상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1일 서울스퀘어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제5회 2026년 상반기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에서 준정부기관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대한민국 컴플라이언스 어워즈'는 한국컴플라이언스협회가 기업과 공공기관의 준법경영, 윤리경영, 내부통제 및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 노력을 발굴하고 이를 널리 확산하기 위해 개최하는 국내 대표 컴플라이언스 전문 시상식이다. 공단은 청렴윤리경영과 내부통제 체계를 강화하고, 임직원이 함께 실천하는 준법·청렴 문화를 확산해 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특히 기관 운영 전반에 걸쳐 청렴윤리, 내부통제, 인권경영, 이해충돌 방지, 갑질 예방 등 주요 컴플라이언스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계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업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윤리·인권·조직문화 분야의 리스크를 사전에 발굴하고 개선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체계도 구축해 운영 중이다. 또한 기관장 중심의 청렴·내부통제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부패취약분야 점검, 직무별 리스크 관리, 사례 중심 윤리교육, 현장 맞춤형 청렴활동 등을 지속 추진하며 컴플라이언스를 전 직원이 함께하는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공단은 지난해 국가인권위원회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했고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우수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공단은 기획재정부 주관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청렴·윤리 및 상생협력 부문의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고 수준의 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감사원 주관 '자체감사기구 평가'에서도 매년 최우수 등급(A등급)을 유지하는 등 준법 감시와 내부통제 역량을 대외적으로 꾸준히 입증해 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공단, 한강서 탄소중립 러닝 캠페인 펼쳐

한국환경공단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버닝 런' 대회를 개최하고, 임직원과 가족 약 150명이 참여한 가운데 대국민 탄소중립 실천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별도의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대표적 저탄소 활동인 '러닝'을 통해, 생활 속 탄소저감 실천 문화가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5km와 10km 코스를 달리며 시민들에게 탄소중립 실천 메시지를 직접 전달했다. 또한 현장에서는 시민 참여형 홍보부스도 함께 운영되어 큰 호응을 얻었다. 홍보부스 방문객들은 한국환경공단 SNS 구독 인증과 탄소중립 퀴즈 이벤트에 참여하며 일상 속 환경 보호 수칙을 배웠다. 특히 이날 시민들에게 제공된 친환경 기념품은 자원순환의 의미를 담아 의미를 더했다. 제조 과정에서 탄소 저감률이 높은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러닝 헤드밴드와 폐목재를 활용한 머그 텀블러 등이 지급되어 단순한 소모성 행사가 아닌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의 가치를 실천했다. 임상준 환경공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임직원은 물론 시민들이 함께 달리며 탄소중립의 의미를 몸소 체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라며 “앞으로도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대기오염 개선의 역설: 공기 깨끗해지면 ‘강한 태풍’ 만들어진다

인류의 건강을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이 오히려 태풍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동안 미세먼지와 같은 에어로졸이 온실가스로 인한 태풍의 위력을 억눌러왔으나, 공기질이 개선되면서 이러한 '방패' 효과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와 중국 난징 정보과학기술대학교, 중국 국가기상센터 등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인 '환경 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인위적 에어로졸이 태풍 발생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은 첨단 기상 모델(WRF-Chem) 시뮬레이션을 통해 북서태평양 지역을 분석한 결과, 인간 활동으로 배출된 에어로졸이 태풍 발생 지수(genesis potential index, GPI)를 약 24% 감소시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정량적으로 밝혀냈다. 이에 따라 대기오염을 줄이는 정책은 억제되었던 GPI를 다시 상승시켜 태풍 활동을 활성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오염 물질 중 황산염(Sulfate)과 블랙카본(Black Carbon)이 태풍의 형성을 방해하는 가장 강력한 억제 인자로 나타났다. ◇태풍을 잠재우는 '열역학적-역학적' 메커니즘 GPI는 특정 지역의 환경이 태풍이 형성되기에 얼마나 유리한지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는 지표다. 대규모 기후 변동성과 태풍 발생 사이의 연관성을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널리 사용된다. GPI는 잠재 강도(potential intensity), 상대 습도(relative humidity), 절대 와도(absolute vorticity), 수직 바람 시어(vertical wind shear) 등에 의해 결정된다. 논문에 따르면 황산염은 햇빛을 산란시켜 해수면 가열을 약화시킨다.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면 태풍의 연료인 잠열 공급이 줄어든다. 잠열은 물이 수증기로 변할 때 받아들였다가 물방울로 응결할 때 다시 방출하는 에너지를 말한다. 블랙카본은 대기 중에서 태양복사를 흡수해 상층 대기를 덥히는데, 이는 대기를 안정화해 강한 상승기류 형성을 방해한다. 이 두 물질은 공통적으로 수직 바람 시어를 강화하고, 중층 상대습도를 낮추며, 저층 와도를 약화시킨다. 태풍의 씨앗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셈이다. 바람 시어는 대기의 높이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나 세기가 달라져 태풍의 구조를 비틀고 성장에 방해를 주는 힘이다. 와도는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회전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값으로, 클수록 태풍의 씨앗이 더 쉽게 만들어진다. ◇공기질 개선에 따른 '태풍의 역습' 우려 반대로 대기오염을 줄이면 그동안 에어로졸에 의해 억제되었던 기상 조건들이 태풍에 유리하게 변하게 된다. 연구팀은 에어로졸이 줄어들 경우, 그동안 가려져 있던 온실가스에 의한 온난화 효과가 그대로 드러나면서(unmasking) 태풍의 수명이 길어지고 강도는 더욱 세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에어로졸 수치가 높은 환경에서는 태풍의 수명이 짧아지고, 강도가 약해지며, 이동 속도 또한 느려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대기오염 저감 정책이 기후 위기 대응에 있어 복잡한 '트레이드오프(trade-off, 상충 관계)'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기질 개선은 공중 보건 측면에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이로 인해 강화될 태풍 리스크에 대비하는 지역 맞춤형 기후 적응 전략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에어로졸 저감이 가져올 기후적 영향에 적절히 대비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과 오염 물질 저감을 동시에 고려하는 통합적인 평가 프레임워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데이터센터 시대, 그리드 운영의 새로운 해법 AI

최근 유럽 송전계통운영자(ENTSO-E)가 발표한 보고서(“Data centres and the power system: expected trend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는 우리에게 새로운 계통운영의 시사점을 던진다. 2025년부터 2030년 사이 유럽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50% 이상 폭증할 전망이며, 그 부하는 기존 SCADA 시스템이 감지조차 할 수 없는 속도와 주파수 변동을 일으길 것으로 예측된다. UPS 기반 전원 구조는 경미한 계통 외란에도 수백 메가와트를 순식간에 차단해 버릴수 있다. 한 마디로, 인공지능(AI)이 만들어 낸 전력 수요가 지금의 계통 전체의 신뢰도를 해치고 시스템의 큰 리스크로 전이될 수도 있다는 진단이다. 이 지점에서 AI와 전력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가장 손쉬운 해결 방법은, 하나는 수요적으로 데이터센터 입지를 규제해 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급 측면에서 재생에너지 침투 속도를 늦춰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보수적 해결책은 AX(AI Transformation)와 GX(Green Transformation)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놓쳐서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의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계통운영의 가장 큰 리스크가 재생에너지와 AI 데이터센터라면, 그 리스크의 해법도 우리는 AI에서 찾아야 한다. ENTSO-E가 지적한 가장 본질적인 문제는 관측 불가능성이다. 기존 감시·제어 시스템은 초 단위 평균값을 본다. 그러나 AI 워크로드가 만들어 내는 부하 변동은 밀리초 단위에서 일어난다. 보지 못하는 것은 관리할 수 없다. 해법은 PMU(Phasor Measurement Unit, 위상측정장치)의 고해상도 데이터를 머신러닝 기반 동적 안정도 평가 모델로 실시간 해석하는 것이다. 이미 학계와 산업계에서 딥러닝이 과도 안정도·전압 안정도 평가에서 전통적 수치해석을 수십 배 빠른 속도로 대체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고 있다. AI 부하는 AI로만 감시할 수 있다. AI는 '시간-전력 격차(Time-to-Power Gap)'를 메우는 핵심 도구다. 데이터센터의 접속 대기 기간이 길게는 10년을 넘는다는 것은, 송전 인프라 확충 속도가 전력 수요 증가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송전망을 새로 깔지 않고도 가용 용량을 늘리는 길은 있다. AI 기반 동적 송전용량 산정(Dynamic Line Rating), 조류 최적화, 혼잡 예측이 그것이다. 동일한 구리선에서 10~30%의 추가 용량을 끌어내는 이 기술들은 신규 송전선 건설에 드는 수조 원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데이터센터 접속을 앞당길 수 있다. ENTSO-E 보고서의 가장 통찰력 있는 대목은, 데이터센터의 전력 전자기기·배터리·냉각 인프라·제어 가능한 IT 워크로드가 능동적 계통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구글이 이미 두 건의 전력회사 계약을 통해 자사 데이터센터의 AI 학습 부하를 수요반응(DR) 자원으로 제공하기 시작한 것은 상징적 사건이다. AI 학습은 추론과 달리 시간적 유연성이 크다. 이 유연성을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이 실시간으로 조율할 때 데이터센터는 더 이상 부하가 아니라 움직이는 발전소가 된다. AI 데이터센터 자체가 발전소이자 유연한 전력 운영 시스템 조절자가 되는 것이고 그 조율의 두뇌가 바로 AI다. 수도권 데이터센터 집중 규제와 지역 이전 등 분산자원화로 대응하는 우리의 접근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다. 진정한 해법은 그리드 운영 그 자체를 AI로 재설계하는 것이다. 한전과 전력거래소의 운영시스템에 머신러닝 기반 안정도 평가, 동적 송전용량 산정, 데이터센터 유연성 통합 플랫폼이 내장되어야 한다. ENTSO-E는 보고서 말미에 “다음 용량의 파도가 그리드에 도달하기 전에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못박았다. 그 제도의 핵심 엔진은 단연 AI다. AI가 만든 문제는 AI로 풀어야 하며 AI만이 AI로 인한 전력시스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것이 AI 데이터센터 시대 그리드 운영의 새로운 문법이다. 조홍종

“좌우뇌 충돌 안 하니 타 부처와 충돌”…대통령 뼈 있는 농담에 술렁이는 기후부 [이슈]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던진 질문이 에너지·산업 관가에서 적잖은 파장을 낳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가벼운 대화 형식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후부의 일방적 정책 기조에 대한 공개 경고성 메시지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특히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 문제와 LNG 정책, 산업용 전기요금,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등을 둘러싸고 기후부와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간 갈등이 이어져 온 상황이어서 발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장관에게 “기후에너지부는 에너지 확보와 기후환경 문제가 가치 충돌을 일으키는 경우가 꽤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장관이 “전혀 그렇지 않다. 이제는 석유와 석탄을 쓰지 않고 태양과 바람으로 에너지를 생산해야 한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다시 “장관의 좌우뇌가 충돌을 안 하다 보니까 다른 부처하고 충돌을 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탈탄소 목표 이행도 중요하지만 산업 발전이나 지방 기업 유치 등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잘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이를 단순한 농담성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정부 내부에서는 AI 산업과 제조업 경쟁력 문제를 둘러싸고 기후부와 타 부처 간 시각차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국회를 통과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산업 진흥 특별법'이다. 당초 산업계와 과기정통부는 AI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법안의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특례 허용 대상에 LNG 발전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법안 심사 과정에서 LNG 발전은 빠지고, 재생에너지만 허용되는 것으로 최종 통과됐다. 과기부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실적인 전력 공급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지만, 기후부는 재생에너지 중심 체계와 탄소중립 기조를 우선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부는 뒤늦게 과기부·기후부 공동 TF를 출범시키며 “국가 전력계통을 활용한 안정적 공급"에 나섰지만, 업계에서는 “정작 현실적 전력 해법은 빠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산업부와 기후부 간 긴장감도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배경에도 부처 간 이견이 일정 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천연가스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첨단 제조업 확대 과정에서 사실상 유일한 현실적 과도기 전원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기후부는 화석연료 감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최근 상황을 두고 “탄소중립과 산업 경쟁력이 정면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첨단 제조업은 모두 초대형 전력 소비 산업이라는 점에서 전력 가격과 공급 안정성이 국가 경쟁력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반면 현재 기후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화석연료 축소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산업계에서는 “현실과 정책 간 간극이 커지고 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 발언이 단순히 특정 정책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정책 결정 과정 자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관가에서는 최근 기후부 정책 방향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 문제가 거론된다. △장관이 산업·전력시장 현실과 관련한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보고받고 있는지 △기후부 내부에서 정책 반대 논리와 현실론을 검증하는 이른바 '레드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산업부·과기부·제조업계 등 다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의 구조가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등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다른 부처와 충돌하는 것 아니냐'고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그만큼 산업계와 타 부처의 문제 제기가 누적돼 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AI·반도체·데이터센터 시대에는 결국 값싸고 안정적인 전력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 된다"며 “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가 앞으로 기후부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끝으로 김 장관에게 “어쨌든 일정한 기간까지는 화석연료 의존을 피하기 어려운데, 너무 (에너지 전환을) 급격하게 하느라고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는 상황은 되지 않도록 잘 균형을 맞춰 주세요"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화솔루션, 유증 1조 7000억으로 추가 축소…‘탠덤셀’ 투자는 유지

한화솔루션이 주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유상증자 규모를 1000억원 더 줄였다. 이로써 유증 규모는 기존 2조40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7000억원이나 줄었다. 다만 차세대 전지인 탠덤셀 개발 및 양산화 투자는 유지하기로 했다. 한화솔루션은 1차 변경을 통해 1조8000억원으로 줄어든 유상증자 규모를 추가로 1000억원을 더 줄여 금융감독원에 자진정정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26일 밝혔다. 주주 반발이 심해지자 이들 의견을 수용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다. 앞서 회사는 지난 3월 2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1조5000억원은 채무상환에, 9000억원은 차기 태양전지 기술인 탠덤셀 생산라인 구축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발표에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결국 한화솔루션 이사회는 지난 4월 17일 채무상환 투입 금액을 1조5000억원에서 9000억원으로 6000억원 축소하기로 의결했다. 이날 여기에서 1000억원을 추가로 줄인 것이다. 회사는 추가 축소에 따른 부족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미국 벤처투자펀드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해당 펀드는 지난 2022년부터 자회사를 통해 북미 에너지, 순환경제 등의 미래 산업 시장 및 기술 동향을 파악하고 선제적 사업기회를 탐색하려는 목적으로 투자됐다. 회사는 차세대 태양광 전지인 탠덤셀 개발 및 양산화를 위한 투자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페로브스카이트 탠덤(이하 탠덤) 파일럿 라인 업그레이드에 1000억원, 탠덤 양산 라인 구축과 탑콘(TOPCon) 생산 능력 확대에 8000억원 등 총 9000억원을 투자한다. 한화솔루션은 이번 유증 규모 추가 감축 계획에 대해 증권신고서 2차 정정신고서 제출 이후 이어진 주주와 시장의 요구를 좀 더 수용하고, 소액주주들의 유증 참여 부담은 조금이나마 더 경감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 대표와 박승덕 큐셀 부문 대표는 “이번 유상증자 추진 과정에서 주주 여러분의 기대와 눈높이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당사의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확보하고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과 성장 투자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인 만큼, 반드시 시장 저평가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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