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지정학] “트럼프 이후 세계질서 대전환”…한일 전문가들 “한미일 협력 더 중요해져”

[에너지 지정학] “트럼프 이후 세계질서 대전환”…한일 전문가들 “한미일 협력 더 중요해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흔들리면서 동북아 안보·경제 지형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일 양국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과 북핵 위협,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와세다대학교 일미연구소는 최근 일본 도쿄 와세다캠퍼스에서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손인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부원장, 김병연 서울대학..

국민 55% “양수발전에 전기요금 더 낼 수 있다”…사회적 가치 인정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늘어날수록 전기를 안정적으로 저장하고 공급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에서는 우리 국민이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는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 가구당 월평균 2615원을 추가 부담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양수발전을 단순한 발전 설비를 넘어 전력망 안정과 탄소중립을 위한 사회적 기반시설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번 연구는 서울과학기술대학 유승훈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인 '지속가능한 에너지 기술과 평가 (Sustainable Energy Technologies and Assessments)'에 논문으로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난해 4월부터 5월까지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대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은 가계 재정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20~65세 가구주 또는 배우자였다. ◇양수발전, 재생에너지 확대의 열쇠 양수발전은 전기가 남을 때 이를 이용해 물을 높은 곳의 저수지로 끌어올렸다가 전력이 부족할 때 다시 떨어뜨려 발전하는 방식이다. 흔히 '거대한 물 배터리'라고 불린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진다. 햇빛이 강하거나 바람이 많이 불 때는 전기가 남아돌고, 반대로 발전량이 급감하면 전력 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양수발전은 이러한 변동성을 완화하는 대표적인 장주기 에너지 저장장치(ESS)다. 양수발전은 8시간 이상 대규모 전력을 저장할 수 있으며, 왕복 효율도 80~90%에 달한다. 또한 주파수 조정, 예비력 제공, 블랙스타트(대규모 정전 이후 전력망 복구), 피크 전력 관리 등 전력망 안정에 필요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연구진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8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45.5%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양수발전 설비를 현재보다 크게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계획상 양수발전 설비는 2038년까지 10.4GW 규모로 확대될 예정이다. ◇“매달 2615원은 낼 수 있다" 연구진은 조건부 가치측정법(CV)을 활용해 국민이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 얼마를 부담할 의사가 있는지 조사했다. 연구진은 조사에서 응답자들에게 향후 10년 동안 전기요금에 추가 부담금을 부과해 5.7GW 규모의 양수발전 확충에 사용하는 상황을 제시했다. 그 결과 가구당 평균 지불의사액(WTP)은 월 2615원으로 나타났다. 통계적 신뢰구간은 2388원에서 2876원 사이였다. 이를 전체 가구 수로 환산하면 국민이 인정한 양수발전의 사회적 가치는 현재가치 기준 약 5조9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양수발전 확대에 필요한 총 투자비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양수발전이 단순히 기술적으로 필요한 설비일 뿐 아니라 국민이 실제로 가치를 인정하는 사회적 자산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누가 더 많이 지불하겠다고 응답했나 흥미로운 점은 모든 계층이 양수발전의 가치를 동일하게 평가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54세 이상 고령층일수록, 그리고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거주자일수록 양수발전 확대를 위한 추가 비용을 부담할 의사가 높았다. 특히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의 지불 의사는 크게 높아졌다. 또한 자신의 거주지 인근에 양수발전소 건설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비용 부담에 더욱 적극적이었다. 반면 조사 대상의 9%만이 양수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수발전에 대한 사회적 인지도가 매우 낮다는 의미다. ◇절반 가까이는 “돈 안 내겠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추가 부담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전체 응답자의 44.5%는 지불하지 않겠다는 의사(0원의 지불의사)를 밝혔다. 연구진이 이유를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는 “관련 비용은 이미 내고 있는 전기요금으로 충당해야 한다"고 답했다. 해당 응답은 전체 지불 거부자의 42.7%를 차지했다. 그 밖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는 응답, 양수발전이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 정책에 대한 불신, 환경 훼손 우려 등이 뒤를 이었다. 실제로 경제적 부담 때문에 추가 비용을 낼 수 없다고 응답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양수발전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는 비용 부담 방식과 정책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큰 문제임을 보여준다. ◇양수발전 인식 개선이 사회적 수용성의 핵심 연구진은 향후 양수발전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적 필요성 못지않게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수발전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사람일수록 지불 의사가 높게 나타난 만큼, 국민들에게 양수발전의 역할을 쉽게 설명하는 홍보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양광과 풍력의 잉여 전력을 저장해 버려지는 전기를 줄이고, 정전 위험을 낮추며, 탄소중립 달성을 지원한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추가 전기요금이 실제로 어디에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저소득층 부담을 완화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입지 갈등을 줄이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전환의 숨은 기반시설" 이번 연구는 양수발전의 경제성이나 기술성뿐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사회적 가치까지 계량적으로 측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생에너지 확대가 가속화될수록 전기를 저장하는 기술은 더욱 중요해진다. 태양광 패널이나 풍력 터빈이 에너지 전환의 '얼굴'이라면, 양수발전은 그 뒤에서 전력망을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판'에 가깝다. 유승훈 교수팀의 분석은 우리 사회가 이미 그 가치를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기술 개발뿐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과 신뢰 구축이 양수발전 확대의 성패를 좌우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단독] 삼성중공업, 100% 친환경 선박용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

삼성중공업이 순수 전기 추진 선박의 짧은 항해 거리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바다 한가운데서 완충된 배터리를 통째로 교체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기술 선점에 나섰다. 아울러 바다 위에 띄우는 '부유식 데이터 센터' 등 차세대 해양 인프라 기술도 선보이며 다가오는 인공지능(AI) 시대의 전력·냉각 문제와 부지 부족 현상, 전기 선박의 항속거리 한계 등을 바다에서 해결하는 '종합 해양 공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초격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4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중공업은 최근 100% 친환경 자체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선박용 배터리를 교환해 주는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와 '부유식 데이터센터'를 지식재산처에 출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해양도시 구축용 모듈 △중고 상선 개조기술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수소 생산 설비 등 차세대 해상구조물 특허를 대거 낸 것으로 확인됐다. ◇“디젤 발전기 아웃"…바닷물 온도 차이로 무한 전력 생산 '배터리 스와핑'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 특허는 미래 해상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이다. 최근 해운업계의 탄소 중립 기조에 발맞춰 배터리와 모터로만 추진력을 얻는 친환경 순수 전기 선박 도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의 한계 탓에 장거리 운항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기존 해상에 떠 있는 '벙커링 스테이션'이나 '부유식 LNG 충전소' 역시 결국 화석 연료를 주입해 주거나 내부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야 했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솔루션으로 볼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었다. 삼성중공업은 이 딜레마를 '해수 온도차 발전(OTEC, Ocean Thermal Energy Conversion)' 시스템으로 원천 해결했다. 이는 24℃ 이상인 표층의 따뜻한 해수와 깊은 바다 속 4℃ 이하 차가운 심층수의 온도차를 이용해 구조물 자체에서 화석 연료 한 방울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친환경 발전 기술이다. 특허 명세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구조물 내부에 상대적으로 따뜻한 표층수와 차가운 심해수가 각각 유동하는 공간을 분리해 마련했다. 표층수의 열기로 증발기 내 순환 유체를 기화시켜 발전 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들고, 이후 구조물 하부로 길게 뻗은 파이프를 통해 끌어올린 차가운 심해수로 가스를 다시 냉각기에서 액화시키는 사이클을 통해 무한한 해양 에너지만으로 전력을 만들어낸다. 삼성중공업은 발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차가운 물을 끌어올리는 심해수 유입 파이프를 배출 파이프보다 전방에 배치하고 바닷속 더 깊은 곳까지 연장되도록 설계했다. 이렇게 바다에서 스스로 만들어낸 친환경 전력은 구조물 내 선원들의 거주구 하단에 위치한 대규모 '에너지 저장 체계(ESS, Energy Storage System)'에 1차로 보관된다. 이후 거주구 전방에 상부가 개폐되는 형태로 마련된 거대한 '배터리 공간'에 수용된 수많은 선박용 배터리들을 상시 충전하는 데 사용된다. 항해 중이던 전기 선박의 배터리 잔량이 부족해져 이 부유식 충전소에 도킹하게 되면 거주구와 배터리 공간 사이에 회전 가능하게 설치된 '배터리 이동 설비'가 나선다. 방전된 선박의 배터리를 빼내고 충전소에서 미리 100% 완충해 둔 배터리로 통째로 교체(스와핑)해 주는 방식이다. 수 시간이 걸리는 충전을 멈춰서 기다릴 필요 없이 신속하게 배터리 팩만 교체해 선박이 곧바로 장거리 항해를 이어갈 수 있게 한 바다 위의 '전기 선박 오아시스'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열 식히고 공간 확보…매머드급 데이터 센터와 융합 시너지 이러한 부유식 배터리 충전소의 무탄소 전력 생산·대규모 배터리 제어 기술은 전력 소모가 극심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FDC, Floating Data Center)' 인프라와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해상 데이터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보조하는 동시에 데이터 센터를 오가며 물류와 인력을 수송하는 친환경 전기 선박들의 '해상 충전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AI 산업 발달로 데이터 처리량이 폭증하면서 육상 데이터 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모·냉각수 확보·부지 부족·주민 민원 등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삼성중공업이 고안한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길이 160m·폭 58m 규모의 이중저 선체 상부에 6층 높이의 대규모 서버룸을 구축한 형태다. 총 전력 용량은 100MW(메가와트)로 설계돼 대규모 IT 부하를 감당할 수 있다. 핵심은 데이터 센터 전력 소모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냉각'을 해상 환경에 최적화했다는 점이다. 선체 하부 기계실에 다수의 냉각기를 배치해 무한한 바닷물로 서버의 열을 식힌다. 또한 층고를 낮추고 선박의 복원성을 높이기 위해 공기 통로가 필요 없는 '침지 냉각' 기술 적용도 명시했다. 침지 냉각이란 서버를 특수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을 말한다. 전력 공급의 신뢰성도 극대화했다. 선체 상부 중앙 공간에 무정전 전원 장치(UPS, Uninterruptible Power Supply)·변압기와 함께 거대한 배터리를 촘촘히 배치 전력 단절도 원천 차단했다. 삼성중공업 측은 특허 명세서를 통해 “육상에 67MW 규모의 데이터 센터를 지을 경우 토지비를 제외하고도 약 8200억 원의 공사비가 소요되지만 부유식 데이터 센터는 조선소의 모듈화 건조 방식을 활용해 획기적인 총 공사비 절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레고 조립형 해양 도시부터 노후선 재활용, 쓰나미 방재까지 총망라 삼성중공업의 시선은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를 넘어 무한한 '해양 공간' 인프라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번에 함께 공개된 수십 건의 특허에는 기존 조선·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집는 혁신 기술들이 대거 포함됐다. 토지 고갈과 해수면 상승에 대비한 '해양 도시 구축용 단위 부유식 구조물' 특허가 대표적이다. 다각형 모양의 거대한 부유체 모듈의 옆면에 수형(Male)과 암형(Female) 결합부를 만들어 마치 레고 블록이나 퍼즐을 맞추듯 바다 위에서 고정핀을 꽂아 해양 도시의 근간이 될 인공섬의 면적을 무한정 확장하거나 축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건조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플랜트 개조·친환경 기술들도 눈길을 끈다. 삼성중공업은 환경 규제로 노후화된 LNG 운반선 등을 폐선하는 대신 'U'자나 'ㄷ'자 형태의 거대한 외부 선체로 감싸 별도의 육상 도크 없이 저비용으로 FLNG나 FPSO로 개조하는 '운반선 개조용 부유식 생산 설비' 제작 역량을 갖췄다. 또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개질해 청정 연료를 생산하고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지층에 주입하는 '부유식 블루 암모니아 생산 설비' 기술도 갖춘 상태다. 이밖에 LNG 재기화 과정에서 버려지는 차가운 냉열과 수소 연료 전지의 폐열을 융합해 전력을 추가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FSRU 발전 시스템'과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을 콘크리트 모듈과 스틸 프레임으로 분할 제작해 조립하는 기술 등 친환경 해양 플랜트 기술도 확보했다. 극한의 해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디테일한 안전 기술도 돋보인다. 쓰나미 발생 시 계류선의 장력 이상을 감지해 선체 하부와 측면에 초대형 에어백을 터뜨려 충돌 파손을 막는 '에어백 구비 부유식 설비', 가스 소각탑(플레어 타워)의 엄청난 열기와 방사선으로부터 크레인 조종사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 차단막이 롤 스크린처럼 내려오는 '크레인 보호 유닛' 등이 고안됐다. ◇LNG 밸류 체인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엿보는 삼성중공업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를 '조선업의 공간 혁명'으로 평가하고 있다. 육상의 전력 소모와 부지 부족 문제를 바다에서 해결하려 고안한 해상 데이터 센터부터 전기 선박의 주행거리 한계를 돌파할 해상 충전 인프라까지 전사적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부유식 생태계' 확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NG 밸류 체인' 장악력에 이어 차세대 먹거리로 부유식 시장을 엿보고 나섰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 천연 가스 생산 설비(FLNG) 분야에서 전 세계 발주 물량 11척 중 7척을 수주하며 약 64%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최근 북미 지역에서 4조33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FLNG 1기를 단독 수주하는 등 막대한 현금 흐름과 극한 환경의 해양 엔지니어링 역량을 탄탄하게 축적해 왔다. 경영진은 이 굳건한 지배력을 디딤돌 삼아 첨단 IT 인프라와 무탄소 에너지 분야 등 이종 산업과 융합하며 미래 먹거리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 삼성중공업은 글로벌 기업들과 다국적 융합 얼라이언스(동맹)를 맺고 부유식 시장 전방위 확장에 돌입했다. 미국 AI 서버 전문 기업 '수퍼마이크로' 및 로이드선급(LR)과 손잡은 부유식 데이터센터(FDC)를 필두로 글로벌 에너지 메이저 '에퀴노르'와 협력해 15MW급 부유식 해상풍력(FOW) 독자 모델을 개발했다. 특히 에퀴노르의 750MW급 울산 '반딧불이 프로젝트' 하부 구조물 50기 제작을 맡아 터빈 통합 공정 기술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개발해 미국 선급(ABS) 인증을 받은 부유식 소형 모듈 원전(FSMR, Floating SMR), 말레이시아 MISC와 손잡고 해저 지층에 이산화탄소를 영구 격리하는 부유식 탄소 포집 저장 설비(FCSU, Floating CO2 Storage Unit) 등 넷제로(Net-Zero) 밸류 체인을 채워나가고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전·두산·수은 ‘K-원팀’, 사우디 2.1조 열병합발전 추가 수주

한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푸라 열병합 발전사업을 1단계에 이어 2단계까지 추가 수주했다. 터빈 등 플랜트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자금은 수은이 공급하는 방식이어서 한국 기업들의 부가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은 3일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자푸라 2단계 열병합 발전소 건설·운영 사업에 대한 전력 및 증기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자푸라 2단계 프로젝트의 발전 설비용량은 331㎿이며, 시간당 증기 생산량 약 465톤이다. 2029년 6월 준공 후 17년간 사우디 최대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에 전력과 증기를 공급한다. 이번 사업의 총매출은 약 2조1000억원(약 14억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한전은 2022년 자푸라 1단계(317㎿) 열병합 사업을 수주해 이달 말 준공 예정이다. 1·2단계를 모두 한전이 수주하게 됐다. 2단계 사업은 한전과 아람코가 합작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 경영한다. 건설에는 두산에너빌리티, 금융에는 한국수출입은행, 운영에는 한전이 참여한다. 이번 자푸라 2단계 열병합발전소에는 두산에너빌리티 터빈이 공급된다. 이와 관련해 두산에너빌리티는 한전과 8370억원 규모의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한전의 사우디 전력시장 진출은 앞으로 더 확대될 예정이다. 한전은 사우디에서 자푸라 열병합 1,2단계 사업 외에 2024년 11월 총사업비 약 40억 달러(약 5조6000억원) 규모의 루마1 및 나이리야1 가스복합 발전사업에 낙찰자로 선정돼 전력판매계약을 체결했으며, 2028년 2분기 종합준공 및 상업운전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전은 2009년 라빅 중유화력 사업(1200㎿)을 시작으로 2022년 자푸라 열병합 1단계 사업, 2024년 사다위 태양광 사업(2천㎿), 루마1 및 나이리야1 가스복합 사업(3천780㎿), 2025년 다와드미 풍력사업(1천500㎿) 등을 연이어 수주하며 사우디 전력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 왔다. 한편 한전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2개국에서 37.3GW 규모의 30개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화력발전은 23.1GW(10개국 16개 사업), 원자력발전은 5.6GW(UAE 원전), 신재생에너지발전은 8.6GW(7개국 10개 사업)이다. 한전은 해외사업 진출에서 국내 건설사, 기자재 제작업체, 발전소 정비 및 운영서비스 수행업체, 국내 금융기관 등과 동반진출함으로써 1995년부터 2024년까지 약 35조원의 수출효과를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E칼럼] 이란 전쟁과 에너지 실용주의

최근 영국 집권 노동당은 제3국에서 정제한 러시아 석유 수입을 허가하는 '일시적' 제재 면제 정책을 발표하면서 북해 신규 석유와 가스채굴을 반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케미 바데노크 당대표를 비롯한 보수당은 자국 탄화수소 채굴 대신 러시아산 수입을 위해 제재를 해제한 노동당의 행동을 미친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했고 보수당 집권 당시 에너지부 장관이었던 클레어 큐티뉴는 이 조치가 탄소배출을 오히려 증가시키며 외국 에너지 의존도를 더 심화시키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란 전쟁은 호르무즈 봉쇄로 인한 석유와 가스 차단이 전 세계에 어떤 충격을 주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상황을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기회로 삼자고 말하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은 프로젝트를 오히려 포기하고 있다. 토탈에너지는 5월 초 무려 80억 유로를 제시하며 낙찰받은 독일 해상풍력 프로젝트에서 철수할 뜻을 내비쳤다. 7.5기가와트 규모의 이 프로젝트가 무산되면 독일 에너지 전환 성공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BP 역시 JERA와 조인트벤처로 참여한 프로젝트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올해 초만 해도 JERA는 규모의 경제로 풍력기업과 협상력을 향상시켜 일본에서도 해상풍력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일본 내 해상풍력은 이미 정부 주관공모 입찰 1호였던 미쓰비시부터 철수한 상황이다. 이번 전쟁은 단순한 석유와 천연가스 공급 차질을 넘어서 IEA 파티 비롤 사무총장 말처럼 '역사상 최대 에너지 위기'로 진행 중이다. 중동 위기는 디젤과 제트유의 위기이자 비료 부족으로 인한 식량 위기, 헬륨과 나프타 부족으로 인한 주요 산업과 일상생활의 위기로 확산되고 있다. 이제 여름이 오면 태양과 바람이 없는 시기 전력공급이 타이트해지면서 본격적인 에너지 부족 여파가 전 세계를 강타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이를 극복할 준비가 되어 있을까. 이란 전쟁 이전 에너지 위기를 겪었던 세계는 지금은 희미해진 넷제로와 ESG 대신 '실용주의'란 단어를 꺼냈었다. 에너지 수요급증에 따른 현실적 접근을 뜻하는 이 개념은 탈석탄과 ESG 기치를 내걸었던 블랙록이 화석연료 투자를 재개하면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란 전쟁 이후 에너지와 분자 부족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은 자신들의 에너지 정책이 어떤 것이건 간에 에너지 실용주의 노선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미국과 독일은 물론이고 중국, 인도, 일본까지 석탄발전 전력 생산이 급증하고 있으며 넷제로를 공약으로 정권을 차지했던 영국 노동당 역시 현실적인 에너지 부족을 러시아 탄화수소로 메꾸기 위한 실용주의 노선을 견지하고 있다. 탈원전과 탈석탄 공약으로 정권을 잡은 이재명 정부 역시 탈원전 노선을 버렸고 이란 전쟁 이후 일부 석탄발전을 '안보 전원'으로 지정해 계속 가동 의지를 천명했다. 또한 한일 정상회담에서 원유, LNG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점도 에너지 실용주의 면모를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란 전쟁 이후 세계 각국의 에너지 안보정책 마지막 열쇠는 국내 에너지 생산이 될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쟁자금을 지원하는 러시아 화석연료 수입 대신 북해 석유와 가스채굴이 배출량 감소를 4배 줄이고 40%에 해당하는 영국 내 석유와 가스 생산을 늘려 에너지 자립을 강화하며, 20만 명에 달하는 북해 유전 일자리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역설했다. 1960년대 이후 4천억 파운드의 생산세를 납부한 이곳의 160억 파운드로 예상되는 추가 세수는 노동당의 청정에너지 전환 투자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한국 역시 이란 전쟁 이후 중동 의존도를 줄이고 배출량 감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내 석유와 가스 생산의 실용적 접근을 모색할 시기가 왔다. ADNOC CEO는 올해는 물론이고 2027년 1분기까지 호르무즈의 정상적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공급부족에 에너지 다변화만으론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다. 영국은 러시아 제재를 일시적이라 말했지만, 법적 면제조치는 무기한이다. G7의 탈석탄 선언은 자국 에너지 안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지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 서구의 실용주의는 이미 작동하고 있다.

[에너지 지정학] “트럼프 이후 세계질서 대전환”…한일 전문가들 “한미일 협력 더 중요해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주도의 자유주의 국제질서가 흔들리면서 동북아 안보·경제 지형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한일 양국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과 북핵 위협,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와세다대학교 일미연구소는 최근 일본 도쿄 와세다캠퍼스에서 '동북아 정세와 한반도의 미래'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을 비롯해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 손인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부원장, 김병연 서울대학교 석좌교수, 김형진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객원연구원(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전 EU대사) 아라키 후미히로 안전보장간담회 연구위원, 쿠보유이치TBS TV「報道1930」PD 등 한일 양국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개회사를 맡은 겜마 마사히코 와세다대 국제부문 총괄이사 겸 일미연구소장은 “영토주권 존중, 자유무역, 민주주의라는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핵심 가치는 여전히 국제사회 다수 국가들이 공유하고 있지만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행보가 기존 질서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의 협력을 외교·안보의 축으로 삼아온 한국과 일본은 트럼프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속에서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며 “에너지와 광물자원을 중동, 중국, 러시아에 의존하는 양국은 미국과의 공조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복합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북아의 지속가능한 안정과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 세대 간 교류와 상호 신뢰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회사에 이어 윤영관 전 장관의 기조강연과 1부 주제발표 및 김병연 서울대학교 석좌교수가 사회를 맡은 토론이 진행됐다. 윤영관 전 장관은 현재 국제질서를 “대격변과 혼돈의 시대"로 규정했다. 윤 전 장관은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미국은 80년 동안 유지해온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리더십을 사실상 포기하고 미국 우선주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영토주권과 자유무역, 민주주의라는 전후 국제질서의 핵심 가치들이 동시에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국제질서가 △트럼프 이전 체제로의 회귀 △미중 신냉전 체제 △강대국 중심의 세력권 질서 등 여러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어느 경우든 국제사회의 불확실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분야에서는 미국 중심 통상질서의 변화가 주요 화두로 제기됐다.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 교수는 미국이 더 이상 세계 경제의 안정성을 제공하는 '공공재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재편, 경제안보 강화가 기존 통상질서를 흔들고 있으며 동아시아 국가들이 이에 대응할 새로운 협력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 분야에서는 중국의 군사력 증강과 북러 협력 심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가 동북아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다. 아라키 후미히로 연구위원은 “중국과 북한, 러시아를 둘러싼 위협 인식은 한일 양국이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한일 및 한미일 안보협력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최근 중동 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 북핵 문제를 별개의 사안으로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김형진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객원연구원은 외교 무대를 '바둑판'에 비유하며 “중동 전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경쟁, 북핵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중동 정세 변화가 북한의 핵전략과 북미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안보 환경 변화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손인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 부원장은 AI 기반 다영역 전투(Multi-Domain Warfare)와 첨단 군사기술의 발전이 향후 국제안보 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탈석유와 경제의 전력화, 글로벌 에너지·물류 경로 재편이 향후 지정학 질서를 결정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2부 라운드테이블 토론에서는 미국 외교안보 정책 변화가 동북아에 미칠 영향과 한일 협력의 필요성이 집중 논의됐다. 쿠보 유이치 TBS 해설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라며 미국 사회 내부의 정치·경제적 변화가 현재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를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미중 관계 역시 전면 충돌보다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경쟁하는 '관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해 “비핵화 목표가 핵관리 체제로 대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상황에서 향후 미국이 북한 핵문제를 한국이나 일본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쿠보 해설위원은 “한국과 일본은 미국의 확장억제 혜택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미국 정책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국가"라며 “양국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동북아의 안정축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의 핵보유를 사실상 인정하는 방향으로 미국 정책이 변질되지 않도록 한일 양국이 공동의 레드라인을 워싱턴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들은 미국의 대외정책 변화가 동맹국들에 새로운 부담을 안기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한미일 협력의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거래 중심 외교와 미중 전략경쟁 심화, 북한 핵위협 지속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한국과 일본이 안보뿐 아니라 경제안보, 공급망, 첨단기술, 에너지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참석자는 “국제질서가 흔들릴수록 중견국들의 연대와 협력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한미일 협력은 특정 정권의 선택이 아니라 동북아 안정과 번영을 위한 구조적 과제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를 총괄 기획한 이애리아 와세다대 교수는 “이번 심포지엄은 국제질서 재편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외교·안보는 물론 경제, 에너지, 기술 경쟁의 관점까지 아우르며 논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한일 양국 전문가들이 공동의 도전과제를 확인하고 협력의 필요성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도 와세다대 일미연구소를 중심으로 한미일 협력과 동북아 안정에 관한 학술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송재호 도시가스협회장 “지금 방식으론 생존 불가”…업계 과감한 혁신 촉구

최근 정부의 탄소중립 및 에너지전환 정책이 본격화되고 전기화 추세가 빨라지면서 도시가스 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도시가스협회가 '미래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장기적인 생존 전략 마련에 나섰다. 올해 세번째 연임을 하게 된 송재호 한국도시가스협회장(경동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도시가스 산업이 직면한 한계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방향, LNG 직도입 및 기후부의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도시가스 산업이 처한 환경이 결코 우호적이지 않음을 인정했다. 그는 “도시가스 산업은 요금 결정권도, 원료 선택권도 없는 강한 규제 속에 묶여 있어 사업 영역을 확대하거나 환경 변화에 자유롭게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털어놨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출범한 조직이 바로 외부 전문가 중심의 '미래혁신위원회'다. 현재 미래비전, 미래경쟁력, 미래시스템, 사회공헌 등 4개 전문위원회로 개편되어 운영 중이다. 송 회장은 “당장 실행하기는 어렵더라도 도시가스 산업 구조 변화나 연료조달 방식 변화 등 민감한 미래 시나리오를 미리 검토하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방식만 고수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업계가 미래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를 미리 준비해 두는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동안 미래혁신위의 연구 결과가 외부에 잘 공유되지 않아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내년 중에는 그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정부, 국회, 언론, 회원사가 참여하는 포럼을 개최해 도시가스의 미래 지향적 역할에 대한 정책 토론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LNG 직도입 확대, “공정한 게임의 룰 지켜져야" 최근 산업용 LNG 직도입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해외법인을 활용한 도입 사례가 늘어나는 등 도시가스 공급체계 왜곡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 송 회장은 “국가 수급체계 보완이나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LNG 직도입의 순기능과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하며 민간기업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법 취지와 다르게 운영되거나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가 없는지 '공정한 게임의 룰'이 엄격하게 지켜지는가가 핵심"이라고 짚었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 등에서 신설 수요를 위한 직도입이 기존 도시가스 수요를 잠식하는 사례가 제기되고 있으나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지적하며, “시장 교란 행위를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이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어 정부도 고민이 깊은 것으로 안다.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산업부와 지속 협의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가스산업 구조개편 관점에서 도시가스사 역시 재판매가 아닌 자사 고객 공급 용도로 해외에서 직접 원료를 조달하는 '원료조달 선택권' 등 다양한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트펌프 공세엔 '가스 하이브리드'로 상호보완 기후부 등에서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공기열 히트펌프' 보급에 따른 타격 우려에 대해서는 '대립'이 아닌 '상호보완' 전략을 제시했다. 송 회장은 연소 중심 난방에서 전기화로 가는 세계적 추세를 인정하면서도, “전기화는 계통 안정화와 국민 편익, 사회적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히트펌프는 혹한기에 성적계수(COP)가 1 이하로 떨어져 추가적인 가스 난방이 필요하다"며 “일반 계절에는 히트펌프를 쓰고, 한파나 전력피크 시에는 가스 열원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이 탄소 감축과 전력계통 안정을 동시에 확보하는 현실적 대안이며 유럽에서도 추진 중인 모델"이라고 설명했다. 안전관리와 세제 개선 등 업계 내실을 다지기 위한 구체적인 구상도 밝혔다. 협회는 미래시스템위원회를 통해 34개 회원사의 상이한 안전관리 역량을 상향 평준화하기 위한 '빅데이터 기반 안전관리시스템 표준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송 회장은 “사물인터넷(IoT) 기법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과학적인 안전관리 체계가 확립된다면, 안전 수준에 따라 정밀안전진단 주기(현재 5년 획일화)를 등급별(A등급 7년, D등급 3년 등)로 차등화하는 합리적인 규제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LNG에 가해지는 과도한 세제 혜택 불균형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송 회장은 “LPG는 서민연료라는 명목으로 개별소비세 인하 및 수입부과금 면제 혜택을 받고 있으나, 현재 LPG의 60%는 산업용으로 소비되고 있다"며 “반면 LNG는 LPG 대비 3배 높은 개별소비세를 부담하고 있어, 이러한 세제의 역진성은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칩은 넘치는데 켤 전기가 없다”…AI 3대 강국 발목 잡는 ‘전력 인프라’[이슈]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핵심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AI를 통해 제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2030년 산업 AI 활용률 60%, 제조업 세계 1위, 피지컬 AI 세계 1위 등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AI 산업 육성을 위한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은 대규모 GPU 확보와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AI 업계와 전력업계에서는 정작 AI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는 GPU가 아니라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라는 지적이 나온다. AI 모델을 개발하는 시대를 넘어 AI를 실제 산업과 서비스에 적용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인프라 가운데 가장 빠르게 진척되는 분야는 GPU 확보다. 정부와 엔비디아는 총 26만장 규모의 GPU 공급 체계를 구축했으며 이 가운데 약 1만3000장의 초도 물량이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중 1만장 규모를 대학과 연구기관, AI 스타트업 등에 우선 공급해 활용을 시작했다. 향후 전체 물량이 계획대로 도입될 경우 국내 GPU 보유 규모는 약 30만장 수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GPU 확보 속도만 놓고 보면 AI 3대 강국 목표 달성을 위한 기반이 빠르게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다. GPU는 확보해도 이를 설치하고 운영할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면 활용할 수 없다. 데이터센터를 확보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AI 산업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한 AI 업계 관계자는 “GPU는 돈을 주고 구매할 수 있지만 전력망과 발전설비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AI 경쟁의 병목이 칩에서 전기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 데이터센터는 사실상 새로운 산업 인프라로 떠오르고 있다. 최신 AI 데이터센터는 수백MW에서 많게는 GW급 전력을 24시간 소비한다. 업계에서는 “중형 발전소 하나를 전용으로 운영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한국전력에 접수된 데이터센터 전기사용 신청 용량은 2023년 906MW에서 2027년 7343MW로 8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연구기관은 2029년까지 데이터센터 계약전력 수요가 약 5만MW 규모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는 2022년 국내 최대전력 수요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물론 신청 물량에는 실제 착공되지 않을 사업과 중복 신청도 포함돼 있어 단순 비교는 어렵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 속도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제는 공급 계획이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2038년 기준 데이터센터 추가 수요를 4.4GW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AI 산업 성장 속도를 고려할 때 현재 계획이 충분한지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전력업계 관계자는 “신청 물량이 모두 현실화되지는 않겠지만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정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고 있다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울산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는 국내 AI 산업의 상징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SK그룹과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알려졌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전력 공급이 사업 추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도 LNG 발전 직접구매계약(PPA) 특례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졌다. 데이터센터 업계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를 위해 LNG 활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최종 법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공동 TF를 출범시켰지만 업계에서는 여전히 전력 공급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산업 발전과 기업 유치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을 한 것도 이런 고민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AI 산업 확대와 탄소중립, 전력 공급 문제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가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세계 주요국은 이미 전력 확보 경쟁에 돌입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원전 재가동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구글과 아마존은 소형모듈원전(SMR) 투자에 나서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AI와 데이터센터 확산이 향후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종민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AI 3대 강국의 성패는 GPU 숫자가 아니라 이를 실제로 가동할 데이터센터와 전력망이 얼마나 빠르게 구축되느냐에 달려 있다"며 “지금은 칩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전기를 확보하는 단계로 경쟁의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AI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단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유연성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발전비용이 낮은 재생에너지 중심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역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충분한 보급이 어려운 만큼 현실적인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국수소연합, 캐나다와 수소 공급망·기술 협력 강화

국내 수소업계가 캐나다와 수소산업에 협력 확대에 나섰다. 한국수소연합은 1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에서 캐나다수소협회와 함께 '제1회 한국-캐나다 수소 협력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포럼에는 양국 수소산업 관련 기관과 기업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해 정책과 산업 현황을 공유하고 기술협력 및 비즈니스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재홍 한국수소연합 회장과 마이케 알트하우스 캐나다수소협회 부회장은 축사를 통해 양국 간 수소산업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진 기업 발표 세션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코오롱인더스트리, 한화와 캐나다 기업 HTEC, Next Hydrogen, Cipher Neutron, Hydrocool Systems 등이 참여해 수소사업 현황과 기술 동향을 소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상용차와 연료전지 시스템 중심의 글로벌 수소 모빌리티 사업 확대 전략을 발표했고,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수소연료전지 핵심 소재와 저장·운송 부품 기술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한화는 청정수소·암모니아 기반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글로벌 프로젝트 협력 방안을 설명했다. 캐나다 기업들은 수소충전소 구축과 수전해 기반 청정수소 생산 기술, 수소 냉각 솔루션 등을 소개하며 향후 협력 가능 분야를 제시했다. 참석 기업들은 기술 교류와 사업 규모화(scale-up)를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이날 토론토에서는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문신학 산업통상부 차관 등이 참석한 '한국-캐나다 첨단산업협력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BRT)'도 함께 열렸다. 행사에서는 수소를 포함해 방산·우주 분야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수소산업 협력이 생산·인프라·기술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정부와 업계에서 전방위적으로 국제 협력 체계 구축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올여름 엘니뇨 가능성 80%…세계 이상기후·식량시장 ‘비상’

올여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이 80%까지 올라가면서 전 세계 이상기후와 식량·에너지 시장 변동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폭염과 폭우, 가뭄 등 기후 이상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세계기상기구(WMO)가 2일 발표한 '엘니뇨·라니냐 전망'에 따르면 여름철(6~8월) 엘니뇨 발생 확률은 80%, 가을철(9~11월)은 90%로 예측됐다. 반면 중립 상태 확률은 각각 20%, 10%로 분석됐으며, 라니냐 재발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열대 태평양 해수면 온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1주일(5월 24~30일) 평균 엘니뇨 감시구역(니뇨3.4)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1.0도 높은 상태다. 적도 동태평양 수심 50~250m 구간 수온 역시 평년보다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엘니뇨 발달 과정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평가된다. 대기 흐름 역시 엘니뇨 발달 조건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적도 태평양에서는 대류 활동이 활발해졌고, 상공 약 1.5㎞ 부근에서는 서풍 편차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은 “대기·해양 상태와 예측모델 분석 결과, 여름철 동안 엘니뇨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적도 인근 동태평양 해수온도가 평년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해수면 온도 편차가 0.5도 이상 높은 상태가 5개월 이상 지속되면 엘니뇨로 판단한다. 통상 1.5도 이상이면 '슈퍼 엘니뇨'로 분류된다. 엘니뇨와 함께 전 세계 기온 상승 흐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WMO와 영국 기상청(Met Office)은 지난달 28일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5년간 전 세계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 수준을 유지하거나 이에 근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6~2030년 전 세계 지표면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대비 1.3~1.9도 높을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26~2030년 사이 2024년을 넘어 역대 가장 더운 해가 나타날 가능성은 86%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WMO는 2026~2030년 중 적어도 한 해의 평균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을 91%로 전망했다. 5년 평균 기온 자체가 1.5도를 넘어설 가능성도 75%로 제시됐다. 또 중앙 열대 태평양의 5년 예측 평균 온도는 2027년과 2028년 엘니뇨 발생 가능성을 높 분석했다. 보고서 공동 저자인 레온 헤르만슨 박사는 “올해 말 엘니뇨가 예측되고 있어 그다음 해인 2027년이 최고 기온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엘니뇨는 전 세계 기후 시스템을 흔드는 대표적 기후변동 요인으로 꼽힌다. 평소 동남아와 호주 쪽에 집중되던 따뜻한 해수와 비구름이 태평양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에는 가뭄, 다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식이다. 엘니뇨는 전 세계 기후 시스템을 흔드는 대표적 기후변동 요인으로 꼽힌다. 평소 동남아와 호주 쪽에 집중되던 따뜻한 해수와 비구름이 태평양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일부 지역에는 가뭄, 다른 지역에는 폭우와 홍수가 발생하는 식이다. 실제 엘니뇨가 발생하면 동남아·호주 지역은 가뭄과 산불 위험이 커지고, 남미 일부 지역은 폭우 피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 과정에서 쌀·밀·옥수수·대두 등 주요 곡물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 식량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도 농축산물 수급과 물가 불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지난 1일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주요 농축산물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점검했다. 농식품부는 기상청이 올여름 평년보다 높은 기온과 폭염·열대야 증가를 전망한 데다 엘니뇨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여름철 농축산물 수급 불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4월부터 30도 육박…“올봄 기온 역대 두 번째”

올해 봄철 전국 평균기온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이른 더위가 두드러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3℃(도)로 평년보다 1.4도 높았다. 이는 1973년 기상관측망 전국 확충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역대 가장 더웠던 봄은 2023년(13.5도)이었으며, 최근 10년 가운데 7개 연도가 역대 봄철 기온 상위 10위 안에 포함됐다. 월별로는 3월 평균기온이 7.4도, 4월은 13.8도, 5월은 18.6도로 모두 평년을 웃돌았다. 특히 5월 평균기온은 역대 가장 높았다. 기상청은 봄철 내내 대체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졌으며, 3월 하순과 4월 중순, 5월 중순에 이상고온이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4월 19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9.4도까지 오르며 4월 중순 기준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이어 5월 17∼18일에는 대구 34.7도, 밀양 35.1도, 안동 33.0도 등을 기록하며 전국 곳곳에서 이른 더위가 나타났다. 원주·충주·광주 등 22개 지점에서는 5월 중순 일최고기온 극값도 새로 쓰였다. 5월 중순에는 경상권 일부 지역에서 일최고기온이 33도를 넘어서며 관측 이래 가장 이른 폭염이 발생했다. 구미와 거창, 안동, 영천 등에서는 역대 가장 빠른 폭염 기록이 나왔다. 올해 5월 전국 폭염일수는 평균 0.5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기상청은 북대서양 진동과 중위도 대기 파동 강화, 상층 고기압 발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고온 현상이 강화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5월에는 시베리아 부근 기압능과 북극권 블로킹 현상이 겹치며 우리나라 상공의 고기압성 순환이 강하게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바다 수온도 평년보다 높았다. 올해 봄철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14.0도로 최근 10년 중 두 번째로 높았고, 지난해보다 1.6도 상승했다. 동해 해수면 온도는 지난해보다 2.4도 높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올해 봄은 4월 중순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고 5월에는 일부 지역에서 가장 이른 폭염이 발생하는 등 기온 상승 추세를 체감할 수 있었다"며 “이상기후 현상을 면밀히 감시하고, 방재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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