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안정을 위해 요금 인상을 자제해 왔던 LPG업계가 최근 국제가격의 급등을 반영해 6월 요금을 일부 인상했다. 최근 중동 사태로 원유,LNG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로 북미에서 수입하는 LPG는 에너지 및 석유화학 시장 안정화에 큰 도움을 주고 있어 이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2일 가스시장에 따르면 LPG 수입사인 E1과 SK가스는 6월 LPG 판매가격(부가세 포함)을 kg당 30원씩 올렸다. E1은 프로판의 가정·상업용과 산업용 가격을 전달보다 kg당 30원 오른 각각 1433.17원, 1439.77원으로 책정했다. 부탄 가격도 kg당 30원 오른 1738.05원(1015.02원/ℓ)으로 책정했다. SK가스도 6월 판매가격을 전달보다 kg당 30원 오른 프로판 1435.73원, 부탄 1740.05원(리터당 1016.19원)으로 책정했다. E1은 “정부의 물가 안정 정책에 호응하고 소비자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해 남아 있는 요인의 일부만 반영해 kg당 30원 인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제 LPG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아시아 가격의 기준이 되는 사우디 아람코의 프로판 판매가격은 올해 1월 톤당 480달러대에서 7월물 660달러로 약 36% 올랐다. 이에 비해 국내 LPG 가격은 자동차용 부탄의 경우 1월 리터당 998원에서 6월 1일 현재 1091원으로 9.3% 오름세에 그쳤다. 이번 30원 인상을 반영해도 오름세는 12.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동 사태로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큰 문제 없이 에너지 가격이 관리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 등 물가안정 대책 영향이 크지만, 자발적으로 가격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 LPG업계의 노력도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휘발유 가격은 전쟁 직전인 2월 28일 리터당 1693원에서 현재 2011원으로 약 18.8% 인상됐고, 같은 기간 경유 가격은 1598원에서 2005원으로 25.6% 인상됐다. LPG 가격보다 상승폭이 높다. 휘발유와 경유를 판매하는 정유사는 정부로부터 원가 보상을 받지만, LPG업계는 정부 보상 없이 스스로 가격 상승을 자제하고 있다. LPG 수입도 중동 사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 2025년 국내 LPG 수입량 800만톤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안쪽 나라로부터 수입은 66만톤(사우디 61만톤, 쿠웨이트 5만톤)으로 8.1%에 그친다. 대부분은 미국(707만톤), 캐나다(26만톤) 등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다. LPG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수급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SK가스의 자회사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을 개질해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PDH(Propane De-Hydrogenation) 울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60만톤이다. 국내 나프타 수급은 절반가량이 중동에서 수입되고 있는데, 이번 전쟁으로 수입이 중단되면서 초반에 큰 혼란이 빚어졌다. 하지만 SK어드밴스드의 프로필렌 공급으로 현재 수급은 정상적인 상태이다. 또한 PDH 공정에서는 부생수소가 발생해 수소차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LPG가 에너지 및 화학 산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부는 LPG 시장을 점차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탄소중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183만대 LPG차 시장과 1970여개의 충전소 시장은 퇴출 공포에 떠는 신세가 됐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100년 역사에 가까운 에너지 시장의 교훈은 절대 특정 에너지만을 고집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그것은 탄소중립 시대에도 마찬가지"라며 “에너지 및 석유화학 위기 완화에 기여하고 있는 LPG산업에 대한 대우와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