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母子 관계라도 계산은 명확하게”…김회천 한수원 사장 첫 과제는 ‘UAE 정산금’

[이슈] “母子 관계라도 계산은 명확하게”…김회천 한수원 사장 첫 과제는 ‘UAE 정산금’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분쟁이 국제중재소에서 국내중재소로 무대를 옮겼다. 하지만 갈등의 본질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최근 취임한 한전 출신의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양측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진행 중이던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분쟁을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국내 중재로 전환..

OCI홀딩스, 국제금융공사서 1억2500만달러 투자 유치

OCI홀딩스가 국제금융공사로부터 1억 2500만달러(약 1900억원)을 유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자 유치 소식과 함께 OCI홀딩스 주가도 올랐다. OCI홀딩스는 최근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테라서스가 국제금융공사(IFC)로부터 반도체 합작법인 OTSM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유치했다고 30일 밝혔다. 자금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 및 운영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OTSM이 생산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은 친환경 수력발전 기반의 친환경 전력으로 제조된다. 내년 준공 및 시운전을 마친 후 오는 2029년부터 연간 8000톤 규모로 상업 생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OCI홀딩스는 태양광용 폴리실리콘과 함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으로 사업을 넓혀가고 있다. 이같은 소식에 OCI홀딩스 주식은 이날 19만300원으로 전일 대비 1만1500원(6.43%) 올랐다.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상승하면서 대안인 태양광 관련주가 오르고 있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금 조정 속 산업금속 강세…알루미늄·구리 30%↑ 자금 이동 신호

금 가격이 조정을 받는 사이 비철금속 시장은 이미 상승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루미늄과 구리, 니켈 등 비철금속 가격이 30% 이상 오르며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광해광업공단 등에 따르면 알루미늄 현물가격은 지난해 4월 톤당 2355.5달러에서 올해 3월 말 3292달러로 3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구리는 9749달러에서 1만3240달러로 35.8% 올랐고, 니켈도 33.5% 상승했다. 리튬 가격은 지난해 중반 저점을 찍은 뒤 반등해 1년 만에 두 배 수준까지 뛰었다. 반면 귀금속 시장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 가격은 지난해 3월 말 3071.6달러에서 올해 3월 4413.55달러로 43.7% 상승했지만, 올해 1월 중순 5405달러 고점 이후 18%가량 하락하며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은 가격은 변동성이 더욱 컸다. 은은 지난해 하반기 급등하며 올해 1월 118.4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3월 말 67.8달러로 42.8% 급락했다. 단기간 급등 이후 빠르게 조정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귀금속 전반의 투자 매력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비철금속 시장은 향후 유망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자재 가격은 통상 유동성 확대 국면에서 '귀금속→비철금속→에너지→농산물' 순으로 시차를 두고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비철금속 강세는 공급과 수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구리는 광산 생산 차질과 신규 투자 부족으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태고, 니켈과 알루미늄 역시 주요 생산국의 공급 조절과 에너지 비용 영향으로 생산 여건이 제한돼 있다. 이 같은 강세는 공급과 수요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구리는 광산 생산 차질과 투자 부족 우려로 공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며, 니켈과 알루미늄 역시 주요 생산국 정책과 비용 변수 영향으로 공급 측 제약이 거론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 확대, 전력망 투자 증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 등이 비철금속 소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인프라 투자 수요는 구리 등 주요 산업금속 가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에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정학적 변수로 에너지 가격이 먼저 급등했지만, 상황이 완화될 경우 비철금속 중심의 장세가 전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사이클 역시 비철금속 상승 기대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내년 7월까지 비철금속 상승 랠리가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전쟁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달리 영토 확보 목적이 아닌 만큼, 이해관계가 맞으면 단기간 내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며 “단기전 시나리오가 유효하다면 다음 상승할 원자재는 비철금속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상반기 해상풍력 입찰 1800MW…상한가 인하 업계 부담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발전 전력 판매를 위한 경쟁입찰이 시작된다. 입찰 상한가는 정부의 단가 하락 목표에 따라 지속 하락하고 있으나, 업계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인허가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해소해 달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올해 상반기 해상풍력 고정가격경쟁입찰을 총 설비용량 1800메가와트(MW) 규모로 공고했다. 이는 원전 약 1.8기 규모에 해당한다. 1800MW 중 고정식 해상풍력은 1400MW, 먼 바다에 띄워서 발전하는 부유식은 400MW이다. 입찰 상한가격은 고정식 kWh당 171.2원, 부유식은 175.1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02%, 0.83% 낮아졌다. 상한가는 전력도매가격(SMP)과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의 합으로 구성된다. SMP는 기준가격 kWh당 85원을 적용하 REC 가격은 86원이다. 해상풍력은 REC에 최소 2배 가중치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REC 가격은 172원 수준까지 올라가며, 실제 발전단가는 SMP 85원을 포함해 최대 257원 수준까지 형성될 수 있다. 기후부는 발전단가를 2030년까지 kWh당 250원, 2035년에는 15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상한가를 점차적으로 낮추고 사업자간 경쟁을 유도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입찰을 공고하며 “전 세계 해상풍력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자본비용(CAPEX) 등 시장 여건과 기술 발전 추세, 사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설정했다"며 “이번 입찰을 해상풍력 보급 확대와 함께 계약단가를 단계적으로 낮춰가는 출발점으로 보고 앞으로도 경쟁 촉진, 기술혁신, 공급망 확충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 나갈 방침"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근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유가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금리 인상 압박이 겹친 상황에서 상한가 하락이 부담이라는 반응이다. 정부의 발전단가 하락 정책 기조에는 공감하더라도 인허가 단축 등 비용 부담의 완화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 해상풍력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제 정세 혼란으로 금리 인상 압박 속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인허가 과정의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이번 입찰에서 사업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입찰 참여 희망 10개 사업을 대상으로 군 작전성 협의 절차를 사전에 진행했다고 밝혔다. 군 작전성 협의를 진행하지 않은 사업이 낙찰될 경우에는 군 작전성 협의를 우선 진행한 후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후기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며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임을 알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풍력산업協 신임 회장에 김강학 명운산업개발 회장 취임

풍력 업계에 새바람이 불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에 김강학 명운산업개발 회장이 취임하고 유니슨은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풍력산업협회 제8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김 회장이 이끄는 명운산업개발은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시공 중인 낙월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월해상풍력은 설비용량 총 364.8메가와트(MW)로, 공정률 73%를 달성해 올해 준공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이 준공되면 국내 최대 해상풍력발전사업이 된다. 김 회장은 취임사에서 “현재 중동 사태로 인해 에너지 안보와 국산 에너지인 풍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개발사와 국내 제조사 등 풍력산업 업계가 힘을 합쳐 글로벌 풍력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유니슨은 김병주·권정민 사장을 공동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김병주 공동대표는 경영 전반을, 권정민 공동대표는 영업 부문을 각각 맡는다. 두 대표는 모두 명운산업개발에서 풍력사업 개발 경험을 쌓아왔다. 김 대표는 명운산업개발 사장을 역임했으며, 권 대표는 GE 신재생에너지 사업부 상무와 명운산업개발 이사를 지냈다. 김 대표는 “유니슨 공동대표이사를 맡게 된 만큼 풍력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며 “터빈 제조 역량을 기반으로 개발부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사업 수행 역량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기후에너지단상] 에너지 대책, 최악 시나리오 대비해야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갈등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협상 중이라는 관측과 함께, 미국이 이란에 지상작전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온다.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비교적 태평한 분위기다. 중동 위기로 수급 차질 우려가 커진 에너지원은 석유와 가스다. 석유가 특히 더 취약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원유의 약 70%, 가스는 20%를 중동에서 들여온다. 석유는 전기 생산에는 전체의 1%도 쓰이지 않으며 산업과 수송 부문에서 주로 소비된다. 개인은 주로 차량 연료로 사용한다. 가스는 열 공급에 쓰이며 일부 전기 생산에도 활용되지만, 전기는 석탄·재생에너지·원자력 등 여러 발전원으로도 생산된다. 봄철로 접어들면서 개인 기준 난방 수요는 샤워용 온수를 제외하면 크지 않다. 결국 중동 위기 상황에서 개인이 줄일 수 있는 에너지는 차량 운행에 좌우된다. 그러나 정부는 물가 안정을 고려해 석유 가격을 통제하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6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하루 앞두고 서울 지역 주유소 6곳과 수도권 4곳을 둘러봤다. 주유소에 차량이 몰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장은 비교적 차분했다. 일부 저렴한 주유소에는 차량이 몰렸지만 대란이라고 볼 수준은 아니었다. 정부의 최고가격제는 에너지 소비를 억제하기보다 물가를 낮추기 위한 제도다.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 수요를 억제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시장 원리를 거스르고 수요를 유지하게 한다. 그러니 국민들에게 에너지 위기 심각성을 덜 느끼게 한다. 이는 오히려 에너지 안보 위험을 키울 수 있다. 중동 위기가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에도 곧 영향을 주기 시작할 것이다. SMP가 상한제 발동 조건에 근접할 경우 물가 안정을 이유로 전력가격에도 상한제가 도입될 수 있다. 가장 확실한 에너지 절약 방법은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일상이 있는 국민에게 그렇게 애기할 수는 없다. 정부는 대신 차량5부제와 에너지절약 국민행동 12가지를 제시했다. 가격 통제를 유지하는 대신 국민에게 자발적 참여를 요청했다. 에너지 위기 단계를 2단계인 주의에서 3단계인 경계 단계로 격상하게 되면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토할 계획이므로 민간 차량 5부제 의무화를 실제로 할지는 미지수다. 좀 더 정책이 과감해질 필요가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전쟁이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경우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평균 179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달 두바이유가 평균 130달러대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하면 4~6월 평균 170달러 수준의 고유가를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고가격제를 유지한 채 대중교통 이용을 늘리려면 이용 유인을 강화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초고유가 시대에 국민이 대중교통을 보다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조성하자는 것"이라며 출퇴근 시간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를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지난 29일 SNS를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다수 국민에 대한 직접 지원을 대폭 확대하자"며 출퇴근 시간 대중교통 한시 무료화 방안을 제안했다. 정치인들의 말로 끝날 일이 아니라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에너지 수요를 억제할 실제 정책으로 이어져야 할 때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 “母子 관계라도 계산은 명확하게”…김회천 한수원 사장 첫 과제는 ‘UAE 정산금’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공사비 분쟁이 국제중재소에서 국내중재소로 무대를 옮겼다. 하지만 갈등의 본질은 해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최근 취임한 한전 출신의 김회천 한수원 사장이 양측 갈등을 조정해야 하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한수원은 최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서 진행 중이던 약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규모 분쟁을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국내 중재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한수원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양측이 수용 가능한 합의 방안을 모색하면서 절차를 원만하게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소송 비용 절감과 기간 단축, 기술 유출 방지 등을 이유로 국내 중재 전환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이를 두고 갈등을 해결하기보다 일단 덮어두기 방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어릴 때 형제가 싸움을 하면 부모는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기 보다는 '조용히 하라'며 일단 사태를 진정시키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며 “시비를 가리는 대신 문제를 봉합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 자문위원, 산업부 전력정책심의위원, 36대 한국원자력학회 회장 등을 지낸 업계 사정을 잘 아는 원전 전문가이다. 이번 분쟁은 UAE 바라카 원전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 지연과 비용 증가가 발단이다. 한전 컨소시엄은 2009년 바라카 원전 건설을 약 22조6000억원에 수주했다. 한전이 주계약자이고 한수원이 건설 과정에서 운영 등의 업무를 맡았다. 총 4기로 구성된 바라카 원전은 2021년 1호기부터 2024년 9월 4호기까지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공사가 길어지고, 자재비 및 인건비 등이 오르면서 한수원 측에 약 1조4000억원의 공사비가 늘어나면서 분쟁이 시작됐다. 한수원은 한전이 추가 공사비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한전은 UAE 측과의 정산 이후에나 지급할 수 있다며 맞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전과 한수원이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지만 엄연히 법인간 계약이기 때문에 지불할 건 지불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정 교수는 “자회사 모회사 관계를 떠나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대가를 지급하는 것이 계약의 기본 원칙"이라며 “운영지원(OSS) 계약은 UAE 계약과 별개로, 한전과 한수원 간 독립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사 지연의 원인 역시 한전 측 장비 발주 오류에서 비롯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핵심 부품(PORV) 주문 오류로 약 1년의 공기 지연이 발생했지만, 책임 조항이 계약에 명확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협상 대신 중재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이유도 있다. 한수원 입장에서는 비용을 청구하지 않으면 경영진이 배임 책임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이미 협력업체에 비용을 지급한 상태로, 이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손실이 현실화된다. 정 교수는 “아무 조치 없이 넘어가면 배임이 되기 때문에 소송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중재 신청 자체가 경영진 책임 회피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정부 역시 공공기관 자율성 문제로 인해 직접적인 소송 취하 압박이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중재 무대가 국내로 옮겨진 것을 두고 결과의 공정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국내 중재로 갈 경우 구조적으로 한전이 유리한 환경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며 “양측의 조직 특성과 영향력 차이도 변수"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김회천 신임 한수원 사장의 역할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김 사장은 한전에서 35년간 근무하고 2020년 경영부사장을 끝으로 퇴임했다. 이후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한전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사장을 맡았다. 김 사장이 배임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수용 가능한 절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 분쟁을 넘어 한국형 원전 수출 구조 전반의 문제를 드러낸 사건이라는 진단도 제기된다. 정 교수는 “한전과 한수원의 역할 분리 이후 기술·계약 역량이 분산되면서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며 “이번 문제는 향후 원전 수출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분쟁은 '조용한 봉합'과 '책임 규명'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문제로 압축된다. 정부가 단기적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경우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구조적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반대로 원칙에 기반한 책임 규명이 이뤄질 경우 단기 충돌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원전 수출 체계 정비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속 기름값 상승…휘발유·경유 동반 오름세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 중인 가운데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기준 2차 최고가격제 시행 나흘째를 맞은 상황에서 휘발유·경유·고급휘발유 가격이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정부는 이달 13일부터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해 현재 2주째 제도를 운영 중이며, 지난 27일부터는 2차 최고가격제 적용에 들어갔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3월 마지막 주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864.76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4일(1819.26원) 대비 45.5원 오른 수준으로, 일주일간 상승률은 2.5%다. 주 초반인 24~26일에는 1818~1819원대에서 큰 변동 없이 유지됐지만, 27일부터 상승세로 전환됐다. 특히 28일과 29일에는 각각 19.44원, 17.07원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됐고, 30일에도 8.9원이 추가 상승했다. 경유 가격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같은 기간 1816.0원에서 1857.9원으로 42.7원 상승해 2.3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경유 역시 24~26일에는 1815원대에서 정체됐으나 27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특히 28일부터 30일까지 3일간 상승폭이 42.1원에 달하며 주간 상승분 대부분이 이 기간에 집중됐다. 고급휘발유 가격은 24일 2110.12원에서 이날 2168.58원으로 58.46원 상승했다. 상승률은 2.77%다. 해당 기간 동안 7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으며, 28일 이후 상승폭이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 이 기사는 에너지경제신문이 한국언론진흥재단 지원으로 개발한 'AI 뉴스 어시스턴트' 시스템과 기자의 협업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데이터의 정밀성과 현장 취재를 결합해 보다 신뢰도 높은 뉴스를 제공합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신규원전 부지 공모 마감…대형 2기 ‘영덕·울주’, SMR ‘경주·기장’ 압축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부지 공모가 30일 마감되면서 후보지 경쟁 구도가 사실상 윤곽을 드러냈다. 30일 원자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까지 대형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건설할 부지 공모를 마감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대형 원전 2기 유치를 신청한 지자체는 경북 영덕과 울산 울주군이며, SMR을 유치한 지자체는 경북 경주와 부산 기장군이다. 이번 공모 결과는 기존 원전 인프라가 집중된 동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후보지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예견된 흐름이라는 평가다. 대형 원전의 경우 과거 신규 원전 부지로 거론됐던 영덕과 기존 원전 밀집 지역인 울주가 맞붙는 구도다. SMR 역시 기존 원전 입지 인프라를 갖춘 경주와 기장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다만 원전은 부지 등 제반 여건이 충분할 경우 한꺼번에 짓는 것이 경제성이나 계통성에도 효율적이라는 측면을 감안할 때 대형원전과 SMR을 따로 짓지 않고 한 곳에 몰아 지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업계에서는 송전망, 냉각수 확보, 주민 수용성 등을 고려할 때 기존 원전 지역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새울원전이 있는 울산 울주군과 고리원전이 있는 부산 기장은 기존 원전 및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즉시 건설 가능성 △운영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미 원전 운영 경험과 송전망, 숙련 인력이 갖춰져 있어 사업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논리다. 반면 과거 원전 부지로 지정됐다가 취소된 경북 영덕과 설계수명이 거의 만료된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균형발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규 원전 유치를 통해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대규모 투자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기술적 조건은 일정 수준 이상 모두 충족되는 만큼, 최종 판단은 지역 수용성과 정책적 판단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부지 선정 절차는 부지선정위원회의 평가로 이어진다. 위원회는 기술적 적합성, 계통 연계성, 환경성, 지역 수용성 등을 종합 평가해 오는 6월 30일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심사에서는 단순 입지 조건뿐 아니라 전력 수요 대응과 송전망 확충 가능성, 지역 갈등 관리 역량 등이 주요 평가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원전 건설 논의는 그동안 정책 방향보다 '부지 선정' 단계에서 가장 큰 난관을 겪어왔다. 이번 공모 역시 기술적 조건 외에도 지역 주민 수용성과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원전 정책 방향은 이미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이지만 실제 사업 추진 여부는 결국 부지 확보에 달려 있다"며 “후보지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간 유치 경쟁과 갈등도 함께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신규원전 부지 선정은 지난 2012년 천지(영덕)·대진(삼척) 원전 예정구역 지정 이후 약 14년 만이다. 박근혜 정부는 2016년 당시 경북 영덕군과 강원 삼척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밟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본격화하며 2017년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비롯해 천지·대진 건설 계획까지 모두 백지화했다. 이로 인해 2019년 삼척 예정구역이 철회됐고, 2021년 영덕 예정구역도 철회됐다. 하지만 2024년 9월 윤석열 정부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를 발표하고, 지난해 2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대형원전 2기와 SMR 실증로 1기 건설을 확정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도 신규원전 건설을 이어가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이란 전쟁 평가와 전망

이란 전쟁이 벌써 한달이 넘었다. 이 전쟁의 여파로 국제사회 안보 위기가 확산하고 전 세계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직 전쟁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오히려 미국 지상군 투입 등 확전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위기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현재 이란 전쟁과 관련해 국내나 국제사회에 너무나 많은 루머와 논란, 잘못된 예측과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이번 전쟁이 발생한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정리해야 할 시간이다. 현재 가장 큰 논란은 과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이 명분이 있냐는 것이다. 충분히 있다. 1979년 과격 시야파 무슬림이 종교 혁명을 일으켜 이슬람 신정국가를 건설한 후 이란은 세계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꾸준히 전쟁 위기를 조성하고 무력을 사용한 갈등을 공격적으로 수출해 왔다. 이란은 미국, 이스라엘 등 서방 국가에는 테러를 확산했다. 수니파가 다수인 사우디아라비아, UAE 같은 주변 국가에 시야 이슬람 극단주의를 전파하고 이들 왕국의 정권 전복을 시도했다. 지난 수십 년간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행위를 일삼아 온 이란이 핵무기 개발에 집중하고, 강력한 국제사회 제재에도 불구하고 곧 핵무기를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은 핵 협상에 참여는 했지만, 시간을 끌면서 합의 도출은 회피했다. 과거 북한이 핵 보유를 위해 취했던 기만전술과 유사한 행동이다. 북한은 결국 핵무장에 성공했다. 이란도 북한식으로 핵무장에 성공하고 싶어 한다. 이란의 핵 보유는 정말 위협적인가. 그렇다. 이번에도 개전 이후 적과 친구, 이웃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공격하여 확전을 유도하는 것을 보면, 만약 이란이 핵무기 보유했다면 서슴지 않고 사용했을 것이란 의심이 든다. 핵을 보유한 이란은 고슴도치같이 웅크리고 생존에만 급급한 북한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만약 이번 전쟁에서 이란의 핵 의지를 뿌리 뽑지 못해 기어코 핵 보유를 방치하면 이란은 이스라엘이나 중동 이웃 국가에 핵 공갈로 협박하며 이란판 극단적 이슬람 전파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이란은 천적인 이스라엘의 절멸에 나설 수도 있다. 이 경우 이스라엘이 모든 수단을 다 사용해 보복에 나서며 중동과 주변 지역이 불지옥이 될 수 있다. 이번 전쟁의 결심이 어려웠지만, 전쟁 목표인 이란 핵 능력 제거를 반드시 달성해야 한다. 이번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게 아니라, 이란이 이미 오래전에 먼저 시작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이번 기회에 이란의 극단주의 정권을 교체한다면 중동 지역에 안정을 가져오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렇게 명분과 이유가 있는 전쟁을 하지만, 왜 미국이 동맹국과 국제사회에 비난받는 걸까. 이는 트럼프 정권의 속성과 특징 때문이다. 트럼프와 마가(MAGA)의 미국은 무엇보다 미국 우선주의를 신봉한다. 이들은 국제사회보다는 미국 내 여론이 더 중요하다.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미국은 더 이상 국제사회에 대한 희생보다 오히려 동맹국들이 미국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당연히 이렇게 생각할 수 있고 이를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메시지 전달 방법이나 하는 행동이 매우 즉흥적이고 세련되지 못하며 악의적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과연 전쟁은 조기에 종결될까. 아닐 확률이 높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미 만 4년 이상 지속되고 있다.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이란 전쟁도 진행되면서 현재와 같은 고강도 교전은 점차 줄어들겠지만, 공중 폭격이나 해양 차단 등 중저강도 공격이 간헐적으로 진행되며 장기화할 것이다. 미국이 전쟁 승리와 종결을 선언해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이란의 힘이 다 빠져 더 저항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되는 '영원한 전쟁'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이란은 지난 50년 가까운 세월을 전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해왔고, 조금이라도 힘이 남아 있는 한 계속 저항할 것이다. 전쟁은 시작은 쉽게 할 수 있지만 끝내기는 어렵다. 이번 베네수엘라 마두로 참수 공격은 전쟁이라고 볼 수 없다. 1994년 한국의 김영삼 정권이 미국의 북폭 계획을 막고, 1983년 미얀마 아웅산 테러와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국이 북한에 보복하려던 계획을 미국의 설득으로 포기한 이유도 한번 시작한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으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 많은 나라가 큰 경제적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국제사회는 이번 전쟁의 신속한 종결을 기대하는 것이다. 이란이 전쟁을 확대하고 장기화하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큰 피해를 당한 미국을 다시 수렁에 빠뜨리려고 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란은 전쟁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 온갖 모험을 하고 있다. 주도권을 쥐면 전쟁의 서사를 조종·통제하기 때문에 나쁜 국내외 비난 여론에 취약한 미국의 의지를 약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전쟁의 주도권은 미국이 가지고 있다. 미국의 냉정한 계산이 전쟁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상호

에너지안보 홀대한 대가 톡톡히 치른다 [미-이란 전쟁 한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한 달,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에너지 정책도 다시 '비상 모드'에 들어갔다.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동반 상승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 비축유 방출 검토, 대체 물량 확보, 원전 재가동, 석탄발전 확대, 에너지 절약 대책까지 사실상 모든 대응 수단을 꺼내 들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위기가 단순한 외부 변수 충격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에너지 정책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탄소중립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정책 역량이 집중되는 사이 에너지 안보와 공급 안정성에 대한 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30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 이후로 정부가 확보한 아랍에미리트 2400만배럴 원유를 제외하고 중동산 석유, 가스(LNG) 수급이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다만 중동산 수입의존도가 70%인 원유는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반면, 수입의존도가 15%인 가스는 대체 수입선 확보를 통해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진 않고 있다. ◇수급 위기인데 최고가격 제한, 차량 운행 늘었다 석유시장은 대란 직전에 놓여 있다. 우선 기름값이 치솟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쟁 전인 2월 27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1693원이었다. 하지만 다음날 전쟁이 터지면서 가격은 급등해 3월 10일 1907원까지 올랐다. 13일 0시부터 석유 최고가격제가 시행되면서 가격은 안정세를 보여 26일 1819원으로 내렸지만, 2차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이후인 29일 11시 현재 1862원으로 올랐다. 경유 평균가격도 2월 27일 1597원에서 3월 10일 1932원까지 올랐다가 이후 계속 하락해 26일 1816원을 기록한 뒤 29일 현재 1855원으로 오른 상태다. 그나마 이 가격은 정부의 유류세 인하, 기름값에 상한을 두는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상승폭이 제한된 것이다. 이 대책이 없다면 실제 가격은 휘발유 2000원, 경유 2800원 수준까지 오랐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고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전쟁 전 국내 석유비축량은 민간 9000만배럴, 정부 1억배럴이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으로는 208일분이지만, 지난해 국내 하루 소비량(255만배럴) 기준으로는 약 75일분에 그친다. 현재는 민간 재고부터 소진하고 있으며, 4월 중순부터는 정부 방출키로 한 2246만배럴을 방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가격 억제 정책은 소비 절감 유인을 소멸시켜 오히려 수급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데이터포털에 따르면 서울톨게이트부터 신갈TG까지 통행량을 보면 2월 28일 9만8749대에서 3월 28일 9만9409대로 오히려 늘었다. 정부가 석유 소비를 낮추기 위해 차량 5부제를 도입했지만, 차량 2대 이상을 보유한 가구 수가 크게 늘어 실제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고가격제로 정유사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져 이에 대한 정부의 손실보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휘발유와 경유 소비량을 지난해 3월 수준으로 가정했을 때 정유사 손실액이 리터당 100원이라면 총 손실액은 약 3400억원이다. 현재 국제 경유가격이 2200원을 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유사 손실액은 5000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중동 자본 지배받는 정유업계, 중동산 비중 70% 고착화 원인 이번 중동 사태는 우리나라의 석유 에너지 안보가 매우 취약한 상태임을 드러냈다. 국내 정유업계는 중동 자본의 지배를 받고 있다. 이것이 중동산 원유 수입비중이 70%로 고착화된 이유로 꼽힌다. 정유 설비도 중동산 원유에 최적화돼 있어 단기간 내 수입선을 전환하기가 쉽지 않다. 정부는 비중동산 원유 수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동 의존도는 전혀 줄지 않고 있다. 결국 중동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과 수급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중동산 가스 수입의존도는 카타르 물량 15%이다. 특히 카타르는 LNG 생산시설을 이란군에 폭격 맞아 최대 5년간 공급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그럼에도 정부와 가스공사는 대체선 확보가 충분해 수급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와 가스의 수입선 차이는 수급 리스크에 얼마나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단번에 보여주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비중동산 원유 수입 의무화 내지는 인센티브 확대, 석유 의무비축 강화, 바이오연료 사용 활성화, 전기 또는 LPG 등 수송연료 다양화 등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왕고래 시추비 1000억 아깝다는 李정부, 대가는 수조원 가장 확실한 에너지 안보는 국내에 석유, 가스전을 확보하는 것이고, 해외에도 우리 기업의 자산을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를 비롯해 역대 정부는 자원개발에 철저히 소홀했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은 대선 전 동해심해 가스전(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시추비 1000억원이면 인공지능을 위한 GPU(그래픽처리장치) 3000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예산 배정을 거절했다. 이후 글로벌 석유메이저인 영국 BP가 추가 시추를 해볼만 하다며 석유공사의 사업에 참여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최종 승인권을 갖고 있는 산업통상부 장관이 이를 6개월째 보류하고 있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석유가스 자원개발률은 2015년 16%에서 2023년에는 11%로 떨어졌다. 자원개발률은 한국 기업이 국내외에서 개발 및 생산으로 확보한 물량이 전체 수입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한다. ◇원전 안전 규제 강화로 당장 가동 어려워 전력 믹스의 구조적 문제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LNG 발전 의존도가 1/3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가격 변동성이 그대로 전력시장에 전이되고 있지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발전원은 충분하지 않다. 원전은 강화된 안전 규제와 장기간 정비 일정으로 즉각적인 가동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며,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으로 인해 단기 수급 대응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결국 위기 상황에서 석탄과 LNG에 다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에너지 정책의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단기적인 가격 통제와 수요 억제 정책만으로는 반복되는 위기를 막기 어렵고, 에너지 수입 구조와 전력 믹스를 포함한 시스템 전반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가격 통제와 단기 처방에 의존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를 중심에 둔 정책 전환 없이는 같은 위기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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