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석유 소비량 2.8% 감소…고급휘발유 소비는 14% 증가

작년 석유 소비량 2.8% 감소…고급휘발유 소비는 14% 증가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경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와 LPG가 비교적 큰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휘발유와 항공유는 증가했으며 특히 고급휘발유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9억3157만5000배럴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제품별 소비량은 △휘발유 9668만9000배럴(전년비 1.7%↑) △등유 1344만8000배럴(동률) △경유 1억4516만9000배럴(6.4%↓), 경유 소비량은 2019년 1억7179만5000배럴을 정점으로 이후로..

“생성형 AI, 근로시간 평균 17.6% 절감···활용 역량 제고가 관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가 근로시간을 평균 17.6% 줄여준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생산성 효과를 더욱 높이기 위해서는 AI 활용 역량 강화가 가속화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생성형 AI와 기업의 생산성: 현실과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국 만 20세 이상 임금근로자 3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근로자의 약 56%가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 활용의 범위와 강도는 성별, 연령대, 산업, 기업 규모 등에 따라 뚜렷한 이질성을 보였다. 주로 남성, 저연령층, 고소득, 화이트칼라 직종에서 활용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업'(77.6%), '전문서비스·과학업'(63.0%) 순으로 활용률이 높았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300인 이상)의 활용률이 66.5%로 중소기업(300인 미만, 52.7%) 보다 13.8% 포인트(p) 더 높았다. 업무 영역별로는 '문서 작성·요약'에서 활용이 가장 두드러졌다. 사용 빈도가 많은 활용자일수록 전문·창의적 업무에서의 활용 비중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이용자들은 생성형 AI가 없었다면 평균 8.4시간을 추가로 일해야 했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생성형 AI 활용이 근로자의 근무시간을 평균적으로 약 17.6%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는 의미다. 업무에 생성형 AI를 활용하지 않는 근로자(28.5%)들은 '낮은 업무효용성'과 '활용기술 부족'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특히 대기업(25.5%)의 경우 '회사 제도적 제약(보안 정책 및 내부 규정)'이라는 응답 비중이 중소기업(12.3%)보다 높았다. 상황·목표에 맞춰 능숙하게 프롬프트를 작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고도 활용자는 전체의 13.6%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비스 활용 역량을 가늠하는 지표로 프롬프트 작성 능력을 살펴본 결과다. 프롬프트는 생성형 AI 모델에 입력되는 사용자 지시문이다. 생성형 AI 활용이 외형적으로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나 활용의 질적 수준은 아직 제한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서비스 활용과 업무 생산성 간 관계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사용 시간 자체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생산성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프롬프트 작성 능력이 향상될수록 통계적으로 유의한 생산성 개선 효과가 확인됐다. 생성형 AI의 성과가 단순한 사용량 확대가 아니라 활용 역량의 수준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창근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생성형 AI의 생산성 효과가 단순한 도입 여부가 아니라 실제 업무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생성형 AI의 생산성 효과를 실질적인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 투자에 그치지 않고 근로자의 활용 역량을 체계적으로 축적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생성형 AI 활용을 통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를 위해 △활용역량 강화 중심의 기업 지원 체계 구축 △경력 단계별 역량 재설계와 인재 양성 △활용 생태계 조성 지원 정책 등 기업과 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체계적인 대응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AI 전환은 기업의 인력·조직·문화 전반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한다"며 “상당한 투자를 수반하는 만큼 경영진의 전략적 판단과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맑아진 하늘의 역설…선박 오염 줄였더니 산호가 하얗게  죽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인류의 선의가 때로는 예상치 못한 생태계의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호주의 상징인 대보초(Great Barrier Reef) 해역에서 발생한 산호초 백화현상의 원인 중 하나로, 역설적이게도 지구를 더럽히던 선박들의 '나쁜 연기'가 사라진 점이 지목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와 핀란드 기상연구소 등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지구 및 환경(Communications Earth & Environment)'에 이러한 내용을 담은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2020년부터 전 세계적으로 시행된 선박 연료의 황 함량 규제(FSC 2020)가 대보초 해역의 온도를 높여 산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증명해냈다. 산호초 백화현상은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는 등 열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때 산호(산호충, 동물)와 공생 관계인 조류(藻類, algal symbiont) 사이의 결합이 깨지면서 일어난다. 산호는 이 공생 조류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고 고유의 아름다운 색을 유지하는데, 스트레스를 받은 조류가 산호 공생체를 떠나버리면 산호는 하얀 골격을 드러내며 굶어 죽을 위험에 처하게 된다. 연구팀은 상승하는 해수 온도뿐만 아니라 강한 태양 복사 에너지 역시 이러한 백화현상을 가속화하는 주요 원인임을 강조했다. 과거 선박들이 내뿜던 황산염 에어로졸은 대기 중에서 햇빛을 직접 반사하거나, 구름의 응결핵(CCN) 역할을 해 구름을 더 밝게 만들어 바다에 일종의 '인공 차양막'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2020년 규제로 선박 연료의 황 함량이 3.5%에서 0.5%로 대폭 줄어들자, 이 차양막이 순식간에 걷히는 '디마스킹(demasking)' 효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2022년 2월 대규모 백화현상이 일어나던 시기에 대보초 해역에 도달하는 낮 시간 태양 복사 에너지는 규제 이전보다 제곱미터당(㎡) 약 11와트(W)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해수면 온도는 약 0.05℃에서 0.15℃ 사이로 상승했는데, 이는 산호가 느끼는 열적 스트레스를 평소보다 5~10%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결국 대기 오염을 개선해 인류의 건강을 지키려던 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취약한 해양 생태계에는 치명적인 열기가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이러한 '환경 개선의 역설'은 바다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관찰되고 있다. 중국 칭화대학교와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등 연구팀이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중국의 강력한 대기 질 개선 정책이 오히려 지구 온난화 방지 효과를 늦추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중국은 '아름다운 중국(Beautiful China)' 비전과 탄소 중립 정책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고 있지만, 동시에 대기 오염 물질인 황산염 등을 급격히 제거하면서 이들이 제공하던 냉각 효과(햇빛 반사)도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대기 정화로 인한 온난화 효과(약 0.12℃ 상승)가 이산화탄소 감축으로 인한 냉각 효과(약 0.16℃ 하강)를 2070년경까지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대기 오염 개선이라는 정당한 목표가 온난화 가속이라는 부작용을 낳지 않도록, 더욱 정교하고 공격적인 메탄 감축 및 탄소 중립 정책이 병행되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신규 원전 부지, ‘기장·울주·영덕’ 유력 후보지…“서해안은 희망 지자체 없어”

신규 원전 건설이 여론조사 국면을 지나 사실상 확정되면서, 앞으로의 관심은 부지 선정으로 쏠리고 있다. 현재 원자력 업계와 정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동해안 지역, 특히 부산 기장, 울산 울주, 경북 영덕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용인 등 수도권 전력 공급을 위해서는 서해안 지역 건설이 유리하지만, 서해안쪽에서는 아직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28일 부지 선정 논의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금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부산 기장과 경북 영덕, 그리고 울산 울주 정도"라며 “특히 울주와 영덕은 비교적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기장과 울주는 기존 원전이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인프라 측면의 장점이 있다. 영덕은 문재인 정부에서 신규 원전 후보지로 검토된 이력이 있다. 다만, 동해안에 신규 원전이 들어 설 경우 주요 전력 수요지인 수도권까지 공급하려면 송전탑 등 대규모 송전망 건설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도권 전력 공급이 용이한 서해안 지역에 신규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서해안 지역에서는 아직 희망하는 곳이 없다. 관계자는 “서해안은 사실상 후보지 검토 대상에서 빠져 있다"며 “유치 의사를 밝힌 지자체가 없어 현실적으로 논의가 진전되기 어렵다"고 전했다. 원전 부지는 기술적 조건뿐 아니라, 해당 지자체의 공식적인 유치 신청과 주민 수용성이 전제돼야 하는데, 현재 서해안 지역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부지 선정이 단순히 신규 원전 2기 건설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제기하고 있다. 향후 소형모듈원전(SMR) 실증과 차세대 원전 기술 개발까지 고려해, 중·장기 원자력 활용이 가능한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앞선 관계자는 “이번에 부지를 확보한다면, 대형 원전뿐 아니라 SMR 실증까지 염두에 둔 판단이 필요하다"며 “부지를 나눠서 다시 찾는 방식은 비효율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부지 선정 일정과 지방선거의 맞물림도 변수로 꼽힌다. 원전 유치 공모 자체는 시점상 선거 이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 국면에서 해당 지역 지자체장 후보들이 원전 유치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유치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 표심에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지역에서는 선거 이슈로 부각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부지 선정 과정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한다. 신규 원전 정책에 대한 찬반 논쟁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특정 지역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될 경우 지역 내·외 갈등이 동시에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향후 부지 선정에 나설 경우, 기술적 타당성뿐 아니라 선정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규 원전 논의의 성패가 결국 “어디에, 어떤 미래를 전제로 지을 것인가"라는 질문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여론조사와 정책 선언을 넘어, 기장·영덕·울주를 둘러싼 경쟁 구도가 본격화될수록 부지 선정 기준을 둘러싼 논쟁도 한층 거세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기후금융의 재정렬과 한국 금융의 선택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금융이 기후변화 대응의 선봉에 서야 한다는 선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그런데 최근 글로벌 기후금융 진영에 의미심장한 지각변동이 있었다. 미국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주요 대형은행들이 넷제로 은행 동맹(NZBA·Net-Zero Banking Alliance)을 떠났다. 블랙록, 뱅가드 등 자산운용사와 알리안츠 등 보험사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였다. 2025년 1월 17일 미국 연준(Fed)도 글로벌 중앙은행 간 모임인 녹색금융협의체(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에서 전격 탈퇴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기후금융 이니셔티브가 정치적 공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이후 바이든 전 대통령 시절 유행하던 '깨어있는 자본주의(woke capitalism)'에 대한 비판이 거세졌다. 공화당이 장악한 텍사스, 웨스트버지니아 등 다수 주 정부는 ESG를 추진하는 금융기관에 노골적인 제재와 경고를 가하고 있다. 예컨대 텍사스의 경우 금융기관이 화석연료 산업에 대출을 줄이면 '텍사스 연기금'의 투자를 받지 못한다. 기후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반독점 소송과 정치적 리스크로 연결되는 환경에서 미국 금융기관들이 방어적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이를 곧바로 “기후금융의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겉으로 보면 기후금융의 후퇴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들여다보면 단순한 이탈이라기보다 정치·제도 환경 변화에 적응하며 나타난 '재정렬'에 가깝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장은 여전히 저탄소 전환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하며 재생에너지와 저탄소 전환 투자의 필요성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정치와 시장이 엇갈리는 국면이다. 이러한 글로벌 흐름은 국내 금융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 은행들은 이미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을 기후 리스크 관리의 핵심 지표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수 은행이 2050년 넷제로 목표와 2030년 중간 감축 목표(기준년도 대비 30~40% 감축)를 설정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은 녹록지 않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25.6%, '22년 기준)이 다른 나라(OECD 평균 13.4%)보다 높다. 더욱이 중소기업 대출이 은행 기업대출의 대부분을 차지(중소기업대출/기업대출=80%)하는 구조다.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줄이기 어려운 이유다. 중소기업은 감축 유인이 약하고 친환경 기술에 투자할 여력도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여건에서 2030년 중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면 그 피해는 중소기업에 집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시각은 분명하다. 작년 금융감독원의 기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기후금융 컨퍼런스, 2025년 3월 18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시나리오가 무대응 시나리오보다 장기 경제성장률이 높고 금융권 손실도 더 적게 나타났다. 이는 기후 대응이 비용이 아니라 '위험 관리이자 성장 전략'임을 보여준다. 한은 총재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단기적으론 고탄소 산업의 자산 가치 하락이라는 충격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기술 혁신과 기후 리스크 완화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금융은 더 이상 선언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 구호가 아니라 리스크 관리 언어로 재정의돼야 한다. 미국 금융기관들의 이탈은 기후금융의 종말이 아니다. '이념 중심 동맹'에서 '실질적 위험 관리'로의 전환 신호일 수 있다. 한국 금융권 역시 글로벌 정치 지형 변화에 흔들리기보다 국내 산업 구조와 지역 경제 특성을 반영한 현실적 기후금융 전략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할 시점이다. 기후 리스크는 사라지지 않는다. 문제는 “외면할 것인가 관리할 것인가"다. bienns@ekn.co.kr

[EE칼럼] 세계적 전력공급 부족의 원인

미국 PJM이 지난달 실시한 용량 경매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이 경매는 미국 13개 주와 6,500만 명에 공급할 피크 전력 자원 가격을 결정한다. 2027~2028년 공급용량 가격은 16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로 인해 2026년 일부 PJM 고객 전기요금이 최대 5% 상승할 것이며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기요금 상승 요인은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급증에 기인한다. PJM은 2024년부터 2030년까지 최대 수요가 32기가와트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 중 2기가와트를 제외한 전량이 데이터 센터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급용량 충족은 말처럼 쉽지 않다.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7월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전력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2030년 광역정전 위험이 100배 증가할 것이라 경고했는데 209기가와트의 신규 발전용량 중 기저발전이 22기가와트에 불과하다는 점을 신뢰성 위험요소로 짚었다. 에너지부가 또 하나 지적한 중요한 점은 104기가와트의 기저 용량 폐지 경고였다. 이 안정적 공급원을 적시에 대체 없이 폐지하게 되면 풍력과 태양광이 기대했던 전력을 공급하지 못할 경우 심각한 정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실제 미국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발전소를 총동원해 공급부족에 대응하고 있음에도 전력수요 충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 공급부족은 바다 건너 유럽에서 먼저 경고등이 켜졌다. RWE 마르쿠스 크레버 CEO는 2024년 11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도매전력가격이 메가와트시 당 800유로 이상 상승한 이유로 바람과 햇빛이 없는 '둥켈플라우테'를 메꿀 전력 공급원이 10기가와트 이상 부족한 상황을 언급하며 공급 안보 구축을 위해 발전소 용량을 추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과 독일은 실제로 탈원전과 탈석탄 정책으로 기존 발전소를 다른 안정적 대체원 없이 폐지하면서 이를 태양광 풍력발전용량 증대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돌아온 건 정전위험과 전기요금 상승이었다. 결국 2023년 탈원전을 감행한 독일의 선택은 2031년까지 석탄발전 폐지 금지와 함께 10기가 이상의 가스발전소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올해 4월 대정전이 발생했던 스페인은 아예 '안전모드'를 통해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크게 줄이고 이를 기존의 가스 발전으로 메꾸고 있는데 산체스 정부는 이 안전모드를 2026년 내내 운용할 예정에 있다. 스페인의 이베르드롤라와 엔데사는 알마라즈 원자력발전소 수명연장을 신청했는데 이들은 정부가 연장을 허가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안정적인 신규용량 확보까지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산적해있다. 빠른 건설이 가능한 가스발전소의 경우 공급망 비용상승으로 건설비용이 3배 이상 올랐으며 가스 터빈 보틀넥으로 대기시간이 최대 7년 소요될 수 있다. 신규 원전 역시 인허가부터 건설까지 10년이 걸리며 SMR은 당장의 대안이 될 수 없다. 재생에너지를 24시간 365일 초단위 정전도 용납하지 않는 데이터센터의 연료로 생각하는 사업자는 거의 없다. 결국 세계는 기존 발전소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면서 사회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런데 이는 중국 에너지 정책 대원칙인 선립후파(先立後破)와 일맥상통한다. 2024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기후수석 협상가 쑤웨이는 이 원칙을 설명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기도 전에 전통 에너지를 퇴출하는 것을 경계한 바 있다. 중국은 기존 발전소를 유지하면서 올해에만 80기가와트의 신규 석탄발전을 승인했다. 전력수요 급증엔 여러 이유가 있지만 공급부족의 원인은 하나같이 신뢰할 수 있는 기존 발전소의 대안 없는 폐지가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유일하게 탈원전과 탈석탄, 탈가스를 한꺼번에 실행하려 하고 있으며 이를 간헐성 자원인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 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발 정전 위험 해소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한국은 단 하나의 기존 발전소도 함부로 성급히 폐지해서는 안 된다. 이 간단한 교훈을 잊은 세계는 전력부족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삼천리, 철저한 사전관리로 도시가스 안전관리 선도

국내 최대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가 고객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도시가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 사용환경을 조성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지금까지 도시가스 사업을 수행해 오면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온 업계 리딩 컴퍼니 삼천리는 우수한 기술력과 체계적인 시스템을 기반으로 철두철미한 안전관리를 실행하고 있다. 모든 임직원은 투철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철저한 사전관리 정신을 기반으로 자율적인 안전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삼천리는 현장을 중심으로 체계적인 안전관리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다양한 상황별 임직원 행동절차를 세밀하게 수립해 문제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처한다. 24시간 위기상황을 총괄하는 종합상황실을 중심으로 중앙집중화된 통합지휘통제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비상 시 지시대응 체계를 단일화하고 민첩한 현장 대응에 나선다. 아울러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위기관리 시스템 항시 운영, 비상출동팀 상시 대기, 정기적이고 실전과 같은 비상훈련 실시 등의 위기상황 대비를 통해 고객의 안전한 도시가스 사용을 다각도로 돕고 있다. 우수한 안전기술에 새로운 첨단기술을 접목하며 스마트한 안전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이루는 데도 나선다. 촘촘히 구축된 통합시설물관리시스템(GIS)을 기반으로 공급권역 내 모든 가스시설을 24시간 철저히 감시·관리한다. 특히 국내 최초로 구축한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배관망시스템은 지하에 매설된 도시가스 시설관리에 필요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이를 통신으로 전송함으로써 현장상황을 원격으로 면밀히 파악할 수 있게 한다. 공급권역 내 모든 도시가스 배관에 대한 24시간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해 이상징후 발생 시 조기에 인지하고 신속하게 조치함으로써 도시가스 시설물의 안전도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시민안전을 위협하는 대형사고로의 확산을 더욱 철저히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도 안전관리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전문적인 배관망 관리역량을 지속 함양하며 도시가스 안전관리와 IoT 기술과의 융복합을 지속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현장에서 제안하는 니즈와 임직원이 직접 고안하는 다양한 기술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안전관리 장비를 개발하고 도시가스 업무 현장에서 실제 활용한다. 매년 장비 개선·개발을 주제로 자율적인 혁신과제를 수행하고 이를 실제 성과로 연계시키는 중이다. 사용자 공급관 진공퍼지(vacuum purging) 장비와 스마트 정류기를 개 발하여 업무시간을 대폭 단축하고 효율성을 높인 것은 물론 산업재산권을 획득하였으며, 차량용 원격조종 보링기를 개발하여 도시가스 관로 점검 및 작업 시 안전성을 확보하는 등 차세대 안전경영을 선도하기 위한 연구개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삼천리는 시대 변화와 트렌드에 발맞춰 최신 IT 기술을 활용한 연구개발로 도시가스 업계 안전관리 기술력 향상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물론,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현장에서 근무하는 임직원이 안전하고 스마트하게 일하는 작업환경, 고객이 안심하고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에너지 환경을 만들며 신뢰받는 에너지 기업으로 거듭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다음달 BSI 전망치 93.9···기업 체감경기 여전히 찬바람”

한국경제인협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다음달 전망치가 '93.9'를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BSI가 기준선(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을 전월 대비 긍정적으로, 낮으면 부정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BSI 전망치는 2022년 4월(99.1) 이후 3년11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88.1)과 비제조업(99.5) 모두 다음달 BSI 전망치가 100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을 이어갔지만 지수 흐름 자체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BSI(88.1)는 전월(91.8) 대비 3.7 포인트(p) 하락하면서 80대로 진입했다. 비제조업 BSI(99.5)는 전월(98.9) 대비 0.6p 상승하면서 100에 근접했다. 제조업은 2024년 4월부터 1년 11개월 연속, 비제조업은 지난달부터 2개월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는 '식음료 및 담배'(100), '목재·가구 및 종이'(100), '의약품'(100) 등 3개 업종이 보합세를 유지했다.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73.3), '전자 및 통신장비'(73.3), '석유정제 및 화학'(75.9), '비금속 소재 및 제품'(84.6), '금속 및 금속가공'(92.6),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94.1),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97.0)는 업황 부진이 예상된다. 비제조업 세부 업종 중에는 계절적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전기·가스·수도'(115.8)가 호조 기대를 보였다. 건설, 운수 및 창고, 여가·숙박 및 외식 등은 기준선에 걸쳤다. '전문, 과학·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85.7), '정보통신'(93.8), '도·소매'(98.2)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 장기화로 상당수 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매우 부진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대외 리스크 모니터링과 함께, 국내 규제 부담 완화를 통해 기업 심리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주방 일회용 고무장갑과 수세미가 가족 건강을 위협할 수도

주방에서 매일 사용하는 일회용 고무장갑과 수세미가 생각지도 못한 건강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발표돼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적인 가사 노동의 필수품인 이들 도구에서 발암물질과 항생제 내성균(슈퍼박테리아)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일회용 고무장갑에서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추정 물질(그룹 2A)로 분류한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일본 가고시마 대학 연구팀이 최근 국제 학술지 '환경 과학 기술 회보(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Letters)'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시중의 1회용 고무장갑을 분석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2ppm(mg/kg)이 넘는 높은 농도의 NDMA가 검출됐다. 논문에 따르면, 고무장갑 속의 NDMA는 보관 과정에서 공기 중으로 휘발돼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거나, 사용 시 물에 쉽게 녹아 나오는 특성이 있다. 특히 온도가 높을수록 NDMA가 더 빠르게 용출되는 것으로 나타나,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주방 환경에서 노출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니트릴 장갑이 라텍스나 폴리염화비닐(PVC) 장갑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NDMA 농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었고, 제품 제조 직후나 밀봉된 상태에서 그 수치가 가장 높았다. 주방 수세미 역시 세균의 온상이 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순천대 식품영양학과 윤재현 교수팀이 최근 'LWT - 식품과학기술(LWT-Food Science and Technolog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남 지역 가정에서 수집한 수세미 110개의 22.7%에서 바실러스 세레우스(Bacillus cereus)균이, 3.6%에서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 검출됐다. 더욱 심각한 점은 이 균들이 단순히 존재하는 것을 넘어, 식중독을 일으키는 독소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여러 종류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이었다는 사실이다. 수세미는 항상 젖어 있고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 미생물이 증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는데, 오염된 수세미로 설거지를 할 경우 교차 오염을 통해 세균이 식기나 조리대로 확산될 위험도 크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방 도구로부터 건강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실천 요령을 제시한다. 첫째, 일회용 고무장갑을 사용하기 전에는 반드시 물로 한 번 씻어내는 것이 좋다. 연구 결과, 장갑을 물로 씻거나 열을 가해 건조하면 NDMA 함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발암물질 노출을 줄이고 취급하는 식재료의 오염을 막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둘째, 수세미의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정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수세미는 미생물 저장고 역할을 할 수 있으므로 사용 후에는 음식물 찌꺼기를 깨끗이 제거하고 잘 말려야 한다. 또한, 겉보기에 깨끗하더라도 세균 증식과 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해 주기적으로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주방은 가족의 건강을 책임지는 소중한 공간인 만큼, 흔히 사용하는 일회용품과 소모품의 안전성에 대해 다시 한번 점검하고 올바른 사용법을 익히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작년 석유 소비량 2.8% 감소…고급휘발유 소비는 14% 증가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가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경유와 석유화학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와 LPG가 비교적 큰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휘발유와 항공유는 증가했으며 특히 고급휘발유는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27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유제품 소비량은 9억3157만5000배럴로 전년보다 2.8% 감소했다. 제품별 소비량은 △휘발유 9668만9000배럴(전년비 1.7%↑) △등유 1344만8000배럴(동률) △경유 1억4516만9000배럴(6.4%↓), 경유 소비량은 2019년 1억7179만5000배럴을 정점으로 이후로 계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경질중유 100만배럴(10.2%↓) △벙커C유 1638만5000배럴(3.8%↓) △나프타 4억3460만7000배럴(2.7%↓) △용제 228만1000배럴(46.1%↑) △항공유 4022만8000배럴(2.6%↑), 항공유 소비량은 코로나 19 영향으로 2020년 2172만900배럴로 급감했다가 이후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LPG 1억3085만6000배럴(4.4%↓) △아스팔트 801만1000배럴(11.2%↓) △윤활유 837만3000배럴(1%↑) △기타제품 3260만1000배럴(2.6%↓) △부생연료유 186만7000배럴(39.4%↑) 등이다. 이 같은 양상은 석유화학산업의 부진과 경유차 보급 감소 영향으로 분석된다. 나프타와 LPG는 석유화학의 원료로 사용된다. 경유차는 2024년 말 910만대에서 2025년 말에는 860만대로 50만대나 감소했다. 휘발유차도 소폭 감소했으나 휘발유 하이브리드차가 195만대에서 248만대로 53만대 증가했다. 휘발유 제품 중 외제차 등 고급차 연료로 쓰이는 고급휘발유 소비량은 2024년 393만1000배럴에서 2025년 447만6000배럴로 13.9% 증가했다. 경유 제품 중에서도 황함량이 높은 제품(0.1%) 소비량은 2024년 187만1000배럴에서 2025년 145만1000배럴로 크게 감소했고, 황함량이 비교적 적은 제품(0.05%)은 964만9000배럴에서 944만2000배럴로 적게 감소했다. 나프타 제품 중에서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화학제품을 생산하는 나프타R 소비량은 2024년 4억4478만1000배럴에서 2025년 4억3224만배럴로 감소했고, 휘발유 옥탄가를 높이거나 방향족(BTX) 생산원료인 나프타T는 205만3000배럴에서 236만7000배럴로 증가했다. LPG 제품 중에서 석유화학원료 및 난방용으로 쓰이는 프로판 소비량은 2024년 9117만배럴에서 2025년 8556만3000배럴로 감소했고, 자동차 연료로 쓰이는 부탄은 4573만9000배럴에서 4529만3000배럴로 소폭 감소했다. 지난해 총 원유 수입량은 10억2847만3000배럴, 정체처리된 원유량은 10억2624만6000배럴이다. 제품 생산량은 12억6509만8000배럴, 제품수입량은 3억7496만8000배럴이다. 내수량은 9억3157만5000배럴, 벙커링은 7593만배럴, 수출량은 5억896만3000배럴이다. 수출량은 전년보다 약 1% 감소했으며, 내수량 대비 54% 비중을 보였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트럼프 ‘관세 25% 도로 인상’에 車업계 ‘초긴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를 비롯해 목재·의약품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무역합의 이전 수준(25%)으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혀 우리 자동차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가뜩이나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무관세에서 15%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미수출 관세가 25%로 상승할 경우 현대자동차·기아의 연간 영업이익이 조 단위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철수설'에 휘말린 한국지엠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한국 입법부가 미국과 한국의 (관세)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어 (한국산) 자동차, 목재, 의약품 및 기타 모든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관세 인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의 상호관세 '도로 인상'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자동차의 대미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은 약 720억달러(약 104조원)이며, 이 가운데 대미 수출액이 300억달러(약 44조원)로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따라서, 미국측 상호관세가 10% 포인트 올라가면 조 단위의 손실을 감수해야 할 판이다. 특히, 미국 수출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의 경우 트럼프의 관세 부과로 지난해 2~3분기 큰 피해를 봤다. 25%의 관세가 부과된 당시 두 회사는 관세 비용으로만 4조6000억원가량을 손해봤다. 한·미 합의로 15% 관세가 적용됐지만 지난해 4분기도 수천억원 규모 관세 부담을 떠안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현대차·기아는 미국 자동차 관세가 다른 국가와 같은 15%로 인하된 이후 이를 기반으로 올해 각종 판매계획을 수립한 상황이기도 하다. 25%로 인상되면 일본·독일 등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수익성 악화뿐 아니라 경영 전략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글 이후 미국과 우리 정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철수설'에 시달리는 한국지엠 상황도 심각하다. 국내 공장에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만들어 북미 시장에 주로 수출하고 있는 한국지엠은 지난해 내수 판매 1만5094대에 불과했지만 수출 물량은 44만7216대로 전체 판매량의 약 97%에 이른다. 더욱이 현재 직영정비센터 폐쇄 결정 이후 한국지엠은 내부적으로도 시끄러운 상태다. 협력업체 직원들이 물류센터를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는 등 내홍을 겪고 있다. 여기에 관세 폭탄으로 대미 수출이 급감할 경우 회사가 존폐 기로에 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철수설'에 다시 힘이 실릴 수 있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는 지난 2018년 산업은행으로부터 약 8000억원을 수혈받으면서 국내에서 오는 2028년까지 사업을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중견 및 중소기업들로 구성돼 있는 자동차 부품업계도 더 큰 직격타를 맞을 우려가 있다. 지난해에도 관세 타격에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5.8% 감소한 212억달러(약 31조원)였고, 미국 수출액이 35%가량 차지했다. 트럼프의 관세 인상 언급과 관련, 미국이 진짜 한국측에 공격하려는 의도는 미국에 약속한 투자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대미투자특별법)'을 겨냥한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의 관세 도로인상 언급에 “상황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트럼프발 상호관세 인상 근거가 한국 국회의 비준 문제인 만큼 우리 정부의 대미협상 노력, 국회 등 정치권의 빠른 협조 여부에 따라 영향력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 정부도 캐나다에서 잠수함 수주 외교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을 미국에 급히 보내 트럼프 행정부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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