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최고가격 넘어선 휘발유·경유 원가…“차량 부제 재도입 검토해야”

석유 최고가격 넘어선 휘발유·경유 원가…“차량 부제 재도입 검토해야”

국내 정유사 판매가격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도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유사 경유 원가가 석유 최고가격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최고가격을 동결한다면 정유사 손실 보전비용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기름 과소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 부제 재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1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은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RON) 143.56달러, 경유(황함량 0.001%) 191.9달러, 등유 188.12달러를 기록했다...

물 부족 호남 반도체, 답은 ‘하수 처리수’…관건은 2.5배 단가

물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에 물을 공급하기 위한 방안으로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끌어다 재이용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전남광주의 호남권 반도체 공장은 물론, 최근에는 용인과 평택의 반도체 공장에도 하수처리수 재이용 계획이 발표됐다. 하지만,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데 문제는 없을까. 이와 관련해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국가 3대 메가프로젝트 성공을 위한 산업용수 공급방안 - 재이용수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한 환경정책심포지엄이 한국환경한림원(회장 김재영)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후에너지 환경부 한명실 생활하수과장과 한국환경공단 권기원 하수도처장이 주제 발표를 맡았다.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반도체 공장에서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데 대체로 공감했으나, 실제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바로 시간과 수질, 비용 등 미리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필요한 시설 제 때 건설될 수 있나 호남권 반도체 첨단 국가산업단지에는 하루 65만㎥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지인 광주 군공항에서 약 3㎞ 떨어진 곳에 광주 제1하수처리장이 있다. 하루 60만㎥의 시설 용량을 갖추고 있는데, 기후부는 이곳에 하수 재이용 시설을 설치해 하루 30만㎥의 공업용수를 생산·공급할 계획이다. 기후부는 또 △화성·오산하수처리장(시설용량 하루 12만㎥)에서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로 △수원(하루 21만㎥)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로 △청주하수처리장(하루 4만㎥)에서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으로 물을 보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이들 사업은 보통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진행된다. 민간에서 투자해 시설을 완공한 다음 일정기간 투자비용을 회수한다. 태영건설이 진행하고 있는 수원시하수처리장 처리수 재이용 사업은 지난 2019년 수원시와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아직 착공하지 못했다. 공사에 3년이 걸리는데, 지난 1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신청했다. 호남권 반도체 단지의 경우 하수처리장과 산단 사이의 거리가 가깝지만, 공급관로만 연결한다고 되는 사업이 아니다. 전처리와 역삼투압(RO) 혹은 이온교환수지, 후처리, 저장·송수시설 등을 새로 건설해야 하는 대규모 플랜트 사업이다. 통상 착공 이후에도 2~3년 이상의 건설기간이 필요하다. 설계·인허가·사업자 선정 등을 포함하면 실제 공급까지는 3~4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 재이용수 공급시설의 건설 일정을 반도체 산단의 착공·가동 일정과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반도체 만들 수 있을 만큼 깨끗한가 물을 제때 공급한다 하더라도 수질 문제가 있다. 수질 역시 안정적인 유지가 필요하다. 반도체 공장에서는 초순수 생산해 사용한다. 물에 불순물이 있는 경우 반도체 생산 수율에도 영향을 미친다. 초순수 1㎥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보통 물 4㎥이 들어간다. 역삼투압, 이온 제거, 탈기, 자외선 처리, 한외여과 등 여러 단계로 정화하는 과정에서 오염 농축수와 세정수가 발생하고 버려지기 때문에 초순수 생산량보다 훨씬 많은 물이 필요하다. 호남 반도체 산단에서는 하루 물 사용량 65만㎥ 가운데 절반은 초순수 생산에 투입하고, 나머지는 냉각수나 보일러 용수 등에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이용수를 초순수 제조에 투입할 경우 반도체 공장에서 물 공급업체(시설 운영업체) 쪽에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기본 수질 항목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자동 모니터링을, 자동분석이 어려운 오염물질에 대해서는 주기적인 정밀 분석을 요구할 전망이다. 일정 기간 동안 수질 데이터를 확인한 다음에야 초순수 생산에 투입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공장 가동 중에 수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재이용수 공급을 중단하고 대신 댐·하천수 등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반도체 공장에서는 재이용수를 냉각수나 보일러에 사용하고, 초순수는 댐이나 하천에서 취수한 물로 생산하려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경우 재이용수 수질을 어느 수준까지 맞출 것이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물값이 너무 비싸지는 않나 재이용수를 돈을 얼마나 받고 공급하느냐도 문제다. 현재 국내 지방자치단체에서 공급하는 공업용수 가격은 ㎥당 700~900원, 한국수자원공사의 광역정수장에서 공급하는 가격은 320원 정도다. 호남권 반도체 공장의 하수 재이용사업에는 약 72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200억원을 전액 민간이 투자하고 하루 30만㎥를 30년 동안 공급한다고 가정하면, 단순히 원금만 회수해도 ㎥당 219원이 필요하고, 적정한 투자수익률(7%)과 운영비까지 고려하면 톤당 700~900원 정도는 받아야 경제성이 나올 전망이다. 실제로 이날 심포지엄에서도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할 경우 ㎥당 800원 정도돼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루 30만㎥씩 365일 동안 500원을 더 지불한다면 호남 반도체 공장은 연간 548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재이용수를 늘릴 필요도 있지만, 물을 많이 사용하는 반도체 공장 입장에서는 일반 공업용수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재이용수를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명지대 환경시스템공학과 이경혁 교수는 “현재 공업용수는 부가가치세 면제 대상이지만, 하수 재이용수는 부가세가 부과되는 제품으로 분류돼 있다"면서 조세 체계의 비대칭성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역삼투압 시설 가동 후에 나오는 오염 농축수(재이용량의 약 30%)는 다시 하수처리장으로 보내는데, 이때 하수도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것도 시설 운영 업체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반도체 기업의 사회적 기여가 필요 이두진 케이워터연구원 상하수도연구소장은 “민간 투자와 ESG를 결합한 '기존 용수와 경쟁하지 않는 산업용수 확보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댐 증고와 농업용수 용도전환 등은 수몰 보상과 환경영향평가, 수리권 갈등 등을 동반하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 소장은 “호남권 메가프로젝트의 총용수수요를 댐·하천에 의존하는 대신, 하·폐수 재이용, 담수화 등의 대체 용수를 우선적으로 개발하고, 반도체 공장 자체 폐수 재이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기업이 대체 용수 처리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고, 기존 지표수에 비해 비싼 재이용수, 해수담수화 용수를 구매함으로써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관점에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모범적인 ESG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순천향대학교 에너지환경공학과 정종민 교수도 “댐 용수와 하수 재이용수, 기업 자체 폐수 재이용수의 적정 분담량을 사전에 산정하고, 신규 공장 설계단계부터 산업폐수 직접 재이용 확대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현장] 히트펌프, -15℃ 추위에도 열공급 2.5배…삼성전자 제주 실증현장 가보니

[제주도=정승현 기자] 제주도 도남동에 위치한 연면적 100㎡(30평) 규모의 단독주택. 지붕에는 발전용량 3킬로와트(kW) 규모의 태양광 패널이 달려 있다. 외관과 건물 구조는 여느 동네 주택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냉난방만큼은 평범하지 않다. 냉방과 난방 기기의 실외기가 하나로 돼 있고, 전기를 적게 소비하는 '히트펌프'를 쓰기 때문이다. 이곳은 지난 6월부터 삼성전자 히트펌프로 냉방을 하고 있다. 지난 여름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날씨, 이곳은 삼성 히트펌프로 열 효율을 높였다. 히트펌프는 냉매의 온도·압력 변화에 따라 열을 방출하거나 흡수하는 원리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낮추거나 높이는 식으로 작동한다. 외부 공기의 열을 냉매가 흡수해 기체 상태로 변화시키고, 이 기체를 압축해 압력을 높였다가 응축하면 압력이 낮아지고 액체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방출한 열을 축열조에 저장하고, 액체 냉매가 다시 외부 공기의 열을 흡수하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을 반대로 돌려 냉매가 실내 공기의 열을 흡수하도록 하면 냉방이 된다. 기존 에어컨은 열을 바깥으로 내보내지만, 히트펌프는 이 열을 버리지 않고 축열조에 저장한 뒤 물을 데우는 데 쓴다. 압축과 응축 과정에서 쓰는 전기는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것을 이용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부터 한국형 냉난방 겸용 'EHS 올인원 히트펌프'를 이 주택에서 실증하고 있다. 히트펌프가 4계절 동안 작동을 잘하는지 성능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친다는 계획이다. 히트펌프는 기존 난방기와 온수기 대비 전력을 60% 적게 소비한다. 전력 소비량을 줄이는 동시에 태양광 같은 재생에너지로 자가 발전하면 전기료가 0이 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은 35℃ 출수 조건에서 계절성능계수(SCOP)이 4.9를 기록했다. 계절성능계수는 연간 총 난방 에너지 공급량을 소비전력량으로 나눈 것이다. 정부는 히트펌프 보급사업 에너지효율 가이드라인으로 SCOP 기준을 4.5로 제시했다. 겨울에는 외기 온도 영하 25도에서 정격 난방 성능 100%를 제공한다. 이러한 성능은 지하에 축열조와 함께 설치된 제어기로 확인할 수 있다. 제어기에는 작동 상태와 실제 냉난방 효율을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탑재했다 표순재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개발팀 부장 엔지니어는 “오늘(14일) 오전 히트펌프의 효율(SCOP)을 확인해 보니 4.1이 나왔다"며 “섭씨 50도(℃) 정도의 급탕(온수)은 기름 보일러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비용이 0"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냉방기 원리를 반대로 뒤집으면 난방이 가능한데, 기온 영상 7도에서는 열효율이 4를 넘고, 영하 15도에서도 2.5를 넘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히트펌프 보급 속도가 한국보다 빠르다. 온돌식 난방이 보편화된 한국과 달리, 물을 이용해 공기를 덥히는 라디에이터 문화가 발달했고, 여름철 무더위가 한국만큼 극심하지 않은 데다 각종 건축 규제의 영향으로 에어컨 설치 비중이 낮다. 게다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위기가 닥치면서 기존 방식의 보일러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미 유럽 시장에서 판매 중인 삼성전자 히트펌프는 현지 시장에 맞춘 제품 설계를 구현했다. 외관 측면에서는 전체적으로 검정색 계열로 통일하고, 팬의 형태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공기와 맞닿도록 촘촘한 그릴 형태로 숨겼다. 아울러 부엌 냉장고 옆에 붙여 쓸 수 있게 디자인된 '키친 핏' 유형도 출시돼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물리적으로 해결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아파트가 주택 형태의 대부분을 차지해 국내 히트펌프 보급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히트펌프 실외기가 큰 데다 축열조와 물탱크가 별도로 있기 때문이다. 실외기는 폭이 127cm로 넓고 공기를 순환시키는 팬이 크다. 축열조는 단독주택에서 지하실에 설치할 수 있는 반면 아파트에서는 작은 방 하나를 둬야 한다. 어른 두 명이 서있는 정도로 너비와 높이가 크다. 신축 아파트는 지금부터라도 설계를 바꾸면 되지만, 이미 사람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놓을 데가 없다. 표 부장은 “공동주택에도 설치할 수 있는 히트펌프를 만들려면 유럽의 키친 핏처럼 실외기 폭을 좁히고 키를 높여 집안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며 “열교환기와 팬, 압축기 같이 열 성능에 영향을 직접 주는 설비 이외에 파이프나 제어판 같은 부수적 부분의 설계를 컴팩트하게 하는 방향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내일날씨] 구름 많고 일교차 15℃…제주 비·남해안 강풍

오는 17일 전국에 구름이 많겠고, 제주도는 대체로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리겠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교차가 최대 15도(℃)로 크겠으며,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강한 바람이 불겠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17일) 늦은 오후부터 제주도에 5~20㎜의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 남해안과 제주도, 일부 내륙에는 바람이 순간풍속 시속 55km(초속 15m) 안팎으로 강하게 부는 곳이 있겠으니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새벽부터 동해 남부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 제주도 해상에는 바람이 시속 30~55km(초속 9~15m)로 매우 강하게 불고 물결이 1.5~3.5m로 매우 높게 일면서 풍랑특보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겠으나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교차가 10~15℃로 크게 벌어지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날 아침 최저기온은 11~21℃, 낮 최고기온은 23~29℃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현장] “바닷물로 수소 만들고 AI로 풍력 관리”…제주, 무탄소 에너지 전진기지로

[제주도=정승현 기자] 14일 제주도 한경면 용수리 해변에서 유람선으로 20분 가까이 이동한 해역. 육지에서 약 1.2k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 상가 건물 한 채만한 구조물이 서 있다. 세계적으로 통하는 해상 구조물 색상 체계에 따라 검정 배경의 가운데에 붉은 띠를 두르고 있는 이 시설은 250MW급 설비 2기로 구성된 해상변전시설로, 제주도 서쪽 해역에서 진행 중인 파력발전 실해역 시험장의 일부다. 해상의 파력·풍력발전 설비와 그린수소 생산 시설, 육상 전력계통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가 주도하는 이 파력발전 시험장은 아시아 최초로 구축된 5MW급 계통연계 해양에너지 실해역 시험장으로, 약 104만㎡ 면적에 정박지 5곳과 해저케이블, 수중 커넥터 등으로 구성된다. 수심 15~60m 지점에 위치한 해상 정박지에서는 파력발전 설비와 고정형 해상풍력발전 설비, 파력·풍력발전과 연계한 그린수소 생산 실증이 이뤄진다. 이밖에도 파고계와 기상대, 육상관제실 등이 있다. 파력발전과 풍력발전을 그린수소 생산과 연계하는 실증에 나선 이유는 수소가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으로서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다. 수소는 자원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고, 인프라를 구축하면 장기간 저장, 운반 등이 용이하다. 그런데 수소 생산을 위한 수전해 설비에 투입하는 전력까지 무탄소로 생산해야 탄소 배출량 0을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선박 분야에서는 자동차 방식의 전기화를 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메탄올이나 암모니아를 활용해 수소를 동력원으로 삼는 에너지 전환이 절실하다. 이미 유럽에서는 해상에서 발전된 전기를 바로 수소 생산으로 연계하기 위해 고정식·부유식 플랜트를 만드는 '포스하이돈(PosHYdon)' 같은 프로젝트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김경환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친환경해양개발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기자들에게 “해상은 육지와 달리 (발전이 가능한) 파도와 조류, 바람이 있지만, 염분이 없는 '청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바닷물을 담수화하고 이 물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 바닷물로 수소 생산 설비를 냉각하고 무인 원격 제어가 문제 없는지를 포함해 해상에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720시간 이상 수소를 생산하는 실증을 마쳤고, 지금은 수소저장장치와 연료전지를 설치해 생산 수소를 다시 전기로 바꿔 소매 전력으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며 “부유식 발전으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을 검증하는 단계를 2031년까지 마친다는 목표"라고 부연했다. 이곳 정박지들 가운데 수심 60m지점으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5번 정박지'에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주도하는 3MW급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해상풍력 발전이 부유식으로 확대되면 더 멀리서 더 많은 전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제주도를 해상풍력 발전 공급망을 강화하고 에너지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전진 기지'로 삼고 있다. 제주도 제주시 오라이동에 두산에너빌리티 기자재로 설치된 풍력발전기 37기를 관제하며 운영 및 유지보수(O&M)를 수행하는 '윈드파워센터'도 운영 중이다. 유럽 등 해외 지역에 비해 풍속이 낮은 국내에서 해상풍력발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자재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10MW급 풍력터빈 국산화 실증사업을 곧 마무리하고, 경남 창원공장에서 15MW급 터빈을 만들기 위해 독일 지멘스 사와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이동원 두산에너빌리티 풍력비즈니스그룹(BG) 수석은 기자들에게 “국내에서는 풍력발전 블레이드의 지름을 늘린다는 개념을 토대로 발전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전체 발전단지의 용량이 400MW를 넘는다면 15MW짜리 기자재 탑재가 더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풍력발전기 같은 기자재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풍력발전 단지 설계조달시공(EPC), O&M까지 사업을 확대해 해상풍력 전반에서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 두산에너빌리티 구상이다. 풍력터빈을 비롯한 기자재 공급과 EPC 실적은 제주도와 서남해권 등 곳곳에서 이미 냈고, O&M 분야에서는 두산 기자재를 쓰는 풍력발전 단지를 대상으로 20년 동안 품질을 보증해주고 있다. 이 수석은 기자들에게 “두산이 직접 O&M을 수행하는 37기를 제외하고 발전사가 자체 관리하는 나머지 기기는 두산이 기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기자재 제조사가 운영해야 발전 운영 과정에서 문제가 줄어들 것이라는 업계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을 접목해 O&M 자동화 비중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23년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이듬해 도입해 AI로 모니터링하고 문제점을 찾아내는 비중을 조금씩 확대하고 있다. 최인우 두산에너빌리티 풍력BG 수석은 “AI로 풍력발전 운영 비효율을 20% 줄인다는 것이 목표"라며 “AI가 적용할 데이터를 쌓고 있고, 수익성은 이르면 내년쯤 분석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위성곤 제주지사 “에기평·마사회·공항공사 유치 원한다”

[제주도=정승현 기자] 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과 한국공항공사, 한국마사회를 제주도에 유치할 공공기관 후보로 올려놨다고 언급했다. 민간 기업 유치도 탄소중립 기술이나 인공지능(AI) 관련 실증을 하려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위 지사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및 분산에너지 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마사회와 한국공항공사, 에너지기술평가원을 (제주도로 유치하려는) 제1·2·3 공공기관으로 선정하고 업무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및 통폐합 정책과 관련해 기관별로 어느 지자체를 이전할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는데, 위 지사가 3곳을 유치 후보로 두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에기평을 유치하려는 이유에 관해 위 지사는 “제주도는 분산에너지 실험이나 한국이 앞으로 나아갈 10년 뒤의 모습을 실증·실험 중"이라며 “(제주도가) 실증 측면에서 최적의 입지를 가졌기 때문에 관련 기관이 이제는 필요하고, 에기평을 유치해 제주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도는 전체 차량의 13%가 전기차이고, 전체 전기 사용량 중 재생에너지 비중이 30%를 넘어선다"며 “그간 제주도가 에너지 산업에 투자한 열정과 재원을 보면 당연히 에기평이 제주도에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사회와 한국공항공사 유치에 관해서는 “한국에 사는 말의 50%가 제주도에 있고, 경마장에서 운영하는 경주마의 90%가 제주도에서 태어났다"며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나머지 공항을 관리하는데, 제주국제공항은 이들 공항 모두와 접근성이 가장 용이하므로 공항을 관리할 최적의 조건을 제주도가 갖췄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을 유치할 길도 열어놨다. 위 지사는 “탄소중립 기업이나 AI로 실증 필요로 하는 기업을 주로 유치하려고 한다"며 “어떻게 배터리와 해상풍력·태양광을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전력계통을 운영할지가 기업들의 최대 관심사로, 이러한 산업을 하려는 기업들이 제주도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는 첨단산업단지를 제외하고는 산업단지가 없어서 산업단지를 대규모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도 해상풍력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전국 계통으로 연결하겠다는 방향도 내놨다. 수도권 등 육지에서 늘어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해 제주도의 해상풍력 발전이 다른 지역에 비해 우수하다는 점을 이용하자는 설명이다. 위 지사는 에너지 지산지소 문제에 관해 “제주는 뭍에서 50km가량 떨어져 있는 추자풍력을 기준으로 바람 세기가 초속 약 8.5m이고 지속 시간도 길어 '바람의 질'이 우수해 해상풍력 발전에 매우 좋은 조건을 가졌다"며 “정부를 설득해 국가계통에 접속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석탄발전 폐지로 수요가 늘어날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국내 전체 열에너지 수요의 50%를 전기화하는 과제가 있다"며 “제주에서 지산지소 풍력발전을 한 뒤 초고압직류송전(HVDC)으로 수도권까지 연결한다면 HVDC 구축에 약 18조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익공여 방식으로는 수익의 일정 부분을 도 예산으로 쓰는 대신 마을 공동 예산으로 환원하는 등 주민이 이익을 공유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위 지사는 “제주도가 운영하는 2가지 제도 중 하나로 순이익의 17.5%를 전부 기금으로 받아 사용하는 이익공유화기금 모델은 주민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할 이유가 없다"며 “반면 수원리 형태로 취약계층 도민이 참여했을 땐 펀드를 조성해 공공이익 지분과 개별투자 금액을 만들거나 추자 해상풍력처럼 지역주민과 어업 관계자들이 공유하는 방식으로 수익모델을 짜면 사업 성과가 훨씬 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주도 내 수소 사업에 관해서는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세운 수소트램 계획은 정책적으로 중단하고 전기트램으로 전환했다"며 “지금 그린수소의 단가가 산업화할 수 있을 정도로 내려오질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E칼럼] 정치와 규제가 합작한 한전의 부실

한전이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에 25조 원어치의 전기요금을 선납해 달라고 제안했다. 삼성전자 20조 원, SK 하이닉스 5조 원에 달하는 전기요금은 작년 기준으로 5년 치에 해당한다. 지난 7월 재정부 국고실장과 국채정책과장이 한전과 삼성전자 그리고 SK 하이닉스의 고위관계자를 만나 논의하였고 청와대에도 관련 보고가 이뤄졌다고 한다.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미납 전기요금을 나중에 내는 경우는 있어도 미래의 전기요금을 선납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전력을 얼마나 썼는지 계량을 한 다음 그 값을 치르는 것인데 얼마나 쓸지도 모르면서 미리 돈부터 내라는 것이다. 양사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5년 후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상황에서 당연한 결론이다. 어쩌다 한국의 대표 공기업 한전이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한전은 상반기 기준 210조 7,160억 원의 부채를 갖고 있다. 하루 이자 비용이 115억 원, 1년이면 4조 2천억 원에 달한다. 작년 기준으로 한전의 총괄원가는 120조 원 정도 되는데 이 중에서 구입전력비용이 82조 원에 가깝다. 전력망을 건설하는 데에 73조 원 정도 써야 한다. 당연히 쓸 돈이 모자란다. 그래서 사채를 발행하지만 이 또한 자본금과 적립금 합계의 2배 이내로 제한되어 있다. 그런데 2022년에 이를 5배까지 늘려주는 정부의 특례를 한전법을 개정해서 통과시켰다. 이 특례도 2027년말 종료된다. 이제 돈 꾸기도 어려워졌다. 공기업 중 가장 뛰어난 인재와 경쟁력을 가진 한전이 왜 이렇게 적자와 부채의 수렁에 빠졌을까? 한마디로 그 원인은 정부의 지나친 요금규제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전기요금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 제4조(공공요금 및 수수료의 결정)에 따른 공공요금으로 규정되어 재정경제부의 협의와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전기요금은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보아야 한다. 한국은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와 같은 전국 선거를 때론 매년 또는 격년, 적어도 3년에 한 번씩은 치른다. 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는 웬만해서는 전기요금을 인상하려고 하지 않는다. 역대 한전 사장들이 두부값이 콩값보다 싸다는 식으로 전기요금이 원가에 터무니없이 못 미친다고 하소연하였으나 정치권은 여지없이 전기요금을 동결하거나 도저히 채산성을 마치기 어려울 정도로 미미하게 인상하곤 하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등한 국제 에너지 가격을 무시하고 한전의 전기요금을 동결하였던 정치권의 무책임은 회복하기 어려운 한전의 부실을 초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권은 그렇다고 치자. 공기업 운영과 경제정책을 맡은 재정경제부 엘리트 관료들이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가격 규제를 정당화하고 대표적 공기업을 부실에 빠뜨리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유야 어떻든 한전의 이와 같은 부실은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엘리트 관료들이 국민경제보다는 부처 이기주의와 관료 권한을 더 중요시한다는 반증이다. 9월 초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 공공기관 DIET 2026」에 따르면 정부는 석탄공사를 청산하기로 하였다. 석탄 수요의 감소와 함께 2025년 말 기준 부채가 2조5천9백억 원이고 연간 750억 원 이상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석탄산업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석탄공사는 청산하면서 이보다 부채는 81배 이상, 연간 이자 비용은 56배가 넘는 한전에 대해서는 왜 한마디 언급도 없는지 이해할 수 없다. 발전소로부터 전기 살 돈과 전력망 깔 돈 그리고 빚과 이자를 갚을 돈이 없어서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돈 벌고 있는 국내 1·2위 재벌에게 5년 치 전기요금을 미리 달라고 구걸하는 한전의 모습은 너무 안타깝다. 한전의 부실 재정은 정치와 공무원들의 규제가 합작한 전형적인 인기영합주의의 비극이다. 조성봉

제주 그린수소·분산에너지 포럼 개막…탄소중립 조기 달성 ‘속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청정수소 생산·공급부터 분산에너지 기반 전력 확충까지 '제주도 2035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5일 제주도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2026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 및 분산에너지 포럼' 개회식을 개최했다. 올해 포럼은 '기후경제수도 제주,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다'를 주제로 오는 16일까지 3일 동안 열린다. 위성곤 제주도지사는 개회사를 통해 “기후경제수도는 청정에너지 생산이 경제가 되고 소득이 되며, 도민에게 이득이 되는 도시"라며 “에너지 전환이 지역경제와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선도도시로서 국제사회와 언제나 상생하고 협력하겠다"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국내외 전문가와 기업, 파트너들이 제주가 열어가는 기후경제수도의 길에 함께 지혜를 모아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덕열 기후에너지환경부 수소열산업정책관은 “제주는 행원과 북촌 등 여러 지역에서 재생에너지 기반 수소 생산 단지를 구축하고 이를 모빌리티에 연계하며 청정수소 생태계 구현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며 “정부 역시 청정수소 공급 역량 확보와 수요 창출을 통해 청정 수소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5년 제주 탄소 중립의 가속화를 위해 정부는 제주도의 인공지능(AI) 기반 재생에너지 혁신과 분산 특구 기반 마이크로그리드 모델 확산도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며 “AI를 활용한 전력 시스템을 제주도에서 구축하고 실증해 나가고, 동일 변전소 내 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마을 단위의 지상 지도 모델을 실현할 수 있는 마이크로그리드 모델도 확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개회식에 앞서 위 지사는 기조연설자로 나선 페트로스 소프로니스(Petros Sofronis) 일리노이대학교 어배너-섐페인 캠퍼스 석좌교수, 에드워드 허우(Edward Hou) 엔비전에너지 수석부사장 겸 아시아·태평양 지역 총괄사장과 각각 면담하며 제주의 에너지 전혼과 연계한 협력 가능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한편, 이번 포럼은 △그린수소 생산·저장·수송·활용·안전 △청정수소 수요 확대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시장 혁신 △국제 공동연구 △분산에너지 등 에너지 전환의 주요 과제를 폭넓게 다룬다. 오는 16일에는 행원 그린수소 생산시설과 함덕 그린수소 충전소 등을 둘러보는 현장 방문도 진행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수송은 줄어도 건물은 정체”…겉도는 지자체 탄소감축

지방자치단체 온실가스 배출량이 친환경차 확대로 수송 부문에서는 줄고 있으나, 도시 탄소 배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건물 부문 감축은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현장에서는 전체 탄소 배출의 핵심인 공동주택과 에너지 다소비 건물을 겨냥한 세부 데이터와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 기후변화재단, 서울대학교 기후테크센터는 '탄소중립 정책 데이터 포럼'을 개최하고, 지역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데이터 활용 방안과 지자체별 실행 사례를 논의했다. 강은하 수원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수원시 온실가스 배출은 도로 수송과 상업·가정 등 건물 부문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산업 부문은 10% 미만"이라며 수송과 건물 부문의 상반된 배출 추이를 짚었다. 실제 수원시의 자체 추정 데이터에 따르면, 건물 부문 총배출량은 2022년 69만6000톤에서 2026년 72만2000톤으로 오히려 늘었다. 가정 건물 배출량은 2022년 29만1000톤에서 2026년 27만4000톤으로 소폭 줄어든 반면, 상업·공공 건물 배출량은 같은 기간 40만5000톤에서 44만8000톤으로 큰 폭 증가하면서 전체 건물 부문 배출량을 끌어올린 것이다. 반면 도로 수송 부문은 에너지 전환에 따른 배출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9년 대비 2025년 경유 차량 배출량은 20만 톤에 육박했던 수준에서 17만 톤 이하로 눈에 띄게 줄었다. 휘발유 배출량은 25만 톤 수준에서 30만 톤에 육박할 만큼 늘어났고, 전기차의 배출량 역시 차량 보급 확대로 1000톤 안팎에서 18만 톤 가까이 급증하는 등 수송 에너지원 전환에 따른 배출 구조 재편이 급격히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강 센터장은 “이처럼 건물 부문 배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주거용 건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아파트를 정밀 관리하기 위해 '우리집 탄소 모니터링'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며 “그 결과 참여 세대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비참여 세대 대비 평균 4.3%포인트(p)에서 최대 12%p까지 감축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하며 생활 밀착형 세부 감축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울 노원구 역시 건물 부문의 감축 정체를 최대 과제로 꼽았다. 윤기돈 노원구 탄소중립도시과장은 “노원구 온실가스 배출의 70% 이상이 건물 부문에서 발생하고 그중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약 70%를 차지한다"며 “수송 분야는 하이브리드·전기차 확산으로 감축 흐름이 뚜렷하지만, 건물 부문은 감소세가 정체되거나 소폭 증가하고 있어 지자체의 최대 난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란다 태양광 설치 등 재생에너지 보급을 독려하려 해도 가구별 전기요금 절감액 등 눈에 보이는 데이터가 부족해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건물 부문의 감축 효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지역 맞춤형 데이터 체계'가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다. 전북 전주시의 경우 자체 건물 온실가스 배출 통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있으나 데이터 수급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이승한 전주시 탄소중립지원센터장은 “연초마다 한국전력과 한국부동산원 등에 공문을 보내 데이터를 일일이 취합해야 하는 등 행정적·구조적 한계가 크다"며 국가 데이터와 지자체 현장 실행 체계 간의 연결고리 마련을 촉구했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김성환 장관 “한전 전기료 선납, 아이디어 차원서 제안”

한국전력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5년치 전기요금을 미리 납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것과 관련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전력망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절박한 조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한전의 전기요금 선납 제안에 대해 “꼭 선납을 받아야 할 정도로 아주 절박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제안에는 한전의 자금 조달뿐 아니라 채권·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재정당국의 아이디어가 일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김 장관은 “한전 입장에서도 전기요금을 미리 받으면 좋지만, 선납이 이뤄질 경우 채권과 외환시장 안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재정당국의 아이디어가 조금 반영된 것"이라며 “아이디어 차원에서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한전이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한전채를 발행할 경우 우량채권으로 평가받는 한전채로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다른 회사채 등의 자금 조달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고환율 상황에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도 고려됐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는 반도체 업계의 대규모 투자 부담을 꼽았다. 김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입장에서는 현재 반도체 경기가 활황이지만 수익 이상으로 신규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기요금을 선납할 정도로 자금 여유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다른 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요금 선납 방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은 열어뒀다. 김 장관은 “현재 조건에서는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것"이라며 “다른 기업도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D현대에너지솔루션, 양면형 탠덤부터 철도·해상까지…태양광 기술 확대

HD현대에너지솔루션이 차세대 초고효율 태양전지부터 철도·해상 등 특수 환경용 태양광 모듈까지 기술 개발 범위를 확대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차세대 태양광 기술과 관련한 복수의 국책과제에 잇따라 선정됐다고 15일 밝혔다. 우선 '양면형 탠덤 태양전지 기술 개발 및 효율 검증' 과제의 주관기관을 맡는다. 총사업비는 127억원 규모로, 국내 산·학·연 컨소시엄이 참여해 지난 7월부터 오는 2029년 6월까지 36개월간 진행한다. 탠덤 태양전지는 서로 다른 파장대의 빛을 흡수하는 소재를 적층해 발전 효율을 높이는 차세대 태양전지 기술이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효율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는다. 이번 과제는 전면뿐 아니라 후면에서 들어오는 빛까지 활용하는 '양면형(Bifacial) 탠덤' 기술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은 한국철도공사가 주관하는 '철도레일 태양광 시스템 개발 및 실증' 과제에도 참여한다. 태양전지 전면 전극을 후면으로 배치해 수광 면적을 넓힌 고효율 BC(Back Contact) 셀 기반 태양광 모듈을 철도 환경에 적용하는 사업이다. 회사는 철도레일 설치 환경에 적합한 고출력·고신뢰성 태양광 모듈을 개발하고 KS 인증과 실증 모듈 제작을 맡는다. 한국철도공사와 국가철도공단이 함께 참여해 설치·시공·안전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예정이다. 해상 태양광 분야에서는 '해상환경 고내구성 태양광 모듈 개발 및 실증' 과제에 참여한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과 에스에너지, 신성이엔지가 공동 수행하는 사업으로, 향후 새만금 등 대규모 해상 태양광 발전소 건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각 과제의 적용 분야는 다르지만 국내 기술만으로 해상 태양광 고출력·사용처 다변화 분야의 상용 원천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는 같다"며 “탠덤을 중심으로 철도와 해상 등 다양한 설치 환경에 최적화된 모듈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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