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전기본 신규 원전 놓고 국민 의견 수렴…공론화위 출범

12차 전기본 신규 원전 놓고 국민 의견 수렴…공론화위 출범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에 본격 착수한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늘어난 전력수요를 채우기 위해 원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할지 약 3개월간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열고 공론화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따라 구성됐다. 앞으로 공론화 기본 방향과..

이현빈 전 한전 부사장, 남동발전 사장 취임

이현빈 전 한국전력 경영관리부사장이 제10대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 취임했다. 남동발전은 이현빈 사장이 2일 경남 진주 본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 신임 사장은 한전 경영관리부사장, 한전공대설립단장, 인사처장 등을 지냈다. 이 사장은 “우리 회사가 에너지전환에 앞장서고, 발전공기업의 새로운 성장 과정에서도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임직원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라는 본연의 책임을 다하면서, 변화하는 에너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12차 전기본 신규 원전 놓고 국민 의견 수렴…공론화위 출범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에 본격 착수한다. 반도체·인공지능(AI) 등 메가프로젝트 추진으로 늘어난 전력수요를 채우기 위해 원전이 어느 정도 역할을 해야 할지 약 3개월간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그 결과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일 서울 서초구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열고 공론화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지난달 22일 국무회의에 보고된 원전 공론화 추진계획 따라 구성됐다. 앞으로 공론화 기본 방향과 세부 절차를 마련하고 시민참여단을 중심으로 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결과를 정부에 권고하는 역할을 맡는다. 위원장에는 은재호 한국외대 겸임교수가 위촉됐다. 은 위원장은 한국갈등학회장과 다수 정부부처의 갈등관리심의위원 및 위원장을 역임한 갈등관리 전문가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부 당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당시에도 전문가로 침야헤 공론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위원회는 은 위원장을 포함해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에너지 분야별 단체로부터 원전 이해관계자가 아닌 인사를 추천받아 위원 8명을 위촉했다. 원전 분야 전문가들은 별도의 전문위원회에 참여해 원전과 전력수급 등 숙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공론화위원회는 앞으로 대표성을 갖춘 시민참여단을 구성하고 학습·숙의 자료를 제작한다. 이후 숙의토론과 공개토론회, 온라인 의견수렴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민 의견을 모아 공론화 결과를 도출할 계획이다. 이번 공론화의 핵심 쟁점은 급증하는 전력수요와 탄소중립 과정에서 신규 원전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앞선 12차 전기본 논의에서 반도체·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를 반영해 2040년 최대전력 수요를 158.4~165.0기가와트(GW)로 제시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와 석탄발전 감축 계획도 잇따라 공개한 상태다. 공론화 결과는 연말 확정 예정인 12차 전기본에 반영된다. 다만 전력수요와 재생에너지·석탄발전의 밑그림이 상당 부분 제시된 뒤 원전 공론화가 진행되면서 전기본 확정 일정이 늦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론화 결과에 따라 앞서 제시된 발전원별 계획이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환경단체들은 공론화 절차를 주시하고 있다. 일부 단체는 정부가 이미 원전의 필요성을 전제로 정책 방향을 설정한 상태에서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은 신규 원전 확대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기도 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공론화위원회의 독립적인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며 “탄소중립, 경제성, 안전성 등 에너지 수급에서 고려해야 할 다양한 요소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숙의할 수 있도록 절차를 공정하게 관리해달라"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E칼럼] 원전종주국이 인정한 K-원전, 이제 준비의 시간이다

1978년 4월, 고리 1호기가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우리나라 첫 원전이었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주도했다. 우리는 공사 현장에서 어깨너머로 기술을 배웠다. 1990년대 한빛 3·4호기에서 기술자립의 첫발을 뗐고, 2009년 아랍에미리트 원전 수출에 이어 지난해에는 체코 신규 원전 사업까지 수주했다. 고리 1호기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난 지금, 우리가 원전의 본고장 미국에 원전을 짓는 길을 열었다. 지난 1일 한미 양국은 20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최대 1200억 달러를 들여 미국에 대형 원전 8기를 짓는다. 이 중 2기가 우리 APR1400이다. 한국형 원전이 미국 본토에 들어서는 첫 사례다. 원전 기술을 배워 온 나라가 이제 원전종주국의 시장에 진출하는 셈이다. 우리 원자력 역사에 길이 남을 일이다. 상징적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미국이 한국의 원전 기술력과 시공 역량을 인정하고 전략적 동반자로 선택한 것이다. APR1400은 이미 2019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을 받았다. 외국 노형으로는 처음이었다.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 4기를 성공적으로 지은 실적도 있다. APR1400 2기가 전부가 아니다. 나머지 AP1000 6기에도 국내 설계·시공 기업과 기자재 기업의 참여가 추진된다. 노형 하나를 수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 원전 공급망과 건설시장에 들어가는 것이다. 미국 역시 무너진 원전 공급망과 건설 역량을 복원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기술력과 건설 경험이 미국의 원전 확대와 맞물리는 이유다. 원전은 이제 국가 전략기술이 됐다. 필요한 기술과 공급망을 가진 나라는 협상장에서 목소리가 커진다. 반도체와 조선에 이어 원전이 한미 경제안보 협력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한미 원자력협력과 원전 외교에서도 우리의 발언권은 한층 커질 것이다. 그러나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결실이 저절로 따라오지는 않는다. 국내 신규 원전 건설과 체코 원전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미국 사업까지 더해진다. 여러 사업을 함께 해내려면 우리 기업의 역량을 키우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를 미리 갖춰야 한다. 첫째, 미국의 품질보증과 인증 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 원전에 기자재를 공급하려면 연방규정이 정한 원자력 품질보증 요건과 관련 인증을 충족해야 한다. 안전 관련 결함을 규제기관에 보고할 법적 의무도 따른다. 대기업은 미국 원전에 주기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 문제는 수많은 중소 협력사다. 정부가 이들 기업의 인증 취득 비용과 품질 전문인력 양성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둘째, 현지 법과 건설제도에 대비해야 한다. 미국은 연방법뿐 아니라 주(州)별로 건설과 노동 관련 제도가 다르다. 인허가 절차, 현장 안전기준, 노무 관행도 우리와 다르다. 사업 초기부터 현지 법률과 인허가, 노무제도에 정통한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공기와 비용의 불확실성을 제도로 관리해야 한다. 미국 보글 3·4호기는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가 신규 원전 사업의 가장 큰 위험임을 보여줬다. 미국 정부가 신규 원전 인허가 기간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힌 만큼, 이를 이번 사업에 실제로 적용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원전 사업 부지에 적용되는 연방법과 주법, 인허가 절차와 규제기관 간 관계를 미리 정리해야 한다. 불필요한 중복 절차를 줄이는 특례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 기업 역시 설계 확정과 기자재 조달을 철저히 준비해 공기를 지켜야 한다. 공기 지연과 비용 증가의 위험을 어느 한쪽에 떠넘기지 않는 합리적 분담 체계도 필요하다. 넷째, 우리 근로자를 보호할 제도를 갖춰야 한다. 지난해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에서 불거진 한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는 해외 대형 사업에서 근로자의 법적 지위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줬다. 원전은 장기간 고도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다. 착공 전에 기술인력의 입국과 근무를 보장하는 비자·취업허가 체계를 양국이 합의해야 한다. 현지 산업재해 보장과 법률 지원 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 반세기 전 우리는 배우는 나라였다. 이제 미국과 함께 원전을 건설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나 기회는 준비된 나라의 몫이다. 정부는 제도로, 기업은 역량으로 답해야 한다. 미국 원전시장 진출의 성패는 계약이 아니라 지금부터 시작되는 준비에 달려 있다. 이제는 준비의 시간이다. 문주현

“전력과 열 동시에 필요한 한국, ‘가스’가 핵심 에너지”

AI·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의 대규모 전력 수요가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송전망 구축 지연 문제를 해결하고 전력 수급을 적기에 안정화하기 위해 천연가스의 역할 변화가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가스공사는 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천연가스의 역할'을 주제로 '제10회 코가스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논의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로 인한 전력수요 급증과 신규 전원믹스 환경 속에서 천연가스의 전략적 대응 방향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 “Time-to-Power가 핵심… 가스발전, '유연성 자원'으로 거듭나야" 주제 발표에 나선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주성관 교수는 AI와 첨단산업 시대의 전력 적기 공급을 위한 가스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난 8월 발표된 제12차 전기본 전력수요 재전망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대규모 AI 데이터센터 등 투자계획이 본격 반영되면서 2040년 목표 최대전력은 당초 131.8GW에서 158.4GW로 28.5GW 급증했다. 반면, 데이터센터 구축에는 약 18개월이 걸리는 데 비해 송전선로와 변전소 건설은 주민 협의 및 인허가 등으로 수년 이상 소요돼 전력 인프라 확충이 산업 투자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주 교수는 “첨단산업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원하는 시점에 전기를 쓸 수 있는지 여부(Time-to-Power)"라며 “계통접속 대기 기간을 줄일 대안으로 현장 인근에 이동형 가스터빈 등을 직접 설치하는 '온사이트(On-Site) 전원'과 '브리지 전원(Bridge Power)' 활용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주 교수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와 AI 데이터센터의 부하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가스발전이 단순 발전량 공급원에서 전력 계통의 변동성을 잡아주는 '유연성 자원'으로 재편돼야 한다"며 “가스공사의 경쟁력 역시 단순 LNG 판매량을 넘어 필요한 시점에 확실히 공급할 수 있는 순간 공급 능력과 유연한 인프라 확보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 “2040년 전력수요 폭발… 무탄소 전원 다변화 및 소매요금 규제 완화 필요"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우영 에너지전환정책연구 본부장은 전력공급계획 수립 시 고려사항과 에너지정책 방향에 대해 발제했다. 박 본부장은 메가 프로젝트 대응을 위해 재생에너지 공급의 한계(규모), 부하 패턴과 출력 불안정성(시간), 송전망 지연 및 입지 불균형(공간) 등 3대 불일치 요소를 극복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탄소중립과 산업 성장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태양광·풍력·원전 계속운전 등 단기 자원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대형원전, SMR, 청정수소·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등 무탄소 전원 선택지를 선제적으로 열어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실시간 및 보조서비스 시장 확대와 함께 고정된 소매요금 규제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소비자 단에서도 유연한 소비 행태를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기본 한계 넘어선 장기 가스 수급계획… '위험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최용옥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본 중심의 단일 수요예측 방식에서 탈피해 '시나리오 기반 위험관리' 체계로 장기 천연가스 수급계획을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전력 부족으로 인한 공장·데이터센터 가동 지연은 국가 산업경쟁력 훼손으로 직결된다"며 “무탄소 전원 도입 지연, 첨단산업 수요 폭증 등 다양한 위기 시나리오를 수급계획 수립 단계부터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LNG 저장기지 및 기화·송출 설비 등 인프라의 공급 유연성을 가치로 재평가하고, 장기 도입계약의 물량·시기 유연성을 확대하는 등 금융·물리적 위험 관리 기법을 수급계획 내에 적극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 이상준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한국은 제조업 중심으로 가야 하고, 제조업에 필요한 고온고압의 산업용 열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가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좌장을 맡은 조홍종 단국대 교수도 “전력과 열을 사용하는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열병합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은 “'가스는 곧 전기'이며 전력의 안정성을 지탱하고 첨단산업에 필요한 전력을 적기에 공급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가스공사는 AI·데이터 활용과 탄소중립 기술 혁신을 통해 단순 가스 공급 기업을 넘어 에너지와 산업, 기술과 시장을 연결하는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홍의락 가스公 사장 “발전용 가스, 공공과 민간이 공동구매하자”

홍의락 가스공사 사장이 발전용 천연가스(LNG)는 공공과 민간이 공동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올해 가스공사의 현물(스팟) 구매량이 2022년에 버금가는 1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공동구매를 통해 수입단가를 낮추는데 노력하자는 의미로 해석된다. 홍 사장은 1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에서 열린 제10회 코가스포럼에서 “올해 가스공사의 현물 구매량이 2022년 수준인 1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한국이) 위기 상황이라 생각한다. 가스가 차지하는 임무와 역할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가스공사의 LNG 구매량은 3428만톤이다. 올해도 비슷하다고 볼때 1000만톤은 작년 구매량의 30%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LNG 현물 단가는 장기물량보다 크게 비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시 장기물량의 도입단가는 MMBtu당 대략 11~15달러이다. 이에 비해 현재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25달러이다. 중동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세계 LNG 공급량의 20%를 맡고 있는 카타르의 공급도 막혀 현물가격이 크게 오른 것이다. 홍 사장은 현물 구매량이 늘면 비용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홍 사장은 “가스가 곧 전기"라는 점을 강조하며 발전연료인 가스가격이 오르면 전기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가스요금과 전기요금이 오르면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정부의 정책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현재 가스공사의 총부채는 약 40.6조원, 부채율은 345%, 미수금은 15조원이나 쌓여 있어 상당한 재무 부실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싼 현물을 사오고, 그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다면 가스공사의 재무 부실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가스공사로서는 가급적 현물 구매비중을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홍 사장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발전용 천연가스를 공공과 민간이 공동구매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전기요금과 직결되는 발전용에 대해서는 우리가 처리를 달리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발전용은 공공성이 큰 만큼, 공공과 민간이 공동구매로 좀 싸게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스공사가 수입물량 대부분을 장기로 계약하고, 남는 물량은 트레이딩을 통해 다른 나라에 판매함으로써 현물 비중을 줄이는 이론적 방법이 있다. 하지만 이는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홍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가스공사가 트레이딩 사업을 하려고 하니) 제약조건이 많다. 법개정을 할 시간이 없다"며 “내부적으로는 산업부와 협의해서 내부규정이라도 바꿔서 트레이딩에 힘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마을 단위 재생에너지로 경제성까지 확보…성과 지표 측정 가능해야”

마을 공동체나 농가 주민들이 재생에너지 발전에 참여해 수익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에너지'가 공급망 확장과 산업 성장 같은 경제적 측면에서 재생에너지의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에너지공단과 21세기 재생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는 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커뮤니티 에너지, 영농형 태양광 그리고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주제로 '2026 커뮤니티 에너지 국제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다. 행사는 이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진행된다. 국내외 정책입안자와 국제기구, 지방정부, 연구기관, 산업계,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모여 재생에너지 설비의 양적 확대를 넘어 주민 참여 확대와 지역사회 이익 창출을 위한 국내외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재생에너지 사업 모델과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라나 아디브(Rana Adib) REN21 사무총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한국에서 많은 민간분야 주체들이 재생에너지 PPA를 하는 것처럼, 오늘날 재생에너지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 기회는 크다"며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제 시스템으로 인해 재생에너지 도입을 어렵게 하는 구조적 장벽이 있고, 재생에너지의 큰 편익과 효과들이 경제 시스템에서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경제 시스템을 만들려면 성과지표가 있어야 한다"며 “커뮤니티, 업계와 소통해서 정책가들에게 가이던스를 주고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만들어야 도입을 막는 구조적 장벽을 극복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창훈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위원장은 “에너지 전환은 환경정책 뿐만이 아니라 일상을 책임지고 안보를 강화하며 국가 산업 경쟁력을 키우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그 중심에는 바람과 햇빛처럼 한국이 가진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다"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으려면 재생에너지 보급과 함께 전력망, 에너지지저장장치, 에너지 효율, 산업제도 거버넌스 등 에너지 시스템 전반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한국 정부도 햇빛소득마을과 영농형 태양광 같이 지역 주민이 발전에 직접 참여하고 편익을 공유하는 다양한 모델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여비인(Yeo Bee Yin) 전 말레이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선도 사례를 소개했고, 히데아키 이와사키(Hideaki Iwasaki) 아시아개발은행(ADB) 총괄국장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의 미래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유럽연합(EU)과 국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 추진된 정책 사례를 비롯해 국제사회의 커뮤니티 에너지 사례와 경험을 공유했다. 아울러 커뮤니티 에너지와 재생에너지 기반 경제를 주제로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 사업 모델과 지방정부 주도의 에너지 자립·분산에너지 활성화 방안 등을 국내외 사례와 함께 논의했다. 오는 2일에는 '영농형 태양광의 지속가능성과 농가소득 모델'을 주제로 논의한다. △영농형 태양광 표준모델 △농가소득 증진 방안 △일본 등 해외 주요국의 규제 개선·금융 지원 체계 등을 공유한다. 영농형 태양광의 제도적 안착을 위한 입법과 인허가 기준 개선 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전문가 토론도 진행된다. 최재관 공단 이사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세계적인 에너지 전환은 이제 단순히 재생에너지 설비의 양적 확대 단계를 넘어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고 지속가능한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주민 참여와 지역 이익 창출을 기반으로 한 한국의 선도적 에너지 전환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글로벌 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30일에는 해외 주요 연사와 관계자들이 경기도 여주시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을 방문했다. 구양리 햇빛소득마을은 주민이 직접 재생에너지 사업에 참여하고 발전수익을 마을 복지와 공동체 활성화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주민참여형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나주, 인공태양으로 미래 에너지 판 짠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시가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에너지를 지역의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과 연결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연구시설 유치에 그치지 않고 연구기관과 대학, 기업, 전문인력을 한곳에 모아 핵융합 기술의 연구개발부터 산업화와 실증, 장기적으로는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지난달 30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에서 열린 '나주 글로벌 에너지포럼 2026' 인공태양 세션에서 '인공태양으로 바뀌는 나주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하며 이 같은 전략을 제시했다. 이날 세션에는 영국 STEP Fusion 하워드 윌슨 과학기술총괄이사를 비롯해 황용석 서울대 교수, 오영국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장, 양형렬 K-문샷 프로젝트 핵융합 분야 PD 등 국내외 핵융합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술개발 동향과 상용화 과제,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윤 시장이 핵융합 에너지에 주목한 배경에는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가 자리하고 있다. 첨단산업이 지역과 국가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산업시설뿐 아니라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도 함께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윤 시장은 미래산업 확대와 함께 전력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안정적이면서도 무탄소인 미래 전원을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 가운데 하나가 핵융합 에너지다. 세계 주요국이 핵융합 발전의 상용화를 앞당기기 위해 기술개발과 실증 경쟁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연구성과를 실제 산업과 전력 생산으로 연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윤 시장은 “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등 미래 첨단산업 투자가 확대되면서 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의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며 “미래산업 투자와 함께 안정적이고 무탄소인 미래 전원 확보 전략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가 가진 기존 에너지산업 기반도 핵융합 생태계 구축의 토대로 제시됐다. 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을 비롯해 전력거래소, 한전KDN, 한전KPS 등 전력 관련 공공기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와 에너지 분야 연구·교육기관, 관련 기업들이 집적해 있다. 여기에 인공태양 연구시설과 핵융합 분야 연구 역량을 결합하면 단순히 연구시설이 들어서는 것을 넘어 연구개발과 기업 유치, 전문인력 양성, 실증과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새로운 에너지산업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나주시의 구상이다. 발전 전략도 단계적으로 제시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출발점으로 연구단지를 조성하고, 이후 핵융합 소재·부품·장비와 첨단기술 기업이 모이는 산업클러스터로 확대하면서 연구성과의 실증과 사업화, 장기적인 핵융합 발전 상용화 기반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나주를 단순히 연구시설이 위치한 지역이 아니라 핵융합 기술과 기업, 인재가 모이고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에너지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윤 시장은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핵융합 산업화를 앞당기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국가 차원의 제도적 지원도 요청했다.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기업을 체계적으로 집적하고 연구개발에서 실증·사업화까지 연결할 수 있도록 나주를 핵융합 연구개발특구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면서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핵융합 핵심기술 확보와 연구시설 구축, 전문인력 양성, 관련 기업 육성이 각각 별개의 사업으로 추진되기보다 하나의 국가 산업전략 안에서 연계돼야 한다는 취지다. 윤병태 시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워가는 상황에서 미래산업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확보할 것인지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며 “인공태양 연구시설을 중심으로 핵융합 기술개발과 산업화를 앞당긴다면 나주는 미래산업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거점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핵심 거점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주에 대한 국가의 핵융합 투자는 하나의 지역사업을 지원하는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에너지 기술 경쟁력과 미래 첨단산업 기반을 함께 준비하는 전략적 투자"라며 “연구와 기업, 인재와 산업이 연결되는 핵융합 생태계를 착실하게 만들어 세계의 연구자와 기업이 찾고 청년들이 미래를 꿈꾸는 글로벌 핵융합 에너지 도시로 나주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나주시는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로 최종 선정돼 왕곡면 에너지국가산업단지 인접 지역에 핵융합 에너지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실증할 연구시설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사업 추진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이며, 10월 중 조사가 마무리되면 2027년부터 연구시설 구축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김성환 기후장관 “내년 재생에너지 10GW 이상 늘어날 것…제도적 기반 충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내년부터 국내 재생에너지 설비가 연간 10기가와트(GW) 이상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제도 개편이 실제 보급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김 장관은 1일 세종 기후부 청사에서 열린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내년부터는 10GW 이상의 재생에너지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비행기가 뜨기는 어렵지만 뜨고 나면 멀리 갈 수 있다. 지금은 그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기후부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가 3.8GW 정도 늘어났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증가 규모가 올해의 세 배 가까이 확대될 수 있다고 본 셈이다. 기후부는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설비 규모가 40GW에 조금 못 미치는 만큼 앞으로 남은 기간 약 60GW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김 장관도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앞으로 남은 기간 60GW를 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쉽지 않은 숙제"라면서도 “그동안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 대책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태양광 이격거리 제한과 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개편, 햇빛소득마을 활성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 등을 언급했다. 기존 송전망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도 재생에너지 접속 여력을 높이는 전력망 혁신 대책 역시 보급 확대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으로 꼽았다. 김 장관은 “제도적 기반을 충분히 깔았고 태양광은 상대적으로 빠르지만 사업에 최소 6개월에서 1~2년 이상 걸린다"며 “곳곳에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고 호남에도 접속하지 못한 채 대기 중인 물량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기후부는 출범 이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목표로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보급 로드맵을 마련했다. 전력망 부족으로 재생에너지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력망 수용 한도를 넘어 발전설비 접속을 우선 허용한 뒤 필요할 때 출력을 제어하는 유연접속제도를 확대하고, 허수·지연 사업의 접속권을 정비해 실제 사업 추진이 가능한 발전사업자의 접속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송전망 기준 171GW, 배전망 기준 110GW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장관은 전기차와 건물 등 일상 영역에서도 전기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신차 중에 23%가 전기차로 전환했다"며 “대략 심리적으로 보면 새로운 상품을 구매하는 데 30% 정도가 넘어가면 상당히 심리적 대세가 된다고 한다. 그 단계까지 거의 왔다"고 말했다. 건물 분야에서는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 장관은 “아파트를 신축하는 조합의 임원이 '우리 아파트도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로 지어주면 안 되겠냐'라는 요청을 직접 해온다"며 “우리 집도 가스보일러 대신 히트펌프로 전기화할 수 없겠냐, 이런 요구도 굉장히 많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어떻게든 가스 배관 없는 아파트를 지어서 건축물 분야에서의 탈탄소화를 보다 속도감 있게 해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국 환경 비상시국 회의’ 개최… “개발 폭주 중단·검증 촉구”

전국의 기후·환경단체와 활동가들이 정부의 대규모 개발사업 추진을 규탄하고,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검증과 환경정책 전환을 촉구하며 비상시국회의를 개최했다. 전국 환경단체 및 활동가들은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전국환경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정부의 주요 개발정책을 점검한 뒤 공동 요구안을 발표했다. 이들은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반도체·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신규 원전, 신규 댐, 신공항, 국립공원 케이블카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사전 검증 없이 속도전으로 강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개발사업을 먼저 확정한 후 전력·용수 공급 및 송전망 건설을 후속으로 맞추는 추진 방식이 지역사회와 생태계에 심각한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검증 없는 개발 폭주 중단 △주요 개발정책에 대한 시민사회·지역주민 참여 종합 검증 △기후·생태위기 대응으로의 환경정책 전환 △공식적인 '기후·환경 정책대화의 장' 마련 등 4가지 핵심 사항을 촉구했다. 시국회의 측은 향후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기후환경 시민검증단을 운영하고, 전국적인 공동행동을 전개하며 정부에 정책 전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국환경회의를 비상체계로 전환하고 시국회의의 사무국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들이 '환경비상시국회의'를 연 것은 2004년 11월 노무현 대통령 정부 이후 22년 만이다. 당시에는 새만금 개발과 골프장 건설 등에 항의해 서울 광화문 앞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54일간 천막 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현장] 27층 높이서 도는 80m 블레이드…연 900GWh 전기 생산

[전남 영광군=정승현 기자] 9월 30일 전남 영광군 낙월면 안마도와 송이도 인근 해상. 유속이 빠른 수심 8~13m의 바다 위에 평균 풍속 7m/s의 바람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공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길이 82.5m의 바람개비(블레이드)가 높이 92.1m, 직경 3.86~6m의 철제 기둥에 매달려 서서히 움직이며 발전(發電)했다. 단지 내 발전기 1대 앞에는 이틀에 걸쳐 30일 새벽 터빈과 블레이드 설치 작업까지 마친 해상풍력터빈설치선(WTIV) 한산 1호가 대기 중이었다. 낙월해상풍력발전단지에는 독일 벤시스 사(社)가 만든 발전능력 5.7메가와트(MW)의 풍력 터빈과 CS윈드가 제작한 높이 92m짜리 3단 타워 등으로 구성된 풍력발전기가 64기 설치됐다. 총 발전용량은 364.8MW에 달하고, 연간 900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송이도 육상 변전소를 거쳐 육지로 보내진 뒤 서홍농 개폐소를 통해 전국 단위 전력망에 연결된다. 이 단지는 지난달 28일 공정률이 97.5%을 기록했고, 풍력발전기 3대의 터빈을 다 달고 해저케이블 설치 작업까지 마치면 준공에 이르게 된다. 육상 시설은 2024년 3월, 해상 시설은 지난해 4월 착공한 뒤 같은 해 12월 1호기가 상업발전을 개시했다. 풍력발전사업 시행자인 낙월블루하트는 올해 안에 준공해 전체 발전기의 상업 가동을 개시한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현재는 45기가 시운전을 하고 있다. 해상에 얇고 길면서 원형 회전운동까지 하는 대형 구조물을 설치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낙월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해온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작업자들이 풍력발전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뱃머리를 표준 규격에 따라 물결 모양으로 만든 해상풍력유지보수선(CTV)을 3대 보유할 정도로 날씨와 파고 같은 해상 여건의 변화는 전체 프로젝트 진행에 영향을 미쳐왔다. 특히 WTIV 같은 해상풍력 프로젝트용 특수 선박을 빌리는 문제부터 기상 악화로 작업을 아예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 일쑤였다. 해상풍력 발전기는 크기 때문에 터빈을 기둥에 달 때 각도가 1도라도 틀어지면 달 수 없다. 특히 서해는 조류가 세기 때문에 WTIV를 정확한 각도로 바닥에 안착시키는 작업이 더 까다롭다. 그 영향으로 원래는 지난해 말 준공한다는 목표였지만, 올해 상반기, 올해 말로 준공 예상 시점이 밀렸다. 현장을 총괄하는 김욱진 낙월블루하트 전무는 “해상풍력 발전단지를 건설할 때 작업이 가능한 기간은 3월~11월 중순으로 길지 않은 데다 한 달에 작업할 수 있는 날도 보통 11일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관리 난이도가 높다"며 “올해는 다행히 여름에 태풍이 오지 않아 평소보다 작업일수가 많았지만, 9월 중순이 되면서 조류가 세져 해저케이블 포설·매립 작업을 잠시 멈췄다"고 말했다. 이들 발전기들이 문제 없이 돌아가는지 살피는 통합관제센터는 풍력단지에서 배로 약 1시간 20분 거리만큼 떨어져 있는 영광군 홍농읍에 자리한다. 이곳은 중소 조선사인 MJ중공업을 인수하면서 부지도 같이 구매해 마련했다. 해당 부지에 송전탑 2대를 세워 송전망을 전국 단위 전력망으로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관제센터에는 전력계통 연결부터 발전기기 작동 여부까지 한눈에 나타낸 화면이 있었다. 낙월풍력단지와 전국 단위 전력망 사이에 연결된 송전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송이도에 위치한 중간 변전소와 풍력발전기 간 연결된 11회선의 작동 현황, 터빈 상태와 출력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성민수 낙월블루하트 이사는 “설비고장 등 돌발상황을 신속히 파악해 원격 복구 또는 현장 출동 같은 조치를 취하기 위한 지휘소로 운영하고 있다"며 “고장이 났는지 여부는 온도 같은 환경 변화로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낙월해상풍력은 2023년 말 에너지공단이 주관한 풍력발전 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선정됐고, 이듬해인 2024년 2월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계약을 남부발전과 체결했다. 20년 동안 정해진 가격에 발전공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식으로 수익성을 확보한 것이다. 주요 발전사들은 관련법 개정으로 REC에 기반한 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제도(RPS)가 내년 초 폐지되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경쟁에 기반한 재생에너지 계약 시장을 도입하고, 사업자별로 재생에너지 발전 용량을 의무 할당해 목표 달성 여부를 관리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시장 경쟁 체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해상풍력 발전단지 조성과 운영이 지속 가능하려면 수익성 확보와 경쟁력 있는 기자재 확보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에서는 낙월해상풍력 같은 수백MW급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아직은 추진 단계에 머물러 있는 반면, 유럽에서는 독일 헤 드라이트 해상풍력 단지가 발전용량 960MW 규모로 준공되는 등 GW급 수준의 해상풍력 발전 단지 현실화가 가까워지고 있다. 소규모 실증 단지 뿐만 아니라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에도 뛰어들어 사업성을 확보할 기회가 생기면 민간 시행사부터 기자재 공급사들까지 참여 유인이 더 커질 것이라는 업계 목소리가 나온다. 정종영 명운산업개발 사장은 “단일 풍력발전 단지를 대규모로 건설·운영해야 CTV와 WTIV를 충분히 확보하고, 풍력발전 관련 공급망이 형성되거나 설계·조달·시공(EPC)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며 “풍력발전 시장에서 경쟁을 촉진해 발전단가가 낮아지는 방향으로 나가고, 민간 참여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낙월블루하트는 명운산업개발과 태국 비그림파워 사가 각각 51%, 49%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해저 구조물 설치는 삼해이앤씨가, 해저케이블 설치는 호반산업이 수행한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