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보고서 찢어 던지고, 야·너 폭언”…기후부 갑질에 신음하는 산하기관

[단독] “보고서 찢어 던지고, 야·너 폭언”…기후부 갑질에 신음하는 산하기관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이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무원들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근 기후부 소속 30대 사무관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기후부 전반의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단 직원들은 최근 기후부의 부당한 갑질과 법령 위반 사례가 급증해 극심한 업무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은 기후부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국회 기후특위, 탄소중립법 개정안 의결…범위형 NDC로 여야 합의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가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법률에 명시하는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해당 기간의 감축 경로가 법률에 규정되지 않았다며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약 1년 11개월 만이다. 22일 국회에 따르면 기후특위 탄소중립기본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날 2031~2049년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담은 탄소중립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에는 204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69~80%, 2045년은 84~90%로 범위형으로 명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심사소위원회의에 의결됨에 따라 기후특위 전체회의도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기후위기 대응과 미래세대 환경권 보호를 위해 초기에 감축을 집중하는 오목형 경로를 주장해 왔다. 반면 국민의힘은 제조업 등 산업계 부담과 국가 경쟁력을 고려해 매년 일정한 수준으로 감축하는 선형 경로 또는 보다 유연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맞서왔다. 이에 오목형 감축경로와 선형 감축경로를 모두 반영해 범위형 목표를 설정하면서 여야는 합의점을 찾았다. 기후특위 위원인 서왕진 조국혁신당 의원은 SNS에 “기후특위에서 2031년부터 2049년까지의 중장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법률에 직접 명시하기로 의결했다"며 “비록 대표발의한 목표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감축목표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이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이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우리나라가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해야 하며 기후변화의 영향과 배출 제한의 부담을 미래세대에 과도하게 떠넘기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도 이번 개정안에 반영됐다"며 “이번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입법은 지난 2024년 8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헌재는 현행 탄소중립기본법이 2030년 NDC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만 규정하고 2031~2049년 감축 경로를 비워둔 것은 미래세대의 환경권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한다며 국회에 법 개정을 요구했다. 당초 기후특위는 해당 개정안을 처리하기 위해 활동 기한은 다음달 말까지 연장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배정 문제에 반발해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가 정상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여야가 헌재 결정 이행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이번 합의가 이뤄졌다. 법안은 향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환경소식] “4행시부터 AI 영상까지” 기상청 달콤기후 공모전에 쏟아진 기발한 아이디어

기상청이 기후변화과학의 중요성과 대응 메시지를 담은 '제7회 달콤기후 공모전' 수상작 40점을 22일 발표했다. 역대 가장 많은 4386점의 작품이 접수된 이번 공모전에서는 심사를 거쳐 그림 10점, 캘리그래피 10점, 4행시 15점, 숏폼 영상 5점 등 총 40점이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디자인 부문 대상에는 노은채 씨의 그림 이, 이야기 부문 대상에는 김우재 씨의 4행시 이 각각 선정됐다. 특히 올해는 신설된 생성형 인공지능(AI) 숏폼 영상 부문에서도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참신하게 표현한 우수작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수상작들은 온라인 플랫폼 '소통24'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오는 9월부터 11월까지 대구·밀양·여수 등 전국 6개 국립기상과학관에서 순회 전시될 예정이다. 기상청은 향후 이번 수상작들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교육 및 홍보 자료 등으로 다방면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이번 공모전이 기후변화 과학정보를 일상과 연결해 기후 감수성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산림청이 국민의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자 '2026년 산림보호분야 제도개선 국민공모제'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공모 분야는 '산림보호법'에 규정된 산림보호구역, 보호수, 산림생명자원 관련 제도개선 사항으로 국민 누구나 다음 달 28일까지 우편이나 이메일로 참여할 수 있다. 산림청은 실현 가능성과 효과성 등을 종합 평가해 총 6명의 수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발굴된 아이디어는 실제 정책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박영환 산림청 산림환경보호과장은 “참신한 아이디어가 산림보호 제도를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한국환경공단이 산업계의 온실가스 감축을 담당할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6년 온실가스관리 전문인력 양성과정' 5기 교육생을 모집한다. 이번 5기 과정은 약 14명을 모집하며, 청년 미취업자와 대학 졸업예정자를 대상으로 이론과 현장실습 중심의 교육을 진행하고 월 최대 20만 원의 훈련장려금도 지급한다. 공단은 올해 총 6회에 걸쳐 104명을 대상으로 교육을 운영할 예정이며, 취업설명회와 컨설팅 등으로 청년 취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차광명 한국환경공단 경영기획이사는 “맞춤형 교육으로 높은 취업률과 환경일자리 창출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교육생 지원 확대 등 공단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내일날씨] 중부지방 중심으로 최대 80㎜ 비…일부 지역 체감 35도 ‘폭염’

오는 23일 중부지방 중심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고 그 밖의 일부 지역은 최고 체감온도가 33℃ 이상으로 올라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겠다. 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중부지방과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으며, 오후부터 저녁 사이 남부지방에도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으나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도 있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서해5도, 강원 내륙·산지, 충청권 30~80㎜, 대구·경북 10~60㎜, 강원 동해안과 전북, 경남 서부 내륙 5~40㎜, 전남 북부 5~20㎜, 제주도 5㎜ 안팎이다. 특히 수도권과 강원 내륙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집중되겠다. 수도권과 서해5도는 이른 새벽부터 아침 사이, 강원 내륙은 늦은 새벽부터 오전 사이 시간당 20~30㎜의 세찬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비 소식에도 폭염의 기세는 이어지겠다. 일부 강원 동해안과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를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 체감온도가 31℃ 안팎까지 오르겠다. 폭염특보 발효 지역은 체감온도가 33℃ 안팎, 특히 강원 남부 동해안과 일부 전라권, 경상권, 제주도는 35℃ 안팎까지 치솟아 매우 무덥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23~26℃, 낮 최고기온은 26~37℃로 예보됐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단독] “보고서 찢어 던지고, 야·너 폭언”…기후부 갑질에 신음하는 산하기관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이 기후에너지환경부 공무원들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갑질 행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최근 기후부 소속 30대 사무관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기후부 전반의 조직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1일 본지가 입수한 한국에너지공단 노동조합 내부 문건에 따르면, 공단 직원들은 최근 기후부의 부당한 갑질과 법령 위반 사례가 급증해 극심한 업무 부담과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은 기후부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재생에너지 정책을 현장에서 수행하는 핵심 공공기관이다. 정부의 정책 목표를 직접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급 부처인 기후부와의 접점이 많은 만큼, 구조적으로 부당한 지시나 괴롭힘에 노출되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 직원들은 문건을 통해 자신들이 기후부의 협업 파트너가 아닌 '노예'나 '무료 외주업체' 취급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건에는 “동업자 정신은 사라지고 공단 직원의 노예화 및 무상 외주업체화가 진행되면서 공공 노동자의 권익이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며 “사기 저하와 실무자 이탈이 심화하고, 우수 인력 유출로 업무 성과까지 저하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갑질 사례도 대거 담겼다. 일부 기후부 공무원들은 공단 직원들에게 “야", “너", “일 이따위로 할 거냐", “일하기 싫냐", “너희 처장·팀장은 뭐 하는 사람이냐" 등의 폭언을 서슴지 않았으며, 작성한 보고서를 찢거나 구겨 던지는 등 인격 모독 행위가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단이 보유하지 않거나 책임질 수 없는 영역의 자료 제출을 강요하고 타 기관 업무까지 떠넘기는 일도 빈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 아이디어 구상 단계부터 공단에 업무를 전가하거나, 비공식 파견을 요구해 부처 내부 평가보고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대신 쓰게 하고, 폰트나 표 테두리 수정 등 단순 편집 업무까지 시키는 사례도 포함됐다.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무리한 일정 요구와 근무시간 외 업무 지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세종시에서 오후 5시에 회의가 끝난 뒤 당일 자료 제출을 요구하거나, 다음 날 오전까지 다시 세종시로 와서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일이 반복됐다. 아울러 금요일 퇴근 무렵 업무를 지시한 후 월요일 출근 전까지 보고를 요구하거나, 새벽 2시 업무 연락, 주말 대기조 편성, 공무원용 텔레그램 방에 공단 직원을 강제 포함시켜 상시 업무를 지시하는 등 '연결되지 않을 권리'와 휴식권 침해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공단 노조 측은 정부 정책 수행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산하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과 인격적인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기후부가 감독기관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무조건 복종해야 하는 대상이나 공짜 외주업체가 아닌 동업자이자 협업기관으로 대해 달라"며 “공공 노동자로서 노동을 존중받고 인격적인 대우 속에 일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촉구했다. 한 공단 관계자는 “비상 상황 시 철야 근무는 불가피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초과근무 수당조차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노조와 재발방지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후부를 둘러싼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은 최근 발생한 소속 공무원 사망 사건으로 더욱 확산하는 분위기다. 기후부와 노조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세종시 자택에서 30대 사무관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기후부 노조 측은 A씨가 평소 과중한 업무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제보를 바탕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기후부의 조직문화와 업무 방식 전반에 대한 개혁 요구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닷새간 300㎜ 퍼부은 폭우…비구름대 경기 남부·충청 이동

닷새간 이어진 기습 폭우로 인천과 경기 북부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누적 강수량이 300㎜를 넘어섰다. 수도권에 강한 비를 퍼부은 정체전선 비구름대는 현재 경기 남부와 충청권으로 이동한 상태다. 22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이날 06시까지 집계된 누적 강수량은 인천 강화 335.0㎜, 경기 파주 318.0㎜, 경기 연천 309.5㎜, 경기 포천 300.0㎜ 등으로 300㎜를 웃돌고 있다. 수도권을 지나 남하한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현재 경기 안성·이천·용인·여주와 충남 천안 지역에는 호우특보가 발효 중이다. 특히 최근 160㎜가 넘는 장대비가 집중된 충남 아산 지역에는 산사태 경보가 새롭게 발령됐으며, 경북 안동과 의성에는 산사태 주의보가 유지되고 있다. 접경지역 강수로 임진강 필승교 수위가 한때 대피 기준(12m)에 가까운 10.28m까지 치솟으면서 연천군 주민 23명이 긴급 사전 대피하기도 했다. 이후 수위가 하강세로 돌아서며 주민들은 밤사이 모두 안전하게 귀가했다.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비가 이어지며 시설 피해 및 안전 조치 신고는 총 1146건이 접수됐다. 이 중 토사·낙석 유출 등에 따른 안전 조치가 842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북 안동을 중심으로 농경지 유실·침수 피해가 32.9헥타르(ha)로 늘었고, 농작물 피해도 67.2ha로 확대됐다. 전국 6개 시·도에서 대피했던 384세대 569명 중 미귀가자는 43명으로 집계됐다. 국립공원 111개 탐방로와 하천변 산책로 등 9300여 곳의 통제는 유지되고 있으나, 산사태로 차단됐던 강원 영월 국도 구간은 22일 오후 6시 개통될 예정이다. 비구름대의 영향으로 경기 남부와 충청권을 중심으로 비가 내린 뒤 오전부터 차차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300㎜가 넘는 폭우로 산사태나 축대 붕괴 위험이 높은 만큼 안전사고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탄소 폭탄’ 오명 쓴 2026 월드컵…범인은 ‘관객 이동’

사상 최대 규모의 2026년 북중미 FIFA 월드컵이 막을 내렸다. 48개국 선수단이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한 달 넘게 경기를 펼쳤고, 이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도 역대 최고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산됐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숀 T. 라컴 교수 연구진은 최근 네이처 포트폴리오 학술지 '커뮤니케이션즈 서스테이너빌리티(Communications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규모 스포츠·문화행사의 기후 비용과 경제적 편익을 함께 평가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연구진은 2026 FIFA 월드컵과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의 월드투어를 사례로 분석해, 메가 이벤트의 탄소배출은 경기장이 아니라 관객의 이동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월드컵 탄소배출량 423만 톤…아이슬란드 연간 배출량 수준 연구진은 2026년 월드컵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약 423만 톤(CO₂e)​으로 추정했다. 이는 기존 32개국 체제 월드컵보다 약 59만 톤(16%) 증가한 규모로, 아이슬란드의 연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다른 연구기관들은 이보다 더 많은 500만~900만 톤의 배출량을 예상하기도 한다. 추정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참가국 확대와 개최 도시 증가로 이번 월드컵이 역대 가장 탄소집약적인 스포츠 행사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다. ◇배출량 82%는 '팬들의 하늘길' 흥미로운 점은 탄소배출의 대부분이 경기장 운영에서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배출량의 82%(약 348만 톤)​는 관중의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제선 항공편 이용이 307만 톤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숙박시설(7%), 임시 경기장과 시설 건설(5%), 음식·음료(2%) 순이었다. 이는 태양광을 설치하거나 경기장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만으로는 월드컵의 탄소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주최 측이 직접 관리하는 경기장 운영보다, 통제하기 어려운 스코프3(Scope 3, 간접배출)​이 훨씬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콜드플레이가 보여준 해법…“팬의 행동이 탄소를 줄였다" 연구진은 대안으로 콜드플레이의 2024년 유럽 투어를 제시했다. 콜드플레이는 공연장 운영뿐 아니라 팬들의 이동까지 함께 줄이기 위해 전용 앱을 개발했다. 앱에서는 기차와 대중교통, 카풀 등 저탄소 이동수단을 비교할 수 있었고, 이를 이용한 팬들에게는 공연 상품 할인과 티켓 환급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그 결과 관객 이동에서 발생한 탄소배출은 48% 감소했고, 투어 전체 배출량도 일반적인 투어보다 46% 줄었다. 연구진은 메가 이벤트에서 가장 큰 감축 잠재력은 친환경 경기장이 아니라 관객의 이동 방식을 바꾸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탄소도 함께 부담"…새로운 공동 책임 모델 연구진은 이를 위해 '공동 책임(Shared Responsibility)' 모델을 제안했다. 경기장 운영이나 무대 설치처럼 주최자가 직접 통제할 수 있는 배출(Scope 1·2)은 주최 측이 책임지고, 관객의 항공여행처럼 간접배출(Scope 3)은 주최자와 관객이 함께 줄여 나가자는 개념이다.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우선 월드컵의 탄소 비용을 현장 관람객에게만 부담시키면 티켓 한 장당 평균 114달러(약 16만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반면 전 세계 시청자에게 1인당 약 4.5달러(약 6000원)의 방송료를 부과하면 약 7억8700만 달러에 이르는 전체 기후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렇게 확보한 재원은 지속가능항공연료(SAF) 개발이나 항공기 저탄소 기술, 탄소 제거 기술 등에 투자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또 모든 관객에게 동일한 탄소 부담금을 부과하면 저가 티켓 구매자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만큼, VIP 등 고가 티켓 구매자가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는 차등 부담 방식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 세계 시청자로부터 방송료를 걷는 방법은 프랑스 사례처럼 국가가 시청료를 징수하거나 스포츠 연맹이 방송 중계권 계약 때 탄소 비용을 포함하는 방법 등이 있을 수 있다. ◇“탄소중립 경기장보다 이동 혁신이 먼저" 연구진은 앞으로 월드컵과 올림픽, 대형 콘서트 등 국제 행사의 지속가능성은 경기장 설계보다 사람을 어떻게 이동시키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관람객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을 개최지로 선정하거나, 철도와 대중교통 이용을 확대하고, 카풀 이용자에게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탄소 감축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라컴 교수는 “영향력이 큰 블록버스터 행사조차 스스로 배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다른 산업에서의 기후 행동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주최자와 관객이 함께 참여하는 새로운 운영 방식이 메가 이벤트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이재명 대통령 “EUV 신속 도입” 지시에…가스안전공사, 네덜란드까지 날아가 검사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첨단 반도체 핵심 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는 지시가 현장의 발 빠른 실행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장비 도입 기간이 획기적으로 단축됐다. 22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한국가스안전공사는 국내 반도체 기업이 EUV 장비를 신속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기존의 검사 방식을 과감히 바꿨다. 가스안전공사는 검사원을 네덜란드 ASML 생산공장에 직접 파견해 생산 단계에서부터 검사를 진행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 도착 후 다시 검사를 기다리는 시간을 없애기 위해 검사기관이 해외 현장으로 직접 찾아간 것이다. EUV는 네덜란드 ASML만 생산할 수 있는 최첨단 반도체 노광장비다. AI 반도체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핵심 설비로, 연간 생산량이 30여 대에 불과하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TSMC, 인텔 등 세계 반도체 기업들이 확보 경쟁을 벌일 만큼 공급이 제한적인 전략 자산이다. 이 같은 적극 행정은 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팹공장 준공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핵심장비인 EUV를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에 담당 부처인 산업통상부와 가스안전 검사업무를 맡고 있는 가스안전공사는 대통령 지시 직후 도입 절차를 줄이기 위해 관련 법령과 시행규칙 개정에 착수했다. 가스안전공사는 EUV를 '고압가스 안전관리법'상 특정설비로 전환하는 법령 개정을 신속히 추진하고, 관련 검사기준을 단기간에 마련하는 등 제도 정비를 속도감 있게 마무리했다. 이 같은 적극 행정으로 인해 EUV 장비의 국내 도입 기간은 기존 34일에서 9일로 25일 단축됐고, 공장 등록과 생산단계 검사 처리 기간도 50일에서 18일로 줄었다. 세계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EUV 장비의 특성을 고려하면 하루라도 빨리 장비를 가동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이번 개선은 반도체 업계의 부담을 크게 덜어줬다는 평가다. 가스안전공사의 적극적인 노력은 장비 제조사인 ASML도 인정했다. 가스안전공사는 21일 시넴 귀벤(Sinem Guven) ASML 부사장이 공사를 방문해 감사패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귀벤 부사장은 EUV 장비의 신속한 국내 도입을 위해 법령을 개선하고 검사체계를 혁신한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귀한 반도체 장비를 둘러싼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신속한 정책 결정과 이를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실행한 가스안전공사의 규제 혁신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높인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박경국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안전 수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산업 현장의 불합리한 부담은 줄이는 것이 이번 제도 개선의 핵심"이라며 “앞으로도 첨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장 중심의 규제 혁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에너지소식]중부발전, 갑질·갈등 예방 프로그램 운영…경남에너지, 시공 협력사 안전보건교육 실시

한국중부발전은 건강한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직급과 근무형태를 고려한 맞춤형 갑질·갈등 예방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관리자와 통상근무 직원, 교대근무 직원 등 대상별 특성을 반영한 내부사례를 중심으로 교육과 상담을 연계해 마련됐다.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세대 간 갈등을 예방하고,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한 소통문화를 조성하는데 초점을 뒀다. 지난 6월부터 △관리자 대상 소통 리더십과 연계한 갑질·갈등 예방교육 △통상근무 직원 대상 소그룹 순회 소통교육 △교대근무 직원 대상 현장형 갈등 예방교육·상담 프로그램을 순차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윤리적 판단과 책임의식을 주제로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직급과 근무형태를 고려한 맞춤형 예방 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하고, AI 시대에 요구되는 윤리의식까지 함께 높여 모두가 신뢰하는 윤리·인권문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전KDN은 지난 15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본부에서 '개인정보보호책임자(CPO)와 함께하는 개인정보처리 수탁사 대상 개인정보보호교육'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한전KDN CPO인 이창열 보안사업단장이 직접 참여해 12개 수탁사 직원들과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과 책임을 공유하고 현장에서 숙지해야 할 개인정보 보호 실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는 △개인정보보호법 주요 내용과 개정 사항 △수탁사의 개인정보 관리 의무·준수사항 △개인정보 처리 단계별 보호조치 △개인정보 유출사고 사례 및 대응 절차 등에 대해 공유했다. 한전KDN 관계자는 “앞으로도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개인정보 보호 문화가 모든 업무 과정에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지원을 지속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에너지ICT 전문 공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경남에너지는 지난 16일 경남 창원시 본사에서 시공 협력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안전보건교육을 실시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도시가스 배관공사 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한층 높이고, 협력회사의 자율적 안전보건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 내용은 현장 실무와 관련 법령을 중심으로 △작업자가 숙지해야 할 기본 안전수칙 △도시가스 배관공사의 특성과 주요 재해 발생 유형 △실제 사고 사례 및 판례 분석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주요 내용 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핵심 안전수칙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타사의 우수 안전관리 사례를 공유하며 경남에너지 배관공사에 적용 가능한 개선방안을 함께 논의했다. 류종권 경남에너지 도시가스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협력회사와 긴밀히 협력하며 현장 안전관리 체계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사고 없는 안전한 작업환경을 함께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GDP 대비 녹색산업 비중 2040년 20%로 확대”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에서 녹색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2040년 20%까지 확대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6.4% 수준인 녹색산업 비중을 2030년 10%, 2040년 20%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무탄소 전원 확대와 친환경차 보급 등을 통해 탄소중립과 녹색성장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 수정 계획 공청회를 2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연다고 21일 밝혔다. 국가환경종합계획은 환경정책기본법에 따라 20년마다 수립하고 5년마다 재검토·정비하는 환경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이다. 이번 수정계획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 15년간 적용된다. 수정계획 비전은 기존 '국민과 함께 여는 지속가능한 생태 국가'에서 '탈탄소·에너지 대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녹색 국가 실현'으로 변경됐다. 정부는 '안전한 미래를 준비하는 기후 회복', '환경과 경제가 공생하는 녹색경제', '환경정의로 실현하는 포용 사회'를 3대 목표로 제시하고, '기후위기를 함께 넘는 탄소중립 탄력사회 조성', '우리의 삶을 지키는 통합적 물순환 확립', '채굴에 의존하지 않는 순환경제 도약' 등 7대 핵심 전략과 2대 정책 기반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GDP 대비 녹색산업 비중은 2024년 6.4%에서 2030년 10%, 2040년 20%까지 확대한다. 미국과의 환경·기상 기술 격차도 현재 2.9%에서 2030년 2%, 2040년 0.25%까지 줄여 유럽연합(EU)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에너지와 수송 분야의 탄소중립 목표도 제시됐다. 연간 총발전량 가운데 무탄소 전원 발전 비중은 2023년 39%에서 2030년 53%, 2040년 73%로 확대한다. 신차 판매에서 전기·수소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9.6%에서 2030년 53%, 2040년 70% 이상으로 높인다. 자원 효율성과 환경 지표 개선 목표도 포함됐다. GDP를 국내 물질 소비량(DMC)으로 나눈 자원 생산성은 2024년 2.6달러/㎏에서 2030년 3.1달러/㎏, 2040년 3.9달러/㎏로 향상한다. 연평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2024년 16㎍/㎥에서 2030년 13㎍/㎥, 2040년 10㎍/㎥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기후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반영해 수정계획 최종안을 마련한 뒤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심의·자문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제5차 국가환경종합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화그룹 3형제 분업 下] 무차입 ‘클린 지주사’ 쥔 김동선…‘푸드테크 실험·규제 돌파’는 과제

대한민국 재계 서열 5위 한화그룹이 74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지배 구조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지난 15일, 그룹의 지주 회사격인 ㈜한화의 인적 분할 안건이 99.95%의 찬성률로 주총 문턱을 넘으며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각자의 영역을 나눠 지배하는 '3형제 분업형 독자 경영'이 마침내 본궤도에 올랐다. 겉보기엔 평화로운 영토 분할 같지만 총 부채의 99.7%를 맏형 김동관 부회장이 독박을 쓰고, 막내 김동선 부사장은 부채 비율 0.3% 이하의 '무차입 클린 컴퍼니'를 쥐고 링에 오르는 극단적인 비대칭 구조를 이룬다. 본지는 이 화려한 축포 뒤에 숨겨진 한화그룹 3세들의 생존 고차 방정식과 자본시장의 평가를 2회에 걸친 심층 기획으로 파헤친다. 오는 8월 1일 출범하는 신설 지주회사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가칭)'는 삼남 김동선 부사장의 독자 경영 데뷔 무대다. 이 신설 법인은 존속 법인 ㈜한화로부터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23.7%를 분할 받지만 부채는 총 249억 원만 승계한다. 존속 법인이 분할 전 부채의 99.7%를 책임지면서 신설 법인은 부채비율이 3% 미만인 압도적인 무차입 '클린 컴퍼니'로 출발하게 된 셈이다. 고금리 시대에 이자 부담 없이 신사업 투자를 단행할 수 있는 백지수표를 쥐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전체적인 'SWOT' 관점에서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는 사실상 전무한 부채와 든든한 캐시 카우라는 강점과 푸드 테크 융합 생태계 선점이라는 훌륭한 기회를 쥐고 출발한다. 신설 법인의 사업은 한화비전·한화모멘텀·한화세미텍 등 기계·장비의 '테크' 부문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아워홈 등 유통·서비스의 '라이프' 부문으로 나뉜다. 김 부사장의 핵심 전략은 자칫 성장이 정체될 수 있는 유통·서비스 산업에 첨단 IT 기술을 입혀 피지컬 AI 기반 푸드 테크·스마트 호스피탈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매출 4414억 원과 영업이익 221억 원을 기록한 글로벌 영상보안 강자 한화비전이 든든한 캐시카우 역할을 전담하고, 1분기 매출 6694억 원과 영업이익 182억 원으로 선방 중인 단체급식 2위 아워홈의 거대한 식자재 유통망에 한화로보틱스의 조리 로봇과 한화모멘텀의 물류 자동화 설비를 접목하는 방식이다. 비록 한화세미텍 등 일부 계열사들이 선제적 연구·개발(R&D) 인프라 투자 확대로 1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갤러리아 역시 내수 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무차입 지주사의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이질적인 B2B 장비 산업과 B2C 소비재 산업의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비전은 적자가 지속되던 비전넥스트 청산하는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고, 지난 4월 말에는 적자 상태인 한화세미텍에 5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자체 경쟁력 강화에 발 벗고 나섰다. ◇ ㈜한화 건설 임원 사임으로 '선 긋기' 본격화…융합 한계와 자생력 입증 하지만 B2B와 B2C라는 이질적 조직 문화의 통합, 그리고 유통·외식 부문의 구조적 저마진을 단기간에 끌어올려야 하는 약점(Weakness)을 안고 있다. 최근 공시를 통해 이러한 테크-라이프 융합 구상에 결정적인 시그널이 포착됐다. 2026년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김동선 부사장은 지난 4월 1일 자로 장남 김동관 부회장의 영역으로 분류되는 ㈜한화 건설부문(옛 한화건설) 임원직에서 사임했다. 한화갤러리아 등 라이프 부문 임원직만 유지한 채 테크 부문 경영에서 손을 떼며 형제 간의 명확한 선 긋기에 나선 모양새다. ◇ 지주사 규제 '합병 묘수'로 돌파…아워홈 1조 베팅과 자산 유동화 기회 다만 사업적 시너지 창출에 앞서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지주 회사 행위 제한 규제를 2년 내에 해소해야 하는 거대한 법적 허들이다. 우선 지주 회사는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해야 하는데 분할 계획서 및 1분기 공시상 ㈜한화의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율은 49.80%여서 최소 0.2% 이상의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한다. 또한 지주사의 자회사는 자신이 지배하는 손자회사가 아닌 다른 국내 계열사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는 교차 소유 금지 규정도 풀어야 한다. 현재 아워홈의 모회사인 특수 목적 법인 우리집에프앤비와 한화로보틱스 지분을 ㈜한화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나누어 쥐고 있는데, 분할 이후 신설 지주사가 ㈜한화의 지분을 승계하면 자회사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매 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법을 명백히 위반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설 지주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보유한 우리집에프앤비와 한화로보틱스 지분을 전량 매입해 지주사의 100% 직속 자회사로 승격시켜야 한다. 이 과정은 가장 막대한 재무적 지출이 예상됐던 아워홈 지배 구조 개편에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우리집에프앤비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산하에 그대로 남는다면 아워홈은 지주사의 증손회사가 돼 법적으로 지분을 100% 확보해야 하는 막대한 자금 출혈 요건에 걸리게 된다. 하지만 신설 지주사가 우리집에프앤비를 100% 직접 자회사로 흡수하면 아워홈은 손자회사로 신분이 상승해 비상장사 지분 50% 요건만 충족하면 되므로 현재 지분율(50.62%)만으로도 규제를 비켜 갈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실질적인 경영권 장악과 규제 돌파를 위해 파격적인 베팅이 이뤄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자회사 '우리집에프앤비'를 통해 무려 8642억 원을 투입해 아워홈 지분 58.62%를 확보했고,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잔여 지분 8%를 1186억 원에 2027년 5월까지 추가 매입하는 2차 계약도 맺었다. 신사업 재원 마련을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소공 2지구 유휴 부동산을 한화생명에 802억 원에 매각해 넉넉한 현금을 쥐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올해 2월 한화푸드테크에 400억 원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기존 자산을 극적으로 유동화해 푸드테크 생태계 구축에 과감히 쏟아붓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2년 내에 재무적 누수 없이 얽히고설킨 공정거래법 지분 고리를 풀어내야 하고, 롯데·신세계 등과의 치열한 유통 경쟁 속에서 내부거래 축소로 자생력을 증명해야 하는 명백한 위협 요인도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한화 측은 이 규제 리스크를 영리하게 우회했다. 옛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2025년 1월 사업회사인 구 한화비전을 흡수·합병해 사명을 '한화비전'으로 확정했고, 이 합병에 따른 자산 요건 변동으로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아예 '지주회사 적용 제외' 통보를 받았다. 지주사 체제 전환에 따른 자회사 지분 확보·교차 소유 해소 시급이라는 규제 족쇄를 합병이라는 묘수로 털어낸 것이다. ◇ 계열 분리 최종 수순 '지분 스왑' 이번 분할로 김동선 부사장의 독자 경영 체제가 물리적으로 확립됐으나 완전한 친족 독립 경영인 계열 분리 인정을 받기까지는 지분 맞교환(스왑)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공정위 친족 분리 요건에 따르면 분리하는 친족 측이 동일인 측 상장사 지분을 3% 미만으로 소유해야 한다. 김 부사장은 현재 존속 ㈜한화 보통주 지분을 5.38% 보유하고 있고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한화에너지 지분 역시 10%를 쥐고 있어 규제 상한을 초과한 상태다. 결국 향후 신설 지주사의 기업가치를 한껏 끌어올린 루 김 부사장이 보유한 ㈜한화와 한화에너지 지분을 두 형이 신설 지주사에서 배정받게 될 지분과 맞교환하는 대규모 스왑 절차가 완전한 독립의 최종 수순이 될 전망이다. 완전한 계열 분리 위해 지분 맞교환과 내부 거래 축소 등 과제 산적한 가운데 더불어 코레일이 약 30%의 지분을 들고 있는 한화커넥트의 지배 구조 개편 역시 공공 기관과의 조율이 필요해 까다로운 복병으로 꼽힌다. 하지만 진짜 명백한 위협 요인은 지분 구조에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403억 원을 기록한 핵심 수익원인 '한화커넥트'의 최대주주는 장남 영역인 '한화솔루션(48.31%)'이며, 김 부사장 측(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은 18.94%에 불과하다. 이를 온전히 품기 위해서는 코레일보다 큰형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야 하는 셈법 복잡한 '형제간 교통 정리'가 수반돼야 한다. 아울러 최근 공정위가 분리 이후 3년간 부당 내부거래 내역을 의무 제출토록 사후 감시를 대폭 강화한 만큼, 아워홈이나 호텔앤드리조트가 기존 방산·케미칼 형제 회사 물량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 외부 매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늘려 독립된 시장 자생력을 증명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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