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온난화 주범 ‘간접 온실가스’…새 기후 대응 과제로 부상

보이지 않는 온난화 주범 ‘간접 온실가스’…새 기후 대응 과제로 부상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흔히 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를 떠올린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최근 기후변화 정책이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간접 온실가스(indirect greenhouse gases, iGHGs)'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H₂)조차 대기 중으로 누출되면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후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 온실가스, 기후 정책의 사각지대 간접 온실가스는 CO₂처럼 스스로 강한 온실효과를..

“2035년 25GW 해상풍력 목표 달성 어렵다”…업계에선 15GW 전망

정부가 2035년까지 해상풍력 설비를 25기가와트(G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도 15GW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해상풍력 확대를 위해 국내 공급망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풍력산업협회와 전라남도는 16일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2026 해상풍력 공급망 컨퍼런스 전시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인 라이스테드 에너지의 알렉산더 도브로웬 플로트레 수석부사장은 풍력산업협회와 공동으로 작성한 한국 해상풍력 공급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해상풍력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기본 시나리오(Base Case)와 고성장 시나리오(High Case) 두 가지 전망을 제시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와 입찰 일정, 인허가 진행 상황 등을 반영한 전망이다. 고성장 시나리오는 인허가 절차가 빨라지고 사업 추진 과정에서 장애 요인이 최소화되는 상황을 가정했다. 그 결과 기본 시나리오에서는 2035년 국내 해상풍력 누적 설치용량이 약 12GW,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도 약 15GW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부 목표인 25GW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수치다. 플로트레 수석부사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고성장 시나리오보다 기본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해 '국산화·사업성·경제성' 간 균형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국내 공급망 육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사업성과 경제성이 악화되고, 반대로 정부 지원을 줄이면 프로젝트 추진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트릴레마(Trilemma)'로 표현했다. 트릴레마는 세 가지 목표나 선택지 중에서 어느 두 가지를 동시에 달성하려 하면 나머지 하나가 약화되거나 포기해야 하는 '삼중의 딜레마'를 뜻한다. 대표 사례로는 그는 대만과 유럽 시장을 제시했다. 대만은 강한 국산화 정책을 추진했지만 일부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지연됐고, 유럽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과 비용 증가에도 지원 체계가 충분히 조정되지 않으면서 입찰 실패 사례가 잇따랐다고 설명했다. ◇전시회에선 다양한 국산 풍력 기술 선보여 이 같은 배경 속에 컨퍼런스 전시장에서는 풍력터빈, 타워, 하부구조물, 케이블 등 국내 해상풍력 공급망 기업들이 참가해 기술력을 선보였다. 터빈 분야에서는 국내 대표 풍력터빈 제조사 유니슨이 부스를 마련했다. 유니슨은 국내외 273기, 총 0.61GW 규모의 풍력발전기 공급 실적과 함께 육상풍력 1.97GW, 해상풍력 6.13GW 규모 사업 추진 계획을 소개했다. AI 기반 운영·유지보수(O&M) 기술도 함께 공개했다. 타워 분야에서는 세계 최대 풍력타워 제조기업인 씨에스윈드가 글로벌 공급 실적과 생산 역량을 전시했다. 하부구조물 기업 GS엔텍은 네덜란드 모노파일 전문기업 Sif와의 협력 관계를 소개하며 모노파일과 트랜지션피스(TP) 모형을 선보였다. 참가 기업들은 해상풍력 시장이 확대되더라도 터빈과 타워, 하부구조물 등 핵심 기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업 기반이 갖춰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사업 지연과 정책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공급망 투자도 본격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풍력 개발사들이 살아나야 제조업체들도 함께 커질 수 있다"며 “정부에서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다울 오션에너지패스웨이 한국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주제발표에서 “해상풍력을 지속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행했다면 시행착오가 더 적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삼천리, 혁신 스타트업 발굴 공모전 실시

삼천리가 투자 연계형 스타트업 발굴 콘테스트인 'S-Together' 제3회 공모전을 개최한다. S-Together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모집 분야는 △태양광·수소·연료전지·에너지저장장치(ESS)·가상발전소(VPP) 등 에너지 △재활용·에너지효율화·탄소포집저장(CCUS)·RE100 등 친환경 △자율주행·충전기술·마스(MaaS, 서비스로서의 이동수단(Mobility as a Service)) 등 모빌리티다. 특히 인공지능(AI)·로봇 등 딥테크 기반 혁신 솔루션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중점 발굴할 계획이다. 접수는 오는 16일부터 다음 10일까지 진행되며, 서류심사와 대면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기업에는 삼천리의 투자 검토와 그룹사 협업 기회가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S-Together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온실가스 못 줄이면 21세기 말 국토 대부분 아열대”…지리산은?

온실가스 배출이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지속될 경우 21세기 말에는 강원 영서 지역과 지리산~덕유산 등 백두대간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기온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남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나타나던 아열대 기후 특성이 내륙과 동해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상청은 16일 전국 66개 지점의 기온·강수량 관측자료와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를 활용해 분석한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전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지난 53년(1973~2025년) 동안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0년당 0.3℃씩 상승했다. 특히 최근 기온 상승은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지난해 연평균기온은 202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고, 2023~2025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1~3위를 기록했다. 월별로는 3월과 11월의 기온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3월은 10년당 0.52℃, 11월은 0.34℃ 상승했다. 기상청은 이들 달의 평균기온이 10℃에 근접한 상태에서 상승하고 있어 아열대 기후 조건 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은 '트레와다(Trewartha)' 기후 구분 기준을 적용했다. 이 기준은 가장 추운 달의 평균기온이 18℃ 이하이면서 월평균기온 10℃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일 경우 아열대 기후로 분류한다. 평년(1991~2020년) 기준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은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4월부터 10월까지 7개월에 머물러 온대 기후에 해당했다. 다만 제주·부산·여수·목포 등 남해안 지역을 중심으로 이미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하는 곳이 나타났다. 30년 평균 분석 결과 1981~2010년에는 제주 4개 지점을 포함해 목포·여수·부산 등 13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충족했다. 이후 울산이 추가되면서 1991~2020년과 2001~2025년에는 14개 지점으로 늘어났다. 최근 기후변화 추세를 반영하기 위해 실시한 10년 단위 분석에서는 변화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0년대에는 광주가 새롭게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고, 최근 10년(2016~2025년)에는 울진과 강릉까지 포함되면서 총 17개 지점으로 증가했다. 특히 남해안에 집중됐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전남 내륙과 동해안으로 북상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전주·대구·영덕·속초 등도 아열대 기후 조건에 근접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동해안 지역의 경우 동해 해수면 온도 상승이 최근 기온 상승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중부지방은 아직 온대 기후가 우세하지만 보령·청주·대전 등 일부 지역에서도 아열대 기후 조건에 점차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과거보다 3월 평균기온 상승폭이 커지면서 향후 3~10월이 모두 평균기온 10도 이상인 형태의 아열대 기후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래 전망은 더욱 뚜렷하다. 기상청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AR6) 기반 국가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분석한 결과, 2021~2040년에는 전남·경남 해안과 일부 대도시를 중심으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2081~2100년에는 시나리오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났다.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는 아열대 기후 지역이 내륙으로 다소 확대되는 수준에 그쳤다.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이 지속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강원 영서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이 아열대 기후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학계에서는 SSP5-8.5 시나리오를 분석에서 제외하자는 움직임 있다. 실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고탄소 배출 시나리오(SSP3-7.0)를 적용할 경우에도 전망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지리산과 덕유산 등 남부지방에서도 백두대간 일부는 아열대화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기상청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작물 재배지, 동식물 서식지, 어류 분포 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우리나라의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기후변화는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기후시스템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며 “기후변화 현황을 면밀히 감시하고 미래 전망을 예측해 기후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내일날씨] 전국 오후 내륙 곳곳 소나기 주의보

수요일인 17일 오후부터 밤까지 전국 내륙을 중심으로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16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17일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권내륙, 전라권, 경상서부내륙 지역에 소나기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소나기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대전·세종·충남 내륙·충북·전북·광주·전남·경북 서부 내륙·경남 서부 내륙·강원 내륙과 산지 5∼30㎜다. 소나기가 내리며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겠다. 일부 지역에는 싸락우박이 떨어지는 곳도 있으니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전국 최저기온은 15∼22℃, 최고기온은 25∼32℃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신동빈 롯데 회장 “AX 없이는 기업 생존 어렵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인공지능 전환'(AX)은 선택이 아닌 그룹의 생존이 걸린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일하는 방식의 혁신적 변화를 위해 전 임직원이 AI 에이전트 개발 역량을 갖추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열린 '최고경영자(CEO) AI 아카데미'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해당 교육은 'AI 혁신 드라이브를 위한 CEO의 인식 변화'를 주제로 지난 1일부터 매주 주말 열렸다. 계열사 CEO 50여명이 현장에 참석했다. 신 회장은 '바이브 코딩'(Vibe coding, 자연어로 요구 사항을 입력하면 AI가 코드를 구현하는 방식) 기반으로 AI 서비스를 제작하고 에이전트도 직접 개발했다. 롯데그룹은 임직원의 AI 활용을 독려하기 위해 다음달 외부 생성형 AI를 도입할 방침이다. 임직원 대상 AI 에이전트 생성 역량을 종합적으로 겨루는 '롯데 AI 해커톤' 및 계열사별 핵심 AI 과제의 진행 과정을 평가하는 'AI 챌린지' 등도 개최할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E칼럼] 국가 에너지 공급망, 유비무환이 답이다

전 세계 에너지와 물류 대란을 일으켰던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드디어 휴전이 임박했다는 소식이다. 배럴당 120불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80불대로 하락했다. 휴전에 대한 양국의 양해각서가 전쟁의 완전 종식으로 끝날 때까지 불확실성은 남아있겠지만 당분간은 석유가스 공급망에 숨통이 트이고 유가는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이번과 같은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문제는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까?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줄이거나 회피할 수 있을까? 한국은 93% 이상의 에너지원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고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석유가스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2050 탄소중립이 원하는 계획대로 목표 달성이 되더라도 남은 25년간의 전환기를 어떻게 현명하게 넘어가느냐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에너지 공급은 몇 달 아니 며칠만 문제가 되더라도 국민 생활과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곧바로 생존 문제로 다가온다. 그동안의 정부 대책은 현실성 없는 장밋빛 계획만 짜놓고 실천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에너지 정책과 관련하여 자료와 현실에 기반한 전망 대신에 희망을 담은 계획이 많아질수록 우리의 미래를 더욱 아프게 할 것이다. 탄소중립의 시간표 안에서 어떻게 국가 에너지 공급망을 설계하고 실천에 옮길 것인지 정말로 중요한 시점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말라“는 말이 있듯이 에너지원의 해외 도입선을 다변화하는 것은 경제적인 이익을 떠나 보험처럼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단기적인 관점에서는 경제적 손실일 수 있지만 주기적으로 발생할 공급망 차질을 고려하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역할이 필요한 것이다. 또한 국내 비축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고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적절한 방출량과 시기를 결정하여 안정적인 국내 공급과 실질적인 공급가격에 기여할 수 있는 비축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 비축량을 보관만 하다가 마음의 안정만 얻고 정작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 장기적인 정책으로는 성공적이고 효율적인 해외자원개발을 추진하여 현재 10%인 자원개발률을 40% 수준으로 높여야 안정적인 에너지자원 공급망에 실질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공급 측면에서 한국과 유사한 처지에 있는 일본은 그동안 꾸준히 추진한 성공적인 해외자원개발을 통해 자원개발률이 40%를 넘어섰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목에서 탈탄소를 외치는 시기에 석유가스에 투자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한 소리 할 수 있다. 그러나 생각해 보자. 2050년 한국의 석유가스 소비량이 반토막 난다고 가정하더라도 지금 확보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그대로 유지하면 한국의 자원개발률은 20%에 불과하다. 한국의 석유가스 자원개발률은 2007년 4%에서 2015년 15%로 최고점을 찍은 후 부실투자에 따른 구조조정과 자산매각 등으로 2025년 10%로 지속적인 하락 추세에 있다. 만약 일각의 예상대로 2050까지 석유가스의 소비가 증가하하거나 최고점에 도달한다면 한국의 자원개발율은 10% 이하로 유지될 것이 뻔한 일이다. 즉, 한국은 고스란히 자원공급망 위기에 노출되고 국제 공급망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어려움이 반복될 것이다. 이상적인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전략은 국내 자원개발이다. 국내 대륙붕 개발을 포함한 국내 자원 확보가 가장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국가 자원 공급망 확보 정책이 될 것이다. 도입과 비축의 위험성이 모두 사라진다. 다행히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에 영국의 메이저사인 BP가 우선 협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 있다. 이는 국내 탐사가 지속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일이다. 물론 BP가 참여한다고 당장 탐사시추룰 하는 것도 아니고 국내 대륙붕에서 가스가 발견되는 것도 아니지만 탈정치화가 된다면 이제부터라도 정상적인 탐사사업 추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할 수 있다. 한국의 에너지자원 정책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정책의 지속성과 사업의 경제성에 있다. 정치와 무관하게 장기적 관점에서 경제성 기반으로 꾸준히 투자하고 묵묵히 추진하는 것이 답이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밝게 보이는 미래는 곧 어려운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bienns@ekn.kr

보이지 않는 온난화 주범 ‘간접 온실가스’…새 기후 대응 과제로 부상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흔히 이산화탄소(CO₂)·메탄(CH₄)·아산화질소(N₂O)를 떠올린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최근 기후변화 정책이 놓치고 있는 또 다른 위험 요소에 주목하고 있다. 바로 '간접 온실가스(indirect greenhouse gases, iGHGs)'다. 특히 탄소중립 시대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수소(H₂)조차 대기 중으로 누출되면 온난화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기후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간접 온실가스, 기후 정책의 사각지대 간접 온실가스는 CO₂처럼 스스로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물질은 아니다. 대신 대기 중 화학 반응을 통해 메탄·오존·수증기 같은 다른 온실가스의 농도를 증가시키거나 수명을 연장해 결과적으로 지구를 더 뜨겁게 만든다. 대표적인 간접 온실가스로는 일산화탄소(CO), 비(非)메탄 휘발성 유기화합물(NMVOCs), 질소산화물(NOx), 분자 수소(H₂) 등이 있다. 이러한 물질들은 자동차 배기가스, 산업시설, 화석연료 연소, 화학공정 등 인간 활동에서 대량 배출된다. 스파크 클라이밋 솔루션(Spark Climate Solutions)의 일리사 오코 박사와 쓰리 케언즈 그룹(Three Cairns Group)의 장 프랑수아 라마르크 박사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현재 지구 온난화의 약 0.3℃, 즉 전체 온난화의 약 15%가 기존 기후정책의 관리 범위 밖에 있는 물질들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기후 정책에서 벗어난 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온난화 가운데 약 80%는 간접 온실가스의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간접' 온실효과는 어떻게 일으키나 간접 온실가스는 크게 세 가지 경로로 기후에 영향을 미친다. 첫째, 강력한 온실가스인 메탄의 수명을 늘린다. 대기에는 메탄을 분해하는 '청소부' 역할의 수산화라디칼(OH)이 존재한다. 하지만 간접온실가스인 CO나 H₂가 존재하면 먼저 OH와 반응해 이를 소모한다. 그렇게 되면 메탄이 분해되지 못하고 대기 중에 더 오래 남는다. 메탄은 100년 기준으로 CO₂보다 약 28배 강한 온실효과를 갖기 때문에, 수명이 늘어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온난화가 발생한다. 둘째, 대류권 오존을 만든다. 오존은 성층권에서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보호막이지만, 지표 부근 대류권에서는 강력한 온실가스이자 대기오염물질이다. NOx, CO, NMVOCs는 광화학 반응을 통해 대류권 오존을 생성한다. 이번에 발표된 논문은 현재 대류권 오존 온난화 효과의 약 60%가 CO와 NMVOCs, NOx에 의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셋째, 성층권 수증기를 증가시킨다. 특히 수소는 산화되면서 성층권 수증기를 늘리는데, 성층권 수증기는 강력한 복사강제력을 지녀 추가적인 온난화를 일으킨다. ◇현재 배출 실태는 어떠한가 간접 온실가스는 이미 광범위하게 배출되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CO와 NMVOCs가 유발하는 온난화 효과는 약 0.25℃로, 교토의정서에서 정한 관리 대상 온실가스 6종 중 하나인 아산화질소(N₂O)의 온난화 효과(약 0.11℃)보다 두 배 이상 크다. 이들 간접 온실가스는 다양한 인간 활동에 의해 배출된다. 대표적인 배출원으로는 자동차와 선박 연소, 발전소와 산업 공정, 석유화학 공장, 유기용제 사용, 바이오매스 연소, 수소 생산·운송·저장 시설 등이다. 특히 수소경제 확대는 새로운 배출원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 수소는 연소 과정에서 CO₂를 배출하지 않는다. 그래서 철강·화학·항공·발전 분야의 탈탄소 핵심 수단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수소는 직접 온실가스는 아니지만 강력한 간접 온실가스"라고 경고한다. 노르웨이의 '키케로 국제 기후연구센터 (CICERO - Center for International Climate Research)'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지구 환경 리뷰(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수소의 기후영향을 종합 분석했다. 연구진은 수소의 100년 지구온난화지수(GWP100)를 12로 제시했다. 이는 질량 기준으로 수소 1kg이 장기적으로 CO₂ 약 12kg에 해당하는 온난화 효과를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짧은 20년 기준에서는 GWP가 약 30~40까지 상승해, CO₂의 30~40배나 되는 단기 온난화 효과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생산·저장·운송 과정에서 수소 누출 더 큰 문제는 수소가 매우 작은 분자여서 쉽게 새어나간다는 점이다. 수소는 생산·저장·운송·충전·사용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누출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액화수소 공급망의 증발 손실은 10% 이상에 이를 수 있고, 충전소 이송 과정에서도 6.3~15% 수준의 배출 가능성이 보고됐다. 또한 기존 천연가스 배관을 수소용으로 전환할 경우 누출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세계 수소 수요가 급증하고 누출률이 약 10%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2100년까지 추가로 0.05~0.1℃의 온난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는 수소경제가 기후위기 해결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저누출 수소경제(low-leakage hydrogen economy)'가 구축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수소경제의 성패는 생산량 확대만이 아니라 얼마나 누출을 줄이느냐에 달려 있는 셈이다. ◇초정밀 수소 감지 기술 개발 필요 현재 국제 기후체계는 주로 교토의정서의 '온실가스 바스켓'에 포함된 물질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이 체계는 약 30년 전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설계됐다. 당시에는 간접 온실가스의 기후 영향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21세기 기후위기 대응은 겉으로 보이는 온실가스만 줄이는 시대를 넘어, 눈에 보이지 않는 대기화학적 상호작용까지 관리하는 정밀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간접 온실가스 관리가 탄소중립 시대의 새로운 과제가 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응책으로 △CO, NMVOCs, NOx, 수소를 공식 배출 관리체계에 포함하는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의 확대 △수소 생산·운송·저장 시설에 대한 누출 허용기준과 의무 보고제도의 도입 △기후관리릉 위한 초정밀 수소 감지 기술의 개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와 기업 기후공시에도 간접 온실가스 포함 등을 제시했다. 과학계는 긴접 온실가스 관리 확대를 통해 기후 정책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간접 온실가스는 수명이 짧아 집중 감축할 경우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재생에너지 100GW 물리적 한계…1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3기 이상·SMR 2기 반영 필요”

에너지정책 합리화를 추구하는 교수협의회(이하 에교협)가 정부 에너지정책의 전면적인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탄소중립과 환경성에 무게가 쏠린 현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에너지안보, 경제성, 산업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실용적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주장은 에교협은 15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에너지 정책, 생존의 문제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통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특히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의 물리적·계통적 한계를 지적하는 한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와 탄소중립 대응을 위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대형원전과 소형 모듈원전(SMR) 건설 계획을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박주헌 동덕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정부 에너지정책을 “환경 우위의 에너지정책"으로 진단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 2040년 탈석탄,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목표 등이 모두 탄소중립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은 현실적으로 난공불락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전 세계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려면 2026년 6월 15일 기준 매일 130만TOE(석유환산톤)의 화석에너지를 무탄소에너지로 대체해야 하며, 이는 매일 원전 1기 또는 풍력터빈 약 2000개, 태양광 패널 약 400만개를 설치해야 하는 규모라는 것이다. 그는 AI 혁명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정세 불안, 미국의 에너지 전략 변화 등을 언급하며 “에너지정책은 더 이상 환경정책의 하위 범주가 아니라 국가 안보이자 산업·경제의 핵심 기반"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대안으로 △도전적이면서도 실현 가능한 NDC 설정 △원전의 적극 활용 △재생에너지의 점진적 확대 △LNG 비중의 일정 수준 유지 △탄소중립 기술개발 국제공조 △기후변화 적응 능력 향상 등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의 현실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문 교수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달성하려면 매년 12.6~15.7GW를 새로 보급해야 하는데 이는 과거 최대 보급량의 3배 이상"이라며 “물리적으로 매우 어려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설 연휴 낮 시간대 태양광이 국내 총수요의 47.4%를 공급하며 원전을 추월한 사례를 들며 “재생에너지 확대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낮 시간대 과잉공급과 저녁 시간대 급감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 교수는 독일의 둥켈플라우테와 미국 캘리포니아의 저녁 시간대 재생에너지 급락 사례를 언급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에는 ESS, 백업전원, 송전망 등 추가 시스템 비용이 반드시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단순 정산단가나 균등화발전단가(LCOE)만으로 재생에너지 비용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비용과 계통 안정화 비용까지 포함한 소비자 부담을 함께 봐야 한다"고 했다. 문 교수는 한국은 유럽·미국과 달리 전력망이 외부와 연결되지 않은 '전력망 섬나라'라며 △계통 수용성 검증 후 단계적 확대 △태양광 편중 완화 △원전·LNG 백업전원 역할 명시 △송변전 인프라 선투자 △총비용 기반 정책평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심형진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탄소중립과 AI 전력수요 대응을 위해 원자력의 역할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전 세계 전력시장은 가스, 재생에너지, 원자력이 각자의 우위를 주장하는 3자 대결 구도에 들어섰다"며 “한국처럼 원전산업 경쟁력을 갖춘 국가는 원자력을 에너지안보와 산업경쟁력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실제 비용은 단순 LCOE보다 훨씬 커질 수 있다며 총 전력계통 비용 기준의 전원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2050년 원전 발전비중을 35%로 유지하려면 대형원전 20기와 SMR 12기가 추가로 필요하고, 40% 수준으로 확대하려면 대형원전 28기 안팎과 SMR 15기 수준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심 교수는 “전력수급기본계획 개정 때마다 추가 2년 계획에 대형원전 3기 이상, SMR 2기 이상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실질적인 탄소중립 달성 의지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제12차 전기본에 담대한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 나선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에너지정책 추진체계의 재정립을 주문했다. 홍 교수는 “에너지정책은 국가 생존의 핵심 요소이며 발전소 건설, 송전망 확충, 저장시설 확보 등에는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장기계획과 중기 수정계획, 단기 연동계획이 함께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탄소중립기본법 시행 이후 기존 에너지기본계획의 법적 근거가 사라진 점을 지적하며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은 탄소저감 목표를 제시하지만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종합적으로 다루는 최상위 계획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홍 교수는 특히 에너지정책 기능이 산업통상부에서 기후부로 옮겨간 데 대해 “정책 기능이 환경부처 중심으로 이동하면 환경성 위주의 에너지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며 “안보성, 경제성, 환경성을 통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에너지정책 추진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교협은 이번 토론회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의 제조업 구조와 전력망 특수성, AI 시대 전력수요, 국제 에너지안보 환경을 고려한 현실적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폴란드 석유 가격상한제 종료…韓 정부도 ‘단계적 출구전략’ 고심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함에 따라 국제유가 및 국제제품가격이 크게 내려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처럼 석유제품에 대한 최고가격제 및 유류세 인하를 실시한 폴란드는 이를 종료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일단 21일 종료되는 최고가격제를 연장할지 곧 결정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부작용이 큰 즉시 종료보다는 상한가격을 낮추는 식의 계단식 종료 방법이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16일 석유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합의로 국제유가가 크게 내려가고 있다.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일보다 4.1달러 내린 배럴당 80.8달러, 브렌트유는 3.8달러 내린 83.6달러, 두바이유는 전일보다 1.1달러 내린 88.7달러를 보였다. 한국 기름값의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석유제품 도매가격도 크게 내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12일 기준 배럴당 휘발유(95RON) 가격은 전일보다 7달러 내린 110.2달러, 경유(황함량 0.001%) 가격은 전일보다 10.9달러 내린 127.2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은 중동 전쟁 직후인 3월 5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국제유가 및 국제 제품가격이 크게 내리고, 종전 소식까지 나오자 폴란드는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를 종료하기로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3일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란과의 갈등이 완화되고 유가가 안정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올여름 연료 가격상한제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우리나라처럼 지난 3월부터 연료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23%에서 8%로 인하하고, 소비세를 EU 최저 수준으로 낮추며, 자동차 연료 가격을 일일 단위로 상한제를 시행해 왔다. 이러한 조치들은 도입 이후 2주마다 연장돼 왔다. 폴란드 정부가 연료 가격상한제를 종료하는 배경에는 국제가격 안정세도 있지만 예산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도 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조치로 인해 매월 약 4억3500만달러(6580억원)의 세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5월 22일부터 한달 간 시행하고 있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연장할지 아니면 종료할지 곧 결정할 예정이다. 2월 말 중동 전쟁 이후 국제유가와 국내 기름값이 급등하자 정부는 3월 13일부터 보통휘발유, 자동차경유, 실내등유 가격의 상한을 정하는 최고가격제를 실시했다. 대상은 정유사의 도매가격이다. 1차 가격은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이었으며, 2차부터 6차까지는 각각 1934원, 1923원, 1530원으로 동결됐다. 석유산업을 관장하는 산업통상부는 최고가격제 중단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 및 통항 자유 보장 △국제유가 90달러 이하에서 안정화 등 두 가지 조건이 만족돼야 종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국제유가는 80달러 수준이고, 미-이란 종전 합의에 해협 봉쇄 해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조건은 만족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고가격제가 즉시 종료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시 종료할 경우 소비자들은 당장 내려간 기름값을 원하겠지만, 정유사나 대리점, 주유소 등은 이전에 비싸게 받아온 물량을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가격을 바로 내리기 힘들다.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석유업계가 판매할 수 있는 가격에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즉시 종료보다는 차이를 좁히는 단계적 종료 방식이 적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폴란드 역시 단계적 종료 방식을 사용할 계획이다. 석유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내려갔다고 최고가격제를 즉시 종료하면, 이전에 물량을 받아온 정유사 등 석유업계는 판매가격을 바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시장에 큰 혼선이 일어날 수 있다"며 “소비자와 업계가 모두 받아들일 수 있게 지금보다는 가격을 점차 내리는 방식의 단계적 종료 방식이 선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전남광주특별시 ‘반도체 밸리’ 승부수…“핵심은 100원짜리 RE100 전기”

다음달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광주·전남이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에너지 산업이 융합된 '반도체 밸리'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무엇보다 저렴하고 안정적인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반도체 산업단지에 재생에너지 전력을 킬로와트시(kWh)당 100원 수준에 공급하는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전남광주특별시의 반도체 밸리 구상은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 전략과 맞물려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태계를 광주·부산·구미 등 남부권으로 확대해 지역별 특화 산업을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구상 속에서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자는 지난 3월 후보 시절 산업용 전기요금을 kWh당 100원 수준으로 공급하는 RE100 산업단지 모델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산업용(을)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당 182.7원인 것을 감안하면 RE100용 전기를 훨씬 저렴하게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전남광주 전체의 전기요금을 100원으로 낮추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정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에 한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방식으로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시 민 후보는 태양광 발전 70%,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저장 전력 10%, 기존 계통전력 20%를 결합한 '전력 포트폴리오' 방식을 통해 평균 전력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민 당선자가 본격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으로 활동을 시작하면 해당 사업이 구체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민 당선자의 RE100 전기요금 모델은 이순형 에너지기술융합연구소 소장(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시됐다. 이 교수는 해당 모델에 대해 “100원 전기는 단순히 전기요금을 낮추자는 구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산업도시를 만들기 위한 종합 설계"라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모델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00만평 규모 산업단지에 MW당 8억원대로 총 200MW 규모 태양광 발전설비와 ESS를 직접 설치하고 공기업이 직접 자재 조달과 공정 관리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사업비로 하면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는 해당 사업을 수행할 공기업으로 전남광주전력공사를 신설할 필요성을 제안했다. 공사를 통해 일반적인 설계·조달·시공(EPC) 사업과 달리 시공사의 마진과 금융비용을 최소화해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가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200MW 규모 대형 사업을 전제로 할 경우 규모의 경제를 통해 태양광 설비 구축 비용을 지금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춰 MW당 8억원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 가능하다고 봤다. 여기에 최근 고출력 태양광 모듈과 설계 최적화 기술을 적용하면 발전 원가를 추가로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한국전력을 통해 전력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산업단지 내에서 생산된 전력을 직접 사용하는 구조를 구축할 경우 훨씬 낮은 가격으로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국내 태양광 기반 재생에너지 전력 가격은 kWh당 150원 이상 수준이며 올해 고정가격계약 상한가격도 155원 수준이다. 전력거래소 현물시장 가격 역시 최근 19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직접 토지임대료를 지불하고 금융조달을 하는 방식이다 보니 발전단가가 높게 책정되는 점이 있다. 다만 이 교수는 “100원 전기는 아무 조건 없이 가능한 숫자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주민 이익공유제와 토지 임대료, ESS 구축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상태에서 특정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주민이익공유방식을 강조하며 “태양광 발전에 따른 이익이 외부 사업자에게만 돌아간다면 사업은 갈등과 반발에 부딪혀 멈추게 된다"며 “발전 수익을 일부 지역에 환원하는 것은 사업이 지속되기 위한 설계의 한 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RE100 전기는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처럼 재생에너지 확보가 곧 경쟁력인 첨단산업에 한정해 적용하는 전략"이라며 “기업은 저렴한 청정에너지를 확보하고 지역 주민은 발전 수익을 공유하는 구조가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태양광으로 실제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 사례가 나온다면 추후에도 비슷한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기요금은 기업 유치를 위한 중요한 경쟁력 중 하나일 뿐 충분조건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반도체 기업들은 전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용수 공급, 우수 인재 확보, 교통망, 주거 환경, 연구개발 인프라, 협력업체 생태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는 초순수 공급이 필수적인 만큼 물 인프라 확보도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전기요금과 RE100 이행 가능 여부를 투자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실제 투자 결정은 용수와 인재, 정주 여건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