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너지포럼] “AI시대 에너지 수요 폭증…효율 향상·소비절감이 핵심”

[서울에너지포럼] “AI시대 에너지 수요 폭증…효율 향상·소비절감이 핵심”

에너지 전환 정책이 산업 생존과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기화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단순한 공급 확대보다 효율 향상과 소비 절감, 전력시장 유연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는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안'을 주제로 전원믹스, 산업용 전기요금,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장에는 에..

[기후 리포트] 전기 시대의 패권 경쟁…누가 탈탄소를 지배할 것인가

지구 기온이 가파르게 오르지만 온실가스 배출이 줄어들기는커녕 계속 늘면서 기후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다. 인류가 아무리 온실가스 감축에 노력해도 파리 기후협정에서 정한 1.5℃ 목표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는 것, 즉 이른바 '오버슈트(overshoot)'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가 해야 할 일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2026년 현재 세계 기후정책의 핵심 질문은 더 이상 '탄소를 얼마나 줄일 것인가'가 아니라 '화석연료 중심의 산업 문명을 얼마나 빠르게 전기 중심 체제로 전환할 것인가'가 중심 의제가 됐다. 그리고 최근 국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의는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있다. 단순히 태양광과 풍력을 얼마나 더 설치할 것인가가 아니라, 전기를 어떻게 더 효율적으로 쓰고, 누가 더 많이 쓰며,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라는 '수요의 문제'가 전면으로 등장하고 있다. 즉, 전기 시대의 패권 경쟁은 공급뿐 아니라 수요까지 포함한 시스템 전체의 재편 경쟁이 되고 있다. ◇ 이미 주류가 된 재생에너지…아직은 불충분 영국 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의 '글로벌 전력 보고서(Global Electricity Review) 2026'에 따르면, 2025년은 세계 전력 시스템의 구조적 전환점이었다. 태양광 발전이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하면서 청정전력이 처음으로 전력 수요 증가분 전체를 충당했고, 그 결과 화석연료 발전의 순증가가 사실상 멈췄다. 지난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전 세계 전력 생산의 3분의 1을 넘어 처음으로 석탄 발전 비중을 추월했다. 특히 태양광은 더 이상 보조 전원이 아니라 가장 강력한 신규 주력 전원이 됐다. 배터리 저장장치와 결합하면서 '낮에만 생산되는 전기'가 아니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전기'로 성격이 바뀌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재생에너지의 확대 속도보다 기후 위기의 진행 속도가 더 빠르다. 홍콩대와 칭화대 연구진이 '네이처 리뷰, 지구와 환경(Nature Reviews Earth &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CO2 배출량은 372억 톤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추세가 지속되면 1.5℃ 목표를 위한 잔여 탄소예산은 2029년경 완전히 소진된다. 앞으로 불과 3~4년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의 창(窓)인 셈이다. 지난 2023년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총회(COP28)에서 합의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목표는 단순한 정치 선언이 아니다. 사실상 파리협정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조건이다. 스웨덴 차머스공과대 연구팀이 '네이처 에너지(Nature Ener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를 달성하려면 주요 경제권은 풍력 발전의 성장 속도를 현재보다 최소 1.43배 이상 높여야 하며, 일부 신흥국은 최대 14배까지 가속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발전소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니다. 송배전망 확충, 배터리 투자, 인허가 개혁, 금융조달 체계 개편까지 포함하는 산업혁명 수준의 구조 개혁이다. 핵심은 설치량이 아니라 속도다. ◇ 공급만으로는 안 돼…'수요 목표'가 필요 여기서 최근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된 논문은 매우 중요한 전환점을 제시한다. 포르투갈 리스본대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금의 기후정책이 지나치게 공급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국제사회는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더 늘릴 것인가'에 집중해왔지만, 정작 에너지 시스템의 궁극적 동인은 '수요(demand)'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대, 에너지효율 개선 속도 2배 확대, 메탄 배출 감축 등을 합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이것만으로는 넷제로 달성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수요 증가가 계속되면 아무리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도 화석연료를 구조적으로 밀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기차,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다. 전력화는 필수지만, 무제한적인 수요 증가까지 정당화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2035년까지 달성해야 할 세 가지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첫째는 에너지 효율이다. 최종에너지 기준 에너지 집약도 개선 속도를 현재 연평균 1.3%에서 4%로, 즉 3배 높여야 한다. 이는 공급 확대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 가격을 안정시키며 수입 의존도를 낮춘다. 둘째는 전력화다. 최종에너지 소비에서 전기가 차지하는 비중의 증가 속도를 현재 연평균 1.3%에서 4%로 3배 확대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전기의 비중은 2035년 33%, 2050년 60%까지 올라간다. 이는 태양광·풍력 확대를 실제 감축으로 연결하는 핵심 조건이다. 셋째는 과소비 억제다. 연구진은 1인당 연간 최종에너지 소비가 300 GJ(기가줄)를 넘는 초고소비층에 추가 과세를 제안했다. 현재 상위 1.7%인 약 1억 명이 전 세계 최종에너지의 33%를 소비하고 있으며, 반면 약 30억 명은 인간다운 삶에 필요한 최소 수준인 13~18GJ에도 미치지 못한다. 탈탄소는 단지 발전소를 더 짓는 문제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에너지를 쓰는가의 정의 문제라는 뜻이다. ◇ 유럽은 규칙을 만들고, 중국은 시스템을 장악한다 국제 사회에서 역할도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유럽연합(EU)은 규칙을 만들어왔고, 그 역할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86% 감축하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설정했다. 풍력·태양광을 7배 확대하고,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전력 비중을 49%까지 높이며, 시멘트·철강·화학 산업에는 탄소 포집·저장(CCS)와 수소 기반 공정을 본격 도입한다.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공급망 규제는 모두 유럽이 만든 새로운 질서다. 반면 중국은 제조와 시스템을 장악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및 풍력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비화석 발전 비중은 42%에 도달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은 V2G(Vehicle-to-Grid)를 통해 전기차 자체를 전력망의 유연성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전기차는 낮에 태양광으로 충전하고 저녁 피크 시간에는 다시 전력을 계통에 공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피크 부하를 최대 7% 줄이고, 양수발전 투자 필요성을 23% 낮출 수 있다. 중국은 발전소를 짓는 나라가 아니라, 전력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설계하는 나라가 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탈탄소 리더라기보다 글로벌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청정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면서도 동시에 LNG 수출과 석유 생산을 확대하는 모순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스 가격 상승으로 오히려 가스발전이 석탄발전으로 대체되는 '역전환' 현상까지 발생했다. 전력 부문 탄소배출은 3.1% 증가했다. 미국은 기후 보증인이 아니라, 시장 교란자가 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 탈탄소의 새 모토는 “더 빨리, 더 싸게, 더 안정적으로" 세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수입되는 분자(molecules), 즉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체계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자(electrons), 즉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체계가 훨씬 안전하다는 것이다. 탈탄소는 더 이상 환경정책의 하위 개념이 아니다. 산업정책이고, 무역정책이며, 에너지 안보 전략이자 국가 생존 전략이 됐다. 결국 재생에너지를 더 빨리 확대하고, 전기화를 더 싸게 만들며, 에너지 안보를 더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나라가 다음 시대의 승자가 될 수밖에 없다. 탈탄소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패권 경쟁이기도 하다. 올림픽의 모토가 “Citius, Altius, Fortius(더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면, 전기 시대의 새로운 구호는 “Citius, Vilius, Tutius"가 될 것이다.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더 안정적으로"란 뜻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태양광 3총사 1분기 동반 흑자…발목잡던 美시장도 우호적

태양광 업황 반등과 미국 정책 수혜에 따라 국내 주요 태양광 기업들이 일제히 실적 개선 흐름을 보였다. 공급망 재편과 비중국산 선호 확대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조8820억원, 영업이익 92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4%, 205.5% 증가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영업이익 622억원을 내며 실적을 견인했고 케미칼과 첨단소재도 모두 흑자로 돌아서며 전 사업부문이 동시에 수익을 냈다. 미국 통관 이슈 해소로 현지 공장 가동이 정상화된 데다,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 확대와 모듈 가격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한화솔루션은 2분기에도 미국 수요를 기반으로 판매량과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에너지솔루션도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599억원, 영업이익 2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87.6% 급증했고, 순이익은 흑자로 돌아섰다. 태양광 모듈 수요 회복과 판매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태양광 모듈의 기초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OCI홀딩스 역시 1분기 연결기준 매출 8924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다만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77.7%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까지 태양광 실적은 호조를 보였으나,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감축으로 이전 수준의 이익은 나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OCI홀딩스의 태양광 사업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비중국 공급망 구축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 실제 비중국산 폴리실리콘은 kg당 17~26달러 수준의 프리미엄을 유지하는 반면, 중국산은 5~6달러에 머물며 가격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실적 개선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재생에너지 설치용량은 38GW이다. 5년 내에 목표를 채우려면 현실적으로 태양광밖에 답이 없다. 미국에서도 무역확장법 232조(Section 232) 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비중국산 태양광 소재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Section 232는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때, 대통령 권한으로 수입 제한이나 고율 관세(철강 25% 등)를 부과할 수 있는 강력한 통상 법률이다. OCI홀딩스는 베트남 웨이퍼 생산 확대와 미국 프로젝트 매각을 통해 추가 수익을 기대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 역시 3분기부터 미국 카터스빌 공장 양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중견련 “수출금융 확대·추경 신속집행” 요청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은 지난 28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황기연 한국수출입은행장 초청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오찬 간담회'를 개최했다. 29일 중견련에 따르면,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중견기업의 수출 확대 모멘텀을 살려 나아갈 수 있도록 정책금융기관과 시중은행을 아울러 금융 접근성과 실효성 제고를 위한 혁신 노력이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중동 분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추경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는 동시에 실제 수요에 맞는 안정된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해 줄 것을 요청했다. 초청강연을 맡은 황기연 은행장은 “자문부터 대출까지 원스톱으로 지원하는 양질의 생산적 금융을 강화해 지정학적 불안에 따른 위기 극복은 물론, 중견기업 글로벌 성장의 믿음직한 견인차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5월 발전용 가스요금 7.5% 상승…중동쇼크 본격화

4월 제한적 상승에 그쳤던 발전용 천연가스 요금이 5월 들어 더 크게 인상되며 전기요금 상승 압력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상승한 국제 가스가격이 점차 현실로 반영되고 있다. 29일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5월 발전용 천연가스 도매요금은 GJ당 1만7961원으로 전월(1만6706원) 대비 7.5%(1255원) 인상됐다. 4월 약 4% 상승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을 제외한 도시가스 요금도 일제히 올랐다. 업무난방용은 7.2%, 산업용은 10.6%, 수송용은 10.2% 상승하며 전반적인 연료비 부담이 커졌다. 이번 인상은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가스가격 상승이 본격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통상 LNG 도입가격은 운송 기간 등의 영향으로 2~3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요금과 전력시장에 반영된다. 이에 따라 4월까지는 전쟁 이전 저가 물량이 일부 반영됐지만, 5월부터는 고가 물량 영향이 본격화된 것이다. 발전용 가스요금 상승은 곧바로 전력도매가격(SMP)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SMP는 가장 비싼 발전원의 연료비를 기준으로 결정되는데, 국내 전력시장에서는 LNG 발전이 사실상 기준가격 역할을 하고 있다. 5월부터 날씨가 더워져 전력수요까지 증가할 경우, 고가 LNG 발전기 가동이 늘어나 SMP 상승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이번 SMP 상승은 전기요금 인상 압력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부가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경우 한국전력은 비용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이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 국제 가스가격 급등으로 SMP가 kWh당 200원을 넘고 12월에는 267원까지 치솟았지만, 전기요금 인상이 지연되면서 한전은 전기를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에 놓였다. 결국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이어졌고 부채는 200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러-우 전쟁에 이어 SMP 상한제가 다시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SMP 상한제는 SMP에 일정 수준 이상의 상한을 두는 제도로, 연료비 급등에도 불구하고 한전의 전력 구매단가 상승을 억제하는 장치다. 전기요금 상승압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석유 최고가격제처럼 가격 통제로 인해 발전사의 연료비 상승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수요를 억제하지 못한다는 문제점도 제기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OCI홀딩스, DJ BIC 17년 연속 포함… 태양광 수혜에 실적 회복 기대

OCI홀딩스가 글로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에서 17년 연속 주요 지수에 편입되며 지속가능경영 역량을 입증하며 태양광·데이터센터 중심의 사업 확장으로 실적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OCI홀딩스는 S&P Global의 기업 지속가능성 평가(CSA)를 기반으로 하는 다우존스 최상위 기업 지수(DJ BIC)에 17년 연속 편입됐다고 29일 밝혔다. DJ BIC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책임투자 기준으로 활용된다. 이번 평가에서 OCI홀딩스는 공급망 관리, 기후변화 대응, 인권 및 노동, 환경경영 등 전 영역에서 점수를 올렸다. 국내 화학기업 16곳 중 7개 기업만 편입돼있다. 주요 자회사인 OCI 역시 3년 연속 편입에 성공했다. 앞서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ESG 평가에서도 3년 연속 'A' 등급을 유지한 바 있다. 이 같은 ESG 성과는 실적 개선 흐름과 맞물리고 있다. OCI홀딩스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924억원, 영업이익 108억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 TerraSus의 정비에도 불구하고 미국 태양광 사업과 열병합발전, 국내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향후 실적은 태양광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비중국산 폴리실리콘과 웨이퍼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OCI홀딩스는 이에 대응해 말레이시아 폴리실리콘-베트남 웨이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하며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베트남 생산기지는 최대 5.4GW까지 확장 가능한 구조로, 차세대 태양광 셀 등 다양한 기술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공공 전기차 충전요금 개편…완속 내리고 급속 올려

정부가 전기차 공공 충전소 요금을 완속 부문에서는 일부 인하하고, 급속 부문에서는 인상하기로 했다. 공공 충전소 요금은 전기차 충전요금의 기준점이 되는 만큼 민간 요금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전기차 공공 충전시설 충전요금 개편안을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9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충전요금은 완속 부문에서 기존 100킬로와트(kW) 미만 구간의 킬로와트시(kWh)당 324.4원에서 △30kW 미만 294.3원 △30kW 이상 50kW 미만 306.0원 △50kW 이상 100kW 미만 324.4원으로 세분화됐다. 50kW 미만 구간은 요금이 인하되는 효과가 있다. 반면 급속 부문에서는 기존 100kW 이상 347.2원에서 △100kW 이상 200kW 미만은 동일하게 347.2원 △200kW 이상은 391.9원으로 적용된다. 200kW 이상 구간은 요금이 인상됐다. 기후부는 현재 공공 충전요금 체계가 충전기 유형(완속·중속·급속)별 실제 비용 차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요금을 세분화했다고 설명했다. 요금은 통신비, 유지보수비 등 충전시설 운영 비용을 반영해 산정됐다. 개편된 요금체계는 기후부가 설치·운영하는 공공 충전기를 이용하거나, 기후부와 협약을 체결한 충전기에서 기후부 회원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로밍)에 적용된다. 민간이 보유한 충전기에 일괄 적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공공 충전서비스로 몰릴 가능성이 있어 민간 사업자 역시 공공요금 수준에 맞추려는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요금 개편안 외에도 대기환경보전법 하위법령 개정안이 오는 6월 9일까지 입법예고된다. 주요 내용으로는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시설의 경우 주유소처럼 외부에 요금 표지판을 설치하도록 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또한 충전시설 고장 방지를 위해 전기차 및 수소차 충전시설 운영자의 예방정비와 정기점검 의무를 강화했다. 충전시설 운영자는 충전요금, 충전시설의 상세 위치, 실시간 이용 가능 여부 등을 한국환경공단의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공개해야 한다. 충전시설 운영자의 정보 등록 및 관리 기준 준수 여부를 전문적으로 점검·관리하는 전담기구의 요건과 지정 절차도 신설된다. 기후부는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 충전요금을 낮추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불필요한 철거를 막기 위해 충전소의 내구연한(8년) 이후 교체 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과, 아파트에 직접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서울에너지포럼] “AI시대 에너지 수요 폭증…효율 향상·소비절감이 핵심”

에너지 전환 정책이 산업 생존과 경쟁력 확보 관점에서 설계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전기화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단순한 공급 확대보다 효율 향상과 소비 절감, 전력시장 유연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에서는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안'을 주제로 전원믹스, 산업용 전기요금,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대응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장에는 에너지 분야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최근 중동 사태와 AI 확대가 시장과 산업에 미칠 영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최근 중동 사태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에너지 구조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다. 포럼 참석자들은 에너지 전환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속도와 방식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탄소중립 추진은 불가피하지만, 산업계가 감당 가능한 비용 구조와 안정적인 전력 공급 체계를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에너지 정책은 공급 확대 중심에서 벗어나 효율 향상, 소비 절감, 수요 분산, 전력시장 유연화 등 산업 생존형 전략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은 기조강연에서 “에너지 전환은 필요하지만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성"이라며 “수급 안정과 적정 가격을 담보하지 못하면 전환 자체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산업용 전기요금 상승이 제조업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까지 추세라면 2040년에는 킬로와트시(kWh)당 300원을 넘길 수 있다"며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저탄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산업 전략"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한양대 교수는 탄소중립 목표도 산업 경쟁력과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산업 경쟁력과 충돌하는 방식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조화로운 전원믹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는 “글로벌 에너지 정책이 이제는 그린과 기후보다 생존을 위해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는 “우리나라에 에너지 정책은 너무 많지만 시장이 약하다"며 시장 원리에 기반한 합리적 전원믹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는 “한국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 미국은 물론 인도·베트남보다도 높은 수준"이라며 “첨단 제조업 중심의 한국 산업 생존을 위해 산업용 에너지와 전력요금 측면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AI 시대에 데이터센터를 확대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제기됐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결국 전력 문제"라며 “그 나라의 AI 수준은 에너지가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유수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과 차원이 다른 전력 수요를 유발한다"며 “수요 관리와 효율화 없이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전력 시스템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약 8TWh에서 2038년 30TWh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며, 냉각 효율 개선과 AI 기반 에너지 관리, 고전압 직류 배전 시스템, 부하 이동 등 효율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여러 발전원을 섞어 안정적 전력 공급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서울에너지포럼]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폭증…효율화·수요관리 없으면 시스템 부담 한계”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산업과 차원이 다른 전력 수요를 유발한다. 수요 관리와 효율화 없이 단순한 공급 확대만으로는 전력 시스템을 감당하기 어렵다." 이유수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28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세 번째 세션에서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수요관리 및 효율화방안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이 교수는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시장은 2030년까지 약 3조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며, 전력 설비 용량도 현재 약 100기가와트(GW) 수준에서 200GW 이상으로 두 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AI 학습과 추론을 위한 고성능 서버 확산이 전력 수요 증가의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상황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는 “국내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2025년 약 8테라와트시(TWh)에서 2038년 30TWh 수준으로 4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최대전력 역시 6GW 이상으로 확대되며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급격히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의 '질적 특성'이 기존 산업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AI 데이터센터는 수십만 개 GPU가 동시에 작동하는 학습 과정에서 전력 수요가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이러한 전력 패턴은 계통 안정성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문제도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그는 “국내 데이터센터의 60~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전력계통 부담과 송전망 병목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신규 전력 공급 인프라 확보 지연과 맞물려 전력 수급 불균형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효율화'와 '수요관리'를 제시했다. 먼저 데이터센터 내부 효율 개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60%가 서버에서, 30% 이상이 냉각 설비에서 소비되는 구조"라며 “냉각 효율 개선과 IT 장비 활용도 향상이 에너지 절감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액침·직접냉각 등 차세대 냉각기술 도입 △AI 기반 지능형 에너지관리 △서버 통합 및 가상화 △고전압 직류(DC) 배전 시스템 적용 등을 주요 방안으로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효율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개선 필요성도 강조됐다. 이 교수는 “PUE 1.5 이하를 목표로 설계하고 AI 기반 냉각 제어와 운영 최적화를 통해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1.1 수준까지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관리 측면에서는 전력 사용의 '유연성 확보'가 핵심으로 제시됐다. 그는 “AI 추론 작업은 상대적으로 위치와 시간에 따라 분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력 여유 지역으로 작업을 이동시키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소프트웨어 기반 부하 이동과 분산형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력망 부담을 줄이기 위해 데이터센터 입지 분산 정책과 함께 PPA 확대, 자가발전 및 분산에너지 활용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향후 과제로 △수도권 집중 완화 △주민 수용성 제고 △에너지 효율 규제 및 인센티브 강화 △차세대 냉각 및 전력 기술 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인프라이지만, 동시에 전력 시스템에 큰 부담을 주는 존재"라며 “효율화와 수요관리 중심의 정책 없이는 AI 시대 전력 수급 안정도 담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우리나라가 AI 산업을 키우기 위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AI 경쟁에서 3위 국가를 유지하기 어렵다. 전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은 결국 전력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2주 전에 발표한 AI를 하기 위한 5가지 조건 중 가장 바탕에는 에너지가 있다"며 “미국 데이터센터의 주요 전력 공급원은 가스터빈과 연료전지이다. 에너지라는 기둥이 튼튼할수록 그 위에 구축되는 AI 산업의 규모도 커진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데이터센터 운영 방식의 유연성 확보 필요성도 지적했다. 다양한 발전원을 활용해야 에너지 소비 효율성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상준 서울과기대 에너지정책학과 교수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하는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데이터센터용 전력 공급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자유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교수는 유럽의 데이터센터 효율화 지표 정립과 데이터센터 운영사와의 협의 과정, 에너지 고효율 데이터센터 인증사업 등을 예로 들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데이터센터연합회가 운영하는 인증제도 등으로 업계의 자발적 움직임을 공공이 격려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 효율화를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강화에 기여하는 제품에 대해 세액공제 같은 혜택을 주는 제도도 제안했다. 이 교수는 “일본은 반도체에도 친환경 요소 충족에 대한 생산세액공제를 제공해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사용량 절감에 기여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것을 유도하도록 설계했다"며 “기왕이면 한국 반도체가 데이터센터에 더 많이 쓰이도록 에너지 효율 강화에 개여하는 반도체와 관련 생태계에도 세액공제를 제공해 전체 데이터센터 산업 생태계에 기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는 데이터센터 전력을 자체 공급할 자구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게 하는 정책 현실이 있다"며 “(한국 내 규제에 따라) 하나의 에너지원만으로 데이터센터용 대규모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솔루션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업계가 여러 에너지원을 적절히 혼합해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자유롭게 구성할 기회를 주는 것이 한국이 AI 강국으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조상민 한국공학대학교 융합기술에너지대학원 교수도 전력 수요 패턴이 복잡한 AI 데이터센터의 특성을 고려해 여러 발전원을 이용할 제도적 토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에너지 규모는 일반 시설의 50배에 달하고, 부하 변동 밀도가 높은 동시에 수요도 상당한 복잡한 패턴을 보여준다"며 “이같이 제기된 문제들을 빠른 시간 내에 해결할 것을 요구한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력 효율성 측면에서 구글처럼 AI 기반 냉각제어 기술을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이 도입하도록 정부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며 “적은 전력으로 많은 연산을 수행하는 효율성, 청정 에너지원 사용이라는 두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가 데이터센터 자산 가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AI 데이터센터에서 학습 과정은 시간대 조정이 가능하지만, 추론은 실시간 응답이 필수라 재생에너지 출력이 급감하는 시간대를 피하기 어렵다"며 “데이터센터에서는 하나가 아닌 여러 발원을 섞어 안정적 전력 공급에 대비해야 하면서 전력 부하 시간 관리(스케줄링)을 잘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력구매계약(PPA) 제도에 관해서는 “한국에서는 PPA가 가능한 재생에너지를 이용해도 한 AI 사업자가 다수의 전력 공급자와 계약해 여러 공급원을 단일 데이터센터로 연결하는 구조를 갖추기 어렵다"며 “데이터 센터의 전력수요 패턴에 부합하는 PPA 모델을 다양하게 만들 수 있도록 시장구조를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서울에너지포럼] 산업용 전기요금 美·中보다 높아…“한국형 전원믹스 필요”

“탄소중립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산업 경쟁력과 충돌하는 방식이라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속가능성과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한 '조화로운 전원믹스' 구축이 시급하다." 김진수 한양대학교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28일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 합리적 전원믹스를 통한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주제로 이같이 발표했다. 김 교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을 짚었다. 우리나라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28%, 수출의 80% 이상을 제조업이 차지하는 대표적인 에너지 집약형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철강·석유화학·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산업이 전력과 에너지 가격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그는 “에너지의 약 94%를 수입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중동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탄소 규제, 공급망 재편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하다"며 “저비용·고탄소 국가와 고비용·저탄소 시장 사이에서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탄소중립 목표 설정 과정에서도 '이상과 현실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성장과 산업 경쟁력 확보 수단으로서 탄소중립을 바라보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에너지 정책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가격, 안보, 산업, 기술이 결합된 복합 정책"이라며 “재무적 지속가능성, 에너지 안보, 산업 경쟁력 등 핵심 가치에 기반한 장기 비전 아래 전원믹스를 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력믹스 설계의 현실적 난제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전기요금 부담,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전의 역할, 재생에너지 경제성 확보, 전력망 투자 부족, 수소 및 신기술 불확실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부분의 국가는 에너지 공급에 있어 자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로 가고 있다"며 “정부가 계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정책에서 일정 부분 손을 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유의 산업 특성을 가지고 있어 어느 나라를 그대로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우리나라만의 에너지 수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관련해 “빅테크 기업들이 원전·연료전지 등 전력 공급에 직접 투자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며 “에너지 산업과 수요 산업 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안정적 전력 확보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과학 기반 의사결정 △적정 비용 △기술 혁신 △정책 일관성 등을 제시하며 “포퓰리즘적 요금 정책에서 벗어나 적정 비용을 통해 장기 투자 회수 가능성이 담보되는 시장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원 빈국인 한국에서 완벽한 에너지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결국 다양한 에너지원의 장단점을 조합한 '회복력 있는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산업 경쟁력 유지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 주제발표 이후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이 이어졌다. 손 교수는 포럼 주제인 산업의 생존과 성장 방안을 언급하며, 글로벌 에너지 정책이 탈탄소보다는 생존과 경쟁력 향상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주제가 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에너지는 없지만 소비는 많은 독특한 구조로, 에너지를 산업 생존 관점에서 다뤄왔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각국 정치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이제는 그린과 기후보다 생존을 위한 정책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고민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봉 숭실대 초빙교수는 하향식(톱다운) 방식의 에너지 정책으로 일관성이 흔들린 데다 에너지 시장이 경직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시장 원리에 입각한 합리적 전원 믹스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탈원전이 원전 복원으로 돌아서고, 재생에너지 확대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는 등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토대를 둔) 톱다운식 전원 믹스 정책이 작동하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합리적 전원 믹스 수립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1차에너지(연료) 가격이다. 특히 천연가스 시장에서 발전용과 산업용 가격이 외국과의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며 “기업이 에너지 공급 업체를 선택하지 못하는 구조다. 에너지 산업 구조가 경직적이라는 점도 합리적인 전원 믹스가 제대로 안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에너지 정책은 너무 많지만 시장은 약하다"며 “미국의 힘은 에너지 시장 내 막강한 힘에서 나온다. 에너지 시장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희집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에너지미래포럼 사무총장)는 산업계 등 전력 소비 주체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가격 합리성 측면에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미국이나 유럽 등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는) 주요 국가들에서는 에너지 수용 관련해서 가격 합리성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화두"라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중국은 산업용 전기요금이 메가와트시(MWh)당 60~70달러, 미국은 80달러 수준인 반면, 우리나라는 약 120달러 정도로 신흥국인 인도와 베트남에 비해서도 높다"며 “첨단, 고부가 제조업 중심으로 이뤄진 한국 경제와 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산업용 에너지와 전력 요금 측면에서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에너지 산업 경쟁력을 토대로 다른 나라와 협력 관계를 모색하자는 주문도 내놨다. 김 교수는 “국내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전력기기와 초고압 변압기·차단기, 소형모듈원전(SMR) 등으로 파트너십을 맺고 싶어하는 국가와 회사들이 많다"며 “특히 미국과 관세 협상 일환으로 논의 중인 대미(對美) 투자 중 조선 분야를 뺀 나머지가 에너지 중심으로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서울에너지포럼] “호남 2030년 이후 수십GW 계통 부족…ESS가 유일한 단기 대책”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금까지 추세라면 2040년에는 킬로와트시(kWh)당 300원을 넘길 수 있다.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면서 저탄소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산업 전략이다." 전우영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문사회교양학부 교수는 에너지경제신문·에너지경제연구원·에너지미래포럼·한국자원경제학회가 28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개최한 '제9회서울에너지포럼'의 두 번째 세션에서 '산업 생존을 위한 전력망과 분산화 생태계 구축 방안'을 발표했다. 전 교수는 먼저 최근 전기요금 구조 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은 200% 이상 상승해 주택용(약 45%)보다 훨씬 큰 폭으로 올랐다"며 “과거 주택용보다 낮았던 산업용 요금이 현재는 역전되는 수준까지 올라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용 전력 수요는 2023년 이후 감소세로 전환되며 경제 성장률 둔화와 맞물리고 있다"며 “전기요금 상승이 실제 산업 활동 위축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향후 전기요금 상승 압력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전 교수는 “현재 전기요금의 약 70%가 발전·연료비, 20%가 세금·부담금으로 구성돼 있어 국제 에너지 가격과 정책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며 “연평균 4.6%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30년에는 kWh당 200원대, 2040년에는 300원대를 상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사태로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 전력도매가격(SMP)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LNG 가격이 MMBtu당 10달러에서 20달러로 상승할 경우 SMP는 약 110원에서 150~160원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 교수는 이러한 상황에서 산업을 위한 에너지 전략으로 “우리나라가 이미 주요 제조업 국가 대비 높은 무탄소 전원 비중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우리나라를 기후악당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필요하며, 제조업 대비 무탄소 전원이 많은 점을 경쟁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무탄소 발전 비중은 전체의 40%로, 유럽과 미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하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는 무탄소 전원 확대를 위해 전력망 문제 해결을 핵심 과제로 지목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지역별 잉여 전력이 급증하고 있지만 이를 수송할 송전망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특히 호남 지역은 2030년 이후 수십 기가와트(GW) 규모의 계통 수용 부족이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송전망 확충 △에너지저장장치(BESS) 확대 △재생에너지 입찰제 도입 △전기화 수요 창출 △수요 분산 및 백업 전원 확보 등을 제시했다. 특히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통해 재생에너지도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고 주력 자원으로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송전망 확충에는 10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인허가 지연과 주민 수용성 문제로 불확실성이 크다"며 “단기적으로는 ESS가 사실상 유일한 계통 보강 수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출력제어 문제를 시장 메커니즘으로 해결하고, 전력시장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필요가 있다"며 “가상발전소(VPP), 수요반응(DR), 전기차(EV) 연계 등 분산형 전력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기화 확대 전략과 관련해 “열과 수송 부문의 전기화가 필요하지만 현재 전기요금 구조에서는 경제성이 낮다"며 “보조금이나 요금체계 개편 등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과 계통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중단기적으로는 LNG 발전이 필수적인 백업 전원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와 LNG는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을 위해 에너지가 존재해야지, 에너지를 위해 산업이 존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주제발표 이후 박종배 건국대 교수(대한전기학회회장)를 좌장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비교적 비싼 전기요금 속에 어떻게 산업경쟁력을 육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물음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중국은 전기 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전기 산업 자체를 국가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절반 수준인 반면, 배터리 가격은 우리가 30~40% 더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을 제외한 많은 국가들이 ESS 사업에서 중국산을 활용하고 있다"며 “우리 제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자들은 산업단지와 분산에너지 전략을 결합하는 방식과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활성화 등으로 산업경쟁력을 육성할 방안을 제시했다. PPA란 발전사업자가 한전을 거치지 않고 기업 등 전기소비자와 직접 전력거래계약을 맺는 것을 말한다.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전환정책본부장은 과도한 산업용 전기료 부담이 수출·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낮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본부장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시장의 합리적 자원 배분보다 정치적·근시안적 의사결정이 작용한 측면이 있다"며 “과도한 전기요금 부담은 제조업 침체뿐 아니라 고용 불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원전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향후 분산에너지 시스템에서 소형모듈원전(SMR)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소중립 목표 달성 과정에서 전기화를 하면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전기화는 해야하지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며 “청정수소나 원전 등을 이용한 비전력부분의 탈탄소화 정책도 잘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본부장은 분산에너지 확대 기조에 대해서는 “요금 감면을 넘어 기존 산업단지 특성과 장점을 연계해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도록 분산에너지 전력망과 산업단지 전략을 결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진표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PPA가 가능한 발전원의 범위를 넓혀 민간 참여 확대를 통해 전력 공급 안정성과 비용 인상 요인 최소화를 추구할 것을 주문했다. 박 변호사는 “과거에는 한전이 전력망과 시장 구축에서 많은 부분을 기여했지만, 지금은 전력시장에서 민간 자본이 활성화됐다. 그러나 SMP 상한제, 망 구축 비용, 출력제어 등에서 약점이 나타나고 있다"며 “현재 재생에너지와 분산에너지 특별구역에 제한된 PPA 제도를 원전과 석탄발전으로도 열어달라는 현장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력 공급 경로의 다양성과 소비자 선택권을 폭 넓게 보장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에 국한하면 미국이 에너지 안보질서를 보장하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 에너지 거버넌스 측면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중심 전력 정책이 전력 비용 측면에서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변호사는 “재생에너지는 계통운영 측면에서 불안정하기 때문에 망비용 측면에서 보면 전체적인 SMP를 증가시키는 셈"이라며 “독일 사례처럼 재생에너지 확대는 산업용 전기요금의 인상 요인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민간의 전력망 구축 참여에 대한 합리적인 인센티브 설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이 필요하지만, 민간 사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어떻게 잘 설계할지가 (사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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