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희의 기후兵法] 링 위에 오른 재생에너지, 관건은 배출권 가격

[이원희의 기후兵法] 링 위에 오른 재생에너지, 관건은 배출권 가격

올해 전력시장에서 재생에너지가 '우대 전원' 지위를 내려놓고 원전·화력발전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다. 그동안 정산단가와 균등화발전비용(LCOE)을 놓고 탁상공론에 그쳤던 발전원 간 경쟁이 실제 시장 가격을 통해 검증되는 구조로 전환되는 것이다. 다만 전력시장 개편의 성패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4차 배출권거래제 기본계획에서 배출권 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전력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월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제도 도입을 시작으로, 현재 제주 지역에서 운영 중인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를 올해 중으로..

[에너지 인사이트] 고환율·고물가·고금리·저성장 시대…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 방향은

2026년을 앞둔 한국 에너지정책의 환경은 어느 때보다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거시경제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 둔화까지 겹치며 에너지 정책은 더 이상 '환경 목표'만으로 설계할 수 없는 국면에 들어섰다. 에너지는 이제 물가, 산업 경쟁력, 무역수지, 국가 재정에 직결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 특히 정부가 2035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 수준으로 상향 확정하면서, 정책 목표는 한층 높아졌지만 이를 뒷받침할 경제 여건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2026년 정책의 가장 큰 딜레마로 떠오르고 있다. 고환율이 장기화되면서 에너지정책의 1차 목표는 '전환 속도'가 아니라 '충격 완화'로 이동하고 있다. LNG, 유연탄, 원유 등 주요 에너지원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환율 변동은 곧바로 연료비 상승과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단기 가격 경쟁력보다 안정적인 조달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 장기계약 확대, 공급선 다변화, 재고 전략 강화 등 '에너지 안보형 정책'이 전면에 등장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과정에서 계통 불안과 출력제한이 늘어나면, 연료비가 다소 높더라도 즉각 투입 가능한 전원의 가치가 다시 부각된다. 이 현실을 외면한 정책은 결국 요금 급등이나 공급 불안이라는 형태로 되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고물가 국면에서 에너지 요금 인상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지만, 저성장·고금리 환경에서는 요금 왜곡을 장기간 유지할 여력도 줄어든다. 요금이 실제 비용을 반영하지 못하면 수요는 줄지 않고, 전력망·저장·유연성 자원에 대한 투자는 지연된다. 그 부담은 한전 재무 악화나 향후 요금 급등이라는 형태로 누적된다. 2026년 정책의 핵심은 '요금을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가격 신호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다. 시간대별 요금제, 동적요금제, 피크 요금 등은 수년째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질적 도입은 번번이 좌초됐다. 이번에도 실행에 실패할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계통 비용과 시장 왜곡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규모 발전소를 얼마나 더 건설하느냐가 관건이었다면, 이제는 전력 수급 상황에 따라 얼마나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핵심 경쟁력이 됐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DR), 가상발전소(VPP), 전기차 연계(V2G) 등 유연성 자원이 시장에서 제대로 보상받는 구조가 필요하다. 단순히 설비 용량을 늘리는 방식의 전력계획은 한계에 봉착했고, 기능별·지역별 유연성 자원을 계량해 반영하는 방식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화석연료 퇴출 기조는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미세먼지, 탄소 감축, 국제 금융 규제라는 삼중 압박 속에서 정책·시장 양 측면에서 축소가 불가피한 전원으로 분류되고 있다. 반면 LNG는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공백을 메우는 기동 전원으로서, 당분간 전력 수급의 완충재 역할을 수행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는 과거처럼 '많이 짓고 많이 돌리는' 구조를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할 때만 가동하는 체계, 고비용 첨두기의 유지·보상 방식을 어떻게 사회적으로 분담할지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뒤따르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 원전 정책 역시 단순한 확대·축소 논쟁을 넘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커질수록 원전은 기저부하 전원에 머물 수 없고, 출력 조정과 계통 유연성 확보라는 새로운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신규 원전은 공론화와 여론 과정이 더욱 중요해지고, 소형모듈원자로(SMR)는 기술 성숙도와 경제성 논란 속에서 계획 반영을 둘러싼 논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원전 정책의 쟁점은 '찬반'이 아니라, 유연성 중심 전력 시스템에서 원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로 이동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26년을 에너지정책의 '실행 능력'을 시험받는 해로 보고 있다. 동적요금제 도입 여부, 유연성 자원 보상체계의 실효성, 석탄 감축과 수급 안정 간 균형, LNG의 역할 정립, 그리고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이 계통·시장·운영까지 포괄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결국 2026년 한국 에너지정책의 성공 여부는 거창한 비전보다, 가격 신호·시장 설계·계통 운영이라는 기본 요소를 얼마나 현실적으로 구현하느냐에 달려 있다. 전환의 방향은 유지하되, 비용은 숨기지 않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작동하는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한국의 에너지 전략은 안전한가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2026년 새해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체포라는 충격적인 소식과 함께 시작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말부터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압박을 가했으며, 이 과정에서 일부 유조선이 미군에 의해 압수되기도 했다. 그러다 새해 첫 토요일 새벽 2시경(현지시각) 미국이 결국 '확고한 결의(Absolute Resolve)'라는 작전명에 따라 주요 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하였고, 불과 몇 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SNS인 트루스 소셜을 통해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을 국외로 이송하고 있다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개하였던 것이다. 물론 이번 작전의 명분은 베네수엘라가 마약 수출을 통해 미국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는 것이지만, 이를 통해 전 세계는 에너지와 안보가 여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과 마두로 대통령 신병 확보는 단순한 군사 행동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에서 나타난 서반구(West Hemisphere)에서 중국 영향력 견제와 미국의 에너지 패권 유지 전략의 연장선에서 읽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약 3,030억 배럴 정도로 전 세계 매장량의 17%를 차지할 정도의 압도적인 규모다. 그러나 미국과의 대립과 국제 제재 속에 생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생산량은 2024년 기준으로 하루 85만여 배럴 정도에 머물러 세계 주요 산유국 반열에서는 한참 뒤로 밀려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사회주의 정권이 강탈해 간 미국의 석유 시설을 되찾겠다"며 “우리(미국)가 안전하고 적절하며 현명한 (정권) 이양을 할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나라(베네수엘라)를 운영(run)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역에서의 석유를 둘러싼 영향력 변화는 글로벌 석유 공급은 물론 이를 둘러싼 지정학에도 모두 큰 의미를 갖는다. 다만 이번 사건이 국제 유가에 미친 영향은 지금까지는 제한적이며,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해서도 급등할 것이라는 관측과 그렇지 않으리라는 관측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는 최근 글로벌 석유 시장이 구조적으로 공급 과잉 국면에 놓인 측면이 있기에, 단기적 지정학 충격이 곧바로 가격 급등으로 이어지지 않는 환경이 형성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석유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재확인됐지만, 시장은 이를 이미 상당 부분 가격에 내재화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한편 이러한 현실은 작년 브라질 벨렘에서 열린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의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COP30에서 화석연료의 단계적 퇴출은 끝내 합의문에 명시되지 못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의 반대뿐 아니라, 성장과 에너지 접근성을 중시하는 개발도상국들의 반발 역시 컸다. 이는 탈(脫)화석연료가 기술적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경제·발전 단계가 얽힌 복합적 과제임을 다시 한번 드러낸 장면이었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더 이상 직선적인 경로를 따르지 않으리라는 예측을 가능하게 했다. 이처럼 석유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강대국의 움직임과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 제약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은 다음 두 가지 구조적 조건을 거듭 상기해야 한다. 첫째, 한국은 에너지 '섬'이라는 점이다. 유럽연합(EU)처럼 국가 간 전력·에너지망을 통해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는 구조가 아닌 한국은, 에너지 안보의 부담을 사실상 홀로 감당해야 한다. 둘째, 한국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 중심 경제 구조란 점이다. 따라서 정부의 역할은 외부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국내 경제와 산업을 직격하지 않도록 완충 장치를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상향 조정하며 국제적 기후 대응 노력에 부응하려 하고 있다. 이는 분명 필요한 조치다. 그러나 동시에, 석유와 가스를 둘러싼 미국과 주요 산유국들,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전략적 움직임 역시 냉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서반구에서 미국이 에너지와 안보를 결합해 영향력 회복에 나서는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국 외교 또한 에너지·공급망·안보 환경의 변화를 예의 주시하며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완벽한 균형을 잡기 어려운 시대다. 그러나 한국 같은 구조적 제약이 큰 국가일수록, 에너지 전략은 이상적인 구호가 아니라 불확실한 국제정세 속에서 충격을 관리할 수 있는 국가 역량을 갖추는 데 맞춰져야만 할 것이다. 임은정

비 오는 날 승용차 이용 늘면 온실가스 배출도 덩달아 늘어난다

기후 변화로 인해 국지성 호우와 집중 강우가 일상화되는 가운데 비가 다시 온실가스 배출을 부추길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오면 전체적으로 시민들의 외출이 줄어들지만, 대중교통 대신 승용차를 선택하는 비율이 일정 수준보다 높아진다면 오히려 도시 전체의 탄소 배출 효율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비 오는 날 시민들의 이동 방식이 도시의 온실가스 배출 구조를 흔드는 셈이다. 부산대 도시공학과 황진욱 교수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종합 환경 과학 (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같은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연구팀은 2024년 한 해 동안 부산광역시의 대표적인 도심 지역인 부산진구와 해운대구를 대상으로, 강수량 변화가 교통수단별 이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정밀 분석했다. 이 연구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의 장진혁 연구원 등도 참여했다. ◇비가 오면 통행량은 줄지만, 1인당 탄소 배출은 증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강수량이 늘어날수록 도시 전체의 통행량은 뚜렷이 감소했다. 비 오는 날에는 외출과 이동 자체를 줄이는 시민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면 이는 교통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긍정적인 효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교통수단별 '날씨 민감도'의 차이에서 발생한다. 강수량이 1% 증가할 때, 버스 이용은 평균 3.4%, 지하철 이용은 2.7% 감소한 반면, 승용차 이용은 1.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즉, 비가 오면 대중교통 이용은 크게 위축되지만, 승용차 이용은 상대적으로 잘 줄지 않는 구조가 확인된 것이다. 이 차이는 온실가스 배출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 연구에 따르면, 한 사람이 1㎞를 이동할 때의 탄소 배출강도(1PKM)는 승용차 이용시 132.80g이었다. 이는 버스 이용시 30.69g, 지하철 이용시 31.38g보다 4배 이상 높았다. 연구팀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비로 인해 줄어든 대중교통 이용자 가운데 약 10~12%만 승용차로 이동 수단을 바꿀 경우 전체 통행량 감소로 얻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완전히 상쇄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총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하는 '탄소 배출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비가 오는 날 대중교통 이용자가 줄고 승용차 비중이 높아질수록, 도시 교통 시스템의 평균 탄소 효율은 빠르게 악화되는 셈이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1인당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이 버스나 지하철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탓이다. ◇“집에서 정류장까지"의 불편함이 만든 선택 비 오는 날 시민들이 승용차를 선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도로 혼잡 그 자체가 아니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전 단계에서의 불편함이다. 집에서 정류장이나 역까지 이동하는 과정, 그리고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비에 노출되는 경험, 젖은 우산을 들고 승차하는 불편 등이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게 만든다. 승용차는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비를 거의 맞지 않는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이동이 가능하지만, 대중교통은 접근 단계와 대기 단계에서 날씨 영향을 직접 받는다는 것이다. 특히 정류장에 비 가림 시설이 부족하거나, 환승 동선이 길고 비에 노출돼 있을수록 이러한 기피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다. 비 오는 날 도로가 더 막히는 것처럼 느껴지는 현상 역시 단순히 차량 수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빗길에서는 시야가 제한되고, 노면 마찰이 줄면 운전자들이 미끄러짐 사고 위험을 피하기 위한 감속 운전이 반복된다. 이로 인해 차량 주행 속도가 낮아지고, 교통 흐름의 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차량이 같은 거리를 이동하더라도 더 많은 연료가 소모되면서 온실가스 배출은 늘어난다. ◇'기후 적응형 교통 체계' 없이는 탄소 중립도 흔들린다 이번 연구는 날씨 변화에 따른 사람들의 행동 변화가 교통 부문의 탄소 배출을 좌우한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한 교통 이용 변화가 아니라, 기후변화 시대의 새로운 정책 과제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비가 잦아지는 미래 기후 조건에서는, 대중교통 이용 감소를 전제로 한 기존의 탄소 감축 전략이 오히려 실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후 적응형 교통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우선, 버스 정류장과 보행 접근로에 비 가림막과 스마트 쉘터를 확충해, 집에서 정류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의 불편함을 최소화해야 한다. 단순한 시설 개선이지만, 대중교통 선택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또한 비나 폭우로 인한 지연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는 정보 제공 체계를 강화해,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불확실한 수단'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측 가능성과 신뢰도는 악천후 상황에서 더욱 중요한 요소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요응답형 교통수단(DRT)이나 소규모 셔틀, 공유 모빌리티를 대중교통의 보완 수단으로 적극 활용해, 승용차로의 급격한 쏠림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DRT는 이용 수요에 따라 노선·정차지점·운행시간이 유연하게 바뀌는 교통 서비스, '필요할 때 호출하면 움직이는 대중교통'을 말한다. 아울러 주거지와 생활 시설, 교통 거점 간 거리를 줄이는 콤팩트 시티 구조는 날씨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저탄소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교통 시스템은, 비가 오는 날마다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구조로 되돌아갈 수 있다"면서 “기후 적응과 탄소 감축을 동시에 고려한 교통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중부발전, AI 기반 에이전트 플랫폼 시범 서비스

한국중부발전(사장 이영조)이 자체 생성형 AI인 '하이코미(Hi-KOMI)'를 기반으로 한 하이코미 에이전트 플랫폼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하이코미는 지난 2024년 12월 전력그룹사 최초로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사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발전설비 관리와 법률 검토,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전문 기능을 꾸준히 확충하며 고도화되어 왔다. 이번에 선보인 하이코미 에이전트 플랫폼은 기존의 대화형 AI 시스템에서 한 단계 진화하여, 사용자의 업무 맥락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실제 과업을 완수하는 '행동하는 AI'를 목표로 구축되었다. 하이코미 에이전트는 일반적인 웹 브라우저 접속 방식이 아닌 사용자 PC에 직접 설치된 전용 플랫폼에서 동작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일상적인 자연어로 특정 업무를 요청하면, 하이코미 에이전트가 사내 시스템에 스스로 접속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결과물을 도출한다. 중부발전은 이를 통해 현업에서 활용도가 높은 공통 업무들을 자동화함으로써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일상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중부발전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분석하여 하이코미 에이전트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26년까지 하이코미가 수행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을 30여 개 이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서울발전본부에 구축 중인 5G 전용 네트워크와 디지털 트윈, 로봇 기술 등을 유기적으로 결합하여 발전 운영과 정비, 안전관리 등 발전공기업만의 특화된 분야에 최적화된 고도화 AI 모델을 완성할 방침이다. 이영조 한국중부발전 사장은 “하이코미 에이전트는 단순한 기술적 도입을 넘어 우리 직원들이 더 창의적이고 핵심적인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인공지능과 로봇 등 첨단 기술을 발전소 운영 전반에 융합하여 에너지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용 주식재산 1년 새 2배 뛰었다···26조원 눈앞”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주식 재산이 1년 사이 2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에만 13조9000억원이 불어 평가액이 26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45개 그룹 총수 주식 평가액 변동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해 1월2일 대비 올해 같은날 변동폭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지정한 92개 대기업집단 중 올해 연초 주식 평가액이 1000억 원이 넘는 총수다. 연구소에 따르면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은 이달 초 25조8700억원을 상회했다. 지난해 초(11조9099억원)와 비교해 117.3% 뛴 수치다. 이 회장 보유 주식 가치는 작년 하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6월 약 15조원, 7월 약 16조원, 9월 약 19조원, 10월 약 21조원 등으로 급등했다. 특히 작년 10월29일에는 22조3475억 원으로 그동안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이 보유했던 우리나라 역대 최고 주식 평가액(22조298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이 회장 주식 재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삼성생명 세 곳 주식 평가액이 1년 새 각각 1조원 이상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작년 초 5조2019억원 수준에서 올해 초 12조5177억원으로 상승했다. 모친인 홍라희 명예관장에게서 지난 2일 삼성물산 주식 180만8577주를 증여받은 것도 재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포함된 삼성가 4명의 주식 평가액은 작년 초 26조3208억원에서 올해 초 56조4723억원으로 늘었다. 이 회장 다음으로 주식 평가액이 많이 오른 그룹 총수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었다. 서 회장 주식 재산은 작년 초 10조4308억원에서 올해 초 13조6914억원으로 많아졌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2조5930억원↑)과 정몽준 HD현대 최대주주 겸 아산재단 이사장(2조717억원↑)도 최근 1년 새 주식 재산이 2조원 넘게 늘었다.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1조9687억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1조7801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조6493억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1조4914억원↑) 등도 작년 초 대비 올해 초 기준 주식 재산이 1조원 이상 불어났다. 45개 그룹 총수의 최근 1년 새 주식 재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주인공은 이용한 원익 회장이었다. 주식 평가액이 지난해 1297억원에서 올해 7832억원으로 503.7% 높아졌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193.5%↑),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186%↑),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126.4%↑) 등의 재산 증가폭도 눈길을 끌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재용 회장이 작년 이건희 회장의 주식 재산을 돌파하며 우리나라 주식 부호의 기록을 새롭게 써내려가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식 가치가 30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지도 관심사"라며 “삼성전자 주가가 17만~18만 원대로 높아지면 우리나라에서도 30조 원대 주식 갑부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사내 핵심 기술 전문가 ‘2026 삼성 명장’ 17명 선정

삼성은 △제조기술 △설비 △품질 △인프라 △금형 △구매 △계측 등 핵심 기술분야 전문가들을 '2026 삼성 명장'으로 선발했다고 4일 밝혔다. 올해 선정된 삼성 명장은 총 17명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관계사별로는 삼성전자 12명, 삼성디스플레이 2명, 삼성SDI 1명, 삼성전기 1명, 삼성중공업 1명이 각각 뽑혔다. 삼성은 명장 제도를 통해 본인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를 갖추고 리더십을 겸비한 인재를 선정해 사내 최고의 전문가로 인증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삼성 명장 제도를 운영했으며 명장 선정 분야와 명장 제도 도입 계열사를 확대해왔다. 명장으로 선정된 직원들은 △격려금 △명장 수당 △정년 이후에도 계속 근무할 수 있는 '삼성시니어트랙' 우선 선발 등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은 지금까지 총 86명의 명장을 선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앞으로도 최고 수준의 기술전문가 육성에 힘쓰는 한편 국제기능경기대회, 전국기능경기대회 후원 등을 지속해 국가 산업 생태계 강화에도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1, 31년 연속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

E1은 1월 2일 서울 용산구 소재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노동조합이 2026년 임금에 관한 모든 사항을 회사에 위임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E1은 1996년부터 31년 연속으로 임금 협상 무교섭 타결을 이어가게 됐다. E1은 직원과 경영진이 회사의 비전을 공유하고 주요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경영현황 설명회 및 노경 간담회 등을 지속 운영해왔다. 회사 측은 이러한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구축한 것이 미래 지향적인 노경 파트너십의 토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박승규 노조위원장은 “급변하는 에너지산업 환경 속에서 회사가 경영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위임을 결정했다"며“이번 결정이 회사의 성장에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구자용 회장은 “상생의 노경 문화를 바탕으로 회사가 성장해 온 만큼, 앞으로도 신뢰를 기반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자랑스러운 노경 문화를 이어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올 해는 글로벌 보호무역 심화 및 고환율, 저성장 장기화 등으로 인해 더욱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임직원 모두 일치단결하여 E1의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도약의 기회로 만들자"라고 당부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김한성의 AI시대] 2026년, AI 거버넌스는 통제가 아니라 공존의 기술이다

김한성 굿프롬프트 대표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보고서를 대신 써주고, 상담을 도와주며, 복잡한 판단을 정리해 주는 일은 이미 일상속으로 들어왔다. 그런데도 2026년을 막들어선 지금, AI 논의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는데 우리가 AI를 대하는 태도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요한 질문은 의의로 간단하다. “AI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AI와 우리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라는 것이다. AI는 인간처럼 말한다. 질문을 이해하고, 맥락을 읽고, 때로는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한 답을 내놓는다. 이런 점에서 AI는 우리와 매우 가깝다. 그러나 동시에 AI는 의도를 갖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는다. 스스로 목적을 세우지 않고, 결과에 대해 도덕적 판단을 하지도 않는다. 이 점에서 AI는 분명히 우리와 다르다. 이 '가깝지만 다른 존재'라는 특성 때문에 AI는 늘 두 가지 극단 사이를 오간다. 너무 믿어서 모든 판단을 맡기거나, 반대로 아무 책임 없는 도구처럼 써버리는 것이다. 이 모순을 이해하지 못하면, AI에 대한 논의는 낙관과 공포를 오가는 감정 싸움에 머물수 밖에 없다. 이제 이 문제를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볼 필요가 있다. 이 지점에서 뜻밖의 인물이 떠오른다. 침팬지 연구로 유명한 제인 구달이다. 침팬지는 인간과 유전적으로 매우 가깝다. 도구를 사용하고, 무리를 이루고 나름의 사회적 위계도 갖으며, 배운 행동을 서로에게 전한다. 기쁨과 분노 같은 감정도 분명히 드러낸다. 멀리서 보면 인간과 꽤 닮아 보인다. 그러나 침팬지는 인간이 아니다. 추상적이고 명문화된 법적 체계를 갖지 못하며, 행동에 대한 '자기 성찰적 책임'도 지지도 않는다. 제인 구달의 중요한 통찰은 바로 이 지점을 놓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그는 침팬지를 인간처럼 대하지도 않았고, 단순한 실험 대상으로 취급하지도 않았다. 대신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 (자율성). 언제 개입해야 하는가 (책임). 얼마만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가 (존중). 여기서 핵심은 통제냐 방임이 아니었다. 침팬지를 “객체'가 아닌 '주체'로 대우하며 관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였다. 제인 구달의 질문은 우리가 AI를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자율성을 가진 에이전트'를 설계할 때 반드시 답해야 하는 질문들과 맞닿아 있다. 이 관점에서 각국의 AI 정책을 바라보면, 흥미로운 공통점이 보인다. 한국, EU, 미국, 중국, 일본의 접근 방식은 제각각이다. 규제의 강도도, 표현 방식도 다르다. 하지만 한 가지 점에서는 모두 닮아 있다. 어느 나라도 AI를 그냥 놔두지 않으며, 그렇다고 사람과 똑같이 취급하지도 않는다. 자율성과 영향력을 인정하되, 규칙과 책임의 틀 안에 두려 한다. 한국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AI를 국정 차원의 문제로 다룬다. 기술, 산업뿐 아니라 윤리와 안전을 함께 논의하고 조정하며, AI를 단순한 기술정책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관계 문제로 바라본다. EU는 AI 법을 통해 고위험 AI에 대한 책임과 감독을 명확히 한다. 인간의 개입과 기록을 요구함으로써, AI와 인간 사이의 경계를 법으로 그어 놓는다. 미국은 표준과 안전 기준, 인프라 투자를 통해 AI를 국가운영 능력의 일부로 흡수하여. 강한 단일 규제보다는 실질적 관리에 초점을 둔다. 한편 중국은 등록과 책임을 통해 AI를 예측 가능한 질서 안에 두려한다. 일본은 강한 규제 보다는 가이드라인과 사회적 합의를 통해 AI가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한다. 이들 정책은 방식은 달라도 결국 같은 질문에 대한 서로 다른 답이다. “이 가깝지만 다른 존재를 사회 안에서 어디에 둘 것인가?" 각국의 AI 거버넌스는 제인 구달의 태도를 각자의 제도와 문화로 옮겨놓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 흐름 속에서 AI와 공존하기 위한 원칙도 자연스럽게 드러난다. 첫째, AI를 사람처럼 대하기 보다 명확한 역할을 맡겨야 한다. 둘째, 결과만 보지 말고 왜 그런 판단이 나왔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셋째, 스스로 움직이는 기능이 강할수록 승인과 기록은 더 분명해야 한다. 넷째, AI를 사용했다는 사실을 숨기지 말아야 한다. 다섯째, 정확도보다 책임질 수 있는 구조인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이 원칙들은 AI를 두려워하자는 말도, 무작정 믿자는 말도 아니다. AI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거리와 질서를 정하자는 제안이다. 결국 AI 거버넌스란 기술을 얼마나 세게 붙잡아 둘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이 오래전부터 '자신과 닮았지만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오며 익혀 온 방식을, 오늘의 기술 환경에 맞추어 다시 다듬는 과정에 가깝다. AI는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는 존재라기보다, 우리가 타자와 어떤 거리에서 관계를 맺어 왔는지를 비추는 거울이다. 그래서 2026년의 AI 논의는 새로운 기계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사회가 언제나 반복해 온 '공존의 질문'을 다시 한번 눈앞에 펼쳐 보이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김한성

‘솜방망이 처벌’ 논란 중대재해법, 양형 기준 생긴다…대법원 양형위, 재논의 착수

시행 5년 차를 맞았음에도 명확한 처벌 기준이 없어 '솜방망이 판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중대재해처벌법(중대재해법)에 대해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구체적인 양형 기준 마련을 위한 재논의에 착수한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산하 독립 기구인 제10기 양형위원회는 오는 12일 열리는 제143차 전체회의에서 '양형 기준 설정·수정 대상 범죄 추가 선정 심의(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 관련)'를 정식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는 양형위가 지난해 6월 해당 안건을 심의했으나 시기상조라며 보류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당시 양형위는 일부 조항에 대한 헌법 소원과 위헌 법률 심판 제청이 진행 중이고, 축적된 판례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양형 기준 설정 대상에서 제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법조계와 노동계를 중심으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산업 현장의 사망 사고가 줄지 않는 가운데 법원의 선고 형량이 국민 법감정에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법무부 등 정부 부처 역시 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양형 기준 신설이 시급하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개진해왔다. 이에 양형위는 지난달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며 여론 수렴에 나섰다. 당시 심포지엄에 참석한 현직 부장판사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 전문가들은 “예측 가능한 처벌을 위해 양형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역시 축사를 통해 “중대재해법이 낮은 형량으로 인해 입법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며 양형 기준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양형 기준은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일선 판사들이 형량을 정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가이드라인이다. 기준을 벗어난 판결을 내릴 경우 판결문에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해야 하므로 사실상 판결의 편차를 줄이고 처벌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과거에도 양형위가 당초 대상 범죄에서 제외했던 안건을 사회적 필요성에 따라 추가 선정한 전례가 있어 이번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제7기 양형위는 2019년 과실치사상·산업안전보건범죄를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노동부의 요청 등을 수용해 2020년 7월 대상 범죄로 추가 의결한 바 있다. 이번 회의에서 중대재해법이 양형 기준 설정 대상 범죄로 최종 의결될 경우, 이르면 올해 안에 구체적인 권고 형량 범위와 감경·가중 요소 등이 담긴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30년 신차 2대 중 1대는 ‘전기·수소차’…기후부, 보급 목표 50% 못 박았다

오는 2030년부터 국내 자동차 제조·수입사는 판매하는 신차의 절반을 전기차와 수소차 등 무공해차로 채워야 한다. 정부가 제조사의 저공해차 보급 목표를 단계적으로 상향해 2030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리기로 사실상 확정했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연간 저공해 자동차·무공해 자동차 보급 목표 고시' 개정 작업을 마치고 이달 중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완성차 업체에 부과하는 친환경차 판매 의무 비율을 대폭 강화하는 데 있다. 연간 일정 규모 이상의 차량을 판매하는 제조·수입사는 '저공해차 보급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데 기준선이 △2026년 28% △2027년 32% △2028년 36% △2029년 43% △2030년 50%로 설정됐다. 특히 2029년부터는 규제 강도가 한층 세진다. 2028년까지는 연간 판매량 10만 대 이상인 대형 판매자와 2만~10만 대 미만인 중형 판매자에게 차등 목표를 적용하지만, 2029년부터는 이러한 구분이 사라진다. 또한 전기·수소차(제1종 저공해차)와 하이브리드(제2종 저공해차)를 구분하던 별도 목표치도 없어진다. 다만 실적 산정 시 하이브리드는 1대당 0.3대,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PHEV)는 0.4대(무공해 주행거리 50km 이상)로 환산 인정 비율이 낮게 책정된다. 따라서 2030년 목표치인 50%를 맞추기 위해서는 사실상 판매량의 대부분을 전기·수소차로 채워야 하는 구조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제조사에는 강력한 페널티가 부과된다. 미달성 차량 대수에 따라 부과되는 '기여금'은 현재 대당 150만 원 수준에서 2028년부터는 300만 원으로 2배 뛴다. 여기에 해당 제조사의 전기차에 지급되는 구매 보조금까지 삭감되는 이중 제재를 받게 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이었던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을 일부 극복하며 연간 20만 대 판매를 넘겼음에도 여전히 신차 중 전기차 비중은 13.5%(수소차 포함 시 15% 미만)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현재 10%대인 비중을 불과 4~5년 안에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기후부 측은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규제 속도를 조절했다는 입장이다. 기후부 관계자는 “당초 계획보다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중소 규모 판매자에 대한 차등 적용 기간을 2028년까지로 1년 연장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용 실적 인정 제도도 2027년까지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조사 간 실적 거래(크레딧 거래)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어 실제 기여금을 납부하는 사례는 2020년 제도 시행 이후 전무하다"며 과도한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강화된 목표치가 단순한 경영 압박을 넘어 막대한 재무적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어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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