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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우리의 습지, 갯벌도 소중한 자산이다

가이아(Gaia) 이론에 따르면 인간을 비롯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다. 자연생태계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그 여파는 직・간접적으로 인간을 비롯하여 다른 생명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흔히 우리 몸 상태를 진찰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체온 측정과 혈액검사 그리고 폐기능을 검사한다. 현재 지구의 온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고, 사람 몸의 혈액에 해당하는 지구상의 물은 미세플라스틱 등 쓰레기로 오염되고 있다. 또한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림은 개발로 인해 계속 줄어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구상의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자연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게 해주는 지구의 콩팥, 습지 역시 몸살을 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습지는 1970년에서 2015년 기간 동안 약 35% 감소했는데 이는 산림소실과 비교하여 3배나 빠른 속도이다. 습지의 소멸에 무관심한 인류에게 경종을 울린 사건이 있다. 바로 2004년 인도양 일대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쓰나미 재난재해이다. 당시 20만명이 넘는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었는데 염습지인 맹그로브 숲이 있던 지역은 쓰나미의 위력을 맹그로브 숲이 흡수하면서 인명피해 발생을 현격하게 감소시켰다. 그런데 이토록 고마운 맹그로브 숲이 사라져 가고 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00년에서 2020년 사이 발생한 맹그로브 손실의 약 43%는 양식장과 오일팜 농장 등으로의 전환에 따른 것이다. 특히 동남아지역에서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일명 '블랙타이거 새우(홍다리 얼룩새우)'를 양식하기 위해 맹그로브 숲을 훼손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제프리 힐(Geoffrey Heal) 석좌교수는 “자연자본을 자본설비와 맞바꾼 전형적인 자연 착취"라고 꼬집었다. 습지에 대한 무관심과 단기적 이익을 위한 무분별한 습지의 파괴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인류의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맹그로브 숲 대신 우리에게는 연안습지 즉, 갯벌이 있다. 2022년 12월까지 확인된 우리나라의 갯벌 면적은 국토의 약 2.6%로 서울시의 약 4배 면적에 해당한다. 특히 신안갯벌을 비롯하여 서천갯벌, 고창갯벌, 보성・순천갯벌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자연유산이다. 갯벌은 낙지, 바지락 등 각종 수산물을 생산하고, 해양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정화하는 것 외에도 지진과 해일로 인한 피해를 저감하는 등 우리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탄소흡수원으로서 2050년 탄소중립 달성에도 기여한다. 갯벌은 잘피, 염생식물 등과 함께 블루카본(blue carbon)으로 부각되고 있는데, 연간 자동차 11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해양수산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갯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17.8조원으로 추산된다.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이자 오염물질을 정화하고 있는 갯벌은 그동안 무분별한 연안개발 등으로 인해 갯벌 훼손과 해양생태계 파괴가 진행되었었다. 그에 따라 1987년에는 3,203㎢였던 갯벌 면적이 2022년에는 2,482㎢로 22.6% 감소하였다. 다행히 최근 들어 갯벌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갯벌보전에 대한 국민의식도 증진되어 갯벌체험 등 해양생태관광이 증가하고 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에 맞춰 갯벌은 불필요한 땅, 버려진 땅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지켜줄 소중한 곳이자, 우리가 지켜야 할 자산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매년 2월 2일을 세계 습지의 날로 정하고 습지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차분하게 생각하면서, 단기적인 개발 이익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지향하며 갯벌을 보전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조용성

[기자의 눈] 소통 없는 금융위의 상폐 간소화 정책

지난달 2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자본시장연구원은 'IPO 및 상장폐지 제도개선 공동세미나'를 개최하고,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상장폐지 기준이 되는 시가총액과 매출액 기준을 높이고 상장폐지 절차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코스피의 경우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어지는 개선기간이 최대 4년에서 2년으로 줄어든다. 코스닥은 3심제에서 2심제로, 개선기간도 2년에서 1년6개월로 단축된다. 주식시장 내 저성과 기업의 적시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요건은 강화하고, 절차는 효율화한다는 것이 취지다. 하지만 주주연대는 금융위의 정책에 반대했다. 졸속정책이라는 것이 골자다. 조기 상장폐지가 만능은 아니다. 기존 대주주들은 소액주주들에 정보를 노출시키지 않으면서 은밀히 자산을 유출시킬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재산적인 피해를 받을 수 있다. 금융자산의 손상 사유 중 하나가 활성 시장의 소멸이다. 이를 본 국내 소액주주들은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 지난해 증권사 실적을 서학개미가 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투자 이민'은 나날이 늘고 있다. 본질적으로 한국 종목들의 매력이 없는 상황이기에 이해할 만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충분히 한국거래소의 매력을 높일 방법도 있다. 그 방법 중 하나로는 주주들과의 '소통'을 통한 합리적인 시장 운영이다. 주주친화적인 시장 제도는 투자 이민을 막고, 국내에 자금을 유입시켜 국내 자금 순환에 일조할 수 있다. 그런데 주주연대연합은 공론의 장에 초대받지 못했다. 이화그룹주주연대, 주주연대범연합 등은 2023년 거래정지를 당한 이후 다양한 활동을 통해서 시장의 문제를 환기시켰고, 합리적인 제안도 많이 했다. 그리고 이화그룹 주주들은 30만명에 이를 정도로 대표성도 상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통창구에 초대 받지 못했다는 것이 유감이다. 그들은 길거리에서 △감사보고서 작성 기준 내 불확정적 요소 배제 △거래정지 종목 단계적 주식 매매 허용 △상장폐지 사유 공개의무화 등을 외칠 수밖에 없었다. 국내 증시가 점점 악화된다면 그 피해는 모두에게 미친다. 자금은 순환되지 않기에 산업은 생기를 잃게 된다. 적시에 자금 공급이 어려워, 국가경쟁력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사실을 정책 관계자들이 모두 주지하기를 바란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기자의 눈] 또 나온 이자장사 의존 논란, 은행 탓일까

4대금융(KB국민·신한·하나·우리) 뿐 아니라 BNK·JB 등 지방금융그룹이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또다시 '이자장사'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경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들의 고충을 외면한다는 이유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금리 인하폭을 가산금리에 '충분히' 반영하라고 발언하는 등 금융당국도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다수 은행들의 이자이익이 늘어났다는 점에서 이같은 지적은 타당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은행들도 할 말이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지주들이 자사주 매입·소각을 비롯한 주주환원 강화 등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혔음에도 주가가 악영향을 받은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은행들의 이자이익 확대가 가계와 기업향 대출이 불어난 것에 기인한다는 점도 돌아봐야 한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등을 이유로 사실상 대출금리 인하를 막은 탓에 별다른 선택지도 없었다. 그렇다고 대출금리를 올리면 2금융권을 넘어 카드론을 비롯한 '급전'에 손을 대는 금융소비자들이 불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연체율 상승세 지속에 따른 고민을 안게 된다. 실제로 최근 신용카드 연체율은 '카드 대란' 이후 최고 수준이다. 증권가에서 금리 인하시 연체율이 낮아져 은행들의 건전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는 지경이다. 비이자이익 감소도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일각에서는 계엄 사태 이후 원·달러 환율 급등이 이뤄졌다고 토로하지만, 환율은 11월 중순부터 이미 1400원대로 진입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속 미국의 선방,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따른 통상 갈등 격화 등이 반영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비기축통화국인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 보다 1.5%포인트(p) 가량 낮았으니 외환(FX)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다수의 금통위원들이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는 입장을 펴면서도 금리 인하 필요성에 공감하는 상황이면 향후에도 고환율 관련 리스크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은행의 '주력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비은행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사격이 필요하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에 밀려 기대치를 밑도는 개혁이 이뤄진 것은 아쉽지만, 최근 금융지주가 보유 가능한 비금융회사 주식이 5% 이하에서 15%까지 높아지는 등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된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길 바란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연수 칼럼]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

역시 트럼프다. 취임하자마자 전방위적인 '관세 폭탄'을 퍼붓고 있다.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의 전형이다. 국제정치 용어인 벼랑 끝 전술은 상황을 극단적으로 몰고 가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전술을 말한다. 트럼프는 1기에 이어 2기에는 더 강하게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할 모양이다. 우리에게 벼랑 끝 전술은 '국제사회의 문제아' 북한을 묘사하는 단어로 친숙하다. 그러나 사실 원조는 미국이었다. 냉전시대 소련에 대해 핵전쟁도 불사할 것처럼 위기를 고조시키는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원래 미국에 저작권이 있던 벼랑 끝 전술이 21세기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할까. ◇트럼프는 왜? 트럼프의 벼랑 끝 전술은 특히 경제 통상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트럼프가 동맹국이자 이웃나라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 25% 관세를 선언했을 때 경제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비난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역사적으로 무역전쟁은 대개 처참한 결과를 낳았다. 1930년 미국의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다른 나라들의 보복 관세로 이어져 세계 무역이 크게 줄고 경기침체와 대공황이 심해졌다. 세계 경제가 1930년대보다 더 밀접하게 연결된 지금, 미국의 높은 관세가 실현되면 상대국은 물론이고 미국 경제도 타격을 받는다. 공급망이 마비되고 물가가 상승하며 경제성장률이 떨어질 것이다. 트럼프의 경제 참모와 관료들도 무역전쟁의 위험을 모르지 않을 터, 그런데도 트럼프는 포기할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는 한 달 보류했지만 철강 반도체 유럽 등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트럼프는 왜 이러는 걸까?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무역적자를 줄이고 미국에 공장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관세를 내기 싫으면 미국에 공장을 세우라'고 한다.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가 완성되려면 관련 부품들이 캐나다와 멕시코를 여러 차례 드나들 만큼 오늘날의 제조업은 다국적으로 얽혀 있다. 더 많은 이익과 더 적은 비용을 추구하는 기업이 이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미국 헌법상 대통령은 2번만 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번이 마지막 임기다. 4년 안에 이 복잡한 산업의 재편이 얼마나 이뤄질까. ◇미국에 대한 국내외적 도전과 응전 트럼프의 전술은 경제적 목적 뿐 아니라 정치 사회적 목적이 짙은 것으로 보인다. 첫째 트럼프의 지지 세력인 러스트벨트 백인 노동자들을 향한 메시지다. 바이든 정부 시절 경제가 활성화되고 성장률도 높았지만 이번 대선 직전 유권자의 70%는 경제가 나쁘다고 했다. 아마존 구글 같은 빅테크와 월스트리트가 아무리 잘 나가도 저소득층은 성장의 과실을 느낄 수 없었던 것이다. 트럼프는 이런 불만을 파고들어 보호무역의 기치를 내걸었다. 둘째 미국 정부의 엄청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서다. 미국 연방 정부 부채는 36조 달러(약 5경 2천조 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가 넘는다. 트럼프는 법인세와 소득세 감면을 약속했기 때문에 재정적자는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내국세에서 줄어드는 세금을 관세로 메우겠다는 생각이다. 셋째 관세를 국내 문제 해결을 포함한 여러 가지 협상 카드로 활용하려는 계획이다. 콜롬비아가 미국 내 불법 체류자들을 실은 항공기의 착륙을 거부하자 트럼프는 콜롬비아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자 콜롬비아는 바로 백기를 들었다. 트럼프에게 중요한 것은 거시경제 지표보다 정치 사회적 효과다. 자유무역과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생각하는 미국 노동자들을 달래야 하고, 턱밑까지 추격해오는 중국을 눌러야 한다. 냉전 이후 세계를 1극 체제로 재편했던 미국이 그만큼 대내외적으로 도전받고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들은 발빠르게 움직이는데 … 따라서 트럼프 정부가 끝나고 다른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는 쉽게 변할 수 없을 것이다. 바이든 정부 역시 트럼프 1기의 중국 봉쇄와 보호무역 기조를 상당부분 이어받았었다. 트럼프는 이를 좀 더 거칠고 과격하게 실행할 뿐이다. 벼랑 끝 전술은 자칫 모두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위험한 전술이다. 재앙을 피하려면 미국의 요구에 호응하면서도 우리의 이익을 챙길 현명한 외교가 필요하다. 세계 각 국이 발 빠르게 대미 외교를 펴고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 상황으로 인해 꼼짝을 못하고 있다. 조속한 정치 안정과 힘 있는 경제외교 정책이 절실하다.

[EE칼럼]온난화의 파라독스 한파

예년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온난했던 연초의 날씨가 지난 주 초부터 돌변하여 전국을 냉기로 얼어붙게 하고 있다. 원인은 북극의 찬 공기덩어리가 한반도로 남하하며 몰고온 한파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한파의 지속기간은 2-3일 정도인 것에 비하여 이번 한파는 예상보다 길게 이어져 이번 주 초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극발 한파는 단지 우리나라와 같은 온대지방 뿐만 아니라 미국의 뉴올리언스 같이 따뜻한 멕시코만 인근 지역이나 타이완과 같은 아열대 지역까지 남하하여 심각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지난 9일에 대만에 불어닥친 한파는 78명에 이르는 인명피해를 발생시켰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시기에 한파라니 다소 의아하기도 하고 더군다나 한파가 일주일 이상 이어지면 심지어 온난화에 대한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긴 지속시간과 강한 강도를 갖는 한파는 오히려 더 기승을 부릴 수 있다. 즉, 겨울철 이상 한파는 온난화의 파라독스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파라독스에 중심에는 제트기류가 있다. 제트기류란 겨울철에 북반구 중위도를 따라 둥글게 띠를 이루며 서에서 동으로 부는 강한 편서풍을 말한다. 1930년대 존재가 알려진 이 강한 편서풍의 밸트는 제트 추진 엔진이 고속으로 공기를 배출할 때와 같은 매우 강력한 흐름이라는 의미로 후에 제트기류라 명명되었다. 실제로 고도 10-12km 중위도 상공에 위치한 이 바람의 풍속은 중심부에서 최고 시속 300~500km에 이른다. KTX보다 빠른 속도이다. 그래서 항공사와 조종사들은 제트기류의 강풍을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항공기의 비행시간과 연료효율성을 최적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미주지역으로 향하는 비행의 경우 순풍을 최대한 활용하면 전체 비행시간을 단축시키고 연료도 절약하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동에서 서쪽으로 비행하는 경우에 조종사들은 날씨 상황에 따라 강한 역풍을 피해 항로를 택하기도 한다. 북반구 겨울에는 찬 공기덩어리가 북극을 중심으로 놓이게 되는데 찬 공기는 가라앉으려고 하고 더운 공기는 뜨려고 하는 기체의 일반적 성질 때문에 북쪽의 차가운 공기는 언제든 남쪽의 따뜻한 공기의 아래를 파고들며 남하하려 한다. 그런데 북극의 찬 공기의 남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제트기류이다. 즉, 제트기류는 극지방의 찬 공기가 저위도로 흘러내려와 지구의 지면기온이 전체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막아주는 뚝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제트기류는 자전하는 지구 유체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남북 간의 기온차가 크면 강하고 기온차가 작으면 약하게 부는 역학적 성질이 있다. 따라서 적도와 극지방 간의 기온의 차이가 크면 지구의 중위도 둘레를 도는 제트기류는 강해지고 이에 따라 찬 공기는 북극을 중심으로 갇히게 되지만 남북 간의 기온차이가 작아지면 제트기류는 약해지고 남북으로 사행을 하게 된다. 즉, 남북 간의 기온차가 작아지면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능력이 감소하면서 찬 공기가 사행하는 흐름을 따라 남쪽으로 흘러내려오게 된다. 제트기류가 남북으로 사행할 때 북쪽의 찬 공기가 남쪽으로 흘러내려오는 지역은 한파를 경험하게 되며 반대로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북쪽으로 향하는 지역은 이상 난동을 겪게 된다. 남북 간의 기온차가 커서 제트기류가 중위도 둘레를 원형의 띠를 이루며 강하게 부는 경우를 양의 북극진동 상태라고 하고, 반대로 남북 간의 기온차가 적어서 제트기류가 사행을 함에 따라 지구 곳곳에 이상 난동과 한파가 발생하는 경우를 음의 북극진동 상태라 한다. 19세기 산업혁명 이후로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 중에 방출되고 있는 온실기체의 중가로 말미암아 전지구 기온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의 전지구 평균기온은 15.10oC로 관측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으며 이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무려 1.55oC가 상승한 수치이다. 뿐만 아니라 올해 1월의 전지구 평균온도는 13.23oC로 관측사상 가장 따뜻한 1월로 2024년 1월의 기록을 또다시 갱신했다. 지구온난화 속도는 지역에 따라 다른데, 북극지역의 경우 다른 지역에 비하여 2-3배 정도 빠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북극증폭"이라 부른다. 북극증폭은 보다 복잡한 물리적 원인에 의해서 설명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극지방이 다른 지역보다 온난화 속도가 더 크기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될수록 남북 간의 기온의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남북으로 사행을 하면서 이로 말미암아 지구촌 곳곳에 한파와 이상난동 현상이 빈발하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더 유의해야할 점은 제트기류의 사행으로 발생한 한파는 일반적인 한파보다도 강도와 지속기간이 길다는 특징을 갖는다는 것이다. 제트기류의 사행은 일반적으로 블로킹(blocking)이라는 현상을 일으키는데, 블로킹이란 그 용어가 의미하듯이 공기의 흐름이 남북으로 사행함에 따라 정체되는 현상이다.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는 지난 45년 동안 170여 차례의 한파가 발생했는데 이 중 약 22%에 이르는 한파가 블로킹 한파로 분류된다. 일반적인 한파의 지속시간이 2-3일인데 비해서 블로킹 한파는 6.8일로 두 배 가량 길고 한파의 강도도 1.5배 정도 강하다. 이번 한파가 여기에 속하는 한파이다. 지구온난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겨울과 봄에 이상난동이나 갑작스런 한파는 사회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갑작스런 한파는 이에 대비하지 않은 인프라에 부담을 주어 에너지 수요 증가와 정전과 교통 장애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며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혈관계 질환자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한파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은 결국 피해에 대한 수리와 복구 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뉴노말(new normal)은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난 후 새로운 상황이나 조건이 일상적인 표준이 되어버린 상태를 일컫는 신조어로 COVID-19 팬데믹 이후에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비대면 회의 등 새로운 생활 방식이 자리잡으면서 생겨난 용어이다. 마찬가지로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이상 기상현상이나 극한적 날씨가 일상이 되어가는 요즘, 이러한 변화를 새로운 표준으로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하려는 차원에서 기후변화 분야에도 이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한파, 이상난동 그리고 이와 동반되는 폭설, 가뭄 등과 같은 현상은 더 이상 비정상적(abnormal) 기후형태가 아닌 새롭게 등장한 기후, 즉 뉴노말이 되고 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역설적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강한 한파와 이에 따를 폭설과 극심한 기온변동과 같은 새로운 표준기후에 적응하고 대응할 수 있는 인프라의 정비가 필요하다.

[에경 초대석]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 “올해 회원사 521곳 실태 조사…백서 만든다”

“지금은 규제가 현상을 뒤쫓아가고 있어요. (적절한 규제를 하기 위해서는) 현상을 먼저 알아야 하는데, 워낙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산업의 시장을 이해하기는 힘들잖아요. 그걸 손쉽게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지난 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만난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협회장은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현재 핀산협 회원사는 521개사에 이르는데, 워낙 다양한 성격과 규모의 기업들이 혼재돼 있어 회원사들의 제대로 된 실태 파악이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서베이(설문)를 진행해 핀테크 산업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핀테크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입법과 제도 개선이 중요한 만큼 국회와 정부 당국에게도 이번 서베이 결과가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장은 예상했다. 이 회장은 2022년 핀산협의 제4대 회장으로 취임한 후 지난해 제5대 회장으로 연임에 성공해 올해 임기 4년차를 맞이했다. 마지막 1년의 임기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이 회장은 핀테크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활성화를 위한 ESG 어워드 개최, 대형·중소 핀테크사간의 접점 확대 등 구체적인 구상을 보여주며 핀테크 산업 발전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이근주 한국핀테크산업현회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연임에 성공해 임기 4년차를 맞이했다. 처음 회장 후보로 출마 당시 대형 핀테크 기업과 중소형 핀테크 기업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협회의 모습을 구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하나. ▲협회장으로 지난 3년간 대형 핀테크사와 중소형 핀테크사가 동반 성장하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6년 핀산협 설립 당시에는 100여개의 일부 핀테크사가 협회를 주도했지만, 현재는 521개 회원사(중소 핀테크사 400개)가 참여하는 국내 최대 핀테크 협의체로 발전했다. 특히 중소형 핀테크사의 참여를 이끌기 위해 네트워크 확대, 투자 유치 등 어려움 해소를 위한 협력 기반을 조성했다. 대형 핀테크사와 협력해 오픈네트워킹데이 등의 행사를 열어 중소 핀테크사에 다양한 투자 IR(기업설명회) 기회와 네트워킹 확장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핀테크 캠퍼스, 핀테크 브런치, 웨비나 등 교육과 소규모 세미나를 진행해 기업 성장에 필요한 각종 제도, 인허가 등의 경험과 노하우를 중소 핀테크사에 전달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중소형 핀테크사들이 은행 계열사나 대형 핀테크사의 투자를 얻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올해는 회원사 수를 600개 정도로 확대할 목표를 잡고 있다. 회원사 숫자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라고 얘기할 수 있지만 핀산협은, 연회비가 많지는 않지만, 회비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에 재무적인 측면에서 튼실해지면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다. 또 협회가 있으면 기업들이 애로사항을 호소할 곳도 있고, 협회는 그것을 풀기 위한 작업을 대신 해준다. 협회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스타트업들이 있기 때문에 협회의 존재를 홍보하고 참여시키면 그분들이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핀테크 기업이 협회에 들어오면 회원사들끼리 협업하며 성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협회 차원에서도 새로운 분들이 들어오면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각 핀테크 기업별로 중요한 사안이 너무 많고 다양해 협회가 다 포용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현재 협회에는 대분류로 지급결제, 소액해외송금, 인슈어테크 등 11개 분과로 구분되는 다양한 업종과 사업 모델을 가진 회원사가 존재한다. 또 규모가 있는 110여개 전자금융업자 역시 세부적으로는 PG(전자지급결제대행사), 선불업자 등 6개 라이선스로 구분돼 사업 구조 역시 다양하다. 때문에 개별 회사 이슈도 많고 업권의 통일된 정책을 금융당국에 건의하기에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업권의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는 28개 임원사가 '이사회 내 위원회(4개)'와 '협의회(6개)'를 이끌며 회원사 간의 애로사항을 풀어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이후에는 PG 업체들이 업의 정의도 모호하고 규제 범위에 대한 명확한 지침도 없어 애로가 많다고 해 전자금융업자협의회를 활성화시켰다. 또 미국에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면서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가 아닌 스테이블코인을 활성화시키려 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스테이블코인 협의회'도 만들 예정이다. 회원사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형 핀테크사, 중소형 핀테크사로 구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형 핀테크사의 주요 이슈는 정책 건의, 규제 해소에 있다. 중소형 핀테크사는 투자와 성장을 위한 인력, 교육 마케팅 등 성장 지원에 대한 요구가 많아 이를 추진하고 있다. ― 핀테크 업계를 취재하다 보면 빅테크와 핀테크란 말이 있듯이, 업계가 양극화돼 있다는 얘기들을 많이 한다. 핀테크 기업과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기업의 규모, 사업 모델, 리스크 수준을 고려한 '차등 규제'가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은행과 같은 전통 금융 수준의 '일괄 규제'는 상당한 비용적 부담을 안긴다. 소형 핀테크사에게 이런 일괄 규제는 사업을 포기하게 하고 혁신을 방해하는 악순환이나 다름 없다. 스몰라이선스 제도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한국도 금융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활성화, 마이데이터 사업 허용 등 일뷰 규제 완화를 위한 좋은 제도를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마련된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 지난해 티메프 사태 이후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인데, 규제 강화와 완화의 균형점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규제가 어떤 방향으로 바뀌어야 할까. ▲티메프 사태 이후 핀테크 업권에 대한 규제, 특히 전자금융업자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핀테크 산업의 성장으로 금융권과 비금융권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다른 산업군에도 전자결제대행과 유사한 형태의 사업 모델이 나왔다. 문제는 이 업태들을 하나의 법률이 담아서 규제를 할 수 있느냐다. 예를 들어 두 기업이 유사한 업태지만, 어떤 업체는 다른 법률에 의해 완화된 규제를 받고 어떤 업체는 강화된 규제로 경쟁력 차이가 벌어진다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티메프 사태 이후 발의된 법률안도 국회 논의 중 PG업을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지, 또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 문제, 최종적으로 100% 정산금 관리 비율이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 상태다. 핀테크 업권, 특히 전자금융업권은 자율 규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협회의 전자금융업자협의회에서 소통을 시작했고 자금세탁방지(AML) 시스템 공동 운영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곧 시작하게 되는 핀테크 기업 실태 조사를 통해 현장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맞춤형 규제 등이 필요한 지 파악하려는 노력이 있을 것이다. ― 금융위원회가 올해 업무계획에서 금융지주사 핀테크 출자 제한을 15%까지 확대하고, 금융지주 자회사인 핀테크 기업은 다른 금융회사 소유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푸는 방안을 발표했다. 이같은 변화가 핀테크 업계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 ▲금산분리 완화는 금융지주사들의 숙원이기도 했고, 최근 핀테크로 인해 금융사와 비금융사의 경계가 모호해지자 금융위가 규제를 풀어 혁신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핀테크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핀테크사들은 경영권을 지키면서 지주사의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분명 핀테크 업계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될 것이다. 시장성이 있는 핀테크 기술부터 투자가 이뤄져서 핀테크 전반에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관심과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당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금융당국은 분명 핀테크 산업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있다. 당국 관계자와 만나보면 많은 분들이 핀테크 산업 성장을 위해 고민하시고 협회나 업권에 선제적으로 주문하시는 바도 많다. 다만 금융당국 정체성이 규제당국이라는 한계가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사고를 예방하고 민생 경제 질서를 확립하는 것을 가장 최우선으로 둬야한다는 존재의 의미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금융당국이 좀 더 민관 협의체를 정례화해 간담회나 토론회를 자주 개최하길 바란다. 새로운 신기술에 대한 이해를 나누며 미래 먹거리로써 핀테크에 대한 규제 완화 의견도 업권과 함께 나눴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핀테크 성장에 저해되는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그 어떤 예산 지원보다 더 확실한 혁신 동력이 된다. 앞으로 당국과 민간이 좀 더 소통하고, 핀테크 기술 동향에 대해서도 귀를 열어주시길 바란다. 또 한 가지는 금융당국이 규제 샌드박스 선정을 할 때 부가조건을 다는데, 기업 입장에서는 부가조건이 까다롭다는 의견이 많다. 예를 들어 온투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권)의 개인투자자 연계투자 한도가 4000만원인데 박박 긁어모아도 규모가 너무 적다. 서비스가 분명히 혁신적이고 활성화될 가능성이 높은 데도 투자 금액이 작으니 활성화가 안될 수 있다. 샌드박스가 적용된 금융서비스에 대한 부가 조건을 상황에 따라 완화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올해 핀산협에서 특별히 관심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산업 실태 조사를 하려고 한다. 저희 521개 회원사를 보면 은행, 빅테크, 거래소 등 워낙 많이 속해 있는데 완벽하게 해부를 하려고 한다. 핀테크 협회 구성원에 대한 서베이를 정리하면 일종의 백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샌드박스 적용을 받으면 여러 내용이 산재돼 있는데, 그런 내용도 모아서 보면 산업을 이해하고 정부도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어떤 정책을 해야 하는지 판단이 설 수 있을 것이다. 국회와 정부 당국에게 핀테크 산업에 필요한 입법과 제도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들의 해외 진출 지원에도 관심이 크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14개 국가가 참가(2023년 출범)하는 아시아핀테크얼라이언스(AFA)라는 민간 주도의 네트워크가 있는데, 실질적으로 해외 진출을 하고 싶어 하는 핀테크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고 한다. 구체적으로 각 국의 해외 핀테크 기업들이 자국에 들어와 혁신 서비스를 내어놓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14개 국가가 한 달에 한 번씩 보드미팅을 하는데, 각 국가에 대한 연락처나 컨택 포인트 등을 공유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디지털 경제금융연구원 산하 연구원은 각국 협회에서 소개한 기업과 온라인으로 라운드 테이블도 한다. 정부도 해외 진출 지원에 대해 관심이 크고, 금융위에도 해외 진출 지원단이 있다. 해외 진출 지원 기능을 하는 것도 저희의 역할인 만큼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핀테크 기업이 해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핀테크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현재 547개 핀테크 기업 중 해외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95개로, 17.4%에 불과하다. 해외진출 경험이 없는 452개 기업 중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은 48.7%, 해외진출을 '준비' 중인 기업이 10.6%, 해외진출에 '의향'이 있는 기업이 38.1%로, 진출 의지가 매우 높다. 의지가 높음에도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이 17.4%에 불과한 건 진출 시 겪게 되는 애로사항이 있기 때문이다. 해외 바이어와 수요 발굴, 현지 규제와 정책 등 진입장벽, 정보 부족, 해외 금융사 등과 제휴 합작 파트너십 구축의 어려움이 대표적이다. 핀테크사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데 공동적으로 필요한 사항도 있지만, 또 각각 더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사항이 있다. 금융당국,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서로 협력해 공동 지원하는 체계를 갖추면 예산 운용의 효율성, 지원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 취임 후 꼭 해결하고 싶었지만 아직 이루지 못한 것이 있다면. ▲핀테크 ESG의 산업계 확산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다. ESG 활성화는 처음 회장으로 출마할 당시 내건 공약이기도 하다. ESG는 기본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소비자들도 ESG에 관심이 높기 때문에 똑같은 제품이 있으면 ESG 쪽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상품을 선택하고 있다. 2023년 처음으로 ESG 위원회를 만들어 약 2년간 핀테크 ESG 기반을 조성했는데, 인식 개선에는 도움이 되고 있으나 핀테크 기업에 실질적으로 ESG를 확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것까지는 연계되지 못한 실정이다. 작은 몇몇 기업들은 ESG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반응도 보이기도 하고 어떤 회원사는 ESG 기능을 수행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긍정이든 부정이든 ESG에 관심을 갖기 시작됐고, 이견도 있지만 저는 계속 ESG를 강조하고 있다. 올해는 협회 내에서 'ESG 어워드'를 개최하려고 한다. ESG 어워드를 통해 핀테크사의 참여를 독려하고 포상을 통한 동기부여도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반기쯤 열릴 수 있을 것 같다. ESG 어워드를 하다보면 나중에 ESG 어워드를 받았느냐 안 받았느냐가 중요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기업이 이윤 추구만이 목표가 아니라 ESG가 기본적으로 장착이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면 좋겠다. 또 전문업체와 협업해 '핀테크 ESG 자가 진단서비스'를 개발해 누구나 손쉽게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툴을 개발하려고 한다. 중장기적으로 '핀테크 ESG 가이드라인'도 마련해 보고 싶다. ― 올해 가지고 있는 목표와 포부는. ▲올해는 제가 협회장으로 보내는 마지막 해다. 때문에 더 높이,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정책, 회원, 협회 기반 조성이라는 3대 키워드에 집중하고자 한다. 먼저 티메프 사태로 발발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대응, 보험·예적금 등 금융 플랫폼 규제와 외국환 규제 등 산적한 규제를 협회 정책위원회 중심으로 풀어 나가고자 한다. 또 트럼프 2기를 맞아 이슈화되고 있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 토큰증권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 스테이블코인 등도 국회 토론회 등을 활용해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 핀테크와 대형 빅테크사들의 정책을 담는 정책위원회를 더 활성화시켜 더 많은 기업들의 정책상 애로사항도 체계화하고 싶다. 금융위 산하의 핀테크 지원센터와 협업해 회원사 네트워킹을 더 열심히 하고픈 생각도 있다. 협회 홈페이지를 개편해 정보 전달 풀랫폼으로 구축하고, 중소핀테크 회원사 홍보를 위한 제휴, 각종 자문서비스도 론칭할 계획이다. 회원사와의 공동 인프라 사업과 정부 지원 사업에도 적극 나서 협회비 부담을 줄여나가면서도 재정적으로 안정화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기고] 후쿠시마 제1원전 처리수 방류에 관하여

2021년 4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방사능 처리수 방류를 발표했을 때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에서는 안전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오염수는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방사성 물질이 안전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ALPS(다핵종제거장치)에 의해 처리 과정을 거친다. 방류 시 삼중수소는 규제 기준치의 1/40, 세계보건기구(WHO) 음용수 기준치의 1/7 수준인 리터당 1,500베크렐(Bq/l) 미만으로 희석되므로 매우 보수적인 수준이다. 연간 삼중수소 배출 총량은 원전 가동 당시와 같은 22테라베크렐(TBq)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비교적 삼중수소 생산량이 낮은 비등경수로(BWR)인 만큼, 이처럼 보수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원전은 물론, 이미 수많은 원전에서 60년 넘게 사람이나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고 후쿠시마 원전보다 훨씬 많은 삼중수소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다. 일본은 국제 안전 기준에 따라 안전하고 투명한 운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처리수 방류 계획과 준비 과정을 독립적으로 평가해 줄 것을 요청했다. IAEA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의 저명한 전문가 11명과 IAEA 직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조직하고 2022년 2월부터 관련 활동을 시작했으며 2023년 7월 '후쿠시마 제1원전 ALPS 처리수 안전성 검토에 관한 IAEA 포괄 보고서'를 통해 이번 방류가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IAEA는 방류 기간 동안 현장에 상주하며 주변 해역의 방사능 수치를 독립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한국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비롯한 독립적인 제3의 실험실에서 해수 샘플 검사가 실시됐으며 IAEA는 2023년 5월 보고서를 통해 해수 샘플이 정확하게 분석되고 있음을 확인했다.희석된 처리수는 2023년 8월 24일부터 지난해 1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방류됐으며 한번의 방류는 19일이 소요됐다. 일본 회계연도 기준 2023년에는 총 4차례의 방류로 4.5TBq의 삼중수소가 배출됐고 2024년에는 현재까지 6차례의 방류를 통해 10.3TBq의 삼중수소가 방류됐다. 현재 도쿄전력은 처리수 방류 현황을 누구나 확인할 수 있는 '처리수 포털사이트(https://www.tepco.co.jp/en/decommission/progress/watertreatment/index-e.html)'를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처리수 방류는 기준치 이하로 안전하게 이뤄졌을까. 해수 삼중수소의 양은 어느 정도이며 한국에 도달할 수 있는 양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방류 기간 동안 처리수 유량과 해수 희석 유량이 지속적으로 측정돼 희석 후 삼중수소 농도가 일본 정부 기준치 1,500Bq/l 이하로 유지되도록 한다. 삼중수소 농도는 발전소 앞 바다의 표층, 저층, 3km 이내, 10km, 30km, 50km 지점에서 측정되고 도쿄전력과 IAEA 외에 일본 환경성이 해역 모니터링, 해양 생물상(해초 및 어류) 조사, 해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환경성은 자체 측정 결과를 공식 사이트(https://shorisui-monitoring.env.go.jp/en/)에 공개하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청과 후쿠시마현에서도 독립적으로 해수 삼중수소를 측정하고 있고 일본 수산청은 수산물 모니터링을 실시 중이다. 일반적인 측정 결과에 의하면 방류 지점 1km 이내 해수 삼중수소 수치가 10Bq/l 미만인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전력은 방류 지점 3km 이내 10곳에서 수치가 350Bq/l에 도달하면 조사를 실시하고 700Bq/l에 다다르면 배출을 중단한다. 모든 측정치는 이러한 수치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IAEA는 ALPS 처리수 방류 시작 이후 2023년 10월 첫번째 점검을 시작해 지난해 1월에 보고서를 발표했다. IAEA는 모든 운영 과정이 안전하게 수행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필자는 지난해 2월 일본을 방문해 후쿠시마현 이와키 어시장을 방문했다. 생선 해부 샘플을 관찰하고 방사능 수치를 확인했지만 항상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성 물질은 한국에 유입되지 않을 것이며 일본산 수산물은 걱정하지 않고 섭취해도 되는 만큼, 한국 국민들은 안심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처리수 방류는 일본이나 다른 지역의 사람들과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을 것이다. 토니 어윈(Tony Ir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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