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일 뉴욕증시에 상장한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 써클(사진=로이터/연합)
스테이블코인 열풍에 이와 관견된 주식들이 세계 곳곳서 폭등했지만 주가가 빠르게 오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열풍으로 이와 관련된 회사들의 주가가 막대한 상승률을 보이자 일부 투자자들은 점점 더 경계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를 비롯한 법정화폐 가치와 연동해 안정적(stable) 가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가상자산이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관련 법안인 '지니어스법(GENIUS Act)'이 이달 미국 상원 문턱을 넘은 데다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 발행사인 써클이 이달 초 뉴욕증시에 상장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렸다.
홍콩의 경우 지난달부터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안이 통과됐고 한국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관련 법이 발의되자 관련주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써클의 시가총액은 지난 27일 종가 기준 401억달러(약 54조원)로 집계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에 포함된 기업의 절반 이상을 넘어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써클 주가는 지난 5일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한 이후 지난 23일 장중 298.99달러를 기록하면서 공모가 대비 최고 864.48% 급등했다. 서학개미들도 이에 주목하자 이달에 써클이 이달 가장 많이 순매수된 종목으로 집계됐다. 한국예탁결제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개월 간 한국인 투자자들이 써클 주식을 5억9394만달러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순매수 2위 종목인(DIREXION DAILY TSLA BULL 2X SHARES ETF·3억232만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순매수 결제 금액이다.
한국에서도 대표적 스테이블코인 관련주인 카카오페이 주가가 이달에만 최고 202% 가량 급등하자 FTSE 글로벌 핀테크 및 블록체인 지수에 속한 종목들의 수익률을 모두 웃돌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여기에 카카오와 네이버에 이어 미국 코인베이스, 홍콩 궈타이쥔안, 광다그룹(에어브라이트그룹) 등도 스테이블코인 훈풍에 덩달아 상승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 관련주들이 최근들어 줄줄이 급락하고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써클 주가는 지난 23일 263.45달러에 거래를 마감한 후 27일까지 31% 폭락했다. 써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포지션 또한 전체 발행주식에서 25%를 이미 넘어섰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카카오페이 주가 역시 지난 25일 장중 11만4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27일 8만4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0일에도 오전 11시 18분 기준, 전장 대비 8.79% 급락한 7만6800를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 모두 지난 2일부터 27일까지 카카오페이 주식을 각각 132만4712주, 38만3880주 순매도했다.
블룸버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 등 세계 지도자들의 강력한 지지에도 불구하고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짚었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사용되면 통화정책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결제은행(BIS)도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이 주류 통화 시스템에 오르기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스테이블코인 관련주 투자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의 존 유, 알리시아 얍 애널리스트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잠재력이 있다고 보면서도 “기회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시기 및 소비자 채택에 대한 가시성은 제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카카오페이 투자의견을 '매도'로 내놓으면서 “밸류에이션이 과도하다"고 꼬집었다.
유진자산운용의 하석근 최고투자책임자는 “과거 2020~2021년 개인투자자들이 '묻지 마' 식으로 메타버스 관련주를 사들인 것을 연상시킨다"며 “(스테이블코인은) 본질적으로 정부 정책에 대한 투자임으로 실제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심리가 주가 향방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토러스자산운용의 차소윤 주식투자 매니저는 “스테이블코인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지만 위험한 투자이기도 하다"며 “주가가 적정 수준에 있는지, 혹은 밸류에이션을 가늠하기엔 아직 이르지만 스테이블코인은 어떤 식으로든 발행될 것이고 발행사는 수십억 달러를 벌어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