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 푼 오세훈 국민의힘 전당대회 지배할까

족쇄 푼 오세훈 국민의힘 전당대회 지배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이 당권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특정 주자를 간접 지원함으로써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혔던 오 시장이 정치적 공간을 되찾으면서 장동혁 대표를 견제하는 당내 비당권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울시장이라는 현직의 한계와 당내 조직 기반을 고려하면 실제 당권 구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법 부담 덜어낸 吳 '킹메이커' 가능성 오 시..

보증 신청부터 발급까지 집에서…경기신보, 소상공인 금융 문턱 낮춘다

비대면 보증 플랫폼 '이지원' 고도화…법인·공동대표 기업까지 이용 확대 모바일·PC 연계 신청에 AI 상담 24시간 제공…서류·방문 부담 완화 지난해 1조4600억원 보증 지원…접근성 개선 넘어 실제 이용 편의가 관건 경기=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기자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증 신청부터 심사, 약정, 발급까지 온라인으로 처리할 수 있는 비대면 금융지원 체계를 확대했다. 기존 개인사업자 단독대표 중심이던 이용 대상을 법인기업과 공동대표 사업자로 넓히고 모바일과 PC를 연계해 신청 과정의 불편을 줄인 것이 핵심이다. 정책금융 지원 규모뿐 아니라 이용자가 실제로 부담하는 시간과 절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서비스가 진화하고 있다. 경기신보는 26일부터 비대면 보증 신청 플랫폼 '이지원'의 고도화 서비스를 본격 제공한다고 밝혔다. 2023년 도입된 이지원은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보증을 신청하고 필요한 서류를 제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상품과 신청 요건에 따라 자동 심사 또는 직원 상담·심사를 거쳐 전자 약정과 보증서 발급까지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번 고도화에서 가장 큰 변화는 이용 대상의 확대다. 그동안 개인사업자 단독대표를 중심으로 제공되던 비대면 보증 서비스를 법인기업과 개인사업자 공동대표 기업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영업점에서 처리해야 했던 서류 확인과 약정 절차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보증 신청을 위해 사업장을 비우거나 영업점 방문 일정을 따로 잡아야 했던 기업에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변화다. 이용 실적도 적지 않다. 경기신보에 따르면 지난해 이지원을 통한 보증 지원 규모는 1조4600억원에 달했다. 올해도 9월 말까지 1조3400억원의 보증이 지원됐다. 비대면 보증이 단순한 보조 창구를 넘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주요 금융지원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용 방식도 달라져 스마트폰 앱뿐 아니라 PC에서도 보증 신청과 약정이 가능해졌다. 신청 도중 작업을 중단하더라도 입력 내용과 진행 단계가 저장돼 다른 기기에서 이어서 신청할 수 있다. 상담에는 인공지능(AI) 챗봇을 도입했다. 보증 대상과 준비서류, 신청 절차 등 주요 정보를 24시간 확인할 수 있어 영업시간에 맞춰 문의해야 하는 부담을 줄였다. 상담 이력도 연계된다. 이지원과 경기신보 고객센터, 카카오톡 등 여러 채널에서 진행한 상담 내용을 공유해 이용자가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 않도록 했다. 보증 발급 이후의 관리 기능도 강화했다. 기한연장과 대환보증 등 후속 업무를 비대면으로 처리하고 보증 이용 내역도 확인할 수 있다. 셀프 경영진단과 온라인 교육 플랫폼 'G-캠퍼스'를 연계해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정보와 교육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 개선은 금융지원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서비스의 실질적인 성과는 신청 가능 대상이 얼마나 늘었는지뿐 아니라 보증 처리기간과 방문 횟수, 서류 제출 부담이 얼마나 줄었는지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소상공인이나 복잡한 보증 심사가 필요한 기업을 위한 상담 지원도 중요하다. 경기신보는 앞으로 고객 의견을 반영해 자동 심사 적용 범위와 비대면 보증상품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석중 경기신보 이사장은 “생업으로 바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보증 이용에 필요한 시간과 수고를 줄이는 것은 중요한 지원"이라며 현장 의견을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광주, 국내 최대 국제광융합엑스포 28일 개막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첨단 모빌리티 등 미래 산업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광융합 기술의 최신 흐름을 살펴보고 국내외 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모색하는 대규모 산업 전시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시는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광융합 산업 전문 전시회인 '2026 국제광융합엑스포(The 24th PHOTONICS KOREA)'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산업통상부와 광주시가 주최하고 한국광융합산업진흥회가 주관하는 이번 엑스포는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 전환(AX)이 빠르게 진행되는 산업 환경에 대응해 광융합 분야의 신기술을 소개하고, 지역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과 미래 기술 교류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올해 행사에는 광융합 산업 관련 기업과 기관 80여 곳이 참여해 모두 109개 부스를 운영한다. 전시관에서는 인공지능(AI) 데이터용 광부품을 비롯해 AI 반도체와 첨단 패키징, 양자 및 보안 광기술, 스마트 제조와 디지털 전환, 미래 모빌리티와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광융합, 광소재부품과 광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신기술과 제품을 선보인다. 특히 인공지능과 광반도체 분야의 기술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광반도체존'을 별도로 조성한다. 이곳에서는 차세대 광통신과 데이터 처리 기술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의 발전 방향을 소개하고, 광융합 기술이 미래 산업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참관객의 기술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전시 참여 기업과 기관 간 기술 교류를 활성화하고, 새로운 협력 기회를 발굴하는 데에도 힘을 쏟는다. 국내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수출상담회도 주요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8개국에서 해외 바이어 60여 명을 초청해 국내 기업과 일대일 상담을 진행하도록 지원하며, 기업들이 제품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소개할 수 있도록 통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번 상담회는 국내 광융합 기업과 해외 바이어 간 실질적인 사업 협력과 수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최 측은 상담을 통해 기업별 제품과 기술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하고 거래처 발굴을 지원하는 한편, 100여 건의 수출상담과 약 70억 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는 광융합 산업 전시와 함께 '제1회 전남·광주 앵커사업단 취업박람회'도 처음으로 개최한다. 구인난을 겪는 기업과 일자리를 찾는 구직자를 연결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로, 현장면접과 취업상담 및 컨설팅, 채용설명회, 초청 특강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구직자들은 취업박람회 현장에서 참여 기업의 채용정보를 확인하고 취업 준비에 필요한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현장면접을 통해 실제 채용 기회도 모색할 수 있다. 기업 역시 필요한 인재를 직접 만나 직무에 적합한 인력을 발굴하고 채용으로 연결할 수 있어 지역 내 구인·구직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와 취업박람회를 연계해 광융합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알리는 것은 물론, 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인력 확보, 지역 인재의 취업 기회 확대까지 함께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박정환 AI모빌리티국장은 “이번 엑스포가 광융합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널리 알리고 기업 간 협력을 통한 새로운 시장 개척의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며 “취업박람회를 통해서도 기업과 지역 인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2026 국감] 주진우 “김혜경 황제골프 레슨”…與·리디아 고 “허위사실 법적대응”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이재명 대통령의 부인 김혜경 여사가 유명 프로골퍼 리디아 고에게 '황제골프' 레슨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리디아 고는 “허위사실"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주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고위공직자수사처 국정감사에서 “지난 20일 화요일 오전 11시 5분경에 군 골프 시설인 태릉CC에서 김여사, 리디아 고, 남성 1명 등 3명이 골프를 쳤다"며 “리디아 고 같은 경우 유명 골프선수이기 때문에 필드 레슨비만 수천만원대다. 이 비용을 누가 댔느냐가 핵심 쟁점"이라고 주장했다. ◇박지원 “위증이고 허위사실" 주 의원은 당초 이날 오후 법사위 국감에서 김 여사의 골프 영상을 공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허용하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이에 민주당은 주 의원의 주장은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박지원 의원은 “엊그제 (전남광주특별시) 해남에서 KLPG(한국여자프로골프) 시합을 했다. 모든 유명한 선수와 세계적 선수는 해남에 와 있었는데 언제 누구한테 받았다는 건가. 이게 위증이고 허위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태릉골프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건설해서 지금까지 대통령과 영부인, 가족들이 체력단련장으로 써온 것은 관례"라며 “대통령과 영부인은 군 체력단련장의 정회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 의원이) 그러한 사실을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김 여사가) 황제골프를 쳤다며 수천만원을 들여서 골프 레슨을 받았다고 하면 중대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주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당 차원에서 고발할 방침이다. ◇청와대 “허위사실 유포 행위 책임 묻겠다" 당사자인 리디아 고도 이날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보도된 기사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저와는 전혀 무관한 내용"이라며 “기사에서 언급된 해당 일자에는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고, 보도된 내용과는 어떠한 관련도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향후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저의 명예를 훼손하는 기사, 게시물 및 댓글에 대해서는 사안에 따라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홍보소통수석실 명의의 공지문을 통해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뿐 아니라 이를 검증 없이 확산하는 언론에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며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사실인 양 보도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李대통령 “농지 전수조사·CPTPP 농어민 피해 없을 것”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전수조사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둘러싼 농어민들의 우려를 이해한다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PTPP 가입은 연내 신청하지 않고 농어민들과 충분히 소통한 뒤 방향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농어민과의 대화, 대통령이 직접 농어민 의견을 경청하겠습니다' 간담회에서 “농지 전수조사와 CPTPP 문제를 두고 우려와 걱정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이 불의의 피해를 입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농지 전수조사와 관련해서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농어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 정책의 본래 의지와는 무관하고 농지 전수조사를 두고 오해, 또 우려들이 있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쉽지 않은 과제들이긴 한데 우리 정부로서도 농업, 어업, 임업, 축산업이 불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는 농어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분이 걱정하는 CPTPP 가입 문제에 대해서도 연내에 가입 신청을 하지 않고, 여러분과 충분히 소통해서 방향을 정하도록 지시를 해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가 전체의 이익을 고려하면 가입 문제를 마냥 미룰 수만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가입 신청을 한다고 승인이 나는 것도 아니고, 제 임기 안에 최종 타결이 되기도 힘들다"며 “결국 비난만 받을 가능성이 크고, 정치인으로서 편한 선택은 (가입을) 안 해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비난이 있어도 해 놔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며 CPTPP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데 복합적인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농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산업 간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농어업 등) 1차 산업이 대한민국 생존에 관한 안보 산업이자 전략 산업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우리가 반도체만으로 살 수도 없지만, 또 한편으로는 농업만으로 살 수 없다. 모든 게 조화롭게 공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어업·임업인의 땀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 정부가 농어촌 기본소득과 햇빛소득 등을 시행하는 것도 농림·축산·어업·임업 종사자들의 노고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농림·축산·어업·임업인의 땀과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가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수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는 어떤 정책을 집행할 때 다수가 큰 이익을 보면 소수는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기본적 방향이었으나, 저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힘이 없다는 이유로, 숫자가 적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손실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이해관계자 간 합의를 최대한 끌어내되, 끝내 이견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책임 있는 결단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이 대통령은 “최대한 서로를 존중하며 합의해가되 결국 마지막까지 이해관계가 일치되지 않으면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결정한 뒤 그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대한 이견을 좁히고 보완 방법을 충분히 생각해 보겠다"며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영역들이 타격을 받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마감임박’ 임대아파트, 알고 보니 미허가

민간임대아파트 4개사가 관할청의 인·허가 없이 예비 임차인을 모집하고, '마감임박' 허위광고까지 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을 위반한 드림하우징과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에이엠디 등 4개 시행사에 시정명령과 공표명령을 내렸다고 26일 밝혔다. 또, 시정명령을 받고 이행하지 않은 드림하우징과 대표자는 고발 조치했다. 4개사는 주택홍보관과 인터넷 카페·블로그·유튜브, 전단지, 현수막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지 않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예비 임차인들은 시행사와 회원 가입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중도금 등의 회비를 임차료 명목으로 납부했다. 걷힌 회비는 아파트 건설 사업비에 충당된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가 준공되면 10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한 뒤 분양이 가능한 조건이었다. 공정위는 인·허가 취득 여부를 제대로 알리지 않아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기만 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현재 관할청의 인허가 없이 아파트 포함 3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축할 수 없게 돼 있다. 지난 9월 개정된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내년 3월 9일부터 민간 시행사는 관할청에 임대사업자와 공급할 민간임대주택을 등록한 뒤 예비 임차인을 모집해야 한다. 관할청의 인허가를 받지 않으면 회원 모집 행위가 금지된다. 드림하우징과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3곳은 회원 모집률이 낮은데도 '마감임박'이라고 허위 광고한 사실도 적발됐다. 예상 세대수 대비 회원 모집률은 드림하우징 32.2%, 베네치아 33.6%, 해성산업개발 28.4% 등에 불과했다. 이는 회원 모집이 곧 종료될 것처럼 알려 소비자가 계약을 서두르도록 유도한 행위란 게 공정위 설명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민간임대아파트 등 부동산 건설 사업 과정에서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당 광고 행위를 지속해서 감시하고, 위반 행위 적발 시 엄중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족쇄 푼 오세훈 국민의힘 차기 전당대회 지배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의 변수로 떠올랐다. 오 시장이 당권 경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특정 주자를 간접 지원함으로써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사법 리스크에 발목 잡혔던 오 시장이 정치적 공간을 되찾으면서 장동혁 대표를 견제하는 당내 비당권파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서울시장이라는 현직의 한계와 당내 조직 기반을 고려하면 실제 당권 구도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사법 부담 덜어낸 吳 '킹메이커' 가능성 오 시장은 지난 23일 명태균씨 관련 여론조사 비용 대납 의혹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판단이 뒤집히면서 정치적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다. 다만 특검이 상고 방침을 밝히면서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이번 판결로 오 시장의 정치적 선택지도 넓어졌다. 직접 당권에 도전하기보다 서울시장직을 유지하면서 자신과 노선을 같이하는 인사를 지원해 차기 지도부 구성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실제 무죄 선고 이후 정치권에서는 기대와 견제가 교차하고 있다.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는 항소심 판결에 대해 “사필귀정"이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고,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민주당 정치인들의 노골적이고도 저질스런 압박에 굴하지 않고 1심 판결을 바로잡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정치적 재기를 반기는 분위기와 별개로, 그가 장 대표 체제에 비판적인 세력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당권 경쟁의 변수다. 비당권파가 결집하면 지도부의 노선 전환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본지 통화에서 “오 시장이 살아나면서 당내에서 장동혁 대표에 반대하는 합리적 보수 세력이 힘을 얻는 것은 사실"이라며 “장 대표는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동혁·안철수·김기현·윤상현 등 도전 예상 내년 8월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장 대표의 연임 가능성과 김기현 전 대표, 안철수·윤상현 의원 등의 도전 여부가 관심사다. 다만 각 주자의 출마 여부와 세력 결집 방식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경쟁 구도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현직 대표인 장 대표는 당내 조직과 지도부를 기반으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 당 안팎의 사퇴 요구에도 대여 투쟁을 이어가며 지지 기반을 다져왔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 시장의 부상(浮上)만으로 장 대표 체제가 흔들릴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김 전 대표와 안·윤 의원 등이 당내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을지는 비당권파의 결집 여부에 달려 있다. 오 시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특정 주자를 중심으로 뭉친다면 당권 경쟁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오 시장이 차기 전당대회에 직접 개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박 평론가는 “서울시장이 당권 경쟁의 전면에 나서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원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 공유 등 간접적인 지원 외엔 직접적으로 전당대회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이준석과 '실제 통합' 쉽지 않을 수도 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은 당내 세력 결집뿐 아니라 보수 진영의 외연 확장과도 맞닿아 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실제 통합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말로는 통합을 이야기하더라도 실질적인 통합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한 의원과 이 의원을 국민의힘이 받아들이는 순간, 장 대표 체제가 위기에 놓일 수 있어 당권파가 이를 허용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이 보수 통합을 강조할수록 당내에서 존재감을 키울 수는 있지만, 이를 실제 세력 결집으로 연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법 부담을 덜어낸 오 시장이 비당권파의 구심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는 당내 조직력과 연대의 실효성을 확보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치 포커스] 더불어민주당 10년 만에 맞닥뜨린 최대 위기

“아무리 막강한 권력이라도 10년을 넘지 못한다." '권불십년(權不十年)'의 경고가 여당의 턱밑까지 차올랐다. 당 지지율 하락과 안팎의 분란으로 10년 만에 가장 위태로운 시험대 위에 섰다는 경고음이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라는 간판을 내건 것은 지난 2015년 12월 문재인 당시 대표 체제에서였다. 2016년 제20대 총선 직전 안철수 의원이 국민의당을 창당하며 문재인 대표와 결별한 이후 민주당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더불어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이후 민주당은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 2022년 대선·지방선거, 2024년 총선, 그리고 2025년 대선에 이르기까지 굵직한 선거들을 쉼 없이 치러왔다. 승패의 굴곡은 있었을지언정 당의 존립을 흔들 만한 궤멸적 패배나 정계개편의 풍랑을 피한 덕분에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은 어느덧 10년째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국 정당사에서 같은 당명이 10년째 유지되는 건 극히 드문 일이다. 리더십의 연속성 또한 당명과 궤를 같이했다. 추미애·이해찬·이낙연·송영길·이재명·정청래, 그리고 현재의 김민석 대표에 이르기까지 민주당 지도부는 대부분 임기를 무사히 마쳤다. ◇국힘·장동혁보다 못하다는 민주·김민석 지지율 그러나 10년 여가 지난 지금 민주당 내 기류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단단했던 '10년의 성벽' 안팎에서 동시다발적인 파열음이 나오고 있어서다. 리얼미터가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2~23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무선 RDD 100%·응답률 3.2%·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0.2%p 하락한 36.0%로 나타났다. 1.7%p 상승한 국민의힘(42.6%)과 격차는 6.6%p로 지난 6·3 지방선거 이후 처음으로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다. 여기에 김민석 대표 개인에 대한 지지율마저 동반 침체할 조짐을 보이자 당내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19일~2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4명을 대상으로 김 대표의 당대표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무선 RDD 100%·응답률 2.5%·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5%p)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25.6%(부정 67.6%)에 불과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33.6%)보다도 낮은 수치다. ◇친청계 공개 면박에 조국 사과 요구까지 더욱 뼈아픈 대목은 당 안팎의 공세. 당내 친청계는 정청래 의원을 필두로 김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제기한 '신천지 선거 개입 의혹'의 실체를 밝히라며, 김 대표의 리더십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친청계 한민수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같은 자리에 있던 김 대표 면전에서 “신천지 3자 비밀연합 문제는 친청계가 제기하지도 않았고, 8.17 전대 이후 친청계가 공론화하지도 않았고, 당대표의 결자해지를 기대했다"며 “실체를 있는 대로 밝히고, 이를 토대로 책임을 지면 된다"고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여기에 외부 우군으로 여겨졌던 조국혁신당마저 날을 세우며 김 대표를 코너로 몰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오세훈(서울시장) 판결이 난 뒤 김민석 대표가 '대법원의 엄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했다"며 “이게 가능한 얘기냐"고 비판했다. 조 원장은 전날에는 페이스북에서 오 시장 항소심 무죄를 두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지면 대표와 지도부가 총사퇴해야 할 것인데, 선거가 없을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집권당 지도부가 2028년 총선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겠느냐"며 “김 대표는 갈라치기 정치와 개혁 후퇴에 대한 성찰과 사과로 진영 내부의 힘부터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내분이 제일 큰 적…각자도생 말고 뭉쳐야" 당 안팎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자 현역 최고령인 박지원(84) 의원이 직접 나서 진영 내 결속을 촉구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내분이 제일 큰 위험이자 제일 큰 적"이라며 “각자도생의 시간이 아니다. 닥치고 뭉쳐서 신천지, 조희대 사법부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를 둘러싼 여권의 갈등이 조기에 봉합되지 않을 경우 민주당이 정계개편의 풍랑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런 흐름으로 계속 간다면 2028년 총선을 앞두고 친명계 대 친청계·조국혁신당으로 쪼개지는 분당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그럴 경우 김 대표의 임기 완주 여부조차 장담하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국정원 아태 9개국과 마약범죄 대응 ‘공조’ 확대한다

국가정보원이 아시아태평양 주요국과 마약범죄 대응을 위한 국제공조 강화에 나선다.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운영해 온 마약정보 협력체에 호주와 일본이 처음 참여하면서 역내 정보협력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26일 국정원에 따르면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TCIC)는 오는 27일 부산에서 아시아태평양 9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 제3차 총회를 개최한다. 2024년 출범한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는 국정원을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 정보·수사기관이 마약범죄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 유통 경로를 추적하는 국제협력체다. 이번 총회에는 캄보디아·라오스·필리핀·태국·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7개 회원국과 함께 호주·일본이 참관국 자격으로 처음 참석한다. 2024년 2월과 2025년 9월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총회는 협력 범위를 동남아시아에서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으로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참석국들은 그간의 공조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협력체 운영 방향과 마약범죄 대응을 위한 다자·양자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정원은 협력체를 토대로 마약범죄뿐 아니라 국제범죄 대응에서도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한국인 대학생 고문·살해 사건의 주범을 비롯한 범죄조직원들을 동남아 현지에서 검거하는 과정에서 유관국과 공조했다. 올해 3월에는 필리핀 당국과 협력해 마약왕 박왕열의 송환을 성사시켰다. 6월에는 태국과 함께 대형 마약공급책의 마약 원료물질 보관기지를 타격해 원료물질 49.98톤을 전량 압수했다. ◇“마약범죄는 원점 타격이 근본 해결책" 협력체의 역할도 마약범죄 대응에서 국제범죄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국정원은 동남아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스캠 조직 추적과 캄보디아 내 '코리아 전담반' 출범에도 협력체가 기여했다고 밝혔다. 국정원 국제범죄정보센터 관계자는 마약범죄를 근절하려면 유통망의 근원을 차단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마약범죄는 머리 하나를 자르면 두 개로 늘어나는 '히드라'와 같다"며 “원점 타격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서 아시아 마약정보협력체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협력체를 중심으로 해외 각국과의 공조를 강화해 초국가범죄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이슈&인사이트] 꺼진 성장 엔진과 잠들지 못하는 금리

지난 몇 년간 미국 성장을 이끈 건 AI 인프라 투자 하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냥 엔비디아 칩을 사고 데이터센터를 짓고 전력을 끌어오는 천문학적 CapEx가 GDP를 떠받쳤다. S&P500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Magnificent 7을 포함한 AI 기업에서 나왔다는 통계가 증거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자산 가격이 오르니 소비를 하는, 자산효과에 기대어 만든 성장이었다. 그런데 얼마전 그 믿음에 처음으로 균열이 갔다. 네오클라우드 대장 코어위브의 채권 금리가 15%에 육박했다. 쿠폰 9.625%짜리 2032년 만기 무담보채가 14.8%에 거래된다는 건 채권 가격이 8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는 얘기고, 시장이 신용을 부실 수준으로 본다는 뜻이다. 부채가 350억 달러가 넘는데 그 돈으로 GPU 서버를 사서 빌려주는 모델이니 금리만 올라도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구조다. DA Davidson의 Gil Luria가 말한 것처럼 AI 사이클이 삐끗하면 코어위브가 제일 먼저 가는 구조다. 여기에 가트너가 결정타를 날렸다. 2030년까지 네오클라우드 업체 80% 이상이 독립 운영을 중단할 것이라는 리포트다. AI 최적화 IaaS 지출은 2027년 660억 달러에서 2030년 1740억 달러로 커지지만, 반도체 세대가 교체되기 전에 투자금을 회수할 속도가 아니라는 계산이다. 데이터센터 주인들이 자본비용과 12% 수익률을 맞추려면 2030년까지 8조5000억 달러를 벌어야 하는데, 가트너가 보는 실제 AI 수익은 3조6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3조5000억 달러가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가 그래서 나왔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버틸 수 있어도 GPU만 빌려주는 네오클라우드는 버틸 재간이 없다. 그래서 코어위브 -15.5%, 네비우스 -10%, IREN -12%, 코스피 하루 7.15% 폭락, 하이닉스 ADR까지 같이 무너졌다. 여기서 제일 이상한 건 금리다. 지난주 미국 9월 CPI와 PPI는 모두 예상 밖이었다. CPI YoY 3.7%로 예상 3.6%를 넘었고, PPI는 MoM 0.5% 예상이 1.3%로 뛰었고 코어 PPI도 0.3% 예상에 0.7%를 기록했다. 교과서대로면 금리 폭등이 맞다. 실제로 발표 직후 10년물은 5.329%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결과는 정반대였다. 10년물이 5.10%까지 내려오면서 13bp가 빠졌다. PPI가 뜨겁다는데 금리가 빠졌다는 건 자산이 SAFE-HAVEN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시장이 느낀 건 물가 부담이 아니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성장 둔화의 공포였다. 외신 헤드라인처럼 AI Credit Fears Eclipse Hot CPI였다. 이게 왜 무서운가. 미국은 수출이 안 되는데도 성장을 했다. 월급이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자산 가격이 오르니 소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GDP 70%인 소비가 자산 가격에 기대어 있는 구조다. 그러니 성장이 멈춰 자산 가치가 꺾이면 곧바로 소비가 꺾이고 GDP가 꺾인다. 약한 고리인 네오클라우드가 먼저 맞았고, 성장이 꺾이면 자산 가격 하락은 순차적으로 올 것이다. 진짜 딜레마는 다음이다. 원래 성장이 꺾이면 금리를 내려 부양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전쟁으로 인한 고유가와 인플레가 있다. 브렌트 104달러다. 금리를 못 내린다. 성장이 꺾이는데도 고금리를 유지해야 하는 장기 고금리 시대가 이어질 지 모른다. 성장이 꺾이니 내려야 하는데 고유가와 인플레로 못 내리는 딜레마다. 우리도 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싼 돈 빌려 투자한 부동산이 타격을 받을 것이다. 우리 역시 반도체 주식과 영끌한 아파트로 버텼다. 성장은 꺼졌는데 금리는 잠들지 못하는 아이러니, 이제 한여름 밤의 꿈에서 깰 시간이다. bienns@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전환의 공급망 리스크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필자는 지금 10월 26일부터 27일까지 파리에서 열리는 'Europe-Asia Clean Policy Workshop'에 참석 중이다. 이 행사는 올해 4년차로 유럽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몽테뉴연구소(Institut Montaigne) 주관하에 유럽이 한국과 일본을 초대해 에너지전환 관련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국가별 관련 정부, 기업, 전문가가 머리를 맞댄 현장의 핵심 화두는 단연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이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을 겪으며 화석연료 의존의 취약성을 뼈저리게 체감한 세계는 자국 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화석연료 공급망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다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핵심 공급망의 특정국 의존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를 마주하고 있다. 이에 3자 모두 에너지전환의 기술 수요가 지속 성장하고 있는 시점에 어떤 수요측 수단(Demand-Side Measures)을 도입하고 함께 협력해 공급망 리스크를 줄여야 할지에 논의가 집중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에너지전환 기술의 대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매우 높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산 모듈 비중은 2023년 29%에서 2024년 58%, 지난해 69%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불과 2년 만에 국내 시장의 주도권이 국산에서 중국산으로 넘어간 셈이다. 심지어 모듈을 구성하는 핵심 부품인 셀의 한국산 비중은 2021년 35%에서 지난해 4%까지 떨어졌다. 이는 국내 태양광 발전소의 80% 이상이 100kW 미만의 소규모 설비로 영세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민감하고, 그나마 국내에서 생산되는 셀 제품들도 미국을 향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차나 에너지저장장치(ESS)에 활용되는 배터리 역시 사정이 크게 나은 것은 아니다. 8월 한달간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산 배터리 탑재 국산 전기차가 40%를 넘어 1년 사이에 16% 포인트 올랐다. 공급망 의존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준 배터리에 필수인 음극재의 핵심 소재인 흑연의 약 98%를 중국에 의존했고, 양극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의존도도 94%에 달해 상류 소재에 대한 통제가 있을 경우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뿐만 아니라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망 안전화 요구로 폭발적 성장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만으로 승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에 우리 정부는 최근 보조금과 세제, 공공시장 제도를 아우르는 다양한 비가격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의 재생에너지 공급의무 달성을 위한 경쟁입찰에서 탄소배출량 검증 모듈 사용 여부에 따라 차등 배점(630kg·CO₂/kW 이하 모듈에 20점 배점 등)을 부여하고, 기후부의 탄소중립설비 지원사업에도 저탄소 인증 가점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탄소배출량 655kg 이하 저탄소 모듈을 통합투자세액공제 대상에 포함시켰고, 내년부터는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분야의 품목에 대해 국내에서 생산할 경우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단순 기술투자를 넘어 발전시설 설치와 품목 생산에 세제 혜택까지 연계한 것은 모든 에너지원을 통틀어 진일보한 시도다. 그러나 에너지전환 기술의 공급망 리스크는 글로벌 차원으로, 자국 중심의 분절된 정책만으로는 리스크 대응에 한계가 있다. 파리 워크숍에서 유럽과 한∙일 참가자들이 치열하게 논의하고 있는 해법 중 하나가 환경성과 신뢰성을 담보하는 '상호인정'과 '신뢰 기반 파트너십'인 이유다. 지원정책, 공공구매, ESG규정 등 서로의 기준을 연계하고 상호 인정함으로써 공동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낮추자는 취지다. 예컨대, 탄소국경세 부과나 전기차 보조금 지급에 기준이 되는 제품별 탄소배출량 검증을 상호 인정하는 것이다. 한 국가가 계산한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다른 국가에서도 인정해 주면, 제품별 탄소배출량을 기준으로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공급망 리스크 완화 정책의 효과도 커진다. 제품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전기의 탄소배출량의 경우 중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을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은 유럽과 이미 건축기자재 등 일부 제품에 대해 환경성적표지 상호인정협정을 체결하고 있는데, 필자는 이 선례를 다양한 제품과 제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의 태양광 및 ESS 시장규모는 한국의 10배가 넘는다. 에너지전환이 단순한 발전설비의 변경 및 확충이 아니라 산업 생태계 진화가 병행되어야 하는 만큼, 금번 워크숍이 에너지전환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 기업의 수출시장 확대에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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