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견제에 선호투표제 철회도 위기…‘사면초가’ 정청래 전략은

집중 견제에 선호투표제 철회도 위기…‘사면초가’ 정청래 전략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4파전 구도로 재편되면서 당권 경쟁의 중심이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 경쟁 후보들은 일제히 정 전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반면, 최대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며 세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까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정 전 대표가 당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당권 경쟁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 이어 송영길·고민정 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4파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

집중 견제에 선호투표제 철회도 위기…‘사면초가’ 정청래 전략은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가 4파전 구도로 재편되면서 당권 경쟁의 중심이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하고 있다. 경쟁 후보들은 일제히 정 전 대표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가는 반면, 최대 경쟁자인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다른 후보들과의 연대 가능성을 열어두며 세 확장에 나서는 모습이다.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까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정 전 대표가 당권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당권 경쟁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 이어 송영길·고민정 의원이 잇달아 출마를 선언하면서 4파전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오는 11일 이후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저마다 정 전 대표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전날 한 유튜브 방송에서 정 전 대표 시절 조국혁신당 합당 논의를 거론하며 “폭탄선언 방식으로 일이 꼬였다"며 “과욕의 기저에 (자기정치) 그런 욕구가 작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 전 대표의 당대표 재임 시절을 겨냥해 “국무회의가 끝나면 적어도 그다음 1~2시간 안에 착착 정리해서 '이것은 여당이 법으로, 정책으로 끌고 가야지' 이런 것이 정리되는 느낌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정이라는) 두 개의 기관차가 속도 경쟁을 하면서 달려가야 한다"며 “새로운 자율적 긴장감이 당에 생겨야 한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결과와 관련해선 “(선거 뒤) 며칠은 두렵더라"며 “당이 이를 악물고 지지율 하락을 딱 멈춰야 한다"고 했다. 송 의원과 고 의원도 정 전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송 의원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에서 “6·3 지방선거는 승리의 외피를 쓴 패배다. 70%에 육박하는 지지율과 이재명 대통령의 땀과 눈물로 만든 성과에도 당은 압승에 실패했다"며 우회적으로 정 전 대표를 비판했다. 고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정 전 대표를 겨냥해 “(당대표 시절) 소통이 사라졌고 논의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당권 경쟁 초반부터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 정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김 전 총리의 행보는 다소 결이 다르다. 정 전 대표를 향해서는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도 송 의원과 고 의원 출마에는 환영의 뜻을 밝히며 경쟁자 끌어안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김 전 총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송 전 대표의 당대표 출마 소식을 들었다. 오랜 동지이고 애정하는 선배"라며 “최고로 멋진 선의의 경쟁! 해보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을 보좌하며 쌓은 국정 이해와 당정 협력의 감각을 높이 평가해 왔다"면서 “저는 고 의원님의 (과거) 최고위원 출마를 처음 권했던 사람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다시 이기는 민주당을 논하는 전대를 함께 멋지게 치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행보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추진되는 선호투표제를 염두에 둔 전략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자구도에서는 2·3순위 선호표 확보가 승패를 가를 수 있는 만큼 다른 후보 지지층까지 흡수하려는 포석이라는 것이다. 선호투표는 유권자가 출마한 후보들을 1순위, 2순위, 3순위 등으로 나눠 모두 기표한 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하위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의 차순위 표를 합산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인을 대상으로 다시 투표를 치르려면 일정과 장소를 다시 정해야 하는 절차상 부담이 있어 선호투표제 도입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선호투표제가 김 전 총리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후보 간 연대와 차순위 표 확보가 중요해지는 만큼 다른 후보들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김 전 총리의 전략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유튜브 '정치를 부탁해'에서 “현실적으로는 정청래 후보가 완전히 고립된 상황 속 (김민석 등) 친명계(친이재명계) 쪽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구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상 정 전 대표의 우세가 다소 흔들리는 모습인 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총리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 전 대표의 연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차기 당대표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정 전 대표는 29.8%, 김 전 총리는 24.5%, 송영길 의원은 11.1%로 집계됐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김 전 총리가 39.4%로 가장 높았다. 정 전 대표는 32.8%, 송 의원은 15.2%였다. 이번 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1.4%, 무선 ARS 98.6%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1.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 전 총리가 앞선 점은 정 전 대표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층 여론에서 김민석 전 총리가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정청래 전 대표에게 특히 뼈아플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기대를 걸 수 있는 변수는 선호투표제 재논의다. 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최근 당대표 선거에 선호투표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지만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이날 다시 논의했다. 친청계(친정청래계)는 선호투표제가 당헌·당규를 위반한 결정이라며 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준위는 이날 선호투표제와 관련해 “당헌·당규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히며 제도 유지에 무게를 실었다. 다만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최종 도입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최고위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될 경우 전준위가 투표 방식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관련 사안을 추가 논의할 예정이다. 최고위 의결 결과에 따라 이번 전당대회 판세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선호투표제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후보 간 연대와 차순위 표 확보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지만, 제도가 변경되거나 철회될 경우 선거구도 역시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IMF·ADB 성장률 올리자, 정부 “2% 후반” 시사…“반도체 쏠림, 성장 제약”

국제통화기금(IMF)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높여 잡은데는 반도체 수출 호조세가 견인하는 성장 흐름에 주목해서다. 글로벌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중동 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것이란 분석이다. 정부도 AI와 반도체 관련 성장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성장률을 2% 후반으로 상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교롭게도 IMF와 ADB 모두 8일(현지시간)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1.9%)보다 무려 0.7%포인트(p) 올려 잡았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ADB는 2.0%로 0.1%p 각각 상향 조정했다. 특히, IMF의 경우 성장률 상승 폭만 보면 발표 대상 선진국 그룹 포함 주요 3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컸다. 올해 미국(2.3%), 스페인(2.1%)은 2%대, 호주(1.9%), 영국(1%) 등은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0.6%) 등 일부 국가는 1%대에 못 미쳤다. IMF는 유독 한국의 성장률을 높게 전망하면서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IMF는 “한국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이라며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ADB 또한 글로벌 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확대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을 지속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ADB는 “중동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 공급망 차질로 경제 성장세가 영향을 받겠지만 반도체 경기 호조로 하방 압력이 상쇄될 것"으로 진단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앞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IMF, ADB의 전망치와 같은 2.6%를 제시했는데 이전(1.7%)대비 0.9%포인트(p)로 가장 큰 상승 폭이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도 2.0%에서 2.6%로 각각 올려 잡았다. 모두 중동 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IMF·ADB 경제전망 발표가 있던 날, KDI는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 경제는 반도체 수출과 서비스업 호조에 힘입어 완만한 개선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쟁 불확실성 우려에도 반도체 호황에 따른 큰 폭의 수출 증가세가 우리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는 게 KDI 설명이다. 최근 AI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 수출은 일평균 기준 17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주요 기관들이 올해에 이어 내년 성장 전망도 동반 상향한 점을 들어 “한국의 반도체·AI 관련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도 하반기에 올해 성장률을 2% 후반대로 크게 높여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중동 전쟁 전이었던 지난 1월 2.0% 성장을 전망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OECD에 이어 IMF, ADB 등 주요 해외 기관들이 잇달아 우리 성장률을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한 점을 눈여겨 보고 있다"며 “반도체 호조 속 종전 합의로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정도 완화된 점은 전망치 상승 요인으로, 2% 후반대도 조정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미국의 이란 공습 재개 등 중동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은 여전히 성장의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반도체에 편향된 '양극화 성장', 중동 전쟁의 여파가 고용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고용 없는 성장'도 제약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송영관 KDI 선임연구위원은 “종전 후에도 고유가에 따른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거고, 산업과 고용 양극화를 야기하는 반도체 의존도가 클수록 제한적 성장에 그칠 수 있다"며 “반도체 호황에 따른 주식시장 쏠림, 환율 변동성이 큰 점도 성장의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해법 찾기…여협 정책포럼에 여야 한 뜻

저출생 문제 해결과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여야와 서울시, 전문가들이 돌봄 정책 확대와 양육 친화적 환경 조성의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과 공동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서울!'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회의원, 학계 전문가, 여성단체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세계 최저 수준의 출생률과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정부와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오세훈 시장은 축사에서 “아이 키우기 좋은 서울은 시민 모두가 행복한 글로벌 톱3 도시의 출발점"이라며 “돌봄 인프라 확대와 양육 지원을 통해 부모와 아이 모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공동 주최한 민주당 이수진 의원은 “저출생은 사회·경제적 위기를 불러오는 인구 문제인 만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 인구전략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도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는 부모가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도시"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실질적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살피겠다"고 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조영태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장은 “청년 여성이 서울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며 “35세 이상 고령 임신이 늘어나는 만큼 난임 시술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돌봄 정책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시민들의 정책 체감도와 보완 과제를 소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최영 중앙대 교수, 황인철 서울의료원 산부인과 주임과장, 강지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장, 최효미 육아정책연구소 저출생가족정책연구실장 등이 참여해 돌봄 서비스 확대, 난임 지원, 일·가정 양립 등 저출생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최근 저출생 대응을 국가 핵심 과제로 삼고 돌봄과 양육 지원 확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출산 장려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주거·일자리·돌봄을 포괄하는 생애주기별 지원과 정책 체감도를 높이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구미에 AGC 화인테크노 한국, 대규모 설비 투자…OLED 글라스 라인 전환

외국인 투자기업 재투자 사례…경북도·구미시 행정 지원 약속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AGC 화인테크노 한국㈜이 구미공장의 기존 LCD 글라스 생산라인을 차세대 디스플레이 글라스 라인으로 전환하는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선다. 구미시는 9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AGC 화인테크노 한국㈜의 설비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미즈노 준이치(水野潤一) AGC 화인테크노 한국 대표이사,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 김장호 구미시장, 강승수 구미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투자는 기존 LCD 글라스 생산라인을 대형 OLED 라인으로 전환 가능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글라스 생산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핵심이다. AGC화인테크노한국은 이를 통해 성장세가 이어지는 대형 OLED 시장의 고부가가치 수요에 대응하고, 글로벌 디스플레이 공급망에서 핵심 소재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재투자는 외국인 투자기업의 지역 내 설비 고도화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의 행정 지원, 경상북도와 구미시의 맞춤형 협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시는 이번 설비 전환 투자가 구미국가산업단지의 첨단 기술 고도화와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부품·장비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향후 설비 전환과 가동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을 이어갈 방침이다. AGC 화인테크노 한국은 2004년 구미에 자리 잡은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0년부터 'AGC와 함께하는 그림책 잔치'를 비롯해 사랑의 헌혈, 김치 나누기, 하천 정화 활동 등 지역사회 공헌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모기업인 AGC 그룹은 1907년 설립된 일본 유리·소재 기업으로, 건축자재와 자동차용 유리, 전자부품, 화학 관련 소재 등을 제조·판매하고 있다. 유리 분야에서 세계적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자·에너지 분야 핵심 소재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2004년 구미에 자리 잡은 AGC 화인테크노 한국은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성장의 발걸음을 함께해 온 외국인 투자기업"이라며 “이번 대규모 투자가 대한민국 차세대 디스플레이 산업을 이끌 발판이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상생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1000억 마련” 與 중재안도 걷어찬 MBK…홈플러스 회생 대신 청산 유도?

회생절차가 폐지된 홈플러스 사태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사모펀드 운용사 압박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9일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측을 국회로 불러 긴급 운영자금 투입을 요구했지만 두 회사 모두 책임을 회피해 해결책이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홈플러스 회생을 위한 MBK파트너스·메리츠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비공개 간담회에서는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고성이 새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이 열어둔 유일한 방법은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다. 이 기간 안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에서 필요하다고 제시한 긴급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해 즉시항고할 경우, 법원은 폐지 결정을 취소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민병덕 의원은 “지금은 궁극적인 해결책보다 당장의 불을 끄는 것이 급하다"며 “최소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MBK와 메리츠가 즉시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민연금도 압박했다. 민 의원은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향해 “국민연금의 분명한 입장 표명이 MBK에 상당한 압박이 될 것"이라며 “추가 투자 중단과 함께 회수 가능한 자금은 최대한 조속히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상환전환우선주(RCPS)와 보통주 등에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RCPS는 만기 5년, 배당률 3%, 만기 이자율 연복리 9% 조건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올해 해당 투자자산의 공정가치를 사실상 0원으로 평가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했다. 금융감독원도 MBK가 홈플러스 RCPS 조건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가의 권익을 침해했다고 보고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중징계를 의결한 상태다. 김광일 부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홈플러스로 인해 많은 분들이 고통을 겪고 계신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오늘 나온 의견을 경청하고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실질적인 해법이 도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으며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도 “1만명이 넘는 직원과 협력업체 종사자들이 있는 만큼 정상화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연금 손실과 협력업체 피해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MBK가 사과만으로 책임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 회생의 분수령은 항고 시한인 오는 20일까지 MBK가 실제 자금 투입 등 책임 있는 결단을 내리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MBK와 메리츠 증권 양쪽 다 지뢰를 많이 심어놨다"며 “두 회사가 회생절차로 가면 본인들이 얻을 이익이 매우 크다는 것들도 알고 노골적으로 청산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질책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일단 MBK에 '1000억원에 대한 보증서를 우선 마련해서 1000억원 대출받고 나머지 1000억원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는데, MBK는 '현 단계에선 2000억원을 대출해줘야 1000억원을 개인 보증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시대에 맞지 않는 적통 논쟁, 필요한 것은 실용 리더십

우리나라 정당들은 당원 수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으면서도, 당원 수가 많다는 사실만큼은 은근히 자부심의 근거로 삼는 듯하다. 또한 거대 양당 모두 '당원이 주인'이라거나 '당원들의 선택'을 강조하는 언행을 자주 한다. 이런 모습은 1990년대 이후 유럽 정당들에게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오늘날 유럽 정당들은 대부분 포괄정당(catch-all party)의 형태를 띠고 있는데, 대중 정당은 이념 지향성이 상대적으로 강한 데 비해, 포괄 정당은 이념 지향성이 매우 약하다. 이 때문에 유럽에서는, 일부 극우 정당을 제외하면, 정당 간 이념적 차이를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당들은 대중 정당의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이념 지향성이 여전히 상당히 강한 편이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념적 정통성을 둘러싼 논쟁은 우리나라 정당 정치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주자들은 이른바 '적통 논쟁'에 몰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과거 누구가 어떤 행동을 했다고 주장한다든지, 스스로를 '노무현 키즈' 혹은 'DJ 키즈'로 규정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그런데 이러한 주장에 쉽게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 적통 논쟁이 지금 우리 사회에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임했던 시절의 정치·사회·경제적 환경은 지금과 확연히 다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가받는 것은 그 시대에 걸맞은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이들 두 전직 대통령을 지금의 정치판으로 소환하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지적하고 싶은 점은, 지금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은 이념 지향성이 아니라 이념적 유연성, 그리고 이에 기반한 실용적 리더십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본격적인 평가를 내리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보면 실용주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예컨대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과 이에 호응하려는 일부 정치인들은 검찰의 보완 수사권마저 완전히 박탈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 그리고 정부는 보완 수사권까지 박탈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이념적 경직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세력과 그렇지 않은 세력 간의 갈등으로 볼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현재 모든 면에서 잘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최소한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을 보이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짚고 싶은 것은, 현재 일부 당권 주자들이 자신의 적통을 주장하며 끌어들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코 이념 지향적인 인물은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한미 FTA를 성사시켰고, 반대 여론이 거셌던 강정마을 해군 기지 건설도 강행했다. 또한 유엔 주도의 평화유지군이 아니라, 미국 주도의 다국적군의 일원으로 아프가니스탄에 우리 군을 파병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념적 경직성에 매몰된 인물이 아니었음을 잘 보여준다. 따라서 그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끌어들여 자신들의 이념적 충실함을 강조하려는 시도는 논리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이념보다 국익과 실용에 충실한 리더십을 발휘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민주당의 당권 경쟁도 이념적 선명성을 과시하는 경쟁으로 흐르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은 지금 시대에 걸맞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안경으로 지금을 바라보지 않기를 바란다. bienns@ekn.kr

GS, 동해서 ‘발전-AIDC’ 수직계열화…李정부 ‘지산지소’ 모범사례

정부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전력 지산지소(地産地消)'를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하는 가운데 GS그룹이 강원 동해에서 추진 중인 발전소 연계 AI 데이터센터 사업이 재계의 새로운 사업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수년간 송전망 부족으로 발전량을 제대로 판매하지 못했던 발전소와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AI 데이터센터를 직접 연결해 송전제약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델이 성공할 경우 울산 산업단지와 대형 석탄·원전 발전소 인근으로도 유사한 사업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GS는 강원도 동해 북평산업단지에 1.2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와 투자 규모, 공급 시기 등을 협의하는 단계로 아직 최종 계약은 체결되지 않았지만, 사업이 성사될 경우 오는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준공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하나의 사업으로 연결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GS가 데이터센터 운영을 총괄하고, GS동해전력은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하는 한편 각종 인허가와 행정 지원을 담당한다. 데이터센터 건설은 그룹 내 시행사가 맡으며 향후 AI 인프라 운영을 위한 별도 법인 설립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대상지는 북평산업단지 내 이미 조성이 완료된 부지다. 전력 수전 설비와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어 추가적인 송전망 구축 없이도 착공이 가능하다. 동해시와 강원도 역시 인허가 절차를 패스트트랙 방식으로 지원하고 있어 행정 절차만 마무리되면 2년 안에 준공과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넘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송전제약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 수 있기 때문이다. GS동해전력은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는 송전망 부족으로 수년 동안 발전량을 충분히 판매하지 못했다. 송전제약이 심했던 시기에는 발전소 가동률이 20% 수준까지 떨어졌다. 현재도 동해안-수도권 초고압직류송전(HVDC)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도 송전제약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수도권에서는 송전망 부족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전력 공급이 어려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면 발전소는 안정적인 전력 판매처를 확보하고, 데이터센터는 장거리 송전망 확충을 기다리지 않고 필요한 전력을 신속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발전소와 데이터센터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내 첫 '송전제약 해소형 AI 데이터센터' 모델로 평가하고 있다. 그동안 발전소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했고, 데이터센터는 송전망 부족으로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는 문제가 반복돼 왔다. 이번 사업은 발전소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처를 직접 배치함으로써 두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하는 '전력 지산지소'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계통 부담을 줄이고, 발전소 이용률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무엇보다 얼마나 빠르게 전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경쟁력인데 동해는 부지와 전력 인프라가 이미 준비돼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이번 모델이 성공하면 울산 산업단지뿐 아니라 대형 석탄발전소와 원전 인근에서도 발전소와 데이터센터를 연계한 사업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발전회사들의 역할도 단순히 전력을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디지털 인프라를 함께 운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력 확보가 국가 경쟁력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발전소와 AI 데이터센터를 결합한 사업모델이 국내 전력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IMF도 올렸다, 한국 올해 성장 2.6%…“반도체 호조, 중동 영향 압도”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이전(1.9%)보다 무려 0.7%포인트(p)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2.5%로 0.4%p 상향 조정했다. 중동전쟁의 불확실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도 반도체 수출 호조 등 견조한 성장세를 높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IMF는 8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 7월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발표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에 전체 회원국의 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대상으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IMF는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중동전쟁 발발 영향 등으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9%로 제시했다 3개월 만에 2.6%로 대폭 수정했다. 한국의 경우 견조한 반도체 수요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영향을 압도한 점을 이유로 꼽았다. IMF는 “한국이 대만·태국·말레이시아 등과 함께 인공지능(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4개국"이라며 “중동 에너지 수입 의존이 높지만 반도체와 AI 하드웨어 수출 호조에 힘입어 높은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최근 반도체 호황을 이유로 국내외 주요 기관들도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1.9%에서 2.5%로, 한국은행은 2.0%에서 2.6%로 각각 올려 잡았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7%에서 2.6%로 무려 0.9%포인트(p) 끌어올렸다. 모두 중동전쟁 발발 전 전망치보다 상향 조정한 것으로 종전 후 불확실성 제거, 반도체 호황과 내수 개선세 등을 긍정적 요소로 꼽았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도 2.5%로 지난 4월(2.1%) 전망치보다 0.4%p 끌어 올렸다. IMF는 세계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지난 4월 3.1%에서 3.0%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3.2%에서 3.4%로 올려 잡았다. IMF는 “세계경제가 중동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AI 주도 기술 사이클이라는 상반된 두 기류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각 국가별 성장경로는 중동전쟁 노출도와 AI 기술 밸류 체인 편입 여부에 따라 차별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번 IMF의 성장률 조정에 대해 주요 30개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며 호평했다. 특히, 올해와 내년 모두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점을 들어 “한국의 반도체·AI 관련 성장 모멘텀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AI·녹색 대전환 등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 대응하고, 경제·사회 구조혁신을 통한 중장기 성장잠재력 확충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대외적으로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대내적으로도 민생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며 “민생 물가 안정, 청년 등 취약부문 고용 지원, 양극화 해소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현장] “육·해·공 3군 사관학교 통폐합 결사 반대”…국회서 2000여명 대규모 집회

정부가 추진 중인 3군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통폐합이 각 군의 전문성을 약화시키고 장교 양성 체계를 흔들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8일 육·해·공군사관학교 총동창회와 육사 생도 학부모 모임, 예비역 장성 등은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정부의 사관학교 통폐합 및 육군사관학교 지방 이전 계획에 반대하는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2000여 명이 참석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국회 일대에서는 거센 장맛비가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우비를 입은 채 자리를 지켰다. 이들은 결의문을 채택한 뒤 ▲사관학교 통폐합 즉각 중단 ▲육사 지방 이전 취소 ▲국가 안보 수호를 위한 끝까지 투쟁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만세삼창으로 집회를 마무리했다. 이재명 정부와 국방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인공 지능(AI) 기반 미래전 환경에 대응한다는 명분 아래 사관학교 통폐합과 육사 지방 이전을 골자로 한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교육 효율성을 제고하고 생도 시절부터 합동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군 관계자들은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이 '안보 실험'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과 군사적으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사관학교 통합은 명분도,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실리도 모두 잃은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군의 특수성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졸속 개편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제45대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요한 성우회 부회장은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뒤 합동 훈련과 보직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라며 “조급한 통합과 이전은 군 교육 체계를 약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예비역 육군 장교는 “사관학교 개편 자체가 말도 안된다"며 “육군을 해체하려는 정치적 명분에 불과하다"고 했다. 특히 집회 참가자들은 현 태릉 교정을 전남 장성으로 이전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강력히 반발했다. 태릉 화랑대가 국군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인 만큼 이전 계획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인서울 메리트'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흐름을 거스른 채 지방 이전이 현실화된다면 육사에 지원하려는 우수 자원이 줄어들 것이라 우려했다. 국방대학교를 사례로 들며 교육의 질 저하는 물론 교수와 학생 모두가 기피하는 곳으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들은 이후 차례로 국회의장실과 국방부 민원실로 이동해 '사관학교 통폐합·육사 이전 반대 궐기대회 결의문'을 전달했다. 다음은 이양구 예비군소집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AI·드론 중심의 미래전에서는 군 간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통합 아닌 각 군별 교육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전에서 합동성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은 교육 체계를 통합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진 않으며 별개의 문제다. 국방부는 합동성 강화를 통합의 이유로 제시하지만 합동성은 각 군의 전문성이 먼저 확보된 뒤에 가능한 것이다. 사관학교는 민간인을 군인으로 양성하고 이후 육·해·공군의 특성에 맞는 전문 장교를 길러내는 기관이고, 우리 군에는 이미 합동참모대학이 있어 중령 이상 장교들이 합동 작전 수행에 필요한 교육을 받고 있다. 전문성이 갖춰진 뒤 합동성을 키우는 것이 순서이고 더 효과적이다." - 정부는 학령 인구 감소와 미래전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통합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있다고 보는가. “개편이 필요하다면 우선 현장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야 한다. 지금처럼 밀실에서 정책을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통합보다 초급 장교 처우 개선과 교육 과정 현대화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우수 인재들이 다시 군을 선택할 것이다." - 특정 군에 대한 목표를 갖고 지원한 수험생들이 통합 이후 원하는 군에 배치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런 점이 우수 인재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달라. “사관학교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육·해·공 각 군의 특성과 역할을 보고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복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우수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통합 이후 진로 선택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오히려 지원 감소로 이어진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한비 인턴기자

‘장윤기 사건’ 여론 역풍에도…與, 보완수사권 폐지 ‘막무가내’ 속도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넘기며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최근 광주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검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여론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법사위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이 공동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한 뒤 법안심사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개정안은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수사 주체를 경찰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법사위 회의장을 찾아 “협박성 원 구성과 보완수사권 졸속 폐지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법사위원 전원이 퇴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이 1소위 위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곽규택·나경원·조배숙 의원 등을 국회법에 따라 임의 배정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발생한 장윤기 사건을 보완수사권 존치의 대표 사례로 내세우고 있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단순 살인 혐의로 송치했지만,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이후 피의자 부친인 현직 경찰관의 증거인멸 의혹과 사건 담당 경찰 수사팀장의 증거인멸 혐의까지 드러나면서 경찰 수사만으로는 견제 장치가 부족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검사 출신인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예방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장윤기 사건도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영원히 은폐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검사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기 위해 보완수사권은 반드시 존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검찰의 보완수사가 없었다면 증거인멸은 영영 묻혔을 것"이라며 “보완수사권을 없애면 제2, 제3의 장윤기 사건이 반복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개별 사건을 이유로 검찰 권한을 유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김용민 의원은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가 지연되는 사례를 언급하며 “실질적인 통제 수단을 면밀히 준비해 달라"고 법무부에 주문했다. 박은정 의원은 “장윤기 사건을 이유로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경찰의 비리도, 검찰의 비리도 제도적 장치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기존의 검찰개혁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입법 과정에서 보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며 “폐지에 따른 우려가 있다면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날 계류 중인 다른 법안 44건은 심사를 미루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9일 의원총회에서 국회 일정 복귀 여부를 논의하는 점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오는 10일 1소위 첫 회의를 시작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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