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9~30일 방한...한·미 정상회담도 그 시기에”

“트럼프 29~30일 방한...한·미 정상회담도 그 시기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 일정과 관련해 “29일에 도착해 30일까지(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이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변동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일정을 확정적으로) 소개하기는 좀 이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 회동의 가능성은..

[2025 국감] MBK “약탈적 헤지펀드” 뭇매…“홈플러스 파산 불가피”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와 롯데카드 해킹 사고 등으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에 대해 여야 의원들이 '약탈적 헤지펀드'라고 부르는 등 강도높은 질타를 쏟아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은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은 사모펀드(MBK)가 계열사인 카드사(롯데카드)와 협업해 홈플러스의 부채를 외주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하며 MBK를 '약탈적 헤지펀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지난 2015년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활용했던 '차입매수(LBO)' 방식이 선진금융기법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인수대상회사(홈플러스)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하는 방식인 LBO 방식이 결국 홈플러스와 직원 및 거래기업들에게 빚과 이자를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처음에 MBK가 LBO 방식으로 인수하고 난 다음 홈플러스 매출이 떨어지고 이자 부담이 발생하니 자산을 팔아 이자를 메꾸고 투자금을 갚았다"며 “그런데 임대료가 높아지니 유동성이 부족해지자 롯데카드 기업구매카드 약정을 이용해 신용공여를 확대했고 자산유동화 전단채를 사용해 초단기 자금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신청하고 나서 롯데카드가 받지 못한 금액이 793억원"이라며 “딜라이브, 네파, 두산공작기계, 엠에이치앤코, 홈플러스 등 MBK가 인수한 기업들은 롯데카드 기업구매카드로 신용공여를 확대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롯데카드가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롯데카드의 MBK 계열사 대상 신용공여 한도는 2020년 590억원에서 2022년 이후 14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홈플러스에 대한 신용공여 한도는 700억원을 유지하고 있다. 유영하 의원은 “대기업들은 계열사에 자금 지원을 하게 되면 당국에 걸리지만 MBK는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법적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당국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MBK 홈플러스 TF 단장을 맡고 있는 유동수 의원은 “지금 상태에서는 홈플러스의 파산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하며 우려를 나타냈다. 유 의원은 “(삼일회계법인이 작성한 홈플러스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계속기업가치는 2조5000억원이고 청산가치는 3조7000억원"이라며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1조원 이상 높으면 법원이 청산하라고 판단을 내릴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홈플러스 M&A 추진과 관련해 “인수희망자가 내세우는 인수 조건에 맞추기 위해 2000억원 (증여 약속)을 빼고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질의해 추가 사재출연 의향을 묻기도 했다. 이에 김병주 회장은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총 5000억원의 사재출연 의지를 밝혔다.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해 14일 처음 국회에 출석한 김 회장은 “5월에 1000억원을 냈고 (출연을) 집행한 뒤로 다 사용된 걸로 안다"며 “그 뒤로 7월에 1500억 원을 보증했고 다 사용된 걸로 안다. 9월에 2000억원을 더 현금 증여로 하기로 약속했다. 다 합쳐서 5000억 원의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세부 현안에 대해서는 “내 소관이 아니다", “다른 파트너가 담당했다" 등으로 답변하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김 회장과 함께 국감장에 출석한 김광일 MBK 부회장(홈플러스 공동대표)은 홈플러스 회생과 관련해 “M&A밖에 길이 없다고 보는가, 사재 출연은 아니고?"라는 윤한홍 정무위원장의 질의에 “M&A가 성사되는 것만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답해 추가 사재출연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국감에서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MBK 사건에 대해 사회적 책임의 중대성을 반영해 엄정한 제재를 하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트럼프 29~30일 방한...한·미 정상회담도 그 시기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 일정과 관련해 “29일에 도착해 30일까지(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이 기간 중 한·미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변동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아직 (일정을 확정적으로) 소개하기는 좀 이르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을 계기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미 정상 회동의 가능성은 알 수 없다"며 “이는 미국과 북한 사이의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그런 움직임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없다"고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해선 “만일 회담이 이뤄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체류 기간에 있을 수 있겠으나, 그 이상의 일까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대한상의, 올해 정기국회 신속입법 30개 건의

경제계가 올해 정기국회의 본격적인 법안 심사를 앞두고 국회가 주목해야 할 30개 입법과제를 건의했다. 대한상의는 16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지원 강화 △인공지능 산업 및 인재 육성 △벤처투자 활성화 △불합리한 경제형벌 개선 등 신속입법이 필요한 과제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미국의 관세 압박 등 대외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작년 5월 22대 국회 개원 직후 여야가 모두 발의한 반도체산업 지원법과 벤처투자법 등 14개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현재 총 9개의 반도체 지원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통령 직속 반도체특별위원회 설치 △인프라 신속구축 △보조금·기금 조성 △연구개발(R&D) 세액공제 확대 △R&D 전문인력 52시간 근로시간 적용 제외 등이 주요 내용이다. 대한상의는 여야 모두 발의한 법안들에 내용상 이견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신속 입법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기술개발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속도전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주요국 대비 투자 지원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상의는 △AI 데이터센터 세제지원 확대 및 전력·용수 지원 △AI 인력 육성시책 마련 등을 담은 인공지능 지원법안의 통과를 요청했다. 현재 수도권은 RE100 달성을 위한 재생에너지가 부족하고 서남권·제주도는 에너지가 남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업의 친환경에너지 전환과 지역균형 발전을 위한 RE100 산업단지 특별법안을 마련할 것도 당부했다. 정부는 지난달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과 민간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된 국민성장펀드 150조원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150조원이라는 국민성장펀드 주머니를 효과적으로 채우기 위해서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가 선결돼야 하고 이후 이를 통해 조성된 금액이 첨단산업 분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도록 규제가 같이 개선돼야 한다고 대한상의는 주장했다. 현재 지주회사 체제인 경우 공정거래법에서 은행·보험 뿐만 아니라 비은행 금융회사(자산운용사) 소유까지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비지주회사 체제인 경우 자본시장법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사모펀드(PEF)가 계열회사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첨단산업 추진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가 유연한 미국에서는 최근 반도체 기업인 인텔이 자산운용사(아폴로)와 51:49 합작투자로 새로운 팹(fab) 건설에 나서고 있다. 대한상의는 또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기업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최대 45%의 종합소득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를 허용하는 고배당기업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조속 도입할 것도 주문했다. 배임죄 부작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배임죄는 구성요건이 추상적이고 고소·고발이 용이해 모험투자에 실패한 경영자까지 기소되는 등 기업가정신을 위축시키고 있다. 대한상의는 주요국 중 우리나라만 가중처벌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지 않는 형법 업무상 배임, 상법 특별배임, 특경법 배임을 폐지해야 한다고 봤다. 더불어 판례로 인정되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상법, 형법 등에 명문화해 이사의 민형사상 책임을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을 주장했다. 이밖에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를 반대하는 시각을 고려해 세율은 유지한 채 납부 방식을 바꿔 일시에 집중된 세부담을 낮추는 3가지 대안으로 △현재 10년간 분할납부만 허용된 대기업도 중소·중견기업처럼 최대 10년간 납부유예 허용 △상장주식 상속재산 평가시 적용기준을 단기 주가가 아닌 장기 평균시세로 적용 △상속세와 자본이득세를 결합해 상속시점에 1차로 상속세 30% 부과 후 이후 주식 처분시점에 2차로 자본이득세 20%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국회는 글로벌 시장을 헤쳐 나가야 하는 기업 현실을 고려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막는 규제를 풀어내고 적재적소에 필요한 지원을 통해 산업 현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4대그룹 총수 미국행…트럼프·글로벌CEO와 사업 기회 모색

4대그룹 총수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 전세계 기업인과 교류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16일(이하 현지시각)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초청을 받아 이날부터 각자 미국으로 향한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지난 15일 일본에서 열린 '한미일 경제대화(TED)' 참석 후 곧바로 미국으로 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과 구 회장은 한국에서 개별적으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는 오픈AI, 오라클과 손잡고 미국 전역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금액으로는 5000억달러(700조원) 규모 대형 사업이다. 미국 매체들은 손 회장이 마련한 이번 행사에 전세계 70여개 기업 총수 또는 최고경영자(CEO)가 참여한다고 보도하고 있다. 4대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 물꼬를 틀 경우 최종 타결 국면에 직면한 한미간 관세 협상 '지원 사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는 트럼프 행정부 2기 이후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계획이 잇달아 발표된 곳이다. 손정의 회장은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됐을 때 마러라고를 방문해 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지난해 12월에도 이 자리에서 1000억달러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에는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개발 업체 DAMAC의 후세인 사즈와니 회장이 마러라고에서 최소 200억달러 수준 데이터센터 투자를 발표했다. 엔비디아도 트럼프 대통령과 마러라고 만찬 이후 최대 5000억달러 규모의 인공지능(AI) 생산 인프라 구축 계획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들의 투자 지원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SK, ‘지배구조 최대 위기’ 넘겼다

SK그룹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던 '세기의 이혼 소송'이 앞으로도 계속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로 1조3000억원이 넘는 돈을 지급하라는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서다. 대법원 1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돌려보냈다. 위자료 액수 20억원에 대해서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해 판결을 확정했다. 판결이 뒤집힌 원인은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해석이다. 대법원은 논란의 중심에 섰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불법적인 자금으로 봤다. 이 돈이 최 회장 재산 형성에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과 노 관장의 기여 내용으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불법의 원인으로 재산을 급여한 때에는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규정한 민법 746조를 들어 “이혼을 원인으로 한 재산분할 청구에서도 불법원인급여의 반환청구를 배제한 조항의 입법취지는 고려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또 최 회장이 처분해 보유하고 있지 않던 재산을 사실심 변론종결일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한 2심 판단도 잘못됐다고 봤다. 대상은 최 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과 친인척 등에 증여한 SK와 SK C&C 주식, 동생에 대한 증여와 SK그룹 급여 반납 등으로 처분한 약 927억원이다. 대법원은 “원고의 각 재산 처분은 원심이 인정한 혼인관계 파탄일인 2019년 12월4일 이전에 이뤄졌다"며 “원고가 SK그룹 경영자로서 안정적인 기업 경영권 내지 지배권을 확보하기 위해 혹은 경영활동의 일환으로 행한 것으로, 원고 명의 SK 주식회사 주식을 비롯한 부부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2015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려 이목을 끌었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정식 소송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1심 결과는 2022년 12월 나왔다. 당시 법원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지난해 5월 나온 2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 뛴 것이다. 대법원은 작년 7월 사건을 접수했다. 1년3개월 심리 끝에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2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의 파기환송 결정에 최 회장측은 “항소심 판결에서 있었던 여러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등 잘못이 시정돼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 ‘이혼소송’ 발등의 불 껐지만…파기환송심 불씨 남아

대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세기의 이혼 소송' 2심 결과를 뒤집으면서 최 회장은 일단 '경영권 리스크' 관련 위기는 피한 모습이다. 1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재산분할되는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양측 공방전이 격화하는 등 앞으로 재판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대법원 판결 이후 별도의 입장 없이 정상적으로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오후에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오는 28~31일에는 경주로 향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의장 역할을 수행한다. 다음달에는 그룹 경영회의인 'AI 서밋'과 'CEO 세미나' 등을 주재할 계획이다. 최 회장측 변호인은 판결 이후 “항소심 판결에서 있었던 여러 법리오해와 사실오인 등 잘못이 시정돼 다행"이라며 “판결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이 '경영권 리스크'에서 당장 벗어났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법원이 최 회장에게 명령한 재산분할 금액이 2022년 12월 1심 판결에서는 665억원이었지만 지난해 5월 2심에서는 1조3808억원으로 뛰었었기 때문이다. 특히 SK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사 SK(주) 지분이 분할 대상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서 내부적으로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SK(주) 지분을 17.9% 보유한 최대주주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하면 최 회장 측 지분율은 30% 안팎이다. 최 회장 지분율이 낮아질 경우 자칫 행동주의 펀드 등의 타깃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뜻이다. 재판 관련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법원 심리가 1년3개월 넘게 이어질 정도로 양측 공방이 치열했던 만큼 앞으로 소송전이 더 뜨거워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최 회장은 2017년 7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2018년 2월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정식 소송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다만 대법원 판결을 계기로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극적으로 합의를 모색할 가능성도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복합위기' 국면에서 SK그룹 체질을 개선해 나가야 하는 입장이다. 미국과 중국간 패권전쟁 앞날을 예측하기 힘든데다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상법개정안' 등 시행을 앞두고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SK텔레콤 해킹 사태 수습, 인공지능(AI) 역량 강화, 그룹 리밸런싱 작업 마무리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산적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美 ‘선불·현금’ 양보했나?…한·미 관세협상 ‘급물살’

난항을 보여 온 한미 관세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측 정부에서 진전을 시사하는 신호가 잇따라 나오면서 보름 앞으로 다가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으로 협상이 타결될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을 정도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는 29~30일 한국 방문이 확정돼 더욱 더 타결 가능성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정부는 16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미국 워싱턴DC로 급파했다. 사실상 한국 측의 '키맨' 4인방이 총출동했다. 앞서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도 후속 협의를 위해 워싱턴DC에 가 있는 상태며, 구윤철 경제부총리도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회담한다. 특히 우리나라 협상단이 도착 직후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방문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OMB는 백악관 웨스트윙 인근 아이젠하워 행정동에 위치한 기관으로, 미국 대통령의 예산 집행과 정책 실행을 조율하는 핵심 조직이다. 우리 협상단이 OMB를 우선적으로 찾는 것 자체가 이미 일정 수준 이상으로 협상이 진전돼 실무자간 세부 조율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실제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 미국 정부 양측에서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언급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으로부터 '한국의 외환시장 상황을 이해하고 내부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도 국감에서 미국이 '전액 현금 투자' 요구에서 한발 물러선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도 베선트 재무장관이 이날 워싱턴DC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이견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이뤄질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한국은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일본은 6500억 달러에 합의했다"고 또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또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달 말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한미 정상회담은 오는 29~30일쯤으로 예상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알려진 것처럼 29일 도착해서 30일까지 예상되는데 그 언저리에 한미 정상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통상 전문가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할 때 이달 말 일정한 수위의 합의가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워싱턴DC에서 벌어질 실무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인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패키지를 두고 막판 접점을 찾을 전망이다. 미국은 일본식 모델을 참고해 투자금 대부분을 현금으로 제공하는 '백지수표' 방식을 고수하고 있으나, 한국은 외환시장 안정과 국내총생산(GDP) 규모 등을 고려해 직접 지분 투자를 최소화하고 보증·대출 중심으로 구조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 여부도 변수다. 우리 정부는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안전판' 성격의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통화 스와프가 연방준비제도(Fed)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외환보유액에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를 활용한 대미 투자 집행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양국 중앙은행이 아닌 미국 재무부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고 미국이 원화를 매입하는 방식이다.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발행을 통한 조달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국가부채를 늘려 대미 투자액을 마련하는 꼴이 된다. 투자 수익 배분 문제도 쟁점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직접 투자 비중 확대와 지난달 말 알려졌던 원금 회수전 50대50, 회수후 90% 미국 소유 방식을 고집하는 반면 우리 정부는 합리적인 수익 배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최종 합의문 서명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졌다. 우석진 명지대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에서 “(선불 지급을 하려면)3500억 달러 마련을 위해 한국이 보유한 미 국채를 대규모로 매각할 경우 시장에서 소화되기도 어렵고 국채 가격 하락으로 결국 미국 금리가 올라가게 된다"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도 원치 않는 결과다. 양국이 서로 이익을 도모할 수 있는 선상에서 협상을 진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우 교수는 이어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도장 찍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면서도 “상당히 큰 틀에서 양국이 공통이익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 무안 참사 유족 대표 요청에 29일 종감 증인 재채택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지난해 12월 발생한 무안공항 제주항공 2216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위해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다시 채택했다. 한 차례 증인 채택이 철회됐던 만큼 참사 책임 규명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목소리가 결국 국회를 움직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6일 국토위는 전체 회의를 열어 오는 29일 열리는 종합 감사에 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국토위는 김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정부와 여당의 '재계 증인 최소화' 기조 속에서 여야 합의로 채택을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13일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유진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 협의회 대표가 “종합 감사에는 반드시 김이배 대표를 증인으로 세워달라"고 강력히 요청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국토위는 참사 원인 조사를 담당하는 이승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단장 역시 종합 감사 증인으로 불러 사고 경위와 후속 조치 등을 집중적으로 질의할 계획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규제 합리화 없인 성장 없다”…李 대통령, 관료주의에 일침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경제를 회복시키려면 경제 활동이 활발해져야 하며, 이를 위한 핵심 과제는 규제 합리화"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전환하는 것과 함께 성장을 회복시켜 국민께 새로운 기회를 공정하게 나눠드리고 양극화와 불균형을 완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관료화가 진행되면 고정관념이나 기성관념에 의해 권한을 행사하게 되고, 이런 부분이 현장에서 족쇄로 작용하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가 관성에 따라 규제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일이 계속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도 있다"며 “예컨대 어떤 규제 해제가 국민의 생명·안전이나 개인정보를 침해할 위험성과 맞부딪칠 수 있는데, 이 경우 '위험하니 아예 하지 말자'는 결론을 내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구더기가 생길 것 같으니 장을 담그지 못하게 하자는 것인데, 구더기가 생기지 않도록 보완 장치를 하고 장을 잘 담가 먹으면 되는 것"이라며 “위험 요소를 최소화할 수 있다면 규제도 정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규제 합리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태양광 시설 설치 과정에서 주거지역과 거리에 대한 제한을 풀 경우, 주민들은 흉물이 들어서는데 이익은 소수 업자만 차지하는 경우가 있다"며 “주민들이 환영할 수 있도록 혜택을 함께 나누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관계 충돌을 회피하기 위해 규제만 둘 게 아니라 잘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게 바로 정부 역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화예술 분야와 관련해선 “문화 영역에서는 규제가 많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통제 필요성도 있는 영역"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언급한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 팔길이 원칙'이 대원칙이긴 하지만 여전히 여러 규제가 있다"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번 인공지능·자율주행 로봇 분야 규제 합리화에 이어 오늘은 바이오, 재생에너지, 문화산업 분야의 규제 합리화를 논의할 것"이라며 “현장 얘기를 충분히 듣고 위험 요소를 최소화하면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획일성 강요하는 공천 기준, 정당 민주주의 위협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까지 지방선거 공천 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핵심 기준은 '세 번 이상 탈당 전력자 공천 배제'인데, 범죄 경력이나 음주 운전 같은 기존의 부적격 사유에 더해 탈당과 복당을 반복한 정치인들까지 '예외 없는 부적격자'로 규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권 재창출보다 자기 정치에만 몰두했던 인사들을 걸러내겠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경력보다 책임, 성과보다 충성이 기준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도됐다. 당 충성도를 강조하는 이러한 방침은 표면적으로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우리 정치에는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철새 정치인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가 있다. '철새 정치인'이라는 표현은, 공정한 공천 규칙과 투명한 경쟁 절차가 보장된 상황에서도 단지 공천 탈락 우려만으로 당을 떠난 경우에 한정해 사용돼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 정치사를 되돌아보면 이러한 구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명확해진다. 민주당의 과거 사례만 살펴보더라도, 현재는 당을 떠났지만 다시 정치에 복귀하고자 하는 인사들 전체를 '철새'로 낙인찍고, 이들의 경선 참여를 원천 차단하거나 경선에서 중대한 불이익을 부과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22대 총선 당시 공천 과정을 돌이켜 보면, 이른바 '비명 횡사, 친명 횡재'라는 말이 공공연히 회자될 정도로 공정성 시비가 적지 않았다. 당시 이러한 불공정한 공천을 이유로 탈당한 비명계 인사들의 복당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려 한다면, 이는 특정 계파를 겨냥한 불이익 조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러한 공천 기준은 진정한 의미의 당 쇄신이 아니라 특정 세력을 배제하기 위한 '계파 정리 수단'으로 활용될 우려가 크다. 유사한 양상은 국민의힘에서도 확인된다. 국민의힘은 탈당 전력보다는 당에 대한 기여도와 충성도를 계량화하여 공천 기준으로 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언뜻 보면 합리적인 접근처럼 보일 수 있으나, 그 내용을 검토하면 상당한 문제점이 드러난다. 무엇보다 '당에 대한 기여도'라는 개념 자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모호하다는 점이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당원 모집 실적, 당론 행사 참석률, 정책 홍보 기여도, SNS 활동 등이 기여도 평가의 세부 지표로 고려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당론 행사 참석률'이나 '정책 홍보 기여도'는 객관적 측정이 어렵고 자의적 해석의 여지가 크다. 예컨대, 얼마 전 국민의힘 지도부가 제시한 '패널 인증제'는, 당의 입장에 부합하지 않는 발언을 하는 방송 패널의 출연을 제한시키겠다는 내용이었는데, 이런 입장을 내놓은 지도부가 당론 행사 참석률이나 정책 홍보 기여도를 공천 기준으로 제시할 경우, 이는 당 지도부의 노선에 비판적인 인사들을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시도로 읽힐 수 있다. 민주적 정당이라면 당내 소수 의견과 비판적 목소리 역시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충성심 부족으로 규정하고 공천에서 불이익을 가한다면, 이는 민주적 정당의 본질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당내 다양성을 억압하는 이러한 방식이 과연 선거 승리를 위한 합리적 전략인지 근본적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에서는 정당 내 계파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민주적 정당에서 계파의 존재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계파는 억압해야 할 부정적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정당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성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여야 모두가 공천 제도를 통해 획일적이고 동질적인 정당을 구축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민주적 정당 운영을 통해 구현되는 민주주의의 심화와 발전이다.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권위주의가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만큼은 건강하고 정상적인 민주주의의 경로를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 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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