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대안’ 없는 국힘…‘취임 1년’ 張, 이준석 넘어 국힘 최장수 대표 기록 세운다

‘장동혁 대안’ 없는 국힘…‘취임 1년’ 張, 이준석 넘어 국힘 최장수 대표 기록 세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초대 이준석 대표(14개월)가 세운 최장 재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장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오히려 취임 1년을 앞둔 시점에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회동하고 조기 전당대회론까지 거론되면서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새로운 당명으로 출범한 이후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장기간 유지되지 못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4번의 전당대회를 치..

[청년공감] “비밀번호도 안 친다”…‘화석’된 PC쇼핑, ‘대세’된 모바일쇼핑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 정모 씨(20·여)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에이블리와 지그재그, 무신사 등 여러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을 번갈아 열었다. 같은 상품을 놓고 가격과 할인 조건을 비교하기 위해서다. 에이블리에서는 할인 쿠폰을 적용해 2만1900원, 지그재그에서는 무료배송을 포함해 2만2900원이었다. 무신사에서는 적립금을 적용하기 전 가격이 2만4000원으로 표시됐다. 정씨는 몇 차례 화면을 넘긴 뒤 가장 유리한 조건을 골라 결제했다. 정씨는 “가격을 한눈에 비교한 뒤 그 자리에서 바로 결제한다"며 “굳이 컴퓨터를 켜서 쇼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의 중심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인터넷 쇼핑'이나 '온라인 쇼핑'이라는 말이 여전히 익숙하지만, 젊은층의 소비 행태를 들여다보면 쇼핑의 출발점부터 결제까지 상당 부분이 스마트폰 안에서 이뤄진다. 통계청 온라인쇼핑동향에서도 온라인 거래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70%를 넘어선다. 스마트폰이 단순한 상품 검색 수단을 넘어 쇼핑 플랫폼 자체가 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에게 모바일 쇼핑은 단순히 '편리한 구매 방식'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앱을 오가며 가격을 비교하고, 쿠폰과 카드 할인·적립금·배송비까지 따져 가장 유리한 조건을 찾는 소비 습관이 일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대학생 이모 씨(20·여)는 상품 하나를 고르면서 여러 쇼핑 앱을 번갈아 확인했다. 이씨는 “여기는 쿠폰이 되고, 저기는 카드 할인이 된다"며 할인 조건을 하나씩 비교했다. 그는 “몇 번만 눌러보면 어떤 곳에서 사는 게 가장 저렴한지 알 수 있다"며 “원하는 상품을 가장 합리적인 조건으로 살 수 있다는 게 모바일 쇼핑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가격뿐 아니라 배송비와 적립 포인트, 결제 수단까지 비교 대상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여러 조건을 동시에 따져 구매하는 방식이 모바일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모바일 쇼핑의 또 다른 특징은 '실시간성'이다. 대학생 김모 씨(20·여)는 주요 쇼핑 앱의 알림을 켜 놓고 있다. 인터뷰 도중 화면 상단에 타임세일 알림이 뜨자 김씨는 곧바로 해당 상품 페이지를 열었다. 김씨는 “타임세일이 뜨면 바로 들어가야 한다"며 “몇 분 지나면 할인이 끝나 버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타임세일은 특정 시간 동안 상품을 할인 판매하는 방식으로, 높은 할인율을 내세워 소비자의 즉각적인 구매를 유도한다. 실제 할인율이 80%를 넘는 사례도 있지만, 할인 효과가 실제보다 과장되는 경우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타임세일 등의 할인 효과를 과장한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구매하지 않으면 손해'라는 심리가 작동할 수 있다. 모바일에서는 할인 정보가 실시간 알림으로 전달되고, 상품 페이지에 남은 시간이나 수량까지 표시되면서 구매 결정을 재촉한다. 대학생 서모 씨(20)는 “쿠폰에 카드 할인까지 전부 적용해 본다"며 “이렇게 사지 않으면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송모 씨(20·여)도 “한 군데 쇼핑몰만 보고 사면 불안하다"며 “모바일로 최저가를 찾아보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모바일 쇼핑은 상품을 직접 검색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방송이나 콘텐츠를 보다가 상품을 발견하고 곧바로 구매하는 '발견형 소비'도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라이브 커머스다. 라이브 커머스는 판매자가 실시간 방송을 진행하면서 상품을 소개하고 소비자가 방송을 보며 바로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다.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카카오 쇼핑라이브, 쿠팡 라이브, 그립(Grip), 11번가 라이브 등이 대표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 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10조원에 이른다. 직장인 이모 씨(28·여)는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낀 채 라이브 방송을 보고 있었다. 화면에는 실시간 채팅과 함께 구매 수량이 표시되고 있었다. 이씨는 “'지금만 할인한다'는 말이 반복되고, 다른 사람들이 계속 구매한다고 나오니까 마음이 급해진다"며 “방송을 보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나오면 바로 결제한다"고 말했다. 모바일에서는 구매 이후의 과정도 끊기지 않는다. 결제가 끝나면 배송 시작과 이동 경로, 배송 완료까지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모 씨(24)는 “방송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이 나오면 그 자리에서 결제한다"며 “배송 과정도 앱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간편 결제 역시 모바일 쇼핑의 속도를 높이는 요소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애플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카드번호나 비밀번호를 매번 직접 입력하는 번거로움이 줄었다. 생체인증 등을 활용하면 몇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를 마칠 수 있다. 취업준비생 정모 씨(26·여)는 스마트폰으로 결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비밀번호도 안 친다"고 말했다. 지문 인증을 거친 뒤 결제가 완료되자 정씨는 “그냥 누르면 끝이라 생각할 틈이 없다"고 했다. 결제 과정이 짧아지면서 구매를 망설일 시간도 함께 줄어드는 셈이다. 과거 PC 기반 온라인 쇼핑에서 상품 검색→장바구니→결제로 이어졌던 과정이 스마트폰에서는 검색과 결제가 한 화면 안에서 빠르게 연결된다. SNS 역시 젊은층의 모바일 소비를 변화시키고 있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숏폼 콘텐츠를 넘겨보다 상품을 발견하고, 게시물에 연결된 구매 페이지로 이동해 결제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검색하기보다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상품을 우연히 발견하면서 구매가 이뤄지는 것이다. 대학생 김모 씨(21·여)는 인스타그램 릴스를 넘기다 의류 광고 게시물을 발견했다. 크롭 후드집업을 소개하는 영상 아래에는 구매 링크가 연결돼 있었고, 할인 적용 가격은 2만원대였다. 김씨는 “검색해서 사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며 “게시물을 보다가 괜찮으면 바로 산다"고 말했다. 알고리즘에 따라 김씨의 피드에는 의류와 액세서리 관련 영상이 계속 노출됐다. 김씨는 “편하긴 한데 원래 살 생각이 없던 것도 사게 된다"며 “심심해서 영상을 보다가 결제한 적도 많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의 확산은 소비자에게 분명한 편리함을 제공한다.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상품을 비교하고,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결제와 배송 조회까지 한 번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편리함이 커질수록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할 때 숙고할 시간은 줄어들 수 있다. 타임세일과 실시간 알림, 라이브 방송, 간편결제, SNS 알고리즘 등이 촘촘하게 연결되면서 '필요해서 사는 소비'와 '보여서 사는 소비'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다. PC 앞에 앉아 필요한 물건을 검색하던 온라인 쇼핑에서, 이제는 스마트폰을 보다가 상품을 발견하고 몇 번의 터치만으로 결제하는 모바일 쇼핑으로 소비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젊은층에게 스마트폰은 단순한 통신기기를 넘어 쇼핑을 발견하고 비교하고 구매하는 하나의 소비 공간이 된 것이다. 김윤호 기자·박예린 강원대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 kyh81@ekn.kr

[EE칼럼]전력투자비 조달, 원가회수율 공개가 핵심이다

지난 20일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공개된 전력수요 재전망은 충격적이다. 2040년 목표 최대전력은 지난 4월 전망한 131.8~138.2GW에서 158.4~165.0GW로 26.6~26.8GW 늘었다. 연간 전력소비량도 657.6~694.1TWh에서 847.3~885.1TWh로 약 190TWh 증가했다. 불과 몇 달 만에 최대전력 전망이 20%, 전력소비량이 28%가량 상향된 것이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가 전력수요 지형을 바꿨다. 전기를 어떻게 생산할지도 문제이지만, 전기를 필요한 곳까지 보낼 전력망은 누가, 무슨 돈으로 건설할 것인가. 한전은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서 2038년까지 72조8천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에는 이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10GW 이상 전력공급 설비가 반영돼 있다. 하지만 호남권 반도체 산단과 AI 데이터센터가 추가되고 정부가 전력망 건설 시기를 앞당기라고 요구하면서 72조8천억원 보다 크게 높아질 것이 확실시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최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연간 투자비가 약 10조원, 이 가운데 송전망 투자가 약 8조원이라고 밝혔다. 지중화 확대, 주민 보상 강화, 자재비 상승까지 고려하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한전의 영업이익은 4조9천억원이다. 흑자라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다. 연결 기준 부채는 210조원을 넘었고 차입금은 133조원에 달한다. 상반기 이자비용만 2조1천억원이다. 여기에 정부는 11차 전기본의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목표 78GW를 100GW로 높였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필요하지만 발전설비만 세운다고 전기가 저절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다. 송전망과 변전소, 에너지저장장치(ESS), 계통 안정화 설비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반도체·데이터센터처럼 대규모 수요처가 특정 지역에 집중되면서 전력망 비용은 더 커진다. 공짜 점심이 없듯 공짜 전력망 역시 없다. 민간투자를 끌어들인다 한들 비용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지금처럼 한전에 차입을 떠넘기는 방식도 한계에 이르렀다. 전기요금 조정과 재정 분담을 피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한전은 과연 유의미한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할 수 있을까. 소비자는 자신이 내는 요금이 원가보다 비싼지 싼지조차 알 수 없다. 정부가 인상률만 결정해 통보하니 요금 조정 때마다 모든 소비자가 “왜 나만 올리느냐"고 반발한다. 지역별 차등요금제 역시 원가 차이를 반영하는 것인지, 지역 지원 정책인지 구분하지 않으면 또 다른 교차보조로 기능할 가능성이 높다. 전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가 왔음에도 전기요금은 여전히 경제 논리가 아니라 정치 논리의 그늘을 못벗어나고 있다. 전기요금 탈정치화의 핵심은 '용도별 원가회수율 공개'다. 정부는 2012년까지 주택용·일반용·산업용·농사용 등 종별 원가회수율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별다른 설명도 없이 자료 공개가 중단됐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13년 원가회수율은 평균 95.1%, 산업용 97.9%, 일반용 99.7%, 주택용 89.6%, 농사용은 35.1%였다. 산업용 원가회수율이 높아진 것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총 11회에 걸처 80.6%를 인상한 결과이다. 2022년 이후에도 산업용은 kWh당 80.0원, 주택용은 40.4원 인상됐다. 지금은 '전기요금'이라는 명목으로 누가 누구를 얼마나 보조하고 있는지 추정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깜깜이 상태에서 막대한 전력망 비용 마련을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한다고 하면 산업계와 일반 국민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 정책적으로 특정 용도의 전기를 원가 이하로 공급해야 한다면 그 차액은 투명하게 계산해 정부 예산으로 지원할 때가 왔다. 복지·농업·산업정책 비용을 한전 장부 속에 숨겨 다른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구닥다리 방식은 이참에 일소해야 한다. 원가를 알아야 지원이 필요한 경제 주체와 정책 목적이 분명해지고 그 지원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도 사회적 합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 전기요금 인상 발표보다 앞서 정부가 해결할 일은 용도별 공급원가와 원가회수율을 공개하고 앞으로의 용도별 전기요금 인상 원칙을 세우는 것이다. “얼마나 더 지을 것인가"를 넘어서 “누가, 어떤 원칙으로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 모두 고민할 때다. bienns@ekn.kr

100조 반도체 초과세수 앞다퉈 “내가 쓰겠다”…재정원칙은 실종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내년 국세 수입이 당초 전망보다 80조원가량 늘어난 58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초과 세수를 담을 '미래대응기금'을 둘러싸고 여권 안팎에서 재원 활용 방안이 쏟아지고 있다. 기금 규모도 당초 거론되던 수준을 넘어 최대 100조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반도체 초과세수를 지방 청년의 교육과 미래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한 바 있다. 용처를 둘러싼 요구는 빠르게 늘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사무총장은 20일 “지금처럼 전례 없는 세수 현황이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며 청년 주거 공급에 재원을 투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기형 의원도 “추가 세수 20조원 정도는 과감하게 들여서 청년 주거 공급에 써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 분야에서도 요구가 이어졌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건강보험 국고 지원 확대와 국민연금 크레딧 및 저소득층 연금 지원 확대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초과세수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활용하는 데 공감한다고 했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미래세대 연금 재원 활용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역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하는 법인지방소득세를 시·군이 아닌 도 단위에서 걷어 재배분하는 세제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추미애 경기지사는 기업 유치와 인프라 구축 비용을 지방정부가 부담하는 만큼 합리적인 세수 배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기획예산처는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월 15만원을 지급하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미래대응기금 지원 사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는 정부가 새로 창출한 안정적 재원이 아니라 기업 실적과 경기 상황에 따라 변동성이 큰 법인세 등이 주요 원천이다. 올해 관리재정수지 적자도 추경 기준 107조6000억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세수가 예상보다 늘었다고 나라 살림에 쓸 여유 자금이 그만큼 생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청년 주거, 건강보험, 국민연금처럼 한번 시작하면 매년 안정적 재원이 필요한 사업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세수를 투입할 경우, 반도체 업황이 꺾였을 때 재원 마련 방안이 문제로 남게 된다. 기금 설계 방식도 쟁점이다. 국가재정법상 일반 초과세수는 세계잉여금으로 분류돼 40% 이상을 지방에 배분하고 나머지는 국가 채무 상환 등에 우선 쓰도록 돼 있다. 반면 별도 기금으로 조성될 경우 국회의 예산 심사 방식과 운용 절차가 일반회계와 달라진다. 정부가 기존 재정 배분 체계와 별도로 상당 규모의 재원을 운용하려면 기금의 설치 근거와 사용 범위, 국회의 통제 방식부터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반도체 초과이익 환수 정책 검토 중단을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5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상임위에 회부됐다. 손실은 기업이 부담하고 이익이 났을 때만 환수하는 방식이 투자 유인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참고할 해외 사례로는 아일랜드의 '미래아일랜드펀드(FIF)'가 거론된다. 아일랜드는 글로벌 정보기술 기업들의 법인세로 발생한 초과세수를 일시적 현상으로 규정하고 일반 예산과 분리해 2041년까지 인출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 고령화와 기후변화 등 장기 재정 수요 대비를 위한 격리형 저축 구조라는 점에서 비교 대상으로 언급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100조 넘는 ‘미래기금’ 반도체 꺾이면?…“지속가능성에 상시 추경 논란도”

정부의 미래대응기금 신설 배경에는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나는 추가세수를 미래성장 동력의 재원으로 삼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반대로 반도체 호황이 꺾여 세수가 줄면 기금이 고갈될 수 있어 지속가능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정부는 겅기 호황기 때 추가 세수를 쌓아놓고, 경기 둔화나 세수 결손 때 재정을 보강하는 소위 '재정 저수지'로 기금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반면, 100조원 이상 추정되는 미래대응기금은 정부가 사실상 국회 동의 없이 일정 부분 집행이 가능해 '쌈짓돈'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함께 불어나는 나라빚 등 재정건전성 관리는 정부가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기획예산처가 발표한 '미래대응기금 추진방안'에 따르면 기금의 주된 재원은 추가세수와 초과세수, 세계잉여금, 여유자금 등이다. 핵심 재원인 추가세수의 경우 다음해 예산안의 내국세 세입예산이 내국세 추세치를 넘어설 경우 그 금액만큼 미래대응기금으로 옮기게 된다. 내국세 추세치를 밑돌면 기금에서 일반회계로 전출한다. 예컨대, 반도체 호황으로 법인세가 많이 걷힌만큼 내년 추가세수로 잡히면 기금으로 적립되는 구조다. 하지만, 반도체 등 특정 산업 의존도가 큰 상황에서 반도체 경기가 꺾일 경우 추가세수도 줄게 돼 재원의 지속가능성을 두고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3∼5년 주기 반도체 업황 사이클을 전제로 세수 구조를 설계해 장기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기획처 관계자는 “호황에는 적립하고, 세입이 미달하면 재정안정화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라며 “이번 호황뿐 아니라 3∼5년 뒤 산업구조가 바뀌어도 추가세수가 다시 쌓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국회 심의를 덜 받는 기금은 정부가 임의로 지출을 늘릴 수 있어 '쌈짓돈'으로 변질될 가능성에 재정 투명성 지적도 나온다. 연간 기금운용계획의 경우, 정부는 20∼30% 범위 내 지출 금액은 국회에 변경안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사실상 정부가 국회의 사전 동의 없이 '상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기획처 관계자는 “예측하기 어려운 정책 수요가 생겼을 때 매번 추경 절차를 거치는 것보다 기금을 활용하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며 “상시 추경보다 세입 측면에서 탄력적 대응 장치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추가세수로 국채 상환 등 나라빚을 먼저 갚지 않을 경우 재정건전성 악화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채를 제때 갚지 않으면 이자 비용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어서다. 반면, 정부는 추가세수를 경기 부양용 일시적 소비성 지출로 소진하거나 재정건전성 관리에만 치중하면 인공지능(AI) 대전환 등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봤다. 그동안 세수 호황으로 확장적 재정을 운용하면 경기 과열에 물가를 자극해 왔다. 반대로 경기 둔화 때에는 세수가 줄고, 긴축적 재정 운용으로 침체가 심화되는 상황이 되풀이됐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이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상 우려되는 세수 변동성을 완화·흡수할 수 있는 '재정 저수지'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거액의 재원을 재정건전성에 투입하면 내년이나 내후년 수입과 지출에 차이로 또 국채를 발행해야 한다"며 “지금은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한 결정적 시기로 전략적 투자에 따른 성과로 세입을 늘려 재투자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정선군 농어촌 기본소득, 소비 넘어 창업으로…17곳 사업화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정선군은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며 늘어난 지역 소비가 창업과 고용으로 이어지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올해 기본소득과 연계한 창업 지원을 통해 17개 사업장이 선정됐고 이 가운데 10곳이 문을 열었다. 최승준 정선군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17개 군 간담회'에서 이 같은 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17개 군 단체장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사업 추진 상황과 지역별 사례를 점검하고 현장에서 나타난 효과와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최 군수는 기본소득으로 늘어난 소비가 창업과 일자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기본소득 지급으로 지역 내 소비가 늘면서 새로운 수요가 만들어지고 이를 창업과 고용으로 연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음을 설명했다. 특히 늘어난 소비를 지역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해 '정선 기본소득형 창업 지원사업'과 면 지역 창업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음식점과 카페, 의류 소매업, 스포츠체험시설 서비스업 등 17개 창업 사업장을 선정했으며 이 중 10곳이 문을 열기도 했다. 정선읍에 위치한 가마솥해장국 전문점 '조양옥'은 지난 4월 문을 연 뒤 7월까지 지역사랑상품권으로만 2544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방과 서빙 인력 3명도 새로 고용했다. 최 군수는 귀촌인이 정선에서 창업해 기본소득으로 늘어난 지역 소비를 매출과 고용으로 연결한 사례로 조양옥을 소개했다. 생활서비스가 부족한 면 지역에서는 기본소득 사용처를 넓히는 효과도 나타났다. 화암면에서는 종합잡화점 '반월사랑방'이 문을 열었다. 의류와 신발, 화장품 등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주민들이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 읍내까지 이동해야 했던 불편을 줄이면서 지역 안에서 기본소득을 사용할 수 있는 곳도 늘어난 셈이다. 군은 앞으로 기본소득 사용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생활밀착형 창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와 의제를 직접 찾아 해결하는 마을공동체 사업도 연계해 기본소득 효과를 지역 경제뿐 아니라 공동체 활성화까지 넓힌다는 구상이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 생활 안정을 넘어 지역 안에서 소비가 늘고 새로운 가게와 일자리가 생겨나는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선에서 나타나는 사례를 발전시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국민의힘 “안규백 국방 장관 경질하라”… 탈영 의혹·방사청 비리 공세

국민의힘이 군무이탈(탈영) 의혹과 방위사업청 뇌물 수수 사건, 한미연합훈련 축소 논란 등을 고리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즉각적인 경질을 요구하며 거센 정치적 공세를 펼쳤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및 담화 발표를 언급하며 “이재명 정부는 한미연합훈련을 큰 폭으로 축소하며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훈련장의 불이 꺼졌음에도 북한의 도발 수위는 오히려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중한 안보 국면에서 국방 총책임자인 안규백 장관이 보인 모습은 참담하기 짝이 없다"며 “본인의 탈영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병적기록표 공개 요구에 '탈영이 사실이라면 내가 한기호 의원 아들'이라는 내기성 발언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탈영 의혹을 해소하는 방법은 병적기록표 한 장을 공개하면 될 정도로 간단하다"라며 “검증 대신 내기를 걸고 확인 대신 침묵을 택한 장관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 앞에서도 이재명 정부가 수수방관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최근 불거진 방위사업청 간부의 뇌물 수수 구속 사건을 '방산 게이트'로 규정하며 안 장관의 사퇴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박충권 수석대변인은 별도 논평에서 방사청 5급 공무원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사건을 거론하며 “1조 7,000억 원대 핵심 전력을 오염시킨 방산 게이트가 터졌다"고 성토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방사청 공무원이 모 기업으로부터 수억 원대 뇌물과 22억 원대 하청 추천권을 챙기고, 협력업체를 끼워 뇌물을 정상 용역 대금으로 위장 세탁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라며 “안 장관의 무능으로 정보, 전략, 조달, 도덕성 등 안보 전 영역에 구멍이 뚫려 있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은 안 장관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재명 대통령, 28일 여당 의원 전원 청와대 초청… 정기국회 앞두고 단합 모색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9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한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는 28일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청와대 영빈관으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오찬은 민주당의 정기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 일정과 연계해 진행된다. 민주당 의원들은 오는 2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인천에서 입법 및 예산 심의 전략을 논의하는 워크숍을 가진 뒤, 둘째 날 일정을 마치고 청와대로 이동할 예정이다. 여당 관계자는 “당 워크숍 일정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만큼 소속 의원 전체가 오찬에 참석해 정기국회 임하는 결의를 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주요 국정과제 처리와 입법 지원을 위한 당정 협력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다. 작년 8월에도 당 워크숍 직후 여당 의원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노고를 격려하고 당정 간 단합을 당부한 바 있다. 이번 오찬 자리에서도 이 대통령과 여당 의원들은 다가오는 정기국회 주요 처리 안건과 민생 현안, 국정 운영 방향 등을 공유하며 당정 결속을 공고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장동혁 대안’ 없는 국힘…‘취임 1년’ 張, 이준석 넘어 국힘 최장수 대표 기록 세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6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초대 이준석 대표(14개월)가 세운 최장 재임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지만 장 대표의 정치적 운명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오히려 취임 1년을 앞둔 시점에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회동하고 조기 전당대회론까지 거론되면서 지도체제를 둘러싼 당내 긴장감이 다시 커지고 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2020년 9월 새로운 당명으로 출범한 이후 지도부가 안정적으로 장기간 유지되지 못했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4번의 전당대회를 치르는 동안 7명의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거쳤을 정도로 지도부 교체가 잦았다. 현재까지 이준석 지도부를 제외하고는 1년 이상 재임한 대표는 전무하다. 2023년 3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김기현 전 대표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 속에 취임 9개월여 만에 사퇴했다. 한동훈 전 대표 역시 2024년 7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됐지만 같은 해 12월 비상계엄 후폭풍 속에서 선출직 최고위원들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5개월도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장 대표는 이미 김기현·한동훈 전 대표의 재임 기간을 넘어섰다. 오는 11월까지 자리를 지킬 경우 국민의힘 출범 이후 이 전 대표의 14개월 재임 기록을 넘어 최장수 대표가 된다.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으로 출범한 이후 지도부 교체가 반복됐던 당의 역사를 감안하면 의미 있는 기록이란 평가다. 문제는 재임 기간의 길이와 당내 리더십의 안정성이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전후해 조기 퇴진론에 직면했지만 대여투쟁을 전면에 내세우며 선관위 특검을 관철하는 등 돌파구를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反)장동혁'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는 점은 장 대표 체제의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힘 3선 의원 13명은 최근 만찬을 열어 당 상황과 지도부 노선 등을 논의했다. 4선 이상 중진 의원들도 조만간 회동을 갖고 장 대표 사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중진을 중심으로 장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정점식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의 위기를 수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지난 19일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나온 정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 관련 질문에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 원내대표는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 자리에서 답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기 전당대회가 필요하다는 분도 있고, 아니라는 분도 있다"고 답했다. 조기 전당대회가 현실화할 경우 사실상 장동혁 체제의 교체를 의미하는 만큼, 당내 지도체제 논쟁이 본격적인 권력투쟁으로 번질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론이 실제 지도체제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장 대표에 대한 불만을 넘어 구체적인 대안과 세력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누가 장 대표를 대신할 것인지, 조기 전대를 열 경우 누가 당권 경쟁에 나설 것인지, 당내 중진들이 실제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는지 등이 명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도체제 교체 추진을 위해선) 내부에서 구심점과 확실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두 가지 모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6·3 지방선거 패배 책임 명분으로 사퇴를 압박하기엔 시기적으로 늦은 감이 있다"며 “지선이 끝나고 1개월 이내에 승부를 걸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확실한 구심점이 없는 점도 약점"이라며 장 대표 체제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무게를 실었다. 이런 상황 속 장 대표는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와 선출직 공직자 평가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며 당 조직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대여투쟁을 넘어 향후 당 조직 운영과 공천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장 대표가 이달 말로 예고한 당 쇄신안에서 당의 노선과 조직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내놓고 일정한 성과까지 만들어낸다면 조기 전대론의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지도부 교체를 요구하는 쪽에서 현 체제를 흔들 명분을 확보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향후 국정감사와 연말 예산 정국이 본격화하면 당내 지도체제를 둘러싼 논쟁이 지금보다 지속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장 대표에게는 긍정적인 요소다.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여야 간 대치가 본격화할 경우 당내 권력투쟁보다는 대여투쟁과 국정 현안 대응에 당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쇄신안이 당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당 조직 개편 과정에서 갈등이 확대될 경우 중진들의 문제 제기가 다시 힘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장 대표 앞에는 두 개의 시계가 동시에 돌아가고 있다. 하나는 오는 11월이면 이준석 전 대표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는 '최장수 대표의 시계'이고, 다른 하나는 당내 중진들이 지도체제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하기 시작한 '조기 전대의 시계'다. 어느 시계가 먼저 멈출지는 장 대표가 앞으로 얼마나 빠르게 당내 주도권을 굳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선거 없는 안철수’는 강철수?… 점점 강해지는 安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고의 정치인으로 “선거 없는 안철수(국민의힘 의원)"가 꼽힌다. 과거 선거철마다 모호한 태도로 '간철수'(간 보는 안철수)로 불리던 그가, 최근 강한 메시지를 연일 내놓으며 '강철수'(강해진 안철수)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은 대외적으로 '전술핵 도입'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등 선명한 안보·외교 메시지를 내놓는 한편, 당내에서는 '친한계'(친한동훈계)와 대립각을 세우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차기 당권과 대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핵에 관심 없던 安…갑자기 “핵에는 핵" 왜?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노땡스(No thanks) 외교 참사, 호르무즈 파병 논의로 한미동맹 재건축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호르무즈 파병으로 훈련에 머무르는 동맹을 넘어 실제 위기에 함께 대응하는 강력한 한미동맹을 재건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지원을 요청했지만, 이 대통령이 사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노땡스'를 비판하고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며 “정부는 장병 안전과 명확한 임무 범위를 전제로 국회 동의 절차에 착수하고 파병을 추진해야 한다. 또 이를 지렛대로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도 협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 의원은 특히 이 대목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언급했는데, 이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필수적인 핵무장 전 단계로 꼽힌다. 일본이 30년이 넘는 설득 끝에 1988년 미국으로부터 플루토늄 재처리 권한을 확보했듯, 우리 정부 역시 북핵 위협에 맞춰 '잠재적 핵무장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안 의원의 판단이다. 안 의원은 지난 16일에도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한에 종전을 제안한 것은 '북핵 인정'이라며 “우리 정부가 북핵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면 우리도 당연히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핵 없이 핵을 상대하는 것은 허상"이라며 “북한이 핵을 사용한다면 우리도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공포를 김정은의 머릿속에 심어야 한다"고 전술핵 도입을 재차 역설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이 원래 핵에 대해서는 얘기를 잘 안 했었다"면서 “최근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구도로 가고 있어 북핵에 대한 대비가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는 판단에 메시지 수위를 높인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림픽공원 방문에 친한계 때린 안철수 안 의원의 이 같은 선명성 강화 행보는 당내 정치로도 이어졌다. 안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당 운동권이 당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며 친한계를 겨냥해 차기 총선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강성 발언을 쏟아냈다. 안 의원은 “선거에 임한 우리 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무리 지어 총출동하고, 법정에서 사실을 증언한 사람에게 '선동한다, 왜곡한다'며 난타한다"며 “왜곡했다면 위증죄 고발을 하면 될 텐데, 그러면 무고죄에 걸릴 테니 그러지도 못한다"고 했다. 앞서 안 의원은 추경호 대구시장의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당시 당사 집결을 먼저 공지한 것은 한동훈 전 대표였다"는 취지로 증언해 한동훈 의원과 친한계로부터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안 의원은 “당 밖의 특정인에게 봉사하고, 이를 위해 '렉카'질을 하며 당을 분열시키는 사람들은 국민의힘에서 없어져야 한다"며 “차기 총선의 지원 자격에서 배제해야 한다"고도 했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은 원래 한 의원이 당 게시판 문제만 잘 해결하면 복당을 막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추 시장 재판 진술로 한 의원과 친한계 스피커들이 (안 의원에게) 하는 행동이 너무 심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던 것 같다"고 회고했다. 안 의원은 제헌절인 지난달 17일에는 홀로 서울 올림픽공원을 찾아 재선거를 외치는 강성 지지층과 청년 지지층을 만나는 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겹치는 행보도 보였다. 안 의원실 관계자는 “안 의원은 참정권 수호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제헌절날 의미 있는 행보가 무엇일까 고민하다 참정권과 헌법수호,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부합하는 행보의 의미로 (올림픽공원에)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성지지층에 호감도 높인 安…“원칙 강조했을 뿐" 안 의원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국민의힘 강성 지지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안 의원실 관계자는 “상식적인 보수의 가치인 안보와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했을 뿐"이라면서 “당내에서 그런 목소리를 내는 인사가 많지 않다 보니 당원들이 청량감을 느낀 것"이라며 정치적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차기 당권과 대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인 존재감 부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정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법리스크, 한동훈 의원의 복당 난항, 당내 친윤계(친윤석열계)의 장동혁 대표 정리 기류 등 여야 정국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며 “대권으로 가기 위해 당권 확보가 필수적인 안 의원 입장에서는 '드디어 기회가 왔다'는 판단에 자기 존재감 부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국제유가 다시 상승…‘14주 연속 하락’ 주유소 기름값 오르나

전국 주유소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14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다만 국제유가가 오른 만큼 국내 기름값에도 상승 압력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2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6~20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862.5원으로 전주보다 1.7원 하락했다. 지역별로 가격이 가장 높은 서울은 전주 대비 1.0원 내린 L당 1908.9원을 기록했다. 가장 저렴한 대구는 2.1원 하락한 1835.6원으로 집계됐다. 상표별로는 GS칼텍스 주유소가 L당 1865.6원으로 가장 비쌌고, 알뜰주유소가 1853.5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전국 주유소 경유 평균 판매가격도 전주보다 L당 1.4원 내린 1845.7원을 기록했다. 반면 이번 주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의 대이란 경제 압박이 강화되고 아랍에미리트(UAE)와 이란 간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원유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가 대체 공급을 확대하면서 상승 폭은 제한됐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배럴당 91.8달러로 전주보다 3.2달러 상승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2.4달러 오른 배럴당 113.8달러, 국제 자동차용 경유 가격은 4.0달러 상승한 163.7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국제유가 움직임은 약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주유소 판매가격에 반영된다. 한편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1일 제9차 석유 최고가격을 제8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지정했다. 최고가격은 휘발유 L당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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