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4년…‘혐오’ 정당 현수막만 늘었다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4년…‘혐오’ 정당 현수막만 늘었다

길거리 교차로와 횡단보도, 아파트 단지 입구, 학교 주변까지 정당 현수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이후 나타난 전국 도심의 공통된 풍경이다. 정책 홍보보다 상대 정당을 겨냥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상 공간을 채우면서 시민 불만이 누적되고 있지만, 법 시행 4년이 다 되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당 현수막이 처음부터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정 전에는 일반 광고물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 선거운동 기간 외에는 지자체의 철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외국인 24시간 원화거래…해외 은행서 원화계좌도 만든다

외국인이 현지 은행에서 원화 계좌를 개설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원화 국제화를 통해 외국인이 역외에서 원화를 보다 쉽고 자유롭게 조달·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는 내용의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그동안 원화는 정부의 외환 규제로 역외시장에서 거래나 결제에 제약이 있는 규제통화였다. 로드맵에 따라 원화가 자유교환통화가 되면 거주자와 비거주자가 큰 제한 없이 외환시장에서 사고팔거나 국제 결제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외국인의 원화 거래 편의성을 높여 원화 자산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한국의 주식 시장 규모가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한데다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돼 원화를 국제화 단계로 끌어올여야 한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로드맵에 따라 지난 6일 외환시장이 24시간 개장되면서 역외원화결제기관을 이용하는 외국인 간 거래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가능해졌다. 정부는 내년 1월 외국인간 원화 거래의 최종 결제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행에 '역외원화결제망'도 새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형렬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은 “역외원화결제기관이란 예컨대, 뉴욕에 있는 미국 은행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미국에서 미국인이 뉴욕 은행에서 원화계좌를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은 외국인이 원화 주식이나 국채에 투자하고 싶으면 자신들의 낮 시간, 한국의 밤 시간에 환전을 할 수 없다"며 “원화 국제화는 이런 제한을 없애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또, 야간 역외 유동성 부족에 대비, 외국 금융기관이 일시차입을 통해 결제 등에 필요한 원화를 제한 없이 조달할 규정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국은행이나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유동성을 공급하는 2단계 방안까지 검토한다. 외국인의 외환거래 규제도 완화된다. 정부는 외국인 대상 원화자금 대출 등 자본거래 때 사전 신고기준 금액을 2배 이상 상향하기로 했다. 은행이 역내계정에서 역외계정으로 이체할 수 있는 자율한도 상향도 검토한다. 현행 사전신고 유형을 전반적으로 검토해 사후보고 중심 체계로 단계적 전환을 검토한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등 한국 주식이나 채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도 지속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인프라 구축, 투자자 등록 개선, 영문공시 확대 등을 완료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원활한 원화 증권 결제를 위해 오는 9월 차입제한 완화 방안도 마련한다. 담보목적 대차거래 활성화 등 외국인이 보유한 원화 채권의 활용도도 높인다. 외국인이 일시적으로 보유한 원화를 단기상품에 운용할 수 있도록 제도도 정비한다. 외국 중앙은행이나 국제금융기구, 정부 등이 국내 채권투자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국내 기업이 무역대금 결제에 원화를 활용할 때 금리를 우대하고, 무역보험 한도 우대도 적용하는 등 원화 경상거래 유인도 높이기로 했다. 정부는 주요 교역국과 자국 통화로 수출입대금을 지급하는 현지통화 직거래 체계(LCT) 구축도 추진한다. 2024년 인도네시아와 직거래 체계를 출범했는데, 잠재적으로 수요가 큰 국가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은행이 다른 국가 중앙은행에 통화 스와프 자금을 통해 원화를 공급하는 방식의 무역금융을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확산한다. 국내 은행의 외국인 금융자산 관리(커스터디업)도 제도화한다. 선도은행 지정과 인센티브를 통해 외국인에 대한 원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한다. 정부는 원화 국제화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국내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비, 재정 및 통화와 함께 금융감독, 거시건전성 등 정책 간 유기적 대응 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 국장은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외국인이 주저함 없이 원화를 보유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만들어 원화 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이는 잠재 성장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외환 정책이 전환된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원화 국제화’ 기대효과 보니…해외여행 QR코드 결제·환전비용 줄어

정부가 19일 발표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은 해외에서 원화를 더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도록 '자유교환통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역외시장에서 거래나 결제에 제약이 있는 원화 거래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 외국인 투자자, 기업의 원화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로드맵에 따라 국내 외환시장이 24시간 운영 체제로 바뀌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외환거래가 가능해졌다. 국내 수출입기업의 실시간 환 리스크 대응이 가능해지고, 국내 금융기관·중개사의 영업 확대 등 시장 참여자에게 새로운 편익과 기회도 예상된다. 내년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도 구축되면 원화 거래가 보다 활발해져 원화 가치도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당 시스템 구축으로 해외 금융회사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에 원화 계좌를 두고, 원화를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외국인 간 원화 거래·보유·조달이 자유롭도록 관련 규제도 완화된다. 외국 법인의 실명 확인 절차를 간소화해 계좌 개설 과정의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역외 원화 결제기관을 통한 외국인 간 원화 거래에 대해 자본거래 사전 신고도 면제된다. 은행 확인 의무도 계좌 정보 등만으로 완화된다. 원화 국제화 로드맵에 따른 각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효과를 사례별로 정리했다. ◇ 개인, 해외 여행 또는 투자 시 환전 편의·환전 비용 절감 개인이 해외 여행을 갈 경우 현지 통화 환전을 위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 금융앱의 QR 코드를 활용해 별도의 환전 없이 해외에서 결제가 가능하다. 신용카드 결제 시 결제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해외 투자 시 24시간 개장으로 야간에도 실시간 거래되는 시장환율로 바로 환전해 투자할 수 있다. 다음 날 정산 절차도 거칠 필요가 없어 편의성이 높아진다. 이전에는 미국 주식에 투자할 경우 야간 시간에는 시장환율보다 높은 환율로 환전해야해 계획만큼 미 주식을 매수하지 못 했다. ◇ 외국인투자자, 해외에서 영업 시간대 자유롭게 원화 거래 가능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하는 시간에 24시간 언제든 원화 환전이 가능해진다. 이전에는 외환시장이 새벽 2시에 마감돼 원화로 환전할 수 없었다. 또, 평소 거래하는 런던이나 뉴욕 소재 글로벌 은행에 원화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원화를 직접 차입해 한국 주식시장에 투자도 가능하다. 이전에는 글로벌 은행을 통해 투자하려면 한국 금융기관에 별도 원화 계좌를 개설해야하는 제약이 뒤따랐다. ◇ 수출입 기업, 환전 비용·환 리스크 완화 수출입 기업은 거래 과정에서 수출 대금을 원화로 계약하고 받아 환전 비용을 줄이고, 환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줄어든다. 이전에는 수출대금을 원화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환전 비용이 발생하고, 수출계약 후 환율 변동에 따른 달러 가치가 바뀌어 기업의 실질 수입이 줄어드는 경우가 생겼다. ◇ 금융기관, 국내외 사업 기회 확대·금융산업 발전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에서 원화의 자유로운 거래,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외국인과 해외 기업 등 거래 상대가 늘어 사업 기회도 확대된다. 이전에는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외환시장 접근성이 낮다보니 주로 국내 고객 대상으로 영업할 수밖에 없어 수익모델 창출에 한계가 있었다. 또, 원화 관련 다양한 연계 상품을 개발해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노란봉투법, 메가프로젝트 첫 시험대…노조 “교섭 대상” vs 노동부 “아니다”

정부·여당이 입법한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이 시행 4개월 만에 정부 핵심 국책사업인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첫 해석 충돌을 낳았다. 사업이 시작 단계부터 법 적용을 둘러싼 논란에 직면한 것이다. 삼성전자 최대 초기업 노조가 최근 노란봉투법을 근거로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단체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선언하자, 고용노동부는 즉각 “기업 투자와 공장 신설 등 경영상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에 선을 그었다. 정부가 만든 법을 정부가 직접 해석하며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 사례는 노란봉투법을 둘러싼 논란이 임금과 성과급 등 개별 사업장을 넘어 국가 전략 프로젝트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중심의 최대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지난 13일 입장문을 통해 “조합원 설문조사 결과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84%에 달했다"며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2027년 단체교섭 의제로 다루겠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여당이 개정한 노동조합법에 따라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상 결정도 교섭 대상이 된다"며 “수만 명의 근무지와 처우가 걸린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정부의 메가프로젝트 발표에 맞춰 국내에 총 265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핵심 사업 중 하나가 광주에 425조원을 투자해 신규 반도체 팹 2기를 건설하는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다. 노조는 정부·회사·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체 구성도 제안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용노동부는 같은 날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노조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노동부는 “기업 투자와 공장 증설 등 사업 경영상 결정 자체는 근로조건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며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는 개정 노조법상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노조법 해설서 역시 투자·합병·분할·사업양도 등 경영상 결정 그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법 시행 전부터 노란봉투법이 기업 투자 결정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부가 직접 “투자 결정은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면서 법 적용 범위에 대한 첫 공식 유권해석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노동부가 투자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가장 우려했던 부분은 상당 부분 정리됐다"면서도 “다만 실제 공사가 시작되면 전환배치나 조직 개편, 근무지 변경 등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만큼 개별 사안마다 다시 노사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개정 노조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의 결정을 노동쟁의 대상에 포함했고, 정부 해석지침은 근로조건에 실질적·구체적 변동을 초래하는 사업경영상 결정은 의무적 교섭사항으로 본다"며 “사용자가 이에 관한 정당한 교섭 요구를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장 신설·증설 같은 투자 결정 자체는 근로조건에 대한 영향이 추상적·잠재적인 단계이므로 정부 지침상 교섭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그 실행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구조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근무지·직무 변경이나 고용조정 등 구체적인 근로조건 변동이 교섭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지침은 노동위원회와 법원을 구속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경계는 향후 판정과 판례를 통해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삼성전자 노조가 내세운 반대 논리의 핵심이 단순히 투자 규모나 근무지 이전이 아니라 '전력 인프라의 준비 부족'이라는 점이다. 노조는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이 지난달 30일 호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원전 확대와 전력구매계약(PPA)을 적극 추진하고 LNG 열병합 발전도 반드시 추진될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고 공개 발언한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노조는 “대표이사가 직접 원전과 LNG 발전 지원을 요청해야 할 정도라면 아직 사업 기반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도체 공장은 부지 조성보다 전력 확보가 먼저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역시 LNG 열병합발전과 송전망 증설을 둘러싸고 수년째 사업 일정이 조정되고 있다. 광주 신규 팹 역시 원전 PPA, 재생에너지, LNG 열병합, 송전망 확충 등이 구체화되지 않으면 정부가 제시한 '임기 내 가시적 성과' 일정과 현실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갈등은 노란봉투법 자체보다 메가프로젝트의 기반 인프라가 얼마나 준비됐느냐를 먼저 보여준 사례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신규 원전, 수소환원제철, 초고압 송전망, 대규모 재생에너지 단지 등도 모두 수년간의 공사와 대규모 인력 이동, 협력업체 참여가 불가피한 사업들이다. 노동부가 투자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해석을 내렸지만,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근무지 변경과 조직 개편, 전환배치, 협력업체 운영 등 근로조건과 직접 연결되는 사안이 발생할 경우 노사 간 해석 충돌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례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국가 메가프로젝트가 법 적용 범위를 둘러싼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노동부가 투자 결정 자체는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기준을 제시했지만, 향후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전환배치와 조직 개편 등 근로조건 변화가 발생할 경우 추가적인 법 해석 논란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동시에 업계에서는 원전 PPA, LNG 열병합, 송전망 확충 등 전력 인프라 구축 속도가 메가프로젝트의 실질적인 추진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는 점에는 노사 모두 이견이 없다고 보고 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당 바로잡겠다”vs“지켜달라”…민주당 당권주자들 당심 잡기 본격화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후보 등록 이후 첫 주말인 18일 당권 주자들은 최대 승부처인 호남은 물론, 충청, 영남 등 전국을 돌며 당심 공략에 나섰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당을 바로잡겠다"며 지도부 변화를 강조했고,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는 “당원들이 저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송영길 의원은 “더 큰 책임과 각오"를 내세웠으며, 고민정 의원은 청년층과 접점을 넓히며 각자 차별화된 메시지를 내놨다. 김민석 후보는 이날 전당대회 개최지인 대전을 찾아 지역위원회를 잇달아 방문한 뒤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고(故) 채 해병 묘소를 참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 의미"라며 “이제는 당을 한 번 바로잡아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지도부가 열심히 해왔지만 바통 터치가 필요할 때"라며 자신이 적임자임을 부각했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불거지는 계파 갈등과 관련해서는 “전당대회를 거치면 민주당은 다시 단단하게 하나가 될 것"이라고 통합을 강조했다. 정청래 후보는 오전에 전남 광주 북을, 오후에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 지역당원대회에 잇달아 참석했다. 그는 “민주당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끊임없이 개혁해야 한다"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는 공약도 다시 언급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당 대표 때 추진하던 권리당원 1인 1표제를 성과로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1인 1표의 힘을 믿는다"며 “제가 민주당을 지킬테니, 당원들이 정청래를 지켜달라"고 했다. 송영길 후보는 전북 고창 선운사를 찾아 주지 스님을 예방하며 호남 일정을 소화했다. 이어 경남 창원으로 이동해 재창원 호남향우회 간담회, 창원문성대 당원 타운홀미팅에 참석했다. 그는 “스님 말씀을 새기며 더 큰 책임감과 각오로 창원으로 향한다"고 밝혔다. 타운홀미팅에서는 출마 자격 논란과 관련 “무죄가 확정된 사람에게 당비 납부 기간을 이유로 출마하지 말라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함께 한 오찬 자리에서는 1인 1표제로 인한 영남권 소외 문제와 부울경 지역 발전 방안 등을 두고 의견을 나눴다. 고민정 후보는 호남에서 3박4일 일정을 소화하며 전남 무안에서 청년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선거철마다 청년을 소비하는 정치를 끝내고 싶다"며 “20·30세대와 40·50세대를 연결하는 정치의 중심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보미 전 강진군의장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계파 논란에 대해 “사진 한 장으로 계파를 규정하는 것은 흥신소 정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과거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촬영한 사진을 두고 일각에서 자신을 '이낙연계'로 분류하는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한 것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원희룡, 23일 특검 출석…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조사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과 관련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는 23일 종합특검팀에 출석한다. 종합특검팀은 18일 공지를 통해 원 전 장관이 오는 23일 오전 10시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은 국토부가 서울~양평고속도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종점을 기존 양서면에서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 일대가 있는 강상면으로 바꿔 특혜를 제공했다는 내용이다. 당초 양서면 종점 노선은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국토부가 2023년 5월 강상면 종점안을 검토하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원 전 장관은 같은 해 7월 사업 백지화를 선언했고, 특검은 이 과정에서 관련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됐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원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하라고 두 차례 통과했으나 폐문부재로 소환장이 전달되지 않았다.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특혜 의혹에 연루된 국토부 서기관 김씨와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이른바 '윗선'으로 지목된 원 장관에 대한 혐의는 규명하지 못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은 지난 3월 원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했으며, 4월에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과 국토교통부, 백원국 전 국토부 차관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15일 원 전 장관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원 전 장관은 같은 날 페이스북에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은 특검이 정치적 의혹을 근거로 법에도 없는 책임을 씌우려 한다면, 그것은 진실을 밝히는 수사가 아니라 권한의 남용이자 법치의 훼손"이라며 “무리한 수사와 부당한 법 적용에 결코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4년…‘혐오’ 정당 현수막만 늘었다

길거리 교차로와 횡단보도, 아파트 단지 입구, 학교 주변까지 정당 현수막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행 이후 나타난 전국 도심의 공통된 풍경이다. 정책 홍보보다 상대 정당을 겨냥한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일상 공간을 채우면서 시민 불만이 누적되고 있지만, 법 시행 4년이 다 되도록 근본적인 제도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정당 현수막이 처음부터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정 전에는 일반 광고물과 동일한 규제를 받아 선거운동 기간 외에는 지자체의 철거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규제를 바꾼 것은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한 옥외광고물법 개정이다. 민주당은 2020년부터 정치적 목적의 현수막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법안을 여러 차례 발의했고, 2022년 5월 국회 본회의에서 찬성 204명으로 통과됐다. 같은 해 12월 11일 시행에 들어가면서 정당은 신고나 허가 없이 정책·정치 현안을 담은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게 됐다. 법에는 게시 기간을 15일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이 담겼지만, 기간이 끝나면 날짜만 바꿔 다시 거는 방식이 일반화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뒤따랐다. 여론 비판이 이어지자 2024년 게시 장소와 개수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이 한 차례 손질됐으나, 일반 광고물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는 수준의 개편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당들이 현수막을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정치적 효율성이 있다. 비용이 저렴하면서 노출 효과가 크고, 지역구 국회의원이나 당협위원장에게는 활동 실적을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공천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수록 게시 빈도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상대 당이 거니 우리도 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시민 체감이다. 현수막은 횡단보도와 신호등 주변, 학교와 어린이집 인근에도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정책 설명보다 “탄핵", “특검", “규탄", “구속" 등 강한 표현이 반복되면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정치 갈등에 반복 노출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6.3 지방선거 이틀 전 길을 건너려던 한 남성은 선거 현수막 끈에 목이 걸려 살이 까지고 인대가 늘어나 신경차단 시술까지 받았다. 4월에는 경기도 포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초등학생이 낮게 설치된 불법 현수막 고정줄에 걸려 넘어져 의식을 잃었다. 현행법상 횡단보도 10m 이내 정당 현수막은 지상에서 2.5m 이상, 끈도 2m 이상 높이로 달아야 한다. 현수막 대다수는 가로수나 신호등 기둥에 밧줄로 고정되는데, 강풍이 불면 풀리면서 차량과 보행자의 시야를 가리거나 도로로 날리는 사례가 발생한다. 법적 보호를 받는 정당 현수막은 지자체가 철거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환경 문제도 거론된다. 정당 현수막 대부분은 폴리에스테르 등 합성섬유로 제작돼 재활용률이 낮다. 일부 지자체가 폐현수막을 장바구니나 마대로 재활용하지만 전체 물량의 극히 일부에 그치고, 상당수는 소각 처리되면서 자원 낭비와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지자체와 시설관리공단에는 철거를 요구하는 민원이 이어지는 한편, 위반 현수막을 철거하면 정당 관계자들의 항의를 받는 일도 반복되고 있다. 여론이 악화되자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인종차별과 혐오를 유발하는 정당 현수막 제재 필요성을 언급하며 법 개정을 주문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1월 20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정당의 정책·정치 현안 현수막을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던 조항(제8조 8항)을 삭제하고 차별적 광고물 게시를 금지하는 개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그러나 처리 과정에서 이견이 표출됐다. 11월 26일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진보 성향 야당들은 개정안이 정당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다음 날 행안위 전체회의에서는 신정훈 위원장이 표결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했고, 범여권 의원 15명이 표결에 참여한 가운데 정춘생·용혜인 의원이 반대표를 던지면서 개정안은 결국 현재까지도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목소리와 시민의 생활환경 보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다만 여야 모두 현수막의 정치적 효과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해관계가 현행 제도 유지의 근본 배경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문가는 정당 현수막에 부여된 예외 규정을 재검토하고 일반 옥외광고물과 유사한 관리 체계를 적용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동시에 게시 장소와 수량, 표현 수위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마련해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시민 생활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비방성 정당 현수막은 정치적 냉소를 키워 투표 참여를 떨어뜨리는 반면 사회적 비용은 큰 만큼, 디지털 시대에 맞춰 해외 사례를 참고해 현수막 제도 존폐와 혐오 표현 제한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거리 풍경을 정치적 메시지 전달의 장으로 계속 활용할 것인지, 공공성과 생활환경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질할 것인지가 국회에 남은 과제로 꼽힌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막 오른 민주당 전대…‘당락’ 가를 핵심 변수 3가지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8·17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경쟁은 물론 선거 방식 변화와 향후 일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대표 선출에 선호투표제가 처음 도입되고 전략지역 가중치가 적용되는 등 기존과 다른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후보 간 경쟁뿐 아니라 새로운 룰이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15일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방안을 최종 의결해 전당대회 규칙을 확정했다. 이번 전당대회의 가장 큰 변화는 당대표 선출 방식에 '선호투표제'가 처음 도입된다는 점이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를 선호 순서대로 기표한 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최하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의 차순위 표를 다른 후보에게 재배분하는 방식이다. 과반의 지지를 받은 당대표를 선출해 대표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단순한 1차 득표율뿐 아니라 후보 간 확장성과 비호감도가 최종 승부를 가를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선호투표제 도입을 둘러싸고 당내에서는 친명계(친이재명계)와 친청계(친정청래계) 최고위원들이 공개 충돌하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이 됐던 청년 최고위원제는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대신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새 지도부 출범 직후 지명직 최고위원 1명을 청년 몫으로 임명하고, 향후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청년 최고위원제를 제도화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선호투표제는 예비경선 이후 치러지는 본경선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후보 간 연대와 차순위 표심 확보 전략 등 본경선 과정에서 새로운 합종연횡이 전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다른 변수는 전략지역 가중치다. 민주당은 대구·경북·경남 지역 전국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유효투표 결과에 5%의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해당 규정은 이번 전당대회에 한해 적용되며, 전략지역의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전준위 당헌당규분과위원회에서 정한다. 전당대회 일정도 본격적인 레이스에 들어간다. 민주당은 이날부터 이틀간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 등록을 받은 뒤 21일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예비경선을 통과하는 후보는 당대표 3명, 최고위원 8명이다. 현재 당대표 선거에는 김민석 전 국무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 고민정 의원, 김보미 전 강진군의장 등 5명이 출마를 선언했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김영호(3선) 의원과 박성준·최민희(재선) 의원, 박선원·서미화·이건태·임미애·한민수(초선) 의원 등 현역 의원들과 원외 인사들을 포함해 총 12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예비경선 반영 비율은 당대표의 경우 중앙위원급 온라인 투표 35%,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35%, 국민 여론조사 30%다. 최고위원은 중앙위원급 50%, 권리당원 50%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중앙위원이 두 명의 후보를 선택하는 '2인 연기명' 방식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권리당원 투표에서 우위를 점하더라도 중앙위원 투표 결과에 따라 최종 순위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본경선은 전국 순회경선 방식으로 치러진다. 첫 일정은 다음 달 1일 충남·충북·대전·세종에서 시작된다. 이어 2일 부산·울산·경남, 8일 제주·인천, 9일 강원·대구·경북, 15일 전남광주·전북 순으로 권역별 경선이 진행된다. 마지막 일정인 16일 경기·서울 경선을 끝으로 당심과 민심의 향방이 사실상 결정되고, 최종 결과는 17일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이번 전당대회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절차를 넘어 이재명 정부 2년 차를 뒷받침할 당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첫 시험대로 평가된다. 후보 등록을 시작으로 예비경선과 전국 순회경선, 최종 투표까지 이어지는 한 달간의 레이스에서 선호투표제와 전략지역 가중치 등 새로운 룰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또 치열한 경쟁이 전당대회 흥행과 새 지도부의 정당성으로 이어질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임종득, ‘산촌혁신특구’ 도입 추진…기업 유치로 지방소멸 대응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은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로 지방소멸 위기에 놓인 산촌지역에 기업과 창업을 유치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16일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현행법은 산촌 진흥을 위한 기본적인 지원 체계를 두고 있지만, 인구감소에 대응하고 기업 유치와 신산업 진입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산촌지역 역시 지속적인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지역경제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정안은 산림청장이 산촌의 인구감소 대응과 지역 활성화를 위해 '산촌혁신특구'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혁신특구에 입주한 기업에는 관련 법률에 따라 법인세와 소득세, 재산세, 취득세 등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산촌 주민의 소득 증대와 지역 활성화를 위한 사업에 대해서는 보전산지 행위 제한을 일정 범위에서 완화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와 함께 산촌 특화 직무교육과 창업·경영 컨설팅, 창업 공간 등을 제공하는 '산촌창업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산촌혁신특구로 이전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사무소 신축비 등 이전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하거나 융자할 수 있도록 해 기업 유치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 근거도 마련했다. 임 의원은 “산촌의 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기업이 들어오고 청년이 창업하며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산촌혁신특구를 통해 규제는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기업과 창업에 대한 지원은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주·영양·봉화 등 산촌지역이 소멸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의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산촌 맞춤형 정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준금리 8월도 올린다?”...추가 인상 공감대, 백투백엔 신중

한국은행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 직후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 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해외 투자은행과 글로벌 기관들도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등을 이유로 추가 긴축 가능성을 잇달아 제시하며 한은의 다음 행보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 총재는 16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올린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음 회의 전망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펴겠다"고 말했다. 8월 연속 인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도 가능성을 닫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한은의 긴축 기조가 예상보다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해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0%)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대응하겠다"고 밝히며 인플레이션 둔화 여부를 확인하기 전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금통위 역시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신 총재는 특히 반도체 경기 회복이 내수까지 확산되면서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이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전망보다 강하고 오래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 경로가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통화정책은 미리 정해놓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지표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앞으로 있을 몇 차례 회의가 다 살아있는 회의, 즉 '라이브 미팅'"이라며 향후 회의마다 금리 결정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말했다. 한은이 특히 주목하는 지표로는 2분기 성장률과 7월 물가가 꼽혔다. 신 총재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DI)이 1분기의 예상 밖 호조를 이어갔는지를 확인하겠다고 했고, 근원물가와 생활물가 흐름도 면밀히 살피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가격 역시 한국 경제의 중장기 흐름을 판단할 중요한 변수라고 언급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한 차례에 그치지 않고 이르면 8월 추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2분기 성장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수요 측 인플레이션이 이어질 경우 다음 달 27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추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욱 한국씨티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최종 기준금리 전망은 연 3.50%를 유지했지만 금리 인상 시점은 기존 예상보다 앞당겼다. 그는 8월과 11월, 내년 2월 '세 차례'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2분기 GDP 성장률 전망치를 전분기 대비 0.3%에서 0.7%로 상향 조정했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도 3.5%에서 3.7%로 높였다. 해외 기관들도 추가 긴축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이번 금리 인상이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정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물가와 환율, 가계부채 흐름을 고려하면 추가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데이브 치아 무디스 애널리틱스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크게 웃돌고 있고, 유가 하락 여부도 중동 분쟁에 좌우되고 있다"며 “약한 원화, 다시 늘어나는 가계부채, 서울 주택가격 상승은 추가 금리 인상 근거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다만 무디스는 연속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안에 한 차례 추가 인상은 예상하지만, 8월 연속 인상이 현실화되려면 물가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악화되는 상황이 필요하다고 봤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근접한 점도 수입물가와 금융안정 측면에서 한은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도 향후 시장의 관심은 추가 인상 여부보다 한은의 정책 신호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드위포르 에반스 아시아태평양 매크로전략 헤드는 최근 물가가 목표 수준을 계속 웃도는 데다 견조한 경기와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산시장 강세까지 겹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명분은 이전보다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추가 긴축을 시사하는 매파적 메시지가 이어질 경우 원화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동시에 한국이 다른 신흥국보다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8월 연속 인상 전망이 다소 앞서간 해석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한꺼번에 올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고, 정책 기조를 바꾼 직후 두달 연속 (백투백) 인상에 나서는 것은 지난 5월 동결 결정이 시기적으로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는 셈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신 총재는 당시 결정은 실기가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5월에도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선택지는 있었지만 당시에는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정책 판단이 늦었던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민주당, 보완수사권 폐지 ‘당론 채택’ 피한 진짜 속내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추진하면서도 이를 공식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는 배경을 두고 정치권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법안 추진 의지는 유지하면서도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내부 반발과 사·보임(사임 및 보임) 논란은 피하려는 정치적 판단이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6일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고 검사 보완수사권 폐지가 골자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지속했다. 내주 소위에선 보완수사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홍기원 민주당 의원 발의안과 국민의힘 정점식·곽규택 의원 발의안을 비롯한 추가 발의안이 함께 심사될 예정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을 사실상 종료하는 보완수사권 폐지 논의를 당 검찰개혁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의원총회 의결 등을 거친 공식 당론은 아니다. 당론이 되면 소속 의원들에게 사실상 당론 준수 의무가 생기고, 핵심 법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법사위원을 그대로 둘 명분이 약해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회에서는 쟁점 법안 처리 과정에서 원내지도부가 상임위원을 교체하는 사·보임이 반복돼 왔다. 민주당 역시 과거 검찰개혁 입법과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처리 과정에서 법사위원 사·보임을 단행했고, 국민의힘도 주요 법안 처리 국면마다 같은 방식을 활용해 왔다. 그때마다 여야는 “입법 폭주"와 “의회 민주주의 훼손"을 놓고 충돌했다. 이번에도 민주당 법사위원인 김남희·김동아·김승원·박균택·박지원 의원 등 5명은 보완수사권 폐지 신중론자다. 장윤기 살인 사건을 계기로 확산한 수사 공백 우려와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 장치 약화 등 반대 여론에 동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도부가 법안을 당론으로 확정할 경우 반대 의견을 내는 법사위원을 교체해야 하는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반대로 교체하지 않으면 당론의 권위가 흔들릴 수 있다. 야권 관계자는 “당론으로 확정하면 반대하는 법사위원을 그대로 둘 경우 지도부 리더십이 흔들리고, 교체하면 계파 갈등과 강경 일변도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며 “애초 당론으로 묶지 않으면 이런 정치적 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TF 차원의 논의 형식을 유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검찰개혁 기조는 유지하면서도 당내 이견을 흡수할 시간을 확보하고,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협상 여지를 남겨두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사실상 당론이나 다름없는 법안을 형식만 당론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여당이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면서도 내부 결속력을 해치지 않기 위해 유연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법사위 논의 과정에서 보완수사권 폐지 법안이 어떤 운명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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