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남매 갈등'에서 '부자 갈등'으로 번졌다. 콜마BNH 경영권을 두고 장남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과 창업주 윤동한 회장, 장녀 윤여원 콜마BNH 사장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 '콜마 분쟁'의 원인과 대안을 심층분석해 4회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① K-뷰티의 본류, 남매 갈등에 휘청인다
② 콜마BNH, 윤여원 대표 취임 후 실적·주가 '뚝뚝'…오른 건 대표 연봉 뿐
③ BNH, 콜마홀딩스도 부담…한국콜마 벌어서 BNH 도와줄 판
④ 애터미에 의존하는 BNH…매출 다각화·연구개발 실적 필요
<편집자주>
콜마홀딩스 측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원인으로 윤여원 대표의 경영 실패를 내세웠다. 콜마홀딩스는 윤 대표가 2020년 콜마BNH를 이끌면서부터 실적과 주가가 모두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마BNH 측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 시기에 진입한 때에 대표이사 교체 요구는 시기상조라고 반박했다.
콜마BNH는 2004년 윤동한 회장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공동 출자한 선바이오텍이 전신이다. 2013년 선바이오텍은 한국푸디팜과 합병하며 콜마BNH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2014년 미래에셋제2호기업인수목적 회사와 합병하며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그동안 콜마BNH 대표는 전문경영인이 맡았다. 한국푸디팜을 창업해 선바이오텍과 합병시킨 정화영 대표는 2022년까지 약 10년간 콜마BNH를 이끌었다.
윤 대표는 2001년 한국콜마에 입사했다. 한국콜마 마케팅전략본부 전무, 콜마BNH 기획관리총괄 부사장, 에치엔지 대표이사를 거쳤다. 2020년 1월 콜마BNH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돼 정 전 대표와 공동대표 체제를 유지하다 지난해 단독대표가 됐다.
2020년부터 실적·주가 내림세…신사업 부진·세종 3공장 투자 영향

▲콜마BNH 매출액과 영업이익률 추이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콜마BNH의 실적은 2020년 이후 내림세다. 2020년 6069억원이던 매출액은 2023년 5796억원으로 4년간 4.5% 감소했다. 지난해 6156억원으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5년간 6000억원 안팎에서 정체하며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6년 2560억원에서 2020년까지 6069억원으로 크게 성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영업이익은 내림세가 더 크다. 2020년 1092억원에서 지난해 246억원으로 77.5% 하락했다. 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률도 2020년 18%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로 크게 줄었다.
윤 대표 주도로 추진한 신사업의 부진이 배경으로 거론된다. 2020년 자체 브랜드 사업을 위해 '셀티브코리아(현 콜마생활건강)'를 설립했지만, 5년 차에도 성과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재 140억원 가량의 누적 적자를 기록하며 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2024년 매출 55억원을 기록했지만, 당기순손실이 26억원이다.
2010년대 후반부터 추진된 글로벌 사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2017년 설립된 해외 법인 중국 강소콜마는 2020년 23억원이던 매출액이 지난해 267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31억원에서 75억원으로 늘었다. 외형적인 성장은 이뤘으나 현지 생산 인력 충원, 신규 투자 등으로 회사 전체 고정비 부담을 늘리는 원인으로 꼽힌다.
외형과 이익이 모두 부진한 시기에 윤 대표는 오히려 연봉을 더 올렸다. 2021년까지 5억원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은 없었지만, 2022년 윤 대표가 7.1억원, 2023년 12.9억원, 지난해에는 17.8억원을 받았다.

▲콜마BNH 주가 추이
콜마BNH의 주가는 이러한 경영 부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2021년 고점(7만9200원) 대비 80% 넘게 하락하며 27일 장 마감 기준 1만4400원까지 떨어졌다.
콜마BNH “일시적인 실적 부진, 올해 턴어라운드 앞둬"
콜마BNH는 세종 3공장 투자로 인해 비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일시적인 실적 부진이며, 올해 턴어라운드를 앞두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가동을 시작한 세종 3공장 준공으로 인해 콜마BNH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매년 100억원씩 늘었다. 2020년 290억원 수준이던 판관비는 2022년 419억원, 지난해 604억원으로 늘었다. 세종 3공장 건립 등 투자를 집행하느라 감가상각비가 늘고 전체 판관비 상승을 주도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콜마BNH 측은 “2020년만 해도 코로나 특수로 건기식 시장이 커지며 콜마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고 최근 업황 조정기를 맞아 세종3공장 건립 등 투자를 집행하느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며 “실적 반등과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전략을 추진 중인 상황에서 대표이사 체제와 이사회를 변경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