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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경현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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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기업·지역금융’ 키운 3년…최원목 신보 이사장 정책 성과는

최원목 신용보증기금(신보) 이사장이 오는 8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최 이사장은 수장으로 지내는 동안 정책금융기관으로서 국가 경제 안전망 역할에 매진하는 한편 혁신성장 사다리를 구축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가 따른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이사장의 임기가 8월 말로 예정돼 있다. 현재 취임 3년차로 지난 2022년 9월 정식 취임했다. 최 이사장은 취임 직후 직면한 대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원활한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공을 들여 왔다. 그는 가장 먼저 '중소기업을 위한 위기 대응 체계 구축'을 천명했다. 당시 밝힌 취임사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해 미래혁신분야 공급 확대, 디지털 금융혁신, 혁신스타트업 육성 등 미래 정책금융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미래'와 '혁신'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운 만큼 혁신기업 성장 지원을 첫 행보로 낙점했다. 그는 2022년 11월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4개 혁신 스타트업을 '제8기 혁신아이콘'으로 선정했다. 신보는 신기술이나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지닌 스타트업을 유니콘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혁신아이콘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 중이다. 3년 동안 최대 150억원의 신용보증과 최저보증료율(0.5%) 등을 제공한다. 중소·중견기업 성장사다리 프로그램인 '혁신성장 사다리 구축'은 그의 대표적인 업적 중 하나다. 최 이사장은 중소기업의 성장 정체 해결을 위해 '성장 단계별 맞춤형 금융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5대 시중은행(국민·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과 협력해 1조5000억원 규모의 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기업당 최대 500억원까지 지원해 성장 사다리를 놓았다는 평가다. 신보의 '혁신성장 분야 영위기업에 대한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은 지난해 정부 중점 추진과제에 포함되는 등 획기적인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꼽힌다. 우수한 기술력을 지닌 중소기업을 발굴해 글로벌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혁신리딩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실행 중으로 2022년 12월 지원대상 기업을 선정했다. 올해는 주력산업, 신성장동력 분야 등 중점정책부문에 전년 계획 대비 2조원 늘린 59조원을 공급한다. 최 이사장은 이런 기업 지원 과정에서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반영한 새로운 제도를 기획해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등 현장 중심의 혁신을 실천했다는 평가다. 신보는 기업에 금융과 비금융을 가리지 않고 정책 기관 곳곳의 사업을 연계해주고, 유관기관 간 연결고리로서 허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임기 중 신보의 이런 역할을 적극 강화했다. 그가 도입한 기업형 PB(Policy Banking) 서비스 '이노베이션1'은 정책기관, 지자체, 공공기관 등과 연계해 기업을 다각도로 돕기 위한 최 이사장의 야심작 중 하나다. 지난해 정식 론칭하고 상반기 동안 20개 기업에 289건의 복합 서비스를 연계 지원했다. 지방 소멸 현상 심화에 따라 지방·지역기업 지원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지방시대 지원방안'을 수립해 시행에 들어갔다. 지역 내 산업생태계 성장을 견인할 '지역 코어 기업'을 발굴해 지원을 강화한 뒤 지역경제 거점기업으로 키워내는 방안이다. 지난해 8월부터는 인구감소지역 기업에 행정안전부, 농협은행과 3자간 협약을 맺고 3400억원 규모 보증 공급에 나서기도 했다. 5대 광역시와 도 단위 지역 특화 스타트업에 대해 지원하는 '글로컬 스타트업 공동 지원사업'도 그의 성과다. 중소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ESG와 녹색성장 지원에도 관심이 깊다. 최 이사장이 줄곧 공을 들여온 분야 중 하나는 ESG 강화에 따른 녹색경제활동 수행 기업에 대한 지원이다. 탄소중립 실천기업을 위한 우대보증을 도입하는 한편 올해 상반기 1400억원 규모의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을 발행 등 녹색경제활동 기업들에 지원을 확대했다. 최 이사장은 신보의 역할을 단순한 보증기관에서 벗어나 한국 경제의 역동적 성장과 기업 생태계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해 5월 창립 48주년 기념식에서 “'보증, 그 이상'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도록 힘찬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국정공백·관세 파고에 휘청…신용보증기금, ‘中企 보증방패’ 가동

신용보증기금이 올해 보증 총량 75조6000억원 규모의 맞춤형 지원책을 가동하며, 유동성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의 '금융 구원투수' 역할에 나섰다. 정국 혼란과 미중 관세 갈등 여파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보증전략 재편으로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용보증기금이 올해 보증 총량 75조6000억원 규모를 목표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신보는 1976년 설립된 준정부 기관으로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의 채무를 보증해 자금융통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한다. 보증 총량은 지난해 한도인 86조3000억원보다 12.4% 줄었지만 코로나19 당시 확대했던 일반보증 규모 정상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신보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 보증 확대에 나선 부분이 있고 한시적으로 보증을 늘렸던 건이 종료되며 보증 잔액도 감소했다"며 “운용배수는 적정하게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도 축소에 크게 영향을 준건 '저금리 대환보증' 관련 프로그램 종료다. 해당 프로그램은 신규 접수가 지난해부로 종료됐다. 지난해 2조2000억원에서 올해 9000억원으로 감소한 소상공인 위탁보증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한시 사업으로 도입된 것이었다. 신보는 올 들어 필수부문 보증 상품군 집중 전략에 나서는 한편 시대적 요구와 기업의 필요에 맞춘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Taxonomy)를 적용한 녹색채권 발행이 대표적인 예다. 신보는 7개 은행과 협력해 녹색분류체계를 적용한 녹색금융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의 대출이 해당 기준에 적합하면 인증서를 받아 대출 금리를 감면해주는 방식이다. 녹색 기술 또는 산업 분야 기업에 대한 보증을 늘려 중소·중견기업이 저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녹색자산유동화증권(G-ABS) 발행에도 나서고 있다. 신보는 올해 상반기까지 G-ABS를 약 1400억 원 규모 발행할 계획이다. 지역 소외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 특화 협약보증 지원도 시행 중이다. 신보는 대전광역시에 본사 또는 사업장을 소재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육성 금융 지원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충청북도와 지역특화 스타트업 발굴과 성장지원을 위한 '글로컬 스타트업 공동 지원사업'도 시작했다. 신보는 최근 경제상황 악화로 유동성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소방수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경기 회복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민·우리·하나은행과 '실물경제 회복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3개 시중은행의 출연금을 재원으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지원한다. 대상은 △신성장동력산업 영위기업 △수출 및 해외진출기업 △벤처기업 △고용창출 우수기업 △중소기업 기술마켓 등록기업 등 경쟁력과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에 집중돼 있다. 최근 국내 중소기업은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상태다. 경기 침체와 내수 부진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고관세 정책이 추진되면서 기업의 투자활동이 조심스러워졌고, 은행들은 리스크와 건전성 관리에 나서면서 유동성이 저하된 까닭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3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1324조3000억원으로 전달보다 약 2조1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의 대출 감소 규모는 2005년 3월(1조2000억원 감소) 이후 처음이다. 각각 대기업에서 7000억원, 중소기업에서 1조4000억원씩 대출이 줄었다. 신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크게 경기가 악화된 시점부터 중소기업에 집중한 지원을 확대해오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경기 사이클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많이 받기에 대기업보다 은행권 연체율에 더 많은 변동성을 줄 수 있다. 은행권으로선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 추세 등을 감안해 건전성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최근 은행권에선 제조업과 산업생산 부문 등 성장성이 있는 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하향해 달라는 내용에 대해 금융당국에 건의하고 있지만 현재 당국이 해당 규제 완화를 검토 중으로, 이런 부분에 대한 조치는 나오지 않은 상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신용보증기금,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우수’ 달성…4년 연속 최고 등급

신용보증기금이 지난 15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4년 연속 최고 등급을 달성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182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신보는 전체 공공기관 평균(87.9점) 대비 4.4점 높은 92.3점을 받았다. 이는 2019년 현행 조사모델이 도입된 이래 신보가 받은 최고 점수다. 신보는 ▲고객자문단 ▲온라인 고객패널 ▲청년 이사회 ▲국민제안 등 다양한 참여형 소통 채널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이를 바탕으로 서비스 혁신과 규제 개선을 실행하고 있다. 또한, 신보는 수요자 중심의 기업 지원 종합 솔루션 제공기관으로서 ▲중소·중견기업 혁신성장 사다리 보증 프로그램 신설 ▲지역 코어기업 지원 프로그램 도입 ▲온라인 미니보험 시행 ▲신보 On-Biz 플랫폼 개편 등 고객 친화적 상품 도입과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신보 관계자는 “이번 고객만족도 우수기관 선정은 신보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고객 감동 경영과 수요자 중심의 서비스 혁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해 더욱 신뢰받는 정책금융기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금융지주, 핀테크 지분 확대에 ‘好好’…금융권의 디지털 활용 어떻게 바뀌나

금융지주회사의 핀테크 기업 출자 제한 완화를 앞두고 금융지주와 핀테크 산업 모두에 긍정적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지주는 전략적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한편 핀테크 산업의 성장에 이전보다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실린다. 15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핀테크 보유 지분제한이 종전 5%에서 15%로 확대된다. 금융위는 이런 내용이 담긴 '금융지주회사법' 및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를 5월 26일까지 한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는 25년 만의 변화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의 자회사가 아닌 회사 지분율을 5%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라 금융권의 투자 전략 변화와 디지털 전환 가속화가 예상된다. 금융지주사가 핀테크 기업에 대해 15%까지 지분을 늘리면 단순 재무적 투자에 그쳤던 현재와 달리 향후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있게 되기 때문이다. 지주의 전략적 소수지분 투자가 활성화되면 핀테크와 이전보다 다양한 형태의 전략적 파트너십도 구축할 수 있게된다. 지분이 늘어나면 실질적인 사업 협력자 위치에서 양측이 시너지 창출을 모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주사들이 최근 힘주고 있는 디지털 전환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는 현재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디지털 자산 관련 서비스 등 디지털 관련 사업에 발을 넓히는 추세다. 핀테크가 하는 일이 간접적으로 사업 영역에 추가되면 기존 금융업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넘어 모바일 등 비대면 거래 관련 상품이나 서비스 등의 질적 향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핀테크의 혁신 기술을 도입하면 지주 내 비금융 영역 확장이나 신성장 동력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지주사들은 가상자산사업자와의 협업을 늘리는 등 전통적 사업을 벗어난 수익성 확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금융과 IT기술이 접목된 데이터 기반 서비스 등의 영역에서도 신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핀테크 업권은 이번 개정안이 산업 성장에 촉진제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핀테크 업체의 경우 경영권을 유지하면서 금융지주의 지원만 늘어나는 것이기에 독자적인 강점을 살리면서 사업을 확장해볼 기회로 여겨진다. 금융지주로부터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자금력과 신뢰도에 힘이 실리면서 사업 성장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금융지주가 지닌 자금력 외에도 인프라나 고객 기반, 업권 내 활동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몸집이 작고 경험이 적은 핀테크가 공동 상품 개발 등 협업을 통해 데이터·기술을 공유하면 다양한 경험치가 쌓일 것이란 평가다. 이를 통한 금융권과 산업 전반의 변화도 예기된다. 대형 금융지주와 핀테크가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예상에서다. 금융권과 핀테크 업계는 AI 기반 자산관리, 대출심사 자동화 등 각종 혁신서비스 개발에 나선 상태다. 금융당국도 금융사와 핀테크의 협업을 위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정책 확대에 긍정적 입장이다. 핀테크기업이 다른 금융회사를 자회사로 소유할 수 있게 됨에 따른 이점도 부각되고 있다. 이번 개정안에선 금융지주 자회사인 핀테크 기업의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금융회사(투자자문업·일임업자) 소유도 허용하기로 했다. 핀테크사는 AI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 사업에 이전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고, 투자자문업·일임업자 등과의 연계가 가능해져 사업 확장이 예상된다. 금융권은 이번 변화로 양측 모두에 긍정적인 시너지가 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15% 지분 보유는 지주가 경영권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피하면서도, 협업은 가능해지는 구조"라며 “지주는 적정 지분 투자를 통한 리스크 관리와 유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게 되고 핀테크 기업의 경영권은 존중하는 방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기자의 눈] ‘상생 지원’ 수십조라는데, 진짜 지원은 어딨나요

은행권이 36조원 규모의 상생금융 카드를 꺼냈지만 우리나라 경제 구성원 중 취약층인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자영업자들로부터 실제적인 도움은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금융당국과 금융권이 일제히 경제적 약자 구성원에 대한 방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이들은 실상 '손 벌릴 곳이 없다'며 호소하고 있다. 은행권의 상생금융엔 온통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강조돼 있지만 실제 자금난에 빠진 이들이 당장 안전하게 대출할 곳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중은행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 대한 대출문턱은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있다. 올해 1분기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증가폭은 전년과 비교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상 개인사업자 대출은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자영업자 대출 증가율은 통계 집계 이래 처음으로 1%를 밑도는 0.8%까지 내려갔다. 신용점수 인플레이션(전반적 상향) 현상이 나타난데다 대출 심사에 까다로워진 은행권이 사실상 안전한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만 선호한 결과다. 은행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기업대출에는 가계대출보다 높은 위험가중자산(RWA) 가중치가 적용되기에 리스크 관리상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가뜩이나 미 관세 정책으로 기업의 연체율 우려가 커진데다 계엄 이후 환율이 급등해 은행권 부담이 늘고 있는 상황에 은행에만 상생을 의존하지 말라며 화살을 당국에 돌리고 있다. 당국은 관계기관 협의나 시장 모니터링 등 갖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지만 실제적인 대책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내리는 '지시'에 그친다. 대안신용평가 도입, 정책자금 확대 등 보완책을 모색하고 있다지만 당장 숨통이 막힌 이들을 도울 실질적인 상생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7일 금융지주 회장을 소집해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지만 결국 은행권에 '방책을 내놓으란식'으로 목소리 내기에 그치고 있단 지적이다. 그러나 은행은 대출 총량 규제와 수익성에 발이 묶여 단기간 내 대출 확대에도 나설 수 없다며 대응한다. 대선 준비에 들어간 정치권도 '민생 회복'을 외치지만 포퓰리즘성 발언만 무성하다. 서로 부담 떠넘기기에 열중하는 사이 자영업자들은 매출 악화와 재무 부담이 쌓여 폐업이나 수십퍼센트대 이자를 받는 불법 사금융에 기댈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상생금융은 조단위인데, 경제위기 속 돈 구하기에 전전하는 자영업자들의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놓고 ‘군침’…은행별 전략은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은행권 내 '군심잡기' 각축전이 불거지고 있다. 3기 사업자 선정 기준에 카드발급 등 사업 수행 능력과 병역자 복지증진 등 혜택이 강조되고 있어 이를 제공할 수 있는 대형은행간 경쟁으로 좁혀지는 형국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 C&C는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을 목적으로 오는 24일부터 제안서 접수에 들어간다. 3기 사업자는 총 3곳을 선정하며 오는 2026년 초부터 2030년 말까지 사업 운영을 맡는다. 나라사랑카드는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군인에게 군 복무 급여 등을 지급하기 위해 의무로 발급받는 군인 전용 체크카드다. 은행이 해당 카드의 사업자로 선정되면 매년 수만명의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이고 장기·주거래 고객으로 유입하는 데 유리해진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1·2기 때와 달리 3곳을 선정하며, 3년 기한으로 한 차례 더 연장이 가능하다.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긴 기간 군 장병들을 잠재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어 더욱 치열한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제안서 접수까지 열흘이 남지 않은 현재까지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경쟁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은행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이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도 지난달 진행한 사전 사업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인공제회 C&C는 설명회에 참석한 금융기관에 한해 입찰자격을 부여한다. 사전설명회에 iM뱅크, 부산은행 등도 참여해 관심을 보였지만 사실상 대형은행간 씨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사업자로서 경험이 있거나 군 장병 혜택에 사용할 재정적 여력이 있는 대형은행 위주로 공격적 준비 태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우선 올해 12월까지 2기 사업을 맡고 있는 기업은행은 기존 사업 고도화를 위해 외주 컨설팅을 활용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 특화 서비스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기존 IBK나라사랑카드 혜택을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IBK장병내일준비적금 상품 금리를 최고 연 7.50%(1년 기준)까지 인상해 경쟁은행들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 카드 혜택엔 KT군공중전화요금 자동이체 시 10% 할인, 의무복무 중인 현역병사 대상 상해보험 무료가입 등이 있다. 또 다른 2기 사업자인 국민은행도 KB장병내일준비적금 금리를 인상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12개월 기준 연 최고 7.0%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카드 마케팅으로는 높은 PX(군마트) 할인율, 대중교통 할인, KB손해보험의 단체보험 무료 가입 등이 있다. 2005년 12월부터 10년 동안 1기 사업을 맡았던 신한은행은 과거 사업자로서의 경험을 강점을 살리는 한편 사업권 탈환을 위해 전담 조직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비 중이다. 금융 상품으로는 신한 장병내일준비적금의 금리를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폭 올린 것과 함께 군인행복대출이나 쏠편한 군인대출 등 군 전용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아울러 군 장교 출신 특별채용을 2023년부터 매년 진행해 군 혜택을 높이고 있다. 올해도 장교 특별채용에 돌입해 오는 14일 접수를 시작으로 3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나라사랑카드 사업 운영 경험이 없지만 직접적인 지원을 대폭 강화해 군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지난 2023년 건군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훈련복 1만5000벌을 협찬했다. 당시 국방부와 진행한 기부협약 규모는 5억원에 달한다. 군인공제회 측이 밝힌 제안서 심사 기준에 따르면 서비스 부문에 배점이 높다. 이 외에도 △발급 여건 준비 및 재발급 운영 방안 △제휴서비스 △금융서비스 △병역의무자 복지증진 제안 등 안정적인 운영과 군 장병 혜택과 복지에 비중이 높다. 이에 군인공제회가 제시한 기준을 고루 충족하면서도 특화된 복지를 강조한 은행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전망이다. 은행별로 군 마트 할인, 적금 금리 등 실질 혜택부터 디지털 플랫폼 구축 등 역량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은행권은 군 위주 사회공헌 활동부터 금융상품, 서비스 등 입찰 준비에 다소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매해 늘어나는 나라사랑카드 결제액과 병사 월급 인상 등 이점상 놓치기 아쉬운 사업이라는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와 부가서비스로 수익이 크지 않지만 미래 고객을 대거 유치할 수 있고 군 복무 급여 예치로 예금 확보 효과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출혈경쟁도 감수하고 뛰어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수출입은행, 수출위기 대응에 총 20조원 금융지원

한국수출입은행이 미국 신정부의 통상정책 변화 등에 따른 수출위기 대응을 위해 약 20조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먼저 수은은 관세 등 수출환경 변화, 주요국과 경쟁 심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의 수출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6조5000억원 규모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을 신설한다. 신용도가 낮고 대외 환경 변화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최대 2%p까지 금리를 인하해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 등 경영 어려움을 완화할 계획이다. 통상대응·신시장 개척·ESG 대응 등을 위해 수은이 자체 비용으로 지원하는 종합 컨설팅 서비스의 규모도 두 배로 확대(50→100억원)해 우리 기업의 원활한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고환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입기업의 환위험 관리를 지원하기 위해 기존 수출관련 대출에 한해 무상 제공해 온 대출 통화전환옵션을 수입관련 대출까지 확대 시행한다. 글로벌 공급과잉에 더해 통상환경 변화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석유화학·철강 등 위기 기간산업에도 총 10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대기업과 동반 해외 진출했거나 국내에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에 총 3조원의 상생금융을 지원한다. 수은은 우리 기업이 대외환경 변화에 대한 취약성을 극복하고 원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마련했다. 다양하고 충분한 판매처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 등 수출다변화 기업에 금리 인센티브와 함께 약 1조원의 금융을 제공하고, 미래 신산업 육성과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친환경 전환을 위해 R&D 관련 대출한도를 확대*한다. 고율의 관세 등으로 영업활동에 애로가 예상되는 우리 기업의 해외소재 생산·판매법인에 대한 직접 대출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상업은행으로부터 사업소재국의 현지통화로 대출을 받는 경우 보증제공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수은은, 우리 기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대출 방식 뿐만 아니라 첨단전략산업 등 신산업육성에 긴요한 투자금융, 지난해 신설하여 운영중인 연 10조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기금 등 정책금융 수단을 총동원할 예정이다. 수은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주요국과 경쟁 심화 등 복합적 경제·산업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우리 기업이 신통상질서, 산업환경 재편 등 대외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은은 지난 9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제3차 수출위기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국내외 경제상황을 평가하고 통상환경 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방안을 논의했다. '수출위기상황 점검회의'는 미국 신정부 출범과 함께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은 자체적으로 경제·산업 동향 및 기업애로를 점검하고 여신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발족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신용보증기금, 소상공인 특화 매출채권보험 상품 ‘소중한 보험’ 출시

신용보증기금이 소상공인의 매출채권보험 가입을 확대하기 위해 보험료, 보상률, 보험가입 한도 등을 우대하는 '소중한 보험'을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매출채권보험은 물품 또는 용역을 판매하는 기업(보험계약자)이 구매기업의 지급불능이나 채무불이행에 따른 예상치 못한 손실 발생에 대비해 가입하는 공적 보험이다. 신보는 이번에 출시하는 '소중한 보험'의 보험료 할인율을 기존 상품 대비 10%p 이상 높여 소상공인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또한, '소중한 보험'의 보상률을 90%로 우대 적용해 손실 보장 기능을 강화하고, 보험가입 한도를 10억원으로 상향해 소상공인의 보험 가입 수요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신보 관계자는 “소중한 보험이 소상공인의 연쇄도산을 방지하고 경영 안전망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신보는 매출채권보험의 저변을 확대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한 경영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캐롯 품는다는 한화손해보험…재무 영향 없나

출범 후 줄곧 적자를 지속해 온 캐롯손해보험(이하 캐롯)이 대주주인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손보가 캐롯과 통합할 경우 캐롯이 지닌 대규모 결산금 등을 떠안게 돼 재무적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문효일 캐롯손해보험 대표가 지난달 26일 전직원들과 만난 타운홀미팅에서 올해 안에 한화손보에 흡수합병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표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통합 방식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고도 부연했다. 한화손보는 캐롯의 지분 59.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캐롯의 경영 악화에 따라 대주주와 합병 수순을 밟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앞서 매각설이 돌기도 했지만 문 대표는 지난달 미팅에서 이에 대해 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를 통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었지만 캐롯이 해마다 수백억원대 적자를 내고 있어 사실상 독립 경영의 한계에 직면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대주주의 지원에도 누차 쌓인 결손금 등으로 캐롯의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 권고 수준까지 밀리면서 추가적인 자금 지원을 통해 자본적정성을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화손보는 이미 2021~2023년 세 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2318억원 가량을 캐롯에 수혈했다. 이런 상황에 '적자회사에 물붓기'가 지속된다면 한화손보의 장기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고 다른 주주들이 부정적 입장을 비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장 한화손보가 적자 회사인 캐롯을 흡수하는 결정을 내려도 통합에 따르는 에너지와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캐롯손해보험은 출범 후 지난 6년 동안 꾸준한 적자를 기록해 재무상태가 악화돼 왔다. 순손실 규모는 지난 2019년 91억원으로 시작해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795억원 △2023년 760억원을 나타냈다. 지난해는 662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말 기준 캐롯손보의 결손금은 3499억원으로 자본총계보다 결손금 규모가 더 큰 상황이다. 특히 자본 감소로 인해 건전성 지표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캐롯의 지난해 말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56.24%로, 전년(281.26%) 대비 큰 폭 하락했다. 전분기(189.44%)와 비교해도 33.2%p 하락하면서 급감 추세다. 자본총계는 지난해 1547억원까지 축소되며 자본잠식률이 2023년 말 25.9%에서 2024년 말 48.2%로 크게 높아졌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으로 382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 흑자경영을 통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킥스는 지난해 말 기준 212%로 금융당국 권고치를 훌쩍 웃돈다. 한화손보는 합병 직후 캐롯손보의 대규모 누적 적자와 결손금을 직접적으로 흡수하게 된다. 자회사가 아닌 통합된 회사로서 이 손실을 회계상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아울러 캐롯손보의 낮은 킥스 비율을 적용하거나 필요 시 추가 자본 투입도 고려해야 할 수 있어 이로 인한 한화손보의 전체적인 자본건전성 지표도 일시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통합 작업 중 하나인 시스템 일원화, 인력 재배치, 조직 개편 등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회성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는 한화손보의 현금흐름과 단기 수익성에 곧장 부담으로 작용한다. 다만, 캐롯을 품을 경우 한화손보로선 캐롯이 지닌 CM채널 경쟁력을 비즈니스상 새로운 전략적 자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점은 긍정적 요소다. 또한 한화손보는 지난해 자동차보험 손익이 4년 만에 적자로 전환되는 등 약세인 가운데 지난해 7월 누적 가입자 200만건을 돌파한 캐롯의 자동차보험과의 통합으로 해당 시장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합병 이후 두 회사의 자산 규모가 20조원까지 확대되는 점도 타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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