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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성한우, 중동 프리미엄 시장 공략 본격화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횡성군과 한우수출 전문기업 ㈜횡성KC(대표 전원석)가 중동시장 공략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며 대한민국 한우의 글로벌화를 앞당기고 있다. 횡성군과 ㈜횡성KC는 지난 달 28일부터 2일까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현지 바이어 초청 홍보행사와 시장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중동 최대 식품유통기업과 고급 호텔, 레스토랑 운영자 및 셰프들을 대상으로 한우의 우수한 품질과 맛을 선보이며, 시장성 확보에 나섰다. 행사에 참석한 현지 전문가들은 “횡성한우 특유의 풍부한 육즙과 부드러운 식감, 차별화된 품질이 인상적"이라며 “중동 고급육 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방문의 가장 큰 성과는 현지 주요 기업과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이다. 횡성군과 ㈜횡성KC는 △중동 대표 식품유통업체 '쉐프 미들 이스트(Chef Middle East)' △5성급 호텔 내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하누 두바이(HANU Restaurant)' △농심 공식 파트너이자 한인 운영 현지 유통업체 '코만코(KOMANCO)'와 각각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현지 유통망 확보와 동시에 프리미엄 한식당, 특급호텔을 중심으로 고급육 시장에 집중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대형마트용 중저가 시장이 아닌, 한우 본연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프리미엄 유통 채널 공략이 이번 진출의 핵심이다. 특히 ㈜횡성KC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UAE 할랄 도축장 인증을 받은 업체로, UAE 기후변화환경부 수출 작업장 승인 절차을 완료했다. 현지 업체와의 가격 협상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번 중동시장 방문에는 단순한 MOU 체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한우' 브랜드의 정체성을 현지에 전달하는 전략적 홍보가 병행됐다. 현지 셰프를 대상으로 한 시식회, 품질설명회 등을 통해 프리미엄 한우의 차별성을 체감시켰다. 또한 생산-도축-가공-수출 전 단계의 품질 관리 시스템과 할랄 인증 절차를 강조해 신뢰를 높였다. 특히 중동시장은 육류 소비가 많고 농식품의 95%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시장이라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다. 횡성군은 이번 수출단 활동을 계기로 생산자단체와 도축장 등과의 협업을 강화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명기 횡성군수는 “횡성한우가 생산부터 도축, 가공, 수출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품질인증 시스템과 최고 수준의 할랄 인증을 기반으로, 중동 고급육 시장에서 신뢰를 얻어 수출 확대와 농가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동시장 진출은 국내 한우산업이 직면한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돌파구로 평가된다. 다만 프리미엄 이미지 유지를 위한 철저한 품질 관리와 현지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맞춤형 마케팅 전략이 과제로 꼽힌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침습적 수술 없는 림프부종 치료 가능성 나왔다

3D(3차원) 바이오프린팅 기술이 접목된 줄기세포 기반의 재생치료를 통해 림프부종으로 손상된 림프절을 침습적 수술 없이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 연구팀은 호남대학교 강효진 교수·동국대학교 이주희 교수와 협력해 인체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3D 바이오프린팅을 통해 림프절을 모방한 세포틀(스캐폴드·Scaffold)로 제작하고, 이를 손상된 림프절에 이식하는 동물실험을 통해 림프절의 재생 효과를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인체의 세포 재생 매커니즘을 이용하는 '재생의학'에 주목, 비교적 채취하기 쉬운 인체지방유래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치료법 마련에 나섰다. 줄기세포는 아직 분화되지 않아 다른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인데, 이를 손상된 림프절에 이식해 림프계가 스스로 재구성되도록 촉진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문제는 줄기세포만 단독으로 이식하는 방법으로는 줄기세포가 림프 조직 내에 머무르지 못하고 대부분 흩어지거나 사멸해 충분한 재생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림프조직을 모방한 세포틀(스캐폴드)을 3D 바이오프린팅으로 제작하고 이 안에 줄기세포를 고정해 안정적으로 생존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이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제작한 줄기세포 스캐폴드를 쥐 모델에 이식한 결과, 줄기세포만 단독으로 이식하는 방법보다 림프관과 혈관 생성이 더욱 촉진되고 면역세포가 모여드는 활발한 재생반응이 일어났으며, 이에 따라 림프절처럼 작용하는 새로운 구조가 만들어져 림프액 역류와 다리 부종이 현저히 감소하는 것이 관찰됐다. 림프부종은 림프절이 손상되거나 절제된 뒤 림프액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팔, 다리 등이 붓는 만성 질환으로, 불편감이 크고 통증, 감염이 반복되기도 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최근 유방암 등 암 치료 과정에서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사례가 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림프부종은 재활치료만으로는 회복에 한계가 있고, 림프절을 이식하거나(림프절이식술) 정맥으로 우회통로를 만드는(림프정맥문합술) 수술적 치료는 부작용 및 지속성에 대한 우려가 있어 이를 대신할 치료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정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림프절이식술과 같은 침습적 수술 치료 없이, 줄기세포를 통해 손상된 림프조직을 재생하는 치료법이 실제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현재의 수술적 치료는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이식술의 경우 떼어낸 림프절에서 똑같이 부종이 발생할 수도 있고, 정맥문합술은 시간이 지나 다시 림프 순환이 막힐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새로운 치료법이 필요하다"면서 “이번 동물실험에서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스캐폴드의 재생효과를 확인한 만큼, 인체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바이오프린팅(International Journal of Bioprinting)'에 최근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중년여성 하루 커피 3잔, ‘건강노화’에 좋다

하루 3잔(컵) 이상의 커피 섭취가 중년 여성의 건강 장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대규모 연구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중년기(45~60세) 여성의 하루 섭취 커피 잔 숫자가 늘어날수록, 나중에 노년기가 됐을 때 건강노화 가능성이 1잔 추가당 2∼5%씩(하루 최대 5잔까지) 늘어났다. 6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미국 하버드대학과 캐나다 토론토대학 공동연구진이 4만7513명의 간호사 데이터를 30년간 추적·분석한 결과, 중년 여성의 커피 섭취가 '건강노화(Healthy Aging)'를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 2일 미국 올랜도에서 열린 영양 분야 학술대회 '뉴트리션 2025(Nutrition 2025)'에서 발표됐다. '건강노화'란 70세 이상 장수, 암·심혈관질환·당뇨병 등 11종의 만성질환 없음, 신체와 인지·정신 기능 정상, 기억력 저하 없음 등의 기준을 모두 충족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연구진은 이 기준에 따라 2016년까지 4만7513명 중 3706명을 건강노화 집단으로 분류했다. 중년기에 매일 약 315㎎의 카페인(커피 약 3잔에 든 카페인양)을 섭취한 그룹에서 건강노화 비율이 높았다. 차·탄산음료(콜라)를 즐긴 여성에선 이런 건강노화 효과가 드러나지 않았다. 탄산음료 소비는 건강노화 가능성을 오히려 20∼26%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주도한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박사후연구원이자 토론토대 의대 영양학과 겸임교수인 사라 마다비(Sara Mahdavi) 박사는 “커피엔 클로로젠산 등 다양한 생리활성 화합물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이들이 염증 완화·혈관 기능 개선·혈당조절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노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커피의 건강노화 증진 효과는 운동·균형식·금연 등 다른 건전한 생활습관과 함께할 때 시너지를 보인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다이소, 뷰티업계 ‘동생 브랜드’ 데뷔무대 역할 ‘톡톡’

균일가 생활용품점 아성다이소가 뷰티업계 '동생(세컨드) 브랜드'의 요람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 세컨드 브랜드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브랜드 콘셉트와 다이소의 기업 가치가 맞아떨어지면서 효과가 극대화되는 결과를 낳고 있다는 평가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이소 뷰티(스킨케어·메이크업) 카테고리에는 60여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이중에서 다이소 전용의 세컨드 브랜드는 △미모 바이 마몽드(마몽드) △바이 오디-티디(CNP) △태그(투쿨포스쿨) △트윙클팝(클리오) △본셉(토니모리) △드롭비(더샘) △식물원(네이처리퍼블릭) △초초스랩(조성아 뷰티) △랩잇(닥터지) △투에딧 바이 루나(루나) △플레이 101 바이 에뛰드(에뛰드) 등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론칭한 미모 바이 마몽드 라인은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한 스킨케어 제품 '로지-히알론 리퀴드 마스크' 인기에 힘입어 출시 4개월 만에 100만개 이상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바이 오디-티디도 트러블케어 제품 '스팟 카밍 젤'을 비롯해 전 라인이 주목을 받으며 지난해 9월 론칭 이후 올해 5월 말 기준 100만개 이상 판매됐다. 다소 생소한 이름에도 세컨드 브랜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그동안 '원조'가 쌓아온 신뢰감 덕분에 최소 500원, 최대 5000원의 저렴한 가격에도 소비자는 망설이지 않고 이들에게 손을 뻗었다. 이는 뷰티 기업들이 다이소의 균일가 정책에 맞춰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하기 때문이다. 기존 제품보다 용량을 줄이고, 포장 용기를 유리병 대신 비닐포로 제작해 가격을 낮췄다. 주요 성분은 같지만 원료 배합 비율을 조정해 본품의 효과와 효능을 유지하는 데 힘을 썼다. 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격을 낮게 책정해도 이점이 많다는 부분을 고려했다. 다이소에는 취급하는 뷰티 제품이 많지 않아 경쟁이 덜 치열해 홍보 효과가 높다. 또 다이소가 전국 1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어 입점과 동시에 전국 유통망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통해 다이소도 세컨드 브랜드와 함께 동반 성장하는 윈윈 효과를 누리고 있다. 다이소에 따르면 다이소는 지난해 뷰티 사업이 급성장하면서 전체 매출 3조9689억원, 영업이익 371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특히 뷰티 부문만 전년대비 144%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나아가 올해는 1분기부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매출이 130% 증가하며 무서운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소 관계자는 “그동안 다이소가 쌓은 소비자와의 높은 접점과 합리적 가격 이미지가 신생 브랜드의 판로 개척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각 브랜드가 자사 가격 정책에 맞춰 제품을 납품할 수 있어 매출이 동반 상승하는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합병 성공’ 티몬, 새 수장 맞아 체질개선 속도

이커머스기업 오아시스와의 합병에 성공한 티몬이 오아시스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맞아 체질개선에 본격 나선다. 6일 오아시스와 티몬에 따르면 티몬은 신임 대표이사로 오아시스마켓의 안준형 대표를 선임했다. 안준형 대표는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회계사 출신으로, 2018년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에 합류해 두 회사의 CFO를 겸직했다. 2022년에는 오아시스마켓 대표이사로 취임해 오아시스마켓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왔다. 오아시스와 지어소프트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이끌어내고 재무건전성을 확고히 하며 재무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안준형 신임 티몬 대표는 오아시스가 인수한 티몬에서도 대표로서 티몬의 정상화와 부활을 이끈다는 방침이다. 티몬은 추가로 법원의 허가를 받아 오아시스 창업주인 김영준 의장과 지어소프트 IT 사업부 본부장인 강창훈 사장을 티몬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새롭게 선임된 김영준 이사는 오아시스의 창업주로 IT 설계 및 물류 전문가이다. 풍부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PLC 제어장치 설계 기술력을 유통물류에 적용해 창사 이래 연속 흑자를 기록 중인 오아시스마켓을 일궈 왔다. 현재 오아시스의 모회사인 지어소프트의 대표이사로도 재직 중이다. 강창훈 이사는 지어소프트 IT 사업부 본부장을 역임 중인 IT 전문가로, 폭넓은 IT 개발 경력을 바탕으로 티몬의 IT 프로세스 혁신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의 '티몬 회생계획 강제인가' 결정에 따라 기업회생 중인 티몬을 최종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법원은 회생계획안을 인가하는 것이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근로자, 기타 모든 이해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해 강제 인가 결정을 내렸다. 오아시스는 자체개발한 스마트 물류 솔루션 '오아시스루트'와 물류배송 전 과정 콜드체인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2011년 설립 이래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서 유일하게 13년 연속 흑자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오아시스의 흑자경영 체질을 티몬에게도 이식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오아시스는 116억원의 인수금액 외에 티몬 임직원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위한 자금 30억원, 퇴직급여충당부채 35억원 등을 투입해 티몬을 조속히 안정화시킬 계획이다. 나아가 업계 최저 수수료와 구매확정 후 익일 정산시스템을 즉시 티몬에 도입해 기존에 피해를 입은 셀러들을 지원하고 티몬의 강점이었던 기존 오픈마켓 사업을 다시 활성화해 빠른 배송 서비스와 결합한다는 복안이다. 오아시스는 티몬과 오아시스마켓의 물리적 결합 대신 티몬의 현재 브랜드를 유지하며 재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티몬의 리오프닝 시점과 구체적인 운영 계획은 추후 발표할 방침이다. 티몬 관계자는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모회사인 오아시스마켓의 신뢰 기반 경영전략을 티몬에 적용할 예정"이라며 “체질 개선을 통해 티몬을 완전히 새롭게 탈바꿈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귀 기형, 3D프린팅 기술로 정밀하게 재건한다

소이증은 외이가 선천적으로 충분히 자라지 않아 귀의 모양이 작거나 형성되지 않는 질환이다. 대부분 한쪽 귀에서만 증상이 나타나지만, 전체 환자의 약 5%에서는 양측성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소이증은 태아가 자라면서 외이의 생성점에 이상이 생기며 발병한다. 단순히 외형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청력 손실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외이도 폐쇄나 중이 기형이 동반된 경우 소리를 듣는데 큰 어려움이 따르며, 아동의 언어 발달이나 사회성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청력 손실이 동반된 소이증은 이비인후과 진료를 통해 청각재건수술 또는 보청기 이식이 필요하다. 외이도 성형술을 통해 막힌 외이도를 열거나, 골전도 보청기를 이식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합한 수술법이 선택되며, 지속적인 청각 재활을 통해 청력을 개선해야 한다. 귀의 형태에만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귀의 외형을 재건하는 수술이 시행된다. 환자의 가슴 연골을 떼어 귀 모양으로 조각하고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 대표적으로 활용되며, 연골이 귀 모양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10∼12세가 됐을 때 수술이 권장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연골을 조각하는데 의료진의 숙련도가 크게 영향을 미치며, 섬세한 귀 구조를 재현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한계점이 있었다. 고려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박호진 교수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3D프린팅 기술을 귀 재건 수술법에 도입했다. 환자의 반대측 정상 귀를 CT나 3D스캐너로 촬영한 후 이를 모델링하고, 3D프린터로 출력해 연골 조각을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한다. 귀의 주름, 높낮이, 깊이 등을 실제와 같이 구현할 수 있어 입체적인 귀 구조를 재현할 수 있다. 박 교수는 “3D프린트 기술을 활용한 귀 재건 수술은 소이증 환자의 귀를 입체적으로 재건할 수 있어 환자의 외형적인 만족도는 물론 자존감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소이증 환자뿐 아니라 외상으로 귀 일부가 손상된 환자에게도 실제와 더욱 유사하게 귀 모양을 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2006년 세계 최초로 대학병원 내 귀성형연구센터를 설립했다. 소이증, 외상성 귀 손상 환자, 귀 기형 등의 치료를 전문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박호진 교수는 귀재건 클리닉을 통해 신생아, 소아 등 환자의 성장 과정에 함께하며 연령에 따라 개인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대한암학회, 암관련 공공정보 질·활용도 획기적으로 높인다

대한암학회(이사장 라선영)가 국립암센터와의 협업을 통해 암 관련 공공정보의 질과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다각적 사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전 이사장인 양한광 현 국립암센터 원장과의 유기적인 연결을 바탕으로, 국가암정보센터와 공동으로 국민 대상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 암 예방부터 조기 진단, 치료 접근성에 이르기까지 암 전주기를 아우르는 신뢰도 높은 정보를 영상, SNS 콘텐츠, 인쇄물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국가암정보센터가 보유한 방대한 통계와 정책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한암학회의 다학제 전문가 네트워크가 직접 콘텐츠 기획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항암치료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라선영 이사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은 지난 3~4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종양학회 국제학술대회 및 제51차 대한암학회 학술대회 기간 중인 3일 기자들과 만나 이같은 계획을 설명하며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전문가 집단의 해석이 결합되면, 국민에게 전달되는 암 정보의 질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암에 대한 불필요한 불안과 오해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암학회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손잡고, 지난 10년간의 국내 암 연구 흐름을 분석하는 공동 프로젝트도 본격 착수했다. 연구 주제별 서지분석을 통해 국내 암 연구의 양적·질적 변화를 조망하며, 항암제 중심 연구에서 인공지능 진단, 바이오마커, 리얼월드데이터(RWD)로의 확장 등 최근의 트렌드 전환도 뚜렷이 드러날 전망이다. 암학회는 위암·간암·폐암 등 다양한 암 질환 관련 전문학회를 아우르는 통합 학회다. 이번 학술대회에선 국립암센터의 20여년 간 암 검진 시행 효과가 저소득 국가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소개됐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암 검진 수검률은 70.2%로 집계됐다. 조사가 시작된 2004년(38.8%) 대비 31.4%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라 이사장은 “국립암센터에서 위암 등 모든 암을 검진해 10∼15년 가량의 생존률을 글로벌과 비교했더니 위암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등 모든 암이 글로벌보다 훨씬 더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센터와 함께 암 환자와 일반인을 위한 공신력 있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중요한 건강 정보를 만들기로 했다"면서 “내년부터 결과가 나오기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에 대한암학회 차기 이사장으로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가 선출됐다. 위암 수술 권위자인 한상욱 아주대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신임 회장을 맡게 됐다.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인 장기택 삼성서울병원 병리과 교수와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바이러스·면역학 교수는 부회장으로 활동한다. 대한암학회는 원활한 인계를 위해 2년 임기의 차기 이사장을 임기 시작 1년 전에 선출한다. 신임 회장과 부회장은 총회 인준 후 즉시, 차기 이사장은 2026년 6월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대한암학회는 이번 학회(AOS 2025)를 통해, 명실상부 아시아 종양학 발전을 선도하는 중심 학술기구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암 정복을 위한 연결과 협업(Connect and Collaborate to Conquer Cancer)을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기초부터 임상, 정책까지 아우르는 광범위한 주제를 다루며, 전세계 23개국 1800여 명의 기초 및 임상 암 연구자들이 등록했다. 4개의 주요 강연(Plenary Lecture)과 40개의 심포지엄 등 총 56개의 학술 세션에서 650여 편의 강연 및 초록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대한암학회 우수논문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기초 이혜승·이근욱(서울의대) △중개 조은윤(삼성서울병원) △임상 공경업(서울아산병원) 배영경(영남의대), 신경환·김규보(서울의대), 라선영(연세의대), 신새암·황도유(연세의대), 성기웅·이지원(삼성서울병원)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전문의 칼럼] 무릎 통증에 ‘뚝’ 소리…‘반월상연골판 파열’ 의심

반월상연골판은 무릎 관절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위치한 반달 모양의 구조물로, 대퇴골과 경골 사이에서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 무릎에 갑작스러운 통증이 생기고, 움직일 때 '뚝' 하는 소리와 함께 무릎이 꺾이는 증상이 있다면 '반월상연골판 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반월상연골판은 무릎의 쿠션 역할을 하는 구조물로,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중년 이후에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찢어지기 쉬우며, 파열된 상태로 방치하면 관절염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젊은층에서는 스포츠 손상으로, 중장년층에서는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발생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릎 관절 부위의 통증, 부기,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무릎이 '빠지는' 느낌, 특정 각도에서 관절이 잠기는 '잠김 증상(locking)' 등이다. 특히 반복적으로 무릎이 꺾이거나, 걸을 때 갑자기 통증이 생긴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는 파열 부위의 크기와 위치, 환자의 연령, 활동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 경미한 파열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파열이 심하거나 반복되는 경우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은 1㎝ 내외의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특수기구를 삽입하여 손상 부위를 봉합하거나 절제하는 방식으로, 주변 조직 손상이 적고 회복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연골판 보존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가능한 한 봉합술을 통해 원래의 구조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활동량이 많거나 젊은 환자의 경우, 연골판을 제거하지 않고 봉합하는 치료가 무릎 관절의 장기 건강을 위해 권장된다. 무릎 통증이 반복될 경우 단순한 염좌로 치부하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반월상연골판은 관절염 예방의 핵심 구조물이기 때문에 파열 시 적절한 치료를 통해 무릎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영화 속 의학] ‘태양의 노래’ 색소피부건조증

영화 '태양의 노래'를 보면, 태양이 떠 있는 동안 햇빛을 볼 수 없는 희귀증후군을 가지고 있는 미솔(정지소)은 꿈도 사랑도 포기한 지 오래다. 어느 날, 미솔의 집 앞에 과일 트럭을 끌고 온 '과일 청년' 민준(차학연)에게 첫눈에 반하게 되고, 민준을 만나기 위해 미솔은 매일 태양이 지는 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과일을 팔러 나온 민준은 한밤중에만 노래를 부르는 미솔에게 끌리게 된다. 신데렐라 같은 그녀의 매력에 빠지게 되면서 민준도 어느 순간 밤이 되기만을 기다린다. 점차 가까워지면서 꿈도, 사랑도 함께 나누게 된 두 사람. 미솔과 민준은 서로를 응원하며 본격적으로 싱어송라이터 활동과 배우 도전을 시작하는데…. 이 영화에서 미솔이 앓고 있는 희귀병은 색소피부건조증(색소성 건피증, Xeroderma Pigmentosum·XP)이다. 상염색체 열성 유전 질환으로, 자외선에 매우 민감한 피부와 조직을 가진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에 따르면, 이 질환은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과 피부암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키며, 일부 환자는 눈과 신경계 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 국내 통계는 없고 미국에서 100만명에 1명, 일본에서는 100만명에 45명 정도로 발생하는 등 지역과 인종에 따라 발생률에 차이가 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XP 환자는 20세 미만에서 비흑색종성 피부암(non-melanoma skin cancer) 발생 위험이 약 1만배, 흑색종의 발생 위험은 2000배 높다. 피부암 발생의 평균 연령은 일반 인구보다 30∼50년 정도 더 빠르다. 피부 증상은 흑색점, 건조증, 다형피부병, 모세혈관확장증 등 다양하다. 햇빛 노출 시 피부에 물집이 잡히는 화상이 생길 수 있으며, 약간의 햇빛 노출만으로도 증상이 드러나기도 한다. 안구 증상은 눈부심, 결막염, 안구건조증, 각막염 등이다. 신경계 증상으로 후천성 신경퇴행, 감각신경난청, 운동 실조, 인지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 교수는 “XP는 XPC, XPA, XPD, XPE, XPG, XPV 등의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데 각 지역에서 가장 흔한 돌연변이가 다르다"면서 “예를 들어 미국, 아프리카, 유럽에서는 XPC가 흔하고, 일본에서는 XPA가 가장 흔하다"고 설명했다. XP는 임상 증상을 기반으로 진단하며, 피부 조직검사 또는 혈액검사를 통해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출생 전에도 융모막 조직검사나 양수검사를 통해 진단이 가능하다. 나 교수는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XP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면서 “다만, 자외선 차단이 가장 중요한 관리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자외선 차단제는 높은 SPF 수치를 가진 제품을 사용하고, 모자·긴팔 의류·안면 가리개 등을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자외선이 강한 시간대에 외출을 피하고, 자외선 차단제가 높은 선크림을 사용하며, 자외선 차단 필름을 유리창에 붙이는 등의 다양한 최선의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좋다. 비타민 D 보충은 매우 중요하다. 자외선을 피해야 하므로, 비타민 D는 약물로 보충해야 한다. 피부 검진은 6개월에서 1년마다 피부과에서 피부 검진을 받아 전암성 병변을 체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흡연은 피부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흡연과 간접흡연을 절대적으로 피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상처 작고 회복 빠른 복강경 수술, 세계적 대세”

복강경 수술은 환자의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으로 이제는 수술의 대세가 됐다. 상당수 경우에서 개복수술과 비교해서 만족도뿐 아니라 수술 성적 또한 높다. 로봇 복강경 수술(로봇수술)은 국내 표준이 세계 표준이다. 한국은 이러한 복강경 수술 분야에서 임상을 주도적으로 발전시키면서 세계 학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호성 성남시의료원장(분당서울대병원 외과 명예교수)이 지난달 24∼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복강경간학회(ILLS) 세계학술대회(ILLS 2025)에서 당당히 ILLS의 새 회장에 취임한 것은 하이라이트다. 이번 ILLS 회장 취임으로 한국 의학계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한 회장은 최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래에도 복강경 수술은 계속 발전할 것"이라며 “로봇수술은 현재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로봇수술을 사용하기 위한 비용 등 몇 가지 문제만 개선된다면 더 많이 보급되고 유용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췌장암·담도암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며 국내외 간담췌 분야 복강경 수술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매사에 열정을 갖고 친화력을 발휘해 여러 학회와 단체장을 역임하는 등 의료발전에 끼친 공적이 높다. 디지털헬스케어 발전과 공공의료 영역에서도 뚜렷한 궤적을 보여주고 있다. ILLS는 2016년 복강경 간수술을 연구하고 표준지침을 마련하고 보급시키기 위해 창립된 글로벌 학회다. 2017년부터 2년마다 열리는 ILLS 세계학술대회는 이번에 55개국, 700여명(해외 500여명)의 간절제술 전문가들이 모여 복강경·로봇·개복술 비교, 간내담관암·담낭암·전이암 치료 등 최신 임상 내용과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최소침습간절제술 국제가이드라인'에 대해 논의했다. 한 의료원장은 이번 국제학술대회의 조직위원장을 맡았으며, 회장 임기는 2년이다. 아래는 한호성 회장과의 일문일답. ◇복강경 간절제술의 유용성과 임상 ·연구 등 현황은 어떤가. “간절제는 일반적인 개복 수술을 하게 되면 복부 절개가 워낙 커서(30㎝ 이상) 환자의 통증이나 합병증이 많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었다. 복강경을 이용하여 간절제를 하게 되면 절개 부위도 아주 적고 회복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2015년 국제학술지(Journal of Hepatology)에 출판했던 우리의 연구에서 복강경이나 개복 수술이 암의 장기 생존이 같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기 생존결과가 같다면 수술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 수술이 더 많이 선호될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복강경 간수술의 발전을 위한 과제의 핵심을 꼽는다면. “국내에서도 2008년부터 복강경 간수술 연구회가 발족하여 젊은 의사들이 복강경 산수술을 배우고 익혀서 많은 환자들에게 좋은 수술을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현재 국내 복강경 간 수술의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러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세계학회의 회장 취임 소감으로 “앞으로 복강경 간수술을 더 발전시키고 여러나라 의사들을 교육하며 '표준지침'을 마련하는 일을 하겠다"고 밝혔는데. “2008년 미국 켄터키주에서 처음 열린 국제표준지침회의에서 복강경 간수술이 처음으로 표준 수술로 인정받게 됐다. 그 당시는 간의 소(小) 절제(minor resection)가 표준 수술로 인정됐다. 2014년 일본에서 두 번째 국제표준지침 회의가 열렸는데 그 곳에서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이번에 서울에서 11년 만에 열린 국제표준지침회의에서는 간의 대량 절제 중 좌엽 절제술이 표준 수술로 인정받게 됐다. 앞으로도 계속 표준 수술의 적응증과 영역을 확대하는 일에 힘을 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비대면 의료 등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케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한 의료계 및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디지털 헬스케어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인간의 건강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모두 포괄하는 산업·의료분야가 융합된 종합의료 서비스를 말한다. 한 회장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경주하는 분야 중 하나다. 현재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 회장을 맡고 있는 한 회장은 “디지털 헬스케어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기반 프로그램과 의료기기를 개발, 의학발전과 과학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의료 인공지능, 의료 빅 데이터, 고성능 센서, IoT(사물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헬스 케어 등 다양한 서비스들이 이미 국민건강에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디지털헬스의 범위를 빅데이터, 유전체학 및 인공지능에 더해서 첨단 컴퓨팅 과학의 범위인 모바일헬스와 이헬스(E-Health)까지 포괄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모바일헬스, 보건정보기술, 웨어러블 기기, 원격의료, 원격진료, 그리고 개인맞춤형 의료까지를 포함하는 넓은 정의를 했다.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은 어떤 단체인가. “디지털헬스케어연합포럼은 산업-학교-연구소-병원을 포함하는 단체다.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해 보건의료 기술을 연구하며, 산학연병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에 기여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융합한 보건의료 분야의 기술 및 응용 서비스 개발을 목적으로 2017년 빅데이터 헬스케어 컨소시엄이 창립됐고 2020년 지금의 명칭으로 바뀌었다. 디지털헬스케어 산업 발전과 국민의 의료복지 향상을 위한 학술대회와 정부과제 수행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의 개요와 필요성과 중요성은. “이제 의료의 영역에서 디지털 헬스케어가 깊숙이 들어와 있다. 일상생활에 인공지능(AI)이 활발히 사용되고 있듯이 의료 영역에서 디지털헬스케어의 역할은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에 의사가 눈으로 손으로 직접 판독이나 진단을 하던 일들을 인공지능이 짧은 시간내에 일반 의사들이 발견하거나 진단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진단과 판독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의사의 진단과 질병 치료 방침의 결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디지털헬스케어 발전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들은 무엇인가.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을 규제가 못 따라가고 있을 수도 있다. 정부도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을 주시하면서 적절한 시기에 규제를 걷어내는 데 적극적으로 해주면 좋겠다." 한 회장은 지난해 8월부터 3년 임기의 성남시의료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2019년 국군수도병원장을 맡은 것처럼 공공의료의 최일선 수장으로 또 다시 나선 것이다. 성남시의료원은 지난 4월 28일 췌장암 복강경 수술을 실시했다. 이번 수술은 한 원장이 지난해 9월 취임한 이후 성남시의료원에서 처음으로 직접 시행한 췌장암 수술로, 의료원의 진료 역량 확대에 의미 있는 첫걸음이 됐다. ◇성남시의료원 발전 전략을 어떻게 세웠는지. “성남시의료원은 성남 시민의 발의로 세워졌지만 성남시민의 신뢰나 믿음을 주지는 못했었다. 저는 성남시의료원을 시민이 신뢰하는 병원, 시민이 자부심을 갖는 병원으로 만들어 가겠다." ◇공공의료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해주신다면. “제가 생각하는 공공 의료기관의 역할은 병원으로서 신뢰를 주고 최선의 진료를 하면서 거기에 민간에서 할 수 없는 공공의료를 발굴하고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남시의료원이 공공의료의 모범이 되어 좋은 시스템을 국내 다른 의료원과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디지털헬스케어가 공공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디지털헬스케어는 모든 의료영역에 전반적으로 퍼져갈 것이다. 공공의료에서는 국가적 질병이나 재해가 생겼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더 잘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디지털헬스케어의 발전에 있어서도 민간 영역에서 망설일 때 디지털헬스케어를 이용한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번 코로나19 위기 때에도 시민과 국민들이 보아 왔듯이 성남시의료원 같은 공공의료는 국가적 질병이나 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효율적,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의료원들의 적자가 많다 혹은 비효율적이다 그런 의견도 있을 수 있으나 코로나19 위기에서 우리 국민과 시민들을 지켜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성남시의료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정부나 지역의 행정기관들은 의료원들이 국가적 혹은 지역 위기의 안전판이라는 사실을 마음에 두고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 ◇회장님은 췌장·담도암 수술의 세계적 권위자이다. 그런데 아직도 췌장·담도암의 생존율이 낮다. “췌장암은 아직도 생존률이 낮아 일반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항암치료가 좋아져서 췌장암의 생존률도 조금씩 나아지고 있기는 하나 아직도 무서운 질병이다. 일단 규칙적인 건강 검진을 통해 조기 발견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게 필요하다. 혹시 발견이 된다면 담당의사의 의견을 잘 따라서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췌장암·담도암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너무 두려워 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건강에 무관심한 것도 좋지 않다. 담배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이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하며 여러가지 병을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정기적인 건강검진도 중요하다." ◇췌장·담도암 분야 후학들을 위해 한 마디 해주신다면. “최근에는 젊은 의학도들이 힘든 필수 의료보다는 '워라벨'이 보장되는 편한 진료과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의과대학에 입학할 때 마음 먹었던 초심을 유지한다면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그런 필수과를 선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췌장 간담도를 수술하는 외과의사가 된 젊은 의사들이라면 수술 술기를 부지런히 익히고 위의 선배님, 스승님들과 좋은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 좋겠다. 그리고 교과서에 의존하기 보다는 늘 환자부터 생각한다면 좋은 의사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의학을 선도하는 의학자가 될 것이 확실하다." ■ 한호성 신임 국제복강경간학회 회장은 한호성 회장은 ILLS 회장뿐 아니라 국제외과소화기학회 재무이사, 국제대사영양외과학회 회장으로도 활동 중이다. 대한의료정보학회 회장, 제26대 국군수도병원 원장, 대한복강경내시경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외상학회 회장, 대한외과대사영양학회 회장, 대한종양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췌장외과학회 회장, 대한복강경간수술연구회 회장, 대한경정맥영양학회 이사장, 대한간담췌외과학회 회장, 서울대학교 이사,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암센터장·암뇌신경 진료부원장 등 다채로운 직책을 역임했다. 그의 좌우명은 '최선을 다하자', 생활신조는 '다른 사람을 배려하자'이다. 선배를 깍듯이 모시고 후배를 잘 챙기는 '의리 맨'으로 꼽힌다. 소아청소년과학의 권위자인 부인 유경하 이화여대 의무부총장 겸 이화의료원장(3연임·이대목동병원장 역임)과 함께 '부부병원장·부부의료원장' 타이틀을 얻었다. 유 의료원장은 2024년 제1회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환자소통 올해의 병원경영인상'을 받기도 했다. 2006년 복강경 우후구역 간엽 절제술, 2009년 복강경 중앙 이구역 간엽 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하여 간암 치료 분야 복강경 수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 2010년 복강경 공여자 우간절제술을 세계 최초로 성공시켜 간암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2년에는 세계 최고의 소화기 복강경·내시경수술학회인 미국 SAGES로부터 'SAGES 국제 앰배서더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2023년엔 의료분야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았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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