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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자본포럼] 이창석 국립생태원장 “생물다양성 관리, 기업 지속가능성 필수”

“생물다양성 관리와 자연자본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에서 기조연설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및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보고서에는 무엇을 담아야 하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원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생물다양성 위기의 심각성을 짚었다. 그는 산업화, 도시화, 기업형 농업 확산 과정에서 생태계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현재는 그 영향이 극단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과거 울창했던 산림이 산업단지 개발로 황폐화되고 하천과 습지의 자연 구조가 훼손되면서 생태계 기능이 급격히 약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하천과 호수 등 수생태계의 변화는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그는 “하천은 물과 수변 생태계가 결합된 복합 구조인데, 우리는 수변을 제거하면서 생태계의 핵심 기능을 잃어버렸다"며 “그 결과 수질 정화 능력과 탄소 흡수 능력 모두 약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변 식생은 일반 식생보다 최대 3배 이상 탄소를 흡수할 수 있음에도 이를 제거해왔다"고 덧붙였다. 외래종 확산에 따른 생태계 교란 문제도 주요 위협 요인으로 꼽혔다. 가시박과 같은 외래 식물은 기존 식생을 밀어내며 생물다양성을 급격히 떨어뜨리고 해양과 내륙을 가리지 않고 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생태계는 복원력을 잃고 점점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생태계 단절'을 지목했다. 도로·철도 건설과 개발로 서식지가 파편화되면서 상위 포식자를 포함한 다양한 생물종이 이동하지 못하고, 결국 생태계 전체의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생태계 건강성은 연결성에서 나온다"며 “단절된 공간을 연결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해법으로는 생태 복원 중심의 접근을 제시했다. 단순히 나무를 심는 수준이 아니라, 지역별 생태 특성에 맞는 숲 전체를 복원해야 하며,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과 탄소 흡수 기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도시 내 녹지 확충 전략으로 '핑거 플랜(Finger Plan)'을 언급하며, 도심 내부로 숲과 생태축을 끌어들이는 구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단순한 녹지 확대가 아니라 생태계 네트워크를 형성해 생물 이동과 서식이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원장은 이러한 생태 복원과 관리 체계가 TNFD 보고서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TNFD는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탄소 흡수와 생물다양성 두 가지"라며 “생태계 복원 프로세스를 그대로 적용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생물다양성 관리와 자연자본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라며 “전문가 자문과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자본포럼 축사] 김명자 KAIST 이사장 “자연자본 줄면 GDP 성장 의미 없어”

김명자 KAIST 이사장는 '지구의 날'인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 축사를 통해 “자연자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경제와 환경의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1999~2003년 동안 환경부 장관을 하던 시절을 언급하며 당시에는 자연자본을 고려하기 어려웠다고 회고했다. 이 이사장은 “2000년대 초반 '그린 GDP' 도입을 추진했지만 시대적 공감대를 얻지 못해 기초 연구 수준에 머물렀다"며 “그러나 최근 영국 정부가 의뢰한 다스굽타 리뷰에서 자연자본이 감소하는 상황에서의 성장의 한계를 명확히 지적하면서 당시 문제의식이 재조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연자본의 중요성이 최근 들어 더욱 부각된 배경으로 팬데믹과 지정학적 리스크, 에너지 위기 등을 꼽았다. 이 이사장은 “과학기술적 접근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제도, 나아가 인간의 가치관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며 “자연과 인간은 공존 관계이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결국 인간 사회도 지속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자연자본포럼 3세션] 포스코, 경영진 평가에 기후 성과 연계…“강력한 탈탄소 실행”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마지막 순서인 세션 3에서는 '지속가능 공시 성공적 안착 방안'을 주제로 진행됐다. 이 세션에서는 국내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 동향과 기업들의 실무적 대응 전략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이날 토론 좌장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박필주 ESG인프라지원단장이 맡았다. 주제 발표에 나선 삼일회계법인 권미엽 파트너, 포스코홀딩스 오재희 리더,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김남희 ESG경영지원실장 등 전문가 3인은 공시가 단순한 규제 이행을 넘어 자본 시장에서 기업 가치를 정당화하는 핵심 수단임을 강조하면서,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의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세션 3은 국내외 공시 기준의 이론(삼일회계법인), 기업의 실제 이행(포스코),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정부의 지원 체계(환경산업기술원)가 어우러져 참석자들로부터 '네이처 포지티브' 시대를 대비하는 구체적인 실무 로드맵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본시장의 시그널과 경영진의 핵심 의사결정"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권미엽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자본시장이 기업에 보내는 강력한 경고와 기회의 메시지를 데이터로 증명했다. 권 파트너는 세계 최대 재보험사 스위스리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3.2°C 상승할 경우 아세안 지역의 국내총생산(GDP)가 약 37% 감소하고, 아시아 전체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거시경제적 위기를 경고했다. 권 파트너는 이러한 비재무적 리스크가 어떻게 실제 재무 변수인 자본비용을 움직이는지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의 분석에 따르면, 최저 ESG 등급 기업과 최고 등급 기업 간의 자본비용 격차는 신흥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지는데, ESG 등급이 2등급 이상 상승한 기업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을 약 1.1%p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SG 성과가 기업의 부도 리스크를 낮추고 채권자의 요구수익률을 하락시키는 선행 지표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의 부도 위험이 낮아지면 자금을 빌려주는 채권자(은행, 채권 투자자 등)는 그만큼 낮은 위험 프리미엄을 요구하게 되고, 이는 기업 입장에서 타인자본비용(Kd)의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권 파트너는 특히 실무적인 대응 방안으로 '재무제표 표준 CoA(Chart of Accounts) 라이브러리' 수립을 제안했다. 기업은 기후 위험의 고유 영향과 대응 전략의 영향을 영업·투자·재무·결산 활동별로 세분화해 회계 계정과목에 맵핑해야 하는데, 이를 통해 투자 타이밍과 규모를 숫자로 정당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국제회계기준의 기후 공시 (IFRS S2) 기준에 따라 기후 성과를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 및 보상 체계에 연계하고, 이를 외부에 투명하게 공시하는 전사 통합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포스코, 기후 성과를 경영진 보상과 연계" 두 번째 발표자인 오재희 포스코홀딩스 리더는 실제 기업 현장에서 겪는 공시의 무게와 전략적 활용법을 상세히 공유했다. 오 리더는 기후 공시가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기업의 체질 개선을 요구하는 강력한 '자본 배분의 수단'임을 분명히 했다. 공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기업이 직면한 기후 리스크, 즉 물리적 리스크와 전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성과를 개선해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에 기꺼이 투자하게 만드는 데 있다는 것이다. 오 리더는 포스코가 직면한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를 정책·기술·시장·평판의 네 가지 관점에서 분석했다. 바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전면 시행 △국내 배출권 유상할당량 확대에 따른 규제 비용 증가 △수소환원제철(HyREX)과 같은 저탄소 기술로의 대체에 따른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 지출 △기존 고로(高爐, 용광로) 설비의 좌초자산화 위험 등인데, 포스코는 이들 리스크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해안가에 위치한 제철소의 특성상 폭우와 해수면 상승 등에 따른 물리적 위험에 대비한 업무연속성계획(BCP) 수립과 차수벽 강화 사례도 공유했다. 특히 포스코는 기후 성과를 경영진의 보상 지표와 직접 연계해 탈탄소 전략의 실행력을 담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 리더는 “미래 재무 영향도는 변수가 많아 산출 결과의 범위가 넓게 나타날 수밖에 없지만, 내부 탄소가격제 등을 활용해 투자 검토 단계에서부터 탄소 비용을 반영함으로써 자본이 환경친화적인 방향으로 흐르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정보공개제도를 통한 산업계 ESG 공시 지원"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김남희 한국환경산업기술원 실장은 정부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이 글로벌 공시 파고를 넘을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인프라를 소개했다. 김 실장은 환경정보공개제도가 기업의 자발적인 녹색경영 의지를 높이고 이해관계자에게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법적 근거(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를 갖춘 핵심 제도임을 설명했다. 환경산업기술원은 현재 약 2000여 개 회사, 5000여 개 사업장의 환경 정보를 관리하고 있는데, 이를 네이버페이 증권 등 금융 포털과 연계해 투자자들이 모바일에서도 쉽게 기업의 환경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도록 플랫폼 기능을 강화했다. 특히 기업들이 입력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류 평가, 현장 확인, 정밀 검증으로 이어지는 3단계 검증 절차를 수행하고 있는데, 전년 대비 데이터가 30% 이상 차이 날 경우 증감 사유를 확인하는 등 데이터 정합성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의 협력사들이 겪는 스코프(Scope 3) 공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급망 협력사에 대한 1:1 맞춤형 컨설팅과 환경정보 등록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스코프3 배출량은 원료의 채취나 부품의 공급, 생산된 제품의 운송, 폐기 등 공급망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말한다. 김 실장은 “전과정평가(LCI)와 관련해 2028년까지 국가 데이터베이스(DB)를 새로 1000여 개 구축해서 국제 플랫폼(GLAD)에 등록함으로써,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환경성을 입증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공공 인프라를 탄탄히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환경산업기술원은 업종별 스코프3 배출량 산정 안내서를 발간하고 있는데, 올해는 조선업과 제약업종의 안내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에 필요한 '조직 경계 산정 사례집'도 최근 발간했다. ☞기업의 기후리스크 기후 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위협은 크게 물리적 리스크(Physical Risk)와 전환 리스크(Transition Risk)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 리스크는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 현상(홍수, 가뭄, 폭염 등)이 기업 운영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말한다. 극한 강우(extreme rainfall)로 인한 인프라 손상, 생산 중단, 공급망 교란 위험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전환 리스크 (Transition Risk)는 저탄소 경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책, 시장, 기술 변화로 인한 잠재적 손실을 발한다. 예를 들어, 로운 탄소 규제(정책), 녹색 기술 등장(기술), 소비자 수요 변화(시장)로 인해 발생하는 리스크를 말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자연자본포럼 3세션] “사실상 관세장벽, 지속가능공시…기업 전략·인식 전환 필요”

의무화를 앞둔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에 우리 산업계가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기업 차원의 전략과 인식 전환이 요구된다는 전문가 제언이 쏟아졌다. 기후 위기와 생물 다양성 축소 등으로 자연자본 손실이 심화함에 따라 글로벌 산업 환경에서 지속가능성 공시가 비관세장벽으로 진화하며 재무적 리스크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세 번째 세션에서는 지속가능성 공시가 국내 산업 환경에 연착륙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자 산업계 관계자 등 전문가들의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는 기업별 자율 공개 수준에 그쳤던 '지속가능경영보고서(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활동 성과 기록)'를 국내 공시 체계에 공식적으로 편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이 같은 제도를 의무화하기 위한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 로드맵 초안'을 공개한 뒤, 이달 중 로드맵을 최종 확정·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글로벌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이 같은 제도를 법제화해 본격 시행에 나선 상황으로, 단순 회계문제를 넘어 비관세장벽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뒤따른다. 국내에서도 제도 의무화 시계의 초침이 빠르게 돌아가면서 기업별 대응 전략 마련이 보다 시급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이날 세션 주제발표 직후 박필주 한국환경산업기술원 ESG인프라지원단장이 좌장으로 주재한 패널 토론에서는 국내 기업이 이 같은 제도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실무적 제언이 이어졌다. 이옥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지속가능성기후센터장은 토론을 통해 “기후 관련 요소를 공시함에 있어 자본적 지출(CapEx)과 영업비용(OpEx)의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후위기 극복에 공여하기 위한 기업 차원의 투자 수치를 구체화함으로써 정책금융 등 자금조달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예컨데, 금융위는 지난 2월 '제4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의 일환으로 향후 10년간 총 790조원 규모에 달하는 정책금융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그는 '그리워싱'과 같은 ESG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명확한 투자 기준을 마련하고, 기업 내 유관 부서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제도 도입에 앞서 기업 차원의 면밀한 사전 준비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한 이 센터장은 개별 법인을 넘어, 모회사와 자회사로 구성된 각 그룹의 ESG 리스크 관리 거버넌스 설계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모회사와 자회사는 회사법상 각각 독립된 법인이므로 모회사가 자회사의 리스크를 관리하거나 실시할 의무 자체는 없다"면서도 “자회사에서 ESG 리스크가 발생하면 연결 공시를 수행하는 모회사의 평판에 타격이 발생하고, 특히 의무 공시 아래에선 송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주성호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실장은 토론에서 각 기업과 경영진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 실장은 “재무(사업)보고서의 경우 기업의 미래 캐시플로우(현금흐름)를 가정해 부채를 조정하듯 다수의 추정을 포함하고 있는데, 지속가능성 공시 역시 재무적 영향이나 전환 계획 등 가정이 기술된다"며 “이 과정에서 재무보고서와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일관되지 않으면 장부 금액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각 보고서의 연계성을 일선 회계부서 단계에서 일치·통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최고경영자(CEO)·최고재무책임자(CFO) 등 경영진의 의사결정과 자원 투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기업이 지속가능성 리스크를 적기에 식별하고, 이를 반영해 공시로 연결하는 통합적 접근법을 수립할 수 있도록 경영진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 실장은 짚었다. 조한나 한국환경연구원 기후적응협력실장은 연구원이 운영 중인 '산업계 적응 협의체'의 △물리적 리스크 시범 진단 △산업계 적응 매뉴얼 △한국형 분석 플랫폼 등 핵심 사업을 토대로 지속가능성 공시 대응 전략 수립을 위한 국내 기업 지원방안을 소개했다. 특히 한국형 분석 플랫폼에 대해 조 실장은 “기후 위험 분석을 통해 다양한 물리적·전환 리스크와 재무 영역까지 평가할 수 있는 한국형 모델로, 공시 의무화 연도인 2028년 오픈될 예정"이라며 산업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독려했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자연자본포럼 개회식] “생물다양성 ESG, 선의 아닌 데이터로 증명해야”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탄소 중심에서 자연자본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생물다양성 관리와 공시가 새로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ESG는 단순한 선언이나 캠페인을 넘어 사업 구조와 공급망 전반을 재편하는 이슈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이제 기업 경쟁력은 '얼마나 했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증명할 수 있는가'에 달렸다는 제언이 나왔다. 2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의 공동 주최로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에서는 기업 ESG의 새로운 축으로 '생물다양성'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를 둘러싼 현실적 과제와 해법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개회식에서는 박기영 환경재단 그린CSR센터 국장,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 김해원 땡스카본 대표가 강연에 나섰다. 이들은 공시와 규제가 빠르게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현장 실행'과 '데이터 확보'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기영 환경재단 그린CSR센터 국장은 “기업이 기후뿐 아니라 자연자본 관점에서도 리스크와 기회를 공시해야 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글로벌 리스크 평가에서 생물다양성 감소와 생태계 붕괴는 향후 핵심 위협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TNFD(자연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 등 새로운 공시 체계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 환경재단은 이러한 흐름에 대응해 '맹그로브 100만 그루 식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맹그로브는 육상 식물 대비 5배 이상의 탄소흡수 능력과 함께 해안 방재, 생물 서식지 제공 등 복합적 기능을 갖는 대표적인 자연자산이다. 특히 단순 식재를 넘어 지역 주민 교육, 생물다양성 모니터링, 연구기관 협력까지 결합한 '통합형 ESG 모델'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 조림 지역에서는 조류·어류 등 생물다양성이 증가하는 성과도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드론과 AI를 활용해 외래종을 제거하고 자생종을 복원하는 '그린웨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기술 기반 생태복원 모델도 제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의 실행은 훨씬 복잡하다. 염형철 사회적협동조합 '한강' 공동대표는 “생물다양성 ESG는 보고서가 아니라 어디에서,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현장 중심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중랑천 생태복원 프로젝트를 사례로 들며 “쓰레기 수거, 외래종 제거, 준설 저지 등 기초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참여하는 생태복원 사업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물리적 관리와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또 현대모비스 등과 진행 중인 '생거 진천 프로젝트'에서는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하천을 모래 기반 생태계로 되돌리는 작업을 수행 중이며, 일부 종의 서식이 확인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자연 복원은 장기적이고 불확실성이 큰 사업이다. 염 대표는 “나무를 심어도 30%는 죽고, 행정이나 개발로 성과가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며 “기업의 단기 성과 중심 접근과 구조적으로 충돌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TNFD 지표로 지역별 생태 특성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공시 체계와 현장 간 괴리를 짚었다. 이 같은 한계를 보완할 해법으로 '데이터 기반 접근'이 제시됐다. 김해원 (주)땡스카본 대표는 “생물다양성 ESG는 선의가 아니라 증명 가능한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며 정량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지표 설정 어려움 △출발점 부재 △기초 데이터 부족 등으로 공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위성, 음향 AI, 환경 DNA(eDNA) 등을 활용해 생태계 변화를 측정하는 기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위성 데이터로 산림 훼손과 수자원 변화를 추적하고, AI를 활용해 음향으로 종 다양성을 분석하며, 환경에 흔적으로 남는 eDNA 기반 분석으로 생물종 변화를 정량화하는 방식이다. 특히 TNFD의 LEAP 방법론(Locate-Evaluate-Assess-Prepare)을 기반으로 사업장 경계 설정부터 리스크 평가, 대응 전략까지 체계화하면 다양한 글로벌 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결국 모든 공시와 규제는 '위치 기반 자연 데이터 확보'로 수렴된다"며 “자연도 사람처럼 건강검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종합하면 기업의 생물다양성 ESG 대응은 △실제 생태계 복원과 관리가 이뤄지는 '현장 기반 실행' △이를 측정하고 공시할 수 있는 '데이터 확보' △단기 성과를 넘어서는 '장기적 투자와 파트너십'으로 나뉜다. 탄소 중심 ESG에서 자연자본으로의 확장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기업이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자연자본포럼 2세션] “자연자본은 소모품 아닌 기업 생존의 기초 자산”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제2 세션은 22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의 의원회의실에서 열렸다. '기업과 생물다양성: TNFD와 지속가능경영'을 주제로 한 이 세션에는 150여 명의 기업·시민사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날 주제 발표에는 국립생태원 주우영 팀장, SDG연구소 이아선 컨설팅본부장, 국립생태원 임정철 탄소흡수연구팀장이 맡았다. 이들은 생물다양성 손실이 초래할 거대한 경제적 위기를 경고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공시 기준인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가 주도하는 공시에 대응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이를 어떻게 자산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자연 보전과 훼손 유발 자본 흐름, 극단적 불균형" 첫 번째 주제 발표를 맡은 주우영 국립생태원 ESG경영본부 팀장은 '기후를 넘어 자연자본으로: TNFD와 네이처 포지티브'라는 제목으로 생물다양성 관련 글로벌 규제 지형의 변화와 생물다양성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했다. 주 팀장은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5% 이상인 약 44조 달러가 자연에 의존하고 있고, 자연이 제공하는 생태계 서비스의 가치는 연간 125조~145조 달러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전 세계적인 '자금 흐름의 불균형'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주 팀장에 따르면, 현재 자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금 흐름(약 7조3000억 달러)은 보전 자금(약 2200억 달러)의 무려 33배에 달한다. 자연 보전보다 자연을 훼손하는 데 압도적인 투자가 이뤄진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러한 재정 상태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기업 활동의 근간인 자연자본의 붕괴를 막을 수 없다고 주 팀장은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50년(1970~2020년) 동안 척추동물 개체군 크기, 즉 숫자가 평균 73% 감소하는 등 생물다양성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주 팀장은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자연 순증)' 전략을 제시했다. 이는 단순히 자연 파괴를 줄이는 '순손실 방지(No Net Loss)'를 넘어, 2030년까지 자연 상태를 회복의 길로 돌려놓고 2050년까지 완전히 회복시키자는 목표다. 그는 일본(201개)과 영국(82개) 등 해외 선도 기업들이 이미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 가입하는 등 자연자본 공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반면, 국내 가입 기업은 아직 12개사에 불과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선제적인 LEAP 방법론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LEAP은 Locate(위치 파악, 자연과의 접점 식별), Evaluate (의존도 및 영향 평가), Assess(리스크와 기회 분석), Prepare(대응 전략 수립 및 공시 준비)의 첫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국내 기업 TNFD 준수율 21%" 두 번째 발표자인 이아선 SDG연구소 본부장은 국내 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 조사 결과를 통해 우리 기업들의 민낯과 도전 과제를 짚었다. SDG는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의미한다. SDG연구소가 2025년 8~9월 사이 코스피(KOSPI) 상장사 849개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2024 회계연도(FY2024) 기준으로 TNFD 관련 공시를 수행한 기업은 91개사에 그쳤다. 더욱이 공시의 질적 측면에서도 아직 한계가 뚜렷했다. 이 본부장은 “국내 기업의 TNFD 권고안 준수율은 평균 21% 수준"이라면서 “대부분의 기업(72~86%)이 자사 사업장 위치와 자연의 접점을 파악하는 위치 파악(Locate)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식별된 자연 리스크를 재무적 영향으로 연결하거나(Assess 8%), 실제 전환 활동을 위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단계(Prepare, 20% 미만)는 TNFD 공시에 참여한 기업 중에서도 일부에 불괴해 매우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본부장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세 가지 실행 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자연 리스크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한 금액 대신 범위(Range)'로라도 제시해 투자자의 해석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신규 설비 투자나 공급망 다변화 등 기존의 경영 활동을 자연 리스크 대응 관점에서 재정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자연 리스크 영향 평가가 없으면 신규 투자를 승인하지 않는 등 의사결정 프로세스 자체에 자연 이슈를 내재화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탄소중립, 내륙습지와 토양에 주목하라" 마지막 발표자인 임정철 국립생태원 팀장은 자연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니라 기업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재무적 자본으로 정의하고 발표를 이어갔다. 임 팀장은 “탄소중립은 더 이상 배출을 줄이는 '감축 경쟁'이 아니라, 자연이라는 실체적 '자산을 확보하는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단언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국가 탄소흡수원 정책이 산림(Green Carbon)에 편중돼 있으나, 산림 노령화로 인해 2050년이면 온실가스 흡수량이 현재의 25% 수준인 연간 1400만톤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임 팀장은 그동안 저평가되었던 '틸 카본(Teal Carbon)', 즉 내륙습지와 토양에 주목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녹색의 그린카본(green carbon)은 산림 탄소 흡수와 저장을, 청색의 블루카본(blue carbon)은 연안습지와 해조류를 의미한다면, 짙은 청록색의 틸카본은 내륙습지와 토양의 탄소 흡수와 저장을 가리킨다. 습지는 산소가 부족한 혐기성 토양 구조를 통해 미생물에 의한 분해 없이 탄소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격리한다. 내년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의 탄소 저장량을 산정하는 새로운 방법론이 확정되면 이러한 자연 기반의 탄소 직접 제거(CDR) 기술의 자산 가치는 대대적으로 재평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내륙습지는 탄소중립 시대에 '저평가된 우량 자산'으로 강조되고 있다. 임 팀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만송정' 사례와 같은 상리 생태학적(Co-existence, 공존) 거버넌스 구축을 제안했다. 안동 하회마을의 만송정과 같은 마을숲은 지역사회와 공생하며 오랜 기간 유지되어 온 공동 자산이다. 기업의 복원 활동도 이와 같이 지역사회와 공생하는 모델로 추진될 때 자산의 지속성이 보장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기업이 사업장 인근의 훼손된 생태계를 직접 복원하고, 이를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와 연계해 '탄소 상쇄' 같은 인센티브를 받는 선순환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자연을 소모하는 경영에서 자연자본을 키우는 '접화군생(接化群生)'의 경영으로 진화하는 기업만이 미래 자본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접화군생은 섞이고(接), 변화하며(化), 함께 모여(群), 번성함(生)을 뜻한다. 자연을 소모하는 경영에서 자연자본을 키우는 경영으로 진화하고, 자연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 가능 경영의 실천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제2세션 참석자들은 “생물다양성 보존이 환경 보호라는 당위성을 넘어, TNFD 공시를 통해 기업의 재무적 건전성과 지속가능성을 입증하는 필수 도구가 되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자연자본(Natural Capital) 인간 사회와 경제 활동에 다양한 서비스(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연 생태계의 자산 가치를 말한다. 식물, 동물, 공기, 물, 토양 및 광물과 같이 인간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재생 가능 및 재생 불가능한 자연자원의 저장량(Stock)을 의미한다. 자연자본이 인간과 경제에 주는 혜택, 즉 생태계 서비스(Ecosystem Services)는 △식량, 깨끗한 물, 목재, 의약품 등을 제공하는 공급서비스 △탄소 흡수(기후 조절), 수질 정화, 홍수 및 질병 조절 등 조절 서비스 △광합성, 토양 형성, 생물다양성 유지 등 지지 서비스 △경관 감상, 휴양, 교육적 혜택 등 문화 서비스 등 크게 네 범주로 나뉜다. ☞자연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 (TNFD)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연자본과 생물다양성 관련 위험·의존도·영향 측정하고 공시하도록 유도하는 국제 정보 공개 프레임워크를 말한다. 2021년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자연기금(WWF) 등의 주도로 출범했다. 기후 관련 공시인 기후관련 재무정보 공개협의체 (TCFD)를 모델로 삼았다. 기업이 자연 관련 위험과 기회를 재무적으로 평가하고 공개하도록 하는 글로벌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TNFD 권고안은 거버넌스, 전략, 위험 및 영향 관리, 측정지표 및 실천목표라는 4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정보를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자연자본포럼 1세션] 자연자본 공시, 자발적 참여 넘어 글로벌 의무화로 진행

에너지경제신문과 환경재단이 22일 공동 주최한 '2026 대한민국 ESG 생물다양성 및 자연자본 포럼'의 제1세션에서는 '자연자본 공시와 측정 동향'을 주제로, 글로벌 규제 지형의 변화와 국내 선도 기업의 대응 사례, 그리고 과학적 측정기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됐다. 발표자들은 공통적으로 “자연자본이 기업 경영의 선택이 아닌 필수 자산"이라고 역설했다. ◇“국제 공시기준, '자연(Nature)' 중심으로 통합 중 이재호 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은 첫번째 주제 발표에서 '자연자본공시 국제 동향과 기업들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급변하는 글로벌 규제 흐름을 짚었다. 이 연구관은 “기후 공시와 자연공시는 기후 관련 재무 정보 공개 협의체(TCFD)와 자연 관련 재무정보 공개 협의체(TNFD)라는 자발적 이니셔티브에서 출발한 뒤, 글로벌 보고 이니셔티브(GRI)와 국제 지속가능성 기준위원회(ISSB) 등에서 국제회계기준 형태로 다듬어지고, 이후 국가별로 제도화되는 순으로 발전해왔다"고 밝혔다. 국제회계기준은 한창 논의가 진행 중이다. 작년 11월에 처음 ISSB가 생물다양성 기준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이후 올해 4월까지는 기존에 사용하던 국제회계보고기준(IFRS) S1, S2에 통합 기준을 마련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IFRS의 실무검토보고서를 보면 새로운 기준이 아닌 기존의 IFRS 기준 안에서 자연공시를 다루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 연구관은 “기존에 사용하던 IFRS S1, S2에 통합 기준을 마련할 경우 자연 관련 기준을 더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동시에 우려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기준이 경제성만 고려하는 보수적인 기준이라는 점에서 자연 공시 기준이 약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글로벌 동향에 있어서 유럽연합(EU)은 올해 최종적으로 옴니버스 패키지를 통과시켰다. 공시 의무 대상을 초대형 기업으로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프랑스는 EU가 기준을 정립하기 전부터 거의 모든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공시 의무를 부과했다. 자연 관련 전략을 세울때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unming-Montreal GBF) 목표와의 정합성을 밝히도록 했다. 인도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1000개 상장사에 의무를 적용하고 있다. 리더십 지표에 넣어 관리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연구관은 “기업들의 고민은 자연 데이터가 없거나, 데이터가 있어도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NFD가 추진하는 자연 데이터 허브(NDPF)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이 연구관은 “2028년 이후 도입 예정인 기후 공시 다음으로 자연자본 공시 도입은 예정된 수순인 만큼 시간이 걸리는 데이터 확보 등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다"면서 “기후공시에 자연 요소를 추가하는 전략도 현명한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자본은 기업 영속성 결정 짓는 기초 자산" 두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김미현 SK증권 상무는 국내 금융권 최초의 TNFD 시범 보고서 발간 사례를 소개하고 금융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김 상무는 특히 기업 경영에 있어 탄소와 자연자본을 바라보는 관점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탄소 배출은 탄소세나 배출권 거래제 등을 통해 이미 기업이 지출해야 할 실질적인 '비용(청구서)'으로 가시화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자연자본은 아직 재무제표에 비용으로 명시되지는 않았지만, 물·토양·생물다양성 등 기업 활동의 영속성을 결정짓는 가장 핵심적인 '기초 자산'이자 근본적인 경영 자본이라는 것이다. 김 상무는 “기후 전환(Climate Transition)에 이어 이제는 자연 전환(Nature Transition)에 대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SK증권은 이번 시범 보고서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립생물자원관을 통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직접적인 자문을 구함으로써, 분석 방법론에 대한 국제적 정당성과 객관성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업을 통해 방대한 글로벌 기준(GBF, TNFD 가이드라인 등)을 국내 산업 구조와 금융 환경에 맞춰 정밀하게 해석할 수 있었다. 김 상무는 “무엇보다 '자연 회복'이라는 추상적인 글로벌 목표를 국내 기업들이 실제 공시에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측정 지표 표준 모델로 전환하는 실무적 이정표를 수립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김 상무는 금융기관의 공시가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투자 프로세스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단기적으로는 물리적 리스크를 식별하는 데 집중하고, 장기적으로는 전환금융(Transition Finance)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생태계 회복력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금융의 본질적 역할이라는 것이다. ◇“과학적 측정 데이터가 신뢰성 담보" 세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이후승 한국환경연구원(KEI) 자연환경연구실장은 '한국의 자연자본 측정 동향과 정책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 실장은 “자연자본을 평가할 때 기준은 '어디를 공간적으로 보전해야할 것인가'"라면서 “생태계 변화에 대한 공간자료가 구축돼 있고 그 활용도는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생물다양성 평가를 위한 기초조사로서 기후에너지환경부의 생물자원조사는 30년 이상 수행 중이다. 생물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는 충분히 축적된 상태다. 기업들의 위치가 어딘지, 그 위치가 산림인지 강인지, 어떤 생태적 환경에 따라서 생물종을 연결하고 분석할 것인지에 대한 자료도 갖춰져 있다. 이 실장은 “자연 상태의 변화는 생태계에 대한 영향과 종(種)에 대한 영향으로 나타나는데, 생태계 변화를 측정할 때는 생태계 계정이라는 통계 체계를 통해 들여다 본다"고 설명했다. 생태계 계정은 생태계 규모·상태·서비스로 구성된다. 규모는 생태계 자산의 크기를 말한다. 상태는 질적 수준이고, 서비스는 생태계가 경제나 인간 활동에 사용되는 혜택에 기여하는 요소다. 종의 변화를 측정할 때는 긴 시간에 대한 흐름으로 생물의 패턴을 봐야 하는데, 동물·식물상(相)을 시계열로 모니터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문제는 종은 종으로만 접근하고 생태계는 생태계만으로 접근하다보니 둘을 매칭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공간에 대한 변화와 그 원인을 같이 비교하는 것이다. 공간에 환경 변화가 생긴다거나 개발이 이뤄졌을 때 그 원인을 측정하는 방법들에 대한 자료들이 구축돼 있으므로 이를 공간 변화와 함께 비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자연자본의 경제적 가치를 추정해 화폐화하는 작업 역시 어려운 과정이라고 이 실장은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환경가치 종합정보시스템(EVIS)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참조할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후 환경 모니터링을 통해서 자연자본이 감소했는지, 복원이 되고 있는지,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상황까지도 구축돼있다. 이 실장은 “자연 리스크 식별 결과가 실제 재무 의사 결정에 적용할 수 있는 정보로 전환될 때 공시의 진정성이 확보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올림푸스한국, 차세대 복강경 수술 기구 ‘하이큐라’ 국내 출시

올림푸스한국(대표 타마이 타케시)은 23일 “차세대 복강경 수술 기구 '하이큐라(HICURA)'를 국내에 출시했다"고 밝혔다. 하이큐라는 복강경 수술의 핵심 수술 처치에 필수적인 장비로, 외과·부인과·비뇨의학과 등 다양한 최소침습수술 분야에서 쓰인다. 수술 중 기구 조작의 정밀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개발됐다. 하이큐라는 손잡이, 샤프트(shaft), 집게(Jaw)로 구성된 3단계 모듈형 시스템을 적용했다. 다양한 길이와 구성의 핸들 및 샤프트, 40종 이상의 집게 옵션을 제공한다. 마모된 부품만 개별적으로 교체할 수 있고 기구를 완전히 분해하지 않고도 내부 세척이 가능한 구조로 설계되었다. 조립된 상태 그대로 멸균이 가능해 수술실에서 별도의 조립 과정 없이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 기구 조작의 정밀성을 높이기 위한 기능도 강화됐다. 새롭게 설계된 로테이션 노브는 집게의 회전을 보다 쉽고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도록 돕고, 집게가 열린 상태에서는 부드러운 회전을, 조직을 파지한 상태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회전 제어를 가능하게 한다. 올림푸스한국 박인제 사업총괄 전무는 “하이큐라는 복강경 수술에서 필수적인 조직 조작 기구의 정밀성과 사용 편의성을 동시에 향상시키기 위해 개발된 제품"이라며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수술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환자 치료 결과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경륜] 정종진, 최다승 경신 ‘초읽기’…작년 최단기 500승 달성

광명=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한국 경륜의 기록 제조기 정종진(20기, SS, 김포)이 또 하나 역사를 코앞에 뒀다. 현재 통산 555승으로 종전 최다승 기록인 홍석한(8기, A3, 인천)의 558승에 단 3승만을 남겨뒀다. 이르면 내달 이를 경신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작년 5월, 정종진은 역대 최단기 500승이란 금자탑을 세우며 한국 경륜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당시 613경주 만에 500승을 달성하며 홍석한 기록보다 180경주나 빠른 압도적인 페이스를 보여줬다. 그리고 불과 1년여 만에 최다승 기록 경신이란 또 다른 역사에 도전하게 됐다. 2013년 20기로 데뷔한 정종진은 14년간 꾸준히 성과를 쌓아왔다. 화려한 아마추어 경력을 지닌 선수들과 달리, 그는 무명에 가까웠다. 국가대표 문턱을 넘지 못했고, 경륜 후보생 시험 탈락과 생계 문제까지 겪으며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동대문시장에서 일을 하며 훈련을 병행했던 시절을 버텨낸 그는 결국 프로 무대에 입성했고 이후 특유의 성실함으로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고 또 채웠다. 그 결과, 2016년 그랑프리 우승을 시작으로 2017년, 2018년, 2019년까지 4년 연속 정상에 올랐고, 2022년 다시 정상에 서며 통산 5회 우승이란 대기록을 작성했다. 매 시즌 다승 상위권을 유지하며 명실상부한 '경륜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도 그의 기세는 여전하다. 체력적으로는 전성기 대비 감소한 부분이 있으나 자신에게 맞는 훈련 방식과 과학적인 관리로 이를 보완하며 오히려 경기 운영 완성도는 더욱 높아졌다는 평가다. 올해 시즌 역시 대상경주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건재함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달 말 부산 특별경륜에서 수적인 열세 속에서도 침착한 경기 운영과 과감한 젖히기로 승리를 거두며 노련미를 과시했다. 이는 경험과 순간 판단력이 어우러진 결과였다. 이제 관심은 단 하나, 최다승 기록 경신 시점이다. 3승만 추가하면 홍석한과 같고, 여기에 1승을 더 추가하면 최다승 기록 보유자가 된다. 무명 선수였던 그가 이제는 한국 경륜 역사상 가장 많은 승리를 거둔 선수로 등재된다. 예상지 최강경륜 설경석 편집장은 23일 “정종진의 최다승 기록 경신은 출전하는 다음 회차 토요일 경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최정상 실력을 보여, 정종진이 세울 최다승 기록을 뛰어넘는 데는 오랜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봉화군수 선거 ‘3자 구도’ 본격화…무소속 박만우 변수 부상

봉화=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경북 봉화군수 선거가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민의힘 후보 확정으로 여야 정당과 무소속이 맞붙는 3자 구도가 형성되며 판세가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은 공천 심사를 거쳐 최기영 도당 부위원장을 봉화군수 후보로 확정했다. 당내에서는 조직력과 행정 경험을 갖춘 안정형 후보라는 점이 주요 평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 최기영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예비후보, 무소속 박만우 예비후보가 경쟁하는 구도로 재편됐다. 각 후보가 서로 다른 정치적 기반과 전략을 내세우며 단순한 정당 대결을 넘어선 다층적 경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눈에 띄는 변수로는 무소속 박만우 예비후보의 존재감이 꼽힌다. 정당 공천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기반을 중심으로 독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박 예비후보는 지역 인맥과 오랜 활동을 바탕으로 한 탄탄한 개인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후보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정 정당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지지층을 흡수하며 표심 분산을 이끌 경우, 전체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봉화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분류돼 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변화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상식 예비후보가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정책 중심의 선거를 강조하며 준비에 나서고 있어 기존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역 정치권은 이번 선거의 핵심 키워드로 '결집과 분산'을 지목한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얼마나 결속력을 유지하느냐와 동시에, 무소속 박만우 후보를 중심으로 표심이 얼마나 분산되느냐가 당락을 좌우할 주요 변수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봉화군이 직면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산업 기반 취약 등 구조적 문제 해결을 둘러싼 공약 경쟁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개발 중심 공약을 넘어, 주민 삶의 질 개선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얼마나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하게 제시하느냐가 유권자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 진영 역시 차별화된 전략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은 조직력을 앞세운 안정론, 민주당은 정책과 변화론을 강조하는 가운데, 무소속 박만우 예비후보는 지역 밀착형 행정과 실질적 체감 성과를 내세우며 유권자 공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정당과 인물, 그리고 지역 현안이 복합적으로 얽힌 이번 봉화군수 선거는 단순한 구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무소속 박만우 예비후보의 행보가 선거 흐름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면서, 봉화 정치 지형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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