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선크림=콜마’ 굳히기…한국콜마, 자외선 차단제 두피로 확장

국내 대표 화장품 ODM기업 한국콜마가 자외선 차단제를 두피 영역으로 확장해 신규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한국콜마는 최근 SPF 50+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갖춘 두피 전용 선케어 제품 '스칼프 선에센스'를 개발했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이 제품은 에센스 타입으로 설계돼 두피에 직접 도포가 가능하며 자외선 차단 기능을 비롯해 잔여감과 모발 뭉침의 최소화, 가벼운 사용감이 특징이다. 이번 신제품은 자외선 차단제 적용 범위를 두피로 넓혔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콜마는 세계적으로 급격히 진행 중인 기후 변화로 자외선 강도가 높아지면서 두피 쿨링과 자외선 차단을 결합한 제품의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는 추세에 주목했다. 두피는 자외선에 직접 노출돼 염증과 모낭 손상뿐만 아니라 탈모 위험성을 유발해 소비자들의 요구가 높았다. 이를 해결하고자 한국콜마는 2년여 치열한 연구 끝에 수용성·친유성 자외선 차단 성분간 최적 배합 기술을 확보해 기존 자외선 차단제가 지닌 두피 적용시 제형 안정성과 사용성 측면의 한계를 뛰어넘었다. 개발 과정에서 헤어케어와 선케어 연구조직간 융합 기술이 핵심 역할을 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선에센스를 비롯해 '스칼프 선미스트', '스칼프 선스프레이' 등 다양한 제형의 두피 전용 선케어 제품과 두피 전용 클렌저 개발에도 착수했다"며 “하반기 국내 론칭 후 내년에는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의 자외선 차단제 경쟁력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독보적이다. 'UV테크이노베이션연구소'를 설립하고 100여건의 자외선 차단 특허를 보유 중이다. 또 업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OTC(일반의약품) 인증을 획득하고 세계 최초로 무기자차와 유기자차를 결합한 복합자외선차단제 안정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자외선 차단 분야 국제 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했다. KOLAS 인증을 받은 시험성적서는 APAC MRA(아시아태평양), ILAC MRA(국제시험기관인정협력체), IAF MLA(국제인정포럼) 등 국제 협정에 가입된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공식적인 효력을 발휘한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레몬보틀, 멕시코 ‘FACE & BODY 2026’ 성료

글로벌 에스테틱 브랜드 레몬보틀이 멕시코에서 열린 FACE & BODY 2026 참가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남미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27일 전했다. 'FACE & BODY 2026'은 전 세계 에스테틱 및 메디컬 뷰티 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행사로, 중남미 시장 진출을 위한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레몬보틀은 행사 기간 동안 부스를 운영하며 남미 의료진과 에스테틱 전문가들에게 브랜드와 주요 제품군을 소개했다. 피부 회복과 균형을 강조한 '리부트(REBOOT)', 체형 윤곽 개선을 위한 '앰플솔루션(Ampoule Solution)', 피부 컨디션 개선을 목표로 한 '스킨부스터(Skin Booster)' 등이 대표적으로 전시됐다. 현장에서는 실제 시술 경험이 있는 멕시코 현지 의사들이 참여해 제품 특징과 활용 노하우를 공유하며 방문객들의 이해도를 높였다. 특히 앰플솔루션과 스킨부스터를 결합한 프로그램과 신제품 리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또한 레몬보틀은 행사 기간 동안 다수의 현지 파트너와 미팅을 진행해 공식 유통 계약을 논의했으며, 일부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 진입 기반을 확보했다. 레몬보틀은 에스아이디메디코스가 전개하는 브랜드로, 현재 86개국 이상 수출, 400만 개 이상의 바이알 판매, 450여 개 글로벌 파트너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남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지 파트너십 확대와 유통망 구축을 통해 영향력을 강화하는 한편, 글로벌 트렌드에 맞춘 신제품 라인업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레몬보틀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남미 시장에서의 가능성과 현지 반응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에스테틱 시장이 단기 효과 중심에서 피부 재생과 균형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차별화된 제품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오유경 기자 oyk1213@ekn.kr

BKC&C, 스트로 앞세워 전주국제영화제 참여

비케이 씨앤씨가 운영하는 문화예술 기록 플랫폼 스트로(STRAW)가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공식 스폰서로 참여한다고 27일 밝혔다. STRAW는 영화, 전시, 공연 등 다양한 문화예술 경험을 기록하고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단순 소비를 넘어 감상과 취향을 기록으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작자의 깊이 있는 기록을 아카이빙하는 동시에 일반 사용자들도 자신만의 문장으로 경험을 남기고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이번 영화제 기간에는 '스트로 맵(STRAW Map)' 기능이 함께 활용된다. 관람객들은 영화 감상뿐 아니라 전주 곳곳에서 경험한 분위기와 공간을 위치 정보와 함께 기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기록은 지도 위에 축적돼 개인화된 영화제 경험으로 이어진다. 또한 STRAW는 전주 영화의거리 입구 페스티벌존에서 프로모션 부스를 운영한다. 현장에서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와 경품 프로그램을 통해 방문객들에게 기록 기반 콘텐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BKC&C 관계자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의 경험이 가장 풍부하게 축적되는 현장"이라며 “이번 스폰서십을 통해 STRAW 사용자들과 직접 소통하고, 관람 경험이 기록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자세한 서비스 소개와 이벤트 내용은 STRAW 플랫폼 및 공식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하정우, 부산 북갑 출마 결심 굳힌 듯…한동훈과 대결 주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에게 부산 북갑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요청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하 수석은 이번 보궐선거 출마 쪽으로 사실상 결심을 굳혀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는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치러지게 됐다. 정 대표는 이날 안성 현장최고위원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어제 저녁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 캠프 개소식을 마친 뒤 서울로 올라와 하 수석과 저녁 식사를 했다"며 하 수석을 만나 출마를 설득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하 수석에게 “대한민국 AI 3대 강국 설계자가 아니냐. 설계한 것을 이제 국회에서 입법으로 완수하고 마무리해야 한다"며 “AI 안성맞춤형 국회의원이 당신이니 결심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하 수석은 전재수 후보의 구덕고 6년 후배이자, 북갑 지역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토박이"라며 “부울경 메가시티와 6·3 지방선거 승리의 견인차가 돼 달라고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하 수석은 “집에 가서 생각해보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는 “아마 밤새 최종 결심을 했을 것"이라며 “좋은 소식을 여러분께 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하 수석이 이날 오후 이재명 대통령과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 면담에 배석한 뒤 출마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는 보수 진영에서 무소속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하 수석이 출마할 경우 3파전이 치러질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단독] 최고 5억, 절반은 100만원 미만…공정위 포상금 뜯어보니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의 절반 이상이 100만원 미만 소액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2년간 5억원 이상 고액 포상금을 받은 신고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27일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위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2025년 소관 법률 위반 신고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4년 36건, 2025년 34건으로 총 70건이었다. 건당 평균 지급액은 2024년 3823만2000원, 지난해 3962만원으로 파악됐다. 금액대별로 보면 전체 중 100만원 미만 소액 지급이 2024년 22건, 2025년 18건으로 각각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은 2024년 4건, 2025년 11건이었다. 반면 5000만원 이상으로 올라가면 건수가 급격히 줄었다. 5000만원 이상~1억원 미만은 2024년 3건, 2025년 0건이었고, 1억원 이상~2억원 미만은 두 해 모두 1건씩에 불과했다. 2억원 이상~5억원 구간은 2024년·2025년을 합쳐 3건에 그쳤다. 최고액인 5억원 이상은 2025년 단 1건뿐으로 2024년에는 한 건도 없었다. 공정위 관계자는 “포상금이 가장 많이 나가는 건 담합 사례가 거의 대부분"이라며 “2025년 5억원 이상 지급 건도 담합 사례"라고 확인했다. 신고는 넘쳐나지만 포상금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같은 기간 공정위 소관 법률 신고 접수 건수는 2024년 1224건, 2025년 1116건으로 연간 1000건을 웃돌았다. 반면 실제 포상금 지급 건수는 2024년 36건, 2025년 34건으로 연간 30건대에 불과했다. 신고 100건 중 포상금을 받은 경우는 3건꼴에 그친 셈이다. 하도급법이 2024년 622건, 2025년 514건으로 신고가 가장 많았지만, 포상금 지급은 2025년 1건(400만원)뿐이었다. 공정거래법은 2024년 266건·2025년 274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포상금 지급은 각각 21건·16건이었다. 가맹사업법(131건·128건)은 포상금 지급이 13건·14건으로 상대적으로 연계율이 높았지만 지급액은 각각 2430만원·3997만4000원으로 소액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제재 조치 건수는 2024년 1415건, 지난해 1428건으로 신고 접수 건수를 웃돌았다. 현행 포상금 산정은 담합으로 부과된 과징금 규모에 연동한 구간별 누진 방식이다. 과징금 50억원 이하 구간은 10%, 50억~200억원은 5%, 200억원 초과분은 2%를 각각 적용해 합산한 뒤 증거 수준에 따라 지급률을 다시 조정한다. 최종 지급액은 30억원을 초과할 수 없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고하면 인생, 팔자 고치게 포상금을 확 주라"며 “포상은 놀랄 만큼 많이 줘야 한다. 수백억 원 줘도 괜찮다. '악' 소리 나게, '로또 하는 것보다 담합을 뒤지자'라고 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10일 국무회의에서 “과징금이 1조면 몇 퍼센트인가"라고 이 대통령이 묻자,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상한 없이 10%"라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부정담합행위, 불공정행위, 독과점 지위남용에 10% 포상금이 주어지면 신고를 막을 길이 없을 것이다. 수백억 포상금이 주어지는데 안 할 리가 없다"고 했다. 공정위는 이 대통령 지시 이후 포상금 상향 검토에 착수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위원장이 상한을 10% 정도로 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어 그 정도 선"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가 주가조작 신고 포상금을 상한 없이 부당 이득금의 30%까지 지급하도록 올린 것처럼, 공정위도 기업이 불법으로 챙긴 부당 이득금 기준으로 포상금 산정 구조 자체를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고시 개정 시점에 대해서는 “지시사항인 만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지만 규제 심사 등 내부 절차가 있다"고 했다. 예산 문제도 변수다. 공정위는 2021~2023년 신고자에게 줘야 할 포상금이 부족하자 연구 용역 등 다른 사업 예산을 줄이기도 했다. 2023년 하반기 의결된 포상금 1건은 예산 부족으로 이듬해 이월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기획예산처는 신고 포상금 재원 확대를 위한 별도 기금 설치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금은 예산보다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어 포상금 상한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포상금 제도가 도입되더라도 재원 마련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현재는 한 부처에서 포상금 예산이 소진되면 다른 부처 예산을 쓸 수 없지만, 공통 기금이 마련되면 이 같은 칸막이도 허물 수 있다. 다만 기금 신설에는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 기획예산처는 오는 8월까지 법안을 마련해 국회를 통과시킨 뒤 내년 예산안에 기금을 반영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도 “신고 관련 기금을 만들어 재원을 모아 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준병 의원은 “현재의 포상금 지급 기준은 위험을 무릅쓰고 내부 부정의를 고발하는 공익 제보자들에게 실질적인 유인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지급 한도액을 상향하는 등 보상을 현실화하는 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나현 기자 knh@ekn.kr

美·이란 교착, 말라가는 석유…글로벌 경기 덮친다 [이슈+]

전 세계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항 제한이 장기화되면서 글로벌 원유 수요 붕괴가 임박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주요국들은 비축유를 활용하고 높은 가격을 감수하며 공급을 확보하는 등 아직까지는 버티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대치가 장기화할 경우 원유 소비 축소가 전방위로 확산되며 수요 침체와 이에 따른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원자재 거래업체 트라피구라의 사드 라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열린 FT 원자재 글로벌 서밋에서 “수요 감소는 가격 지표에 잘 드러나지 않는 영역에서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원유 공급이 줄어든 만큼 수요가 강제로 줄어들면서 시장이 균형을 맞추는 과정이 “이미 시작됐고 사태가 장기화하면 그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현재는 중대한 변곡점에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을 공습한 이후 지금까지 약 10억 배럴 규모의 원유 공급 손실이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이는 전쟁 초기 각국 정부가 방출했던 비축유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현재까지는 비축유 방출로 유가 상승이 일정 부분 억제되고 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9주째 이어지면서 아시아 석유화학 산업 등 일부 분야에서 시작된 수요 감소가 전 세계 일상 소비 영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에너지 컨설팅 업체 FEG의 쿠네이트 카조글루 에너지 전환 책임자는 “아직 뚜렷한 위기가 보이지 않고 단순히 기름값 상승 정도만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수요 파괴는 이미 시작됐고 파도처럼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가 먼저 영향을 받았고, 아프리카가 뒤따르며, 유럽 역시 연료 부족과 가격 상승을 체감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디젤, 항공유 등을 포함한 '중간 유분' 시장이 가장 민감한 영역으로 꼽힌다. 유럽에서는 이달 디젤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 2022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으며, 인도에서는 디젤 배급제 도입 가능성과 가격 급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 그룹의 비카스 드위베디 전략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상황이 몇 주 더 이어지면 디젤 공급 확보 문제에 대한 공식 발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며 “디젤은 물류를 움직이는 경제의 핵심인 만큼, 이 부문이 흔들리면 모든 사람이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 산업 역시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아시아 항공사들이 노선 축소에 나선 데 이어 독일 루프트한자는 오는 10월까지 단거리 노선 약 2만편 운항을 취소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이 이달에만 약 1000편을 취소했고 네덜란드 KLM도 내달 유럽 노선 160편을 운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 역시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올해 운항 규모를 기존 계획 대비 약 5%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자 소비가 전년 대비 약 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분석했다. 이 은행은 “최근 한 달 반 동안의 가격 상승이 미국 소비자의 연료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종전을 위한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난항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세계 경제에 유가 급등이라는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미국 역시 이란 해상 봉쇄라는 강경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예정됐던 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은 결국 불발됐다. 이란은 미국이 해상 봉쇄를 해제하지 않을 경우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대해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막대한 경제적 이해관계가 걸린 대치 속에서 양측이 서로 더 오래 버티기를 기대하며 평화도 전쟁도 아닌 어색한 교착 상태에 빠져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효과적"이라며 “그들은 더 이상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방식에 대해서는 “사람들(미국 협상 대표단)을 18시간이나 여행하게 해서 보내지 않을 것"이라며 “전화로 진행하겠다. 그들이 원하면 우리에게 전화하면 된다"고 했다. 여기에 협상 타결의 변수로 꼽혀온 이스라엘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휴전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26일 레바논을 공습해 14명이 사망하고 37명이 부상했으며,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해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원자재 트레이딩업체 건보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다음 달 원유 공급 손실 규모가 하루 500만 배럴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전 세계 공급의 약 5%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수록 수요와 경제활동이 유가 상승을 통해 억제되는 방향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FGE는 봉쇄가 12주 지속될 경우 브렌트유 현물 가격이 배럴당 154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극단적인 경우 시장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유가가 배럴당 2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건보르의 프레데릭 라세르 리서치 총괄은 “3개월 내 해협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이는 거시경제 문제로 확산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톨 그룹의 러셀 하디 최고경영자(CEO) 역시 “각국이 비축유에 의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결국 수요를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경기 침체라는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한 뒤 핵 협상을 이어가는 제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양측이 해상 통제를 해제하고 휴전 연장을 선언한 뒤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구상이다. 해당 제안은 파키스탄을 통해 전달됐지만 미국이 실제로 검토할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환경포커스] 동유럽에서 핵전쟁 벌어지면…전 지구 식량시스템 붕괴

지난 26일은 40년 전인 1986년 4월 26일 구소련(현 우크라이나)에서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곳은 사람의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서 벌어진 러-우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 러-우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한때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국제사회는 지금까지 핵무기의 사용을 억제해 왔지만,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동유럽이 핵 충돌의 위험지대가 된 것도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은 전술핵이나 소규모 핵 사용을 '제한적 핵전쟁'으로 표현하며, 그 피해가 특정 지역에 국한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신 과학 연구는 이러한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 착각인지를 보여준다. 핵전쟁은 결코 국지전에 머물지 않으며, 단 몇 개의 핵탄두만으로도 전 지구적 기후 붕괴와 식량 위기, 장기적인 방사능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엑서터대학 수학·통계학과와 물리·천문학과 연구진은 지난 22일 동유럽 핵분쟁이 전 지구 기후와 방사능 확산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한 논문을 네이처 계열의 국제저널인 'njp 클린 에너지'에 발표했다. ◇태양빛 잃은 지구, 핵겨울은 어떻게 시작되는가 연구진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서 15킬로톤(kt)급 핵폭탄 100개가 폭발하는 시나리오를 설정했다. 15kt이면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과 비슷한 규모다. 이 경우 약 5테라그램(Tg), 즉 약 500만 톤의 검은 탄소(Black Carbon)가 성층권으로 유입된다. 이 검은 탄소는 단순한 연기가 아니다. 태양빛을 흡수하고 지구의 복사 균형을 무너뜨리는 거대한 기후 교란 물질이다. 성층권에 도달한 검은 탄소는 태양광을 흡수해 주변 공기를 가열하고, 그 열로 인해 연기 구름은 더욱 높은 고도로 상승한다. 이렇게 올라간 입자는 비에 씻겨 내려오지 않고 수년 동안 대기 중에 머물며 지구 전체를 뒤덮는다. 그 결과 북반구 평균 기온은 사고 발생 1년 안에 약 1℃ 하락한다. 특히 대륙 내부 지역의 충격은 훨씬 크다. 러시아는 평균 5℃, 미국은 약 4℃의 급격한 기온 하락을 겪게 된다. 이는 단순히 겨울이 길어지는 수준이 아니다. 농업 생산, 수자원 공급, 생태계 안정성이 동시에 흔들리는 구조적 기후 위기다. ◇식량 시스템의 붕괴, 핵전쟁은 기근으로 이어진다 기온 하락보다 더 치명적인 것은 햇빛과 비가 줄어드는 것이다.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는 미국 전역에서 ㎡당 약 30W가 감소한다. 햇빛이 줄어들면 작물의 광합성이 급격히 저하되고, 곡물 생산량은 빠르게 감소한다. 강수량 감소는 더욱 심각하다. 북반구 중위도 농경지의 강수량은 평균 40% 감소하며, 일부 지역은 최대 80%까지 줄어든다. 특히 아시아와 서아프리카 지역은 농업 기반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흉작이 아니라 전 세계 식량 시스템의 붕괴를 의미한다. 식량 부족은 곧 가격 폭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빈곤 국가의 기근, 대규모 난민 발생, 국제 분쟁 확산으로 연결된다. 핵전쟁의 첫 번째 희생자는 전장이 아니라 식탁이 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후 교란이 열대수렴대(ITCZ)를 남쪽으로 밀어내며 전 지구적 물 순환을 왜곡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후 시스템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는 최소 6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핵전쟁은 순간의 폭발이 아니라, 수년간 이어지는 느린 붕괴다. ◇방사능은 국경을 넘는다…즉각적 피폭과 장기 오염 핵폭발 직후의 방사능 피해는 더욱 직접적이고 치명적이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폭발 후 48시간 이내에 약 100만 명이 급성 방사선 증후군을 유발하는 1시버트(Sv, 방사능 단위) 이상의 고선량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 가운데 약 17만 명은 중증 방사선 질환을 겪게 되며, 특히 10시버트 이상의 치명적인 선량을 직접 받는 약 8만 명은 적절한 의료 조치가 없을 경우 사실상 생존이 어렵다. 치명적 수준인 5시버트 이상의 방사능 오염 구역은 약 3500㎢에 달한다. 이 지역은 장기간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죽음의 땅'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방사성 물질은 성층권의 대기 순환을 타고 적도를 넘어 남반구까지 확산된다. 연구진은 사고 발생 10년 후 방출된 낙진의 약 40%가 남반구에 퇴적될 것으로 분석했다. 핵전쟁은 특정 국가를 공격하는 무기가 아니라 지구 전체를 오염시키는 장치다. 일반적으로 흉부 X-레이 1회 촬영할 때 노출되는 방사능은 약 0.1 mSv(밀리시버트(1 mSv = 1000분의 1 Sv)이고, CT 촬영도 1회 당 수 mSv~수십 mSv 정도에 노출된다. 일반인(방사선 작업자가 아닌 사람)의 경우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제시한 권고 기준은 연간 1다. X선·CT 검사처럼 의료 목적으로 노출되는것 외에 추가로 노출되는 방사능 수준을 말하고, 보통 이 기준 이하일 경우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 보통 한 번에 약 1시버트(Sv), 즉 1000mSv 이상에 노출되면 급성 방사선 증후군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한적 핵전쟁'이라는 착각…핵무기는 결코 국지적이지 않다 이번 엑스터대학 연구가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사실은 '제한적 핵전쟁'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실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동유럽에서 핵탄두 100개가 사용되는 순간, 그것은 특정 국가의 군사적 충돌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감당해야 할 기후 재난이 된다는 것이다. 식량 안보는 무너지고, 기후 시스템은 흔들리며, 방사능 오염은 세대를 넘어 지속된다. 경제적 충격과 정치적 불안정까지 고려하면 피해는 사실상 문명 전체의 위기로 확장된다. 핵무기는 군사적 수단이 아니라 문명 파괴 장치다. 오늘날 국제사회가 핵 억제와 군비 통제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핵무기의 사용은 어떠한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반인류적 행위다. 40년 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의 재앙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우리는 이 비극을 단순히 과거의 역사로 소비해서는 안 된다. 여기서 얻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28일 개최…산업 생존과 성장 위한 에너지정책 논의

에너지경제신문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미래포럼, 한국자원경제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9회 서울에너지포럼 2026'이 28일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 서초구 엘타워 5층 오르체홀에서 개최된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에너지 안보 이슈,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 등 복합적인 환경 변화 속에서,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정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번 포럼은 '산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에너지 정책 방안'을 주제로,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포럼에서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시장 구조 개편, 산업계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 공급 안정성 확보 등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산·학·연 전문가들이 다양한 해법을 제시한다. 특히 산업 경쟁력과 에너지 전환 간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행사는 개회식과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에너지정책 및 구조개선 방안'을 주제로 김진수 한양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손양훈 인천대 명예교수(좌장), 조성봉 숭실대 명예교수, 김희집 서울대 겸임교수가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 생존을 위한 지원 및 제도적 기반'을 주제로 전우영 국립서울과학기술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박종배 건국대 교수(좌장), 박진표 태평양 변호사, 박우영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이 패널토론에 참여한다. 이어지는 세 번째 세션에서는 '산업부문 에너지 절감 및 효율화 방안'을 주제로 이유수 숭실대 교수가 발표를 하고, 조홍종 단국대 교수(좌장), 이상준 국립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 조상민 한국공학대 교수가 패널토론에 참여한다. 이번 포럼은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시점에서 정책과 시장의 접점을 찾는 자리가 될 것이며,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과 산업 현장의 요구를 연결하는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이슈&인사이트]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가 ‘차관 비서실장’을 면담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미국을 방문한 일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러 가지로 문제투성이의 방문이었지만, 가장 심각한 것은 국무부 인사 면담과 관련된 것이다. 워싱턴DC 공항에서 출국 수속까지 마쳤으나 국무부에서 연락이 오자 귀국 일정을 미루면서 면담이 이루어졌다. 국민의힘은 '국무부 차관보'라고는 했지만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뒤통수 사진'만 공개해 숱한 억측을 낳았다. 그래도 제1 야당 대표인데 차관보 면담이라니. 이 대목에서 과거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가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만나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난 것과 비교되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커졌다. 장 대표는 방미 성과 기자간담회에서 '고위급 인사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누구를 만났는지, 직급은 어떻게 되는지 비공개를 전제로 현안 브리핑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외교 관례상 이를 공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국무부 차관보 누구를 만났느냐'는 질문에도 “여태 그걸 말씀드릴 수 없다고 하는데 계속 물어보는가"라고 말하며 짜증스런 표정을 지었다. 국민들에게 보고하는 자리에서 면담한 인사의 이름과 직책을 공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제1야당 대표가 미국을 방문해 국무부 누구를 만났는지가 '외교 관례'라고 주장하면서 신원을 밝히지 않다니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숨긴다고 숨겨질 일이 아니었다. JTBC가 이메일로 문의하자 미 국무부는 개빈 왁스 공공외교 차관 비서실장이라고 답신했다. 장동혁 대표 측의 요청에 따라 면담이 이뤄졌으며 왁스가 미국의 공공외교 노력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 관례'를 이유로 신원과 면담 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는 장 대표의 저의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차관 비서실장을 만나는 것이 알려지면 국민들로부터 질타를 받을까 두려워 거짓말하기로 작정했을 것이다. 면담자가 차관 비서실장임이 밝혀지자, 장 대표는 '차관보급' 인사라고 우기고 당초 '차관보'라고 한 것은 “실무상 착오였다"며 구차하기 짝이 없는 해명을 했다. 미국 국무장관(The Secretary of State) 밑에는 두 명의 부장관(Deputy Secretary)이 있고, 구체적 분야를 담당하는 6명의 차관(Under Secretary)이 있다. 장 대표가 만난 차관 비서실장의 직속상관은 사라 로저스 공공외교 담당 차관이며, 그 밑에는 2명의 차관보가 있다. 차관보는 계선 조직으로 미국은 의회 인준을 받는다. 반면 차관 비서실장은 참모 조직으로 차관을 보좌하며 의회의 인준을 요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외교부장관 선임 보좌관은 국장 보임을 앞둔 직원이 담당하고, 차관 보좌관은 과장 보임을 앞둔 직원이 담당한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차관 비서실장을 차관보급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외교에 있어서 '면담 격조'가 떨어지면 국격이 무시당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장 대표는 차관 비서실장을 면담함으로써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렸다. 당 대표가 지방선거 50여일을 앞두고 외국에 나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당초 2박 4일 일정이었으나 갑자기 5박 7일로 늘렸고 추가로 연장해 8박 10일 일정을 가졌다. 그리고 현재 미국은 이란 전쟁으로 초비상 상태이기 때문에 특히 행정부 고위인사 면담을 추진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였다. 그래도 방문하려고 했으면 사전에 국회와 외교부에 알려 주미대사관의 조력을 받아야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장 대표가 대사관에 연락하지 말라고 했고 강경화 대사의 만찬 제안도 거절했다고 하는데,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가? 제1 야당 대표가 미국을 방문하여 국무부 차관은 고사하고 그 비서실장을 만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당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놓더니 대형 외교참사를 저지르고 거짓말까지 하여 국민 조롱거리가 되었다. 국민들은 장동혁 때문에 국민의힘 후보를 찍지 못하겠다고 한다. 후보들이 무슨 죄인가? 사퇴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장동혁 대표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ekn@ekn.kr

[EE칼럼] 한국 에너지 정책의 만기 불일치

이란 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를 무력화하기 위해 '호르무즈 이중 봉쇄' 카드를 꺼내들었다. 한편 한국은 이란 전쟁 이후 차단된 중동 석유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국회는 걸프협력회의(GCC)국가 대사들을 만나 원유 최우선 공급 협조를 당부했고 청와대는 대통령 특사가 UAE를 방문해 원유 최우선 공급 약속을 받아냈으며, 4월 사우디, 카자흐스탄, 오만을 방문해 원유와 나프타 확보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중동 국가는 왜 한국에 최우선 공급 노력과 약속을 천명했을까. 물론 청와대와 의회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이 중동 석유와 천연가스의 큰손, 장기계약자이기 때문이다. 업스트림 개발엔 대규모 자본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최소 20년 이상의 장기계약자 확약이 필요하다. 중동 걸프국 입장에서 한국은 단순히 자국 연료의 장기 수요자를 넘어 에너지 안보 자산 장기 투자자이며 경제성장 동반자이자 국가 안보 파트너다. 문제는 한국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중동 화석연료 의존도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아무도 언급하지 않는 건 에너지 정책의 '만기 불일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다. 우리는 이미 과거 탈원전과 탈석탄을 진행했었고 이제 중동 석유와 가스 의존을 줄이려 하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전환은 '속도전'이다. 이는 화석연료와 탄소배출의 빠른 단절을 의미한다. 탈석탄과 탈가스가 이어질 것이고 내연기관차와 가스보일러 대신 전기차와 히트펌프로 대체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은 중동 석유와 천연가스 '장기계약' 비중을 빠르게 줄여야 한다. 장기계약 대신 현물 계약으로 바뀌어도 중동이 우리에게 최우선 공급을 약속할까. 아마 만나주지도 않을 것이다. 에네르기벤데로 온실가스를 줄이고자 한 독일은 지난 에너지 위기 국면에서 전 세계가 가스 수급에 혈안이 되어 있을 때에도 천연가스 장기계약을 꺼렸다. 이들은 여전히 재생에너지와 전기화가 미래라며 장기 에너지 균형 대신 단기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몰두했고 저렴한 파이프라인 가스 장기계약을 값비싼 현물 LNG와 저장고로 대체한 결과 급등하는 에너지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의 에너지 전환정책은 에너지 믹스 간 균형과 함께 장기 균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이 단시일 내 없어지지 않는다면 연료 계약부터 전문인력, 관련 산업 생태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가 단기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보다 중요해진다. 중국의 에너지 정책의 대전제인 '선립후파' 역시 화석에너지 의존 감소의 큰 방향성에 동의하는 것이지 그 과정이 속도전이어야 한다는데는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유럽의 에너지 전환을 '급진적 주장'이라 말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기도 전에 기존 에너지원을 퇴출시켜선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독일의 에너지전환 실패와 스페인 대정전은 단기적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에 매몰되어 장기 에너지 균형을 무시한 결과가 어떻게 에너지 위기를 불러올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탈원전과 탈화석연료는 쉽지만, 에너지 부족으로 추후 이들을 다시 찾을 때 제대로 운영되리란 보장이 없다. 당장 현물시장에서 연료 수급부터 쉽지 않을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간헐성과 변동성을 지원할 가스 발전소 역시 같이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단기 재생 에너지 비중 확대 정책은 이 가스 발전 확대를 허락하지 않는다. 석유와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에 의존해야 하는 역설을 이란 전쟁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특정 에너지원의 급격한 비중 확대와 축소는 장기 에너지 균형을 무너뜨려 에너지 위기에 가장 취약해진 모습으로 다가올 것이다. 독일은 이제 탈원전을 후회하고 있지만 없어진 발전소는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라이헤 에너지부 장관은 원전의 '엄청난 실수'를 가스로 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카타르의 라스라판 복구엔 최대 5년이 걸리고 가스 발전 건설비용은 3배가 넘게 올랐다. 장기 에너지 정책 균형이 무너진 그들은 곧 2번째 실수를 고백하게 될 것이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