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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창 의사 순국 94주기 추모식 거행

이봉창 의사 순국 94주기를 맞아 고인의 희생과 독립정신을 기리는 추모식이 서울 효창공원에서 열렸다. 이봉창 의사의 선양사업에 오랫동안 힘써온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활동과 독립유공자 지원을 이어온 빙그레의 사회공헌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10일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내 이봉창 의사 묘전에서 제94주기 추모식이 거행됐다. 사단법인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가 주관한 행사에는 이승우 서울지방보훈청장을 비롯한 보훈 관계자와 일반 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일제강점기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봉창 의사의 뜻을 되새겼다. 추모식에서는 수년째 이봉창 의사 추모식과 의거 기념식에 참석해 온 박지민 학생이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어린 세대가 독립운동의 역사와 희생의 의미를 직접 되새기는 자리도 마련된 것이다.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많은 분들이 이봉창 의사에 관심을 갖고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나누었으면 한다"며 “어린 학생들이 이봉창 의사의 숭고한 희생이 독립운동의 불씨를 살린 것임을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901년 서울 용산에서 태어난 이봉창 의사는 독립운동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이끌던 백범 김구 선생과 인연을 맺었다. 1931년 12월 한인애국단에 제1호 단원으로 가입한 그는 이듬해 1월8일 일본 도쿄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일왕 히로히토의 행렬을 향해 폭탄을 던졌다. 의거 직후 체포된 이 의사는 같은 해 9월 일본 대심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10월10일 이치가야 형무소에서 31세로 순국했다. 이봉창 의사의 업적을 알리는 데에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역할도 컸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인 김 회장은 후손 없이 순국한 이봉창 의사의 사연을 접한 뒤 이봉창의사기념사업회를 재건하고 회장을 맡아 선양사업을 지원했다. 사재를 출연해 김구재단을 설립했으며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부회장과 독립기념관 이사 등을 역임하는 등 독립유공자 예우와 역사교육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특히 올해는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맞는 해다. 유네스코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을 승인하면서 그가 강조한 독립과 평화, 문화의 가치를 국제적으로 되새기는 계기가 마련됐다. 빙그레는 기업 차원에서도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빙그레공익재단을 통한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이다. 빙그레공익재단은 2018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매년 600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국가보훈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5년간 지원 규모를 연간 1억5000만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지난해에는 독립유공자의 손자녀와 증손자녀, 고손자녀 등 10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올해도 국가보훈부와 함께 독립유공자 후손 및 국가유공자 후손을 대상으로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마사회, 은퇴경주마 승마대회 성료…75두 새 도전

한국마사회는 이달 2~4일 서울경마공원에서 개최한 '2026년 은퇴경주마 품평회 및 승마대회 결승(KRTC)'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 4월과 7월 두 차례 예선을 통과한 은퇴경주마 75두가 참가했다. 경주마로 활동하다 은퇴한 말들이 승용마로 전환한 뒤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이는 자리다. 출전마들은 품평회와 비기승, 마장마술, 장애물 등 다양한 종목에서 경쟁했다. 올해 결승에는 높이가 다른 장애물 6개를 차례로 넘는 '식스바(Six Bar)'와 두 선수가 같은 코스를 동시에 달려 승부를 가리는 토너먼트 방식의 '낙아웃(Knock Out)' 종목도 추가됐다. 마장마술 부문에서는 '델피니'가 C·D클래스 1위와 F클래스 2위를 차지하며 올해의 마장마술 최고마로 선정됐다. 델피니는 올해 처음 은퇴경주마 승마대회에 참가해 예선부터 안정적인 경기력을 이어왔다. 다른 종목에서도 은퇴경주마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품평회에서는 지난해 6월 은퇴한 조재윤 소유의 '이다나은'이 우승했다. 비기승 부문에서는 올해 4월 경주마 생활을 마치고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에서 조련 중인 '브리도킹스타'가 정상에 올랐다. 장애물 부문 우승은 오정목 소유의 '머스트맨'에게 돌아갔다. 대회 우승을 계기로 나눔도 이뤄졌다. 델피니의 경주마 시절부터 마주로 활동해 온 이한준 씨는 마장마술 최고마 선정을 기념해 총 1000만원을 기부했다. 기부금 가운데 500만원은 위기에 처한 말의 구조를 지원하는 '더러브렛 복지기금'에, 나머지 500만원은 장애인 재활승마 지원을 위해 '사랑의열매'에 전달했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최근 동물보호의 날을 맞아 서울경마공원에서 '말복지 동행의 날' 행사를 열었다. 현장에서는 '2026년 동물보호의 날 기념경주'를 개최하고 '더러브렛 복지기금'을 출연했다. 약 한 달간 서울마주협회, 더러브렛 복지기금과 함께 생명을 존중하는 마주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WE CARE' 캠페인도 진행한다. 우희종 한국마사회장은 캠페인의 취지에 대해 “경주마를 단순히 경주 성적을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을 넘어, 존중받아야 할 소중한 생명이자 경마문화를 함께 만들어가는 동반자로 인식하고, 은퇴 이후까지 책임을 이어가는 문화를 확산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마사회, 온라인 발매시스템 ‘더비온 2.0’ 선봬

한국마사회는 전자마권 발매와 좌석 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한 차세대 온라인 발매시스템 '더비온 2.0'을 새롭게 선보였다고 10일 밝혔다. 큰 글씨 모드와 맞춤형 경주정보, 선호좌석 빠른 예약 등 이용자 편의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별 맞춤 서비스도 확대했다고 한국마사회 측은 설명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6 국감] 강원랜드 카지노 이용객 외국인 비중 22년째 2% 미만

강원랜드가 글로벌 복합리조트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지만 카지노 고객의 외국인 비중은 20년 넘게 2%를 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해외 관광객 유치에 나서고 있지만 내국인 중심의 사업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강원랜드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10월4일까지 강원랜드 카지노 입장객은 총 185만901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2만986명으로 전체의 1.13%에 그쳤다. 내국인 입장객은 183만8029명으로 98.87%를 차지했다. 카지노 입장객 100명 중 약 99명이 내국인인 셈이다. 외국인 비중이 낮은 현상은 장기간 이어지고 있다. 강원랜드가 제출한 자료에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22년간 외국인 입장객 비중은 한 번도 2%를 넘지 못했다. 2004년 1.88%였던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1.09%로 0.79%포인트 하락했다. 올해도 1.13%에 머물면서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외국인 입장객의 절대 규모도 감소했다. 2004년 3만3581명이었던 외국인 입장객은 지난해 2만6948명으로 6633명(19.8%) 줄었다. 같은 기간 전체 카지노 입장객은 178만4730명에서 247만8658명으로 69만3928명(38.9%) 증가했다. 전체 이용 규모가 확대되는 동안 외국인 고객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강원랜드는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카지노 운영시설과 관광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외국인 전용 테이블 8대와 외국어 응대 직원을 배치한 외국인 전용존을 시범 운영했다. 지난달에는 글로벌 공공형 복합리조트 도약을 새로운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카지노에 집중된 사업구조를 다변화하고 호텔과 관광, 문화·체험 콘텐츠를 결합해 해외 고객의 방문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강원랜드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체류형 관광상품을 잇따라 마련했다. 러시아 극동지역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영어캠프와 해외 참가자를 포함한 문화행사 등을 통해 새로운 관광 수요 확보에 나섰다. 강원랜드에 따르면 올해 1~5월 외국인 방문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0% 증가했다. 회사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해외 관광객 유치와 체류형 콘텐츠 개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강원랜드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해외 고객 유치에 그치지 않는다. 회사 명칭과 로고를 무단으로 사용하는 온라인 불법도박 광고가 급증하면서 브랜드 보호와 이용자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체계도 도마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임문영 의원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원랜드 사칭 관련 적발 건수는 지난해 53건에서 올해 8월까지 1545건으로 약 29배 증가했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간 적발 건수가 1건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상당하다. 다만 강원랜드가 올해 집중 감시와 신고를 강화하면서 탐지 건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임 의원실은 텔레그램에서 강원랜드 이름을 내건 불법도박 홍보방도 확인했다. 일부 대화방에는 약 1500명, 다른 대화방에는 약 5000명이 참여하고 있었으며 여러 온라인 도박사이트 광고와 급전대출 광고가 게시됐다. 강원랜드 로고를 사용한 대화방에서는 미성년자까지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대출 광고도 확인됐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자사를 사칭한 온라인 광고가 이용자를 해외 불법도박 사이트로 유도하는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계정과 사이트 운영자를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올해는 특정 불법도박 사이트를 대상으로 집중 모니터링도 진행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AI에 뚫린 금융권, 보안 인력 확대 속도내나

최근 금융권에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들의 보안 인력 확충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서 단순 보안 관제를 넘어 AI와 사이버보안을 함께 다룰 수 있는 전문인력 확보가 금융권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회사들은 정보보호 조직과 인력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34개 금융회사의 지난해 말 정보보호 인력은 전년보다 7.0% 증가했다. 조사 대상 가운데 22개사가 정보보호 인력을 늘렸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의 정보보호 인력이 2024년 말 74명에서 지난해 말 101명으로 27명 증가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69명에서 79명으로 10명 늘었다. NH농협은행은 114명에서 118명으로 확대됐다. 다만 모든 금융회사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을 포함한 일부 금융회사는 정보보호 인력이 감소했고, 일부 회사는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금융권에서는 단순히 보안 담당자 숫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최근 고도화된 공격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보안 관제 시스템이 자동화되면서 반복적인 업무를 시스템이 맡는 대신 보안 인력은 공격 탐지와 취약점 분석, 사고 대응 등 보다 전문적인 영역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AI가 사이버 공격에 활용되면서 금융회사들이 필요로 하는 보안 인력의 역량도 달라지고 있다. 네트워크와 시스템 보안, 개인정보보호 등 기존 영역에 더해 AI 모델과 데이터에 대한 이해를 갖추고 새로운 공격 수법을 분석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해진 것이다. 실제 금융권의 채용 움직임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신한은행은 최근 AI를 활용해 시스템 취약점을 진단하고 소스코드를 분석하는 보안 도구 개발 인력을 모집했다. 정보보호 분야의 경력뿐 아니라 AI 도구 구축 프로젝트를 이끈 경험까지 요구하며 보안과 AI 역량을 동시에 갖춘 인재 확보에 나섰다. 하나은행도 AI·블록체인 보안체계 수립과 사이버 위협 분석 등을 담당할 경력직 채용을 진행했다. NH농협은행은 화이트해커와 오픈소스 취약점 분석, 보안 아키텍처 설계, 보안 데이터 분석 등을 담당할 인력을 모집했다. 실제 공격기법을 활용한 모의해킹과 취약점 검증 등 직무 범위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금융권에서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한 점도 금융회사들의 보안 조직 강화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에서는 올해 업무지원시스템 등을 통한 고객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대고객 서비스뿐 아니라 내부 직원들이 사용하는 업무 시스템까지 보안 관리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가 늘어나고 업무 시스템 간 연결도 복잡해지면서 공격 경로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 앱 등 전통적인 대고객 채널에 대한 방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만큼 내부 업무지원 시스템과 외부 연계 시스템까지 보안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앞두고 금융권의 보안 조직 재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단순히 정보보호 인력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AI 보안과 위협정보 분석, 모의해킹 등 전문 분야별로 인력을 세분화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보안 인력 확보 경쟁이 정보기술(IT) 업계와의 인재 쟁탈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AI와 사이버보안을 동시에 이해하는 인력이 많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회사들이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면 처우와 보상 수준을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고 사고를 차단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공격 방식이 어떻게 진화하는지를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역량이 중요해졌다"며 “AI를 활용한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확보하려는 금융회사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한국마사회, 부패방지·규범준수 국제표준 인증 4년 연속 유지

한국마사회가 부패방지와 규범준수 분야의 국제표준 인증을 4년 연속 유지하며 내부통제 관리체계의 운영 성과를 인정받았다. 한국마사회는 전문인증기관의 심사를 거쳐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 37001)과 규범준수경영시스템(ISO 37301) 통합인증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ISO 37001은 조직 내 부패 위험을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한 국제표준이다. ISO 37301은 법령과 내부규정 준수를 위한 관리체계가 적절하게 구축·운영되는지를 평가한다. 두 인증 모두 위험요인 파악부터 예방, 점검, 개선에 이르는 관리 절차의 실효성을 주요 심사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마사회는 앞으로도 국제표준에 기반한 내부통제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조직 전반의 윤리·준법 경영 수준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한편 한국마사회는 지난 8일 한국마사회 본관에서 스포티비(SPOTV)와 건전한 레저문화 조성과 상호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최근 러닝을 비롯한 생활체육과 건강한 여가활동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양 기관의 역량을 활용해 렛츠런파크를 국민이 보다 친숙하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레저 공간으로 확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약에 따른 첫 공동행사로 오는 11월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야간 러닝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한국마사회는 넓은 녹지와 경주로 등 렛츠런파크가 보유한 공간적 강점을 러닝 콘텐츠와 연계해, 경마 시행일뿐 아니라 다양한 스포츠와 문화·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레저공간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대구 상가건물 천장 붕괴에 수십명 부상···이 대통령 “인명구조 총력”

대구의 한 상가건물에서 천장 마감재가 무너져 38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인명구조와 사고 수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지시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주방용품 판매 행사에 참석한 노인 수십명이 모여 있어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다. 10일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대구 북구에서 발생한 천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청장 대행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관계기관에 “인명 구조에 총력을 다하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이 사고 발생 당일 직접 상황을 보고받고 긴급 대응을 주문한 가운데 소방과 경찰 등 관계 당국은 현장 수색과 안전조치를 진행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6분께 대구 북구 관음동의 지상 4층짜리 상가건물 2층에서 천장 마감재와 이를 지지하는 구조물 일부가 무너졌다. 당시 건물 2층에서는 한 업체가 노인들을 대상으로 주방용품 등을 판매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장에 있던 66명은 사고 직후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이 과정에서 38명이 경상을 입었으며 이 가운데 9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부상자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천장 마감재는 출입구에서 먼 건물 안쪽부터 연이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천장이 무너지는 데 걸린 시간은 10초도 채 되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일부 참석자는 떨어진 마감재에 팔이 끼거나 머리를 맞았다. 천장 잔해를 손으로 막으며 가까스로 빠져나온 사람도 있었다. 갑작스러운 붕괴로 실내가 어두워지고 참석자들이 비명을 지르는 등 현장은 극심한 혼란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무너진 천장 마감재 일부가 행사장에 설치된 책상과 의자에 걸리면서 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2층 내부에는 철제 구조물과 석고보드 등으로 추정되는 자재들이 바닥과 집기 위로 쏟아져 내렸다.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천장에서는 콘크리트 구조물이 드러났다. 해당 건물은 1994년 준공된 지상 4층 규모로, 1층에서 운영되던 식자재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사고는 마트가 아닌 같은 건물 2층의 판매 행사장에서 발생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추가 인명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천장 마감재가 무너진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정확한 붕괴 경위를 규명하기 위한 현장 감식도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 북구는 추가 사고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사고 현장인 2층을 제외한 건물 전체를 점검할 계획이다. 사고 원인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만큼 경찰 조사와 현장 감식에서는 천장 마감재의 고정 상태와 구조적 결함 여부 등이 주요 확인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6 국감] 금융권 해킹 잇따르는데…보안예산 집행률 고작 69.6%

금융권에서 해킹 사고와 전산장애가 잇따르는 가운데 주요 금융회사들의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이 7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금융회사는 편성한 보안예산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데 이어 올해 관련 예산까지 줄였다. 금융당국의 보안 점검 기준도 허술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금융권 전반의 보안관리체계가 도마에 올랐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금융당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산장애 발생 상위 20개 금융회사의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 집행률은 69.6%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20곳 중 절반이 넘는 11곳은 집행률이 80%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집행 실적도 저조했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정보보호 예산은 786억5900만원이었지만 실제 집행액은 423억2700만원으로 집행률이 53.8%에 그쳤다. 편성액 가운데 363억3200만원이 집행되지 않은 셈이다. 국민은행은 676억1300만원 중 392억9700만원을 사용해 집행률이 58.1%에 머물렀다. 수협은행도 141억4500만원 중 85억8000만원을 집행해 60.7%를 기록했다. 한화생명보험의 집행률은 58.1%, 한국씨티은행은 69.7%, 신한은행은 69.9%였다. 카카오뱅크(71.4%)와 토스증권(72.8%), 신한투자증권(72.9%), 하나카드(78.9%), 토스뱅크(79.4%)도 80%를 밑돌았다. 반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편성액을 웃도는 101.3%를 집행했다. 롯데손해보험(95.8%)과 상호저축은행중앙회(95.4%), 우리카드(92.7%), 롯데카드(91.2%) 등도 상대적으로 높은 집행률을 나타냈다. 올해 정보보호 예산을 지난해보다 줄인 금융회사도 적지 않았다. 조사 대상 20개 금융회사 중 7곳이 올해 보안예산을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86억5900만원이었던 정보보호 예산을 올해 615억6600만원으로 170억9300만원(21.7%) 줄였다. 한국씨티은행은 88억9900만원에서 72억9700만원으로 18.0%, 신한은행은 452억9400만원에서 405억9100만원으로 10.4% 삭감했다. 한화생명보험도 390억1600만원에서 379억3400만원으로 2.8% 줄였다. 한국산업은행(-2.2%)과 케이뱅크(-1.7%),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0.9%) 역시 정보보호 예산을 축소했다. 일부 금융회사는 보안예산을 대폭 늘렸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28억1000만원에서 올해 299억3400만원으로 133.7% 확대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44.9%, 롯데손해보험은 84.3% 증가했다. 금융회사마다 보안투자 확대 여부와 규모가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최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하나은행, 부산은행 등에서 해킹 사고가 잇따르면서 금융회사의 보안투자 적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만 예산 집행률이나 증감률만으로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 수준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보안투자의 효과와 미집행 사유, 취약점 관리 실태 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박성훈 의원은 “국민의 금융정보가 해커들의 공격에 노출되는 동안 금융회사들은 보안예산조차 제대로 집행하지 않았고 금융당국은 형식적인 점검에 머물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들의 보안예산 문제와 함께 금융당국의 해킹 점검 기준이 허술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김형연 의원은 지난 8일 국정감사에서 금융회사마다 해킹 관련 점검 기간과 범위가 달라 동일한 공격 흔적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은 금융당국이 공유한 공격자 인터넷주소(IP) 목록을 토대로 최근 3개월간 접속 기록을 점검해 9건을 발견했다. 점검 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자 확인된 기록은 58건으로 늘었다. 다른 은행은 최근 3개월 기록만 확인한 뒤 발견사항이 없다고 보고했다. 금융감독원이 배포한 점검표에는 침해 시도와 피해 여부를 점검했는지만 확인하도록 돼 있을 뿐 점검 기간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실제 토스뱅크는 금융보안원이 지난 1일 공유한 침해지표를 토대로 1년 치 기록을 확인한 결과 올해 1월24일 해외 IP의 원격 접속 시도 3건을 발견했다. 7~8월에도 11건의 웹 접속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차단돼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킹 사고를 인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사례도 확인됐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금융회사가 전산사고 등을 알아채는 데 한 달 넘게 걸린 경우는 91건이었다. 이 가운데 17건은 사고 인지까지 1년 이상 소요됐다. 일부 사고는 902일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지지율 10%p 올리겠다”던 김민석 앞에 놓인 ‘암초(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한 지 50여 일이 지났지만, 전당대회 당시 공언했던 '100일 내 당 지지율 10%포인트(p) 상승' 약속은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정체 국면을 맞고 있다. 당 안팎의 악재 속에서 김 대표가 내세웠던 공약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 지지율 박스권도 당 지지율 견인에 부담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취임한 지 55일째를 맞았다. 100일까지 45일이 남은 것이다. 김 대표는 민주당 대표 후보 시절이던 지난 8월 12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제가 당선되면 민주당 지지율) 하락이 멈추고 3개월 후 정당 지지율 10%p 회복된다고 확신한다"며 “국정 지지율도 다시 회복되고, 정당 지지율도 같이 올라가는 선순환의 쌍끌이 체계가 갖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는 그것을 100일 안에 만들 계획과 자신이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김 대표 취임 이후 실시된 리얼미터 8월 3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41.9%였던 민주당 지지율은 최근 10월 1주차 조사에서도 42.5%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한 달여 동안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하며 정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8월 4주차부터 리얼미터 기준 30%대 박스권에 갇힌 것도 당 지지율 견인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새벽행보로 민심의 간극 좁히는 데 주력 그렇다고 김 대표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만은 아니다. 김 대표는 지지부진한 흐름을 타개하기 위해 당 체질 개선 작업에 전력투구했다. 취임 이후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5극3특 지방주도성장' 정책 등을 뒷받침할 당내 특별기구 '메가12'를 띄웠고, 각종 태스크포스(TF)를 잇따라 가동하며 '일하는 정당' 브랜딩에 공을 들였다. 당원·국민 스킨십도 넓히기 위해 유튜브 채널 '민주당TV(민티)'를 출범시켜 본인이 직접 당의 기조를 알렸고, 최근에는 이른 아침부터 민생 현장을 누비는 '새벽 행보'로 여의도와 민심의 간극을 좁히는 데 주력해 왔다. ◇“통합 의지·역량 부족" 지적도 하지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 후보자 인선을 둘러싸고 추미애 경기지사와 민주당 일부 강경파, 조국혁신당 등이 잇따른 파열음을 내면서 이 대통령 '호위무사'를 자처해 온 김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에 봉착했다. 김 대표의 수차례 자제 요구에도 추 지사는 지난 7일 페이스북에 “김 후보자는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 검사"라며 연일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통합 의지나 역량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김 대표 측이나 추 지사 측이나 결국 관건은 2028년 총선 공천권 아니겠는가"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이 지난 2일 국회에 제출되며 이달 중순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이 대통령이 김 후보자 인선을 두고 정면돌파를 선택한 만큼, 여권 내 뇌관으로 떠오른 중수청장 논란을 김 대표가 어떻게 수습하고 당내 갈등을 봉합하느냐가 향후 김 대표의 리더십을 시험할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50일간 기반 다져…하락세 멈췄다" 당내 갈등 속에서도 취임 후 50여 일을 맞은 김 대표의 표정엔 의외로 여유가 흘렀다. 김 대표는 지난 8일 경기 안성 미양면에서 농업인 간담회와 벼 베기 체험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지지율 공약 관련 질문을 받자 “취임 후 이제 50일이 지났고, 1차적인 첫 출발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했다"며 “큰 방향으로서 지지율 하강세를 멈추고 안정적으로 가기 위한 변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벼가 자라듯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물을 주고 다듬고 잘 관리하듯이 국정이 안정되고 성공해야 국민과 나라가 편한 것 아니겠냐"며 “집권당은 바로 그걸 뒷받침하는 기관이다. 대통령과 여당이 잘할 수 있게 관심과 성원, 애정 어린 주문을 계속 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DTS “AI·폐열 발전 도약”…현금흐름·공모가는 ‘주의’

공랭식 열교환기 기업 디티에스(DTS)가 이달 말 코스닥에 상장한다. 회사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냉각과 폐열 발전(ORC)을 다음 성장 축으로 내걸었다. 다만 신사업 매출은 폐열 발전이 2027년, 데이터센터 냉각장치는 2029년부터 잡힐 것으로 회사는 설명했다. 그전까지 기업가치는 기존 열교환기 사업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회사 매출·이익 규모에 견줘 상대적으로 현금이 늦게 들어오는 점은 주의할 대목이다. EPC(설계·조달·시공) 산업 특성상 프로젝트 진행률에 따라 수익을 인식하지만, 실제 대금은 납품 이후 절반가량 회수되는 탓이다. 공모가 산정 구조는 회사에 유리하게 짜인 것으로 보인다. 비교기업 주가수익비율(PER)은 한 기업이 평균치를 끌어올렸고 순이익 산정 기간은 회사는 반기 연 환산, 비교기업은 최근 1년으로 서로 다르게 적용했다. 디티에스는 8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중일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디티에스는 27년간 축적한 노하우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에 필수적인 종합 배열 제어 포트폴리오를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티에스는 LNG·정유·석유화학 플랜트에서 나오는 뜨거운 가스·액체를 식히는 공랭식 열교환기(AFC)와 발전소 증기를 다시 물로 되돌리는 공랭식 복수기(ACC)를 만든다.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427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냈다. 해외 매출 비중은 89%다. 공모 주식은 222만8917주 전량 신주로 발행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7000~1만8500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526억~2749억원이다. 12일 공모가를 확정하고 13~14일 청약을 거쳐 이달 말 상장한다. 상장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회사는 같은 발주처가 다시 수주를 요청하는 '락인' 구조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대표는 “동일 발주처 기준 최대 27회, 동일 EPC 기준 최대 15회 연속 반복 수주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글로벌 30개국 EPC사와 누적 284건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글로벌 상위 20개 EPC 중 15곳에 공급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본사가 있는 군산 자유무역지역 4개 공장은 연 2000억원 규모 프로젝트에 대응할 수 있다. 최근 3개년 성장하는 매출과 이익도 성과로 내세웠다. 회사 매출액은 2023년 758억원, 2024년 1116억원, 2025년 1427억원으로 2년 만에 8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3억원에서 241억원, 251억원으로 늘었다. 미래 먹거리도 시장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회사는 폐열 발전과 AI 데이터센터 냉각을 다음 먹거리로 꼽았다. AI 데이터센터용 드라이쿨러는 칩을 식힌 냉각수를 건물 밖에서 공기로 식히는 장비다. 회사는 1GW당 약 1000억원 규모의 공급 기회가 있고, 국내 건설 계획만 18.4GW라고 밝혔다. 도심형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초저소음 설계도 회사 강점으로 내세웠다. 저탄소 에너지 중 폐열 발전을 위해 디티에스는 2023년 프랑스 히트 리프트(heatlift)에서 터빈 기술을 이전받았다. 지난 7월에는 국내 최초로 1.5MW급 폐열회수 발전시스템 상용 공급계약을 맺었다. 회사는 2035년까지 폐열 발전 누적 42MW 수행을 목표로 잡았다. 다만 실제 매출은 내년부터 잡힐 것으로 전망했다. 김 대표는 “데이터센터는 현재는 발주 단계라기보다 계획 단계"라며 “실제 매출은 2029년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올해 7월 국내 최초로 1.5MW급 상용 계약을 맺은 폐열 발전도 매출은 “내년에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디티에스는 지난해 순이익 188억원을 냈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4억원 순유출이었다. 장부상으론 돈을 벌었지만, 통장에는 오히려 돈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 같은 차이는 수주산업 특성상 매출을 장부에 올리는 시점과 돈을 실제로 받는 시점이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다. 디티에스는 제작 진행률에 따라 매출을 잡는 '진행 기준' 비중이 2024년 56%에서 지난해 91% 높아졌다. 대부분 매출을 '제품을 만든 만큼' 먼저 잡게 됐다는 뜻이다. 진행 기준에서는 공정이 진행되면 매출을 먼저 잡고, 발주처에 청구할 수 없는 몫은 계약자산으로 쌓인다. 계약상 청구 시점이 되면 계약자산이 매출채권으로 넘어간다. 통상 계약금액 절반가량은 납품 이후에 청구할 수 있다. 이후 매출채권을 회수해야 비로소 영업현금흐름으로 잡힌다. 그 결과 아직 청구하지 못한 매출, 즉 계약 자산이 빠르게 불어났다. 2023년 말 129억원이던 계약자산은 지난해 말 464억원, 올해 6월 말 502억원으로 늘었다. 청구는 했지만, 받지 못한 매출채권도 381억원이다. 회사는 이를 수주산업의 구조적 특성이라고 설명했다. 권순범 디티에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1000억원짜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400억원 정도는 제품 납품 때까지 잠기게 돼 있다"며 “계속 성장한다는 가정 아래 추가로 자금이 필요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회사는 진행 기준 비중이 늘어난 것도 회계정책을 바꾼 결과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발주처가 도중에 계약을 해지해도 그때까지 만든 몫을 받을 수 있는 조항이 들어간 계약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권 CFO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통제권 이전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매출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일 대표는 상장 전 매출을 부풀렸다는 의심에 선을 그었다. 그는 “매출을 일으키려면 실제로 자금을 투입해서 그 일을 수행해야만 매출로 인식이 되기 때문에 밀어내기로 매출을 하고 싶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업종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디티에스는 2024·2025년 금융감독원이 지정한 삼정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았고 의견은 모두 '적정'이었다. 올해는 현금 흐름이 다소 나아졌다. 상반기 영업현금흐름은 103억원 순유입으로 돌아서며 순이익(122억원)의 85% 수준을 회복했다. 회사는 재무팀이 매주 계약자산과 매출채권 회수 회의를 열고 있고, 1년 이상 못 받은 채권 91억원 가운데 10억7000만원을 증권신고서 제출일까지 회수했다고 밝혔다. 공모가 산정 구조는 회사와 주관사에 유리하게 짜인 것으로 보인다. 주관사인 대신증권은 비교기업 3곳의 평균 PER 16.14배를 적용했다. 비에이치아이(34.88배) 한 곳이 평균을 끌어올렸다. SNT에너지(5.29배)와 한텍(8.26배)은 상대적으로 낮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서 중앙값(8.26배)이 아닌 평균을 적용한 이유로 “3개사일 경우 중앙값이 중앙에 위치한 회사값에 수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순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굳이 비교하면 해외 켈비온이나 알파라발 같은 회사와 비교해야 하지만, 그 회사들은 비에이치아이보다 PER이 더 높다"며 “보통 상장하는 기업이 공모가 할인율은 20~30% 적용하는데, 우리는 30~36%를 했다"고 설명했다. 공모가 산정에 쓴 순이익도 비교 기업은 최근 12개월(LTM)을 적용했지만 디티에스만 상반기 순이익을 두 배로 늘린 243억원을 썼다. 디티에스의 최근 12개월 순이익은 216억원이다. 권순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체적으로 보면 LTM을 하던 반기 연 환산을 하든 큰 차이는 없다“며 “순이익에서 약간 차이 나는 부분은 영업 외 쪽 영향이라서 매출액은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이익의 차이는 12.7%로 주당 평가액 약 3000원에 해당한다. 중앙값 PER(8.26배)과 LTM 이익을 적용하면 주당 가치는 약 1만2000원으로 희망가 하단보다 낮다. 반면 재무적 투자자(FI)의 지난해 7월 취득가(1만4726원)와 비교하면 희망가는 15~26% 높은 수준이다. 회사는 공모가가 높으면 상장으로 조달하는 자금이 늘어나고, 주관사는 공모자금의 일부를 주선 수수료로 받는다. 디티에스는 지난해 9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1년 1개월 만에 상장하는 것이다. 올해 초 금융당국이 '중복상장 원칙금지·예외허용' 기조를 발표하면서 거래소 심사가 미뤄졌다. 올해 7월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발표되면서 상장 심사가 다시 진행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라 영업·경영 독립성과 주주 동의 절차 등을 검토한 끝에 지난달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디티에스는 상장예비심사 과정에 한국거래소에 7가지를 확약했다. 요약하면, 모회사 다산네트웍스가 디티에스 자금과 경영에 손대지 못하게 막고, 모회사 주주에게는 보상을 주겠다는 약속이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디티에스는 상장 후 모회사를 위해 보증을 서거나 담보를 대지 않고 상표·브랜드 사용료를 모회사에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모회사 등 특수관계인과 자금거래는 내부거래위원회 위원 전원이 찬성해야만 가능하다. 상장 후 5년간은 회사가 가진 현금을 회사 자체를 위해서만 우선 쓰기로 했다. 모회사인 다산네트웍스는 상장 후 1개월 안에 자사주 82만2713주와 콜옵션으로 사들인 신주인수권부사채(BW) 약 56억7000만원어치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2029년까지 배당 성향 30% 이상을 유지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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