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소방 조직을 '재정 빨대'에 비유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소방관을 폄훼하려는 의도는 없었다면서도 표현이 부적절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경기 부천 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해당 발언을 둘러싼 비판이 커진 가운데 추 지사는 직접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했다. 17일 추 지사는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를 방문한 뒤 자신의 발언이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과 함께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방관을 비하하려는 취지는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추 지사는 앞서 국정감사에서 나온 발언의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소방 재정 부담에 관한 질의를 받던 중 소방을 '골치 아픈 재정 빨대'에 빗대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추 지사는 2027년 소방 인건비로 약 1조1000억원, 사업비로 5000억원가량이 필요하다며 국가직인 소방공무원 관련 예산 대부분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구조를 지적했다. 추 지사는 이날 소방 예산의 구조적 문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한 표현이 나왔다고 인정했다. 국정감사 당시 경기도의 재정 상황을 설명하던 중 소방 관련 질문을 받았으며, 재정 부담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려 했다는 취지다. 특히 소방 인력의 대규모 증원 계획을 언급하며 국비 지원 확대 필요성을 제기했다. 추 지사에 따르면 전체 소방 인력 증원 규모 가운데 약 40%인 3200명이 경기도에 배치될 예정으로, 경기도는 행정안전부에 관련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그는 소방 관련 인건비가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정부 지원은 약 800억원에 그친다며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언이 부적절하게 전달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소방관의 희생과 헌신을 깎아내리려는 뜻은 아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소방공무원 단체들의 반발로 확산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소방 조직을 재정 부담의 대상으로 표현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비판했다. 소방 재정의 지방 의존도가 문제라면 중앙정부에 지원 확대를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공무원노동조합 역시 국가직 전환 이후에도 해결되지 않은 예산 문제를 현장 소방관들의 부담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6일 이용우 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과했다. 지방재정 문제를 설명하려는 취지였더라도 위험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소방관들의 노고와 자부심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부천 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지난 16일 오전 8시38분께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초기 진화에 투입된 소방대원 2명이 불길과 연기에 고립됐다. 이 과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진 김 소방위는 치료를 받던 중 17일 오전 0시55분께 숨졌다. 함께 투입된 40대 소방대원 1명도 중상을 입었으며, 다른 소방관 4명은 열탈진 증상을 보였다. 공장 관계자 2명도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김 소방위를 포함해 모두 8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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