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테오젠發 충격은 단기…바이오 ‘플랫폼·CDMO·항암’ 성장축은 여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12.08 12:56

코스닥 대형주 급락 충격, 바이오 섹터로 확산

플랫폼 기술·CDMO·항암...내년 성장 동력으로

기술수출 정례화…중소형 기술주의 시대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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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바이오 비중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과 2018년 셀트리온 이전 상장을 계기로 시장 내 존재감이 크게 확대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조정을 거쳤지만, 2024부터 기술 기반 바이오텍의 재평가가 본격화되며 헬스케어 비중은 2026년에도 상승하는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임상 성과와 글로벌 기술수출이 맞물리며 산업이 생태계 확장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진=유진투자증권]

지난주(1~5일) 코스닥 대장주 알테오젠의 급락 여파로 바이오주가 일제히 흔들렸다. 단 하루 만에 바이오지수가 4% 넘게 떨어지고 주요 종목이 동반 약세를 보였다. 다만 이번 조정이 중장기 흐름을 바꾸는 계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 산업의 핵심 축인 플랫폼 기술과 위탁개발·생산(CDMO), 항암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12월 강세에 이어 내년에는 구조적 성장이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알테오젠發 급락…촉발된 단기 변동성, 업종 전반으로 확산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5일 바이오지수는 하루 만에 4% 넘게 급락했다. 알테오젠은 -12.04% 하락하며 지난해 11월 22일(-15.73%)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삼성에피스홀딩스(-7.54%), 리가켐바이오(-5.41%), 오스코텍(-7.13%), 파마리서치(-2.31%), 삼성바이오로직스(-2.32%) 등 주요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이날 오전에도 바이오지수는 0% 안팎의 상승률을 보이며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바이오주의 급락은 독일 법원이 할로자임(Halozyme)이 제기한 미국 머크(MSD) 항암제 '키트루다 SC'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는 보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키트루다 SC는 MSD가 알테오젠의 히알루로니다제 기반 플랫폼 'ALT-B4'를 적용해 개발 중인 면역항암제다. 글로벌 블록버스터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독일 민사7부는 키트루다SC가 할로자임의 히알루로니다제 플랫폼 '엔하이렌(Hylenex, rHuPH20)' 관련 유럽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 인해 MSD의 키트루다SC는 독일 내 판매가 중단될 예정이며, 단기적으로는 알테오젠의 기술료 흐름과 향후 상업화 스케줄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됐다.


다만 이번 결정이 알테오젠 기술 자체의 '본질적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MSD가 적용한 ALT-B4는 히알루로니다제 변이체 기반으로, 할로자임 기술과 구조적 차이가 존재해 향후 본안 소송에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알테오젠은 공식 입장에서 “이번 가처분은 독일 특허 제도의 특성상 '침해 여부'보다 침해 가능성만으로 판단된 조치일 뿐, 특허의 최종 유효성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프랑스·네덜란드 등은 독일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향후 글로벌 허가·판매 일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MSD 측도 “할로자임의 특허가 전 세계적으로 유효하지 않으며, 현재 결정은 근거가 약하다"며 본안 소송에서 승소를 자신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시장에서는 키트루다 SC의 글로벌 출시가 지연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알테오젠은 코스닥 시총 1위로, 섹터 전반에 심리적 파급력이 크다는 점도 바이오지수 급락을 확대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플랫폼·CDMO·항암'…바이오주, 기술경쟁력 중심으로 재편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과 무관하게 내년 바이오 산업의 주도축이 플랫폼 기술과 CDMO, 항암 파이프라인 등으로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공지능(AI) 신약개발, 항체약물접합체(ADC)·혈뇌장벽(BBB) 셔틀 등 기술 기반 기업의 부상으로 산업 생태계가 확장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더불어 대사·항암 파이프라인의 성과 가시화, 글로벌 CDMO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도 맞물렸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급락은 단기 이벤트가 불러온 수급 충격에 가깝다"며 “플랫폼·파이프라인·CDMO 등 바이오 섹터의 중장기 경쟁력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바이오 산업이 신약개발 중심 구조에서 플랫폼·바이오 소재·AI 신약개발·디지털 헬스케어 등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이 더 이상 임상 성과만으로 평가되지 않고, 기술 자체가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리가켐바이오(ADC 플랫폼)와 ABL바이오(BBB 셔틀 기술)는 글로벌 임상과 기술수출이 동시에 진행되며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대사·희귀질환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한미약품·올릭스·디앤디파마텍 역시 임상 진척도에 따라 변동성은 있으나 중장기 성장 흐름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대형주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CDMO 시장 확대의 핵심 수혜주로 꼽혔고,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 매출 증가가 실적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는 예견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단기 변수도 언급했다.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CTAD·ASH·허가 일정·파이프라인 발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몰려 있어 단기 모멘텀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특히 ABL바이오·오스코텍·리가켐바이오·디앤디파마텍은 주요 데이터 발표가 이어질 것으로 예정돼있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구조적 변화도 짚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지난해부터 기술수출과 글로벌 파트너십이 정례화되며 중소형 기술주 중심의 성장 사이클로 넘어갔다는 진단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해외 제약사(빅파마)와 기술수출·공동개발 계약을 자주, 정기적으로 체결한다는 의미다.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이 흐름을 기반으로 생태계 확장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성장 후보군으로는 인적분할 이후 수주 경쟁력이 강화된 삼성바이오로직스, GSK와 계약을 체결한 ABL바이오, 항체 치료제 기술을 보유한 오스코텍 등이 구조적 성장주로 꼽혔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바이오텍 딜 성수기로, 12월에도 바이오텍 랠리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연말, 연초 빅파마들의 Investor Day 등을 앞두고 특히 만료를 앞둔 기존 블록버스터 방어 및 성장 전략 제시를 위한 인수, 라이선스 활동이 활발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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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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