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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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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2분기 영업익 6391억…전년동기比 46%↓

LG전자가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미국 관세 및 국내 경기침체 따른 전반적인 수요 감소에 환율 하락이 겹쳐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2분기 매출 20조7400억원, 영업이익 6391억원의 잠정 실적을 7일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보다 4.4%, 영업이익은 46.6% 감소했다. 이번 영업이익은 증권업계에서 내놓았던 추정치(8470억원)를 약 24% 하회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가운데, 2분기 들어 본격화된 미국 통상 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 경영 환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사업별로 보면 주력사업인 생활가전이나 기업 간 거래(B2B) 성장을 주도하는 전장, 냉난방공조 사업은 비우호적 환경 속에서도 선방하며 건전한 수익성을 유지했다. 다만 MS사업본부의 수요 위축, 액정표시장치(LCD) 가격 상승,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비 증가 등이 전사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대미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와 물류비 등 비용 증가분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LG전자는 하반기 전장, 냉난방공조 등 B2B, 구독, webOS 등 Non-HW 등의 영역에 더욱 집중하며 사업의 펀더멘털을 견고히 유지하는 데 주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디자인·헬스케어…삼성 폴더블폰·워치 ‘역대급 성능’ 기대감

삼성전자가 하반기 모바일 전략의 향방을 제시할 '갤럭시 언팩 2025(이하 언팩)'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언팩은 오는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다. 폴더블 스마트폰과 스마트워치 등 주력 제품군의 대대적 업그레이드가 예고되면서 삼성의 기술력과 인공지능(AI) 전략이 총체적으로 담긴 무대가 될 전망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언팩의 핵심은 '갤럭시 Z 폴드7(이하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이하 플립7)'이다. 두 제품 모두 시리즈 사상 가장 얇고 가벼운 디자인으로 출시돼, 삼성의 폼팩터 완성도 경쟁에서 한 단계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폴드7은 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로 전작보다 각각 3.2㎜, 1.4㎜ 얇아졌다. 무게는 215g으로 줄어 전작 대비 24g 가벼워졌다. 플립7도 13.7㎜(접었을 때), 6.5㎜(펼쳤을 때)로 소폭 얇아졌고, 무게는 전작과 유사한 188g 수준이다. 성능도 대폭 향상된다. 폴드7은 삼성 폴더블 시리즈 최초로 2억 화소 메인 카메라를 탑재하며, 100도 시야각의 1000만 화소 전면 렌즈를 통해 셀피 품질도 높인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갤럭시 S25에 적용된 '스냅드래곤8 엘리트' 칩을 탑재하고, 16GB 램·1테라바이트(TB) 저장용량의 고사양 모델도 출시될 전망이다. 플립7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배터리 용량을 4300㎃h로 늘려 사용 시간을 개선했다. 특히 삼성 자체 설계 AP인 '엑시노스 2500'이 모든 모델에 적용되며, 삼성의 칩 경쟁력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Z7 시리즈에는 AI 기능도 한층 강화된다. 기존에 제공되던 외부 디스플레이 통역, 멀티태스킹 요약, 문서 생성 등 기능 외에도 신규 생성형 AI 기능이 다수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앞서 “AI가 스마트폰의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폼팩터에 최적화된 AI가 차세대 갤럭시에 담길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폴더블 폰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은 이번 제품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수성과 브랜드 리더십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스마트워치 신제품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이하 워치8)'도 이번 언팩에서 함께 공개된다. 기본형·클래식·울트라 모델로 구성되며, 기존 원형 디스플레이에 사각 프레임이 더해진 새로운 형태가 적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워치8의 핵심은 헬스케어 기능의 고도화다. 특히 스마트워치 최초로 항산화 지표인 '카로티노이드'를 5초 만에 측정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다. 이는 노화 예방과 만성질환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수면 시간 가이드, 수면 무호흡 감지, 혈관 스트레스 분석 등 기존 기능도 더욱 정교해진다. 생활 패턴과 생체 신호를 기반으로 최적의 수면 시간을 제안하는 등 사용자 맞춤형 건강관리 성능이 강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비침습 방식의 혈당 측정 기능이 새롭게 도입될지도 주목된다. 해당 기능이 실제 탑재될 경우, 건강에 민감한 소비자층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 이번 언팩에서는 예고된 제품 외에도 새로운 폼팩터가 깜짝 공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표적으로 2번 접는 트리폴드 폰과 확장현실(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 후보로 꼽힌다. 일부 외신은 삼성전자가 이번 행사에서 '갤럭시 G폴드(가칭)'로 불리는 트리폴드 폰을 선보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펼쳤을 때 화면 크기는 약 9.9~10인치 수준으로 예상되며, 폴더블 기술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줄 수 있는 기기로 주목된다. 또 다른 가능성은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이다. 삼성,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 중이며, 착용 중 외부 현실을 함께 볼 수 있는 '패스스루' 기능과 함께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 기반 생태계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의 '비전 프로'에 맞선 전략적 제품으로, 향후 AI 기반 디바이스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 삼성은 이번 언팩을 통해 폼팩터 혁신과 AI 융합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술 리더십을 재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 제조사들의 기술 고도화와 저가 공세가 거세진 상황에서,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티빙·웨이브 이용자 증가…합병용 통합요금제 ‘약발’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과 웨이브가 지난 6월 나란히 월간활성이용자수(MAU)를 끌어올리며 함께 웃었다. '더블 이용권'으로 대표되는 통합 요금제가 시너지를 발휘하며 이용자 확보에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MAU는 한 달간 서비스를 이용한 순수 사용자 수를 뜻하는 지표로,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핵심 기준으로 쓰인다. 6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6월 티빙의 MAU는 728만3168명으로 전월 대비 12만4368명 증가했다. 웨이브은 전월보다 17만6017명 늘어난 430만1300명을 기록하며 주요 OTT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반면에 다른 경쟁 플랫폼들은 주춤했다. 넷플릭스의 MAU는 1449만9273명으로 전월보다 소폭(6032명) 줄었고, 쿠팡플레이는 약 19만명 감소했다. 다만, 넷플릭스의 MAU는 지난달 말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3 효과가 6월에 본격 반영되기엔 다소 이른 시점의 수치라는 평가다. 티빙과 웨이브의 상승세는 지난달 16일 선보인 '더블 이용권' 출시 효과가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더블 이용권은 하나의 요금제로 두 OTT사의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통합구독상품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기업결합 승인에 따라 합병 전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블 이용권을 통해 이용자는 티빙의 오리지널 콘텐츠, tvN·JTBC·OCN·Mnet 등 주요 채널 라이브 방송과 VOD, 스포츠 중계, 쇼츠, 애플TV+ 브랜드관은 물론 웨이브의 오리지널 시리즈, MBC·KBS 등 지상파 콘텐츠까지 폭넓게 접할 수 있다. 웨이브에 따르면 더블 이용권 출시 후 첫 일주일간 신규 유료 가입자 수는 전주 대비 264% 급증했다. 가입자 다수는 기존 이용자가 아닌 신규 또는 재가입 고객으로 나타났다. 티빙은 추가로 배달앱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생활 밀착형'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초 선보인 '배민클럽' 결합 상품은 티빙의 '광고형 스탠다드' 요금제와 배민의 무료배달 혜택을 함께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티빙은 6월 배민클럽과의 결합 상품과 웨이브와의 통합 요금제 도입 이후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티빙 관계자는 “이번 제휴는 콘텐츠와 음식을 연결해 이용자 편의성과 실질 혜택을 극대화한 모델"이라며 “OTT와 푸드테크 간 첫 협업으로, 단순한 마케팅을 넘어 콘텐츠 소비 경험 자체를 혁신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다시 돌아온 석기시대…2억명 즐긴 넷마블 ‘스톤에이지’ IP의 부활

전 세계 2억명이 즐긴 스테디셀러 타이틀이 돌아온다. 넷마블이 자체 지식재산권(IP) '스톤에이지'의 최신작 '스톤에이지: 펫월드'를 공개하고 글로벌 출시를 예고했다. 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지난 1999년 처음 출시된 원작 '스톤에이지'는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조련사와 공룡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다양한 공룡들을 포획하고 육성하는 독특한 콘텐츠 덕분에 국내는 물론 중국과 대만 등 글로벌 각지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출시된 '스톤에이지' IP 기반 게임들도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 특히 2016년 출시된 모바일 턴제 RPG '스톤에이지 비긴즈'는 국내 모바일 양대 마켓 매출 1위, '2016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 수상 등 굵직한 업적들을 남기며 '스톤에이지' IP의 저력을 과시했다. '스톤에이지' IP의 인기는 여전히 뜨겁다. 2023년 중국에서 출시된 '신석기시대(新石器时代)'와 '석기시대:각성(石器时代: 觉醒)'은 출시 직후 현지 앱스토어 매출 순위 최상단에 이름을 올렸다. 흥행 바통은 넷마블엔투에서 개발 중인 신작 대규모 펫 대난투 RPG '스톤에이지: 펫월드'가 이어받는다. 이 게임은 원작 '스톤에이지' 고유 감성과 핵심 재미는 계승하면서, 최신 트렌드에 맞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시스템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이용자들은 6명의 조련사와 18개의 펫을 조합해 최대 24개에 달하는 초대규모 덱을 전략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현재 '스톤에이지: 펫월드'는 글로벌 사전등록 중이며 탑승펫 '카키' 등 보상을 제공한다. 이번에 공개된 '스톤에이지: 펫월드'의 첫 번째 키아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붉은 색의 공룡 '모가로스'다. 원작 출시 초기 '모가로스'는 획득 난이도가 매우 높아 극소수 이용자들만 보유할 수 있었던 '워너비 펫' 중 하나다. '스톤에이지: 펫월드'에는 '모가로스' 외에도 '베르가', '얀기로', '카키' 등 원작 펫들이 구현돼 '스톤에이지' 마니아들의 향수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넷마블은 게임 만화 일러스트레이터 '웨히히' 작가와 협업해 매주 금요일마다 '스톤에이지: 펫월드' 4컷 만화를 연재하고 있다. 이 같은 다채로운 콘텐츠들을 통해 '스톤에이지' 원작 팬들은 물론, 원작을 모르는 신규 이용자들까지 함께 세계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편 '스톤에이지: 펫월드'가 공개되자 넷마블의 자체 IP 기반 게임 라인업도 덩달아 함께 조명받고 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성공적으로 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도 '뱀피르'와 '몬길: STAR DIVE' 등 자체 IP 신작들을 연이어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넷마블이 최근 인기 외부 IP들을 성공적으로 게임화하면서 이 부분이 많이 조명됐지만 저력 있는 자체 IP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와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모두 좋은 성과를 거두며 넷마블의 자체 IP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한국적 AI’, 정부 ‘소버린 AI’ 선봉장 선언

KT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거대언어모델(LLM) '믿음 2.0'을 앞세워 독자 AI 기술 역량 강화에 나섰다. 김영섭 대표 체제에서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력을 중심축으로 삼아왔던 KT가 이재명 정부의 '소버린(주권) AI' 정책 기조에 보조를 맞춰 자강(自强) 전략으로 방향을 튼 것이다. KT는 3일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자체 개발한 LLM '믿음 2.0'의 오픈소스 공개 계획을 발표했다. 공개는 4일 글로벌 AI 개발자 플랫폼 '허깅페이스'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믿음 2.0은 2년 전인 2023년 선보였던 '믿음 1.0'의 고도화 버전으로, KT는 기존 모델을 자사 AI 콘택트센터(AICC), 지니TV, AI 전화 등 주요 서비스에 활용해 왔다. '믿음'은 사전학습부터 모델설계까지 전 과정을 KT가 주도한 한국어 특화 독자모델이다. KT는 이를 '한국적 AI'로 정의하고, 한국인의 사고방식·지식체계·정신을 반영해 현지화된 AI를 구현한 결과물임을 강조했다. 신동훈 KT Gen AI Lab장(CAIO) 상무는 “믿음 2.0은 한국어의 구조와 문법, 언어학적 특성을 반영한 자체 토크나이저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문서 이해·보고서 작성·문서 기반 질의응답 등 기업 간 거래(B2B) 환경에서 실용성이 높은 기능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모델은 총 두 가지 버전으로, △115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베이스' △23억 파라미터 규모의 '믿음 2.0 미니'로 구성된다. 두 모델 모두 한국어와 영어를 지원하며, 향후에는 프로모델, 추론모델, 멀티모달모델 등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 상무는 “믿음 2.0은 한국적인 뉘앙스와 감정 표현, 역사적 맥락, 예의범절까지 반영하고자 했다"며 “단순한 생성형 AI를 넘어, 한국적 가치와 실용성을 갖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델 설계부터 학습까지 외부 기술력에 의존하지 않고 KT가 독자적으로 수행한 만큼, 소버린 AI의 대표 모델로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모델의 성능을 뒷받침하는 건 데이터다. KT는 교육용 도서와 문학작품, 법률·특허 문서, 각종 사전 등 산업·공공·문화 전반에 걸친 방대한 한국 특화 데이터를 확보해 학습에 활용했다고 소개했다. 저작권 문제와 관련해 “모든 데이터는 구매 또는 제휴를 통해 확보했으며, 라이선스가 불분명한 이른바 '회색지대'로 분류되는 데이터는 학습에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공개는 단순한 KT의 AI 독자기술 발표 차원을 넘어 정부의 AI 정책 기조 변화에 KT가 본격적으로 발맞추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최근 이재명 정부가 소버린 AI를 핵심 정책 방향으로 삼고 민간과 협력을 강조하자 KT 역시 독자모델의 오픈소스화와 외부 확산에 무게를 두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된다. 소버린 AI는 각 국가가 자국의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해당 사회의 제도·문화·역사·가치관을 정확히 이해하고 반영하는 독자적인 AI 모델을 뜻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당시부터 “전 국민이 경제적 여건과 무관하게 AI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소버린 AI의 연구개발(R&D)은 정부가 지원하고, 모델 운영은 민간이 맡는 '공공-민간 협력형 개발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10월 MS와 협력해 5년간 2조4000억원을 투자, '한국형 AI'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하며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해 왔다. 당시에는 글로벌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빠르게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더 실리적인 전략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직속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로 소버린 AI의 중요성을 설파하던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임명되는 등 국가 전략 자원으로서 독자적 AI 개발이 강조되자, KT도 이에 보조를 맞춰 방향을 일부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정책에 부응하면서도 KT는 기존 MS와 협력도 계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GPT-4에 한국적 사고체계를 추가 학습시킨 모델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KT는 '믿음'과 MS 기반 GPT 모델의 목적을 구분해 병행 운용할 방침이다. 신동훈 상무는 “GPT는 고객들에게 최고의 성능을 제공하는 가장 강력한 모델"이라며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에는 GPT 모델이, QA 요약 등에선 믿음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반도체 재정비, HBM·소캠 고도화로 ‘D램 대반격’

삼성전자가 D램 시장 주도권 회복을 위한 전방위 반격에 시동을 걸었다.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초고속 메모리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삼성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기술 고도화와 함께 저전력 서버용 모듈 '소캠(SOCAMM)' 등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투트랙 전략을 강화하며 반전 기회를 모색 중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HBM3E(5세대) 제품을 앞세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와의 협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자체 개발한 6세대 D램(1c D램)과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등을 적용한 HBM4(6세대)도 하반기 중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또 차세대 소캠2 개발도 병행하며 새로운 성장 축 확보에 나섰다. 삼성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메모리 시장에서 주도권이 흔들리며 입은 타격을 만회하려는 대응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36.9%를 기록해, 33년 만에 삼성전자(34.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고부가 메모리인 HBM 시장을 경쟁사에 내준 데 따른 영향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공급망에 선제적으로 진입해 수요를 선점한 반면, 삼성은 HBM3E 인증 지연으로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마이크론도 급부상 중이다. 지난해 3분기 21.8%였던 D램 점유율은, 올해 1분기 25%로 급등했다.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며 삼성과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분기 실적 전망도 삼성엔 부담이다. 증권가는 SK하이닉스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인 약 9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마이크론도 최근 발표한 2025 회계연도 3분기(2024년 3~5월) 실적에서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반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삼성은 차세대 기술과 공급망 재정비를 축으로 반격에 나섰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최근 미국 엔비디아 본사를 직접 찾아 차세대 AI 가속기 '블랙웰 울트라'에 들어갈 HBM3E 12단 제품의 공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미 AMD와 브로드컴 등에 HBM3E 제품을 공급하며 기술력을 일부 입증한 바 있다. 전 부회장의 미국 방문은 엔비디아와도 하반기 중 품질 인증을 마치고 내년 납품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비록 초기 납품 물량은 이미 경쟁사들이 선점했지만, 엔비디아의 HBM 수요가 2027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삼성 역시 '후반전'의 승부를 노리고 있다. 특히 공급망 다변화를 꾀하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삼성은 전략적 카드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 삼성은 HBM3E 다음 세대인 HBM4에도 공격적이다. 핵심은 발열과 전력 효율 문제를 개선하는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다. 삼성은 이 기술을 HBM4부터 도입해 제품 차별화를 노린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이 기술을 내년 출시 예정인 HBM4E(7세대)부터 도입할 계획인 것과 비교하면 한발 앞선 대응이다. 업계는 하이브리드 본딩이 향후 HBM 시장 주도권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기초 소재에서도 삼성의 전략은 한발 앞서 있다. 삼성은 최근 자체 개발한 1c D램이 내부 양산 승인(PRA)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PRA는 양산에 필요한 회사 내부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양산 직전 단계를 의미한다. 이 제품은 10나노급 6세대 공정으로 생산된 D램으로, HBM4의 핵심 코어다이(원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HBM4에 1b D램(5세대)을 사용하는 경쟁사들과 달리 삼성은 한 세대 앞선 1c D램으로 기술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하반기 중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제공하고 품질 테스트에 돌입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의 출시 일정이 연기되면서 삼성에 충분한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은 HBM 외에 '제2의 HBM'으로 불리는 소캠 시장 선점에도 나서고 있다. 삼성은 최근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저전력 D램 기반 서버용 모듈인 소캠2를 개발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소캠은 고성능 GPU용 HBM과 달리, CPU 기반 서버의 전력 효율을 높이는 메모리로, AI 서버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솔루션으로 주목받는다. 아직 초기 단계인 소캠 시장에서 삼성의 선제 대응은 D램 시장에서의 영향력 확대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소캠은 이제 막 열리기 시작한 시장으로, 주요 업체들이 기술 선점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며 “차별화된 기술로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D램 분야 전반에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실적반등 목마른 엔씨·카카오게임즈, 하반기 대작 ‘우물 판다’

실적 부진의 늪에 빠진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가 하반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신작을 앞세워 반등을 꾀한다. 기대작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양사가 준비 중인 대형 신작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커지며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엔씨와 카겜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진한 성과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상장 후 첫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에는 간신히 흑자를 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0% 줄어든 52억원에 그쳤다. 카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1.6% 급감한 65억원에 머물렀고, 올해 1분기에는 12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이 같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는 기대에 못 미친 주요 타이틀의 흥행 실패가 지목된다. 엔씨는 지난해 출시한 '배틀크러쉬', '호연', '저니 오브 모나크' 등이 시장의 반응을 끌어내지 못했고, '배틀크러쉬'는 조기 서비스 종료라는 쓴맛을 봤다. 카겜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RTS) 기대작이었던 '스톰게이트'가 부진한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올해 초 선보인 '발할라 서바이벌'도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뚜렷한 신작 출시가 없었던 2분기 역시 두 회사 모두 실적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결국 업계에선 “지금 두 회사에 가장 필요한 건 '대작 한 방'"이라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 게임업계에서는 '잘 만든 대표 게임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통용될 만큼 신작의 중요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존 지식재산권(IP)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신작 없이 시장 주도권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대형 타이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엔씨가 승부수를 던질 게임은 '아이온2'다. 이 게임은 엔씨의 간판 IP인 '아이온'의 정식 후속작으로, 언리얼 엔진5를 기반으로 제작 중이다. 방대한 플레이어 대 환경(PvE) 콘텐츠와 보스 레이드 중심의 전투 시스템이 특징이다. 자동전투에 치중됐던 기존 MMORPG와 달리 수동 조작 중심의 전투 시스템을 탑재해, 차별화된 몰입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는 지난 5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아이온2의 출시 시점을 오는 11월로 명시했다. 먼저 한국과 대만에 선보인 뒤, 내년에는 북미·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최근 진행한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는 전투 자유도와 그래픽 품질, 게임성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아이온2는 과거 흥행작의 후속작이라는 점에서 시장 기대가 높다. 2008년 출시된 원작 아이온은 당시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이온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된 2009년 엔씨는 전년 대비 매출 83% 증가(6347억원), 순이익 623% 증가(1854억원)라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카겜은 '크로노 오디세이'로 반격에 나선다. 이 게임은 콘솔·PC 기반의 액션 MMORPG로, 시간을 조작하는 전투 시스템과 광활한 오픈월드, 다크 판타지 세계관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최근 진행된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에는 100만명 이상이 신청해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정식 출시는 연내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한다. 증권가에서도 두 회사의 신작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아이온2는 전작 아이온의 게임성을 계승하면서도 완성도를 높인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익숙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휴면 유저의 복귀를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크로노 오디세이는 콘솔·PC MMORPG 시장에서 검증된 수요가 있는 장르로, 앞서 글로벌 출시된 TL이 누적 약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린만큼 흥행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MMORPG 장르가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도 호재다. 시장조사기관 모더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MMORPG 시장 규모는 올해 약 253억4000만달러(34조원)에서 2029년에는 422억2000만달러(약 5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선 양사가 하반기 신작 흥행에 성공할 경우 실적 반등은 물론, 글로벌 IP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실적반등 구원투수는 ‘구독·냉난방공조’

LG전자가 가전 구독서비스와 냉난방공조(HVAC) 사업 강화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발 관세 여파로 글로벌 가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신사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LG전자의 2분기 매출이 21조5933억원, 영업이익은 8965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7%, 25.05% 줄어든 수치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가 적용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관세 정책을 재개한 점이 LG전자에도 직격탄이 됐다. '미국의 황금시대'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전방위 관세 압박에 나섰고, 이 여파가 전 세계 가전업계로 확산되며 한국 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선행 수요 변화와 물류비 변동성이 가전 부문(HS)의 실적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같은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 LG전자는 수익성 높은 신사업 중심으로 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핵심은 구독서비스 모델 확대와 HVAC 사업역량 강화다. 구독서비스는 3~6년의 계약 기간을 설정하고, 월 구독료 납부 후 계약 종료 시 제품 소유권이 소비자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초기 비용 부담이 줄어드는 점에서 소비자 만족도가 높고, 기업 입장에서도 장기적 수익 예측이 가능해지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이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시장에서 제품 라인업과 케어서비스 강화를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정수기를 시작으로 냉장고, 세탁기, 스타일러, TV, 노트북 등 300여개 제품군으로 확장했으며, 현재는 4000여명의 전문 케어 매니저가 정기적으로 고객 가정을 방문해 클리닝, 성능 점검, 소모품 교체 등 종합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해외 시장 확장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말레이시아, 대만, 태국에서 구독형 가전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는 인도, 싱가포르, 홍콩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독 모델은 단발성 판매를 넘어 반복적인 정기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기업의 재무 안정성에 큰 도움이 된다"며 “예측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갖추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HVAC 사업 역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붐과 맞물려 고성능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시장 규모는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22조원)에서 2030년 2493억8000만달러(약 337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용 열관리 솔루션을 포함해 냉방기 칠러,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 등으로 공조 토털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H&A사업본부에서 HVAC 부문을 분리, 독립 사업본부인 ES사업본부로 격상하며 집중 육성에 나섰다. 최근에는 HVAC 사업 강화 의지를 상징하는 글로벌 이벤트도 열렸다. LG전자는 최근 부산에서 태국·베트남·싱가포르·필리핀 등 아시아 8개국 거래선 120여명을 초청해 'LG 이노페스트'를 개최했다. 2019년 이후 6년 만에 열린 이 행사는 LG전자의 HVAC 기술력과 제조 역량을 직접 소개하고, 동남아 시장 내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회사 측은 이 행사에서 HVAC 신제품을 공개하고, 창원 공장의 에어컨 핵심 부품 생산라인을 소개하며 품질 우위와 생산 능력을 강조했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 시장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동안 LG전자는 북미·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HVAC 사업을 전개해왔으나, 최근에는 인도·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사우스'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며 신흥시장을 겨냥한 본격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HVAC 부문의 실질적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김민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LG전자는 데이터센터용 칠러에 대한 레퍼런스를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사이트를 운영 중이며, 향후 국내외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에 따라 ES사업본부 내 칠러 비중도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HVAC는 LG전자의 중장기 핵심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컴위드, ‘AI 안면인식’ 내세워 스마트패스 공략

한컴그룹 계열사 한컴위드가 인공지능(AI) 기반 안면인식 솔루션 '한컴 오스'를 활용해 비대면 서비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 한컴위드는 호텔 디지털전환(DX) 솔루션기업 티오더스테이와 '스마트패스 기반 호텔 서비스' 공동개발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MOU 체결로 티오더스테이의 호텔 운영 플랫폼 아이스테이(i'stay)에 한컴 오스를 접목해 비대면 체크인과 입실이 가능해져 이용자 대기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두 회사는 기대한다. 티오더스테이는 현재 국내 주요 특급 호텔을 포함해 약 200여개 호텔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 편집 툴과 다국어 번역 기능 등을 통해 투숙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한컴 오스는 얼굴 인식 기반 본인 인증 기술로, 고객사의 서비스 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특히, 미국 아이베타의 얼굴 위변조 탐지 성능(PAD) 테스트에서 3D 프린터, 레진·라텍스 마스크 등 고도화된 위변조 탐지를 요구하는 레벨 2 인증을 획득한 국내 유일의 패시브 라이브니스 검증 기능을 제공해 높은 보안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갖췄다. 송상엽 한컴위드 대표는 “안면인식 기술의 적용 범위가 다양한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며 “안전한 디지털 인증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호텔 스마트패스 시장에서 비대면 고객 경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언제까지 ‘중국산’이라고 무시만 할 텐가

1990~2000년대까지만 해도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 제품을 쓴다고 하면 싸구려를 쓴다는 인식이 먼저 따랐다. “돈이 없어 그걸 쓰느냐"는 비아냥까지 심심치 않게 나돌았다. 값은 싸지만 품질은 떨어진다는 고정관념이 오랫동안 중국산 제품을 따라다녔기 때문이다. 최근에도 이같은 인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듯하다. 중국 가전기업 샤오미의 신형 스마트폰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를 하자 한 지인이 “굳이 그걸 왜 사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산업계 일각에서도 “그래도 아직은 우리가 낫다"는 자신감 어린 발언이 여전히 나온다. 하지만 시장의 현실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오히려 상황은 엄중하다.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많은 중국산 제품이 기술력, 기능, 디자인 측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을 위협하거나 추월하는 사례가 점차 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위상은 이미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샤오미를 비롯해 하이센스, TCL 등은 중저가 제품을 기반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넓힌 데 이어 이제는 프리미엄 시장까지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한국기업들이 수년간 공들여 쌓아온 프리미엄 브랜드의 영역이 중국 기업의 맹추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메이드 인 차이나의 전략은 단순한 '가격 경쟁력'에 머무르지 않는다. 꾸준한 기술 투자와 소비자 분석, 디자인 고도화로 제품 전반의 수준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샤오미는 경쟁사들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상대방의 앞선 기술력과 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샤오미 관계자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장점을 배우겠다"고 밝혔다. 이런 자세야말로 배움과 혁신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우리는 되새겨야 한다. 그렇다면 메이드 인 코리아는 어떤가. '우리가 최고'라는 자부심에 기대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혁신은 겸손과 학습에서 시작된다.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려면 타인의 강점을 빠르게 흡수하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혁신해야 한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배워야 할 상대 앞에서도 “그래도 우리 게 낫지"라는 말로 현실을 외면해 온 건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중국기업의 약진을 단지 한국기업에 위협으로만 받아들일 일이 아니다. 위기의식을 넘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할 시점이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메이드 인 차이나'를 향한 낡은 편견은 소비자뿐 아니라 기업의 판단까지 흐릴 수 있다. 경쟁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더 이상 무시하던 상대가 우리를 무시하기 전에, 그들의 강점을 정면으로 인정하고, 우리 것으로 흡수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우리는 과연 진짜 최고인가"라고 자문해 봐야 할 때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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