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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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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美국채, 9월 금리인하도 물건너가나?…“관건은 6월 CPI”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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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AFP/연합)

최근들어 미국 국채시장에서 장기채 중심으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자 장기물 국채금리가 단기물 금리보다 더 급격히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한때 기정사실로 여겨졌던 9월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불확실해졌다.


1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2%로 지난 한 주를 마감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달에만 20bp(1bp=0.01%포인트)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국채 가격이 2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지난 11일 하루에만 10년물, 30년물 국채금리가 전장 대비 각각 7bp, 9bp 상승한 반면 단기채 2년물 국채금리는 2bp 올랐다고 CNBC는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등장하자 장기채가 국채시장의 매도세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국채금리가 장기채 위주로 오르는 것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블룸버그는 “올해 대부분의 기간 동안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이 9월까지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확신했었지만 최근 들어 이같은 확신이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7월의 경우 미국의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자 금리선물 시장에선 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달 초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보다 14만7000명 늘어 시장 예상치 11만명 증가를 웃돌았다. 6월 실업률 또한 4.1%로 내려 예상치와 전월치를 하회했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개월 전까지만 해도 23%의 확률이 반영됐던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현재 6.7%로 대폭 하향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9월에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 또한 1개월 전엔 28.7%에 불과했지만 7월 첫째주엔 31.9%로 오르더니 지난주엔 39.6%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35.2%로 소폭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시간 기준, 오는 15일 오후 9시 30분에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연준의 금리전망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크레딧사이츠의 재커리 그리피스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6월 CPI가 올 하반기 연준의 금리 경로와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결정지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6월 CPI가 가장 큰 서프라이즈를 안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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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연합)

이렇듯 6월 CPI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로 인한 영향이 6월 물가지표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란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에 발표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하고 10% 기본관세만 적용해왔다. 여기에 철강·알루미늄(50%), 자동차·자동차부품(25%) 등 '품목별 관세'도 부과한 상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전쟁의 전선을 확대하고 있어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부터 주요 교역국에 상호관세율이 적시된 서한을 발송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5건의 서한이 발송됐다.


그는 또 최근 NBC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무역 상대국들에게 15% 도는 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시사했고 구리, 의약품, 반도체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브랜디와인 글로벌 투자운용의 트레이시 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전쟁의 영향은 곧 다가올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용시장의 회복력과 위험자산의 거품 등이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반등, 미 정부 지출, 해외 투자자들의 수요 변화 등으로 장기차 금리가 단기채보다 더 빠르게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6월 근원 CPI가 전년 동월대비, 전월대비 각각 2.9%, 0.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실화할 경우 미국 근원 CPI는 지난 2월 이후 처음으로 반등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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