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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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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3위’ 마이크론의 약진…삼성·SK하이닉스 빅2 흔들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이 최근 시장에서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데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는 소캠(SOCAMM)과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넓히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양강 체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평가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최근 6세대 HBM인 HBM4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기반으로 제조된 이 제품은 기존 HBM3E(5세대)보다 성능은 60%, 전력 효율은 20% 이상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HBM4 샘플 공급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다.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 소식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특히 HBM4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채택될 예정이어서, 샘플 납품 시점이 시장 주도권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HBM은 AI 반도체의 연산 성능을 뒷받침하는 핵심 고속 메모리다. GPU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해 기준 글로벌 HBM 시장은 약 90억달러(약 12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올해는 130억달러(약 18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주자인 마이크론은 올해 들어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3E를 납품하며 본격적인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이 회사의 HBM3E 12단 제품은 동급 대비 소비 전력을 20% 절감하고, 발열 제어에서도 강점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D램 시장 점유율도 이 같은 성과를 반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 D램 부문에서 유일하게 전 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했다. 증가율은 2.7%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19.1%, SK하이닉스는 7.1% 감소했다.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의 실적 개선 배경으로 HBM3E 출하 확대를 꼽았다. HBM 외에도 마이크론은 '제2의 HBM'으로 불리는 소캠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에 소캠 개발을 의뢰했으며, 이 가운데 마이크론 제품이 가장 먼저 양산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캠은 저전력더블데이터레이트(LPDDR) 기반 모듈로, 높은 전력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HBM이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반면, 소캠은 LPDDR5X 칩을 16단으로 적층해 구리선으로 4개씩 묶은 구조다. 두 제품은 각각 AI 가속기의 GPU와 CPU에 대응하는 D램으로, 함께 장착되는 경우도 많다. 소캠은 구리선을 이용한 와이어본딩 방식으로 제작된다. 구리는 열전도율이 높아 발열 제어에 유리하며, 마이크론은 자사 최신 저전력 D램의 전력 효율이 경쟁사보다 20% 뛰어나다고 주장해왔다. 마이크론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보다 이르게 양산 승인을 받은 배경으로는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도입 시점이 꼽힌다. 마이크론은 EUV 없이도 설계구조 혁신을 통해 메모리 성능과 발열 제어 기술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CXL 분야에서도 마이크론의 추격은 거세다. CXL은 서버와 데이터센터 내 다양한 반도체(CPU, GPU, D램 등) 간 데이터 흐름을 효율화하는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다. 적은 반도체로 높은 성능을 내는 기술로, 서버 구축 비용 절감 효과도 있어 주목받고 있다. CXL 메모리의 핵심은 확장성이다. 업계 관계자는 “CXL은 여러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장치 간 메모리 공유가 가능해지는 기술"이라며 “기존보다 데이터 처리 경로가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장돼 차세대 메모리 솔루션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욜에 따르면 글로벌 CXL 시장은 2023년 1400만달러(약 190억원)에서 오는 2028년 160억달러(약 22조원)로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3사는 관련 기술 개발과 제품 양산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021년 CXL 기반 D램 기술을 공개한 데 이어, 2023년에는 CXL 2.0 기술을 지원하는 128GB D램을 개발하고 고객 인증을 마쳤다. 현재는 256GB 제품의 인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CXL 2.0 기반 96GB DDR5 D램의 고객 인증을 완료했고, 128GB 제품도 인증을 앞두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3년부터 CXL 2.0 기반 메모리 확장 모듈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경쟁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CXL 3.0 기반 차세대 제품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마이크론이 HBM, 소캠, CXL 등 핵심 분야에서 선점을 이어간다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판도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를 위협하는 동시에, SK하이닉스의 1위 자리까지 노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가정용 시스템에어컨 신모델 출시…동남아 시장 공략

삼성전자는 와이파이(Wi-Fi) 기능과 콤팩트한 디자인을 갖춘 1Way 카세트형 시스템에어컨 신모델을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 선보이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1Way 카세트형 무풍에어컨은 높이 135mm의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설치가 용이하고 공간 효율성도 높아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동남아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내장형 와이파이가 탑재돼, 별도의 와이파이 키트(kit)를 구매하지 않고도 '스마트싱스'와 '빅스비' 등 스마트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다. 스마트싱스 앱에 연결해 'AI 절약 모드'를 사용하면 에너지 소비전력을 최대 20%까지 절약할 수 있다. 또 스마트폰의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통해 실내 온·습도 조절 등 다양한 에어컨 기능을 음성으로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다. 또 기존 냉매인 R410A에 비해 지구온난화지수(GWP)가 약 32% 수준으로 낮은 R32 냉매가 적용됐다. 삼성전자는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지역에서 프리미엄 주거 단지부터 공공시설, 고급 리조트, 호텔 등 대규모 시설 중심으로 기업 간 거래(B2B) 냉난방공조 솔루션 사업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공간과 목적에 따라 선택 가능한 다양한 에어컨 제품을 동남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판매하는 모델은 △단일 방향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1Way 카세트 △네 방향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4Way 카세트 △원형 패턴으로 전방위로 공기를 내뿜는 360 카세트 등이다. 지난해 동남아 시장에서 삼성전자 시스템에어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1Way 카세트 모델의 판매량은 35% 이상 급증했다. 콤팩트한 디자인과 독보적인 냉방 기술까지 갖춘 제품을 통해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필리핀 마닐라 고급 주거·상업 지역에 위치한 '럭셔리 레지던셜 타워(Luxury Residential Tower)' 시설에 1Way 모델 1000여대와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2', 'DVM S Mini' 400여대 등을 공급했다. 또 인도네시아 발리의 사누르 해변에 위치한 '발리 비치 호텔(Bali Beach Hotel)'에 1Way 카세트, 360 카세트, 덕트형 모델 700여 대와 고효율 시스템에어컨 'DVM S' 100여대 등 공간 맞춤형 냉방을 제공했다. 최항석 삼성전자 DA사업부 상무는 “스마트한 연결 경험과 콤팩트한 디자인,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동남아 시스템에어컨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며 “동남아에 이어 글로벌 전 지역 공조 사업을 한층 더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디스플레이, 최대 XR엑스포 첫 참가…“기술 리더십 확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세계 최대 확장현실(XR) 전문 전시회 'AWE(Augmented World Expo) USA 2025'에 처음 참가해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겨냥한 기술 리더십을 과시한다. AWE USA 첫 참가인만큼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고 있는 올레도스 분야의 기술 진전을 소개하고,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시장 내 폭발적인 잠재력을 증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올레도스(OLEDoS)는 실리콘 웨이퍼 위에 유기물을 증착해 픽셀 크기를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구현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로 XR 헤드셋의 핵심 부품이다. 10~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리는 AWE USA는 지난 2010년 출발한 세계최대 XR 전문 전시회다.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혼합현실(MR) 등 XR 하드웨어를 제조하는 기업은 물론 콘텐츠 크리에이터, 투자자까지 폭넓게 참여한다. 올해는 구글, 메타, 퀄컴을 비롯해 중국업체 피코, 엑스리얼 등 공간 컴퓨팅 생태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 200여곳이 전시에 참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AWE USA에서 XR 시장 내 핵심기술인 올레도스 분야의 최신 기술력을 선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적·녹·청(RGB) 올레도스 중 업계 최고 해상도를 구현한 1.4형 5000PPI(1인치당 픽셀 수) 제품을 소개한다. 제품 크기는 1.4형으로 손목시계 화면만큼 작지만, 화면 속 픽셀 수는 4K TV의 3배에 달해 눈 바로 앞에서도 실제와 같은 화질 경험을 제공한다. 화면 밝기가 2만니트에 달하는 1.3형 RGB 올레도스(4200PPI)도 전시한다. 이 제품에는 볼록 렌즈의 원리를 이용해 화면 밝기와 시야각을 개선하는 MLA(Micro Lens Array) 기술이 적용됐다.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SID 2024'에서 5000니트 RGB 올레도스를, 올 초 'CES 2025'에서는 1만니트 RGB 올레도스를 공개한 바 있는데, 올해 또 한 번의 혁신을 이뤄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초고해상도 올레도스를 실제 헤드셋 제품에 탑재됐을 때처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1.3형 4200PPI 해상도(1만2000니트)의 RGB 올레도스, 1.3형 4000PPI 해상도(1만니트)의 화이트(W) 올레도스의 화질을 두 눈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양안 데모제품으로 개발, 관람객들에게 완벽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자회사인 미국 이매진(eMagin)의 개발 성과도 확인할 수 있다. 이매진은 성인 손톱보다 작은 0.62형 크기에 픽셀밀도 2600PPI를 구현한 화이트 올레도스, RGB 올레도스 제품을 각각 공개한다. 화이트 올레도스 제품은 현재 양산 중이며, 고객사 평가가 진행되고 있는 RGB 올레도스 제품도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밖에 게이밍룸 콘셉트로 49형, 27형 모니터용 QD-OLED 제품을 선보인다. 삼성 OLED가 적용된 게이밍 콘솔 '스팀덱(Steam Deck)', 화면이 접히는 콘솔형 데모 'Flex Gaming' 제품도 이번 전시에 소개된다. 올해 AWE USA 참가를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는 급성장하는 XR 시장 내에서 올레도스 기술을 중심으로 차세대 성장 기반을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 세계 XR용 패널 시장 규모(매출기준)는 올해 약 6억달러에서 2030년 41억달러로 향후 5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47%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레도스 패널은 전체 시장에서 70~80%가량을 차지하는 핵심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최재범 삼성디스플레이 M-P/J장(부사장)은 “이번 전시에서 소비자들에게 올레도스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편, 고객사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간 컴퓨팅 생태계에서 핵심 파트너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로봇청소기 이어 반려로봇…韓-中 로봇가전 격돌

로봇청소기에서 반려로봇까지, 생활 속 로봇 가전 시장을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미 로봇청소기 분야에서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이제 인공지능(AI) 기반 반려로봇 시장으로 공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맞서 국내 기업들도 신제품 출시를 예고하며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받는 로봇 가전 시장에서 정면 승부에 나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로봇 가전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특히 로봇청소기 부문에서 이미 압도적인 존재감을 확보했다. 최근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로보락과 에코백스가 주도해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로보락은 지난해 기준 판매량 점유율 16.0%, 매출 점유율 22.3%로 모두 글로벌 1위를 기록했다. 에코백스는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성장한 뒤, 유럽과 북미, 한국 등 선진 시장으로 빠르게 진출해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초기에는 '가성비'를 앞세운 전략으로 빠르게 저가 시장을 공략했고, 이후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대하며 기술적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예컨대 로보락은 최근 5축 접이식 로봇 팔 '옴니그립'을 탑재한 신제품 '사로스 Z70'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최대 300g의 물체를 들어 옮길 수 있고, 주변 환경을 감지해 자동 제어가 가능하다. 로봇청소기 시장을 선점한 중국 업체들은 다음 단계로 반려로봇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이센스는 올해 AI 기반 반려로봇 '할리'를 출시할 계획이다. IFA 2024에서 처음 공개된 이 로봇은 인형 형태의 외형에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사람과 사물을 인식하고 대화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됐다. TCL도 CES 2025에서 유모차를 탄 아이 형태의 반려로봇 '에이미'를 선보이며, 내년 출시를 예고했다. 이 로봇은 AI 스마트홈 기술을 적용해 세탁이 완료되면 알려주고, 차량 히터를 사전에 작동시키는 등 실생활 밀착형 기능을 탑재했다. 중국 업체들이 로봇 가전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은 2015년 8억1000만달러(약 1조원) 규모에서 올해 49억8000만달러(약 7조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은 글로벌 가정용 반려로봇 시장이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25.7% 성장해 566억9000만달러(약 78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는 반려로봇 수요를 급증시키는 주요 요인이다. 외로움 해소와 건강 모니터링 기능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독거노인·청년 1인 가구·장애인 등 사회적 고립 위험 계층에서 반려로봇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로봇 가전 시장에 대한 대응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로봇청소기와 반려로봇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다만 로봇청소기 분야에서는 이미 중국 업체에 주도권을 내준 상태여서, 반전을 위한 기술 차별화와 신뢰성 강화가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양사는 특히 '보안성'을 차별화 요소로 강조할 계획이다. 실제로 로보락은 올해 초 개인정보 수집 정책에 외부 기업 공유 항목이 포함돼 논란이 됐으며, 에코백스 역시 지난해 로봇청소기 해킹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이에 비해 삼성과 LG는 스마트가전 전반에서 축적된 보안 기술력을 자사 로봇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에 자체 보안 플랫폼 '녹스'를 탑재해 악성코드나 불법 접근에 대한 방어 기능을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해 최고 수준의 보안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반려로봇 시장에서도 삼성과 LG는 주도권 확보에 나선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중 AI 반려로봇 '볼리'를, LG전자는 연내 이동형 AI 홈허브 'Q9'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들 제품은 가전기기 연동, 상황 맞춤형 조언, 감정 교감 기능 등을 탑재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다만 고가 정책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LG의 반려로봇은 수백만원대에 책정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중국 제품은 이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접근성 측면에서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양이나 가격 등은 확정된 바 없다"며 “제품이 윤곽을 드러내는 시점에 맞춰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갤럭시 A36 5G’ 국내 출시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인 '갤럭시 A36 5G'를 12일 국내 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갤럭시 A36 5G'는 어썸 라벤더, 어썸 화이트, 어썸 블랙의 3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49만9400원이다.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이동통신사 온·오프라인 매장, 오픈마켓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신제품은 콘텐츠 감상에 최적화된 모델로, 170.1mm(6.7형) 의 대화면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Super AMOLED)에 최대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최대 1200니트(nits) 밝기를 지원해 야외에서도 선명하고 또렷한 화면을 구현한다. 아울러 '갤럭시 A36 5G'의 후면에는 50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비롯해 8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가 탑재됐다. 또, OIS(광학식 손떨림 보정)와 VDIS(동영상 손떨림 보정) 기능이 탑재돼 움직임이 있는 상황에서도 또렷한 촬영을 지원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갤럭시 A36 5G'는 A시리즈 전용 모바일 AI 어썸 인텔리전스(Awesome Intelligence)가 탑재돼 다양한 갤럭시 AI 기능을 제공한다. 먼저, 사용자는 'AI 지우개' 기능을 통해 사진 속 불필요한 피사체를 손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나만의 필터' 기능을 활용해 사진에 다양한 효과를 적용할 수 있다. 또 어느 화면에서나 궁금한 사물에 동그라미를 그리면 검색 결과가 제공되는 '서클 투 서치(Circle to Search)'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화면에서 재생되는 음악이 궁금할 때도 홈 버튼을 길게 누른 다음 음표 모양을 선택하면 즉시 제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사용자는 '갤럭시 A36 5G' 우측면의 AI 버튼을 누른 후, AI 에이전트를 호출해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말로 명령어를 입력하고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신제품은 5000mAh의 대용량 배터리를 채용했다. '갤럭시 A36 5G'의 내구성도 한층 강화됐다. 전면과 후면 모두 '코닝® 고릴라® 글래스 빅터스®+'를 채용해 외부 충격과 스크래치에 강하다. 또, IP67 등급의 방수·방진을 지원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갤럭시 A36 5G'는 녹스 볼트(Knox Vault)가 탑재돼 결제 정보, 생체 인증 등 민감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또한, 최대 6년간의 보안 업데이트와 최대 6회의 운영체제(OS)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D램 초격차 파워] SK 기술 리더십, ‘반도체 미래권력’ 선점한다

33년간 글로벌 D램 시장을 지배하던 삼성전자의 아성을 무너뜨린 SK하이닉스가 D램 미래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술 혁신을 통해 사상 처음 정상에 오른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교토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학술대회에 'IEEE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미래 30년을 이끌 차세대 D램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미세화 한계를 돌파할 '4F² VG 플랫폼'과 '3D D램' 전략을 중심으로 지속 가능한 혁신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로드맵은 이날 행사의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른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최고기술책임자·CTO)이 제시했다. 주제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D램 기술의 혁신 주도'였다. 차 CTO는 “현재의 테크 플랫폼을 적용한 미세 공정은 점차 성능과 용량을 개선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고 운을 뗐다. 테크 플랫폼이란 어느 한 세대 제품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틀을 뜻한다. 이어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에서 구조와 소재, 구성 요소의 혁신을 바탕으로 '4F² VG 플랫폼'과 '3D D램' 기술을 준비해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4F² VG 플랫폼'은 D램의 셀 면적을 최소화하고 수직 게이트 구조를 통해 고집적, 고속, 저전력 D램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이다. F²는 D램의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 하나가 차지하는 면적을, F는 반도체의 최소 선폭을 뜻한다. 4F²는 한 개의 셀이 2F x 2F 면적을 차지한다는 의미로 한 칩 안에 더 많은 셀을 넣기 위한 고집적 기술이다. VG는 D램에서 트랜지스터의 스위치 역할을 하는 게이트를 수직으로 세우고 그 주위를 채널이 감싸고 있는 구조다. 기존에는 게이트가 채널 위에 수평으로 눕혀져 있는 평면구조였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현재는 6F² 셀이 일반적이지만, 4F² 셀과 함께 회로부를 셀 영역 아래로 배치하는 웨이퍼 본딩 기술을 적용하면 셀 효율은 물론 전기적 특성까지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 CTO는 4F² VG와 함께 3D D램도 차세대 D램 기술의 핵심 축으로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이 기술의 제조비용이 적층 수에 비례해 증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지만, 회사는 기술 혁신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차 CTO는 “2010년 전후만 하더라도 D램 기술은 20나노가 한계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현재에 이르게 됐다"며 “앞으로 D램 기술 개발에 참여할 젊은 엔지니어들의 이정표가 될 중장기 기술 혁신 비전을 제시하고, 업계와 함께 협력해 D램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SK하이닉스의 이번 기술 발표를 두고 D램 시장 주도권 확보 이후 기술적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D램 매출 97억1800만달러(약 13조원)를 기록해, 36%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매출 91억달러(약 12조원)로 시장 점유율 33.7%를 기록, 2위에 이름을 올렸다. D램 시장 분기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앞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1992년 D램 시장 왕좌에 오른 이후 33년 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양사의 희비를 가른 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중심에 선 '고대역폭메모리(HBM)'다. 엔비디아가 AI칩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를 사실상 전량 공급 중이다. 올해 생산 물량은 이미 완판, 내년 물량 협의도 상반기 내 마무리될 예정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HBM3E 12단 제품이 올 하반기 엔비디아의 품질 인증(퀄) 테스트를 통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 역시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의 퀄 통과가 기술적 한계를 돌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최대 D램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스(CXMT)도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해 5% 수준이던 글로벌 점유율은 올해 10~13%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력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크지만, 내수 시장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SK하이닉스로서는 장기적인 D램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D램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누가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희비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선제적인 기술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D램 초격차로 반도체 30년 선도”

SK하이닉스가 D램 미세화 한계를 넘을 차세대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4F² VG 플랫폼과 3D D램 기술에 기반해 D램 구조 혁신과 지속 가능한 기술 진화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10일 SK하이닉스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로드맵은 8~12일 닷새간 일본 교토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반도체 학술대회 'IEEE VLSI 심포지엄 2025'에서 처음 공개됐다.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최고기술책임자·CTO)은 기조연설을 통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D램 기술의 혁신 주도'를 주제로 차세대 메모리 기술의 핵심 방향을 제시했다. 차 CTO는 “현 세대 D램 기술은 기존 공정 플랫폼의 물리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10나노미터(㎚) 이하 공정에서는 구조, 소재, 구성 요소 전반의 혁신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할 핵심 기술로 '4F² VG 플랫폼'과 '3D D램'이 소개됐다. 4F² VG 플랫폼은 셀 면적을 최소화하고, 수직 게이트 구조를 적용해 고집적·고속·저전력 특성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메모리기술이다. 기존 6F² 대비 셀을 더 촘촘하게 배치할 수 있으며, 회로부를 셀 하부에 배치하는 '웨이퍼 본딩' 기술을 병행하면 전기적 특성까지 향상시킬 수 있다. 이는 집적도 향상뿐 아니라 전력 효율과 성능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SK하이닉스는 '3D D램' 기술도 병행 개발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적층 수 증가에 따른 제조비용 부담을 우려하지만, 회사는 공정 최적화와 설계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구조적 혁신을 넘어, 핵심 소재와 D램 구성 요소 전반에 대한 기술 고도화를 추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며 “이를 통해 향후 30년간 D램 기술 진화를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위협받는 ‘폴더블 왕좌’…삼성 ‘1위 사수’ 승부수 띄운다

삼성전자의 새로운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7 시리즈' 공개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폼팩터 기술과 인공지능(AI) 기능이 대폭 강화되며, 라인업 확대를 통한 전략적 변화도 예고된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제조사들의 거센 추격 속에서 삼성전자가 폴더블 시장 1위 수성을 위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초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차세대 폴더블폰인 '갤럭시 Z폴드7'과 '갤럭시 Z플립7'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폴드7의 폼팩터 변화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는 이 제품이 펼쳤을 때 두께가 3.9mm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폴드6)보다 1.7mm 얇아진 수치로, 현재 가장 얇은 폴더블폰으로 꼽히는 중국 오포의 '파인드 N5'(4.21mm)보다도 슬림하다. 최근 폴더블폰 시장에서 얇은 두께는 심미성과 휴대성 측면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만큼 삼성은 '초슬림'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두께는 줄이면서도 성능은 오히려 한층 강화됐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차세대 제품은 정밀한 하드웨어와 강력한 성능 등, 사용자가 '울트라' 모델에 기대하는 요소를 모두 담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외신과 IT 팁스터들에 따르면 폴드7은 갤럭시 S 시리즈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 급 사양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카메라다. 폴드7 후면 메인 카메라에는 전작보다 비약적으로 향상된 2억 화소 광각 렌즈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S25 울트라와 동일한 수준이다. 또한, 삼성은 폴드7에 16GB 램과 1TB 저장용량을 갖춘 초고사양 모델도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이는 삼성닷컴에서만 판매되는 갤럭시 S25 울트라 최고사양 구성과 동일하다. 프리미엄 전략을 폴더블 라인업으로 확장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AI 기능 강화도 핵심 변화 중 하나다. 삼성은 메시지 작성, 웹 브라우징, 게임 플레이 등 다양한 작업을 사용자 맞춤형으로 최적화하는 AI 기능을 폴더블 신작에 탑재할 방침이다. 실제로 올 초 출시된 갤럭시 S25 시리즈는 AI 기능을 전면에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번에도 그 기세를 이어가며, AI폰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제품 라인업에도 변화가 예고된다. 기존 플립·폴드 라인업 외에, 보급형 모델인 팬에디션(FE) 제품이 처음으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플립 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이 모델은 보다 합리적인 가격대를 통해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노린다. 폴더블폰의 높은 가격대가 그간 시장 확장의 걸림돌로 지적돼 온 만큼, 삼성은 라인업 다변화를 통해 저변 확대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박진석 카운터포인트 책임연구원은 “폴더블폰 대중화의 가장 큰 장벽은 가격"이라며 “전략적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면 시장 확대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 공개 가능성도 제기된다. 폼팩터 기술력에서의 초격차를 바탕으로,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풀라인업을 구축하려는 삼성의 의지가 읽힌다. 이러한 변화를 두고 업계는 삼성의 시장 위상에 '경고등'이 켜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의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 점유율은 32.9%로 1위를 유지했지만, 2021년의 83%에서 절반 이상 하락했다. 화웨이·오포·아너 등 중국 제조사들의 급부상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화웨이의 추격은 위협적이다. 4년 전만 해도 삼성과 화웨이의 점유율 격차는 74%p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9.8%p까지 좁혀졌다. 업계는 화웨이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트라이폴드폰 '메이트XT'를 출시하면서 기술 우위를 선점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전반에서도 애플, 샤오미 등과의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으로선 향후 성장이 기대되는 폴더블 부문에서 '기선을 잡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13조7000억원 수준이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2033년 134조5000억원 규모로 약 10배 성장할 전망이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신제품 폴더블폰은 성능, 디자인, 내구성, AI 기능을 모두 최적화해 한 차원 다른 사용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제품 라인업도 강화해 신규 수요 창출과 고객 기반 확대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 전자레인지, 유럽서 10년 연속 판매 1위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전자레인지 시장에서 자사 전자레인지가 판매량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9일 밝혔다.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의 유럽 19개국 전자레인지 판매량 조사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전체 시장 점유율 12,8%로 1위였다. 이로써 삼성은 2015년부터 10년 연속 1위를 달성했다.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 소비자 맞춤형 디자인과 기능을 갖춘 전자레인지를 유럽 시장에 선보이며 현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받아왔다. 전자레인지 위생과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전자레인지 내부에 세라믹 코팅을 적용해, 항균 인증기관인 '호헨스타인'으로부터 99.9% 항균 인증 마크를 받은 바 있다. 또 집안 인테리어에 관심이 높은 유럽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7가지 컬러와 글라스 소재를 적용한 '비스포크 전자레인지'를 선보여 개인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할 수 있게 했다. 지난해에는 스마트싱스와 연동이 가능한 와이파이 탑재 모델도 출시했다. 빅스비를 통해 음성으로 편리하게 조리 모드를 제어하거나 잔여 조리 시간을 확인할 수 있고, '삼성 푸드' 서비스와 연동해 레시피를 추천 받아 조리하는 등의 다양한 스마트 기능을 제공한다. 또 삼성전자는 포스코와 협업해 재생 소재 함량을 높인 조리기기용 법랑용 강판을 개발해 전자레인지·오븐의 내부 소재로 적용했다. 황태환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 부사장은 “앞으로도 스마트싱스 안에서 주방 가전이 하나로 연결되고 알아서 맞춰주는 인공지능(AI) 솔루션을 제공하는 등 소비자 중심의 혁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IT·전자, ‘해킹 차단’ 신기술로 보안·수익 일석이조

정보기술(IT)·전자업계가 보안을 미래 수익원으로 삼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킹 수법이 날로 정교해지면서 단순한 방어를 넘어선 차세대 보안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양자내성암호(PQC) 등 신기술 기반 보안 솔루션이 새로운 사업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PQC 도입을 통해 핵심 제품의 보안성을 높이는 동시에 이를 수익화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PQC는 양자컴퓨터로도 해독이 어려운 수학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한 암호 기술로, 기존 공개키 암호체계의 취약점을 보완하는 해킹 방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사이버 보안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면서 기업들은 PQC를 활용한 보안 강화와 신규 수익 창출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는 LG유플러스다. 이 회사는 통합 계정 관리 솔루션 '알파키'를 중심으로 PQC 기반 보안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알파키는 다수의 클라우드 기반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기업 환경에서 임직원의 계정 권한을 자동으로 관리하는 ID 관리 서비스(IDaaS)다. 특히 PQC와 동형암호 기술을 결합해 보안을 한층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최신 인사 정보에 따라 퇴사자·휴직자의 접근을 자동으로 차단하고, 업무 계정 권한을 부여·회수하는 기능도 갖췄다. SK브로드밴드는 보안이 중시되는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PQC 전용 회선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삼성SDS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공동 개발한 PQC 알고리즘 '에이머'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 중이다. 글로벌 보안 시장을 겨냥한 장기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공공기관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 중인 B2B 보안 수요와 맞물려 있다. 최근 등장한 신종 해킹 기법 'BPF도어'는 물론, AI와 양자컴퓨터 기반 공격 기술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기존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QC는 이러한 복합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업계는 PQC 기반 보안 솔루션이 B2B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최근 B2B SaaS 솔루션 기업 비즈니스캔버스의 고객관리 툴 '리캐치'에 알파키를 공급했다. SK브로드밴드는 한국전력기술에 PQC 전용 회선을 구축하며 상용 서비스 출시 이후 첫 사업 수주 성과를 거뒀다. 전자업계도 보안 기술을 제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보고 전략적 적용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제품에 PQC를 적용할 계획이다. 저가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보안성을 주된 경쟁 포인트로 삼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문종승 삼성전자 생활가전(DA) 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지난 3월 '웰컴 투 비스포크 AI' 행사에서 “가전에 PQC를 선도적으로 적용해 고객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보안 기술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부문에 PQC 도입을 계획 중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 크립토랩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차량 내 결제 서비스, 차량 간 통신(V2X), 무선 업데이트(OTA) 등 다양한 전장 사업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차량 내부 시스템이 AI와 인포테인먼트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보안은 '안전'과 '차별화'를 동시에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자동차 부품들이 소프트웨어로 연결되는 등 차량 내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커질수록 해킹 대응 역량이 더욱 중요해진다"며 “보안 기술을 얼마나 잘 갖추고 있느냐가 전장 시장에서의 입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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