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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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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프리미엄 TV 맞대결…HDR 표준 경쟁에 OLED 점유율 공방까지

프리미엄 TV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고화질 영상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 표준화에서 양사의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경쟁은 점유율을 넘어 영상 기술의 표준 주도권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HDR 기술을 둘러싼 전략 차별화가 대표적이다. HDR은 화면의 밝고 어두운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해 보다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최근에는 TV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콘텐츠 전반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개방형 포맷 'HDR10+'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HDR10+는 라이선스 비용이 없어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용성과 확장성이 강점이다. 삼성은 특히 상업적 로열티가 필요한 돌비비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며, 자사 기술을 통해 HDR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국제 영상 압축 표준인 AV1 코덱 기반의 고화질 콘텐츠와 HDR10+를 결합해, 프리미엄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AV1 코덱을 통해 HDR10+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는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반면 LG전자는 미국 영상·음향 전문기업 돌비(Dolby)의 '돌비비전'을 탑재해 고급 이미지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돌비비전은 보다 정밀한 색상 표현과 밝기 조절 능력을 갖춰 영화, 드라마 등 고화질 콘텐츠 제작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비비전 생태계의 확장성도 LG전자의 강점 중 하나다. LG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TCL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돌비비전을 채택하고 있어 관련 콘텐츠와 기기 생태계가 넓다. LG전자는 여기에 입체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도 함께 적용해, 프리미엄 화질과 음질을 모두 갖춘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측은 “돌비비전은 제작자의 의도를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돌비 애트모스는 현장감 있는 몰입형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HDR10+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DR 표준을 둘러싼 경쟁과 함께, 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삼성과 LG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열린 'AI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OLED TV 가운데 77인치 이상 모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한다"며 “대형 OLED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 OLED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를 앞섰다"고 강조한 데 이은 것으로, 당시에도 양사간 점유율 공방을 촉발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발언은 OLED TV 경쟁 구도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셈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장은 근거가 불분명한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1∼3월 기준 77인치 이상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LG전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사는 최근 OLED TV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깊은 명암비와 얇은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OLED 기반 프리미엄 라인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OLED와 HDR 모두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양사간 경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와 HDR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넘어 브랜드를 구분 짓는 상징적인 요소"라며 “이제는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넘어, 콘텐츠 호환성과 생태계 확장 전략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지니TV 콘텐츠 외부 유통 확대…OTT 통합 구도 속 ‘독자 노선’ 강화

KT가 자사 인터넷(IP)TV 플랫폼 '지니TV'에서만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유통 전략 전반을 재정비했다. 국내 OTT 시장이 티빙과 웨이브 중심의 통합 흐름에 접어든 가운데, KT는 차별화된 '콘텐츠 독립 노선'에 방점을 찍으며 자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동안 지니TV에서만 제공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 플랫폼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폐쇄적인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의 확장성과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전혜진·조민수 주연의 '라이딩 인생'을 지니TV와 티빙에서 동시에 무료 VOD로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김민호·김동준 주연의 '신병3'도 동일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오는 5월에는 강하늘·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을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공개해, 플랫폼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브랜드 슬로건 '어디서나 만날지니'를 선포, 지니TV 오리지널의 정체성과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사로서 위상을 높여 종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은 “KT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유통 전략을 개편했다"며 “국내외 다양한 OTT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차별화 콘텐츠로 KT의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KT의 이번 유통 전략 변화가 티빙·웨이브 통합 구도와 거리를 두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보유한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를 통합해 국내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OTT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하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합병안에 대한 공식적인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주체도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며 콘텐츠 유통 전략 조정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451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외부 OTT 유통 확대는 실적 회복과 브랜드 노출 극대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KT가 자사 플랫폼만으로는 콘텐츠 수익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유통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OTT 통합 구도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전략 변화는 OTT 통합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가 끝내 합병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티빙·웨이브 통합 일정은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 콘텐츠 투자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CJ ENM과 SK스퀘어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국내 OTT 플랫폼은 글로벌 공룡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09만명으로 전월 대비 64만명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초 '더 글로리' 이후 최고치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705만명, 426만명에 머물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통합 OTT를 통한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려면 단순한 사용자 수를 넘어선 콘텐츠 품질과 볼륨이 필요하다"며 “합병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OTT 전체가 경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영업익은 소폭 감소

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8% 증가하고 5.7%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매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올린 1분기 역대 최대 매출(21조959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앞서 다수 증권사들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1조3000억원대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는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B2B와 구독, 웹(web)OS 등 비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국내 게임판 새 판짜기…‘2강·1중·2약’ 체제 굳혀졌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권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넷마블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업계는 '2강(넥슨·크래프톤)·1중(넷마블)·2약(엔씨·카카오게임즈)' 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6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1296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1%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도 매출 7816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0% 늘어난다. 넷마블은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40억원, 영업이익은 743% 증가한 311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엔씨는 매출 3708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7%, 51% 감소할 전망이다. 카겜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매출은 34% 줄어든 162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넥슨은 매출 기준,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지켰고,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엔씨와 카겜은 실적 악화 속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번 실적 구도는 작년 흐름과도 유사하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9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크래프톤은 연간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넷마블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엔씨는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카겜은 전년 대비 91% 급감한 6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게임사 간 실적 희비는 지식재산권(IP) 성패에 따라 갈렸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등의 안정적인 인기에 힘입었고,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배그는 3월 8주년 기념 업데이트 이후 스팀에서 일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출시 일주일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초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대형 신작의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노후화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2강·1중·2약' 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기존 흥행작의 꾸준한 수익과 더불어 신작 성과까지 더해지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이는 크래프톤 게임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넥슨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흥행이 순항 중이다. 특히 출시 지연으로 우려가 컸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앱스토어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넷마블은 수익구조 개선이 실적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앱 마켓 수수료 30% 대신 자체 PC 런처에서 결제 시 약 7.5%의 수수료만 발생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최근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9종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엔씨와 카겜은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엔씨는 올해 루트슈터 장르 'LLL'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할 게임은 장기간 공들여 개발해온 만큼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기존에 없던 장르에 도전한 만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와 신작 시도가 줄어든 게임업계 흐름을 감안하면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핵심 기대작 '프로젝트Q' 출시를 기존 3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했다. '프로젝트C', '프로젝트S'도 각각 출시 시점이 늦춰졌다. 대형 신작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디스플레이 ‘슬림폰·폴더블폰’으로 실적 반등 노린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디스플레이가 '슬림폰'과 '폴더블폰'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을 강화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1357억원, 3조6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33.1% 감소했다.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디스플레이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던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 BOE의 약진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 기준으로 BOE가 2억200만장을 출하하며 삼성디스플레이(2억100만장)를 소폭 앞질렀다.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국산 부품 비중을 늘리면서 BOE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삼성디스플레이에게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들 제조사의 신제품에 패널을 독점 공급하면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각각 '갤럭시S25 엣지'와 '아이폰17 에어(가칭)'라는 슬림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디자인 변화가 제한적이었던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 달리, 두께를 줄인 새로운 모델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두 제품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 적용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LTPO OLED는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LTPO OLED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LTPO OLED 기술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인다"며 “오랜 기간 다양한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Z 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에 더해,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폰 '갤럭시G 폴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트리플 폴드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갤럭시Z 폴드7용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하며, 이후 플립 및 트리플 폴드 모델용 패널도 순차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이 내년 말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폴더블 패널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을 처음으로 공급한 이후 6년간 독점 공급을 이어왔다"며 “수천만 대의 폴더블 패널 양산 경험을 가진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향후 약 3년간 애플의 폴더블 패널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게임사 손잡은 전자업계…‘이유 있는 동맹’

전자업계와 게임사의 협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제품 홍보를 통한 판매 확대가 필요한 전자업계와 신작 게임의 성공적 흥행을 원하는 게임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크래프톤과 파트너십을 맺고, 크래프톤의 신작 게임 '인조이'에 자사 TV 제품을 등장시킨다. 지난달 28일 얼리 억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된 '인조이'는 '심즈'와 같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저가 가상 캐릭터를 생성해 직업을 선택하고 집을 꾸미는 등 다양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게임 내에서는 △97인치 올레드 TV '올레드 에보(G5)'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휴대용 스크린 '스탠바이미 고(Go)' △공간 인테리어 TV '올레드 오브제 컬렉션 포제' △벤더블(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TV '올레드 플렉스' 등이 구현된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가상 환경에서 실제 LG전자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넥슨 및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과 협업을 발표했다. 삼성의 '오디세이 3D' 게이밍 모니터를 활용해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을 3D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선 것. '오디세이 3D'는 별도의 3D 안경 없이도 입체적인 화면을 제공하는 게이밍 모니터로, 3D와 2D 그래픽 간 화면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카잔'의 몰입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업계가 게임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제품 홍보 효과 때문이다. LG전자는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TV 판매를 확대하는 가운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하면 유저들이 가상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카잔' 내에서 오디세이 3D가 직접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지만, 게임의 3D 몰입감을 온전히 경험하려면 해당 모니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게이밍 유저들의 제품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밸류에이츠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 규모는 2023년 65억달러(약 9조5300억원)에서 연평균 14.9% 성장해 2030년 174억달러(약 25조5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게이밍 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게임사와의 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협업을 통해 게임의 사실감과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인조이'와 '카잔'은 출시 이후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 글로벌 10위권에 오르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했지만, 게임 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장기적인 흥행이 쉽지 않다. 실제 제품을 게임 내에 구현하면 이용자들에게 현실감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3D 기술을 접목하면 몰입감이 더욱 높아진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장기간 게임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플레이 경험 향상과 제품 판매 확대라는 측면에서 전자업계와 게임사의 협력은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업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작년 육아휴직 사용자 4892명…100대 기업 중 1위

지난해 삼성전자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 사용률에서는 롯데쇼핑이 80%로 1위였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육아지원제도를 공시한 기업 83곳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와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4892명으로 조사 대상 중 1위였다. 이어 기업은행(1391명)과 LG디스플레이(1299명), 한국전력공사(1004명), 한국수력원자력(758명), SK하이닉스(756명), 현대자동차(639명), 국민은행(562명), 대한항공(547명), LG전자(534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적은 기업은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의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지난해 5명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명, 2023년에는 3명이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6명), 포스코인터내셔널(10명), SK지오센트릭(11명), 현대위아(13명)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적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도 삼성전자(422명↑)였다. 이어 한전(280명↑), CJ제일제당(86명↑), 우리은행(75명↑), LG에너지솔루션(71명↑), 한수원(52명↑), 현대건설(33명↑), CJ대한통운(32명↑), 현대해상(31명↑), SK온(27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 1위 기업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80.0%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77.3%)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9%) △기업은행(64.5%) △SK네트웍스(61.0%) △삼성생명(59.8%) △하나은행(59.6%) △우리은행(53.2%) △신한은행(52.8%) △한화생명(50.8%)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았다. 반면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SK에코플랜트였다. SK에코플랜트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1.0%, 2023년 1.0%, 2024년 1.2%로 3년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온시스템(4.2%)과 현대건설(6.7%), 현대엔지니어링(7.0%), 포스코이앤씨(7.6%), 한화에어로스페이스(8.9%), 에쓰오일(9.8%) 등도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 게임시장 침체 속 ‘신작 흥행’ 반등 신호

수출 감소와 이용률 하락 등 악재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내 게임시장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크래프톤과 넥슨이 선보인 신작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침체된 게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3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지난 28일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출시 후 40분 만에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 판매 수익 1위를 기록했다. 이후 31일 기준으로 2위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날 정식 출시된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도 스팀 매출 순위 4위로 출발한 뒤, 31일 기준 3위로 상승하며 순항 중이다. 카잔은 넥슨 자회사 네오플의 대표 지식재산권(IP) '던전앤파이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싱글 플레이 PC·콘솔 패키지 게임이다. 이로써 인조이와 카잔은 나란히 스팀 매출 10위권에 안착했다. 국내 게임 두 개 이상이 스팀에서 매출 10위권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조이의 인기 비결로는 250개 이상의 정교한 커스터마이징 옵션, 온디바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창작 도구,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스마트 조이' 기술, 언리얼 엔진 5 기반의 실사에 가까운 그래픽 등이 꼽힌다. 카잔은 네오플 특유의 정교하고 호쾌한 액션성을 콘솔 환경에 최적화한 점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한국 게임 수출액이 줄어들고, 게임 이용률이 하락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모처럼 들려온 희소식이다. 한국 게임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성장세가 꺾이며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24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국내 게임사 수출액은 83억9400만달러(약 12조3476억원)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이는 2000년(-5.7%) 이후 2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한국 게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의 수출액 감소(-4.6%p)가 영향을 미쳤다. 2022년 30.1%였던 중국 비중은 2023년 25.5%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국내 게임 이용률 감소도 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전체 게임 이용률은 59.9%로, 2015년부터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60% 이하로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신작 게임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면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성과를 내는 게임이 많아질 경우, 게임 이용률이 높아질 거란 기대도 나온다. 이번 신작 흥행은 기존 모바일 중심의 시장 구조에서 PC·콘솔 게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023년 국내 게임 산업 매출에서 모바일 게임은 13조6118억원(59.3%)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지만, PC 게임(25.6%, 5조8888억원), 콘솔 게임(4.9%, 1조1291억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그러나 최근 PC·콘솔 신작들이 성공하면서 시장 확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앞으로 출시될 한국산 PC·콘솔 게임들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으로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PC 버전,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콘솔 및 스팀 버전 등이 기대작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신작들의 성공은 국내 게임 시장이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콘솔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이 같은 기세가 이어진다면 한국 게임 시장이 본격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AI 가전=삼성’ 주도권 굳히기 나선다…비스포크 AI 라인업 공개

삼성전자가 진화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AI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대한다. 보안과 연결성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고, AI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2025년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2025년형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강조한 요소는 '연결성'이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가전 간 연결을 강화해, 소비자가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제품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와이파이 △직비(Zigbee) △매터 스레드(Matter Thread)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해, 별도의 허브 없이도 조명과 스위치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제어 가능하다. 보안 역시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를 발전시켜, AI 가전에도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를 적용했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가전제품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고, 외부 위협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별도의 보안 칩에 저장하는 '녹스 볼트(Knox Vault)'도 가전제품에 최초로 적용됐다. 여기에 양자컴퓨팅의 보안 위협을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도 도입해 보안 수준을 한층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I 가전=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비스포크 AI 가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에너지 절감 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네이버 쇼핑과 쿠팡에서 인기 있는 AI 가전 63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제품이 스마트폰 연동과 에너지 효율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혼부부나 1인 가구 소비자들 사이에서 '축하 선물'로도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AI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여러 제조사가 AI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시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AI를 '공감지능'으로 정의하고, 사용자의 불편을 스스로 인식해 해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 가전 브랜드 로보락도 AI 기반 자율 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대표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안과 연결성을 더욱 강화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립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보안"이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확실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도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보안과 연결성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이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국적 AI’부터 ‘소버린 클라우드’까지…KT ‘AX 액셀러레이터’ 가속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적 AI'부터 '소버린 클라우드'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시장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대한민국 인공지능 전환(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가 되겠다는 포부다. 27일 KT는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대출 심사처럼 국내 기업과 제도를 이해하는 데 특화한 AI 에이전트, 이른바 '한국적 AI'를 2분기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T의 '한국적 AI'는 단순히 한국어를 잘 처리하는 언어 모델을 넘어 한국인의 사고방식과 정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일상과 비즈니스 환경에서 유용하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를 의미한다. 김훈동 KT AI 리드(상무)는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은행별, 대출상품별로 신용평가 기준과 대출 약관이 모두 다르다"며 “챗GPT·클로드 같은 범용 AI가 유창한 답변을 제공하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서는 국내 특정 기업에 특화한 데이터 학습을 거친 한국적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대출 심사 업무에는 AI 에이전트가 복합적으로 사용된다. 대출 심사 단계에 따라서 각 AI 에이전트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먼저 대출 신청 접수 역할을 하는 에이전트다. 고객의 대출 신청을 받고 신용 평가 정보를 수집하며 개인의 상황을 반영해 대출 조건을 검토한다. 두 번째는 신용 평가 및 심사 에이전트다. 고객의 신용 점수를 평가하고 금융권 프로세스에 맞춰 심층 평가를 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서 대출이 가능한 특정 기준을 충족하면 세 번째 심층 리포트 작성 에이전트로 넘어간다. 이는 최종 승인 과정에 검토 리포트로 활용되며, 오픈AI의 딥 리서치와 유사한 기술이 사용된다. 마지막 에이전트에는 AI와 Human 담당자가 신용 평가 결과 리포트를 최종 검토 승인하고 고객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단계다. KT는 AI 에이전트의 시연 영상을 공개했다. 고객이 “다음 달 이사를 가려고 하는데 적합한 대출 상품이 있냐"고 묻자 AI는 나이와 소득, 거주지, 세대주 여부 등을 물어 신용정보를 수집하고 적합한 상품을 추천했다. KT 관계자는 “향후 금융권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계에서 AI 에이전트 활용이 확대되는 것은 필연적인 흐름"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하며 각자 산업에 필요한 AI 모델을 효율적, 합리적으로 최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AX 시대에는 데이터가 유출될 경우, 기업은 물론 국가 경쟁력에도 치명적이다. 따라서 데이터를 어디에, 어떻게 저장하고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데이터 주권' 해결이 큰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주목받는 해법 중 하나로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처리하면서 동시에 자국 규제를 충족하는 '소버린 클라우드'가 있다. KT는 MS와 공동 개발한 소버린 클라우드인 'KT SPC(KT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를 2분기 말 선보일 예정이다. 이 서비스는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는 보호하지 못했던 '사용 중(in Use)인 데이터' 영역까지 암호화하며, 하드웨어 보안 모듈인 'managed HSM' 서비스와 고객 관리키 등을 사용한다. 고객이 제어권을 갖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시에도 암호 해제가 불가능해 데이터의 전 생애주기 동안 강력한 보안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성권 KT 클라우드 리드(상무)는 온라인 브리핑에서 “퍼블릭 클라우드는 공유 자산이어서 운영자가 내 자산을 허가 없이 볼 가능성이 있다"며 “내 자산이 내 관리 안에 통제되려면 소버린 클라우드가 필요하다. KT SPC가 출시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KT SPC의 강점으로 데이터의 모든 단계에 걸쳐 고객만이 통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상무는 “기존 클라우드는 사용 단계에서는 암호화를 지원하지 못한다"며 “KT SPC는 기밀 컴퓨팅이라는 하드웨어 기반의 메모리 암호화 기술을 활용해서 메모리 덤프(Memory Dump)가 유출되더라도 복호화를 불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장, 전송 단계에서도 고객 소유의 키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고객 소유 키는 고객만이 접근할 수 있는 '관리형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이라는 기술을 활용해 고객 외에는 데이터를 해독할 수 없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항상 고객만이 데이터를 통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KT는 AI와 클라우드 기술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MS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양사는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5년간 수조 원 규모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교육 분야 협력도 논의 중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이달 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5'에서 “한국적 AI와 KT SPC를 상용화하고 다양한 산업에서 AX 혁신을 확대할 것"이라며 “올해 대한민국 AX 가속화를 주도하는 액셀러레이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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