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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금융지주] 하나금융, ‘함영주號’ 1기는 기업대출...2기 전략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7.15 06:00

그룹 미래 동력 ‘시니어-소호-외국인’
지주 전사적 지원-관계사 시너지

함 회장 취임 초기 기업대출 공격
‘영업통 출신’ 애착 여전

현 정부 맞춰 대출전략 ‘유연화’
소호고객 유동성 지원 주력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가 함영주 회장 2기 체제를 맞이해 그룹의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시니어, 소호, 외국인 등 3대 부문을 선정하고, 그룹 차원의 전사적 지원과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함영주 회장 취임 초기에는 기업대출을 늘려 그룹의 이익 체력을 끌어올리고, 상품과 서비스 모두 '회사' 중심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고객 중심' 철학을 담아 각 사업별 특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를 앞세우는 식이다.



하나더넥스트 출범 이후 시니어 고객↑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시니어, 소호, 외국인 등 3대 중점 사업 영역에 대해 대표 브랜드를 출범했다. 시니어 특화 브랜드로는 '하나더넥스트'를, 외국인과 소호 브랜드는 각각 '하나더이지', '하나더소호'를 내걸었다. 각 영역별 사업 특성과 손님의 니즈를 반영해 브랜드명을 통일하고, 고객들이 서비스를 연상할 수 있도록 유도해 인지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내는 브랜드는 작년 10월 출범한 시니어 특화 브랜드인 '하나더넥스트'다. 하나금융은 브랜드 출범 이후 각 관계사별 상품 출시와 금융,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중점을 뒀다. 그 결과 하나더넥스트 출범 전인 지난해 9월 말 대비 올해 3월 말까지 6개월간 가입 금액 1억원 이상 시니어 손님은 1만7877명 늘었고, 10억원 이상 고객은 1303명 증가했다.


비이자수익을 확보하고자 그룹의 강점인 외환과 신탁 분야의 노하우를 살린 서비스도 내놓고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 9월 영국 런던에 글로벌 자금운용센터 '하나 인피니티 런던'을 설립해 역외 트레이딩 부문을 강화했다. 오는 8월 중에는 금 실물을 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하나골드신탁(운용)'을 선보인다.



함영주 회장 '영업통 DNA'...1기와 2기는 다르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취임 초기인 2, 3년 전만 해도 당시 하나은행장과 함께 기업대출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영업통'이라는 본인의 특장점을 내세워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하나금융의 이익체력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 '하나금융에 은행장이 두 명'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실제 2023년 말 기준 하나은행의 기업대출금은 162조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9% 늘었다. 신한은행(160조6834억원·6.6%↑), KB국민은행(175조원·7.7%↑), 우리은행(170조원·8%↑) 대비 기업대출 잔액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최근 들어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금융권의 기업대출을 강화하는 분위기이나, 이 역시 2년 전 대비 경쟁 강도나 기조가 사뭇 다르다. 금융지주사들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우량자산을 선별해 주주환원의 기준점인 보통주자본(CET1) 비율을 관리하는 것을 1순위에 두고 있다. 게다가 은행권이 과거 기업대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 당시만 해도 경기 침체로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현재도 국내 경제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과거의 학습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업계 우려보다 하나은행이 각종 리스크에 발빠르게 대응한 것 같다"며 “선제적으로 자산을 상·매각하면서 대출 자산이 부실화되거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함 회장은 여전히 '영업통' 출신 인물에 강한 애착을 갖고 있다. 올해 초 하나은행장에 취임한 이호성 행장은 하나은행 내부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불릴 정도로 그룹 내 대표적인 영업통이다. 취임 초기에는 함 회장이 직접 영업에 나섰다면, 2기 체제에서는 계열사 CEO들을 내세운 전략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현 정부의 기조에 맞춰 기업대출 주 타깃층을 소호고객으로 선회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하나은행 측은 “기업대출은 시장 상황, 정부 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소호손님에 대한 영업력을 집중해 산업 기반을 담당하는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유동성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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