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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관세전쟁 일단 멈췄지만…‘최종 협상’까지는 미지수

서로에게 100% 이상의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던 미국과 중국이 관세율을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관세전쟁의 피해로 미중 모두 공멸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양측이 최종 합의에 도달하기엔 미지수인 만큼 낙관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중 양국 협상단은 1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서로에 대한 공동성명을 내고 서로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115%포인트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 상품에 매긴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상대국에 기본적으로 부과하겠다고 밝혔단 10%의 기본관세에 펜타닐 문제로 부과한 20% 보편관세를 합친 것이다. 미국이 상호관세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는 취소됐다. 중국도 미국에 대한 보복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으로 115%포인트 내려 기존 125%에서 10%로 조정했다. 미중은 이번 합의 결과를 오는 14일부터 90일간 적용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높은 관세로 인한 결과는 양국 간의 금수조치에 해당하는 것이었다"며 “어느 쪽도 그런 결과는 원하지 않으며 우리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대표단은 어느 쪽도 디커플링(공급망 완전 분리)은 원하지 않는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며 양국 모두 균형 잡힌 무역을 달성하려고 최선을 다한다고 덧붙였다. 중국도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미국의 관세 대상이 된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담화문을 통해 “미국이 이번 회담을 기초로 중국과 계속 마주 보고 일방적 관세 인상이라는 잘못된 처사를 철저히 고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관세 인하는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 수준이 적절하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도 미국이 대중 관세율을 6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지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율이 50% 수준으로 인하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에 이번 결과는 예상보다 좋게 나왔다"며 “이것은 양국 경제와 세계 경제에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며, 투자자들이 단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피해에 대해 훨씬 덜 걱정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렇듯 미중의 이번 합의로 세계 최대 경제 대국간 갈등이 대폭 완화됐지만 관세 인하는 '일시 교전중지' 성격인 데다 양측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만큼 최종 무역 합의에 이를지는 미지수다. 양국 간 최종 관세는 후속 협상을 통해 정해지게 되는 만큼 추가 협상의 향방 또한 불확실하다. 특히 대중 관세와 관련해 베선트 장관은 회견에서 “펜타닐 문제로 부과된 관세 일부가 완화될 수 있으며 중국에 대한 관세율이 10% 미만으로 내려가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합의에 따른 관세 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교역국에 부과한 철강 및 알루미늄,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에 적용되지 않고, 트럼프 1기때 부과된 대중 관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베선트 장관은 덧붙였다. 아울러 이번 합의에서 미국이 중국의 양보를 받아내지 못한 채 관세율을 낮춘 만큼 향후 협상에서 다시 강경 기조로 선회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를 바로잡겠다는 이유로 관세전쟁을 시작했지만 이번 협상에서 무역적자 완화를 위한 중국의 약속이 없었다. 또한 중국이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부과한 희토류 제재 등이 이번 합의의 대상인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4일 사마륨·가돌리늄 등 희토류 7종에 대한 대미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놨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중국 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미중 무역전쟁 휴전으로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허가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이지만, 제한이 완전히 해제될 가능성은 낮다고 이날 전했다. ING 그룹의 린 송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별한 양보 없이 관세율이 대폭 낮아졌다는 점에서 중국에게 승리로 여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 때 사례를 비춰봐도 협상의 앞길은 험난할 가능성이 크다. 2018년 7월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첫 '관세 폭탄'을 매기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역전쟁은 18개월 후인 2020년 1월 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서명하고서야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미중은 대화에 나섰다가도 관세 인상과 제재 등 보복 조치를 주고받는 등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결국엔 중국은 1단계 무역 합의 내용대로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고,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팬데믹 기간 불어나 현재 무역전쟁으로 이어졌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주말에 아마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김치가 파스타를 만났을 때… 뉴몰든, 김치파스타에 반하다

영국 최대 한인 밀집 지역인 뉴몰든이 지난 3일 이색적인 '김치 파스타' 향기로 물들었다. 유럽 최대 한인 커뮤니티 중심지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Korea Town Foundation이 주최하고, 잉글랜드 국왕 즉위 1100주년을 기념하는 킹스톤 시 축제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한국의 대표 발효식품인 김치와 영국의 대표 메뉴 중 하나인 파스타가 한 접시에 어우러진 이 행사는, 단순한 음식 체험을 넘어 문화 융합과 다양성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행사의 시작은 김치의 면역력 증진 효과와 발효 효능, 그리고 간단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강연으로 열렸다. 이후 참가자들은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김치 파스타' 만들기에 나섰다. 뜨거운 팬 위에 김치와 토마토소스, 면이 어우러질 때마다 현지인들의 눈은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김치를 처음 접한 영국인 참가자 제니퍼(43) 씨는 “그동안 김치는 무조건 맵고 자극적인 음식인 줄 알았는데, 파스타와 어우러지니 놀랍도록 풍부하고 조화로운 맛이 난다"고 감탄했다. 마이클 해리슨(52) 씨는 “발효식품이라는 점이 특히 흥미롭다"며, “오늘 집에 가면 꼭 김치를 활용한 요리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공동 주관한 킹스톤 시의원 김동성(Robert Kim)은 “김치를 비롯한 한류가 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융합해 서로에 대한 이해와 협업을 넓혀가길 바란다"며, “문화적 다양성과 포용이 정치와 사회 전반으로 이어져, 영국 최초의 한인 국회의원 탄생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사를 기획한 런던한류축제 배찬효 감독은 “김치는 이제 한국을 넘어 세계인의 음식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오늘처럼 김치를 직접 보고, 만들고, 맛보는 경험이 김치 수출 10억불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는 대상, 농협, H Mart, 그리고 영국 내 100만 회원을 보유한 Places Leisure의 후원으로 열렸으며, 현장의 열기만큼이나 영국 전역에 확산 중인 '김치 붐'의 확실한 저력을 보여줬다. 뉴몰든에서 시작된 김치의 세계화. 이 날의 '김치 파스타'는 단순한 한 끼를 넘어, **문화와 마음을 잇는 따뜻한 한 그릇이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미중, 관세 대폭 낮추기로…나스닥 선물, 엔화 환율 등 급등

미국과 중국이 무역 협상 공동성명을 통해 서로에 대한 관세를 90일간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다. 나스닥100 선물을 포함한 뉴욕증시 선물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이 담긴 성명이 12일(현지시간) 발표됐다. 이에 따라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구체적으로 미국은 중국에 대한 보복관세를 폐지하고 상호관세율을 기존 34%에서 10%로 20%포인트 낮췄다. 다만 펜타닐 문제로 부과된 20% 보편관세는 유효하다. 중국 또한 90일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90일간 관세 유예에 합의해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했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 디커플링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보다 더 균형잡힌 무역을 원한다"며 “양측 모두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펜타닐 문제와 관련해 양측이 건설적인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증시 선물은 급등세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후 4시 34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2.27%, S&P 500 선물은 2.91%, 나스닥100 선물은 3.47% 등을 기록,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급등하고 있다. 또 달러 가치 반등, 안전자산 수요 위축 등이 맞물리면서 달러 대비 일본 엔화 환율은 전장대비 1.66% 급등한(엔화 가치 하락) 달러당 147.78엔을 보이고 있다. 현재 달러인덱스는 101.47을 기록하는 등 지난달 10일 이후 약 한달 만에 101선을 회복했다. 국제금값은 전 거래일 대비 3.34% 폭락한 온스당 3232.56달러를 보이고 있다. JP모건 자산관리의 타이 후이 APAC 수석 시장 전략가는 “이번 관세 인하의 규모가 예상보다 크다"며 “이는 관세가 글로벌 성장에 타격을 줄 것이란 경제적 현실과 협상이 더 나은 선택지라는 양측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 “중국에 대한 관세율은 80% 수준이 적절하다"고 했고, 블룸버그통신도 60% 이하로 낮추는 방안이 검토됐다고 보도했는데 예상보다 파격적인 관세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블룸버그는 다만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중요한 세부 사항들이 남았다며 포괄적 내용이 담긴 최종 합의는 몇 개월 걸릴 수 있다고 짚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미중 관세 ‘대폭 완화’에 글로벌 증시 상승…안전자산 금값은 ‘뚝’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면한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관세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는 소식에 글로벌 주요 증시가 상승했다. 미국과 중국이 공동성명을 통해 서로 관세율을 대폭 인하하기로 하자 미국과 중국 증시는 상승폭이 확대됐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7% 오른 2607.33에 장을 마감, 3월 27일 이후 처음으로 2600선 위에 종가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0.4% 오른 725.40에 장을 마감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의 첫 무역협상이 긍정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됐다는 소식이 주식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의 '경제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과 협상에 나섰다. 양국 협상단은 이번 회담이 모두 긍정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협상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이뤘다는 것을 기쁘게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허리펑 부총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양측은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고,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음식이 맛있다면 타이밍은 중요하지 않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며 “언제 발표되든 세계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오후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 대한 관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한 공동성명이 발표되자 미국과 중국 증시는 상승폭이 대폭 확대됐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성명에서 “우리는 90일간의 유예와 관세 대폭 인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90일 동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보복관세를 없애고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기존 34%에서 10%로 낮춘 결과다. 다만 펜타닐 문제로 부과된 20% 관세는 유효하다. 중국 또한 같은 기간 미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125%에서 10%로 낮추기로 했다. 이같은 소식이 나오자 이날 한국시간 오후 4시 13분 기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2.19%, S&P 500 선물은 2.74%, 나스닥100 선물은 3.54% 등을 기록, 미국 3대 지수 선물이 모두 급등하고 있다. 나스닥100 선물의 경우 2%대 상승률을 보이다 관세 완화 소식이 나오자 상승폭을 키운 것이다. 홍콩 항셍지수 역시 이날 장중 1%대 상승률을 이어가다 관세 완화 소식 후 2.7% 추가로 상승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중 관세 완화 진전 소식에 달러화 가치와 국제유가도 오름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 6월 선물은 전 거래일 한때 100선이 잠시 무너졌지만 이후 상승 전환, 현재 101 수준으로 급등했다.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93% 오른 배럴당 62.80달러를 기록 중이다. 관세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과 안전자산 수요로 고공 행진하던 국제금값은 하락세다. 금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72% 급락한 온스당 3252.24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또다른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엔화도 약세를 보이면서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04% 급등한 달러당 146.88엔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역대급 저평가”…약달러에 주목받는 한국 원화 등 아시아 환율

미 달러화가 약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그동안 저평가된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한국 원화의 경우 추가 가치 상승이 가장 유력한 통화로 지목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트레이더들이 달러에 대한 프리미엄이 사라지는 상황을 이용하려는 와중에 저렴해진 아시아 통화가 투자자산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한국 원화,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인도 루피화는 신흥국 시장에서 역사적 평균 대비 가장 저평가된 통화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블룸버그가 주요 신흥국 환율의 10년 이동평균선을 토대로 실질실효환율(REER)에 대한 표준점수(Z-Score)를 매긴 결과 한국 원화가 -2.290점을 받으면서 최하를 기록, 가장 저평가된 통화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원화가치가 지난 10년 평균치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의 표준점수가 -1.391점으로 원화보다 한 단계 위로 나타났고 대만 달러(-0.825점), 인도 루피(-0.441점) 등 기타 아시아 통화들도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점수가 가장 높게 나온 통화는 폴란드 즐로티(2.642점)로 나타났고, 루마니아 레우(2.141점), 페루 솔(1.654점), 아르헨티나 페소(1.438점) 등 유럽과 중남미 신흥국 중심이었다. 이런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미국 달러가 뚜렷한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아시아 통화의 저평가 현상이 반전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바클레이즈 등은 지난달 미국 정부의 상호관세 발표로 직격탄을 맞은 한국 원화가 앞으로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통화로 지목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또 저평가된 신흥국 통화 중 말레이시아 링깃, 남아공 랜드도 한국 원화에 이어 가치가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바클레이즈는 싱가포르 달러, 대만 달러의 절상을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만달러/달러 환율이 급등함에 따라 다른 아시아 통화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드러나기 시작해 투자자들은 이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외환시장에서 대만달러/달러 환율은 지난 2일과 5일 2거래일 동안 8% 넘게 급락해(대만달러 강세) 장중 29.458대만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2일 하락률인 4.15%는 1980년대 이후 하루 기준 최대다. 환율은 이후 낙폭을 만회해 현재 30대만달러 위로 올라온 상태다. 홍콩달러 가치를 미 달러화에 연동하는 방식의 고정환율제(달러 페그)를 채택 중인 홍콩의 통화당국은 홍콩달러 강세를 막고 달러 페그를 유지하기 위해 주간 기준 202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 중국 경기부양, 미국과 무역협상 등도 통화가치 절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달러 대비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통화가치의 흐름을 추종하는 블룸버그의 '아시아 달러 지수'는 지난달 저점 대비 3% 올랐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달들어 인도네시아, 태국, 한국 채권을 사들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와 관련, 글로벌 투자은행 UBS의 도미닉 슈나이더 글로벌 외환 및 원자재 총괄은 “아직 가치가 크게 오르지 못한 통화들이 포커스"라며 아시아 신흥국에 대해 “밸류에이션 관점에서만 봐도 일부 통화는 저렴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같은 전망에 대한 신중론를 제기하고 있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에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아시아 통화가치 절상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관망세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자 채권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기준금리 인하폭이 0.75%포인트 이하가 될 것이란 베팅을 공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中 “상당한 진전 이뤄”…12일 공동성명서 ‘관세인하’ 나오나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이후 처음으로 대면한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0~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국의 '경제실세'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 등과 무역 협상을 진행했다. 양국 협상단은 이번 회담이 모두 긍정적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베선트 재무장관은 협상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나 “매우 중요한 무역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상당한 진전(substantial progress)을 이뤘다는 것을 기쁘게 말씀드린다"며 “자세한 내용은 내일(12일) 공유하겠지만 논의는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되는 상황에 모두 알고 있다"며 “내일 오전에 자세한 브리핑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어 대표는 “매우 생산적인 이틀"이라며 “우리가 얼마나 빨리 합의(agreement)에 이르렀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양국 간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애초 여기에 있는 이유는 미국은 중국에 1조2000억달러 무역적자가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비상사태를 선포해 관세를 부과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중국 측과 달성한 합의는 우리가 국가 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리펑 부총리는 “상당한 진전을 이뤘고, 양측은 통상·경제협의 메커니즘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으며 후속 논의가 이어질 것"이라며 12일 공동성명이 배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청강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음식이 맛있다면 타이밍은 중요하지 않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며 “언제 발표되든 세계에 좋은 소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스의 윈 틴 글로벌 시장 전략 총괄은 “실질적인 내용이 불과 이틀만에 합의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여전히 회의적이지만 양측이 상황을 완화하려고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재집권한 이후 양국이 무역전쟁에 들어간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약 대응을 이유로 중국에 2·3월 각각 10%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이후 4월 무역 적자 해소 등을 목표로 한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이에 반발하자 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145%로 끌어올렸고 중국도 보복관세 125%, 희토류 수출 금지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양국간 무역이 사실상 중단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양국은 이번 협상을 통해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어느 정도 인하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대중국 관세는 80%가 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또 협상 첫날인 전날에는 “완전한 (미중 무역관계의) 리셋(재설정) 협상이 있었다"라면서 “큰 진전이 이뤄졌다"라고 주장했다. 만약 양국이 상호적으로 폭탄 관세를 일부라도 인하하기로 합의했다면 이는 양국간 일부 무역이 재개되는 등 무역관계가 정상화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관세를 인하하더라도 관세율이 일정 비율 이상일 경우에는 실질적 효과는 적다는 관측도 나온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가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과 세계 각국에 부과한 관세가 그대로 집행될 경우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3%에서 23%로 뛰어오른다. 만약 대중 관세가 지난달 2일 공개된 상호관세율인 34%로 적용되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 증가폭은 12.6%포인트로 낮아지는데 이는 그럼에도 1930년 이후 가장 큰 인상폭이다. 또 현재 관세가 유지되면 미국 성장률은 2.9% 감소하고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1.7% 오를 전망이다. 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출 경우 충격은 줄어들겠지만 경제적 타격은 여전히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미국이 대중 관세를 절반으로 줄인다 해도 우리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수준을 여전히 뛰어 넘을 것"이라며 “무역이 심각하게 축소될 것"이라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아시아 통화 강세로 주식에 13조 뭉칫돈…글로벌 투자자들 순매수 행진

트럼프발(發) 관세전쟁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투자자들은 아시아 주식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자들은 지난 3주간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신흥국 시장에서 주식을 96억4000달러어치(약 13조4911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그 결과 MSCI 아시아태평양 지수(일본 제외)는 지난 1개월 간 16% 가까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MSCI 세계 지수가 8%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아시아 금융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특히 취약한 지역으로 거론됐다. 크리슈나 스리니바산 국제통화기금(IMF) 아태 국장은 지난달 IMF에서 개최한 아태 지역 경제 전망 브리핑에서 미국의 관세와 관련해 “아태 지역은 관세 충격에 크게 노출됐으며, 다른 지역보다 그 충격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시아가 관세 충격에 더 취약한 이유는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가 매우 개방되고 상품 교역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더 많이 참여하는 과정에서 대미 수출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 성장이 꺾일 것이란 우려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아시아 통화가치가 급등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지난달 2일 이후 달러 대비 대만달러 환율은 9% 넘게 급락했고 한국 원화, 싱가포르달러, 말레이시아 링깃 환율도 3% 넘게 하락했다. 이같은 아시아 통화 강세는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데 있어서 매력적인 요인으로 다가온다. 달러 기반 투자자들에게 총수익률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UBS 글로벌 자산운용의 수레쉬 탄티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일반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일 때마다 이 지역으로 자본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시아 통화 가치 상승률이 한 자릿수(2~9%)를 유지하는 한, 주식 시장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피닉스 칼렌 신흥시장 리서치 총괄은 “단기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달러화 자산을 축소하는 지속적인 리밸런싱, 미국과 아시아 교역국 간 무역협상 기대감, 관세 협상에서 아시아 통화 상승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의 포지셔닝 등이 맞물렸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여파로 미국 기업들의 수익성이 아시아 신흥국 기업들보다 악화될 것이란 관측도 해외 투자자들의 아시아 주식 순매수 요인으로 거론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현재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 신흥국 기업들의 총 실적은 7% 감소하는 반면 미국 기업들의 감소율은 10~15%로 추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교역국과 협상 전망 등이 불확실한 만큼 아시아 증시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라지브 바트라 전략가 등은 “신흥국은 경기침체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며 “거시경제적 둔화에 대한 규모와 범위에 대한 가시성이 더욱 확보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 랠리를 쫓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무역전쟁 완화의 최대 수혜지역이 아시아로 지목되는 만큼 지금이 아시아 주식의 매수 적기라는 반론도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마켓의 티모디 그라프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거시경제 전략 총괄은 “이 지역이 기회의 땅이라고 본다"며 “이 지역은 오랫동안 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낮아 저평가되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및 지역 성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면 상당한 상승 잠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푸틴, 美·EU 압박에 굴복?…우크라에 “15일 이스탄불에서 만나자”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에 휴전 합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 1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새벽 크렘린궁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갈등의 뿌리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확립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진지한 대화를 나눌 의향이 있다"며 “이번 대화에서 새로운 휴전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반복적으로 휴전을 제안해 왔고, 한 번도 우크라이나와의 대화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다시 한번 말하지만 2022년의 협상을 방해한 것은 우리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였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런 맥락에서 '재개'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2022년 중단된 협상을 조건 없이 다시 시작하자"고 말했다. 그러면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전날 유럽 4개국(영국, 프랑스, 독일, 폴란드) 정상이 키이우를 찾아 러시아를 향해 조건 없는 30일간의 휴전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압박한 뒤 나왔다. 러시아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5월9일·전승절)에 맞춰 일방적으로 선언한 72시간의 휴전이 현지 시각으로 이날 자정을 기해 종료된 직후이기도 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12일부터 30일간 육해공에서 모두 휴전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라고 러시아에 촉구했다.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5개국이 조건 없는 휴전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 미국과 함께 푸틴(러시아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 주도로 모든 유럽 국가가 참여해 휴전 협정을 준수하는지 감시하겠다"며 “휴전으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의 길을 열 것"이라고 했다. 유럽 정상들은 휴전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을 확대하고 미국과 함께 에너지·금융 부문에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러시아를 압박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투를 계속하는 데 돈이 많이 들도록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지난 3월 30일 휴전을 제시했으나 러시아는 자국에 유리한 조건을 주장하며 이를 미뤄 왔다. 5개국 정상은 이날 함께 통화한 트럼프 대통령이 조건 없는 휴전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 특사 키스 켈로그도 이날 “육해공과 인프라 시설을 포함한 30일간의 포괄적 휴전이 발효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최대 규모로 최장기간 이어진 전쟁을 종식하는 과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들어 휴전을 위해 러시아 압박에 다시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8일 휴전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했고 9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푸틴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가 있느냐' 질문에 “전쟁을 끝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 한 관리는 “휴전에 이르지 못할 경우 경제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中 무역협상 첫날 회의 종료…트럼프 “많은 것 합의”

미국과 중국이 갈등 완화를 위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 첫날 회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양측의 첫날 회의가 오후 8시께 마무리됐고, 회의는 11일 속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회의는 민감성을 감안한 듯, 국가 간 고위급 회담의 관례인 수석대표의 모두 발언 장면 공개도 하지 않는 등 비공개로 진행됐다. 양측은 상대국에 100%를 초과하는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의 무역 단절기를 보내고 있는 현 상황을 평가하면서 관세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내리는 문제를 우선 협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측은 '관세전쟁'을 시작한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임을 강조하면서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미국이 대중국 초고율 관세 취소를 결단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미국은 관세를 내리려면 중국이 자국 시장을 미국에 대대적으로 더 개방하고, 대미 희토류 수출 중단 등의 조치들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양국 장관급 당국자가 얼굴을 맞대고 현안을 논의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미국 측 대표로는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했고 중국 대표단에는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공안과 마약 단속 분야의 최고위급 인사인 왕샤오훙 공안부장 등이 포함됐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로 높였고,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1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이는 양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해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됐다. 이번 회담은 그간 긴장을 완화하고 향후 협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기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오늘 스위스에서 중국과 매우 좋은 회담이 있었다"며 “많은 것이 논의됐고 많은 것에 합의가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우호적이지만 건설적인 형태로 완전한 리셋(미중 무역관계 재설정)에 대한 협상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 기업들에 중국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을 보고 싶더"며 “큰 진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전망치 줄줄이 하락…‘유가상승 베팅’ 개미들 어쩌나

글로벌 경기둔화와 공급과잉 우려로 국제유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투자은행들이 유가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자 국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의 올해 가격 전망치를 배럴당 각각 배럴당 56달러, 60달러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까지만 해도 올해 WTI와 브렌트유 가격을 각각 59달러, 63달러로 전망했는데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가 6월 증산을 결정하자 유가 전망치를 낮춘 것이다. 내년 유가 전망도 55달러→52달러(WTI), 58달러→56달러(브렌트유)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골드만삭스 댄 스투루이벤 애널리스트는 “상더적으로 빡빡한 현물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높은 유휴생산능력(spare capacity)과 침체 가능성이 유가를 하방으로 움직일 위험이 크다는 점이 우리의 핵심 확신"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최근 'OPEC 증산 결정 이후 약해진 균형'이란 투자노트를 내고 올 하반기 글로벌 산유량이 하루 40만배럴 늘고, 이로 인해 올 3·4분기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기존대비 5달러 낮춘 배럴당 62.50달러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는 OPEC+의 6월 증산 결정과 관련해 “산유량 할당치를 빠르게 해제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즈도 올해와 내년 브렌트유 가격 전망치를 각각 66달러, 60달러로 제시하면서 기존대비 4달러씩 낮췄다. 바클레이즈는 “관세 전쟁 흐름이 확실히 가격을 짓눌렀지만 OPEC+의 정책 전환도 최근 유가 하락의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들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유가 상승에 베팅하는 상품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주요 교역국과 무역 협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로 고조된 지정학적 긴장감 등이 유가 상승 요인으로 꼽히면서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9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상장지수증권(ETN)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으로 18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ETN은 WTI 선물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WTI 선물 가격이 오르면 2배만큼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 이밖에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N(H)'과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도 각각 39억원, 9억원어치 담아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유가 하락에 베팅하는 '삼성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은 98억원어치 팔았으며, '신한 인버스 2X WTI 원유 선물 ETN(H)'도 2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두 상품 모두 최근 한 달간 개인 투자자가 많이 순매도한 상위 10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초 70달러 초반이던 WTI 가격이 최근 60달러 아래로 내려왔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생산 확대 계획에 공급 과잉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다. 지난 5일 6월 인도분 WTI 가격은 OPEC+가 다음 달 원유 생산량을 41만1000배럴 늘리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배럴당 57.13달러로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후 WTI 가격은 9일까지 이틀 연속 올라 다시 60달러대(61.02달러)로 반등했으나 지난달 고점에 비해선 여전히 15%가량 낮은 상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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