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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성장으로 빚을 갚는다는 약속, 그 청구서는 누가 받는가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의 화법은 일관된다. “40조 달러라는 숫자에 마법 같은 것은 없다. 우리는 성장을 통해 빚에서 벗어날 수 있다." G20에서도 CNBC 인터뷰에서도 반복된 이 말은 사실상 미국 재정 전략의 선언문이다. 증세도, 지출 삭감을 통한 긴축도 아니다. 관세 수입과 국채 바이백으로 당장의 불을 끄면서, AI가 만들어낼 생산성으로 부채의 절대액이 아니라 GDP 대비 비중을 낮추겠다는 것이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도 이 그림 안에서 움직인다. 인플레이션이 3%대 중반을 웃도는데도 시장은 그에게서 금리 인하 신호를 기대하고, 재무부는 장기금리를 억누르기 위해 채권 시장에 이례적으로 개입한다. 월가에서 “스스로 한계를 설정한 자멸적 전략"이라는 비판까지 나오는 배경이다. 문제는 이 성장 서사가 현실화되기까지의 시차다. AI 투자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세수를 늘리기까지는 최소 몇 년이 걸리지만, 청구서는 지금 날아오고 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중동發 지정학적 긴장 때문이고, 미 국채 금리가 들썩이는 것은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되는 천문학적 자금 수요와 재정 적자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겹친 결과다. 경제의 온기가 서민 가계에 닿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기름값과 대출금리, 카드 리볼빙 이자는 지금 청구서로 날아든다. 성장의 과실은 AI 관련주와 부동산을 가진 자산가에게 먼저 쌓이고, 고금리·고물가의 부담은 임금노동자와 무주택 서민에게 먼저 전가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다고 이를 “부자를 위한 정책"으로 단정하는 것도 성급하다. 폴 크루그먼도 최근 장기금리 급등 원인을 행정부 실책보다 AI 붐에 따른 자금 수요 급증에서 찾았다. 지금의 고금리는 워싱턴이 서민을 버리기로 “선택"한 결과라기보다, 세계적으로 동시에 벌어지는 기술 투자 붐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만든 구조적 국면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그 국면 속에서 증세 대신 성장을 택한 것은 고통 분담 방식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다. 증세는 자산가에게 더 크게 작용하는 반면, 고금리·고물가는 서민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성장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행 과정의 고통 배분이 역진적이라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15일 상원 표결을 국가부채 해법으로 곧장 연결 짓는 것도 성급하다. 이날 상원이 다루는 클래리티법(CLARITY Act)은 부채 감축 법안이 아니라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과 SEC·CFTC 감독 권한을 정리하는 시장구조 법안이다. 다만 통과되면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커지면서 발행사들이 준비자산으로 단기 국채를 대거 사들여, 결과적으로 국채 수요를 늘려 금리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 나온 분석이다. 부채를 “해결"한다기보다 국채를 소화할 매수 주체를 늘리는 간접 경로에 가깝다. 그마저도 15일은 법안 가결이 아니라 본회의 토론 개시 여부를 정하는 절차적 표결(클로처)이며, 60표를 채우려면 민주당 의원 최소 7명이 필요하고 트럼프 일가의 이해충돌 방지 조항을 둘러싼 협상이 막판까지 꼬여 있어 통과 자체가 불투명하다. 결국 미국이 걷는 길은 확실하지만 값비싼 증세 대신, 불확실하지만 부담 적은 성장 처방이다. 그 선택이 틀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효과를 내기까지의 시차 동안 발생하는 고통을 자산을 가진 이들과 그렇지 못한 이들이 똑같이 나눠지지 않는다는 사실은 짚어야 한다. 서민들이 이 시기를 버텨낼 수 있느냐는, AI가 약속대로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속도와 정부가 그 충격을 얼마나 흡수해주느냐는 두 변수의 경주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도 AI 성장을 선택하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다. 성장의 청구서는 일단 서민에게 먼저 날라 올 거다. bienns@ekn.kr

‘3연임 제한’보다 먼저 나온 KB의 답...지배구조, 자율이냐 규제냐

KB금융지주가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의 장기집권을 둘러싼 지배구조 논의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을 견제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KB금융의 이번 인선이 회장 연임 제한을 둘러싼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결과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의 인선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부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11일 역대 최대 실적과 주주환원 확대를 이끈 양종희 현 회장 대신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양 회장의 연임이 유력하게 거론됐던 만큼 금융권에서는 예상 밖의 결과라는 평가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KB금융의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4대 금융지주 가운데 현직 회장의 연임 대신 교체를 택한 곳은 KB금융이 유일하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연임했고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도 올해 연임을 확정했다. KB금융의 이번 결정이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에 균열을 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인선은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 논의와 맞물려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과 폐쇄적인 승계 구조를 문제로 보고 CEO 선임 절차와 이사회 독립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금융위·금감원 업무보고에서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두고 소수가 돌아가며 지배권을 행사하는 이른바 '이너서클' 문제를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고 CEO 선임·승계 절차의 공정성, 이사회 독립성, 장기연임 방지 등을 논의해왔다. 당초 금융당국은 주요 금융지주 회장 인선에 앞서 개선안을 내놓겠다는 계획이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KB금융 회장 후보 선정 절차가 시작되기 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산됐다. 이후 금융위원회가 예고한 7월 발표와 국회에 제출한 8월 발표 계획도 지켜지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발표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핵심 쟁점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연임을 어디까지 제한할지다.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거나 3연임 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게 하는 방안 등이 거론돼왔다. 반면 민간 금융회사 CEO의 임기를 법으로 일률적으로 제한할 경우 경영 자율성과 주주의 선택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해외에서도 일반 민간기업 CEO의 연임 횟수를 법으로 제한한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제도 도입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3연임을 법으로 금지하기보다 연임 과정에서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치게 하거나 의결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KB금융의 선택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제도 논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으로 연임을 제한하기에 앞서 현직 회장의 경영 성과와 미래 전략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교체를 결정한 사례가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KB금융 회추위가 양 회장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회장 선임 과정에서 현직 CEO의 실적뿐 아니라 그룹의 미래 전략과 승계 필요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해석이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사례를 근거로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데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사회가 경영 성과와 향후 전략, 승계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현직 회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만큼 일률적인 3연임 제한이 오히려 주주와 이사회의 판단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정부가 마련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에서 금융지주 회장의 3연임 제한을 어느 수준까지 제도화할지가 관건이다. 금융당국이 추진해온 개선안에는 장기연임 제한과 함께 이사회 독립성 강화, CEO 선임·연임 절차 공시 확대, 성과보수 환수를 위한 클로백 제도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이 성과를 올린 현직 회장의 연임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사례"라며 “이번 결정이 향후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둘러싼 논의와 제도 개선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특징주] YTN, 지분 전량 매각 ‘부당 개입’ 확인…상한가

YTN이 15일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지분 매각 과정을 둘러싼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4분 현재 YTN은 전 거래일 대비 29.80% 오른 2635원에 거래되고 있다. 감사원은 2023년 한전KDN과 한국마사회의 YTN 지분 매각 과정에서 당시 방송통신위원장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당초 한전KDN과 한국마사회는 대기업 등의 입찰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보유 지분 일부만 매각하기로 협의했다. 이후 방침이 변경되면서 보유 지분 전량이 입찰에 부쳐졌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의 자율적인 의사결정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관련 기관에 주의를 요구하고 관계자 2명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 참고자료를 송부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시지트로닉스, 로봇·드론용 광센서 APD 양산…강세

15일 장 초반 시지트로닉스가 강세다. 로봇과 드론, 레이저 거리 측정 등에 사용되는 주요 부품 양산 소식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3분 현재 시지트로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80원(12.26%) 오른 34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시지트로닉스는 가시광 영역인 540나노미터(nm)와 660nm 파장의 단거리 측정용 실리콘 애벌란치 포토다이오드(APD)를 양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APD는 미세한 빛을 감지해 전기 신호를 증폭하는 고감도 광반도체다. 레이저 거리 측정 장비와 로봇, 드론, 3차원(3D) 스캐너 등에 활용된다. 회사는 현재 양산 중인 제품을 산업용 응용처와 주요 고객사에 공급하고, 올해 말에는 자동차·산업용 라이다(LiDAR)에 활용되는 905nm 적외선 APD까지 양산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자람테크놀로지, 유럽 통신장비사와 반도체 공급계약 해지에 약세

코스닥 통신장비 기업 자람테크놀로지 주가가 15일 장 초반 약세다. 유럽 통신장비사와 주문형 반도체(ASIC) 2차 설계·공급계약이 해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5분 자람테크놀로지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0.94%(4470원) 내린 1만687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지난해 12월 8일 유럽 통신장비사와 통신 반도체(XGSPON) 개발 사업을 맺었다. 계약 금액은 230억원이다. 전날 자람테크놀로지는 이 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해지 금액은 121억원이다. 나머지는 선수금 형태로 이미 받았다. 선수금에 대한 반환 의무는 없다고 회사는 밝혔다. 회사는 전날 공시 직후 공지를 통해 “이번 해지는 당사 계약 위반이 아닌 고객사 사업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고객사와 진행하는 세 가지 사업 중 해지 통보를 받은 것은 지난해 체결한 2차 설계·공급 1건뿐"이라며 “나머지 계약은 이번 해지와 무관하게 정상적으로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람테크놀로지는 시스템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다. 대표 제품은 통신 반도체(XGSPON) 제품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KRX 애프터마켓 개장 첫날 거래량 7224만주·거래대금 1.8조…거래대금 4.84% 차지

한국거래소가 애프터마켓 개설을 통해 국내 투자자들에게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크게 늘렸다. 기존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의 약 600개 종목과 달리, 이번에 문을 연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코스피·코스닥 상장 주식 대부분인 약 2700여 개 종목이 거래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졌고, 외국계 증권사를 포함한 약 40곳의 증권사가 애프터마켓 참여 의사를 밝혀 향후 거래 활성화가 기대된다. 애프터마켓은 14일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정식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정규시장 종료 이후에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첫날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7224만주, 1조8177억원의 거래가 이뤄졌다. 이는 정규시장 거래량(9억5만주)의 7.04%, 거래대금(25조8082억원)의 8.03%에 해당한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종목에서 2218만주, 1조3252억원이, 코스닥에서는 5006만주, 4925억원이 거래됐다. 같은 시간대 NXT 애프터마켓에서는 1217만주, 1조7896억원의 거래대금이 집계됐다. 두 시장이 거래대금을 사실상 절반씩 나누며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거래 방식의 변화다. 기존 시간외단일가매매는 10분 단위로 호가를 받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하는 방식이었으나, 애프터마켓은 매수자와 매도자의 호가가 일치하면 즉시 체결되는 복수가격 개별경쟁매매(접속매매)로 운영된다. 정규장과 동일한 메커니즘이 적용되며,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은 유동성 관리를 위해 거래 대상에서 제외됐다. 시장 안전장치도 정규장과 동일하게 마련됐다. 가격제한폭은 기준가 대비 ±30%로 설정됐고, 시장가 호가는 허용되지 않으며 지정가 호가만 가능하다. 정적·동적 변동성완화장치(VI) 역시 그대로 적용된다. 공시 접수 시간은 기존과 같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유지되며, 공시 마감 이후 중대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시 거래를 정지해 투자자를 보호한다. 투자자가 특정 거래소를 지정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최선집행의무 기준에 따라 가격, 수수료, 체결 가능성 등을 비교해 더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자동 전송한다. 이 시스템을 통해 KRX와 NXT 양 시장이 애프터마켓 거래를 양분하게 됐다. 이날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대금은 국내 전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4.84%, NXT는 4.76%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6일부터 9월 10일까지 23주간 실제 시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모의시장을 운영하며 시스템 안정성을 점검한 뒤 이번 애프터마켓 개장에 나섰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부이사장은 이번 조치가 해외시장과 경쟁하기 위한 자본시장 인프라의 최소 요건을 갖춘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KB 계열사 CEO 연말 인사 변수...이재근 발탁이 던진 첫 숙제

KB금융지주가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 후보로 결정하면서 연말 인사 시즌의 향방이 주목 받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 회장 보다 최대 10살 가까이 젊은 회장을 필두로 세대교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김재관 KB국민카드 대표, 정문철 KB라이프 대표, 빈중일 KB캐피탈 대표 등은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이 중 구 대표와 빈 대표는 지난해말 재신임됐고, 김 대표와 정 대표는 이번이 첫번째 임기 만료다. 이들 대표는 이재근 후보(1966년생) 보다 '형님'이 아니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후보가 이날 도어스태핑을 통해 나이를 기준으로 인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으나, 은행·증권·신탁을 비롯한 계열사 보다 세대교체라는 명분이 적용될 여지는 적은 셈이다. 구 대표는 1967년생, 김 대표·정 대표·빈 대표는 1968년생이다. 보험 계열사들은 단기적 어려움과 미래이익 향상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2%·20.4% 줄었으나, 보험계약마진(CSM)은 16.3%·20.3% 증가했다. KB손해보험은 '코스피 불장'으로 증권 계열사가 퀀텀점프하기 전까지 그룹 내 비은행 1위를 지켜왔고, 현재도 2% 이상의 총자산이익률(ROA)과 16%가 넘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고 있다. 구본욱 대표 체제 하에서 눈에 띄는 성과는 CSM 10조원 돌파다. CSM은 보험업을 통해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뜻하는 것으로, IFRS17 제도 하에서 중요도가 높은 지표로 꼽힌다. 생명·손해보험사 중 10조원을 넘은 것은 KB손보가 5번째로, 건강보험 등 고수익 상품을 중심으로 가치배수를 끌어올리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향상을 비롯한 악재를 버텨냈다. 업계 최초로 전통시장 대상 지수형 보험을 출시한 것도 특징이다. 구 대표의 약점은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하락이다. CSM을 늘리는 과정에서 요구자본이 덩달아 불어나면서 200%대 재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KB라이프도 정문철 대표의 리더십 하에 종신보험 위주의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가져갔고, CSM을 끌어올렸다. KB라이프는 서울에 프리미엄 요양시설 '강동 빌리지'를 개소하는 등 자회사 KB라이프케어를 앞세워 보험업계 시니어 케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킥스 비율은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240%를 상회하면서 업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투자손익의 중요성이 중요해진 흐름에 편승하고, 영업 조직을 키워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카드사와 캐피탈사는 금융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매파적 스탠스에 시장이 반응하면서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의 수익성은 오히려 상승했다. KB국민카드는 카드이용금액 성장이 실적을 뒷받침했고, 김재관 대표 주도로 기울인 건전성 관리 노력이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 감소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금융지주계 카드사 중 가장 양호한 연체율을 기록 중으로, 연체의 질도 우수하는 평가다. KB금융이 글로벌에 눈을 돌리는 것도 김 대표에게는 호재다. 태국법인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의 파이를 키운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빈중일 대표는 현재 금융지주계 캐피탈사 중 유일하게 임기 3년차를 보내는 중으로, 자동차(오토)·리테일·기업·투자 금융이 어우러진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해외사업의 주축은 할부금융을 비롯한 동남아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높지 않고 손실 흡수 능력도 충분하지만, 6월말 기준 각각 1.51%·10.57%인 ROA와 ROE는 제고할 필요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비은행 계열사들의 경쟁력 제고에 방점을 두면서 기존 대표들의 '성적표'를 더욱 냉철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면서도 “이 후보가 비은행 계열사 대표를 맡아보지 못한 탓에 신중한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실적 1등도 바꾼 KB...이찬우·황병우 회장, ‘연임 셈법’ 달라지나

KB금융지주가 현직 회장 연임 대신 새로운 리더를 발탁하며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관행을 흔들었다. 양종희 현 KB금융 회장은 역대 최대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첫 연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에 앞서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공식이 깨지면서, 차기 회장 선임을 앞둔 NH농협금융지주와 iM금융지주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지난 11일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내정하며 양종희 회장의 연임은 무산됐다. 2023년 취임한 양 회장은 재임 기간 KB금융 연간 순이익을 2년 연속 연간 최대인 5조원대로 이끌었다. 금융지주의 경우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을 고려해 현직 회장의 첫 연임을 허용하는 사례가 많았던 만큼 양 회장의 연임 전망에 무게가 실렸던 상황이다. 하지만 KB금융은 '세대교체'를 이유로 이재근 부문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택하며 기존 인사 공식을 깼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어 KB금융이 선제적으로 회장 교체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부와 당국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두고 공개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왔고, 개선안에는 회장의 3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또 금융지주 내부의 지배구조 변화 움직임이란 해석도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이사회 중심의 승계 판단에 따라 차기 회장 선정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의 이례적인 결정은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앞두고 있는 농협금융과 iM금융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내년 2월, 황병우 iM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첫 임기를 마친다. 이찬우 회장은 지난해 2월 취임해 다른 금융지주 회장과 달리 2년 임기를 수행 중이다. 농협금융은 그동안 회장 연임 사례가 많지 않은데, 연임에 변수가 더 추가된 셈이다. 농협금융은 전임 회장 중 김용환, 김광수 전 회장이 각각 1년 연임했다. 지배구조상 농협금융 정점에 있는 농협중앙회 입김이 커 중앙회 의중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의 인사 변동이 큰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강호동 현 농협중앙회장 임기가 2028년 3월까지로 아직 여유가 있고 관료 출신인 이찬우 회장이 조직 안정성 차원에서 연임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으나, KB금융발 세대교체 기조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 농협금융도 회장 교체를 배제하기 어렵다. 황병우 회장 연임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황병우 회장은 iM뱅크 행장으로 시중은행 전환을 주도했고, iM금융 회장으로도 발탁되며 그룹의 시중금융지주 전환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중요한 시기에 조직을 성공적으로 변화시킨 만큼 한 차례 연임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iM금융은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승계 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지난달 최고경영자(CEO) 자격 요건을 공지했다. 최근 5년 이내 국내외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 혹은 부행장·부사장 이상 경력, 국내외 금융기관에서 20년 이상 근무, 주주총회 선임 시점 기준 만 67세 이하 등의 조건을 제시했는데, 황병우 회장이 모두 충족하며 연임을 고려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KB금융이 경영 성과보다 세대교체를 선택하면서 금융지주 회장 선임 기준이 달라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경영 성과가 차기 회장 선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만큼 황 회장도 연임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와 당국의 회장 연임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며 금융사들의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회장 인선은 회추위 결정 사항으로 미리 예상하기 어렵고, KB금융 사례가 반드시 다른 금융사에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양종희 연임 대신 세대교체...KB금융 회추위가 남긴 ‘새로운 룰’ [이슈+]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연임에 실패하면서 금융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차기 회장을 교체한 배경에 금융권의 이목이 모이는 가운데, 회추위가 투명성은 입증한 반면 향후 지배구조 안정성 측면에서 오히려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추위는 지난 11일 이재근 KB금융 글로벌·자산관리(WM)·중소기업(SME) 부문장을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권은 당초 양 회장의 연임을 유력하게 점쳤으나 예상과 크게 벗어난 결과다. 지난 재임 사례를 볼 때 전임자인 윤종규 전 회장이 9년 동안 회장을 지낸데다 재임 기간 역대 최대 실적 달성, 비은행 이익 확대, 취임 후 주가 3배 급등과 같이 양 회장이 거둔 성과들을 고려하면 연임 실패가 상당히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KB금융은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가 회추위 심사에서 탈락한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국내 최대 금융그룹 수장이 취임 3년 만에 바뀌게 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가장 무게감이 실리는 쪽은 회추위가 경영의 안정과 지속보다 금융산업 재편기에 맞춘 인적 세대교체와 이사회의 독립적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보다 높게 반영한 것이란 해석이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번 교체 결정에 대해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를 이끌 적임자로 이 부문장을 선택했다"며 “이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무브가 본격화되는 지금의 상황에서 KB금융의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훌륭히 이끌어낼 만한 역량이 있는 CEO 후보"라고 말했다. 그룹 전반 인사와 세대교체를 선제적으로 대비한 것이란 시각부터 금융당국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독립성·투명성을 강조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앞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현직 프리미엄을 이용한 '참호 구축'을 강하게 비판해 온데다 지난 8월 국민은행이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금융감독원의 정기검사까지 겹치면서 미묘한 외부 변수가 이어졌다. 이에 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및 이너서클 타파' 기조와 세대교체 바람 등 각종 숨은 배경들이 결과에 작용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회추위원 중 상당수는 3년 전 양 회장을 직접 추천했던 인물들로, 당국의 지배구조 개선 의지에도 현직 회장 연임을 단행할 경우 사외이사들이 이너서클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어 이를 우려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국내 최대 금융그룹으로서 정무적 입장을 배제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공식적으로 제도적 압박이 가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KB회추위가 압도적인 성과를 후순위로 둔 데 따른 부작용엔 입장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추후 지배구조의 예측 가능성과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어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직 회장이 뛰어난 실적을 내더라도 그것만으로 연임을 보장받지는 못한다는 선례를 KB금융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양종희 회장이 재임 기간 역대 최대 실적 유치 뿐 아니라 도덕적 결함이나 치명적인 금융 사고가 없었고, 오히려 철저한 리스크 관리 등 경영 성과를 보였다는 점에서 회추위가 실적으로 증명해도 교체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던지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특히 연임의 기준이 불명확해졌다는 점은 가장 큰 부작용이자 후폭풍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이제까지는 실적 성장과 주주가치 제고를 이뤄내고 중대한 결격사유가 없을 경우 연임 가능성이 높았지만 이런 암묵적인 공식이 흔들리게 되면서 성과가 연임의 필요조건이 아닌 기타요소 중 하나로 격하된 것이다. 이는 향후 회장의 장기 경영 계획과 정책상 연속성을 흔들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통상적으로 지주 회장은 집권 1기에 포트폴리오 재편부터 글로벌 사업 투자, 조직 개편 등 발판을 마련해두고 2기에 투자 회수 및 해외 사업 규모 확장, 비은행 사업 확대 등을 구상하는 패턴을 보였지만 이런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지게 되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여러 계열사의 자본 배분과 사업 전략이 연계되는 지주로선 오히려 지배구조상 불안정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자는 “KB 회추위는 단번에 회장이 바뀔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듦으로써 새롭게 발탁된 회장 또한 3년 외의 시간을 보장하지 않게 됐다"며 “신규 플랫폼 구상이나 비은행 M&A와 같이 상대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계획보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 집중할 유인도 커진 셈"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이번 변화로 '지배구조 정상화'가 오히려 강해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이전까지는 실적이 좋으면 자동으로 연임이 확실시되는 구조였지만 이런 오랜 관념을 끊어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추위가 내부 인사를 발탁해 승계함으로써 기존 회장의 경영상 연속성을 어느정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며 “이번 기회로 회추위가 현직 회장을 포함해 여러 후보를 동일 선상에서 경쟁시키고 가장 적합한 사람을 선택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던짐으로써 견제를 강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낮췄기에 지배구조 개선 효과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광주은행, 블록체인 디지털식권 구현…직원식당 적용

광주은행은 솔라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직원식당 디지털식권 실증사업(PoC)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실증사업은 지난 6월 솔라나 재단과 체결한 '디지털자산 결제와 생태계 구축 협력 업무협약(MOU)'의 후속 사업이다.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 업무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관련 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이번 실증사업에는 광주은행을 비롯해 글로벌 블록체인 생태계를 이끄는 솔라나 재단과 블록체인 인프라 전문기업 노드인프라가 참여했다. 3사는 솔라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직원식당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디지털식권 시스템을 구현하고 운영 환경에서 적용 가능성을 점검했다. 광주은행은 임직원을 대상으로 디지털지갑 발급부터 디지털식권 발행·사용, 임직원 간 전송, 정산까지 전 과정을 분산원장 환경에서 구현했다. 또 실제 운영을 하며 시스템 처리 과정과 안정성을 검증했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자산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경험과 노하우를 행내에 축적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내부 역량도 강화했다. 앞으로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디지털자산 결제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신규 서비스와 후속 과제를 검토할 계획이다. 변미경 광주은행 부행장은 “이번 PoC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직접 구현하고 운영하며 관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며 “디지털자산 시장과 제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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