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들어 증권사들이 기아의 목표주가를 내려잡았다.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등으로 연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이미 1분기에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이런 흐름은 올 한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투자·상상인·KB증권 등 10곳의 증권사들이 기아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KB증권과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기아의 목표주가를 13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종전 대비 각각 13.3%씩 하향 조정한 수준이다. 상상인증권도 15만원에서 14만원으로 7% 내려잡았다. 이들 증권사는 목표가 하향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글로벌 관세 변동성을 꼽았다. 상상인증권은 “2025년 연계 기준, 품목 관세부과에 따른 이익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북미 현지생산비중을 대폭 늘리기 어려운 점은 단기 제약요소"라고 진단했다. KB증권은 “기아는 재고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지만 누적된 도매 판매와 소매 판매의 차이를 감안할 때 재고 수준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을 것"이라며 “이에 따라 기아의 인센티브도 증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KB증권은 또 “관세부과는 기아 주가의 상승 요인도, 하락 요인도 될 수 있다"며 “미국이 관세를 철회하거나 완화함으로써 기아의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가 유지될 경우 주가에는 부정적이나, 부품 관세에 따른 미국 지역에서의 공급망 교란이 발생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공급망 관리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3조44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실적이 현실화하면 1분기에 이은 연속 마이너스다. 앞서 기아는 지난 25일 지난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8조175억원, 영업이익 3조8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9%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3조3927억원으로 14.8% 줄어들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 하락을 예상한 데 대해 “관세 부과 이전 미국 소비자들의 선수요 발생으로 인센티브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감안했다"며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수요 둔화와 가격 하락 압력이 높아지며 본격적인 수익성 둔화 사이클 진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미 매출 의존도가 42.5%로 절대적으로 높고 영업이익 의존도는 60%로 더욱 높은데, 미국 관세가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