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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풍향계] 하나금융, 국가보훈부와 ‘국립묘지 묘역 환경 개선’ MOU 外

◇ 하나금융, 국가유공자 예우 증진에 나선다 하나금융그룹은 광복 81주년을 맞아 국가보훈부와 '국립묘지 묘역 및 참배환경 개선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국립현충원의 노후화된 묘비 정비를 통해 국가를 위해 헌신한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높이고 유가족과 참배객에게 보다 안전한 참배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나금융지주는 국립대전현충원의 독립유공자 묘역 및 국립서울현충원 장병묘역 등 노후석비 약 2000여 기를 대상으로 묘역정비 사업을 실시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도색, 줄눈 보수, 오염 제거 등을 통해 묘역의 품격을 높이고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 국립대전현충원에 10개, 국립서울현충원에 5개 등 총 15개의 스마트 그늘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참배객의 이동 동선과 셔틀버스 대기 공간 등을 중심으로 설치될 스마트 그늘막은 태양광을 활용한 친환경 설비로 온도와 풍속을 자동으로 감지해 개폐되며 원격 제어 기능도 갖췄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국가유공자분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소중한 토대이다"며 “하나금융그룹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담은 실질적인 지원으로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에게 힘이 되는 금융의 사회적 책임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 우리자산신탁, 부천 금강마을 예비사업시행자 선정 우리금융그룹 우리자산신탁은 부천 중동신도시 금강마을 통합재건축사업의 예비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중동신도시는 정부의 노후계획도시정비특별법이 적용되는 1기 신도시로 재정비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역이다. 이번 선정은 지난 6월 금강마을 통합재건축 추진준비위원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데 이은 후속 성과다. 우리자산신탁은 사업 초기 단계부터 정비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 등을 지원하며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금강마을 통합재건축사업은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위치한 기존 1962세대 규모의 노후 주거단지를 지하 4층~지상 49층, 총 2577세대 규모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사업지는 지하철 7호선 부천시청역과 인접한 역세권으로 주변에 학교와 백화점, 대형마트, 병원 등 생활 인프라가 두루 갖춰져 있다. 재건축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부천 중동지역의 주택공급 확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자산신탁은 △특별정비계획 수립 △특별정비구역 지정 제안 △관계기관 협의 등 향후 인허가 절차를 지원할 계획이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금융권 풍향계] 신한은행, 녹색기후기금과 첫 외환거래 체결 外

◇ 신한은행, 녹색기후기금(GCF)과 첫 외환(FX)거래 체결 신한은행은 지난 6일 녹색기후기금(GCF, Green Climate Fund)과 약 2억달러 규모의 외환파생거래를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외환파생거래는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활용되는 금융거래다. 다양한 국가에서 기후변화 대응 사업을 지원하는 국제기구 GCF는 선진국 등 공여국으로부터 다양한 통화로 기여금을 수령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라 기여금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GCF는 기여금 가치의 변동성을 줄이고 안정적인 재원 운용 지원을 위해 외환파생거래를 활용한 외환헤지 프로그램을 개시하고 이번 신한은행과 외환파생거래를 체결하게 된 것이다. GCF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다. 2013년 인천 송도에 사무국을 설치해 공식 출범했으며, 세계 각국에서 조성한 재원을 활용해 개발도상국의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 사업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GCF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체결한 외환파생거래다. 특히 UN 산하 국제기구의 첫 외환파생거래를 국내 시중은행인 신한은행이 유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신한은행은 이번 거래를 계기로 GCF와의 협력 범위를 기존 투자 분야에서 외환 분야까지 확대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신한은행과 GCF는 글로벌 녹색금융 확대를 위한 협력 관계를 이어오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아프리카 친환경에너지펀드 'H2R(Hardest-to-Reach Initiative)' 공동투자다. 신한은행 런던지점은 지난해 9월 글로벌 임팩트 투자기관 아큐먼(Acumen)이 조성한 약 2억4650만달러 규모의 H2R펀드에 GCF, 국제금융공사(IFC), 영국국제투자공사(BII) 등 글로벌 개발금융기관과 함께 선순위 투자자로 참여했다. H2R은 전력 공급이 부족한 아프리카 지역에 친환경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신한은행의 참여는 한국 금융권 최초의 글로벌 임팩트펀드 투자 사례로, 해당 사업을 통해 아프리카 17개국 약 7000만명에게 전력 혜택을 제공하고 약 4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GCF와 함께 아프리카 친환경에너지 분야에 투자한 데 이어 이번 외환파생거래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하게 돼 뜻깊다"며 “앞으로도 GCF와 다양한 협업 기회를 발굴하고 국제기구 및 글로벌금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글로벌 녹색금융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 KB국민은행, 비수도권 응급의료기관에 1000억원 정책금융 지원 KB국민은행은 오는 13일부터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2026년 응급의료기관 융자사업'의 취급 은행으로 선정돼 비수도권 응급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총 1000억원 규모의 정책금융을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비수도권과 응급의료 취약지역 의료기관의 경영 부담을 완화하고 지역 응급의료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원금은 응급실 시설 개선과 의료진 인건비, 금융기관 차입금 대환 등 의료기관 운영 안정화를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지원 대상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비수도권 소재의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 등이다. KB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통해 심사를 진행하고 정책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융자 한도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최대 40억원, 지역응급의료센터 최대 20억원, 지역응급의료기관 최대 10억원이다. 대출금리는 연 2% 고정금리이며, 응급의료 취약지 소재 기관은 연 1%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상환 조건은 5년 거치 후 10년 분할상환이다. KB국민은행은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2015년 메르스 관련 융자사업과 2020년 코로나19 관련 융자사업에 이어 이번 사업에도 취급은행으로 참여하며,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금융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 신협중앙회, 자회사 'KCU NPL 대부'에 이종성 대표이사 임명 신협중앙회는 자회사 KCU NPL 대부가 11일 대표이사 이·취임식을 개최하고 이종성 대표이사를 새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종성 신임 대표이사는 △모건스탠리 △BNP 파리바 은행 △엄브렐라에셋 등 자산관리회사 업계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으며 전문성을 갖춰왔다. 이 대표가 쌓아온 경험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KCU NPL 대부의 부실채권 관리 역량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임기 중 △전문성과 원칙에 기반한 회사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 △미래를 준비하는 회사를 만들 것을 약속했다. 특히 신뢰를 강조하며 신협중앙회와 조합, 시장, 임직원 모두에게 신뢰받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조합의 연체채권을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신협자산관리회사 설립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신협은 올해 말 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부실채권 관리 체계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신협자산관리회사 출범에 발맞춰 KCU NPL 대부는 축적된 자산관리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조합의 건전성 제고 및 부실자산의 신속한 정리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 대표는 취임사에서 “단순히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회수하는 회사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조합의 건전성을 지원하고 부실자산의 가치를 회복시켜 신협의 자산관리 전문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KCU NPL 대부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추가 금리 인상’ 언급한 유상대 부총재…8월 금리 인상 가능성엔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리가 특별한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은은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오는 2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리는 '백투백 인상'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유 부총재는 11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특별한 충격이나 요인이 없다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7월에 기준금리를 올렸기 떄문에 당분간 금리 속도와 폭이 복잡한 문제일 수 있지만, 사이클상으로 기준금리를 올려놓은 것"이라며 “경기는 대부분 사이클을 그리다 보니 그것에 대응한 기준금리 정책도 사이클을 그리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준금리 정책은 사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며 “성장과 물가 경로 전망을 보면서 시기와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오는 20일 퇴임을 앞두고 있다. 오는 27일 열리는 이달 금통위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이달 금통위에 참석한다고 가정할 경우 어떤 의견을 낼 것인지 묻는 질문에 유 부총재는 “전망 자료를 보고 제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흐름인지 보며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금통위 후 발표된 2분기 국내총생산(GDP), 7월 물가와 일별 확인이 가능한 통관 수출액, 신용카드 사용액 등을 모니터링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결정적으로는 이번 주부터 조사국에서 하는 경제 전망을 통해 향후 성장 경로 등을 보면서 판단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증시 불확실성 확대와 원·달러 환율 하락이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두 요인으로 금통위원들이 (통화정책에) 여유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전통적으로 한은 입장에서는 그렇게 중요한 요인은 아니다"고 했다. 통화결정 과정에는 근원물가와 경제 성장 흐름, 금융안정 이슈 등을 중요하게 판단한다는 것이다. 특히 환율은 여전히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환율 1400원대는 아직 높은 수준이라 물가의 상방 요인이 된다"며 “(금통위에) 충분한 여유를 준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반도체를 제외한 국내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이 이른 결정이 아니었느냐는 질문에는 선을 그었다. 유 부총재는 “어느 한 부분만 성장하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수 없다는 논리는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하면서 물가 안정 측면을 바라볼 때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다"고 했다. 또 “경제가 성장할 때 어느 부분이 선도적으로 역할을 하고 그에 따라 낙수 효과 등으로 성장을 할 수 있다"며 “반도체 외에도 생산이나 수출이 늘어나고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전에 경제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통화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물가가 이전 금리 인상 시기에 비해 빠르게 높아지지는 않겠지만 수요 압력으로 목표 수준을 벗어나는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어 성장과 물가 전망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가가 2%가 됐을 때 금리 인상이 종료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물가를 2%로 딱 맞추겠다는 느낌은 아니겠지만 물가가 안정된 범위에 왔고 하향되는 방향이라고 하면 통화정책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정책이란 점을 감안해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한은이 지난 2월 도입한 6개월 내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축소하기로 했지만 이와는 별개라고 봤다. 유 부총재는 “그동안의 관계, 관행, 관습 등을 볼 때 K-점도표는 연준과 상관 없이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금통위원으로 3개월 포워드 가이던스부터 지금까지 오면서 구성원 상호 간 깊은 의견도 나누고 총재님도 기자간담회에서 정확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원·달러 환율은 현재 수준에서 더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는 환율에 일시적·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수급 요인이 크게 작용했으나 최근에는 펀더멘털 요인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유 부총재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경상수지 흑자가 확대된 데다 내외 금리차도 축소됐고 환율 시장에 대한 정부 의지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인 요인들이 더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단기적인 요인이 남아 있는 만큼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환율은 밑으로 방향을 잡으며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상장이 절세 수단됐다. 아무도 믿지 않는 주가, 법으로 바로잡을 수 있겠나”…김민국 VIP운용 대표

시가총액 4000억원짜리 회사가 있다. 이 회사가 깔고 앉은 땅값만 5000억원이 넘고, 현금성 자산도 5500억원에 이른다.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비중도 적지 않다. 이 회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38배다. 회사를 통째로 청산해 자산을 다 팔아도 시가총액의 두 배 넘는 돈이 남는다는 뜻이다. 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는 이 회사를 두고 이렇게 묻는다. “이 가격에 사시겠어요? 안 사시겠죠. 그런데 상장돼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정도로 저평가받는 겁니다. 이게 맞는 걸까요?" 이런 회사가 한둘이 아니다. 최근 1년간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지만, 이 상승을 이끈 건 반도체 상위 5개 종목이다. VIP운용에 따르면, 이 5개 종목을 빼면 지난달 21일 기준 코스피는 6748포인트가 아니라 2787포인트에 그친다. 같은 날 기준 시가총액이 순자산에도 못 미치는 PBR 1배 미만 기업은 586곳, 코스피 상장사의 73%다. 1년 전보다 오히려 늘었다. 지수가 오르는 동안 저평가는 더 깊어졌다. 이 역설의 배경에는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가 있다는 것이 김 대표 진단이다. 그는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VIP자산운용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낮은 주가가 대주주의 절세로 이어지는 구조를 그대로 두고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침 정부는 지난 3일 이 문제를 정면으로 겨냥한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2026년 세제 개편안에 담아 발표했다. 그런데 김 대표는 정부안을 향해 “취지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있으나 마나 한 법이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가 왜 이렇게까지 단언하는지, 그리고 대안은 무엇인지 들었다. 상장주식을 상속·증여할 때 세금은 기준일 전후 각 2개월, 총 4개월간의 평균 주가로 계산한다.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도 줄어드니, 승계를 앞둔 최대주주는 주가를 낮게 유지할 강한 유인이 생긴다. 김 대표는 “주가가 낮으면 담보 대출도 어렵고, 인수·합병(M&A) 때 주식을 대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증자 대신 차입에 의존해야 하는 등 대주주 입장에서도 손해가 분명히 있다"면서도 “그 모든 손해를 상속·증여세 절감 효과가 압도한다"고 말했다. 이 유인은 여러 방식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VIP자산운용은 주가를 낮게 유지하는 방식을 크게 여섯 갈래로 정리했다. ①배당·자사주 매입 대신 현금과 비영업용 부동산을 쌓아두는 '비효율적 자본 배치' ②일반주주 보호 장치를 정관에서 배제하고 IR을 축소하는 '거버넌스 악화' ③일감 몰아주기로 이익을 비상장 가족회사로 빼돌리는 '터널링' ④승계 평가 기간에 맞춰 실적과 배당을 일시적으로 낮추는 '전술적 주가 억제' ⑤우호지분에만 지분을 넘겨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하는 유상증자 ⑥계열사 중복상장을 통한 지주회사 할인이다. 이런 방식은 대체로 '경영상 판단'을 이유로 법 위반을 피해간다. 김 대표는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투자자들이 싫어할 만한 것을 골라서 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입장에선 하나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쌓인 결과가 국제적으로 유독 낮은 한국의 밸류에이션이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PBR 1배 미만 기업 비중은 한국이 59.8%(코스피 72.6%, 코스닥 54.1%)로, 미국(9.1%)·중국(15.2%)·영국(19.1%)·대만(23.4%)·홍콩(29.3%)·일본(34.0%) 등 어느 나라보다 높다. 그는 이 현상을 흔히 쓰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로 뭉뚱그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경영권이 거래되는 시장에서는 통상 순자산가치의 1.5~3배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집니다. 그게 현실적인 밸류예요. 한국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디스카운트를 받는 건 회사 전체가 아니라, 경영권이 없는 '소액주주' 지분뿐입니다"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도입 취지는 정부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 지난 3일 발표한 세제 개편안에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담긴 것 자체가 그 방증이다. 정부안은 주가 누르기 기업을 두 가지 요건으로 추정한다. 최근 6년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 하위 25%(코스피)·10%(코스닥)에 해당하는 경우와 최근 1년 내 주가 누르기로 의심할 만한 행위(중복상장, 교환사채 발행 등)를 했으면서 주가가 30% 이상 하락한 경우다. 주가 누르기 기업에 해당하면 최근 6개월~6년 6개월간 종가 평균을 계산해 최소 30%를 할증한다. 그는 “이 조항은 정부의 의도와 무관하게, 오히려 오랫동안 주가를 눌러온 기업일수록 유리해지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애초에 6년 넘게 낮은 주가를 유지해 온 기업은 6년 반 치 평균 자체가 이미 낮다. 여기에 30%를 더해도 여전히 실제 기업가치와 거리가 먼 숫자가 나온다는 것이다. “'짧게 누른' 주가는 어느 정도 보정되지만, '오래 눌린' 주가에는 이 조항이 사실상 무력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PBR 0.1배인 회사가 30% 할증을 적용받아 0.13배가 되느니, 아예 PBR을 0.1배에서 0.05배로 더 낮춰버리는 편이 대주주 입장에선 더 유리한 계산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6년 반이라는 긴 평가 기간도 새로운 문제를 낳는다. 그 사이 업황이 바뀌거나 주력 사업이 통째로 전환되는 등 기업의 본질적인 변화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확산기에 진단 키트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뛰었던 것처럼, 특수한 상황에 반짝 오른 주가를 몇 년 뒤 상속·증여 시점의 기준으로 끌고 오는 건 억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로 지금 호황기를 지나는 반도체 기업의 현재 주가를 6년 뒤 평가에 그대로 반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합리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6년 반 전 주가는 '정상 가격'이 아니라 이미 '유효기간이 지난' 가격이라는 게 VIP자산운용의 평가다. 더 근본적으로 김 대표는 이런 식의 '행위 규제' 자체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본다. 그는 정부가 예로 든 교환사채 발행이나 중복상장 같은 규제 대상 행위들이 “이미 상당 부분 사문화됐거나 방어 수단이 마련돼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며, 이런 접근을 “두더지 잡기"에 비유했다. “대주주는 정부보다 훨씬 정보와 자원이 많고, 어떻게 해야 주가가 눌리는지도 잘 압니다." 실제로 그는 업종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규제를 피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된다면, 아예 M&A를 통해 주력 사업 자체를 바꿔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는 이런 우회 가능성이 “6가지가 아니라 10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순자산가치 기준 도입을 주저해 온 배경 중 하나로 꼽힌 '해외 투자자 신뢰 훼손' 우려에 대해서도 정반대 경험을 전했다. “제가 만난 외국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특정 대주주에게만 경영권 프리미엄을 몰아주는 한국식 관행 자체를 낯설어합니다. '왜 한국 대주주들은 배당도 안 주고 IR도 안 하면서 주가를 안 올리려 하느냐'고 되묻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그렇다면 무엇이 대안인가. 김 대표가 내놓는 답은 의외로 단순하다. 상속·증여 시점의 순자산가치 80%를 예외 없이 원칙적으로 인정하라는 것이다. “순자산가치 0.8배 이하는 시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 원칙 하나면 충분합니다.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소영 의원안이 이런 구조다. 상속·증여 시점의 시가가 세무상 순자산가치의 80%에 미달하면 비상장주식 평가방식을 적용한다. 이 방식은 2017년부터 10년 가까이 비상장주식 평가에 이미 쓰여 온 순자산가치 80% 하한 규정을 상장주식에 준용한 것이다. 김 대표는 “주가를 아무리 눌러도 세금이 그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니, 애초에 주가를 누를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방식"이라고 요약했다. 업종별로 PBR이 구조적으로 낮을 수밖에 없는 장치산업 같은 경우는 어떻게 하느냐는 반론도 있다. 이에 대해 VIP자산운용은 비상장주식 평가방식 자체가 순손익가치와 순자산가치를 가중평균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업종은 순손익가치 부분에서 이미 자연스럽게 할인을 받는 구조라고 설명한다. 다만 업종을 기준으로 일괄 예외를 두면 오히려 형평성 문제가 생기고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고 보고, 대신 기업의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한 예외를 제안했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연속 순손실을 낸 기업, 채권금융기관과 경영정상화 계획을 이행 중인 기업, 산업 구조조정 대상 업종에 해당하는 기업 등 '재무적 곤경 기업'만 예외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의 몇 배를 넘거나 3년 연속 적자를 내는 회사가 있다면, 그건 정말 순자산가치를 인정해 주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그런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빼고는 원칙을 지키는 게 오히려 법적 안정성을 더 높이는 길이라고 봅니다." 자회사가 수십 개에 이르는 대기업집단의 실무 부담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간소화 방안을 내놨다. “지분 5% 이상인 핵심 자산에 대해서만 시가 평가를 하고, 나머지는 원가로 처리하면 됩니다. SK그룹이라면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핵심 자회사 몇 곳만 제대로 평가해도 전체 기업가치의 대부분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부동산 같은 비유동자산에 대해서도 그는 “감정평가와 공시가격 등 이미 확립된 국세청 제도가 있고, 비상장 주식 평가에서는 이미 이런 방식을 쓰고 있다"며 실무 부담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고 봤다. 원칙을 지키는 대신, 정상적으로 주가가 형성된 기업에는 확실한 보상을 주자는 것도 대안의 한 축이다. 최대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20% 할증과세 폐지, 상속세를 현금 대신 주식으로 낼 수 있는 물납 허용이 여기 해당한다. VIP자산운용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상장주식에만 적용되는 할증과세 폐지를 비상장주식까지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일한 재산 가치를 지닌 지분인데 상장 여부에 따라 할증과세가 다르게 적용되는 건 그 자체로 형평성에 어긋나고, 유동성이 낮아 원래도 '비시장성 할인'을 받는 비상장주식 입장에서는 이중으로 불리한 대우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 원칙이 실제로 작동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김 대표는 그 답을 대주주와 일반주주의 관계 변화에서 찾는다. “지금은 주가를 눌러도 세금이 줄어드니,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서로 반대 방향으로 노를 젓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주가를 눌러도 세금이 그대로라면, 대주주 입장에서도 회사에 쌓아둔 현금을 투자나 배당, 자사주 소각으로 돌릴 유인이 생깁니다. 그러면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같은 방향을 보게 되는 거죠." 최태현 기자 cth@ekn.kr

[카드사 풍향계] 하나머니 트래블로그, 월 환전액 기록 경신 外

◇ 하나머니 트래블로그, 월 환전액 기록 경신 하나머니 트래블로그 환전액과 환전 회원수가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을 썼다. 여름철 해외여행 수요가 확대되고 일부 통화 환율이 우호적으로 형성된 영향이다. 11일 하나카드에 따르면 지난달 환전액은 4167억원으로 집계됐다. 통화별로는 일본 엔화가 2075억원으로 전월 대비 171% 급증했다. 미국 달러화(394억원)는 105%, 중국 위안화(193억원)의 경우 13% 증가했다. 하나머니앱에서 '목표환율 자동환전'과 '환율알림'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도 많았다. 환율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미국과 일본의 공조에도 엔화 약세 현상이 지속되는 만큼 가을·겨울철 일본 여행에 앞서 환전하려는 수요도 견조할 전망이다. 하나머니 트래블로그의 여행 후 잔여 외화는 해외주식에 투자하거나 가족·지인에게 선물할 수 있고, 다음 여행에서 쓰는 것도 가능하다. '이중환전 안심케어' 서비스는 현지 통화 이외의 통화로 승인되면서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 KB Pay, 금융·신용관리서비스 개편…UI 개선 KB국민카드가 KB Pay 금융서비스와 신용관리서비스를 개편했다. 고객의 실제 이용 패턴을 반영, 정보구조와 유저인터페이스(UI) 등 사용자 환경을 개선한 것이 골자다. 메인 화면은 이용이 잦은 서비스를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금융상품은 개인화 우대금리 및 한도증액을 비롯한 맞춤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리뉴얼했다. 자동차·부동산·가상자산·신용관리 등 금융 연계 서비스는 한 곳으로 모았고, 금융뉴스와 'KB Think' 경제 콘텐츠를 제공한다. 신용관리서비스의 경우 신용점수 및 주요 신용정보 가시성을 높였고, 카드 이용현황 뿐 아니라 대출·연체·보증 정보 등을 한 화면에서 볼 수 있다.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 연계 기능 및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탐색 기능을 더한 것도 특징이다. ◇ 우리카드, 국내 5성급 호텔 레스토랑 40% 할인 우리카드가 아코르 호텔 레스토랑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4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ALL 우리카드 Premium' 고객은 그랜드 머큐어 임페리얼 팰리스 서울 강남(패밀리아), 'ALL 우리카드 Infinite' 고객은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미오, 페메종)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푸드 익스체인지)에서도 혜택이 제공된다. 'ALL 우리카드' 2종은 아코르 로열티 프로그램(ALL)과 연동, 리워드 포인트 기프트 및 전 회원 등급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전 세계 아코르 호텔에서 포인트로 숙박할 수 있고, 회원 전용 혜택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해외 럭셔리 호텔 2인 조식 △식음업장 크레딧 △전 세계 라운지 및 KAL 리무진 △발렛파킹 서비스 등의 혜택이 제공된다. ◇ zgm 저장체크카드, 나흘만에 1만좌 발급 NH농협카드가 지난달 10일 출시한 'zgm 저장체크카드'가 발급 1만좌를 돌파했다. 배우 박지훈의 인기와 카드 상품성의 시너지가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0~24일 진행한 유튜브 광고영상 이벤트는 누적 조회수 415만회, 댓글 2000개를 넘어섰다. 농협카드는 8월 동안 마케팅과 홍보 이벤트를 집중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이번달 말까지 이벤트 페이지에서 응모하고 해당 카드로 월 20만원 이상 결제한 고객에게 박지훈 친필 싸인 폴라로이드 사진과 카메라, 포토카드가 포함된 사원증·텀블러 등으로 구성된 '오피스 키트', 박지훈 보조 배터리 등의 경품을 증정한다. 카드를 신규 발급 받고 건당 5만원 이상 결제한 5000명(선착순)에게는 5000원 캐시백해준다. 농협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의 니즈를 반영한 유용한 혜택과 다채로운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수급 타고 되살아난 코스닥…진짜 반등 열쇠는 이것

코스닥지수가 기관 자금 유입과 대형주 수급 쏠림 완화 등에 힘입어 빠르게 반등했지만, 이를 추세 전환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닥지수의 과도한 낙폭에 대한 되돌림이 지수 반등을 견인했다는 진단이다. 시장에서는 코스닥지수가 중장기 우상향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시장 전반의 기초체력(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코스닥지수는 18.72% 상승했다. 전일 하루에만 코스닥지수는 6.97% 상승률을 기록했다. 동 기간 코스피지수가 4.48%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수급 측면을 보면, 지난 1주일간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조224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의 낙폭이 과하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 2개월간(6~7월) 코스닥지수는 33.03%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 가격 매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이후 지속된 하락세로 코스닥지수가 이번 달 들어 120월 이동평균선을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120월 이동평균선은 최근 10년간의 월별 주가 평균을 연결한 선으로, 이 선을 뚫고 내려갔다는 것은 지수가 저평가됐음을 의미한다. 권범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일 주식이 아닌 주가지수가 52주 전고점을 돌파하고 3개월의 하락만으로 120월 이평선을 밑돈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라며 “변동성이 큰 만큼 이를 투자 기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던 기간에도 부진했던 만큼, 낙폭이 과도하다는 인식에 힘입어 저가매수세가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수급 쏠림 완화 역시 코스닥지수 상승을 견인한 요소로 거론된다. 지난달 단일종목 레버리지 종목 규제가 시행된 이후 해당 상품에 대한 순매도세가 지속됐다. 반도체 대형주로부터의 자금 이탈 흐름도 포착됐다. 국내 대표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주일간 12.38%, 17.35%씩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가파른 반등을 추세 전환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낙폭 과대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이유에서다. 코스닥지수가 저점 대비 30% 이상 오른 상황에서 일정 하락분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반등 이후다. 수급과 가격 매력이 단기 반등의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결국 기업 펀더멘털이 이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현재 지수 반등을 주도하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와 바이오 외에도 이익 전망이 개선돼야 자금 유입이 지속될 수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코스닥시장에서 업종별 이익 전망은 엇갈렸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4월 이후 코스닥 반도체와 정보기술(IT) 하드웨어의 올해 순이익 전망이 11.1%, 7.8%씩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기계(-25.1%)와 IT 가전(-25.4%), 소프트웨어(-9.9%) 전망은 하락했다. 코스닥 주도주에 집중된 이익 개선세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이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업 펀더멘털 개선이 필요하다"며 “현재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1700개가 넘는 기업 중 코스닥150지수에 속한 기업이 시총 대부분을 차지한다. 코스닥 주도주 외에도 나머지 코스닥 기업의 이익 전망이 상향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수급을 주체별로 나눠봤을 때 개인은 수익률에 주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지만 기관, 외국인은 제도와 기업 펀더멘털을 보고 들어온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펀더멘털이 굳건한 기업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다면 기관과 외국인도 코스닥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최대주주 두 번 바뀌어도 ‘그 사람들’…끊이지 않는 인적 고리[하이퍼코퍼레이션: 이상석과 무리들-➁]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최근 2년간 최대주주가 두 차례 바뀌는 과정에서 잇단 인수합병(M&A)과 관계사 자금거래를 거쳤고,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본지는 이 과정에서 이상석 대표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과 회사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이어졌는지, 일련의 거래와 함께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재무상태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추적한다. [편집자주]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최근 2년 사이 두 차례 바뀌었다. 2024년 3월 에프에스엔(FSN)이 경영권을 확보했고, 올해 2월에는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가 새로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겉으로 보면 회사의 주인이 연이어 교체된 셈이다. 그러나 최대주주와 관계회사, 투자자들의 등기와 출자 관계를 따라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상석 하이퍼코퍼레이션 대표를 비롯한 동일 인물들이 법인과 투자조합을 달리하며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우선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전 최대주주인 FSN과 현 최대주주인 JK신기술투자조합, 그리고 하이퍼코퍼레이션이 FSN으로부터 인수한 비상장사들과 공통적으로 얽힌 인물은 이상석, 서정교, 이정찬, 최복규 등이다. 이상석씨는 FSN과 JK신기술투자조합 최대출자자인 엑스큐어, 핑거랩스, 이모션글로벌 등에서 전·현직 대표·사내이사로 등기됐다. 이밖에 인물들 또한 이와 비슷하다. 이들의 연결고리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전 최대주주인 FSN에서 시작된다. 이상석 대표는 2016년 이후 FSN에서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등을 맡았다. 마찬가지로 서정교 이사도 2021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를 오가며 지냈다. FSN 자회사인 레코벨에서는 이상석 대표와 서정교 이사, 그리고 이정찬씨가 돌아가며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냈다. 오랜 기간 같은 기업집단 안에서 경영진으로 활동해 온 셈이다. 이후 FSN이 2024년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이들의 연결고리는 하이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졌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전 최대주주인 FSN으로부터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들여 인수한 비상장사에서도 같은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대표적인 곳이 이모션글로벌이다. 이 회사에서는 2016년 이후 이상석과 서정교, 이정찬, 최복규 등이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오가며 재직했다. 이정찬 이사와 최복규 이사는 올 1분기 말 현재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을 각각 0.11%, 0.38% 보유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기도 하다. 최복규 이사는 2024년 3월부터 올 3월 말까지, 이정찬 이사는 2024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하이퍼코퍼레이션 사내이사로도 재직했다.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약 166억원을 들여 인수한 핑거랩스도 비슷하다. 이상석 대표는 2016년 기타비상무이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사내이사로 활동했다. 이정찬 이사 역시 2019년 사내이사를 맡은 데 이어 지난해 4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최복규 이사는 2024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표이사를 맡았고, 서정교 이사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결론적으로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수백억원을 투입해 인수하고 이후 다시 자금을 빌려준 관계회사 주요 경영진에서도 FSN에서 함께 활동했던 인물들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것이다. 법인의 이름과 사업영역은 달라졌지만 주요 인물들의 연결고리는 상당 부분 이어진 셈이다. 쉽게 말해 최대주주인 FSN이 보유하던 비상장사를 피인수회사인 하이퍼코퍼레이션이 사들이는 과정에서 매도자와 인수자 양측의 주요 경영진이 상당 부분 겹쳤던 셈이다. FSN이 하이퍼코퍼레이션 경영권을 인수한 후 거액의 M&A와 관계사 대여금 등 거래의 사업적 필요성과 의사결정 배경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올 1월 말 현재 하이퍼의 핑거랩스에 대한 단기대여금은 64억원에 달했다. 기존 대여금 54억원 전액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한 이후에도 10억원을 추가로 빌려줬다. 이모션글로벌 등 다른 특수관계 법인에도 수십억원을 대여한 뒤 대손충당금을 설정하는 거래가 반복됐다. 인적 연결고리는 지난해 추진됐다 무산된 경영권 변경 과정에서도 나타난다. 당시 하이퍼코퍼레이션은 싱가포르에 설립된 파나틱 스트래티직 홀딩스를 대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계획대로 납입이 이뤄지면 파나틱 스트래티직 홀딩스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는 구조였다. 이와 함께 KStrategy Holdings(케이스트레티지 홀딩스)와 버덴트아우룸1호가 각각 200억원 규모의 제15·16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자금조달도 추진됐다. 케이스트레티지 홀딩스는 하이퍼코퍼레이션 지분에 대해 경영권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의 대량보유보고까지 제출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했던 최대주주 변경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제15·16회차 CB 역시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은 채 일부가 만기 전 취득·상환됐다. 눈에 띄는 것은 당시 제16회차 CB 200억원을 인수했던 버덴트아우룸1호의 투자구조다. 버덴트아우룸1호의 최대출자자인 케이트레저리인베스트먼트의 대표조합원으로 이정찬 이름을 올렸다. 관련 등기를 대조한 결과 FSN과 하이퍼코퍼레이션, 핑거랩스 등에서 활동한 이정찬 이사와 동일 인물로 확인됐다. 이정찬은 전 최대주주인 FSN에서부터 하이퍼코퍼레이션과 관계회사 경영진을 거쳐 지난해 경영권 변경과 함께 추진된 CB 투자구조에서도 모습을 드러낸 셈이다. 최대주주 변경 자체는 무산됐지만, 그 과정에서 유입된 투자자 측에서도 기존 하이퍼코퍼레이션 주변 인물과의 연결고리가 확인된 것이다. 지난해 추진된 경영권 변경이 무산된 뒤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는 올해 다시 바뀌었다.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가 지난 2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약 150억원을 납입하고 지분 39.09%를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랐다. 그러나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익숙한 이름이 다시 등장한다.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 측 특수관계인 명단에는 이상석 대표와 최복규 이사가 포함됐다. JK신기술투자조합의 최대출자자는 엑스큐어다. 그런데 엑스큐어에서 이상석 대표는 2024년 9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최복규 이사는 2025년 3월부터 같은해 12월까지 사내이사로 재직했다. 당시는 FSN이 JK신기술투자조합에 하이퍼코퍼레이션의 경영권을 넘기기 이전이다. 최대주주의 명칭은 FSN에서 JK신기술투자조합 제12호로 달라졌지만,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기존 경영진과 연결되는 인적 고리가 남아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구조는 하이퍼코퍼레이션의 최대주주 변경을 단순히 서로 독립된 투자자의 경영권 인수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최대주주는 바뀌었지만 FSN과 관계회사에서 활동했던 인물들이 이후 CB 투자구조와 새로운 최대주주 측에서 다시 확인되기 때문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최대주주가 바뀌고 여러 법인과 투자조합이 등장하는데 주변에서 동일한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것은 흔한 구조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특히 기존 최대주주 측의 비상장 관계회사들을 인수한 데 이어 이들 회사에 다시 자금을 빌려주는 등 돈의 흐름까지 함께 보면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대주주가 바뀌었다면 통상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와 기존 경영과 단절되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는데, 새 최대주주 주변에서도 기존 인물들과의 연결고리가 이어진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결국 법인이나 투자조합의 이름이 바뀌었다는 사실보다 실제로 누가 계속 관여하고 있고 회사 자금이 어디로 흘러갔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본지는 이 같은 최대주주 변경 과정과 인적 관계 등에 대해 하이퍼코퍼레이션과 이상석 대표 측에 여러 차례 질의하고 입장을 요청했으나 회신을 받지 못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동양생명, 우리금융 완전자회사로 편입…시너지 강화

동양생명이 우리금융그룹 완전자회사로 편입됐다. 향후에는 은행·카드·증권을 비롯한 그룹 계열사와 협업을 강화해 고객 기반을 넓히고,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동양생명은 우리금융지주와 포괄적 주식교환을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지난 4월 이를 위한 계약을 체결한 뒤 관계당국의 승인을 받았고, 주주총회 의결을 거쳤다. 동양생명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결과 매수대금이 2000억원을 초과했으나, 소수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거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계약 해제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거래 자체를 재검토할 정도의 규모가 아니었고, 주식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매수대금 지급이 재무건전성에 끼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반영됐다. 동양생명은 17년에 걸친 상장사 여정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 상장폐지 절차를 진행한다. 우리금융은 보험 포트폴리오 강화를 모색 중으로, 중복 상장 해소를 통한 유·무형 비용 절감과 의사결정 체계 단순화에 따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성대규 동양생명 대표는 “주식교환 절차가 원만하게 마무리될 수 있도록 성원해주신 주주 및 고객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우리금융그룹의 종합금융 경쟁력과 동양생명의 보험 전문성을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고객 모두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는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AI 금융사’에 베팅한 핀다…저축은행 인수 승부수

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는 핀테크 기업 핀다가 저축은행 인수 추진을 통해 새로운 금융회사로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금융 라이선스 확보를 통해 기존 대출 중개 중심 사업모델에서 벗어나려는 시도지만 새로운 업계에 진입해 안착하기까지 여러 리스크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 보유 역량, 여신사업으로 연결…'AI 금융사' 변모 복안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핀다는 최근 대아상호저축은행의 대원저축은행 지분 1163만8020주(지분율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은 오는 12월 31일로, 현재 금융위원회의 최종 인가를 받기 위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들어간 단계다. 이번 인수는 핀다가 단순히 저축은행업을 추가한다기보다 기존 대출 비교·중개 위주 플랫폼에서 대출을 직접 제공하는 금융회사로 사업모델을 변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에선 30억원대인 대원저축은행의 자산규모 대비 120억원 수준의 다소 높은 인수가를 치른데 대해 핀다가 저축은행 인가권 자체의 희소성에 집중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신규 저축은행 인가를 사실상 중단한 상황에서 금융업 진출은 기존 라이선스를 통한 방식이 사실상 유일한 루트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대원저축은행은 현재 영업 기반이나 조직을 떠안아야하는 부담이 거의 없는 매물로, 시장은 핀다가 사실상 120억원을 주고 금융업 라이선스가 붙은 플랫폼 자체를 산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핀다 관계자도 “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핀테크가 인터넷은행을 새로 설립한 사례는 있지만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점포 없는 은행업에 진출하는 건 많지 않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특히 핀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전통적인 저축은행업 영위를 넘어 'AI 기반 디지털 금융 플랫폼'으로의 성장을 꾀하려는 복안이다. 앞서 핀다는 AI 저축은행 상표등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연내 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한 뒤 내년 중 'AI 기반' 디지털 저축은행(가칭 핀다뱅크) 서비스를 출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시스템 구축 작업과 AI 기반 운용체계 구축 등에 나선 상태다. 플랫폼의 타깃군도 비교적 명확하다. 핀다는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낮아 1금융에서는 밀려났으나 안정적인 소득에 연체 가능성이 높지 않은 고객군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 기존 저축은행은 불특정 중·저신용자들의 신용을 평가해 대출을 내주지만, 300만~400만명 수준의 기존 핀다 이용자는 70% 이상이 중신용자로, 앞서 축적한 금융데이터와 신용평가 체계에 따라 고객 상황과 신용에 맞춰 최적의 대출상품을 선별하고 최종적으로 금융상품을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구상이다. ◇ JB 자본 확충 중요…비용관리·영업 제약도 과제 핀다의 금융업 진출 시도엔 2대 주주인 JB금융지주의 의지도 숨어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JB금융은 현재 핀다 지분 약 15%를 보유하고 이사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핀다가 앞서 구축한 고객 및 대출 비교 데이터,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기반으로 고객 평가와 AI 운영을 맡고 JB금융은 금융업 노하우와 리스크 관리를 더해 직접 여신을 통한 이자수익 창출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JB금융 역시 새로 인터넷은행 인가를 받는 것보다 이미 투자 중인 핀다에서 AI 금융사를 만드는 방식을 우회로로 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JB금융이 자체 저축은행 계열사가 없다는 점에서 핀다를 통해 저축은행업에 진입할 유인이 있어서다. 특히 핀다뱅크를 새로운 디지털 성장축으로 삼아 지방 한계를 넘는 시도에 나설 것이란 시각도 나온 바 있다. 아울러 핀다 자체의 재무적 체력이 충분치 않기에 'AI 저축은행' 신사업 추진에 따른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한 만큼 JB금융의 증자 등 개입이 필수적이고도 중요한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건전성 규제상 자본 규모에 따라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어 여신업 확대를 위해선 자본 투입 여부와 규모가 매우 중요하다. 각종 리스크도 존재한다. 저축은행업은 특성상 조달비용 관리가 중요한 요소다. 예금금리와 판관비, 대손비용, 자본비용 등을 대출금리보다 낮추거나 상쇄시켜야 하는데 AI를 통해 판관비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조달 및 대손비용 관리는 쉽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원저축은행이 대구·경북 영업구역에 속해 있는 까닭에 판매 비율이 영업구역에 묶이는 등 전국 확장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이 엄격하게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 또한 이어지고 있어 제한된 총량 안에서 고객을 선별해야하는 점도 과제다. 핀다 관계자는 “결국 얼마나 좋은 상품을 제공하느냐에 따라 어필이 될 것이기에 기존 저축은행이 보지 못했던 고객층과 상품을 공략해 보려고 한다"며 “운용 측면에서는 기존과 다르게 효율화할 수 있고 특히 비대면 AI 저축은행을 지향하는 만큼 운영비와 같은 영역도 절감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이슈&인사이트]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 ‘모두 살리기’에서 구조전환으로

한국의 소상공인·중소기업 문제를 대기업이나 플랫폼의 탐욕, 자영업자의 준비 부족과 같은 특정 주체의 잘못으로만 설명해서는 해법을 찾기 어렵다. 문제의 본질은 일자리와 사회안전망의 부족이 생계형 창업을 늘리고, 정책자금과 보증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의 퇴출을 지연시키며, 정작 성장하는 기업에는 지원이 끊기는 구조에 있다. 따라서 정책의 원칙부터 바뀌어야 한다. 모든 사업체를 끝까지 살리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있는 사업체는 성장시키고 실패한 사람은 끝까지 보호해야 한다. 사업체의 생존과 사업자의 생존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현재의 소상공인 정책은 경영이 어려워질 때마다 대출을 늘리고 만기를 연장하는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그러나 시장 수요와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은 사업에 자금을 계속 공급하면 폐업을 막는 것이 아니라 부채를 키우고 실패 시점을 늦출 뿐이다. 정부는 기업을 성장형, 회복형, 사업전환형, 신속정리형으로 구분해 지원해야 한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는 생산성 향상과 시장개척을 집중 지원하고, 일시적 위기 기업에는 조건부 회복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기존 사업의 전망이 어두운 기업에는 업종전환과 인수·합병을 지원하고, 회복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추가대출보다 조기 폐업과 채무조정을 유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혜택을 받는지도 숨겨서는 안 된다. 일률적인 보조금과 반복적인 정책자금이 줄어들면 기존 수혜기업과 지원기관은 손실을 본다. 과밀업종에 대한 보증을 축소하면 신규 창업 희망자의 자금조달도 어려워질 수 있다. 플랫폼과 프랜차이즈 본부에 거래조건 공개를 요구하면 이들의 비용 부담도 커진다. 반면 생산성이 높은 기업과 근로자, 과도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기존 상인, 부실지원 비용을 부담해 온 납세자는 이익을 얻는다. 구조개혁이 지속되려면 손실을 보는 주체에게도 전환기간과 합리적인 보상이 제공돼야 한다. 지원금을 하루아침에 끊는 대신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고, 폐업자에게는 채무조정과 재취업 훈련, 한시적 소득지원을 결합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가장 어려운 결정은 “모든 소상공인을 살리겠다"는 약속을 포기하는 것이다. 폐업이 늘면 정책 실패로 비칠 수 있고, 지원을 줄이면 즉각적인 반발도 발생한다. 하지만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사업을 부채로 연명시키는 것이야말로 사업자와 가족에게 더 큰 손실을 남긴다. 폐업 자체를 실패로 볼 것이 아니라, 폐업 이후 부채가 얼마나 줄었는지, 재취업과 경제활동 복귀가 얼마나 빨랐는지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중소기업 정책도 작은 규모를 유지하도록 보호하는 방식에서 성장과 졸업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는 기업이 규모 기준을 넘더라도 원칙적으로 5년간 중소기업 지위와 주요 세제 혜택을 유예받기 때문에 지원이 즉시 한꺼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유예기간이 끝난 뒤에는 중소기업 전용 금융·세제·연구개발 지원의 자격과 우대 수준이 제도별로 크게 달라져 성장기업이 새로운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현행 5년의 졸업 유예에 그칠 것이 아니라, 유예 종료 이후에도 주요 지원을 일정 기간에 걸쳐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중견기업 지원체계로 자연스럽게 연결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 선거 때마다 보조금과 채무조정 기준이 달라지면 기업은 투자보다 정책 변화에 의존하게 된다. 정부는 향후 10년 동안 유지할 구조전환 계획을 법제화하고, 세제·보증·규제 변경은 원칙적으로 사전에 예고해야 한다. 재난지원과 긴급금융도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매출감소, 연체율, 고용감소 등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자동으로 시작되고 종료돼야 한다. 소상공인·중소기업 정책의 목표는 기업 수를 무조건 유지하는 데 있지 않다. 경쟁력 있는 기업은 더 크게 성장하고, 한계기업은 부채가 커지기 전에 전환하거나 정리하며, 실패한 사업자는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정책은 '작은 기업이라는 지위'를 보호하는 데서 벗어나, 사람은 보호하고 기업은 성장·전환·퇴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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