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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도 보험도 ‘예금 토큰’으로…한은·신한금융, 일상 실험 확대

한국은행이 신한금융그룹과 손잡고 예금 토큰의 실생활 확산에 나선다. 신한금융의 배달 앱 '땡겨요'와 여행자 보험 납부 등 일상 속 디지털 화폐 경험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과 신한금융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예금 토큰 기반 디지털 금융 인프라 혁신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창용 한은 총재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한은이 추진하는 2차 예금 토큰 실거래 시범사업인 '프로젝트 한강 2단계'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신한금융은 프로젝트 한강 1단계에 이어 2단계에도 참여해 예금 토큰의 실생활 활용을 확대한다. 특히 2단계 사업과 관련해 첫 번째 업무협약 파트너로 참여해 한은과 실무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 기관은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혁신금융서비스를 발굴하고, 차세대 금융 인프라 구축 방향을 공동으로 모색한다. 신한금융이 보유한 생활금융 플랫폼에서 예금 토큰을 적극 활용한다. 1단계에 이어 2단계 사업에서도 배달 앱 '땡겨요'에서 예금 토큰을 이용해 음식 주문을 할 수 있다. 신한EZ손해보험의 여행자보험 납부도 예금 토큰으로 가능해진다. 또 국고보조금과 연계한 예금 토큰 발행과 정산 과정에 디지털 바우처를 도입해 자금 집행의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 프로그래머블 화폐를 활용한 국민 체감형 서비스도 발굴해 혁신 금융 상품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프로그래머블 화폐는 조건을 충족할 경우 자동으로 거래가 실행되도록 설계된 디지털 화폐다. 신한금융은 예금 토큰 기반 인프라를 고도화해 자본시장과 무역금융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진옥동 회장은 디지털 자산 시장 성장을 위해 기술적 혁신과 안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한금융은 그동안 체계적으로 준비해 온 기술적 역량을 바탕으로 한은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18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시스템 정식 도입과 예금 토큰 상용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디지털화폐는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형태의 법정화폐이며,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디지털 토큰이다.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진행한 1단계 실거래 파일럿에는 총 8만1000명이 참여해 11만4880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당초 최대 10만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으나 실제 참여 규모는 이보다 적었다. 1단계 참여 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부산은행 등 7곳이었으며, 2단계에는 경남은행과 iM뱅크가 추가돼 총 9곳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2단계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부담이 큰 대형 사업체와 소상공인 등으로 사용처를 넓힐 예정이다. 개인 간 송금을 위해 전자지갑 간 이전 거래를 지원하고, 생체 인증과 자동 입·출금 기능도 도입한다. 또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바우처, 정책자금 등 공공 재정 집행 영역으로 예금 토큰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끝나면 숨통, 더 길어지면 충격”...韓 경제 ‘시간과의 싸움’ [미-이란 전쟁 한달]

중동전쟁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로 자리잡았다. 최근 미국과 이란에서 우호적인 시그널이 나오면서 리스크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불거지고 있으나, 이미 미국이 당초 예상했던 작전 기간을 넘기고 '플레이어'가 늘어나는 등 전쟁이 길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맞서는 모양새다. 환율과 금리를 비롯한 경제지표들이 받는 타격도 전쟁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1504.5원으로 전날 대비 0.4%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국 대통령이 대이란 군사작전을 2~3주 안에 종료할 수 있다고 발언하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조건부 분쟁 종식 의지를 표명한 영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란 탄도미사일 시설 파괴와 수뇌부 제거 등을 언급했다. 전쟁을 지속할 이유가 줄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 등으로 치솟은 환율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유조선 통항 재개는 기름값도 낮출 수 있다. 현재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국제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60~70달러)으로 돌아오면 주유소를 찾는 고객 뿐 아니라 산업현장의 원가 부담이 완화된다. 환율과 물가 등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기반이 무너진다는 의미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높아진 시장금리 역시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23일 2023년 11월28일 이후 처음으로 3.6%를 상회했다. 최근에도 기준금리를 100bp(1%포인트) 가량 웃돌고 있다. 2년 만에 4%대로 진입한 여전채 금리(AA+ 등급 3년물 기준) 때문에 이자 부담을 걱정하는 카드사·캐피탈사의 어깨도 가벼워질 전망이다. 반대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의 펀더멘탈이 약화되며 △추가적인 환율 상승 △기준금리 인상 △경상수지 하락 등에 직면할 수 있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내외로 형성되면 경상수지가 260억달러 감소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1%포인트(p) 가량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쟁에 대한 비관적 시나리오가 시장을 지배하며 미 달러 강세가 지속되고 있고,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투매가 심화되며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전쟁에 뛰어들며 상황이 복잡해졌고, 쿠에이트 전력·담수시설을 비롯한 중동 국가들의 피해가 지속되는 탓이다. 예멘 후티 반군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세력으로 알려져 있다. 하나증권은 연평균 환율 전망을 1460원(2분기 1490원, 3분기 1440원, 4분기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달하는 취약성 등을 고려해야한다는 논리다. 원화 절하율이 다른 통화에 비해 과도하지만,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규모가 35조원 등을 넘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고유가 여파가 본격적으로 우리 경제에 녹아들면 이미 6개월 연속 이어진 생산자물가지수 상승세도 연장된다.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은 한국은행에게 가해지는 압박이 거세진다는 뜻이다. 장현상 KB국민은행 자본시장사업그룹 연구원은 정부가 물가안정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기준금리 인상폭이 3.5%(지난 인상 사이클의 최고점)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신현송 차기 한국은행 총재 후보도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유가 상승 같은 공급 충격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보다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3조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실시한 데 이어 5조원 규모의 바이백을 발표했고,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효과가 더해졌음에도 금리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는 반론이 따른다. 이같은 상황이 더욱 악화되면 기존 스탠스가 유지될 수 있냐는 의문도 따른다. 장 연구원도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공급 충격으로 인한 2차 파급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를 차단하기 위해 한은이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인플레 불씨 키웠다…금리 인하 ‘제동’ [미-이란 전쟁 한달]

미국과 이란 전쟁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며 미국과 한국의 통화정책 방향이 흔들리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커졌고 당초 예상됐던 금리 인하 기조에도 제동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달 17~18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연 3.5~3.75%로 유지했다. 지난해 세 차례 연속 인하한 후 올 들어 두 차례 연속 동결했다. 연준은 중동 전쟁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규모와 기간을 알 수 없는 에너지 충격에 직면했다"며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실제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다.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6월물은 지난달 31일 배럴당 103.97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5월물은 3월 한 달간 63%나 급등하며 1988년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 물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ℓ)당 4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구간으로, 해당 수준에 도달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 이후 처음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4.2%로 대폭 올려 잡았는데, 연준 목표치인 2%를 두 배 이상 웃돈다. 또 미국의 경제 조사 단체인 콘퍼런스 보드에 따르면 12개월 기대 인플레이션은 7.1%로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은 오는 6월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이 취임하면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봤지만, 최근에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상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하버드대 강의에서 “인플레이션 기대는 단기 시계를 넘어 잘 고정돼 있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전쟁) 상황을 지켜보기 좋은 위치에 있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물가 압력이 높아지겠지만 전쟁 지속 여부에 따라 물가 압력 상승이 단기간에 그칠 수 있어 연준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은 역시 통화정책 방향 설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가와 환율 상승 압력이 커지며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동결 기조를 한동안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 2월 한은이 새로 도입한 점도표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들은 6개월 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를 포함한 금통위원 7명은 각각 3개씩 총 21개의 점을 찍어 6개월 후 기준금리를 예상했고, 16개는 금리 동결, 4개는 금리 인하(연 2.25%), 1개는 금리 인상(연 2.75%)을 가리켰다. 하지만 이는 중동 전쟁 이전에 제시된 것으로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수형 금통위원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2월에 발표한 점도표는 전쟁이 고려되지 않은 결과"라며 “현재는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커져 2월 결과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국내도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높아지며 6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크게 높아진 영향으로, 3월에도 상승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OECD 또한 올해 한국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8%에서 2.7%로 상향 조정했다. 고환율도 부담 요인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쟁 발발 후 1500원을 웃돌면서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이 단시일 내 종전 또는 휴전되더라도 에너지 공급 정상화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될 것"이라며 “오는 5월 점도표와 물가 상승률 전망치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어 “한은 기준금리는 오는 7월 포함 두 차례 인상을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다만 오는 4월 이창용 총재의 임기가 종료되고 신현송 총재 후보자가 취임할 경우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성급하게 금리 방향성을 돌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물가 상승 속에 경기 하방 위험도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26조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통해 경기 대응에 나선 만큼 금리 인상을 섣불리 단행할 시기는 아니란 분석이다. 신 후보자는 지난달 31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향하던 중 기자들과 만나 평소 실용적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평가되는 것에 “매파냐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냐의 이분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중동 전쟁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서는 “중동 상황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좀 지켜봐야 한다"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끝모를 중동 지옥...금융권, ‘장기 리스크 모드’ 전환 [미-이란 전쟁 한달]

국내 금융시장이 중동전쟁에 연일 출렁이면서 금융권도 '장기 리스크 모드'로 전환하고, 산업 전반과 기업,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주력 제조업의 수출이 둔화돼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하방압력이 커지고, 시장금리가 올라 취약 기업들의 채무 상환 능력이 악화될 수 있어 전방위 금융지원을 가동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중동사태로 '비상경영'에 직면한 업종은 단연 석유화학 기업이다. 중국발 과잉 공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중동 지역 원료 공급까지 단절되면서 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중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졌고, 적자 수출 장기화로 업계 전반의 현금창출력이 위축되고 차입 부담도 확대됐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석유화학 설비는 연속공정 및 연계 생산 구조상 수익성이 저조한 제품만 선택적으로 생산량을 축소하기가 어렵다"며 “일시적 감산으로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서 저효율 설비의 가동 중단, 폐쇄를 수반하는 실질적 공급능력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중동전쟁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에 3월 수출액이 86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48.3% 증가하며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올린 점은 고무적이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328억3000만 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초로 3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다만 중동전쟁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공급망 불안이 심화하는 등 수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산업계는 가시밭길이다. 성동원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은 공정에 필요한 정밀 화학 소재를 조달하는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공급망이 단절되면 생산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비상계엄 사태 여파가 컸던 작년 초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전산업 기업심리지수(CBSI) 전망치는 93.1로 전월 대비 4.5포인트 내렸다. 계엄사태 직후였던 작년 1월(-7.2포인트)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제조업 5개, 비제조업 4개 등 주요 지수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지표다. 100을 상회하면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 심리가 낙관적, 100을 하회하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은 취약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약화로 이어져 금융사들의 자산건전성이 저하되거나, 회사채 차환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를 신규 회사채 발행으로 상환하는 과정에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서울채권 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연 2.935%로, 3%를 하회했지만, 최근 이란 전쟁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 23일에는 3.617%까지 치솟아 2023년 11월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 1일 오전부터 우리나라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면서 3년물 금리는 연 3.370%까지 하락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채권가격 상승을 뜻한다. 3년물 금리가 3.5%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0일(3.410%) 이후 약 열흘 만이다. 원·달러 환율도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변동성이 확대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31일 장중 1536.9원까지 올라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9년 3월 10일(장중 최고 1561.0원) 이후 17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1일에는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28.8원 내린 1501.3원을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기대감이 환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은행권은 혹시 모를 중동 상황 장기화에 대비해 비상대응체계 수위를 끌어올리고, 국내 기업들의 대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중동 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금융지원 프로그램도 가동 중이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원자재 가격, 환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및 개인고객을 신속하게 지원하고자 '중동 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총 18조4000억원 규모의 '중동 대응 비상경영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중동 상황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기업을 위해 유동성 지원 17조5000억원, 수출입지원 8000억원 등 총 18조3000억원을 공급하고,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개인 고객과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약 1000억원 규모의 민생 안정 금융지원에도 나선다. 정진완 우리은행장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금융권 풍향계] 우리은행, 중동상황 관련 18조 규모 긴급 금융지원 실시 外

◇ 우리은행, 중동 정세 불안 대응에 팔 걷었다…18조 규모 긴급 금융지원 우리은행이 정진완 은행장 주재로 '중동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하고 18조4000억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에 나섰다. 1일 우리은행은 최근 중동발 정세 불안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과 실물경제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총 18조4000억원 규모의 '중동 대응 비상경영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긴급 가동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 행장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및 개인고객을 신속하게 지원하고자 '중동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기업, 여신지원, 상생금융, 리스크 담당 임원 등이 참석해 전방위적 금융지원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중동상황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기업을 위해 유동성 지원 17조5000억원, 수출입 지원에 8000억원 등 총 18조3000억원을 공급한다. 이를 위해 전국 영업점의 기업여신팀장 약 800명이 현장의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공급망 차질과 유동성 부족을 겪고 있는 673개 업종, 약 4만 개의 집중 지원 대상 기업을 선정했다. 먼저는 이들 기업의 신규 대출에 13조원을 투입해 △대출 공급 확대 △중소·중견기업 대상 보증서 대출 △정책연계 금융지원 등 기업의 자금 흐름이 원활하게 이어지도록 지원한다. 또한 기존 대출에도 4조5000억원을 투입해 △금리 인하 △분할상환 유예 등으로 상환 부담을 대폭 완화해 유동성 확보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아울러 수출입 금융지원 8000억원은 △원자재 수입기업의 긴급 운영자금 지원 △무역금융 및 신용장 지원 한도 확대 등 결제 안정성 도모에 활용할 방침이다. 특히 석유화학 업종에는 여신 한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사업재편 지원도 병행한다. 아울러 급격한 환율 변동으로 기업 운영에 혼란을 겪고 있는 고객을 위해 '환율 상담 SOS' 전담반을 운영하며 맞춤형 환리스크 관리 세미나도 수시로 개최한다. 한편, 고물가·고금리로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개인 고객과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서도 약 1000억원 규모의 민생 안정 금융지원에 나선다. 먼저 저소득층 및 취약계층에게 긴급 생활안정자금을 신속히 지원하고, 이용 중인 개인신용대출은 7% 금리 상한을 적용해 이자 부담을 실질적으로 완화한다. 아울러 ETF 등 변동성이 큰 고객 투자상품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고객별 포트폴리오 진단 및 안내 체계를 고도화해 고객 자산 손실 방지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리스크 관리 및 고객 자산 보호 강화 방안도 마련했다. 중동 관련 산업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한 '위클리 인사이트'보고서를 전국 영업점에 공유하고, 이번 사태가 산업별로 미치는 영향도를 분석해 피해기업을 신속히 지원하는 등 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했다. 해외 거점들도 비상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두바이, 바레인 등 중동 지역 영업점들은 안전국가에 대체사업장을 설치해 업무 연속성을 확보했다. 이들 점포들은 중동 진출 기업들에게 차질 없는 금융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중동 현지 정보를 본점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실효성 있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 신한은행 외국인직접투자 컨설팅 역량, 양주시 첨단 산업 인프라와 결합한다 신한은행이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양주시와 협업한다. 신한은해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양주시청에서 양주시와 '외국인직접투자 유치 및 외국인투자기업 지원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승목 신한은행 고객솔루션그룹장과 강수현 양주시장이 참석했다. 협약을 통해 양주시가 추진 중인 양주테크노밸리와 은남일반산업단지 등 미래형 산업단지에 우수한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에 신한은행의 금융 서비스를 연계해 지역 경제 성장을 지원한다. 양 기관은 △양주시 입주 예정 외국인투자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 솔루션 제공 △외국인직접투자 신고 및 상담 지원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잠재 투자자 발굴 및 유치 등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특히 신한은행은 고객솔루션그룹 내 외환고객솔루션부를 중심으로 전담 조직과 전문 인력을 지원해 외국인 투자자에게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양주시가 추진 중인 전자·의료·정밀 기기 등 첨단 산업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신한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기업금융 노하우를 지자체의 산업단지 조성 사업과 결합한 상생 모델"이라고 말했다. ◇ 수출입은행, 인니 국부 펀드와 '맞손'…동남아 '경제영토' 넓힌다 한국수출입은행(수은)이 인도네시아 국부 펀드 '다난타라'와 '금융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수은은 이번 협약으로 핵심 광물·에너지·데이터 센터 등 6개 중점 분야에서 우리 기업 수주를 지원하는 한편 아세안 국가 진출 가능성도 열어두게 됐다. 이번 협약은 이재명 대통령과 국빈 방한 중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열린 자리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황기연 행장과 로잔 로슬라니 다난타라 국부 펀드 기관장(CEO)이 협약서를 교환하며 이뤄졌다. 다난타라는 인도네시아의 주요 국영기업 관리와 국가 전략 투자를 총괄하는 핵심 기구다. 향후 인도네시아 경제 성장을 견인 대형 기반 시설, 에너지 사업의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수은과 다난타라는 △핵심 광물 △에너지(발전·송전망) △데이터 센터 △교통 기반 시설 △수처리 △폐자원 에너지화를 '6대 중점 협력 분야'로 선정했다. 사업 발굴부터 금융지원까지 전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다. 특히 수은은 다난타라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현지 핵심 프로젝트 정보를 조기에 확보하고 우리 기업의 사업 선점 기회를 넓히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아울러 발굴된 프로젝트에 대해 수출금융 및 투자, 공급망안정화기금 등 다양한 정책 금융 수단을 연계한 K-파이낸스 패키지를 통해 '맞춤형 금융'을 지원, 우리 기업의 수주 경쟁력을 뒷받침한다. 두 기관은 협력 범위를 인도네시아에 한정하지 않고,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아세안) 등 주변국으로의 공동 진출 가능성까지 열어두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를 거점 삼아 동남아시아 전역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수은은 기대하고 있다. 황기연 행장은 “인도네시아는 우리 정부의 '글로벌 사우스' 전략과 공급망 안보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 국가 중 하나"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다난타라와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우리 기업의 신규 수주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수은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은행, 한국물 유로화 공모채 시장 재개…유로화 공모채 €10억 발행 한국산업은행(산은)이 미국과 이란간 전쟁으로 지정학적 갈등 속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고조에도 €10억 규모의 3년 만기 단일 트랜치 유로화 공모채 발행에 성공했다. 한국물 유로화 공모채 시장을 재개하며 한국 대표 SSA(중앙은행, 국제기구 및 정책기관) 발행사 지위를 재확인했다는 평가다. 이번 발행 건은 2월말 미-이란 전쟁 발발 이후 소강상태였던 한국 발행시장에서 처음으로 발행된 유로화 공모채이자 첫 아시아 SSA 유로화 공모채다. 지정학적 위기 확대와 유가 급등 등 국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외화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발행을 추진했다. 산은은 전쟁 발발 이후 발행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는 와중 우량채권에 관심 있는 투자자 수요를 적시에 공략해 신규 발행 프리미엄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산은 유로화 채권 역대 최저 가산스프레드로 발행해 한국 대표 SSA 발행사로서의 견고한 대외신인도를 확인했다. 산은 관계자는 “앞으로도 대표 국책금융기관으로서 한국물에 대한 안전자산으로서의 인식을 제고하고 벤치마크 수립을 통해 한국계 기관의 유리한 발행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안정적인 외화조달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종전 기대에 코스피·코스닥 급등…환율 ‘올 최대’ 낙폭[마감시황]

나흘 연속 하락하던 코스피가 1일 8%대 급등으로 마감했다. 미국-이란 전쟁 종전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장중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금리도 동반 급락했다. 이날 한국 국고채에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시작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44%(426.24포인트) 오른 5478.70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5.49% 오른 5330.04로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키웠다. 장 초반 코스피 시장에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매수 사이드카는 코스피200 선물 가격이 기준 가격 대비 5% 이상 상승한 상태가 1분 넘게 지속되면 발동된다. 투자자별 매매 동향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조7628억원, 6260억원을 순매도하고 기관은 4조268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중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이 포함되는 금융투자가 3조7030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피 전체 종목 중 843개는 상승 마감했고, 71개는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상승 마감했다. 대형 반도체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13.40%), SK하이닉스(+10.66%), 삼성전자우(+11.84%) 등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그밖에 현대차(+9.54%), LG에너지솔루션(+3.17%), 삼성바이오로직스(+4.52%), 한화에어로스페이스(+6.73%) 등도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06%(63.79포인트) 오른 1116.18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3.61% 오른 1090.36으로 출발해 장중 상승폭을 키웠다. 오후 들어 코스닥 상승폭이 커지면서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도 전체 종목 중 1561개는 상승 마감했고, 160개는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삼천당제약(-10.25%)을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모두 상승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번 랠리는 실질적인 리스크 해소가 아닌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 반등은 △전쟁 이후 누적된 과도한 리스크 오프 포지션의 되돌림 △정치적 발언에 기반한 기대 형성 △과매도 구간 진입에 따른 기술적 반등 및 월말 리밸런싱 효과가 결합된 결과라는 부연이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 대비 28.8원 급락한 1501.30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만의 하락 전환으로 지난해 12월24일 34원 급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이날부터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에 편입된 점은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WGBI 편입으로 이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금리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 걸쳐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은 전 거래일 대비 18.2bp(1bp=0.01%포인트) 내린 3.370%로, 10년물은 19.0bp 내린 3.689%로 거래를 마쳤다. WGBI 추종 자금이 유입되면 전쟁 이후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일 상승하던 금리에 하방 압력이 가해질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31일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2조7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9월3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3월 한 달간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규모가 7조1000억원이었는데 이중 3분의 1 가량이 30일에 유입된 것"이라고 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국내 보험시장, 아직 성장 가능…규제 개혁 필요”

국내 보험시장이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을 비롯한 악재로 고전하고 있으나, 상품을 공급하는 보험사의 노력과 제도개선이 맞물리면 향후에도 건전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헌수 보험연구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험시장이) 성숙된 나라일수록 산업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총생산(GDP) 증가와 보험산업 성장 사이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고, 해킹을 비롯한 새로운 위험에 대한 니즈가 고조되고 있다는 이유다. 생명보험사를 중심으로 추진 중인 요양사업에 피지컬 인공지능(AI)가 접목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리스크도 보험상품에 대한 니즈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원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의 성장률이 국내 보다 높다고 강조했다. 보험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정체됐다는 주장에 반박한 셈이다. 1인당 GDP가 1만달러 이하거나 (개인 또는 기업이) 위험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시장에서 오히려 보험가입이 저조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보험산업이 소비자 보호와 포용금융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건전성과 혁신을 함께 확보하면 지속가능한 성장 뿐 아니라 우리 경제·사회의 안정적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김 원장은 보험이 단순하게 위험 전가를 위해 보험료를 지불하고 사고 발생시 보험금을 받는 금융제도를 넘어 생산적 금융의 초석이 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자연재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자연인 또는 법인이 다시금 생산과 투자에 나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이유다. 또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유조선들이 통항을 멈춘 점을 들어 보험 없이 원유 수입을 하기 어렵다는 점도 거론했다. 원유도입선이 끊기면 나프타 재고 부족으로 이어지고, 쓰레기 봉투 등 일상생활 제품을 넘어 각종 산업에 쓰이는 제품 생산도 어려워진다. 김 원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제도개선도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가 보험상품에 가입하고 싶어도 막히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몇 년간 규제개혁의 필요성을 설파했고 정부도 규제 혁신 의지를 밝혔으나,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견해차와 금융권 전반에 드리운 포지티브(허용된 사업만 할 수 있는 방식) 시스템에 막혀 네거티브(금지된 것만 하지 않으면 되는 형태) 전환이 지지부진했다고 돌아봤다. 정부와 산업의 기대에 부응해서 철저한 연구·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씽크탱크로서의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구체적으로는 △소비자보호와 포용금융 △인공지능(AI)·디지털 등 환경 변화 △보험제도 정착 및 혁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신뢰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보험산업 특성상 소비자가 정보 비대칭으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라고 설명했다. 민원이 많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는 불완전판매와 부당승환을 비롯한 보험사측 문제가 없지 않으나, 보험사기와 범죄 예방을 위한 확인 작업에서 갈등이 빚어지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선량한 가입자를 보호하고 시장 질서를 유지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에이전틱 AI 등의 기술 발전이 효율성과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새로운 소비자보호 과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황현아 보험연구원 실장은 AI 에이전트의 보험금 지급 여부 판단 관련 질문에 “AI가 의사결정을 내리는 단계가 되기 전에 규범 관련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답변했다. 한편, 김 원장은 한국보험학회장과 금융감독원 보험산업 감독혁신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등을 지냈고, 임기는 3년이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한금융그룹, ‘에너지에 진심’ 3주년...“탄소중립 확산”

신한지주가 2023년 선언한 그룹 에너지 전략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이 3주년을 맞이했다.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은 △반드시 써야 한다면 친환경 에너지로 조달(친환경 에너지 사용) △써야하는 과정에서는 절약(에너지 절약) △절약을 통해 아낀 재원은 사회 환원(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겠다는 신한금융의 다짐을 체계화한 것이다. 특히 신한금융은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 에너지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차량 5부제, 건물 에너지 효율화, 의류순환 DAY 등 생활 밀착형 캠페인을 동시에 추진하며 솔선수범하고 있다. 먼저 이달 23일부터 임원·부서장 업무용 차량을 포함한 전 그룹사 임직원 차량을 대상으로 '차량 5부제'를 확대 시행하고 있다. 본사와 자가건물의 소등 관리 등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줄이기 위한 에너지 효율화 활동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 그룹사의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의류순환 DAY'를 실시했다. 임직원 700여명이 의류 5000여점을 기부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의류를 기부하며 힘을 보탰다. 기부된 물품은 사회적 기업인 '아름다운가게'를 통해 판매된다. 이를 통해 자원순환과 나눔의 가치를 실현할 계획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과 자원순환은 일상에서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드는 중요한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신한금융은 임직원 함께 탄소중립 실천 문화를 확산하고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에너지에 진심인 신한금융그룹'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1분기 신규상장 9곳 그쳐…공모 흥행에도 기업은 ‘타이밍’ 재는 중[월간IPO]

올해 1분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상장 건수가 크게 줄며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실제 증시에 입성한 기업은 대체로 흥행에 성공해 공모주 투자 열기는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공모 수요는 살아있지만 중복상장 규제 강화 움직임과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에 따른 증시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기업이 상장 시점을 한층 보수적으로 조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신규상장 기업은 코스피 1개사, 코스닥 8개사로 총 9개사로 집계됐다. 코넥스와 스팩(SPAC) 기업은 제외한 수치다. 지난해 1분기 코스피 3개, 코스닥 20개사가 상장한 것에 견줘 약 60.9% 줄어든 규모다. 공모 규모 역시 7721억원에 그치며 전년 동기(1조8430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통상 1분기는 IPO 시장 비수기로 꼽힌다. 12월 결산법인은 감사보고서를 확정하는 3월 이후 상장 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올해는 계절적 요인에 더해 상장 제도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부터 기관투자자 의무 확약 비율을 40%로 하는 제도가 시행됐고, 지난달 중복상장 금지 기조 방향이 제시됐다. 반면 상장한 기업은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신규 상장한 9개사 중 7개는 공모가 대비 시초가가 두 배 이상 뛰었다. 액스비스, 에스팀, 아이엠바이오로직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300% 상승하며 이른바 '따따블'을 기록했다. 카나프테라퓨틱스와 메쥬, 리센스메디컬도 상장 첫날 두 자릿수 이상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모 물량은 적은 반면 증시 유동성은 높은 편이라 희소성이 부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 수요예측 환경 변화도 흥행을 뒷받침했다. 올해부터 주관사는 기관투자자 배정 물량 중 40%를 의무보유를 확약한 투자자에게 우선 배정해야 한다. 1분기 신규 상장 종목의 의무보유 확약 비율은 51.53%로 지난해 평균 18.9%를 크게 웃돌았다. 실제 확약 배정률도 평균 87%에 달해 상장 초기 유통 물량을 줄이는 효과를 냈다. 이런 온기가 시장 전체로 확산했다고 보긴 어렵다. 2월 코스피에 상장한 케이뱅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했고, 상장 당일 종가 수익률도 0.4%에 그쳤다. 강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IPO 시장의 열기가 코스닥 중소형주 위주 선별적 종목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형주에 대한 시장의 밸류에이션 잣대는 여전히 엄격하다"고 말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1일 현재 한국거래소 예비심사 청구 기업 목록을 보면 인텔리빅스, 제이피이노베이션, 니어스랩, 해치텍 등 코스닥 상장 추진 기업이 십여곳이 대기하고 있는 반면 코스피 대형 후보군은 없다. 강 연구원은 “정부의 시장 활성화 기조에 힘입어 코스닥 시장의 신규상장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나, 중복상장 관련 가이드라인이 확정되지 않을 2분기까지 코스피 시장의 대어급 종목 상장 추진은 불확실한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4월 상장 예정 기업은 인벤트라와 채비 두 기업에 그칠 전망이다. 나노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인벤트라는 수요 예측에서 공모가 상단(1만6000원)을 확정 지으며 2일 코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업 채비는 10~16일 수요예측을 거쳐 20~21일 일반 투자자 청약이 예정되어 있다. 희망 공모가는 1만2300~1만5300원이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자도 부담, 연장도 막혀”...다주택자 ‘매물 카드’ 꺼낼까 [가계부채 관리방안]

정부가 다주택자의 '버티기 전략'을 정면으로 겨냥한 대출 규제 카드를 꺼내들자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만기 연장을 제한해 보유 부담을 높이겠다는 정책 방향이 구체화되면서, 매물 출회 가능성과 가격 흐름 변화를 둘러싼 해석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대출에 기대 버텨온 다주택자들의 선택 폭이 좁아지면서 실제 시장에서 '매물 증가'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원회는 1일 관계부처와 함께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오는 17일부터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가 보유한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출을 연장하거나 갈아타며 주택을 유지해 온 다주택자들은 만기 시점에 상환 압박이 커지거나 매각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당국은 이같은 조치가 시장에 매물을 유도하는 직접적인 장치로 작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만기 일시상환 방식의 다주택자 주담대는 약 1만7000가구, 4조원 규모이며 이 중 상당 물량이 올해 만기를 맞는다. 대출 연장이 막히면 일부 차주는 보유 주택을 줄이거나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 현재 시장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절세 목적의 급매물이 늘고 있지만, 유예 조치가 끝나는 5월 이후에는 다시 매물이 잠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이러한 '매물 공백'을 최소화하고 공급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기존 보유자의 레버리지 유지 자체를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는 매물 증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강남권 등에서는 만기 연장 제한이 매각 압력으로 이어지면서 고가 아파트 중심의 공급 확대 가능성도 거론된다. 동시에 가계부채를 장기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로드맵까지 포함된 만큼, 가격 상승을 억제하는 하방 압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총량 관리 강화, 정책대출 축소, 주택담보대출 별도 관리 목표 설정 등도 유동성 축소 요인으로 꼽힌다. 대출 문턱이 높아질수록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이 줄어들고, 이는 결국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다. 우회 자금 조달 경로까지 차단한 점도 눈에 띈다. 금융당국은 사업자 대출이나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을 활용한 주택 매수 방식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초고가 주택 거래에서 활용되던 자금 조달 수단이 제한되면, 고가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모든 다주택자가 동일한 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과거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주택을 매입한 경우 대출 의존도가 낮아 상환 부담이 크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전세 보증금을 높여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우회하며 보유를 지속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대차 시장에 미칠 영향도 변수다. 매매시장에서는 안정 효과가 기대되지만, 다주택자들이 공급하던 전세 물량이 줄어들 경우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국이 기존 임대차 계약이 유지되는 경우 만기 연장을 예외적으로 허용했지만, 이는 단기적인 완충 장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실수요자에 대한 예외 조치도 포함됐다. 무주택자가 연말까지 해당 주택을 매수할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 종료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해 사실상 제한적 갭투자를 허용했다. 반면 10억~15억원 이하 중저가 주택 시장은 대출 규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 실수요 중심의 거래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번 대책을 두고 시장에서는 다주택자의 보유 부담을 높여 매물 출회를 유도하고 동시에 유동성을 조이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세시장 불안과 일부 계층의 규제 회피 가능성 등 차주들의 대응에 따라 효과는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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