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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이사회] KB금융지주, 지배구조도 ‘리딩’...11월 위기설 실체는

KB금융지주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타 금융지주사(6년)보다 적은 5년으로 제한하고, 이사회의 다양성과 전문성을 충족하며 지배구조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체 사외이사 7명 가운데 3명이 여성 사외이사로, 비중은 42%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KB금융지주의 이사회 구성 변화보다 오는 11월 임기가 만료되는 양종희 회장의 거취를 주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오는 3월 말까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고, 추후 금융사 지배구조법 등 각종 법률 개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KB금융이 1차 적용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수의 기관투자자, 지배구조 전문가들은 이사회 기능, 역할을 포함한 KB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전반을 호평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공식,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최고의 사외이사진을 선임하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이 3월 정기주총에 앞서 주주총회 의결권이 있는 주식 0.1% 이상을 6개월 이상 보유한 주주로부터 사외이사 후보자를 추천받는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같은 경우 주주의 권익 보호, 투명한 주총 운영을 위해 직전연도의 정기주주총회일로부터 6주 전인 이달 11일까지 주주들로부터 사외이사 후보군을 추천받았다. 기업 지배구조에 정통한 한 고위급 인사는 “KB금융지주, 신한지주는 대형 금융지주사 중에 지배구조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다수의 전문가들에게) 사외이사 후보군을 의뢰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KB금융, 신한지주의 사례가 다른 지주사로 확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는 77%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를 비롯해 다수의 주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예를 들어 양종희 회장은 2023년 11월 임시주주총회에서 찬성률 97.52%를 받아 회장 취임에 성공했다. 양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율은 2.48%에 그쳤다. KB금융지주 최대주주인 국민연금(2023년 9월 말 지분율 8.75%)도 양 회장 선임 안건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은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도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표가 경쟁사와 비교해도 높지 않았다. 차은영·김성용 ·최재홍·여정성 사외이사 후보 선임 안건의 반대율은 8.8~10.17%였다. 신한, 하나, 우리금융지주는 일부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20%가 넘는 주주들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양종희 회장은 취임 이후에도 기업가치 제고, 생산적 금융, 실적 등 경영 현안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재임 기간 대형 금융사고가 발생하지 않았고, 사법리스크도 양 회장과는 먼 이야기다. KB금융그룹 내부에서는 9년간 재임했던 윤종규 전 회장의 성과와 존재감이 워낙 컸던 탓에 양 회장의 리더십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상당수의 임직원이 양 회장의 의사결정 방식, 문제 해결방안 등에 강한 신뢰와 지지를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안팎의 고위급 인사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양 회장은 본인의 성과를 피력하기보다 윤 전 회장의 체계를 계승하면서도 KB금융그룹 임직원과 임원들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른바 '전략가형 CEO' 라는 게 중론이다. 결국 KB금융이 양 회장 체제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오는 11월 전까지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양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 회장과 비교할 때 정책·대외 관계 측면에서는 다소 조용한 행보를 보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들이 재임기간 정부, 국회 등과 접점을 넓히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취지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고위급 관계자는 “(양종희 회장은) 회장직 자체에 대한 욕심보다는 업무 연속성, 그룹의 방향성 측면에서 한 차례 연임을 생각할 것 같다"며 “이를 위해 본인이 어떤 스탠스, 포지션을 취하는게 필요할지를 두고 나름의 생각이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어 “다만 (다른 회장들과 비교할 때) 이 사안을 대외적인 활동, 네트워킹 등으로 타개해야겠다는 생각은 크지 않은 것 같다"며 “이는 센스, 감각보다는 (양 회장의) 기본적인 스타일, 성향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나오는 3월 말 이후가 양 회장의 '정무적 능력'을 보여주는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이미 금융당국이 3월 말까지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놓겠다고 공언한 상황에서 금융지주 CEO들이 전면에 나서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금융당국'의 시간으로, 금융사와 CEO 모두에게 조심스러운 시기"라며 “금융지주사 회장들은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가, 3월 말 지배구조 개선방안이 나오면 (4~5월부터) 대외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미리보는 이사회] “금융지주 참호구축, 사외이사-회장 임기 제한 해답”

금융당국이 오는 3월 말까지 금융권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사회가 회사의 이익보다 사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이른바 '참호구축' 문제를 뿌리뽑는게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고, 금융지주 회장 3연임을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기 최초 2년, 연임시 1년 단위로 연장되는 사외이사와 달리 회장의 임기는 3+3년으로 괴리가 커 사외이사가 자신의 연임을 위해 회장에게 우호적인 태도를 취하는 구조가 형성된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 사외이사 임기는 최초 선임시 2년이고, 1년 단위로 연임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서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장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사회는 회사 경영계획, 경영진 승계 계획 수립, 경영진 평가 및 보상 등의 막중한 역할과 책임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사회가 경우에 따라 회사 이익보다 회사 경영진과의 사적인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참호구축'으로 변질된 것은 금융지주 사외이사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 금융지주 사외이사는 이해상충, 겸직 제한 등의 요건이 까다롭고, 역할과 책임은 큰 반면 타 업종 대비 보수는 낮은 편이다. 이로 인해 사외이사 후보군 가운데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대기업에서 퇴직한 지 얼마 안 된, 소위 '몸값'이 높은 이들은 금융업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짙다. 반대로 금융지주사는 사외이사 후보군을 구축하는데 어려움을 겪다 보니 상대적으로 연령대가 높은 인사를 영입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상당수의 전현직 사외이사, 지배구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지주 사외이사를 두고 “갈 곳 없는 이들이 가는 곳", “생계형 이사"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는 계열사 사장단도 마찬가지다. 상당수의 금융지주사는 현직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심사, 추천하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이 계열사 사장의 성과를 평가하는 '권한'을 보유 중인데, 금융지주 계열사 사장의 임기는 사외이사처럼 2+1년으로 제한된 탓에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임기가 긴 금융지주 회장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사외이사들이 독립적인 의사결정권을 갖고, 이사회의 역할과 기능에 집중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의 최우선 과제라고 조언했다. 사외이사 임기를 3년 단임제로 제한하고, 금융지주 회장이 연임할 때 주주총회의 특별결의를 받도록 규정을 강화하는 동시에 3연임을 금지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조명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는 3년 단임, 겸직을 허용하고,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은 특별결의로 결정하는 동시에 3연임은 정관으로 배제하는 것이 해답"이라며 “이렇게 되면 사외이사들은 3년간 자유롭게 회사·CEO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고, 회장은 주주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아 연임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서로 봐주기' 식의 고질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융권에서는 사외이사 관련 규제들을 과감히 손보지 않는 한, 단순 임기만 제한한다면 이사회 기능이 기존보다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의 표현대로 '경쟁사 출신'이 이사회의 멤버로 참여한다고 해도, 해당 기업의 업무나 현안을 파악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3년 단임이라는 임기 동안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간 이사진을 위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이수하도록 의무화하는 것도 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는 다수의 계열사를 두고 있는 대기업인 점을 고려할 때, 사외이사 같은 외부 인사가 회사의 업무를 파악하기에 3년이라는 시간이 과연 적정한지는 의문"이라며 “금융권 입장에서도 사외이사의 임기와 겸직을 금지한다면 더 많은 사외이사 후보군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 사외이사의 임기를 제한하지 않고, 역량 있는 인사들이 계속 연임이 가능하도록 금융당국과 국회가 제도적인 기반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의견도 있다. 사외이사의 평가 기준, 역량을 까다롭게 규정하고, 소위 '실력 없는' 이사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하는 구조가 구축된다면, 이사회 독립성도 강화된다는 취지다. 이는 현재 금융당국이 금융지주의 지배구조를 정조준한 의도와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금융권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과 맞닿아있다.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 연임 제한, 이사회 참호 구축 등이 기업의 본질적인 경쟁력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며 “금융지주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지, 우리나라 산업, 국가 경제에서 금융의 역할, 금융지주 내 계열사들은 어떻게 규율할지를 고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기나 연임을 제한하는 것은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고 밝혔다. #신한지주 #KB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은빛 고객 모셔라”…보험 팔던 생보사, ‘시니어 케어’ 속도전

생명보험사들의 시니어 케어 사업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보험업의 본질을 유지하면서 보험업황 부진과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할 수 있어 뛰어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18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현재 선두주자는 KB라이프로,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해 11월 144인 규모의 프리미엄 요양시설 '강동 빌리지'을 오픈했다. 또한 양사는 서울 서초·은평, 수원 광교, 위례 등 총 어르신 700분을 모실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KB라이프 역삼센터'를 통해 요양 컨설팅, 보험상담, 자산관리 등 KB금융그룹의 다양한 기능을 모은 원스톱 시니어 플랫폼도 운영하고 있다. 단순 요양을 넘어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고객과 동반성장하는 거점을 마련한 셈이다. KB라이프는 입소자에게 1대 1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으로, 금융업권 최초로 전문 간호사로 구성된 케어 컨설턴트를 상주시키는 등 경쟁력 향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라이프도 경기도 하남에 위치한 첫번째 프리미엄 요양원 '쏠라체 홈 미사'를 필두로 시니어 돌봄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쏠라체 홈 미사는 60명 정도 입주가 가능하고, 1인 1실 중심의 구조로 이뤄졌다. 신한라이프의 시니어사업 전담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는 신체활동과 인지기능 유지·향상을 위해 높은 수준의 돌봄 인력에 스마트 돌봄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15일 열린 개소식에 천상영 신한라이프 사장과 우석문 신한라이프케어 대표 뿐 아니라 진옥동 신한지주 회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정용욱 신한투자증권 신한프리미어총괄사장이 자리한 것도 특징이다. 그룹 차원의 관심을 기울이는 사업이라는 의미다. 진옥동 회장은 “금융·주거·의료 서비스를 한 공간에 담아낸 곳"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금융지주에서도 움직임이 포착된다. 하나생명은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켰고, 내년 9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지축동에 도심형 요양시설을 연다는 목표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서 새 식구로 맞이한 동양·ABL생명을 통해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기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의 행보가 돋보인다. 삼성생명의 100% 출자로 탄생한 삼성노블라이프는 프리미엄 실버타운 '삼성노블카운티' 인수와 조직 개편 등 참전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홍원학 삼성생명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라이프케어 복합금융 플랫폼'을 천명한 것의 일환이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신규시설 개발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하는 신사업추진팀, 시니어 리빙·케어 관련 상품 및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R&D센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삼성노블라이프는 삼성노블카운티의 입주회원 전용식당을 비롯한 곳을 대상으로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주거비용과 보험금 신탁이 연계되는 등 다양한 모델이 대두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양사업을 전개하는 기업들로서도 2차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만큼 잠재 고객군을 대상으로 펼칠 수 있는 사업을 토대로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까지 오픈한 요양시설 중 다수는 하남·위례 등에 자리잡은 경우가 많다. 대형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 및 서울 도심 등으로 이동하기 용이하고, 부동산 매입의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향후에도 부지 매입 비용이 크지 않은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규정상 생보사가 요양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토지와 건물을 자체 소유해야한다. 업계 안팎에서 장기 임대의 필요성을 설파하는 등 규제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까닭이다. 어르신 증가로 불어나는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는 일명 '미스매치' 현상이 심화된다는 이유다. 한국은행도 요양시설 부족이 중증 노인의 비자발적 타 지역 이주를 초래하는 등 가족의 돌봄 부담 증가와 노동시장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양시설의 특성상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 가능한 사업자가 운영해야한다는 취지에는 동감하나, 자본건전성이 높은 사업자들이 진출하는 흐름상 규제 완화의 리스크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주가 왜 이래?”…보험사에 날 세운 행동주의 펀드

국내 보험사를 상대로 행동주의 펀드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연기됐지만, 1·2차 개정안이 처리됐고 주주총회 시기가 다가오는 등 '무대'가 깔린 영향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국내 보험사는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편으로 평가받아 왔다. 보험사 주가가 내재가치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건전성 규제 충족과 자본 확충 부담 등으로 보수적인 자본정책을 유지해온 영향이 컸다. 그러나 미국·영국·스위스를 비롯한 곳에서 포트폴리오 개선,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의 요구가 관철되면서 국내에서도 행동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흐름에 대해서는 견해가 엇갈린다. 우선 거버넌스 개선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요구하는 경영진 견제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맴돈다. 최근 보험사의 사업비 등 비용 문제가 부각되는 점도 이들에게 힘을 싣는 요소다. 반대편에서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이 단기 주가 상승을 비롯한 효과에 치우쳐 신성장동력 육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투자를 늘리는 상황에서 현금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에 과도한 재원을 투입하면 확장 여력이 줄어든다는 논리다. 최근 국내에서 눈에 띄는 행동주의 펀드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다. 얼라인은 지난해 1월부터 DB손해보험에 투자해 1.9% 수준의 지분을 확보했고, 최근 주주가치 제고를 목적으로 하는 8개 항목을 담은 공개서한을 보냈다. DB손해보험의 주가가 지난 13일 오후 4시10분 기준 18만2100원으로 지난해말~올 1월 중순 대비 5만원 가까이 높아졌고, 2025년도 현금배당(7600원)을 전년 대비 11.8% 끌어올렸음에도 밸류업 플랜 재발표를 요청한 원인으로는 주주환원과 자본배치가 꼽힌다. DB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지난해 3분기 기준 226%로 감독당국의 권고 수준을 크게 웃돌고, 업계 최상위권의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지난달 30일 종가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이 5.4배로 국내 배당 가능 보험사 및 해외 주요 보험사 대비 낮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실제로 메리츠금융지주·삼성생명·삼성화재가 중기 주주환원율을 연결 기준 50%로 설정한 반면, DB손보는 2028년까지 별도 기준 35%를 목표로 잡았다. 얼라인은 3차 상법개정을 앞두고 발행주식총수의 0.86%(약 778억원)에 달하는 자사주를 사내근로복지기금에 출연해 의결권을 부활시키고 12.6%의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지배구조 문제도 짚었다.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DB손보 지분율이 18.47%(DB김준기문화재단 지분 제외)인 반면, DB inc 지분율은 2배가 넘는 43.7.1%인 까닭에 보험업 등으로 창출된 이익이 주주환원 보다 내부거래를 통해 DB inc로 이익을 이전하는 것이 지배주주에게 경제적으로 유리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얼라인이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내부거래위원회 재설치를 요구하고,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로 민수아·최흥범 후보를 추천한 것도 경영진 감시를 강화해야한다는 맥락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출신인 민 후보는 기관투자자로서 DB손보를 포함한 보험사 장기투자 경험을 토대로 이사회 다양성과 자본시장 역량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 받았다. 최 후보에 대해서는 AIG·라이나생명 등 글로벌 보험사에서 인공지능 전환(AX)을 이끈 인슈어테크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두 후보 모두 회사 및 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얼라인은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이저에도 주주서한을 보내고 다음달 11일까지 공개적인 답변과 밸류업 플랜 발표를 촉구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6월 기준 설계사 6908명을 보유했고 지난해 300억원이 넘는 정착지원금을 투입한 초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로, 얼라인의 지분율은 18.05% 수준이다. 별도 매출은 6097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얼라인은 PBR이 1.8배로 국내 동종기업(인카금융서비스) 및 미국·일본 GA 보다 낮은 점에 착안, △비핵심자산 매각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분리선임 감사위원 2명으로 확대 △이사 및 주요 경영진 보상체계 공개 △중소 GA 인수 등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야한다고 주장했다. 곽근호 회장이 2024년 8월8500만원을 받는 등 이사·감사 전체 대상 보수지급총액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나, 감사위원의 연간 보수가 1800만원으로 대조를 이룬다는 점도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행동주의 펀드가 '메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다른 업종에서 기업·주주가치 보다 펀드의 명성을 '밸류업'하려는 시도가 많았던 점은 주의해야 한다"며 “이를 방어하는 과정에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오히려 비효율성이 증대되면서 펀더멘탈 향상이 늦어질 수 있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반도체 훈풍 이어진다…증권가, 삼전·하닉 목표가 ↑[포스트 설 예보-➇반도체]

설 연휴를 마치면 자본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켠다. 글로벌 외환 시장의 변동성과 미국 증시의 향방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방산과 반도체 등 주도 섹터의 탄력 유지 여부와 이차전지, 자동차, 에너지·화학 등 주요 산업군이 맞이할 단기 국면을 집중 분석해 연휴 이후의 투자 지도를 그려본다. [편집자주] 증권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다. 올 1분기 호실적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올해는 비메모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대만 기업 TSMC의 생산능력이 수요를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삼성·키움·신한·NH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잡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흥국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종전 21만원에서 23만원으로 10% 상향조정했다. 흥국증권은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113조9000억원과 37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21%, 88% 증가한 수준이다. 이 같은 전망은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 것이다. 흥국증권은 1분기 메모리 반도체 계약가격 상승 조짐을 반영해 범용 D램과 낸드의 평균판매단가(ASP) 상승률을 전 분기 대비 각각 56%, 53%로 추정했다. 여기에 TSMC의 생산능력 부족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흥국증권은 삼성전자의 테슬라 수주를 계기로 파운드리 사업의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기계약 확대는 변수다. 흥국증권은 삼성전자가 장기 수요 가시성 확보와 고객 관계 강화를 위해 장기계약 체결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장기계약이 현실화될 경우 하반기에는 가격 상승세가 다소 안정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장기계약 확대로 인해 단기적인 '가격 폭등'에 따른 이익 극대화는 다소 제한될 수 있으나, 오히려 이를 통해 확보된 공급 안정성이 2027년 역대급 영업이익 성장을 이끄는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비메모리 부문 역시 변화 조짐이 감지된다. 키움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비메모리 부문의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내년에는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700'의 갤럭시 S27 내 점유율이 50%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반영한 것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비메모리 부문 매출액은 36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확대되고, 영업이익은 1조8000억원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비메모리 사업에 대한 시장 기대치도 점차 높아지며, 향후 주가의 추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분기 최대 실적 경신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증권은 올해 1분기 SK하이닉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38조9000억원과 24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각각 18%, 8.4%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라 교보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1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10% 올렸다.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 역시 메모리 공급 제약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꼽힌다. 교보증권은 1분기 D램 생산량 증가율(B/G)을 -1%로 전망한 반면, ASP는 2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역시 생산량 증가율은 -3%로 제한적인 반면, ASP는 2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1분기 영업이익률은 63%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물건(용량 기준)은 전 분기보다 덜 팔리겠지만, 판매 가격이 대폭 뛰어 실적은 매우 좋아질 것이란 의미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이 HBM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흥국증권 손인준 연구원은 범용 D램과 낸드의 체질 개선이 HBM 시장 확대와 맞물리며 AI 사이클 2단계가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차세대 낸드 기반 고대역폭플래시(HBF)에 대한 기대도 제기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향후 HBF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의 승인을 거쳐 표준화될 경우 관련 생태계 내 기술 선도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거동 못하면 예금도 못 푼다?”…고령자에겐 ‘먼 은행 창구’ [이슈+]

고령 또는 신체·정신적 제약으로 은행을 직접 찾거나 모바일을 활용하기 어려운 예금주들이 정기예금 등 금융상품을 제때 해지하지 못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행 은행권은 온라인 해지가 불가능할 경우 예금주 본인의 영업점 방문과 대면 본인확인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거동이 어려운 고령층에게는 사실상 자금 인출이 막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예외적으로 치료비 목적 인출 절차가 마련돼 있지만, 엄격한 요건과 제한적 적용 범위로 인해 재산권 보호에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기예금은 대부분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온라인 해지가 가능하다. 다만 세부적으로 은행 앱 설치와 로그인→예금/정기예금 메뉴 접속→해지할 계좌 선택→해지 요청→본인인증(핸드폰·OTP 등)→ 해지 완료 및 입금계좌 확인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일부 상품은 인터넷·스마트폰뱅킹으로만 해지가 가능하며, 2019년 2월 27일 이전 비대면 신규 가입분의 경우 온라인 해지가 제한돼 오프라인 영업점을 찾아야 한다. 은행권은 예금을 해지하려는 경우 예금주 본인이 방문해 본인확인 후 해지함이 원칙이지만, 본인이 방문하기 어려운 경우 적법하게 인출 권한을 위임받은 대리인인 성년후견인, 가족 대리인 등에게 지급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가족 또는 정당한 위임권한을 받은 대리인이 위임에 관련한 서류를 지참해 영업점에 방문하면 된다. 만일, 예금주가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대리인이 서류를 지참해 방문하는 등 제반 과정을 기다리지 못할 수준의 급박한 상황에 처했다면 '치료비 목적 예금의 지급·해지 업무처리' 방법이 은행권 공동으로 마련돼 있다. 치료비 필요에 의해 급한 자금이 요구되는 상황에 따른 것이다. 대상은 병원·요양병원·요양원 등에서 입원비, 검사비 등 치료목적 비용이 발생한 예금주다. 치료기관에 연동지급하는 방식으로, 치료비 지급 시 불편이 예상되는 예금주의 의식 유무·거동 가능여부·가족존재 여부 등 4가지 상황으로 구분해 업무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이 역시 은행에서 진단서, 가족관계 확인 서류, 대리인 실명증표, 치료비 청구서·영수증 등 케이스별 필요한 서류를 요구할 수 있다. 가족 등 대리인이 없어 가족 외 타인이 신청할 경우라면, 예금주의 의식이 있어야 하며 은행이 요구하는 서류에 위임장이 추가돼야 한다. 위임장에는 실명확인자(은행원)의 유선 등을 통해 예금주의 의사확인 내용이 기재되는 것이 원칙이다. 예금주가 의식불명인 경우 가족만 진행 가능하며, 실명법상 가족으로 인정되는 가족은 직계가족 뿐만아니라 형제, 자매, 삼촌, 고모 등 친척도 포함한다. 일각에서는 은행 직원이 직접 예금주의 거처를 방문해 본인확인을 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은행권은 영업점의 실질적 업무에 따른 인력 운영의 한계와 함께 비(非)고령자와의 형평성 문제, 개인정보 이용의 적법성 등 각종 문제에 휩싸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다만 재산권 보호를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보완책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치료비목적 예금 지급·해지업무의 경우 예금주의 정당한 재산권을 보다 넓게 보호하기 위해 마련한 조치이기도 하다"며 “지난 2013년 금융감독원이 의식불명자에 한해 치료비목적 본인예금지급 관련 협조요청을 보내 예외 인출을 진행한 케이스가 발생한 이후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공동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신용대출 금리 4% 재진입...‘빚투’ 열풍에 불안 커진다

은행권 신용대출 금리가 다시 4%대로 올라서면서 가계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코스피가 5000선을 돌파하며 이른바 '빚투' 수요가 살아난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빠르게 늘 경우, 향후 금리 상승 국면에서 또 다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등급·1년 만기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13일 기준 연 4.010~5.380% 수준으로 집계됐다. 2024년 12월 이후 3%대를 유지하던 금리 하단이 1년 2개월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금리 하단은 0.260%포인트, 상단은 0.15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신용대출의 주요 지표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같은 기간 2.785%에서 2.943%로 0.158%포인트 오른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오름세다.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360~6.437%로, 지표 역할을 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0.107%포인트 상승한 데 따라 하단과 상단이 각각 0.230%포인트, 0.140%포인트 높아졌다. 변동형 주담대(신규 코픽스 기준, 연 3.830~5.731%) 역시 코픽스가 2.890%로 변동이 없었음에도 0.1%포인트가량 상승했다.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 우대금리가 축소되고 가산금리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다만 최근에는 단기물 금리가 장기물보다 더 빠르게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4% 선을 다시 넘어섰다는 분석이다. 일부 우대금리를 적용한 사례를 제외하면 주요 시중은행에서 3%대 가계대출 금리는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대출 잔액 흐름을 보면 전체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2일 기준 765조2543억원으로, 1월 말보다 5588억원 줄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609조5452억원)이 5793억원 줄며 전체 감소를 이끌었다. 규제 영향이 지속되면서 2월에도 비슷한 감소 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신용대출은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달 들어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8405억원으로 950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해 11월 말 약 40조원으로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뒤 감소했으나, 최근 다시 39조8000억원대로 반등했다. 통상 연초에는 상여금 유입 등으로 신용대출 상환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오히려 잔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주식시장 강세와 맞물린 투자 목적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규제로 묶인 상황에서 신용대출이 빠르게 불어날 경우 가계의 금리 민감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마이너스통장 이용자가 늘어난 상태에서 금리가 추가 상승하면 이자 부담이 단기간에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슈&인사이트]대부업 위축 소비절벽, 제도 개선으로 내수 회복 돌파구 찾자

최근 정부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와 대출 규제 강화가 가계부채 급증 억제 측면에서 정책적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제도권 금융 문턱이 높아지며 실수요자·취약계층의 자금 수급은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은행과 제2금융권은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신용도·소득 요건을 강화하고, 저신용·소액 대출 대상은 사실상 대출의 '대상 밖'으로 밀려나고 있다. 해당 과정에서 취약계층의 가계 여건은 가계지출 축소, 의료·교육 비용 유예, 소비 연기 등으로 나타나며 내수 회복 속도를 둔화시키는 구조적 리스크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업의 경우 정부가 2021년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인하한 이후 전체 대출 잔액과 신용대출 공급 규모가 감소했다. 대부업권의 경우 차주의 높은 위험 프리미엄을 반영한 대출금리 인상에 한계가 있어, 담보대출로 전환하면서, 저신용 개인 차주의 금융 접근성이 약화되었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부업체 이용고객 수는 2019년 177만 명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71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일본의 대부업에 해당되는 대금업은 1990년대 이후 은행의 대출 문턱을 높이는 상황에서 금융소비자에 대한 무담보 대출 공급을 통해 금융지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대금 협회 중심의 자율규제를 바탕으로 과대대출과 고금리 대출 공급을 경계하면서, 은행 대출 공백을 메우는 안정적 소액 무담보 신용공급자로 특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 대금업은 저신용 차주에게 안정적 소액 신용대출을 제공하며 소비 여력을 지속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유럽·미국 등 선진국 일부에서는 법정 최고금리나 고위험 대출에 대해 시장금리 연동제·유연한 금리 상한 구간을 마련해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 차주가 만기 연장을 통해 파산이나 사채 시장으로 내몰리는 것을 방지하는 정책적 시도가 있었다. 즉,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 차주가 만기 연장을 통해 일시 상환 압박을 피할 수 있도록 법정 최고금리나 금리 상한을 시장금리에 연동해 유연하게 조정하였다. 또한, 고위험 대출의 경우 만기 연장, 상환기간 분할, 금리 재조정 등의 조건을 허용해 파산이나 사채 시장으로의 내몰림을 줄이는 정책적 시도가 있었다. 현재 연 20%로 고정된 법정 최고금리제도는 대부업자들이 대출을 줄이거나 저신용 차주를 배제하는 '역설'을 만들었다. 이로써, 금융시장에서의 금융사의 조달금리 변동분을 반영해 최고금리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시장금리 연동형 최고금리' 제 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동 제도는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 차주가 제도권 대출에서 완전히 밀려나는 것을 방지하고, 만기 연장의 기회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다. 한편, 대부업의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조달 방법을 다원화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현재 은행 대출이 대부업의 주요 자금조달 경로지만, 이를 유동화증권(ABS)으로 다양화하면 발행금리를 낮추어 대출금리 인하 여지가 커진다. 최근 금융당국이 서민금융회사·중견·중소기업에 대해 ABS 발행 대상 및 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의 자산유동화 관련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즈음해서, 대부업도 은행 또는 여신전문금융업체 수준으로 공모 및 자산유동화 구조 측면에서 규제가 완화되어야 한다. 즉, ABS 발행 요건, 기초자산 범위, 금리 구간(저금리 대출 비중 의무) 등에서 규제 완화시 대부업의 조달비용 절감은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금리 연동형 최고금리 도입과 ABS 발행 규제 완화를 통해 대부업의 조달비를 절감할 경우, 저신용·저소득 취약 차주에게도 낮은 금리·합리적 만기 구조를 제공할 수 있다. 이로써, 취약계층의 상환 부담이 줄어들게 되면 취약계층의 가계 소비가 회복되는 등 내수진작 효과가 기대된다. 2024년 발표된 캐나다 중앙은행 보고서는 대출금리 인상 시 중·저소득 가계의 소비가 크게 줄었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동 보고서는 한계적 가계일수록 이자 부담 증가에 대해 소비 감소 효과가 크다고 지적한다. 또한, 반대로 대출금리 인하 등 채무부담 완화가 이루어지면, 중·저소득·이자부담 비중이 큰 가계에서 좀 더 소비가 민감하게 회복된다는 미 프린스턴 대학교 경제학과 아티프 미안(Atif Mian) 교수의 연구도 제시된 바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부채 규제 강화와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이 위축되며 취약계층의 자금 공백과 소비 위축이 내수 회복을 저해하고 있다. 시장금리 연동형 최고금리 도입과 ABS 발행 규제 완화를 통해 조달비 절감→낮은 대출금리 제공→취약 차주의 상환 부담 완화→가계 소비 회복의 경로를 열어야 한다. 대부업을 취약계층의 금융 안전판이자 내수진작을 위한 정책 축으로 재정립하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bienns@ekn.co.kr

임대사업자 대출 13.9조 손본다…만기연장 시 RTI 재심사 검토 유력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며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 관행을 손보기로 했다. 14조원에 달하는 임대사업자 대출이 핵심 타깃으로, 만기 연장 시 임대소득 대비 이자상환비율(RTI)을 재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18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9일 은행권과 상호금융권 등 전 금융권 기업여신 담당 임원들을 소집해 임대사업자 대출의 상환 방식과 만기 연장 절차를 점검한다. 설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전 금융권 점검회의를 연 데 이어, 연휴 직후 다시 회의를 소집한 것이다. 논의 초점도 다주택자 전반에서 임대사업자 대출로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라고 물으며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이들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연장 혜택을 주는 것이 공정하겠느냐"고 지적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에도 세제·금융·규제 등에서 부담과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메시지를 연이어 던지며 다주택자 대상 금융 특혜 관행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융권에서는 대통령이 언급한 '연장 혜택'이 일반 주택담보대출(주담대)보다는 임대사업자 대출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임대사업자에 대한 특혜가 매집을 부추기고 매물 잠금을 강화해 정책 실패로 이어진 만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은행권의 부동산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7조원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상가·오피스 등 상업용을 제외한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은 13조9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다주택자가 개인 명의로 받은 주담대는 통상 30∼40년 만기의 분할상환 구조다. 만기 시 원리금 상환이 종료돼 연장 이슈가 크지 않다. 반면 임대사업자 대출은 최초 3∼5년 만기로 실행된 뒤, 1년 단위로 연장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개인 신규 주담대는 지난해 '6·27 대책'으로 금지됐고, 임대사업자 신규 대출도 '9·7 대책'에 따라 중단됐다. 그러나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은 만기 연장 관행에 따라 심사가 비교적 느슨하게 이뤄져 왔다. 그런 만큼 금융당국은 기존 임대사업자 대출을 대상으로 만기 시 재심사를 강화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만기 연장 심사를 대폭 엄격히 하거나, 금융회사가 임대사업자 대출 자체를 억제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만기 연장 심사 과정에서 RTI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RTI는 임대사업자의 연간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다. 현재 규제지역은 RTI 1.5배, 비규제지역은 1.25배 이상을 충족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하다. 규제지역에서 연간 이자비용이 1000만원이라면, 임대소득이 최소 1500만원을 넘어야 한다는 의미다. 다만 은행권은 임대사업자 최초 대출 시 담보가치와 임대소득, RTI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는 것과 달리, 1년 단위 만기 연장 시에는 형식적인 점검만 거쳐 RTI 요건을 사실상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규제 강화가 일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기 연장이 제한될 경우 차주가 대출 상환을 위해 주택을 매각할 수밖에 없어서다. 다만 대출 상환 압박이 임대료 인상으로 전가되거나, 부실 발생 시 은행이 우선 변제권을 갖는 구조상 세입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부 전문가들은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 보완책을 통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시장 충격과 세입자 보호 문제를 함께 고려해 제도 개선 방향을 신중히 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신한은행, 현대건설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 맞손

신한은행은 현대건설과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금융이 실물 경제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는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생산적 금융 확대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식에는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한우 현대건설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양사는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각 프로젝트의 특성과 자금 수요에 맞춘 최적의 금융 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실무 협력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협약에 따라 현대건설이 추진하는 △데이터센터 △신재생에너지 △인프라·환경 △전력중개거래 등 사업 전반에 대해 금융 협력을 강화하며 프로젝트별 금융자문, 금융주선, 투자 연계 등을 통해 자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양사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보 교류를 강화하고 협력체계를 구축해 프로젝트 특성에 맞는 금융상품 및 맞춤형 금융 솔루션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 12월 '그룹 생산적 금융 추진단'을 발족하고 국가핵심산업·혁신기업·제조업을 중심으로 자금이 실물 경제의 생산적 영역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번 업무협약 역시 신한금융그룹의 생산적 금융 확대 전략의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데이터센터,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등 국가 성장 동력 산업을 금융으로 뒷받침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 협력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라며 “현대건설과의 협업을 통해 우량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공해 금융이 실물 경제의 투자와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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