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이란 간 협상 결렬보다 타결에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쟁 변동성에도 국내외 증시는 우상향했다. 원유·외환·채권 등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지표가 안정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이번주 시작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도 상승을 견인하는 요소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8276억원, 1조2545억을 순매수했다. 이날도 외국인은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통상 기관과 외국인 순매수 수급현황은 현재 국면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을 엿볼 수 있는 지표인 만큼, 투자자들은 종전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7500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KB증권은 전날 코스피가 7500선 현실화 구간에 진입했다고 전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실적과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초점을 맞춰 코스피 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KB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 코스피 7500을 제시한 곳은 KB증권이 처음이다. 실제로 코스피는 최근 반등하는 흐름이다. 전쟁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며 5000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던 코스피지수는 전날 장 중 6000선을 돌파했다. 이어 이날에는 종가 기준으로도 6091.39로 장을 마감, 6000선을 넘어섰다. 코스피지수가 종가로 6000선을 넘긴 것은 전쟁 발발 당일인 지난 2월27일 이후 32거래일만이다. 글로벌 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를 제외한 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S&P500)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13일 종가 기준으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S&P500과 나스닥 종합지수의 13일 종가는 각각 6886.24와 23,183.74로, 전쟁 이전인 2월 27일 종가인 6878.88과 22,668.21을 상회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턴어라운드에 대해 “국내 시장이 중동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를 미리 선반영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미국 증시 또한, 미국이 전쟁당사국임에도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것은 극한상황의 정점은 지났다는 또 하나의 방증"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는 오히려 전쟁 리스크가 아닌 기초체력(펀더멘털)에 집중하는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관측된다. 인공지능(AI) 수요 등 긍정적인 기업 이익 전망이 변동성 국면에서도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긍정적일 것이란 기대가 미국 증시를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전쟁 노이즈로 이벤트 변동성은 커지지만, 하단은 휴전 재협상 가능성·금융주 실적 등으로 받쳐지는 구간이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시장도 협상 최종 결렬보다는 타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협상 결렬 소식과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에도 유가 상승폭은 제한적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iM증권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제유가는 협상 결렬 실망감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브렌트유 기준 배럴 당 105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 13일 100달러 밑으로 내려간 후 점차 하락하고 있다. 협상 진전을 시사하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의 발언과 미국·이란 간 2차 협상이 임박했다는 소식 등이 들려오면서다. 국채 금리 역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쟁이 격화되며 4.5%선을 바라보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까지 2거래일 연속 4.2%대를 유지했다. 중앙은행 금리정책 기조를 반영하는 2년물 국채금리도 지난달 26일 3.98%에서 정점을 찍고 안정세를 회복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채 금리 안정이 회사채 금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전쟁발발 직후 국채금리와 동반 급등했던 미국 AAA 회사채 금리도 대폭 하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달러 가치 역시 약세 흐름을 보이며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전날 현재 달러 인덱스는 7일 연속 하락했다. 글로벌 자금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는 흐름으로 풀이된다. 박 연구원은 “달러화 약세 흐름이 미국 증시의 반등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종전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핵심 의제인 우라늄 농축에서 미국과 이란이 구체적인 유예기간을 논의한 것 자체가 통상적인 협상이라는 시각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직전 협상은 결렬이 아닌 합의 전 정치적으로 유보된 협상으로 보인다"며 “휴전 시한인 이달 22일 전후로 합의 도출 가능성이 있고 시장이 이를 선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이란의 내수경제를 고려하면 오래 못 버틸 상황"이라며 “양국의 니즈가 맞아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 조치는 협상테이블에서 옵션을 갖추기 위한 것이라는 부연이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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