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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닻 올렸다…노동진 수협 회장, ‘노량진 개발사업’ 추진에 속도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이 수년간 부진했던 노량진개발사업과 관련해 전담 부서를 신설하고 속도내기에 나섰다. 노 회장은 노량진 일대를 수산클러스터로 구축하는 수협의 대형 프로젝트에 동력을 불어넣는 동시에 임기 내 급속 추진을 통해 수산업 재건을 앞당기겠단 포부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지난 26일 중앙회 내 노량진개발사업부를 신설했다. 신설된 사업부는 기존 경영지원부 내 노량진개발사업팀이 부서 규모로 확대된 것이다. 이후 노량진개발지원팀과 노량진개발사업단으로 나뉘어 사업 추진 활동에 나설 방침이다. 노량진개발사업단은 사업 추진 전략 수립을 비롯해 △개발 관련 규제와 규모 검토 △개발공모지침서 작성 △사업인허가 및 사전협상 대응 △사업 부동산개발회사 출자 관리 등 전반 업무를 수행한다. 노량진개발지원팀은 사업추진관련 법무와 회계·세무를 검토하고 민자공동개발사업자 공모와 관련된 업무 전반을 추진한다. 사업단 신설은 노 회장이 수협의 숙원사업이자 어업인 지원을 위한 프로젝트 '노량진개발사업'에 본격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협중앙회는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옛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화 사업에 나서면서 남은 약 1만4590평(4만8231㎡) 규모의 유휴부지에 공동주택, 업무시설, 판매시설 등을 세우는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23년 부동산 시장 악화와 고금리 등 외부 여건으로 사업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노 회장은 올 들어 부동산 시장 회복 등 사업 재개 가능성을 보고 서울시·동작구의 지원을 끌어내 재착수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동작구청과 관련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노 회장은 “서울시와 동작구 모두 노량진 잔여 부지 개발에 대한 지원 의사가 뚜렷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회복 신호가 확인돼 사업을 재추진하게 됐다"며 사업 재시동 배경을 밝혔다. 수협은 민간 공동개발사업자 선정을 위해 올해 초 자문용역을 재개하고 현재 공모지침서를 작성하는 단계다. 사업자 모집을 위해 공고를 내려면 개발 계획과 조건 등이 담긴 공모지침서가 필요하다. 이를 받아 본 후보자들이 개발구상안을 제출하면 수협이 최종 선정하게 된다. 수협은 하반기 중 지침서를 완료하고 늦어도 연말까지 사업자 선정을 마친다는 목표다. 사업자가 선정되면 지분출자 후 개발에 들어가는 순서를 거치게 된다. 노량진 개발사업은 수협중앙회가 서울의 핵심 부지를 복합도시로 탈바꿈시킴과 동시에 수산업 재건의 마중물을 끌어오는 3조원 규모 대형 프로젝트다. 개발 부지는 노들로·올림픽대로와 인접해 서울 핵심 입지로 꼽힌다. 수협은 해당 부지에 60층 규모의 복합시설을 조성하고 본사 이전을 비롯해 수산 관련 단체, 수산물 가공·유통 스타트업, 수산식품 연구센터 등을 유치함으로써 '수산 클러스터'로 탈바꿈시킬 계획을 세웠다. 특히 대형 유통업체 입점과 동시에 수산물 판매 협약을 맺음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 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시장과 복합시설을 잇는 연결통로를 설치하고 상호 연계형 할인제도를 시행하는 등 노량진수산시장 활성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사업에 따른 수익은 향후 어업인 지원과 수산업 재건 등 산업 활성화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수산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수산업의 연구, 가공, 유통 등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제고를 기대하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과 업무시설, 대형 상업시설 입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고용효과, 주민 생활편의성 증대 등 각종 부가적 파급효과도 따라올 전망이다. 아울러 노량진 일대가 주거, 업무, 문화, 경제활동이 어우러진 한강변 대표 복합도시로 재편됨으로써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될 수 있다. 수협은 회원조합의 건전성 강화와 수출 실적 확대 등으로 연계 효과를 누릴 전망이다. 다만, 노량진 내 사업 대상 부지는 서울시가 용적률과 건폐율 등을 지정한 '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서울시가 제시하는 가이드 등에 맞춰 사전 협상 등을 거쳐야 하는 점은 빠른 개발 과정 중 난관으로 꼽힌다. 노 회장은 이 기간을 최소화 하고 각종 실무 절차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본격적인 개발사업 착수까지 약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노 회장은 남은 임기 안에 개발 첫 삽을 뜨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임기가 4년으로 짧다보니 어떻게든 기초작업이라도 해놓자는 게 노 회장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며 “다음 후임자가 사업을 빠르게 이어받아 수산업 활성화 성과를 끌어오도록 하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동양생명 노조, 총파업 결의…우리금융 ‘전입신고’ 앞두고 암초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보험사 편입을 앞두고 걸림돌을 만났다. 인수합병(M&A)되는 회사의 구성원들이 총파업을 결의했기 때문이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노동조합 파업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참여한 조합원 637명 중 95.7%가 파업을 찬성했다. 투표율은 97.8%로 집계됐다. 이들은 △전 직원 고용보장 △임금 단체협상 승인 △합병시 노조 합의 △인수 후 독립 경영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월 기본급의 최대 1200%에 달하는 매각 위로금 지급이 화두다. 노조는 기존 대주주 중국 다자보험그룹이 이에 대해 침묵하자 우리금융에게 화살을 돌리고 있다. 인수에 따른 이득을 고려,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노동위원회 쟁의 조정이 중단되면 근로자의 법적 파업권이 부여되고, 다음달 1일 마련되는 노사 협상 결과에 따라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금융당국의 승인이 나긴 했으나, 아직 인수가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직접적인 노사협의에 나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제37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성대규 대표를 선임하는 등 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노조와 대화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인위적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등 구성원의 고용안정과 권익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한다는 방침이지만, 매각 위로금은 다자그룹이 지급해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원칙적으로 지급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위로금 단위가 큰 것도 우리금융의 입장을 공고하게 만든다. 지난해말 기준 동양생명 직원은 937명으로 오렌지라이프의 두 배가 넘는다. 동양생명과 함께 넘어오는 ABL생명을 합하면 신한라이프(1550명) 보다 많다. 과거 신한라이프 출범시 신한생명과 통합되는 오렌지라이프 임직원에게 매각위로금 400%를 지급한 것을 고려하면 600%로 합의한다해도 우리금융이 지는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 된다. 지난해말 두 회사의 자본이 2조1780억원 규모였으나, 이미 두 회사 인수를 위해 1조5494억원을 투입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지출이 이뤄지면 염가매수차익을 실현하는 의미가 퇴색될 수 있다. 올 1분기 순이익 총합이 643억원에 머무는 등 수익성이 하락한 것도 문제다. 동양생명의 경우 투자손익(504억원)이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했지만, 보험손익(41억원)은 계리적 가정 변경 등을 이유로 92.7% 급락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도 127.2%로 지난해말 대비 28.4% 하락했다. 동양생명은 앞서 5억달러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고, 자산-부채간 만기 매칭 등으로 150%대를 회복한다는 목표다. ABL생명도 킥스 비율은 168.0%지만,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는 104.6%다. 다만 올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예고된 만큼 킥스 비율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신용평가도 두 회사의 신용등급을 올리면서 '유사시 모기업 측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ABL생명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보고 있지만, 최근 보험사 M&A 시장이 활기를 잃은 만큼 모두 떠안고 갈 공산도 크다는 반론이 맞선다. 희망퇴직을 비롯한 방법으로 인력 감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중복업무를 수행하는 직원 수를 줄이는 등 효율성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성 대표 내정자는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 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가 '먹튀' 논란이 불거지는 다자그룹 보다 우리금융을 현실적인 창구로 보는 모양새"라며 “금융당국의 역할 등을 거론하는 것은 노동 친화적인 새 정부 출범이라는 환경을 활용해 노사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와인드업’ 지속…메달권 복귀 후 등판할까

한화생명이 그룹으로 떠나는 여승주 부회장의 자리를 권혁웅 전 한화오션 부회장과 이경근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사장으로 채운다. 김동원 사장은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29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두 대표는 이사회 후 취임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서는 다음달을 전후로 임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9년말 이후 각자대표체제로 돌아오는 셈이다. 이번 인사와 관련해 한화생명 측에서는 두 대표의 역할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권 전 부회장과 이 사장이 각각 확장과 내실 다지기를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4위로 한 단계 떨어진 업계 순위를 3위로 높이기 위함이다. 권 전 부회장은 40년간 한화그룹과 제조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비금융출신 인사로, 한화오션 인수합병(M&A)과 흑자전환 등을 주도했다. 김 사장이 아태지역과 북미를 중심으로 해외에서 광폭행보를 보인 가운데 그룹과 방산계열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의 지경을 넓혔던 '경영 베테랑'에게 지원사격을 맡기는 조치로 풀이된다. 여 부회장의 뒤를 이어 김 사장의 경영 수업도 수행할 전망이다. 김희철 한화오션 사장·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사장·문경원 한화임팩트 사업부문 대표 등을 멘토로 둔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유사한 행보로 볼 수 있다. 권 전 부회장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일가견이 있고 기존 금융의 틀에 갇히지 않은 경영자라는 점에서 한화생명의 신사업 육성에도 기여할 인물로 불린다. 본업 경쟁력 향상은 이 사장이 맡을 공산이 크다. 이 사장은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흑자전환을 이끌고 업계 강자로 자리잡게 만든 공신이다. 업권을 막론하고 보험을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아 정통보험맨이 함께 최고경영진을 맡게됐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지난해 152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24% 급증한 수치로, 이 기세를 몰아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다. 2만5000명이 넘는 설계사를 보유한 것도 강점으로, 올해도 생명보험 상품을 중심으로 성과를 내고 있다. 새로운 수장들이 배당 재개를 비롯한 미션을 해결하는 속도가 김 사장의 '등판일'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동관 부회장의 사례와 유사하게 전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0~2021년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로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지금과 같지 않았다. 그러나 2022년부터 폴란드향 K-9 자주포 수출 등으로 수익성이 상승세를 그렸고, 김 부회장은 그해 8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맡았다. 김 사장으로서도 한화생명이 해약환급금준비금 부담을 덜고 배당에 나설 때 대표가 되면 오너일가가 주주환원에 나선다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 개선도 과제다. 올 1분기말 기준 한화생명의 킥스 비율은 154.1%로 전분기말 대비 9.7%포인트(p) 하락하면서 금융당국의 권고치와 가까워졌다. 최근 1조3650억원에 달하는 외화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했다. 하반기에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지면 추가적인 킥스 비율 하락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한화생명 별도 기준 순이익(1220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30% 가량 줄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도 70% 수준인 탓에 제도 도입시 금융당국의 감독 영향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이 수치를 100%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으로, 종신보험 수익성 향상과 신상품 출시 등으로 기초체력도 높인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을 포함하는 금융산업이 규제산업인 만큼 그룹으로서도 신중을 기했을 것"이라며 “서로 다른 강점을 지닌 최고경영진을 구성한 만큼 분위기 쇄신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부업 대출잔액 12조3348억원...1% 증가

작년 말 기준 대부중개업자를 포함한 등록 대부업자의 대출잔액이 1200억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4년 하반기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현재 대부중개업자를 포함한 등록 대부업자 수는 8182개였다. 대출잔액은 12조3348억원으로 작년 6월 말(12조2105억원) 대비 1243억원(1.0%) 증가했다. 이는 자산 100억원 미만의 중소형 대부업자의 담보대출이 지난해 6월 말 대비 2068억원 늘었기 때문이다. 대부업 이용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대부이용자는 70만8000명으로 같은 해 6월 말(71만4000명) 대비 6000명 감소했다. 대부업 이용자 수는 2022년 말 98만9000명에서 2023년 말 72만8000명 등으로 감소세다. 작년 말 기준 1인당 대부업 대출액은 1742만원으로 작년 6월 말(1711만원) 대비 늘었다. 개인신용대출금리는 18.1%로 같은 해 6월 말(18.1%)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등록 대부업자의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13.9%로 작년 6월 말(13.7%) 대비 0.2%포인트 올랐다. 평균 대출금리는 2022년 말 14.1%에서 2023년 말 14%, 작년 6월 말 13.7% 수준이다. 금감원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법인 신용대출 및 담보대출이 포함돼 전체 평균 대출금리는 개인신용대출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후 신용대출 금리는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리금 연체 30일 이상인 대형 대부업자의 연체율은 12.1%로 작년 6월 말(13.1%) 대비 1%포인트 하락했다. 금감원은 “대부잔액 증가에 따른 신규 대출 취급 현황 등 대부업권의 저신용자 신용공급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불법 채권추심 등 대부업자의 불건전 영업행위 점검을 강화하고, 대부이용자 보호를 위한 대부업 이용시 유의사항 등을 지속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가상자산, 투기→투자로 인식 변화...노후준비 목적도 상당”

가상자산 단기 투자자 비중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면서 투기에서 투자로 인식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준비를 위해 코인을 보유하는 비중도 40%에 달해 장기적인 목적으로 코인을 보유하는 경향도 확대되고 있다. 29일 하나은행 하나금융연구소가 발간한 '2050세대 가상자산 투자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2050세대 설문 참여자의 27%는 현재 가상자산을 보유 중이라고 응답했다. 가상자산 투자액은 약 1300만원으로 총 금융자산의 14%를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40대 비중이 31%로 가장 높았고, 30대의 참여도 28%로 활발했다. 남성 투자자가 여성보다 2배 많았지만, 2024년 이후에는 여성의 유입이 크게 늘었고, 50만원 미만 소액 투자가 증가하며 20대의 투자도 활발해졌다. 직업별로는 화이트칼라가 투자자의 52%를 차지하고, 금융자산은 1억원 내외, 금융상품 보유(7개)는 평균(5개)보다 많았다. 특히 현재 가상자산 투자자의 약 40%는 적극, 공격형 투자성향을 보였다. 한번이라도 가상자산 투자를 시도 경험해본 경우 경험이 전무한 투자자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이 높았다.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하는 이유로는 주변 사람들의 추천 및 유행을 꼽은 응답자가 49%로 가장 많았다. 높은 수익을 얻을 것 같아서(42%), 단순 호기심(41%)을 꼽은 응답자도 많았다. 투자 시작 시점이 최근일수록 유행에 편승하는 비중은 줄었고, 투자관점에서 시작하는 비중은 늘었다. 코인 보유(활용) 목적으로는 단기목적을 꼽은 응답자가 47%에 달했다. 다만 장기목적을 꼽은 응답자도 35%로 많았다. 코인 특성상 아직까지 장기보다는 단기간 내 변동성을 활용한 차익 기대 목적이 많지만, 과거 대비 단기 투자나 유행에 편승하는 가벼운 투자 목적은 감소했다. 노후준비를 위해 코인을 보유 중이라는 응답자도 40%에 달했다. 이 중 50대 투자자는 다른 연령 대비 장기 투자, 노후대비 목적 비중이 높았다. 가상자산 투자 시작 시 겪는 불만은 가상자산 출현 초기에 비해 감소(79→63%)했지만, 여전히 다수가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가장 큰 불만으로 거래소 개설 시 '기존 은행계좌와 연동이 불가'한 점을 꼽았다. 공교롭게도 거래소 이용 시 신규로 은행 계좌를 개설한 비율은 78%로, 불편 경험율(76%)과 거의 유사했다. 향후 '1거래소 1은행 지정' 제약이 완화될 경우 투자자 10명 중 7명은 우대 혜택을 주는 신규 은행보다 주거래은행을 선택하겠다고 답했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이미 가상자산은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에서 주요한 역할을 하며 더욱 대중화될 전망이며, 이에 가상자산의 법적 제도화와 기존 금융권의 역할 확대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바람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상자산 투자 확대는 은행에게 기회일 수도 또는 위기일 수도 있다"며 “가상자산 기반 금융상품의 다양화, 통합적인 투자 관리의 고도화, 가상자산 업계와의 협업 등 투자 생태계 확장에 대비할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 7조원 육박...당국 ‘초강력 규제’ 통할까

서울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이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7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28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대출 규제를 내놨는데, 이 규제가 가계부채 증가세에 얼만큼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29일 금융권,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26일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5조8000억원 증가했다. 남은 기간 예정된 대출 실행액 규모 등을 고려하면 6월 증가액은 6조원대 후반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2월(+4조2000억원), 3월(+4000억원), 4월(+5조3000억원), 5월(+6조원)에 이어 5개월 연속 증가세다. 특히 6월 가계대출 증가 폭은 사상 최대 영끌 광풍이 불었던 작년 8월(+9조7000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 아파트가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수요가 늘었고, 가계대출 증가 폭도 커진 것으로 해석된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이달 26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52조9948억원으로 5월 말(748조812억원) 대비 4조9126억원 불었다. 하루 평균 약 1890억원씩 늘었는데, 이 역시 작년 8월(3105억원) 이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이 속도가 유지되면 이달 말까지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5조67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서울 강남권, 마용성 등 일부 지역에서 수십억원대 고가 아파트를 사기 위해 거액 대출을 받는 것을 막고자 이달 28일부터 수도권 규제지역의 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했다. 수도권·규제지역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주택다모대출비율(LTV) 0%가 적용된다. 즉, 대출이 막히는 것이다. 갭투자에 쓰이는 조건부 전세대출 공급도 금지된다. 은행권 주담대 만기는 30년으로 일률화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는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한다. 금융당국은 대출 규제 효과를 분석하며 가계대출, 부동산 시장 흐름에 대응할 계획이다. 이번 규제는 28일부터 시행됐지만, 주택거래부터 대출 실행까지 한두달가량 시차가 발생하는 만큼 8월부터 실제 규제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실행액이 아닌 승인액 기준으로 규제 효과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할 방침이다. 매주 점검회의를 열어 가계대출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추가 보완 대책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반려동물 치료비로 평균 103만원 지출...2배 급증”

최근 2년간 반려가구가 반려동물 치료비로 102만7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2023년 대비 두 배 급증한 수치다. 그러나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12.8%에 불과해 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진료비 표준수가제를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발간한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 중 26.7%를 차지했다. 반려인은 1546만명으로 총 인구의 29.9%였다. 특히 입양비부터 장례비에 이르는 반려동물 생애 지출 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려가구는 매월 고정적으로 지출하는 양육비 외에 반려동물 상해 및 질병 치료, 백신 접종, 건강검진 등 치료비도 지출하고 있다. 최근 2년간 반려가구는 반려동물 치료비로 평균 102만7000원을 지출했다. 2023년(57만7000원) 대비 2배 증가한 금액이다. 반려동물 치료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은 가구'는 29.8%로 이전 조사(26.6%)보다 3.2%포인트(p) 늘었다. '평균 100만원 이상'의 고액을 지출한 반려가구도 26.2%로 이전 조사(18.8%)보다 7.4%포인트 늘어 평균 치료비 상승을 견인했다. 반려동물 치료비를 지출하지 않은 29.8%와는 달리 치료비를 지출한 70.2%의 반려가구가 최근 2년간 사용한 금액은 146만3000원으로 2023년(78만7000원)보다 67만6000원 늘었다. 반려동물의 경우 백신 접종,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에 힘쓰면서 수명이 연장되고 있지만, 반려동물 고령화와 의료 기술 발달로 의료비 부담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반려동물보험에 대한 가입률은 12.8%로 매우 저조했다. 2023년(11.9%)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반려동물에 가입한 반려가구가 실제로 보험을 이용하면서 느낀 주된 불편 사항을 조사한 결과 '적은 보장범위'(43.1%), '월납입 보험료 수준'(42.6%), '적은 보장금액'(41.2%), '낮은 보상비율'(41.2%) 순이었다. 그 외 '까다로운 가입조건'(27.9%), '프로모션/우대혜택 부족'(20.1%), '짧은 보험계약기간'(19.1%)도 불편 사항으로 토로했다. 반려동물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반려가구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이유로는 '월납입 보험료 부담'이 전체 응답자의 50.6%로 가장 컸다. 낮은 필요성(37.4%), 적은 보장범위(35.8%)를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반려가구 46.1%는 반려동물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이어 '진료비 사전 고지 도입'(13.5%), '반려동물 등록제 정비·등록정보 갱신제 도입'(12.2%), '반려동물보험 보상청구 자동화 시스템 도입'(12.1%) 등도 뒤를 이었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반려동물의 건강과 행복을 챙기고 반려동물 생애 지출을 확대하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본 보고서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서로 이해하고 반려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성숙한 대한민국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인식 개선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는 올해 2월 12일부터 3월 13일까지 일반 가구 2000명,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정량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심층면접(정성조사, FGD)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한국은행, CBDC 2차 테스트 잠정 보류...“추후 재논의”

한국은행이 은행들과 회의 끝에 CBDC(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 2차 실험(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 보류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행은 시중은행 7곳과 함께 올해 4월부터 이달 말까지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를 진행하고, 연말께 2차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은행권이 비용 부담 등을 이유로 한국은행에 장기 로드맵을 요구하고 있는데다 국회·민간업계에서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위한 입법 작업까지 활발해지자 일단 테스트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이달 26일 CBDC 실거래 1차 테스트(한강 프로젝트) 참여 은행들과 비대면 회의를 열고, 2차 테스트 논의를 잠정적으로 중단·보류한다고 통보했다. 한국은행은 CBDC, 스테이블코인, 예금토큰 등이 어떻게 다르고 병존할 수 있는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의 법제화가 진행 중인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에서는 2차 테스트가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회의에서 내년 상반기께 2차 테스트 재논의·추진 가능성을 언급했고, 참여를 희망하는 금융기관에 한정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CBDC 실거래 테스트는 한국은행이 '기관용 디지털 통화'를 발행하면, 테스트 참여 은행이 이와 연계된 지급결제 수단으로 '예금 토큰'을 발행·유통해 금융소비자가 이를 결제 등에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는 프로젝트다. 디지털화폐 이용자들은 본인 명의의 예금 계좌에서 현금을 예금 토큰으로 전환한 후 테스트에 참여하는 사용처인 카페, 마트 등 오프라인 상점과 홈쇼핑 등 온라인 매장에서 물품 및 서비스 구매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은행과 7개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BNK부산)은 올해 4월부터 금융소비자 10만명을 대상으로 1차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연말께는 송금 기능을 추가하고, 바우처 프로그램을 확대해 2단계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었다. 각 은행은 이번 1차 테스트와 관련해 전산시스템 등 인프라 구축과 마케팅 등에 30억~6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균 50억만 잡아도 7개 은행이 한강 프로젝트를 위해 약 350억원을 지출한 셈이다. 문제는 구체적인 상용화 계획이 없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이러한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은행권은 한국은행을 향해 후속 테스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CBDC 관련 장기 로드맵을 수립한 후, 이를 바탕으로 사업 일정을 재조정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주도의 CBDC 2차 실거래 실험 논의가 잠정 중단되면서 각 은행권은 빅테크, 핀테크 등과 협업해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대 블록체인 투자사인 해시드는 주요 금융지주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주담대 6억원까지’ 초강수 대책…은행권 “대출 전략 재조정”

이재명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초강수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내놓자 은행권에서는 전례 없던 강력한 규제란 평가가 나온다. 그동안 고가 주택에 대해 주담대를 제한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소득이나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주담대 한도 자체를 설정하는 규제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가계부채 총량 관리 목표도 당초보다 50% 수준으로 줄어들며, 하반기 은행권 대출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지난 27일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내용 등을 담은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의 핵심은 고가 주택 구매 시 과도한 대출 사용을 억제하고, 실거주자가 아닌 대출을 원천 차단한다는 것이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에서는 주담대 한도는 6억원으로 제한하고, 생활안정자금 목적의 주담대 한도는 1억원으로 설정했다. 신용대출 또한 연소득 이내에서만 가능하도록 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무리한 주택 구입을 하지 못하도록 했다. 2주택 이상을 가진 다주택자들의 대출도 차단했다.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하거나,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추가 주택을 구입할 때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를 금지했다.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도 받을 수 없다. 여기에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고, 주택 구입 후 6개월 이내 전입을 의무화해 사실상 갭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 대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내놓은 가계대출 정책으로, 예상보다 강력한 수준의 규제가 담기며 가계대출을 더는 늘리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게 은행권 평가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15억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한 대출 제한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주담대 한도를 정하고 신용대출까지 막은 것은 처음"이라며 “집값을 잡겠다는 것도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를 막겠다는 강력한 신호를 먼저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수요 억제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3억원이 넘는 상황에서 고가 주택 수요 지역은 물론 실수요 대출까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내달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시행돼 시장 분위기 변화가 예상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가 6억원으로 제한되면 경우에 따라 DSR 적용 가능 한도보다 낮아질 수 있어 사실상 DSR이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며 “내달 가계대출 추이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대책이 장기적으로 가계대출 억제 효과를 낼지 불확실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이번 대책의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규제지역을 피해 비규제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초강력 규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급등하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공급 대책도 함께 나와야 한다"며 “한쪽 방향의 대책만으로는 효과를 크게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책에는 은행권의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하반기부터 기존의 50% 수준으로 줄인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하반기 가계대출 전략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은행들은 이미 금리 인상, 대출 한도 제한 등으로 자체적인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하반기에는 더 강도 높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재 금융당국이 은행의 분기별 한도를 관리하고 있는데, 전분기 대비 순증 기준 50%를 감소하라는 것"이라며 “순증을 줄이려면 은행들이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들이 대출을 더 조여야 해 기준금리가 내려가더라도 대출 금리를 크게 낮추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비판도 크기 때문에 금리를 최대한 건드리지 않고 대출 총량을 줄일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보험업계, 맨파워 앞세워 영업력 높인다…‘50만 대군’ 초읽기

보험사와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소속 보험설계사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을 넘었다. 연내 50만명 돌파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 3월말 생명·손해보험사 전속설계사수는 약 20만명으로, 지난해말 대비 1만명 가까이 불어났다. 여기에 GA 등에 속한 교차모집설계사를 더하면 4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 대비 4만명 이상 늘어났던 지난해와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포화상태로 불리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설계사수가 증가하는 것은 여전히 고객을 찾아가 상품을 소개·판매하는 대면영업의 중요성이 높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자동차보험을 비롯해 디지털보험 기업·상품이 등장했으나, 사용 빈도와 서비스 만족도가 높지 않았던 것도 언급된다. 지난해 보험상품 모집경로를 보면 손해보험은 대면이 71.4%(초회보험료 기준)으로, 텔레마케팅(TM·19.6%)과 사이버마케팅(CM·19.6%)을 압도했다. 개인용자동차보험에서 비대면 가입 비중이 높아졌으나, 건강보험 등은 대면에 의존한 셈이다. 생명보험은 대면 비중이 99.3%으로 집계됐다. 종신보험·변액보험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더 복잡하고 장기계약이 많은 특성이 반영됐다. 일시납 저축성보험 등을 은행에서 판매하는 경우(방카슈랑스)가 많은 것도 쏠림현상의 원인이다. 청년층의 보험산업 유입이 많아진 것도 설계사수 증가에 일조했다. 청년고용률이 1년째 하락하고, 청년실업률이 전체 평균을 훌쩍 웃도는 등 저성장에 따른 고용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메리츠화재의 '메리츠 파트너스', 롯데손해보험의 '원더'를 비롯해 다양한 '동앗줄'이 생긴 덕분이다. 보험연구원은 판매인력이 급증(연평균 증가율 15% 이상)인 손해보험사들을 조사한 결과 30대 이하의 비중이 27.1%로 50대(28.4%)와 맞먹었고, 60대 이상(11.6%) 보다 많았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기업에서는 30대 이하(17.4%)가 40대(32.0%)·50대(32.0%)·60대 이상(18.6%)을 밑돌았다. GA업권에서도 젊은 설계사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보험GA협회는 100인 이상 중·대형사 59곳의 지난해 신규설계사 4만7076명 중 청년층이 1만1030명(23.4%)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인력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무경력 설계사의 역량 강화를 위한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으나, 설계사 정착률이 낮아지면서 보험계약 관리에 대한 리스크가 증가하는 탓이다. 지난해 13회차 기준 손해보험 설계사 정착률은 55.9%지만, 판매인력 급증 기업의 경우 46.3%에 머물렀다. 일각에서는 가족·지인 영업으로 실적을 채우다가 한계에 부딪힌 인력의 이탈이 많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해지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지난해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69.2%로, 일본(90.9%)·미국(89.4%)·대만(90.0%) 등에 크게 미달했다. 37회차 유지율은 50%, 61회차는 46.3%로 더욱 낮았다. GA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설계사가 대폭 증가한 까닭에 해지율 문제가 더욱 부각될 수 있다"며 “당국이 설계인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솔루션을 더욱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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