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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도 못 구한다”…욕설·조롱 날린 트럼프, 이란 진짜 때리나 [이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 시한을 또 한차례 연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표면적으로는 이란 인프라 공격 유예 시한 만료를 앞두고 압박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로 보이지만, 새로 제시된 데드라인이 이란 국교인 시아파 이슬람 전통의 '아르바인' 시점과 겹치는 점에서 이번에는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화요일(7일)은 이란에서 '발전소의 날'과 '교량의 날'이 한꺼번에 일어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일은 지금까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빌어먹을 (호르무즈) 해협을 열어라, 이 미친 놈들아. 그렇지 않으면 지옥에서 살게 될 것이다, 지켜보라"라고 비속어를 사용한 뒤 뜬금없이 “알라에게 찬양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속 게시물에서 구체적인 시한도 제시했다. 그는 “미 동부시간으로 화요일 오후 8시!(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라고 적었다. 백악관은 해당 발언이 실제로 미국의 이란 공격 시점을 의미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처음으로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면서 이란 발전소 공격을 예고한 바 있다. 그러나 시한 만료일인 23일 닷새 동안 공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고 26일에는 유예 기간을 미 동부시간 기준 4월 6일 오후 8시(한국시간 7일 오전 9시)까지 열흘 연장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 시점을 세 차례 미룬 셈이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압박하기 위해 이란의 핵심 인프라까지 타격 대상으로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발전소의 날', '교량의 날'이라는 표현은 유예 시한 종료 즉시 주요 인프라 시설에 대한 군사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여러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도 이란을 향한 압박과 동시에 협상 가능성을 언급하며 합의를 촉구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월요일(6일)에 합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면서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란의 석유를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ABC뉴스 인터뷰에서는 “이 충돌은 몇 주가 아니라 며칠 내로 끝나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 나라 전체를 폭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시오스,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도 협상이 실패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을 날려버리겠다고 거듭 주장했다. 더힐과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 가능성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연장은 단순한 시간 벌기가 아닐 수 있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새 시한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가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지 40일째 되는 날과 맞물리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49재를 지내는 것처럼 이슬람 시아파는 죽은 지 40일째(아르바인) 되는 날에 망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연다.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란 정부가 40일간의 공식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한 것도 이러한 시아파 전통과 맞닿아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 시한을 단순한 압박으로만 분석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알라에게 찬양을'이라고 언급한 점도 이러한 해석에 힘을 싣는다. 폭격 위협을 늘어놓은 뒤 이 말을 붙여 “네 신도 도와줄 수 없다"는 식의 냉소적 조롱 효과를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대로 이란을 실제로 폭격할 수 있다는 주장도 구준히 제기된다. 미 육군 출신 릭 크로퍼드 하원 정보위원장(아칸소·공화)은 폭스뉴스 '선데이 모닝 퓨처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내가 이란이라면 그를 시험하려 들지 않을 것"이라며 “그는 강단이 있고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공화)도 최근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이란이 계속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외교적 해결을 거부한다면 그(트럼프 대통령)가 압도적인 군사력을 사용할 것임을 나는 확신한다"며 이란을 향해 “이란이 잘못 선택하면 대규모 군사 작전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핵심 참모들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정당한 군사 목표로 볼 수 있다는 논리를 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6일 오후 1시(한국시간 7일 오전 2시) 예고한 기자회견에서 어떤 말을 할지가 현재로서는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 개시 이후 보통 중대한 발표를 뉴욕증시 개장 전이나 폐장 후에 했는데 이번 회견은 장중에 잡혔다. 확전 가능성과는 별개로 물밑에서는 휴전 논의도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란이 중동 중재국들을 통해 최대 45일간의 휴전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합의는 휴전을 계기로 종전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2단계 구조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논의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향후 48시간 내 합의에 이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중재국들은 이란 측에 더 이상 시간을 끌 여유가 없고, 남은 48시간이 대규모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비그림파워, 중국 개입 의혹 부인…“태국서 가장 오래된 민간기업”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발전사업 개발에 진출한 비그림파워가 세간에 제기된 중국 자본 개입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비그림파워 측은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기업이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재생에너지 사업을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페라다크 파타나찬 비그림파워코리아 대표는 지난 4일 서울 강남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그림파워는 150년 역사를 보유한 태국 기업"이라며 “한국의 재생에너지 확대를 돕는 촉진자 역할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발전사업을 통해 발생한 매출의 일부를 한국 사회에 환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비그림파워 측은 발전사업에 영업이익 초과분의 20~30% 상당을 한국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해왔다고 강조했다. 파타나찬 대표는 아버지가 6·25 전쟁 참전용사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과의 개인적 인연도 강조했다. 비그림파워는 국내 회사인 명운산업개발과 낙월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낙월해상풍력은 전남 영광에서 총 발전설비용량 365메가와트(MW), 사업비 2조3000억원 규모로 건설 중인 해상풍력 사업 중에 최대 규모다. 또한 명운산업개발이 국내 풍력터빈 기업인 유니슨의 주주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되는 과정에서도 비그림파워의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세간에는 비그림파워가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에너지건설공사(CEEC)와 긴밀하게 연결돼 국내 재생에너지 사업에 중국 자본이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혜인 명운산업개발 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비그림파워는 독일인이 설립한 회사로, 상장 이후 약 60%의 지분을 해럴드 링크 회장과 그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며 “태국 국민의 복지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태국 왕실로부터도 인정을 받은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의 설명에 따르면 비그림파워는 1878년 독일인이 태국에서 설립한 기업으로, 독일 기술을 태국에 이전해왔다. 총 설비용량 4644MW의 발전설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매출은 약 2조6000억원이다. 2030년까지 발전설비 용량을 1만M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생산한 전력은 태국전력청과 산업단지 입주 기업 등에 공급하고 있다. 비그림파워는 그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에서 투자하고 한국, 일본, 호주, 중동, 유럽, 미국으로까지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수력발전으로 총 400MW를 보유하고 있다. 비그림파워는 지난해까지 총 재생에너지를 1320MW를 보유했고 내년 낙월해상풍력을 포함해 총 1700MW까지 늘리고자 한다. 아울러 국내에서는 음악회 개최, 승마협회 후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최고가격제 없으면 휘발유 2200원, 경유 3500원 수준…정유사 손실보전금 ‘눈덩이’

중동 사태 장기화로 아시아 기름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 최고가격제로 기름값을 의도적으로 낮춘 상태이나, 이로 인해 기름 소비가 줄지 않고, 정부가 정유사에 주는 손실보전금도 천문학적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은 배럴당 휘발유(옥탄가 92론) 144.5달러, 경유(황함량 0.001%) 292.8달러, 등유 231.6달러이다. 한화로는 휘발유 1370원, 경유 2777원, 등유 2197원이다. 역대 가장 높은 싱가포르 거래가격은 2022년 6월 기록한 휘발유 156달러, 경유 186달러, 등유 174달러이다. 당시보다 휘발유 가격은 아직 낮은 수준이지만, 경유와 등유 가격은 훨씬 높게 형성돼 있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의 에너지 허브지역으로, 여기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 가격은 아시아 각국 기름값의 기준이 된다. 한국 정유업계의 핵심 공급가격 기준이기도 하다.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은 전쟁 이후 연일 폭등하고 있다. 전쟁 전인 2월 27일 휘발유는 배럴당 79.6달러, 경유는 92.9달러, 등유 93.6달러였으나 이후 144.5달러, 292.8달러, 231.6달러로 폭등해 상승률은 각각 81.5%, 215.2%, 147.4%이다. 경유 가격이 더 크게 오른 이유는 중(重)질유 성분이 많은 중동산 원유 특성상 정제과정에서 경유가 더 많이 생산되는데, 중동산 원유 공급 감소로 경유 수급이 더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을 한국 시장에 적용하면 휘발유는 국제가격에 유류세 698원과 부가세 10%를 적용하면 2275원, 경유는 국제가격에 유류세 436원과 부가세 10%를 적용하면 3534원 수준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정유사 공급가격 기준이므로 여기에 주유소 판매마진까지 적용하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한국 기름값은 3월 13일부터 정유사 공급가격에 상한을 두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적용돼 국제 수준보다 훨씬 낮게 형성되고 있다. 13일 적용된 1차 최고가격은 휘발유(보통) 1724원, 경유(자동차·선박유) 1713원, 등유(실내) 1320원이다. 27일부터 적용된 2차 최고가격은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최고가격제 영향으로 6일 11시 현재 전국 주유소 평균 기름값은 휘발유 1953원, 경유 1944원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오는 10일 적용되는 3차 가격은 2차보다는 오르겠지만,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가 두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물가상승 억제에 더 큰 정책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고가격제로 기름값을 과도하게 억제하면 소비량이 줄지 않아 재고 소진이 빨라져 오히려 수급 위기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도로공사 고속도로 공공데이터 포털에 따르면 서울톨게이트부터 신갈JC까지 통행량은 3월 8일 8만4104대에서 4월 5일 9만2673대로 10.2%나 늘었다. 심지어 지난해 4월 5일 통행량(9만2579대)보다도 더 늘었다. 지난해 4월 5일은 토요일이었다. 전쟁 전 정부와 민간 비축유는 각각 1억배럴과 9000만배럴로, 지난해 국내 소비량 기준으로는 약 74일분이다. 현재 민간 비축유는 모두 소진됐고, 정부 비축유가 방출되고 있다. 또한 최고가격제로 인해 정부의 정유사 손실보전액도 천문학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오피넷에 따르면 정유사의 3월 4째주 세전 공급가격은 휘발유 888.3원, 경유 1093.1원, 등유 1136.6원이다. 싱가포르의 3월 3째주 거래가격은 휘발유 1354.3원, 경유 1944.3원, 등유 1978.3원이다. 물리적 거래 소요시간을 감안해 약 일주일 간격으로 싱가포르 가격이 국내 시장에 반영된다. 이에 따르면 대략적인 정유사 손실액은 휘발유 460원, 경유 850원, 등유 840원으로 추정된다. 최근 국내 석유 소비가 전년 3,4월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가정하면 한달 기준 정유사 손실액은 대략 휘발유 6000억원, 경유 1조8100억원, 등유 1300억원으로, 총 2조5400억원이 된다. 시행이 두달째가 되면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인한 추가경정예산에서 정유사 손실보전액으로 5조원을 마련했다. 이는 석유사업법 23조 최고가격제 시행 및 사업자 손실보전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정부는 정유사가 공인회계법인의 심사를 거쳐 신청한 손실액에 대해 전문가로 구성된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검증 및 산정하는 방식으로 사후 정산한다. 이에 대해 국회예산정책처는 '2026년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 △손실액 산정의 출발점이 각 정유사의 자체 계산에 맡겨져 있다는 점 △산정 기준이 되는 원가의 범위, 정제마진 변동분의 분리 방법, 기존 재고 평가 기준 등이 법령에 명시돼 있지 않아 공인회계법인 심사 및 정산위원회 검증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 △정산위원회의 산정 기준마저 부처 간 내부 협의로 결정되도록 위임함에 따라, 보전액 산정 과정의 객관성에 대한 제도적 담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이어 “이러한 제도적 한계는 중동 사태가 장기화되어 최고가격제 시행 기간이 연장되고 손실보전 규모가 확대될수록 더욱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부는 구체적 운영 방안을 조속히 확정해 국회에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나라살림연구소도 이번 추경에 관한 보고서에서 “에너지 공급가격을 낮추는 방식(최고가격제)은 단기적으로는 가격 부담을 완화할 수 있으나, 고유가에 따라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에너지 소비 감소를 제약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이번 고유가 대응 추경은 우선 순위의 재조정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시설 설치 등 에너지 수요 대책 및 신재생에너지 확대가 우선돼야 하고, 그다음은 에너지 취약계층 보호가 돼야 하며, 에너지 공급가격 인하는 제한적이고 보완적인 수단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현기증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 거래대금 급감·외국인 비중 최저…‘일단 MMF에 파킹’

중동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면서 시장이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한 달 만에 국내 증시 거래대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데 이어, 증시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투자자예탁금도 10조원 넘게 감소했다. 외국인 역시 코스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가며 보유 비중을 올해 최저 수준으로 낮췄다. 급등락이 반복되는 장세 속에서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매매보다 관망과 회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코넥스) 거래대금은 지난 3일 32조168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3일 69조6985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다. 거래대금은 지난달 4일 79조471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했다. 장중 급등락이 커질 때 일시적으로 거래가 늘어나는 모습은 나타났지만, 평균적인 거래 규모는 오히려 낮아졌다.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은 43조8547억원으로 2월 일평균 거래대금(46조861억원) 대비 약 2조2000억원 줄었다. 지난달 중순 이후 거래대금은 40조원 안팎에서 오르내리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일 투자자예탁금은 108조5739억원으로, 전쟁 직전인 2월27일(118조7487억원)에 견줘 10조원가량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이나 펀드 등 투자상품을 매매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입금한 돈이다.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어 통상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린다. 증권 계좌에서 빠져나온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초단기 금융상품으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245조6340억원으로 집계됐다. 2월27일 231조9700억원과 비교하면 약 한 달만에 14조원가량 불었고, 연초 200조9960억원보다는 약 45조원 가까이 늘어났다. MMF는 단기 국채와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가 짧은 자산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초단기 금융상품이다. 환금성이 높고 하루만 자금을 맡겨도 이자가 발생해, 증시 불안이 커질 때 자금이 몰리는 피난처 역할을 한다. 이원 부국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주변 자금은 주식시장을 이탈할 경우 채권으로 이동하기보다 MMF 등 초단기 안전자산으로 유입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도 '셀 코리아'를 이어가면서 코스피의 외국인 비중은 올해 들어 가장 낮아졌다. 외국인은 지난달 코스피에서 35조8495억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28조9206억원)과 기관(2조2672억원)은 순매수한 것에 견줘 매도 폭이 훨씬 크다. 하루 평균 순매도 규모만 1조4884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4·10·18일을 제외하면 전 거래일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사실상 한 달 내내 코스피시장에서 자금 이탈이 이어진 셈이다. 외국인은 올해 주가가 많이 오른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순매도에 나섰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8조4080억원, 8조2770억원 순매도했다. 지난달 외국인 순매도의 61%가 '반도체 투 톱'에 집중됐다. 현대차(2조8510억원), 기아(951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들 종목은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던 대표 주도주다. 삼성전자(+55.3%)와 SK하이닉스(+34.56%), 현대차(+58.85%)의 올해 수익률은 코스피 수익률(+27.6%)을 크게 웃돌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기업에서 큰 수익을 낸 외국인이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외국인 대규모 순매도에 보유 중인 코스피 주식 비중이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36.27%였던 외국인 시가총액 비중은 2월 말에는 38.1%까지 늘었으나 지난달 말에는 다시 36.28%까지 내리며 지난해 말 수준으로 돌아갔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전쟁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번 주에 발표될 미국 물가 지표와 삼성전자 1분기 실적을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월요일부터 관련 불안심리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이미 여러 차례 겪어온 동일한 리스크에 대한 변동성이기 때문에 주식 매도 후 현금 비중 확대보다는 관망으로 대응하는 것이 대안"이라며 “전쟁 불안과 노이즈는 주중 내내 이어지겠지만, 미국의 3월 CPI, 삼성전자 1분기 잠정실적 발표 등 증시에 안도 요인을 주입할 수 있는 이벤트 대기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전문의 칼럼] 크론병, 음식이 원인이고 음식이 치료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나 만성 염증이 생길 수 있는 난치성 질환이다.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면역 체계가 자신의 장을 적으로 인식해 끊임없이 공격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원인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이 없고, 평생 약물 치료와 식이 관리가 필요하다. 복통, 설사, 혈변이 반복되고 성장기 아이들에게는 성장 부진이라는 치명적인 문제가 동반된다. 소아청소년기에 진단되는 비율이 전체 크론병의 25∼40%에 달한다. 크론병에 걸리기 쉬운 유전적 소인을 가진 사람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 연구에서도 한쪽이 크론병일 때 다른 쪽이 걸릴 확률은 50%를 넘지 않는다. 유전자가 100% 같은데도 절반 이상은 발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환경 요인이 결정적이다. 크론병 발생률이 높아진 나라들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식생활의 서구화이다. 동물성 지방과 정제된 탄수화물이 많고 식이섬유가 적은 식단이다. 패스트푸드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나라 식탁도 30년 전과 비교하면 고기 섭취량은 크게 늘었고, 잡곡밥이나 나물 반찬은 줄었다. 최근에는 초가공식품(ultra-processed food)이 핵심 위험인자로 부상하고 있다.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유화제, 인공감미료, 식품첨가물 등이 장 점막의 보호 장벽을 손상시키고 장내 미생물 환경을 교란시킨다는 연구가 상당히 축적되어 있다. 서구화 식단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장 점막의 에너지원이자 염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는 짧은사슬지방산(short-chain fatty acids)을 만들어내는 유익균을 줄인다. 장 점막이 약해지면 장내 세균이 면역 세포를 자극하게 되고,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이것이 만성 염증으로 이어진다. 음식이 크론병의 방아쇠를 당긴다면, 음식으로 그 방아쇠를 되돌릴 수는 없을까? 놀랍게도, 답은 '그렇다'이다. 소아 크론병 치료에서 경장영양요법(exclusive enteral nutrition, EEN)은 이미 1차 치료로 자리 잡았다. 일반 음식을 완전히 중단하고, 특수 제조된 경장영양식만으로 6∼8주간 영양을 공급하는 방법이다.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없고,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수적인 영양까지 공급한다. 약이 아니라 음식으로 장의 염증을 잡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믿기 어렵다. 하지만 기전은 비교적 분명하다. 경장영양식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손상된 장 점막 장벽을 회복시키며, 과도한 면역 반응을 억제한다. 일반 음식에 포함된 여러 항원과 첨가물이 제거된 상태에서 장이 '쉬면서 회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음식이 병을 만들 수 있다면, 음식을 바꾸는 것으로 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을 이보다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드물다. 소아 크론병 환자들에게 경장영양식은 단순한 영양보충이 아니다. 극심한 복통 속에서도 영양을 공급받고, 약물 선택지가 제한된 소아 환자에서 성장 부진과 영양 결핍을 막는 실질적인 치료 수단 중 하나이다. 크론병이라는 특수한 질환에서 음식의 역할이 이렇게 극적이라면, 크론병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음식은 중요하지 않을까? 2026년 1월 발표된 미국 식이지침(Dietary Guidelines for Americans) 2025∼2030이 이 질문에 답을 준다. 미국 농무부(USDA)와 보건복지부(HHS)가 5년마다 공동 발표하는 이 지침은, 수천 편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영양 정책 문서다. 이번 지침은 40여 년 만에 가장 큰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핵심 메시지는 단순하다. “진짜 음식을 먹자(Eat Real Food)." 초가공식품을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첫 번째 미국 식이지침이라는 점에서 역사적이다. 이 지침이 나온 배경에는 미국의 건강 위기가 있다. 성인의 7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이고, 12∼17세 청소년의 거의 3명 중 1명이 당뇨병 전단계에 있다. 우리나라도 이 길을 따라가고 있다.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초가공식품 소비가 늘면서 소아비만과 대사질환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크론병을 포함한 염증성장질환도 같은 궤적을 그리고 있다. 이번 지침의 표지에는 단백질, 유제품, 건강한 지방, 채소와 과일, 통곡물이 담겨 있다. 빠진 것이 눈에 띈다. 과자, 음료수, 소시지, 햄, 냉동 피자 같은 초가공식품이 없다. 신선한 식재료는 거의 다 좋다는 것, 문제는 공장에서 만들어진 가공식품이라는 것, 40년간의 연구를 거쳐 미국이 내린 결론이다. 크론병이든 비만이든 지방간이든, 결국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우리 아이들이 매일 먹는 음식이 장을 바꾸고, 면역을 바꾸고, 건강을 바꾼다. 어린 시절의 식습관은 장내 미생물 환경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어릴 때부터 가공식품과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진 아이의 장내 미생물은 전통적인 식단으로 자란 아이와 분명히 다르다. 미각이 형성되는 시기에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지면 신선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기 어려워진다. 미국 식이지침도 이 점을 강조했다. 외래에서 크론병 환자들에게 식이를 설명할 때 늘 하는 말이 있다. “아주 간단하게 말하면, 신선한 식재료를 사서 집에서 예전 방식으로 해 먹는 음식은 대부분 괜찮습니다." 이 말은 크론병 환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할머니 세대가 해주시던 잡곡밥에 된장찌개, 나물 반찬, 생선구이. 식이섬유가 풍부하고 발효식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가공식품이 거의 없는 식단이다. 그 시절 사람들이 먹던 음식이 장에 나쁘지 않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 중 하나가, 그때는 크론병이 거의 없었다는 사실이다. 거창한 변화가 아니어도 된다. 탄산음료와 단 음료부터 줄이고, 가공 스낵 대신 과일을 놓아두고, 배달 앱을 열기 전에 냉장고를 한번 열어보는 것…. 이것이 시작이다. 크론병이라는 질환이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분명하다.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의 면역과 건강을 결정짓는 가장 강력한 환경 요인이다. *글=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류인혁 교수(성 니콜라스 어린이병원)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동원F&B, 플라스틱 14t 줄이는 친환경 액상 용기 개발… ‘레스플라스틱’ 가속

동원F&B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인 액상 제품 용기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용기는 참치액과 식용유 등 주요 액상 제품군에 우선 적용되며, 향후 전 카테고리로 확대될 예정이다. 동원F&B 중앙연구소인 동원식품과학연구원 연구진은 지난 2024년 상반기부터 기존 식용유 용기 병입구에서 발생하는 고질적인 누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인 개편에 착수했다. 병입구의 두꺼운 부분이 패이는 '싱크(sink)' 현상을 개선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용기 생산 전문업체 남양매직과 2년간 협력한 끝에 완성된 신규 용기는 12각 돌출 구조와 다이아몬드 서포트링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불연속적인 고리 형태의 프리폼을 접목, 기름이 새는 것을 방지함은 물론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제품 위변조까지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술 도입으로 연간 플라스틱 사용량 14톤, 이산화탄소 배출량 40톤 이상을 감축하는 효과가 기대되며, 이는 축구장 약 3.5개 규모의 숲을 조성하는 것과 맞먹는 수치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대한민국 패키징대전에서 한국포장기술사회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원F&B 관계자는 “지난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 중인 레스플라스틱의 일환으로 친환경 용기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력 제품 용기의 지속적인 R&D를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감축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초이락 ‘피닉스맨’, 불새 ‘아비타’·드론 ‘트라이기어’ 완구 출시

콘텐츠 전문기업 초이락컨텐츠컴퍼니의 새 히어로물 IP(지적재산권)인 '피닉스맨'이 주인공의 수호정령인 불새 '아비타'와 드론·바이크·버기 등 3종으로 구성된 '피닉스 트라이기어' 완구 세트를 출시했다. '피닉스맨'은 최근 14화까지 방영한 KBS 1TV 애니메이션으로, 미래 히어로가 꿈인 소년 주인공 차현우가 성스러운 불새 '피닉스' 아바타와 결합해 피닉스맨으로 변신하고, 천재의 광기를 가진 지휘자 악당 '베마에'에 맞서 싸우는 스토리의 애니메이션이다. 이 애니메이션에서 슈퍼히어로인 '피닉스맨'에게 자유로운 비행과 공중 장악력은 필수 자질이다. 이 스토리에 맞춰 초이락은 피닉스맨이 주변 사물들을 끌어당겨 자신의 슈트로 만드는 합체·변신 기어 '스텀', '블레이커', '엑스타리온', '스테이'를 출시했다. 이번에 출시한 '아비타'와 '피닉스 트라이기어'는 피닉스맨의 5번째 완구 라인업으로 피닉스맨을 하늘의 지배자로 만들어주는 조력자이자 아이템이다. 특히 불새인 아비타 완구 출시는 피닉스맨 세계관과 팬들 사이에서 각별한 의미를 가진다. 애니메이션 스토리 속에서 아비타는 피닉스맨의 스승·친구이자 최강의 코믹 캐릭터로 등장한다. 아비타는 주인공 차현우 집의 다락방에 살면서 불새 버전으로 싸울 때가 아니면 인간 버전으로 변해 컴퓨터 게임을 즐기면서 낄낄거리는 못 말리는 게임 마니아이다. 피닉스맨 트라이기어는 미니 피닉스맨이 탑승하는 완구로 피닉스드론, 피닉스바이크, 피닉스버기카 등 3종으로 구성된다. 드론 조종석에 앉는 미니 피닉맨은 기존 피닉스맨에 비해 2.5분의 1 크기로 제작됐으며, 손 부위는 드론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도록 말랑한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트라이기어 3종은 각각이 독립적이면서도 3단 합체도 가능하다. 초이락 관계자는 “피닉스맨의 인기 캐릭터인 아비타 완구는 피닉스맨 팬들이 가장 기다리던 아이템"이라며 “트라이기어 3종 세트는 세 명의 첫 미니 피닉스맨을 동시에 태우고 여러 모드로 변할 수 있어 특별한 재미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성진 교수, 대한척수학회 회장 취임

대한척수학회 제14대 회장으로 분당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정성진 교수가 최근 취임했다. 임기는 2026년 3월부터 2027년 2월까지다. 척수학회는 비뇨의학과,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정형외과 등 다양한 전문의가 모여 다학제적 접근으로 척수손상 연구를 수행할 뿐 아니라 국제척수손상학회 등 국제학술단체와 교류하며 임상 가이드라인 및 치료 기준을 정립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정 회장은 배뇨장애, 요실금, 신경인성 방광 분야의 전문가로 특히 척수질환으로 발생하는 신경인성 방광 치료에 있어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해 왔다. 그는 “척수환자의 치료와 재활, 나아가 사회로의 안전한 복귀를 위한 포괄적 지원과 환자단체와의 협력강화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

“11년째 이어진 국악 사랑” 크라운해태, 영재한음회 300회 기념 공연 개최

크라운해태제과는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 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영재한음(국악)회' 300회를 기념하는 특별공연을 개최했다고 6일 밝혔다. 영재한음회는 지난 2015년 첫 무대를 올린 이래 매주 일요일마다 진행되어 온 국내 유일의 정기 국악 영재 공연이다. 올해로 11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무대는 크라운해태제과가 매년 주최하는 '모여라! 한음영재들!'과 '한음 꿈나무 경연대회'의 입상자들이 대형 무대 경험을 쌓으며 미래 국악의 주역으로 성장하는 등용문 역할을 해왔다. 11년 동안 전통음악 영재들을 발굴하고 육성해 온 결과,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전통음악을 체험하기 위해 찾는 필수 콘텐츠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연이 300회에 이르기까지 누적 관람객은 약 9만명을 기록했으며, 총 공연 시간은 300시간을 상회한다. 그간 유치원생부터 중학생까지 1500팀의 단체와 600명의 개인이 출연해 총 1만여명의 영재가 공연 무대에 올랐다. 최다 출연 기록은 67회를 참여한 어린이 소리단 '소리소은' 팀과 70회 무대에 선 화동정재예술단 박하현 영재가 보유하고 있다. 이번 300회 특별 공연은 평소 대비 두 배인 120분 동안 진행되었으며 수제천 관악 협주, 전통 춤, 판소리, 민요, 사물놀이 등 악가무(樂歌舞)가 조화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는 크라운해태의 대표 과자와 커피 브랜드 쟈뎅의 음료가 제공됐다. 크라운해태제과 관계자는 “미래 전통음악을 이끌 한음 영재를 발굴해 정기공연의 무대 경험을 제공하고, 전통음악의 원형을 계승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앞으로 영재들이 미래 국악의 주역이 될 뿐만 아니라 전통음악의 계승과 발전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이슈&인사이트] 나프타(Naphtha, 납사) 수급, 무엇이 문제인가?

온라인에 “기름값이 올라서 비닐봉지도 못 만든다."라는 소문이 돌면서, 평소 10장들이 한 묶음을 사던 시민들이 1년 치 물량을 한꺼번에 사는 투매가 번지고 있다. 중동발 나프타 수급 비상이 촉발한 쓰레기 종량제 봉투 대란이 생필품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나프타는 '산업의 쌀'이라고 해서 가장 기초가 되는 원료다. 원유를 증류하면 비점이 높은 순서로 LPG(액화석유가스), 나프타, 등유, 경유, 중유, 잔사유가 나오는 데, 나프타는 35°C~220°C 사이의 끓는점에서 분리되는 탄소 수 5~9개의 액체 탄화수소 혼합물이다. 개질하면 휘발유가 되기 때문에 조 휘발유라고도 한다. 요소 비료, 석유화학 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밀도에 따라 경질 나프타와 중질 나프타로 나눈다. 경질 나프타는 끓는 점이 100도 이하로, 탄소 수 5 ~ 6의 주로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 유분을 만드는 데 쓰인다. 중질 나프타는 끓는 점이 100도 이상으로, 탄소 수 7 ~ 9의 주로 방향족 제품(벤젠, 톨루엔, 자일렌) 이나 고옥탄가 휘발유를 만드는 데 쓰인다. 나프타는 NCC(나프타 분해 설비) 에서 분해되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같은 '기초 유분'이 만들어진다. 이들 기초 유분을 중합, 가공하면 폴리에스터, 나일론 등 합성 섬유의 원료, 페트병, 화장품 용기, 비닐봉지, 배달 용기와 같은 포장 용품, 스마트폰 케이스, 장난감, 가전제품의 플라스틱 외장재와 같은 생활용품, 타이어, 차량용 내외장재, 건축용 단열재 및 파이프 등의 플라스틱 제품을 만든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산업의 알파이자 오메가다. 2025년 한국의 나프타 수급을 보면 전체 소비량은 6천만 톤으로 국내에서 3,300만 톤을 생산하고, 나머지 2,700만 톤을 수입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생산량의 약 12%인 390만 톤을 수출한다. 이유는 한국에서 생산하는 나프타는 경질은 부족하고 중질은 남기 때문에 중질 나프타는 중국, 일본, 베트남 등 동남아에 수출한다. 수입 나프타의 54%는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 중동국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최근 나프타 수입가가 톤당 1000달러를 돌파하여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중소기업 나프타의 중동 의존도는 83%에 달한다. 한국의 민관 합동 나프타 비축량은 30일~45일분에 불과하기에 현 상태가 1개월 이상 진행되면 비상사태가 예견된다. 정부는 급기야 나프타 수출을 금지하고 내수로 전환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산 나프타 2만 7천 톤이 긴급 도입되었다. 나프타 품귀로 여천과 대산의 NCC 가동률이 급감했고, 생활용품의 품귀로 사재기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단순히 석유 제품 중 하나가 아니라, 거의 모든 생활용품의 시발점이다. 종량제 봉투는 시작에 불과하다. 나프타 가격 상승이 불러올 '도미노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는 식품 및 생필품 가격이 줄줄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현재 한국의 나프타 비축량은 공장을 비상으로 돌리기에는 부족하지 않으나, 유통망의 심리적 공황이 품절 사태를 만든다. 수출 금지와 비축유 반출 등 정부의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다. 아무리 비축량이 많아도 전국적인 사재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유통 재고는 없다. 생필품을 사재기하는 것보다, 정부의 수급 안정화 대책을 믿고 아나바다(아껴 쓰기. 나눠 쓰기, 바꿔 쓰기, 다시 쓰기) 의 지혜가 필요하다. 정부의 장기 과제로 플라스틱을 재활용하여 나프타 수요를 억제하는 선진국의 순환 경제 고도화 전략이 있다. 한국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5% 미만이다. 이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 제도를 정착시킨 독일의 50%와 큰 격차가 있다. 독일은 페트병의 보증금을 쉽게 반환하는 판트(phand) 시스템을 통해서 재활용률 98%를 달성했다. 나프타 물량 확보 등 단기적인 대안을 넘어서, 대표적인 고탄소 배출 산업인 나프타 중심 플라스틱 산업을 친환경으로 재편해야 한다. 나프타 없이 미생물을 활용해 만드는 '대체 플라스틱'의 대안도 있다. LPG 화학을 포함한 나프타 경제의 국가적 총량 집결이 필요하다. 윤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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