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14일 오후 수지구 동천도서관 책마당에서 '그림으로 읽는 셰익스피어, 그리고 인간의 모습들'을 주제로 1시간 30분 동안 특강을 진행했다. 동천도서관이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마련한 미술 인문학 특강에 초대받은 이상일 시장은 80여명의 신청자들에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중 4대 비극으로 유명한 '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외에 '로미오와 줄리엣', '줄리어스 시저'의 내용을 관련 그림들과 함께 소개하며 희곡에 담은 인간의 여러 모습들과 다채로운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상일 시장은 특강을 시작하면서 셰익스피어에 대한 미국의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평가를 전했다. ''보잘 것 없는 소극장도 셰익스피어의 상상력 넘치는 펜으로 옮겨지면 하나의 드넓은 우주로 변해 온갖 신분을 지닌 등장인물이 무대가 좁다는 듯 대활약을 펼친다“는 에머슨의 이야기를 소개한 것이다. 이 시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에 나타난 인간의 선과 악, 심리와 감정, 질투와 의심 등 다양한 면모를 설명하고, 이 내용을 유명 화가들이 표현한 그림 작품과 함께 소개했다. 이 시장은 “셰익스피어는 37편의 작품을 통해 1000여명 이상의 인간 유형을 창조하고, 인간의 다양한 면모와 인간의 심성에 따른 인생의 길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작품들을 많이 남겼다"며 '햄릿'의 이야기로 특강을 시작했다. 이 시장은 이어 “아버지의 유령이 나타나 자신의 동생에 의해 독살당했다며 햄릿에게 복수를 주문했을 때 중세의 인간형이라면 당장 복수를 실행에 옮길텐데, 햄릿은 숙부가 독살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 숙부를 초대한 자리에서 동생이 형을 죽이는 연극을 하도록 하고 숙부의 표정을 살피는 등 충동을 참으며 이성을 작동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근대적 인간형"이라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스위스 출신 영국 화가 '헨리 퓨젤리', 프랑스 낭만주의 대표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 영국의 화가이자 시인인 '윌리엄 블레이크', 화가 '존 에버렛 말레이', '살바도르 달리' 등 다수의 유명 화가가 '햄릿'의 작품을 그려낸 그림들을 소개하며 '햄릿'의 스토리를 설명했다. 이 시장은 햄릿의 연인 오필리아의 무덤을 파는 과정에서 광대 요릭의 해골이 나온 것을 본 햄릿이 “알렉산더 대왕도 결국 이 모앙일 것"이라고 한 말을 전하면서 인생무상을 그린 '바니타스(Vanitas)' 작품 여러 점도 보여줬다. 이 시장은 “바니타스는 '헛되다'는 뜻인데 서양사람들은 누구나 죽는 만큼 인생을 겸허하게 살라는 뜻으로 바니타스 그림들을 집에 많이 걸어두었다고 한다"고 했다. 이 시장이 소개한 작품은 아드리안 반 위트레흐트의 '해골과 꽃다발이 있는 정물', 에드워드 콜리에의 '바니타스 정물'(1703) 등이다. 또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뜻을 가진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오늘을 즐겨라'라는 의미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 허무함과 무상, 덧없음을 의미하는 바니타스(Banitas) 정물화 등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마녀의 예언을 믿고 왕의 자리를 탐내서 왕을 살해했다가 파멸의 비극을 맞이하는 '맥베스'에 대해서도 그림과 함께 희곡 내용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이중적 의미를 가진 마녀의 터무니 없는 예언을 믿고 던컨 왕을 살해한 뒤 죄의식을 떨치지 못하고 파멸의 길을 간 맥베스 부부의 심리와 관련해 '맥베스 효과' 또는 '맥베스 부인 효과'라는 말이 생겼다"며 “2006년 캐나다 토론토 대학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에서 연구한 결과 실험대상들이 나쁜 일을 경험하고 나면 정신을 정화하기 위해 손이나 몸을 씻는 것을 떠올린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가리켜 '맥베스 효과', '맥베스부인 효과'라고 부른다"고 했다. 이 시장은 “몽유병 걸린 맥베스 부인이 목숨을 끊자 맥베스는 '인생은 걸어다니는 그림자, 가련한 배우. 무대 위에서 과장된 몸짓을 해도 차례가 끝나면 사라진다'고 말한다"며 “셰익스피어가 또 다른 희곡 '좋으실대로'에서도 '이 모든 세계는 하나의 무대다. 인간은 모두 배우에 지나지 않지'라는 말이 나오는데 인생이란 무대의 배우인 우리 자신이 어떤 스토리를 전개할 것인지는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맥베스'에 이어 '오셀로'를 소개하면서 나쁜 인간의 이간질에 빠져 의심과 질투로 착한 아내 데스데모나를 죽인 오셀로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관련 그림들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이 시장은 “셰익스피어 작품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유형 중 개인적으로 가장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오셀로'에서 이간질로 주인공들을 파멸에 이르게 하고 자신도 죽임을 당하는 군인 이아고"라며 “이아고는 '우리 몸이 정원이라면 우리의 의지는 정원사'라고 말하면서도 나쁜 의지로 흉계를 꾸민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몸을 어떻게 가꿔야하는 것인가는 우리의 의지에 달려 있는데 이아고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헨리 먼로의 '오셀로, 데스데모나, 이아고', 제임스 클라크 훅의 '오셀로의 첫 번째 의심', 외젠 들라크루아의 '데스데모나의 죽음', 프란시스코 고야의 '잠자는 이성은 괴물을 깨운다' 등 희극 '오셀로'의 여러 장면을 담은 미술작품을 함께 보여줬다. 이 시장은 두 딸의 달콤한 말에 속아 비극을 맞게 되는 '리어왕'의 어리석은 선택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이 시장은 “리어왕은 세명의 딸에게 통치권과 영토의 소유권을 물려주기 위해 자신에 대한 딸들의 사랑을 표현하라고 했고, 첫째딸과 둘째딸은 화려한 언사로 아버지를 깊이 사랑한다고 했지만 셋째 딸인 코델리아는 사랑을 그럴듯한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해서 아버지의 분노를 샀다“며 "리어왕은 첫째, 둘째에게 영토와 권력을 다 넘겨주었는 데 그의 분별심 없는 어리석음 때문에 그의 비극은 시작됐다"고 했다. 이 시장은 “첫째와 둘째는 필요한 것을 갖게 되자 아버지를 천대했고 폭풍우 치는 광야로 쫒겨난 왕은 움막을 찾으면서 비로소 서민들의 고충을 생각하게 되고 막내딸의 진정성을 알게 되지만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상황이었고, 프랑스 왕비가 된 막내딸이 아버지 소식을 듣고 도우려고 왔지만 아버지와 함께 붙잡혀 처형당했다"며 “리어왕은 막내 코델리아 시신 앞에서 울부짖으며 생을 마감하는 비극을 맞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풍우 속의 리어왕, 코델리아 죽음 등을 그린 작품들을 소개했다. 이 시장은 고대 로마의 영웅 '줄리어스 시저'에 대해서도 그림과 함께 스토리를 설명하면서 군중심리의 변덕스러움을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희곡 '줄리어스 시저'에선 시저를 살해하고 군중 앞에서 '로마 시민을 위해 불가피하게 시저를 죽였다'며 당위성을 설명한 브루투스의 웅변에 군중이 열광했지만, 시저의 부관 안토니우스가 연설대에 올라 시저의 피 묻은 망토를 보여주며 브루투스의 배신을 가장 비정한 행위라고 감성적으로 주장하고 나서자 군중은 돌변해서 브루투스를 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군중심리가 얼마나 비이성적으로 작동하는지 이 희곡을 통해 엿볼 수 있으며 월터 리프먼은 “군중의 집단사고가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를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걱정하는 글을 남겼다"고 했다. 이 시장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도시인 이탈리아 베로나와 줄리엣의 집 사진, 로미오와 줄리엣 관련 그림과 영화의 장면 사진 등을 보여주며 “둘이 만나서 결혼하고 둘 다 죽게 되는 일이 일주일만에 일어났는데, 이 둘의 이야기가 여전히 인기 있는 이유는 이 세상의 수많은 증오의 벽이 사랑의 힘에 의해 무너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시장은 끝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의 죽음 앞에 원수였던 두 가문의 사람들은 화해하게 된다"며 “베로나 영주는 로미오의 몬터규 가문과 줄리엣의 캐플릿 가문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서로 미워하고 싸운 데 대한 벌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두 가문의 증오의 벽을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저녁 청년들이 가진 고민을 인생의 선배로서 진솔하게 조언하고 공감대 형성을 통한 위로를 전하는 공감 토크 콘서트 멘토로 나섰다. 이 시장은 이날 처인구 모현읍 '용인산림교육센터'에서 열린 '제5기 용인청년정책네트워크 워크숍 : 소풍'의 2부 행사인 '이상일 시장과 함께하는 무엇이든 물어보살' 코너에서 청년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2시간여의 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 자리에서 '용인청년정책네트워크' 소속 청년들은 자신의 고민과 향후 진로, 사회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이 시장에게 조언을 구했다. 이날 행사에서 '용인청년네트워크' 소속 청년들이 마음속에서 꺼낸 고민은 △진로와 취업 △사회생활에서 대인관계 △자기관리 △결혼 등 다양했다. 이상일 시장은 “시간의 종류로 물리적으로 흐르는 절대적 시간인 크로노스의 시간과 어떤 시간이 내게 의미를 주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있다고 한다"며 “여러분들이 어떤 일을 하든 카이로스의 시간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면 인생이 보다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서양에는 오늘을 즐기라는 뜻의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말이 있다“며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할 수 있을 때 장미 봉우리를 따서 모으라. 내일엔 그 꽃이 질 수 있으니'라는 시인 로버트 헤릭의 시를 언급하는 데 오늘, 지금 이순간을 즐겁게 의미있게 보내도록 하면 좋지 않을까싶다"고 했다. 직장생활에서 동료들과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피력하며 조언을 구한 한 직장인에게 이 시장은 “사람은 저마다 생각과 개성이 다르기 때문에 잘 맞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고 조직에선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마틴 부버의 '나와 너'란 책이 있는데, 여기선 나와 너가 동격이다. 그런데 우리가 '나의 너', 즉 소유격의 인간관계를 가지려 한다면 바람직한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직관리와 리더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한 개인사업자에게는 “좋은 리더의 조건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동료나 직원들과 편안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면서 리더로서의 책임윤리를 발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솔선수범을 해야 하고, 때로는 조직을 위해 용기있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하는데 그런 선택을 피하는 것은 좋은 리더가 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사업체를 잘 운영하고 있는 데 안정적인 확장이 좋으냐 새로운 도전을 하느냐에 대해 선택의 고민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이 시장은 “세상에는 '이것이냐, 저것이냐' 중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닌 '이것도, 저것도'라는 둘 다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며 “현 사업의 안정적 확장을 도모하면서 자본의 포트폴리오를 잘 구성해서 새로운 사업에 도전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청년이 가진 특권 중 하나는 도전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 실패를 해도 다시 도전할 기회가 있다는 것,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부족한 것들을 채워서 다시 도전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꿈을 키우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제5기 용인청년정책네트워크 워크숍'은 용인특례시 정책 수립 과정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청년 위원들의 소통과 단합을 위해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됐다. 이상일 시장과의 대화에 앞서 열린 1부 행사인 '네트워크가 네트워킹한다'에서는 '팀빌딩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선경 심리학 전문강사가 '네트워킹의 심리적 중요성' 미니 특강을 진행했다. 또, 패션왕 선발과 보물찾기, 첫인상 게임 등의 이벤트, 강점카드를 활용한 내면 가치 탐색, 긍정심리학을 보드게임 형식으로 진행해 청년위원들이 서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용인청년정책네트워크 손현수 위원장은 “이상일 시장과 청년위원들이 고민을 나누고, 이 시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을 듣는 시간은 매우 뜻 깊었다"며 “남은 임기 동안 청년정책네트워크의 단합된 모습으로 시정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용인특례시는 '제5기 용인청년정책네트워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오는 19일부터 청년정책 아카데미와 청년정책 제안대회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sih3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