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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원주시-평창군-횡성문화관광재단-홍천군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와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 ㈜디에스테크노가 지역 인재 양성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채용연계 교육과정을 본격 시작했다. 원주시는 4일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산학협력관에서 '반도체기업 채용연계과정' 입학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병철 원주시 경제국장과 권민수 한국폴리텍대학 원주캠퍼스 학장, 김현수 ㈜디에스테크노 부사장, 교육생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과정에는 총 82명이 지원해 4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접을 거쳐 최종 20명을 선발했으며, 교육생들은 이날부터 오는 7월 16일까지 7주 동안 반도체 부품 가공 분야에 특화된 실무 교육을 받는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교육 참여를 구직활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수료 후에는 디에스테크노 채용 기회도 주어진다. 실제 지난해 운영된 같은 과정에서는 수료생 19명 전원이 반도체 관련 기업에 취업하면서 높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이번 교육과정은 원주시가 추진하는 반도체 산업 생태계 조성과 지역 인재 정착 정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역에서 인력을 양성하고 기업 채용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청년 유출을 줄이고 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디에스테크노는 경기 이천시에 본사를 둔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카바이드(SiC), 실리콘(Si), 쿼츠(Quartz) 부품을 모두 생산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등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2월부터는 문막공장에서 실리콘 부품 생산을 시작하며 원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이번 과정이 지역 청년들의 취업 기회를 넓히고 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재를 지역에서 양성하고 적시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 전통시장과 만두 이야기를 담은 음악극 '봉천내사람들(만두전성시대)'이 오는 10일 원주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원주시에 따르면 씨어터컴퍼니웃끼의 음악극 '봉천내사람들(만두전성시대)'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26년 지역대표 예술단체 지원사업'에 선정돼 본격적인 공연 일정에 들어간다. 작품은 작은 리어카 만두가게 '미숙이네 봉천만두'의 숨겨진 맛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 음악극이다. 원주 전통시장과 만두를 소재로 지역의 정서와 서민들의 삶을 무대 위에 담아냈다. 공연은 6월 원주를 시작으로 7월 평창과 영월, 8월 인제, 9∼10월 다시 원주에서 이어지며 모두 13회에 걸쳐 진행된다. 첫 무대는 10일과 11일 오후 7시 30분 원주 백운아트홀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전 좌석 1만 원이며 예매는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특히 공연 관람객에게는 5000 원 상당의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이 제공돼 공연 관람과 전통시장 이용을 연계하는 지역 상생 효과도 기대된다. 씨어터컴퍼니웃끼는 2007년 창단 이후 1,200회가 넘는 공연을 선보이며 지역 문화예술 발전에 힘써온 극단이다. 이번 작품 역시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공연으로 관객들과 공감대를 넓힐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주시 관계자는 “지역을 대표하는 극단의 수준 높은 공연을 시민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뜻깊다"며 “많은 시민들이 공연장을 찾아 원주만의 이야기와 감동을 함께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평창=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초여름 녹음이 짙어지는 평창 계촌마을이 다시 클래식 선율로 물든다. 평창군 방림면 계촌클래식마을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계촌클래식축제'가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펼쳐진다. 계촌클래식축제는 자연과 음악이 만나는 국내 대표 야외 클래식 축제로 꼽힌다. 2015년 시작된 이후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계촌마을은 오랜 시간 '예술이 일상이 되는 마을'을 목표로 클래식 문화를 지역에 뿌리내려 왔다. 축제 기간에는 마을 곳곳이 공연장으로 변하고 숲과 들판, 거리마다 음악이 흐른다. 올해 축제에서는 오케스트라 공연을 비롯해 독주회, 합창, 버스킹, 토크콘서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람객을 맞는다. 특히 실내 공연장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공연은 계촌클래식축제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울창한 숲과 넓은 하늘을 배경으로 울려 퍼지는 클래식 선율이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연 외 즐길거리도 다양하다. 예술 체험 프로그램과 플리마켓, 지역 농특산물 먹거리 부스가 운영된다. 가족 단위 방문객을 위한 포토존도 곳곳에 마련된다. 야간에는 드론 라이트쇼가 펼쳐져 클래식 음악과 함께 초여름 밤하늘을 수놓을 예정이다. 지역에서는 계촌클래식축제가 단순한 음악 행사를 넘어 문화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년 전국에서 관람객이 찾으면서 작은 산골마을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영진 축제위원장은 “계촌클래식축제는 자연 속에서 음악을 즐기며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시간"이라며 “많은 분들이 계촌마을을 찾아 클래식이 주는 여유와 감동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지역 관광의 해답을 주민 스스로 찾고 만들어가는 교육 프로그램이 횡성에서 열린다. 4일 횡성군에 따르면 군과 횡성문화관광재단은 '2026 횡성로컬아카데미 : 함께 만드는 지역관광' 참가자를 오는 18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아카데미는 관광두레 PD와 농촌관광 분야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관광업 종사자는 물론 지역 관광에 관심 있는 주민과 청년, 기획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교육은 7월부터 모두 9회 과정으로 진행된다. 단순 강의보다는 현장과 실무 중심 프로그램 비중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관광두레와 농촌관광에 대한 이해를 시작으로 지역 관광 트렌드 분석, 콘텐츠 기획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최근 관광 분야에서 활용이 늘고 있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지역자원 분석 과정도 포함됐다. 관광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타지역 우수사례를 살펴보는 현장 학습도 마련된다. 횡성은 한우와 호수길, 치유관광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주민 참여형 관광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번 교육은 지역을 가장 잘 아는 주민들이 관광 기획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전체 과정의 80% 이상을 이수하면 수료증이 주어진다. 교육 이후에도 참여자 간 네트워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주민 중심 관광 협의체나 관광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횡성문화관광재단 관계자는 “지역 관광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할 인재를 발굴하는 과정"이라며 “주민들이 주도하는 관광 커뮤니티가 형성되면서 횡성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홍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홍천의 대표 문화유산인 수타사 대적광전이 보물 지정 이후 첫 정밀실측조사에 들어간다. 문화유산의 현재 모습을 정확히 기록해 향후 보존과 관리에 활용하기 위한 작업이다. 홍천군은 최근 '수타사 대적광전 정밀실측조사 용역'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 기간은 오는 12월 24일까지다. 수타사 대적광전은 영귀미면 수타사 경내에 있는 조선시대 사찰 건축물이다. 1971년 강원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뒤 지난해 2월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승격됐다. 대적광전은 수타사의 중심 법당이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다포계 팔작지붕 건물로 조선 후기 사찰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조사는 보물 지정 이후 처음 진행되는 기록화 사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화유산의 규모와 구조, 부재별 특징, 축조기법 등을 세밀하게 측정하고 기록하게 된다. 조사 결과는 도면 제작과 사진 기록, 데이터 분석, 보고서 작성 등의 형태로 정리된다. 용역은 건축사무소 천지원이 맡았으며 사업비는 1억7000여만 원이 투입된다. 정밀실측조사는 단순 측량 작업과는 다르다. 문화유산의 원형을 기록으로 남겨 훗날 보수와 정비, 복원 과정의 기준 자료로 활용된다. 화재나 자연재해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중요한 복원 자료가 된다. 홍천군은 이번 조사를 계기로 지역 문화유산 관리 체계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문화유산의 가치를 기록하고 보존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홍천군 관계자는 “수타사 대적광전은 홍천의 역사와 불교문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라며 “이번 조사를 통해 보물로서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존 관리 기반을 더욱 탄탄히 다져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천=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작은 유리병 안에 숲을 만들며 생태계의 원리를 배우는 과학 체험 프로그램이 홍천에서 열린다. 홍천군은 오는 20일 홍천생명건강과학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체험형 과학특강 '과학마블 생태 탐험 연구소'를 운영한다. 이번 프로그램은 빛과 지구환경, 생태계를 주제로 마련됐다. 교과서 속 개념을 설명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관찰하고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육 대상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다. 모집 인원은 20명이며 교육은 20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과학관 체험과학교실에서 열린다. 참가 학생들은 빛의 특성과 자연환경, 생태계 구조를 주제로 다양한 탐구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에서는 이끼 테라리움 만들기가 진행된다. 학생들은 이끼와 식물을 활용해 작은 생태계를 직접 꾸미며 생태순환 과정과 환경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과학관 측은 체험을 통해 과학을 어렵게 느끼는 학생들도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참가 신청은 오는 12일까지 홍천군 평생학습포털에서 온라인으로 접수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홍천생명건강과학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홍천군은 최근 체험형 과학 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어린이들이 직접 보고 만들고 탐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있다. 과학관 관계자는 “아이들이 자연과 환경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과학적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과학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정선군이 한우 품질 향상과 농가 소득 증대를 위한 개량 사업에 나선다. 군은 우수한 형질을 가진 송아지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2026년 한우 수정란이식 지원사업'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수정란 이식은 능력이 검증된 한우의 수정란을 다른 번식우에 이식해 우량 송아지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일반 번식보다 개량 효과가 빠르고 육질과 육량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올해 사업비 9150만 원을 투입한다. 사업 규모는 183두이며 수정란 구입비와 이식 시술비를 포함해 두당 50만 원을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지역내에서 한우 30두 이상을 사육하는 번식농가다. 사육환경과 번식 관리 능력, 사업 수행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대상 농가를 선정할 예정이다. 수정란 이식은 관련 교육을 이수한 가축인공수정사나 수의사가 맡는다. 농가에서는 건강 상태가 양호하고 번식 주기가 정상인 수란우를 준비해야 한다. 수정란 이식 후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한 수태 확인과 송아지 관리가 이어진다. 생산된 송아지는 지역 내에서 지속적으로 사육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정선군은 사업 효과를 높이기 위해 사후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생산된 송아지를 임의로 처분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매매하는 사례는 제한할 계획이다. 필요할 경우 보조금 환수 조치도 검토한다. 축산업계에서는 수정란 이식 사업이 단순한 개체 수 증가보다 한우 품질 개선에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량 혈통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장기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환 유통축산과장은 “한우 개량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타나는 사업이 아니다"라며 “우량 한우 생산 기반을 넓히고 농가 소득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예상 뒤집은 민심…‘吳·韓’ 정계개편 태풍 부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6·3 지방선거가 역설적으로 여야 모두의 권력 지형을 흔들고 있다. 4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야 지도부 체제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12곳, 국민의힘은 4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오 후보는 49.0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48.21%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86%포인트(p)에 불과했다.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독자 생존' 전략을 펼쳤다.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선언하고 '절윤' 기조를 강조하는 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11일 토론회에서도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당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물론을 앞세워 승리한 만큼 오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당선은 정치적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새로운 중심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당대표나 대선 후보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 후보는 '차기 대권론'이나 '보수 재편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당무에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는 생활행정의 책임자"라며 “세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보수 진영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국회 입성도 보수 진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42.96%를 득표해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꺾고 당선됐다. 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승리가 '한동훈식 보수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올해 초 당원게시판 논란 등을 거치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와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거나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당의 재건과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보수 재건과 복당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후보를 제명했던 장동혁 지도부와의 충돌도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한동훈 후보 당선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과 친한 간의 내전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힘도 영남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만큼 당 지도부와 한동훈 후보 양쪽 모두 자신의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대구·경북·경남 등 텃밭을 지키며 간신히 참패는 면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앙당과 각을 세워온 오 후보와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동시에 승리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요한 여론공정대표는 “국민의힘이 서울 수성이라는 최소한의 선방은 했지만, 현 지도부에게는 오세훈을 필두로 한 친한계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범진보 진영의 권력 구도도 한층 복잡해졌다.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은 경기 평택을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개표 결과 유 후보는 34.83%,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8.77%,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7.24%를 기록했다. 특히 조 후보는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돼 왔지만 국회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당분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봉 교수는 “조국 대표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희준 컨설턴트는 “조국 대표를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낙선했다고 곧바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국 대표가 스스로 데미지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 공천으로 보수 텃밭 탈환을 노렸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최종 득표율 53.92%로 김부겸 민주당 후보(45.05%)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빛바랜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선거 초반 민주당 '15 대 1' 압승론까지 거론됐던 만큼 당 내부에서도 아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벌써부터 지도부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 대표 연임 가도의 시험대로 여겨져 온 만큼,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정 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확실시된 가운데 김 총리 역시 전당대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실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친명계가 현 지도부를 흔들 명분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후 정청래 지도부의 입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임지락 화순군수 당선…민주당 경선 돌풍이어 본선 압승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승용 기자 더불어민주당 임지락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화순군수 선거에서 승리하며 민선 9기 화순군정을 이끌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 임 당선인은 63.02%(1만7080표)를 득표하며 무소속 김회수 후보를 큰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번 선거 결과는 화순 정치권의 세대교체와 변화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임 당선인은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강력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후보로 선출되며 지역 정치권의 주목을 받았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 측의 금품 살포 의혹 제기와 각종 공세에 직면하며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던 임 당선인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에 나서는 한편, 삭발식까지 단행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선거 과정은 의혹 제기와 반박이 맞서는 격렬한 양상으로 전개됐지만, 최종적으로는 군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로 임 후보를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군민들은 네거티브 공방보다 화순의 미래 성장 전략과 군정 운영 역량에 더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전남도의원 출신인 임 당선인은 도의회 농수산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하며 농업과 지역개발, 예산 분야 경험을 쌓아 왔다. 현장 중심 의정활동과 젊은 리더십을 앞세워 화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화순은 현재 인구 감소와 청년층 유출, 폐광지역 침체, 농업 경쟁력 약화 등 복합적인 과제에 직면해 있다. 반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한 바이오·의료산업 인프라와 광주 생활권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갖고 있어 새로운 성장 가능성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임 당선인은 선거 과정에서 광역철도와 광역교통망 확충을 통한 광주 생활권 연계 강화, 바이오·의료산업 육성, 청년 정착 기반 마련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광주·전남 통합 논의와 지방주도 성장 정책을 화순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을 강조해 왔다. 또한 군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이른바 '군민주권시대'를 민선 9기 군정의 핵심 가치로 제시했다. 군수실 개방과 정책 결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 군민 참여 확대 등을 통해 행정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임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이번 승리는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더 나은 화순을 바라는 군민들의 선택"이라며 “청년 인구 유출과 지역경제 침체, 농업의 어려움 등 화순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광역교통망 확충과 바이오·의료산업 육성으로 화순의 미래 먹거리를 만들고, 군민과 함께하는 열린 행정을 통해 달라진 화순을 만들어 가겠다"며 “특정인의 군수가 아닌 모든 군민의 군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된 만큼 임 당선인이 공약으로 제시한 광역교통망 구축과 바이오산업 육성, 청년 인구 유입 정책 등을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민선 9기 화순군정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문승용 기자 symnews@ekn.kr

최승준 정선군수 당선 “군민 모두의 승리…정선 미래사업 흔들림 없이 추진”

정선=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더불어민주당 최승준 정선군수 당선인이 군민들의 선택을 받으며 민선 9기 정선군정을 이끌게 됐다. 최 당선인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53.86%를 득표해 46.13%를 얻은 국민의힘 최철규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이로써 민선 5기 군수를 시작으로 민선 7기와 8기에 이어 다시 군정 수장을 맡게 되면서 이른바 '징검다리 4선'에 성공했다. 최 당선인은 당선 소감을 통해 “저에게 다시 한번 군정을 맡겨주신 군민의 소중한 선택과 성원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결과는 최승준 개인의 승리가 아닌 정선의 발전을 바라는 군민 모두의 승리이자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희망의 승리"라고 밝혔다. 이어 “선거는 끝났다. 이제 승자도 패자도 없다"며 “저를 지지한 분들뿐 아니라 다른 선택을 한 군민들까지 모두 품고 화합과 통합의 정선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을 펼친 최철규 후보를 향해서도 “선거 과정에서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준 데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정선 발전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당선인은 향후 군정 운영 방향과 관련해 “기본소득 사업의 지속 추진과 KTX 평창~정선~사북 연결, 가리왕산 국가정원 조성, 강원랜드 규제 완화 등 정선의 미래를 위한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와 긴밀히 협력해 정선 발전에 필요한 예산과 정책을 확보하고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겠다"며 “정선군민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정당 구도보다 인물 경쟁력이 다시 한번 확인된 선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당선인은 2010년 민선 5기 군수에 당선된 이후 2014년 선거에서 낙선했지만, 2018년 군수직을 되찾았고 2022년 선거에서는 불과 432표 차의 접전 끝에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개표 초반부터 줄곧 앞서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승리를 확정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최 당선인이 추진해 온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과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공영버스 전면 무료화 등 생활밀착형 정책이 군민들의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정당보다 지역 발전과 행정 경험을 중시한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정선군수 선거에는 전체 선거인 3만2424명 가운데 2만3534명이 투표에 참여해 72.6%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인제군에 이어 강원도 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를 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영등포·동작·강동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10곳 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진 ‘정청래’, 부산 뺏긴 ‘장동혁’…위기의 여야 대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나란히 정치적 숙제를 떠안게 됐다. 민주당은 압승에도 서울을 얻지 못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지켜냈지만 부산을 내주며 양당 대표 모두 향후 리더십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특히 이번 선거는 여야 대표 모두에게 '차기 당권 및 지도부 입지 흔들기'라는 공통의 정치적 위기를 안겼다. 선거 결과에 따른 당내 비주류의 반발과 책임론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두 대표의 공통 과제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이번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12대 4' 승리를 거뒀다. 민주당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부산 등을 포함한 12곳에서 승리했고, 국민의힘은 서울을 비롯해 대구·경북·경남 등 4곳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선거 전 제기됐던 '보수 몰락론'과 달리 예상 밖 선전을 펼쳤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는 서울과 부산이었다. 서울은 전국 정치의 중심이자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로 꼽히고, 부산은 보수 진영의 핵심 기반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여야 지도부 역시 선거 기간 두 지역에 화력을 집중하며 사실상 상징 전쟁을 벌였다. 정 대표는 선거 기간 내내 서울 승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대통령 탄핵 이후 이어진 정권교체 흐름과 높은 국정 지지율을 바탕으로 서울 탈환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극적으로 꺾었다. 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압도적 성적을 거뒀음에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정 대표의 향후 행보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당 안팎에서는 당초 유력하게 점쳐지던 정 대표의 '당 대표 연임' 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을 놓친 만큼,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 '연임 불가론'이 고개를 들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서울시장 패배는 정청래 대표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전국 승리라는 성과가 있지만, 서울이라는 상징적 지역을 놓친 만큼 향후 당 대표 연임 문제와도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동혁 대표는 서울시장 승리에도 불구하고 또 다른 정치적 악재를 마주했다. 이번 선거와 함께 치러진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면서 장 대표의 당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후보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두며 독자적인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후보의 당선이 단순한 지역구 승리를 넘어 보수 진영 내 차기 주자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당 지도부와 거리를 둔 무소속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당원과 보수 지지층의 불만이 일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여기에 부산시장 선거 패배까지 겹치면서 장 대표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도 부산 수성을 목표로 삼았지만 결국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게 시장 자리를 내줬다. 특히 장 대표가 선거 과정에서 서울과 부산을 핵심 승부처로 강조해 온 만큼 부산 패배는 향후 당내 평가에서 약점으로 부각될 수 있다. 서울시장 승리만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완전히 잠재우기 어려운 이유다. 이 평론가는 “장동혁 대표가 승리 기준으로 제시했던 서울과 부산 가운데 서울만 지켜냈고, 여기에 한동훈 후보의 무소속 당선까지 겹치면서 당내 리더십에 대한 평가가 더욱 엄격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 SM·HYBE·JYP 등 주요 엔터사 취업

한국예술사관실용전문학교(이하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가 현장 중심 교육을 기반으로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 기업 취업 성과를 이어가며 실무형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고 4일 밝혔다. 학교 측에 따르면 연예매니지먼트과 졸업생들은 최근 SM, HYBE, JYP, 안테나, 스타쉽 등 국내 주요 기획사에 잇따라 진출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는 현업에서 활동 중인 엔터테인먼트사, 방송국, 제작사 관계자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업 과정에서는 아티스트 매니지먼트는 물론 홍보 마케팅, 팬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기획 등 기획사 실무 전반을 다루며 현장 적응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교 관계자는 “지난 5월에는 하이브·CJ_ENM 인사담당으로 근무했고 현재 엔터취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상환 강사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했다"며 “'엔터취업의 모든 것'을 주제로 채용 절차와 취업 준비 방법, 업계가 요구하는 역량 등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JYP엔터테인먼트에 입사한 한 졸업생은 “재학 당시 엔터테인먼트계열 윤지원 교수가 지도한 A&R 프로젝트 동아리 'LINK' 활동을 통해 실무 경험을 쌓은 것이 주효했다"며, “음반 유통과 콘텐츠 제작, 공연 기획 등 실제 엔터테인먼트 산업 현장과 유사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직무 이해도를 높였다"고 했다. 학교 측은 이러한 경험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단순 이론 교육을 넘어 실무 환경을 경험하면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예사 연예매니지먼트과는 현재 전임교수의 지도 아래 다양한 프로젝트형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으며, 재학생들이 졸업 전부터 직무 경험과 포트폴리오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 박대군 기자 guny@ekn.kr

[시흥 톺아보기] 국제안전도시 고도화로 재공인 박차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모든 인류는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할 권리를 가진다.' 국제안전도시는 1989년 스웨덴 스톡홀름 선언에 기초해 안전 증진 기반과 역량을 갖춘 도시에 부여하는 국제 인증이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안전을 기본권으로 인식하고 안전을 위해 협력하는 과정이 국제안전도시 핵심 가치로 꼽힌다. 2022년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을 받은 시흥시는 올해 국제안전도시 2기 공인을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국제안전도시 사업 이행 진단 및 성과평가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교통안전, 낙상예방, 자살예방, 산업안전, 재난안전, 폭력예방 등 6개 분야 안전사업 성과를 바탕으로 재공인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했다. 국제안전도시 공인은 스웨덴에 있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센터(ISCCC)에서 주관하며, 시흥시는 내달 서면 평가와 11월 해외 심사위원 대면 평가 등을 거쳐 연내 2기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시흥시는 다양한 안전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에 따라 2024년 지역 안전 수준은 국제안전도시 1기 공인 시점인 2022년과 비교해 크게 향상됐다. 가해 사망률은 0.2명에서 0명(인구 10만 명당)으로 줄고, 보행자 교통사고 부상률은 6.3명에서 5.1명(인구 만 명당)으로 감소했다. 아동 학대 피해 발생률도 7.1건에서 5.5건(아동 천 명당)으로 감소했다. 이런 성과 바탕에는 촘촘한 협력체계가 있다. 시흥시는 1기 공인 때 조직된 실무협의회를 다양한 주체 간 협력이 수시로 작동하는 체계로 바꿨다. 실무협의회를 중심으로 문제 발굴, 사업 기획, 실행 순환이 구조화되도록 운영하고 민-관 거버넌스를 강화했다. 최근 배달 서비스 산업이 급증하면서 이륜차가 개인형 이동장치, 보행자, 이륜차끼리 충돌하는 사고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이륜차 교통사고 부상률은 인구 만 명당 7.9명으로, 다른 유형별 교통사고와 비교해 1.5배~2배 높은 수준이다. 이를 해소하기 시흥시는 배달라이더를 대상으로 안전지킴이를 구성해 안전 문화 캠페인 적극 추진하고 있다. 사고 위험군인 배달 종사자가 안전 실천 주체로 전환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작년 선발된 8명 배달라이더 안전지킴이는 각종 안전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 신고, 구조활동 등에 참여하고 도로 파손, 불법주차 등 일상 속 안전 위협 요소 제거를 병행하는 등 지역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왔다. 시흥시는 안전지킴이 활동을 독려하고자 활동비 지원 등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사고 위험 예방도 주요 과제다. 독거노인 및 취약계층 고령자의 안전한 주거환경 구축이 필수적이나 기존 재가 중심 돌봄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시흥시는 주거환경 개선, 건강관리, 사회적 관계 형성 등을 통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고령자복지주택'을 조성했다. 고령자복지주택은 낙상 예방을 위한 각종 시설을 설치하는 등 물리-정서적 위험 요인에 대한 예방을 강화했다. 오는 12월에는 하중지구 내 고령자복지주택 신규 착공이 예정돼 고령자 맞춤형 주거-복지 통합 모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시흥시는 전체 손상 사망 원인 중 노인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어 개인-집단 상담과 심리 검사도 진행한다. 시니어 상담사와 말벗봉사단이 상담을 추진하며, 노인 관련 기관 간 네트워크가 자살 예방에 협력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개인과 가족 문제를 넘어 지역사회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손상 요인이다. 그러나 피해자가 신고나 지원 요청을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 위험이 누적될 수 있다. 시흥시는 이에 따라 '가정폭력-성폭력 통합상담소'를 통해 전문적인 전화-방문 상담을 추진하며, 피해자 법률 상담과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작년 12월 말 기준 통합상담소를 통해 4054건 상담이 진행됐고, 3350건 지원을 신속하게 연계했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은 피해자와 동반 아동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심리적 안정과 사회 적응을 위한 상담, 치료를 병행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시흥시는 작년 재난관리 평가(340개 재난관리 책임기관 대상)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사상 초유’ 투표지 부족 사태…“선관위 근본적 개혁해야”

6·3 지방선거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바닥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사태의 심각성이 커지면서 선거 공정성까지 도마에 오르자, 여야 간 공방전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4일 정치권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을 지적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질책하는 한편,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선관위가 3일 밤 9시 본투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발표하고, “개표 종료 투표용지 부족 원인을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입장을 밝혔지만, 좀처럼 논란이 수습되지 않고 있다. 중앙선관위 설명대로라면, 본투표 당일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소재 투표소 14곳(강남구 1곳, 송파구 12곳, 광진구 1곳)에서 투표용지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추가 사례 발생 여부에 대해선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은 당초 '투표용지 부족'을 초래한 선관위의 미흡한 준비 체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사고가 터진 직후 내놓은 '수요 예측 실패' 등 설득력 없는 해명에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졌다. 선관위 측에선 “직전 지선 대비 투표율이 높아져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는데, 송파구의 경우 투표용지 물량이 전체 유권자의 50%만 인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선거를 한두 번 해본 것도 아닌데 그러한 선관위의 주장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대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종근 정치평론가 역시 “절대로 있어선 안 되는 일"이라며 “유권자 수만큼 투표용지를 100% 확보했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일부 투표소에서 실시한 긴급 조치 과정 중 잡음마저 발생해 질타를 받는 분위기다. 대기표를 발부한 유권자에 한해 밤 10시까지 마감 시간을 늘려 투표권을 보장하도록 조치했으나, 대기표가 부족해 임시 용지까지 투입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잠실7동 제2투표소의 경우, “개표 중단", “부정 선거"를 외치며 투표함 반출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선거관리원 간 밤샘 대치까지 벌어지면서 현장 혼란이 가중됐다. 해당 투표소 투표함은 4일 오전 11시까지 여전히 이송이 지연됐다. 공직선거법 제115조 제1항에 의거, 투표소는 오전 6시에 개소해 오후 6시에 닫는다. 투표를 위해 마감 시각에 대기 중인 선거인에게는 번호표를 발급해 투표하게 한 뒤 닫게끔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평론가는 “고육지책이긴 하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대선 당시에도 마감 전까지 도착한 유권자들에 한해 그 이후로 투표할 수 있게끔 조치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근본적 문제점은 투표용지 부족"이라며 선관위의 준비 부족이 사태의 발단이 된 점을 꼬집었다. 정치권에서는 “선관위 관료들의 행태가 말도 안 된다"고 일갈하며 관련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정의당·진보당 등 범진보 정당에서는 3~4일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문을 각각 발표했다. 이 평론가는 “문제가 된 선거구의 판단 착오인지 아닌지 모르겠으나, 선관위가 전적으로 잘못한 것은 맞다"고 전했다. 최 평론가는 “해당 선거구 관리자 차원을 넘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교체해야 한다"며 고강도 쇄신을 촉구했다. 중앙선관위는 대국민 사과에 나선 지 3시간 반 만인 4일 0시 긴급 회의를 열어 “공직선거법상 선거 연기나 재선거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에서 요구한 재선거·선거 연기 가능성을 일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선관위 결정에 대해 선거 무효 소송과 헌법 소원을 착수하는 등 향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새벽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과 면담을 나눈 뒤 기자들과 만나 “유권자의 참정권이 침해됐다면 당연히 선거 무효 사유"라며 선거 불복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전날 송언석 원내대표도 “중대한 투표권·참정권 침해"라며 관련 공직선거법 조항을 거론하며 선거 연기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입장문을 내고 “선관위 관리 부실에 유감"이라며 반드시 책임을 물겠다고 경고했지만, 국민의힘의 개표 중단·재선거 요구 등에 대해선 “일고의 가치도 없다"며 선을 그었다. 현재 국민의힘 측에서는 이날 오전 오세훈 서울시장의 최종 당선이 확정된 이후 재선거에 대한 공식적인 발언은 더 이상 하지 않고 있다. 선관위가 공직선거법을 근거로 원칙적 입장을 밝혔지만, 선거권 침해·선거 정당성 문제 등 선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다시 키운 만큼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태가 확산되자 청와대도 언론 공지를 통해 “중앙선관위가 대응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그었지만, 재차 입장문을 통해 “엄정 주시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당선 직후 “지금 마치 선관위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것처럼 모양이 돼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모두 대통령 책임"이라고 말했다. 일부 극우층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음모론이 확산되던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번 사태를 통해 추가적인 빌미를 제공했다고 지적한다. 과거 선거철에도 선관위는 관리 소홀 문제로 국민적 신뢰를 잃은 전적이 있어 이 같은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2022년 대통령선거 사전 투표 때 선관위는 소쿠리에 코로나19 격리자의 투표용지를 담아 투표함에 옮기는 안일함을 보여 전 국민적인 질타를 받았다. 이후 선관위는 자체 감사를 거쳐 책임자에 정직 징계 처분을 내리기도 했지만, 재차 관리 부실 문제가 불거져 여전히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국민적 관심이 큰 선거철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휴직자가 늘어난 점도 선관위의 내부 관리 역량에 의구심이 들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민주당 채현일 의원실에 따르면, 올 4월 기준 선관위 휴직자는 176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10년 새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지난해 중앙선관위가 시·도 선관위별로 '불필요한 휴직 자제' 공문까지 보냈으나, 실질적인 효과로 연결되지 않은 점에서 비판을 받는 지점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부정선거론의 연관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 평론가는 “당연히 선거 이후로 투표용지 부족 사태와 관련해 한동안 시끄러울 것"이라며 “하지만 부정선거 음모론까지 나가는 것은 다소 과한 추측"이라며 '과대 해석'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면 최 평론가는 “투표소가 위치한 송파 지역의 경우 국민의힘이 우세하다가 12·3 내란 사태 이후 민주당에게 넘어가는 미묘한 지역이었다"면서 “이곳에서 그런 사태가 벌어지니 부정선거론자들 입장에선 기회를 잡은 꼴"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국 단위로 전수 조사를 해달라는 말이 나올 수 있다"며 “심하게는 선거 무효 등 불복종 선거 운동까지 번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병헌의 체인지] 투표용지가 모자란 민주주의

2010년 영국 총선 때 투표소 앞에 긴 줄이 늘어섰다. 일부 유권자는 마감시간까지 기다리고도 투표하지 못했다. 영국 선거위원회는 즉각 조사에 들어갔고, 원인을 부실한 계획, 부족한 인력, 허술한 비상대응에서 찾았다. 이후 “마감시간 전에 줄 선 유권자는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제도 개선이 즉시 추진됐다. 민주주의 선진국의 대응은 이렇다. 사고가 나면 사과에서 끝내지 않는다. 제도를 고친다. 매뉴얼을 법으로 바꾼다. 2026년 대한민국 서울의 투표소에서는 투표용지가 모자랐다. 6·3 지방선거 본투표일, 일부 투표소에서 용지 부족으로 투표가 지연됐다. 중앙선관위는 긴급 이송과 투표시간 연장으로 수습에 나섰고, 허철훈 사무총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 개표 중단과 재투표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재선거 요구에 선을 그었다. 정치권의 공방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문제의 본체는 여야가 아니다. 선관위다. 투표용지가 모자란다는 것은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기본 부품이 빠진 것이다. 병원에서 산소가 떨어진 것과 비슷하다. 국민에게 “당신의 주권 행사는 잠시 멈추라"고 말한 것이다. 헌법이 보장한 참정권을 선관위의 안이함이 붙잡아 세운 사건이다. 더 심각한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대목이다. 2022년 대선 사전투표 때는 이른바 '소쿠리 투표'가 있었다. 확진자 투표용지가 바구니, 종이상자, 쇼핑백에 담겼다. 비밀투표와 직접투표 원칙이 흔들렸다. 사과하고 사무총장이 물러났다.이후 바뀐 것은 별로 없었다. 왜 반복되는가. 답은 선관위의 조직 문화에 있다. 선관위는 독립성을 방패로 삼아 왔다. 독립은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우라는 뜻이지, 국민 감시로부터 벗어나라는 의미가 아니다. 선관위는 독립을 무감시로, 중립을 무책임으로, 헌법기관의 권위를 불가침 특권으로 착각해 왔다. 자녀 특혜채용 논란 때도 그랬다. 감사원 감사 문제를 둘러싼 헌법적 논쟁은 별개로, 국민 눈에는 '그들만의 성'처럼 보였다. 헌재도 감사원의 선관위 직무감찰은 독립기관 권한 침해라고 판단했지만, 그렇다고 선관위 내부의 폐쇄성과 부실이 면책되는 것은 아니다. 해외 사례는 또 다른 교훈을 준다. 2022년 미국 애리조나 매리코파 카운티에서는 프린터 설정 문제로 일부 투표지가 개표기에 제대로 읽히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공화당 측은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신 당국은 해당 투표지를 보안함에 넣어 중앙 개표소에서 집계하도록 안내했고, “유권자가 돌려보내지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핵심은 투명한 설명, 대체 절차, 사후 검증이었다. 한국 선관위에 없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현장에는 위기 대응력이 없었고, 중앙에는 국민을 납득시킬 언어가 없었다. “용지를 이송했다", “기다린 사람은 투표하게 했다"는 책임회피 변명에 불과하다. 어느 투표소에서 몇 장이 부족했는지, 왜 예측하지 못했는지, 사전투표율과 본투표 예상치를 어떻게 계산했는지,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은 무엇이었는지, 책임자는 누구인지 부터 즉시 공개해야 한다. 대책은 분명하다. 첫째, 전국 투표소별 투표용지 수급 시뮬레이션을 의무화해야 한다. 사전투표율, 과거 투표율, 인구 이동, 접전 지역 변수까지 반영한 위험등급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예비 투표용지 비축 기준을 법령에 명시해야 한다. 셋째, 투표용지 재고 현황을 중앙 상황실이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넷째, 부족 사태 발생 시 인근 투표소·구선관위·시선관위 간 긴급 이송 매뉴얼을 분 단위로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투표 종료 전 줄 선 유권자의 권리 보장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해야 한다. 여섯째, 사고 지역은 독립 조사단이 원인과 책임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 더 근본적으로는 선관위의 혁명수준의 개혁이다. 선관위는 헌법기관이자 선거 관련 준사법적 판단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여느 기관보다 더 엄격해야 한다. 외부감사와 내부통제의 헌법적 조화부터 새로 설계해야 한다. 정치권력의 감찰은 막되, 국민이 추천한 독립감사위원회, 국회 보고 의무, 정보공개 확대, 고위직 이해충돌 심사, 친인척 채용 전수공개, 현장 선거관리관 자격인증제 등을 도입해야 한다. 선관위가 스스로 감시하지 못하면 국민이 감시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기본적 감수성 부족이다. 헌법 감수성, 주권 감수성, 현장 감수성이 모두 엄청 모자랐다. 국민은 세계 최고 수준의 시민의식으로 줄을 서서 투표했다. 선관위는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했다. 이제 선관위는 선택해야 한다. 또 사과만 하고 넘어갈 것인가. 선진 선관위로 환골탈태할 것인가. 국민이 원하는 것은 국민 주권 앞에 겸손한 선관위다. 민주주의를 관리하는 기관답게, 민주주의 앞에서 가장 먼저 책임지는 기관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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