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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박성준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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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향해 “핵합의 해야…이스라엘 공습 도움 줄 수도”

이스라엘과 이란이 군사 충돌을 이어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핵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대해 “우리는 모든 것을 알았다"며 이란과의 핵협상을 통해 “이란의 굴욕과 죽음을 면해주려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핵합의가 성사되는 것을 보고 싶었기 때문에 구하려고 열심히 노력했다"며 “아직 합의에 도달할 수 있다. 너무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협상을 위해 60일을 줬는데, 오늘이 61일이지 않나. 그러니까 우리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공습 징후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이란이 핵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작전을 묵인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포기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공습 이후 “당분간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5일 오만에서 6차 핵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예정대로 열릴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그럼에도 “합의는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는 일요일(15일) 이란과 만날 것이다. 만남이 성사될지 알 수 없지만 우리는 만남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당한 뒤에도 핵프로그램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누구도 알 수 없다"며 “그것(공격에 따른 이란 측 피해)은 매우 파괴적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또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인한 중동전쟁으로의 확전을 우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보복에 이스라엘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여러 매체와도 잇달아 인터뷰를 통해 이란의 비타협적 태도 때문에 공격이 일어났다고 책임을 돌렸다. 그는 이날 NBC 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들(이란)은 합의를 할 기회를 놓쳤다"고 밝힌 뒤 “지금 또 한 번의 기회가 있을 수 있다. 지켜보자"라고 말했다. 이 “그들(이란)은 나와 대화하려고 전화해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핵 협상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고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이란 핵 협상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반대일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아마도 지금 그들(이란)은 진지하게 협상할 것"이라며 “나는 이란에 60일을 주었고, 오늘이 61일째다. 그들은 합의를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그들이 60일 안에 합의를 하도록 만들 수 없었다"며 “지금 그 일(이란과의 합의)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전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성명에 대해 질문받자 “물론 우리는 이스라엘을 분명히 지원한다"며 중동의 맹방인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및 지지 기조에 흔들림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서도 이란이 핵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미 엄청난 죽음과 파괴가 발생했지만, 이 학살을 끝낼 시간은 아직 남아있다"면서 “이미 계획된 다음 공격들은 이보다 더 잔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전에 반드시 합의를 해야 하며, 한때 이란 제국으로 알려졌던 것을 지켜야 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또다른 게시글에서도 “핵합의에 나서도록 이란에게 60일의 기한을 보냈다. 그들은 그렇게 했어야 했다"며 “오늘이 61일째다. 무엇을 해야 할지 이란에게 말했지만 결국 도달하지 못했다. 아마 두 버째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란, 이스라엘에 피격 당일에 보복…중동 전면전 초읽기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겨냥해 사상 최대규모의 공습을 단행한 가운데 이란도 빠르게 보복에 나서면서 중동 확전 위기가 최고조에 치닫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100기 가량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최대 도시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두 곳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스라엘군은 각지에 공습 경보를 사이렌을 울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 100기 대부분은 이스라엘 영토 진입 전에 격추됐고 미군도 이란 미사일 요격에 조력했다고 미국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란의 이번 공격으로 2명은 위독하고 8명은 중상, 34명은 경상이라고 이스라엘 채널12는 전했다. 요격에 따른 파편으로 일부 건물들도 손상됐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다양한 탄도미사일 수백기가 발사되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잔혹한 공격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 통신은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중심도시 텔아비브의 국방부와 정보기관 등을 겨눴으며 이스라엘 방공망을 뚫고 성공적으로 낙하했다고 보도했다. 텔아비브 인근 항구도시 하이파 등도 공습 표적이라고 했다. 또한 이란군이 이스라엘군의 F-35 전투기 2대와 무인기(드론) 여러 대를 타격해 성공적으로 파괴했다고 이란 프레스TV가 전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은 평화 목적을 위해 사용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번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은 과거와 다르게 전면전으로 치닫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작년에 양국이 서로를 공격했을 때는 보복이 나오는 데 시간 차이가 더 컸고, 교전 후 긴장 완화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지난해 4월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이 폭격되자 이란은 이에 대한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12일만에 보복에 나섰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1일에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대규모 발사했지만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이란은 이스라엘이 공습을 단행한 당일 대대적인 앙갚음에 나섰다. 또 이스라엘과 이란 모두 갈등을 격화시킬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며칠이 걸리든 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성명에서 “이란은 이스라엘 민간인 밀집지역에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우리는 아야톨라 정권(이스라엘)이 저지른 사악한 행동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스라엘을 향해 “그들이 일을 시작하고 전쟁을 일으켰다"며 “사악하고 악랄한 시온주의자 정권은 큰 실수와 오류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에도 성명을 내고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악랄한 본성을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의 그간 이스라엘에 대한 표현에 비해 매우 수위가 높은 언급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어떤 양보도 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전투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나탄즈 핵시설과 군 주요 지휘관, 핵과학자 등을 전격 공습했다. 오후에도 다시 전투기를 띄워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기지와 발사대 등을 타격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갈등 격화로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4.23달러로 전장보다 7.0%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72.98달러로 전장보다 7.3% 올랐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WTI 가격은 이날 아시아장에서 장 중 한때 상승 폭을 14%대로 키우기도 했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79% 내린 4만2197.7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3% 하락한 5976.9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30% 떨어진 1만9406.83에 각각 마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최악시 국제유가 130달러”…관세·중동 전쟁에 트럼프 ‘인플레 성과’ 어쩌나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을 폭격한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자신의 주요 경제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관세 정책에 더해 중동갈등 격화로 국제유가마저 치솟으면서 가격 상승이 다시 부채질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그(자동차)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관세율이) 더 높을수록 그들은 이곳에 와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또다른 품목별 관세인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는 지난 4일부터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추가된 제품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소비재를 겨냥한 첫 사례로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적인 무역정책을 시행한 후 수많은 제품들이 관세 인상의 대상이 되었지만 이번 발표로 일상 소비재가 구체적으로 대상이 됐다"며 “수입되는 식기세척기, 건조기, 스토브,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에 적용돼 미국 가계의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NYT는 이어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세탁기 관세로 1800개의 제조업 일자리가 새로 창출됐지만 소비자들은 일자리 1개당 81만7000달러의 비용을 추가로 지불했다는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또 당시 관세 대상이 아니었지만 세탁기와 함께 구매되는 건조기도 가격이 덩달아 올랐다고 NYT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에 브렌트유는 장중 13% 폭등해 배럴당 78달러까지 올랐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3월 이후 가장 큰 장중 상승폭이다. 이에 트럼프발 관세 전쟁,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증산 등으로 그동안 이어졌던 국제유가 하락분이 모두 만회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전격 공습으로 자국 핵시설 등이 피해를 본 것에 대해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전망이다. 이란은 이미 이스라엘을 향해 100여기의 드론을 날린 상태다. 아야톨라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성명에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은 더럽고 피비린내 나는 손을 뻗어 사랑하는 우리 조국의 주거지역을 공격했다"며 “가혹한 응징을 당해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중동 갈등 격화로 유가가 더욱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 수석 지리경제학 애널리스트는 “더 광범위한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높다"고 밝혔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중동지역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고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총괄은 “갈등이 지속적으로 격화되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운송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극단적인 시나리오지만 하루 1400만배럴의 석유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운송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라크·이란·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산유국의 수출통로로 전 세계 천연가스(LNG)의 3분의 1, 석유의 6분의 1이 지난다. 국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작년 4월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우려에 국제유가가 90달러선을 돌파했었다. 국제유가가 극단적인 수준까지 폭등하지 않더라도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웰치 애널리스트는 “유가 상승은 이미 관세로 흔들리고 있는 글로벌 경제 성장에 타격을 주고 인플레이션을 더욱 촉진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전월 대비 각각 2.4%, 0.1% 상승해 전문가 예상치(2.5%, 0.2%)를 소폭 하회한 것도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실제 에너지 가격이 전월보다 1.0% 하락했고 휘발유 가격은 2.6% 떨어져 전체 물가 상승세를 눌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에너지 가격, 휘발유 가격은 각각 3.5%, 12%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11일 의회 증언에서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주거, 식품, 에너지 비용 상승 둔화로 2021년 이후 가장 느린 속도를 보이고 있다"며 “4년간의 물가 상승으로 미국인의 생활 수준은 저하됐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덕분에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개선을 나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5월) CPI가 막 나왔다. 훌륭한 수치"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4월 CPI가 2.3% 상승을 기록한 것과 관련, “인플레이션은 없고 휘발유, 에너지, 식료품 등 사실상 모든 것의 가격이 내려가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제유가 13% 폭등한 날…트럼프 “이스라엘 공습 알고 있었다”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중동지역에서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국제유가가 폭등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1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앵커인 브렛 베이어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공격을 감행할 것이란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핵폭탄을 가질 수 없으며 우리는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지만 지켜볼 것"이라며 “이란 지도부 중 몇몇은 아마 돌아오지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의 역내 군사 전략을 주도하는 군 수뇌부들이 사망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새벽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을 비롯한 표적 수십 곳에 선제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습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에 이어 페레이둔 압바시, 모하마드 테헤란치 등 이란 핵과학자들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폭스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어 중동 동맹국 중 최소 1곳과 접촉해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해 알렸고 미국은 이번 공격에 관여하지 않닸다고 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의 보복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중동 작전을 총괄하는 미군 중부사령부(CETCOM)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란이 공격에 나설 경우 미국은 자국과 이스라엘을 방어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란이 협상 테이블로 다시 돌아오길 희망한다고 했다. 미국과 이란은 오는 15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6차 핵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보복 수위가 중동 확전 여부와 국제유가 향방을 좌우할 핵심 요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렌트유 8월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전일 대비 13% 폭등해 배럴당 78.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하루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한국시간 오후 1시 52분 기준 브렌트유는 배럴당 75.09달러를 기록,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BCA 리서치의 마르코 파픽 수석 전략가는 “시장 향방은 이란의 보복에 달렸다"며 “이란이 중동에 위치한 미국 자산에 공격할 경우 미국은 즉각적이고 고통스럽게 반격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실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자국 핵시설 등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에 대해 강력한 보복 방침을 천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측은 중동지역 내 위치한 미국의 자산들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최근 몇시간 동안 드론 100여대를 날렸다고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NG의 워런 패터슨 애널리스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증폭됐다"며 “석유 시장은 잠재적인 공급 중단에 대비해 리스크 프리미엄을 더 크게 반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트레이더는 “아직은 이르지만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의 제니퍼 웰치 등 애널리스트들은 “광범위한 중동지역 분쟁으로 확대될 위험이 높다"며 이란 군 수뇌부 및 핵과학자들이 사망한 것과 관련 “이란의 군사 및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에너지 가격 상승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타격을 입을 것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중동지역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발생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만류에도 이란 공습한 이스라엘…국제유가·금값 급등, 증시 하락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의 군, 핵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에 나서면서 중동 갈등이 전면전으로 번질 것이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같은 소식에 국제유가와 안전자산인 금값은 급등했고 뉴욕증시 선물을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급락세다.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작전명 '일어서는 사자'를 가동하고 이란 내 핵시설 등 수십 곳에 대한 선제타격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성명에서 이스라엘군이 이란 핵물질 농축 프로그램, 핵 무기화 프로그램, 농축시설, 핵무기를 개발 중인 주요 과학자들,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등을 공격했다며 “이것들은 이스라엘의 생존 자체에 대한 명확한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위협을 제거할 때가지 며칠이 걸리든 작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또 선제타격 단행과 동시에 이란의 드론, 미사일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영공을 폐쇄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가까운 시점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 대변인도 이날 새벽부터는 필수적인 업무를 제외하고 교육활동이나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한다고 언급했다. CNN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 공습 이후 곧바로 각료회의를 소집했고, 이스라엘도 내각을 소집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만류에도 강행돼 주목을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임박했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것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매우 좋은 합의에 상당히 가까이 와 있다"며 “나는 그들(이스라엘)이 들어가는 것(대이란 공격)을 원치 않는다. 왜냐하면 그것은 합의를 날려버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 방안을 논의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이번 이스라엘 공습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번째 중대 외교정책 위기"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향해 대이란 공습에 나서지 말라고 재차 촉구해왔다"고 짚었다. 미국 정부는 이날 폭격에 미국의 개입이 일절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오늘 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단독(unilateral) 행동을 했다"며 “우리는 이란에 대한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지역의 미국 군대를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이번 조처가 자위(自衛)를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우리에게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밝히겠다. 이란은 미국의 이익이나 인력을 표적으로 삼으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란은 '혹독한 반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은 “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대응은 가혹하고 결정적일 것"이라며, 보복이 임박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이란의 보복 수위가 최고 수준에 논의되고 있다"고 했다. 이란은 작년 4월 14일과 10월 1일 두 차례에 걸쳐 이스라엘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강행한 바 있다. 이란은 자국 내 핵시설에 대한 공격을 뚜렷한 '레드라인'(위반할 경우 대가를 반드시 묻겠다는 기준)으로 삼아왔다. 이에 따라 당장 15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핵협상 개최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내 피해도 발생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국영 TV를 인용,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혁명수비대 살라미 장군과 최소 4명의 고위 당국자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TV는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테헤란 동부에 있는 이란 혁명수비대 본부 등 주요 시설에서 화재와 연기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또 이란 핵과학자 페레이둔 압바시-다바니, 모함마드 메흐디 테헤란치가 이번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나탄즈 핵시설을 타격했으나, 공습 이후 나탄즈 핵시설에 '핵 오염 흔적'은 없다고 발표했다. 또 최소 12명의 민간인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듯 중동 정세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닫자 글로벌 금융시장도 요동쳤다.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13일 한국시간 오전 11시 21분 기준, 7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9.45% 폭등한 배럴당 74.47 달러를 기록하는 등 한 순간에 75달러선에 근접했다. WTI 가격은 지난 11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되자 4.87% 폭등한 데 이어 이날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WTI 가격이 75달러대를 기록한 적은 지난 1월 22일(종가 기준 75.44달러)이 마지막이었다. 8월물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전장 대비 9.01% 오른 배럴당 75.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전장 대비 1.51% 오른 온스당 3453.87달러를 기록 중이다. 주요국 증시는 약세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1.48% 하락, S&P 500 선물은 1.64% 하락, 나스닥100 선물은 1.67% 하락 등 뉴욕증시 선물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13% 하락한 2887.06을 나타내고 있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32%), 호주 S&P/ASX(-0.19%), 중국 상해종합지수(-0.65%), 대만 가권지수(-0.39%) 홍콩 항셍지수(-0.85%) 등 아시아 증시도 내림세다. 위험회피 심리에 비트코인 시세 또한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전 대비 4.74% 하락한 10만3474.85달러를 기록 중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자동차는 인상, 냉장고·세탁기는 대상…관세 전선 넓히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 철강에도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는 등 관세 전선을 더욱 넓히고 있다. 이들 제품은 특히 한국의 주요 수출 제품인 만큼 관세의 여파가 당초 예상보다 커지는 형국이다. 블룸버그통신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법안 서명식에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그(자동차) 관세를 더 올릴 수 있다"며 “(관세율이) 더 높을수록 그들은 이곳에 와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미국에 대한 현대차의 210억달러 투자를 언급하며 “관세가 없었다면 그들은 단돈 10센트도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3일부터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이미 25% 자동차 관세가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 타격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자동차 관세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한국 자동차 업계에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제품에 대한 관세는 지난 4일부터 기존 25%에서 50%로 인상됐다. 이런 가운데 미 상무부는 이날 연방 관보를 통해 50% 철강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철강 파생제품 명단에 제품을 추가했다. 추가된 제품에는 냉장고, 건조기, 세탁기, 식기세척기, 냉동고, 조리용 스토브, 레인지, 오븐,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추가된 제품에 대한 관세는 오는 23일부터 적용된다. 관보는 “철강 함량 가치를 기준으로 파셍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가전기업들이 미국에서 세탁기 등 일부 제품을 생산하기는 하지만 한국과 멕시코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이 상당해 이번 관세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3월 초 철강 관세가 부과되는 파생제품을 처음 발표했을 당시에는 그 제품 수가 철강과 알루미늄을 합쳐 172개였으나 상무부는 이후 명단을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는 소비자 제품이 직접 관세 타깃이 되는 첫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서명한 법안은 캘리포니아주가 2035년부터 시행 예정인 사실상의 전기차 의무화 조치를 폐지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의 전기차 의무화를 완전히 종료함으로써 미국 자동차 산업을 멸망으로부터 구해냈다"고 자찬했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성명을 내고 캘리포니아의 “비현실적인 전기차 의무화"가 해제됐다며 “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에서 배출 기준이 하나로 통합돼야 자동차 업계에 더 많은 안정성과 건전한 경쟁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감세 등 국정 어젠다를 담은 법안에 대한 이견 속에 자신과 심각한 공개 갈등을 빚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전기차에 대해 논의한 적이 있다고 밝힌 뒤 “나는 테슬라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美 영주권 장사’에 시동건 트럼프…“골드카드 접수 시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만 달러(약 68억원)를 지불하면 미국 영주권을 획득할 수 있는 '골드카드' 비자 프로그램 접수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500만 달러짜리 트럼프 카드가 나온다"며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이자 시장인 미국으로 갈 수 있는 아름다운 길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는지 수천 명이 문의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대기자 명단이 이제 열렸다"며 골드카드 신청을 할 수 있는 홈페이지 링크를 공유했다. '트럼프카드닷고브'라는 이름의 사이트에는 “트럼프 카드가 온다"라는 문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에어포스원에서 공개한 골드카드 이미지가 등록됐다. 이 사이트에는 이름과 이메일 주소, 출신지, 개인 또는 법인 여부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는 부분이 있는데 출신지는 국적이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중동 포함, 북미, 오세아니아, 중앙아메리카, 남미, 카리브해, 아프리카 등 8개 지역 중 하나를 선택하게 돼 있다. 해당 내용을 입력한 후 제출하면 인증절차를 걸친 후 “당신의 여정이 시작된다"는 안내문구가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월 기존 투자이민(EB-5) 제도를 폐지하고 500만 달러를 내면 즉시 영주권 획득과 장기적으로는 시민권 취득까지 가능한 골드카드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를 백만장 판매할 경우 5조달러의 자금이 마련돼 미국의 부채가 축소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골드카드는) 시민권을 얻는 강력한 길이 될 것"이라며 “부자들은 이 카드를 사서 우리나라로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는 그러나 세계 부자들만 미국 이민이 쉬워져 영주권 장사에 나선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달러 다음으로 선택받는 금…금값 시세 더 오르나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준비자산에서 금의 비중이 지난해 유로화를 웃돌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올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세계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마저 고조된 만큼 금값 상승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1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가 발표한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준비자산에서 금 비중이 20%로 집계되면서 유로화(16%)를 웃돌았다. 2023년까지만 해도 유로화와 금 비중이 각각 약 16.5%에 달했는데 1년만에 금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달러 비중은 46.4%로 여전히 높지만 10년 전과 비교하면 10%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로써 중앙은행들이 보유한 금은 3만6000톤으로 1965년에 기록된 사상 최대 규모(3만8000톤)에 근접하고 있다. 보고서는 지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중앙은행들이 금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금을 1000톤 이상 늘렸는데 이는 2022년 이전의 평균 매입 속도보다 두 배 빠르다. ECB는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급격히 급증했으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2022년부터 금과 금리의 역의 상관관계가 무너졌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불안에 이어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점도 중앙은행들의 금 수요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ECB가 중앙은행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5분의 2는 지정학 리스크 대비를 위해 금을 매입했다고 답변한 반면 응답자 3분의 2는 자산 다각화를 위해 금에 투자했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수요가 안전자산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이 80톤 가량의 금을 매월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또다른 투자은행 HSBC가 올해초 중앙은행 72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분의 1 이상은 올해에도 금 매입을 늘리겠다고 답한 반면 금을 매도하겠다는 응답은 하나도 없었다.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의 티무르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금은 일반적으로 보험성 자산으로 간주되지만 올해 나타나는 관세, 글로벌 무역 재편, 패닉 등을 고려했을 때 나쁘지 않은 투자처"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이렇듯 금에 대한 중앙은행들의 수요가 이어지자 국제금값이 앞으로 얼마나 더 오를지 주목받는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국제 금 선물 가격은 온스당 3343.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시세는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불안이 극에 달했던 지난 4월에 3425.30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그 이후 박스권에서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을 지속할 것이란 이유로 금값이 올연말 37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UBS 글로벌 자산관리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도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면서 금에 충분한 익스포져를 유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일각에선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세가 앞으로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글로벌 금융사 ING는 올 1분기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전분기 대비 33% 줄은 244톤에 달했다며 이번 분기 평균 금값이 3250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연평균 금값은 3128달러로 예측됐다. RBC 브루인 돌핀의 재닛 무이 시장분석 총괄은 “금 시세가 고공행진해웠던 것을 감안하면 향후 금 매수 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면서도 “불확실한 지정학적 환경과 자산 다각화에 대한 수요가 금 축적을 장기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2주 내 각국에 일방적 관세율 통보…선택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향후 1~2주 안에 각국에 관세율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겠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 열린 공연에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일주일 반에서 2주 이내 각국에 서한을 보내 (관세 관련) 협상 내용을 알릴 것"이라며 “어느 시점이 되면 우리는 이것이 협상이라는 편지를 그냥 보낼 것이고 당신은 이를 수용할 수도, 거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영국과, 중국에 이어 어느 국가와 무역 합의에 이를 것인지에 대해 “우리는 일본과 협상을 하고 있고, 한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 약 15개국과 협상을 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150개국 이상이 있다"고 말했다. 각 교역국에 상호관세율이 담긴 무역협상 조건을 보내고 미국과 무역을 계속할 것인지 선택을 강요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상호관세 유예 시한인 7월 9일을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상호관세 발표 이후 각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미국과 무역 합의에 도달한 나라는 영국이 유일하다. 중국의 경우 지난달 '제네바 합의'를 통해 미중이 서로에 대한 초고율 관세를 유예하기로 했지만 양국 모두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이 희토류 및 핵심광물 수출 통제를 지속하고 있다고 불만을 터트렸고, 중국은 미국이 반도체 등 핵심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중국인 미국 유학생 비자 취소 등의 조처를 문제 삼았다. 이로 인해 양국의 이후 협상은 교착됐고,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통화하면서 이번 런던에서의 2차 회담이 성사됐고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프레임워크(틀)가 마련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이행할지는 불확실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2주간의 시한을 정해놓지만 이보다 늦게 이행하거나 아예 이행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향후 2~3주 안에 미국이 교역국에 관세율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는 아직 이행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무역협상 기한 연장 용의가 있느냐'는 취재진 물음에 “그렇다. 하지만 우리가 그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무역상대국과의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날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미국 정부는 성실하게 무역협상을 하는 국가에 대해선 상호관세 유예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미국의 18개 주요 무역상대국과 유럽엽합(EU)과 같은 무역 블록에 대해서 “성실하게 협상할 경우 우리가 선의의 협상을 계속하기 위해 날짜를 앞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며 “만약 누군가 협상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무역협상 시한 연장 용의를 밝혔지만 그 가능성을 크게 두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폴 튜더 존스 “내년 달러화 10% 급락…차기 연준 의장엔 ‘초비둘기’ 베선트”

전설적인 헤지펀드 투자자 폴 튜더 존스는 내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화가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는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TV에 출연해 “국채금리 곡선이 더욱 가팔라지면서 내년에 달러화가 10%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미국 단기금리(정책금리)가 급격히 인하될 것을 알고 있다"며 “그리고 이 떄문에 달러도 하락할 것이다. 달러 가치는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리면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채 금리가 장기채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장단기 금리차 확대) 달러화 매력도 줄어 달러화 가치가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존스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직에 초비둘기파적 후보를 지명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연준을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연준 의장을 '미스터 투 레이트'(Mr. Too Late·의사결정이 매번 늦는다는 뜻), '루저'(loser)라고 비판하는 등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를 지속해서 압박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이날에도 연준의 금리 인하를 요구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막 나왔다. 훌륭한 수치"라면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1% 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기준 금리를 1% 포인트 내리면 미국은 만기가 도래하는 국채에 대해 훨씬 낮은 이자를 지불하게 되며, 그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1% 포인트 인하하는 것은 '울트라 컷'으로 불리며,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존스는 차기 연준 의장과 관련해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가 좋은 후보지만 성장과 충성심을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베센트 장관이 눈에 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현재 추진하는 감세 법안이 미국 증시와 국채 시장에 위협이 된다며 본인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면 “가장 먼저 할 일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가장 비둘기파적인 연준 의장을 임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블룸버그 달러 현물지수는 올들어 8% 가량 급락, 해당 지수가 첫 등장했던 2005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또 옵션 투자자들은 추가 달러 약세에 대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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