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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효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윤병효 기자 입니다.
  • 기후에너지부
  •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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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가스가격 2년만에 최고…북극 한파, 공급 부족 영향

유럽 가스가격이 2년만에 최고로 치솟았다. 북극 한파가 북반구를 덮치면서 난방연료 수요가 급증하고, 러시아의 공급이 더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13일 유럽연합(EU)의 AGSI(Aggregated Gas Storage Inventory)에 따르면 현재 EU의 전체 천연가스 재고율은 47.24%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43%에 비하면 19.19%포인트나 적은 수준이다. 프랑스 재고율은 28.58%로 가정 적었고, 이어 크로아티아 28.52%, 네덜란드 39.08%, 벨기에 34.22% 등이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유럽의 에너지 허브국인 네덜란드의 재고율이 상당히 낮다는 점은 현재 유럽의 천연가스 공급이 충분치 않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12일 기준 네덜란드 TTF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Wh당 55.66유로를 기록했다. 이는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2월 중순의 23달러대에 비하면 2배 이상 높다. 재고 감소 및 가격 급등은 추운 겨울기온으로 인한 수요 증가 속에 수급도 원활치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뉴스는 “겨울의 추운 기온으로 인해 가정과 산업의 가스 소진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러시아의 유럽향 천연가스 공급량도 급격히 줄고 있다. 브뤼겔연구소에 따르면 러시아의 유럽향 가스공급량은 2021년 1634억㎥에서 2024년 377억㎥로 77% 줄었으며, 올해부터는 이마저도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1월 1일부로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지나는 러시아의 유럽향 우렌고이 가스관 운영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은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의 대안으로 미국산 LNG를 대량 수입했는데,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줄지어 미국산 LNG를 구매하겠다고 나서면서 가격 인상요인이 되고 있다. 앞으로 LNG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철에는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인해 냉방 전력수요가 급증한다. EU국들은 이에 대비해 가스재고율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LNG를 더 많이 구매해야 한다. 이 같은 현상은 유럽뿐만 아니라 아시아, 북미에도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어 가격 인상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카타르 대신 미국 LNG 사야…7광구 한미일 공동개발 필요”

한국, 일본, 대만이 카타르 LNG 대신 미국 물량을 구매하고, 특히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 경제적이나 안보면에서 유리하다고 미국 의원이 주장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이 공동 개발하기로 했지만 사실상 중단돼 있는 제7광구에 미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13일 미국 정부 국영 국제방송인 VOA의 한국어 뉴스에 따르면 최근 미국 워싱턴 씽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개최한 인도태평양 역내 에너지 협력을 주제로 한 대담에서 알래스카주의 댄 설리반(Dan Sullivan) 공화당 상원의원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 일본, 대만 등 미국 동맹국들이 중동산 LNG가 아니라 미국산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 일본, 대만이 카타르산 LNG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저는 그것이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중동은 매우 위험한 곳이다. 카타르는 때론 동맹이고, 때론 동맹이 아니다"라며 “하마스 같은 테러정권을 후원하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 카타르는 중국의 손아귀에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없다. 만약 중국이 역내 분쟁에 연루돼 카타르에 한국, 일본으로 LNG를 보내면 안된다고 할 경우 카타르는 그 말을 들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3국이 알래스카산 LNG를 구매하는 게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일본, 대만이 알래스카산 LNG를 도입한다면 장담컨데 미국 해군함정의 호위를 받을 것이며 아시아 동맹국과 미국의 LNG 협력은 중국과 중앙아 유럽을 연결하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에 대한 대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석유가스 시추 확대와 알래스카산 LNG 생산확대에 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설리번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팀은 준비됐다. 우리의 아시아 동맹국들도 안보 및 3국 협력을 심화하고 에너지안보를 확보할 이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거듭 미국 LNG 구매를 촉구했다. 알래스카의 북극 야생동물 보호구역에는 약 118억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알래스카LNG 프로젝트는 이 곳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알래스카 남쪽의 LNG 생산기지로 보내 이를 아시아지역에 판매하는 내용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환경문제 때문에 개발이 힘들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 선포 및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개발 여건을 갖추게 됐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개발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는 최근 '알래스카 석유개발, 정치적 의도와 시장 현실' 리포트에서 트럼프 행정부 1기때도 개발을 시도했으나 공공기관 1곳만 참여하는 등 기업의 관심이 저조했고, 바이든 행정부때도 일부 개발을 시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결국 취소되고 말았다고 전했다. 석유공사는 리포트에서 “막대한 초기 개발 비용, 정부 정책의 장기적 불확실성을 동반하고 있어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기업 이미지와 규제 리스크를 감안하더라도 알래스카에 대한 투자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과 일본의 공동개발구역(South Korea-Japan Joint Development Zone)인 제 7광구의 탐사 및 개발에 미국이 참여하는 방안도 제기됐다. 7광구는 지리적으로 일본에 더 가깝지만 당시 대륙붕연장론이 우세했던 국제정세에 입각해 1970년 5월 한국이 먼저 국내법에 따라 7광구를 설정했다. 당시 박정희 정권은 한국의 탐사기술과 자본이 부족해 1974년 일본과 이곳을 공동 개발하자는 한일대륙붕협정을 맺었고 1978년 발효됐다. 유효기간은 50년이다. 협정에서는 어느 한쪽이라도 탐사 및 채굴에 동의하지 않으면 이를 시행할 수 없다. 한일 양국의 관계가 냉각되면서 7광구 탐사도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인근 해역에서 중국이 탐사에 나서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의회의 지한파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의장인 아미 베라 하원의원(캘리포니아주)은 “석유 및 가스 산업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접근방식을 고려할 때 한미일 3국간 에너지 협력은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하기 수월한 분야 중 하나일 것"이라며 “한미일 3국의 한일공동개발구역에 대한 협력의 초기 단계에 대해 중국은 도발적인 것으로 간주할 수 있지만, 동시에 중국이 이곳에서 탐사를 시작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가스公 “LNG 직수입 늘면 수급불안 높아져…비축의무 부여 필요”

일반 사업자가 자가 소비를 위해 직접 LNG를 수입하는 직수입 물량이 계속 늘고 있는 가운데, 공기업 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직수입자에게도 비축의무를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2일 천연가스업계에 따르면 국내 LNG 직수입 물량은 2020년 916만톤에서 2024년 1233만톤으로 4년간 34.6% 증가했다. 총 수입물량 중 직수입 비중도 2020년 23%에서 2024년 26%로 늘었다. 도시가스사업법에 의거해 유일한 천연가스 도매사업자인 한국가스공사는 이를 통해 LNG 수입도 도맡아왔다. 하지만 법에서는 예외적으로 일반 사업자가 자가 소비하는 물량에 한해서는 직접 수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것을 LNG 직수입이라고 한다. 정부는 자가 소비물량만이라도 경쟁 도입체제를 구축해 도입 효율을 높이고자 이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 LNG 직수입사는 2005년 2개사에서 2024년 25개사로 급증했다. 직수입 물량이 늘수록 가스공사 수입물량은 줄어든다. 가스공사 수입물량은 2020년 3082만톤에서 2022년 3922톤으로 증가한 뒤 2023년 3475만톤, 2024년 3410만톤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가스공사는 직수입 물량이 늘면 늘수록 국내 천연가스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사 측은 “직수입자는 국제 LNG 시황에 따라 수입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있으며, 직수입자의 수입물량 변동은 전력구매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즉, 직수입 물량은 직수입에 유리한 국제 LNG 가격이 내려갔을 시에 증가하고, 반대로 직수입에 불리하게 가격이 올라갔을 시에는 물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직수입 물량은 2020년 916만톤→2021년 858만톤→2022년 717만톤→2023년 937만톤→2024년 1233만톤으로 U자 곡선을 보였다. 이 시기 평균 LNG 현물가격은 MMBtu당 3.83달러→15.04달러→34.24달러→16.13달러→11.83달러로 U자 반대 곡선을 보였다. 공사 측은 “2022년 직수입자의 발전량이 크게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발전 정산금은 전년 대비 1조3670억원이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송재도 전남대 경영학부 교수의 '직수입, 개별요금제 방식의 천연가스 도입에 따른 평균요금제 가격의 상승을 고려한 전력구입비 변화에 대한 계량적 분석' 연구에 따르면 직수입와 개별요금제 물량을 모두 평균요금제로 도입했을 경우 연간 6510억원의 전력구입비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스공사는 특히 발전용 직수입의 경우 전력을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온전한 의미의 자가소비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직수입 확대로 인한 수급불안에 대한 대책으로 △직수입자에 비축의무 부여 △직수입 물량 축소 등으로 수급불안 시 산업부장관에 자료 제출 및 관련 벌칙조항 신설 △발전용 직수입 물량 해외재판매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했다. 직수입 비축의무 부여는 올해 2월 7일부터 시행된 국가자원안보특별법에 따라 수급위기 시 가능해졌다. 나머지 2개 사항은 도시가스사업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는 상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지자연, 폐광 갱도를 우주탐사 실험실로 활용

한국지질자원연구원(원장 이평구)은 11일 강원도 태백시청에서 태백시와 미래산업 추진을 위한 우주자원 개발연구 등 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식에는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이상호 태백시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자연은 이번 협약을 통해 △연구사업 필수시설에 대한 태백시 관내 건립 및 운영 △폐광시설(폐갱도 등) 활용 시 운영·설치 예산에 관한 협의 결정 △사업 추진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노력 등의 역할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태백시는 △우주 자원 개발 연구 및 사업 추진을 위한 정책 및 행정 지원 △조기 폐광에 따른 주요 시설물 활용 지원 △사업에 필요한 부지 조사 및 제공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자연과 태백시는 폐광 지역의 지하 공간과 자원을 우주 탐사 및 자원 채굴 환경에 맞게 응용할 계획이다. 특히 폐광 지역을 우주 환경과 유사하게 재현할 수 있는 가늠터(테스트베드)로 활용함으로써 달 극지 등의 극한 환경을 시뮬레이션과 우주 자원 개발을 위한 다양한 실험 및 연구가 가능해졌다. 또한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 Underground Research Laboratory)과 희유금속 선광제련 기술을 적용한 핵심광물 산업과 스마트 마이닝을 비롯한 미래산업 개발·연구 시설구축을 통해 폐광 지역의 자원이 보존활용 자원으로써 새롭게 탈바꿈하는 장기 계획도 추진 중이다. 이평구 지자연 원장은 “이번 업무협약은 우주 자원 개발 연구뿐만 아니라, 국가 우주 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 경제의 재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지난 수십 년간 축적된 지자연의 광물자원 탐사, 개발 및 활용 기술을 바탕으로, 극한환경자원으로 개발함으로써 선도적인 연구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호랑이 굴’ 가는 OCI홀딩스, 미국내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 추진

OCI홀딩스가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에 나선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태양광 등 친환경산업이 타격을 받을 거라는 우려와 정반대되는 행보다. 미국 태양광은 이미 발전경쟁력을 갖고 있어 보조금 없이도 계속 성장이 가능하고, 중국 및 동남아 제품이 관세 타격을 받을 경우 현지 생산시장이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11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OCI홀딩스는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구축을 추진한다. OCI홀딩스는 IR자료에서 “OCI테라수스의 비중국 폴리실리콘에서 웨이퍼, 셀, 모듈로 이어지는 미국 태양광 밸류체인 수직계열화 구축을 논의 중"이라며 “이에 대한 첫 단계로 글로벌 파트너사와 셀 생산 합작법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합작법인에 필요한 폴리실리콘은 전량 OCI테라수스에서 공급해 클린 서플라이 체인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서 클린이란 비중국을 뜻한다. OCI홀딩스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주요 발전원의 발전단가(LCOE)는 MWh당 육상풍력 27달러, 태양광 29달러, 가스발전 45달러, 태양광+ESS 60달러, 석탄발전 69달러, 해상풍력 74달러이다. LCOE(Levelized Cost of Electricity)는 균등화 발전비용을 의미하는 것으로, 발전소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비용을 고려해 계산한다. 즉, 태양광은 보조금 없이도 가스나 석탄 발전보다 충분히 경쟁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친환경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이미 태양광과 풍력은 화석연료보다 우수한 LCOE를 갖고 있어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OCI홀딩스는 이 자료를 라자드(Lazard)2024 LCOE 보고서, SEIA, 블룸버그NEF, 글로벌PV마켓아웃룩 등에서 참고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정부에서도 미국 신규 태양광 시장은 2025년 50GW, 2026년 56GW, 2027년 59GW로 지속 성장이 예상된다. OCI홀딩스에 따르면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규모는 △웨이퍼: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24GW △셀: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49GW △모듈: 가동 중 49.8GW/ 건설 중이거나 발표 규모 33.2GW이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중국 및 동남아에서 수입되는 태양광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길 계획이어서 현지 생산제품이 더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중국산 태양광제품에 기존 50% 관세에 10%를 추가할 예정이며, 중국 및 동남아 4개국에 대한 반덤핑관세를 최대 250%, 271%로 했다. 또한 신장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적용품목도 기존 폴리실리콘에서 웨이퍼로 확대했다. OCI홀딩스는 일본 토쿠야마사와의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합작사업을 기존 OCI에서 OCI테라수스로 변경했다. 회사 측은 “경제성을 고려한 투자결정으로, 폴리실리콘 생산 일원화에 따른 운영 효율성 및 수익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5770억원, 영업이익 1020억원, 당기순이익 1140억원을 기록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유공사-日 조그멕, 협력 분야 수소·암모니아·CCS로 확대

석유공사가 일본을 대표하는 에너지 공공기관인 조그멕(JOGMEC)과 협력 분야를 기존 석유 및 가스에서 수소, 암모니아, 탄소포집저장(CCS) 분야로 확대했다. 10일 한국석유공사 및 조그멕에 따르면 지난 1월 22일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일본 도쿄에 위치한 조그멕 사무실을 방문해 다카하라 이치로 조그멕 회장과 만나 양사의 포괄적 협력 분야를 기존 석유 및 가스에서 수소 및 암모니아, CCS로 확대하고 강화하는 MOU를 체결했다. 조그멕은 2004년 일본석유공단과 일본금속광업사업단의 합병으로 설립된 정부 소속 독립행정법인이다. 이후 조그멕과 석유공사는 석유비축부문에서만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며 관계를 이어왔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조그멕 사업실무진들이 울산 석유공사를 방문해 저탄소 신사업 분야에서 구체적 협력 분야에 대한 실무 논의를 거쳤고, 이번에 김 사장이 일본 조그멕 사무실을 방문해 다카하라 이치로 회장을 만나 MOU를 체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조그멕은 “석유공사와 정보 교환, 의견 교환 등을 통해 수소 등의 공급 체제 구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CCS에 대해서도 CO2 월경수송의 실현을 향해 협력해 나가겠다"며 “올해는 양국의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조그멕은 석유공사와 협력을 통해 에너지·자원의 일본에의 안정 공급 및 탄소중립 사회의 실현을 목표로 함과 동시에 한일 관계의 심화에 공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앞으로 양사는 양국의 청정암모니아 수요 형성 및 시장 조성을 견인하고 CCS 사업 확장과 성공적 추진을 위해 공조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대왕고래 발표 타이밍, 왜 하필 탄핵변론 중에…“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

산업부의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동해심해 가스전사업,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1차 탐사시추 결과 발표 타이밍을 두고 여권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헌재 탄핵심판 변론 중 발표되면서 부정적 효과를 줬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공교롭게도 정치적인 일정과 맞물렸을 뿐, 그럴 수밖에 없었던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9일 자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사전 브리핑을 통해 오후 16시에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의 1차 탐사시추 결과를 발표했다. 시추 결과 대왕고래 구조의 석유가스 매장량은 경제성 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며, 다만 석유가스가 매장되기 위한 석유시스템구조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추 시료의 정밀 분석에 대한 중간 결과는 5~6월 중에, 최종 결과는 8월 중에 발표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더니, 이번 발표도 큰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발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 중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과의 질의를 1시간여 앞두고 나왔다. 국회 측 대리인은 박 수석에게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발표 사안 중 하나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예산 삭감을 들었는데, (경제성 없음이 확인된) 이번 발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질의했다. 박 수석과 윤 대통령으로서는 할말이 없게 된 상황이다. 야권은 일제히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에 대한 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 시추비면 인공지능(AI) 연구를 위해 GPU 최고급 사양 3000장을 살 수 있다"며 “이런 낭비를 안 했으면, 사기에 쓰지 않았으면 아마 대한민국 AI 연구자들이 1000억원 정도 들여서 GPU 최고급 사양 3000개쯤 사주면 얼마나 연구에 도움이 됐겠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국혁신당은 성명을 통해 “내란수괴 윤석열이 국정브리핑을 열어 발표한 동해 석유·가스전 탐사시추 계획, 이른바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대국민 사기극으로 판명났다"고 역시 강한 비난을 했다. 이에 여당인 국민의힘은 “추가 시추가 필요하다"며 결과를 두둔하면서도 왜 하필 대통령 변론기일, 그 중에서도 경제수석 질의를 앞두고 발표를 했냐며 산업부를 강하게 질책했다. 앞서 지난해 6월 3일 윤 대통령은 첫 국정브리핑을 통해 직접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을 발표했다. 최대 140억배럴이 매장돼 있고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며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 안덕근 산업부장관은 최대 140억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하고 그중 4분의 3은 가스, 석유는 4분의 1로 추정되며, 이는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과 소관부처 장관이 너무 장밋빛 전망만 발표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일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비상계엄을 발표하면서 원인 중 하나로 야당의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의 시추비 예산 삭감을 들기도 했다. 이처럼 동해심해 가스전사업은 처음부터 대통령과 정부가 정치적 논란을 자초했고, 이로 인해 1차 탐사시추 결과 역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수밖에 없게 됐다. 전문가들은 1차 탐사시추 결과 발표는 그 때밖에 할 수 없었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시추 결과는 빠르면 5~6월께 나온다고 했지만, 사실 딱 파보면 알게 돼 있다"며 “탐사시추가 공식적으로 4일에 종료됐기 때문에 빨리 결과를 발표하지 않으면 어디서든 정보가 샜을 것이고, 이로 인해 시장에 큰 혼란이 발생할 것이다. 발표 준비 등을 고려하면 6일 발표는 그럴 수밖에 없었던 시간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정치적 논란에 대해 “처음부터 대통령과 정부가 논란을 자초한 부분이 있다. 사실 탐사자원량 발표는 대통령이 아니라 석유공사 사장급에서도 발표할 사안이 아니다"며 “이제는 더 이상 정치가 개입해선 안되고,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시추 시료를 정밀 분석해 그 결과를 토대로 추가 시추 여부 등을 결정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유公 “동해심해가스전 실패라 단정 못해…투자 입찰 준비 중”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를 두고 언론과 정치 야권에서는 사실상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사업자인 한국석유공사와 전문가들은 결코 실패라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이번 탐사시추로 석유가스가 매장될 수 있는 조건이 충족된 것으로 확인이 됐고, 7개 유망구조 중 1곳만 시추를 했기 때문에 전체 실패로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석유공사는 탐사 및 시추 자료를 통해 국내외 투자 유치를 준비할 방침이다. 9일 한국석유공사는 해명자료를 통해 “석유가스의 탐사는 지속적인 시추를 통해 석유가스가 있는 곳을 찾아가는 과정으로서 한 번의 시추결과를 통해 경제성이 있는 석유가스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특히 동해는 이미 유가스가 확인된 지역이고, 이번 시추를 통해 두꺼운 덮개암과 유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양질의 사암층이 확인됐으므로 추가 분석을 통해 유가스의 흐름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개의 심해탐사공을 시추하는 데 많은 투자가 수반되지만, 여기서 얻는 자료를 바탕으로 탐사전략을 보정하고 글로벌 석유기업으로부터의 투자유치를 통해 탐사리스크를 축소해 나간다면 그간의 투자가 아깝지 않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이때, 석유공사는 꾸준한 노력을 통해 우리 영토 및 영해에서 유가스전을 확보해 국가 에너지안보를 강화하고 국민들의 삶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인 동해심해가스전의 1차 탐사시추 관련 브리핑에서 대왕고래 구조 시추작업에서 가스징후를 일부 잠정적으로나마 확인했지만, 규모가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1공의 시추에는 약 1000억원이 소요된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과 정치 야권에서는 '사업 전체의 실패다', '돈 낭비일 뿐'이라며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 시추는 7개 유망구조 중 1개 구조만 시추를 한 것이다. 나머지 6개 구조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 무엇보다 이번 시추에서 석유가스 매장지가 형성되기 위한 석유시스템구조가 확인된 것이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석유개발 전문가들에 따르면 석유시스템구조는 석유가스가 생성되는 근원암, 이를 가두게 하는 저류암, 한쪽으로 모이게 하는 마이그레이션, 냄비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 등 4대 조건이 필요하다. 석유공사는 “이번 시추를 통해 당초 유망성 평가를 통해 예상한 유가스전 형성인자, 특히 예측된 깊이에서 석유가스가 저장될 수 있는 양질의 사암층 및 유기물을 포함한 셰일층의 발견 등 동해분지에서 석유가스전이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또한 향후 확보될 정밀분석결과와 시추 후 정밀평가 등을 통해 향후 탐사전략을 보다 세밀하게 수립하고 탐사성공률을 높여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밝혔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번 시추 결과 해석을 바탕으로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시추가 미탐사지역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불확실성을 많이 줄여 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유망구조의 성공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탐사 전략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도 “시추에서 채취한 시료를 면밀히 분석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탐사 및 시추 결과를 토대로 국내외 투자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글로벌 석유가스 전문 기업들이 투자에 참여하는 만큼 이들이 얼만큼 참여하느냐에 따라 이번 사업의 지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글로벌 석유메이저사를 포함한 국내외 잠재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고 있으며, 입찰절차를 준비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전체 7개 유망구조의 유망성을 자체 기준으로 평가해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이번 시추 결과가 꼭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공사는 향후 투자유치에 심혈을 기울여 심해 유가스전 개발에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동해심해가스전을 공동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석유공사는 노르웨이 시추업체 시드릴사의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와 시추 시료를 분석하는 이수검층 서비스업체인 슐럼버거를 통해 대왕고래 구조에서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올해 2월 4일까지 47일간 시추를 진행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SK가스, 매출 7조 돌파…전력분야 신성장동력 본격화

SK가스가 지난해 매출 7조원을 재돌파했다. 올해는 전력분야 신성장동력의 본격화로 더욱 높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9일 SK가스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조946억원, 영업이익 287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5% 증가, 영업이익은 5.3%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850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44.1% 감소했다. LPG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SK가스는 지난해 LPG 759만5000톤을 판매했다. 전년보다 0.3% 줄어들었다. 국내는 355만9000톤을 판매해 6.2% 감소했다. 대리점은 137만5000톤을 판매해 0.1% 증가했으나, 석유화학 및 산업체 판매량이 9.8% 줄어든 218만4000톤을 기록했다. 해외 판매량은 5.6% 증가한 403만7000톤을 기록했다. SK가스는 석유화학 지분 참여사인 SK어드밴스드의 부진으로 728억원의 지분법손실을 봤다. SK가스는 2022년 국제가격 급등으로 매출 8조662억원을 기록한 뒤 2023년에는 가격 안정화로 매출 6조9923억원으로 내려왔다. 이후 다시 7조원대를 재돌파했다. 올해는 전력분야 신성장동력의 본격화로 상당한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우선 발전법인인 울산지피에스가 지난해 12월부터 상업가동했다. 울산지피에스는 SK가스가 지분 99.48%를 투자한 발전법인으로 LNG와 LPG를 겸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LNG도 직수입으로 공급해 타 발전소보다 경제성 높은 전력생산을 할 수 있다. 지난해 3분기 시험운전만으로 매출 537억원을 기록했다. 울산지피에스는 울산미포국가산업단지 내 부곡용연지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총 1.2GW에 가스터빈 2기, 스팀터빈 1기로 구성돼 있다. 총 1조4120억원이 투입됐다. SK가스는 이와 연계해 한국석유공사와 LNG 및 석유제품 터미널 사업을 영위하는 코리아에너지터미널(KET)을 설립하고 운영하고 있다. 지분은 SK가스 47.6%, 한국석유공사 52.4%이다. SK가스는 곧 미국 텍사스에 위치한 ESS사업도 상업 가동한다. 현지 재생에너지업체인 에이펙스 클린에너지와 합작으로 진행한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석유시스템 양호 큰 성과, 탐사시추 계속돼야…제발 정치는 손 떼라”

포항 앞바다 심해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첫 탐사시추에서 경제성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일단은 주춤하는 모양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 실패로 규정하며 돈 낭비였다고 평가절하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유망구조의 실제 시추를 통해 세부 지하 데이터를 확보한 만큼 이를 면밀히 분석해 다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7일 자원개발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20일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에 착수해 이달 4일 작업을 마무리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는 당초 시추에서 확보한 시료에 대한 세부분석 결과를 5~6월께 중간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추에서 경제성이 없는 것이 명확하게 확인이 돼 이날 결과를 발표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탐사시추 결과 브리핑에서 “당초 계획은 (첫 탐사시추에 대한) 최종 결과를 8월 정도에 하고, 5~6월 정도에 중간 결과를 발표하려고 했는데 시추에 대한 국민 관심이 높고 주식시장 영향도 있어 국민들께 정확한 정보를 미리 드리는게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며 “구체적 데이터는 말할 수 없지만 유의미한 가스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 경제성 확보 수준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최 차관은 “현재로서는 대왕고래 자체의 추가적인 탐사 시추는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해 대왕고래 구조에 대해서는 더 이상 시추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은 울릉분지 내에 7개 유망구조에서 석유가스 매장지를 찾는 작업이다. 7개 구조 가운데 가장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대왕고래 구조에서 첫 탐사시추가 이뤄졌지만, 경제성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사업이 이대로 끝난 것은 아니다. 7개 유망구조 가운데 1개 구조에서만 경제성 없는 것으로 확인됐을 뿐 나머지 6개 구조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특히 첫 탐사시추를 통해 실제 지하 지층 구성을 확인한 만큼 이 자료를 토대로 보다 더 정밀한 시추를 할 수 있게 됐다. 최 차관은 “(이번 시추를 통해 지하 지층의) 전반적인 석유 시스템 구조는 양호한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확보한 데이터는 추가적인 보정작업을 해서 후속 탐사 추진에 유용하게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시스템구조란 석유가스가 매장될 수 있는 여건을 말한다. 이를 위해선 석유가스가 생성되는 근원암, 석유가스를 저장하는 저류암, 그리고 석유가스가 없어지지 않도록 냄비 뚜껑 역할을 하는 덮개암, 그리고 석유가스가 한 곳에 모이도록 하는 마이그레이션(이동) 기준이 충족돼야 한다. 즉, 이번 탐사시추에서 석유가스가 매장될 수 있는 4대 기준이 모두 확인은 됐지만, 경제성 있는 석유가스 매장량은 없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벌써 실패로 규정하는 것은 너무 섣부른 판단으로 보고 있다. 첫 탐사시추에서 양호한 석유 시스템구조가 확인이 된 만큼 우선은 채취한 시료를 면밀히 분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이번 시추 결과 해석을 바탕으로 나머지 유망구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 시추가 미탐사지역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고 불확실성을 많이 줄여 줄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줄어든다고 유망구조의 성공률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탐사 전략 추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도 “시추에서 채취한 시료를 면밀히 분석해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곧 업체 선정을 통해 시료 분석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분석 결과는 빠르면 5~6월에 나오고, 최종 결과는 8월께 나올 예정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이번 시추 결과를 공개해 오는 3월부터 해외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얼마나 투자를 유치하느냐에 따라 동해 심해 가스전사업의 생명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기업들이 유망하다고 판단하면 투자가 이뤄져 추가 시추가 이뤄질 수 있지만, 유망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투자가 이뤄지지 못하고 정부도 막대한 시추예산을 주기 힘들어 결국 심해 가스전 사업은 소멸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자원개발 업계에서는 정치권이 동해 심해 가스전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 당시 지지율이 낮았던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히 직접 발표하면서 정치적 논쟁거리가 됐다. 특히 최대 탐사자원량 140억배럴을 삼성전자 시총에 비유하면서 말해 논란을 더 키웠다. 공교롭게도 지난 6일 발표도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 6차 변론기일 중 증인으로 나온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과의 질의를 앞두고 진행돼 타이밍을 두고 또 정치적 논란이 일었다. 자원업계 한 전문가는 “결과론적이지만, 이번 동해 심해 가스전사업을 대통령이 처음 발표할 때부터 실패는 예정돼 있었다. 앞으로도 정치가 이 사업에 관여하는 한 성공은 없을 것"이라며 “자원개발사업은 전문기관과 전문가들에 맡겨 조용하고 과학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향"이라고 조언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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