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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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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의 산업돋보기] 현대차·기아 최대 매출 키워드는 ‘해외 RV 판매단가’

+8.8%, -29.2%. 현대자동차의 올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의 전년동기 대비 증감률이다. 기아 역시 같은 기간 매출이 8.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9.2% 급감했다. 그렇다고 현대차와 기아가 3분기에 장사를 못한 건 아니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관세 장벽을 쌓아 그만큼 비용 부담이 커진 결과이다. 두 완성차 기업이 미국 수출을 위해 쓴 관세 비용만 3분기에 3조원 빠져나간 것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관세 착시'를 걷어내고 보면 오히려 현대차·기아의 매출 성장이 돋보인다는 평가이다. 미국시장에서 자동차 판매가 늘며 나란히 3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대 매출 기록' 일등공신은 해외 레저용차량(RV) 판매 증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매출이 향후 지속 성장하기 위한 키워드로 '해외 시장'과 'RV'가 꼽히고 있다. '관세 쇼크' 등이 불가항력적인 리스크라는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 방어를 위한 양사 판매·마케팅 전략 역시 이쪽 분야에서 주로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반기보고서를 보면 연결 기준 차량 부문 매출액에서 RV 평균 판매가 성장세는 세단보다 더 돋보인다. 지난 2023년 대비 올해 상반기 세단의 평균 판매가격은 5271만원에서 5509만원으로 4.4% 올랐다. 해외에서는 6293만원에서 6985만원으로 10.9% 상승했다. 같은 시기 RV 평균 가격은 국내에서 7.5%(5166만원→5557만원), 해외에서 11.9%(6744만원→7544만원) 뛰었다. 기아도 비슷하다. 다른 차종의 평균가가 큰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줄어든 것과 달리 해외 RV 가격은 5779만원에서 6337만원으로 9.6% 늘어났다. 각사 별도 기준 매출현황을 봐도 RV 수출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다. 현대차의 세단 내수 판매 매출액은 2023년 12조5억원에서 지난해 9조667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상반기 실적은 4조9143억원이라 반등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수출액의 경우 2023년 15조3125억원, 지난해 15조668억원이었지만 올해 1~6월은 5조7490억원으로 빠졌다. 단순 계산할 경우 연간 성적이 11조원 안팎일 것으로 예상된다. RV는 훨훨 날고 있다. 같은 시기 내수 매출액이 10조6753억원, 11조8562억원으로 뛰었다. 상반기 실적은 6조6271억원이라 연간 기준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수출은 22조3004억원, 24조3058억원으로 올랐다. 올해 역시 6월까지 13조3396억원을 벌어 연간 기준 최대치를 또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아는 일찍부터 RV 중심 체제를 구축한 상태다. 별도 기준 세단의 내수 매출액이 2023년 4조266억원, 3조5037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6월은 1조7424억원이라 연간 기준 반등이 가능할지도 미지수다. 수출의 경우 기존에 물량 자체가 적었던 터라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2조9584억원, 작년 4조2805억원, 올해 상반기 2조3739억원 등이다. RV 매출액은 내수에서 2023년 11조6328억원, 지난해 12조6520억원, 올해 상반기 6조9480억원 등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수출은 2023년 28조1504억원이었는데 올해는 6월까지 15조원을 넘겨 연간 기준 30조원 돌파가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다양한 형태로 글로벌 RV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도 '크레타', 중국 '일렉시오' 등 현지 맞춤형 SUV를 출시하며 고객들과 호흡하고 있다. 전기차 신차를 내놓으면서 디자인 형태를 대부분 SUV 또는 크로스오버차량(CUV) 형태로 가져가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향후 현대차·기아가 '관세 리스크' 회피를 위해 미국 등 현지 SUV 생산 비중을 더 높일 것으로 본다. 현대차는 최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를 4분기 미국 내 출시하는데 현지 생산도 검토 중"이라며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은 앞서도 밝혔다"고 했다. 지난 199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시장 내 주력 상품은 단연 승용(세단)이었다. 현대차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와 쏘나타 등이 미국, 중국, 유럽 등 전세계를 누볐다. 기아는 정의선 당시 사장 주도로 탄생한 'K 시리즈'를 통해 '디자인 경영' 서막을 열었다. 2000년대 초중반 들어서는 싼타페(2000년), 쏘렌토(2002년), 투싼(2004년) 등이 나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도 속속 늘어났다. 초반에는 내수 중심이었으나 점차 수출 물량과 해외 생산이 늘어났다. 준중형급 SUV인 현대차 투싼과 기아 스포티지의 경우 현재까지도 전세계 시장에서 '베스트셀링카'로 통한다. 승승장구하던 현대차·기아는 2010년대 후반 첫 고난을 맞이한다. 2017년 중국 '사드보복' 이후 현지 판매가 급감하기 시작한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글로벌 트렌드인 'SUV 열풍'에 제때 올라타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형 SUV 베라크루즈 단종, 세단 위주의 제네시스 라인업 구성 등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은 신차 계획을 재정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공격적으로 SUV 라인업을 확장하고 파워트레인도 다양화했다. '현대차는 세단에 강하고 기아는 RV 명가'라는 이미지를 과감히 벗어던진 조치였다. 이후 출시된 현대차 팰리세이드, 제네시스 GV80, 기아 텔루라이드 등은 현재 회사 실적을 견인하는 대표 차종이 됐다. 베뉴, 코나, 셀토스, 니로 등 소형급 SUV와 아이오닉 9, EV6 등 전기차 존재감도 상당하다. 픽업트럭인 싼타크루즈, 타스만 등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고 있다. SUV는 차량 크기가 큰 탓에 통상 판매 단가가 높은 편이다. 강력한 파워트레인이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원자재 사용량도 많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이 승용보다 크지는 않다. 오히려 세단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경우가 많아 원가절감에 도움을 준다. SUV를 포함한 RV를 원하는 고객은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시장조시기관 그랜드뷰리처시(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RV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607억달러(약 87조3300억원)에서 2030년 1445억5000만달러(약 208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판매 대수로 따지면 이미 2020년대 들어 전세계에서 팔리는 자동차 2대 중 1대 이상은 RV라고 집계되고 있다. 'RV 성공신화'를 쓴 현대차·기아 역시 혜택을 충분히 봤다. 연결기준 현대차의 매출액은 △2022년 142조1515억원 △2023년 162조6636억원에 이어 지난해 175조2312억원으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같은 시기 기아의 매출액도 86조5590억원, 99조8084억원, 107조4488억원으로 늘어났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아, 英시장에 다목적차량 PBV 보급 나선다

기아가 영국의 장애인 대상 리스 차량 최대 운영업체인 모타빌리티(Motability)와 손잡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보급 확대에 나선다. 기아는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본사에서 모타빌리티와 '영국 내 PBV 보급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모타빌리티는 약 86만명의 고객과 약 3만5000대의 휠체어용차량(WAV)을 보유 중이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전기차 콘셉트 모델 'eVITA'를 개발하는 등 장애인 이동권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협약은 PV5 WAV를 비롯한 기아의 다양한 PBV 라인업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대두되는 이동약자용 모빌리티의 전동화 전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데 뜻을 모아 이뤄졌다. PV5 WAV에는 △휠체어 탑승자뿐 아니라 가족, 간병인, 운전자 등 모든 이용자에게 친화적인 유니버설 디자인 콘셉트 △휠체어 탑승자의 편의성을 고려한 측면 승하차 방식 △휠체어 벨트 고정 시스템, 3열 팁업 시트 등 보호자가 동승해 휠체어 탑승자를 보조할 수 있는 기능 △넓은 실내 공간 및 휠체어를 접어 트렁크에 보관할 수 있는 구조가 적용됐다. 기아는 모타빌리티에 PV5 기본형 및 PV5 WAV 모델을 공급하고 모타빌리티는 내년부터 영국 현지에서 해당 차량들을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V5 WAV는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향상과 편의 증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 밀러 모타빌리티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협력은 업계 최초의 차량 측면 승하차 방식의 WAV 전동화 모델 개발과 관련한 모타빌리티의 장기적인 전동화 및 환경 목표를 진전시키는 동시에 혁신적인 WAV를 필요로 하는 리스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SK하이닉스 “AI 시대, 변화이자 기회···고객 가치 창출이 관건”

박경 SK하이닉스 부사장이 “인공지능(AI) 시대는 반도체 회사 입장에서 중대한 변화이자 기회"라며 “고객 가치 창출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박 부사장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에서 “그동안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에 진입했다면, 이제는 어떻게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요구를 해결하는지로 바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부사장은 서밋 이날 'AI 서비스 인프라 트렌드와 메모리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그는 AI 투자가 급증하며 한동안 '병목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늘어나는 데이터센터와 빅테크 투자로 메모리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부사장은 “과거 똑같은 메모리가 탑재될 당시에는 소프트웨어의 파워가 강했지만 이제는 컴퓨팅이 바뀌고 워크로드가 바뀌면서 하드웨어가 더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2030년에 웨이퍼 기준으로 D램이 4100만장 필요한데 실제 공급 가능한 물량은 3000만장에 불과하다"며 “메모리 비즈니스가 과거 범용 위주를 넘어 관계가 중요한 힘을 가진 방향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메모리 업체의 역할이 '가격 경쟁'에서 '설루션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박 부사장은 “올해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전체 매출 대비 설비투자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투자 경쟁이 점점 커지는 패턴이 나타났다"며 “이런 패턴 하에 반도체 중 메모리의 성장도 의미 있게 나타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은 고객들이 똑같은 메모리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에 따라 다른 메모리를 조합하거나 맞춤형(커스텀) 메모리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사장은 또 “천편일률적 메모리를 탑재하던 계층 구조가 깨지고 조합의 시대로 가고 있다"며 “메모리 업체는 이제 '이 조합이 베스트다', '이게 가장 효율적이다'라는 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HBM4E 이후 커스텀 고대역폭메모리(HBM)에는 특이하게 메모리 스택 아래에 로직 다이가 들어간다. 로직 스페이스에 메모리와 컴퓨트가 함께 쓰는 '공유 면적'이 생긴 것"이라며 “이 새로운 공간은 고객별 요구 사항에 따라 컴퓨트와 메모리를 다르게 조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남은 정기국회 기간 경제 살리고 기업 활력 높여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025 하반기 국회에 바라는 경영계 건의 과제'를 선정해 국회에 전달했다고 4일 밝혔다. 경제 활성화와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남은 정기국회 기간 통과가 필요한 쟁점 과제 20개를 담았다. 경총에 따르면 건의서에 담긴 과제는 △법안 발의 필요 △신속한 통과가 필요한 국회 계류 중 법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국회 계류 중 법안 등으로 분류된다. 법안 발의가 필요한 주요 과제로 최근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통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용자 정의가 불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안했다. 경총은 특히 법 시행 이전임에도 하청노조들이 무분별하게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근로조건에 대해 고용사업주와 동일시 할 수 있을 정도의 결정 권한이 있는 자'로 사용자 범위를 구체화해야 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 가운데는 근로시간 및 상법개정에 따른 배임죄 등의 조속한 개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총은 현행 근로시간제도가 경영환경 변화에 신속한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에 연장근로 관리 단위 변경 및 연구개발, 고소득·전문직 이그젬션의 도입 등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최근 상법 개정으로 기업 경영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마저도 위축시켜 온 배임죄 개선 관련 계류 법안들의 조속한 통과를 요청했다. 이와 함께 기업들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미국‧일본 등 주요 경쟁국에서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 필요성도 요청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 중 '법정 정년연장'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를 당부했다. 법정 정년연장 시 세대간 갈등과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는 만큼 고령자 재고용을 촉진할 별도 법률 제정 방안을 제시했다.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은 “국회가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단종 행진’ 디젤 SUV, 중고차 시장서 가격 뛴다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디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몸값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디젤차 인기가 줄며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당 모델을 연이어 단종하자 중고차 시장으로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11월은 연말 프로모션과 연식 변경 모델 출시를 앞두고 중고차 시장 비수기가 시작되는 시기지만 디젤 SUV 가격은 최근 오히려 오르고 있다. 엔카닷컴이 이날 발표한 이달 중고차 시세를 보면 전체 차량 평균 시세는 전월 대비 0.17%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기아 스포티지 5세대 2.0 2WD 노블레스는 3.01% 오르며 3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 2.2 2WD 캘리그래피, 현대 더 뉴 싼타페 2.2 2WD 프레스티지 시세 역시 각각 1.56%, 0.34% 뛰었다. 다목적차량(MPV)인 카니발 4세대 9인승 프레스티지도 가격이 0.19% 상승했다. 디젤 SUV 선호 트렌드는 다른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직영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출시 10년 이내 740여개 모델을 대상으로 평균 시세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디젤 SUV 시세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기아 카니발의 경우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강세를 보이는 중이다. 최신 모델인 더 뉴 카니발 4세대가 1.4%, 더 뉴 카니발 4세대 하이브리드는 1.0% 올랐다. △현대차 올 뉴 투싼 TL(3.4%) △현대차 싼타페 더 프라임(3.0%) △기아 스포티지 4세대(1.7%) △기아 더 뉴 쏘렌토(1.4%) △현대차 더 뉴 팰리세이드(1.0%) 등 디젤 모델도 비수기에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 조은형 케이카 PM팀 애널리스트는 “디젤 차량에 대한 수요가 일정 수준의 견조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며 “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차량 유지비에 대한 고민은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고차 시장에서 뒤늦게 '디젤 SUV 바람'이 부는 것은 제조사들이 신차를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차 시장에서 디젤 SUV를 찾으려면 선택지가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대차는 신차 개발을 중단했고, 기아에서는 쏘렌토만 해당 모델을 판매 중이다. KG모빌리티는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에 아직 디젤 엔진을 쓰고 있다. 한국지엠과 르노코리아는 디젤 SUV 라인업이 없다. 수입차 브랜드 역시 2015년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가솔린 또는 전기차 쪽으로 신차를 선보이는 추세다. 볼보의 경우 지난해부터 디젤 엔진 차량 생산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푸조, 지프, 랜드로버 정도만 일부 모델에서 디젤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디젤차를 기피하게 된 사건이 여럿 있었다. '디젤게이트' 이후 미세먼지·질소산화물을 다수 배출한다는 인식이 퍼졌고 가솔린차 대비 부품·유지비 부담이 크다는 입소문도 돌았다.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결함으로 BMW 디젤차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한 것도 고객들의 뇌리에 남았다. 디젤 운전자들은 지난 2021년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으로 인해 '요소수 대란'을 직접 겪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젤차의 강점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여전히 적지 않다"며 “수출 시장에서는 러시아에서 자국 기업 우대 등을 위해 연말부터 수입 차량에 대한 폐차세 인상을 예정하고 있어 그 전에 한국산 매물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완성차 지난달 판매 전년 比 감소세···KGM 나홀로 성장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지난달 성적표가 전년 동월과 비교해 하락했다. 추석 연휴로 인한 조업·영업일 감소가 판매에 영향을 미친 탓이다. KG모빌리티(KGM)는 수출 물량을 늘리며 나홀로 지난해 대비 '플러스 성적표'를 받았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국내 5만3822대, 해외 29만7931대 등 35만1753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고 이날 공시했다. 작년 10월과 비교해 국내 판매가 17.1%, 해외 판매가 4.8% 줄었다. 전체 성적은 6.9% 떨어졌다. 기아는 지난달 국내 4만1대, 해외 22만3014대 등 전년 동기 대비 0.5% 감소한 26만3904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조업·영업일 감소로 국내 실적이 13.1% 빠졌지만 해외에서는 오히려 2.1% 더 팔며 이를 상쇄했다. 차종별 실적은 스포티지가 4만7341대로 전세계 시장에서 가장 많이 나갔다. 셀토스(2만5406대), 쏘렌토(2만1824대)가 뒤를 이었다. 한국지엠은 같은 기간 20.8% 줄어든 3만9630대를 판매했다. 내수(1194대)가 39.5% 급감했고 수출(3만8436대)도 20% 하락했다. 수출은 2만4271대가 팔린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파생모델 포함)가 주도했다. 르노코리아 분위기도 비슷했다. 지난달 내수 3810대, 수출 3391대로로 7201대의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월 대비 42.2% 빠진 수치다. 르노코리아의 경우 국내외 시장에서 출고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총 4767대로 3대 중 2대의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국내에서 '그랑 콜레오스'는 2934대가 팔렸다. 이 중 하이브리드 E-Tech 모델은 2578대로 87.9%를 점했다. KGM은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서 작년 같은 달보다 2.9% 증가한 총 9517대를 팔았다고 3일 밝혔다. 내수는 추석 연휴로 생산 물량이 줄면서 21.5% 줄어든 3537대였다. 반면 해외 판매는 5980대로 26.1% 늘었다. 튀르키예·헝가리 등에서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차종별로는 지난 9월 독일에서 론칭한 무쏘 EV(783대)와 토레스 하이브리드(603대), 코란도(1013대) 등이 해외 실적을 이끌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최태원 “SK,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 기업 되겠다’

“인공지능(AI)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AI입니다. 메모리반도체 생산 속도를 높이고 데이터센터 운영 자동화와 가상화에 AI 적용을 늘릴 것입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2025에서 '장래 AI 혁신 솔루션' 비전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행사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반도체, 에너지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소개하고 최신 AI 동향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AI의 '다음(Next)'을 열기 위해 SK그룹이 풀어갈 과제로 △차세대 AI 반도체 성능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메모리반도체 공급 △미래 AI 인프라 구축 △AI 과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AI 활용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최 회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AI 수요에 제 때 대응하기 위한 SK그룹의 청사진으로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 제공 기업'을 강조한 뒤 “고객(파트너사)과 함께 내일의 AI 미래를 열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AI 업계의 큰 화두로는 'AI 인프라 투자 증가'를 꼽았다. 올해 세계 데이터센터 투자 금액이 6000억달러(약 800조원)에 이르며 지난 5년 간 연 평균 24%씩 성장했음에도 오픈AI와 메타(Meta) 등 각 빅테크 기업들이 추진하는 신규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이같은 성장 속도를 앞서 가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이조차도 과거 에너지·석유처럼 안정된 수요 예측 모델이 없어 얼마나 큰 폭으로 성장할지 알 수 없다"고 진단했다. 'AI 병목현상' 해결을 위해 SK그룹이 집중하고 있는 분야를 소개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반도체 △AI 인프라 △AI 활용을 제시하며, “AI는 스케일(scale) 경쟁이 아닌 효율경쟁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며 “효율적인 AI 솔루션은 비용을 줄일 뿐 아니라 AI 격차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앤디 제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도 영상으로 깜짝 등장했다. 제시 CEO는 SK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협업을 평가하며 “반도체 성능 개선이 AI 인프라 개선의 필수로 꼽히는 가운데 SK는 아마존의 대표적인 AI 솔루션 확장 파트너"라고 언급했다. 올트먼 CEO는 “각 개인이 지능형 AI 비서를 계속 활용하려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며 “SK와 같은 파트너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SK그룹 주력 계열사들도 이날 각사의 AI 비전을 관람객들과 공유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반도체 공급자를 넘어 고객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를 지향하겠다는 새 비전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풀 스택 AI 크리에이터는 단순 기술 제조업체가 아니라 창작자로서 고객이 가진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미래를 설계해 '고객이 원하는 것 이상'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로드맵도 공개했다. 내년부터 △HBM4 16단 △HBM4E 8단·12단·16단 △커스텀 HBM4E를 순차 출시한다는 게 골자다. HBM5와 HBM5E는 2029년부터 2031년 사이에 선보일 계획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CEO는 “고객 만족과 협업의 원칙에 따라 최고의 파트너들과 기술 발전 협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SKT)은 AI 인프라 진화를 선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지난주 새로 선임된 정재헌 SKT CEO는 이날 키노트 연설을 통해 회사의 AI 데이터센터(DC) 관련 주요 성과를 소개하고, △울산 AI DC 대규모 확장 검토 △에너지 특화 AI DC 솔루션 글로벌 진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통한 '엣지 AI'(Edge AI) 추진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 △AI DC 종합 사업자(Developer) 도약 등 목표를 공유했다. SKT는 기존 AWS를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며 울산 AI DC를 총 1GW 이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2, 제3의 AI DC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한국을 아시아 최대 AI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SKT는 에너지 특화 AI DC 솔루션을 앞세워 SK그룹 관계사들과 함께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추진하는 베트남 사업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통한 안정적 전력확보에 더해 냉열 에너지를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활용한 AI DC를 구축할 구상이다. 향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까지 관련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SK AI 서밋 2025' 현장에는 SK그룹 뿐 아니라 카카오 등 협력사들도 대거 부스를 만들어 AI 기술을 선보였다. 피아노 공연, AI 관련 퀴즈, 스탬프 찍기 이벤트 등 다양한 부대 행사도 열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HS효성 ‘배터리 게임체인저’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

HS효성그룹이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 HS효성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1억2000만유로(약 2000억원)을 투자해 유미코아의 배터리 음극재 자회사 'EMM'를 인수하고 유미코아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유미코아는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재기업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첨단소재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배터리, 촉매, 반도체, 방산, 우주항공분야에서 연구개발 및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의 음극에 적용되는 소재다. 기존 흑연 음극재 대비 에너지 밀도가 최대 10배 이상 높아 차세대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전기차의 충전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키는 급속충전이 가능하고, 충전효율 개선과 주행거리 향상 및 가격 경쟁력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기술이다. 이번 거래는 당국의 승인을 거쳐 최종 마무리된다. HS효성은 향후 5년간 약 1조5000억원을 투자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첫 투자는 효성그룹의 모태가 된 울산공장에 단행한다.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신차 판매의 20% 이상이 전기차였으며 2030년에는 40%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에서 연간 4700만대의 전기차가 팔려나간다는 뜻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큐와이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의 시장규모는 지난해 5억달러에서 연평균 40% 가까이 성장해 2031년에는 47억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정부와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협력

현대자동차그룹이 싱가포르 정부와 손잡고 수소를 비롯한 저탄소 기술 협력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3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주간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K-테크 쇼케이스' 행사장에서 싱가포르 경제개발청과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MOU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싱가포르가 수소 중심 저탄소 기술 개발 기회를 발굴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은 현대차그룹이 수소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을 지원하기로 했다. 경제개발청은 싱가포르 산업통상부 산하 기관이다. 현지 비즈니스·혁신·인재 육성 허브로서 글로벌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을 주관하고 있다. 제조업과 무역 통상 부문의 투자 촉진과 산업 개발을 관장한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생태계 전반에 걸쳐 기술을 개발하고 국경과 산업의 경계를 초월해 수소 사업을 확대해 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싱가포르와 도시국가 내 수소 생태계 구축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 징신 싱가포르 경제개발청 모빌리티 담당 이사는 “이번 협력은 지속 가능한 기술 개발을 지원함으로써 싱가포르의 저탄소 경제 발전 의지와 밀접하게 부합한다"고 전했다. 박재하 현대차그룹 글로벌수소비즈니스사업부 상무는 “수소 산업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있어 정부의 제도적 지원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 방향성과 실행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급진적 무공해차 목표로 산업·고용 붕괴 우려”…산업·노동계 한목소리

정부가 최근 추진 중인 '2035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립 관련 자동차 업계와 노동계가 균형감 있는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현재 정부가 논의하는 무공해차 보급 대책이 지나치게 급진적이라 자칫 산업·고용 생태계가 붕괴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목소리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등 3개 단체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건의문을 정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3개 단체는 건의문을 통해 “정부는 2035년 NDC 달성을 위해 2018년 대비 48%, 53%, 61%, 65% 감축 등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수송부문에서 무공해차 누적등록 목표를 840만대~980만대 이상으로 설정했다"며 “(등록비중 30~35%에 달하는) 이는 사실상 내연기관차 퇴출 수준의 과도한 목표로 부품산업의 구조조정과 대규모 고용감소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보급 추이, 보조금 예산, 업계 판매계획 등을 고려할 때 2035년 무공해차 등록대수를 550만~650만대(등록비중 19.7~ 23.2%) 수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3개 단체는 “이 목표는 산업생태계 전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내 생산 전기차 중심으로 보급목표 달성이 가능한 수준"이라며 “감축 부족분은 교통정책 개선·물류효율화·친환경 운전문화 확산 등을 통해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자율주행·지능형교통시스템(ITS)·물류효율화 등 교통체계 개선을 통한 탄소 감축 전략이 있다는 점도 환기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 등 과도기 기술의 재평가와 탄소중립연료(합성·바이오연료) 활용 허용을 통해서도 탄소 감축과 산업 보호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3개 단체는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은 필연적이지만 산업계와 노동현장은 그 충격을 직접적으로 겪고 있다"며 “부품업계와 노동계는 산업 구조의 질서 있는 전환과 고용안정을 위해 정부가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국내 시장 수요 기반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규제를 강화할 경우 국내 산업이 중국산 전기차 등에 잠식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생산 전기차에 대한 세제·보조금 인센티브 확대 △3년간 한시적 보조금 유지와 충전요금 50% 할인특례 부활 △공동주택 지정주차제 인프라 구축 등 이용편의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강남훈 KAMA 회장은 “산업 현실을 무시한 급격한 전환은 오히려 고용불안과 기술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산업계와 노동계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그만큼 이 사안이 중대한 위기임을 의미한다"며 “산업육성이 절실한 우리나라는 탄소감축과 산업경쟁력의 균형을 이루는 현명한 전환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특성 상 부품업체의 95%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으로 구성된 상태다. 특히 매출액 중 미래차 비중이 30% 미만인 업체가 86.5% 달하는 등 전동화 대응에 필요한 연구개발(R&D), 투자여력, 기술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만여 개에 달하는 국내 부품기업 중 45.2%(4615개사)가 내연기관 관련 부품(엔진·변속기·연료·배기계 등)을 생산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해당 기업 종사자는 전체 고용의 47.2%(약 11만5000명)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주요 부품업체로 구성된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은 지난달 13일 2035년 NDC 관련 “현실을 반영한 목표를 설정해달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조합은 당시 정부가 제시한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840만~980만대, 비중 30~35%)는 국내 산업과 시장 여건을 고려할 때 달성이 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980만대 시나리오의 경우 2034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사실상 전면 중단돼야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이 최근 실시한 자동차부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율은 19.9%에 불과했다. 이 외 72.6%에 달하는 많은 기업이 부품 특성상 사업 다각화 또는 미래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해 550~650만대(20% 내외) 수준으로 목표를 조정하는 것이 산업·고용 충격을 최소화하면서도 국제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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