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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여헌우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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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글로벌 인맥’ 효과···삼성, 인도 릴라이언스와 협력 강화한다

삼성전자가 인도 최대 기업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한다. 반도체, 통신, 데이터센터, 배터리 등 신사업 분야에 양사 역량을 결집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차원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이번에도 빛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사옥에서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을 만나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7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암바니 회장의 막내 아들 아난트 암바니의 결혼식 이후 약 1년 4개월만이다. 이 회장은 앞서 2018년에는 암바니 회장의 장녀 이샤 암바니의 결혼식에, 2019년에는 장남 아카시 암바니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암바니 회장의 자녀 결혼식에 모두 초청받은 한국 기업인은 이 회장이 유일하다. 당시 이 회장이 현장에 있는 사진이 공개되며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2018년 당시에 결혼식 축하연에는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차남 제임스 머독 등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축하 공연은 팝스타 비욘세가 맡았다. 릴라이언스는 화학·유통 중심이었던 기존 사업을 정보통신(ICT) 분야로 확대하며 사업 구조를 넓혀가고 있다. 향후 반도체·통신·디스플레이·배터리 등 역량을 갖춘 삼성그룹과 사업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이 회장은 이날 암바니 회장에게 인공지능(AI), 확장현실(XR),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데이터센터 차세대 통신 미래 디스플레이,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계열사들의 다양한 미래 신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E&A, 삼성인력개발원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도 나섰다. 이들은 직접 암바니 회장에게 사업 현황을 소개했다. 암바니 회장은 갤럭시XR, 마이크로 RGB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직접 체험해 보기도 했다. 릴라이언스는 최근 인도에 세계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하는 등 AI 관련 사업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및 차세대 네트워크 솔루션 등 분야에서 협력 확대가 예상된다. 이 회장은 암바니 회장과 이날 만찬까지 함께 하며 양사간 전방위 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부장, 최주선 삼성SDI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 남궁홍 삼성E&A 사장, 이재언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 등도 함께했다. 삼성과 릴라이언스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때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2012년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와 4G 네트워크 구축 계약 체결을 계기로 사업 협력을 본격화했다. 지난 2022년 12월에는 5G 무선 접속망 장비 공급 계약을 맺기도 했다. 삼성은 향후 6G 네트워크 장비 공급을 비롯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데이터센터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ESS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릴라이언스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오랜 기간 축적한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 신사업 개척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이 회장은 지난 10월에는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과 만나 AI 관련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이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회장과 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만찬을 함께 하며 AI 등 차세대 기술 기반 미래 모빌리티 기술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장은 세계 4위 완성차 업체인 스텔란티스 존 엘칸 회장과도 막역한 사이다. 엘칸 회장의 제의로 스텔란티스의 모회사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5년간 맡기도 했다. 이밖에 화이자·로슈·BMS·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 경영진과도 수시로 교류하며 삼성의 바이오 사업에 힘을 보태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자사주 1년내 소각’ 3차 상법 개정안 발의…재계 “반대, 개선 요구”

더불어민주당이 기업 자사주 취득 시 '1년 이내 소각'을 의무화하는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재계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입법 과정을 좀더 지켜본다는 분위기다. 아울러 입법을 위한 공청회 등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 과정에서 기업이 우려하는 경영권 약화 등 문제점을 개선해 줄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적극 제기할 예정이다. 민주당 '코스피 5000 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오기형 의원은 지난 24일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핵심내용으로 담은 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민주당이 기업 투명성 제고와 주주 보호 강화를 명분으로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상법 선진화의 세 번째 조치다. 지난 7월 본회의를 통과한 1차 상법 개정안은 △주주에 대한 이사의 충실의무 명문화를 핵심으로 △전자주주총회 도입 △독립된 감사위원 선출 시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 합산 3% 제한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어 8월에 처리된 2차 상법 개정안은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집중투표제 의무화 △분리선출 되는 감사위원 수 확대 내용을 담고 있다. 3차 개정안에는 기업의 취득 자사주 1년 이내 소각 의무화를 규정했다. 우리사주제도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등 목적을 가진 자사주의 경우 주주총회 결의를 전제로 의무소각을 예외로 두기로 했다. 경영상 목적으로 보유할 경우 정관에 이유 명시, 자기주식의 보유처분 계획 작성과 함께 매년 주총 승인 요구, 승인절차 위반 시 이사 개인에 5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등 내용도 담겼다. 이밖에 자사주를 자산이 아닌 자본으로 규정하고 교환 및 상환 및 질권 설정을 금지하고 기존 보유 자사주에도 동일한 의무를 부여하되 6개월간 유예기간을 두도록 했다. 재계는 이들 세부 규정 중 일정 요건을 충족해 주주총회 승인을 얻을 경우 자사주를 계속 보유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이 생긴 점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여당의 3차 상법 개정안 발의에 재계는 전반적으로 반대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직 3차 개정안이 발의 단계라는 점에서 앞으로 의견 수렴 과정에 따라 재계가 우려하는 세부 규정의 수정 보완 의견을 낼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자기주식을 10% 이상 보유한 104개 상장사를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2.5%는 '소각 의무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립적 입장'은 22.8%, '도입에 찬성'한다는 대답은 14.7%에 그쳤다. 기업들은 소각 의무화 문제점으로 △'사업재편 등 다양한 경영전략에 따른 자기주식 활용 불가'(29.8%) △'경영권 방어 약화'(27.4%) 등을 꼽았다. 그밖에 △'자기주식 취득 요인 감소해 주가부양 악영향'(15.9%) △'외국 입법례에 비해 경영환경 불리'(12.0%) 등도 우려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처벌·제재로는 산재 못 줄인다···‘사전예방 중심’ 패러다임 바꿔야”

국내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업주에 대한 처벌·제재 강화보다는 '사고 사전예방'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25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국내 기업 262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새 정부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기업인식도 조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노동안전 종합대책' 내용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222개사) 중 73%(162개사)가 중대재해 예방에 '도움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도움이 될 것으로 본 회사는 27%(60개사)에 불과했다.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이유로는 '예방보다 사후처벌에 집중돼 있어서'(57%, 92개사),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배경으로는 '기업의 안전투자가 증가할 것 같아서'(30%, 18개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러한 결과는 산재예방은 사업주 일방의 노력이 아닌 근로자, 노조, 하청 등 사업장 내 구성원 모두의 역할과 책임 강화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번 정부의 대책이 오로지 사업주 처벌 및 제재에만 집중돼 있어 이에 대한 기업들의 시각이 조사결과에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노동안전 종합대책' 중 기업에 가장 큰 어려움을 주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 44%(116개사)가 '과징금, 영업정지 등 경제제재 강화'라고 응답했다. 사망사고 발생 시 현행 사업주 및 기업 처벌 수위에 대해 76%(198개사)가 '과도하다'고 봤다. 중대재해 발생 시 외국인 근로자 고용을 제한하는 것에 대해 69%(182개사)가 '부정적'이라 대답했다. 그 이유로 '대체인력 확보가 어려워서'(54%, 98개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원하청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구성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 조사기업(건설 외 업종만 응답, 245개사)의 67%(115개사)가 '부정적'이라 답했다. 그 이유로 '원청의 부담(비용·행정 등)만 크게 증가할 것 같아서'(32%, 52개사)를 가장 많이 들었다. 근로자의 작업중지 행사요건을 완화하는 것에 대해 57%(149개사)가 '부정적'이라 했다. 그 이유로 '기준이 불명확해 책임소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42%, 62개사)를 가장 많이 제시했다. 중대재해 반복 기업에 대해 과징금 부과, 영업정지 대상 확대 등의 경제제재를 강화하는 것에 대해 66%(173개사)가 '부정적'이라고 봤다. '경제제재 강화가 중대재해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 것 같아서'(45%, 78개사)가 가장 큰 이유다. 사업장 감독 시 시정 기회 없이 즉시 처벌하는 것에 대해 94%(247개사)가 '부정적'이라고 했다. 그 배경으로는 '처벌위주 감독이 산재예방에 도움이 안돼서'(46%, 114개사)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임우택 경총 안전보건본부장은 “기업들은 사업주 책임만 강조하는 정책과 사후제재 중심의 대책에 부정적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향후 정부와 국회는 엄벌주의 정책 기조를 지양하고, 안전규제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령 정비 등 사전예방 중심으로 정책 전환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 임원인사 키워드는 ‘AI·반도체 기술인재’ 등용

삼성그룹 주요 계열사가 25일 단행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로는 '기술 인재'가 꼽힌다. 승진자 규모를 늘리는 동시에 인공지능(AI), 반도체, 이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미래 경쟁력을 선도해 나갈 인재들을 전면에 배치했기 때문이다. 성별·국적을 불문하고 실적과 성장 잠재력 갖춘 인재를 적극 등용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 발령하는 내용의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이날 실시했다. 지난해 부사장 35명 등 총 137명이 승진한 데 비교하면 그 규모가 24명 커졌다. 2021년 이후 코로나19 팬데믹 등 각종 위기 상황에서 승진자 수가 계속 줄었지만 5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부문별로는 디바이스경험(DX)에서 92명, 디바이스설루션(DS)에서 69명이 각각 영전했다. 산업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AI, 로봇, 반도체 등 미래 분야에서 '기술통'을 대거 발탁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DX 부문 이윤수 삼성리서치데이터인텔리전스 팀장(부사장)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부사장은 데이터 기반 신기술·비즈 모델 개발 성과를 창출한 데이터 지능화 전문가다. DS 부문에서는 장실완 메모리사업부 설루션플랫폼개발팀장이 부사장을 달았다. 그는 회사 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가다. 서버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펌웨어 및 아키텍처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설루션 플랫폼 개발과 핵심 요소 기술 확보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 AI폰 등을 기획한 강민석 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도 부사장이 됐다. 강 부사장은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스마트폰 기획 경험을 겸비한 상품기획 전문가다. 부사장 승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노경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 PA1그룹장 역시 낸드 관련 기술 전문가로 신규 공정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젊은 인재와 여성·외국인을 과감하게 발탁한 점도 주목된다. 삼성전자는 인사를 통해 30대 상무 2명, 40대 부사장 11명을 각각 배출했다. 지난해 각각 1명, 8명이었던 데 비해 세대교체가 더욱 가속화하는 그림이다. 30대 임원 2명은 김철민 DX 부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그룹장과 이강욱 삼성 리서치 AI 모델팀 상무다. 여성 인재로는 DX 부문 정인희 지속가능경영추진센터 ESG전략그룹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ESG 분야 전문성과 폭넓은 업계 경험을 바탕으로 지속가능경영 전략을 제시하고 주요 이해관계자와 협력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상무로 영전한 이인실 DX부문 DA사업부 전략구매그룹장도 대표적인 회사 내 여성 인재다. 이 상무는 DA사업부 여성 최초로 생산법인 구매 주재를 역임한 구매 전문가다. 원자재 공급망 다변화를 통해 가전사업의 구매경쟁력 확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성심 DX부문 경영지원실 Corporate Development그룹 상무는 AI, 로봇, 공조 등 주요 분야 인수합병(M&A) 및 투자 실행을 통해 사업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인정받았다. 제이콥주 DS부문 DSC 화남영업팀장도 부사장을 달았다. 그는 중국 영업 전문가로서 메모리, S.LSI 영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시장 개척을 주도하며 중국 법인 거래선 확대 및 판매 극대화에 기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등 주요 계열사들도 이날 '기술 중심' 인재를 발탁하는 것을 골자로 2026년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부사장 8명, 상무 13명, 마스터 2명 등 총 23명을 승진시켰다. 경영성과가 우수하고 차별화 기술 개발을 통해 시장 지배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기반 확보에 기여한 인물들을 중용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기술통' 강태욱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공정개발팀장이 부사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OLED 성능 향상, 원가절감 등 고난도 기술 개발을 통해 신제품을 적기에 개발하고 제품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공로를 세웠다. 세대교체 측면에서는 40대 부사장 2명, 30대 상무 1명이 각각 나왔다. 40대인 정경호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모듈개발팀 부사장 역시 기술 전문가다. 신규 모듈 필름 및 고강도 폴더블용 부품 개발을 주도해 '갤럭시Z 폴드7' 등 적기 양산에 기여했다고 전해진다. 여성 리더로는 안나리 디스플레이연구소 분석기술팀장(부사장)이 승진자 명단에 올랐다. 안 부사장은 올레도스, 8.6세대 IT 등 신사업 확대로 제품군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분석 기술을 고도화해 불량 유출률 개선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삼성SDI에서는 부사장 3명, 상무 5명 등 총 8명이 승진 발령을 받았다. 김기준 중대형사업부 극판센터장이 극판 양산성 확보 및 신공법 개발, 거점간 극판 생산 동질성 확보 등을 통해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주요 플래그십 제품의 적기 진입을 주도하며 기술 리더십 및 제품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이종훈 소형사업부 파우치개발팀장, 경영 진단 및 프로세스 불합리 개선을 통해 운영 효율과 사업 체질을 강화하며 사업 경쟁력 확보에 기여한 정현 경영진단팀장도 각각 부사장에 임명됐다. 이밖에 삼성전기에서 부사장 2명, 상무 6명 등 총 8명이 승진했다. 이충은 컴포넌트사업부 MLCC개발팀 부사장, 김현우 컴포넌트사업부 천진생산법인장 등이 영전했다. 삼성전기 측은 인덕터, 패키지기판, 카메라모듈용 렌즈 등 주요 사업에서 기술·시장 변화 대응과 차별화된 제품개발을 이끌 인재를 고르게 선발했다고 밝혔다. 삼성SDS도 부사장 2명과 상무 8명 등 모두 10명의 임원 인사가 이뤄진 가운데 김정욱 전략마케팅실 컨설팅팀장과 이태희 연구소 AI연구팀장이 상무에서 부사장으로 각각 올랐다. 삼성SDS 측은 여성 임원 2명을 포함해 미래 성장동력인 AI 플랫폼과 에이전트 기반 사업, 클라우드 상품개발·전환구축 사업 등을 주도한 인재들을 두루 등용했다고 강조했다. 전자 외 계열사에서도 승진자들이 배출됐다. 삼성벤처투자는 이날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해 양성훈 상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고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김희정·정형남 부사장 등 6명을 발탁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신동훈·신지은 부사장 등 6명 규모 인사가 단행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진 재설정을 마무리하고 조만간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미래기술 인재’ 161명 승진

삼성전자가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미래 신기술 분야 인재를 다수 승진시킨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25일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펠로우 1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을 승진 발령한다고 25일 밝혔다. 지난해 부사장 35명, 상무 92명, 마스터 10명 등 총 137명이 영전한 데 비교해 규모가 커졌다. 회사 정기 임원 인사 규모는 2021년 214명을 기록한 이후 2022년 198명, 2023년 187명, 2024년 143명, 2025년 137명으로 꾸준히 감소했으나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삼성전자는 연공과 서열에 상관없이 경영성과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성장 잠재력을 갖춘 30대 상무·40대 부사장을 과감하게 발탁해 미래 경영진 후보군을 확대·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사업 전략을 신속하게 실행하기 위해 AI·로봇·반도체 등 분야에서 성과 창출을 주도하고 역량이 입증된 인재를 등용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2006년 정기 임원인사(승진자) 내용은 아래와 같다. ◇DX 부문 [부사장 승진] 강민석 강상용 구자천 권정현 김문수 노성원 서치영 설지윤 설훈 송인강 유종민 유한종 이민철 이성진 이윤수 이종규 이종포 정원석 정인희 정효명 조철호 최청호 최항석 한의택 황근철 황용호 [상무 승진] 강상균 고진일 곽호석 권기훈 권주성 김기현 김대영 김세웅 김운 김원종 김지웅 김지은 김철민 김포천 김효정 문희철 박건호 박대순 박영재 박영진 박재우 박형규 안성호 안정식 양준원 엄윤성 유기훈 유상현 이강욱 이상석 이상엽 이상천 이성심 이세문 이승연 이승윤 이인실 이정준 이정환 이존기 이종덕 이종해 이진영 이충현 이태용 이형주 이형중 장혁 전형석 정윤현 조승기 차완철 최고은 최동열 최보람 최성훈 최승기 한성웅 홍희영 황정호 [Master 선임] 강병권 고재연 김도형 우원명 이재성 최진 ◇DS 부문 [부사장 승진] 권기덕 권혁우 김영대 김용찬 김이태 김정헌 김태우 김태훈 노경윤 박봉일 배상기 오형석 이강호 이병현 이종민 장실완 정광희 정용덕 정인호 조성일 조성훈 최정연 홍기준 홍희일 Jacob Zhu [상무 승진] 강성석 경세진 권석남 권영헌 김경석 김경아 김경진 김대현 문성수 문원민 민경일 박성열 박준성 백승엽 서무현 성훈제 안재상 우성훈 우수영 유금현 유호인 이광우 이근석 이동환 이지현 이창훈 임경춘 전윤광 정재훈 조윤상 최동준 홍석구 황현익 [Fellow 선임] 이재덕 [Master 선임] 강명길 김재춘 김준수 남인철 노숙영 손영환 오길근 원복연 유준희 전하영 여헌우 기자 yes@ekn.kr

하이닉스의 힘…SK그룹 2년연속 ‘수출 100조’ 돌파

SK그룹이 수출 경쟁력 강화와 국내 재투자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내며 한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 수출액을 120조원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한다는 목표를 세우며 '사업보국(事業報國)'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 'HBM 열풍' 하이닉스 법인세 45배↑···그룹 수출 120조원 달성할 듯 SK그룹은 올해 1~3월 누적 수출 실적이 87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전년 동기(73조7000억원) 대비 20% 가까이 성장한 수치다. 이에 따라 그룹 수출액은 지난해(102조5000억원)에 이어 2년 연속 100조원 고지를 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성장세가 이어질 경우 수출 120조원 달성도 가능하다는 게 업체 측 계산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지닌 SK하이닉스가 순항한 결과다. 올해 1~3분기 SK하이닉스 수출액은 약 56조7000억원으로 그룹 전체 실적의 65% 가량을 책임졌다. SK하이닉스의 수출 실적은 최근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지난 3분기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1850억달러(약 273조원)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다. HBM을 포함한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등이 466억달러(약 69조원)를 기록하며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 SK하이닉스의 경영 실적은 납세 및 시가총액 증가 등으로 이어지면서 국가경제 전반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까지 낸 법인세는 4조3000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납부액(약 940억원)보다 45배 뛴 수치다. 법인세 납부가 전년 실적을 기반으로 하는만큼 내년 기여액은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주가 또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300조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SK그룹은 앞으로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투자와 고용을 이어가며 국가경제에 기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국내에 128조원을 투자하고 연간 8000명 이상 채용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SK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창업회장과 고 최종현 선대회장 때부터 '사업보국'을 핵심 경영 이념 중 하나로 선정해 왔다. 이와 함께 우수 인재를 개발해 나라에 기여해야 한다는 '인재보국' 정신도 계승하고 있다. 최종건 창업회장은 “회사 발전이 곧 나라의 발전"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전해진다. 최종현 선대회장 주요 어록으로는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 “나무를 키우듯 인재를 키운다" 등이 거론된다. ◇ '사업보국' 의지 계승···사회적 가치 창출에도 관심 SK그룹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에도 청년인재 채용을 이어가며 대부분 직무에 국내 출신 청년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계열사들은 국내 대학 및 특성화고 등과 사업분야별로 산학 협력을 맺어 인재 조기육성 및 발굴, 채용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SK그룹은 청년인재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국가 발전의 기초가 된다는 믿음으로 그룹의 교육 인프라를 청년인재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올해 5000여 명을 비롯해 2023년부터 현재까지 대학생 1만2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 중 SK 사내 교육 플랫폼 마이써니(mySUNI)의 '써니C'는 대학생, 전문가, 사내 구성원이 함께 참여하는 과정이다. 대학생이 현업 실무에 대한 고민과 궁금한 것들을 전문가와 사내 구성원에게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찾는 내용으로 구성 돼있다. 올해까지 4개 기수가 배출됐고 올해는 청년들이 선호하는 취업분야인 AI, 반도체에 대한 내용이 중점적으로 다뤄졌다. 이 밖에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직무 기본교육 '청년 하이포(Hy-Po)', SK텔레콤의 AI 개발 이론 및 실습교육 'FLY AI Challenger', SK AX의 AI 개발자 양성과정 'SKALA(스칼라)' 등 SK그룹은 청년인재의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SV)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이는 사업보국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경제적 가치(이윤)와 사회적 가치(사회 문제 해결 기여)를 동시에 창출해 국가와 사회 전체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수출과 납세, 시총 등에서 그룹의 국가경제 기여도가 높아진 것은 최태원 회장이 일관되게 추진해온 사업구조, 재무구조, 지배구조 등 구조개선 노력이 성과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기아 EV6 GT, 테슬라Y·폴스타4 누르고 ‘전기차 1위’

기아 EV6 GT가 독일 자동차 전문 매거진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가 최근 진행한 전기차 3종 비교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모델 Y와 폴스타 4를 눌렀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아우토 빌트'(Auto Bild),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과 함께 신뢰성 높은 독일 3대 자동차 매거진 중 하나로 꼽힌다.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의 소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다. 이번 비교 평가는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EV6 GT, 모델 Y, 폴스타 4를 대상으로 펼쳐졌다. △바디 △안전성 △편의성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친환경성 △비용과 같이 7가지 평가 항목에 걸쳐 진행됐다. EV6 GT는 4가지 항목인 파워트레인, 주행성능, 안전성, 바디에서 최고점을 받아 총점 597점을 기록했다. 경쟁 모델인 모델 Y(574점)와 폴스타 4(550점)를 큰 점수 차이로 제쳤다. 특히 EV6 GT는 출력, 가속성능 등의 평가 요소가 포함돼 있는 파워트레인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동시에 주행 다이내믹, 핸들링 등을 평가하는 주행성능 부문에서도 좋은 점수를 기록했다. EV6 GT는 앞서 '2023년 세계 올해의 고성능 자동차'로 선정된 이력도 있다. 기아 관계자는 “EV6 GT가 영향력 있는 독일 전문지 평가에서 쟁쟁한 전기차 모델들을 제치고 높은 점수를 기록해 기쁘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여 새로운 전동화 경험을 선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현대차·기아, 미쉐린과 타이어 기술 공동 개발한다

현대자동차·기아가 글로벌 타이어 제조 업체 미쉐린과 손잡고 주행 퍼포먼스를 높이는 제품을 개발한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남양연구소에서 '기술 공동개발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지난 1·2차 공동연구에 이어 체결되는 3차 협약이다. 양측은 지난 2017년과 2022년 타이어 기술 고도화를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했다. 3차 협약에 따라 양측은 내년부터 3년간 △타이어 성능 향상 연구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 개발 △상호 기술 역량 교류를 집중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타이어 성능 향상 부문에서는 초저회전저항 타이어, 스마트 그립 기술을 활용한 차량 제어 등 차량 주행 퍼포먼스를 높이는 타이어 첨단 기술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한다. 차량의 고속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한계 핸들링 및 제동 성능 강화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가상 시뮬레이션 기술 부문에서는 오프로드 타이어 개발 환경의 질적 향상을 위한 버추얼 시뮬레이션 고도화와 버추얼 기술 개발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각 사 기술 역량 향상도 도모한다. 현대차·기아는 차량과 샤시에 대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미쉐린은 타이어의 설계와 평가 등에 대한 전문 교육을 제공해 상호 기술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용석 현대차·기아 제네시스설계센터장 상무는 “모빌리티와 타이어에 특화된 각각의 역량이 시너지를 발휘해 차량의 주행 퍼포먼스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한국 고객에 진심 통했다…볼보 플래그십 세단 ‘S90’ 인기

국내 대형 프리미엄 세단 시장은 국산·수입차 업체 모두 눈독을 들이는 최대 격전지다. BMW 5·7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E·S-클래스, 렉서스 ES·LS 시리즈를 비롯해 제네시스 G80·G90까지 인기 모델들이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최근 눈에 띄는 성장세를 구가하는 볼보의 플래그십 세단 'S90'이 주목받고 있다. S90은 XC90과 더불어 볼보자동차의 최상위 모델이다. 지난 7월 전동화 시대에 맞춰 새로운 디자인과 공간구성, 차세대 커넥티비티 기술 등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갖춘 신형 모델로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본격적인 출고가 시작된 9월부터 지난달까지 판매가 지난해(217대)와 비교해 76% 늘어난 383대를 기록했다. 볼보는 최대 격전 시장인 프리미엄 세단 경쟁에서 S90이 놀라운 성과를 이어가고 있는 비결로 한국 시장을 향한 회사의 '진심'을 꼽는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내 고객들을 위한 상품성 강화와 고객 경험에 지속적으로 공을 들여왔다. 특히 비즈니스 세단과 패밀리카의 기능을 동시에 갖춘 모델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수요를 적극 반영해 전장 5090㎜, 축간거리 3060㎜의 동급은 물론 상위 클래스 수준의 거주성을 확보한 롱 휠 베이스 모델을 기본사양으로 출시했다. 또 한국시장을 위해 티맵 모빌리티와 손잡고 약 300억원을 투자해 개발한 티맵인포테인먼트 서비스는 △국내 최고의 지도 품질을 갖춘 '티맵오토(Tmap Auto)' △약 96% 이상의 한국어 인식률을 자랑하는 누구오토(NUGU Auto)를 기본으로 탑재해 수입차의 인포테인먼트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S90은 포털 네이버의 서비스를 지원하는 차량용 웨일(Whale) 브라우저까지 지원한다. 스마트폰이나 PC에서 경험하던 유저 인터페이스(UI:사용자 환경)과 유저 인스피리언스(UX:사용자 경험)를 차량을 통해 네이버의 주요 서비스는 물론 유튜브·쿠팡플레이 같은 OTT와 음악·소셜 미디어 등 수많은 웹 기반 서비스로 즐길 수 있다. 악성광고 및 유해 사이트를 차단하는 강력한 안전망을 통해 콘텐츠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도 지원한다. 이밖에 최신의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5년 무상 LTE 서비스가 포함된 디지털 패키지도 기본으로 제공한다. 또 15년 무상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5년 또는 10만㎞의 품질보증(워런티) 및 소모품 지원도 기본이다. S90 국내판매 모델은 △최고 455마력 출력과 1회 충전 시 최대 65km 순수 전기 주행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T8) △최고 250마력의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B5)로 구성된다. 트림은 플러스(Plus)와 최상위 울트라(Ultra)로 구분된다. 판매 가격은 B5 플러스 6530만원, B5 울트라 7130만원, T8 울트라 9140만원이다(개별소비세 인하분 미적용 기준). 한편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컨슈머인사이트의 '자동차 기획조사'에서 제품 만족도(TGR) 부문 국산·수입차 통합 1위(855점)를 기록하며 6년 연속 1위를, 서비스 만족도(CSI) 부문에서도 산업 평균 대비 46점 높은 853점으로 유럽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디젤게이트 10년] ②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차···‘글로벌 신차 지형도’ 바꿨다

'디젤게이트' 발생 이후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생긴 가장 큰 변화는 각국 정부와 제조사들이 저마다 '친환경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승용 시장에서 디젤차가 사실상 퇴출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그 빈자리를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 하이브리드차(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등이 채워나가고 있다. 산업 측면에서는 유럽에 쏠려있던 자동차 기술력의 무게추가 아시아·북미로 이동하는 계기가 됐다. ◇ 유럽·한국서 자취 감추는 승용 디젤차···신차 판매는 친환경차로 폭스바겐그룹은 2015년 디젤게이트가 폭로된 이후 곧바로 제조 전략을 바꿨다. 디젤 파워트레인 개발 대신 EV에 자본을 투입하는 방향이다. 유럽에서 유행하던 디젤승용차의 판매처를 전세계로 확장하겠다는 꿈이 무너졌으니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린 결단이었다. 2018년 취임한 헤르베르트 디스 전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가 혁신을 주도했다. 730억유로(당시 약 100조원)를 투자해 EV 전용 플랫폼을 만들고 배터리를 내재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투자 규모나 목표치는 몇번 바뀌었지만 큰 틀은 그대로였다. 신차 판매의 50~80% 가량을 EV로 바꾸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게 골자다. '디젤 최강자'의 움직임에 전세계 자동차 업계도 바로 반응했다. 토요타그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요 경쟁 상대들도 전동화 전환을 추진했다. 모두 유행처럼 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나갔고 이차전지 기업들도 몸집을 빠르게 키워나갔다. 폭스바겐, 현대차·기아, 제너럴모터스(GM) 등 주요 업체들은 EV만 만드는 공장도 새롭게 구축했다. 각국 정부는 EV 구매자에게 수천만원 단위 보조금을 지급하며 이 같은 변화 양상에 동참했다. 결과는 바로 나타났다. 디젤승용차 천국이었던 유럽과 인기가 높아지던 한국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이 급격히 높아졌다.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 목소리를 대변하는 ACEA(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 자료를 살펴보면 한때 절반을 넘었던 현지 디젤승용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12.4%, 올해 1~3분기 9.3%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럽에서 EV 월간 판매가 디젤차를 처음 넘어선 것은 2021년 12월이었다. 당시 현지 EV 판매는 17만6000여대로 디젤차(16만여대)를 눌렀다. HEV·PHEV 등은 포함하지 않은 결과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신차 등록에서 디젤차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5.6%에서 올해 상반기 6.2%로 급감했다. 이는 상용차를 합산한 수치라 승용부문 내 점유율은 더 낮을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봐도 2015년 70%에 육박하던 수입 디젤차 비중은 2022년 11.7%, 2023년 8.2% 등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올해 1~10월을 놓고 보면 1.1%에 불과하다. 빈자리는 EV(29.4%), HEV·PHEV(56.8%) 등 친환경차가 채웠다. ◇ 中 업체 수혜보고 테슬라 급부상···'친환경차' 기준 달라 승자예측 힘들어 디젤게이트가 터졌을 당시만 해도 각 나라와 주요 제조사들은 미래 자동차 시장에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었다. '자율주행'이라는 꿈의 기술 개발에는 집중했지만 새로운 동력원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지 못했다. 폭스바겐그룹, GM 등 전통 강자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토요타그룹이 HEV 기술을 일찍부터 개발하긴 했지만 이는 디젤게이트에 대한 대응보다는 이에 앞서 사측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 작업의 일환이었다. 현대차그룹, BYD, 테슬라 등 도전자들은 적극적으로 혁신을 도모했다. 친환경차 보급 필요성이 생기고 소비자들도 이를 찾기 시작하자 이들의 실력은 곧바로 드러났다. 작년 기준 글로벌 완성차 그룹사별 판매 실적을 보면 토요타그룹이 약 1030만대로 1위를 차지했다. 폭스바겐그룹(약 850만대)과 현대차그룹(약 682만대)은 상위권에 자리했다. 기존 몸집이 훨씬 컸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스텔란티스그룹, GM 등은 모두 순위가 떨어졌다. 400만대 가까이 차를 팔며 폭발적으로 성장한 중국 BYD의 선전도 돋보였다. 현대차그룹은 일찍부터 모든 경우의 수를 연구개발(R&D)을 진행해온 곳으로 유명하다. EV와 HEV는 물론 FCEV 시장 개화에 대한 희망도 여전히 놓지 않고 있다. BYD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가솔린·디젤 엔진에서 다른 나라를 따라잡기 힘들다고 판단, 일찍부터 EV를 육성한 게 주효했다. 중국은 지난 2023년 독일·일본을 누르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 자리에 올랐다. 미국 테슬라 역시 디젤게이트 후광 효과를 톡톡히 본 기업으로 꼽힌다.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2015년에만 해도 연간 판매가 수만대 수준에 불과한 '스타트업'이었다. 자금을 모으기 위해 신차 출시 일정이나 성능을 계속해서 속이는 일도 저질렀다. 일론 머스크 CEO는 그 시절 자동차 업계에서 '거짓말쟁이'로 통했다. 경쟁 상대들이 EV쪽으로 눈길을 돌리자 오히려 테슬라 몸값이 높아지는 현상이 벌어졌다. 폭스바겐그룹이 '전기차 1위 달성'을 최초로 선언했던 2018년은 테슬라 입장에서도 성공의 전환점이 됐던 해다. 연간 차량 인도량을 25만대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파산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났다. 테슬라는 이후 모델 3, 모델 Y 등을 성공시켰다. 지난해 글로벌 차량 인도량은 178만대 수준으로 뛰었다. 현재는 EV 분야에서 중국 BYD와 '글로벌 양대 축' 위상을 꿰차고 있다. 디젤게이트 이후 글로벌 신차 판매 지형도가 크게 달라지긴 했지만 앞으로 변화 양상은 현재 시점에서 예단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끝판왕'이라 믿었던 EV의 한계가 너무 명확하다는 게 주요 원인이다. 충전 인프라와 시간, 이차전지 안전성 및 자원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은 대부분 HEV, PHEV 등 판매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 아래 미래 전략을 짜고 있다. ◇ PHEV·친환경연료 진화로 “디젤차 소멸해도 내연기관차 생존" 전망 디젤승용차는 자취를 감추더라도 내연기관차의 수명은 앞으로도 한참 남았을 것으로 대부분 전망한다. 전세계 주요 통계에서 PHEV를 'EV'에 포함해 집계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다. PHEV는 통상 EV 대비 훨씬 작은 배터리를 장착해 내연기관차와 EV의 기능을 모두 갖춘 차다. 운전자는 극단적으로 EV 모드만 활용할 경우 기름 한 방울 없이 계속 차를 탈 수 있다. 반대로 단 한 번의 충전 없이도 가솔린 주유를 계속하며 도로를 달릴 수도 있다. 신차 판매 통계에서 '친환경차'로 집계된 모델도 기름을 마구 뿌리며 다닐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세계 주요국도 디젤게이트 충격에서 벗어나 최근 '현실감각'을 되찾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디젤차 배출가스 규제를 '유로7'에서 사실상 끝낼 방침이다. EU가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지만 완전한 EV로 전환과는 거리가 멀다. 독일 등 산업이 발전된 국가가 반대하는 탓에 '이퓨얼(E-fuel)' 사용 차도 계속 팔 수 있게 합의했다. 과거에 팔던 내연기관차에 연료만 친환경으로 바꾼다는 의미다. 주요 브래드 중 가장 먼저 '전기차 100% 전환'을 선언했던 볼보도 마일드 HEV는 계속 판다는 식으로 말을 바꿨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진두지휘 아래 화석연료 사용을 늘리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예외는 중국과 한국 정도다. 중국은 전략적으로 EV 산업을 육성 중이고, 우리나라는 경쟁 상대들이 모두 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완화할 때 나홀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2035)를 상향 설정하며 스스로 족쇄를 차고 있다. 신차 판매 지도를 바꿀 변수로는 '기술 발전'이 꼽힌다. 현재 EV는 내연기관차와 경쟁 자체가 안되는 상품성을 지니고 있지만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배터리가 개발되거나 리튬인산철(LFP)을 뛰어넘는 엄청난 가격 경쟁력을 가진 제품이 공개된다면 판도 자체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수년간 HEV와 PHEV가 대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며 “HEV는 일본과 한국, PHEV는 유럽 브랜드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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