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출입은행이 글로벌 통상질서 재편이라는 위기 속 수출금융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성 수출입은행장은 1일 수출입은행 창립 49주년 맞이 기념사를 통해 “국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당면한 자금애로를 해소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행장은 “1분기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대미 수출 감소와 공급망 차질은 이미 현실이 됐다"며 “기업들이 불확실성 속에서 생산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윤 행장은 이날 수은이 도전할 세 가지 전략적 방향에 대해 밝혔다. 먼저 '통상위기 대응의 첨병이 되자'고 독려했다. 그는 “국내외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기업들이 당면한 자금애로를 해소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도록 수출금융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며 “올해 신설한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출금융 10조원을 추가적으로 공급하고, 추경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신속히 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신성장 산업과 신시장 진출 강화다. 윤 행장은 “우리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고 주춤하는 사이 중국은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도권을 빠르게 확보하고 있다"며 “AI, 반도체, 방산, 바이오 등 전략산업은 물론 글로벌 사우스를 비롯한 신흥시장 진출에 필요한 맞춤형 금융을 설계하고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은만이 가진 장점인 다양한 정책금융수단의 통합적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수은금융, EDCF, 공급망안정화기금, 개발금융이 하나의 우산 아래에서 끈끈하게 협력한다면 글로벌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기업의 활로 개척을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DFI 기능과 자본시장 업무를 강화해 변화와 확장의 실행 허브로 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장기·모험자본 투자와 금융주선을 통해 민간금융의 참여를 촉진하고 기업과 산업의 혁신을 견인함과 동시에 정책금융 수행 여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DFI 기능 강화는 글로벌 사우스와의 새로운 경제협력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영토 확장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은의 업무 방식이 디지털 기반 혁신으로 변화해야 함도 강조했다. 윤 행장은 “지난주 개소한 용인 IT센터는 디지털 전환의 시작점이자, 수은의 미래 디지털 전략을 실현해 나갈 핵심 기반"이라며 “AI, 클라우드 등 첨단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업무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스템 운영의 신뢰성을 한층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IT센터는 수은의 디지털 역량이 집약되는 공간이자 중단 없는 정책금융 서비스를 뒷받침할 든든한 디지털 인프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