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8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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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풍 경영진, MBK와 거래는 배임”

고려아연이 MBK파트너스 및 장형진을 포함한 영풍 경영진을 상대로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최근 진행된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와 관련해 영풍 경영진에게 배임 혐의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18일 고려아연은 이번 공개매수가 대표이사 전원이 구속된 상황에서 장형진과 이사들이 중국 등 해외 거대자본을 등에 업은 사모펀드와 결탁해 사익을 추구한 행위라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MBK와 영풍 간 체결된 경영협력계약으로 인해 영풍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려아연은 문제가 된 계약에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의 의결권과 처분권을 사실상 MBK에 넘기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영풍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고려아연 지분을 처분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것이 고려아연의 평가다. 구체적으로 영풍은 10년간 고려아연 주식을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 10년이 지난 후에는 MBK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도록 돼 있다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법조계도 이 결정이 정당한 경영 판단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고려아연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영풍의 개별 기준 자산 총액이 2조3000억원(연결기준 5조5838억원)인 데 비해, 보유 중인 고려아연 주식 가치는 공개매수 가격 66만원 기준으로 무려 3조4774억원에 달한다. 이런 핵심 자산을 MBK에 넘기는 결정이 상장법인 영풍에 막대한 손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주장이다. 이번 결정이 이뤄진 시점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영풍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며, 영풍 석포제련소는 각종 산업 재해와 환경 문제로 경영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표이사 2명이 전원 구속된 상태다. 고려아연은 영풍정밀에 대한 경영협력계약에서 MBK가 단독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면서도, 취득한 영풍정밀 주식을 영풍에 넘길 수 있는 풋옵션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영풍이 영풍정밀 지분을 취득할 의무를 지게 돼, 장형진 거문 등의 사익 추구 수단으로 계열사를 이용하는 위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고려아연의 주장이다. 또 장 고문이 언론을 통해 “2세에까지 이어져온 두 가문 공동경영의 시대가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며 3세에까지 지분이 잘게 쪼개지고 승계된 상태에서 그들이 공동경영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적절하지도 않다"고 밝힌 점이 이번 결정의 영풍의 전체 주주가 아닌 장씨 가문을 위한 것이었음을 시사한다는 게 고려아연 측의 분석이다. 한편, 고려아연은 영풍 이사회에 현재 3명의 사외이사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회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이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사외이사들의 책임론도 제기했다. 고려아연은 영풍, 영풍정밀의 주주들과 함께 다각도의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사회 의사록 열람등사 청구,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 위법행위 유지청구 및 경영협력계약 무효 확인 가처분, 영풍 경영진에 대한 대표소송 등 각종 본안소송, 영풍 이사들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업무상 배임 등 형사고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에 따른 감독당국 진정 등 모든 가능한 법적 절차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영풍 측은 “법적 대응과 관련한 내용은 파악 중"이라며 “오히려 우리의 결정이야말로 비정상의 정상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콤보’ 중남미 시장 공략 강화

삼성전자가 중남미에서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판매 지역을 넓히고 있다. 이는 세탁물을 옮기지 않고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가능한 일체형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이번달부터 페루와 아르헨티아 등에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했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7월 멕시코와 콜롬비아에서 히트펌프 방식의 비스포크 AI 콤보를 선보인 바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 중남미 도입을 기념해 멕시코에서는 인플루언서를 초청한 신제품 체험 행사를 진행하는 등 현지 소비자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 주요 15개국으로 판로를 넓히고, 11월부터 유럽 판매에 돌입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AI 콤보는 '인공지능(AI) 가전=삼성' 공식 선봉장 역할을 맡고 있다"며 “고효율 인버터 히트펌프 기반으로 단독 건조기 수준의 건조 성능과 뛰어난 공간 활용성 및 AI 기반의 편의 기능으로 삼성전자 국내 드럼세탁기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LG유플러스, 델 테크놀로지스 AI 네트워크 자동화 기술 검증

LG유플러스가 델 테크놀로지스와 통신망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클라우드 랜(RAN·무선접속망) 자동화 기술을 검증했다. LG유플러스는 랜 자동화 시스템이 통신망 운영시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예측을 활용해 네트워크 안정성과 성능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총 운용비용(TCO) 절감효과도 기존 대비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랜은 네트워크 기능 가상화를 기반으로 한 진화된 5G 기술로, 복수의 장비사에서 공급한 기지국 등 무선접속망 장비를 클라우드에서 통합 관리한다. 이동통신사는 장비사 종속성을 벗어나 네트워크의 유연성·확장성 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클라우드 랜의 주요 과제였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분리로 인한 구축과 운영의 어려움은 델 테크놀로지스의 자동화 기술을 통해 크게 해소됐다. LG유플러스는 비숙련자도 1시간 내에 기지국 설치가 가능하고, 네크워크 장애시 자동으로 서비스 복구에 필요한 어플리케이션을 배포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 가능한 기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AI 기반 클라우드 랜 자동화 기술을 차세대 네트워크 상용화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기술적 성과가 6G 등 차세대 네트워크 시대를 대비하는 기반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오픈랜 플랫폼 분야에서 연구개발(R&D)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용플랫폼 시험 검증도 마쳤다. 최근 권준혁 네트워크부문장(부사장)과 데니스 호프만 수석 부사장이 만나 오픈랜 분야와 텔코 AI를 중심으로 기술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권 부사장은 “차세대 네트워크 운용에 AI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통신업계가 모두 공감하는 부분"이라며 “세계적인 파트너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미래에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첨단 무인기 개발 선도

과거 운용 인력이 필수 였던 병기의 무인화가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대한항공이 무인기 개발사업을 통해 미래 핵심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인공 지능(AI)과 빅 데이터, 사물 인터넷(IoT) 등 더욱 진보한 과학 기술들이 무기 체계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입증되듯 전쟁 수행 개념은 대규모 자본과 첨단 기술이 승패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무인기는 급조 폭발물(EOD) 제거·근접 항공 지원(CAS)·적 방공망 제압(SEAD)·부상자 수송·암살과 같이 부대원 사망·부상이 예상되는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대한항공은 전 세계 민간 항공사 중 유일하게 연구·개발(R&D) 조직인 '항공우주사업본부'를 두고 있어 방위산업체라는 이중 지위를 지녔다. 김해 테크 센터를 중심으로는 △항공기 완제기·부품 개발 △위성체·발사체·무인 항공기 개발 △항공기 개조·성능 개량 등 개발·제조 사업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무인기 사업은 미래 항공 산업의 핵심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2000년대 초 해당 분야에 진출했다. 2010년에는 사단 정찰용 무인기 'KUS-FT' 체계 개발에 착수해 2016년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고, 국내 최초 무인기 감항성 인증을 동시에 획득했다. 2020년 12월에는 초도 양산·군 전략화를 마쳤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부품 국산화율 95%를 달성해 외산 부품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췄다"며 “국내 산악 지형에 적합하도록 발사대 이륙·급강하 자동 착륙 기술 등을 적용해 자주 국방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기존 사단급 무인기 개발·양산 등 개선 소요에 입각래 '리프트 앤 크루즈' 방식의 수직 이착륙 무인기 'KUS-VS'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차기 사단급 무인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군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과는 '틸트 로터' 기술이 적용된 무인기 'KUS-VT'를 공동 개발해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실용화 모델로 개발해냈다. 틸트 로터는 이착륙 시 프로펠러가 수직 방향으로 유지되다가 비행할 때는 수평 방향으로 자동 전환되는 기술이다. 또한 육군이 운용하고 있던 MD500을 무인화 해 다목적 무인 헬리콥터 'KUS-VH'을 개발해 2019년 호버링 비행 시험에 성공하고 후속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 상용 드론은 비행 시간이 20~30분에 불과해 장시간 임무 수행의 한계가 분명했다. 대한항공은 내연 기관·배터리를 결합한 5kW급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해 최대 2시간 동안 날 수 있는 소형 드론 'KUS-HD'을 자체 개발했다. 제주소방본부는 KUS-HD를 사고·화재 현장 실시간 모니터링과 구조대 접근이 어려운 지역의 실종자 수색 등 소방 전술 차원에서 투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우주 사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영역으로 분류해 '차세대 스텔스 무인기 개발 센터'를 설립하고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협력해 저피탐 무인 편대기를 설계 중이다. 작년 6월에는 다목적 스텔스 무인기 비행 시범기 개발 과제도 따내 국내 스텔스 무인기 개발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종 목표는 수백 대가 자율 군집 비행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최신 기술 R&D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민국 대표 항공우주 종합 기업인 당사는 국내 무인기 개발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라며 “미래 무인기 산업의 무한한 성장과 발전을 견인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 “투기자본으로부터 회사 지킬 것”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가운데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가 이를 비판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주주 영풍이 기업사냥꾼 MBK파트너스와 결탁해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공개매수에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한다"며 “적대적·약탈적 인수합병(M&A)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영풍은 매년 국정감사에 끌려가는 기업으로, 그간 석포제련소를 운영하면서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해 지역 주민들과 낙동강 수계에 피해를 입혀왔다"고 질타했다. 그는 “중대재해 사고로 최근 대표들이 모두 구속됐고, 카드뮴 누출을 비롯한 문제로 이들에게 추가로 실형이 구형되는 등 사회적 지탄이 이어지고 있다"며 “경영정상화와 안전·환경 문제 해결 등을 방기한 채 고려아연 지분과 경영권 확보에만 혈안이 된 점은 영풍 임직원들에게도 불행"이라고 꼬집었다. MBK파트너스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그간 국내에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인수한 뒤 핵심 자산을 매각하거나 과도한 배당금 수령으로 투자금 회수에 몰두하는 등 약탈적 경영을 자행했다는 논리다. 고려아연이 최기호 창업자를 필두로 최창걸·최창영·최창근 명예회장에 이어 최윤범 회장과 전현직 경영진 및 임직원이 수십년간 합심해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에 올랐고,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통해 △2차전지 소재 △자원순환(배터리 리사이클링) △재생에너지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경영권을 상실하면 이같은 핵심 사업전략이 추진되지 못하면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MBK파트너스가 영풍 및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해 콜옵션을 보유한 점을 토대로 경영권을 해외 자본에 재매각할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최대주주(영풍)와 함께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경영권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라며 “적대적인 행위 및 경영권 탈취와는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계 펀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펀드에 출자하는 유한책임투자자(LP)들이 국내 및 세계 유수의 연기금들과 금융기관이라는 것이다. MBK파트너스는 “LP들은 투자에 관여하거나 투자대상 기업의 재산 및 기술에 접근이 가능하지 않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해외 기술 유출 우려는 없다"고 일축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캐릭터 강화하는 K-ICT…MZ·수익성 모두 잡는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캐릭터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유입을 확대하고,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에서 자체 캐릭터 지식재산(IP) 활용 범위를 넓히는 한편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대중 접점을 확대해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고,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기 위함이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보한 MZ세대 팬덤을 토대로 다수의 캐릭터 굿즈 사업이 흥행하면서 새 수익원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이는 국내 캐릭터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도 연결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관련 시장 규모는 2020년 13조6000억원에서 내년 약 16조2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한 이용자가 상품을 구매할 때 캐릭터가 영향을 미친다는 응답은 약 65.2%로 나타났다. LG유플러스는 자체 캐릭터 '무너크루'를 앞세워 글로벌 진출 범위를 넓히고 있다. 무너크루 활용 굿즈는 지난 2021년 100여종에서 올해 200여종으로 약 2배 증가했다. 디자인 문구 및 소품 위주에서 패션잡화·홈리빙 등으로 굿즈 종류를 확대한 것. 이 캐릭터는 MZ세대 'K-직장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는데, 사회초년생들의 공감을 얻으며 인기 캐릭터로 부상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는 캐릭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일본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현지에서 운영했던 무너크루 팝업스토어엔 약 15만명 이상이 몰렸다. 올 초엔 현지 IP 거래 대행사 '인투코퍼레이션'과 수출 계약을 맺고 굿즈 판매를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는 직접 제작한 굿즈를 현지에 공급하기 위한 라이선싱 계약도 협의 중이다. 향후 미국 등 해외 반응에 맞춰 품목을 늘려갈 예정이다. KT 역시 자체 캐릭터 '라온'의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고속무선충전기·썬크림 등 약 50여종의 IP 기반 굿즈를 제작 중이며, 라이선스 계약 등을 통해 사업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 캐릭터에 대체불가토큰(NFT)을 연계한 프로젝트 상품을 발행한 데 이어 올해는 요아정(요거트 아이스크림의 정석)과 전략 협업을 추진 중이다.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많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프랜차이즈 영업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라온은 지난 2018년 1020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개발된 친환경 고양이 캐릭터로, 일상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설정을 담고 있다. 아울러 2030 온라인 전용 요금제 '요고'를 형상화한 캐릭터를 개발, 키링·쇼핑백 등 굿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중 키링은 지난 7월 열린 서울 일러스트 페어에서 준비된 수량이 모두 소진된 바 있다. 게임업계 역시 캐릭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넷마블은 'ㅋㅋ(크크)', '토리', '밥', '레옹'으로 구성된 공식 브랜드 마스코트 '넷마블프렌즈'를 비롯해 모두의마블, 세븐나이츠 등 자체 IP를 활용해 콘텐츠를 확장하고 있다. 최근엔 쿵야 IP를 활용한 스핀오프 브랜드 '쿵야 레스토랑즈'를 활용한 굿즈를 다수 선보였다. 엔씨소프트는 메인 캐릭터 IP '도구리'를 활용한 캐주얼 게임 '도구리 어드벤처'를 개발 중이다. 이 캐릭터는 모바일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에 등장하는 몬스터를 활용한 캐릭터다. 직장생활의 애환을 담아낸 설정으로 2030 여성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눈에 띄는 지점은 앞서 언급된 기업들과 달리 굿즈 등 오프라인 사업을 축소했다는 것이다. 글로벌 진출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게임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ICT업계 한 관계자는 “캐릭터 마케팅을 통해 기업 자체를 알리기보단 고객 저변을 넓히고 새 사업방식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카카오나 현대백화점 등 수익 창출 사례가 늘면서 자체 캐릭터 육성 기조가 강해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HD현대·한화, 세계 최대 가스전시회서 친환경 선박 기술 선봬

HD현대와 한화그룹이 세계 최대 가스전시회로 불리는 '가스텍 2024'에서 탄소중립·디지털 기술력을 소개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0일(현지시각)까지 나흘간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전 세계 800여개사가 참여한다. 예상 방문객은 5만명에 달한다. HD현대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HD현대삼호 뿐 아니라 HD현대마린솔루션과 HD현대일렉트릭이 부스를 꾸렸고, 정기선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현장을 찾아 친환경 기술을 설명한다. 주요 전시 품목은 △차세대 LNG운반선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설비(FSRU) △액화이산화탄소(LCO2) 운반선 등이다. LNG운반선은 조선업계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았으나, 최근 중국 조선소가 큐맥스급 선박 수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등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전기추진 방식 적용 등으로 친환경성을 높이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LCO2운반선은 탄소 포집·저장(CCS)을 비롯한 프로젝트에서 활용될 공산이 크다. HD현대는 글로벌 선사와 선급을 대상으로 가스운반선 트렌드와 전기추진시스템 현황 및 선박 디지털 전환 로드맵도 알린다. 노르웨이선급(DNV)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의 클라우드 기반 디지털 트윈 선박 가상 시운전 검증기술에 대한 기본인증(AIP)을 받는 등 총 16건의 기술인증 획득 및 업무협약(MOU)도 체결도 진행된다. 여기에는 미국선급(ABS)의 암모니아 추진선 무인 엔진룸 설계에 대한 AIP 획득이 포함된다. 현대마린솔루션은 DNV로부터 선박용 이산화탄소 포집·액화·저장·설비(OCCS) 개조 기본인증을 받는다. 한화의 경우 한화엔진·한화파워시스템이 한화오션과 함께한다. 한화오션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추진 LNG운반선 모형을 공개했다. 이 선박에 탑재되는 가스터빈은 한화파워시스템이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중으로, 엔진 착화를 위한 파일럿 오일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앞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무탄소 추진 가스운반선'으로 소개한 것으로, 2028년까지 만든다는 방침이다. 한화오션은 8만CBM급 액화수소운반선도 처음으로 공개했고, 9만3000CBM급 암모니아 추진 암모니아 운반선과 4만CBM급 LCO2운반선 등도 소개했다. 한화파워시스템은 암모니아 가스터빈 기반 선박 추진시스템, LNG 재액화시스템 등 한화오션과의 시너지오 효과와 초임계이산화탄소(sCO2) 발전시스템 및 고압이산화탄소 압축기 등을 알린다. 한화엔진은 친환경 2중연료 엔진 라인업과 생애 전주기 케어 서비스에 해당하는 장기 유지보수계약(LTSA)을 선보인다. 암모니아 연료 추진 엔진 상용화, 기존 선박의 친환경 개조(리트로핏) 사업 진출을 비롯한 탄소 저감 방안도 제시한다. 암모니아 추진선은 수소경제 활성화 등에 힘입어 성장이 점쳐지는 선종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대체연료 선박 중 암모니아의 비중이 2030년 8%, 2040년 29%, 2050년 46%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독성이 강한 탓에 누출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력이 필수다. 이산화질소(NO2) 배출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로 선박 탈탄소화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경쟁우위를 다지기 위해 초격차 기술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1분의 매력’ 숏폼에 맞서자… 게임사들 ‘방치형 게임’ 반격

1분 안팎의 시간에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시장에선 숏폼이 짧은 모바일 영상 콘텐츠를 선호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숏폼에 이용자들의 '시간'을 내주며 게임의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게임사들은 숏폼과 비슷한 매력을 지닌 게임을 앞세워 유저 사로잡기에 나섰다. 18일 KT 계열사 나스미디어가 발표한 '인터넷 이용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숏폼 열풍이 강화됐다. '즐겨보는 온라인 콘텐츠 유형'을 물은 결과 '15초 이내 짧은 영상'이 1위에 오르며 지난해 2위에서 한 계단 상승했다. 젊은 세대의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며 숏폼이 대세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젠지(Z세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는 콘텐츠를 시청할 때 1.5∼2배속 시청을 하거나 영상을 넘기면서 보는 특성을 보였다. 시간을 절약하고 지루한 부분을 넘기기 위해서라는 답변이 다수였다. 이로 미뤄볼 때 짧은 시간 안에 좋아하는 셀럽의 활동 소식부터 트렌드까지 원하는 정보만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숏폼은 Z세대의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숏폼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게임업계의 근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통상 게임은 유저의 시간을 가져와야 하는 사업이다. 숏폼을 즐기는 이가 늘면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의 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자연스레 게임 내에서 지갑을 여는 이용자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모바일 게임 거래액은 감소 추세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 발표 자료를 보면 올 1월부터 8월까지 국내 모바일 게임 거래액은 4조9689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1월~8월·5조3468억원) 이후 거래액 그래프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게임사의 경쟁자는 타 게임사가 아닌 숏폼", “게임은 숏폼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등의 말이 공공연하게 퍼지고 있다. 숏폼에 뺏긴 인기를 되찾기 위해 게임업계는 숏폼과 유사한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는 게임 출시로 반격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들어 게임사들은 잇따라 '방치형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넷마블이 선보인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 카카오게임즈의 '그랑사가 키우기: 나이츠×나이츠' 등이 대표적이다. 향후 출시 예정작에도 방치형 장르가 대거 포진돼 있다. 컴투스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서머너즈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자체 개발 신작 방치형 게임 '서머너즈워 레기온'을 준비 중이다. 하이브IM은 액션스퀘어와 '삼국블레이드 키우기'의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지난달 체결했다. '삼국블레이드 키우기'는 액션 '삼국블레이드'의 IP를 활용한 신작 방치형 게임이다. 대다수의 방치형 게임은 별다른 조작 없이도 캐릭터가 성장하고 재화가 쌓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조작 방식이 단순하다는 얘기다. 아울러 짧은 플레이만으로도 빠른 성장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짧은 시간에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숏폼의 인기로 미뤄볼 때 많은 플레이 시간을 요구하는 게임은 숏폼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방치형 게임의 경우 짧은 시간을 투자하더라도 충분히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숏폼으로부터) 이용자 시선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대형 해운사 호황에 가려진 중소형사의 ‘눈물’

지난해 아쉬운 실적을 거뒀던 대형 해운사가 올해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올해 컨테이너선 등을 운영하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만 개선됐을 뿐 벌크선 위주의 중소형 해운사는 지난해보다 실적이 악화된 곳이 많아 아직 해운업계의 전반적인 불황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우려도 나온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올해 대형 해운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해운업계 1위인 HMM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조51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상반기 4666억원 대비 125.31% 크게 늘었다. 상반기 매출액도 4조9933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4조2115억원 대비 18.56% 늘었다. 역시 대형사로 꼽히는 대한해운도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대한해운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98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251억원 대비 58.99%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6983억원에서 9237억원으로 32.28% 개선됐다. HMM 등 대형 해운사는 지난 2021~202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으로 각국 항구에서 방역 등에 발이 묶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선복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누렸다. 이에 운임이 크게 상승하면서 지난 2022년 HMM은 9조9494억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호황기를 보냇다. 그러나 코로나19 시기 발주한 선박이 대규모로 시장에 진입하고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해소된 지난해 공급 과잉으로 운임이 크게 늘어나며 1년 만에 최악의 불황이 닥쳤다. 지난해 HMM의 영업이익은 5847억원을 기록해 1년 만에 94.12%가 줄었다. 다만 올해는 중국의 철강 수출 등이 늘어나면서 해운 수요가 크게 회복된 덕에 그나마 불황이 끝났다는 의견이 나온다. 그러나 올해 중소형 해운사는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불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 중소형사인 대한상선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9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상반기 213억원 대비 48.83% 줄었다. 이는 주로 대형사가 원양 컨테이너선이나 탱커선을 운영하고 중소형사는 내수 벌크선을 운영하는 해운업계의 상황 탓으로 분석된다. 먼바다를 항해해 수출 물량을 실어나르는 컨테이너선은 매우 고가이기 때문에 대형 해운사가 아니라면 건조·운영할 수 없다. 현재 국내에서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국적 원양선사는 HMM과 SM상선 둘 밖에 없다. 상당수 중소형 해운사는 근해에서 벌크선을 운영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국내 경기 위축이 심해지면서 벌크선 운송 수요가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컨테이너선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6일 기준 2726.58을 기록했다. 최근 하락세이긴하나 올해 1월 5일 1896.65에 비하면 1000포인트 가까이 상승한 수준이다. 반면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는 최근 1814로 연초에 비해서 400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HMM과 대한해운의 벌크선 매출 비중은 각각 13.77%와 38.58% 수준에 그쳤다. 반면 대한상선의 벌크선 의존도는 50%를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 큰 문제는 대한상선도 그나마 중소형사 중에서는 규모가 큰 해운사로 꼽힌다는 점이다. 대한상선보다 체급이 작고 벌크선 비중이 높은 중소형사가 1000여개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해운업계의 불황이 아직도 심각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소형 해운사 관계자는 “대형 해운사의 실적 숫자만 너무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해운산업 전체의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다"며 “대형사 호실적이 가린 중소형사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기자의 눈] 인텔의 몰락, 삼성전자는 안녕하십니까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 밴드 '콜드 플레이'의 명곡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의 가사는 몰락한 왕이 화려했던 과거를 돌아보며 비참한 최후를 맞는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이는 과거 '외계인을 고문해서 신제품을 만들어냈다'는 찬사를 받았던 미국 종합 반도체 기업(IDC) 인텔의 모습과 판박이다. 인텔은 개인용 컴퓨터(PC)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코어 시리즈를 출시하며 AMD를 압도하며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했다. 당시 인텔은 '규모의 경제'를 앞세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설계 기술력을 자랑했다. 인텔은 PC 시장에서의 절대적인 점유율을 바탕으로 훨씬 많은 칩을 꾸준히 생산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고, 이는 최신 제조 공정 경쟁에서 경쟁 우위를 다져나갈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해왔다. 하지만 2007년 아이폰이 등장했고, '내 손 안의 PC'인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기기 시장이 급성장하는 동안 PC 시장은 정체기를 맞았고, 이와 동시에 인텔의 아성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인텔에는 과거의 찬란했던 유산들이 있어 타사 칩을 위탁 생산할 기회가 있었다. ARM 명령어 셋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 칩을 설계해 판매했더라면 여전히 시장 내 인텔의 입지가 흔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인텔은 자체 설계한 x86 아키텍처 칩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드는 최악의 수를 뒀고, ARM 아키텍처 대비 성능과 전성비 면에서 모두 처참히 깨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 인텔 제국을 확실히 나락으로 보내버린 6대 최고 경영자(CEO) 브라이언 크르자니크는 6년의 재임 기간 중 원가 절감을 통한 단기 성과에 집착하며 2016년에는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1만2000명을 해고했다. 해고 인력 대부분은 연구·개발(R&D) 부서원이었고, 이들은 경쟁사로 이직해 인텔은 기술력 격차·규모의 경제 2개의 해자를 모두 상실했다. TSMC와 AMD는 엄청난 반사 이익을 보며 인텔을 제쳤다. 앞으로도 인텔의 미래는 밝지 않다. ARM 아키텍처가 PC 시장에 침투하기 시작했고, 퀄컴도 이를 기반으로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또 서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고, 고부가가치가 기대되는 AI 서버 영역에서도 인텔이 잘 만드는 중앙 처리 장치(CPU)가 아니라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집중돼있다는 점도 악재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타사 칩도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천명했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규모의 경제'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와 TSMC도 채택한 전략이어서 이제는 오히려 인텔이 넘어야 할 벽이 돼버렸고, 야심차게 추진했던 1.8나노(18A) 공정은 브로드컴의 반도체 제조 테스트에서 실패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인텔의 몰락이 삼성전자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은 첨단 기술 패권 다툼으로 번졌고, 삼성전자는 '칩4 동맹'의 질서 속에서도 줄타기를 하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형국이다. 이 가운데 인공 지능(AI)·그래픽 처리·데이터 센터 등의 필수 요소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졌고, D램과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어 과거의 삼성전자가 아니라는 비평도 쏟아진다.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해체한 HBM 전담 부서는 전영현 부회장이 부랴부랴 부활시키는 등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초격차'에서 '추격자'가 됐다는 말이 뼈 아프게 들리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생존을 위해 혁신 기술 개발과 투자 확대에 있고, 무엇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 속에서 방향성을 잃지 않고 추진해 나가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올해로 반도체 사업 50주년을 맞는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분야에 업계 최초로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술을 도입했고, 3나노 공정에서 시장을 선도할 경쟁 우위를 확보해 TSMC에 열세인 상황 역전극을 모색하고 있다. 파운드리가 걸음마 단계라서 TSMC에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당연시 해서는 안 된다. '칩워'의 저자 크리스 밀러는 “관료제에 가까운 인텔은 무엇이 잘못됐는지 설명하려는 노력 조차 기울이지 않아 혁신과 멀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삼성전자 경영진은 인텔로부터 무슨 교훈을 얻었는가.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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