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항공 100% 자회사 싸이버스카이와 운영 브랜드 '이스카이숍' CI.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자회사 싸이버스카이가 현금 보유량을 대폭 늘리는 등 1년 만에 극적인 재무 개선을 달성해 주목받고 있다.
싸이버스카이는 재고 자산을 줄이는 대신 현금화하는 동시에 '재고 최적화' 전략을 구사해 영업이익률이 높아지고 부채 비율은 낮아지는 등 전반적인 재무 체질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사업 방식을 전환하며 판매 수수료 수익이 급증하는 등 수익 구조의 다변화도 동시에 이뤄낸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합병이 완료되면 추가 수익도 예상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주식회사 싸이버스카이의 2024년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총 34억6423만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2700만원에 불과했던 2023년 대비 1만2728%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재고 자산은 8억9929만원으로 전년 57억9454만원 대비 48억9524만원(84.49%) 급감했다. 공시상 현금 흐름표에는 줄어든 금액 만큼 '재고 자산의 증가'라고 기재돼있으나 이는 자산 감소에 따른 현금 유입을 의미한다.
선수금 45억9309만원을 정산함에 따라 재고 현금화 효과는 상당 부분 상쇄됐지만 두 항목을 합쳐도 운전 자본 순유입은 3억214만원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판매 방식에서도 변화가 생겨난 것으로 보인다. 상품 매출은 2023년에는 194억8357만원이었는데 이듬해엔 184억5715만원으로 5.27% 감소했으나 판매 수수료는 동 기간 2억5465만원에서 8억901만원으로 217.70% 증가했다. 이 같은 점에서 상품을 직접 떼어다 팔던 방식에서 주문과 결제만 중개하고 판매 수수료만 인식하는 에이전트형 거래량을 늘린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작년 총 영업 비용은 178억8881만원으로 전년 대비 4.19% 줄었다. 영업이익은 10억8107만원에서 13억8236만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47%에서 7.17%로 개선됐다.

▲싸이버스카이가 판매 중인 대한항공 로고 상품들. 사진=이스카이숍 홈페이지 캡처
9억6802만원 어치의 단기 금융 상품을 환매한 점도 투자 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상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단기 금융 상품은 통상 만기가 1년 이내에 도래하는 것으로, 현금화가 용이하고 안정성이 높은 자산으로 분류된다. 이는 기업의 현금 흐름 관리와 단기 자금 운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에 더해 8억3777만원 규모의 매입 채무 증가도 한 몫 했다. 매입 채무 증가는 기업이 구매한 재고 자산이나 원자재 대금을 즉시 지급하지 않고 외상으로 처리하는 비율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는 기업이 결제 등을 통해 지급해야 할 현금 유출 시점을 늦춰 현재의 현금량을 늘리고 영업 활동 현금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이자 또는 낮은 이자율로 발생하기 때문에 이는 단기 차입금과 같은 다른 자금 조달 방법보다 비용 효율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반 재무 여건이 호조세를 보이자 부채 비율도 243.44%에서 121.04%로 줄어드는 모습도 보였다.
싸이버스카이는 대한항공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대한항공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2023년 96.11%, 2024년 91.19%로 소폭 낮아지기는 했지만 작년 총 매출 중에서는 77.75%를 차지할 정도로 여전히 절대적이다. 외부 성장 한계가 따르지만 완전 종속 자회사라는 특성상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마치고 합병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한항공은 올해 3월 11일 미국의 브랜드 전략·디자인 회사 리핀코트(Lippincott)와 협업해 신규 기업 이미지(CI)와 전용 서체 '한진그룹 샌스(Hanjin Group Sans)'를 공개했다. 이에 맞춰 올해 1분기 광고 선전·홍보와 지급 수수료는 각각 196억8100만원, 1803억700만원 등 총 1999억8800만원을 집행했다. 직전 분기와 대비하면 78.47%나 많아진 수준이다.
또 대한항공은 기내와 공항 등 현업에서 판매할 굿즈 라인업 재정비에 돌입했고, 현재 싸이버스카이는 제품 판매 사이트 '이스카이숍(e-SKYSHOP)을 통해 △업사이클링 굿즈 △여행용품 △문구용품 △모형 비행기 △제동 한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완전 합병 이후 저비용 항공(LCC) 자회사 진에어 역시 에어부산·에어서울과의 통합이 예정돼 있다"며 “새 CI를 적용한 굿즈 제작·판매량이 늘어날 것이 분명한 만큼 싸이버스카이의 추가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