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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 정해 놓고 왜 하냐”…‘고성·욕설’ 오간 국군사관학교 공청회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하나로 묶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가 고성과 욕설, 거친 항의로 아수라장이 됐다. 국방부는 학령인구 감소와 미래전 변화, 합동성 부족을 들어 대전 자운대 통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은 “이미 답을 정해놓은 것 아니냐"며 거세게 반발했다.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공청회는 개회 직후부터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웠다. 일부 참석자가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며 순서를 가로막았고,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이 예정에 없던 인사말을 이어가는 동안 객석에서는 “내려와"와 “계속 발언하라"는 상반된 고성이 동시에 터졌다. 사회자가 질서를 요청하자 “입 다물어"라는 막말도 나왔다.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의 발표 중에도 “헛소리하지 마", “내려와" 등의 야유가 이어졌다. 찬성 측 패널인 최영진 중앙대학교 정치국제학과 교수가 발언할 때는 개인과 소속 대학을 겨냥한 공격까지 쏟아졌다. 사회자는 “마이크 없이 소리를 지르면 공청회를 진행할 수 없다", “고성과 욕설을 삼가 달라"고 거듭 호소했지만 정책 설명과 패널 토론은 수차례 끊겼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불참과 비교 자료 미공개에 대한 불만까지 겹치면서 공청회장은 찬반 논리보다 감정적인 충돌이 앞서는 모습이었다. 김 실장은 전장이 우주와 사이버·전자기 영역으로 확장되고 AI·드론·무인체계가 전쟁 양상을 바꾸는 만큼 장교 양성 체계도 재설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부 구상은 생도들이 1·2학년 때 공통 교육을 받고 3학년부터 육·해·공군별 전문교육을 받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는 대전 자운대 입지에 대해서는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 과학기술 기관과 연계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인근 90여개 연구 기관과 약 1만9000명의 박사급 인력을 활용해 미래전 교육의 기반을 갖추겠다는 구상이다. 찬성 측은 현행 사관학교 교육의 경쟁력이 이미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영진 교수는 2024년 한국국방연구원(KIDA) 조사에서 사관학교 교육에 대한 생도들의 긍정 평가가 25.2%, 부정 평가가 32.2%였다고 밝혔다. 다만 최 교수가 제안했던 방안은 1·2학년 통합교육 뒤 3·4학년은 각 군 사관학교에서 교육하는 '2+2 네트워크형'으로, 국방부의 자운대 4년 통합안과는 차이가 있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센터장은 각 군의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가 합동 작전에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며 통합 교육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특정 사관학교를 겨냥한 징벌적 통합이 돼서는 안 되며 군별 학부와 전통, 생도·교수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반대 측은 국방부가 문제를 나열한 뒤 해법을 통합으로 고정했다고 비판했다.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생도 만족도 저하와 중도 이탈의 원인을 먼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신임 장교의 86%가 비사관학교 출신인 만큼 3군 사관학교 통합만으로 장교단 전체의 합동성을 높인다는 설명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원 인력 수치를 둘러싼 공방도 벌어졌다. 국방부는 3군 사관학교에 3000명이 투입된다고 설명했지만 김 사무총장은 실제 인원은 2100명이고 이 가운데 병사가 1000명이라고 반박했다. 병사를 제외하면 생도 1명당 지원 인력은 0.47명으로 외국 사관학교와 비슷하거나 적다는 주장이다. 이범림 해사 총동창회장은 공청회 하루 전 국방부가 통폐합 이후 기존 사관학교 부지에 기념관이나 기념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점을 문제 삼으며 의견 수렴이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한 요식행위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절차를 둘러싼 불신도 컸다. 박판준 육사 총동창회장 “이미 답을 정해놓고 시작하는데 왜 하느냐"는 동문들의 지적까지 나왔다며 공청회에서 제기된 의견을 기본 계획에 반영한 뒤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오는 10월 세부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그러나 통합 논의가 설득력을 얻으려면 통합안과 비통합 대안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고 교육 효과와 합동성 강화, 이전·신축 비용의 인과 관계를 검증 가능한 수치로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회수식품 알림 ‘구삐’ 시행 한 달…이용자 수, 기존의 7% 불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회수·판매중지 알림서비스를 국민비서 '구삐'로 전환하고 있으나, 구삐로 회수 알림을 받는 이용자는 25일 기준 1667명으로 기존 이용자 2만3000명의 7.2%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전환 현황을 고려해 기존 알림 중단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지난 7월28일부터 식품 회수·판매중지 정보를 행정안전부 국민비서 구삐로 제공하기 시작했다. 식품안전나라 '회수식품등 알림서비스'로 카카오톡을 통해 받던 알림을 구삐로 옮기는 것으로, 현재 기존 가입자에게 가는 카카오톡 알림 하단에는 8월31일까지 국민비서와 기존 알림서비스를 병행하고 국민비서를 신청하지 않으면 향후 알림을 받을 수 없다는 고지가 붙어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기존 알림서비스 신청자는 지난 7월28일 기준 2만3000명, 구삐로 회수 정보 알림을 받는 인원은 25일 기준 1667명에 불과하다. 식약처는 “기존 알림서비스 신청자의 국민비서 전환 현황 등을 고려해 기존 알림서비스의 중단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라며 “보다 많은 국민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미신청자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혀 '구삐로의 완전 전환' 시점을 늦출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 기존 가입자도 국민비서로 가입 신청해야 기존 식약처 알림서비스 가입자도 구삐 알림을 받으려면 국민비서에 별도로 가입해 알림을 신청해야 한다. 식약처는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기존 가입자도 국민비서 누리집이나 앱에서 '식품등 회수·판매중지 알림'을 신청해야 하고, 신청하지 않으면 향후 알림을 받을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다. 카카오톡·네이버·토스 등 국민비서와 연계된 민간 앱은 20곳이다. 국민비서는 행정안전부가 이들 앱과 연계해 행정 정보를 알려주는 서비스로, 이번 알림은 지난 7월28일부터 발생하는 회수·판매중지 사례부터 적용된다. ◇ 식약처 “3시간에서 실시간으로"…이용자는 '문서 확인하기' 눌러야 식약처는 구삐 전환으로 알림 속도와 정확도가 개선됐다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기존 서비스는 회수 정보 전달에 3시간 이상 소요되었으나 국민비서 구삐를 통한 회수 정보 알림서비스는 실시간으로 회수 정보를 제공할 수 있고, 식품안전나라 누리집과 연계하여 제품 사진 등 추가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 서비스는 담당자가 직접 제품명, 회수사유 등 정보를 작성해서 카카오톡으로 제공하였으나 국민비서 구삐 알림서비스로 전환되면서 회수 식품 정보 제공을 전산화하여 정보 제공의 오류를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용자가 내용을 확인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기존 알림은 카카오톡 메시지 본문에 제품명과 회수 사유가 바로 표시됐으나, 구삐 알림은 카카오톡 알림이 도착한 뒤 이용자가 '문서확인하기' 버튼을 눌러야 내용이 보인다. 회수 건이 한꺼번에 여러 건 도착하면 건별로 열어 봐야 한다. 식약처는 “카카오톡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은 기존과 동일하며 문서확인하기 버튼 클릭 한번을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회수정보의 전달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이번 전환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식약처는 “소비자 등 국민 의견을 반영해 국민비서 구삐로 식품 회수 정보를 보다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해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등 앱을 쓰지 않는 이용자에 대해 식약처는 “기존 알림서비스도 주로 카카오톡으로 회수 정보를 제공하면서 필요시 문자로 제공했으나 올해부터는 카카오톡으로만 제공하고 있다"며 “고령층 등 정보취약계층이 카카오톡 등으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소비자단체 주관 교육을 통해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존 가입자가 구삐 알림을 받으려면 국민비서 누리집이나 앱, 식품안전나라 등에서 '식품등 회수·판매중지 알림'을 신청하면 된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전력이 전략자산…원전 PPA·LNG 열병합 신규 발전 길 열어야”

앞으로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추가로 약 40기가와트(GW)의 신규 전력 수요를 감당하려면 재생에너지 확대에 치중하는 대신 전력 직접구매계약(PPA) 범위와 액화천연가스(LNG) 열병합발전 도입 확대가 필요핟는 제언이 나왔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26일 강원도 정선에서 한국전기산업연합회(KEA)가 주최한 '2026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주간'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 교수는 “전기국가로 향하는 상황에서 전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기가 됐다"며 “과거에는 유틸리티였던 전기 인프라가 이제는 전략자산으로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현재 국내 반도체 업계와는 신규 원자력 발전소 건설과 원전 PPA 허용, LNG 열병합 발전소 건설 허용을 요청하고 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겠다는 기업들도 정부에 비슷한 요구를 하고 있다. 유 교수는 “현재 정부 입장은 원전 PPA를 불허하고 LNG 발전은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선에서 허용하는 정도"라며 “그러나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고 말한 만큼 결국 시간이 지나면 LNG에 대한 길이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원전 재가동과 온사이트 가스발전소 발전 확대, 석탄발전 추가 건설 기조가 두드러지는 등 에너지원 구성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100%(RE100) 대신 무탄소 100%(CF100)를 요구 중이고, 중국에서는 신규로 승인된 석탄발전소가 291GW에 달한다. 일본은 연간 550만톤 규모의 LNG 장기도입 계약을 맺은 데다 2040년까지 화석연료 발전으로 전력 40%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독일은 그간 줄여왔던 천연가스 발전을 다시 늘리겠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정부가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100GW, 2040년까지 220GW를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LNG 발전의 경우 16차 장기 천연가스 수급 계획에 따라 발전 수요를 2038년 1284만톤으로 거의 반토막으로 줄이는 반면 충남 당진 등지에 신규 LNG 터미널 10기를 세우는 모순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유 교수는 “재생에너지 설비가 매년 6GW 늘어나야 하지만 올해 1~6월 실제 증가 는 2GW뿐이라는 점을 보면 결국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발전설비가 모자라질 것"이라며 “정부 부처의 에너지 정책 기능이 분리되면서 부처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민간 LNG 기업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와 내년 각각 상업운전을 시작하는 새울 3, 4호기 원전의 부지가 결정된 시기는 2000년으로, 최근의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는데 신규 원전만으로는 어렵다"며 “LNG 열병합 발전처럼 전환 중간 과정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유 교수는 지난해만해도 6만건이 발생한 전력계통 과전압 문제를 해결하고, 신규 송전망 건설을 지중화 방식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와 기술을 지원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강연에서 송상우 재료연구원 원자력연구단장은 소형모듈원자로(SMR) 핵심 부품을 3D 프린팅으로 생산했을 때 경쟁력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3D 프린팅으로 제품을 일체형으로 뽑아내는 '적층 기술'은 SMR의 경제성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혁신 소재와 기술을 찾아 도입할 뿐만 아니라 적층 기술까지 적용하면 제작 기간과 비용을 줄여준다는 것이다. 송 단장은 “일반 제조 공정과 비교해 SMR 제작기간을 80% 단축하고 비용을 60% 줄이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원자로 부품 가운데 압력유지 재료에는 3D 프린팅을 적용한 사례가 없고, 비안전 부분에는 일부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현재 내부 과제로 원자로 부품 생산에 3D 프린팅을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송 단장은 “아직까지는 여러 규제와 기술기준 때문에 원자로 제작에 3D 프린팅 기술을 많이 안 쓴다"며 “해외에서는 원자로 부품 3D 프린팅 기술 개발이 활발해 향후 2~3년 안에는 실제 압력유지 재료에까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SK가스 윤병석의 승부수…‘만년 적자’ SK어드밴스드 흡수, 노림수는?

SK가스 윤병석 사장이 프로판을 원료로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SK어드밴스드를 흡수합병하는 경영 승부수를 던졌다. SK어드밴스드는 만년 적자를 보이다 올해 중동 전쟁 특수로 반짝 흑자를 보이고 있다. 가스 발전소 건설, LNG 직도입 및 터미널 사업 참여 등으로 잇따라 경영 홈런을 날린 윤 사장의 승부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가스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SK어드밴스드 합병 계약을 체결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SK가스는 SK어드밴스드의 주식 100%를 보유하고 있어 이번 합병은 신주를 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SK어드밴스드는 프로판을 원료로 석유화학 기초제품인 프로필렌을 만드는 화학기업이다. SK가스는 2013년 1월 내부 사업승인을 받아 2014년 9월 물적분할을 통해 법인을 설립한 뒤 사우디아라비아 APC와 쿠웨이트 PIC의 지분 투자를 받았다. SK어드밴스드는 매출 6000억원 회사로 성장했지만, 공급과잉으로 인한 제품마진 악화로 만년 적자에 빠졌다. 영업적자 규모는 2022년 1290억원, 2023년 825억원, 2024년 1161억원, 2025년 1400억원 등이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말 부채율은 400%가 넘었다. 적자가 계속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기업이 지분을 SK가스에 되팔고 나갔다. 그러나 그 이후 대반전이 이뤄졌다. 2월 말 터진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공급이 부족해졌다. 이로 인해 그동안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손익분기점보다 낮게 형성됐던 석유화학 기초제품의 마진이 폭등한 것이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폴리프로필렌 가격은 전쟁 전인 올해 2월 톤당 약 6700위안에서 4월 9035위안까지 치솟았다가 현재는 8015위안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올해 반기 SK어드밴스드 영업이익은 4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4억원 적자에서 대반전을 보였다. 윤병석 사장은 SK가스로 SK어드밴스드를 아예 흡수함으로써, 경영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선택을 했다. 원료 조달부터 제품 생산 및 판매까지 사업 전반의 의사결정을 일원화해 운영 효율성과 판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나아가 자금조달 및 재무관리 일원화를 통한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자금운용 효율화 등 재무적 시너지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중국이 싸게 공급받던 중동산 나프타 및 이란산 원유가 비싸진다면 기본적으로 제품단가가 오르고, 여기에 값싼 프로판을 조달한다면 더 많은 마진을 얻을 수 있다. 다만 석유화학 기초제품 시장이 다시 공급과잉으로 마진이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도 상존한다. 그래서 SK가스는 차량 연료, 석유화학 원료, 트레이딩, 발전 연료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구축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이익을 올리는 옵셔널리티 사업전략을 펴고 있다. 시장이 또 하나 주목하는 것은 윤병석 사장이다. 윤 사장은 울산GPS 발전소 건설, LNG 직도입 및 터미널 사업 참여, 중동 석유화학 지분참여 매각 등으로 잇따라 경영 홈런을 날렸다. 대표적으로 울산GPS 발전소는 가동 1년 만에 대규모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4373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을 기록했다. SK가스는 올해 6월 말 울산GPS의 지분 49%를 스틱한투인프라에 매각해 1조2242억원 현금을 확보했다. 투자비 1조4000억원을 벌써 회수한 것이다. SK가스는 이를 기반으로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할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SK가스가 그룹에서 진행 중인 기가급 데이터센터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윤 사장은 오는 10월 IR행사인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회사의 주주환원 및 미래 성장 계획을 투자자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홈플러스 입점 소상공인 “허울뿐인 금융지원, 실질 도움 안돼”

“홈플러스가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습니다." 26일 기자가 찾은 홈플러스 인천청라점은 매장 안으로 들어갈수록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1층 출입구 주변에는 일부 입점업체가 문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었지만, 지하 1·2층으로 내려가자 영업을 중단한 매장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미 짐을 뺀 업체부터 영업 중인 매장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를 지키는 점주까지 홈플러스 영업 재개 이후에도 현장의 정상화는 쉽지 않아 보였다. 홈플러스는 이달 13일부터 전국 104개 점포 가운데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남은 37개 점포는 폐점 절차를 밟고 있다. 다음달 4일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앞두고 있는 만큼 67개 점포의 영업 정상화 여부와 폐점을 앞둔 37개 점포 입점업체의 실질적 지원 방안이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 영업 재개가 곧 입점 점포의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인천청라점에서 10년 이상 의류 매장을 운영한 한 점주는 “5월부터 정산이 밀렸다"며 “(홈플러스가) 영업을 재개했지만 (우리 매장이) 매출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9월 4일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일하러 나오는 것도 '자리 지키기'"라며 “혹시라도 매장을 빼버리면 향후 정산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액세서리 업종 점주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이 점주는 “이제는 지칠 대로 지쳤다. 답이 보이지 않아 매일이 고통스럽다. 근무 시간도 하루 13시간을 넘어가고 있고, 아르바이트생도 3개월 전부터 고용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자리를 지키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인 25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서울 영등포구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수도권지원센터에서 개최한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 간담회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전해졌다. 입점·협력업체들은 홈플러스의 회생이 단순히 대형 유통기업 하나를 살리는 문제가 아니라 이곳을 판로로 삼아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이 간담회에서 한 입점업체 대표는 “홈플러스 매출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한다"며 “20년 동안 영업해왔지만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길어지면서 18억원의 자금이 묶였다"고 전했다. 이어 “금융기관의 이자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 유동성 문제가 심각하다"며 “결국 매출을 회복하려면 홈플러스가 정상화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납품업체들은 대금 미정산뿐 아니라 판로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당장 대금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형 유통 플랫폼 자체가 사라지면 장기적으로 판매처를 잃는 손실이 더 크다"며 “홈플러스 회생을 대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연결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생존 문제로 봐달라"고 당부했다. 홈플러스 전용 상품과 재고도 업체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다른 유통채널에서는 판매하기 어려운 전용 재고가 쌓이면서 헐값에 처분해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각종 홈플러스 입점·협력업체 금융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실상 대출이 전부이고, 이마저도 대상에서 배제되거나 기존 부채 때문에 추가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정작 당사자들에게는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 입점업체 대표는 “버티고 버티다 지원을 신청했는데 기존 대출과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더라. 이게 무슨 지원 정책인가 싶어 답답했다"며 “홈플러스에서 받지 못한 대금을 기준으로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업체들의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했다. 서울의 한 홈플러스 점포에서 약국을 운영하다가 폐업한 약사도 “긴급지원을 신청했지만 지원대상에서 배제됐다"며 “약사가 돈을 잘 번다고 여기는 것 같은데 나는 이 약국을 내기 위해 7억원을 투자했고 지금도 빚이 3억원 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입점업체들은 영업을 재개한 67개 점포와 폐점을 앞둔 37개 점포를 구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업 재개 점포는 매출 회복을 통해 정상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폐점 예정 점포의 입점업체는 새로운 영업처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지원 방향 자체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병국 홈플러스 입점점주협의회 회장은 “우리에게는 재난에 준하는 상황이다. 67개 점포와 37개 점포는 처한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폐점 예정 업체들은 정부의 '희망리턴패키지'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매출 감소와 자금난을 겪은 업체들은 폐점 이후 새로운 사업장을 마련할 초기 자금조차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 카페 운영자는 “희망리턴패키지는 다시 일어서라고 하는데 지금은 다시 시작할 돈도 없다"며 “대출을 받아도 갚을 여력이 없는 상황"이라고 힘들게 입을 뗐다. 이 같은 현장 요구에 중기부는 기존 지원책을 다시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병권 중기부 제2차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입점 소상공인의 융자 기준을 다시 살펴보고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폐점 예정 업체에 대해서는 희망리턴패키지를 재검토하는 등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 의견에도 공감했다. 현재 중기부는 홈플러스 협력·입점업체를 대상으로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과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운영하고 있다. 소상공인 대상 500억원 규모 전용자금과 중소기업 대상 400억원 규모 전용 트랙을 마련해 금리·한도·지원 요건 등을 우대·완화했다. 기술보증기금도 긴급경영안정보증을 통해 기존 보증의 만기 연장과 신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백솔미 기자 bsm@ekn.kr

주낙영 경주시장, 민선9기 전반기 경북시장군수협의회장 선출

경북 22개 시장·군수 만장일치 추대…민선9기 첫 협의회 이끈다 지방소멸 공동 대응·지방분권 확대·재정 자립 강화에 역점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주낙영 경주시장이 민선9기 전반기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장에 선출됐다. 앞으로 경북 22개 시·군을 대표해 지방소멸 위기 대응과 실질적인 지방분권 확대, 지방재정 자립 강화 등 지역 공동 현안을 중앙정부에 전달하는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된다.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는 26일 안동 스탠포드호텔에서 민선9기 제1차 정기회의를 열고 주낙영 경주시장을 전반기 협의회장으로 만장일치 선출했다. 이번 선출에 따라 주 시장은 민선9기 전반기 동안 경북지역 22개 시장·군수의 의견을 모으고 시·군 간 이해와 협력을 조율하며 협의회를 이끌게 된다. 특히 개별 시·군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공동 현안을 발굴해 경상북도 및 중앙정부에 전달하고,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제도와 규제 개선을 건의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민선9기 경북시장군수협의회가 풀어야 할 최대 현안으로는 저출생과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가 꼽힌다. 경북지역 상당수 시·군이 청년층 유출과 출생아 감소, 고령화 등 복합적인 인구 문제에 직면한 만큼 개별 지방자치단체의 대응을 넘어 22개 시·군이 공동으로 정책 방향을 모색하고 중앙정부 차원의 실질적인 지원을 이끌어내는 데 협의회의 역할이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 주 시장은 협의회장으로서 시·군별 지역 특성과 현장의 목소리를 모아 지방소멸 대응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지역에 필요한 정책과 재정 지원이 국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대정부 건의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방분권 확대와 지방재정 자립 기반 강화에도 힘을 쏟는다. 지방자치가 실질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동시에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정책을 스스로 추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협의회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하는 한편 지방재정 확충과 국가·지방 간 합리적인 재원 배분 등을 위한 경북 시·군의 공동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북 22개 시·군 간 연대와 협력 강화도 주요 과제다. 인구와 산업, 관광, 교통, 농어촌 등 지역별 여건은 서로 다르지만 지방소멸과 재정 문제 등 상당수 현안은 개별 지자체만의 노력으로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협의회는 각 시·군의 우수 정책과 행정 경험을 공유하고 지역 간 공동 대응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를 내 경북 전체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특히 주 시장은 협의회를 경북 시·군과 경상북도, 중앙정부를 연결하는 실질적인 소통 창구로 만들어 지역 현장의 요구가 국가 정책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중책을 맡겨주신 동료 시장·군수님들께 감사드린다"며 “22개 시·군이 힘을 모아 지방소멸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실질적인 지방분권과 재정 자립을 위해 경상북도와 중앙정부를 잇는 가교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시장군수협의회는 1999년 출범한 경북지역 시장·군수 협의체로, 도내 22개 시·군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지방자치 발전과 공동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건의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바이어 사로잡은 ‘K-굿즈’…중기중앙회, 미주시장 공략 ‘세일즈 외교’

중소기업중앙회가 국내 중소기업의 미주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열리는 대규모 박람회에서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SD 마켓 위크 2026'에서 'K-굿즈 페어(K-Goods Fair)' 개막식을 개최하고 140여개 한국 중소기업의 미주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고 밝혔다. 'ASD 마켓 위크'는 65년의 역사를 가진 북미 최대 규모의 B2B 소비재 및 도소매 박람회로, K-굿즈 페어에는 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K-굿즈를 선보이는 150여개 부스가 선보였다. 중소벤처기업부 수출컨소시엄사업 참여기업을 비롯해 중소기업중앙회 노란우산공제 소상공인, 홈앤쇼핑 협력사들과 서울, 경기, 경북, 충북 등 지역 소재 중소기업들까지 다양하게 참여했다. 25일 오전에 열린 개막식에는 공동주최기관인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미주한상총연) 황병구 회장을 비롯해 △셸리 버클리 라스베이거스 시장 △소니 비누야 네바다주 아웃리치 디렉터 △캐럴린 스프라우드 FORGE 수석부회장 등 국내외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이날 행사장에서 네바다주와 라스베이거스시는 이번 대규모 한국관 파견을 통한 한미 비즈니스 협력 공로를 인정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과 황병구 미주한상총연 회장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현장에서 미국 유통체인인 빌즈 디파트먼트의 디렉터인 엔젤은 “드라마, K-Pop 등 한국 콘텐츠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 제품을 찾는 수요도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대규모 한국관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좋았으며, 전시기간 3일 동안 지켜보며 여러 제품에 대한 상담을 진행해 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온 뷰티프로의 바이어 미겔은 “시즌 상품을 소싱하기 위해 꾸준히 이 전시회를 찾고 있다"며, “평소 눈여겨보던 한국 제품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훨씬 매력적이다. 디자인과 품질이 우수한 K-뷰티 제품에 관심이 있고,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중남미 시장에서도 해볼 만할 것 같아 샘플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번 한국관에 재차 참가한 서현영 스킨앤플러스 대표는 “지난 3월 처음 참가한 ASD 전시회에서 중남미 바이어와 250만달러 규모의 독점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이번 두 번째 참가를 계기로 월마트, 코스트코 등 북미 대형 유통망과도 성공적으로 계약을 체결하여 진출 기회를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영욱 신일특수금속 대표는 “과거에 연락이 끊겼던 멕시코 바이어를 이번 전시회 동안 다시 만나게 되어 추가 계약에 대해 더욱 빠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사전 온라인 미팅을 통해 전시 제품과 상담 전략에 대해 미리 준비할 수 있었으며, 기존 바이어 뿐만 아니라 신규 바이어와의 상담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최근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도 K-뷰티와 푸드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ASD 전시회 주최 측에서 한국 기업의 참가를 요청할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이제 필수"라며 “이번 'K-굿즈 페어'가 우리 중소기업들이 북중미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실질적인 수출 플랫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김홍철 국방부 정책실장 “서울대보다 학생 적으니 사관학교 합쳐라”…비교 적절성 논란

김홍철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이 육·해·공군사관학교를 서울대학교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국 프린스턴대·하버드대 등 국내외 일반 대학과 비교하며 통합 필요성을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학위 교육에 더해 군사 훈련·생활 지도·숙식·의료·장교 가치관 교육까지 담당하는 특수 목적 교육 기관을 일반 대학의 학생 수와 교수 효율성 지표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다. 김 실장은 26일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군사관학교 창설 공청회에서 각 사관학교의 학생 규모가 “일반 대학교 단과 대학 정도의 사이즈"라고 말했다. 육·해·공사 생도를 모두 합해도 2840명인데 이들을 위해 학교별 시설과 교수진, 지원 인력이 따로 투입돼 '분산 투자'가 발생한다는 논리였다. 그는 육군사관학교와 KAIST의 캠퍼스 면적이 약 44만평으로 비슷하지만 KAIST의 학생은 약 4000명이라고 설명했다.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도 비교 자료에 등장했다. 교수 운용을 놓고는 사관학교의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서울대의 3분의 1, KAIST의 2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교양 과목의 95%, 전체 교육 과정의 70~80%가 비슷한데도 세 학교가 별도 교수진과 시설을 유지하고 있다는 주장도 폈다. 김 실장이 제시한 발표 화면에는 이 비교가 더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됐다. '왜 미국과 다른 방식일 수 밖에 없는가? (2/2)'라는 제목 아래 한국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각각 700~1000명, 리버럴아츠 칼리지는 평균 2500명, KAIST는 4000명으로 표시됐다. 이어 미국 육·해·공군사관학교는 각각 4400명, 프린스턴대는 5500명, 하버드대는 7100명, 서울대는 1만7000명으로 제시됐다. 국방부는 화면에 '미국 사관학교들은 독립 운영 가능 규모'라고 적고, 그 아래에 '육·해·공사 각각 4400명 규모로, 프린스턴대 학부생 5500명의 8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각 사관학교는 미국 사관학교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만큼 세 학교를 따로 운영할 규모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읽힌다. 그래프 역시 한국 사관학교를 가장 왼쪽의 가장 낮은 막대로, 서울대를 가장 오른쪽의 가장 높은 막대로 배치해 규모 차이를 부각했다. 하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학교가 작다'는 사실과 '학교를 합쳐야 한다'는 결론 사이의 인과 관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미국 사관학교의 생도 수가 한국보다 많다는 이유만으로 한국 사관학교의 독립 운영이 비효율적이라고 단정하려면 양국의 병력 규모와 군별 장교 소요, 사관학교 출신 장교의 비중, 임관·교육 체계 차이부터 함께 비교해야 한다. 일반 대학인 프린스턴·하버드·서울대는 물론 평균 2500명으로 제시된 리버럴아츠 칼리지까지 한 그래프에 놓은 것도 서로 다른 기능의 교육 기관을 단순히 학부생 수만으로 줄 세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실장이 제시한 수치가 오히려 사관학교의 양호한 교육 여건을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교수 1명당 담당 학생이 적다는 사실은 일반 대학에서는 교육의 질을 평가하는 긍정적 지표로도 쓰인다. 소수 정예 장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에서는 밀도 높은 교육과 생활 지도가 필요하지만 김 실장은 낮은 교수당 학생 수가 왜 '낭비'이며 교육 실패로 이어졌는지 구체적인 인과 관계를 제시하지 않았다. 비교 대상의 성격도 다르다. 프린스턴·하버드·서울대·KAIST는 일반 고등 교육과 연구가 중심인 대학이다. 반면 사관학교는 △군사 훈련 △체력 단련 △생도 생활 전반 통제·지도 △급식·피복·의료 △임관 교육을 함께 수행한다. 같은 학생 수라도 필요한 교수와 지원 인력·시설의 종류가 다를 수밖에 없다. 캠퍼스 면적과 교수 1인당 학생 수만 나란히 놓는 것으로 운영 효율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통합 반대 측 패널인 김세진 미래생각 사무총장은 현장에서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장교 양성 비용이 높다고 하려면 다른 나라 사관학교와 비교해야지 왜 일반 대학과 비교하느냐"고 일갈했다. 그는 사관학교 비용에는 먹고 자는 숙식비까지 포함돼 일반 대학 교육비와 단순 비교하면 금액이 부풀려진다며 순수 교육비만 놓고 보면 국내 일반 대학의 중하위권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가 내세운 '교육 과정 중복'도 통합의 충분 조건은 아니라는 반론이 나왔다. 같은 교양 과목을 가르친다면 공동 강의·학점 교류·교수진 공동 활용부터 검토할 수 있는데 왜 학교와 캠퍼스의 물리적 통합으로 곧바로 넘어가느냐는 것이다. 강병철 예비역 공군 준장은 “문제 의식과 정책 수단은 같지 않다"며 “미래전 대응을 위해 교육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래서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중복 기능이 있다면 효율화해야 하지만 “학교를 통합하지 않고 기능을 공동화하는 것도 정책 대안"이라며 통합안과 비통합 대안을 객관적으로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기홍 예비역 해군 대령은 2011년 각 군 대학을 합쳐 창설한 합동군사대학교 사례를 들었다. 당시 각 군 전문 교육과 합동 교육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진 끝에 2020년 각 군 대학이 다시 분리됐다는 것이다. 조 대령은 “합동성 교육은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각 군의 전문성을 보장하면서 병행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물리적 통합이 합동성을 자동으로 담보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결국 이날 김 실장이 꺼낸 서울대·KAIST·프린스턴·하버드 비교는 통합의 필요성을 선명하게 보여주기보다 국방부 논리의 빈틈을 드러냈다는 평가를 면할 수 없게 됐다. 교육 기관의 효율성을 따지는 것은 필요하지만 사관학교의 특수 비용과 군별 전문성, 통합에 들어갈 신규 비용을 뺀 채 학생 수와 교수 비율만 비교해서는 정책 결론을 정당화할 수 없어서다. '비슷한 과목과 기능이 있다'는 진단과 '학교를 하나로 합쳐야 한다'는 처방 사이를 연결할 실증적 근거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패트롤]경주시-영천시-청도군-대구시교육청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천년 신라의 역사가 잠든 경주 대릉원이 올가을 거대한 빛의 예술무대로 변신한다. 신라 건국에서 찬란한 황금문화의 절정, 천마총 발굴을 통해 세상 밖으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신라의 기억까지 천년의 이야기가 첨단 미디어 기술을 만나 화려하게 되살아난다. 경주시는 국가유산청, 경상북도와 함께 오는 9월 4일부터 27일까지 24일간 대릉원 일원에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국가유산진흥원과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대릉원, 영원(永遠)'을 주제로 열린다. 천년 세월을 견디며 경주를 지켜온 대릉원과 신라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를 영상과 빛, 3D 그래픽 등 첨단 미디어 기술로 재해석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국가유산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행사의 최대 볼거리는 대릉원의 주요 고분을 거대한 스크린으로 활용하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다. 미추왕릉과 황남대총, 천마총, 90호분 등 주요 고분 4곳을 배경으로 각각의 역사와 이야기를 담은 영상이 펼쳐진다. 고분 자체가 지닌 역사성과 공간적 특성을 활용해 관람객들이 마치 천년 전 신라로 들어가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미추왕릉에서는 신라 건국의 역사와 죽엽군 설화를 빛과 영상으로 풀어낸다. 신라의 시작과 왕경을 둘러싼 이야기가 고분의 능선을 따라 펼쳐지며 천년왕국의 출발을 알린다. 황남대총에서는 신라인들의 고분 축조 과정과 함께 화려한 황금문화를 조명한다. 금관을 비롯해 로만글라스 등 고분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미디어아트로 표현해 당시 신라의 뛰어난 문화 수준과 활발했던 대외교류의 모습을 보여준다. 천마총에서는 1973년 발굴 당시의 현장이 다시 살아난다. 발굴 과정과 함께 천마총을 대표하는 금관과 천마도를 영상으로 재현해 땅속에 잠들어 있던 신라의 역사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보여줄 예정이다. 90호분에서는 신라의 시작부터 천년왕국의 발전, 그리고 오늘날 경주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긴 시간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한다. 과거의 유산이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진다는 이번 행사의 주제 '영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영상과 3D 그래픽뿐만 아니라 샌드아트 등 다양한 표현기법도 활용된다. 고분마다 서로 다른 역사적 이야기와 미디어 연출을 적용해 대릉원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야외 미디어아트 전시장으로 꾸민다. 대릉원의 밤길도 색다르게 변한다. 대릉원 입구에서 중앙광장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에는 반딧불 조명과 레이저, 안개 연출 등을 결합한 '빛의 숲'이 조성된다. 은은한 빛과 고분의 곡선이 어우러지면서 낮의 대릉원과는 또 다른 몽환적인 야간 경관을 선사할 예정이다.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도 한 편의 공연 작품으로 꾸며진다. 개막식은 9월 4일 오후 8시 90호분 앞 광장에서 열린다. 미디어파사드와 무대공연을 결합한 판타지 서사극 '천년의 잠에서 깨어난 빛'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에서는 선덕여왕과 김유신, 문무왕, 원효대사 등 신라를 대표하는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와 공연으로 풀어낸다. 국가무형유산 정순임 명창을 비롯해 배우와 무용단이 참여해 신라의 역사와 인물 이야기를 입체적인 무대로 선보인다. 관람객이 직접 신라의 역사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신라 복식을 입고 대릉원을 걸으며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스토리텔링형 도슨트 투어를 비롯해 소망 메시지 남기기, LED 금관 만들기, 천마총 발굴 체험 등이 운영된다. 대릉원의 주요 관람 지점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한 스탬프 투어도 진행해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주요 고분과 미디어아트 작품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경주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가유산을 보존과 관람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던 기존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첨단 기술과 예술을 통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하는 문화 콘텐츠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릉원이라는 신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 공간에 야간 미디어아트를 접목함으로써 경주 야간관광의 경쟁력을 높이고, 가을철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사는 9월 4일부터 27일까지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운영된다. 프로그램별 사전 예약과 세부 일정은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경주 대릉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대릉원의 역사적 가치와 신라의 찬란한 문화를 첨단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만날 수 있는 특별한 무대가 될 것"이라며 “가을밤 경주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천년 신라의 빛과 이야기를 함께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영천시가 수돗물을 정당한 절차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도수(盜水)' 행위에 칼을 빼 들었다. 지속되는 가뭄으로 한정된 수자원의 효율적인 관리와 안정적인 수돗물 공급이 중요해진 상황에서 불법적인 수돗물 사용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영천시 상수도사업소는 올해 3월부터 수돗물 무단사용 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온 가운데 지난 14일 무단사용 행위자를 현장에서 적발해 고발 조치했다고 26일 밝혔다. 수돗물 무단사용은 정상적인 급수 신청이나 수도계량기 등을 거치지 않고 상수도를 임의로 사용해 요금을 내지 않는 행위 등을 말한다. 이는 단순히 수도요금을 내지 않는 차원을 넘어 시민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상수도 공급체계와 수도시설 운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법행위라는 게 영천시의 설명이다. 특히 무단으로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지역별 수돗물 사용량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워질 뿐 아니라 공급 과정에서 수압이 떨어지거나 가압설비에 과부하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행위가 지속되면 수도시설의 고장과 유지·관리 비용 증가로 이어지고 결국 불필요한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될 수 있어 선량한 수도 사용자들에게까지 직·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적 처벌도 뒤따른다. 수돗물 무단사용은 '수도법' 제20조 위반에 해당하며 같은 법 제83조 제4호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영천시는 이번 적발과 고발 조치를 계기로 수돗물 불법 사용에 대한 단속 수위를 더욱 높일 방침이다. 특히 최근 지속되는 가뭄으로 수자원 확보와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는 만큼 한정된 수자원이 불법적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고 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무단사용 의심지역 등에 대한 점검과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시는 무단사용 행위가 수도시설 운영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사후 적발뿐 아니라 시민들의 자발적인 신고와 예방 활동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 홈페이지를 비롯해 읍·면·동 이장회의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해 수돗물 무단사용 금지와 신고방법을 적극적으로 알릴 예정이다. 상수도사업소는 시민들이 주변에서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수돗물을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를 발견할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도 당부했다. 신고는 영천시 상수도사업소(054-339-7671)로 하면 된다. 영천시는 앞으로 무단사용이 확인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는 한편 지속적인 현장 점검과 홍보를 병행해 공정한 수도 사용 질서를 확립한다는 방침이다. 이현덕 영천시 상수도사업소장은 “상수도는 모든 시민이 함께 사용하는 공공재인 만큼 정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단사용은 엄연한 불법행위"라며 “앞으로도 무단사용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청도=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청도군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관광객들에게 보다 쉽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전문성과 현장 해설 역량 강화에 나섰다. 단순한 관광지 안내를 넘어 지역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이야기를 깊이 있게 전달할 수 있는 전문 해설 인력을 육성한다는 취지다. 청도군은 26일 청도군 여성회관 종합교육장에서 문화관광해설사 13명을 대상으로 지역 역사문화에 대한 전문성 향상과 해설 역량 제고를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이번 교육은 청도의 주요 역사문화자원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문화관광해설사가 지역 관광의 최일선에서 관광객과 직접 만나 청도의 역사와 문화, 관광자원의 가치를 전달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론적 지식과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해설 능력을 함께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교육에는 박홍갑 교수가 강사로 나서 '조선왕조 관직 체계와 문묘'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교육에서는 조선시대 관직 체계의 구성과 특징을 비롯해 문묘가 지닌 역사적 의미와 기능, 역할 등을 폭넓게 살펴봤다. 이를 통해 해설사들이 조선시대 사회와 유교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관광객들의 다양한 질문에도 보다 정확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청도향교를 비롯한 지역 역사문화자원에 교육 내용을 실제 접목할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관광객에게 문화유산의 명칭이나 연혁을 단순히 전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당시 시대적 배경과 제도, 인물, 문화적 의미 등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해 설명할 수 있도록 교육의 실용성을 높였다. 청도군은 문화관광에 대한 관광객들의 관심과 요구가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해설사의 전문성이 지역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특히 역사문화자원의 경우 같은 문화유산이라도 어떤 이야기와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관광객이 느끼는 이해도와 흥미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전문적인 지식과 스토리텔링 능력을 갖춘 해설사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군은 이번 역사문화 심화교육을 일회성 프로그램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문화관광해설사들의 현장 역량을 높일 수 있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스토리텔링 기법을 비롯해 관광객의 눈높이에 맞춘 설명 방법과 현장 해설기법 등 실제 관광 현장에서 활용도가 높은 실무 중심 교육을 강화해 문화관광해설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청도의 역사와 문화유산이 가진 가치를 관광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동시에 지역 관광자원에 대한 이해와 만족도를 높여 다시 찾고 싶은 관광지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권현 청도군수는 “문화관광해설사는 관광객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청도의 역사와 문화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해설사들이 전문성과 현장 역량을 갖추고 청도의 이야기를 쉽고 생생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미래 사회에 걸맞은 대학입학제도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교육의 방향을 좌우할 미래 대입제도를 놓고 교원과 학생, 학부모, 교육 전문가들이 대구에서 머리를 맞댔다. 특히 서.논술형 평가 확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평가·채점 지원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지면서 향후 국가 차원의 대입제도 개편 논의에 관심이 쏠린다. 대구시교육청은 국가교육위원회와 함께 26일 오후 2시 호텔 라온제나에서 '국민과 함께 그리는 미래 대입제도'를 주제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현장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인천과 전남·광주에 이어 세 번째로 마련된 지역 현장토론회다.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대입제도의 방향을 모색하고 교원과 학생, 학부모 등 실제 교육 주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 논의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됐다. 토론회에는 강은희 대구시교육감과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국가교육위원회 국민참여위원, 교원, 학생, 학부모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의 중심에는 기존 지식 중심의 평가를 넘어 학생의 사고력과 문제해결력, 표현 능력 등을 평가할 수 있는 미래형 평가체제 구축이 자리했다. 첫 발제에 나선 김동진 국가교육위원회 대학입학제도 특별위원회 위원은 '미래사회를 대비한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주제로 학교 수업과 평가,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개편할 필요성을 제시했다.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과 평가가 대입제도와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습과 성장이라는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평가체계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한 서.논술형 평가의 가능성도 주요하게 다뤄졌다. 이민석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교육인재분과장은 'AI 기반 서.논술형 평가'를 주제로 AI를 활용한 평가 설계와 채점 지원 가능성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서도 발표했다. 발제 이후에는 참석자들이 10명 안팎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토론을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현행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생각과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공유하고 미래 대입제도가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를 논의한 뒤 그룹별 의견을 공유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토론회에서 그동안 지역 교육현장에서 축적한 서.논술형 평가 운영 경험과 평가 혁신 방향을 소개하며 미래 대입제도 논의에 힘을 보탰다. 시교육청은 미래 대입제도 개편 과정에서 서.논술형 평가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평가 문항 설계부터 실제 채점까지 수행할 수 있는 '교사의 평가 전문성' 확보가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 대구교육은 이와 관련해 상당한 현장 경험을 축적해 왔다. 시교육청은 서.논술형 평가 체계를 갖춘 국제바칼로레아(IB) 교육을 8년간 운영한 경험을 토대로 지난해부터 '대구형 서.논술형 평가'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개별 교사가 혼자 평가를 담당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동 설계와 공동 채점, 다층 채점 체계를 구축해 평가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교사의 평가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인력 양성도 병행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최근 2년간 모두 361명의 채점 전문가를 양성했다. 채점 기준을 표준화하고 여러 교사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채점을 통해 서.논술형 평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과 신뢰성 문제를 보완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 같은 경험을 통해 교육 현장에서 서.논술형 평가를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평가방식 변화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서.논술형 평가는 문항 개발부터 채점, 학생 개개인에 대한 피드백까지 상당한 시간과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구시교육청은 2023년부터 AI 기반 대구형 서.논.구술형 평가 플랫폼인 '뎁스(DEPTH)'를 개발해 왔으며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뎁스는 평가 설계와 공동 채점, 채점 표준화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AI 기반 채점 보조와 학생별 피드백 기능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AI가 교사의 판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평가 과정에서 교사의 전문적인 판단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시교육청은 이를 통해 서·논술형 평가에 따른 학교 현장의 부담은 줄이는 동시에 평가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높여 미래형 평가체제가 교육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토론회에서 나온 교육현장의 의견과 지역의 평가 혁신 사례는 향후 국가교육발전계획과 미래 대입제도 개편 방향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서.논술형 평가 확대는 학생이 깊이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성장하도록 설계된 국가교육과정을 실현하는 시대적 과제"라며 “대구는 IB 교육과 대구형 서·논술형 평가를 통해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인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평가가 바뀌어야 교실 수업이 바뀌고, 수업의 변화가 학생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대구의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교육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학생의 성장과 미래를 중심에 둔 평가와 대입제도가 마련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코웨이, 상반기 실적 고공행진…서장원號, 국내외 동반성장 견인

코웨이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얼음정수기 등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온 서장원 코웨이 대표의 성장 전략이 가시적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코웨이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조4422억원, 영업이익 253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6%, 4.3% 증가한 수치다. 이로써 코웨이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오른 2조7719억원, 영업이익은 11.1% 늘어난 5041억원을 기록하며 우상향 흐름을 지속했다. 특히 상반기 누적 실적은 올해 코웨이가 제시한 연간 가이던스 상단 기준 매출의 51%, 영업이익의 53%를 달성한 수치로, 연초 세운 경영계획을 조기에 안정적으로 상회하며 목표 달성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실적 견인의 일등 공신으로는 서장원 대표가 다져놓은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의 탄탄한 기본기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서 대표는 2019년 말 코웨이 CFO로 합류한 뒤 2021년 대표이사에 올라 국내 사업 체질개선과 글로벌 사업 확대,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힘쓰며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에 주력해왔다. ◇ 라인업 강화 및 카테고리 확장…상반기 렌탈 계정 63.5% 급증 서 대표는 코웨이의 강점인 국내 렌탈 사업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제품 라인업 고도화와 판매 전략 강화에 나섰다. 동시에 침대와 안마의자 중심의 비렉스(BEREX)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고, 실버케어 신사업 및 신규 제품군 론칭으로 비즈니스 영역을 확장했다. 그 결과 올 2분기 국내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7% 성장한 7868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얼음정수기 5종과 비렉스 등 핵심 제품군 전반의 신규 판매가 강한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2분기 국내 렌탈 판매량과 렌탈 계정 순증도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상반기 누적 국내 렌탈 계정 순증은 전년 동기 대비 63.5% 증가한 43만대에 달한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중장기 성장동력을 다변화한 것도 눈에 띈다. 비렉스는 2분기 'R시리즈 스트레칭 모션베드'와 'M시리즈 안마 매트리스 침대'를 본격 출시하며 슬립테크 시장 선점에 나섰다. 여기에 벽걸이 에어컨, 음식물처리기, 요실금 치료기, 저주파 자극기 등 홈케어와 의료기기 영역으로 신규 렌탈 카테고리를 잇따라 선보이며 생활 전반으로 외연을 확장했다. 지난해 5월에는 프리미엄 실버케어 자회사인 '코웨이라이프솔루션(코라솔)'을 출범하며 건강, 요양, 상조, 여행, 반려동물 등 뉴 시니어층을 위한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제공해 긍정적 시장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 사업의 견조한 성장세 역시 서장원호 리더십의 주요 성과로 손꼽힌다. 서 대표는 글로벌 생활편리가전 수요의 잠재력에 주목하며 현지 맞춤형 R&D 및 마케팅 투자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바탕으로 해외 보폭을 넓혀나갔다. 환경가전 외에도 침대, 안마의자, 에어컨, 세탁건조기 등 홈케어상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며 고객 저변을 확대했다. 2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2% 증가한 5875억원, 상반기 누적 기준은 22.3% 오른 1조1245억원으로 집계되며 글로벌 연매출 2조원 시대 진입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주요 법인별로도 글로벌 전진기지인 말레이시아가 4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성장한 것을 비롯해, 미국 법인 669억원(15.2%), 태국 법인 660억원(53.9%), 인도네시아 법인 133억원(12.2%) 등 주요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했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태국에서는 신규 홈케어 제품군이 판매 확대를 뒷받침하며 강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갔다. 경영실적 성장과 함께 서 대표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밸류업 정책도 시장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코웨이는 기존 20% 수준이던 총주주환원율을 40%로 두 배 상향하고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연초 취득한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는 연내 전량 소각해 주주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힘입어 코웨이는 지난 5월 한국거래소가 주관한 '2026 밸류업우수기업'에 선정되며 금융위원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는 서장원 대표 체제 이후 기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기반으로 신사업과 글로벌 시장 확대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면서 코웨이의 성장동력이 다변화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국내 및 해외의 고른 성장뿐 아니라 주주가치 제고까지 성과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반기에는 이러한 흐름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이어가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 보고 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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