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싸고 정면 승부에 나섰다. LG전자가 13년간 이어온 왕좌에 삼성전자가 빠르게 추격하며, 시장은 '독주 체제'에서 '양강 경쟁' 구도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점유율 경쟁이 아닌, 글로벌 TV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구조적 전환 경쟁의 본격화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4월 OLED TV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먼저, 2026년형 OLED TV 전 라인업이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 인증을 획득했다고 강조했다. 지싱크 호환은 디스플레이 주사율과 그래픽카드 프레임 속도를 동기화해 화면 끊김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고사양 게임 환경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다. TV를 단순 시청 기기를 넘어 '게이밍 디스플레이'로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사용 경험의 영역 자체를 넓히려는 시도다. 삼성의 전략은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3년 OLED TV 시장에 본격 진입한 삼성전자는 자사 퀀텀닷(QD)-OLED 패널에 더해 LG디스플레이의 화이트(W)-OLED 패널까지 도입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이를 통해 42형부터 83형까지 촘촘한 라인업을 구축하며 소비자 선택지를 크게 넓혔다. 패널 공급망을 다변화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이 점유율 확대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실제 수치도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OLED TV 매출 기준 점유율은 34.4%로 LG전자(45.7%)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양사 격차는 2023년 약 26%포인트에서 11.3%포인트로 줄었다. 불과 2년 만에 15%포인트 가까이 좁혀진 것으로, OLED 시장이 '독주 체제'에서 '경쟁 체제'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맞서 LG전자는 프리미엄 전략을 한층 강화하며 수성에 나섰다. 최근 신제품 설명회에서 “2026년형 LG OLED 에보는 밝기·컬러·빛 반사 등 화질 전반에서 역대 최고 수준을 구현한 '더 넥스트 OLED'"라고 강조했다. 3세대 알파11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밝기와 색 표현력을 끌어올리고, 'AI 듀얼 4K 업스케일링'을 통해 저화질 콘텐츠까지 최적화된 화질로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양사의 경쟁이 격화되는 배경에는 글로벌 TV 시장의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저가형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은 TCL, 하이센스 등 중국 업체들이 사실상 장악한 상태다. 프리미엄 LCD 시장 역시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마이크로 적·녹·청(RGB)' 등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는 여전히 거세다. 결국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할 수밖에 없고, 그 해법이 OLED라는 분석이 나온다. OLED는 기술 진입장벽과 브랜드 경쟁력이 동시에 요구되는 영역으로, 한국 기업들이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전장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경쟁은 단순한 점유율 싸움을 넘어 OLED 시장 자체를 키우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가격 접근성이 높아지고 시장 저변이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백선필 LG전자 디스플레이 CX담당(상무)은 최근 신제품 설명회에서 “경쟁을 해야 산업이 발전하고 강해질 수 있다"며 “OLED TV 시장 확대 측면에서도 삼성과 LG의 경쟁은 반가운 요소"라고 말했다. 결국 OLED를 둘러싼 양사의 승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에 가깝다. LCD 중심 시장이 중국으로 기운 상황에서, OLED는 한국 TV 산업의 수익성과 주도권을 동시에 지탱할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경쟁은 단순한 '1위 다툼'을 넘어, 글로벌 TV 시장의 판도를 가를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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