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페이퍼, 빚더미에 눌린 수익성…신용등급 강등 ‘경고등’ [크레딧첵]](http://www.ekn.kr/mnt/thum/202604/news-p.v1.20260409.dc1038f039a94fcba29ea4984acfed7d_T1.png)
종이·제지 전문업체 무림페이퍼가 재무 구조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펄프 가격 약세와 수출 판매량 감소, 대규모 시설투자 후폭풍이 겹치면서 수익성이 급격히 꺾였다. 이에 신용평가사의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자산의 절반 이상을 금융기관 차입금으로 굴리는 구조 속에서 이자비용이 영업이익을 훌쩍 넘어서는 상황이다. 업황 반등 없이는 재무 체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게 신용평가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무림페이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뀐 것은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등급 자체가 강등될 수 있다는 경고 신호다. 전망 하향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펄프 가격 약세에 따른 이익창출력 악화다. 펄프 가격은 지난 2023년 톤당 713달러, 2024년 773달러로 일시 반등했다가 지난해 679달러로 다시 내려앉았다. 문제는 가격 하락에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 보일러 신규 도입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설비 가동이 멈추면서 펄프와 제지 부문의 생산량이 줄었고, 중국·동남아 등 주요 수출 시장에서의 판매량도 감소했다. 여기에 인건비 상승으로 고정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수익성이 복합적으로 악화됐다. 시설투자 부담도 재무 구조를 짓눌렀다. 무림페이퍼는 2023년 이후 울산공장 친환경 고효율 보일러 시설 교체 등을 위해 연평균 18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다. 수치는 재무 부담이 단순한 우려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급감이다. 무림페이퍼의 EBITDA는 2024년 1844억원에서 2025년 955억원으로 1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894억원에서 60억원으로 급감했다. 외형보다 이익창출력이 훨씬 가파르게 훼손된 셈이다. 수익성 저하는 곧바로 최종 손익 악화로 이어졌다.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23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영업이익이 60억원에 그친 반면 이자비용은 400억원을 웃돌면서, 영업단의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화된 모습이다. 재무지표도 부담이 크다. 차입금의존도는 61.1%까지 상승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40%를 넘어서면 재무안정성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해석하는데, 60%를 웃돈다는 것은 자산의 상당 부분을 외부 차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리 변동이나 업황 부진이 이어질 경우 재무 부담이 빠르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부채비율 역시 270.6%로 높다. 제조업 기준으로 200% 이하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으로 보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수치는 자본 대비 부채 부담이 상당한 구간으로 해석된다. 특히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가 동시에 높다는 점은 단순한 운전자금 부담과는 결이 다르다. 매입채무 등 상거래성 부채가 아니라 금융기관 차입 비중이 높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이자 부담이 구조적으로 크다는 뜻이고, 수익성이 추가로 흔들릴 경우 이자상환능력 저하로 직결될 수 있다. 총차입금 대비 EBITDA 배수도 부담 수준이 높다. 총차입금을 EBITDA로 나눈 값은 16.5배로 집계됐다. 현재 수준의 이익창출력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차입금을 상환하는 데 16년 이상이 걸린다는 의미다. 설비투자 부담이 큰 제지업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결코 가볍게 보기 어려운 수치다. 한신평은 대규모 CAPEX가 일단락된 만큼 순차입금이 앞으로 추가 급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차입이 더 늘지 않더라도, 이미 낮아진 영업현금창출력 대비 재무 부담이 여전히 무겁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지표 개선 속도는 당분간 더딜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결국 핵심 변수는 펄프 가격 반등 여부다. 다만 펄프 가격이 반등하더라도 실적 회복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문창수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무림페이퍼 영업실적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펄프 가격이 일정 수준 반등하는 경우에도, 국내외 인쇄용지 수급 저하와 목재칩 가격 상승, 고정비 부담 증가로 악화된 수익구조가 이익창출력 회복의 폭을 제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림페이퍼 측은 지난해 실적 둔화가 펄프 가격 하락과 계열사인 무림P&P의 수익성 저하, 설비 가동 중단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바이오에너지 생산 설비인 친환경 회수보일러 연결 공사 과정에서 생산이 일시 중단되면서 전반적인 이익창출력이 약화됐지만, 이는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회사는 올해 들어 펄프 가격 반등과 설비 정상화, 환율 환경 등을 감안할 때 수익성 개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무림페이퍼 관계자는 “펄프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면 펄프와 종이를 동시에 생산하는 사업 구조상 수익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신규 친환경 회수보일러가 본격 가동되면 전기와 스팀 등 에너지 생산 효율이 개선되면서 연간 EBITDA 기준 약 500억원 수준의 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 비중이 약 50% 수준인 만큼 최근 환율 환경도 일부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외부 환경과 내부 비용 구조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재무지표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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