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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카드 살아남을까”...KB금융 회장 3인 압축, ‘양종희 경쟁자’ 윤곽

KB금융지주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들어간다. 오는 27일 후보군이 6명에서 3명으로 좁혀지면서 현직 양종희 회장의 연임 도전이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외부 후보가 최종 3인에 포함될 경우 차기 회장 경쟁 구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차기 회장 후보 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심사를 실시하고 27일 최종 후보 선정을 위한 3명의 숏리스트를 확정한다. 이번 절차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후보의 절반이 탈락한다는 점이다. 현재 후보군은 양종희 회장을 포함한 내부 인사 4명과 외부 인사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내부 후보는 이재근 KB금융 글로벌·WM·SME부문장, 이창권 미래전략부문장, 이환주 KB국민은행장이다. 외부에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과 신원 공개를 원하지 않은 후보 1명이 경쟁하고 있다. 3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은 다음 달 11일 심층 인터뷰와 평가를 받는다. 회추위는 이를 통해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고 이후 자격 검증과 이사회 추천을 거쳐 오는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양 회장이 최종 3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취임 이후 KB금융의 실적이 꾸준히 확대됐고, 비은행 사업과 주주환원에서도 성과를 냈다는 점이 연임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양 회장이 취임한 2023년 11월 이후 KB금융은 실적 측면에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조843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1% 증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에도 성장세는 이어졌다. KB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조88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1% 늘었다.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수익 기반을 넓힌 것도 양 회장 체제의 특징으로 꼽힌다. 은행에 집중됐던 그룹의 이익 구조에서 벗어나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그룹 전체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주주환원 역시 빼놓기 어렵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넘어서는 자본을 주주환원에 활용하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양 회장의 경영 성과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 꼽힌다. 다만 실적이 곧바로 연임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회추위는 후보자를 평가하면서 경영 성과 외에도 리더십과 전문성, 업무 경험, 도덕성, 장·단기 건전경영 능력 등을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의 선임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내부통제가 중요한 평가 요소로 부상한 만큼 양 회장 역시 종합적인 검증을 거치게 된다. 양 회장의 진입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금융권의 관심은 사실상 나머지 두 자리에 집중되고 있다. 내부 후보들이 선택될 경우 KB금융의 현 경영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는 반면 외부 후보가 포함되면 회장 선임의 경쟁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이재근 부문장은 KB국민은행장을 3년간 맡은 경험을 바탕으로 은행 경영과 조직 관리 역량을 갖춘 인사다. 현재는 글로벌과 WM, SME 사업을 담당하면서 지주 차원의 사업 경험도 쌓고 있다. 이창권 부문장은 전략과 비은행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다. KB국민카드 대표를 거쳐 지주 전략 업무를 담당하면서 그룹의 사업 재편과 미래 성장 전략에 관여해온 것이 강점이다. 이환주 행장은 보험과 은행을 모두 경험했다. KB생명보험과 KB라이프생명 대표를 거친 데 이어 KB금융 CFO를 지냈고 올해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하면서 주요 계열사와 지주 핵심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외부 후보 중에서는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이 변수로 꼽힌다. 권 전 행장은 우리은행 IB그룹장과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 대표, 새마을금고중앙회 신용공제 대표 등을 거친 뒤 우리은행장을 맡았다. 은행뿐 아니라 IB와 자산운용, 제2금융권까지 경험했다는 점에서 내부 후보와는 다른 경력을 갖췄다. 특히 이번 선임 과정에서는 외부 후보들이 기존 금융지주 회장 선임 과정에서 지적받아온 정보 접근과 준비 기간의 불리함을 줄이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회추위는 외부 후보에게 일정 기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고 회추위원과 사전 간담회를 진행하는 한편 인터뷰 시간도 별도로 늘렸다. 후보자의 요청에 따라 신원을 공개하지 않는 방식도 허용했다. 따라서 27일 숏리스트 결과는 KB금융의 회장 선임 절차가 내부 승계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다. 내부 후보들만으로 3인이 구성된다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한 승계 구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외부 후보가 3인에 들어갈 경우에는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서 변수가 커질 수 있다. 내부 후보들이 그룹에 대한 이해도와 경영 연속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가운데 외부 후보가 새로운 시각과 금융업 전반의 경험을 앞세워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현재까지의 경영 성과를 고려하면 양 회장이 최종 3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 내부 후보와 외부 후보가 경쟁하는 만큼 27일 숏리스트 결과에 따라 최종 회장 선임 구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부 후보가 숏리스트에 들어가는 것만으로 판세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미 양 회장은 실적이나 주가 등 경영 성과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숏리스트 포함 여부 자체가 결정적인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ekn.kr

서울시, 정비사업 3만호 착공 ‘속도전’…한남3구역 등 11곳 집중관리

서울시가 올해 정비사업 주택 3만호 착공 목표 달성을 위해 하반기 착공 예정 사업장에 대한 집중 관리에 나섰다. 8월 현재 목표 물량의 절반인 1만5000호가 착공한 가운데, 한남3구역을 비롯한 11개 사업장의 인허가와 이주·철거 등 남은 절차를 밀착 관리해 연내 나머지 1만5000호의 착공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용산구 한남3구역에서 김성보 행정2부시장 주재로 '제2차 특별 공정촉진회의'를 열고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11개 정비사업장의 추진 상황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에는 해당 사업장이 위치한 8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들이 참석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착공까지 남은 절차와 일정을 사업장별로 다시 확인하고 인허가 지연이나 주민 갈등, 이주·철거 차질 등 착공 시점을 늦출 수 있는 요인을 집중적으로 살폈다. 서울시가 하반기 사업장 관리에 고삐를 죄는 것은 올해 착공 목표 3만호 가운데 아직 절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시에 따르면 8월 현재 약 1만5000호가 착공해 연간 목표의 50%를 채웠다. 나머지 1만5000호를 연말까지 실제 착공으로 연결해야 올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특히 정비사업은 사업시행계획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비롯해 이주와 철거, 착공까지 여러 단계의 행정·현장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당수 인허가 업무가 자치구에서 이뤄지는 만큼 서울시는 시와 자치구 간 협업을 강화해 사업별 일정이 밀리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지연 가능성이 확인된 사업장은 시·구 합동 공정촉진회의를 추가로 열어 별도의 공정 만회 대책을 시행한다. 주민 갈등이나 관계기관 인허가 협의 등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시 소관 부서가 직접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이번 회의 장소로 한남3구역을 택한 것도 하반기 착공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한남3구역은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착공을 추진하는 정비사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사업장이다. 용산구 한남동과 보광동 일대 39만3729㎡를 재개발하는 한남3구역에는 조합원·일반분양 물량 4778가구와 임대주택 979가구를 합쳐 총 575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현재 주민 이주를 마무리하고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 부시장은 보광동주민센터 옥상에서 한남3구역 철거 현장과 착공 준비 상황을 직접 살펴본 뒤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8개 자치구 관계자들과 사업별 공정점검회의를 진행했다. 한남3구역처럼 규모가 큰 정비사업의 착공 시점은 서울시의 연간 공급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울시가 올해 하반기 11개 사업장을 별도로 추려 공정을 관리하는 것도 사업계획상의 공급 물량을 실제 착공 실적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춘 조치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주택공급촉진방안'을 발표한 이후 총 17차례 실무 공정촉진회의를 열어 정비사업 진행 상황을 관리해 왔다. 민선 9기 들어서는 이 같은 공정관리 체계를 행정2부시장 중심으로 한층 강화했다. 지난달에는 정비사업 공정관리 컨트롤타워를 부시장급으로 격상하고 김 부시장을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으로 지정했다. 총괄 공정촉진책임관은 정비사업 추진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인허가 지연과 주민 갈등, 이주·철거 차질 등 사업별 장애 요인을 조기에 찾아 자치구와 공정 만회 방안을 마련하는 역할을 맡는다. 지난달 열린 제1차 특별 공정촉진회의에서는 25개 자치구 공정촉진책임관이 참여해 2028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85개 핵심공급 전략사업, 총 8만5000호의 공정을 전수 점검했다. 이번 2차 회의에서는 이 가운데 당장 올해 하반기 착공을 목표로 하는 사업장으로 관리 범위를 좁혀 실제 착공 가능성을 들여다본 셈이다. 서울시가 올해 착공 실적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31만호 착공'이라는 중장기 공급 목표가 있다. 올해 3만호 착공은 이 계획의 첫해 실적으로 향후 서울시 정비사업 공급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할 첫 시험대라는 의미가 있다. 서울시는 신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려운 서울의 특성상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도심 정비사업을 주요 주택 공급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비계획 수립이나 사업 인허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주·철거와 착공으로 이어지는지를 중심으로 공급 실적을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향후에는 2028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하는 85개 핵심공급 전략사업 8만5000호도 '현장밀착 공정회의'를 통해 특별 관리한다. 사업별 일정이 계획보다 늦어질 경우 지연 원인을 조기에 파악해 행정지원이나 관계기관 협의 등을 통해 공정을 만회한다는 구상이다. 김성보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주택공급은 계획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 착공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서울시와 자치구, 조합이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현장의 걸림돌을 신속하게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2031년 31만호 착공의 첫걸음인 올해 3만호 착공 목표를 차질 없이 완수하고 사업장 하나하나를 끝까지 책임 관리해 서울의 주택공급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기상 위성’ 천리안 5호, 국산 수신기 탑재로 경쟁력 높인다

2031년 발사 예정인 3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순수 기술로 개발된 위성 핵심 부품이 실려 우주 검증 이력(Space-Heritage)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우주 시장 진출의 최대 진입 장벽으로 꼽히던 실제 비행 이력을 공인받으며, 국산 우주 부품의 해외 수출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기상청과 우주항공청은 우리나라의 세 번째 기상위성인 천리안위성 5호에 국내 기술로 제작한 '정지궤도 위성용 위성항법 수신기'를 장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6일 밝혔다. 천리안 5호는 2031년 발사를 목표로 추진 중인 우리나라의 제3세대 정지궤도 기상·우주기상 위성이다. 천리안 1호와 2A호의 뒤를 이어 대기 및 우주 환경을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핵심 목적이다. 위성항법 수신기는 GPS, 갈릴레오 등 위성항법시스템(GNSS) 신호를 수신해 위성의 위치·속도·시각 정보를 실시간으로 산출하는 핵심 부품이다. 이번에 탑재되는 수신기는 우주항공청의 '스페이스파이오니어사업' 지원을 통해 ㈜두시텍 등 산·학·연이 4년간의 연구개발과 지상시험을 거쳐 지난 2024년 개발을 완료했다. 우주 부품 시장은 극한의 환경을 견뎌야 하는 특성상 우주에서 실제로 작동한 이력이 없으면 상용화와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에 개발된 국산 수신기는 지구 반대편의 미약한 신호를 포착해 정지궤도상 위치 측정 오차를 20m 수준까지 대폭 줄이는 우수한 성능을 입증했으나, 실전 운용 이력이 없는 점이 한계로 꼽혀왔다. 양 기관은 약 40건에 달하는 기술 규격 및 신뢰도 검토를 거쳐 천리안위성 5호 탑재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국산 수신기는 2031년 실제 궤도에 올라 우주 검증 이력을 공식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게 된다. 연구실에서 개발된 부품 기술이 국가 대형 체계사업과 직결되며 연구개발(R&D)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한 셈이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국가 연구개발사업으로 확보한 우주기술이 개발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국가 우주 임무에 적용된 의미 있는 성과"라며 “국내 기업의 우수한 우주기술이 국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체계 적용과 지상시험, 우주 검증을 종합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천리안위성 1호의 해외기술 도입에서 시작해 점차 국내 기술 비중을 확대해왔다"며 “천리안위성 5호는 국산 부품 인증과 함께 국내 정지궤도 위성 시장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이슈&인사이트] 플랫폼 경제와 개인정보 보호 규제

지난 주말에 가족과 함께 대형마트를 직접 찾아 장을 봤다. 최근 경영난으로 잠시 문을 닫았다가 자금을 수혈받고 재개장을 한 곳이었다. 품질이 균질한 공산품이 아닌 과일, 육류, 생선 등 신선식품을 고를 때는 아무래도 직접 눈으로 보고 사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매장을 둘러보다 전에 없던 신상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한때 연 매출 6조 원으로 국내 대형마트 매출 2위였던 업체가 위기에 처한 근본 원인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유통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유통시장이 기존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점유율 상당 부분을 가져간 것이다. 이런 추세는 유통시장만이 아니라 교육, 미디어·콘텐츠, 운송, 숙박 등 다양한 산업 부문을 장악해 가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을 보면 명확해진다. 전통적 플랫폼이었던 대형마트가 시장을 온라인 마켓에 내준 것과 마찬가지다.공교롭게도 현재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나 해당 업체를 궁지에 몰아넣은 온라인 유통업체나 모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해당 대형마트는 10여 년 전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판매할 목적으로 사은행사를 하면서 주민등록번호 등 고유식별정보까지 수집해 보험사에 제공했다. 그런데 행사 당시 이러한 개인정보 수집과 제3자 제공에 대한 동의 관련 내용을 잘 보이지 않는 1㎜ 크기 글자로 적었다. 결국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고, 과징금에 손해배상 책임까지 지게 됐다.빠른 배송을 마케팅 전면에 내걸고 급속도로 성장해 유통업계의 판도를 바꾼 온라인 유통업체 역시 대량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로 인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고, 고객들의 손해배상 민사 소송도 진행 중이다. 개인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자주 이용하는 유통업체들은 그만큼 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해 보유하고 있고, 이렇게 보유한 개인정보를 부실하게 관리하면 개인정보 보호 위반으로 인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최근 플랫폼은 온라인으로 모집한 대규모 고객에게 서비스를 해야 규모의 경제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많은 고객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다시 이를 이용해 연관 서비스를 개발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려고 한다. 즉,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개인정보와 플랫폼 이용 데이터 자체가 플랫폼 기업의 자산이 되는 것이다. 그에 부응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플랫폼 업체들의 관리도 강화되어야 하지만, 변화된 경제 운영의 중심에 있는 플랫폼 성격을 반영한 개인정보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플랫폼 업체가 수집한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려면 개인정보 보호 법령과 보호지침에 따라 이용 목적, 항목, 보유기간을 알리고 해당 개인정보의 주체에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 특히 동의를 받을 때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제3자의 성명과 연락처까지 알리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플랫폼 이용자 사이에서는 이용 구조상 제3자 제공 동의 당시 향후 누가 개별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을지 구체적으로 특정할 수 없어 제3자의 성명이나 연락처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플랫폼에 공개된 개인정보는 제3자에 대한 제공을 전제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것이므로 제공 동의로 본 2016년 대법원판결 취지처럼 별개 제3자 제공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고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플랫폼 이용자 중에는 설령 플랫폼 운영자의 개인정보 수집에는 동의했더라도 자신의 개인정보가 특정한 다른 이용자에게 제공·공유되거나, 특정 개인정보는 제공·공유되는 걸 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최근 대법원판결처럼 이용자의 동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플랫폼 이용자에게 제3자 성명과 연락처를 고지해 동의하는 방식의 현실적 어려움을 인지하고 있는 듯하다. 올해 배포한 개인정보 처리방침 작성지침에 따르면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자의 성명이 아닌 '배차 기사'라는 분류 명칭만으로 기재하고, 향후 실제 제공받은 제3자의 성명과 연락처를 확인하는 방식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전히 실무상 적용되는 개인정보 처리방침 작성 지침에 불과하고, 향후에도 플랫폼 운영 구조상 제3자의 성명과 연락처를 제공하기 어려우면 적용할 수 없어 규제의 위험을 모두 피하기는 어렵다. 개인정보 자기결정권도 보호되어야 하지만, 실생활에서 이용을 피할 수 없는 플랫폼의 위치를 생각하면 균형감 있는 규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양희철

[특징주] 한국전력,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설…강세

26일 장중 한국전력이 강세다. 미국 정부가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공동 인수를 한국 측에 제안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8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 대비 2650원(8.10%) 오른 3만5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에 웨스팅하우스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지분율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산업통상부는 이 같은 소식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공식 부인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분 확보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원전 수출의 걸림돌로 꼽혀온 지식재산권과 수출 통제 문제를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EE칼럼]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를 둘러싼 논점들

정부가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전력이 부족한 수도권의 가격은 올리고, 발전소가 몰린 지방의 가격은 낮춰 기업 이전을 유도하고 송전망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얼핏 보면 에너지경제학 교과서에 나오는 원론적 이야기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요금제 설계는 교과서에서 가르치는 수요공급 메카니즘과 가격결정 원칙과 거리가 멀다. 도매가격 산정의 불투명성, 지역 구분의 임의성, 정산조정계수의 형평성, 송전망 건설 책임의 공백. 이 네 가지를 해결하지 않으면 지역요금제는 '정치요금'으로 전락할 것이다. 첫째, 도매가격 선정이 불투명하다. 현행 도매시장은 가격을 시장이 아니라 행정이 만든다. 발전사를 변동비 순서로 계통한계가격(SMP)이 정해지는 변동비만을 기반하여 만든 한시적인 CBP 구조이고 강제풀 시장이다. 현재 SMP는 전국 단일가격이라 계통 혼잡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 진짜 시장이라면 조류 분석을 통한 도매 지역 구분을 통하여 노드별 가격제를 채택해야 한다. 수요 공급의 구역이 어딘지 도매시장의 입장에서 명백한 구분이 필요하고 그러한 기반으로 지역의 도매 가격이 결정되어야 한다. 실제 최종 정산을 좌우하는 것은 정산조정계수라는 '보이지 않는 손'이다. 원전과 석탄 같은 저비용 전원은 SMP보다 훨씬 낮은 단가로 정산되는 등, 거래 가격과 정산 가격이 이원화된 구조를 소비자는 알 수 없다. 산정 근거와 산출 데이터가 제대로 공개된 적이 없다. LMP 전환 역시 같은 우려를 낳는다. 가격 산정 로직과 시뮬레이션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지역 간 가격 차이는 논쟁과 갈등의 빌미가 될 뿐이다. 둘째, 소매 지역 구분이 임의적이다. 애초 수도권·비수도권·제주의 3분할 방안이 반발에 부딪히자, 급하게 인천을 경기북부로 묶고, 경기 남부는 가장 비싼 지역으로 따로 분리해 내고, 강원과 충청을 묶고, 영호남을 묶는 정치적 묘수를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그럴 만하다. 전력 자립도가 천차만별인 지역을 하나로 묶는 논리적 기준이 없다. 정부는 권역을 잘게 쪼개면 그 이유가 있어야 하고 현행 4권력 방식도 논리가 있어야 한다. 행정 구분은 전력의 조류 분석과 아무 상관이 없고 소매 시장도 전기의 수요공급과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어떤 원칙으로, 몇 개 권역으로 나눌 것인가. 계통 혼잡도, 전력 자립도, 지방 낙후도 등을 고려 했다지만 여전히 그 차별화는 지역을 설득하기에도 부족하고 전력만으로 지역 이전을 강요하는 인센티브로도 여전히 미약하다. 셋째, 정산조정계수의 형평성이 의문이다. 이 계수는 애초 저비용 발전원의 과도한 이익을 제한하려던 장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전사별로 다른 계수가 적용돼 '같은 전기를 생산하고도 다른 가격'을 받는 구조가 고착됐고, 연 1회 행정적으로 결정되는 과정의 공정성은 계속 지적되어 왔다. 한전의 발전자회사가 한 개로 통합되면 막강한 발전사의 사업에 정산조정계수를 통하여 안전판 위에서 몸집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비용인상은 모조리 사횢거 비용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피해보는 몇몇 민간 LNG 발전사는 계수 적용 대상에서 빠져 LMP 도입 시 도매가격 하락을 수익성 악화로 그대로 맞을 처지다. 시장원리에 따라 각자 정산받게 하려면 그 전제인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이 먼저다. 넷째, 송전망 미건설의 책임 공백이다. 지역요금제의 존재 이유는 송전 혼잡이다. 그런데 우리의 혼잡 상당 부분은 자연이 아니라 정책 실패의 결과다. 주요 송전선로 31곳 중 26곳 건설이 지연됐고 동해안의 석탄과 남해안의 재생에너지는 송전혼잡의 피해자가 되기 일보 직전이다. 한전은 송전망 독점 사업자다. 그런데 송전망 건설사업은 주민들의 반대로 절반 이상이 지연되고 있다. 지역에 발전소가 있지만 송전망도 지방을 지나간다. 주민 수용성 갈등을 방치해온 정부·한전의 책임은 묻지 않은 채, 요금 차등으로 혼잡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책임의 역전이다. 송전망 적기 건설을 위한 보상·협의 제도 개선을 지역요금제 도입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송전망 건설의 비용은 결국 혼잡 비용에서 나와야 하고 그 비용은 송전망 혜택을 보는 수도권 소비자이어야 할 것이다. 건설 미비의 책임과 미비의 혜택이 불균등한 상황에서 이러한 문제는 전혀 언급되지도 않고 정치권이 책임져야할 것을 방기한 상황이다. 지역요금제는 재생에너지 확대와 AI 전력수요 급증이 맞물린 전환의 시대에 꼭 필요한 제도다. 시장 감시 기구의 독립성 강화 역시 이 투명성의 전제 조건이다. 다만 이 네 가지 흠결을 안고 출발해서는 안 된다. 가격 산정의 투명성, 권역 설정의 과학성, 정산의 공정성, 그리고 송전망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 담보될 때, 지역요금제는 비로소 국토 균형과 에너지 정의를 함께 실현하는 미래의 제도가 될 것이다. 에너지는 정치의 도구화 되고 정치적 비합리적 요금 체계의 개편은 미래 소비자의 부담일 뿐이다. 조홍종

에코프로 신용도 하방 압력 ↑…‘兆 단위’ 자금조달에도 차입 부담 여전 [장하은의 크레딧첵]

에코프로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이차전지 업황 회복이 지연되는 사이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면서 재무부담이 빠르게 커졌다. 자회사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확충도 예정돼 있지만 투자에 필요한 자금도 만만치 않다. 26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는 전날 에코프로 선순위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했다. 신용등급 자체는 유지했지만 향후 등급이 내려갈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졌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이 붙었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자동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현재 등급을 유지하기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신호다. 에코프로의 현 신용등급은 'A-'로 한 단계 하향될 경우 'BBB+'가 된다. 이 경우 투자적격등급은 유지하지만 A급에서 BBB급으로 등급 범주가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회사채 발행금리가 높아지는 등 자금조달 여건이 나빠질 수 있어 차입 부담이 큰 기업에는 추가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5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에코프로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을 충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두 신평사가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것은 늘어나는 차입금과 이를 감당할 이익창출력이다. 에코프로 계열은 국내외 생산시설과 원재료 사업 등에 투자를 이어왔지만 2023년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 업황이 꺾이면서 영업실적이 악화됐다. 현금창출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자금은 계속 투입되고 있다. 실제 에코프로 계열의 연결 기준 총차입금은 2023년 말 2조6234억원에서 올해 6월 말 4조7018억원으로 불어났다. 2년 반 만에 2조원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도 1조2044억원에서 3조2074억원으로 늘었다. 차입금의존도는 34.7%에서 41.1%로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커졌다고 평가하고, 40%를 넘어서면 경고 구간으로 평가된다. 나신평은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과 환경사업 등에 대한 신·증설 투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창출 규모가 제한되면서 계열 전반에서 현금흐름상 부족자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차입금을 뒷받침할 이익창출력 회복도 더디다. 에코프로 계열의 매출은 2023년 7조2602억원에서 이차전지 업황 악화가 본격화된 2024년 3조1279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3조4130억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매출은 1조1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감소했다. EBIT도 513억원에서 39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연간 EBIT는 2138억원으로 2024년 2930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지만. 본격적인 수익성 회복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신평사들의 중론이다. 나신평은 주력 계열사의 유형자산 내용연수 조정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등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 폭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불리한 정책 환경과 유럽 내 경쟁 심화,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여력도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기평의 판단도 비슷하다. 올해 6월 말 현재, 최근 12개월(TTM) 기준 에코프로의 순차입금 대비 조정 EBITDA는 7.5배다. 이는 한기평이 신용등급 하향변동요인으로 제시한 7배를 넘어선 수준이다. 주요 자회사 차입금 증가로 연결 기준 순차입금이 확대된 영향이다. 단기적인 재무부담 완화 요인으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유상증자가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10월 납입을 목표로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계획대로 완료되면 계열의 차입 부담 증가세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지주사 에코프로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때문에 1조2000억원이 모두 계열 외부에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에코프로가 부담할 금액은 약 5000억원 안팎으로, 한기평은 이를 제외한 외부 유입자금을 연결 기준 약 6708억원으로 추산했다. 조달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소요가 이어진다. 에코프로 계열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확보한 자금 대부분을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영규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인도네시아 니켈제련소와 국내외 시설투자, 운영자금 등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약화된 EBITDA 창출력과 제반 투자 부담을 감안하면 계열 전반의 재무부담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기획] 광주에 반도체 팹, 화순에 삶의 터전…호남권 새 산업·생활권 열린다

군공항 826만㎡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 목표 화순 삼천지구 5340세대 주거 확충…의료·바이오·돌봄 인프라도 강점 기업·연구인력 유입 대비 광주 인접 배후생활권 부상…“산업은 광주, 삶은 화순 화순=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 기자 호남권 산업지형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광주 군공항 일원 약 826만㎡(250만평)가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지정되면서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산업 기반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계자들이 부지를 직접 찾아 팹 배치 가능 구역과 전력·용수, 교통 여건 등을 점검하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월 11일 제2차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통해 2029년 반도체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국가산단 조성과 산단 계획 수립 등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2027년까지 국가산단 계획 수립과 설계를 마치고, 군공항 내 확보되는 부지부터 단계적으로 활용해 팹 건설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군 시설의 이전과 임시 분산배치는 2028년까지 진행하고, 먼저 확보되는 탄약고 부지부터 반도체 산업단지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대규모 산업시설과 기업, 연구·지원 인력이 들어설 기반이 마련되면서 산업단지 인근의 주거와 생활 인프라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 가운데 광주와 인접한 화순이 주거와 의료, 돌봄 등을 갖춘 생활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 광주 반도체 산업과 가까운 화순…인접 생활권 장점 광주 군공항 일원에 조성될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초기 생산공장 수요를 반영한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정부는 협력기업과 연구시설, 정주 기능 등을 수용하기 위한 추가 확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제조시설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와 연구시설, 물류 등 연관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인 만큼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근로자와 연구인력 등이 생활할 수 있는 주거 기반을 갖추는 것도 중요한 요소다. 화순은 광주와 인접한 지리적 여건을 바탕으로 광주 생활권과 연결돼 있다. 특히 화순읍을 중심으로 주거와 의료, 교육, 생활편의시설 등이 형성돼 있어 광주에서 근무하면서 화순에 거주하는 생활권이 형성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 ■ 삼천지구 5,340세대…화순 주거 기반 확충 화순의 정주 기반을 확대하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가 삼천지구 도시개발사업이다. 전남개발공사가 추진하는 화순 삼천지구 도시개발사업은 화순읍 삼천리 일원에 67만㎡ 규모의 중규모 배후주거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전남도의회에 제출된 투자 동의안에 따르면 사업기간은 2025년부터 2032년까지이며, 총사업비 3,371억원을 투입해 5,340세대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는 계획이다. 바이오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와 연계한 배후 주거단지 조성이 사업 목적에 포함됐다. 화순군도 4,500여 세대 규모의 삼천지구 도시개발사업을 2029년 착공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천지구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화순의 주거 수용력을 높이는 동시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 새로운 인구가 정착할 수 있는 주거 기반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단지와 주거지가 가까운 생활권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산업시설과 함께 주택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삼천지구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 의료·바이오 기반도 화순의 경쟁력 화순은 주거뿐 아니라 의료와 바이오 분야에서도 기반을 갖추고 있다.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을 중심으로 한 의료 인프라가 대표적이다. 화순군에 따르면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는 연간 60만여 명의 입원·외래 환자가 찾고 있다. 바이오·의료산업 기반도 구축돼 있다. 화순은 백신산업특구를 기반으로 백신 개발부터 생산·인증까지 전 주기를 지원하는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첨단의료복합단지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 반도체 산업과 화순의 바이오·의료산업은 업종은 다르지만, 산업과 주거가 결합된 인접 생활권을 형성한다는 측면에서 화순의 정주 기반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 주거비·돌봄 지원…정착 기반도 강화 화순군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만원 임대주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남 최초로 화순형 24시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주거뿐 아니라 보육과 돌봄 분야의 생활 기반도 확대하고 있다.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일자리가 늘어나더라도 사람이 머물 수 있는 주거와 의료, 보육 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지역 내 정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활 기반 확충은 산업과 함께 추진돼야 할 과제로 꼽힌다. 화순은 이미 구축된 의료·바이오 기반에 주거와 돌봄 정책을 더하면서 생활권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 산업은 광주, 주거와 생활은 화순…새로운 생활권 가능성 광주 군공항 일원에 들어설 호남권 반도체 국가산단은 아직 산업단지계획 수립과 군 시설 이전, 기반시설 구축 등 여러 절차가 남아 있다. 정부는 2029년 팹 1차 완공을 목표로 국가산단 조성과 군공항 내 군 시설의 단계적 이전을 병행하고 있다. 전력과 용수 공급을 위한 기반시설 구축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전력 공급은 신장성·신광주 송전선로에서 국가산단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용수는 동복댐과 주암댐 등을 활용해 2030년까지 하루 65만t 규모의 반도체 산업용수 공급 능력을 확보하는 계획이 제시됐다. 산업 기반 조성이 구체화될수록 기업과 근로자, 연구인력의 이동과 함께 주거와 생활 인프라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광주와 가까운 화순은 삼천지구를 비롯한 주거 기반과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백신산업특구 등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광주와 연결되는 생활권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 '산업은 광주에서, 삶은 화순에서'라는 구상도 이 같은 지역 여건에서 출발한다. 광주 군공항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 실제 산업과 인구 이동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절차가 남아 있지만, 산업과 주거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지역 간 연계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화순군 관계자는 “광주 군공항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은 화순의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며 “광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에 주거·의료·돌봄 등 정주 기반을 더해 기업과 근로자, 청년들이 살고 싶고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 군공항 반도체 국가산단이 호남권 산업지형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화순은 산업과 주거, 의료와 돌봄을 연결하는 인접 생활권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준비하고 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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