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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AI와 전력, 그리고 국가 전략의 재편

임은정 공주대학교 국제학부 교수 필자는 지난 4월부터 스탠포드대학교 프리먼 스포글리 국제학 연구소(FSI, The Freeman Spogli Institute for International Studies at Stanford) 산하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APARC, The Shorenstein Asia-Pacific Research Center)에 머물며, 다양한 학제 간 세미나와 토론에 참여할 기회를 가졌다. 경제, 기술, 안보를 넘나드는 논의 속에서 가장 중요한 시대적 흐름을 하나 꼽으라면 역시 인공지능(AI)이다. AI는 이미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AI를 얼마나 더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인가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되었다는 현실을 새삼 절감하게 되었다. AI 시대의 국가 경쟁력을 가름하는 요소로는 인재, 첨단 반도체, 효율적인 거버넌스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인 요소로 전력을 꼽을 수밖에 없다. AI 경쟁은 결국 전력 경쟁이다.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 알고리즘을 훈련시키며, 산업은 물론 국가 경영 전반에 AI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충분한 양의 전력을, 적절한 가격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전력 공급이 늦어질수록 기술 격차는 그대로 산업 격차로 이어진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에너지 안보의 의미도 빠르게 재정의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더해 중동에서의 긴장까지 고조되면서, 에너지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는 다시 전면에 부상했다. 기후변화 대응을 둘러싸고 특정 전력원(源)에 대한 찬반이 비교적 명확하게 갈렸던 것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다. 그러나 화석연료의 지정학적 위험성이 커지면서 에너지 전환 자체가 에너지 안보와 맞물리게 된 것도 사실이다. 스탠포드대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州)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도 최첨단을 걷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캘리포니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혁신 역량과 높은 환경 의식을 동시에 갖춘 지역이다. 경제 규모만 보더라도 일본을 넘어설 정도로 세계 상위권 규모를 자랑하는 데다가 경제 성장률 역시 미국 전체 성장률보다 높다. 이러한 캘리포니아의 전력 구성에서 재생에너지를 비롯한 청정에너지 비중이 60%에 다다를 정도로 크게 확대되었다. 다만 이러한 캘리포니아 모델을 모든 국가가 그대로 따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기후나 지리와 같은 자연 조건, 산업 구조, 정책 환경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스탠포드대에서도 단연코 가장 빈번하게 논의되는 중국은 나름의 방식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유기업(SOE)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유기적으로 연계된 구조 속에서 AI 발전에 국가적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물론 첨단 반도체와 GPU 확보라는 제약은 여전히 존재하지만, 중국의 AI 발전 속도와 규모는 이미 글로벌 경쟁 구도를 재편할 수준으로 성장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발전 설비용량과 발전량은 모두 2023년에 이미 미국의 2배 이상이 되었다. 전력산업과 관련된 투자도 2024년 기준으로 글로벌 투자액 전체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6%(3,383억 달러)였는데 반해, 중국의 비중은 39%(8,184억 달러)에 달했다. 석탄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빠르게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면서 배터리와 신에너지 분야도 급속하게 확대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한국은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동시에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이러한 조건에서 AI 시대의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술 투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력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설계,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그리고 산업 정책과 에너지 정책의 통합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속도다. AI 시대의 경쟁은 선형적이지 않다. 일정 시점을 넘어서면 격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된다. 전력 공급이 늦어질수록, 그리고 정책 대응이 지체될수록 한국이 직면하게 될 비용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지금은 개별 기업이나 특정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전략적 방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에너지와 AI, 그리고 산업 정책을 하나의 축으로 묶는 '국가 대계'와 이를 뒷받침할 사회적 합의, 그리고 일관성 있는 추진력이 요구된다. bienns@ekn.kr

신현송 한은 총재, BIS 이사 선출…3년 임기 시작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국제결제은행(BIS) 이사로 선출됐다. 한은은 신 총재가 11일 스위스 바젤 BIS 본부에서 열린 정례 BIS 이사회에서 이사로 선출돼 3년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BIS 이사회는 BIS 전략과 정책방향 등을 결정하고, 집행부 업무를 감독하는 BIS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당연직 이사 6명, 지명직 이사 1명, 선출직 이사 최대 11명 등 총 18명으로 구성된다. 한은은 “신 총재의 BIS 이사 선임은 한은의 BIS 총재회의와 주요 국제금융 현안 논의에 대한 기여, 국제적 신망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선임으로 한은 총재는 2019년부터 BIS 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코스피 지수가 12일 오전장에서 4%대 급락하며 7400선으로 밀려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0시 4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1%(360.65포인트) 내린 7461.59다. 코스피 지수는 장 초반 1%대 상승을 이어가다 10시 15분경부터 하락으로 돌아섰다. 이후 순식간에 하락 폭을 키워 4%대 급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급 주체별로 보면, 외국인은 2조원대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이 순매수 폭을 크게 줄였다. 외국인은 2조198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개인은 10시 15분경 1조5464억원을 순매수하다가 10시 36분경 절반 가까이 줄어든 7997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도 줄줄이 약세다. SK하이닉스(-2.98%), 삼성전자(-4.55%), 현대차(-2.94%) 등은 하락하고 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코스피 폭락” 외치더니…8천피 앞에 힘 빠진 ‘간달프’ [머니+]

“코스피 폭락"을 외치던 월가 대표 약세론자의 목소리가 최근 눈에 띄게 약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 속에 한국 증시가 사상 첫 8000선 돌파를 눈앞에 두자, 과거처럼 직접적인 폭락 전망 대신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하는 수준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JP모건 수석 전략가 출신인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올해 들어 '코스피 거품론'을 강하게 제기해왔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육천피'(코스피 6000)를 돌파했던 지난 2월 말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당시 노무라는 코스피가 8000선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콜라노비치 역시 2월부터 코스피가 거품 영역에 진입했다는 주장을 집중적으로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월 25일 엑스(X·옛 트위터)에 “과거 코스피가 1000에서 2000으로 가는 데만 40년이 걸렸다"며 “불과 몇 달 만에 4000포인트가 오른 것은 역사적 평균 수익률로 보면 100년 이상의 상승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인 27일에는 “코스피가 '블로오프 탑'일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폭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블로오프 탑은 주가가 과열된 상태에서 마지막으로 치솟은 뒤 급격히 꺾이는 현상을 뜻한다. 당시 그의 경고는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다. 콜라노비치는 과거 정확한 시장 예측으로 월가에서 영향력을 키워왔고, 언론 매체들로부터 '간달프'(영화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현명한 마법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특히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증시 반등 가능성을 비교적 정확히 예측하며 명성을 쌓았다. 이런 이력이 있는 만큼 그가 던진 '코스피 거품론' 역시 적지 않은 관심을 끌었다. 공교롭게도 2월 28일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을 공습한 충격으로 코스피는 3월 첫 거래일부터 폭락했고, 콜라노비치의 경고가 현실화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실제로 코스피는 지난 3월 3일 7.24% 하락했고 4일에는 12.06% 급락하며 단숨에 5000선까지 밀렸다. 이때 콜라노비치는 “전쟁이 일어날 날짜를 말해줬고 코스피와 닛케이가 붕괴할 것이라고도 말했다"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눈을 가리는 선택을 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그의 전망이 맞아떨어진 적은 있었다. 그는 3월 7일 “월요일(3월 9일) 흥미로운 장세가 펼쳐질 것 같다"고 적으며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고, 실제로 3월 9일 코스피는 5.96% 급락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8시간 내 초토화' 발언을 처음 내놓은 3월 21일에는 “이번 48시간 시한은 블랙 먼데이와 맞물려 있다"고 주장했고, 코스피는 3월 23일 6.49% 하락했다. 그러나 4월 들어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 소식이 나오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기업의 1분기 '깜짝 실적' 발표가 잇따르자 코스피는 다시 급등하기 시작했다. 코스피는 4월 들어서만 30.61% 상승했다. 이 과정에서도 콜라노비치는 경고를 이어갔다. 그는 지난달 23일 “SK 하이닉스 실적이 내 예상보다 낮았다"는 엑스 게시물을 인용하면서 “EWY(아이셰어즈 MSCI 한국 ETF)와 DRAM ETF(반도체 상장지수펀드)가 실적 기대감에 6% 급등했다, 이제 정점을 찍었나"라고 썼다. 당시 SK하이닉스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장중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인 끝에 0.16% 상승 마감했다. 그는 지난달 2일에도 AI 관련주들이 급등한 것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콜라노비치는 “글로벌 지정학적 혼란 속에서도 AI 모멘텀 관련 주식들이(샌디스크, 웨스턴 디지털,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EWY, 루멘텀 홀딩스 등) 지난 24시간 동안 약 25% 급등했다"며 “이는 거시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애널리스트들의 낙관적 보고서에 의해 부풀려진 결과로, 내가 본 것 중 가장 어리석은 일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도 강세를 이어갔고, 12일 장중에는 7999.67까지 상승했다. 잇단 경고에도 시장이 좀처럼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콜라노비치는 이날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의 급등세를 언급해 “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속에서도 기술주 모멘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결국 이러한 흐름이 경기침체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처럼 코스피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직접적인 폭락 가능성을 언급하기보다는 거시경제 차원의 우려를 제기하는 수준으로 경고의 수위가 다소 낮아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콜라노비치는 2022년부터 시장 흐름과 엇갈린 전망을 이어가다 결국 2024년 7월 JP모건에서 퇴사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포용금융’ 李정부 금융개혁 첫 타깃...은행 대출 공식 바뀌나

이재명 정부가 '금융 공공성' 강화를 전면에 내걸면서 금융권의 포용금융 기조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포용금융추진단 출범을 추진하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신용평가 체계 개편 논의에 본격 착수했고, 주요 금융지주들 역시 정책금융과 상생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다만 금융권 내부에서는 포용금융 확대가 수익성과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달 중 포용금융추진단(가칭)을 출범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금융의 공적 역할 공론화에 본격 착수한다. 당국은 이달 중 추진단 킥오프 회의 개시를 목표로 분과 구성과 안건 논의 등을 준비 중이다. 금융위는 사회활동가와 시민단체 등 논의 주체를 다양하게 구성해 폭넓은 견해를 수렴할 예정이다. 앞서 청와대는 금융의 공적 기능이 부실하다며 문제삼아왔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중저신용자의 금융 소외 문제를 두고 페이스북에서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의) 공공성이 너무 취약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신용평가 체계 개편이 추진단의 핵심과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실장은 '금융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 등 강도 높은 지적을 통해 현행 신용평가 방식이 차주 개인의 미래 가능성을 입체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중저신용자에게 문턱이 높은 현행 여신시스템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이다. 지난해 가계대출 축소 기조 이후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이 줄어드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서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과 2금융권(저축은행·상호금융·여신전문금융업권)이 공급한 중금리대출 규모는 27조8100억원이었다. 이는 전년(30조9100억원)대비 3조1000억원 감소한 액수다. 이 중 은행권의 공급 규모가 총 8조6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2.7%(1조2600억원) 축소됐다. 지난해엔 저축은행(-10.1%)·상호금융(-34.3%)·여신전문금융업권(-4.9%) 등 전 업권에서 중금리대출 축소가 나타났다. 당국은 추진단 구성과 별개로 금융감독원 차원에서 중·저신용자 정책대출 공급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 해법 모색에도 나선 상태다. 금감원은 최근 시중은행 5곳 담당자들과 신용 하위 20% 대상 새희망홀씨의 추가 공급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70조원 이상의 포용금융 자금 투입을 계획 중인 4대 금융지주도 이런 행보에 따라 실행에 속도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1분기에만 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공급했지만 정부가 지적하는 '금융 양극화'의 주범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개인사업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프로그램을 이달 중 시행한다. 저신용 개인사업자가 기존 대출을 연장할 때 대출 금리가 연 5%를 초과할 경우 초과분(최대 4%p)에 해당하는 이자액으로 원금을 자동 상환하는 방식이다. 대출 잔액 감소와 이후 대출이자 부담을 줄여주는 파격적인 금융 지원에 속한다. 하나금융은 연초부터 햇살론 신규 가입자에게 대출잔액의 2%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이자 캐시백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업계 최초 가계신용대출 연 7% 금리 상한제를 도입해 금리 부담을 줄이고 있다. 금융권에선 포용금융 목표액에 포함되면서도 정부의 최근 의지와 맞물린 정책금융 상품부터 확대를 고려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미 1분기에도 새희망홀씨를 크게 늘린 상태지만 포용금융 확대를 위해 정책금융 상품 규모 증가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새희망홀씨나 사잇돌대출 등의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급격하게 포용금융 허용 범위가 늘어날 수 있다는 데 우려도 나타내고 있다. 신용 하위 20% 등 저신용자까지 정책상품을 확대할 경우 금융권이 다중채무 연체자의 기연체 중인 대출까지 감안하고 떠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새희망홀씨 상품의 경우 은행이 직접 리스크를 감수해야하는 구조다. 신용평가 체계나 여신시스템 개편 역시 금융권이 새로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관계자는 “당국은 은행에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부실률 등 리스크가 높은 차주를 더 수용하거나 금리를 낮추는 건 구조적인 모순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인터뷰] 권대중 교수, “공급 부족에 집값 강세 지속…‘비거주 1주택 과세’ 변수”

“가을 부동산 시장의 매매와 전월세 가격 모두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이유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입니다. 가장 큰 변수는 유가상승도 물가상승도 고환율도 아닌 정책변수입니다. 정책 변수 중에서도 1가구 1주택 비거주 주택에 대한 과세가 핵심입니다." 권대중 한성대학교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사무실에서 진행된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향후 부동산 시장을 위와 같이 전망했다. 권 교수는 비수기 철을 맞아 당분간 소강상태를 이어가다가 8월 이후 강남3구·한강벨트와 서울 외곽지를 기준으로 차별적인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번 정부의 장기 공급 대책을 긍정하면서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면을 지적했고 단기 공급 대책을 확충할 것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현재 국토교통부 주거정책 심의위원과 한국부동산융복합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그는 부동산학 대부로서 명지대학교 부동산대학원에서 약 20여년간 후학을 양성한 뒤 서강대 일반대학원에서 부동산학을 강의하다 현재는 한성대 일반대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에너지경제신문이 권 교수를 만나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망과 개선 방향을 들어봤다.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 지난 10일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 권 교수는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인근 고가아파트는 소강상태를 보일 것"이지만 “중서민 주택이 많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서대문이나 은평구는 여전히 지금과 같이 강세를 보이는 거래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월세 가격에 있어서는 “매물 부족 현상과 수요 증가로 인하여 가격 상승 압력을 받고 있지만 6월·7월 비수기철을 맞이하여 당분간 소강 상태를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수기철이 끝난 8월부터는 매매가 시작되면 고가아파트 위주로 상승세는 꺾이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수준에서 거래될 것으로 봤다. 중서민층 주택가는 가을 부동산 시장에서도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으면서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월세시장도 마찬가지로 공급부족에 의해 가격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권 교수는 부동산 시장의 향방을 6·3 지방선거 이후 7월 달에 논의될 부동산 과세가 결정할 것으로 봤다. 그는 “비거주 1가구 1주택에 대해 규제를 압박한다고 해서 매물이 증가하는 효과는 기대보다 낮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1가구 1주택 비거주 주택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해야 시장에 혼란이 적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거주 주택에 대한 개념에 대해 권 교수는 “내가 살다가 지방으로 전출 갈 경우에도 전세를 구할 수밖에 없고, 반대로 전세 끼고 샀다가 나중에 실입주하는 경우, 또는 상속이나 증여로 비거주 주택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사례가 있을 수 있음을 언급했다. 그는 “OECD 30개 국가 중에서 GDP 대비 부동산 조세 부담률은 우리나라가 4.5%이고 재산세는 낮은 편"이라면서도 “재산세만 내는 것이 아니라 취득세, 보유세, 양도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모두 합치면 지금 OECD 30개 국가 중에서 3위권 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에 살고자 하는 수요가 압도적인 만큼 세제를 통한 매물 증가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권 교수는 “2025년도 국가 데이터처 자료에 의하면 전체 결혼건수는 24만건, 서울은 4만9000건 이상"이라며 “서울에 4만9000가구 이상 주택이 있어야 하지만 부동산114 자료에 의하면 올해 입주물량은 2만7000호 예상되므로 입주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어떤 규제 정책이 있더라도 당분간 이런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2차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자녀들이 결혼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결혼 건수가 많아지면 자녀 수도 늘어나고 생산인구도 증가한다"며 “여기에 1인 가구의 증가나 지방에서 전입된 인구를 합치면 수요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 교수는 135만가구를 공급한다는 9·7 대책에 공감하면서도 실현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135만가구 물량은 1기 신도시의 4.62배나 되고 분당 신도시의 14배나 되는 양"이라며 “유가 급등으로 인해 도심지 정비사업은 생각보다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입주물량도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1·29 대책에 있어서도 당장 착공해 입주할 수 있는 물량이 한정돼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과천 경마장이나 태릉선수촌 부지 등은 이전할 부지도 정하지 않은 상태지만, 이전한다고 하더라도 경마장의 토지 보상 문제가 적어도 2년은 갈 것"이라며 “건물 짓는데 적어도 2년, 철거 등을 고려하면 아무리 빨라도 5~6년은 걸리기 때문에 2030년까지 착공물량으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급 대책은 중장기 대책으론 바람직 하나 단기주택 공급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주택 공급 대책은 빠르면 3개월, 늦어도 1년 내에 입주 물량으로 들어올 수 있는 다세대주택, 연립주택, 도시형 생활주택, 준주택으로 분류되는 오피스텔 공급 촉진을 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비아파트 부문의 활성화가 가능하려면 두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첫째, 일정 면적 이하는 주택 수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5평, 10평짜리 주택을 살 경우 다주택자로 분류가 되면 누가 사겠냐"며 “다주택자들이 내놓는 5평, 10평짜리를 사는 사람은 사는 순간 청약통장 가입 자체가 주택 보유 기간이 제로가 돼 청약 통장 사용을 못한다"고 설명한다. 수요를 자극해야 공급이 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의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전세제도에 대한 보호대책을 보다 확충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한 2021년 이후 아파트 선호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보증금의 일정 부분 약 10% 내지 20%를 주택 토지 보증 공사에 예치하고 잔여 부분은 임대인에게 돌려주고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도입해 안정성을 높여야한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단기주택 공급 조치와 9·7 대책과 1·29 대책이 실현된다면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규제가 능사는 아니며 시장이 원하는 방향으로 주택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증권주 랠리 속 ‘숨은 진주’…현대차·DB·한양證, 대형주 추격 채비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증권주 전반이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대형사에 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소형 증권주들이 뒤늦게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증권사 리포트조차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종목들이지만, 독립 리서치와 신용평가업계에서는 공통적으로 '본격적인 재평가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대형 증권주 중심으로 형성된 랠리 속에서 저평가 중소형사들에도 시선이 옮겨가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증권·DB증권·한양증권은 최근 1년간 각각 83%, 131%, 89% 상승했다. 절대 수익률만 놓고 보면 강한 상승세지만, 같은 기간 미래에셋증권(510%), 삼성증권(148%), NH투자증권(124%) 등 대형 증권사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주목도는 낮았다. 증권주 랠리의 수급과 관심이 대형사에 집중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같은 배경에는 증권가의 구조적인 커버리지 공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적으로 친분 있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요청해봐도 '커버하지 않는다'는 답이 대부분"이라며 “중소형 증권사는 리서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 종목 모두 증권사 발간 리포트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일반적으로 리테일 점유율이 높은 대형사를 중심으로 커버리지를 구성한다. 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1% 안팎 수준인 중소형 증권사는 자연스럽게 분석 대상에서 제외되는 구조다. 이 관계자는 “증권업종이 시장 주도주로 자리 잡은 건 이례적"이라며 “과거 증권주는 시세차익보다는 배당주 성격이 강했던 만큼 리서치 인프라 자체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들어 증권주가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관심은 여전히 대형주에 집중돼 있다"고 덧붙였다. 분석 공백을 메운 것은 독립 리서치다. 독립 리서치 알음은 최근 '증권섹터 구조적 변화에 주목' 보고서를 통해 현대차증권·DB증권·한양증권을 AI·로봇 시대 핵심 금융 인프라 내 재평가 유망 기업으로 제시했다.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 확산으로 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자본시장 참여 확대와 함께 증권업의 역할도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종목별 재평가 포인트도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의 경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로봇·미국 투자 확대가 장기적으로 투자은행(IB)과 금융서비스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그룹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전통 증권업 수준에 머물러 있어 추가 재평가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DB증권은 AI 기반 투자자문 서비스 확대 등 디지털 금융 경쟁력 강화와 DB그룹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거론된다. 한양증권에 대해서는 KCGI가 주당 5만8500원에 경영권을 인수한 반면 현재 주가는 2만8550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부각된다. 향후 주주환원 정책 강화와 밸류업 전략이 본격화될 경우 저평가 해소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밸류에이션 부담도 낮은 편이다. 세 종목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현대차증권 0.30배, DB증권 0.39배, 한양증권 0.43배 수준이다. 은행업 평균(0.79배)은 물론 증권업 평균(0.54배)보다도 낮다. 특히 한양증권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3%로 자기자본 1조원 미만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지만 주가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는 진단이다. 최성환 리서치 알음 대표는 “최근 거래대금 증가, 고객예탁금, 신용융자잔고 확대 등 자본시장 활성화 흐름이 이어지며 증권업 실적개선이 가속화할 전망"이라며 “AI·로봇 시대 핵심 인프라는 증권업, 증권섹터 내 재평가 유망 기업 3곳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들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에 대해 나란히 'AA-/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중소형 증권사 가운데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양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지원 가능성과 퇴직연금 자산관리 부문의 안정적 수익 기반, 올 3월 단행한 162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적정성 개선 등을 긍정 요인으로 평가했다. DB증권은 'A+/안정적' 등급을 유지 중이다. 한국신용평가는 “DB금융그룹의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신용등급에 반영돼 있다"고 밝혔고, 나이스신용평가는 “운용자산 확대를 바탕으로 수익성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3월 보고서에서 최근 자금 흐름 변화를 '구조적 머니무브'로 규정했다. 예금 중심 자금이 주식·펀드로 이동하고, 보험 자금 역시 증권업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구조적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경우 증권업 성장의 수혜가 대형사를 넘어 중소형사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정현 한국기업평가연구원은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 각종 제도 개선 등 정부의 다각적인 증시 부양 정책 추진으로 시중자금이 예금에서 주식·펀드로 이동하는 머니 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자본시장 활성화와 국내 증시 자금유입 확대는 증권, 자산운용 등 금융투자회사의 수익기반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롯데GRS, 취약계층 아동 150명 대상 직업체험 기회 제공

외식 기업 롯데GRS는 가정의 달을 맞아 소외계층 아동의 직업 체험을 지원하는 'mom 편한 드림 패스' 전달식을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롯데GRS는 롯데리아와 엔제리너스, 크리스피크림도넛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1일 롯데GRS는 국제구호개발 NGO 기아대책을 통해 전국 아동양육시설 등에 거주하는 아동 150명을 대상으로 어린이 직업체험 테마파크 '키자니아' 이용권을 기부했다. 이번 지원은 정서 및 교육적 배려가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하며, 오는 7월까지 보호자 인솔 하에 순차적인 체험 활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참가 아동들은 다양한 직업을 직접 경험하며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탐색하고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를 갖는다. 이번 프로그램은 아동이 스스로 선택하고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주체성을 기르는 기아대책의 '찾아가는 문방구' 사업과 연계해 기획됐다. 롯데GRS는 단순한 물품 후원을 넘어 체험형 활동을 통해 아동의 사회성을 함양하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2017년부터 시작된 롯데의 'mom 편한' 캠페인은 여성과 아동이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롯데GRS는 이를 통해 어린이 버거 만들기, 식자재 기부, 방학 기간 식사 지원 등 다양한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전개해 왔다. 롯데GRS 관계자는 “가정의 달을 맞아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어 뜻깊게 생각한다"며 “ESG 경영 원칙에 따라 지역사회 및 전문 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책임을 꾸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롯데GRS는 지난 4월 강동종합사회복지관에 1000만 원 상당의 미트볼 8000봉을 전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구세군과 매칭그랜트 기부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사회복지시설 7곳에 1억원 규모의 식자재 3000박스를 기부하기도 했다. 송민규 기자 songmg@ekn.kr

몸 사리던 우리은행...‘886조 국민연금’ 효과 볼까

1분기 해외법인 일회성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실적부진에 빠진 우리은행이 2분기부터 공격적인 영업과 자산성장을 바탕으로 수익 개선을 노리고 있다. 우리금융지주가 보통주자본(CET1)비율 중장기 목표치인 13%를 조기에 달성하면서 우리은행 차원에서도 총자산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갖춰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우리은행이 886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 외화자산을 관리하게 된 만큼 이 기세를 이어 서울시금고 자리도 탈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1분기 당기순이익 5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감소했다. 희망퇴직 비용 1830억원, 인도네시아 법인 일회성 충당금 1380억원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1분기 실적은 기업은행(6663억원), NH농협은행(5577억원) 보다도 적었다. 특히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 2024년 하반기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CET1 비율 제고를 위해 적극 대응한 점도 우리은행의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외화자산을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해외부동산과 부동산 임대업을 중심으로 자산 리밸런싱을 단행하는데 주력하다보니 은행 영업은 자연스럽게 후순위로 밀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1분기 기업대출 18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 중 대기업 대출은 1년 전보다 10.9%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은 3.9% 감소했다. 중소기업 가운데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SOHO) 대출은 각각 1.4%, 8.4% 줄었다. 우리은행이 제조업과 같은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은 늘리고,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부동산 임대업 비중은 줄이는 식으로 대출자산을 관리한 결과다. 그룹 내부에서는 우리금융지주가 1분기 CET1 비율 13.6%로 중장기 목표치인 13%를 조기에 달성한 만큼 이제는 '관리'를 넘어 영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우리금융지주 자본비율은 금융지주 순이익 1위인 KB금융지주(13.63%)와 어깨를 나란히한다. 이런 와중에 우리은행이 국민연금공단의 외화금고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점은 고무적이다. 우리은행은 올해 8월 1일부터 2031년 7월 31일까지 5년간 국민연금 해외 운용자산 886조원을 관리한다. 국민연금의 외화자산 보관 및 결제, 외화 송금, 환전 업무 등을 지원한다. 우리은행은 국민연금의 원화 주거래은행, 주식 수탁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으로부터 안정적인 자금 운용과 금고 관리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다. 이 기세를 이어 우리은행이 서울시금고 자리도 탈환할지 관심이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과 서울시 1·2금고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서울시 예산규모는 51조원으로, 서울시금고에 선정되면 공무원 및 서울시민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고, 정책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서울시는 조만간 금고별 최고 득점기관을 1금고와 2금고로 지정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타 지주사보다 CET1 비율이 저조해 대출자산을 확대할 만한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우려가 줄곧 제기됐다"며 “이젠 CET1 비율 중기목표를 달성했으니 전사적으로 수신, 여신 등 총자산을 확대하는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물티슈의 불편한 진실…“안 풀리고, 안 썩고, 일부는 생태 독성까지”

우리 일상에서 가장 흔한 생활용품 가운데 하나인 물티슈가 심각한 환경 문제의 원인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물에 잘 풀리지 않아 하수관을 막고, 토양에서도 쉽게 분해되지 않는 데다, 일부 제품은 수생 생물에 치명적인 독성을 보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강원대 환경공학과 박정안 교수팀이 최근 '한국물환경학회'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 '시중 물티슈의 물 풀림성, 생분해성 및 급성 독성 비교 평가'를 통해 확인됐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시판 중인 15종의 물티슈를 대상으로 물속 분해 특성, 토양 생분해성, 수생 생태 독성을 종합 분석했다. 물티슈를 생분해성 제품군, 청소용, 미용용, 유아용, 일반용 등 5개 그룹으로 나눠 실제 환경 조건에 가까운 실험을 진행했다. ◇물에 풀리지 않고 토양에서도 사라지지 않아 가장 먼저 확인된 문제는 물에 잘 풀리지 않는 구조였다. 국제표준 시험방법(ISO 12625-17)에 따라 실시한 물 풀림성 시험 결과, 상당수 제품은 600초 동안 강하게 섞어도 10% 이하의 낮은 분해율을 보였다. 특히 일반 물티슈와 유아용 제품 상당수는 거의 형태가 유지됐다. 이는 소비자가 변기에 버렸을 때 하수관 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잔존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제품의 주원료가 종이가 아니라 폴리에스터(PES)와 폴리프로필렌(PP) 같은 합성 고분자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면(Cotton) 기반 일부 생분해성 제품은 상대적으로 물에 잘 풀렸다. 그러나 '생분해성' 표시가 붙은 제품 가운데서도 물에 거의 풀리지 않는 사례가 발견됐다. 연구진은 친환경 마케팅 문구만으로 제품의 실제 분해성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토양 분해 실험 결과도 비슷했다. 42일 동안 토양에 매립한 뒤 무게 감소율을 측정한 결과, 면과 셀룰로오스 기반 제품은 최대 80~90% 이상 분해됐지만, 합성섬유 기반 제품은 형태가 거의 유지됐다. 특히 PE와 PP 제품은 초기 상태와 큰 차이가 없을 정도로 낮은 분해성을 보였다. 전자현미경 분석에서도 셀룰로오스 섬유는 미생물 작용으로 표면이 붕괴된 반면, 합성섬유는 매끄러운 표면 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연구진은 이들 소재가 장기간 토양에 잔류하며 미세플라스틱 발생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분해성'도 안심할 수 없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받은 결과는 급성 독성 시험이었다. 연구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큰물벼룩(Daphnia magna)을 이용해 물티슈 추출액의 독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일부 미용용 물티슈와 생분해성 물티슈의 추출액에서는 24~48시간 내 100% 폐사했다. 연구진은 제품에 포함된 리모넨(Limonene)과 오렌지 오일 같은 향료 성분이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COSAR 예측에서도 리모넨은 조사된 성분 가운데 가장 높은 생태 독성을 보였다. ECOSAR 예측은 미국 환경보호청(US EPA)의 화학물질 생태독성 예측 프로그램을 활용한 독성 추정 분석을 말한다. 화학물질의 분자 구조를 입력하면 컴퓨터가 “이 물질이 수생 생물에 어느 정도 독성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가"를 예측해주는 모델이다. 반면 실험 대상이었던 일부 유아용 물티슈는 전체 농도에서 치사율 0%를 기록했다. 독성 차이는 원단이 아니라 첨가 성분 조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생분해성'이라는 표시가 반드시 생태 안전성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원단이 잘 썩더라도 액상 성분에 포함된 향료나 방부제가 수생 생물에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번 논문에서 “물티슈의 환경 위해성을 평가할 때 섬유 소재뿐 아니라 화학 첨가물까지 통합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플라스틱 기반 물티슈의 변기 투입 금지, 제품 성분 표시 강화, 실질적인 생분해 인증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규제의 사각지대 이번 강원대 연구는 그동안 '편리한 생활용품'으로만 인식됐던 물티슈가 사실상 플라스틱 폐기물이자 잠재적 생태 독성 물질일 수 있음을 처음으로 국내에서 체계적으로 입증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물티슈가 단순한 생활용품을 넘어 하수 인프라와 생태계에 부담을 주는 환경 문제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1월 발간한 '물티슈 환경문제 해소를 위한 입법적 검토' 보고서에 따르면, 변기에 버려진 물티슈는 하수관 내 기름때와 결합해 거대한 덩어리인 팻버그(Fatberg)를 형성한다. 이로 인해 전국 하수처리장에서 걸러지는 협잡물의 약 80~90%가 물티슈 계열이며, 긴급 준설과 펌프 수리 등에 연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에서는 2019~2022년 약 32만 톤의 일회용 물티슈가 소비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평균 약 8만 톤 수준이다. 이는 연간 200억~320억 장으로,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1.3장꼴이다. 그러나 국내 제도는 아직 이런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물티슈는 화장품법상 인체 세정용 화장품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함유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처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자원재활용법)'에 따른 규제를 받지 않는다. 폐기물부담금 부과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이 같은 규제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1월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의원과 국민의힘 김기웅 의원이 각각 물티슈를 환경 규제 체계 안으로 편입하는 자원재활용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물티슈를 '환경 위해 우려 제품' 또는 '일회용 합성수지 제품'으로 지정해 제조·수입업체에 폐기물 처리 비용 일부를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개정안에 대해 신중론을 펴고 있다. 주무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환경 위해 우려 제품이라고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할 수 있다"는 점과 “물티슈를 규제 대상으로 지정할 경우 제조업체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업계 타격 우려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규제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환경 피해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산업계 부담을 이유로 규제 확대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추진 중인 탈플라스틱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영국, 판매 금지 추진…소비자가 나서야 반면 해외 주요국은 훨씬 적극적이다. 영국은 플라스틱 함유 물티슈를 하수 인프라와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는 오염원으로 규정하고, 올 연말 웨일스 지역을 시작으로 제조 및 판매 금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영국 정부 조사에서는 국민 대다수가 판매 제한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연합(EU)은 생산자책임제와 경고 표시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일리노이, 미시간 등 미국과 캐나다 일부 지역도 '변기에 버려도 된다'는 허위성 광고를 제한하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국제사회가 물티슈를 더 이상 단순 생활용품이 아닌 환경 위해 제품으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국제 흐름에 맞춰 단계적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의료·돌봄 등 필수 사용 영역은 예외로 두더라도, 일반 소비재 물티슈는 플라스틱 함유 여부를 명확히 표시하고 생산자 책임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선택도 중요하다. 규제가 늦어지는 동안 소비자가 먼저 나서 실천할 수도 있다. △물티슈를 변기에 버리지 않는 것 △'생분해성' 표시만 믿지 않고 성분표를 확인하는 것 △가능하면 손수건과 행주 같은 다회용 대체품을 사용하는 것 등이 현실적인 대응책으로 꼽힌다. 작은 생활 습관 하나가 하수 인프라 부담을 줄이고, 미세플라스틱 발생을 막고, 수생 생태계를 보호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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