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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김밥축제, “김밥 사려 1시간 줄서기는 옛말”…‘4無 혁신’ 도전

의전·개막식·바가지요금 이어 '줄서기'까지 없앤다 카카오페이 스마트 주문 도입…23~25일 직지문화공원 일원 개최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지난해 '3무(無) 축제'로 주목받았던 경북 김천김밥축제가 올해는 '줄서기'까지 없앤 '4무 축제'로 변신한다. 의전과 개막식, 바가지요금을 없앤 데 이어 방문객들의 가장 큰 불편이었던 긴 대기시간까지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18일 김천시는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직지문화공원·사명대사공원·친환경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리는 '2026 김천김밥축제'에 카카오페이와 연계한 스마트 주문·결제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변화는 지난해 축제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당시 예상보다 많은 방문객이 몰리면서 김밥 한 줄을 구매하기 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는 이러한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QR코드를 활용한 비대면 주문 시스템을 구축했다. 방문객들은 행사장 어디서나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해 원하는 김밥을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다. 이후 조리가 완료되면 카카오톡으로 알림 메시지가 전달되며, 방문객은 지정된 수령 부스에서 김밥을 찾아가면 된다. 주문을 위해 장시간 줄을 설 필요가 없어지면서 방문객들이 축제장 곳곳을 둘러보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과 정보취약계층을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현장 전용 키오스크 부스를 운영하고 전담 안내요원을 상시 배치해 누구나 불편 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천시는 올해도 형식적인 의전과 개막식을 전면 폐지한다. 축제의 중심을 내빈이나 공식 행사에 두지 않고 방문객들이 직접 즐기고 참여하는 현장 중심의 축제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관리도 강화한다. 참여 업체 선정 단계부터 판매 음식의 재료와 중량, 원산지 등을 사전에 확인하고 품질과 가격을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김밥은 조리와 보관 과정에서 위생관리가 중요한 음식인 만큼 식품안전 관리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시는 최근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식중독 사례를 고려해 판매업체를 대상으로 위생관리 수칙을 사전 안내하고 철저한 준수를 당부했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김천김밥축제는 매년 현장에서 나오는 방문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불편 사항을 적극 개선하고 있다"며 “방문객이 단순한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축제의 주인이 되는 참여형 축제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관건은 스마트 주문 시스템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원활하게 작동하느냐다. 주문 단계의 대기시간을 줄이더라도 조리와 음식 수령 과정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하면 방문객 불편이 되풀이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천시가 내세운 '4무 축제'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운영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3일 개막하는 김천김밥축제는 25일까지 사흘간 열리며, 김천시는 방문객 편의와 식품안전을 중심으로 축제 운영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현장] 순직 소방관 영정 앞 6세 딸의 편지 “아빠, 어른 되면 다시 만나요”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 경기 부천 공장 화재를 진압하다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빈소. 영정사진 앞에는 여섯 살 딸이 한 자 한 자 눌러쓴 편지가 놓여 있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이는 아빠에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적었다. 편지 끝에는 빨간 하트와 '출동'이라는 글씨, 소방차 그림이 그려졌다. 18일 경기 부천시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장례식장. 김 소방위의 빈소에는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려는 동료 소방관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제복을 갖춰 입은 소방관들은 영정사진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안쪽에서 시작된 울음소리는 빈소 밖까지 새어 나왔다. 동료를 잃은 슬픔에 말을 잇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다. 영정 앞에는 딸의 편지와 함께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색칠 그림이 놓였다. 한쪽에는 순직 전 소방장이던 고인의 계급을 소방위로 추서한다는 임명장이 자리했다.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지키다 돌아온 아버지에게 남겨진 딸의 편지는 빈소를 찾은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김 소방위의 장인은 이날 취재진과 만나 “손녀는 아빠와 메뚜기를 같이 잡는 것을 굉장히 좋아했다. 사고가 있기 전에는 내일 채집 활동을 하자고 약속했었다""며 “영정 앞에 보면 한글을 깨쳐서 쓴 편지가 있다. 그것만 읽어 보면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김 소방위는 어린이집 보조교사인 아내와 어린 딸을 둔 가장이었다. 결혼 8년 차인 그는 2주 뒤 경기도의 한 아파트로 이사해 새 보금자리를 꾸릴 예정이었다. 가족과 함께할 미래를 준비하던 13년 차 베테랑 소방관의 일상은 화재 현장에서 멈췄다. 사고 당일인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오전 9시 퇴근을 앞둔 김 소방위에게 화재 출동 지령이 내려왔다. 퇴근까지 약 22분을 남겨둔 시각이었다. 그는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금속 사출 인쇄공장 화재 현장으로 향했다. 선착대로 현장에 진입한 그는 화마에 고립됐고,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고인은 올해 1월 화재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앞장서 모범 소방공무원상을 받는 등 모두 네 차례 표창을 받은 소방관이었다. 이번 사고로 다른 40대 소방대원 1명도 중상을 입었고, 소방관 4명과 공장 관계자 2명도 다쳤다. 빈소를 찾은 동료들의 슬픔에는 동료를 잃은 비통함과 함께 소방관들의 희생이 되풀이되는 데 대한 안타까움도 묻어났다. 한 동료는 고인을 “누구보다 근면하고 성실한 소방관이었다"고 회상하며 말을 잇지 못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오후 6시 14분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방명록에 “당신께서 지켜주신 안전한 일상 속에서 국민들은 님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고 적었다. 여야 지도부도 고인을 애도하며 소방관들의 안전한 근무 환경 조성과 처우 개선을 약속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도 전날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자신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에 대해 “소방관 폄훼 의도는 전혀 없다. 제 의도와 다르게 전달됐다면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리고 마음을 다해 사과드리겠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방문하며 방명록에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귀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라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소방대원들의 임무 수행을 위해 국가가 더 세심하게 챙기겠습니다“라고 작성했다. 김 소방위의 장례는 유가족의 뜻에 따라 경기도청장으로 치러진다. 영결식은 19일 오전 10시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엄수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동래구 당협 내홍 틈새로…서지영·김희곤 사이 파고드는 전성하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2028년 총선을 앞둔 부산 동래구에서 국민의힘 김희곤 전 의원이 활동을 재개하고 서지영 의원의 당협 장악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전성하 전 부산시 미래전략보좌관의 출마설까지 나오면서 차기 총선 구도가 주목받고 있다. 18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최근 지역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며 활동을 재개했다. 2024년 총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서지영 의원에게 패한 뒤 공개 활동을 자제했지만, 차기 총선을 앞두고 지역 인사들과 접촉을 늘리면서 정치 재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 전 의원의 재등장으로 서 의원의 당협 장악력도 시험대에 올랐다. 김 전 의원 재임 당시 공천을 받은 인사들이 여전히 지역 정치권에서 활동하는 가운데 재선 시·구의원들을 중심으로 서 의원과 거리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은 뒤에도 기존 세력을 충분히 아우르지 못해 내부 결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다. 장준용 동래구청장과의 관계도 당협 내부 갈등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김 전 의원 체제에서 공천을 받아 당선된 장 구청장은 서 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은 뒤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장 구청장의 재선 경선을 놓고 두 사람 사이에 마찰이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진복 전 의원 측 인사가 서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다 그만둔 뒤 장 구청장의 재선을 도우면서 갈등이 깊어졌다는 이야기도 지역 정가에서 제기된다. 당협 내 갈등이 이어지면서 서 의원과 김 전 의원이 아닌 제3의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동래고 출신을 중심으로 지역구를 아우를 인물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전성하 전 부산시 미래전략보좌관도 대안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전 전 보좌관은 2024년 총선에서 해운대갑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당시 동래 출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지방선거를 전후해 장 구청장과 지역 인사들을 만난 사실이 알려지면서 동래 출마설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전 전 보좌관은 아직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전 전 보좌관은 부산시 미래전략보좌관 재임 당시 4000세대 규모의 래미안 포레스티지 입주 예정자들이 제기한 교육 민원을 맡는 등 지역 현안을 다뤘다. 당협 안팎에서 서 의원과 김 전 의원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과정에서 후보군에 이름을 올라 온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성현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감사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패트롤]경주시-대구시의회-영진전문대-영남이공대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경주시는 지난 16일 더케이호텔 경주에서 열린 '2026 경상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상 1건과 장려상 2건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정부혁신 분야에서는 동천동 김규웅 주무관이 '클릭 한 번으로 업무 획기적 단축, 복지 현장 맞춤형 자동화 프로그램 개발' 사례로 우수상을 받았다. 복지 현장의 업무를 자동화해 처리 시간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사례다. 경주시시설관리공단 체육시설팀 김지동 대리는 '드론·열화상·데이터 분석을 통한 태양광 관리체계 혁신' 사례로 같은 분야 장려상을 수상했다. 적극행정 분야에서는 노인복지과 이윤희 팀장과 안세진·정기원 주무관이 함께 추진한 '하나로 잇는 돌봄, 지역을 잇고 돌봄을 채우다' 사례가 장려상에 선정됐다. 시는 행정 현장의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 시민이 체감하는 서비스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평가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현장의 불편을 개선하고 행정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직원들의 성과가 좋은 평가로 이어졌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를 만드는 혁신·적극행정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시의회는 오는 19일 제32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어 상임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안건을 최종 의결하고 12일간의 회기를 마무리한다. 이번 임시회에서 각 위원회는 제·개정 조례안 26건, 동의안 18건, 계획안 9건, 의견제시 1건 등 모두 54건을 심사했다. 이 가운데 '대구광역시 지능정보화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51건은 원안 가결 또는 채택하고, '2027년도 정기분 공유재산관리계획 변경안' 등 2건은 수정 가결했다. '한방의료체험타운 공공기관 위탁·대행 사무 동의안'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심사를 유보했다. 위원회 심사를 통과한 53개 안건은 이날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면 확정된다. 본회의에서는 박종필 의원(수성구4)이 '휴머노이드가 미래다! 대구 로봇산업 대전환 촉구'를 주제로 5분 자유발언을 할 예정이다. 다음 회기인 제330회 정례회는 11월 6일부터 12월 18일까지 43일간 열린다. 시의회는 이 기간 2026년도 행정사무감사와 2027년도 예산안 등을 심사할 계획이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영진전문대학교 스포츠재활과가 제107회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한 씨름 선수들의 신체 상태 관리와 운동손상 예방을 위한 현장 지원에 나섰다. 영진전문대는 지난 16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제주특별자치도 일원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씨름 선수들을 대상으로 스포츠과학 기반의 선수컨디셔닝 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지원활동은 선수별 신체 특성과 경기 상황을 고려한 컨디셔닝 관리, 경기 전 준비와 경기 후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주요 프로그램은 신체 상태와 근골격계 기능 점검, 경기 전 근육 활성화와 준비운동, 스포츠테이핑·스트레칭, 경기 후 근피로 회복 지원 등이다. 씨름은 순간적인 폭발력과 근력, 민첩성, 균형 능력이 복합적으로 필요한 종목이다. 경기 중 근육과 관절에 큰 부하가 가해질 수 있어 종목 특성을 반영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이번 활동은 학생들이 전공 이론과 실무 기술을 경기 현장에 적용하는 교육과도 연계됐다. 학생들은 선수들의 신체 상태와 경기 상황을 살피며 운동기능 평가, 스포츠테이핑, 컨디셔닝 등 현장 경험을 쌓고 있다. 현장 지원에 참여한 스포츠재활과 2학년 박성웅 학생은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직접 적용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 훌륭한 선수트레이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대한 스포츠재활과 학과장은 “선수들이 좋은 신체 상태를 유지하며 경기에 집중하도록 돕고, 학생들에게는 스포츠재활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현장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다양한 스포츠대회와 연계한 실무 중심 교육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영진전문대 스포츠재활과는 운동손상 예방과 재활, 운동기능 회복, 선수컨디셔닝 분야의 전문 인재 양성을 위한 현장 중심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영남이공대학교는 지난 15∼16일 대구 남구 주민 40여 명을 대상으로 'AI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다고18일 밝혔다. AID사업의 하나로 마련된 이번 교육은 지역주민이 인공지능(AI)의 기본 개념을 익히고 생성형 AI와 디지털 도구를 생활·업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뒀다. 조재구 남구청장도 참석해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첫날 교육은 'AI 기초 이해 및 생성형 AI 활용 역량 강화'를 주제로 진행됐다. 교육생들은 스마트폰과 검색엔진, 번역, 음성인식, 이미지 생성 등 일상에서 접하는 AI 기술의 활용 사례를 살펴봤다. 챗봇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질문하거나 이미지를 생성하는 등 다양한 도구를 직접 사용했다. 둘째 날에는 'AI 에이전트 이해 및 생활·업무 활용 기초'를 주제로 문서 작성과 자료 요약, 번역, 홍보 콘텐츠 제작, 고객 응대 등에 AI를 적용하는 방법을 다뤘다. 교육생들은 자신의 생활이나 업무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찾아 적용 방안을 구상하고, AI가 생성한 결과의 정확성과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는 방법도 배웠다. 개인정보 유출과 보안 문제에 대한 교육도 병행했다. 디지털 사기 유형과 가짜 정보 판별법, 개인정보 입력 시 주의사항 등 안전한 AI 이용을 위한 기본 수칙을 안내했다. 영남이공대는 오는 11월 6일에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AI 기초 이해와 생성형 AI 활용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용 총장은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려면 누구나 기술을 배우고 활용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지역주민들이 AI를 기초부터 익히고 실생활에 적용하도록 실용적인 교육 기회를 확대해 디지털 격차를 줄이겠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당나라 감사원”부터 “발작버튼”까지…국감 달군 말말말

“국민의 감사원이 아니라 당나라 감사원", “정말 나랏돈이 아까워 죽겠다", “정치검사 1호는 윤석열". 지난 12일부터 이어진 2주 차 국정감사에서는 정책 질타부터 상대 진영을 겨냥한 날 선 표현까지 다양한 발언이 쏟아졌다. 세금 낭비와 감사원 중립성, 사법제도와 수사기관 인사 등 상임위마다 쟁점은 달랐지만, 거침없는 한마디가 국감장의 열기를 끌어올렸다. ◇“당나라 감사원"…독립성 놓고 정면충돌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 국정감사에서는 감사위원 인사와 감사 결과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싸고 여야가 맞붙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위원 인선을 문제 삼으며 “국민의 감사원이 아니라 당나라 감사원"이라고 비판했다. 여야는 전·현 정권을 둘러싼 감사의 적절성을 놓고 공방을 벌였고, 감사원의 독립성과 신뢰성 확보 방안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나랏돈 아깝다" 1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국세청 국정감사에서는 체납관리단의 운영 성과와 예산 효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투입 예산과 징수 실적을 비교하며 “정말 나랏돈이 아까워 죽겠다"고 질타했다. 국민 세금이 투입된 사업인 만큼 비용에 걸맞은 성과를 거뒀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다. ◇헌재 국감서 고성 공방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헌법재판소 국정감사에서는 재판소원 제도와 대법관 후임 제청 문제 등을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구 상가 천장 붕괴 사고 당일 골프 관련 의혹까지 거론되면서 공방은 격화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신상발언에서 “제가 이재명 황제골프와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했더니 청와대에서 지령을 받은 것도 아니고 민주당 단체로 발작버튼이 눌렸다"고 주장했다. 사법제도와 헌법기관의 역할을 검증해야 할 국감장에서 의원 간 거친 설전이 이어졌다. ◇김지용 인선 놓고 설전 1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후보자 인선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양심에 기반해 나라를 위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밝혔다. 후보자의 적격성을 문제 삼는 것은 공직자로서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는 취지다. 국민의힘은 추 지사의 발언과 정치적 행보를 문제 삼으며 맞섰다. ◇“정치검사 1호는 윤석열"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찰개혁과 후보자 적격성을 둘러싼 질의가 집중됐다. 김 후보자는 정치검사를 지목하는 질문에 윤석열 전 대통령을 거론하며 “아무래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 데 제일 첫 번째일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도 정치검사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답했다. 후보자의 과거 이력과 검찰개혁 관련 입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새 수사기관 수장의 자격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2주 차 국감은 상임위마다 거친 발언과 설전으로 주목받았다. 짧고 자극적인 한마디는 정치권의 공방을 부각하고 대중의 관심을 끌지만, 발언 자체가 국감의 성과를 대신할 수는 없다. 혈세 낭비를 지적했다면 예산 개선으로, 수사와 감사의 공정성을 따졌다면 객관적인 검증과 후속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 국감장을 달군 말들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패트롤]영천시-칠곡군-달서구-수성구-대구보건대

영천=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경북 영천시는 지난 16일 경주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6년 경상북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적극행정 분야 최우수상과 혁신 분야 장려상을 받았다고18일 밝혔다. 적극행정 분야 수상 사례는 '13년 묵은 빈집, 미국에 있는 소유자까지 찾아 해결하다'다. 시는 13년 이상 방치된 빈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거주하는 소유자를 찾아 동의를 확보했다. 이후 부서 간 협업으로 해당 부지에 주민 공용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주민 안전과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혁신 분야에서는 공공특허 통상실시권 협약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세외수입 창출 모델을 마련한 사례가 장려상을 받았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염화칼슘 용액 제조장치 특허를 지역기업이 활용하도록 협약을 추진하고, 선급금 2000만원과 향후 20년간 매년 매출액의 8%를 사용료로 받는 방식이다. 시는 공공특허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지역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지방재정 확충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김병삼 영천시장은 “시민을 위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행정자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 직원들의 노력이 만든 성과"라며 “시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직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칠곡=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가수 이은미와 서문탁 등이 칠곡낙동강평화축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만났다. 칠곡군은 지난 17일 칠곡보생태공원에서 제13회 칠곡낙동강평화축제 부대행사인 '평화 뮤직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날 공연에는 이은미와 서문탁을 비롯해 허용별, 아묻따밴드, 펜타클 등이 출연해 다양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은미는 공연 도중 객석으로 내려와 관객 가까이에서 노래하며 호응을 이끌었다.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서문탁도 특유의 힘 있는 가창력으로 공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함께 모여 음악을 즐기고 웃을 수 있는 것은 76년 전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평화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가족과 이웃이 즐거운 추억을 만드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 달서구는 지난 14일 킨텍스에서 열린 '2026 저탄소 어워즈'에서 지방자치단체 부문 대상을 받았다고 18일 밝혔다. 국토교통부 인가 단체인 도시재생안전협회가 주관하는 이 시상식은 지자체와 공공기관, 기업의 탄소 저감과 에너지 절감, 친환경 정책 추진 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상 기관을 선정한다. 달서구는 대기질 관리와 생태공간 조성, 신재생에너지 보급 등 친환경 행정 추진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설명했다. 구는 입체적 환경 감시시스템과 대기환경 감시시스템을 운영하고 산업단지 대기 개선 사업을 추진해 복합 오염원에 대응하고 있다. 도심 생물서식공간을 연결하는 생태축 복원과 명품숲 조성으로 녹지공간을 확대하고, 지방하천 정비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시민 햇빛발전소 건립과 공공시설 태양광 설치, 상인 스마트팜 운영 등을 추진 중이다. 주민 대상 탄소중립 교육과 기후위기 식단 실천 운동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생활 속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달서구는 앞서 2022년 그린시티 선정, 2023년 매니페스토 우수사례 경진대회 기후환경 분야 우수상, 2024년 대한민국 도시대상 특별상과 대한민국 ESG 경영 대상, 2025년 저탄소 대상 등을 받았다. 올해는 저탄소 인증도 획득했다. 김용판 달서구청장은 “환경·사회·경제 부문의 맞춤형 탄소중립 정책으로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도시의 회복력을 높이겠다"며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 수성구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지난 13일 수성구청 대강당에서 유아교육기관 교직원과 관계자 등 14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6년 AI 보육을 디자인하다' 성과보고회를 열었다. 이 사업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보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여 영유아와 소통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추진됐다. 센터는 올해 영유아교육디자인연구소(대표 라지숙)와 함께 어린이집 14곳의 교사 학습공동체를 지원했다. 참여 원장과 교사들은 공동 연구를 통해 AI 보육 콘텐츠 84점을 제작했다. 보고회에서는 어린이집 홈페이지와 그림책, 동요 등을 직접 만들어 보육 현장에 활용한 우수 사례가 소개됐다. 참여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내용을 이야기와 노래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고 교사의 역할을 돌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행사 1부에서는 수성구 캐릭터 '뚜비'를 활용한 동화책과 동요, 기념품 아이디어, 가상공간 등 AI 제작 결과물을 전시했다. 2부에서는 최병태 교수의 기조강연에 이어 사업 성과 보고와 AI 선도기관 우수 사례 발표가 진행됐다. 김은혜 교수는 'AI와 지속가능한 보육의 미래를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했다. 참석자들은 현장 사례와 강연을 바탕으로 AI와 교사의 역할이 조화를 이루는 미래 보육의 방향을 논의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지속가능한 보육의 미래는 교직원과 어린이집,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할 때 만들어진다"며 “현장의 경험을 정책에 담고 모두가 미래교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은 지난 15일 오후 5시 30분 교내 조각공원에서 재학생을 위한 문화예술 프로그램 '달빛시네마'를 개최했다. 2023년 시작해 올해 4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전문대학 혁신지원사업의 하나로 마련됐다. 학생들이 학업에서 잠시 벗어나 휴식하며 일상에서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날 학생들은 조각공원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그린북(Green Book)'을 감상했다. 영화는 1960년대 미국 남부 순회공연에 나선 흑인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가 서로 다른 배경과 편견을 넘어 이해와 우정을 쌓는 과정을 그렸다. 물리치료학과 1학년 신민택(26) 학생은 “시험을 앞두고 공부와 과제로 마음의 여유가 부족했는데 야외에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며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며 “영화가 전한 이해와 존중의 메시지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 인당뮤지엄 관장은 “대학 뮤지엄은 학생들이 예술을 매개로 만나고 생각을 나누는 캠퍼스 문화의 중심이 돼야 한다"며 “전시실과 조각공원 등을 폭넓게 활용해 학생들의 배움과 일상에 새로운 시각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인당뮤지엄은 국내외 작가 전시와 문화예술 교육을 운영하며 재학생과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역 작가 후원과 신진 예술가 발굴도 추진하고 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경북문화관광공사, 10월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 명소 소개

황금빛 가지마다 수백 년 이야기…경북 은행나무 아래서 가을을 걷다 서원·정원·사찰과 어우러진 노거수…역사와 설화 따라 떠나는 가을 산책 경주=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가을이 깊어지면 오래된 은행나무는 마을과 서원, 사찰의 풍경을 황금빛으로 바꾼다. 넓게 펼친 가지 아래에는 수백 년의 시간이 쌓여 있고, 굵은 줄기에는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나무를 찾아가는 길은 단풍을 즐기는 산책이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는 여정이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매월 선보이는 '사진으로 만나는 경북 여행' 시리즈의 10월 주제로 도내 은행나무 노거수 명소를 소개했다. 경주 운곡서원과 영양 서석지, 영주 소수서원, 청도 적천사 등에서는 오래된 건축물과 정원, 은행나무가 어우러진 가을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은행나무마다 전해지는 사연도 다채롭다.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이를 위로하기 위해 심었다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스님의 지팡이가 뿌리를 내려 거목이 됐다는 전설도 있다. 댐 건설로 수몰될 위기를 넘기고 자리를 지킨 나무는 자연유산을 보존하려는 노력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경주 강동면 왕신리 운곡서원에는 수령 약 370년의 은행나무가 자리한다. 높이 30m, 줄기둘레 6m에 이르는 나무는 너른 가지를 펼쳐 서원을 감싸고 있다. 고즈넉한 한옥 지붕과 가지가 겹쳐지는 모습은 이곳을 찾는 이들이 카메라에 담는 대표적인 풍경이다. 이 나무에는 권산해의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기 위해 영주 순흥에서 가지를 가져와 심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노랗게 물든 나무를 바라보며 서원에 깃든 인물과 역사를 함께 살펴볼 수 있다. 서원과 은행나무를 한 화면에 담으려는 사진 애호가들의 발길도 이어지는 곳이다. 구미 옥성면 농소리에서는 마을을 품듯 사방으로 가지를 펼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눈길을 끈다. 수령 약 400년, 높이 25m의 거목으로, 지상 3m 부근에서 줄기가 세 갈래로 갈라져 자란 모습이 특징이다. 세 줄기가 등을 맞댄 듯 서 있고, 그 위로 넓게 펼쳐진 가지가 커다란 그늘을 만든다. 멀리서는 나무 전체의 웅장한 모습을, 가까이에서는 갈라진 줄기와 가지의 형태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오랫동안 마을 곁을 지켜온 노거수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다. 영양 입암면 연당리 서석지에서는 전통 정원과 은행나무가 빚어내는 조화를 만난다. 조선 광해군 때 조성된 서석지에는 수령 약 440년의 은행나무가 약 130평에 이르는 넓은 그늘을 드리운다. 이곳의 매력은 나무 한 그루에 머물지 않는다. 연못과 정자, 오래된 은행나무가 한데 어우러져 정원의 풍경을 완성한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정원을 천천히 둘러보며 전통 정원이 자연을 받아들이는 방식을 살펴볼 만하다. 상주 은척면 두곡리 은행나무는 독특하게 얽힌 줄기와 애틋한 전설로 알려져 있다. 수령 약 470년, 높이 15m의 노거수로, 열매를 풍성하게 맺어 마을에서는 '덕목(德木)'이라 부른다. 원통하게 죽은 월선과 한수, 태중의 아이가 세 그루의 나무로 환생해 서로 얽힌 채 한 몸이 됐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복잡하게 이어진 줄기를 바라보면 왜 이런 설화가 생겨났는지 짐작하게 된다. 나무의 생김새와 마을에 전해지는 이야기를 함께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김천 대덕면 조룡리 섬계서원 뒤뜰에는 수령 약 600년의 천연기념물 은행나무가 서 있다. 높이는 28m로, 오랜 세월 자리를 지켜온 거목의 위용을 보여준다. 특히 가지 곳곳에 종유석처럼 길게 늘어진 '유주(乳柱)'가 독특한 볼거리다. 넓게 펼쳐진 수관을 감상한 뒤 가지 아래를 살펴보면 다른 나무에서는 쉽게 보기 어려운 형태를 발견할 수 있다. 과거 인근 두 문중이 서로 조상이 심은 나무라고 주장하며 법정 다툼까지 벌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나무를 둘러싼 지역사회의 오랜 관심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영주 순흥면 내죽리 소수서원에는 수령 약 500년의 은행나무 두 그루가 가을을 맞는다. 높이 21m의 수나무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고, 높이 25m의 암나무는 죽계천 언덕 위에 자리한다. 서로 다른 자리에서 마주 보는 두 나무는 서원과 주변 자연을 잇는 풍경을 만든다. 암나무 밑동에서 여러 새 줄기가 뻗어 오른 모습도 눈여겨볼 만하다. 오래된 몸체에서 새로운 줄기를 키워내는 모습은 노거수가 이어가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영천 임고면 양항리 임고서원 입구에는 수령 약 500년, 높이 30m의 은행나무가 자리한다. 정몽주를 추모하는 서원 앞에서 굵은 줄기와 넓게 뻗은 가지가 방문객을 맞는다. 가을이면 한옥 전각과 은행나무가 어우러져 고풍스러운 풍경을 이룬다. 서원을 둘러보며 정몽주의 삶과 정신을 되짚고, 나무 아래에서 계절의 변화를 느끼기에 좋다. 건축물과 은행나무를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이곳의 매력이다. 안동 길안면 용계리의 은행나무는 보존 과정 자체가 하나의 이야기다. 1966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으며, 수령 약 700년, 높이 31m, 둘레 13.67m에 이르는 거목이다. 이 나무는 임하댐 건설 당시 수몰될 위기에 놓였다. 이를 보존하기 위해 나무를 수직으로 들어 올리고 주변에 약 15m 높이로 흙을 쌓아 인공섬을 만드는 대규모 공사가 진행됐다. 오랜 세월 뿌리내린 나무를 지키려는 노력으로 오늘날까지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용계리 은행나무 앞에서는 거대한 크기뿐 아니라 나무 한 그루를 보존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을 함께 떠올리게 된다. 지역의 자연유산을 어떻게 다음 세대에 전할 것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현장이다. 청도읍 원리 적천사에서는 수령 약 840년의 은행나무를 만날 수 있다. 높이 29m의 천연기념물 거목으로, 사찰 경내에서 오랜 세월을 견뎌온 모습을 보여준다. 이 나무에는 고려 보조국사 지눌이 적천사를 중건한 뒤 짚고 다니던 은행나무 지팡이를 땅에 꽂았고, 그것이 뿌리를 내려 자랐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사찰의 역사와 나무의 설화가 맞물려 산책에 이야기를 더한다. 사찰을 둘러본 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무를 올려다보며 가을의 정취를 느낄 만하다. 경북의 은행나무 명소들은 저마다 다른 풍경을 품고 있다. 서원에서는 인물과 학문의 역사를, 전통 정원에서는 자연과 건축의 조화를, 마을에서는 주민들의 삶과 설화를 만난다. 같은 은행나무라도 어디에 뿌리내렸는지에 따라 여행의 이야기가 달라지는 셈이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무더위가 끝나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10월은 경북의 아름다운 자연을 두 발로 누비기 좋은 시기"라며 “수백 년의 세월과 이야기를 품은 은행나무 명소에서 일상의 피로를 덜고 건강한 추억을 만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묻지마 범죄’ 87% 쇼핑몰·지하철 등 공공장소에서

불특정 다수를 향한 이상동기 범죄의 대다수가 노상이나 쇼핑몰 등 공개된 장소에서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연초부터 특별 대응 계획을 가동했음에도 최근 인천 흉기 난동 사건을 막지 못해 현장 대응체계에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경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집계를 시작한 2023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이상동기 범죄는 총 146건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3년 46건, 2024년 42건, 2025년 39건으로 집계됐다. 건수 자체는 감소 추세를 보였으나 매년 4명에서 5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살인미수와 상해·폭행 사건도 매년 각각 최대 20건, 37건씩 이어졌다. 전체 146건 중 127건에 해당하는 87.0%가 노상, 쇼핑몰, 지하철 역사 등 다중밀집장소와 상점 등 대중이 출입하는 공개된 장소에서 일어났다. 범행 도구가 사용된 경우는 85건으로 58.2%를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칼 등 날카로운 예기를 사용한 비율이 69.4%로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범죄의 위험성은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피의자인 59세 최충락은 남동구 구월동의 대형 상업시설에서 양손에 흉기를 테이프로 묶은 채 시민 10명에게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은 경찰 예방 시스템 경찰의 사전 예방 시스템은 이번에도 작동하지 않았다. 최충락은 지난달 병원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다 흉기를 소지한 혐의로 지난 4일 입건된 위험성 평가 대상자였다. 그는 지난 2015년 8월 전처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4년을 선고받았고 당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에서 총점 14점으로 높은 수준 판정을 받았다. 정신병질자 선별도구 검사에서도 재범 위험성 중간 수준인 15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찰은 그가 소지하고 있던 흉기로 시위 팻말에 구멍을 뚫었을 뿐 시민을 위협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범죄 분석과 평가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1월 이상동기 범죄 전조 증후 분석 및 대응 강화 계획을 수립하고 대상 선별, 범죄분석 평가, 결과 활용의 3단계 대응체계를 마련했으나 현장에서 무력화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상동기 범죄가 예측 불가능한 우발적 범행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학술지 한국과 국제사회에 실린 이상동기 범죄 위험징후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판결문 82건 중 가해자의 약 78.0%가 전과자였으며 이 가운데 동종 전과 비율은 87.5%에 달했다. 특히 살인으로 이어진 범죄의 68.4%는 철저한 계획범죄였다. 연구진은 명확한 위험 징후와 특유의 패턴이 존재하는 만큼 고위험군을 선별해 즉시 대응과 추적 관찰을 수행하는 현장용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예지 의원은 “이상동기 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찰이 마련한 대응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라며 “대책이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현장 대응체계를 전면 점검하고, 실질적인 범죄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패트롤] 경기도-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의정부시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경기도 우수 축산물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2026년 제58회 경기도축산진흥대회'가 오는 24일과 25일 양일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된다. '경기축산 가치를 잇-다(Eat, 多)'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경기도가 후원하고 농협중앙회 경기본부가 주최-주관한다. 경기도 내 시-군과 축협, 생산자단체 등 축산 관련 기관-단체가 대거 참여하며, 축산농가와 도시민 등 약 1만명이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 진흥대회는 가축 개량-생산부터 유통-소비까지 아우르는 '팜 투 테이블(Farm to Table)' 행사로 꾸려진다. 축산농가와 경기도민이 한데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경기축산 가치를 확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행사 기간에는 G마크 인증 등 경기도 우수 축산물을 최대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홍보-판매관이 운영된다. 현장에는 무료 시식회와 함께 구매한 고기를 바로 구워 먹을 수 있는 '축산물 구이 존'이 마련돼 경기도민에게 경기 축산물의 뛰어난 품질과 맛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전문 축산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개막일인 24일에는 1969년부터 시작된 '경기도 한우경진대회'가 열려 우수 한우의 개량 성과를 공유하고, 입상축 시상과 축산 발전 유공자 표창을 진행한다. 이어 25일에는 '경기도 고급육평가대회' 총평-시상과 함께 경기도 내 정상급 한우 그릴마스터 4명이 참여하는 '그릴마스터 시연회'가 펼쳐져 부위별 최적의 굽기 기술과 다채로운 풍미를 선보인다. 축산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온정의 손길도 이어진다. (사)대한한돈협회 경기도협의회는 행사 기간 중 지역사회 이웃에게 축산물을 전달하는 '온정 가득 축산물 나눔행사'를 열어 상생의 가치를 실천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경기도민과 축산농가가 한마음으로 어울리는 명랑운동회, 도민 장기 자랑, 축하공연, 축산 최신 기술을 접목한 기자재 전시 등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연이어 펼쳐져 가족이 즐기는 소통 한마당이 될 전망이다. 이강영 경기도 축산동물복지국장은 18일 “이번 제58회 경기도축산진흥대회는 경기축산의 뛰어난 개량 성과를 공유하고 경기도민과 농가가 함께 소통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사료비-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축산농가에 소비 촉진과 나눔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경기 축산물 매력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동두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동두천시가 18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보산동 관광특구 일원에서 '2026년 제7회 헬로 DDC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도심 재생 야간축제인 헬로 DDC 페스티벌은 보산동 관광특구의 음악-댄스 문화자원을 활용한 댄스 특화형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에게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지역상권에 활력을 더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오후 2시 'OPEN STAGE'로 시작한다. Meet me in may, 조은수, 류진선, 태유가 출연해 어쿠스틱과 건반 등 다양한 장르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과 가까이에서 소통할 예정이다. 오후 4시부터는 인기 댄스 크리에이터 '춤추는 곰돌'과 함께하는 'DDC DANCE'가 진행된다. K-pop 랜덤플레이댄스와 댄스챌린지, 관람객 참여 이벤트 등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무대를 꾸민다. 오후 6시30분 기념식에 이어 오후 7시부터 축제 열기를 더할 'DDC CONCERT'가 펼쳐진다. 뉴비스와 디바엑스의 댄스 퍼포먼스를 시작으로 인기 아티스트 하이키와 효린이 차례로 무대에 올라 화려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행사장에는 공연뿐 아니라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디자인아트빌리지 공방 14곳이 참여해 도자기 키링, 가죽공예, 방향제, 칠보공예 등 다채로운 공예 체험과 공방 물품 전시-판매를 진행한다. 또한 관내-외 브루어리가 참여하는 수제맥주 판매부스와 커피-음료-디저트 부스가 마련되며, 월드푸드스트리트에선 세계 여러 나라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축제 방문객이 공연, 체험, 먹거리를 함께 즐기며 보산동 관광특구에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곽미영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축제는 인기 아티스트 공연과 시민 참여형 댄스 프로그램, 공방 체험과 특색 있는 먹거리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이 보산동 관광특구를 찾아 축제를 즐기고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양주=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양주시는 2026년 제4차 경기도교육재정투자심사에서 (가칭)옥정4중학교 신설안이 통과됨에 따라 학교 신설이 확정됐다고 18일 밝혔다. 옥정4중학교 신설은 옥정신도시의 지속적인 인구 및 학생 수 증가에 따라 중학교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며, 총 22학급 규모로 오는 2030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한다. 그동안 옥정신도시는 학생 수 증가로 중학교 과밀학급과 교육 공간 부족 문제가 주요 교육 현안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양주시는 경기도교육감에게 학교 신설을 여러 차례 공식 건의하고,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과 지속 협의하며 옥정신도시 학생 수 증가 추이와 교육수요, 과밀학급 실태 등을 공유해 왔다. 이후 지난 8월 제2회 경기도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학교설립계획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번 경기도교육재정투자심사까지 통과하면서 학교 설립이 확정됐다. 양주시는 옥정4중학교가 개교하면 기존 중학교의 학생 배치 여건이 개선되고,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들어 보다 더 쾌적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덕영 양주시장은 “옥정4중학교 신설 확정은 학생의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지역 교육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양주시와 양주교육지원청, 지역민이 함께 노력해 온 결과"라며 “과밀한 교육환경으로 인해 학생 교육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하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개교가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지속 살피고, 학생이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천=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연천군보건의료원이 보건복지부 주관 '2026년 정신건강의날 기념식'에서 정신건강증진사업 유공 기관으로 선정돼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번 기념식은 정신건강 중요성을 알리고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천군보건의료원은 정신건강 증진과 자살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 중심 정신건강 관리체계 구축에 힘써왔다. 특히 정신건강복지센터 및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해 정신건강 상담을 비롯해 △정신건강 고위험군 조기 발견 및 사례 관리 △생애주기별 맞춤형 정신건강 교육 △생명존중 인식개선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왔다. 또한 관내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정신건강 취약계층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도움이 필요한 군민을 조기 발굴해 상담과 치료로 연계하는 등 정신건강 안전망을 강화했다. 이번 수상은 지역 특성을 적극 반영한 주민 중심 정신건강 증진사업을 지속 추진하고, 정신건강 인식개선과 생명 존중 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 온 성과를 높이 인정받은 결과다. 현효재 연천군보건의료원 보건사업과장은 18일 “이번 표창은 지역민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관계자들 헌신과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주민 누구나 필요한 정신건강 서비스를 적기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중심 정신건강 관리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생명 존중 문화가 지역 전반에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천군보건의료원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정신건강 고위험군에 대한 조기 개입과 지속적인 사례 관리를 더욱 강화하고,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협력을 확대해 군민의 정신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의정부=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기자 김원기 의정부시장은 지난 16일 관내 지식산업센터에서 입주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어 기업 경영상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과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집적된 산업기지로, 현재 의정부시에는 민락동과 고산동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그러나 개소 이후 지속된 경기 침체로 입주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가중된 데다, 주변 기반시설과 편의시설 부족 문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듣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된 이번 간담회에는 김원기 시장. 의정부시 관계부서 공무원, 지식산업센터 입주기업인 등 20여명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김원기 시장은 간담회에 앞서 지식산업센터 A동 앞 버스정류장을 비롯한 주변 교통시설을 직접 살펴보고, 근로자가 체감하는 출퇴근길 불편 사항을 점검했다.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선 △퇴근길 버스정류장 이용 편의 제고 △주차 공간 확충 등 기업인의 주요 건의 사항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의정부시는 이번 간담회에서 논의된 건의 사항에 대해 소관 부서와 함께 검토하고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원기 시장은 “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성장하려면 교통-주차 등 인프라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며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사소한 불편부터 하나씩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의정부'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원기 시장은 최근 용현산업단지 기업인협의회 간담회와 의정부시상공회 월례회 등에 잇따라 참석하며 기업인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논의하는 등 현장 중심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강근주 기자 kkjoo0912@ekn.kr

[김한성의 AI시대] AI가 사람을 평가할 때,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가치설계자(CPO) 올해 6월 고용노동부는 구직자의 취업 가능성을 분석하고 필요한 역량과 직업훈련을 안내하는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직자가 원하는 직종에서 취업할 확률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막막한 취업 준비에 유용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다만 화면에 나타난 확률이 낮다면 어떨까. 그것은 보완해야 할 점을 알려주는 정보일까, 아니면 내 미래의 한계를 말해주는 숫자일까. 정부의 서비스는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하는 제도가 아니지만, 이 작은 질문은 AI가 사람을 평가하는 시대의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그보다 한 달 앞선 5월 교황 레오 14세는 '위대한 인간성(Magnifica Humanitas)'이라는 회칙을 발표했다. 1891년 레오 13세가 산업혁명 속 노동자의 권리를 다룬 '새로운 사태'를 발표한 지 135년 만이다. 기계와 자본 앞에서 노동자의 존엄성을 물었던 역사가 이제 AI와 알고리즘 앞에서 인간의 가치를 다시 묻고 있다. 종교 문서의 언어로 시작된 물음이지만, 그 답은 채용과 교육, 공공서비스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의 삶과 맞닿아 있다. 회칙은 AI가 도덕적으로 중립적인 도구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무엇을 측정하고 무시하며 최적화할지 정하는 순간, 설계자의 선택과 가치가 이미 들어가기 때문이다. 가령 채용 시스템이 경력의 연속성을 높게 평가한다면 육아나 가족 돌봄으로 일을 쉬었던 사람이 불리해질 수 있다. 잦은 이직을 감점한다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해온 경험이 약점으로 읽힐지도 모른다. 이는 실제 특정 시스템에서 확인된 차별이 아니라, 무엇을 능력의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나타날 수 있는 위험이다. AI는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고 일정한 기준을 일관되게 적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과 정당하게 판단하는 것은 다르다. 과거 채용 기록으로 만든 모델이 기존에 선호하던 경력과 학력을 다시 추천할 수 있다. 모델이 과거 결과를 잘 맞혔다 해도 그 과거의 기준까지 공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더구나 낮은 취업 확률을 이유로 교육이나 면접 기회를 줄인다면, 미래를 준비하도록 돕는 예측이 오히려 그 가능성을 좁히는 결정으로 바뀐다. 숫자가 무엇을 설명하는지뿐 아니라 그 숫자로 무엇을 할 것인지 물어야 한다. 이 문제는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조사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응답한 396곳 가운데 86곳은 채용에 AI를 활용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AI 사용 사실을 구직자에게 사전에 알린다는 기업은 그 86곳의 57%였다. 취업 준비생은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열심히 준비하면서도, 자신을 판단하는 과정에 AI가 쓰이는지조차 모를 수 있다. 결과가 객관적으로 보이는 만큼 그 기준을 묻기는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 물론 AI를 쓰지 않는다고 공정한 채용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도 선입견을 갖고 판단하며, 같은 지원자를 서로 다르게 평가한다. AI는 누락된 역량을 발견하고 일관성을 높이며 차별적 표현을 가려내는 데 쓰일 수도 있다. 실제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서비스 중에는 구인공고의 성별·연령 차별과 법 위반 가능성을 점검하는 기능도 있다. 따라서 쟁점은 사람과 AI 가운데 누가 더 공정한가를 가리는 경쟁이 아니다. 어떤 평가 기준이 업무와 관련 있는지, 불이익을 받는 사람은 없는지, 그 결과를 누가 검토하고 고칠 것인지가 중요하다. 여기에서 회칙이 말하는 인간 존엄성은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존엄성은 시험 점수가 높거나 생산성이 뛰어나서 얻는 보상이 아니다. 일의 능력을 평가할 필요는 있지만, 그 평가가 사람의 전체 가치를 뜻하지는 않는다. 사람은 돌봄과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실패한 뒤 배우며, 지금의 기록에 담기지 않은 가능성도 지닌다. AI가 인간보다 어떤 일을 더 잘하게 된다고 해서 인간의 존엄성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기계보다 우월하다는 자부심이 아니라, 성과와 점수로 다 설명되지 않는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다. 한국의 제도도 이런 질문에 답하기 시작했다. 올해 1월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은 국민의 권익과 존엄성 보호를 목적으로 명시한다. 개인정보 보호법은 개인정보를 처리해 이루어진 완전히 자동화된 결정에 관해 설명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권리나 의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에는 법이 정한 조건에서 거부할 권리도 인정한다. 물론 모든 AI 추천이나 평가에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법에 적힌 권리가 실제 생활에서 작동하려면, 당사자가 판단의 이유를 이해하고 필요한 경우 다시 검토받을 수 있어야 한다. 기업은 AI 평가 항목을 정할 때 효율만큼 정당성을 따져야 한다. 공공기관은 알고리즘의 결론을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이 질문하고 이의를 제기할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학교에서는 빠른 답을 얻는 방법과 함께 그 답이 어떤 기준에서 나왔는지 살피는 힘을 길러야 한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평가받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절차 역시 정교해져야 한다. 앞으로 AI는 사람의 능력과 선택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것이다. 그러나 예측이 정교해질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 결과를 무조건 믿는 태도가 아니라, 무엇을 위해 쓰는지 따져 묻는 능력이다. AI가 인간을 얼마나 닮았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운영하는 사회가 인간을 얼마나 존중하는가다.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기술 속에 감춰둘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묻고 고칠 수 있어야 할 사회적 약속이다. bienn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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