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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매수세에 코스피 2800 돌파…건설·증권株 질주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증시가 들썩이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5일 장중 2800선을 돌파하며 11개월 만에 해당 지수를 회복했고, 이후에도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9일 오후 12시 기준, 코스피는 전날보다 1.91% 오른 2865.71을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원화 강세에 따른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 정책 추진 기대감과 수급 개선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수뿐 아니라 업종별 주가도 강하게 반등했다. 특히 대선 전후 출렁이던 건설, 증권, 보험업종이 연초 대비 상승폭을 키우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계 리포트, 금리 인하 기대, 정책 수혜 기대감 등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다. 건설주는 새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주택 공급 정책 기대감에 수혜주로 부각했다. 현대건설은 연초 대비 135.5%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GS건설(35.4%) △대우건설(40.9%) △DL이앤씨(61.6%) 각각 상승하며 주요 건설주 전반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증권주는 금리 인하 가능성과 증시 회복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개선 기대가 반영되며 급등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대비 121.9% 올랐고 △한국금융지주(60.0%) △키움증권(50.8%) △삼성증권(41.4%) △NH투자증권(28.0%) 등도 일제히 상승했다. 보험주는 자본규제 완화와 고배당 기대감, 지배구조 개편 이슈 등이 부각되며 주도주로 떠올랐다. 연초 대비 △삼성생명(48.5%) △삼성화재(31.8%) △한화생명(30.0%) 등이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이달 4~9일 사이 집중적으로 주목받은 종목들도 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강세를 나타냈다. 또 지역화폐 국비 지원 확대 방침이 알려지며 코나아이, 웹케시, 쿠콘 등 관련 핀테크 기업들이 단기 급등세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랠리를 단기 이벤트가 아닌 수급과 정책 기반의 구조적 회복 흐름으로 보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선을 앞두고 급등했던 정책 수혜주에 차익 실현이 나올 수는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증시 흐름은 양호할 전망"이라며 “과거 대선 이후에도 1998년, 2008년을 제외하면 대체로 상승 흐름을 보였다"고 말했다. 흥국증권 리서치센터는 “대선 이후 증시 향방은 정치 이벤트보다 경기 흐름, 대외 변수, 정책 실현 여부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재명 정부도 산업별 공약 이행 과정에서 종목별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증권사1Q실적] 미래에셋, Bkge·WM ‘분기 최대 실적’…비결은?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에선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이익과 분기 순이익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 해외주식 위탁매매(brokerage)와 자산관리(WM) 등에서 분기 최대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462억원, 순이익 258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27.9%, 53.1%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국내 증권사 60곳 중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2위다. 1위인 한국투자증권과 1726억원 차이가 났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별도 기준 순영업수익은 5393억원을 기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1987억원), 해외법인 세전이익(1196억원), 자산관리 수수료 수익(784억원) 등이 분기 최대 기록을 세우며 탄탄한 실적을 이끌었다. 미래에셋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운용>위탁매매>자산관리>투자은행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이다. 운용(Trading) 부문 손익은 3257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3%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3034억원에 견줘 7%, 직전 분기 1802억원에 견줘 81%로 올랐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외부동산 감액손실이 완화되고 투자목적자산 평가이익이 늘어났다"며 “실제로 스페이스X, xAI, 네이버 파이낸셜 등 미래에셋증권이 투자한 기업 평가이익이 상당 부분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지난해 같은 기간(1804억원)에 견줘 11.8% 개선되어 1987억원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지난해 1분기 596억원에서 올해 1분기 1012억원으로 69% 가량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2분기 연속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을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시장 여건에도 불구하고 해외주식 수익이 지난해 4분기에 견줘 9% 가량 증가한 것이 고무적"이라며 “해외주식 무료 수수료 이벤트 종료에도 불구하고, 고객 락인이 이뤄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자산관리(WM) 수수료 수익이 역대 분기 최대인 784억원을 달성했다. 컨퍼런스 콜에서 자산관리 부문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PWM 부문 중심 거액자산 솔루션 퀄리티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11월 초고액자산 고객의 자산관리와 WM 글로벌 자산배분 경쟁력을 높일 PWM(Private Wealth Management) 부문을 만들면서 WM 사업에 힘을 실었다. 다만 투자은행(IB)은 342억원 수수료 수익을 내면서 전 분기 대비 21% 감소했다. 지난해 1분기 실적인 445억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PF·자문 실적이 전 분기 186억원에서 올해 1분기 59억원으로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PF와 기존 투자 건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 수행과 함께 신규 투자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은 2023년 10월 김미섭 대표, 같은해 12월 허선호 대표를 선임했다. 글로벌 사업부문 대표를 역임한 김 대표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해외 사업과 기업금융, WM사업을 이끌던 허 대표는 리테일을 담당하는 형태다. 두 대표는 지난해 높은 실적에 힘입어 첫 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로 1년 연장됐다. 미래에셋증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 1조1880억원을 기록하며 증권사 '1조 클럽'에 다시 진입했다. 앞서 미래에셋증권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김미섭 부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지난해 인도증권사 '쉐어칸'을 인수하는 등 경영 역량을 검증 받았고, 허 부회장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해외주식 잔고와 연금자산을 각각 40조원을 돌파하는 등 경영역량을 검증 받았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전임 최현만·이만열 대표는 각각 2021년과 2022년에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최현만 전 대표는 미래에셋그룹의 첫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이다. 최 전 대표는 박현주 회장이 해외사업을 집중하면서 국내사업을 주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만열 전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이 아시아 최고 투자금융 회사가 된다는 목표를 위해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섭·허선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WM과 연금 중심으로 한 회사 수익 창출 역량 제고 ▲혁신적이고 장기적인 비즈니스 전략을 통해 지속 가능 성장을 적극 추진 ▲고객을 위한 '수탁자의 신의성실 의무(Fiduciary Duty)' 중요성" 등 세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김 대표와 허 대표는 “지난해 ROE 10% 이상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글로벌 세전이익 5000억 원 이상을 창출하겠다는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다"며 “글로벌 WM과 연금 비즈니스를 중점적으로 추진하면서, IB·PI·Trading 수익을 강화해 회사의 전반적인 수익 수준을 끌어올리겠다"고 신년사에서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外人, 6월 ‘3거래일 만에’ 2.5조 순매수…새 정부 출범 ‘봄바람’

12·3 비상계엄 이후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순매수로 돌아서며 국내 증시에 뚜렷한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난주 불과 3거래일 만에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2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외국인 자금의 복귀가 시장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주 국내 주식시장에서 총 2조46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지난해 연말 12·3 비상계엄 이후 이어져온 외국인 순매도 기조가 뚜렷하게 반전된 것이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작년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를 이어왔다. 외국인은 지난해 12월 코스피에서만 3조4784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는 3626억원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매도세가 우세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코스피 9352억원 순매도, 코스닥 5092억원 순매도, 2월에는 코스피 3조7026억원 순매도, 코스닥 4211억원 순매도 등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됐다. 3월과 4월에도 코스피 1조6665억원, 9조3552억원 순매도, 코스닥 4970억원, 7875억원 순매도로 매도세가 이어지며 시장의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하지만 5월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1656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001억원을 순매수하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특히 새 정부 출범 후인 이달 첫째 주에는 코스피 2조1676억원, 코스닥 2967억원 등 총 2조4644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3거래일 만에 집계된 수치로,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권업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화 강세, 정책 기대감 등에 힘입어 국내 증시로 복귀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생각보다 더 강했던 증시의 변수는 외국인 순매수"라며 “정책 기대감이 외국인 수급을 움직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정 연구원은 “단기간 안에 급등했던 영향으로 가격 부담은 상존하지만 과거를 비춰 볼 때, 하반기 추가적인 순매수 여력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을 좌우할 추가 변수로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속도, 실효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은 9일 영국 런던에서 고위급 무역 협상을 열고 관세 및 수출통제 완화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희토류 등 핵심 소재 공급과 반도체 수출 규제 등 민감한 이슈가 테이블에 오르면서, 결과에 따라 글로벌 투자심리와 국내 증시 외국인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도 가시화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2일 상법 개정안의 본회의 처리를 추진 중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강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3%룰 등 소액주주 권익 강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대거 담겼다. 정책이 신속히 시행될 경우, 외국인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과 추가 자금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정책과 대외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상폐’ 위니아·제넨바이오, 정리매매 첫날 급락세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폐지(상폐)가 확정된 위니아와 제넨바이오가 9일 정리매매 첫날부터 급락세를 나타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4분 현재 위니아와 제넨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각각 89.07%, 90.75% 급락했다. 위니아는 경영난과 매출 부진, 임금 체불 등으로 2023년10월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회생계획안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해 결국 지난 4월 말 회생절차가 시작됐다. 제넨바이오는 6년 연속 적자와 유동부채 초과 등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졌다. 또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감사인의 '의견거절(감사범위 제한 및 계속기업 불확실성)'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다. 여기에 경영권 분쟁,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본사 부동산 압류 등 악재가 겹치며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삼성전자, 2개월 만에 6만원대 회복…AI 훈풍에 7거래일 연속 상승

삼성전자 주가가 약 2개월 만에 6만원 선을 다시 넘어섰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0원(1.52%) 오른 6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3월 28일(장중 6만1100원) 이후 처음으로 6만원선을 회복한 것이다. 이번 반등은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예고한 데 따른 정책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수급도 개선되며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4531억원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인 점도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1.24%), 마이크론(+2.14%) 등이 오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5% 상승 마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특징주] 신성통상, 자진상폐 위한 공개매수 재추진에 상한가

신성통상이 9일 장 초반 상한가를 찍었다.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공개매수를 재추진한다고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25분 기준 신성통상은 전 거래일 대비 905원(29.97%) 오른 3925원에 거래되고 있다. 앞서 신성통상의 1·2대 주주인 비상장사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이날부터 내달 9일까지 한 달간 주당 4100원에 신성통상 주식 2317만8102주(지분율 16.13%)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상장폐지 추진 때 공개매수가인 주당 2300원보다 가격을 약 78.3% 올렸다. 신성통상은 지난해 6월 자발적 상장폐지를 위해 당시 염 회장 측 지분 외의 전량 주식 22%에 대해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가격이 너무 낮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5.9% 매수에 그쳤다. 신성통상은 의류 브랜드 '탑텐'과 '지오지아'를 보유한 곳이며 최대 주주사인 가나안과 에이션패션은 모두 염태순 신성통상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다. 이번에 목표한 지분(16.13%)을 모두 매수하면 염 회장 측의 지분은 100%가 되어 상장폐지 요건인 지분율 95%를 넘게 된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ETF 순자산 200조 돌파…방산·조선 ‘수익률 고공행진’, 하반기 정책 테마 주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상장 22년 8개월 만에 순자산 200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방산·조선 테마 강세가 성장을 견인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대선 정책 수혜 기대감이 커지며 관련 업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일 종가 기준 국내 상장된 ETF의 순자산총액은 201조2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거래일(2일) 199조1637억원보다 2조1208억원이 늘었다. 전일 코스피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2.66% 급등한 영향이다. 한국 증시에서 ETF를 상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2002년 10월 14일이다. 한국거래소에 KODEX200, KOSEF 등 4개 ETF가 상장했다. 2011년 11월, ETF 순자산은 10조원을 돌파하며 ETF시장은 고속 성장을 이어갔다. 2015년 9월 20조원, 2019년 12월 50조원, 2023년 6월 100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2년 만에 몸집이 2배로 불어났다. ETF는 상품 특성상 분산투자를 하지만 장내에서 주식처럼 거래가 편리하다는 장점으로 개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운용사마다 테마형, 파생형 상품을 내놓으면서 ETF 투자 기회도 확장하고 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ETF 시장의 성장은 개인 투자자가 이끌었다. 올해 들어 지난 4일까지 개인투자자는 ETF시장에서 10조4785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조284억원어치 사들인 반면 기관은 11조8981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올해 5월까지 ETF 시장에서 가장 많이 오른 분야는 방산과 조선이었다. 수익률이 100%를 웃도는 탄탄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1월 2일부터 5월 30일까지 ETF 상승률 상위권은 방산주였다. 1위는 PLUS K방산으로 116.77%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TIGER K방산&우주(106.66%), PLUS한화그룹주(99.29%), SOL K방산(86.39%), PLUS 글로벌방산(62.45%) 등이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안으로 세계 각국이 국방 예산을 늘리며 방산 수출이 급성장해 방산주를 향한 기대감이 커졌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방산주는 2022년 해외 수주 확대, 2023년 수출 실적 반영, 2024년 수출 고마진 확인, 2025년 피어그룹의 리레이팅을 거치며 단계적 우상향을 기록했다"며 “앞으로 시장 확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예산 증액 등 성장 재료가 있는 만큼 성장이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선주도 강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SOL 조선TOP3플러스, TIGER 조선TOP10은 각각 60.48%, 54.29% 올랐다. 김용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중국산 선박에 부과한 입항 수수료로 인해 실질적인 운영비가 늘어나면서 국내 조선사 가격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2~2024년 조선소들이 높은 가격에 배를 계약한 덕분에 그 수익이 본격적으로 매출로 잡히기 시작하면 향후 3년간 영업이익률 개선은 기정사실화 되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하반기에는 대선 정책과 관련된 ETF를 살펴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대선 전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주식시장 부양과 '주주 환원' 강조에 관한 공약을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지난 4월 21일 금융투자업계 정책간담회에서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상법 개정과 세제 개편에 더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새정부 출범과 함께 증권주, 배당 성향 높은 배당주, 은행/보험 등 금융주와 관련한 ETF에 긍정적 영향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용구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증시부양 의지에 따라 증권주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증시부양 기대에 따라 거래대금 민감도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증권사1Q] 영업이익 1위 한투…‘1호 IMA’에 한 뼘 남긴 비결은?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운용 부문과 IB부문 이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수익 4조9731억원, 영업이익 5188억원, 순이익 4482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영업수익은 13.1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2.41%, 순이익은 21.57% 각각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투자협회에 회원으로 등록된 60개 증권사 중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규모로 1위다. 2위는 미래에셋증권(3462억원)으로 한국투자증권이 미래에셋증권보다 영업이익이 66% 높다. 한국투자증권의 1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을 영업 부문별로 보면, 운용>IB>브로커리지>브로커리지 이자>자산관리 순이다. 순영업수익은 영업이익에서 판매비와 관리비를 더한 금액이다. 올해 1분기 운용 부문 순영업수익은 4374억원으로 전체 순영업수익 중 51.7%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979억원에 견줘 121% 늘었다. 금리 하락에 따라 채권과 발행어음의 운용수익이 늘어난 덕분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올해 1분기 기준 17조6100억원이다.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 2배인 약 20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금액을 운용하고 있다.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르는데,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한도에 가깝게 발행해 자금을 조달,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해 운용 수익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우도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마진은 180bp(1bp=0.01%) 수준이며 금리 인하에 따라 조달 비용 감소로 마진은 확대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마진 개선 10bp당 세전이익은 176억원 증가가 예상되며 잔고 증가에 따른 영향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운용 부문 실적은 2022년 1471억원을 기점으로 2023년 3977억원, 2024년 7237억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그 다음으로, IB부문에서 순영업수익 1881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 1644억원에 견줘 14.4% 늘었다. IB부문에서는 PF와 M&A 관련 수익이 77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에 견줘 50.4% 늘었다. 한국투자증권은 “ECM과 DCM 부문의 고른 실적과 PF부문 신규 딜도 늘었다"고 밝혔다. 그밖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 913억원, 브로커리지 이자 818억원, 자산관리 408억원의 순영업수익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 디지털 혁신, 리스크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며 “사업 부문별로 포트폴리오를 잘 갖춰 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24년 1월 김성환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김성환 대표는 취임사에서 “전 사업 부문의 글로벌화"를 주창했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는 올해 IB부문 선두 지위는 유지하고 운용 역량과 리테일 기반을 강화한다는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통상 2년 임기를 주는 다른 금융사와 달리 대표 임기가 1년이다. 1년 후 연임을 결정하는 일종의 재신임 방식이다. 김성환 대표이사도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뉴욕, 홍콩 등 글로벌 금융 중심지에서 기업설명회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칼라일, 골드만삭스, 스티펄 등 해외 굴지의 투자은행(IB)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있다. 전임 정일문 대표이사는 2019년 임기를 시작한 뒤 5연임에 성공해 2023년 말까지 재임했다. 정 전임 대표도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정 전임 대표는 2023년 신년사에서 “새로운 수익을 위해 모든 사업 부문에서 해외 수익 창출에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발행어음 등 운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운용 그룹 내 운용전략본부를 신설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종합금융본부, 투자금융본부, FICC본부, Macro Trading 본부에 운용전략본부를 더해 5개 본부 체제로 재편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 역량을 끌어올린 배경에 '1호 IMA 지정'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을 할 수 있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를 지정할 계획이다. IMA 신청 요건은 자기자본 8조원 이상으로 현재 조건을 충족한 곳은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1호 IMA 지정에 더 적극적이라고 전해진다. 올해 1분기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잔액은 17조 6100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7조7023억원)에 견줘 2배 이상 크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 11월 국내 첫 발행어음 사업자로 인가받아 다음 발행어음 사업자가 나오기 전까지 발행어음 시장을 독점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IMA에 지정되면, 증권사는 발행어음과 IMA 합산 한도가 별도 기준 자기자본의 300%까지 늘어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신사업인 IMA 1호 사업자 유력 후보"라며 “발행어음잔고 17조6000억원(한도 19조9000억원)으로 추가 레버리지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제도가 갖춰져 있으니 IMA 지정 관련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상법 개정으로 주식시장 어떻게 달라지나…‘지주·증권’에 주목

상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증권가 투자 전략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마다 자본시장 구조 개혁과 연계된 '경영권 분쟁'과 '주주환원 압력'이라는 테마를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전략적 초점은 제각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 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빠른 처리'를 내세운 법안 중 하나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여당을 주축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상장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간 이사회가 '쪼개기 상장'을 하거나 '회사 간 합병 비율'을 정할 때 대주주 입장을 주로 반영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증권가는 상법 개정안 재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자 자본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지주사 중심의 단일상장 전환이 시장 신뢰 회복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상법 개정이 기업가치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 사례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이 기업가치를 훼손한 사례로 LG화학과 카카오를 들었다. 기존 주주들이 자회사 지분을 배정받지 못한 채 가치 희석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단일상장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를 정비했고, 이후 주가가 상승한 사례로 평가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단순한 주주 중심주의가 아니라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로 인한 일반 주주의 피해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수준으로 선진화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지배구조 리셋에 따른 수혜 업종 중에서 특히 지주사와 증권사를 지목했다. 지주사 중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현금흐름이 우수하며,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주주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그간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업지배구조 이슈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다. KB증권은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기업의 펀더멘털로 연결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유통·B2C 기업 중에서도 주주환원 계획 발표 여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사례에 주목했다. 실제로 신세계와 이마트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경영승계 이슈를 마무리 지으면서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KB증권은 지주사 전반이 아닌, 개별 종목의 지배구조와 최대주주 연령과 순현금 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의 구조 전환 가능성도 제시했다. 경영권 분쟁 사례가 점점 많아지면서 경영권 방어와 자금조달 등 또다른 IB딜로 연결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주주가치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 분석을 통해 이러한 지배구조 테마가 실제 수익률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5월 한 달간 TRUSTON 주주가치 액티브 펀드는 두산, SK, 삼성물산 등 지주사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11.3%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대비 뚜렷한 초과성과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은 그 자체로 제도적 신호탄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느냐 리스크로 보느냐는 투자자의 시각에 달려 있다"며 “결국 기업의 대응 방식과 시장의 해석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이 단기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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