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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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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으로 주식시장 어떻게 달라지나…‘지주·증권’에 주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5.06.05 10:14

경영권 분쟁 확대·주주가치 부각, 증권 IB 모델 새판

지주사 리레이팅 기대감…저평가 기업 재조명 기대

사진=대신증권

▲사진=대신증권

상법 개정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증권가 투자 전략에도 미묘한 온도차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증권사마다 자본시장 구조 개혁과 연계된 '경영권 분쟁'과 '주주환원 압력'이라는 테마를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전략적 초점은 제각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 했다. 상법 개정안은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빠른 처리'를 내세운 법안 중 하나로, 속도감 있게 추진될 전망이다.


여당을 주축으로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의 골자는 '상장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익을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는 것이다. 그간 이사회가 '쪼개기 상장'을 하거나 '회사 간 합병 비율'을 정할 때 대주주 입장을 주로 반영하면서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증권가는 상법 개정안 재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자 자본시장 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번 개정안이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이란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지주사 중심의 단일상장 전환이 시장 신뢰 회복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점에 주목하며, 상법 개정이 기업가치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 사례로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물적분할 이후 자회사 상장이 기업가치를 훼손한 사례로 LG화학과 카카오를 들었다. 기존 주주들이 자회사 지분을 배정받지 못한 채 가치 희석을 겪었다는 지적이다. 반면 메리츠금융지주는 단일상장 체제로 전환하며 지배구조를 정비했고, 이후 주가가 상승한 사례로 평가했다.




이경연 대신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단순한 주주 중심주의가 아니라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로 인한 일반 주주의 피해 문제를 해결하고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한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수준으로 선진화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법 개정, 지배구조 리셋이 주가 가른다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지배구조 리셋에 따른 수혜 업종 중에서 특히 지주사와 증권사를 지목했다. 지주사 중에서는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고 현금흐름이 우수하며, 밸류에이션이 저평가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상법 개정 이후 주주 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면서, 그간 저평가 요인으로 작용했던 기업지배구조 이슈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는 기대다.


KB증권은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기업의 펀더멘털로 연결되는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유통·B2C 기업 중에서도 주주환원 계획 발표 여부에 따라 주가가 움직이는 사례에 주목했다. 실제로 신세계와 이마트는 최근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경영승계 이슈를 마무리 지으면서 투자자 관심을 끌었다.


KB증권은 지주사 전반이 아닌, 개별 종목의 지배구조와 최대주주 연령과 순현금 수준 등을 종합 고려해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증권사 투자은행(IB) 부문의 구조 전환 가능성도 제시했다. 경영권 분쟁 사례가 점점 많아지면서 경영권 방어와 자금조달 등 또다른 IB딜로 연결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신증권은 주주가치 상장지수펀드(ETF)의 성과 분석을 통해 이러한 지배구조 테마가 실제 수익률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5월 한 달간 TRUSTON 주주가치 액티브 펀드는 두산, SK, 삼성물산 등 지주사 중심 포트폴리오를 통해 11.3%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코스피 대비 뚜렷한 초과성과였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상법 개정은 그 자체로 제도적 신호탄이지만, 이를 기회로 삼느냐 리스크로 보느냐는 투자자의 시각에 달려 있다"며 “결국 기업의 대응 방식과 시장의 해석에 따라 지배구조 개선이 단기 모멘텀을 넘어 중장기 리레이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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